2012년 3월 13일 화요일

“편집권 투쟁이었는데 한국교회와 투쟁이 됐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13일자 기사 '“편집권 투쟁이었는데 한국교회와 투쟁이 됐다”'를 퍼왔습니다.
국민일보 파업대부흥회 성황… “국민일보 기자들이 믿는 건 독자들 뿐”

국민일보 파업대부흥회가 성황리에 치러졌다. 12일 오후 8시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대부흥회에는 750석 자리에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관객들은 목사 옷을 입고 온 김용민 ‘나는 꼼수다’ PD와 조상운 노조위원장의 유머에 즐거워하고 울먹이던 박유리 특집기획부 기자에 따라 울었다.

김용민 PD의 설교(?)로 시작된 파업 대부흥회는 국립오페라합창단 해고 노동자 등의 공연과 토크콘서트 형태로 이루어졌다. 

김용민 PD는 “조용기 목사의 국민일보 지분은 0%”라며 “3% 정도의 지분으로 삼성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보다 더 미스터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일보를 가능케 한 돈은 여의도 순복음교회 헌금인데 (조용기 목사가) 이를 자기 것처럼 쓰고 있다”며 “신뢰를 받고 주도권을 얻었다면 합당한 도덕적 책무 책임감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파업으로 국민일보 주요 스폰서인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지원이 끊어질 수 있다”며 “그렇다면 국민일보가 믿을 건 독자 밖에 없는데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여러분들이 친구가 되어주겠냐?”라고 물어 큰 호응과 박수를 받았다.


▲ 김용민 나는 꼼수다 PD가 국민일보 파업 대부흥회에서 설교 후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국민일보 노조

아울러 “자기가 속한 신문사 사주가 엉터리라 부끄럽고 기사 쓰기 민망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일보 기자들은 조중동에 비해 120배는 낫다”며 “직장인이 사주 뜻에 따라 자조하고 무너질 수 있지만 국민일보 기자는 적어도 이런 유혹으로부터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염치 있는 기자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나님은 조용기 편이 아닌 여러분 편”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토크 콘서트’였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 1부는 김용민 PD와 ‘성당 누나’ 공지영 작가, 이진오 목사, 김지방 국민일보 기자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지방 기자는 “편집권을 지키기 위해 파업했는데 싸우다 보니 한국교회의 문제와 싸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 국민일보 파업대부흥회 토크콘서트 모습. 왼쪽부터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김용민 나는 꼼수다 PD, 공지영 작가, 이진오 목사, 김지방 기자. 이날 김지방 기자는 짧은 바지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사진=국민일보 노조

▲ 국민일보 파업대부흥회 토크콘서트 모습, 왼쪽부터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김용민 나는 꼼수다 PD,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공지영 작가, 조상운 노조위원장, 고재열 시사IN 기자. 사진=국민일보 노조

2부에서는 김용민 PD와 공지영 작가, ‘절 오빠’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 고재열 시사IN 기자가 참석했다. 하이라이트는 조상운 위원장과 김용민 PD의 조용기 순복음교회 원로목사 성대모사 대결이었다.

이진오 목사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을 금식을 할때 사탄이 돈, 명예, 권력을 두고 유혹을 했다”며 “오늘로(12일) 81일 째 파업을 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일로, 목사들이 함께 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파업이 성공하려면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목사에게서 독립해야 한다”며 “우리 목사들도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공지영 작가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강당에 쫓겨 들어왔는데 당시 백골단이 저항하던 사람들은 때리지 않고 숨어 있던 우리들을 때리더라”며 “사자는 힘이 넘쳐도 앞서가는 영양을 잡지 않는 것을 보며 주춤거리면 공격당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 주춤거리지 말고 이기라”고 당부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는 “언론사 파업은 축복”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파업하는 노동자의 심정을 알게되면 최소한 파업보도는 중립적으로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출애굽의 역사에서 모세는 40년을 헤맸지만 국민일보 노조는 멀리 가지 않을 것”이라며 “4월 총선이 한 달 밖에 안 남았으니, 곧 약속의 땅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열 시사IN 기자는 “파업을 한 번 거치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파업 뒤에는 개념을 놓으려고 해도 그때 거리에 섰던 기억으로 인해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일보 기자가 달라지면 국민일보 지면이 달라질 것이고, 그러면 독자가 달라지고 대한민국이 달라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 국민일보 파업대부흥회에 참석한 시민들. 사진=국민일보 노조

조상운 위원장은 “파업이 힘들지만 나는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끝까지 해내는 악마같은 집념이 있다”며 “교회를 다니지 않았지만 파업하면서 종교인들을 만났고 점점 하나님의 은혜에 젖어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일보가 바로 섰을 때 새 신도가 되고 싶다”며 “한국교회, 국민일보를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박유리 기자는 “파업 첫날 선배가 조용기 목사와 조민제 사장이 단단한 철벽이고 노조원들은 거기에 던져진 날계란이라고 했다”며 “내가 날계란으로 던져져도 괜찮다. 내가 깨지더라도 국민일보의 사유화를 막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길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이기려는 것이 아니라 옳기에 싸우는 것이라 답하겠다”며 “우리가 도망치면 국민일보는 영영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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