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2일 월요일

[사설]야권연대, 후보단일화 넘어 더 큰 목표 지향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11일자 사설 '[사설]야권연대, 후보단일화 넘어 더 큰 목표 지향해야'를 퍼왔습니다.
4·11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에 최종 합의했다. 16개 선거구에서는 통합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고, 76개 선거구에서는 양당 후보가 경선을 거쳐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다. 야권연대 조인식에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후퇴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되돌려 놓을 첫걸음으로 기록될 것”이라 했고,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도 “다시는 민주진보진영이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양당 대표의 언급대로, 이번 합의는 총선 사상 처음으로 전국적·포괄적 야권연대를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명박 정권 심판을 바라는 민심을 담아낼 ‘큰 그릇’을 민주진보진영이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고 김근태 상임고문 부인 인재근씨의 지역구인 서울 도봉갑에 대한 경선 요구까지 받아들이는 등 대의를 위해 양보한 부분은 상당히 평가할 만하다.

야권연대의 파괴력은 2010년 6·2 지방선거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입증된 바 있다. 지방선거 당시 야권은 광역단체장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해 인천·강원·충북·경남 등 4곳의 시장·지사 선거에서 승리했다. 서울시장 보선에서도 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를 눌렀다. 하지만 야권연대가 승리의 필요조건일지언정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지난해 4·27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 당시 야권은 막판에 단일화를 이뤘으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해 패배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지도부는 이 같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단일후보 선출 및 이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야권연대의 1차 목표는 총선을 통한 현 집권세력 심판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야권연대는 후보단일화 전략 수준을 넘어 더 멀고 높은 곳을 지향해야 한다. 민주진보진영이 의회권력을 잡고 나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를 뼈대로 하는 공동정책합의문을 채택한 데 주목한다. 과거 야권연대가 후보단일화에 치중하며 정책적 견해차를 소홀히 했던 데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기 때문이다. 양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재협상’(민주통합당)과 ‘전면 폐기’(통합진보당)를 주장하다 ‘전면 반대’에서 합일점을 찾았다고 한다. 민주진보진영은 총선 과정은 물론 그 이후에도 시민들의 구체적 요구를 담아내는 정책을 통해 수권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대선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의 이성적 판단을 가로막는 색깔론이나 마타도어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민생을 살리는 정책 개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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