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2일 토요일

목사한테는 교회 돈이 쌈짓돈? 이제는 그만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1-10-22일자 기사 '목사한테는 교회 돈이 쌈짓돈? 이제는 그만'을 퍼왔습니다.
[주장] 성경 원리 따라 목사는 교회 재정에서 손 떼야

지난 16일 는 교회 재정 3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 서윤원 집사(닛시축구선교단 감독), 홍경표 집사(닛시축구선교단 코치)에 대한 9차 공판이 10월 14일 서울남부지방법원 406호 법정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기가막힌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지난 달 20일에는 MBC <pd>은 "나는 아간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와 그의 가족에 대한 세 가지 의혹인 미국법인 베데스다대학에 쓰인 자금 행방, 한세빌딩 건축에 쓰인 자금, 5만 성도가 모은 평생독자 기금 등이 어떻게,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다루었다.</pd>

왜 한국교회(개신교)는 교회 재정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가. 그 어떤 목사도 처음부터 작정하고 교회 헌금을 횡령하거나 유용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아주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세상 모든 곳에 법과 정치가 있듯이 교회도 헌법가 있다.

교회 재정 횡령과 유용, 개인 문제만은 아냐

각 교단별로 헌법은 다르지만 목사와 장로들로 구성하는 당회는 거의 같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목사도 '장로'라는 점이다. 목사란 목회 성격상 명칭이고, 본 직명은 장로이다(디모데전서 5장 17절). 그리고 일반 사람이 알고 있는 장로가 있다.

더 쉽게 말하면 '설교와 치리(治理 : 교인이 성경과 교리에 불순종하거나 불법을 지절렀을 때 조사하여 벌하는 일)'를 겸한 자를 목사, 치리만 하는 자를 장로라 한다. 이들이 당회를 구성해 교인 대표자 역할을 한다. 당회의 권한은 막강하다. 아래는 내가 속한 교단 헌법이 명시한 '당회의 직무'다.

▲ 교인들의 신앙과 행위를 사랑으로 보살핀다. ▲ 예배와 성례 거행. ▲ 장로와 집사를 임직한다. ▲ 권징하는 일에 봉사한다.

그리고 '당회의 권한'에는 "예배 모범에 의지하여 예배 의식 관할에 봉사하며, 모든 회집 시간과 처소를 작정하며, 교회의 토지와 가옥을 관리한다"로 되어 있다. 한 장로교단 헌법 중 당회 직무를 보면 "당회는 각종 헌금을 수집할 방안을 협의하여 실시케 하며 재정을 감독한다"라고 했다. 

"토지와 가옥을 관리한다"와 "각종 헌금을 수집할 방안을 협의하여 재정을 감독한다"에서 볼 수 있듯이 당회는 교회 재정권을 감독한다. 물론 해마다 예결산기구를 조직하고, 중요한 예산집행, 교회재산처분는 제직회(집사들 모임)과 공동의회(세례교인 모임)를 통해 최종 결정되지만 당회가 계획하고, 결의한 것을 뒤집기는 힘들다.

극히 일부지만, 당회에서 목사와 장로가 표결을 시도할 때 장로가 10명이 있더라도 효력은 1표로만 인정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목사들도 있다. 물론 대부분 목사들은 그렇지 않다. 기독교 진리 문제가 아니면 담임목사가 세운 계획에 들어가는 예산 집행을 거부하기 힘들다. 이렇게 당회는 막강한 권한, 특히 담임목사에게 주어진 권한은 막강하다. 

교회 규모가 커 교회 예산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교인들도 있고, 대부분은 제직회나 예산기구가 발표하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통과시킨다. 결국 감시와 감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목사가 작정하고 하지 않더라도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재정을 횡령하고 유용하는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성경, 목사의 교회 재정 관여에 비판적

결국 그럼 성경은 교회 재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가르칠까. 

"우리(사도들)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은 제쳐놓고서, 음식 베푸는 일 에 힘쓰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그러니 형제자매 여러분, 신망이 있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여러분 가운데서 뽑으십시오. 그러면 그들에게 이 일을 맡기고, 우리는 기도하는 일과 말씀을 섬기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 - 6장 2-4절('음식 베푸는 일'은 '재정을 출납하는'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이 구절이 나온 배경을 살펴보자. 초기 기독교 모태인 예루살렘 교회는 처음에는 히브리 말만 하는 유대인들로만 구성되었다가 점점 교인 수가 늘어났다. 그들 중에는 그리스 말을 하는 유대인들이 생겨났다. 예루살렘 교회는 과부들을 물질로 도왔다. 문제는 히브리 말만 하는 유대인 과부들이 구제를 더 많이 받고, 그리스 말을 쓰는 유대인 과부들은 도움을 적게 받았다. 결국 그리스 말을 쓰는 유대인들이 왜 우리 과부들은 구제에서 제외되느냐고 사도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사도들이 그 불만을 듣고 합당한 이의 제기임을 알고 방법을 찾았는데, 그 결과로 바로 집사들을 임명했다. 사도들은 말씀 전하는 것과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고, 교회 재정은 집사들에게 다 맞긴 것이다. 오늘날에는 사도직이 사라져 목사가 사도는 아니다. 하지만 사도가 말씀을 전하고, 가르친 것처럼 목사도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직분이다. 그렇다면 목사가 교회 재정을 전담하거나 깊이 관여하는 일은 성경 원리에 어긋나고, 교회 재정은 '집사'(장로와 안수집사)들이 맡아야 성경 원리에 부합된다.

목사, 성경 원리에 따라 교회 재정 독점에서 손 떼라

의 같은 기사에 따르면, 정 목사의 변호인들은 교회 재정을 사용할 수 있는 재량권이 담임목사에게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질문을 박철만 목사(제자교회 부목사)에게 던졌다고 하다. 이는 담임목사가 임의로 교회 재정을 사용하는 것이 교회의 관행이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담임목사가 임의로 교회 재정을 사용하는 것이 교회 관행인지는 몰라도, 성경 원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목사는 관행이 아니라 성경을 따라야 한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목사는 '목'을 내놓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가르치고 전하는 목사가 관행을 더 중요하게 여기면 신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 원리에 따라 어떤 목사들은 교회 재정에 간섭하지 않는다. 최종 보고는 받지만 집행 과정에서 아예 빠져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장로들과 재정 담당자들이 목사 몰래 교회 예산을 잘못 집행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다. 오히려 예산에 간섭하지 않는 담임목사를 더 신뢰한다. 목사가 교회 재정에 관여할수록 헌금을 자기 쌈짓돈쯤으로 생각하게 된다.

개신교가 더 이상 헌금 횡령과 유용 같은 문제로 세상 법정에서 다투는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 이것을 막기 위한 방법은 헌법을 개정해 목사의 과도한 교회 재정 관여를 제한해야한다. 헌법에 담지 못해도 교회 정관이라도 예산을 짜고, 재정을 집행 할 때는 담임목사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 최종 계획과 집행 과정에 대한 보고만 받으면 된다.

이렇게 해야 교회 재정은 투명성을 확보하고, 목사 자신도 횡령과 유용 문제에서 자유롭다. 교회 재정을 목사 전유물이나 쌈짓돈으로 생각하는 순간 목사는 죽는다. 죽기 전에 교회 재정 독점에서 손떼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사설] ‘이국철 사건’ 영장 기각, 검찰 수사의지 부족 탓이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21일자 사설 '[사설] ‘이국철 사건’ 영장 기각, 검찰 수사의지 부족 탓이다'를 퍼왔습니다.
법원이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과 이국철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데 대해 검찰이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영장 내용과 법원의 기각 사유를 되짚어보면 검찰의 잘못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수사 능력이 모자랐다기보다 의지가 부족했던 탓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 회장에게 횡령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하면서 신 전 차관에 대해선 1억여원어치 카드 사용 혐의만 적용한 것부터 잘못됐다. 비리를 저지른 사람보다 오히려 이를 폭로한 사람을 겨냥한 듯한 본말전도 수사라는 의심을 받을 만했다. 수사 초점을 우선 신 전 차관에게 맞추고 이 회장 관련 혐의는 추후에 따져도 충분했으나 검찰은 순서를 뒤바꿨다. 이 회장이 “검찰이 진실을 덮기 위해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검찰 고위층 비리 등 연일 새 사실을 터뜨리는 그의 입을 막아놓으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신 전 차관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를 벌이지 않았다는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은 여럿이다. 대표적인 게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였던 안국포럼 시절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부분이다. 지난해 8월24일 신재민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장병완 민주당 의원은 ㅈ기업이 렌트한 그랜저 차량을 신 전 차관이 무상으로 이용했다고 폭로했다. 정치인이었던 만큼 정치자금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크고, 공소시효(5년)도 남아 있음에도 검찰은 이 혐의를 영장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회장이 회사 법인카드를 넘긴 행위 자체를 횡령으로 본다면 이를 사용한 신 전 차관은 횡령의 공범이 될 수도 있다. 이 회장 주변을 샅샅이 뒤졌듯이 신 전 차관의 재산 형성 과정도 파헤쳤어야 형평에 맞는다는 견해도 있다. 그런데 달랑 법인카드 1억여원어치 사용 혐의만으로 영장을 청구했으니 면피성 수사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법원이 “의심의 여지가 있으나 추가 수사로 실체적 진실이 더 규명될 필요가 있다”고 한 것도 졸속수사 가능성에 대한 경고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신 전 차관 수사는 이 사건의 첫 고개에 불과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검찰은 이 회장의 입에만 의존하지 말고 수사 인력을 대폭 보강해서라도 제대로 수사하기 바란다. 정권 눈치 보는 검찰은 필요 없다.

[사설] 나경원 후보의 고급 피부관리 논란과 공인의 자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21일자 사설 '나경원,피부관리,공인정치인,연회비,서울시장,강남,민생고,학교법인,'을 퍼왔습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강남 청담동의 고급 피부클리닉에 출입해온 사실이 논란을 빚고 있다. 한 시사주간지는 이곳이 1인당 연회비 1억원짜리 호화시설이라고 보도했다. 클리닉 원장은 취재진에게 ‘연회비 1억원’은 부인하면서도 최정상급 여배우 ㄱ아무개씨 등 유명 연예인과 재벌집 여성들이 주요 고객임을 확인했다. 재력가인 오세훈 전임 시장도 이곳에서 피부 시술을 받아왔다고 했다. 나 후보가 다닌 곳이, 서민 여성들로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꽤 고급시설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다수 서민들로선 나 후보의 이런 행태에서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서민들과 고락을 함께하겠다는 정치인으로서의 평소 다짐과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그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서울 중구에도 피부관리 업체는 차고 넘친다. 그런 곳을 제쳐두고 나 후보가 강남의 특별한 시설만 찾은 이유는 뭔가. 나 후보는 언론보도가 과장되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언론을 탓하기에 앞서, 나 후보는 그 청담동 업체를 앞으로도 이용할 만큼 떳떳하다는 것인지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재력가인 나 후보가 제 돈을 내고 고급 클리닉을 이용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보통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나 서울시장을 하겠다는 사람은 달라야 한다. 물론, 서민 수준으로 생활을 끌어내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자신의 평소 주장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삼가는 자세가 정치인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의 눈을 피해 강남의 고급 피부클리닉을 출입해온 사람이 서민의 민생고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하면 누가 그 주장을 믿어주겠는가.
공적 영역을 이끌고자 하는 사람한테는 어느 정도의 희생과 절제, 그리고 자기관리가 요구된다. 집안 여건이 좋거나 돈이 있으니 누릴 수 있는 것은 빠짐없이 누리고, 나아가 고위 공직마저 거머쥐겠다고 하면 그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나 후보가 최소한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부터는 부친 소유 학교법인의 이사 자격을 사임해야 옳았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가뜩이나 우리 사회에서 공적 영역을 살아가는 삶의 자세에 관한 기준이 흔들리는 게 문제인터다. 지금 특정 후보의 유불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청담동 피부클리닉 시비는 훨씬 심각한 차원에서 여론을 환기할 필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사설] 나경원 후보의 고급 피부관리 논란과 공인의 자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21일자 사설 '나경원,피부관리,공인정치인,연회비,서울시장,강남,민생고,학교법인,'을 퍼왔습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강남 청담동의 고급 피부클리닉에 출입해온 사실이 논란을 빚고 있다. 한 시사주간지는 이곳이 1인당 연회비 1억원짜리 호화시설이라고 보도했다. 클리닉 원장은 취재진에게 ‘연회비 1억원’은 부인하면서도 최정상급 여배우 ㄱ아무개씨 등 유명 연예인과 재벌집 여성들이 주요 고객임을 확인했다. 재력가인 오세훈 전임 시장도 이곳에서 피부 시술을 받아왔다고 했다. 나 후보가 다닌 곳이, 서민 여성들로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꽤 고급시설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다수 서민들로선 나 후보의 이런 행태에서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서민들과 고락을 함께하겠다는 정치인으로서의 평소 다짐과 동떨어지기 때문이다. 그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서울 중구에도 피부관리 업체는 차고 넘친다. 그런 곳을 제쳐두고 나 후보가 강남의 특별한 시설만 찾은 이유는 뭔가. 나 후보는 언론보도가 과장되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언론을 탓하기에 앞서, 나 후보는 그 청담동 업체를 앞으로도 이용할 만큼 떳떳하다는 것인지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재력가인 나 후보가 제 돈을 내고 고급 클리닉을 이용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보통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나 서울시장을 하겠다는 사람은 달라야 한다. 물론, 서민 수준으로 생활을 끌어내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자신의 평소 주장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삼가는 자세가 정치인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의 눈을 피해 강남의 고급 피부클리닉을 출입해온 사람이 서민의 민생고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하면 누가 그 주장을 믿어주겠는가.
공적 영역을 이끌고자 하는 사람한테는 어느 정도의 희생과 절제, 그리고 자기관리가 요구된다. 집안 여건이 좋거나 돈이 있으니 누릴 수 있는 것은 빠짐없이 누리고, 나아가 고위 공직마저 거머쥐겠다고 하면 그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나 후보가 최소한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부터는 부친 소유 학교법인의 이사 자격을 사임해야 옳았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가뜩이나 우리 사회에서 공적 영역을 살아가는 삶의 자세에 관한 기준이 흔들리는 게 문제인터다. 지금 특정 후보의 유불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청담동 피부클리닉 시비는 훨씬 심각한 차원에서 여론을 환기할 필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2011년 10월 21일 금요일

교과부 '후쿠시마 예산' 수백억 원, 그 진실은… [초록發光] 핵발전소 수출을 위한 정부의 꼼수


이글은 프레시안 2011-10-21일자 기사 '
교과부 '후쿠시마 예산' 수백억 원, 그 진실은…
[초록發光] 핵발전소 수출을 위한 정부의 꼼수'를 퍼왔습니다.

원자력 카르텔에 포섭된 한국 에너지 시스템

일본 원자력 전문가 장정욱 교수는 오래전부터 원자력 마피아에 포섭된 일본 에너지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과 사고 위험을 경고해 왔고, 한국 사회 역시 마찬가지라 설파했다.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 체계를 보면, 공동체적 가치보다 경제적 이윤에 의해 작동하는 원자력 산업계, 광고를 매개로 한 언론 개입과 이데올로기 유포, 막대한 국가 연구 개발로 연결된 전문가집단, 이러한 원자력 체계를 이끄는 원자력 관료와 정치권의 상호 의존 형태가 똬리를 틀고 있다. 이러한 정치, 관료, 언론, 산업, 지식 집단의 상호 이해관계의 그물망을 원자력 마피아, 혹은 원자력 카르텔이라 호명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그 동안 시민·사회 단체는 원자력문화재단의 거짓 이데올로기 유포와 언론 광고의 문제점, 국가 연구 개발사업과 각종 정부위원회 구성의 문제, 현대건설 등 원전 건설사의 부실 시공 의혹 등 원전과 관련한 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러나 지난 3월 11일 후쿠시마 사고 이후, 현재까지 한국의 원전 정책의 변화의 조짐은 없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는 원전 수출의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을 제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양 원전 르네상스를 더 강력히 주창하고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국장 "원전 수출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 필요"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원자력법이 개정되었다. 기존의 원자력법은 단일 법안으로 123조로 구성돼 있었는데, 이 법안을 원자력진흥법, 원자력안전법,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법 등 4개의 법안으로 분할하고, 특히 대통령 직속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구성해 형식적으로나마 원자력 이용·증진과 안전 규제 기관을 분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랫동안 원자력 이용·진흥과 안전 규제 기관이 교육과학기술부로 일원화되어 있는 것에 대해 국제 사회와 시민 단체는 분리할 것을 요구해 왔으니, 어쩌면 환영받을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원자력법안의 개정 논의 과정을 보면 개운치 않다. 18대 국회 초기부터 5명의 국회의원이 각각 의원입법으로 원자력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정부는 현 체계에서도 원자력 안전 규제 정책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고, 법안 상정조차 미뤄 왔다. 특히 원자력 진흥과 안전 규제를 함께 관장하던 교육과학기술부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의혹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교육과학기술부는 원자력안전국을 만들고, 3월 11일 후쿠시마 사고 이후 4월 임시국회에 들어와 서둘러 원자력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급증한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 여론에 반응하는 것이라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정부는 어처구니없게도 한국형 원전 수출을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분리한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춘진 의원은 회의에서 "VIP(대통령)의 한마디에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 안 된다고" 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6월 16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손재영 원자력안전국장이 한 발언을 보면 정부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원전이 거의 선진국 수준인데, 프랑스하고 우리나라가 거의 세계 양대 산맥을 이끌어 나가는데 프랑스가 우리가 UAE에 원전 수출할 때도 우리나라 안전 규제 시스템에 대해서 많이 공격을 했습니다. 안전 규제 독립성이 없다. 그런 것들이 이번 평가 보고서에 또 나오면 우리나라 수출 산업의 경쟁력도 좀 문제가 있기 때문에 7월 달에 하기 전에 소위원회를 통과를 시켜 주시면 IAEA에서 점검을 받을 때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같은 회의에서 교육과학기술부 김창경 제2차관은 이렇게 말하며, 사실상 원자력법 개정이 원전 수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편임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아까 안전국장님이 얘기하셨듯이 저희가 IAEA 수검을 앞두고 있고 그래서 이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가 아주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원자력법 개정에 따라, 초대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강창순 교수를 선임했는데, 그는 원자력 발전 건설사인 두산중공업 사외이사, 원자력산업회의 부회장,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자문그룹 그룹장, UAE 원자력안전검토위원회 부위원장 등 원자력의 확장에만 힘써온 인물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첫 구성부터 시민 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고, 이는 대형 사고 이후 조직을 하나 신설하면서 여론을 무마하면서, 실제로는 원전확대와 원전수출의 도구로 삼고자 한다는 합리적 의혹을 부를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내년 원자력 진흥 예산 224억 원 증액 요구

원자력 안전보다 원자력 진흥이라는 정부 정책은 예산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0월에 국회에 제출한 2012년 원자력 관련 예산 요구액은 원자력 진흥 758억 원, 원자력 안전 186억 원, 원자력 연구 개발 기금 1790억 원 등 총 2733억 원이다.

이는 총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270억 원(약 10퍼센트)이 증액된 것인데, 증액된 예산 중 224억 원(약 90퍼센트)이 원자력 진흥 예산이다. 참고로 원자력 진흥과 관련한 세부 사업에는 원자력 기술 개발 사업(1428억 원), 수출용 신형 연구로 개발 및 실증 사업(80억 원), 국제핵융합실험로 공동 개발 사업(100억 원), 한미 원자력 협력 선진화(42억 원) 등이 있다.

좀 삐딱하게 보자면, 원전 사고를 계기로 원자력 안전을 위한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원자력 카르텔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동시에 원전 수출이라는 명분으로 기술 개발과 국제 협력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그 예산은 관련 기업과 연구자와 원자력 이해관계자에게 골고루 배분되는 구조이다.

국민 안전을 볼모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원자력 카르텔의 해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전 카르텔의 현실을 모니터해 실체를 드러내는 작업과 탈핵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현실적 시나리오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원자력 카르텔에 맞서는 대안 세력화가 필요하고, 이제 "탈핵"을 전면에 내세우는 정치 세력, 즉 녹색당이 필요하다.

[사설]금융사 수수료 인하, 미봉책으론 안된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0-20일자 사설 '[사설]금융사 수수료 인하, 미봉책으론 안된다'를 퍼왔습니다.
은행·증권·신용카드 등 금융사들의 과도한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소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음식점 주인들의 대규모 시위에 이어 주유소 업계도 어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수수료를 내리라고 요구했다. 제멋대로 받고 있는 은행·증권사의 수수료 문제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금융권 탐욕’의 상징으로 부각되면서 거센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는 대형마트·백화점 등 큰 거래처에는 낮은 요율을 매기고 힘없는 중소 상인에게는 고율을 매기고 있다는 점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올 상반기 카드회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전년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5조원에 이를 전망이어서 중소 가맹점과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100가지가 넘는 은행 수수료도 돈 많은 고객은 면제해주고 저신용자 등 약자층에 주로 떠넘기는 약탈적 구조에다 은행 스스로 부과 근거를 대지 못하는 수수료도 부지기수라는 점 등에서 일대 쇄신이 필요하다.

여론의 압박이 커지자 금융사들이 ‘성의표시’ 차원의 대책을 내놓거나 검토에 들어갔다. 신용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을 2.1%대에서 1.8%대로 낮추고, 중소 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중소 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은행들은 수수료 50% 일괄인하, 취약계층 수수료 면제 방안 등을 흘린 뒤 금융당국과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

항상 이런 식이다. 여론의 개선 요구가 거세지면 재빨리 적당히 응하고 넘어간다. 금융사를 압박하던 금융당국도 ‘그 정도면 됐다’는 식으로 더 문제삼지 않는다. 무엇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제대로 따져 개선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우는 아이 달래기 식’으로 대응하니 정당성을 갖기 어렵고 비난 여론도 잠재울 수 없다. 결국 이런 미봉책으로 인해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것이다.

신용카드 수수료는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일방적인 갑을 관계가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의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동이용망 등을 통한 관계개선을 고민하고, 과도한 마케팅 비용의 수수료 전가 문제, 원가분석 등 구조적인 접근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은행·증권사의 수수료 부과 근거가 합당한지 원가분석을 통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수수료 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모두 금융당국이 나서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보리밥 한 그릇 뚝딱, 이 맛에 산에 온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1-10-21일자 기사 '보리밥 한 그릇 뚝딱, 이 맛에 산에 온다'를 퍼왔습니다.
천년 고찰보다 유명한 순천 조계산 보리밥집

▲ 조계산 보리밥집 가는 길 ⓒ 전용호

'천년불심길' 중간에 자리 잡은 보리밥집

순천은 볼거리가 다양하다. 최근 떠오르는 생태 관광지인 순천만이 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 과거로의 여행을 즐기려면 낙안읍성도 좋다. 하루정도 시간 여유가 있다면 천년고찰이 양쪽으로 지키고 있는 조계산은 어떨까?

조계산은 884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다. 높은 산은 아니래도 각종 활엽수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 정도로 산이 깊다. 최고봉은 장군봉으로 한국전쟁 전후로 빨치산이 은거할 정도로 웅장한 맛이 있다. 조계산은 어느 때나 찾아도 좋다. 남쪽지역이라 아직 단풍을 즐기기에는 이르다. 천년고찰 송광사와 선암사가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유명한 곳이 하나 더 있다. 보리밥집이다. 웬 보리밥?

선암사와 송광사는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양편으로 있다. 천년 동안 두 절을 이어주었을 길이 있으니 '천년불심길'이다. 두 절을 이어주는 길 어느 쪽에서 오르든 처음으로 만나는 고개가 굴목재다, 송광사 쪽은 송광굴목재, 선암사 쪽은 큰굴목재가 있다. 재라고 낮은 게 아니라 해발 700m가 넘는 높은 산등성이를 넘어야 한다.

▲ 천자암에서 송광굴목재로 가는 길 ⓒ 전용호

양 굴목재 사이에 집이 한 채 있었는데, 그 집에서 오래 전부터 보리밥을 팔기 시작했다. 보리밥집은 등산로 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어 등산객들에게는 마치 주막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조계산을 등산할 때는 따로 점심을 준비하지 않는다. 보리밥집에서 보리밥을 먹어야 조계산을 등산한 기분이 난다. 얼큰한 동동주 한 사발까지 곁들인다면….

보리밥이라야 색 다른 것도 없다. 커다란 대접에 고추장 한 숟갈과 참기름이 전부다. 따로 주는 보리밥 한 그릇. 그리고 반찬으로 나온 나물을 이것저것 섞어서 비벼 먹으면 그게 다다. 젓갈로 나온 멸치젓을 넣고 무청에 한 쌈하면 어디서도 느끼지 못할 산중 비빔밥을 먹게 된다.

천자암 종각에서 바라본 산너울 풍경

조계산을 오르는 길은 크게 4군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등산로 시작점이 선암사와 송광사다. 순천에서 시내버스가 다니는 접치에서 오르는 길이 있는데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또 다른 길은 쌍향수로 유명한 천자암을 지나가는 길이 있다.

천자암은 조계산 서쪽을 지나가는 15번 국도 길가에 있는 이읍마을에서 올라간다. 이읍마을로 들어서면 커다란 느티나무가 천변에 버티고 섰다. 밑동이 굵고 상처 난 곳이 없이 잘 자랐다. 이읍마을을 지나 차한 대 겨우 지날 정도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서 가파른 시멘트 포장길을 오른다. 길가에 고용나무가 손톱만한 감을 땡글땡글 달고 있다. 감은 감인데 먹기에는…. 삼거리가 나오고 계곡으로 오르면 천자암 절집이 보이고 송광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이정표에는 송광사까지 3.4㎞라고 알려준다. 상당히 먼 거리다.

▲ 천자암 종각에서 바라본 풍경 ⓒ 전용호
▲ 길가에서 반겨주는 보랏빛 꽃향유 ⓒ 전용호

길로 올라서면 종각이 있고, 종각 앞으로 펼쳐진 풍경이 아름답다. 종각 처마 아래로 아름다운 산너울이 넘실거린다. 바다같이 조용하고 넓은 풍경에 한동안 마음을 놓는다. 길가에는 꽃향유가 보랏빛으로 등불을 밝히듯 피어있다.

신령스런 기운 넘치는, 천연기념물 88호 천자암 쌍향수

천자암으로 들어선다. 작은 암자라도 들어가는 문은 쉽지 않다. 누각 아래 작은 문을 지나 계단을 올라서면 천자암 법당이 있고 그 옆으로 두 마리 용이 하늘로 승천하듯 커다란 향나무가 서 있다. 고려시대 때 보조국사와 담당국사가 중국에서부터 짚고 온 지팡이를 이곳에 꽃아 논 것이 싹이 나서 이렇게 자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 곱향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서있는 천자암 쌍향수 ⓒ 전용호
▲ 천자암 쌍향수 ⓒ 전용호

나무를 보면 전설이 저절로 만들어질 정도로 신령스러운 기운이 넘친다. 한 나무 둘레가 4m나 되는 웅장한 나무다. 석축 위에 있어 아래서 보면 더욱 크게 보인다. 곱향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서 있어서 쌍향수라는 이름을 가졌다. 이 나무를 흔들면 극락세계에 갈 수 있다고도 한다. 울타리 밖으로 나와 있는 나뭇가지를 살며시 흔들어 본다. 천자암 쌍향수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는데, 우연인지 몰라도 지정번호가 88호다.

쌍향수 앞에는 약수가 흐르는데 한 바가지 떠서 마신다. 물맛이 좋다. 천자암을 나와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은 경사가 완만한 오솔길이다. 길도 넓어 걷기에 좋다. 송광굴목재로 가는 길이다. 쉬엄쉬엄 오르다가 산정으로 오르지 않고 산허리를 타고 간다. 길에선 벌써 가을이 시작됐다. 바닥은 벌써 상수리나무 낙엽들이 쌓였다.

▲ 천자암 가는 삼거리. 넓은 광장처럼 아늑하다. ⓒ 전용호

산허리를 구불구불 걸어간 길은 송광사에서 오는 '천년불심길'과 만난다. 잠시 쉬었다 간다. 삼거리 풍경은 아늑한 숲속 풍경이다. 바위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허전해진다. 가을분위기 탓인가 보다. 조용한 산속은 낙엽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다.

보리밥은 셀프서비스, 누룽지는 덤

길은 내리막길로 보리밥집까지 걸어간다. 작은 계곡도 지나고, 졸졸거리는 물소리도 듣는다. 배도사대피소를 지나고 한참을 내려가면 길 아래로 지붕만 보이는 집이 있다. 보리밥집이다. 주변에는 보리밥을 먹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보리밥집은 35년 전통이라고 페인트로 써 놓았다. 매년 고쳐야 할 것 같다. 보리밥을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야 한다. 주방은 무척 바쁘다. 셀프서비스.

▲ 등산객들이 쉬어가는 보리밥집 풍경 ⓒ 전용호
▲ 보리밥집은 셀프서비스. 줄을 서서 기다린다. ⓒ 전용호

평상에 자리를 잡고 보리밥을 먹는다. 쌀쌀한 날씨를 따끈한 된장국이 풀어준다. 밥을 다 먹고 누룽지까지 한 그릇 먹으니 든든하다. 어디로 내려갈까?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은 그리 즐겁지 않다. 보리밥집에서 바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장안마을까지 3㎞다. 짧은 거리는 아니다. 그래도 돌아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

길은 비포장길로 구불구불 내려간다. 바로 옆으로 계곡이 있다. 가끔씩 보이는 집들은 민박집인데 철이 지났는지 인기척은 없다. 한적한 길을 한참 동안 걷는다. 마을이 나타나면서 사람 사는 모습이 보인다.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부지런하다. 장안마을은 산골마을이다. 아주 옛날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다. 돌담이 아름답고, 슬레이트 지붕이 옛 정취를 물씬 풍긴다. 담장마다 감들이 탐스럽게 익어간다.

▲ 시골 옛 정취가 남아있는 장안마을 ⓒ 전용호

덧붙이는 글 | 10월 16일 조계산 풍경입니다.

서울시민이라는 게 정말 슬픕니다 ㄷ자 양화대교에 담긴 '무시무시한 진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1-10-20일자 기사 '경인운하, 나경원, 박원순, 한강운하, 양화대교'를 퍼왔습니다.
[한강복원③] MB의 꿈 실현을 위한 무모한 도박, 경인운하-한강운하

▲ 10월 준공을 앞둔 경인운하에 다녀왔습니다. 인공수로를 만들고, 물을 채운 경인운하. 이명박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자면, 상하 사진에서 보듯 똑같은 곳이 1년여 만에 이렇게 달라지다니... 그야말로 천지개벽입니다. ⓒ 최병성

4대강 '변종 운하'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또 다른 자랑인 경인운하! 10월 준공을 앞둔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경제성 없어 국민 혈세 쪽~쪽 빨아먹을 경인운하는 어떤 모습일지 주~욱 돌아보았습니다.

아직도 경인운하 곳곳이 공사판인데 벌써 준공이라니요? 이명박 대통령의 말릴 수 없는 조급증 탓에 곳곳에서 부실공사 현장을 쉽게 발견했습니다. 경인운하는 수로의 암벽을 콘크리트로 미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운하 개통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곳곳이 부서지고 있습니다. 개통하기도 전에 이 정도라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이게 바로 MB표 경인운하 현장. 화살표 한 수면을 콘크리트로 미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 최병성
▲ 후덜덜~~~ 이게 2조3000억 원 짜리 최신 운하 맞습니까? 준공도 안 했는데 벌써 무너지면 조만간 어떤 일이? 흥부도 기가막힐 일입니다. ⓒ 최병성

해외토픽은 물론이요, 기네스북에 오를 놀라운 현장이 있었습니다. 경인운하 한쪽 벽이 길고 짧은 흰 줄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 경인운하를 통해 크루즈선을 타고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부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예술 작품일까요? 현장 관계자에게 건너편 벽에 흰 줄들이 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얼지 말라고 한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 경인운하에 웬 예술작품? 저 길고 짧은 흰 줄들에 어떤 깊은 뜻이 담긴 것일까요? ⓒ 최병성
▲ 이게 바로 흰 줄의 실체입니다 2조3000억 원짜리 최신식 운하에 설치된 예술품의 실체는 싸구려 은박지였습니다. ⓒ 최병성

해외토픽은 물론이요, 기네스북에 오를 놀라운 현장이 있었습니다. 경인운하 한쪽 벽이 길고 짧은 흰 줄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 경인운하를 통해 크루즈선을 타고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부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예술 작품일까요? 현장 관계자에게 건너편 벽에 흰 줄들이 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얼지 말라고 한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 겨울이면 빙벽을 이루는 경인운하입니다. 지하수맥의 단절 탓에 겨울이면 빙벽을 이룹니다. 바로 이 빙벽을 막기 위해 수맥 구멍에 호스를 끼우고 은박지를 씌운 것이지요. 역시 21세기 최신식 운하는 다르네요. ⓒ 최병성
▲ 이게 바로 경인운하의 최대 장관인 빙벽입니다. ⓒ 최병성

이명박 대통령께 한 가지 멋진 제안을 드릴까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인운하를 통해 외국인들이 찾아올 거라며 국민 반대를 무릅쓰고 건설을 강행했습니다. 그렇다면 경인운하 빙벽을 감추지 말고, 그곳에서 세계 빙벽대회를 개최하면 어떨까요? '역발상'이란 말이 있듯이 경인운하에서 열리는 세계 빙벽대회, 멋지지 않을까요? 아마도 빙벽은 보잘것없는 경인운하 중에 가장 멋진 장관이 될 것입니다. 

경인운하 지하수맥 문제는 겨울철 빙벽 문제만이 아닙니다. 지하수가 흐르면서 시멘트벽이 갈라지고 부서지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경인운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부실 덩어리 그 자체였습니다. 앞으로 경인운하가 얼마나 지속가능한 시설이고, 얼마나 많은 혈세를 퍼부어 유지 관리할지 끔찍할 뿐입니다. 경인운하의 단절된 지하수맥은 4대강 사업 탓에 지하수위가 상승하며 주변지역이 습지로 변할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 부슬부슬 부서지는 경인운하 수로벽. 벽을 타고 흐르는 지하수 탓에 개통도 하지 않은 시멘트 벽이 100년이 지난 낡은 건물처럼 부슬부슬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검은색 호스에 은박지를 씌운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 최병성
▲ 줄줄이 사라져버린 콘크리트 줄줄이 흐르는 지하수를 따라 사라져버린 콘크리트입니다. 경인운하의 미래가 훤히 보이지 않으신가요? ⓒ 최병성

썩은 물 악취 진동하는 경인운하를 어찌할꼬

인천항에는 오래전부터 중국의 여러 도시를 오가는 2만5000톤이 넘는 대형 여객선이 운항중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한강운하와 연결하여 경인운하에 띄울 수 있는 배는 고작해야 6000톤에 불과합니다. 

6000톤의 배는 경인운하와 한강을 통과하기엔 너무 큰 배이지만, 바다에 나가면 그야말로 추풍낙엽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6000톤 짜리 크루즈선으로 중국 신흥부자들을 데려오겠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중국 신흥부자들은 6000톤 짜리 조각배를 타고 바다에서 목숨 건 스릴과 배멀미를 즐기는 사람들인가요? 안전보장이 되지 않는 조각배를 타고 경인운하로 들어올 중국부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경인운하가 왜 국민 혈세 먹는 밑 빠진 독이 될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경인운하에는 경제성 부족보다 '수질악화'라는 더 큰 문제가 숨겨져 있습니다. (경제성 없는 경인운하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경인운하는 흐르는 강이 아닙니다. 한강과 인천 앞바다 사이에 18km에 이르는 인공 수로를 판 것입니다. 한강과 인천 앞바다에 두 개의 갑문을 달고 인공 수로에 물을 가득 채워 운하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무려 18km에 이르는 인공수로에 가득 채운 물이 어찌 될까요? 흐르지 않는 물이 썩는 건 너무 당연합니다. 그동안 경인운하를 살펴볼 때마다 이미 시퍼렇게 썩어 악취 진동하는 현장을 보았습니다.

경인운하 만드는 그 과정을 함께 보시면 이해가 더 쉬울 것입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인 굴현대교 주변의 경인운하입니다. 벼농사를 짓던 농경지에 인위적 수로를 만들고 물을 채웠습니다. 주변 농경지에서 굴포천으로 유입되던 두 개의 농수로도 그대로 경인운하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흙 도랑이 시멘트 포장으로 변했을 뿐, 오염수는 변함없습니다. 물을 채운 경인운하의 수면은 벌써 썩어 악취가 진동합니다.

▲ 경인운하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오른쪽 녹색화살표 밑의 광고판과 다리가 상하 사진이 같은 장소임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같은 장소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빨간 화살표 방향에 없던 물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생땅을 파서 운하를만든 것이지요. 그야말로 천지개벽이네요. 좌측 하단의 두개의 농수로가 콘크리트 수로로 변하였을 뿐, 썩은 물이 유입되는 건 변함없습니다. (위의 사진은 두장의 사진을 파노라마로 붙인 것입니다.) ⓒ 최병성
▲ 경인운하 이렇게 썩어 악취 진동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서서 바라보아도 썩은 물 위에 떠 있는 부유물이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흐르지 않는 갇힌 수로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썩어 재앙이 발생해야 국민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기극을 알게 될까요? ⓒ 최병성

경인운하 썩은 물은 이곳만이 아닙니다. 인천공항철도 검암역 근처의 경인운하 현장도 역시 녹색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 경인운하의 썩은 물을 어떻게 해결할지 묻고 싶습니다. 개통하지도 않은 지금도 녹색이요, 곳곳에 악취가 진동하는데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더 심각해질까요?

▲ 녹색물 만드는 이명박 대통령의 탁월한 능력입니다. 녹조 성장을 위해 애쓰시는 이 대통령의 눈물겨운 노력 덕에 경인운하는 이미 진~한 녹색입니다. ⓒ 최병성

썩은 물 맑게 만드는 이명박 대통령만의 특별한 비법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운하의 썩은 물을 맑게 하는 아주 특별한 비법이 있습니다. 한반도 대운하 홍보 동영상에 그 비법이 상세히 나옵니다. 궁금하시죠? 운하를 오가는 배의 스쿠류를 이용한 수질정화법입니다. 세계 유일의 치욕적인 MB표 4대강 자전거도로처럼 유람선 스쿠류를 통한 수질정화법 역시 세계의 자랑거리입니다. 

아마도 이 대통령은 아직 배가 다니지 않아 경인운하가 썩은 것일 뿐, 운하가 개통되고 배가 많이 다니기 시작하면 스쿠류로 인해 맑아질 것이라 믿고 계신 듯합니다. 4대강을 변종운하로 만들고 유람선을 띄우려는 것도 다 이런 깊은 뜻이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 MB표 수질 정화 방법입니다. 이명박 장로님은 하나님의 흐르는 강물이 아니라, 운하용 '스쿠류법'으로 썩은 물도 맑게하는 신통력을 지니고 계십니다. ⓒ 한반도대운하 홍보영상

경인운하에서 벌어질 재앙은 이미 공사 초기에 확실히 본 적이 있습니다. 2008년 6월 어느 날, 경인운하사업본부 앞 경인운하 공사 현장은 죽은 물고기 사체들로 가득했습니다. 관계자들은 비가 온 뒤 부천중동지역의 하천에서 흘러들어온 오염수로 인한 산소 부족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흐르지 못하는 경인운하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2008년 6월 경인운하 현장에 둥둥 떠 있던 죽은 물고기들입니다. ⓒ 최병성
▲ 나는 왜 죽었을까요? 경인운하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요? ⓒ 최병성

앞으로 더 큰 문제는 경인운하의 썩은 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경인운하의 물을 한강으로 배출하면 한강 오염이 심각해질 것이고, 인천 앞바다로 배출하면 '제2의 시화호 사건'이 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9년 11월 27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시화호 수질 개선 사례를 들며 "4대강 수질은 걱정하지 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썩은 물 재앙이었던 시화호의 수질 개선은 이 대통령이 말하듯 '기술' 덕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그 어떤 기술도 시화호 썩은 물을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최후의 방법으로 갑문을 열어 시화호의 썩은 물을 바다로 빼고 해수를 유통함으로써 가능했습니다.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는 분이 교회 장로요,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경인운하에서 벌어질 제2의 시화호는 4대강 16개 '괴물 댐'에서도 벌어질 내일의 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경인운하 준공식 때 배를 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날 '각하'의 건강을 위해 꼭 지참하실 물건이 있습니다. 방독면입니다. 운하에 썩은 물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입니다. 

나경원 후보님 아직도 잘 모르고 계시네요

한강운하의 완성을 위해서 양화대교의 'ㄷ자' 공사가 강행되고 있습니다. 경인운하를 통과한 배가 한강까지 들어오려면 양화대교의 좁은 교각이 최대 걸림돌입니다. 그래서 양화대교 사이로 유람선이 통과할 수 있도록 교각을 뜯어내고, 대신 다리를 지탱하기 위한 아치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양화대교의 교각을 넓히는 공사비용은 약 450억 원입니다.

▲ 국민의 목숨을 담보한 무모한 도박판을 벌이는 중입니다. 한강운하를 위해 우측 하류는 교각을 넓히는 공사와 아치가 완성되었습니다. 좌측 화살표 부분을 잘라내기 위해 양화대교를 또 다시 'ㄷ자'로 만들었습니다. 무엇을, 누구를 위한 일일까요? ⓒ MBC뉴스 화면 갈무리
▲ 양화대교 공사는 운하를 위해 시민의 목숨을 건 도박판입니다 배가 통과하기 위해 위 사진의 화살표 두개의 교각을 잘라내는 공사입니다. 만고에 쓸모없는 경인운하와 한강운하를 위해 국민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판을 벌이는 중입니다. 국민 혈세 낭비는 두 말 할 것도 없지요. ⓒ mbc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경인운하에 숟갈만 얹으면 되는 일이라며 한강운하를 강행하였습니다. 경인운하가 아니면 450억 원이 소요되는 양화대교 공사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경인운하는 사업성이 전혀 없는 혈세 먹는 밑 빠진 독이요, 재앙입니다. 그렇다면 경인운하에 기초한 양화대교 공사 역시 국민 세금만 낭비하는 사업이 아닐까요? 

서울시장 후보 간 양화대교 공사에 대한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서울시가 양화대교 교각 확장공사를 서둘러 강행하였습니다. 누가 서울시장이 되든 간에 한강운하 공사를 되돌릴 수 없게 하기 위함이겠지요. 그래서 하류의 강물 쪽으로 ㄷ자형 임시 가교를 서둘러 만들고, 아치를 만들기 위해 상류교량의 상판을 잘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누가 서울시장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용감무쌍해졌을까요? 아마 이들에겐 서울시장보다 더 높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양화대교 공사 중지를 요구하는 박원순 후보와 공사강행을 외치는 나경원 후보 간의 입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박원순 후보는 비록 지금 하류 쪽 다리에 아치가 완공되었지만, 양화대교는 원래 두 개의 서로 다른 교량이기에 안전과 미관에 아무 상관이 없으으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110억원의 예산을 추가 낭비하는 상류교량의 ㄷ자공사와 아치공사를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특히 박 후보는 애초에 감사원에서 지적하였듯이 한강운하는 경제성 없는 사업이라며, 한쪽 아치를 남겨두어 국민 혈세 낭비하는 쓸모없는 전시행정의 본보기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한쪽에만 아치가 있으면 다리 안전뿐 아니라, 미관상 흉물이 되기 때문에 ㄷ자 공사로 일시적인 불편이 있다 할지라도 나머지 교량의 아치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나후보는 '양화대교 흉물 방치 박원순 후보야말로 진짜 전시행정'이란 10월 7일 자 보도자료를 통해 "나머지 한쪽 다리를 그대로 두어 흉물 다리를 유지하자는 주장인데 이는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다"라고 박 후보를 공격하였습니다.

▲ 양화대교 공사로 대립중인 두 후보입니다. ⓒ SBS뉴스

과연 누가 진실을 모르는 것일까요? 양화대교라 불리는 다리는 하나의 다리가 아닙니다. 양화대교는 1962년 6월 착공되어 1965년 1월 준공된 한강의 세 번째 다리로 원래 이름은 '제2한강교'입니다. 그러나 개통한 지 14년이 지나 교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제2한강교 바로 곁에 새 다리를 1979년 1월에 착공하여 1982년 2월 준공하였습니다. 양화대교는 하나의 다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상류의 신교와 하류의 구교가 나란히 있는 사실상 2개의 교량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 서로 다른 두 개의 다리가 양화대교입니다. 양화대교입니다. 그러나 우물통이 완전히 다릅니다. 우측이 구교이고, 좌측이 신교입니다. 서로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안전과 미관이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 최병성

오세훈 전 시장이 양화대교 하류 쪽 교량에 교각을 넓히고 아치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상류 쪽 다리를 그냥 두더라도 교량의 안전에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애초에 서로 다른 다리이기 때문입니다.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를 하는 분은 나경원 후보입니다.

특히 한나라당은 처음에는 아치공사를 강행하지 않으면 안전에 문제 있다고 하더니 이젠 미관상 문제 때문에 강행해야 한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강의 동작대교와 동호대교는 철교가 함께 지나가기 때문에 지금의 양화대교와 같은 형태입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다리인 양화대교에 한쪽에 아치가 없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지요.

▲ 한강엔 미관이 다른 다리가 많습니다. 맨 위가 지금 나 후보가 미관을 걱정하는 양화대교입니다. 중간이 동작대교, 제일 아래가 동호대교입니다. 양화대교의 미관이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음을 증명합니다. 운하를 만들기 위해 할 말이 없으니 안전과 미관 핑계를 대는 것 뿐입니다. ⓒ 최병성.미디어다음지도

또 나경원 후보는 '반쪽자리 시민후보의 반쪽 대교 양화대교 주장'이라는 제목의 10월 6일 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 시점에서 공사를 중단한다면 "경제적 측면에서도 107억 원의 추가 손실이 초래되고, 양화대교를 이용하는 하루 14만 대의 차량도 불편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며 "박 후보의 시정에 대한 인식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나 후보의 비난처럼, 누가 서울시정에 대한 인식이 우려할 만한 사람일까요? 경제성 없는 썩은 물 경인운하에 한강운하를 연결하는 450억 원짜리 양화대교 공사가 애초부터 잘못입니다. 지금이라도 중단하면 국민혈세 107억 원의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양화대교는 서로 다른 다리기에 아무 문제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 후보의 "양화대교를 이용하는 하루 14만 대의 차량도 불편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는 말은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억지입니다.  

공사강행을 주장하는 나 후보님의 발언과 달리 'ㄷ자' 공사를 하지 않으면 하루 14만 대의 차량 불편이 아예 발생하지도 않고, 장기화하는 일도 없습니다. 양화대교를 통과하는 차량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ㄷ자' 공사를 강행한 한나라당 때문입니다. 나 후보님,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뜻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요?

교각을 잘라내기 위해 다리를 'ㄷ자'로 만드는 것은 그저 통행불편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서울 시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 무모한 도박입니다. 직선으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ㄷ자'로 꺾여 사고 위험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양화대교 공사를 하지 않으면 불편해진다"는 나 후보의 주장은 자신들의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는 잘못된 심보입니다.

경제성도 없고 국민 목숨마저 위협하는 망국적 사업이 양화대교 공사임을 깨닫고 나 후보도 진정한 한강 살리기에 동참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시민 목숨 위협하는 'ㄷ자' 공사입니다. 도로 위의 휘어진 페인트 자국이 하류의 아치 공사를 위해 상류다리에 'ㄷ자' 공사를 했던 흔적입니다. 달리던 차량의 도로가 갑자기 'ㄷ자'로 꺽입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증명하고 있습니다. 시민 목숨을 담보로 한 양화대교 공사를 멈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 최병성
▲ 시민 목숨 위협하는 양화대교 공사는 중지되어야합니다. ⓒ 최병성

한강을 살리는 '미래시장'을 원합니다

한강운하가 나라의 미래를 위한 타당한 사업이라면 양화대교 공사비로 예산 450억 원이 들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시민이 참고 기다려야겠지요. 그러나 한강운하는 쓸데없는 예산 낭비에 불과합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한강운하가 아니라, 한강 수중보를 철거하여 아름다운 한강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 '한강운하'가 아닌 '한강 살리기'가 더 중요합니다. 교각을 넓히는 양화대교 공사 현장에 역시 죽음의 운하 한강을 증명하듯 물고기 사체가 둥둥 떠 다닙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망국적인 운하가 아니라, 한강 수중보를 철거하여 생명 가득한 한강으로 되살리는 것입니다. ⓒ 최병성

오세훈씨가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럼에도 오 시장의 망령이 깃든 한강운하가 강행되는 것은 2010년 6월 25일 여의도를 국제무역항으로 지정한 이명박 대통령의 깊은 뜻이 감춰져있기 때문이겠지요. 한강운하 없이 경인운하의 완성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경원 후보가 양화대교 공사 강행을 주장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 평생의 소신인 '망국적 운하의 꿈'을 이뤄드리기 위한 'MB표 운하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것입니다.  

경인운하는 만고에 쓸데없는 망국적 재앙입니다. 양화대교 공사 강행하는 한강운하 역시 망국적 경인운하에 숟가락 얹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한강운하 수상택시의 적자를 국민 혈세로 메워주듯이, 경운운하와 한강운하 역시 국민 혈세 쪽쪽 빨아먹는 밑 빠진 독입니다. 나라 거덜 내는 적자투성이 텅 빈 유람선과 어른 아이 함께 뛰놀 수 있는 살아 있는 한강 사이에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강 살리는 일에 나경원 후보의 동참을 촉구합니다.

▲ 경인운하의 미래는 국고 탕진입니다. 한강 수상택시가 적자를 면치 못 하듯이, 한강운하와 경인운하의 미래는 나라 말아먹는 망국적 사업입니다. 국고 탕진하는 양화대교 공사를 중단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 KBS뉴스

덧붙이는 글 | 진짜 한강살리기의 방법을 제시한 책 가 최근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MB의 모든 거짓말과 망국적 사업인 4대강 재앙에 대해 총정리하고 있습니다. 한강을 살리고, 4대강을 살리기 위해 많은 분이 이 책을 읽고 널리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사설]여당도 우려하는 ‘SNS 옥죄기’ 당장 거둬들여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1-10-20일자 사설 '[사설]여당도 우려하는 ‘SNS 옥죄기’ 당장 거둬들여야'를 퍼왔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기기 응용프로그램(앱)에 대한 심의를 강화한다고 한다.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해 SNS와 앱의 심의만을 전담토록 운영한다는 것이다. 당국은 음란물과 명예훼손 등 불법정보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여론 검열로 악용될 가능성 때문에 야당과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여당 인사들조차 그 역풍을 우려할 정도다.

전담 심의팀 운영이 정부의 SNS 통제 장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에 공감한다. 코앞에 닥친 10·26 재·보선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 등을 앞두고 이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키운다. 야권에 비해 SNS에 비친화적인 여권이 젊은층의 정치 참여나 선거운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동원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당국은 심의기구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음란성 있는 앱은 물론이고 “정치·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SNS를 통해 확산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은 음란물 단속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정치적 문제’도 다루겠다는 의도를 부지불식간에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한다. 방통심의위가 2010년 10월 실시한 ‘앱의 유해정보 실태’ 조사 결과 대상 18만건 중 음란 판정을 받은 콘텐츠는 572건 0.3%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더구나 검찰이 10·26 재·보선에서 SNS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힌 마당이고 보면 방통심의위가 법적·제도적 뒷받침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효성 문제도 있다. 개방적이면서도 사적 의사소통 공간의 성격이 짙은 SNS를 어떻게 획일적 기준으로 검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무제한적으로 나오는 SNS 콘텐츠들을 제대로 심의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처벌하겠다는 엄포만으로도 입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는 계산인지 모르나 법적 근거도 모호하고, 실효성도 의심되는 조치를 무리하게 추진해야 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앞서 SNS 선거운동을 표적으로 집중 단속에 나선 검찰의 행태를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소통과 축제의 마당이 돼야 할 선거의 분위기를 억압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방통심의위의 시도도 선거판을 ‘침묵의 공간’으로 만들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다. 오죽했으면 여당의 대표라는 사람까지 나서 SNS 애용자인 젊은층이 이번 선거에서 ‘SNS 옥죄기’에 대한 심판투표를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겠는가. 민심을 거스르는 ‘SNS 옥죄기’ 방침은 당장 거둬들이는 게 옳다.

[사설] 법원의 김성수씨 친일행위 인정은 당연하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20일자 사설 '[사설] 법원의 김성수씨 친일행위 인정은 당연하다'를 퍼왔습니다.
동아일보 창업자 김성수씨의 친일반민족행위가 어제 법원에 의해서도 인정됐다. 김씨의 후손이 정부를 상대로 낸 친일반민족행위 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재판부는 일제가 김씨를 강제동원했다거나, 징병·학병 선전선동 사실이 왜곡됐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황민화 활동의 근거가 불충분했다는 점만 인정했을 뿐 친일진상규명위원회의 결정을 대부분 수용했다.
사실 김씨의 친일 문제는 법적인 판단을 구할 일도 아니었다. 후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대동아전쟁기 그의 친일 행위는 너무나 자명했다. 그는 1938년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의 발기인 및 이사로 참여한 이후, 국민총력조선연맹 이사, 흥아보국단 결성, 임전보국단 감사로 활동하는 등 일제의 대동아전쟁 총력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무엇보다 우리 젊은이들을 침략전쟁의 총알받이로 내몬 것은 씻을 수 없는 반민족적 범죄 행위였다. 그는 1943년부터 에 ‘문약의 기질을 버리고 상무의 정신을 찬양하라’는 논설을 쓴 것을 비롯해 ‘대의에 죽을 때 황민됨의 책무는 크다’ ‘학도여 성전에 나서라’라는 글과 담화를 발표하는 등 참전 선동에 앞장섰다. 전쟁 전 3·1 독립운동에 가담하고 중앙학원, 보성전문학교 등을 통해 육영활동을 하긴 했지만, 그것이 이런 반민족 행위를 덮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사실 그런 김씨의 친일 여부를 다투는 건 김씨를 두 번, 세 번 욕보이는 일이다. 그나마 그의 명예를 지키려 한다면, 잘잘못을 분명히 해 잘못은 사과하고, 잘한 점은 제대로 평가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보수·우익을 표방하면서, 동족을 침략자의 총알받이로 내몬 일까지 미화하려고 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짓이다. 법원은 이미 조선일보 창업자 방응모씨에 대해서도 친일반민족행위를 인정했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과 처분은 단지 개인을 단죄하려는 게 아니다. 국가의 정기를 바르게 세우고, 시비를 분명히 하여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압력에 굴하거나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선 안 된다. 정부는 이제 김씨의 독립유공자 서훈 취소 문제를 질질 끌지 말고 즉각 매듭지어야 한다. 후손들도 이를 훼방해선 안 된다. 고려대 옆 길을 인촌로로 지명 변경한 것도 원상회복해야 할 것이다.

[사설] 엠비 부동산마다 어른거리는 ‘보이지 않는 손’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20일자 사설 '[사설] 엠비 부동산마다 어른거리는 ‘보이지 않는 손’'을 퍼왔습니다.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가 또 문제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35억8000만원에서 올해 19억6000만원으로 16억2000만원이나 떨어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재산세 등도 지난해 1257만원에서 올해 654만원으로 반감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단순한 행정착오라고 해명한다. 그렇게 믿고 싶다.
하지만 다른 사람 집도 아니고 현직 대통령 사저의 공시가격을 그렇게 엉터리로 산정했다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공시가격은 균형성이라고 해서 이웃과 균형이 맞아야 하고 전년도에 비해 이해할 수 있는 흐름이 있어야 한다. 이례적으로 차이가 나면 당연히 의심을 갖고 현장을 확인하도록 돼 있다. 하필 대통령 집이 올해 서울시 전체 오류 165건에 포함될 정도로 강남구청이 소홀히 다뤘다는 게 이해되지 않을뿐더러, 해명을 보면 더욱 어이가 없다. 1994년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지하 1층·지상 2층 주거용 건물인데 1층이 상가 가게로 둔갑했고, 상가분이 빠져 주택 공시가격이 내려갔다는 것이다.
공시가격은 매년 산정하는 것이고 그동안 면적 변동이 없었는데도 단순한 오류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뒤 내곡동 사저로 옮기고 논현동 집은 자녀들에게 증여하기 위해 공시가격을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청와대가 지난 2009년 그린벨트에 대통령 경호훈련장을 이전하거나 신축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해, ‘그린벨트 딸린 사저’를 일찌감치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경호처가 내곡동에 매입한 경호시설 터 대부분이 그린벨트인데다 내곡동 외에 감정평가를 의뢰한 다른 지역도 그린벨트였던 까닭이다.
내곡동 이전 계획은 철회했지만 대통령의 사저 매입에 국가 예산을 썼다는 본질적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그린벨트를 풀거나 공시가격을 조정하는 등 변칙적 방법으로 이 대통령 부동산에 특혜를 부여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덧붙여졌다. 서초구청이 내곡동 사저 부지 인근에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계약을 한 다음달 특별교부금을 불법 전용해 테니스장을 만들려 한 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총괄기획을 해 행정력을 동원한 것이 아니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사설] 흑색선전의 최선봉에 선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20일자 사설 '[사설] 흑색선전의 최선봉에 선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퍼왔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거친 입과 좌충우돌식 돌출 언행은 오래전부터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돈키호테, 럭비공, 독불장군 등의 아름답지 못한 별명이 늘 따라다닌다. 그의 신중치 못한 언행은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된 뒤에도 변함이 없다. 삼화저축은행 불법자금 수수와 관련한 질문을 한 취재기자에게 “너 진짜 맞는 수 있다”는 폭언을 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홍 대표의 막가파식 발언은 서울시장 선거 국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는 어제 최고위원회에서 “언론 보도를 보면 아름다운 재단이 2008년 촛불사태를 주도했던 좌파시민단체에 지원한 돈이 50억원가량 된다”고 말했다. 그런 주장은 이미 선거전 초반에 제기됐다가 재단 쪽이 내놓은 회계자료 등을 통해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난 상태다. 그런데도 집권 여당 대표가 철 지난 레퍼토리를 다시 들고나와 무책임한 흑색선전을 펼친 것이다. 홍 대표는 엊그제에도 “노무현 정부가 정권을 탈취해 갔다”고 막말을 하는 등 좌충우돌식 선거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홍 대표에게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정치생명이 걸린 절박한 문제다. 그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팔을 걷어붙이고 지원했다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주민투표율이 25.7%로 나온 것을 두고 “사실상 오세훈 시장의 승리”라고 말했다가 웃음거리가 된 것은 그의 난감한 처지를 잘 보여준다.
그렇지만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집권 여당의 대표가 흑색선전의 최선봉에 서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홍 대표의 모습에서는 여당 대표로서의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나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여당 대표의 막가파식 행동은 우리 정치문화를 더욱 후퇴시키고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을 부추길 뿐이다. 홍 대표는 야권 후보를 공격하기 전에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자신이 나경원 후보를 향해 “거울 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는 안 된다”고 비하한 것부터 해명하는 것이 순서다.
여당 대표가 되기 전 홍 대표의 언행에는 엉뚱함 속에서도 비주류로서의 건강한 면모도 적지 않았다. 홍 대표 스스로 자신을 “시대정신을 아는 돈키호테”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여당 대표가 된 뒤에는 그런 건강함마저 잃어버렸다. 요즘 하는 모양을 보면 오히려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돈키호테’에 가깝다.

2011년 10월 20일 목요일

[사설]자유총연맹은 선거개입 시도 즉각 중단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1-10-19일자 사설 '자유총연맹은 선거개입 시도 즉각 중단해야'를 퍼왔습니다.
대표적인 보수관변단체인 자유총연맹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해외지부 확대에 나서 조직적 선거개입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미주지역에 잇따라 지부를 개설하면서 선거개입 의사를 직간접으로 표명하는 행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자유총연맹은 올해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밴쿠버에 이어 16일에는 뉴욕과 워싱턴에서 지부 발대식을 가졌다. 애틀랜타와 댈러스에서도 지부가 문을 연다고 하니 이 단체의 미주지역 지부는 미국 12곳과 캐나다 2곳 등 모두 14곳에 이르게 된다. 

자유총연맹의 이 같은 재외동포 밀집거주지역 집중 공략은 내년 4월 총선부터 국내에 주민등록이 없는 재외국민들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박창달 회장은 워싱턴지부 발대식에서 “앞으로 보수층의 연령대를 낮추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해외지부 자녀들을 한국에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지부 신설의 주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젊은 보수층을 양성해 국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자유총연맹은 얼마 전에도 이승만 동상 제막식을 주도해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바로 세운다’는 미명 아래 독재자를 찬양·미화함으로써 ‘4·19 민주이념의 계승’을 명시한 우리 헌법의 가치를 부정했던 것이다.

자유총연맹이 부당한 선거개입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하는 까닭은 그렇게 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새마을운동중앙회, 바르게살기운동연합 등과 함께 공직선거법상 선거에 일절 개입할 수 없게 돼 있다. 게다가 자유총연맹은 관련 법률에 따라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조세감면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들의 선거개입은 국민의 혈세가 특정 정파의 정치적 이익에 사용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자유총연맹의 선거개입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선진한국건설’이라는 자신들의 설립이념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여당의 외곽선거지원단체로 기능하는 행위가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선진조국을 건설하는 것이란 말인가. 이들의 정치개입은 오히려 자유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전형적인 정치후진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할 뿐이다. 자유총연맹이 진정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는 데 기여하고 싶다면 비민주적 후진적 선거개입부터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

[사설]‘대통령 가족 고발’ 엄정한 수사로 진실 밝혀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1-10-19일자 사설 '‘대통령 가족 고발’ 엄정한 수사로 진실 밝혀야'을 퍼왔습니다.
민주당이 어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파문과 관련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와 대통령 실장 등 연루 의혹자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저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 숨겨진 위·탈법 행위의 진상을 가려달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제외했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에 대한 예우이고, 앞으로라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국정운영을 해달라는 당부라고 한다. 사저 이전 논란이 결국 법적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가족이 고발되는 사태를 목도하는 현실이 참담할 따름이다.

‘대통령의 가족 고발’ 사태는 국가적 수치이고 불행이지만 불가피한 조치라고 본다. 많은 국민들은 이 대통령 부부가 사저 이전 논의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여기지만 청와대 측은 ‘과정상의 오해나 실수’일 뿐이라며 관련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본의 아니게’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표현을 써가며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퇴임 후 사저를 아들 명의로 구입하고, 아들 대출을 위해 땅을 담보로 내놓았는데 대통령 부부가 이를 몰랐겠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겠지만 고발 사유들만 봐도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짐작할 수 있다. 시형씨가 문제의 부지를 시가보다 싸게 구입한 이유가 무엇이고, 취득세는 신고·납부했는가. 국가 예산인 경호실 경비를 사저 구입에 전용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12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은 내역을 증명할 수 있는가. 하나같이 법 테두리의 안팎을 오가는 민감한 사안들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일수록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이 먼저 납득할 만한 해명과 사과를 하고 법적 처리가 필요한 대목은 검찰에 넘겼으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선 희망에 불과해 보인다.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말이면 거의 예외없이 측근, 친·인척 비리로 곤욕을 치르곤 했다. 그러나 대통령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이 재임 중 이런 수모를 당한 적은 없다. 처음 있는 일이라 충격이 그만큼 크지만 그럴수록 정도를 가야 한다. 혹여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개입하려 한다면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사저 이전 백지화가 실은 10·26 재·보선을 앞둔 집권 여당의 압력 때문이라고 하나, 내년에도 총선과 대선이라는 굵직굵직한 정치일정들이 잡혀 있다. 이번에 숨긴다고 해도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는 정치환경이다. 고발을 당한 사람이든, 수사를 하는 검찰이든 한점 의혹 없이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다.

[사설] 역사교과서 개악, 역시 독재 미화가 목적이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19일자 사설 '역사교과서 개악, 역시 독재 미화가 목적이었다'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개편 목적이 선명해졌다. 엊그제 공개된 중학교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은, 이전 집필기준이 요구했던 ‘이승만·박정희 정권 때의 독재정치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제외하고 ‘자유민주주의 발전 과정에 대한 설명’만을 제시했다. 두 정권의 독재를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발전으로 미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정권은 역사교과서 개정 교육과정에서 이미, 오로지 뉴라이트 계열 친정부 학자들의 요구에 따라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도록 한 바 있다. 학계 절대다수의 의견은 물론 정해진 절차에 따른 연구 결과와 결정을 짓밟았다. 근거는 박정희가 영구집권을 위해 제정한 유신헌법에 처음 기술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표현이었다. 박정희 정권은 자유민주질서를 공산정권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유신헌법을 만들어, 독재와 인권유린, 영구집권의 토대를 만들었다. 반공 구호 아래 무엇이든 자행했던 이승만의 독재를 헌법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박정희가 자유를 앞세워 국민의 자유를 억압한 것은 김일성 체제가 인민독재를 앞세워 인민의 주권을 빼앗은 것과 다르지 않다. 유신체제를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한 것 역시 세습독재를 인민민주주의라고 한 것과 같다. 이런 말장난 속에서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은 유린당했다. 이승만·박정희 정권의 독재는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게 아니라, 소수 정치·경제·군사 엘리트들의 기득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컸던 것이다.
두 정권 독재의 뿌리는 일제강점기 친일 군벌, 언론, 지주, 재력가였다. 일제 패망 후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내건 구호가 반공이었고, 이들은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에 의해 중용됐다. 결국 이 정권이 역사교과서를 멋대로 개편하려는 것은 친일세력에 뿌리를 둔 독재체제의 적자와 수혜자들의 기득권을 항구화하려는 것일 뿐이다. 이들이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일제의 병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려고 기를 쓰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민주주의를 확장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구적 차원으로 번지는 ‘월가 점령’ 시위도 인간을 자본에 예속시키고 민주주의를 위축시키려는 시장근본주의 등에 대한 저항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 정권은 독재의 망령이나 부활시키려 하고 있으니, 그 퇴행이 참으로 끔찍하다.

[사설] 한나라당, ‘내곡동 게이트’ 국정조사 외면할 건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19일자 사설 '한나라당, ‘내곡동 게이트’ 국정조사 외면할 건가'를 퍼왔습니다.
민주당이 내곡동 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곧 국회에 내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어제 김인종 경호처장 등 이 사건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의혹의 핵심은 대통령 가족이 국고로 재산을 불리지 않았느냐에 모아진다. 법치 국가에서 대통령 가족도 당연히 법 적용의 예외가 아니다. 입법·사법 차원을 가릴 것 없이 입체적인 노력을 기울여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전모를 밝히는 게 썩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다. 청와대 경호처와 비서실 관계자, 이명박 대통령 아들 시형씨, 땅의 원 주인, 부동산 중개인 등을 불러 자초지종을 캐면 될 일이다. 쟁점도 간단하다. 대통령의 개인 재산과 국유시설 터를 한데 묶어서 매입한다는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땅값 배분 경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밝히면 된다. 본격 조사에 앞서, 경호처가 맡긴감정평가 결과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하지 못하도록 조처하는 것도 긴요하다. 이 대통령 부부가 경위를 진솔하게 고백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관련 기관이 나서는 것은 불가피하다.
한나라당은 이 문제와 관련해 며칠째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피하고 있다. 당 대변인은 어제 취재진한테 국정조사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말을 잘랐다고 한다. 비리 의혹을 밝히기보다는 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막고 들끓는 여론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려보자는 태도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모르쇠로 해서 정국을 수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큰 착각이다. 대통령 가족의 불법 수혜 여부 등 핵심 의혹이 밝혀지지 않는 한 이 문제는 결코 백지화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청와대 일이라고 무조건 감싸다가 민심으로부터 외면당한 경험들을 되새기는 게 필요하다. 한나라당이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고자 한다면, 비리와 선을 긋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외면해선 안 될 이유다. 국민은 우리가 낸 세금이 대통령 일가의 재산 증식에 활용됐는지 알 권리가 있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가족이 연루된 사건이라고 해서 미적거려선 안 될 것이다. 당연히 성역 없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더욱이 이 사건은 고도의 수사 기술과 복잡한 추적 과정이 필요해 보이지도 않는다. 검찰은 그동안 권력 실세가 연루된 사건은 모조리 핵심을 비켜갔다. 검찰의 직무유기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사설] 나경원 후보, 이러고도 도덕성 말할 자격 있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0-19일자 사설 '나경원 후보, 이러고도 도덕성 말할 자격 있나'를 퍼왔습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그동안 사학재단 소유주인 아버지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면 “이번 선거는 제 선거이므로 아버지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드러나는 정황을 보면 나 후보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단순히 아버지의 비리 의혹이 아니라 나 후보 자신의 도덕성과 관련된 의혹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 후보를 둘러싼 도덕성 시비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그가 국회의원이라는 직위를 사적인 이해관계에 활용했다는 의혹이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나 후보가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 논의 당시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는 홍신학원을 교육부 감사에서 빼줄 것을 당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위원이던 나에게 청탁했다”고 폭로했다. 나 후보 쪽은 정 전 의원을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친의 학교에서 전교조 교사들이 제기한 문제는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설명했을 뿐”이라고 청탁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청탁’이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으니 청탁을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소가 웃을 노릇이다. 상대 당 의원의 사무실을 이례적으로 직접 찾은 것부터가 방문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게다가 ‘홍신학원은 감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나 후보의 주장과 달리 이 학원은 오래전부터 ‘문제 재단’으로 지목돼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홍신학원은 16대 국회 때에도 국회로부터 감사 자료 제출을 요청받았으나 끝까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회계장부 등 감사자료를 불태운 적도 있다는 게 정 전 의원의 주장이다.
홍신학원 소속 교사들이 나 후보에게 정치 후원금을 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사립학교 교사들이 재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약자 처지에 있는 교사들이 유무형의 압력 때문에 후원금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한나라당은 전교조 교사들이 민주노동당에 1만~2만원의 후원금을 낸 것조차 법률적으로 문제 삼는 정당이다. 나 후보가 교사들한테 정치후원금을 받은 게 더욱 파렴치하게 여겨지는 까닭이다. 나 후보는 홍신학원 이사장의 딸일 뿐 아니라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이 학원 이사로 재직중이기도 하다. 더는 ‘아버지 문제’라는 변명으로 넘어가지 말고 이런 의혹들에 솔직히 답하기 바란다.

윤곽 드러난 조중동 종편, 정치편향 가득


TV조선이 18일 롯데호텔에서 매체 설명회를 열고 있다.

올 연말 개국을 앞둔 조중동 종합편성채널의 정치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방송을 통해 선거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지난 5일 채널A를 시작으로 조중동 종편은 잇따라 광고주들에게 매체설명회를 열고 준비 중인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창의적 채널'을 만들겠다는 채널A나 '깊이.친절.재미를 갖춘 방송을 만들겠다'는 jTBC, '세상에 없던 TV혁명을 시작하겠다'는 TV조선까지 저마다 각오를 밝혔지만, 정작 언론계 안팎에서는 조중동 지면을 그대로 옮긴 듯한 종편의 색채가 논란이 되었다.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채널A였다. 채널A는 창사특별기획 드라마로 '인간 박정희'(가제) 50부작을 내년 3월부터 방송하겠다고 밝혔다. 

채널A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조명하겠다'고 설명했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부친 개인 스토리'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었다. 

방송이 나가는 시기가 총선과 대선과 맞물리면서 채널A에서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보수 언론이 평소 유신독재 체제 등 '박정희 시대의 과오'에 대한 평가를 외면해 왔다는 점에서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18일 매체설명회를 진행한 조선TV는 '포퓰리즘'을 비판하는 기획물인 '안티 포퓰리즘-공짜의 역습, 지중해를 가다'(가제)를 선보인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시장경제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기획됐지만 '포퓰리즘'이라는 용어 자체가 무상급식 등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의 정책을 비난하는 용어라는 점에서 '사실상 선거개입'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진보적인 복지정책들을 비난하는 한나라당이나 보수단체들의 시선과 논조가 그대로 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TV조선은 또 '기업가 열전-대한국인 정주영'(가제)이나 남북을 소재로 한 드라마 '한반도'를 준비하고 있는데 조선일보에서 평소 '친기업'이거나 '반북'적인 보도를 해왔다는 점에서 편향적인 내용이 부각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같이 조중동 종편이 총선, 대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보수적인 논조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널배정 과정에서 특혜를 없애거나 광고직접 영업을 포함해 종편을 규제할 틀이 만들어져야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종편 광고직거래 금지를 담고 있는 미디어렙법이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이같은 여론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여전히 종편이 낮은 번호대의 채널을 받을 수 있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한 종편 관계자는 기획물과 관련 "기획자체는 괜찮지만 방송은 항상 시기를 고려해야한다"며 "신생 채널이라고 하더라도 정치적 행보가 너무 짙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도 "정치권력과 부정한 결탁, 불공정한 특혜, 언론시장 획일화와 여론독과점 심화 등 조중동 방송은 출범도 하기 전에 잔칫상을 뒤엎고 있다"며 "이런 패악질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국민이다"고 주장했다.
정혜규 기자

세종대왕의 충고 "백성을 그리 다루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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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평] SBS ‘뿌리 깊은 나무', MB와 대한민국에 길을 묻다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사극이 점유하고 있는 위치를 언급하는 것은 이미 충분하다. 반면교사해야 할 현재 거울로서, 혹은 그것 자체로 역사적 의미를 보여주는 교재로서 부족함이 없는 역할을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4회를 지난 SBS 는 이정명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글 창제를 둘러싼 음모와 대립을 그린 드라마다. 원작이 움베르토 에코의 을 연상케하는 미스터리를 통해 훈민정음을 둘러싼 비밀결사와 세종의 두뇌싸움에 집중한데 반해 드라마는 약간은 짧게 느껴질 수 있는 며칠간의 이야기에 주인공들의 과거와 “왜 세종은 한글을 창제하려 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의 이유를 덧붙였다. 
무력  통해  나라  기틀 다진 태종에  맞선  세종의 선택  ‘문자’
불과 26년 밖에 되지 않은 신진국가인 조선의 운명은 누구의 말처럼 나라의 기틀이 잡히지 않았기에 마냥 기다릴 수도, 그렇다고 ‘문(文)’을 통해 치세를 하지 않기에도 적당하지 않다. 결국 그것은 당위의 문제라기 보다는 ‘선택’의 문제인 것이다. 는 무력을 통해 나라의 기틀을 잡은 태종(백윤식)과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다른 형태의 나라를 만들고 싶은 세종(한석규, 송중기)의 대립을 전면에 그려내며 이후에 있을 세종의 치세에 현재적 의미를 부여한다.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문자는 권력이다. 드라마에서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하는 비밀결사 ‘밀본’의 정통성을 증명하는 ‘밀본지서’를 둘러싼 다툼이나 똘복(강채윤, 장혁)의 아버지의 죽음에 ‘밀서’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 모두 몇자 적힌 글이 가지는 힘 때문이다. ‘글’이 가지는 권력을 민초들에게 나누어주려는 세종의 계획과 강력한 ‘신권’(臣權)국가를 만들려는 정도전, 사대부의 대립은 그것의 지향점은 같으나 그 방법에서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중앙집권이 올바른 방향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왕권이 약화되자 세도정치가 발호했으며, 신권이 약화되자 폭군이 등장하는 등 긴장관계의 파탄은 곧 백성들의 고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글’이 가진 권력 민초에게 나눠주려는 왕과 신권의 대립
“재상은 뿌리이고 왕은 그 꽃”이라는 비밀결사 ‘밀본’의 글귀는 그런 의미에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그들의 말에는 가장 중요한 ‘백성’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한글창제는 뿌리를 깊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국가가 하나의 나무라면 뿌리는 그 백성이지, 재상이 아니다. ‘밀본’과 태종, 세종은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지만, 태종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권에 대한 견제심리를 가졌다면, 세종은 왕과 신하 간의 권력 다툼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지배층(왕, 신하), 피지배층(백성)으로 국가의 의미를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가 현재적 의미를 갖는 이유는 이런 의미에서이다. ‘문자’를 통해 정치에서 소외받았던 이들을 국가 담론의 장으로 끌어 올리는 것. 어려운 말과 정치담론을 통해 민초들을 유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적 고민들을 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백성을 살리는 것은 단순히 ‘먹고 살게’ 해주는 것만이 아닌 것이다.
‘신권’이 ‘금권’으로 바뀐 현재,  우리의 방향은
굳이 대통령과 의회권력의 대립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백성(국민)을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형태의 문제를 떠나 역사발전의 과정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기층 민중의 삶을 고민하는 것, 즉 뿌리를 어떻게 튼튼하게 만들까 고민하는 것은 ‘조선’ 혹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치형태를 고민하는 것보다 앞서는 것이다. 이후 이야기에서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뿌리깊은 나무’를 만드는 과정이 그려질 것이다. 

창업초기 조선처럼 이 나라를 유지해온 강력한 ‘신권’이 ‘금권’으로 바뀐 지금, 민초라는 뿌리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있는 이 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 것인가. 는 백성, 국민이라는 당연한 화두를 던진다.

‘SNS 선거운동’ ‘투표인증샷’ 모두 합법이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0-19일자 기사 '‘SNS 선거운동’ ‘투표인증샷’ 모두 합법이다'를 퍼왔습니다.
[기자칼럼] 선거운동 겁주는 검찰, 바람 잡는 언론…유권자 정치참여가 두려운 그들

“선거운동기간 중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인터넷, SNS, 문자메시지를 통해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내용이다. 10월 13일 0시부터 공식 선거운동은 시작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거운동이 금지돼 있는 특정한 직업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은 누구나 인터넷 SNS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지금은 선거운동 기간이기에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선관위는 분명히 ‘SNS 선거운동’을 허용했다. 물론 단서 조항은 있다. 후보자 비방과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분명히 알아둬야 할 점은 평소에도 후보자 비방이나 유언비어 유포는 금지된다는 점이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지난 4·27 재보선에 트위터에 올린 '투표 인증샷'

인터넷과 SNS는 중요한 정보와 의사소통 통로이다. 누가 막는다고 막을 수도 없고 규제한다고 제어할 수도 없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정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행위는 선거가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더 많은 시민이 정치에 참여해야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무서워할 줄 알고 시민의 정치, 국민의 정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시민들의 정치참여는 더욱 권장해야 마땅하다.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막아야 한다고 누구도 주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선거 때만 되면 검찰이 나서서 ‘단속’ 운운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유권자의 정치참여를 두려워하는 누군가의 입맛에 따르고자 검찰이 오버하는 행위는 아닐까. 검찰은 진실을 말해야 한다. SNS 선거운동은 불법인가 합법인가. 선거운동 기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시민이 인터넷 공간에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밝히는 것은 불법인가 합법인가. 모두 합법이라는 것을 검찰도 잘 안다.
그런데 검찰은 왜 호들갑일까. 그 속내를 살필 필요가 있다. 문화일보가 10월 19일자 1면에 무시무시한 내용의 머리기사를 올렸다. 제목은 <sns>이다. 검찰이 SNS 불법 선거운동을 대대적으로 단속한다니 선거법에 익숙지 않은 시민들은 그 소식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위축될 수 있다.</sns>
검찰 주장을 정확히 살펴야 한다. 특정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단속한다고 했다. 당연한 얘기다. 언제는 단속하지 않았던가. 원래 하던 일 아닌가. 왜 갑자기 대대적 단속 운운하면서 유권자들을 겁주고 있는가.
시민들이 SNS를 통해 의사표현을 하면 안 되는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불리하다고 본 것인가. 검찰은 법에 근거한 기준에 따라 역할을 하면 된다. 괜한 으름장은 검찰 스스로 ‘편파선거’를 조장한다는 의혹을 자초할 뿐이다.
검찰이 겁을 주고 언론이 바람을 잡는다고 유권자들의 정치참여와 의사표현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 일반인들이 선거법에 익숙지 않다고 겁을 주는 행위라면 정말 비겁한 행동이다. 불법을 단속하려면 정말 ‘불법행위’만 단속하면 된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때 투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인증샷을 올린 방송인 노홍철씨.

검찰은 답을 해야 한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평범한 시민이 인터넷이나 SNS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는 것이 불법인가. 정말 그것을 불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다시 말하지만 후보자 비방이나 유언비어 유포가 아니라면 그것은 불법이 아니다.
그렇다면 후보자 비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예를 들어보자.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에 대해 과거에 언급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면 그것은 불법일까 합법일까.
나경원 후보가 2008년에 한 발언인 “역대 어느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가 살 집 주변을 노 대통령처럼 세금을 들여 시끄럽고 떠들썩하게 꾸몄을까 싶다. 세금을 주머니 돈처럼 쓰겠다고 하는 발상이 매우 경이롭다” 등과 같은 내용을 리트윗 하는 행위는 합법일까 불법일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입후보예정자의 과거의 행적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을 자신의 트위터에 일회성으로 올리는 것만으로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나경원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을 예로 들면서 이렇게 견해를 밝혔다.
10월 26일 투표장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행위는 합법일까, 불법일까. 선관위는 “특정 후보자에게 투표하도록 권유·유도함이 없이 투표장 앞에서 찍은 단순한 투표인증샷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투표인증샷은 합법이다. 투표인증샷 문제 역시 괜히 겁을 먹을 필요도 없고 겁을 줘서도 안 된다. 검찰이 밝힌 불법행위는 이렇다. 기표소 안에서 휴대폰 카메라 등을 이용해 투표용지와 함께 후보자 얼굴을 찍는 인증샷은 불법이라는 얘기다.
그것은 과거부터 불법이었다. 검찰은 자신의 입장을 정확히 분명하게 밝혀야 하고 언론은 이를 정확하게 보도해야 한다. ‘투표인증샷’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투표인증샷’ 불법 논란이 제기됐을까.
유권자들의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에 참여하는 행위, 젊은층들이 ‘투표인증샷’을 주고  받으면서 선거를 하나의 놀이로 문화로 받아들이는 행위, 그래서 젊은층 투표율이 올라가는 상황이 두려운 세력의 ‘꼼수’ 때문은 아닐까.
어떻게 해서든 ‘투표인증샷’ 열풍을 잠재우고 싶고, 더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서는 것을 막아보려는 그 의도가 담긴 행위는 아닐까.
유권자들이 더 많이 투표장에 찾을까봐, 투표율이 올라갈까봐 걱정하는 후보 또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의심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