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9일 토요일

"'괴담' 퍼뜨리는 자, 도대체 누구냐?"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18일자 기사 '"'괴담' 퍼뜨리는 자, 도대체 누구냐?"'를 퍼왔습니다.
[기고] "이제 남은 건 전기·가스·수도요금 폭등뿐"

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한미 FTA '괴담'에는 "전기, 가스, 지하철, 의료보험료가 폭등한다"라는 것이 있다. 정부의 대답은 "가스, 전력, 상수도 등 공공분야는 개방대상이 아니"며 따라서 민영화도 이루어지지 않고 "공공요금 폭등은 없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우선 먼저 지적해야할 거짓말은 민영화 대상이 아니라는 가스나 전기가 이미 상당부분 개방되어 민영화되었다는 점이다. 가스가 대표적이다. 가스 수입은 대부분 한국가스공사가 하지만 이를 가정에 공급하는 도시가스 소매는 이미 33개로 쪼개져 민영화되어 있다. 당장 가스요금을 어디다 내는지 고지서를 한번 살펴보시라. 이중 GS와 SK가 약 40%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GS가스 부문은 "I'm your Energy, GS칼텍스"라는 이제는 귀에 익숙한 광고에서 보듯이 GS와 칼텍스의 50:50 합자회사다. 칼텍스는 콘돌리자 라이스가 대주주로 있는 미국의 거대 석유가스회사다. 가스가 개방대상이 아니라고? 이미 외국자본에 개방되어있다. 게다가 한국정부는 아예 가스수입 부문까지도 즉 가스부문 전체를 민영화하려는 법을 추진 중이다.

"가스 요금 매길 때 '상업적 고려'…어떻게 안 오르나?"

한미 FTA 협정문에는 민영 지정독점기업은 물론 공기업도 요금을 매길 때 '상업적 고려'를 해야 한다. 즉 시장가격대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공공요금을 정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관련 기사 : 한미FTA는 어떻게 공공을 파괴하는가) 지금 가스요금은 지방자치조례로 결정한다. 한미 FTA 협정이후 만일 박원순 시장이 가스요금을 서민생활을 위해 요금인상을 억제하려 한다면 칼텍스가 가만히 있을까? 당장 한미 FTA 위반이고 투자자 국가 중재(ISD) 회부대상이다. 오히려 어떻게 가스요금이 인상되지 않을 수 있을지 물어보고 싶다.

가스뿐만이 아니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외국자본의 발전부문에 대한 지분을 제한해놓았으므로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발전부문은 '전체의 30%'를 개방한다고 협정문에 적혀있다. 30%라고 하면 외국기업이 주도권은 없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아니다. IMF위기 이후 한국정부가 발전부문을 5개 회사로 나누어놓았기 때문이다. 지역적 분할이나 운영효율성 때문이 아니다. 한꺼번에 팔기에는 너무 덩치가 커서, 팔기에 적당한 규모로 나누어놓았을 뿐이다. 즉 30%라고 해도 5개 중 1~2개는 외국기업이나 한미 합자기업이 소유할 수 있다.

설사 공기업으로 남는다 하더라도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30%의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저렴한 요금정책을 취하게 되면 이는 한미 FTA 협정 위반이 될 수 있다. 전기 값도 오를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 2008년 '공기업의 민영화 및 통폐합 등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는 배국환 기획재정부 차관과 오연천 공기업선진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연합

"공공분야 한번 민영화되면 되돌릴 수 없다" 

정부는 공공부문은 한미 FTA 예외라고 계속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여러 필자가 밝혀듯이 예외라고 주장하는 정부 주장 즉 '미래유보'조항에는 두 가지가 빠져있다. 즉 '수용보상'과 '최소기준대우'다. (☞관련 기사 : '통상 관료'에게 우리 미래를 맡기자고?) 

예를 들어 인천에서 이미 하고 있는 것처럼 수도 민영화를 했다고 치자, 대개 이런 계약은 30년이나 40년 계약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다가 수돗물 가격이 너무 올랐다든지, 아니면 미국의 애틀랜타 시처럼 민영기업이 누수율을 낮추기 위해 수압을 너무 낮추어 화재소방전의 수압이 낮아져서 빌딩의 화재진압이 불가능해 졌다든지 하는 이유로(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한국정부가 5년쯤 후에 '이거 문제가 많으니 국유화 해야겠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물론 수도나 가스는 '미래유보'이므로 다시 국유화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정부가 보상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25년이나 35년의 남은 계약기간에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주장하는 대로 보상했다가는 민영화로 놓아두는 쪽이 공기업화(이를 '수용'이라고 부른다)해서 '보상'을 하는 것보다 돈이 더 들 수도 있다. 그래서 보상을 거부한다? 그러면 투자자 정부 중재(ISD)로 가는 것이다. 물론 전기처럼 '현재유보'로 되어있으면 역진방지조항(래칫) 때문에 아예 되돌릴 수도 없다.

공기업이 민영화되지 않고 가스, 전기, 수도요금이 오르지 않는다고? 이미 한국정부는 이미 많은 공공부문을 민영화했고 또 추진 중이다, 런던 히드루 공항은 민영화한 이후 공항이용료가 5배나 올랐지만 정부는 여전히 인천공항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지 않은가?

한미 FTA가 비준되면 이렇게 민영화된 공기업이나 공공부문은 '미래유보'조항에 해당되면 '수용보상' 때문에, '현재유보'에 해당되는 부문은 '역진방지조항'(래칫) 때문에 이를 되돌릴 수가 없다.

가스요금이나 전기요금과 같은 요금 인상억제 정책도 민영화된 기업의 투자이익을 침해하면 한미 FTA 위반이다(이것을 간접수용이라고 부른다). 이를 거부하면 그때는 투자자 국가 중재(ISD)에 회부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민영화, 상업화로 가는 편도차편'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미 FTA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가 들어서서 한번 민영화를 해놓으면, 그 다음 정부가 이를 되돌리려 해도 이를 되돌릴 수가 없거나 매우 힘들어진다. 그리고 민영화된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만큼 공공요금은 대폭 인상, 즉 '폭등'한다.

볼리비아, 미국과 양자투자협정 맺고 수도요금 폭등

볼리비아의 코차밤바시의 수도가격 인상이 ISD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정부는 괴담이라고 말한다. 볼리비아와 미국 사이에는 FTA가 없었다는 게 정부 주장이다. 볼리비아는 물론 미국과 FTA를 하지 않았다. 미국과의 양자투자협정(BIT)에 포함된 ISD만으로도 평균임금의 25%를 수도요금으로 내야했으니 미국과 FTA를 맺었겠는가? 1999년 수도요금 인상으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계엄령까지 선포했던 로사다 대통령은 결국 2003년 가스까지 민영화하려다가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났다.

공공요금에 대한 ISD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과테말라 정부는 1998년 전기배전부문을 민영화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전기요금이 폭등하자 2008년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정책을 취했다. 그러자 곧바로 민영화된 전기회사에 간접적 지분을 가진 미국기업 TECO가 이 요금인하조처를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의 ISD로 과테말라 정부를 2009년 중재에 회부했다. 이 중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뿐인가? 심지어 미국의 센츄리온이라는 기업은 캐나다의 연방보건법이 의료비를 올려받지 못하게 한다고 한국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에 해당하는 법을 영업이익침해로 ISD에 걸었다.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한미 FTA가 비준되어도 공기업 민영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공공요금이 오르지 않을 수 있나? FTA는 단지 관세에 대한 협정이 아니다. 미국정부 스스로가 '비관세 무역장벽', 즉 기업이익을 규제하는 사회정책과 공공제도를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FTA의 목적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다. 도대체 누가 '괴담'을 퍼뜨리고 있나?



/우석균 한미FTA 범국민저지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

"ISD 검은머리 투기세력에 악용될 수도"

이글은 미디어오는 2011-11-18일자 기사 '"ISD 검은머리 투기세력에 악용될 수도"'를 퍼왔습니다.
부동산 안정화 정책도 제소 대상… 공공 정책 무력화 우려

한미FTA 비준 처리 최대 쟁점인 ISD(투자자국가소송제)가 통과되면 국내의 투기세력이 미국 투자자를 앞세워 재산권이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우리나라 부동산 공법과 정책을 뒤흔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투기 세력들이 ISD를 악용해 부동산 규제 정책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가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흔들고 막대한 배당금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진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는 1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한미FTA가 부동산정책에 미치는 영향과 ISD분쟁 가능성' 토론회에서 "미국 투자자나 이들을 내세운 국내의 투기세력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 공법 관련 행위에 대하여 한국 정부로서는 그 승산을 예측할 수도 없는 중재판정을 끌고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투자자와 합작하거나, 미국 투자자를 전면에 내세워 토지에 대한 각종 공법적인 규제를 회피하려 할 것"이라며 "결국, 부동산투기를 규제하고 균형 있는 국토개발을 위하여 헌법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일련의 공법적 규제들이 무력화되고, 더 이상 부동산투기 등에 대한 실효성 있는 공공정책이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 말대로라면 ISD에 따른 중재판정에서 패소하게 되면 정부는 막대한 배상금까지 지급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문제는 한 건의 소송에서 국가가 패소하는 것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내국인이 미국 투자자와 역차별을 문제 삼으며, 협정문을 근거로 각종 도시계획구역지정, 개발제한구역지정 등 토지의 이용개발과 관련한 규제에 대하여 부당함을 지적하는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고, 내외국인 사이의 부당한 차별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그 소송들의 인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이러한 사태는 ISD가 실질적으로 합헌적인 국내 법률을 개폐할 수 있는 사실상의 권한을 미국 투자자나 이를 내세운 배후의 내국인에게 양도한 것이라는 비판의 적절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시민단체들은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이 ISD에 의해 제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2007년 4월 최종 협상안 발표에서 '간접수용'의 예외로서 부동산가격 안정화 정책, 일반적인 조세 등을 추가했다며 ISD가 도입되어도 국내 부동산 법제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간접수용이란 직접적으로 소유권을 박탈하지는 않으나, 국가가 각종 규제를 통하여 재산적 가치를 현저하게 감소시키거나 재산권의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김원보 가람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
하지만 협상문을 들여다보면 ISD의 폐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미FTA 협정문 제11장 '투자' 조항을 보면 투자의 형태로 '면허, 인가, 허가와 국내법에 따라 부여되는 유사한 권리'가 포함돼 있다.
또한 '간접수용' 조항의 예외로 '공중보건, 안전, 환경, 부동산 가격안정화'를 들고 있지만 "목적 또는 효과에 비추어 극히 심하거나 불균형적인 때와 같은 드문 상황' 을 또다시 간접수용의 예외의 예외로 뒀다.
즉, 중재 판정에서 부동산 공법 등 우리나라 정책을 결정하는 실정법이 FTA 협정문과 충돌되는 상황이 오면 협정문에 따라 패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결국 우리나라 정책을 규정하는 법질서를 흔드는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또한 '수용 및 보상규정은 과세조치에 적용된다'는 협정문 조항에 따라 우리나라 과세조치에 대한 중재신청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예컨대, 양도소득세에 대하여 미국 투자자가 소득세율이 너무 높다는 등 자신의 기대이익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간접수용이라고 주장해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에 중재를 요청한 경우, 정부는 중재회부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조세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인상하려고 해도 제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미국투자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조세정책의 강화가 기존 미국투자자의 기대이익을 해치는 경우 간접수용으로서 보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조세정책의 강화라는 현실적 필요에 대하여 정부가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앗아가는 결과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돼 있는 ISD제도의 절차를 꼬집는 지적도 나왔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남희섭 변리사는 ISD제도의 폐해에 대해 "협정문의 사전동의 조항으로 인해 중재절차의 회부 여부는 오로지 투자자만 결정할 수 있고, 당사국은 절차에 대해 동의를 하지 않을 재량권이 없다"면서 "아무리 우리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정당한 부동산 정책이라 하더라도, 투자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ISD 절차는 진행될 수밖에 없고, 결국 정당한 정책인지 여부는 개인 법률가의 사적 판단에 따라 결판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권정순 변호사(서대문구청 인가자문위)는 재개발 지구 선정 등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권한도 ISD의 제소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개발사업 지역에 투자한 미국투자자가 지구지정해제나 승인, 인가의 취소로 인해 기대이익이 침해되었음을 들어 ISD에 제소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끝으로 "ISD 제도가 도대체 우리 정부의 부동산 정책 결정권, 국회의 입법 형성권, 자치단체의 각종 인허가 권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확신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다만, 우리 법제와 전혀 다른 법제를 받아들이면서 정부가 충분한 논의와 설명없이 경제적 효과만을 내세워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을 한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와 안타까움을 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한미FTA저지 촛불집회' 에 대학생들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노컷뉴스

경제관료들, 外銀 헐값매각에서 마지막 '선물' 주기까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19일자 기사 '경제관료들, 外銀 헐값매각에서 마지막 '선물' 주기까지'를 퍼왔습니다.
김석동.추경호 2003년 外銀매각 관여, 산업자본 판단 미뤄오다 끝내...


김석동.추경호 2003년 外銀매각 관여, 산업자본 판단 미뤄오다 끝내...

금융위원회가 18일 결국 론스타의 '먹튀'를 방조하는 '조건없는 외환은행 주식매각'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을 내린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의 '원죄'를 저지른 장본인들이었다. 핵심 관련자들은 법원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금융위는 이날 정치권과 외환은행 노동조합, 학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론스타에 대해 외환은행 지분 41.02%를 6개월 내(2012.5.18까지)에 매각하라고 결정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은행 대주주 자격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는 '조건없는 매각명령'으로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도록 허용했으며, 애초부터 은행을 소유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할 산업자본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 론스타가 일본에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고, 최근에는 2003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정체불명의 5개 펀드가 론스타에 참여한 점도 눈감았다. 은행법상 비금융자산이 2조원 이상이면 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으며, 산업자본은 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 

이번 금융위의 결정으로 지난해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와 체결한 계약을 이행할 경우 4조 4059억원을 추가로 챙길 수 있게 됐다. 

이날 결정을 주도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을 지냈으며,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은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으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함께 핵심 정책 당국자였다. 

이들은 다른 정부 핵심 관계자들과 함께 외환은행 헐값매각의 분수령이 된 2003년 7월1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10인 비밀대책회의’에 참석한 인물들다. 

재경부, 금감위, 외환은행, 청와대 관계자 등이 모여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을 결정했던 당시 '10인 비밀대책회의'에서는 외환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을 사실상 '조작'해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검찰의 2005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수사와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를 보면 당시 청와대와 재경부, 금감위, 외환은행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린 ‘10인 대책회의’에서는 은행 대주주의 자격이 명시된 은행법 시행령 제8조의 예외를 승인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받아들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외환은행은 자기자본비율 전망치를 최저 5.42%로 보고했다. 그런데 다음날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외환은행의 BIS비율 전망치는 9.14%였다. 하지만 며칠 뒤 금감원은 외환은행에 비아이에스 비율 전망치를 보내달라고 요구했고, 외환은행은 '10인 비밀대책회의'에서 결정된 6.16%를 통보냈다. 금감원은 이를 그대로 받아 2003년 7월25일 금융감독위원회 간담회에 외환은행이 건넨 수치를 내놓았다. 결국 외환은행은 부실은행으로 판명났고,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얻을 수 있게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추경호 부위원장은 감사원 감사와 지난 2005년 열린 국회 청문회 등에 당시 결정에 대해 "당시 정부 안에서 외환은행을 가만두면 부도가 난다는 위기의식이 강했다. 론스타에 매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런 은행을 사겠다는 곳이 나타났는데, 이를 거절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책임을 재경부 쪽에 미뤘다. 

재경부 쪽에서 '10인 대책회의'에 참석한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헐값매각 관련 사건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BIS비율을 낮춰서 보고한 이강원 당시 외환은행장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씨와 경기고 선후배 사이로 이른바 '이헌재 사단'으로 불렸다. 이헌재 씨는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고문이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시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었는데, 2006년 감사원에서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으며, 당시 검찰의 수사기록에는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2003년 6월15일 김앤장의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골프장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관련 청탁했다는 내용도 기재돼 있었다. 

이들 중 누구도 유죄판결을 받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부실하지 않은 은행을 부실한 은행으로 둔갑시켜 론스타에 헐값에 매각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특히 김석동-추경호 라인은 올해 들어서도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여부 판단도 미뤄왔다. 

은행법상 은행 대주주의 산업자본 여부는 금융위가 6개월마다 정기적격성 심사를 해야 하는데, 론스타에 대해서는 지난 7년간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다가 올해 3월 딱 한 차례 열렸다. 결과는 "외국인 주주이기 때문에 자료는 부족하지만 산업자본으로 보기 어렵다". 이후 지난 5월 골프장 소유 사실이 확인되고, 최근에는 정체불명의 펀드가 2003년 인수를 전후해 론스타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각한 데 이어 김 위원장과 추 부위원장은 이날 '조건없는 매각명령'으로 8년만에 론스타에게 마지막 '선물'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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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근 기자taegun@vop.co.kr

‘이태원 방화’ 미군 수사, 이번에도 SOFA가 제동 걸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19일자 기사 '‘이태원 방화’ 미군 수사, 이번에도 SOFA가 제동 걸었다'를  퍼왔습니다.

ⓒ민중의소리 유동수 디자인실장 불평등 협정 '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한미주둔군지위협정)'

주한미군의 여고생 성폭행 사건으로 들끓었던 비난 여론을 비웃듯 한 달 만에 또 다른 미군이 방화를 저질렀다. 하지만 경찰은 또다시 구속은커녕 신병을 미 헌병대에 인계했다.

미군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수사기관인 경찰은 제대로 된 수사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미군 범죄의 재발로 악순환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에 대한 요구가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성남 K16부대소속 M(21)일병은 지난 15일 오전 2시30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 있는 T주점에서 술을 먹은 뒤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T주점을 비롯한 주점 4개소를 방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한미SOFA 규정에 따라 M일병의 인적사항만 확인한 채 미 헌병대에 인계했다. 기소 이전에는 신병 인도를 받지 못하고 현행범이 아니면 구금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관리의 입회 없이는 조사를 해도 법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초동수사를 하는 것 자체에 무리가 따른다. 

게다가 M일병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성폭행 사건 등으로 미군의 야간 통행이 금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긴 채 술을 마시며 돌아다니다가 범죄를 저질러 한·미간 협정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SOFA는 주한미군의 법적인 지위를 규정한 협정으로, 국제법과 국제관례상 외국군대는 주둔하는 나라의 법률질서를 따라야 한다. 하지만 이 협정에 따르면 ‘특수한 임무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두 나라 법률의 범위 내에서 일정한 특권과 면제가 보장된다. 이에 미군 범죄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중대범죄' 사안에도 SOFA 때문에 구속 수사 불가능

한·미SOFA를 적용하면 중대한 미군범죄가 발생하더라도 한국 수사당국의 구속 수사가 불가능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2001년 SOFA가 개정되면서 12개 중대 범죄에 한해 기소와 동시에 신병인도가 가능하게 됐지만, 여러 독소조항들로 인해 기소 시 신병 인도를 하는 경우는 극히 제한돼있다.

SOFA 합의의사록 제22조 제5항에는 12대 중대범죄로 방화를 비롯해 살인, 강간, 불법 마약거래, 흉기 강도, 폭행치사 등을 나열하고 있지만 중대범죄로 나누는 기준은 자의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12대 중대 범죄 중 하나인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사망 초래’의 경우에도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을 초래하는 것은 중대범죄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피해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중대범죄일지라도 제대로 수사를 진행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군이 재판을 거부하면 한국은 추가기소도 못하고 속수무책

또한 우리나라 당국이 미군 피의자에 대해 재판 전 구속을 요청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미군은 ‘이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는 의무만 있을 뿐 강제력은 없다. 만약 경찰이 방화를 저지른 미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하더라도 미군 측이 거절하면 구속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지난 동두천 성폭행 사건일 경우 언론을 통해 여론이 들끓어 오르면서 성폭행을 한 미군은 구속 기소됐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여론의 압력으로 인한 조치이다.

미군범죄, SOFA 때문에 재판 이후에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협정 제22조 제9항에는 '합중국 군대의 위신과 합당하는 조건이 아니면 심판을 받지 아니하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의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재판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까지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재판이 끝난 후 추가적으로 범죄사실이 밝혀지더라도 다시 재판을 진행할 수가 없다. 협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검찰은 피고인이 무죄석방 판결을 받더라도 상소조차 하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재판이 끝난 후 추가적인 증거가 나와도 다시 기소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1967년 경기도 평택군에서 발생한 미군의 방화 및 폭력 사건에 경우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는 이유로 ‘어이없게’ 무죄판결을 내려진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검찰은 당연히 항소해야 했음에도 불구, 위와 같은 조항 때문에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다. 

복역 중인 미군도 미국이 인도요청 할 수 있어

미군이 한국법원에서 징역형을 받고 교도소에 복역하게 되더라도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SOFA에 의하면 범죄를 저지른 미군이 복역 중이라도 미군 당국이 구금인도를 요청하면 형기 만료 전이라도 한국은 '호의적 고려'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재판이 끝난 범죄인을 인도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 같은 경우 미군 당국이 인도받은 미군을 남은 형기까지 계속 구금하지 않고 석방할 가능성이 많은데다, 설사 미군 측에서 구금중이라 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이를 감시할 방법조차 없게 된다. 

한편 정부는 오는 23일 열리는 한·미SOFA 합동위원회에서 한국 수사 당국이 기소 전에 미군 피의자에 대한 구금인도 요청을 할 경우 미군이 이를 호의적으로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의 합의권고문 작성을 미군 쪽에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 측은 SOFA 개정이 아닌 합의권고문 개선으론 강제성을 확보할 수 없어 초동수사권 확보와 공무 중 범죄 판단 여부, 미군기지 출입 문제 등 독소조항 규정을 전면 재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지현 기자cjh@vop.co.kr

[사설] 교육과정 바꾸면 될 일을 왜 꼼수 부리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18일자 사설 '[사설] 교육과정 바꾸면 될 일을 왜 꼼수 부리나'를 퍼왔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내년 1월에 한다던 중학 역사교과서 검정기준을 엊그제 발표했다. 집필기준에서 삭제했던 현대사의 중요한 고비들, 즉 4·3항쟁, 4·19혁명, 5·16군사정변,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 등과 친일 청산 과정을 충실히 기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일단 반걸음 뒤로 물러선 모양새다.
수구언론과 관변학자를 앞세워 정권 멋대로 역사교과서를 재단하려다 학계와 역사전쟁을 벌이게 된 것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저지른 일에 들러리 서다가 뒤늦게 설거지꾼으로 나선 국편의 꼴이 처량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봉책으로 내놓은 검정기준이란 게 실효성이 없는데다, 본질적인 문제는 전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주요 사건에 대한 기술은 100점 만점에 25점이 배정된 ‘교육과정 준수’ 항목의 여러 심사요소 가운데 하나다. 의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지만 일단 배점이 유명무실할 정도로 적다. 또 최고 규범에 해당하는 개정 교육과정은 일제의 식민지배나 독재를 합리화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즉 이승만·박정희 독재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불가피했다거나, 식민지근대화론의 연장에서 친일을 기술할 수 있는 것이다. 하위 요소인 검정기준으로 상위(교육과정), 차상위(집필기준) 규범을 뒤집을 수는 없다.
개정 교육과정은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를 쓰도록 했고, 이승만·박정희 독재에 대한 기술을 삭제했으며, 사실과 다른 한반도 유일한 합법정부를 강제하도록 했다. 학계가 원천적으로 문제 삼은 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왜곡된 상위, 차상위 규범은 그대로 둔 채 맨 밑의 검정기준만 손질해서는 바뀔 게 없다. 집필기준이 민주화나 독재의 구체적 사건과 요소를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도록 한 것도 결국 교육과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대해 교과부와 국편은 집필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근대사 부분 집필기준은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 갑오개혁 등의 사건을 명시해 기술하도록 했다. 지금까지의 무리수와 꼼수를 호도하려는 거짓말일 뿐이다. 역사 교육과정과 교과서 집필기준을 학계에 온전히 맡겨 다시 개정하는 수밖에 없다. 학계와의 무모한 역사전쟁을 그만두기 바란다. 당장은 체면을 구기겠지만 역사와 교육을 농단한 정권으로 청사에 남는 것보다는 낫다.

[사설]매관매직 공기업, 교통안전공단뿐인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18일자 사설 '[사설]매관매직 공기업, 교통안전공단뿐인가'를 퍼왔습니다.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인 교통안전공단에 인사 청탁 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직급에 따라 승진에 필요한 금액이 정해져 있을 정도였다. 인사 책임자뿐 아니라 인사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한 노조 간부까지 직원의 승진 대가로 뇌물을 챙겼다. 노사가 한통속이 돼 비리를 저지른 것이다. 아직도 이런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민다. 자체 감사는 물론 당국의 감시감독이 허술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이런 비리가 어찌 교통안전공단에만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정부 산하 기관 전반에 걸쳐 유사 비리 행태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경찰청은 그제 인사 청탁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교통안전공단 전·현직 인사 담당 임원과 노조 간부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돈을 준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4명은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에는 인사 청탁 명목으로, 인사 후에는 사례금 형식으로 1인당 200만원에서 3000만원을 받았다. 전보는 200만~300만원, 과장·부장급 승진은 1000만~2000만원, 임원 승진은 2000만~3000만원 식으로 청탁 뇌물액이 공공연히 정해져 있었다. 매관매직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특히 2007년 이후 지금까지 임원 승진자 12명 중 5명은 뇌물을 주고 승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근무성적 부진자로 선정된 것을 취소하거나 자녀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토록 하기 위해 뇌물을 수수한 사례도 적발됐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은 인사 전반에 걸친 비리가 오랫동안 관행처럼 저질러졌는데도 자체 감사에서 한번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음성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적발하기 어려웠다”는 해명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공단 감사실은 물론 최고 인사권자인 이사장이 무능하거나 직무를 유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아니면 인사 비리를 알고도 묵인했을지 모른다. 이처럼 썩을 대로 썩은 공단이 대국민 업무를 합리적이고 원칙대로 처리했을 리 없다고 추측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이다.
공단은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마자 인사 비리 관련자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 대책을 내놓으면서 부패 제로의 청렴 경영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솔직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 공단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통안전공단 같은 사례가 또 없는지 전체 공기업을 대상으로 감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감시감독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철밥통 공기업에는 아직도 어두운 구석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설]론스타 ‘먹튀’ 돕는 금융위 결정 잘못됐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18일자 사설 '[사설]론스타 ‘먹튀’ 돕는 금융위 결정 잘못됐다'를 퍼왔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어제 임시회의를 열고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 론스타에 대해 6개월 내에 외환은행 초과지분을 매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매각 방식을 제한하는 징벌적 매각명령을 통해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챙기지 못하게 하라는 시민단체와 야당의 요구를 외면한 채 조건없는 매각명령을 내렸다. 매각명령 이행 기간도 론스타의 요구대로 법정 한도인 6개월을 부여했다. 론스타가 막대한 투자이익을 챙겨 한국을 떠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는 결정을 내린 꼴이다.

이번 조치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론스타의 유죄가 확정돼 은행 대주주 자격을 잃은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중죄를 저지른 론스타에 징벌적 성격의 명령이 내려져야 마땅했다. 금융위가 애초부터 징벌적 매각명령을 주저한 것은 은행법상 매각방식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법적 근거가 없어 자칫 국제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금융위가 의지만 있다면 매각명령의 ‘효과’를 도모하기 위해 장내매각 등으로 방식을 제한하는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국내 기업들에 유사한 지분 매각명령을 내린 사례도 있었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론스타 편에 서서 론스타의 이른바 ‘먹튀’에 도장을 찍어주는 결정을 내렸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론스타는 지난 7월 외환은행 지분을 4조4059억원에 하나금융지주에 넘기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이후 주가가 크게 떨어져 현 시장가로 치면 3조원에도 못미친다. 금융위는 매각명령 이행 시한을 최대한 길게 부여해 론스타가 향후 하나금융과의 인수가격 재협상 등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했다. 금융위는 또 매각명령과 별개로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지도 않은 채 ‘비금융주력자로 판명되더라도 징벌적 매각명령은 내릴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위가 론스타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이후 가혹한 구조조정과 고배당을 통해 투기자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우리 사회가 ‘선진금융’이라는 허망한 환상에서 깨어나고, 다시는 은행을 투기자본에 넘겨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제대로 새기려면 론스타가 범죄를 저지르고도 천문학적인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챙겨 떠날 수 있게 해서는 곤란하다. 국민 정서상으로도 용납될 수도 없고, 외국자본 앞에 무기력한 금융당국의 자세는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금융위는 조건없는 매각명령을 철회하고 최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여부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

[사설] 우려되는 대법원 구성의 ‘균형 상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18일자 사설 '[사설] 우려되는 대법원 구성의 ‘균형 상실’'을 퍼왔습니다.
임기를 마치고 어제 퇴임한 박시환·김지형 대법관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진보 성향의 소수의견을 많이 제기해온 대법관들이다.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이홍훈·김영란·전수안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5형제’라고도 불렸다. 이들은 비슷한 학력과 경력에 보수 성향 일색이던 대법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이제는 내년 6월 퇴임하는 전수안 대법관만 남게 됐다.
박 대법관 등으로 상징되는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가 가져온 변화는 최근 참여연대가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의 판례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건수가 전임 대법원장 시절보다 20여건 늘어났고, 판결에서 다룬 쟁점도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는 사회의 여러 현안에 대해 대법원이 그만큼 진지하게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냈다는 이야기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 보호, 기본권과 관련된 사건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담은 판결도 많이 나왔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배제한다는 원칙이 확립됐고, 국가보안법 규정에 대한 해석도 훨씬 엄밀해졌다.
법원, 특히 대법원의 인적 구성이 시대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가치와 이념을 반영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필연적 명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 나타난 흐름은 오히려 정반대다. ‘서울대 출신의 보수 성향 남성’ 중심의 과거형으로 돌아갔다. 최근 양승태 대법원장이 여성 출신 박보영 변호사를 김용덕 법원행정처 차장과 함께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 것은 나름대로 평가할 대목이지만 그 정도로는 미흡하다.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는 단지 출신 대학이나 출신 지역의 다양화 정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런 기계적 다양화를 훨씬 뛰어넘어 사회적 소수자를 비롯한 사회 구석구석의 목소리를 골고루 반영할 수 있는 가치관의 다양화가 더욱 중요하다. 이 점에서 박시환 대법관이 최근 와 한 인터뷰에서 “대법원 구성이 다양성을 갖추려면 가치관의 다양성이 중요하고 가치관이 다양하려면 그 사람이 살아온 경로와 경험이 다양해야 한다”고 지적한 대목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그는 또 “실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보통의 법관 중에서 여러 다른 자질을 갖춘 법관을 대법관으로 선발함으로써 엘리트주의나 법원의 관료화를 완화”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사법부 수뇌부가 깊이 새겨들었으면 한다.

[사설] 유죄판결 론스타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주다니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8일자 사설 '[사설] 유죄판결 론스타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주다니'를 퍼왔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어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해 외환은행 초과지분 41.02%를 6개월 안에매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매각 방식에 조건을 달지 않음에 따라 외환은행은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의 기존 계약대로 하나지주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팔면서 결과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챙기게 해주는 조처로 매우 부당하다.
우선 금융위가 외환은행 노조 등이 주장하는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금융위는 은행법상 매각방식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어 징벌적 매각명령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제 매각명령에는 처분방식을 지정하거나 제한하는 권한도 포함된다는 해석이 있으며 그런 선례도 있다. 그럼에도 조건 없는 매각명령을 내림에 따라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불과 8년 만에 5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차익을 챙기고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더 큰 문제는 금융위가 론스타에 대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심사 절차 없이 매각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는 성급한 조처일 뿐 아니라 직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금융위는 지난 3월 론스타를 비금융주력자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두달 뒤인 5월 론스타가 일본에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골프장 법인의 자산만으로도 금융자본이 아닌 자산이 2조원을 초과해 론스타는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자본으로 판정되면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로서 행사한 법적 행위가 모두 무효가 될 수 있다. 또한 은행법상 4% 초과지분의 의결권은 즉시 제한되므로 론스타의 협상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금융위의 조건 없는 매각명령으로 론스타는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한국을 떠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연말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는 인수대금 4조4000억원의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맺었다. 최근 주가를 고려하면 론스타는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1조7000억원의 웃돈을 챙기게 된다. 유죄판결을 받은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챙긴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론스타 관련 대법원 판결과 헌법재판소 결정이 남아 있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론스타가 법을 어긴 응분의 대가는 치르도록 해야 한다.

2011년 11월 18일 금요일

'건보 해체' 김종대 논란 확산…MB정부 의료민영화까지?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17일자 기사 ''건보 해체' 김종대 논란 확산…MB정부 의료민영화까지?'를 퍼왔습니다.
"건강보험 쪼개지면 의료민영화 첫단추 끼워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재수생'인 김종대 신임 이사장이 1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실을 방문해 한 말이다. 그러나 곽 의원은 김 이사장의 방문을 거부했다. 김 이사장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민주당 소속의 복지위 관계자는 "우리 의원실에도 찾아왔다. 미리 '만날 생각이 없으니 오지 마시라'고 정중하게 부탁했는데도 왔더라. '약속 안했는데 오신 것은 결례다'라고 쏘아줬지만 별 표정 변화 없이 갔다. 딱 MB 스타일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종대 이사장 임명을 두고 말들이 많다. 복지위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취임 전에 복지부 직원들을 사석에서 만나 "건강보험을 분리하려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왔다"고 말했다고 귀띔했다.


▲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 ⓒ연합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의 제가를 받자마자 건보공단 지하 강당에서 기습적으로 취임식을 연 김 이사장의 취임 일성도 통합 건강보험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는 공단의 존립 자체를 흔들만큼 파격적이었다. 건보 노조는 "도둑 취임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17일 "김종대 이사장이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건강보험통합 위헌소송과 관련하여, 실무자들에게 '방어변론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고 실무자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할 정도"라고 전했다.

사회보험노조 관계자는 "사실상 헌법 소원에 대해 대응을 하지 말란 얘기다. 김종대이사장이 변론을 못하도록 압박한 것"이라며 "공단이 적극적으로 변론을 안 하면 위헌 판결이 날 소지가 크다. 지금 통합이 위헌이라고 나오면 건보 분리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건강보험 쪼개기를 주장해온 인사를 건강보험이 쪼개질지 모르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기 한달 전에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했다. 인사권자는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이다. 수상한 낌새가 있다"고 주장했다. 건보 측은 "김 이사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으나, 발언 여부를 떠나 김 이사장의 이력은 그의 성향을 잘 말해주고 있다.

건보공단 통합 위헌 소송은 뭐고 왜 김종대 신임 이사장에 관심이 쏠리는 것일까?

김종대 "헌재, 정신 이상자 아니면 100% 위헌판결 내릴 것"

2000년 이전 건강보험은 직장의료보험조합과 지역의료보험조합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DJ정부 시절에 통합이 됐다. 앞서 노태우 정부 시절인 89년, 국회가 만장일치로 통합을 의결했지만,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이를 무산시켰다. 그 때 노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이끌어냈던 게 당시 청와대 경제비서관, 김종대 이사장이었다. 김 이사장의 '활약'으로 건보 통합은 10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통합 전 지역조합은 주로 의료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농어촌 지역 저소득층 노인들이가입했다. 직장조합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안정된 직장인들이 가입했다. 지역 조합은 의료 소비가 많아 재정이 악화되기 일쑤였지만 직장 조합은 준비금이 쌓이는 등 건실한 재정을 유지했다. 지역조합과 직장조합을 통합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을 배려하자는 것이 건보통합의 취지였다.

그러나 김종대 이사장은 건강보험 통합을 강하게 반대했고 99년 이 때문에 직권면직을 당했다. 사실상 공직에서 쫒겨나게 된 것이다. 이후 2009년 이명박 대통령 측근이자 김 이사장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 등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를 단일 보험으로 관리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이 판결은 오는 12월에 예정돼 있다. 위헌 판결이 나면 건강보험은 지역조합과 직장조합으로 쪼개져야 한다.

'건보해체론자'인 김 이사장은 이 위헌 소송을 뒷바침하는 다양한 논리를 만들며 경 회장을 도와줬다. 민주당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김종대 이사장은 2009년 2월 1일, 이명박 대통령 '낙하산' 인사였던 경만호 한국적십자사 부총재 출판기념회에서 "건강보험 재정통합에 대한 헌법소원 의의 및 전망과 의료개혁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때 김 이사장은 발제문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정신이상자 기관이 아닌 한, 100% 위헌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이 분리되어야 의료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건강보험 자치권 회복 운동본부'를 만들어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판결을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12월에 예정된 건강보험재정 통합 위헌소송 판결과 김종대 전 실장의 건보공단 이사장 임명은 별건이 아닌, 건보공단을 재분리하려는 현 정권의 의도된 기획된 의도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건강보험 재정통합에 대한 헌법소원 의의 및 전망과 의료개혁 방향
▲ 건강보험 재정통합에 대한 헌법소원 의의 및 전망과 의료개혁 방향

"건보 분리시 시장주의자 세력 확대…의료민영화 첫 단추 끼워질 수도"

건강보험 분리에 어떤 함의가 있을까? 일단 재판 결과를 봐야 하지만, 헌재가 통합건강보험을 위헌으로 판단할 경우 지역조합과 직장조합 분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경우 지역조합의 보장성은 약화될 수밖에 없고 직장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영세 자영업자 등은 사실상 보험 사각지대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고소득 자영업자,전문직종사자 등은 민영보험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민영보험이 활성화되면, 병원도 민영보험 가입자 유치에 나서게 될 수밖에 없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건강보험을 쪼개면 (지역조합 가입자 보장성이) 약화될 것이다. 지역조합 보장성이 약화되면 그 자체로 민영보험한테 이익이 된다. 그러면 (정부가) 경쟁 체제를 도입하게 되고 민영보험이 활성화될 수 있다. 결국 의료민영화의 첫 단추가 끼워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관계자도 "건강보험이 직장-지역 조합으로 쪼개지면 한 쪽이 도태될 것이고 도태된 쪽은 민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사회보험노조 관계자는 "위헌소송이 나면 공단을 직장가입자 따로, 지역가입자 따로 분리할 수 있다. 분리되면 건보공단의 역할이 크게 약화된다. 민영 의료보험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다. 의료시장주의자의 세력이 확대된다"고 주장했다.

국회 복지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영리병원 도입의 초석으로 해석하는 것은 좀 멀리 나간 해석이지만, 건강보험이 쪼개질 경우 이명박 정부가 초기에 추진했던 '시장주의적 의료 서비스' 도입을 밀어부칠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대 이사장은 뼈속까지 '뉴라이트'?

김 이사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행정고시(10회)에 합격했다. 77년 보건사회부 보험과 과장을 거쳐 전두환 전 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정무비서실 행정관을 지냈고, 85년 보건사회부로 복귀했다. 이후 89년 노태우 전 대통령 경제비서관을 지냈다. 이 때 여야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의료보험조합 통합과 관련해 '통합되면 직장인 의료보험 3~4배 인상'이라는 보도자료를 돌려 결국 노태우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하도록 만들어 통합을 무산시켰다.

이후 93년부터 96년, 98년부터 99년까지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냈고, 99년에 건강보험조합 통합에 반대하다가 직권면직을 당했다.

공직자 옷을 벗은 후 2005년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보건복지정책 자문위원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에 뉴라이트바른정책포럼 공동대표를 지냈고, 같은해 한나라당 원내대표 자문위원장을 맡았다.

뉴라이트바른정책포럼은 2006년 3월에 창립 대회를 했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2009년 5월에 또 창립대회를 열어 조직을 다지고 건강보험공단 '슬림화' 등을 위해 대정부 로비를 해 왔다. 공동대표로 이름이 올라온 인사 중에는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수 후보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접은 이석연 전 법제처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이 뉴라이트바른정책포럼은 대선 직전인 2007년 9월 이명박 정부 외곽조직인 '건강복지공동회의'의 발족에 참여한다. 김 이사장은 여기에 상임고문에 위촉됐다. 건강복지공동회의는 이후 대선 승리에 기여했고, 김 이사장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상임자문위원을 맡게 된다. 함께 이 대통령 인수위에 참여했던 경만호 의협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타이틀을 거머줬다. 그러나 '오바마 건배사 논란'(경 전 부총재는 이 건배사가 '오빠, 바라만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의미라고 주장)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후 낙마했다.

이들이 참여한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는 의료 민영화 등을 추진하려다 거센 역풍을 맞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그해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해 대구에 출마하려 했으나 실패한 뒤 MB정부 첫 건보공단 이사장 자리에 내정됐다.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앞두고 의료건강산업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 때문에 사전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그해 5월 기소됐고, 6월에 징역6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 때문에 김 이사장의 내정이 취소됐고, 그 자리는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넘어갔다. 김 이사장은 그해 10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김 이사장은 박근혜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멤버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다.



/박세열 기자,김윤나영 기자

송영길 "민주당, 한미FTA를 과거엔 몰랐다고 하는 건 무책임"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18일자 기사 '송영길 "민주당, 한미FTA를 과거엔 몰랐다고 하는 건 무책임"'을 퍼왔습니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17일 "한미FTA는 민주당 정권이 추진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한미FTA 독소조항을) 그 때는 몰랐다고 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송 시장은 이날 광주에서 한 특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FTA를 안하려고 핑계를 찾거나 다른 조건을 거는 방식은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민주당은 책임 있게 정치를 해야 한다"며 "(미진한 것이 있다면) 보완해서 마무리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FTA비준안을 강행처리하면 여당의 정치적 무능력을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여당의 무능력과 야당의 무책임으로 국회가 대치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송영길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 한미 FTA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지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당시 열심히 했지만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협상이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희 기자psh@vop.co.kr

강용석 '자해정치' 목적은 법원 조롱인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18일자 기사 '강용석 '자해정치' 목적은 법원 조롱인가'를 퍼왔습니다.
[기자칼럼] 여대생 ‘성희롱’ 파문 주인공, 개콘에 재갈을 물리다

“성희롱 발언 자체도 문제지만 상황 모면에만 급급한 용렬함이 더욱 실망스럽다.…약속한 대로 정치를 그만두는 것이 그를 뽑아준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다.”
중앙일보는 2010년 7월 22일자 사설에서 강용석 당시 한나라당의원에게 정치를 그만두라고 밝혔다. 강용석 의원이 중앙일보 조언을 따르고 자숙했다면 KBS 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최효종씨가 국민에게 ‘웃음보따리’를 풀었다고 고소당하는 황당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강용석 의원은 2011년 11월 17일 최효종씨를 국회의원에 대한 집단모욕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국회의원 되는 거, 어렵지 않아요. 판사가 돼서 집권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지면 돼요.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


지난해 7월 20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여대생 성희롱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있는 강용석 의원.

최효종씨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에서 이렇게 얘기할 때 수많은 시청자가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다. “참 속 시원하게 말 잘했다” “요즘 언론보다 낫다” “어쨌건 참 재밌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효종씨는 요즘 가장 잘나가는 코미디언 중의 하나이다. ‘애정남’ ‘사마귀유치원’ 등 그가 나오는 프로그램마다 빵빵 터진다. 몸과 마음이 지친 국민들이 일요일 밤 TV를 보면서 웃음꽃을 피울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최효종씨는 국회의원의 고소 대상이 되고 말았다. 개그를 개그로, 코미디를 코미디로 받아들이지 않는 세상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예상대로 강용석 의원은 엄청난 역풍을 맞고 있다. 언론에도 그의 황당한 행동을 지적하는 기사가 이어지고,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는 그의 행동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정치인에게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지만, 강용석 의원이 사서 욕을 먹으려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단 그가 누구인지 살펴보자. 강용석 의원은 잘 나가는 정치인이었다.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인물이었다. 서울 경기고, 서울법대, 하버드 로 스쿨 석사, 사법시험 33회, 변호사…. ‘국회수첩’에 담긴 강용석 의원의 프로필이다. 
강용석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여대생 성희롱 사건으로 한나라당을 나와 지금은 무소속 의원이지만, 한나라당에서 청년위원장을 지내면서 20~30대 젊은층에게 한나라당을 홍보하던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강용석 의원의 최근 행동은 그에게 청년위원장을 맡겼던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참 갑갑한 장면이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코미디언에게 고소나 하라고 그 역할을 맡기지는 않았을 텐데, 사서 욕을 먹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상황이겠는가.
그러나 그런 인물을 ‘청년위원장’으로 앉힌 것은 바로 한나라당이다. 강용석 의원의 행동은 ‘자해정치’에 가깝다. 말과 행동이 국민의 짜증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강용석 의원 쪽도 최근의 행동이 국민 분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왜 그런 행동을 할까. 강용석 의원은 최근 ‘뉴스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때는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당시 후보의 ‘저격수’를 자처하더니 지금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저격수’를 자처하는 모습이다.
중앙일보 사설처럼 지난해 7월 여대생 성희롱 사건으로 그의 정치 생명은 사실상 끝이 났는지 모르지만, 그는 누구보다 활발(?)하게 뛰고 있다. 강용석 의원의 행동을 놓고 한나라당과 교감하에 이뤄지고 있는 행동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이 나서서 박원순, 안철수 ‘저격수’가 되기에는 부담이 있으니 대신 그 역할을 맡겼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에 윗분의 선처(?)를 기대하고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한나라당과의 관련성은 확인된 증거가 없기에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강용석 의원의 ‘칼날’이 한나라당이 부담스러워 하는 '정적'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렇다면 왜 코미디언 최효종씨를 고소의 대상으로 삼았을까. 그렇게 행동하면 정치권 안팎에서 욕을 먹을 텐데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강용석 의원의 행동은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짜 목적은 최효종씨도 최효종씨의 개그를 겨냥한 것도 아닐 수도 있다.
강용석 의원은 여대생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1심은 물론 2심에서도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19대 총선 이전에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면 그는 국회의원직 박탈은 물론 국회의원 선거 출마도 할 수 없게 된다.
강용석 의원은 ‘집단 모욕죄’를 적용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의 ‘자해정치’는 법원에 대한 조롱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강용석 의원은 최효종씨 고소와 관련해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얘기를 써놓았다.
“지난 10일에 있었던 2심 판결문이 도착했습니다...검찰과 저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1심과 동일. 물론 상고했습니다. 상고이유는...집단 모욕죄는 대법원의 누적된 판례에 비추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점 등등입니다...이 사건 판결과 같이 모욕죄가 성립한다면 국회의원인 제가 개콘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을 풍자한 최효종을 모욕죄로 고소해도 죄가 된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나요? 정말 최효종을 모욕죄로 고소라도 해볼까요....ㅋ.”
결국 최효종씨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얘기 아닌가. 코미디언이 그리 만만한가.
방송인 김미화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효종아..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쟈!! 강용석 의원이 우릴 코미디언이라고 우습게 보나본데.. 고맙지..우린 원래 웃기는 사람덜 아니냐.."국회의원 모욕죄"로 고소했다고? 우리도 맞고소하자. 국회의원들..뻑 하면 "코미디하고 있네" 라고 코미디언 모욕했으니!!”

[정동칼럼]트위터가 그들에게 불리한 이유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17일자 기사 '[정동칼럼]트위터가 그들에게 불리한 이유'를 퍼왔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죽이기 총 공세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트위터가 표적이다. 나설 수 있는 기관은 모조리 나섰다. 여당,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검찰, 선관위, 정부 출연연구원, 모든 공중파 방송과 모든 보수신문이 동시에 집중포화를 쏟아붓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심해지더니 선거결과가 박원순 시장의 승리로 나온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트위터와 선거, 그리고 민주주의의 관계를 연구해온 내게도 매일 서너통씩의 전화가 걸려온다. 요청하는 내용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다. 트위터 상의 괴담, 루머, 트위터의 역기능, 소셜테이너의 나쁜 점에 대해 코멘트 해달라거나 발표해달라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트위터가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치명적으로 불리하며, 트위터를 그대로 두고는 내년 선거를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트위터를 매도하는 여론을 조성하거나 혹은 규제한다고 해서 여론이 돌아서지도 않을 것이고 규제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정말로 대책을 원한다면 효과도 없는 트위터 죽이기에 나설 일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점들을 진지하게 고심해볼 것을 권한다.


첫째, 온·오프라인을 함께 보아야 현실이 보인다. 트위터가 좌파의 온상이라고 말하기에 앞서 정부여당과 밀월관계를 형성하고 그 통제 아래 두었던 전통 미디어가 얼마나 수구의 온상이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기존 매체가 오른 쪽으로 심하게 치우칠수록 뉴미디어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균형과 견제의 원리다.

둘째, 루머니 괴담이니 하는 근거 없는 주장은 그만 거두어들일 것을 권한다. 소셜 미디어를 포함해서 모든 매체는 잘못된 정보를 전파한다. 문제는 그것이 얼마나 의도적인지, 결국에는 수정이 되는지, 얼마나 빨리 수정되는지 등이다. 이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트위터는 기존 매체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편집권 민주화와 집단지성이라는 두 개의 이유 때문이다. 한 사람이 편집권을 독점하고 있는 기존 매체는 종종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수정 요청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수정되더라도 긴 시간이 걸린다. 편집권이 완전히 분산된 트위터에서는 400만 이용자 중 누구도 의도적으로 왜곡할 능력이 없고, 잘못된 사실이 유포되었을 경우 400만명 중 누군가는 해당 분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수정이 이루어진다. 몇 차례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거듭 확인된 사실이니, 트위터에 루머가 퍼진다는 주장은 그 자체가 루머일 뿐이다.

셋째, 규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규제하는 즉시 규제를 우회하는 기술이 개발될 것이 분명하고, 공연히 유사한 국내 서비스들에 역차별만 가할 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트위터를 규제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를 보자. 최근 필자의 학생 중 한 명이 전 세계에서 올라오는 중국어 트윗들을 수집해서 간자와 번자를 구분해 본 적이 있다. 간자는 주로 중국 본토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중국 내 트위터 사용 인구를 추정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중국어 트윗의 95%가 간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중국처럼 강력한 규제를 하더라도 도저히 막을 길이 없다는 뜻이다.

넷째, 트위터의 핵심은 소통, 공감, 연대이다. 전통미디어를 대상으로 할 때처럼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끝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이 소통이 진정성이 있다면 트위터의 400만 네트워크는 비로소 공감하기 시작한다. 공감의 끝은 서로를 끌어안는 연대이다. 트위터의 등장 이후 상상할 수 없었던 놀랍고 감동적인 연대를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희망버스가 그랬고, 홍대앞 두리반이 그랬고, 명동 카페 마리가 그랬다. 이 모두가 작은 소통에서 시작해서 공감을 얻어내고 마침내 연대로 이어진 것들이다. 트위터 때문에 불리해지는 것이 싫다면 내가 일방적 홍보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진정한 소통을 시도하는지, 그 소통은 공감을 이끌어낼 만한 것인지, 또한 나는 99%와 연대하고 있는지 아니면 1%와 연대하고 있는지를 돌아볼 일이다.

[사설]‘친환경 올림픽’ 선언해놓고 환경평가도 안 하겠다니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17일자 사설 '[사설]‘친환경 올림픽’ 선언해놓고 환경평가도 안 하겠다니'를 퍼왔습니다.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 지원 특별위원회’가 어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심의했다. 그런데 강원도가 만들어 최종원 민주당 의원 등 38명이 발의한 특별법안은 올림픽 경기장과 배후단지인 올림픽특구를 개발할 때 사전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평가, 자연경관영향평가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친환경 올림픽을 선언해놓고 기본적인 환경영향평가조차 하지 않겠다는 발상에 시민단체는 물론 정부 부처들조차 반대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환경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곳은 대규모 스키장이 설치되는 강원도 정선의 가리왕산이다. 가리왕산은 현재 산림법상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이곳은 멸종위기종과 주목 등 희귀 식물자원이 많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돼 있다. 그런데 이 법안은 강원도지사가 사업시행자가 올린 공사 계획을 승인하는 것만으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정상적으로는 개발이 불가능하니 특별법을 통해 한꺼번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강원도는 자체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희귀식물들을 옮겨심는 등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발 주체가 하는 말이다. 특별법안이 무리수라는 것은 관련 국회와 정부 부처의 태도에서도 확인된다. 국회 환경노동위 수석전문위원실은 법률 검토 보고서에서 “도지사가 다른 법률의 인허가 사항까지 결정하겠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8월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는 안에 반대한 환경부의 태도는 완강하다. 1997년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에도 도지사에게 환경영향평가를 위임했는데 환경피해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게 유치한 국제대회라 하더라도 법과 원칙을 무시하면서까지 치를 수는 없다. 환경영향평가와 주민열람 공고, 공청회 등의 절차를 다 생략하고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이 올림픽 정신에 부합할 리도 없다. 가리왕산을 보존하고 환경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안이 강구돼야 한다. 또 다른 걱정은 이 법안이 곧 통과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출신 의원뿐 아니라 여야가 모두 특별법안을 지지하고 있어 다음달 초에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대안이 나올 때까지 이 법안의 통과는 당연히 유보돼야 한다.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해놓고 환경을 망가뜨린다면 그 후유증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사설]FTA 비준 강행 방침은 대국민 선전포고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17일자 사설 '[사설]FTA 비준 강행 방침은 대국민 선전포고다'를 퍼왔습니다.
한나라당이 어제 오후 개최한 의원 총회는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를 강행하기 위한 출정식 같았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총회에서 “해 달라는 것은 다 해줬다”면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전의를 다졌다. 협상파 목소리가 있었지만 강경론에 묻혔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자당 의원 중 협상파들을 교체했다. FTA의 독소요소를 제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강행 처리에만 매달리고 있는 한나라당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약속한 FTA ‘발효 후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의’와 민주당의 거부를 강행 처리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한나라당이 사안의 본질을 외면하고 그동안 명분 쌓기에만 골몰해왔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대통령의 재협의 약속과 민주당의 거부가 어떻게 강행 처리의 이유가 될 수 있는가. 심지어 한나라당은 야당인 민주당의 ‘양국 장관급 이상 서면합의서 요구’를 대통령에 대한 결례라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의 요구내용도 이상하지만 한나라당의 태도는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한·미 FTA가 나라 전체에 미칠 후폭풍과 부작용은 외면한 채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따지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 대통령의 ISD 재협의 약속은 역설적으로 현재 한·미가 합의한 FTA 내용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발효 이전에 이를 바로잡는 것이 순리다. 지금 이해가 상충하는 조항을 손보지 못하면서 나중에 손보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더욱이 한 번 발효된 조항을 개정하려면 미국 정부와의 합의에 이어 미국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들의 국익을 위해 노무현 정부 때 한·미가 합의한 FTA를 수정시켰던 미 의회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항을 고치는 데 응할 리 없다. 미 행정부의 ‘ISD 논의 가능’ 언급은 그야말로 실효성 없는 립 서비스일 뿐이다. 문제 있는 내용을 일단 발효부터 시키고 나중에 협의하자는 정부의 설명은 고치지 않겠다는 얘기와 똑같다. 
한나라당은 어제 의총에서 비준안 처리 시점과 방법을 지도부에 일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의 예상은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24일이다. 국가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FTA를 밀어붙이려는 한나라당의 오만에 할 말을 잃는다. 한나라당은 최근 조기 비준 필요성의 근거로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를 거론하면서 ‘선점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가입은 내부 반발로 진통이 불가피하며, TPP 자체도 협상국가들의 이해 차이를 언제 현실화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이 TPP를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견강부회다. 한나라당의 FTA 강행 처리 방침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사설] 통합건보 뿌리째 흔드는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

이글은 한겨레신문 2911-11-17일자 사설 '[사설] 통합건보 뿌리째 흔드는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을 퍼왔습니다.
엊그제 취임한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취임식에서부터 통합건강보험 체계를 비판하는 등 건보공단 책임자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와 야당의 우려대로 ‘건강보험 분리론자’의 행태를 노골화한 것이다.
김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건보공단에서 (공단 통합이) 문제가 없다는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니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며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 경만호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재정을 통합 운영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제기한 소송을 심리중인데, 김 이사장의 발언은 공단이 의사협회의 헌법소원에 반대하는 것을 막겠다고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2009년 당시 “헌재가 정신이상자 기관이 아닌 한 100% 위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통합건보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현행 통합건보는 재정이 넉넉한 직장조합과 적자에 시달리는 지역조합을 합쳐 전 국민이 골고루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기 위해 출범했다. 건보가 사회적 분배에 기여하도록 하자는 정치·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이다. 그런데도 그는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건강보험 재정지출의 분권화 등을 주장하며 공단을 분할,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진료비용을 의료계가 자율적으로 심사하도록 하자고 주장하는 등 의료 공공성과는 상반된 태도를 견지해 왔다.
그의 취임은 정부가 의료서비스 시장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이는 것과 연결지을 때 더욱 우려스럽다. 한-미 에프티에이는 미국식 영리병원과 민영의료보험 도입 등을 통해 의료비 상승과 의료 양극화를 불러올 위험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통합건보 체계마저 망가진다면 저소득층의 건강권 보장은 한층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김 이사장은 1999년 건보 통합을 반대했다가 보건복지부 기획실장에서 직권면직된 이력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런 인물을 공단 책임자로 앉힌 것은 통합건보 체계를 무너뜨리기로 작정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당장 건보공단 사회보험노조는 어제부터 그에 대한 무기한 출근저지 투쟁에 들어갔다. 정부는 갈등이 더 커지기 전에 김 이사장을 물러나게 하는 것이 옳다.

2011년 11월 17일 목요일

'원자력의 나라' 프랑스도 '탈핵' 본격화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17일자 기사 ''원자력의 나라' 프랑스도 '탈핵' 본격화'를 퍼왔습니다.
후쿠시마에선 위험 수준 방사능 쌀 처음 발견

핵발전에 크게 의존해 온 프랑스에서도 원전 가동율을 낮추자는 야권 간 합의가 이뤄졌다. 프랑스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원전 대국이다.

프랑스 사회당과 녹색당은 16일(현지시간) 24개의 원자로를 폐쇄하는 방안을 통해 프랑스의 원전 의존도를 현재의 75%에서 오는 2025년까지 50%로 낮춘다는 내용의 합의를 이뤘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afp>

두 정당은 이같은 내용으로 내년 5월 대선에서 공동 캠페인을 펴기로 했다. 사회당은 프랑스 최대 야당이며 녹색당은 지난 9월 선거를 통해 상원에 10석을 확보한 정당이다.

두 정당의 합의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프랑스에서 원전 개발을 제한하려는 첫 시도다. 프랑스는 58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 핵에너지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독일 등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福島) 사태 이후 원전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달 1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펼쳐진 반핵 시위. 참가자들은 검은색과 노란색 우산을 이용해 거대한 방사능 표시를 만들어냈다. ⓒ로이터=뉴시스

녹색당의 세실 뒤플로 대표는 야권 합의를 환영하며 이를 '원전에 대한 생각의 프랑스 혁명'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과거와의 진정한 단절이며 좌파와 환경주의자들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프랑스 에너지 정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당과의 합의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대선 후보에게 또 하나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랑드는 지난 13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을 53% 대 34%로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양 당 사이의 이견도 노출됐다. 사회당은 서부 노르망디 지역의 플라맹빌에 지어지고 있는 차세대 원전 '유럽형가압원자로'(EPR)의 건설을 즉각 중단하자는 녹색당의 요구에는 호응하지 않았다.

녹색당은 나아가 프랑스의 전체 원자력 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통신은 이 문제를 놓고 사회당과 녹색당이 대선을 앞두고 갈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바 졸리 녹색당 대선 후보는 그러나 "우리(녹색당)는 그들(사회당)과 이해가 가능한 영역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의욕을 보였다.

우파의 사르코지 정부와 관련 업계는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발레리 페크리즈 예산장관과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는 전기요금이 50% 비싸지고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고 비난했다. 또 국내총생산(GDP)도 0.5~1%가량의 저하되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녹색당 졸리 후보는 "거짓말"이라며 60만개의 일자리가 대체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창출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후쿠시마 사태에 대해 "원전 사고가 아니라 거대한 쓰나미(津波)"였다면서 자신은 원전 정책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안전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선량이 측정된 쌀이 발견됐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후쿠시마의 한 논에서 수확된 쌀에서 1kg당 630베크렐(Bq)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정한 안전 기준치는 500Bq/kg다. 농림수산성 관리는 문제의 쌀을 생산한 농민과 주변 농민들에게 쌀을 출하하지 말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곽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