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3일 토요일

KBS 기자들 “김비서 비난에 잠 안와… 이제서야 반성”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02일자 기사 'KBS 기자들 “김비서 비난에 잠 안와… 이제서야 반성”'을 퍼왔습니다.
제작거부 돌입 “무력감·좌절감에 허우적… 국민께 머리숙여 사죄합니다”

KBS 기자들이 2일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하면서 그동안 ‘김비서’로 불려왔던 자신들의 무력감과 비겁함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들에 사과했다.
KBS 기자협회(회장 황동진)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0시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간 뒤 오전 10시20분부터 서울 KBS 신관 앞 계단(일명 개념광장)에서 개최한 첫 결의대회에서 대국민 사죄와 KBS 뉴스 공정성 회복 때까지 끝까지 제작거부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150여 명의 KBS 현직 기자들이 참석해 기자들의 열기를 나타냈다. KBS 기자들이 단독으로 제작거부에 돌입한 것은 KBS 사상 초유의 일이다.


황동진 KBS 기자협회장이 제작거부에 들어가며 발언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2일 오전 0시를 기해 제작거부에 들어간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 150여명이 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신관 앞에서 제작거부 선포식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황동진 KBS 기자협회장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반성의 글’에서 과거 권력감시와 진실보도를 했던 자부심이 있었으나 계정이 여러번 바뀐 뒤 뉴스가 무뎌지고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황 회장은 “집회 현장에서는 취재를 거부당하고, 심지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며 “국민들은 더이상 KBS를 고봉순이란 애칭이 아닌 김비서라고 부릅니다. 비참해서 잠이 오질 않는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이들 스스로 더 치열하게 싸우지 못한 비겁함에 대해서도 이들은 질타했다. 황 회장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기 전에 우리가 싸웠어야 했다”며 “정권이나 KBS 사측을 탓하기 전에 독기 품은 카메라와 마이크로 사회 곳곳의 썩은 곳들을 도려내고 후벼 팠어야 했다”고 책망했다.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허우적대지 말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정권에 예민한 뉴스를 회피했습니다. 약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했습니다.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진실 앞에 자주 고개 숙였습니다. 온전히 시민들의 생각을 대변하라고, 정권이나 자본 등에 휘둘리지 말라고, 편들지 말고 항상 공정하라고 주신 막중한 책무를 우리는,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KBS 기자들은 이런 이유로 제작거부에 들어가게 됐다며 “이제서야 감히, 국민들께 머리 숙여 고백합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반성합니다’”라고 사죄했다. 이와 함께 KBS 기자들은 모두 국민과 시청자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와 함께 KBS 기자들은 이날 제작거부의 직접적 계기인 ‘부당징계’와 ‘공정방송 위협하는 보도본부장 인사’를 철회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며, 이번 싸움의 최종 목적은 KBS 기자들의 존재이유를 되찾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KBS 기자들은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해 국민들게 진짜 KBS 뉴스를 돌려드리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무기는 양심과 염치, 기자정신 뿐이며, 감히 국민과 역사는 우리 편이라 믿는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동진 회장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KBS 뉴스가 지난 4년간 진실을 외면하고 공정하지 못한 보도를 했을 때가 많이 있었고, 국민들게 질책을 많이 받았다”며 “이에 반성하고 공정방송을 회복하겠다는 뜻으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KBS 기자들이 현정부 하에서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담아 시청자와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황 회장은 “내 스스로만도 국토해양부 취재를 하면서 4대강과 경인운하(아라뱃길)에 문제제기하는 자료가 나오면 늘 ‘주관적, 자의적’,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일 뿐’이라고 폄훼하고 외면했다”며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계적 균형에 매달려 제대로 보도하지 못해왔다”고 자기비판을 했다.
징계 우려에 대해 황 회장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사측이 면직처분하겠다고까지 통보했으나 우리의 싸움은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총의를 모은 결과”이라고 밝혔다.


황동진 KBS 기자협회장이 기자들과 함께 동지가를 부르며 결의대회를 마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KBS는 기자들이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함에 따라 오는 4일 방송될 의 아이템이 다른 아이템으로 대체되는 등 일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정윤섭 KBS 기자협회 부위원장은 “우리는 우리 뉴스가 쪽팔려서 이 자리에 왔다”며 “더이상 쪽팔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직 5개월 처분을 당했던 성재호 전 KBS 새노조 공추위 간사는 “우리의 싸움은 MB정부와의 싸움이면서도 상식과의 싸움이자 언론의 기본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며 “한 하루라도 우리뉴스가 잘만든다고 인정했던 적이 있느냐”고 부끄러워했다.

다음은 KBS 기자협회가 2일 발표한 대국민 사죄문 전문이다.
공영방송 KBS의 기자로 산다는 것은 한 때,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국민을 대신해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을 발굴해 성역없이 보도할 수 있었던 건 우리 만의 자부심이자 존재의 이유였습니다.
혹독한 계절이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어졌습니다. 우리의 뉴스는 무뎌졌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습니다. 집회 현장에서는 취재를 거부당하고, 심지어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은 더이상 KBS를 고봉순이란 애칭이 아닌 김비서라고 부릅니다. 비참해서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국민들의 외면을 받기 전에 우리가 싸웠어야 했습니다. 정권이나 KBS 사측을 탓하기 전에 독기 품은 카메라와 마이크로 사회 곳곳의 썩은 곳들을 도려내고 후벼 팠어야 했습니다.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허우적대지 말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정권에 예민한 뉴스를 회피했습니다. 약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했습니다.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진실 앞에 자주 고개 숙였습니다.
온전히 시민들의 생각을 대변하라고, 정권이나 자본 등에 휘둘리지 말라고, 편들지 말고 항상 공정하라고 주신 막중한 책무를 우리는,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KBS 기자들은 오늘, 전면 제작거부에 들어가며 이제서야 감히, 국민들께 머리 숙여 고백합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반성합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KBS 뉴스를 꼭 바로잡겠습니다”

KBS기자들도 "불공정했다" 대국민사과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2일 기사 'KBS기자들도 "불공정했다" 대국민사과'를 퍼왔습니다.
2일부터 무기한 제작거부 "더 이상 쪽팔리고 싶지 않다"

2일부터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한 KBS기자협회(회장 황동진)가 "(국민들이) 정권이나 자본 등에 휘둘리지 말라고 주신 막중한 책무를 잠시 잊고 있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 황동진 KBS기자협회장이 2일 오전 집회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곽상아

KBS기자협회는 2일 오전 발표한 '대국민사과문'에서 "이제서야 감히, 국민들께 머리숙여 '부끄러웠습니다. 반성합니다'라고 고백한다"며 "KBS뉴스를 꼭 바로잡겠다"라고 밝혔다.
KBS기자협회는 "국민들의 외면을 받기 전에 우리가 싸웠어야 했다. 정권이나 KBS 사측을 탓하기 전에 독기 품은 카메라와 마이크로 사회 곳곳의 썩은 곳들을 도려내고 후벼 팠어야 했다"며 "하지만 정권에 예민한 뉴스를 회피하고,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진실 앞에 자주 고개 숙였다"는 '반성'을 내놓았다.



▲ 무기한 제작거부에 동참한 KBS본사 보도본부 기자 200여명이 2일 오전 집회에서 "부끄럽고, 반성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곽상아

KBS기자협회가 무기한 제작거부에 돌입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KBS 새 노조 집행부에 대한 징계'와 '이화섭 보도본부장 임명'이지만, 그 밑바탕에는 지난 4년간 행해진 불공정 보도에 대한 자성이 깔려있다.
황동진 KBS기자협회장 역시 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신관 앞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단순히 '부당징계 철회' '이화섭 본부장 임명 철회'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지난 4년간 수치심과 반성을 끌어안고 살다가 두 가지 계기를 통해 다시 일어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KBS홍보실이 "불법행동인 제작거부를 철회하라"고 입장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황 회장은 "회사측에서는 제작거부가 불법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적 절차, 기자협회 규약에 따라 이 자리까지 뚜벅뚜벅 오게 됐다"며 "우리의 싸움은 제대로 공정방송을 하라는 국민 요구를 반영한 의로운 싸움"이라고 반박했다.


▲ 무기한 제작거부에 동참한 KBS 기자들이 2일 오전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곽상아

집회 사회를 맡은 정윤섭 KBS 탐사제작부 기자는 "우리의 요구는 단 한 가지다. 더 이상 쪽팔리지 않고 싶다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최근에 기자협회 총회가 끝나고 나서, 한 고위 간부가 저를 불러서 말하더라. 왜 후배들은 KBS뉴스를 쪽팔리다고 말하는지 잘 이해가 안간다고, 자신은 주변 이들로부터 'KBS뉴스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만 듣고 있다고 말이다.
취재현장을 떠난 지 10년 넘은 간부들이 만나는 이들은 현장의 시민들이 아니다. 지금 당장의 삶이 힘들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내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니다. 그래서 간부들과 기자들 사이에 생각의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안이하게 지내고 있을 뿐이다."
무기한 제작거부와 새 노조 총파업 돌입의 직접적 계기가 된 중징계 당사자들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새 노조 1기 집행부였던 이들은 "이번 싸움은 정치파업이 아니라 언론의 기본을 지키려는 상식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직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엄경철 전 KBS 새 노조 위원장은 "엊그저께 우리 뉴스가 제주해군기지를 2꼭지에 걸쳐서 다룬 것을 보았다. 정부 입장, 해군기지의 전략적 가치 등이 주로 다뤄졌고 반대 입장은 인터뷰로 10초밖에 나가지 않았다"며 "공익,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환경 등 여러 가치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묵살되도 되는 것인가? 그것이 진실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사측에게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간부들은 '정치투쟁하는 거냐'고 '정치'문제로 되받는다"며 "KBS 시사정신의 핵심인 에 나오는 유행어를 따르자면 '오해하지 마라, 내가 마음만은 보수우익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나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도부문 간사를 맡았던 성재호 기자 역시 "회사에서는 우리를 보고 자꾸 정치적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싸움은 '언론의 기본'이라는 상식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 기자는 "이번 싸움은 단순히 하수인인 김인규씨와의 싸움이 아니라, (진짜 배후인) MB정부와의 싸움이다. 이 자리에 나오지 못한 많은 선배, 동료, 후배 여러분들은 더 이상 겁내지 말고 빨리 나오시라"며 "지난 4년의 잘못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용서를 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촉구했다.
성 기자는 "몇 명 안되는 KBS 내의 하수인들은, 배가 난파하기 전에 빨리 떠나실 것을 충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KBS본사 보도본부 평기자 300여명 가운데 200여명이 참석했다. 평기자들이 대거 제작거부 돌입에 동참함에 따라 향후 뉴스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주 일요일인 4일 저녁 방송되는 의 경우, 제작거부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아이템이 다른 아이템으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표 '쇄신'은 무엇을 숨기는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2일자 기사 '김종인표 '쇄신'은 무엇을 숨기는가?'를 퍼왔습니다.
[비평]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못하는 진짜 이유


▲ 새누리당 김종인 비대위원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정책분과위원회에서 정홍원 공심위원장의 1차 공천발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이 역전된 이유는 민주통합당의 공천 파행과 야권연대의 난항 때문이기도 하지만 새누리당이 뭔가 쇄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새누리당의 혁신의 중심엔 비상대책위원회가 있고 중심에 김종인이 있다. 김종인은 에서 이명박 정부를 줄곧 비판했던 보수적 법학자 이상돈, 전여옥을 변절자로 치부한 젊은 이준석과 함께 박근혜 비대위의 쇄신 아이콘이다. 1987년 헌법이 제정될 때 속칭 ‘경제민주화 조항’이라 불리는 119조 2항을 만드는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새누리당 강령에 경제민주화를 삽입시키는 등 맹활약을 하고 있다.
김종인은 그동안 두 번이나 사의를 표명했다가 박근혜의 만류를 받고 번복했다. 특히 이번 사의표명은 이재오가 공천명단에 포함된 것에 항의한 것으로 지난번 것보다 더욱 직접적이었다.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그는 사의하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사설에서 김종인의 가벼운 처신을 비판하고 조선일보 사설이 이재오와 김종인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상황에서 김종인이 새누리당에 남아 있다는 사실은 사람들에게 새누리당이 쇄신과 화합의 두 마리 토끼를 아슬아슬하게나마 모두 잡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렇다면 김종인표 쇄신은 어떤 의미일까?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 그리고 진보신당 지지자들은 김종인표 쇄신이 실제로 한국 사회의 개혁을 추동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김종인이 결국 이재오를 잘라내지 못했단 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절연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 일리는 있지만 이재오 한 사람을 남겼다는 것이 개혁을 못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아니면 김종인이 재벌 개혁엔 찬성하지만 한미FTA 반대를 당론으로 주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것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설명되지는 않는다.
김종인표 쇄신으로 만들어지는 새누리당이 개혁을 수행하기 난망한 이유는 크게 보아 두 가지다. 하나는 경제민주화란 말이 굉장히 두루뭉술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평소에 새누리당을 제재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임기 초 시늉만하다가 다음 선거를 위한 쇼가 필요해질 때까지 몰라라 해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헌법 119조 2항에 ‘경제민주화’를 명시한 것은 시대를 내다본 혜안이었다. 이것 때문에 정부가 어지간한 수준의 규제정책을 만들어도 재벌기업이나 전경련이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는 지금껏 정부가 ‘경제기득권’ 세력에게 위헌소송의 욕망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정책을 편 적이 없다는 거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민주화 조항이 보장하는 정부의 권리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건데, 이 경우 그러한 정책을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표현하는 게 적절한지는 또 다른 문제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스스로 야당의 경제민주화 담론에 대해 “정부가 응당해야 할 규제를 내놓으면서 경제민주화라 말한다”고 일침을 놓은바 있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응당 해야 할 규제’이며 어디부터가 ‘경제민주화’란 이름을 붙일 수 있을 만한 규제인지 모호하다. 민주화란 말이 통용되는 정치영역의 기본원리는 1인 1표이지만, 시장경제의 기본원리는 작동하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그래서 경제영역에서 민주화를 구현한다고 말하려면 노동자의 기업경영권 참여나 소비자 권리의 획기적인 증대 등 보유한 금전과 상관없이 개개인의 권리를 강하게 관철시킬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에서 나오는 ‘경제민주화’ 정책 중에 그런 수준에 도달한 것은 하나도 없다. 재벌개혁 혹은 재벌규제 확대, 양극화 해소 혹은 분배정의 실현 정도의 용어로 충분할 정책들을 경제민주화라 호명하기 시작하면 별 것 아닌 정책으로도 엄청난 혁신을 꾀하고 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 다른 나라의 기준에선 시장경제의 룰을 바로세우는 정도의 작업에 경제민주화와 같은 수사를 붙이는 것은 개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두 번째 문제다. 사실 우리 사회의 정치세력은 경제민주화 정도가 아니라 양극화 해소에도, 하다못해 재벌개혁에도 명운을 걸 의사가 별로 없다. 선거 직전에야 정치를 규정하는 1인 1표의 원리를 따라 다수에게 도움이 될 정책을 내걸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서부터는 1원 1표의 원리를 따내려는 시장경제의 가진 자들이 그들을 포섭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치세력에게 개혁을 강제하려면 이해관계가 다양한 시민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조직화 되어 있어, 자신의 정치적 요구를 정치세력에 요구하고 그것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엔 지지를 철회하여 그들의 입지를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어야 한다. 복지국가 담론의 번성에 대한 정치학자 최장집의 일침을 끌어들인다면, 정책의 ‘산출(Output)’에만 관심을 기울여서는 안 되고 ‘인출(Input)'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하면 이것이 새누리당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물론 민주통합당은 한국노총과 정책연대를 하고 있고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의 노조조직률은 10% 이하로 내려가 있어 전체노동자를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전체 노동인구의 1/3 정도를 차지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은 이런 단체들과 아무런 유대관계가 없어 장사가 잘 되길 바라려면 억지로라도 경기부양을 꾀하겠다고 말하는 정치인을 지지해야 할 판이다.
이런 실정에서 한국 사회의 시민들은 ‘착한 정치인’이 나타나서 ‘착한 정치’를 펼치기를 희망하는 것 밖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사람들이 정치인의 인성·품성·진정성에 유달리 집착하는 건 구조적 문제를 모르는 멍청한 이들이라서가 아니라, 실상은 그들의 처지가 그런 것에 집착하도록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식인들이 아무리 나서서 ‘착한 이명박’을 찾지 말라 일갈한들 무소용인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2017년까지 노조조직률을 20%, 단체협약 적용률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통합진보당의 총선 정책은 문제의 핵심을 짚었고, 하나의 구호로 사태를 재단하기보다 단계적인 해법을 제시했단 점에서 현실성 있다.
그러나 이 해법에서도 여전히 배제된 1/3의 영세자영업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해법을 꾸준히 지지해줄 것을 어떻게 부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요구된다. 우리는 새누리당을 뒤흔드는 김종인의 이면에 어떠한 무능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그 무능이 김종인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우리 정치의 무능임을 직시해야 한다.

“새 정치사 열자”…통합진보 ‘원내교섭단체’ 도전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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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총선]대표단-현역의원 선전 여부, 비례 주목

지난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 탈당파’ 들이 주축이 된 새진보통합연대가 뭉쳐 만든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하고있다. 

즉, 20석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노동당이 획득한 의석수(5석)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일뿐더러, 진보정당 최초로 원내 진입을 달성했던 지난 17대 총선의 의석수(10석)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통합을 통해 세를 불린만큼 이번 총선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라는 거대 정당에 가려 언론으로부터 크게 주목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번 총선에 나서는 통합진보당 후보들을 바라보는 키워드는 적지 않다. 여기에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도 큰 변수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한창 공천이 진행중인 다른 당과는 달리 대부분의 지역구 후보를 일찌감치 결정짓고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이정희-심상정-노회찬, 당선 기쁨 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는 공동대표단의 당선여부다. 특히, 대표단이 출마한 지역의 경우, 야권연대를 통해 민주통합당으로부터 양보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이정희 공동대표, 심상정 공동대표, 노회찬 공동대변인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서울 관악 을에, 심상정 대표는 경기 고양 덕양 갑에 출마한 상태다. 유시민 대표는 비례대표 12번에 배치가 확정됐다. 

이 대표가 출마한 서울 관악 을의 현역 의원은 김희철 민주통합당 의원이다. 여기에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도 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선 상황이다. 

이 지역은 과거 이해찬 전 총리의 오랜 지역구이기도 했다. 현 지역구 의원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경선이 아닌 야권단일화 과정이 이뤄진다면 진통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오신환 전 서울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당시 통합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실패, 부친상 등으로 인해 분루를 삼켰던 심상정 대표는 다시 고양 덕양 갑에 도전한다. 현재 이 지역은 ‘친박계’로 분류되는 손범규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다. 

손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다면 리턴매치가 성립되는 셈이다. 손 의원은 예비후보와 공천경쟁 중이다. 민주당에서는 박준 예비후보가 등록돼있으며 무소속 송재은 예비후보도 출마했다.

이 지역은 과거 유시민 대표의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흥미를 자아낸다. 유시민 대표는 지난 2003년 덕양갑에서 치러진 재보선을 통해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됐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비례대표 출마를 확정지은 유 대표는 ‘바람몰이’를 위해 각 지역구를 지원사격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는 아니지만 통합진보당의 얼굴 중 한 명인 노회찬 공동대변인(서울 노원 병)도 주목의 대상이다. 노 대변인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심상정 대표와 함께 쌍두마차로 출마했지만 홍정욱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한 바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동섭, 황창화 예비후보가 경합중이며 새누리당에서는 김기상, 이종은, 김정준 예비후보가 공천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 지역구 의원인 홍정욱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선동-강기갑, 선거구 획정안 극복할까?

대부분 비례대표인 현역 의원들도 얼마나 살아 돌아올지 관심사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민주노동당 의원은 권영길, 강기갑 의원 두 사람 뿐이었다. 특히, 강기갑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생환할 경우, 진보정당 최초의 3선의원이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강기갑, 김선동 의원 ⓒ 통합진보당

지난 총선에서 당시 정권 실세였던 이방호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며 이른바 ‘사천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최대의 이변을 연출했던 강 의원은 이번에는 더욱 쉽지 않은 선거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인근 지역인 남해·하동이 자신의 지역구인 사천과 합구됐기 때문이다. 경남이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강 의원으로서는 어려운 선거를 치르게 됐다는 평가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이방호, 하영제, 이상의, 이종찬 등 4명의 예비후보가 경합중이며 조수정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도 등록돼 있다.

지난 4.27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선동 의원은 지역구가 민주당의 텃밭인 전남 순천인 까닭에 또 한번의 힘든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야권연대 협상 결과가 최대 변수다. 강 의원과 마찬가지로 선거구 획정안도 변수가 됐다. 당초 담양, 구례와 묶여있던 곡성이 순천과 같은 지역구로 묶이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지난 2009년 재보선을 통해 다시 국회로 돌아온 조승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인 울산 북구를 떠나 새누리당의 아성인 남구 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북구에는 지난 재보선에서 조 의원과 단일화를 이뤘던 김창현 전 민노당 사무총장이 나선다. 

진보진영의 거물인 권영길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의창(구 창원 갑)에는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출격한다. 민주통합당 후보로 결정된 김갑수 후보와의 야권후보 단일화 여부가 주목된다. 홍희덕 의원은 경기 의정부 을에 출마한다. 곽정숙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국민참여당 출신 후보들 선전 가능성은?

유시민 대표가 비례대표후보로 출마함에 따라 옛 국민참여당 출신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천호선 대변인이 됐다. 서울 은평 을에 나서는 천 대변인은 지난 2010년 치러진 재보선에도 나섰으나 당시 장상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 본선에는 나서지 못했다. 


천호선 공동대변인, 이백만 후보 ⓒ 통합진보당

두 번째로 이 지역에 도전하는 천 대변인은 이번에도 야권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평 을은 새누리당 후보로 결정된 이재오 의원의 텃밭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고연호, 송미화, 최창환, 최승국, 민병오, 김성호 예비후보가 나서 6: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박의정 국민행복당 예비후보도 등록돼 있다.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의 이백만 후보는 서울 도봉 갑에서 인재근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인 후보는 이 지역구의 터주대감이자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김근태 전 민주당 고문의 부인이다. 

도봉 갑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김 전 고문을 이긴 신지호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다. 새누리당에서는 신 의원과 윤민상, 이재범 예비후보가 공천경쟁 중이며 국민참여당 출신의 이종원 예비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태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양순필 전 국민참여당 대변인은 경기 광명 갑에 출마했다. 광명 갑은 백재현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백 의원은 김진홍, 이재구 예비후보와 경합중이다. 새누리당은 차동춘 후보를 확정지었다. 

이광철 전 의원은 지난 17대 총선당시 승리했던 전북 전주 완산 을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 지역구 의원인 장세환 민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기도 하다. 민주당에서는 김완자, 최형재, 이상직, 박영석, 김호서, 황해성 예비후보가 치열한 공천대결을 펼치고 있다.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은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됐다. 

한편,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후보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차지한 11석 중 8석, 18대 총선에서 차지한 5석 중 3석이 비례대표였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실시되는 후보 선출 선거를 통해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짓는다. 청년비례대표 선출은 현재 ‘위대한 진출’이라는 별도의 프로젝트로 진행중이다. ‘소셜저지’로 유명한 서기호 전 서울 북부지법 판사는 2일 입당해 비례대표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경찰 ‘주진우 체포 시도’ 드러나…‘박은정 녹취물’도 존재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03일자 기사 '경찰 ‘주진우 체포 시도’ 드러나…‘박은정 녹취물’도 존재'를 퍼왔습니다.
네티즌 “檢警, 입만 열면 거짓말…무고죄 조사하라!”

“체포영장 등 강제구인을 시도한 적이 없다”는 발표와 달리 경찰이 주진우 시사인 기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해 강제구인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박은정 부천지청 검사의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갖고 있으며 관련 녹취물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 3일 나경원(49)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 김재호(49)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을 제기해 고발된 주진우(39) 기자에 대해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해 강제구인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또 검찰이 “김 판사에게서 ‘나 전 의원을 비방한 네티즌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박은정(40) 부천지청 검사의 진술을 받아낸 사실도 확인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2일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주진우 기자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주 기자가 출석을 거부하자 체포영장을 신청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검찰은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스크린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런 설명은 그동안 경찰이 “우리는 주 기자에 대해 체포영장 등 강제구인을 시도한 적도 없고, 전혀 고려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과 배치되는 것으로, 박 검사가 “청탁을 받았다”고 밝힌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변창훈)는 박은정 검사로부터 ‘김재호 판사가 나경원 전 의원을 비방한 네티즌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전화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검사는 김 판사의 ‘의견 표명’을 ‘기소 청탁’으로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애매하게 진술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검찰은 박 검사가 김 판사에게서 기소청탁을 받았다고 시인한 녹취물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녹음을 한 주체가 수사기관인지 나꼼수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에 따르면 앞서 ‘나는 꼼수다-봉주7편’이 공개된 직후인 29일 정점식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기자들을 만나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49)이 주 기자를 고발한 사건은 현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라며 “경찰으로부터 체포영장 혹은 구속영장을 신청받지 않았다”고 말했었다. 

정점식 차장검사는 “검찰이 주 기자에 대한 구속방침을 세우고 시기를 조율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피고발인인 주 기자에 대한 조사도 안했는데 신병처리를 한다는 것은 법 원리상 어긋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도 피고발인인 주진우씨나 박 검사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었다. 

한편 박은정 검사는 2일 아침 7시55분께 검찰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오늘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지만 대검찰청은 이를 반려했다. 대검찰청은 “박 검사가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사표를 제출했지만 현재로서 박 검사에게 책임을 물을 사유가 전혀 없어 사식서를 반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오는 7일까지 박 검사가 휴가를 쓰는 것으로 처리하고 그의 사직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에 트위터에서는 “입만 열면 전혀 사실이 아니다. 금방 드러날 거짓말을 이렇게 밥먹듯하는 경찰과 검찰을 누가 믿겠나?”(frie*****), “그러고도 눈만 뜨면 거짓말을 일삼는 MB일당과 새누리당 나경원. 이들에겐 거짓이 "진실"이다”(k2su*****), “나경원은 이제 거짓&윽박지름을 포기하라!”(Peace******), “녹취록까지 있는데 뭘 성추행을 들이댔나요 나주어씨! 당신이 지난 선거 때 장애 아동에게 한 행위가 성추행이지! 한국 정치계에 발 붙일 생각 마시오! 국민이 봉이냐”(longlo*******)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트위플 ‘ur***’은 “상황이 이쯤되면 주진우 기자가 나경원씨를 무고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맞겠지요. 경찰 뭐하심?”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트위플 ‘gie****’은 “청와대 행정관은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컴퓨터 부숴라 지시하고 경찰은 주진우 기자 체포하려 했고, 이 정권과 관련된 부정부패비리 수사 결과는 모조리 거짓말인 것 같다. 믿을 수 있는 것은 747이 추락한 것 뿐이다”라고 성토했다.

‘jae***’은 “살떨리게 흥미롭다.. 국민들은 지켜본다, 기소청탁에 대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실체를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할지를.....”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나꼼수의 폭로는 진실이었다. 경찰은 나경원 부부의 ‘기소 청탁’ 의혹을 제기해 고발된 주진우 기자를 체포하려했고 그를 본 박은정 검사는 청탁 받았다는 양심선언을 했다”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이 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03일자 기사 '민주통합당이 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를 퍼왔습니다.
[기고] 청년당원이 바라본 현재 민주통합당의 모습

민주통합당(민주당)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이 민주당을 아프게 한다.
안녕. 민주당아. 네 안에 들어가 있는 청년당원 이동학이다. 요 근래 너가 너무 힘들어 하고 있는 것 같다. 속안에서는 고름이 터지고 있는데, 상처를 도려내려고 들어가 계신분들이 땅속에서 끝없이 샘솟는 물처럼, 끊임없이 고름을 생산하고 쏟아지게 만드는 비법을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리다. 민주당 밖에서는 민주당을 필요악으로 규정하며, 민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기를 기대하면서 동시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비판의 화살을 연일 날려대고 있어. 많이 아프지?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운전대를 잡으신 분들이 갈 길을 계속 갈 모양이다. 가야할 길이 있는데, 그건 부정하고 가고 싶은 길로만 가려하는 민주당의 저속한 속내를 대외적으로 밝힌 것이지. 오늘은 민주당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를 꼬집어볼까 한다.
민주당이 모바일 투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
민주당은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이 아니다. 항상 표방만 할뿐, 당원이 주인이었던 적이 단 한순간도 없던 정당이다. 민주당은 최고위원과 국회의원이 주인 되는 정당이다. 너무나 많은 권한들이 주어져 있고 제왕적 정당운영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원이 참여하는 민주당 스스로의 개혁적 공천이 어려운 것이다. 필연적으로 민주당은 국민에게 참여를 호소하고 국민의 힘으로 민주당을 뽑아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국민의 편에 서겠다고 하는 것은 구호일 뿐, 정당으로서 최소한의 껍데기마저 잃지 않으려고 하는 처절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얼마전 광주 동구에서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으로 즉시 진상조사단을 파견해 조사를 하고 몇가지 조치를 내렸는데 오늘 최종적으로 민주당 최고위는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광주 동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News1 양동욱 기자

얼마 전 모바일선거인단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전라도 지역에서 한분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일어났다. 각 지자체장들은 이번 선거인모집에 나설 수 없음에도, 이것을 어기고 국회의원후보자에 줄을 대어 나서거나, 원칙을 어기고 반칙으로 승부를 준비하는 비정상적인 행위들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이기기만 하면 과정에서의 반칙쯤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득시글거리는 민주당의 내일은 암담하기만 하다. 특히나 지역적 특색을 고려하지 않은 모바일선거의 강행은 도농 격차의 몰이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어찌 보면 반칙을 일반화시키는 민주당의 아집정치가 이렇게 만든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결국 민주당의 한계를 국민에게 떠맡기면서 개혁적인 ‘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엔 청년이 없다
민주당엔 청년이 없다. 청년비례대표로 묻어가기 전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불임정당이란 수모적인 놀림을 근10년 간 당하면서도 2030세대를 끌어안기 위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는 정당이다. 심지어 이번에 치뤄지는 청년비례제도 역시 충분한 고민 없이 즉시적 필요성에 따라 치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공정성시비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것이고, 향후 탄생되는 청년비례대표가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라는 회의감이 곳곳에 퍼져있는 것이다. 나아가 4자리를 주겠다고 했던 민주당의 태도는 내부 잡음이란 표현으로 언론에 소개되며 너무 많은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언론에 흘리며 자리 줄이기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이젠 노골적으로 청년여러분이 스스로 쟁취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 동안 민주당이 청년이란 밭에 씨를 뿌렸고, 그 씨앗에서 자란 청년들이 뿌리도 생기고, 웬만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거나, 민주당을 엄청 사랑한다면 쫌 다치거나 상처받더라도 스스로 쟁취하고자 하는 노력이 가능하겠지만, 그러한 과정도 전혀 없었거니와, 애정도, 도전의식도 없는 민주당을 상대로 그런 투쟁을 해야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는 청년들에겐 그저 실소만 안겨줄 뿐이다. 도전한 청년들을 애초부터 담아둘 그릇을 만들면서 고민했다면, 도전자의 상당수가 다른 정당이나, 원래 있던 무당파지대로 떠나려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당 내부에서조차 지금이라도 그릇을 만드는 것을 힘 있게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저려온다. 민주당의 내일을 장식하는 건 386에서 486으로 갈아탄 선배들이며, 민주당의 종말은 486선배들이 586이 되고, 686이 되고, 786이 되었을 때라고 본다. 결코 지금처럼 자신들만 살겠다고 뛰는 486뒤엔 후배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
지역구 후보들의 면면도 훗날 밝혀지겠지만, 아저씨들만의 정치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국회의원과 지자체의 모든 선출직을 합쳐 20대는 0.1%지나지 않으며 30대를 포함해도 수치가 많지 않다. 민주당의 현실과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무한 상태로, 말 그대로 청년비례 꼴랑 그거에 묻어가려 하는 꼼수전략이며, 이조차도 줄이려고 하는 민주당의 태도에 고개가 숙여진다.
반면 새누리당의 경우 27세의 이준석씨를 비대위원에 임명하면서 설령 그것이 청년을 이용하려는 속셈이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산에서 문재인과의 격돌을 예고하는 손수조 후보 역시 당에서 키워주려는 모습이 보인다. 비판점을 떠나 새누리당은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려는 전략을 새우는 것이 보인다. 당내에서 골칫거리, 껍데기로 치부당하는 민주청년비례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정녕 ‘아저씨들만의 정치’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있나
또 한 가지는 당의 기본정신이다. 한나라당과 통합진보당의 경우 당의 노선과 일치하며 당과 사회의 기여도를 최우선적 전제로 삼는다는 원칙아래 청년들을 규합하려 노력하는데 반해 민주당은 민주당을 싫어하거나 향후에도 민주당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청년들에게까지 대거 기회를 허용하면서 울트라 ‘짬뽕청년잡탕정당’이 되었고, 정당과 청년사이의 안 좋은 감정만 확인하는 꼴이 되었다. 민주당이 청년비례로 청년들의 관심과 표를 모아보려 했던 묻어가기 전법은 서로에게 많은 상처가 되었다.
셋째, 여성 15% 의무공천? 민주당내 여성분들, 그 안에 2030이 몇 명인데요? 이번 19대 총선의 기획이 시작되면서 여성 15%공천의무화를 두고 당내외적인 갈등이 많았다.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수의 거의 대다수가 15%의무의 수혜자가 되면서 사실상 그 의미가 퇴색되어버리거나, 실력으로 검증받는 것이 아닌 의무제는 공당으로서의 위력을 보여줄 수 없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의 정치참여가 많이 확대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만 앞뒤를 자르고 15%의무공천은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민주당여성위원회 역시 2030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그나마 민주당의 평균적 진보의식보다 앞서나가는 여성정치인분들 역시 자신들의 자리지킴만 관심이 있을 뿐 여성청년을 발굴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혀 이루어 지고 있지 않다. 새누리당의 손수조가 부럽다.
민주당이 늙어가고 있음을 반영하는 기류는 만45세 이하를 청년으로 구성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론 2030은 거의 없이 40~45세가 대부분인 청년위원회와 닮아 있기도 하다. 여성위원회는 여성들의 사회상이 투영되어 학업과 취업, 그리고 가정주부 혹은 맞벌이 때문에 어쩔 수 없고, 자녀들로부터 독립하는 시기부터 정치참여가 가능하다고 선을 그어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키워지는 정치새싹이 없으니 결국 충원은 항상 외부에서 한다.
덕분에 시민사회에서 여성운동이나 노동운동, 사회변혁운동을 하던 여성지도자가 영입되어 배지를 달거나 당 여성정치의 중심을 이룬다. 영입된 자들이 민주당에 애정을 갖고 민주당 스스로가 후세대를 낳고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도 어쩌면 이해가 갈만도 하다. 민주당이 이러는 동안 당에서 학생 때부터 정당에 참여하여 희생과 활동을 하는 일은 바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기야 정당경력은 외부에서 스펙도 되지 않거니와, 그렇다고 민주당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문화도 아니기 때문에 인생으로서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여성위원회가 스스로 여성정치인을 키우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여성의 15%의무할당과 같은 제도는 아줌마, 할머니들의 고집의 다름 아니다.
민주당은 과연 공천혁명을 하고 있나


▲ 민주통합당 강철규 공심위원장과 공천위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공천심사를 재개하고 있다. 강 위원장을 지난 29일 예정돼있던 공천 중간 결과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이 당에 의해 돌연 취소된 사태 등에 반발해 공천심사 중단을 선언했었다.pjh2035@news1.kr

넷째, 공천혁명! 민주당은 준비되지 않았다. 이거 왜 이러셩. 민주당 공심위가 꾸려지고 활동에 들어 간지 몇 주가 지났다. 공천은 속속 이루어지고 있지만 혁명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이것이 민주당의 반사이익을 흔들려는 의도라면 꿋꿋이 가야겠지만, 반사이익마저도 깎아먹는 수준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그 우려가 예사롭지 않다. 민주당이 새누리당 친이계의 이재오 공천여부를 두고 일어나는 불협화음에 소리를 낼 처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공천개혁을 외치면서, 확정된 후보의 80%이상이 현역의원이고, 이중엔 인성적, 역사적, 당파적, 이념적인 문제가 다분한 후보들이 상당수 끼어있는 것을 보니 이 역시도 구호뿐, 껍데기 유지에 급급한 민주당의 저급한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민주당에 상처를 주었던 철새정치인들까지 여과 없이 받아재끼니 잡탕정치의 교과서가 되는 것을 자임하면서, 향후 수틀리면 민주당을 떠나버릴 사람들에게 관대함을 베풀고 있다.
민주당이 준비되지 않은 요소는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특히 중요한 포인트가 야권연대라고 하는 수단이었다. 1월15일 전당대회에 앞서 당대표경선에 나선 모든 후보자들이 첫 번째 사안으로 이야기 했던 것이 야권 단일화의 밀알이 되겠다고 한 것이었다. 반 새누리 전선을 긋고 1:1구도를 통해 일종의 연정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명숙 대표와 지도부는 모질게 야권연대를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에서 제시한 8+12안을 점차로 깎아내면서 5석도 양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애초에 이렇게 할 거면 공약을 하지 말던지, 자기말도 지키지 못하는 정당이 되어버린 것이다.
야권단일화의 가장 중요한 원칙 첫 번째는 FTA폐기였다. 이 역시 한명숙대표가 재재협상으로 물러서면서 야권연대의 먹구름을 등장시켰다. 정치인의 중요한 덕목은 타협과 화합능력이다. 애초에 FTA를 추진했던 민주당이 정부가 바뀌어 추진되고 비준된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놓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그것을 다시 입장을 바꾸어 폐기까지는 아니다라는 입장의 모순 속에서 과연 어느 누가 민주당의 말을 신뢰하겠는가.
원칙과 신뢰, 특권과 반칙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었고, 이것을 실현하고자 노력해왔던 것이 노무현의 삶이었다. 필요하다면 사과하고 타협에 나서 화합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민주당의 리더십은 점점 침몰로 향해 가고 있다. 새누리당의 삽질 속에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고, 민주당의 무기를 만들어라. 그 무기가 없는 지금의 민주당은 준비되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의 다음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지금부터 자문자답해보라. 민주당의 아저씨 아줌마들만 가지고 있는 기득권의 무게가 얼마나 무겁고 무서운지, 청년들은 그것을 들어낼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친노를 지켰던 인사들을 총선에서 살려주는 것이 민주당의 정신을 지키는 일이 아니다. 당이 잘못 갈 때 거긴 길이 아니니 가지말자고 말하고, 의리를 지켜야 할 때 칼베임당하며 같이 의리 지킨, 민주당의 정신을 사랑하는 자들을 공천하는 것이 맞다.
민주당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은 사랑의 가치를 너무 등한시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라. 그리고 키워내자.
대체 알만한 분들께서 왜이러시나.

[사설] ‘양심선언’ 검사는 옷 벗고, ‘청탁전화’ 판사는 숨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02일자 사설 '[사설] ‘양심선언’ 검사는 옷 벗고, ‘청탁전화’ 판사는 숨나'를 퍼왔습니다.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한테서 기소청탁을 받은 당사자로 알려진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가 어제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일단 사표를 반려했으나 돌아가는 상황이 참으로 기묘하다. 진실을 추구한 검사는 옷을 벗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판사는 보호벽 속에 숨어 있으니 본말이 뒤집혀도 한참 뒤집혔다. 더구나 박 검사가 청탁전화 사실을 진술한 내용이 녹취돼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으니 검찰과 법원 모두 더이상 침묵만 지키고 있어선 안 된다.
엊그제 나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시 남편이 기소에서 재판 때까지 미국 유학 중이었고, 네티즌 주장이 허위임이 분명해 굳이 검사에게 기소를 청탁할 필요가 없었다는 등 5가지 이유를 들어 청탁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남편이 박 검사에게 전화한 것은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청탁한 적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와 나 전 의원 쪽이 비공식적으로 설명하는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김 부장판사가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되던 2005년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국에 있었다. 또 “봉화 피워 소통하냐? 지금이 조선시대냐?”라는 트위터 사용자의 지적처럼 미국 유학 갔다고 전화를 못 하는 건 아니다. 박 검사가 공식 확인은 않고 있으나 검찰 주변에서도 통화는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판사가 부인 사건으로 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타인의 분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 법관윤리강령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서기호 전 판사의 말처럼 판사가 연수원 기수가 낮은 검사에게 전화를 했다면, 그런 행위 자체가 압력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같은 관할에 속한 판사와 검사 사이일 경우 단순한 윤리강령 위반 수준을 넘을 수도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미 박 검사가 ‘압력’에 가까운 것으로 진술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검찰과 법원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은 사안의 본질인 청탁이나 압력 여부보다 에 박 검사 얘기가 흘러나간 경위를 캐는 데 더 골몰하는 모양새다. 법원 역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법이고, 이미 그런 시점도 지났다. 특히 그렇게 판사의 품위를 강조하던 대법원의 침묵은 이해하기 힘들다.

[사설]사표 낼 사람은 박은정 검사가 아니라 김재호 판사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02일자 사설 '[사설]사표 낼 사람은 박은정 검사가 아니라 김재호 판사다'를 퍼왔습니다.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 남편인 김재호 판사에게서 ‘기소 청탁’을 받았다고 밝힌 박은정 검사가 어제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검찰청은 이를 반려키로 했다는데 당연한 일이다. 박 검사는 지난해 제정된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공직자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이 법 제7조는 ‘공직자는 그 직무를 하면서 공익침해행위를 알게 된 때에는 이를 조사기관, 수사기관 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검사가 판사의 청탁을 받고도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다면 그것이야말로 위법이다.

옳은 일을 한 사람은 사표를 쓰는데, 정작 사표 내야 할 이는 침묵하고 있다. 김재호 판사는 2006년 1월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나 전 의원 비판 글을 블로그에 올린 김모씨에 대한 고발사건 기록을 조속히 검토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법연수원 8년 선배인 판사가 본인의 아내와 관련된 사건 처리를 재촉한다면 청탁을 넘어 압력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김 판사의 행동은 ‘법관은 타인의 법적 분쟁에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법관윤리강령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법학자이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기소 청탁이 사실이라면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의혹보다 더 심각한 사태”라고 말했다. 김 판사는 법조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진실을 고백하고 법원을 떠나야 한다. 의혹을 받는 사람은 본인인데 비겁하게 아내 뒤에 숨어 자리를 보전할 속셈인가. 만약 아내의 정치적 재기가 물건너갈까 걱정돼 입을 닫고 있는 것이라면 더 우습다. 부부 사이에선 감동적 순애보일지 모르겠으나, 지켜보는 국민들에겐 민망한 풍경일 뿐이다.

대법원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판사들이 대통령 비판 패러디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을 때는 야단법석이더니 훨씬 더 심각한 이번 사건에는 왜 오불관언인가. 새누리당 공천과 총선이 끝날 때까지 진상 규명을 미룰 생각인가. 아니면 신영철 대법관 파동 때처럼 시간이 흐르면 결국 유야무야될 테니 버티고 보자는 것인가. 양승태 대법원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국민은 법관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지혜롭고 공정한 사람으로서 충분한 품위와 자질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런 국민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기대를 저버린다면 법원과 재판에 대한 신뢰가 싹틀 수 없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김재호 판사가 이러한 법관의 자격에 부합하는 인물인지 대답해야 한다.

[사설]공영방송 망치는 김재철·김인규 사장의 아집


이글은 경향신분 2012-03-02일자 사설 '[사설]공영방송 망치는 김재철·김인규 사장의 아집'을 퍼왔습니다.
MBC 노조파업에 이어 KBS 기자들이 어제 새벽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두 공영방송 기자들의 제작거부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MBC 파업에는 노조원이 아닌 보도국 고참 기자 65명도 동참했다. MBC PD 291명 가운데 보직자를 제외한 261명도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18개 지역 MBC 노조들도 동참을 선언했다. KBS는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이어 새노조가 6일부터 총파업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두 방송사의 노조, 기자·PD 등 구성원들이 이런 행동에 나선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제대로 된 방송, 곧 공정한 방송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이 내려보낸 김인규 KBS 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 밑에서 방송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면서 두 사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 심정은 제작거부에 들어간 KBS 기자들의 ‘국민께 드리는 반성의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집회 현장에서는 취재를 거부당하고, 심지어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은 더이상 KBS를 고봉순이란 애칭이 아닌 김비서라고 부릅니다. 비참해서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 같은 후배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강경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김재철 사장은 제작거부를 주도한 박성호 기자회장을 지난달 말 해고했다. 기자회장이 이런 이유로 해고된 것은 50년 MBC 역사에 없었다. 김인규 사장은 2010년 7월 파업을 이유로 전 노조 간부 13명을 지난달 뒤늦게 중징계했다. 기자들 대다수가 반대하는 인사를 보도본부장에 앉혔다. KBS는 “김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MBC의 경우와 사실상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 

공정방송 요구에 어깃장을 놓는 듯한 이런 대응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철학과 논리는 없고 오기와 아집만 남은 탓이라고 본다. 그러다 보니 방송의 공정성 훼손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아무 말도 없거나, 공정성 개념은 상대적이란 궤변을 늘어놓는다. 수많은 시청자들과 현장 기자들이 뭐라건 상관하지 않는다. MBC 김 사장이 드라마 의 높은 시청률 타령만 반복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두 사장은 빨리 물러나는 게 현명하다. 안 그러면 자리보전을 위해 무리수를 계속 쓰게 되고, 무고한 희생만 늘어날 것이다. 그런 것이 바로 독재의 생리다. 권좌를 지키기 위해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는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의 착각과 아집이 생각난다.

2012년 3월 2일 금요일

체르노빌 사람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02일자 기사 '체르노빌 사람들'을 퍼왔습니다.
[정욱식의 '핵과 인간'] 원전은 안전한가?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핵 발전소 4호기가 수 차례의 폭발 후 무너져 내렸다. 대재앙을 몰고 온 원전은 출력 100만킬로와트로 소련의 신형 흑연감속로이었다. 1984년 3월부터 가동된 이 원전의 노심에는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2,600개에 달하는 '죽음의 재'가 쌓여 있었다. 사고 결과 5천만 Ci(퀴리)의 방사성 핵종이 방출됐고, 이 가운데 70%가 이 원전과 인접한 벨라루스를 덮쳤다. 마을 485개가 '죽음의 땅'으로 변했고, 이 가운데 70개는 땅속으로 영원히 묻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죽음의 재는 지구촌 전체로 퍼져갔다. 체르노빌 사고를 그저 먼 나라의 참사 정도로 간주하기에는 방사능은 넓고 지구는 좁았다. 당초 소련은 이 사고를 감추려했지만, 체르노빌 원전에서 1,250킬로미터 떨어진 스웨덴의 포스막 원전에서 4월 29일고농도의 방사능이 검출돼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뒤이어 유럽 전역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측정되기 시작했고, 5월 2일 일본, 4일 중국, 5일 인도, 그리고 6일에는 미국과캐나다에서도 방사능이 차례로 검출됐다. 당시 교토대학 원자로연구소에서 방사능 측정을 담당했던 고이데 히로아키의 증언을 들어보자.

"처음에는 이상한 방사능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8,2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데 설마 일본에까지 날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5월 3일이 되고, 내가 호흡하고 있는 공기중에서 이상 방사능이 발견되었습니다. 방사능이 8,200킬로미터라는 지리를 날아서 일본에 당도한 것입니다. 그때의 오염 수치는 그 후 날이 가며 서서히 내려갔습니다. 그러다가 5월 하순이 되자 다시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상공까지 날아온 오염이 태평양을 넘어서 아메리카대륙을 통과하여 유럽, 아시아를 넘어서 이렇게 지구를 한바퀴 돌아서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사고 수습을 위해 약 50만명의 인력과 180억 루블이 투입됐다. 사고 피해가 가장 컸던 벨라루스는 사고 전 암환자가 10만명당 82명이었으나 2002년에는 6천명으로 급증했다. 해체작업에 두입된 노동자들도 하루 2명꼴로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 인한 사망자 수는 추정기관에 따라 4000천명에서 100만명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도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그 고통은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당시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은 미하엘 고르바초프였다. 그는 이 참사를 목도하고는 핵과 인류의 미래는 양립할 수 없다는 신념을 더욱 굳건히 했고,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20여년 앞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했다. 이러한 '신사고'는 미-소 냉전을 평화적으로 종식할 수 있었던 결정적 힘이었고, 노벨상 위원회는 1990년 고르바초프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그의 업적을 기렸다. 고르바초프는 원전 사고 발생 및 악화의 큰 원인을 소련의 경직되고 불투명한 관료주의에 있었다고 보고 정치 개혁(glasnost)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한때 미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자웅을 겨뤘던 소련 몰락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될 정도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

폭발한 원전 4호기의 이름은 '우크리티예'이다. 2000톤의 우라늄과 1톤의 플루토늄을 비롯해 약 200톤의 핵 물질을 품고 있는 이 원전은 사고 직후 거대한 석관으로 봉쇄되었다. 그러나 체르노빌 참사는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현재진행형'이다. 석관의 수명은 30년에 불과한 2016년까지이다. 석관 곳곳에 균열이 생겨 지금 이 시간에도 방사능이 새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또한 빗물이 스며들면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일어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 사회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강철관 공사에 들어갔다. 높이 150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구조물에는 무려 2만톤의 금속이 사용되고,수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는 이 강철관의 수명은 100년이다. 국제사회의 미진한 기부로 공기가 계속 늦춰졌으나, 후쿠시마 참사가 일어나면서 세계 각국은 우크라이나에 7억8천5백만 달러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 체르노빌 피해자들 ⓒ뉴시스

'체르노빌의 목소리'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인 저널리스트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역작 에는 '체르노빌레츠(체르노빌 사람들)'의 증언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녀는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에 이렇게 썼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체르노빌을 겪어 본 인류는 핵 없는 세상을 향해 갈 것만 같았다. 원자력의 시대를 벗어날 것만 같았다. 다른 길을 찾을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체르노빌의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 "체르노빌의 증인"을 자처한 알렉시예비치는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0년이나 흘렀지만, 내가 증언하는 것이 과거인지, 또는 미래인지" 자신에게 묻고 있다며, "우리 눈에는 안 보이지만 더욱 잔인하고 총체적인 과제가 우리를 기다린다"고 역설한다.

약 20년에 걸쳐 체르노빌레츠를 인터뷰해 내놓은 이 책에 담긴 증언의 일부를 보자. 마을 주민들은 주변의 겉모습은 너무나도 익숙하기만 한데, 그 익숙한 환경이 자신들을 죽일 수 있는 무기가 되어버린 현실에 몸서리쳤다. "낚아 올린 물고기가, 사냥한 들새가,사과가" 말이다. "해도 떴고, 연기도 안 보이고 가스 냄새도 안 나는데……. 총도 안 쏘는구먼. 이게 전쟁이야? 그런데 피난을 가라니……." 사고 발생 직후 소련 정부는 대규모의 병력을 투입해 주민들을 대비시키고 "흙을 흙으로 묻었으며", 길거리를 배회하는 개와고양이 등 동물들을 죽였다.

체르노빌 사태 직후 소련 정부나 언론은 거의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 당연히 주민들은 큰 불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들이 발생했다. "아침에 정원에 나가보니 익숙했던 소리가 들리지 않았소. 왠지 벌이 한 마리도 없었소. (중략) 나중에야 원전에 사고가 났다고 들었는데, 그 원전이 옆에 있던 거였소. 벌들은 알았는데, 우리는 모른 거지." 늙은 양봉가의 말이다. "텔레비전으로 설명을 해주기를 기다렸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얘기해줄 줄 알았어. 그런데 지렁이가, 평범한 지렁이가 땅 깊숙이 들어갔어. 그런데 우리는 모르잖아. 그래서 땅을 파고 또 팠지. 그런데도 지렁이를 한 마리도 못 찾아 고기를 못 잡았지." 어부들의 증언이다.

사랑과 죽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임산부의 사연은 "셰익스피어도, 위대한 단테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가까이 다가가면 안 됩니다! 입 맞추면 안 됩니다! 만지면 안 됩니다! 이제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방사선 오염 덩어리입니다." 원전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되었던 소방대원의 젊은 아내 류드밀라 이그나텐코는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남편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고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곁을 지켰다. 몇 개월 후 이 여인은 나타샤라는 딸을 낳았다. 남편이 죽기 전에 지어준 이름이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4시간만에 숨졌다. 2년 후 다른 남자를 만난 이그나텐코는 사내 아이를 낳았고 안드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주위의 걱정과는 달리 건강해 보이는 아이였다. 그녀가 말한 "행복한 때"였다. 그러나 모자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엄마는 뇌출혈로 쓰러졌고 아들 역시 한 달에 보름은 의사와 함께 집에서 지낼 정도로 아팠다고 한다.

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 지 25년 후, 고르바초프는 '핵과학자협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3/4월호 기고문을 통해 '체르노빌을 잊지 말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체르노빌 사고 25주년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장엄한 임무를 되새기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이정표"라며, "우리 모두 체르노빌을 기억하자. 체르노빌 사태의 부정적 측면뿐만 아니라, 더 안전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희망의 횃불로써 되새기자"고 호소했다. 고르바초프는 25년 전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제2의 체르노빌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예방, 재생 에너지, 투명성, 테러리즘과 폭력에의 취약성 등 4가지문제에 인류사회가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바로 '재생 에너지'이다. 그는 "우리가 오늘날 핵 에너지를 쉽게 거부할 수는 없지만, 핵 발전이 에너지 공급과 기후 변화에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마치 핵 발전이 '비용 절감형' 에너지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라며, 미국의 예를 들었다. 미국 정부는 1947년부터 1999년까지 원자력 분야에 모두 2천6백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 반면에, 풍력과 태양열 발전에는 불과 55억 달러밖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원자력만큼이나 재생 에너지에 투자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안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즉 바람, 태양열, 지열, 수소 등에 투자"해,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면서도 깨지기 쉬운 지구를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원전은 안전한가?

체르노빌 참사 25주년이 다가오면서 고르바초프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탈원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바로 그 때, 원전 선진국이라고 자부했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다. 체르노빌을 과거지사로 묻고 또 다시 원전 르네상스에 심취해 있었던 인류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미국 스리마일 원전 사고는 기술자의 실수로, 체르노빌 참사는 과학자들의 무리한 실험 과정에서, 그리고 후쿠시마 참사는 지진과 쓰나미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지진 8.0 규모에도 끄떡없다던 일본의 자존심은 9.0이라는 수치 앞에 비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또 다시 참사를 거치고서야 인류 사회는 다시 묻기 시작했다. '핵과 인간'은 양립가능하냐고.

우리는 원자력이 깨끗하고 안전하며 저렴한 에너지원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방사능에 피폭되더라도 "기준치 이하는 안전하다"라는 말에도 익숙하다. 화석 연료가 주범으로 일컬어지는 지구 온난화 시대에 원전은 유력한 대안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죽음의 재'로 일컬어지는 방사능 물질이 인체에 들어가면 DNA를 포함한 분자결합을 절단‧파괴‧손상되고 피폭 수준에 따라 그 증상은 빠르게 나타날 수도 있고, 아주 서서히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런데 바로 원전은 어마어마한 양의 '죽음의 재'를 만들어낸다. 이는 히로시마 원폭과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히로시마의 8킬로그램의 우라늄 핵폭탄에서 실제로 연소된 우라늄의 양은 800그램 정도였다. 그런데 100만킬로와트의 현대식 원자로가 1년에 태우는 우라늄의 양은 약 1천킬로그램으로 히로시마 핵폭탄보다 1200배 가량 많다. 당연히 죽음의 재도 이에 비례해서 만들어진다. 이를 세슘-137로 비교해보면, 히로시마 원폭이 뿜어낸 양은 약 3,000Ci였고, 체르노빌 원전사고료 방출된 양은 약 250만Ci, 그리고 100만킬로와트 원전이 1년간 만들어내는 양은 약 300만Ci 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늘날 표준이 된 100만킬로와트급 원전은 원자로 내부에서 300만킬로와트의 열을 만들어내는데 이 중에 전기로 전환되는 양은 100만킬로와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200만킬로와트는 바다에 버리는 구조로 운전된다. 원전의 효율이 이렇게 떨어지는 이유는 연료 건전성의 제약에 있는데, 터빈으로 보내는 증기의 온도를 280도 이상 올릴 수 없다. 반면 화력발전소는 500도까지 올릴 수 있어 발전 열효율이 50% 이상이다. 원전은 바닷물을 냉각수로 이용하는데, 100만킬로와트 원전 1기는 초당 바닷물 70톤의 온도를 7도 가량 상승시킨다. 이를 두고 도쿄대의 미토 이와오 교수는 "'원자력발전소'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아. 정확히 말하면 '바다 데우기 장치'야"라고 지적했다. 수온의 급격한 상승은 해양 생태계에 여러 부작용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바닷물의 수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으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늘어나게 된다.

'죽음의 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인류 사회가 안고 있는 최대 숙제이기도 하다. 핵폐기물은 원전 전과정에서 나온다. 우라늄을 채굴‧정련할 때에도, 이를 농축‧가공해 핵 연료봉을 만들 때에도, 원자로를 가동할 때에도 나오고, 무엇보다도 사용후연료봉은 그 자체가 엄청난 방사능 덩어리이다. 죽음의 재 가운데 반감기가 짧은 것으로 알려진 세슘-137은 30년이고, 플루토늄-239는 무려 2만4천년이다. 장갑, 옷, 장비 등 저준위 폐기물의 반감기는 300년이다. 사용후 연료를 일컫는 고준위 폐기물은 무려 1백만년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반감기도 대단히 길고 또 방사능 농도도 대단히 높은 고준위 폐기물, 즉, 사용후연료봉 처리에 골몰해왔다. 우주에 갖다버리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해양 처분은 런던 조약에 의해, 남극 깊이 파묻는 것은 남극조약에 의해 금지돼 있다. 그래서 처분 방법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재처리인데, 그 타당성 여부를 떠나 재처리를 하더라도 고준위 폐기물은 남는다. 심지층 처분이다. 그런데 원전이 가동된 지 60년이 지났지만, 핵 폐기물의 처리를 확실히 하고 있는 나라는 단 하나도 없다. "인류는 원전이 만들어내는 폐기물의 처분방법도 없이 오늘날까지 와버린" 셈이다.

원자력이 지구 온난화를 늦출 유력한 대안이라는 주장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원자력발전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 에너지로서 지구환경문제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기후변화협약에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이다. 원자력이 발전할 때에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우라늄 채굴, 제련, 농축 및 가공, 원자로 건설 및 운전, 핵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엄청난 자재와 에너지가 소모되고, 소모되는 자재와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때문이다. 더구나 원전의 원리가 되는 핵분열 반응시 이산화탄소는 배출되지 않지만,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위험한 방사성 물질, 즉 죽음의 재를 배출한다.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라는 말도 사람들을 안심시키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여기서 기준치는 IAEA가 정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의한 것이다. 그러나 WHO가 IAEA에 굴복한 결과라는 비판이 많다. 동국의대 미생물학과 교수인 김익중은 이렇게 반박한다. "방사능은 그 피폭량에 비례하여 암을 발생시킨다. 이는 기준치 이하에서도 마찬가지다. 안전한 방사능은 없다."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미국과학아카데미위원회는 2005년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소한의 피폭이라도 인간에게 위험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일본의 원자력 전문가인 고이데 히로아키 역시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피폭량에 비례해서 영향이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 '후쿠시마 1년, 핵 없는 세상을 꿈꾼다' 강연회가 열립니다☞ 필자 정욱식 블로그 '뚜벅뚜벅' 바로가기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KTX 민영화 모델이 궁금한가? 지하철 9호선을 보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02일자 기사 'KTX 민영화 모델이 궁금한가? 지하철 9호선을 보라!'를 퍼왔습니다.
[기고] MB 정권 공기업 선진화의 맨얼굴, 9호선 요금 인상

지난해 12월 27일 국토해양부는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KTX 민영화 추진 계획을 밝혔다. 2012년 상반기 안에 업체설명회와 희망기업 신청접수, 심사를 거쳐 사업체 선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겠다는 로드맵까지 천명했다. 말이 업무보고지 이미 정권의 하명을 받은 국토부가 민영화 추진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없는 자리였다.

그러나 정부의 의도와 다르게 여당조차 민영화 반대를 선언하고 광범위한 국민적 반대에 부딪히자 정부는 슬그머니 계획을 수정했다. 4월 안에 업체선정이 안 되면 2015년 개통일정상 KTX 민영화가 물 건너간다고 신속한 추진을 주장했던 국토부는 4월 총선 이후 업체 선정에 나서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 속에 "고속철도 민간투자 사업제안서"를 정부계획 발표 이전에 입안하는 등 KTX의 운영권의 내정된 선정업체라는 의혹을 받고 있던 대우건설은 고속철도 사업 포기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KTX 민영화 추진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MB정권과 국토부는 왜 이토록 KTX 민영화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이미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단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KTX 민영화의 모델이 되었던 그 사업이 무엇인지 추적해보자.

지하철 9호선, 서울시가 비용 절반 대고 민간자본 수익 보장

2002년 7월 제3기 민선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이명박은 한계에 다다른 교통 분야에 대한 대 수술에 나선다. 특히 이명박 시장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서울버스 준공영제와 중앙차로제, 환승시스템도입은 그동안 한계에 다다른 서울시 교통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계기가 됐다. 경쟁을 통한 자유시장경제의 옹호자이자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공공연하게 표방하는 이가 공공적 조화를 우선시한 정책으로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이 시기에는 또한 개통한 지 40년이 다 돼가는 서울지하철의 용량한계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이에 따라 강남의 모노레일 도입이라든지 새로운 지하철 노선건설 등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되었고 이 가운데 2000년 건설기본계획이 승인되고 2002년 4월 3일 착공된 지하철 9호선 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는다. 이명박 시장 2년 차인 2003년 11월 철도차량제작사인 로템을 앞세운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그런데 여기서 9호선 건설은 특이한 방식으로 추진된다. 원래 지하철건설은 현재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전신인 '서울특별시 지하철 건설 본부'가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9호선은 민간투자 활성화와 정부 및 시 예산 절감이라는 미명 아래 BTO라는 민자투자사업으로 진행된다.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이란 사회간접시설을 민간부분이 주도하여 프로젝트를 설계·시공한 후 시설물의 소유권을 공공부문에 먼저 이전하고 약정 기간 동안 그 시설물을 운영하여 투자금액을 회수해가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9호선 건설은 시설부분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선로건설 등 토목공사는 시에서 담당하고 궤도, 전력, 전차선, 차량제작, 신호, 통신, 역무자동화설비, 차량검수시설, 기타 설비공사, 정거장 마감공사, 스크린도어, 차량기지, 종합사령실 건축공사 등은 로템을 주축으로 하는 민간컨소시엄이 맡았다.

민간컨소시엄이 담당한 건설부분에는 총 8995억 원의 건설비가 책정되었으며 서울시가 건설분담금 4200억 원을 부담했고 서울메트로9호선(주)이 총 사업비 4795억 원을 민자로 조달하도록 되어 있다. 서울시가 부담하는 사업비는 03년 1월 2일 불변가격 기준으로 총사업비 대비 46.7%에 이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지하철 9호선은 완전한 민자사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서울시가 절반의 돈을 대면서 향후 운영과 이득을 보장하는 이상한 건설 방식이었다.

설계비로만 혈세 858억 원 낭비

지하로 연결되는 선로와 기반 시설을 서울시가 부담하고 민자로 하기로 정한 운영시설조차 서울시가 절반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하면서 민간업체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상식을 벗어난 투자행위가 서울시와 국토해양부(당시 건교부)의 심사와 승인을 거쳐 진행되었다.

특히 설계의 창의성 및 기술발전을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턴키·대안입찰 방식은 공사업체의 배를 불리는 장치가 되었다. 2002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서 담합입찰이 적발되어 시정명령과 함께 71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되어 예산낭비를 초래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 14개 공구의 공사비는 일반발주의 경우 보다 25% 높게 계약되어 약 4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낭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 7월 경실련이 발표한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턴키공사 담합입찰조사 의뢰서를 보면, 5개 턴키공사의 평균 낙찰율이 98.3%이며, 14개 공구 전체 평균 낙찰율이 88.9%로 일반경쟁입찰의 경우 평균 낙찰율 64%보다 평균 25% 높다.

경실련은 턴키ㆍ대안입찰 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1공구 당 3.4개, 최소 1000억 원 이상의 과다설계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은 엄청난 예산을 낭비한 사업으로 낙인찍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 지하철 9호선 설계비는 준비단계에서 760억 6000만원, 공사발주단계에서 696억1460만 원이 소요되었으나 '재설계방침'에 따라 79억 원을 지급하게 되어 설계비만 총 1537억7460만 원이 소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을 실제 일반 공사로 발주했을 경우 설계비는 677억5490만 원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설계비만 858억2000만 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사업에 입찰해 한 몫씩 챙긴 사업체들이 대우, 동부, 삼성, 현대, 두산, 쌍용 등 재벌 건설사들이었다. 특히 대우와 동부건설은 2011년부터 KTX 민영화 사업에 뛰어들기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해왔던 사업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사업진행과정에서 대주주가 변한 일이다.




'형님' 아들 위해 9호선 대주주 다국적기업에 넘겼나?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해에 지하철 9호선의 맥쿼리한국인프라가 2대 대주주로 등극한다. 1대 주주인 로템과의 지분차이는 불과 0.47%다. 2008년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추진됐던 인천공항 매각추진 과정에서 매각주체 0순위로 거론 됐던 회사가 다국적기업 맥쿼리 금융그룹이었다. 맥쿼리IMM자산운영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씨라는 사실 때문에 인천공항 매각추진이 친인척에 국가기간산업을 팔아넘기는 특혜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던 일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국민적 관심대상에서 멀어져있던 지하철 9호선은 맥쿼리사가 슬그머니 대주주로 자리를 잡았다. 토건재벌에 엄청난 이익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외국자본에 기간산업을 넘겨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일이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된 것이다.

국토부는 KTX 민영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지하철 9호선이 경쟁을 통해 공기업이 운영하는 다른 지하철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해 직행전동차의 운행 등 기존 공기업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 경영을 이루어 내고 있고 최소한의 고용으로 인건비 절감액도 상당하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직행전동차는 민간기업이 운영해서 도입된 것이 아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지하철 노선의 용량한계를 완화하고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오래전부터 제시된 대안이었다. 그러나 건설된 지 30년 이상 된 노선에 직행열차도입을 위한 대피선 공사를 할 경우 예산 등의 문제에 부딪혀 신규로 건설되는 지하철에 도입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9호선에 도입된 것이다.

인력의 효율화도 다른 시각으로 봐야한다. 이윤을 최고의 목적으로 하다 보니 소요인력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직원을 배치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따른 고용창출이나 시민의 안전 같은 것은 아예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용시민은 민영화된 노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더라도 일산에서 출근하는 시민이 900원을 아끼기 위해 환승할인이 안 되는 여의도역 9호선에 바로 타지 않고 10분이나 돌아서 5호선을 통해 9호선을 이용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시민들은 9호선의 환승을 피하기 위해 도보로 한 두 정거장을 걷기도 한다는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이것이 국토부가 말하는 시민편의와 민간경영 효율화의 진면목인가?

9호선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경기도와 국토해양부로부터 환승 할인으로 발생하는 손실분을 0원도 보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노선은 관계기관으로부터 손실액을 보전 받고 있고, 9호선을 뺀 나머지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손실이 생겨도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결국 이 말은 시민들이 주인인 공기업이 지하철을 운행할 때 시민들의 편익이 높아진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서울시와 지하철 9호선, 국토해양부는 서로의 탓만 하고 있고 모든 불편은 시민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민영화 결과는 9호선 요금 인상

게다가 지하철 9호선은 대놓고 지하철요금 추가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을 기해 일제히 인상된 서울시 교통요금에 더해 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한 요금인상을 하겠다며 공지를 하고 있다.


▲ 민간 투자 사업업으로 운영하는 지하철 9호선은 "민자철도의 특수상황 때문에 운임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홈페이지 화면 캡쳐

BTO 방식에서 부풀린 수요예측을 통해 투자사의 이익을 보장하는 해괴한 장치인 최소운영수익보장방침에 따라 이미 2011년 시 보조금으로 322억 원을 챙겨간 지하철 9호선은 누적적자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러 별도의 추가운임을 반영할 계획임을 알리고 있다. 국토부가 말한 경쟁을 통한 효율화의 결과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며 시민들에게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소유하지 못하면 통제하지 못한다. 이미 외국자본과 재벌이 장악한 기관이 시민 편익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과 서울9호선운영(주)으로 나뉜 2원적 체제인데 서울9호선운영(주)의 CEO는 베올리아사에서 파견한 마흐슬랑 다루 씨이고, 서울시메트로9호선(주) CEO는 정연국 씨로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인사 등용처인 고대라인이다. 지하철 9호선의 2대 대주주중 하나가 맥쿼리사이고 운영자는 베올리아사이다. 맥쿼리사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수정산터널, 광주제2순환도로 등 국내의 다수 사회간접자본에 대주주나 운영자로 참여하고 있다. 베올리아사는 상수도 사업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프랑스계 초국적 기업이다.

특히 베올리아사는 2001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이후 2005년부터 인천시로부터 송도·만수 하수종말처리시설을 20년 계약으로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인천시민 중 33만 명이 이하수처리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8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인천시는 2006년 한국에서 최초로 외국계 물 기업인 베올리아와 상수도 사업 관련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처럼 맥쿼리와 베올리아는 한국의 사회간접자본을 다방면에서 잠식해 나가고 있다. 민영화가 효율적인 사회적 대안으로 여겨지는 한국은 이들 다국적 기업에게 천혜의 투자처요 이윤확보 공간인 것이다.

KTX 민영화, 철도 주요간선망 몽땅 내주는 결과 초래할 것

KTX 민영화의 모델은 지하철 9호선이지만 정부의 정책대로 KTX 민영화가 추진된다면 그 파급력은 지하철 9호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미FTA협정에서 그나마 독점권을 인정받은 2005년 7월 1일 이전 건설된 노선에 대해서도 아무 문제없이 외국자본이나 재벌에게 자발적으로 헌납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서-평택간의 노선을 빌미로 민간경쟁체제도입을 이야기하지만 이 노선이 결국은 경부선과 호남선을 통해 부산과 목포 광주로 연결된다. 부산까지의 고속신선은 이미 한국철도의 독점적 관할 노선이지만 민영화가 추진되고 민간업체에 지하철 9호선처럼 나중에 외국자본이 참여하게 될 경우 국토의 주요간선망을 몽땅 내주게 되는 결과가 된다. 정부가 국가의 기간교통망을 팔아넘기기에 안달이 난 모양새다.

지금 한국 정부는 누구의 정부인가? 국민의 정부인가? 외국투기자본과 재벌의 대리인인가?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인 공공부문이 무너지는 만큼 시민들의 삶은 더 황폐화될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전 사회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행을 멈추지 않고 있는 KTX민영화 정책을 하루 속히 철회해야 할 것이다.


▲ ⓒ뉴시스

* 참고로 필자는 운수노동정책연구소에서 사회공공연구소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