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1일 토요일

국민을 위한 에너지 산업 체제를 구축하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20일자 기사 '국민을 위한 에너지 산업 체제를 구축하자'를 퍼왔습니다.
[이젠 국유화다④] 재벌 손아귀에 떨어진 신재생에너지 산업

지금 석유는 매우 위험한 상태이다. 무궁무진할 줄 알았던 석유의 고갈을 경고하는 과학자들의 메시지는 꽤 구체적이다. 그래서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를 찾기 위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동시에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전쟁은 자원개발을 둘러싼 다양한 합종연횡을 낳고 있는 동시에 병력과 비행기가 동원되는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미국 부시 정권이 이라크를 향해 진격했던 이유가 ‘석유 파이프 라인 확보’에 있었음은 세 살배기조차 알고 있다. 그리고 2012년 지금 오바마 정부는 이란을 향해 핵무기 개발 중단을 요구하며 석유 수입을 제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국 의회는 법까지 만들어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에게 이란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입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자원의 확보가 중요한데, 지금 한국에서는 정부와 민간재벌이 이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와 민간자본인 SK, GS 등 정유기업들이 각개약진하는 모양새이다.

한국석유공사:국내대륙붕 사업, 해외석유개발 사업, 시추선 사업, 석유비축 사업, 비축기지 건설 사업, 연구개발 사업, 석유정보 서비스 

SK 계열사(에너지 화학 부문):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케미칼, SKC, SK E&S, SK가스, SK루브리컨츠

GS칼텍스 사업:석유분야, 석유화학, BASE 오일 및 윤활유 분야, 전력 및 지역 난방분야, LNG 및 도시가스분야, 해외자원개발분야, 신재생에너지 분야, 녹색성장사업분야
S-OIL 사업:정유부문, 윤활부문, 석유화학부문, 연구개발, 해외시장

향후 석유를 둘러싼 민감한 문제들이 다양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석유 자원 개발에 대한 부분은 국가 및 정부 부문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관련 법률들을 개정해서 자유화했던 해외개발 및 자원개발 영역을 공공화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민간 재벌이 석유개발과 도입 과정에서 국민의 이익이나 국익을 얼마나 고려할까? 우리가 경험한 바로는 재벌들에게 국민과 국익은 없다. 그들은 총수 일가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그런 재벌의 정유회사들에게 에너지 자원의 개발과 공급의 역할을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Iran Focus 미국 의회는 법까지 만들어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에게 이란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입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

석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소비 체계는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석유 중심 에너지 체제를 새로운 에너지 체제로 바꾸자는 호소와 제안들은 참 많다. 그런데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연구개발과 그 성과에 대한 소유가 재벌들의 손아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는 재벌에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면서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독려하는 양상이다. 결국 국민의 엄청난 혈세가 정책 자금으로 재벌들에게 흘러가면서 국민의 미래를 위한 대체 에너지 체제가 아니라 정유 기업을 소유한 재벌들의 새로운 이익 창출 분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식경제부는 2011년 업무계획에서 ‘1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수출 400억불의 신(新)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면서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원(源)별 중소‧중견기업의 사업화 지원에 200억원(2011년)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여기에는 2015년까지 수출 1억불 이상 글로벌 스타기업 50개를 육성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재벌에 대한 지원을 명시적으로 표방하고 있지만 않지만 SK와 GS칼텍스 등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진출을 확대 강화하고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은 직간접적으로 이들 재벌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는 국가의 미래는 물론이고 국민들의 삶과 생활까지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분야이다. 이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전 국민이 뜻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돈을 대고 재벌과 기업들이 에너지 개발과 상용화를 실행하는 그런 방식으로는 미래를 결코 준비할 수 없다. 

석유 소비체제를 사회화하자

석유의 소비 과정의 혁신도 필요하다. 민간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정유 시설을 거친 석유 제품들은 정제 이후 비싼 가격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정유회사와 그 재벌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정부 역시 석유에 대한 다양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 글에서 에너지 가격 결정 방식과 구조를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도입되는 원유 가격 대비 판매 가격의 격차가 크다면, 그것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어떤 정책이 아니라 민간자본의 배를 불리는 결과를 낳는다면 사회적으로 이는 재조정되어야 한다.

지금 정부에서는 알뜰 주유소라는 것을 만들고 있다. 기존 정유업체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동의하는 모양새를 갖추었지만 내용인즉 주유소들이 공동구매를 통해 매입가를 낮추고 각종 비용을 줄여 석유 판매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조금 더 싼 가격으로 석유제품을 파는 주유소가 조금 더 생길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

알뜰 주유소가 아니라 정유회사들이 지배하고 있는 석유제품 공급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주유소들이 정유회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석유 공급 관련 표준계약서를 마련하여 정유업체들이 석유제품 공급까지 좌지우지하는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 재벌에 의한 소비/유통망 대신 사회적으로 통제되는 유통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종탁(산업노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설]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성난 농심에 불지르는 정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20일자 사설 '[사설]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성난 농심에 불지르는 정부'를 퍼왔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캐나다산 쇠고기의 새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 고시를 20일치 관보에 올렸다. 이로써 국내 수입업자는 2003년 5월 광우병 발생으로 금지된 캐나다산 쇠고기를 9년여 만에 다시 수입할 수 있게 됐다. 검역 등 필요한 절차를 고려하면 다음달 중하순쯤부터 캐나다산 쇠고기가 시중에 풀릴 것이라고 한다. 소값 폭락으로 깊은 시름에 잠긴 축산농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농식품부의 이번 고시는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고 절차적 정당성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농식품부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지난 12월30일 국회가 새 수입위생조건 심의결과 보고서를 통과시킨 데 따른 후속 조처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형식논리일 뿐이다. 당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가 다수 의견으로 채택한 심의보고서에는 ‘국내 한우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수입 재개 시기를 미뤄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국내 축산업 지원 강화, 수입 쇠고기의 국산 둔갑판매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강구 등을 수입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이런 국회 심의 결과를 단지 ‘참고 의견’으로만 받아들이고 새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강행했다. 장관 고시는 행정부의 고유권한인 만큼 국회 심의 결과에 구속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2008년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취지와 어긋나는 판단이다. 당시 국회는 촛불시위로 표출된 국민여론을 반영해 광우병 발생국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은 국회 심의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법안 개정의 주역이었던 강기갑 의원(통합진보당)은 “개정안에서 정한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국회 심의 결과는 행정적 구속력도 갖는다는 게 법제처의 유권해석”이라며 “농식품부의 고시 강행은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정부는 캐나다에 이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유럽연합(EU) 회원국과도 쇠고기 수입 확대 협상을 검토하고 있다. 쇠고기 수급 및 가격안정 대책이 미비한 상황에서 더이상의 쇠고기 수입 물량의 증가는 국내 축산 기반의 붕괴로 이어질 게 뻔하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쇠고기의 가격 등락 변동성을 키워 소비자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을 위해서도 무분별한 쇠고기 수입 확대를 자제해야 한다.

핵공학자가 폭로하는 은폐된 진실


이글은 시사인 2012-01-21일자 기사 '핵공학자가 폭로하는 은폐된 진실'을 퍼왔습니다.

김종철/녹색평론/발행인/120호/20년기념호 20111102 시사IN 백승기 20111102 시사IN 백승기
2011년은 후쿠시마 핵 사고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핵 사고란 일반적인 산업재해와 근본적으로 다른, 가공할 재앙이 분명하다.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 사태 직후부터 나는 엄청난 충격 속에서 핵 문제에 관한 문헌을 끊임없이 찾아서 읽었다. 이미 30년 전에 나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의사이자 저명한 반핵 활동가인 헬렌 칼디코트가 쓴 책 를 읽고 전율을 느낀 경험이 있다. 이후에도 핵 문제에 관심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집중한 적은 없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발견한 실로 양심적인 과학자가 고이데 히로아키 선생이다. 그는 지금 환갑이 넘은 나이인데도, 직함이 교토 대학 원자로 실험소 조교이다. 물론일본에서 ‘조교’라는 직위는 한국에서의 ‘조교’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어쨌든 환갑 넘은 이가 대학의 최하위직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 까닭은 결국 핵공학 전공자로서 핵 발전을 반대하는 데 일생을 바쳐왔기 때문이다. 고이데 씨는 후쿠시마 사태가 아니었다면 무명의 과학자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이후, 핵공학자라면 거의 예외 없이 어용학자뿐인 현실에서 그는 가장 신뢰받는 과학자로 인식되었고, 그 결과 그의 의견을 구하는 수많은 매체와 시민단체의 요청 때문에 잠시도 쉴 수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원자력의 거짓] 고이데 히로아키 지음 , 녹색평론사 펴냄
   
[은폐된 원자력, 핵의 진실] 고이데 히로아키 지음 , 녹색평론사 펴냄
고이데 씨는 원래 핵 기술이 인류의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을 가지고 핵공학을 택했으나 학생 시절 어떤 집회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일생을 반핵 운동에 바치리라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반핵 운동의 효과적인 실천을 위해 스스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연구자로서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일생 동안 외로운 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가 반핵 운동을 하는 첫 번째 이유가 안전 문제가 아니라 인간 차별 문제라는 점이다. 원자로라는 극도의 방사능 피폭 위험 환경에 놓여 있는 최하층 노동자의 존재, 늘 가난한 변두리 지역이 핵발전소 부지로 선정되는 현실, 현 세대의 이익 때문에 미래 세대가 위험에 처하는 문제…. 이런 다중적 차별 구조가 없다면 핵 발전 시스템은 처음부터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이데 선생은 강조한다. 그러니까 고이데 선생에 따르면, 과학의 양심이란 기본적으로 타자에의 관심, 즉 근원적인 의미의 상상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산일보 새로운 임원에 ‘김종렬 아바타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20일자 기사 '부산일보 새로운 임원에 ‘김종렬 아바타들’'을 퍼왔습니다.
노조, 사장출근저지 등 2라운드 투쟁 돌입 선언

정수재단이 노동조합의 민주적 사장 선임 요구를 무시한 채, 이명관 기획실장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상무에는 김진환 이사대우가, 이사에는 김종명 논설주간, 이헌률 E&E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는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 같은 임명을 확정했다. 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정수장학회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부산일보 지부가 20일 발행한 '부일노보 쟁의특보'

‘박근혜’, ‘정수장학회’로부터의 “편집권 독립”을 주장해왔던 노동조합은 즉각 “직장폐쇄와 용역동원 발언을 서슴지 않고 징계에 앞장섰던 인사들을 무더기로 임원으로 지명했다”고 반발했다.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지부(지부장 이호진)는 곧장 ‘부일노보 쟁의특보’를 발행하고 2라운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부는 이번 임명에 대해 “모두가 김종렬 전 사장의 ‘아바타’들”, “김 전 사장의 작품”이라고 총평했다.
특히, 사장으로 임명된 이명관 기획실장에 대해 “최근 노조에 대한 강경발언을 주도한 것 외에 딱히 업무 성과나 존재감을 보여준 적이 없다”며 “11월 징계사태가 불거지면서 그는 김 전 사장이 하고 싶어하는 얘기를 나서서 주도적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비판했다. 또, “‘노조를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강경발언과 최필립 이사장과 김 전 사장의 입맛에 맞는 강경책이 환심을 산 것”이라고 쓴 소리를 던졌다.
지부는 “회계부정의 책임자로 지목돼 노조로부터 고소를 당한 김진환 이사대우도 지난 6년간 김 전 사장 지근거리에서 부실경영을 주도했던 인물”, “김종명 논설주간은 편집국장 징계위원장을 맡았던 인물”, “이헌률 E&E 사장은 김 전 사장의 의중을 앞장서 실현하는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지부는 설 연휴 직후인 25일(수)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갖고 사장출근저지 등 2라운드 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란, 한국 기업에 보복 움직임…제재 동참 반발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20일자 기사 '이란, 한국 기업에 보복 움직임…제재 동참 반발'을 퍼왔습니다.
삼성ㆍLG 옥외광고 금지했다 외교부 항의로 철회

우리 정부가 이란 제재에 동참하기로 방침을 정한데 대해 이란 정부가 현지 한국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일종의 보복성 조치를 취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란 정부가 이달 초 테헤란시에 있는 삼성과 LG 등 한국기업 옥외광고판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했다가 우리 현지공관에서 철회를 요구하자 광고금지 조치를 해제했다"라고 밝혔다.

테헤란시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 기업 옥외광고에 대한 철거가 실제로 진행됐지만 지난 8일자로 원상 복귀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금지 조치가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이란이 한국의 원유수입 감축 방침에 반발, 현지 진출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려 했다는 점에 정부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란 외무부는 `한국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해 이란산 원유수입을 감축키로 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그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2005년 한국이 유엔의 이란 핵 관련 제재 결의에 동참하자 한동안 한국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한국이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에 돌입하면 이란이 우리 기업을 상대로 보복 조치를 실행할 가능성이 있어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ㆍ이란 교역액은 185억달러(수출 72억달러, 수입 113억달러)로 전년(115억달러)보다 60%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종전 최대치였던 전년보다 56%, 수입은 2010년보다 63% 증가했다.



/연합 

"뇌출혈 치료비 월 500만원, 산재 승인 늦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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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제도, 건강보험처럼 선지급 후평가로 바꿔야"

15년째 도로와 아파트에 인터넷 통신선을 설치하는 일을 해온 이정훈(가명·43) 씨. 이 씨는 지난해 11월 일반국도에서 일하던 중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어지러움을 느꼈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은 그는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이 씨가 쓰러지기 두 달 전부터 회사는 급박한 공사기일을 맞추기 위해 하루에 11시간씩, 주말에도 거의 쉬는 날 없이 작업을 강행했다. 그는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뇌출혈이 발병했다고 판단하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승인을 신청했다. 회사에서도 산재 신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두 달이 넘도록 산재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 이 씨는 인천산재중앙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간병료를 포함해 매달 300~500만 원씩 드는 치료비를 고스란히 부담했다. 급한 대로 은행에서 2000만 원을 대출한 그는 "회사에서도 업무 중에 쓰러진 터라 산재를 인정하는데, 공단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는 "치료를 마치고 재활에 성공해 일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산재가 승인되지 않으면 일을 다시 시작하기도 전에 가정 파탄이 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재활 치료를 받는 환자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모든 산재 환자를 산재보험 하나로"

한국에서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는 노동자는 적은 편이다. 2006년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 284만여 명 가운데,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는 38%인 107만여 명에 불과하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10년 신상도 서울대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응급실에 온 직업성 손상자는 21만 명이었으나 그해 전체 산재 환자는 약 8만 명 미만이었다.

보건의료노조와 환자단체연합회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19일 '산재보험 및 산재병원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인천산재병원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발제를 맡은 임준 가천의과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산재보험 제도가 산재환자를 구조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며 "산재를 입증할 책임이 노동자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때 건강보험공단에 전화를 걸어 허락받고 치료받는 환자는 없다"며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산재보험도 보편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업무상 인과관계를 따지기보다는 직업 관련성만 있으면 산재를 포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특히 이미 역학적으로 직업 관련성이 입증된 질병은 환자가 직접청구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산재보험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환자가 아니라 병원이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을 분리해서 청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병원이 환자의 질병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관련 직업 목록이 검색되도록 한다. 만약 환자가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면 병원이 환자를 산재보험 청구 대상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부적절한 청구를 가려내는 대안으로 임 교수는 "병원이 청구한 건강보험 급여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를 반증하듯이, 산재보험 청구가 부적절하다면 산업재해심사평가원과 같은 기구가 나중에 반증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임 교수는 이처럼 산재보험에도 '선지급 후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면, 산재 환자 대다수가 조기에 치료해서 직장에 복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재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 이미 치료시기를 놓치고 뒤늦게 요양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노동자를 비인간적으로 몰아넣는 현재의 산재 시스템이 만든 결과"라고 덧붙였다.

산재 입증 책임 '노동자→공단' 전환 법안 계류 중 

이와 비슷한 법안도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11월 이미경 민주당 의원 등은 산재가 생겼을 때 재해와 업무 사이의 입증책임을 지는 주체를 노동자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업무상 질병에 걸린 노동자가 업무 수행과정에서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이에 노출된 경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해당 질병을 산재로 추정하도록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의가 있는 사건에 대해 산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해야 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한나라당 의원까지 서명한 이 개정안을 사용자 보험료 부담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실정이다. 임 교수는 "더 많은 산재가 드러나야 노동부도 제대로 산재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며 "그래야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의 역할도 강화된다"고 지적했다.



/김윤나영 기자 

[사설] 정치개혁 역행하는 정개특위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20일자 사설 '[사설] 정치개혁 역행하는 정개특위'를 퍼왔습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자금법 개정 등 정치개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애초 기대와 달리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석패율제 도입 검토로 통합진보당 등 다른 야당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은 데 이어 전당대회 동원 비용을 중앙당에서 지급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두 힘있는 정당끼리 짝짜꿍이 돼서 오히려 정치를 후퇴시키려는 위험한 시도다.
국회 정개특위 산하 정당·정치자금법 심사소위는 엊그제 비공개 회의를 열어 당 대표 경선에 참석하는 당원에게 주는 여비 등을 합법화하는 쪽으로 정당법을 개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당대회 ‘돈봉투’가 말썽을 빚자 아예 관광버스 대절비나 식사비 등 ‘동원 경선’의 비용을 중앙당에서 대겠다고 나선 것이다. 심사소위 쪽은 “자기 돈을 들여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들이 없는 현실에서 비현실적인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라고 변명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기는커녕 퇴출 대상인 동원 경선을 돈을 대주면서까지 합법화하겠다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전당대회와 관련해 유권자가 받은 돈이 100만원 이하이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던 규정도 완화해 과태료로 바꾸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웬만한 돈봉투 수수 행위는 걸려도 형사처벌 기록에도 남지 않는다. 정치판의 검은돈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더욱 엄격한 처벌규정을 마련해도 모자랄 판국에 완전히 거꾸로 가는 꼼수다.
두 정당이 자신들의 전당대회 행사 비용을 국고에 떠넘기려는 태도도 얄밉기 짝이 없다. 당 대표 경선을 선관위에 위탁할 경우 해당 정당에서 비용을 책임지도록 한 정당법 48조 2항을 바꿔 연 1회까지는 국고에서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원내 1·2위를 다투는 거대정당들의 자체 행사 비용까지 국민의 혈세로 충당해야 옳은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으르렁대다가도 공통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을 만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찰떡궁합을 과시해왔다. 국회의원 입법 로비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청목회법’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기습처리한 것 등은 대표적인 예다. 기득권 유지를 위한 두 당의 밀실야합 행위를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할 상황이다.

[사설]두 공영방송에서 동시에 터진 불공정 보도 비판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20일자 사설 '[사설]두 공영방송에서 동시에 터진 불공정 보도 비판'을 퍼왔습니다.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뉴스 제작 최고 책임자들이 불신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새 노조)와 KBS 노조는 엊그제 고대영 보도본부장 등을 대상으로 신임투표를 실시한 결과 압도적 불신임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고 보도본부장에 대해서는 재적조합원 710명 중 595명이 투표해, 595명 전원이 불신임표를 던졌다. 재적인원 대비 70.7%의 높은 불신임률로, 노조는 불신임률이 3분의 2를 넘으면 단체협약에 따라 직접 해임건의를 할 수 있다. MBC는 기자회가 최근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해 90% 이상이 퇴진 찬성표를 던졌다. 기자들은 두 사람이 자진 사퇴하지 않자 어제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25일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두 공영 TV의 보도책임자들이 어쩌다 동시에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불신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을까. 한마디로 편파, 불공정 방송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왔기 때문이다. KBS 새 노조는 이번 투표결과가 “그동안 고 보도본부장이 행한 온갖 불공정, 편파보도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자, 김인규 사장 체제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명확한 항의”라며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면적인 사장 퇴진 운동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앞서 MBC 기자회는 그간 MBC 뉴스가 4·27 재·보궐 선거, 장관 인사청문회, KBS 도청 의혹 등에서 행한 축소·편파보도 사례를 발표하고, 그 결과 시청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김인규 KBS 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에게 촉구한다. 두 공영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젠 언론 노동자들, 기사 쓰고 마이크 잡는 것을 업으로 삼는 기자들까지 이대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양 방송사에서 동시에 이런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이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을 젊은 기자들이 “정파적 시각에 기운 탓”이라거나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은 분노의 불길만 확산시킬 뿐이다.

"반미는 '공기'처럼 필요하다"


이글은 레디앙 2012-01-20일자 기사 '"반미는 '공기'처럼 필요하다"'를 퍼왔습니다.
미, 이란 원유수입 감축 요구와 한국의 집권 노예 계급들

어렸을 때에 배운 역사교과서에서는 지금도 뚜렷하게 기억되는 한 가지 사진이 있었습니다. 1917년10월 혁명 이후에, 평생 최초로 글을 배우기 시작한 농민 부인들은 칠판에 쓰여진 대로 공책에다가 잘 따르지 않는 손으로 어렵게 어렵게 씁니다: "우리들은 노예가 아니다. 노예는 우리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는 소련 정권 초기의 최초의 교과서 중의 하나인 (Долой неграмотность: Букварь для взрослых, 1919)에서 따온 문구였지요. 오늘날 자본주의 국가인 러시아의 역사교과서에서 그 사진이야 나올 리가 없지만, 인터넷에서 그 사진을 만날 때마다 왠지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비록 그 때의 해방은 몇 년 가지 않아 결국 스탈린주의적 관료체제는 봉기를 단행한 인민으로부터 그 자유의 상당 부분을 회수(?)해버리고 말았지만, 그 순간이 엄연히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한 기억 그 자체가 아주 중요합니다.
경제문제 이상의 것
1945년 8월 이후의 조선 각지에서의 인민위원회 설립 등 일시적인 '직접적 인민 민주주의' 출현이나 1946년 10월 항쟁, 지리산 등지에서의 빨치산 투쟁에 대한 기억들은 한반도 남반부 민중들에게 중요하듯이 말입니다. 그러한 기억을 가진 인민들을, 잠시 다시 노예화시킬 수 있어도, 노예 상태를 벗어나려는 그 의지들을 완전히 꺾을 수 없는 거죠. 

그런데 요즘 국내 소식을 듣노라면 아무래도 지금의 우리 상태는 집단적 노예상태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예컨대 최근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에 대한 소식을 생각해보시지요.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이란을 경제적으로 질식사시키려는 상전나라에서 후국(侯國) 한국에다가 "50%로 이란산 원유수입을 줄여라!"라고 엄명(?)을 내리고, 천자의 혜명(惠命)을 받들어 모시는 남조선후(南朝鮮侯) 명박(明博) 전하의 장상(將相)들은 "천자의 성은이 망극하옵니만, 저희 살림살이의 어려움을 돌봐주셔업소서, 부디 30%만 줄이도록 은혜로운 명령을 다시 고쳐내려옵서소"라고 천사(天使: 천자의 사절) 앞에서 무릎을 꿇어읍소하는 꼴입니다.
남조선 후왕 (侯王)의 뛰어난 충성에 힘입어, 천자의 사절은 이제 보다 덩치 큰 후국 일본에 가서 역시 "이란에 대한 경제적 토벌에의 동참"을 비슷한 방식으로 명령할 셈입니다. 그런데 한국이라는 한 나라의 국가적 독립성이나 자주성은 물론 그 나라의 여권을 갖고 사는 모든 시민들의 개인적 자존감까지도 완전히 뭉개버리고 마는 이 소식은, 국내 매체들은 대개 "경제뉴스"로 다루어주었습니다.
경제보다 훨씬 더 일차적이고 중요한 부분들이 관계되는 일이지만, 이미 주인님과의 명령/복종 관계에 익숙해진 노예들에게는 그 관계틀 속에서는 돈밖에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왜 개인적 자존감의 문제인가요? 아무리 가난하게 살아도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데에 대해서 나름대로 자긍을 하고, 자존의 의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스코틀랜드 시인 로버트 번스 (1759-1796)의 명시 "사람은 사람이다, 등등"에서 이야기하듯이, "정직한 가난을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자는 그저 비겁한 노예, 우리는 그를 상대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가난하게 살 용기가 있다 등등" 이지 않습니까?
미국은 왜?
그런데 미 제국의 "이란 고사 작전"에 동참하는 이상, 우리는 더이상 "정직하다"고 자긍할 수 없습니다. 미 제국이 이란에 대해 별의별 경제 제재를 하고, 이스라엘의 모사드라는 첩보조직과 협동해 벌써 이란 핵과학자 4명의 목숨을 테러적 방법으로 빼앗고, 나아가서 아예 이란과의 전면전이라도 벌이려고 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권?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란 국회를 보시면 여성 의원 아홉 명 정도 보이지만, 미국과 함께 이란 공격을 준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회는 물론 없고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아예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란의 우파적인 신정(神政) 독재는 여성 등 여러 약자 집단들의 인권을 억압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전폭적으로 지지, 지원하는 사우디 등등의 걸프 지역의 보수적 왕국에서는 이란과 같은, 전체 대학생 중에서 여성이 65%나 차지하는 역동적 사회를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거죠.
핵 폭탄 제조의 위험? 핑계에 불과합니다. 중동 유일의 진짜 핵무장은 바로 미국의 "우방 이상의 우방" 이스라엘이 갖고 있으며, 대다수의 객관적인 관찰자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란은 아직도 핵폭탄 제조 수준 가까이도 못갔습니다. 간다 하더라도 무엇이 달라지나요? 파키스탄에 핵무기가 있다고 해서 주변 지역의 지정학적 지도는 과연 크게 바뀌었나요? 

진짜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북조선이나 시리아, 중국과 마찬가지로, 이란은 미 제국의 후국이 되려 하지 않거나 될 수 없는 나라들의 그룹에 속합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의 이란은 실제로 종교적 보수주의 방향으로 가고 인민들의 많은 기대들을 배반했지만, 그 혁명의 결과로 그나마 대외적인 자율성 정도는 따낼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야말로 미국 집권자들의 눈엣가시가 되고, 혁명의 "혁"자만 봐도 벌써 겁과 증오에 치를 떠는 사우디와 같은 나라들의 지배자들을 자극시킵니다. 이란이 혁명을 거친, 자원에 대한 민족주의적인 국가적 통제를 확립시킨 나라이기에 그 유전을 싼 값에 임대해 그 자원을 더이상 쉽게 약탈할 수 없게 된 유럽 열강들도 기본적으로 이란을 회의적으로 보고, 미 제국의 반(反)이란 책동에 아주 쉽게, 비교적으로 지율적으로 동참합니다.
자존심 상하는 일
예컨대 과거에 이란을 반(半)식민화시킨 영국 같으면 그러한 동참은 자연스럽기까지 하죠. 그런데 한국은 영국과 같은 식민주의 침략의 역사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영국과 달리 이란 혁명으로 그 자원 약탈의 기회를 잃은 것도 전혀 아니지 않습니까?
한국 시민 대다수가 공유하는, 일제시절에 대한 집단 기억에 기반을 두는 반(反)식민주의적 정서로 봐서는, 이란혁명의 성과에 박수갈채라도 보낼 부분들은 많고, 굳이 경제적으로 보더라도 에너지집약적 제조업 국가 한국의 특징상 이란과 차후 아주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같은 피해자 대열에 속한다는 역사적인 동류의식이나, 미 제국의 전횡과 범죄(여태까지 4명의 이란 핵물리학자를 암살시킨 것은 분명히 국제범죄입니다!)에 대한 도덕적 분노 등을 다 나몰라라 하는 우리 후국은, 미 제국의 공범으로 아주 아주 쉽게 나서는 것입니다. 한국 여권을 갖고 계시는 독자 여러분, 아무래도 자존심은 좀 상하지 않으십니까? 

1980년대식, 단순한 "양키여, 물러가라! 통일하자!"식의 반미에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있습니다. 남북한 양쪽 지배자들부터 시작해서 진정으로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부터 문제죠. 통일문제보다 계급문제가 일차적으로 해결돼야 된다는 말씀이죠.
그런데, 이와 같은 단순한, 감상적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형태는 아니더라도, 노예상태에 묶여 있는 우리에게는 "반미"는 공기처럼 필요합니다. 미 제국의 국제범죄에 공범으로 나서게 되는 만큼, 우리들은 우리 자신들의 인간적 본성, 기본적 자존부터 부정하기 때문입니다.
물처럼, 공기처럼 필요한 반미
또 주인님들의 요구가 어디까지일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게 문제죠. 정말 미 제국이 이란을 침략하게 된다면 또 파병을 요구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또 거기에 가서도 제국의 총알받이 노릇을 해야 한단 말인가요?
반미는 공기, 물처럼 필요한 것이고, 또 한국이 미 제국과 적당히 거리를 두자면 현실적으로 수많은 방편들은 있습니다. 남북 공동 군축으로 주한, 주일 미군의 주둔 명분부터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이고, 또 중국과의 안보차원 협조를 토의해, 미군의 존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중-북-남의 공동안보협력의 시대를 향해서 적어도 한두 걸음을 걸어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제 생각 같으면, 아주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양쪽의 영세중립과 한반도에서의 일체 외국군 철수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방향"입니다. 문제는, 노예화가 지나친 나머지 오웰의 말대로 "노예상태는 바로 자유"라고 생각하기에 이른 한국의 지배층이죠.
"오렌지 발음"으로 한반도 "원주민"들을 줄세우고 계급으로 나누는 저들은, 상국(上國)으로부터 그렇게 쉽게 떨어져나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오렌지 발음"이 별로 좋지 않은 가난한 "원주민"들을 주인님들에게 총알받이로 계속 공급하려 할 것 같습니다. 

2012년 01월 20일 (금) 10:21:01 박노자 / 오슬로대

탈핵, 할건가 말건가, 총선서 선택을 이대로 두면 세계 최대 핵발전 단지


이글은 레디앙 2012-01-19일자 기사 '[기고-제안] "정당, 책임 있는 입장 발표 & 토론 필요하다"'
[기고-제안] "정당, 책임 있는 입장 발표 & 토론 필요하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거가 끝나면서 올해 총선을 앞둔 정치세력들 간의 이합집산은 끝난 듯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정책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할 때이다.
각 정당, 원칙적 입장과 구체적 계획 내놔야
올해 총선에서 꼭 얘기해야 할 주제가 핵발전 문제이다. 며칠 전 경남 밀양에서는 70대 노인이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여 분신을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건설 예정인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한 초고압 송전탑 때문에 발생한 비극이다. 이 사건은 더 이상 핵발전 문제를 덮어둘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핵발전은 생태환경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상실한 비윤리적 행위이다.
방사능 문제를 생각해도 그렇다. 핵발전을 확대하는 국가일수록 방사능에 대해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우리 나라가 대표적이다. 먹는 식품에서 나와도 "안전하다", 아스팔트에서 나와도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모습.

핵발전을 확대하는 국가에서는 핵발전소의 안전성을 과장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안전 규제도 허술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찬핵론자가 원자력 안전규제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말 사고 안 나는 게 다행인 위험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1개의 핵발전소들이 가동 중이다. 그리고 이 숫자는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올 봄에 가동되면 23개로 늘어난다. 그 외에 건설 중인 것과 계획 중인 것을 합치면 34개가 되고, 작년 연말에 발표한 삼척과 영덕의 신규부지가 확정되면 42개까지 지을 수 있게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압도적으로 핵발전 밀집도 세계 1위인 국가가 된다.
핵발전 확대를 막고 물꼬를 돌리려면,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는 세계 최대의 핵발전단지로 갈 것인지, 아니면 탈핵(탈원전)을 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야당들은 탈핵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입법과 계획에 대해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우리나라는 핵발전의 수렁 속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다.
민주통합당 입장 애매
핵발전 문제에 관한 각 당의 입장들은 어느 정도 나와 있다. 민주통합당은 ‘전면 재검토’, 진보신당과 사회당, 통합진보당은 ‘원전의 단계적 폐기’ 또는 ‘탈핵’을 강령으로 하고 있다. 이 정당들 중에 핵발전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입장은 애매모호하다. 원전을 전면재검토한다지만, 언제까지 재검토를 한다는 것인지? 도 불분명하고, 현재 짓고 있는 핵발전소나 수명이 끝난 핵발전소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 없다.
그리고 진보신당은 2030년 탈핵을 제시하고 있지만, 통합진보당은 목표연도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탈핵(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이나 벨기에의 사례를 보면, 언제까지 탈핵을 하겠다는 목표연도를 설정하고 탈핵을 위한 시나리오를 짬으로써 탈핵을 현실로 만들었다. 탈핵을 위해서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이나 수명 끝난 핵발전소의 폐쇄는 당장 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제는 막연하게 핵발전에 ‘찬성한다’, ‘반대한다’ 또는 ‘단계적으로 폐기한다’는 수준을 넘어서서 목표연도에 대해 합의하고 실질적인 탈핵 시나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총선에서 각 정치세력들은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탈핵에 동의하는 정치세력들은 탈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녹색당은 아직 창당 과정에 있지만, 탈핵(탈원전)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정당보다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핵발전 확대에 초점을 맞춘 우리 나라의 법제도를 전면 개편하기 위한 ‘탈핵 및 에너지전환 기본법’ 초안도 마련하고 있다.
세 가지 쟁점에 입장 발표를
그래서 다른 정당들에게 제안한다. 탈핵(탈원전)에 대한 각 정당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달라. 그래야 토론이 시작될 수 있다. 쟁점은 몇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핵발전을 중단하기 위한 목표연도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이다. 녹색당은 창당 준비과정에서부터 2030년 탈핵을 주장해 왔다. 진보신당도 2030년 탈핵을 주장하고 있다. 다른 정당들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밝혀달라.
둘째,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할 것인지 아닌지이다. 여기에는 당장 상업운전을 시작하려고 하는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부터 포함된다. 일단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핵발전소는 핵폐기물을 쏟아낼 수 밖에 없고, 사고위험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미 건설이 끝났다 하더라도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는 가동을 위한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핵발전확대냐 탈핵이냐는 정치적 결정을 기다리게 해야 한다. 정당들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세 번째는 쉬운 문제이다. 수명이 끝난 핵발전소의 수명연장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미 수명연장을 한 고리1호기, 그리고 수명연장이 추진되고 있는 월성 1호기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수명이 연장되면 그만큼 사고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고리1호기는 가동을 중단하고 월성1호기는 수명연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입장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각 정당의 입장이 밝혀지면, 탈핵을 위한 구체적 논의를 위한 ‘정당 연석회의’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공개적인 토론도 해야 한다. 그래서 탈핵(탈원전)과 에너지전환을 이번 총선의 핵심 의제로 같이 만들어가자. 그것이 우리의 안전과 미래세대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책임있는 정당의 태도이다. 

2012년 01월 19일 (목) 12:54:38 하승수 / 녹색당 창준위 사무책임자

이명박 라인, 최대 최후의 특혜?


이글은 레디앙 2012-01-20일자 기사 '이명박 라인, 최대 최후의 특혜?'를 퍼왔습니다.
KTX 민영화, 재벌에 5조원 안겨줘…1%를 위한 정책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KTX 민영화가 급제동이 걸렸다. 시민들의 적극적 반대 여론과 제1야당의 '민영화 저지 기획단' 발족을 비롯한 통합진보당과 자유선진당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전체 야권의 반발에 이어 급기야는 여당인 한나라당 비대위에서도 KTX 민영화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고대 라인과 KTX 민영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 때문에 차라리 민영화가 나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던 국민들과 일부 시민사회단체까지 한 목소리로 KTX 사기업화(민영화)를 반대하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1%를 위한 사회, 격차사회, 절망의 사회라고 불리는 오늘 날의 현실에 대한 반발이다.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그 충격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반면 재벌들은 사상 최고의 성과를 자축하는 이율배반을 목격해온 시민들이 깨어난 것이다.
국토부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KTX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철도산업의 발전 전망이나 미래 기획은 보이지 않는다. 국토부는 왜 이렇게 무엇에 쫓기듯 KTX의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일까?
정권 출범 때부터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며 재벌 위주의 정책을 공공연히 밝혀왔던 MB 정권이 임기 말 마지막 대형선물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눈여겨 볼 점은 이번 KTX 민영화 추진 사업에 참여를 밝히고 있는 ‘동부-대우' 모두 MB 고려대 라인이라는 사실이다. 
대우건설은 TK-고려대 인맥인 서장욱씨가 사장으로 있다. 또한 대우건설의 모기업으로 금융지원 허가를 할 수 있는 산업은행장은 MB 정부 실세로 소문난 강만수씨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여권 내부에서도 임기말 대형 커넥션의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박근혜 비대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도 최초로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차별화를 선언했다.
국토부 설명의 허구
국토부는 민영화 추진의 명분을 얻기 위해 한국철도를 비효율과 부실덩어리로 포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제 얼굴에 침 뱉기에 불과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IMF 부총재를 지낸 스티글리츠 박사는 “만일 어떤 정부가 공기업이 부실하다며 민영화를 추진한다면 그 공기업을 부실로 이르게 만든 주범은 민형화를 추진하는 부패한 정부다.” 라고 일침을 가했다.
고속철도 20% 할인이라는 달콤한 미끼를 덥썩 물 정도로 시민의식은 죽지 않았다. 그러나 전 사회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포퓰리즘 운운하며 “올바른 일은 직을 걸고 수행하라”고 다그쳤고 국토부도 "정책 변경은 없다"며 국민과의 대결을 선언했다.
토건족의 요구에 맞춰 불량예측을 반복해온 한국교통연구원의 보고서를 금과옥조로 들고 나온 국토부의 관료들과 이를 뒤에서 조정하는 MB 정권의 속내는 무엇일까? 이들은 정말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헌신하는 것일까? 그 실체를 벗겨보자.
지난 2004년 철도 구조개혁이란 이름 아래 철도의 시설과 운영이 분리됐다. 기반 시설을 책임지는 철도시설공단과 열차를 운영하는 철도공사로 나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철도공사는 고속철도건설 관련 운영부채 5조2천억원을 떠안았다.
그러나 새로 추진되는 민영 KTX는 이런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수조 원이 예상되는 차량정비기지와 차량 구입비도 리스 방식을 도입해 신규 사업 진입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1편성(객차 10량) 당 330억원에 이르는 고속열차를 사실상 렌트카로 쓰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비나 유지보수 비용도 들지 않는다.
특혜 종합선물
필수 인력 외에는 모두 연봉 2000만원의 비정규직 나쁜 일자리로 채우겠다는 계획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비정규직은 공항 출입국 관리사무소의 연말 해고 문자 통보처럼 언제든지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근속 년수가 쌓일수록 보수를 올려줘야 하는 만큼 효율적 인력 운영이라는 원칙을 세운 민영KTX는 용역업체에서 인력을 공급받을 것이다.
또한 20% 할인을 주장하는 교통연구원의 KTX 민영화를 촉구하는 보고서는 "기존의 요금 정책과는 다른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다시말해 운임정책의 자율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 요금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정부로부터 통제받는 공공요금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이다(철도산업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연구, 2010)"라고 밝혔다.
이는 민간 사업자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정부의 요금 통제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초기 자기자본 비율은 20%만 채우도록 함으로써 결국 80%의 비용은 금융기관의 빚으로 메워 민영 KTX 진출 자본은 사실상 특혜의 종합선물 상자를 받게 될 것이다.
계산이 나온다. 과거 철도공사가 떠안았던 고속철도건설 관련 운영부채 같은 부담을 지지 않는다. 이후 운송사업을 통해 선로 사용료로 갚아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철도공사에 비해 최소 1조원 이상의 부담을 덜게 된다.
56편성 도입 계획으로 있는 KTX차량 구입 비용 1조8480억을 리스로 대체하고, 2조원 이상 드는 차량정비창 및 영업체계 구축 비용을 저가로 임대할 경우 어림잡아 4조원 가까운 특혜가 주어진다. 또한 리스로 인한 차량 유지보수 비용과 시설 유지보수 위탁에 따른 비용 절감 특혜가 연간 1500억원 이상이다.
역무시설의 임대로 생기는 절감비용에 세후 11.7%를 보장한다는 KTX 운송 수익을 더하면 당장 5조원에 이르는 선물을 재벌에게 헌납하는 셈이다. 여기에 신규 진입자의 원활한 사업 정착을 위해 선로 사용료 감면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재벌들에게 정권 말 이보다 더 좋은 선물세트는 없을 것이다. 1%에 속한 재벌에게는 천국의 열매가 주어지는 것이다.

2012년 01월 20일 (금) 03:58:45 박흥수 /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철도정책연구원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박근혜의 한나라당 장악 시나리오는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20일자 기사 '박근혜의 한나라당 장악 시나리오는'을 퍼왔습니다.
전략 공천 통한 물갈이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정몽준 전 대표가 18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 연합뉴스
정당은 수권을 목표로 하며 국회의원 수가 바탕이 된다. 아직까지는 한나라당에서 유력한 대권후보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다. 
비대위 쇄신 1호 '공천기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의원총회와 중진연석회의를 거친 뒤 공천기준을 지난 19일 의결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오는 4월 총선이 끝난 후,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우호적인 의원은 과반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로 잡아도 전략공천 49명, 비례 10명 등 총 59명은 넘을 것이다.
과반 기준은 한나라당이 가장 어려웠던 2004년이다. 2004년 한나라당은 차떼기란 오명과 탄핵역풍의 최악의 상황에서도 지역구 100석, 비례 21석 등 121석을 얻었다.
또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략공천 20%의 대상은 영남 34석과 수도권 15석이라고 한다. 전략공천 49명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입김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지역구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과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적지 않은 수가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우호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한나라당의 한 축인 친이계는 당내에서 큰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2004년 지역구 100석은 박근혜 위원장의 총선 평가 기준이 될 확률이 높다. 한나라당이 100석을 넘는다면 야권 연대 정도에 따라 제 1당도 가능한 숫자다. 한나라당이 100석이 안 돼 김문수, 정몽준 등 당내 대권후보들과 경쟁의 판을 벌이든, 100석을 넘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일인 대권후보체계로 가든, 중요한 것은 당내 국회의원 중 따르는 사람이 몇 명이냐이다.    
초기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나라당 정치인에게 개입하지 않겠다는 박 위원장의 입장보다는 공천문제를 언급했다는 게 중요하다.
일의 순서는 사람의 의중을 반영한다
이러한 정황에는 2, 3일간의 공천 토론을 거치며 나온 이야기와 배경이 연결된다. 정몽준의원의 '뺄셈의 정치', 차명진 의원의 ‘정책 쇄신 이후 공천 기준 마련이 제대로 된 순서이며 비대위의 순서는 잘못 됐다’는 비판. 비대위가 정책 쇄신을 위해서 내놓은 게 보수 삭제 논란이라는 말장난과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야당은 당의 지도급 인사들이 영남이나 서울, 강남 등으로 출마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아직도 뺄셈의 정치만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몽준 의원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 발언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인 차 의원과 정몽준 의원이 생각하는 순서는 한나라당의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가를 묻고 과거를 비판하고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게 먼저다. 공천기준을 포함한 당내 구조와 당의 구체적인 정책방향은 두 번째라는 얘기다.
“그 부분(보수 삭제 관련)에 대해 나름대로 견해와 생각이 있지만 그것도 이 자리에서 논하긴 시간이 안 맞는 것 같고 구체적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 현재의 과제에 대한 얘기가 우선이다” 차명진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 중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말을 아끼는 박근혜 위원장이지만, 초기에는 당명 개정보다 내용이라는 말과 인적 쇄신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19일 정책 쇄신이 본질 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의 표현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다. 합하면 박 위원장이 보기에는 사람과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국민들에게 이렇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것이야말로 정책 쇄신의 본질” 박근혜 위원장의 비대위 발언 중
사실 MB와의 차별과 과거와의 단절은 다르다. 과거와의 단절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존재한다.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들의 활용법을 잘 아는 이는 박 위원장이다
지금 칼끝은 친이계를 겨누고 있으며 검찰이 대신하고 있다. 정치 쇄신은 김종인 비대위원이 발언하고 언론이 받으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보수 삭제 논쟁처럼 내부 분위기 나쁘면 박 위원장이 정리하고 아니면 그냥 내버려둔다. 그러면서 박근혜 위원장은 한쪽으로는 사람을 바꾸고,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오기를 기다린다.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하면 될 일처럼 보는 듯하다.
윤희목 의원은 자신의 의원총회 발언을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비대위는 전략공천을 고집하고 있다. 전체 245개 지역구 중 20%인 49개 지역구를 전략 공천하겠다고 한다. 영남권 68개 지역구 중 절반에 해당하는 34개, 그리고 수도권에서 강남 3구, 양천, 용산, 분당 등 15개 지역구를 전략공천 하겠다는 것 아닌가? 소위 강세 지역이다.
비대위가 이처럼 전략공천을 고집하는 것은 ‘물갈이’를 명분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략공천을 통한 물갈이는 ‘인위적인 인적쇄신’이다. 전략 공천은 ‘단독 공천’을 전제로 한다. 문제는 누구나 다 동의하는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참여경선’이 그것이다. 국민참여경선은 물갈이를 ‘국민 손에’ 맡기는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지금 물갈이 중에 있다.

“MBC 기자들 제작거부, 적극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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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지지 성명 발표

MBC 기자들이 오는 25일 오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가는 것과 관련해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가 기자들의 제작거부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MBC 기자회는 18일부터 이틀 간 실시한 제작거부 찬반투표 결과, 투표에 참석한 137명 가운데 115명이 제작거부에 찬성해 84%의 찬성률로 제작거부가 가결됐다고 20일 밝혔다.


▲ MBC 기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 현관에서 침묵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MBC기자회

이에 대해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20일 성명을 내어 “진실과 균형, 사회정의를 바탕으로 한 공정보도를 실천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MBC기자들의 제작거부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며 “지난 몇 년간 불공정한 보도의 대명사였던 MBC의 뉴스에 대한 반성과 함께 행동으로 옮긴 MBC 기자들의 제작 거부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먼저, MBC를 향해 쓴 소리를 던졌다.
이들은 MBC의 행보에 대해 “정작 MBC의 명예를 이렇게 추락시킨 책임 당사자인 사측은 뉴스 시청률이 급락하자 자신들의 불공정 보도 관행에 대한 반성은 커녕 오히려 언론의 기본을 망각한 이른바 ‘뉴스개선안’을 제시하며 시대착오적 작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을 향해 언론인으로서 남은 자존심을 지켜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또, MBC를 향해서는 양동암 영상기자회장과 박성호 기자회장의 징계 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김재철 사장을 향해서는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 할 수 있는 인물들로 즉시 후속 인사를 단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이번 기회를 MBC 기자들의 처절한 반성과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아 앞으로 MBC가 공영방송으로 거듭나 공정방송 실현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책임 있는 보도를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채널A, 존폐 걸린 사고 났지만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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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다운으로 메인뉴스 1시간 파행, 시청률 0%대 종편의 굴욕

치명적 사고가 났지만, 아무도 사고가 났는지 조차 모르는 방송
지난 17일, 동아일보 종편 채널A에서 심각한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예정대로라면 밤 10시에 방송되었어야 할 메인뉴스 ‘뉴스A'가 10시 55분에 방송됐다. 1시간의 치명적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메인뉴스는 방송사 전체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 시간 고수가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당일 채널A는 뉴스 시간을 변경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뉴스가 미뤄진 그 시간에는 같은 화면의 영상 클립이 10여 차례 정도 재방송됐다고 한다. 직접 시청한 사람에 따르면 “한 마디로 꼴불견”이었다고 한다.


▲ 1월 17일자 채널A의 메인뉴스 '뉴스A'는 예정된 시간인 10시가 아닌 10시 55분에 시작해 1시간 여의 방송사고가 났다.

하지만 시청률 조사기관의 편성표에는 ‘천상의 화원 곰배령’이 재방송되었다고 나와 있다. 채널A 홍보실에 문의를 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프로그램이 재방송되었는지 홍보실에서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본 사람을 수소문했다. 직접 방송을 봤다는 한 방송사 관계자는 “개국쑈 등 5~6분 정도로 편집된 화면이 한 10번 정도 반복돼서, 화면을 다 외울 정도였다”며 “통상적으로 방송사에서 예비로 만들어 놓는 영상화면(방송계 속어로 ‘쿠션’)을 계속 튼 것 같다”고 전했다. 엄청난 방송 사고가 났지만, 사고가 났다는 사실 조차 잘 확인되지 않는 방송. 그 시간의 채널A 시청률은 0.149%였다.
채널A, 디지털 방송의 핵심 시스템인 ‘스토리지 서버’ 다운
이런 문제는 왜 벌어진 것일까? 복수의 경로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이날 채널A의 방송 사고는 ‘스토리지 서버’(storage server, 저장장치)의 다운 문제라고 한다. 스토리지 서버란 기억 장치 또는 저장 장치로 방송 시스템에선 화면 데이터와 송출 명령어를 저장하기 위해 사용된다. 뉴스가 디지털 시스템으로 전환된 이후 가장 핵심적이고 총체적인 중앙 시스템 장비이다.
취재 결과 채널A의 방송 사고는 스토리지 서버 증설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였다. 방송 종료 후 스토리지 서버를 증설했어야 했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방송 도중에 스토리지 서버 증설 작업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스토리지 서버가 다운 돼, 저장된 정보를 인식하지도 데이터를 읽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17일 사고 이후 아직까지 스토리지 서버가 복구되지 않고 있단 점이다. 2만 여개의 비디오클립이 날아갔고, 큐시트에 맞춰 디지털화 된 화면을 자동으로 연결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 채널A에 스토리지 서버를 설치한 업체는 미국 회사인데 아직 입국조차 하지 않았고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을 전달했다고 한다. 채널A의 엔지니어들은 현재 ‘패닉 상태’에 빠져있다고 한다.


▲ 지난 해 12월 7일자 '동아일보'는 1면에서 자사 종편 채널의 뉴스 시청률이 1위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치명적 방송사고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아는 사람도 없고, 알려지지조차 않았다. 결국 시청률이 사실상 0% 이다보니, 메인뉴스 시간에 한 시간씩 방송 사고가 나도 아무도 모르고 방송국도 쉬쉬할 수 있는 셈이다.

방송사고 이후 개별 USB에 리포트 담아 뉴스 송출 중
스토리지 서버가 다운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기에 그러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 방송 기술 전문가는 “스토리지 서버는 디지털 방송 장비의 핵심이다. 스토리지 서버가 없다면 기자들이 만든 화면을 일일이 컴퓨터를 옮겨 다니며 복사를 해서 손으로 날라 방송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금 채널A의 기자들은 취재한 화면을 편집해 USB에 담아 스튜디오 부조실로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방송 기술 전문가는 “스토리지 증설은 원래 방송 종료 후에 해야 하고, 오류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예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하지만 “채널A의 경우 방송 도중에 증설 작업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는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개국 준비 부족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토리지 서버가 다운되면 영상 편집 및 화면 구성의 체계화가 전혀 이뤄지지 못한다. 현재, 방송 시스템은 촬영 테이프를 비디오 데크에 넣는 것이 아니라 촬영한 화면을 파일로 전환해, 컴퓨터에 입력해 뉴스 전체를 아예 하나의 비디오 파일로 만들어 큐시트에 맞게 배열해 전송하는 방식이다. 스토리지 서버가 다운되면 이 작업을 전혀 수행할 수 없다. 그래서 앞서 말한 대로 취재한 리포트를 USB에 담아 각각 부조실에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스토리지 서버가 다운되면 중계차 연결 등 속보성 방송은 전혀 불가능 하다. 하나의 파일로 편집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각의 리포트를 일일이 편집해서 별도의 저장장치에 담아 손으로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시스템 복구 불가능? 2만 여개 비디오 클립 삭제, 데이터베이스 무력화
문장으로 설명해선 잘 체감되지 않지만, 방송이 시스템이란 점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사고인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스템의 복구가 현재로선 불가능해 보인단 점이다. 이에 대해 채널A의 한 엔지니어는 “시스템 설비의 특성상 설치한 업체가 와야만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복구가 불가능해 보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스토리지 서버 안에 저장되어 있던 2만 여개의 비디오클립 역시 사라져버려 채널A가 구축한 데이터베이스가 사실상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이 오게 된다.   이런 일은 왜 벌어진 것일까? 방송 기술 전문가들은 “개국을 워낙 촉박하게 졸속으로 하다 보니 시스템 구축과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상파의 경우 시스템 구축 후 충분한 시험을 거치고도 예비 시스템까지 구축해놓는다. 그래도 사고가 발생한다. 얼마 전에는 KBS에서 사고가 발생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를 하고, 관련자를 중징계하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종편 채널들의 경우 동시 개국을 하며, 미국 업체 한 곳이 동시에 4곳의 설비를 그것도 촉박하게 구축했다고 한다. 그리곤 시험방송조차 없이 개국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기술 전문가는 “종편의 방송 사고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다만, 이번 사고의 경우 일회성 사고가 아니라 ‘재난’수준이라는 점이 문제인데, 그나마 백업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모를까 방송국의 존폐가 걸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의 경우 네트워크 장비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가 필요하고 오랜 시간 시스템의 예행연습이 필요하지만 종편 채널들은 그 과정을 무시하고 생략했다. 
사실상 0%의 시청률, 그 안타까움과 조롱 사이
방송사 메인 뉴스는 방송국의 신뢰와 직결되는 프로그램이다. 그 시간에 무려 한 시간이나 방송 사고가 났는데도 아무도 몰랐다는 것은 그 자체로 채널A 나아가 종편 채널의 사회적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소수점 몇 자리까지 따져, 시청률을 측정해주고 있지만 결국 시청률이 사실상 0% 이다보니, 한 시간씩 방송 사고가 나도 아무도 모르고 방송국도 쉬쉬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지금 채널A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지상파 방송에선 오디오 싱크만 몇 초 틀려도 난리가 난다. 근데 채널A는 1시간이 통으로 사고가 났는데도 아무도 모른다. 내부에서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 채널A 내부 분위기가 엉망”이라고 전했다.
어찌되었건 방송사에서 치명적 사고가 발생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사고를 아무도 모르고 또 쉬쉬할 수 있는 상황은 또 어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사고의 안타까움과 0% 시청률애 대한 조롱 사이에서 견딜기 힘든 자괴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채널A 기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어쩜 열심히 리포트를 USB에 저장하고 있을지 모른다.

"정권 바뀐들 '증세 거부감' 못 넘으면 말짱 도루묵"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9일자 기사 '"정권 바뀐들 '증세 거부감' 못 넘으면 말짱 도루묵"'를 퍼왔습니다.
['MB감세'의 그늘] "'부자증세·복지증세' 의제화 시급"

-'MB감세'의 그늘☞①"부자 감세는 양보해도, '삼성 감세'는 포기 못 해" 이른바 'MB감세'의 핵심은 소득세 감세에 있다. 소득세는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사실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소득세 변동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금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기 위해서는 소득세 인하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정권을 잡자마자 유가환급금이라는 이름으로 1400여만 명에게 2조7000억원의 소득세를 환급해준 MB정부는 뒤이어 발표된 감세안을 통해 8-17-26-35%의 소득세율을 6-15-24-33%로 2%p씩 인하하는 내용을 그 전면에 내세웠다.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소비진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감세의 가장 큰 수혜자인 고소득층은 서민중산층에 비해 소비성향이 훨씬 낮다는 점에서 소득세율 인하는 애초부터 고소득층의 지갑을 열기위한 정책이었다기 보다는 고소득층의 지갑을 채워주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 이런 의미에서 부자감세의 실체를 꿰뚫어 본 국민들에 의해 35% 최고세율을 33%로 인하하는 방안이 좌절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소득세 감세 혜택은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1인당 감세액은 부동산양도소득자가, 감세총액은 근로소득자가 가장 많았으며, 고소득층이 저소득층에 비해 수십배 많은 감세혜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신고 소득에 대해 각각 감세전후의 세율을 적용해본 결과인데, 1인당 평균 감세혜택은 근로소득자 29만원, 종합소득자 27만원, 부동산 양도소득자 157만원으로 나타났다.

양도소득자의 감세혜택이 큰 것은 감세이전 9~36%의 세율이 6~35%로 세율 인하폭이 크고, 건당 소득도 다른 소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주택을 양도한 사람들은 건당 832만원의 감세혜택을 얻고 있어 부동산 부자들이 소득세율 인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억원이 넘는 고소득층의 경우 1인당 170만원의 감세혜택을 얻는 반면, 2천만원이하 저소득층은 불과 5만원 정도의 감세혜택을 얻고 있어 계층별로 30~40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는 그나마 35%의 최고세율을 33%로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계산한 결과인데, 만약 원래 감세안대로 최고세율도 2% 내렸다면 소득이 2억이 넘는 고소득자의 경우 근로소득자는 1인당 486만원, 종합소득자는 1인당 824만원의 추가 감세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정말이지 최고세율을 내리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소득세율 인하로 인한 감세총액은 근로소득자가 2.7조원, 종합소득자(사업소득자)가 1조원, 양도소득자가 1.2조원 등 연간 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다른 소득자에 비해 근로소득자의 감세액이 큰 것은 과세대상자가 다른 소득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감세전후의 유효세율을 비교해본 결과 근로소득자는 4.53%에서 4.37%로, 종합소득자의 경우 13.92%에서 13.26%로 유효세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율인하로 인한 당연한 효과인데 종합소득자에 비해 근로소득자의 유효세율 감소폭이 작은 것은 근로소득공제가 일부 축소되었고, 신용카드공제의 요건이 좀 더 까다롭게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공제와 신용카드공제는 근로소득자에게만 적용되는 공제제도인데, 기존에는 급여 중 500만원까지는 100% 공제해주던 것이 80%로 축소되었고, 신용카드공제도 신용카드 사용액 중 급여의 20%가 넘는 금액에 대해 적용하던 것이 급여의 25% 초과 금액에 대해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되면서 근로소득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에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단독으로 과세표준 3억 초과분에 대해 38%의 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부자증세안을 통과시켰다. 이 방안에 따라 38%의 세율을 적용받을 사람은 근로소득자 1만명, 종합소득자 2만3천여명 등 19백만명에 이르는 전체소득자의 0.2%도 되지 않으며, 이로 인한 소득세 추가세입도 국세수입의 0.3%에 불과한 7천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 방안은 야당이 주장해온 과세표준 1억2000만원 내지 1억5000만원 초과분에 대한 40% 세율에 턱없이 부족할뿐 아니라, 한나라당에서 거론되어온 부자증세의 방안에도 미흡한 방안이다. 박근혜 위원장이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부자증세가 좌초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국민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증세방안이 지니는 의미또한 적지 않다. 사실 IMF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서의 세금정책이란 곧 감세정책를 의미했다. 즉 종부세 신설 등 극히 예외적인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감세의 대상과 수위를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세금정책의 전부였고, MB정부 출범 후 지난 4년도 여당의 부자감세와 야당의 부자감세 철회만이 대립되어왔다. 하지만 이번 여당의 38% 세율 신설로 인해 그동안의 감세냐 감세철회냐의 논의는 무의미해졌고, 또한 부자증세냐 아니냐의 대립도 뛰어넘어면서 부자증세가 대세로, 국민상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미 박근혜 위원장은 최고소득세율 신설보다는 자본소득과세 강화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한나라당의 이번 세율 인상을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민주당도 제대로 된(?) 부자증세를 장담하고 있다. 부유세, 사회복지세 등 그동안 증세를 통한 복지확대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진보정당도 부자증세 논의에 결코 빠질 수 없다.

우리나라는 조세부담율도 낮고, 복지재정도 빈약하다. 그 어떤 정부도, 어떤 정치세력도 다른 나라에 비해 5%나 낮은 조세부담율, OECD 평균의 40%에 불과한 공공복지지출로는 양극화, 고령화와 같은 국가적 과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작은세입-작은지출" 구조를 "적정세입-적정지출"구조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는 소득세를 늘이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소득세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각자의 세금부담능력에 따라 누진적으로 부과하는 세금이어서 소득재분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세금이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소득세 비중이 너무나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지재정 확대와 소득재분배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득세를 늘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득세를 늘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세소득이 늘어나야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등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의 증가로 소득자는 증가해도 소득은 별로 늘어나지 않는양상이 소득세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실제 근로소득자가 매년 늘고, 고소득자도 급증하고 있지만 근로소득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2008년 3915만원에서, 2010년 3854만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비정규직 등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늘어나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인데, 세금을 내고 싶어도 소득이 없어 생겨나는 문제이니 만큼 이는 세금정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충분한 소득이 있고, 세금을 낼 능력도 있지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소득을 의도적으로 나라살림을 좀먹게 하는 탈세도 문제이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면제해 준 소득도 문제이다. 탈세는 조세제도와 세무행정 전반에 대한 심각한 국민불신을 야기한다. 조세개혁에서는 국민동의가 필수적이니만큼 탈세를 뿌리뽑아야 하지만, 탈세는 몇몇 제도개선만으로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전적으로 세원을 보다 투명하게 노출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꾸준히 강구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세무조사를 통해 탈세을 사후적으로 색출하기 위한 노력도 함게 병행해야 한다. "탈세해도 안 걸린다, 행여 걸리더라도 세금 내면 그만이다"라는 사회적 통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세무조사의 범위와 강도로는 어림도 없다. 세무조사는 대폭 강화되어야 하며 탈세에 대해서는 확실한 경제적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면 세무조사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정치적 의도에 의한 세무조사는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세금 면제 소득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금융소득이다. 현재는 이자와 배당에 대해 비과세와 저율과세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으며, 실제 세금을 내는 이자와 배당소득이라 할지라도 그 금액이 4천만원을 넘지 않으면 14% 단일세율을 적용하는데 그친다. 금융소득이 4천만원이 넘을 경우에만 금융소득종합과세라는 이름으로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금융자산을 10억원 넘게 가지고 있는 금융부자들이 2010년 현재 13만명이고 이들의 1인당 평균자산은 34억원, 연소득 2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10억이 넘는 금융자산에 정기예금금리 수준인 4% 수익률만 적용해도 이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고, 2억원이 넘는 이들의 소득을 감안했을 때 마땅히 35%의 최고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0년의 실제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48,907명에 불과해서 금융부자 3명중 1명만이 누진세율로 세금을 내고 있다. 상당수 금융부자들이 비과세나 세금우대 금융상품을 이용하여 세금을 면제받거나 낮은 세금만을 부담하고 있다. 실제 국세청 통계로도 금융소득 중 종합과세금융소득의 비중은 2008년 19.2%, 2010년 18.5%로 나타나 극히 일부만이 누진세율을 적용받는 비중이 극히 작고 그나마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비과세 금융소득이나 저율의 세금우대 금융소득은 2008년 32.1%, 10년에는 35.3%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을 4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대폭 낮추고. 이른바 절세형 금융상품에 대한 정비를 통해 비과세 금융상품과 세금우대 금융상품을 대폭 줄여 나가야 한다.

연도별 금융소득 현황



*괄호안의 숫자는 전체 금융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금융소득에서 또 하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문제이다. 현재는 비상장주식과 대주주 보유분 상장주식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주주 기준이 보유주식이 주식총수의 3%이상이거나, 보유주식총액이 100억 이상일 정도로 높기 때문에 2010년에 주식양도차익으로 세금을 낸 사람은 2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474만명의 주식투자자는 물론, 1만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36만 5천명이라는 사실에 비줘보더라도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사람의 비중은 너무 적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6~35%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주식은 10%, 나머지 주식은 20%의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2010년에 신고된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과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비교해봤을 때 단일세율 적용으로 1인당 평균 3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을 팔아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얻고 있는 고소득자에 대해 10%~20%의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으며, 능력에 따른 세금부담이라는 국민 상식에도 반하는 만큼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마땅하다.

주식양도차익에 누진세율 적용시 추가 세금


▲ *중소기업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관계로 단일세율에 의한 세금은 10%와 20%의 중간인 15%를 적용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물적 토대로서 증세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진보정당은 물론이고 민주당까지도 증세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며, 부자증세와 복지증세를 증세의 기본방향과 원칙으로 인정하는 것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는 듯하다.

또한 부자증세의 구체적 방안으로 과세표준 1억2000만 원 내지 1억5000만 원 초과 소득에 대해 40% 최고세율을 적용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을 완화하여 금융소득에 대한 누진세율을 강화하고,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도 확대 적용해야 하는 데에도 차이가 없는 듯하다. 한나라당조차 위장 부자증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지금은 주장으로서의 증세가 아닌 실천으로서의 증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적어도 세금문제에 있어서만은 다가오는 총선이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는 과정이기 보다는 부자증세, 복지증세의 공동실천을 합의해가는 과정이기를 기대해 본다.


▲ 지난해 12월 31일 야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상태에서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과 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통과시켰다. ⓒ뉴시스

/이종석 조승수 의원실 보좌관·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