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15일자 기사 ' 한국판 ‘워터게이트’…“불법사찰, 청와대 돈상납”'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청와대 포항 인맥 등에 매달 280만원씩
“이명박 정부는 악재는 다른 악재로 덮고, 실정은 또 다른 실정으로 덮는다.” 여의도 정가에서 우스갯소리처럼 오가는 말이다. 문제는 ‘농담’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주요 신문과 지상파 방송, 종편까지 권력의 치부를 드러내기는커녕 감추거나 물타기를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론의 눈과 귀를 가리는 ‘정권 보호막’이 겹겹이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언론의 프레임 보호막으로 정권의 악재와 실정을 모두 다 덮을 수 없다는 점은 언론도 정부도 잘 알고 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의 추악한 실태가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고리 원전 ‘블랙 아웃’이라는 끔찍한 장면의 황당한 뒷얘기도 드러나고 있다.
공천을 잘한 것처럼 언론이 포장했던 새누리당 공천 작업의 실체가 ‘강남 공천 취소’ 사태로 드러나고 있다. 새누리당을 감싸던 언론들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다음은 15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측에서 현금 2000만원 건네"
경향신문 3월 15일자 1면.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라고 한다. 정권 핵심부가 연루된 ‘거짓말의 잔치’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문제는 ‘팩트’가 너무 많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과 청와대가 연루된 ‘불법 민간인 사찰’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포항 인맥이 대통령 핵심 권력의 ‘정적’을 향해 들이댔던 칼날이 정권 말기 부메랑으로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다.
불법 민간인 사찰을 자행해놓고 핵심 라인들은 검찰의 수사망을 쏙쏙 빠져나갔다. 말단 직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다 당사자가 ‘양심선언’을 해버리는 바람에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경향신문은 1면 라는 기사에서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의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14일 '지난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측에서 두 번에 걸쳐 현금 2000만원을 건네려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장 전 주무관은 '진 전 과장은 대뜸 2000만원이 든 비닐봉투 하나를 나에게 건넸다'고 말했다. 봉투 안에는 5만원권이 100장씩 묶여 네 묶음이 들어있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불법 사찰 공직윤리실 청와대에 돈 상납"
한겨레 3월 15일자 3면.
불법 민간인 사찰의 실체를 감추고자 돈으로 입막음을 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이번 사건에도 청와대 ‘포항 인맥’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은 불법 민간인 사찰의 배후 인물로 알려진 인사이다.
불법 사찰을 실행한 공직윤리지원관실 쪽에서 청와대 ‘포항 인맥’ 등에게 매달 돈을 상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동아일보 3월 15일자 1면.
동아일보는 1면 라는 기사에서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장 전 주무관은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09년 8월부터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이 터지기 전인 2010년 7월까지 특수활동비 280만원 중 이영호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에게 200만원, 조재정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에게 50만 원, 같은 비서관실의 최종석 전 행정관에게 30만원을 매달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3면 이라는 기사에서 “장진수 전 주무관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한달 특수활동비 400만원을 이인규 지원관과 진경락 총괄기획과장이 200만원씩 수령한 것으로 처리하고, 그중 이영호 비서관에게 200만원을 전달하는 등 매달 280만원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에 지원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 3월 15일자 사설.
이런 상황에서도 검찰이 재수사를 주저하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 쪽에서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경향신문은 라는 사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인 한상대 검찰총장은 최소한 4.11 총선까지만이라도 재수사를 미루고 싶을 것이다. 이미 청와대에서 그런 신호가 전달됐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만 흥분한(?) 한미 FTA 발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관련해 1면 머리기사로 흥분을 전한 언론은 의외로 적었다. 언론이 대대적인 장밋빛 청사진 전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과 달리 예상외로(?) 담담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예외였다.
동아일보는 1면 라는 머리기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15일 발효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미국 대표 기업 관계자들이 4월부터 대거 한국을 찾는다. 그동안 이들은 중국 일본 등에서 제품 및 부품을 수입해왔으나 FTA가 발효되자 한국 업체로 수입 거래처를 바꾸기 위한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이 중에는 처음 한국을 찾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대라는 'FTA 효과'가 피부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3월 15일자 1면.
그러나 한미 FTA 발효를 둘러싼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겨레는 1면 이라는 기사에서 “14일 미국 국제환경법센터(CIEI)가 펴낸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투자 분야: 외국 투자자에게 권력 이양'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기존 투자협정이나 자유무역협정에 없는 문구나 부속서한을 추가해, 정당한 환경·의료·안전(소비자·노동 분야)을 위한 규제가 간접수용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간접수용이란 명의이전 몰수와 비슷한 재산상 손해를 일으키는 정부 조처로, 미국 헌법과 판례는 국가가 이를 보상하도록 한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6개월안 한국 쇠고기시장 개방 재협상 장담"
한겨레 3월 15일자 5면.
경향신문은 라는 사설에서 “야당의 협정 폐기 또는 재협상 주장에 대해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라는 비난은 어불 성설이다. 재협상이든 폐기든 그것은 주권 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한국에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쇠고기 추가 개방 문제도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한겨레는 5면 이라는 기사에서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서 쇠고기 시장 개방 등 미국의 추가 통상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쇠고기 협상을 요청하면 우리 정부는 무조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라는 사설에서 “미국은 처음부터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를 미국 기업과 투자자한테 맞도록 개조한다는 것을 협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우리 정부는 이를 뚜렷한 근거도 없이 '선진화의 길'이라며 졸속으로 밀어붙였다”고 우려했다.
고리 원전 ‘끔찍한 거짓말’
중앙일보 3월 15일자 1면.
한국일보는 1면 라는 기사에서 “지난달 9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발생한 전원 중단사고 수습 직후 발전소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회의를 열어 은폐를 모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발전소 측은 우연히 사고 소식을 접한 부산시의원이 문의를 한 뒤에도 사흘이 자니서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수원 차원의 은폐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1면 라는 기사에서 “영원히 묻혀버릴 뻔한 고리 원전 1호기 블랙아웃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역 시의원이 우연히 술자리에서 들은 한마디가 결정적인 단서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도 1면에 라는 머리기사를 실었다. 고리 원전에서 일어난 사고는 어떤 의미였을까. 언론은 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걸까. 중앙일보는 라는 사설에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지난달 전원 공급이 12분간 중단됐다. 전원상실이 더 길어졌다면 냉각수가 증발하면서 핵연료봉이 녹아내려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에 '통제되지 않는 원전'이란 불안한 신호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연상케했던 고리 원전
한국일보 3월 15일자 사설.
한국일보도 라는 사설에서 “국내 원전에서 사고로 전원이 완전히 끊긴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현장에서 어물쩍 넘기려다 가공할 재앙이 빚어졌을 수도 있었던 만큼 국가 안보 공백에 준하는 사태였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역시 라는 사설에서 “이 원전의 외부전력 공급이 끊긴 적은 있지만, 비상발전기까지 중단된 것은 처음이다 장시간 전원 공급이 끊기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원자로 온도가 상승해 노심이 녹아내리는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라는 사설에서 “이래서는 원전 정책이 순항하기 힘들다.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 없이는 추가 원전 건설은 물론 원전 수출도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 공천, ‘언론 보호막’ 걷어내자…
조선일보 3월 15일자 사설.
새누리당이 공천을 잘한 것처럼 포장했던 언론 프레임의 가려진 단면이 드러났다. 새누리당비상대책위원회는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한 서울 강남갑, 강남을 공천을 취소했다.
강남을 이영조 후보는 제주 4.3 항쟁과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 강남갑 박상일 후보 역시 비뚤어진 역사관을 둘러싼 논란으로 중도 하차하게 됐다. 세계일보는 4면 이라는 기사에서 “서울 핵심 선거구인 강남 갑.을 공천이 파행하면서 당의 4.11 총선 공천 스케줄도 헝클어졌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쇄신의 상징으로 삼으려했던 강남 공천 문제가 헝클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조선일보는 5면 라는 기사에서 “한 외부 공천위원은 '私(사)가 끼어서 그렇다'며 '자기와 아는 주변 사람을 심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비대위원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고루 지낸 한 외교관을 줄기차게 추천하고 있다고 한다. 또 어떤 위원은 자기와 친한 기업가를, 어떤 이는 주변의 변호사를, 어떤 이는 자기와 친한 퇴직 관료를 밀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라는 사설에서 “공천 취소 사태가 벌어진 두 곳은 새누리당이 전략 공천 지역으로 정한 범 강남 벨트 10곳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지역”이라며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강남 벨트에서 공천한 6곳 중 새누리당의 새 기수로 부각된 이는 아직 없다. 게다가 2명의 공천이 취소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애당초 전략 공천 취지에 걸맞고 새누리당의 대표성과 상징성을 지닌 인물들을 내세웠더라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사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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