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5일 토요일

야권연대 '불투명' 박근혜 정치 '청신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25일자 기사 '야권연대 '불투명' 박근혜 정치 '청신호''를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19대 총선 대승과 공멸의 갈림길

야권의 총선연대가 불투명해지면서 ‘박근혜 정치’에 청신호가 켜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이후 당의 전면에 나설 것이란 관측과 달리 지난해 연말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오르면서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당시 한나라당 안팎의 ‘조기 등판’ 압박을 받아들인 것이었지만, 대선 시간표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는 부담은 만만치 않았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입장에서는 총선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걸리는 대목이었다.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평가는 냉랭하다. 그나마 ‘대통령 국정운영지지도’가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국민의 착시현상을 가져왔지만, 이제는 ‘여론조사 정치’의 꼼수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바닥민심과 큰 차이를 보이는 여론조사에 국민은 ‘냉소’로 화답하고 있다는 얘기다.
선거를 가르는 변수는 인물, 정당, 정책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으뜸은 ‘구도’이다. 구도가 형성되면 지역에서 아무리 유능한 인물을 공천해도 거대한 바람에 휩쓸려 버릴 때가 있다. 2012년 4월 11일 19대 총선을 가르는 핵심 구도는 ‘정권 심판론’이다.


지난 15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당 지도부. ©사진출처-민주통합당

여권 내부에서도 19대 총선에서 고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특별 기자회견에서 볼 수 있듯 반성에 인색한 모습으로 여당의 속을 끓이게 하고 있다. 오죽하면 보수신문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반성 미흡을 비판하고 나섰겠는가.
새누리당 쪽에서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탄핵역풍을 뚫고 121석을 얻었던 때와 비슷한 의석을 얻는다면 선전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 결과는 현재 새누리당이 우호 성향의 소속 의원을 포함해 180석 가량의 의석을 확보한 것과 비교해보면 참패와 다름없지만, 새누리당은 120석도 선전이라는 주장을 통해 방어막을 치고 나섰다. 
새누리당이 참패하더라도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할 만큼 했다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다. 새누리당의 고민은 대선에서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점점 박근혜 단 한사람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거꾸로 말하면 ‘박근혜 정치’가 무너지면 대선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120석을 얻어도 선전이라는 얘기를 하고는 있지만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박근혜 정치의 청신호를 인도할 핵심 변수는 바로 야권의 분열이다.
야권이 유리한 선거구도 속에서 서로 더 많은 것을 얻겠다고 싸우기만 한다면 결국 야권연대가 무너져 여야 1대 1 구도가 깨진다면 새누리당도 한 번 해볼 수 있는 판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권의 기대대로 야권의 선거연대가 불투명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파열음이 나고 있다.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2월 24일 밤 “통합진보당이 제시한 합리적인 정당지지율 반영의 야권연대 원칙과 이명박-새누리당 심판을 위한 전국적 야권연대 실현은 사실상 민주통합당에 의해 거절된 것으로 확인한다”면서 “우리 당은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민주통합당의 전향적 변화 없이는 야권연대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쪽에서는 야권연대 협상의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통합진보당은 10+10, 수도권에서 10곳, 호남 충청 강원 등에서 10곳 등을 제안했지만, 민주통합당 쪽에서는 4+1을 고수했다는 주장이다.
야권이 심각하게 생각할 부분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3월 22일부터 23일까지가 후보 등록 기간이다. 이로부터 최소한 일주일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야당은 각자 후보 등록을 한 뒤 ‘마이웨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그림은 바로 새누리당이 가장 원하는 모습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대승과 공멸의 갈림길에 서 있다. 야권연대가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한 결렬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통합진보당 쪽에서 협상 진행상황을 공개한 것은 ‘여론의 힘’을 통해 민주통합당을 압박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실제로 트위터 등에는 민주통합당을 비판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이번 협상의 관건은 많이 양보하는 쪽이 더 큰 것을 얻게 된다는 점이다. 작은 것을 탐하면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민주통합당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심의 초점일 수밖에 없다.
민주통합당은 지금의 상황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구도라고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통합진보당과 협상이 결렬돼도 수도권 등에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별 지역구 차원에서 보면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근시안적 사고이다.
야권연대가 결렬되면 제1책임은 누가 뭐래도 민주통합당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민주통합당의 욕심이 과해서 새누리당에게 좋은 구도를 안겨줬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야권분열 속에 선거를 치르면 수도권에서도 민주통합당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통합진보당이 개별 지역구에서 당선되기는 힘들어도 민주통합당 떨어뜨리는 힘은 갖고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이 정작 걱정해야 할 대목은 총선에서 욕심을 부리다가 대선을 그르칠 수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치’의 시선은 총선이 아닌 대선에 맞춰져 있다고 봐야 한다. 야권 분열은 박근혜 대통령 탄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에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꾼 한나라당이 정권 재창출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제3자가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민주통합당이 양보한 모습, 그런 야권연대 협상이 결국 민주통합당의 미래를 밝히는 선택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15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당 지도부. ©사진출처-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도 협상 진행상황을 공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최종 협상결렬은 진보정치 입장에서 너무도 중요한 기회를 날리는 ‘악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보정당 입장에서 19대 총선은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를 구성할 기회이다. 진보정당이 한국정치를 실질적으로 이끌 캐스팅보드로 떠오르게 된다는 얘기다. 쉽게 설명하면 진보정당이 원하지 않는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기 힘들고 진보정당의 정책과 지향점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기회를 얻는다는 얘기다.
진보정당 입장에서는 꿈같은 일이다. 야권연대 결렬은 그 꿈의 무너짐을 의미한다. 개별 지역구에 출마하고 비례대표 선거 등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호소하겠지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라는 양강 구도를 넘어서기는 힘든 ‘소선거구제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결국 당선보다는 민주통합당 후보들을 떨어뜨리는, 결국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에 일조하는 역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통합진보당이나 민주통합당이나 완전한 야권연대 결렬을 바라지는 않는 까닭이다.
야권연대를 지켜보는 야권 지지층의 마음은 더 불편하다. 이렇게 좋은 선거구도를 만들어줬는데도 야권이 욕심을 내다가 일을 그르칠 경우 19대 총선 구도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7대 대통령선거나 18대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한나라당이 승리했던 이유는 야권 지지층이 대거 투표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19대 총선이 야권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다시 한 번 야권 지지층이 대거 투표에 불참한다면 한나라당 정권 재창출이라는 여권과 보수언론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명박 시대에 달콤함을 공유했던 이들에게는 꿀맛 같은 얘기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절망의 시간이 5년 더 연장된다는 의미다.

"후쿠시마 참상, 한국의 미래 될수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24일자 기사 ' "후쿠시마 참상, 한국의 미래 될수도"'를 퍼왔습니다.
사고 후 1년간의 기록, 사진전으로…“일본 원전, 극소수의 이들만 이익”

내달 11일은 이웃나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끔찍한 재해를 겪은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방사능 오염으로 병든 후쿠시마와 그 속에서 삶을 이어나는 후쿠시마 사람들의 의연한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린다.   
위험천만한 지역에 카메라만 달랑 들고 맨몸으로 뛰어든 이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도요다 나오미 씨. 도요다 씨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를 비롯해 아시아, 발칸,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을 다니며 그곳 사람들의 삶을 기록해온 베테랑 사진작가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으로 수많은 인명 및 환경 피해를 겪은 일본이 다시 한 번 유사한 일을 당했으니 자국민인 그가 후쿠시마로 향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어찌 애달프고 참담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을까. 


▲ 방사능 피해권고지역의 축사. 방치된 젖소들이 죽어가고 있다. (제공=류가헌, 도요다 나오미 作)

하지만 그는 분쟁지역에서 열화우라늄탄의 참혹함을 목격하면서 분쟁의 실상 중에서도 핵무기와 원전의문제에 주목했고 그 실상을 세상에 알려왔다. 핵은 그야말로 ‘살상무기’임을 절실하게 느껴왔던 것이다.
그의 카메라 안에 담긴 후쿠시마는 ‘죽음의 도시’인 동시에 ‘삶의 도시’이기도 하다. 후쿠시마 원전 20㎞내 피해권고지역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2백만 명의 현민이 살고 있는 후쿠시마현 대부분이 방사능 오염지역이기도 하다.
원전 사고는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을 뿐 아니라 가정을 붕괴시키고 공동체를 파괴시켜버렸다. 사고 당시 체 대피하지 못한 한 가정의 어머니, 아버지 혹은 어린 자식들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이곳 사람들의 뇌리 속에 지워지지 않은 슬픔이다.
그럼에도 이곳 사람들은 피난소에서, 학교에서, 생산 현장에서 강인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이 살던 흔적마저 남아 있지 않은 이와테현과 미야기현 마을에서 주민들이 기와장 한 장 한 장 주워가며 재건과 부흥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모습은 뭉클하다.


▲ 방사능 피해권고지역의 사람들이 일시귀가 때 조상의 묘소를 참배했다.(제공=류가헌, 도요다 나오미作)

이런 이들의 모습을 1년 동안 곁에서 봐온 도요다 씨의 가슴에 자리잡은 건 아마도 정부와 원전세력들이 퍼뜨린 ‘거짓말’에 대해 분노일 것이다.
도요다 씨는 작업노트에 “원전을 멈추면 ‘전력이 부족하게 된다’고 말하던 게 작년 여름이었다. 그러나 54기의 원전 가운데 53기의 원전이 가동을 멈추면서 ‘전력 부족으로 추운 겨울’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던 올 겨울, 단 한 번의 정전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도요다 씨는 또 “일본의 원전은 결코 에너지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일본의 원전은 극소수의 가진 자들이 보다 윤택해지고, 핵무기에 대한 야망을 버리지 못하는 자들을 만족시키려는 목적을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원전과 핵에 대해 근본적인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핵 없는 사회를 위한 의사회’, ‘탈핵법률가 모임’ 등이 생겨났고 통합진보당은 올해를 ‘탈핵 원년’으로 선포하고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 하는 등을 총선공약을 발표했다.


▲ 지진으로 파괴된 도로(제공=류가헌, 도요다 나오미 作)

하지만 여전히 핵에 대한 ‘야망을 버리지 못하는 자’들이 존재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원전을 쓰지 않으면 전기요금이 40% 올라가야 한다”며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원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답은 뭘까. 도요다 씨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나는 1년 동안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피폭당한 사람들을 만나고, 방사능에 오염된 대지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원자력발전으로 유지해온 일본의 현재를 보여주는 극히 일부의 현장 기록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것이 일본의 미래를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다. 이것은 한국의 미래일 수도 있다.”
사진전은 내달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류가헌에서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ryugaheon.com)나 블로그(blog.naver.com/noongamgo)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상대 검찰총장 장인, 이명박·이상득과 각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24일자 기사 '"한상대 검찰총장 장인, 이명박·이상득과 각별"'을 퍼왔습니다.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MBC 보도국 기자들이 동영상서비스 '유튜브'에 공개한 에 이어 PD들도 1탄을 24일 오후 공개할 예정이다.
사전에 제작진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1탄은 김재철 MBC 사장 체제에서 윗선의 제작불가 방침으로 방송이 무산됐던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 내막'을 파헤쳤다.
지난해 7월 15일 청와대가 한 총장을 내정한 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스폰서, 군 면제, 논문 표절,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등 의혹 등이 터져나오자 당시 <pd> PD들은 이런 의혹들을 검증하는 방송을 준비하려 했다. 그러나 윗선에서 해당 아이템에 대해 '제작 불가' 결정이 떨어졌고,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아이템은 결국 방송되지 못했다.</pd>
이 사실이 어떤 경로로 흘러나갔는지 검사와 기자들 사이에 <pd>이 한 총장 검증에 나섰다는 소문이 퍼졌고, 담당 PD가 최종적으로 해당 아이템이 불허됐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검찰 주변을 통해서였다.</pd>
이날 공개되는 방송에서는 한 총장과 관련해 당시 취재했지만 방송되지 못했던 내용들이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말 정국을 뒤흔든 게이트 사건에 연루된 이국철 SLS 회장의 폭탄 발언이 대표적이다. 제작진이 확보한 이 회장이 구속되기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과 한상대 현 검찰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매우 각별한 관계이며, 신 전 차관을 통해 한 총장이 지난해 6월 '이 정권에서는 SLS 수사가 불가하다'는 말을 전했다는 내용이다.
이 회장은 또, 한 총장이 이와 비슷한 요지의 말을 이상득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씨를 통해서도 전달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상대 검찰총장. 노컷뉴스.

제작진은 "이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 검찰총장은 총장 취임 전부터 이국철 게이트를 수사할 의지를 갖고 있지 않았던 셈"이라며 "공교롭게도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 결과는 이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이 박배수 전 비서관과 신재민 전 차관을 구속했지만 이국철 게이트의 핵심인 검찰 간부들과 이상득 의원은 소환조차 하지 않은 채 수사를 마무리한 것을 지칭한 것이다.
제작진은 또, 한 총장 내정에는 현 권력과 막역한 사이인 장인의 인적 네트워크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공개할 예정이다. 한 검찰총장의 장인 박정기씨는 이상득 의원, 이명박 대통령 모두와 30년 넘게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제작진은 "검찰 내부에서도 한 총장의 임명 배경에는 이 인적 네트워크가 작동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과연 육사14기, 하나회, 5공 청문회, 고려대학교가 엮인 이 특별한 네트워크가 한 총장 임명에 결정적 배경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제작진은 또 "<pd> 취재 불허 과정에서 당시 한 총장 후보자 검증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숱한 의혹에도 한 총장 임명을 강행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한 총장 임명 직후 내곡동 사저 의혹, 이국철 게이트, 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 등 대형 권력형 비리가 터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pd>

은 이날 오후 4시께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두들겨 맞으며 버틴 8년, 얻은 건 '반쪽짜리' 판결문"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4일자 기사 '"두들겨 맞으며 버틴 8년, 얻은 건 '반쪽짜리' 판결문"'을 퍼왔습니다.
[현장편지] 현대차 대법원 판결에 대한 다섯 가지 생각

2월 23일 오후 2시30분 대법원 1호 법정. "상고를 기각한다"는 대법관의 한 마디가 흘러나오자, 정적에 휩싸여있던 법정에 작은 탄식이 터졌습니다. 법정 밖으로 쏟아져 나온 조합원들은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도 잊은 채 서로를 얼싸 안았습니다.

울산에서 올라온 비정규직 노동자는 2010년 11월 15일부터 대법원 판결에 따라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며 25일간 현대차 울산공장 점거농성을 벌였던 그 시간이 떠오른다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상고를 기각한다'는 이 한마디를 듣기까지, 2004년 12월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 이후 8년이라는 고통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목을 매고, 몸에 기름을 부어야 했습니다. 용역깡패에게 두들겨 맞아 공장에서 끌려나오고, 감옥에 갇혀야 했습니다. 해고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공장을 떠나가는 동료들을 울며 보냈습니다.

'상고를 기각한다'는 한 마디를 듣기 위한 시간 8년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이므로 정규직이라는 대법원 판결은 최병승 조합원 한 명에 대한 판결이지만, 그 영향력과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당장 현대차에서 일하는 8천여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압력이 거세질 것입니다.

현대차 1940명, 기아차 500명, 쌍용차, 금호타이어, 포스코, STX조선 등 현재 진행 중인 3천여 명의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번 판결이 100만 명에 달하는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정규직화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역사적인 순간을 보기 위해 다섯 시간을 달려와 한 시간 남짓 있다가 다시 울산으로 내려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대법원 판결을 생각하다가 몇 가지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현대차가 어떻게 나올까? 사내하청 8천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까? 빠져나갈 구멍은 없을까? 전자, 조선, 철강 등 다른 제조업 사용자들도 긴장하고 있을까? 노동운동은 무엇을 해야 할까?

흥분을 가라앉히고 대법원 판결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프레시안(김봉규)

대법원 판결을 빠져나갈 구멍 숭숭

첫째, 대법원은 2년 미만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현대차 하청업체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고,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기 때문에 원청이 처음부터 근로계약을 맺었다는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병승과 함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안기호 전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정규직이 아니라고 한 것입니다. 1년 6개월 일하다 그만두고, 다시 들어와 1년을 일해도 정규직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 현대차는 단기계약직, 한시하청, 아르바이트라는 이름으로 3개월에서 6개월짜리 계약직 노동자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년 이상 근무를 피하기 위해 이 공장, 저 공장을 돌리며 떠돌이 노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시하청을 상시근무자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할 지경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내하청업체 사장들을 '바지사장'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 전직 현대차 관리자들인 '바지사장'들은 현대차 '협력지원실'의 지시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9월 19일 금속노조가 입수해 발표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관리자의 수첩에 적힌 생생하고 충격적인 내용은 이를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또 지난 해 9월 15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부당징계 구제신청 사건에서 "사내하청업체는 경제적으로나 사업경영상 현대차에 종속돼 사업주로서의 독립성과 독자성이 취약하다"며 사실상 '묵시적 근로계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반쪽짜리 판결'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차는 단기계약직, 아르바이트, 2~3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사용하고 2년 내에 내보내면 대법원 판결을 유유히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계속되는 불법파견 흔적 지우기

둘째, 현대차는 지금 이 시간에도 '불법파견 흔적 지우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도급이 아니라 근로자파견이라는 증거로 현대차의 생산공정이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흐름방식으로 진행되고, 현대차의 시설과 부품을 사용하며,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의 작업 배치와 변경, 노동 및 휴게시간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지금까지 현대차 정규직은 왼쪽 바퀴를 끼우고, 비정규직은 오른쪽 바퀴를 끼웠습니다. 현대차 관리자들이 모든 작업 지시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법원 판결 이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혼재작업을 구분하고, 현대차가 아니라 하처업체가 인사, 노무, 안전보건을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노동부의 묵인과 방조 아래 진행된 대대적인 불법파견 은폐로 이후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일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12월 16일 부산 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 3공장만 불법파견이라는 '황당한' 판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현대차는 직접 생산 공정과 지원 부서를 구분하고,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간주된다'는 구 파견법의 '고용의제' 조항을 적용받는 2005년 7월 1일 이전 입사자와 이후 입사자를 나눠 대법원 판결의 대상을 최소화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셋째, 자동차를 제외한 조선, 철강, 화학, 전자공장의 불법파견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노동부의 300인 이상 기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41.2%의 사업장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조선(61.3%), 철강(43.7%), 화학(28.8%), 기계금속(19.7%) 등의 사내하청 비율은 자동차(16.3%)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소 6개사의 사내하청 비율은 모두 50%를 넘어 모든 업종에서 가장 최악이었고, 대우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70% 안팎이었으며, STX조선은 무려 81.58%였습니다.

조선소의 생산직 노동자 10명 중 7~8명이 사내하청이고, 정규직은 2~3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포스코(52.26%), 현대제철(34.12%), 현대하이스코(68.50%) 등 철강회사의 사내하청 비율도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의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였지만, 원청의 사용자성과 불법파견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현대하이스코, STX조선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용자들이 불법파견의 증거들을 은폐하고, 합법도급으로 위장할 것이 뻔한 상황입니다.

대법원 판결의 무풍지대?

넷째, 대법원 불법파견 판결의 무풍지대는 가장 야만적인 '비정규직 공장'입니다.

기아차 모닝공장, 현대모비스 8개 공장, 현대위아 3개 공장,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STX중공업 등은 정규직은 관리자들뿐이고, 모든 생산라인은 사내하청 노동자로 채워놓은 '정규직 0명 공장'입니다.

대법원의 불법파견 정규직 판결은 같은 공장 안에서 같이 일하는 정규직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내린 판결입니다. 기아차 모닝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비교할 정규직이 없습니다.

따라서 나쁜 사용자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뒤섞여 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법파견을 피해가고, 사용자로서의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비정규직 공장'을 점점 더 확대하려고 할 것입니다.

다섯째,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보수적인 법원보다 못한 노동운동의 모습입니다.

대법원은 당연히 정규직으로 채용했어야 할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워 착취를 일삼아 온 재벌들의 관행을 근본적으로 막지는 못했지만, 불법 파견에 대해서는 일정하게 제동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운동은 왼쪽 문짝은 정규직이 달고 오른쪽 문짝은 비정규직이 조립하는 공장에서 명백하게 자행되고 있는 불법을 바로잡지 못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에 연대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차노조는 10년 전 회사와 생산 공정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16.9%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해 비정규직 양산과 불법 파견의 물꼬를 열어줬습니다. 현대차노조는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1사1조직 규정 개정을 세 차례나 부결시켰습니다.

2010년 7월 22일 대법원 판결 이후 11월 15일부터 시작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25일간의 점거 파업에 대해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인 연대파업을 거부했습니다.

경제위기, 신차 생산, 자동화, 정규직 전환배치를 이유로 같이 일하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공장 밖으로 쫓겨나갈 때 정규직노조 간부들은 이를 외면하거나 심지어 회사와 인원 조정에 합의해 비정규직을 고용의 방패막이로 삼았습니다.

2010년 7월 22일 제조업 사내하청은 정규직이라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금속노조는 2010~2011년 중앙교섭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했습니다. 단체교섭과 투쟁을 통해 최저기준인 법보다 나은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할 노동운동이 엄연한 불법조차 바로잡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보낸 8년이었습니다.

법보다 못한 노동운동

사실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파견근로자보호법에 따라 불법인 현대차 사내하청업체를 폐쇄하면 됩니다. 공장이 멈추겠지요. 8년 동안 파견법을 위반한 정몽구 회장을 구속 수사하면 됩니다. 그러나 재벌의 친구인 이명박 정부에게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조금 전 기아차 한 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기아차에서도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였습니다. 고요하던 현대차 울산공장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법원에 호소하며 7년을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현대차 8천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일어서야 합니다. 기아차 노동자들도, 한국지엠 비정규직들도 일어서야 합니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힘을 모아야 합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내걸고 당선된 현대차노조와 함께 싸워야 합니다.

재벌의 탐욕을 위해 노동자들을 짓밟았던 이명박 정권 치하 혹독한 한파가 물러가고, 서서히 노동의 봄날이 오고 있습니다. 빼앗긴 공장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박점규 금속노조 전 비정규국장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사임하고 검찰 수사 받는 독일 대통령 vs '방문 조사' 받은 한국 국회의장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4일 기사 '사임하고 검찰 수사 받는 독일 대통령 vs '방문 조사' 받은 한국 국회의장'을 퍼왔습니다.
[장행훈의 광야의 외침] 돈 관련 스캔들, 대응은 '극과 극'

독일연방 대통령의 돈 관련 스캔들과 한국 국회의장의 '돈 봉투' 사건이 비슷한 때 불거졌는데 결과는 전혀 다르게 마무리됐다. 독일에서는 검찰이 지난 16일 오후 대통령의 비리 혐의를 철저히 조사해야겠다며 그의면책특권을 해제해 달라고 의회에 공식으로 요청했고 그러자 국민의 여론을 의식한 대통령이 24시간이 안 돼 다음날 전격 사임했다. 20일에는 모든 국민의 존경을 받는 새 대통령이 여야 정당의 합의로 선출됐다. 쾌도난마(快刀亂麻)였다. 대통령이 검찰의 피의자가 돼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직의 권위가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크리스찬 불프의 사임 결단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이 민주주의 법제도에서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검찰의 판단과 용기가 이끌어낸 순리의 결과였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국회의 권위를 존중한다며 돈 봉투의 최고 혐의가 분명해 보이는 국회의장을 감히 소환할 생각도 못한 검찰이 19일 의장 공관을 찾아가 '방문 조사'를 했다. 의장의 '체면'을 고려하여 '정중하게' 조사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의장은 국회의장수석 보좌관이 직접 관여한 돈 봉투 살포를 모르는 일이라 잡아뗐고 검찰은 증거를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국회의장과 그의 보좌관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감했다. 언론은 돈 받은 사람이 나타났는데도 돈 준 사람이 누구인지는 찾아내지 못한 수사라고 빈정댔다. 놀랄 일도 아니다. 힘깨나 있는 인사들이 관련된 검찰 수사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으니까.



▲ '돈봉투 살포' 의혹에 모른다고 부인한 박희태 국회의장과 돈 스캔들에 대통령직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사임한 크리스찬 불프 전 독일 대통령. ⓒ뉴시스

독일의 대통령 수사와 한국의 국회의장 수사 결과가 이렇게 다르게 나타나게 된 이유가 무엇일가?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국가의 최고위직인 대통령의 자리에 대한 독일사회의 인식이다. 대통령은 청렴하고 정직하며 용기 있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가의 도덕적 상징이다. 모든 국민이 존경하는 역할 모델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 불리한 사실을 감추려고 꼼수를 부리거나 뭉그적거리지 않고 솔직히 사실 여부를 밝히고 거취를 분명히 한다. 그러므로 국민의 신뢰가 사라졌다고 판단하면 자리를 그만두는 것이다. 불프의 선임자인 호르스트 쾰러 대통령은 2년 전 독일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명분 발언이 말썽을 빚자 대통령 자리를 사임했다. 불프 대통령은 초기에는 이러한 역할 수행에 실패했다. 그래서 대통령으로서는 자질이 모자란 '소인'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두 달 전 불프 대통령이 주지사 시절(2003-2010년) 집을 사기 위해 기업인 친구로부터 저리로 500만 유로를 빌리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은행으로부터 일반 고객보다 낮은 이자로 융자를 받는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불프 대통령은 사실을 부인하고, 꼼수를 부리다 증거가 제시되자 마지못해 시인하고 사과했다. 이러한 행동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여론을 감지한 불프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가 없이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서 사임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래서 때늦기는 했지만 검찰의 수사 대상이 돼 대통령직이 권위가 훼손되는 최악의 사태는 모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에 의하면 니더 작센 검찰이 가장 문제를 삼는 대통령의 비리는 금전거래가 아니라 불프가 주정부를 통해 친구인 영화제작자 다비드 그뢰네볼트에게 400만 유로의 신용보증을 서준 사건이다. 이 일이 있고 얼마 후 불프는 그뢰네볼트의 초청으로 부자들의 휴양지인 질트 섬에서 휴가를 함께 보냈으며 이 때 묵은 호화 호텔비를 친구가 부담했다는 혐의다. 사실로 확인되면 중대한 범죄가 될 수 있다. 교사가 유원지 티켓을무료로 받았다고 해서 고발당할 정도로 니더 작센은 공무원의 기강이 엄하다. 불프는 호텔비를 나중에 친구에게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해명했으나 검찰은 납득하지 않는다. 검찰의 조사가 필요하게 됐다.

문제는 대통령을 어떻게 조사하느냐 는 것이다. 면책특권 때문이다. 철저히 수사를 못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검찰은 대통령직의 권위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고 검찰 수사가 오히려 대통령의 혐의를 풀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제대로 수사를 하려면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해제해야 한다. 하지만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검찰의 결단이 필요했다. 16일 오후 니더 작센 검찰은 마침내 연방하원에 대통령 면책특권 해제를 요청하기로 결정한다. 독일연방공화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이 대통령을 상대로 진검승부를 건 것이다. 전 독일을 긴장으로 몰아넣는 도전이었다.

불프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메르켈 총리와 기민련 자민당 연립정권이 선출한 대통령이다. 그러므로 여당이 단결하면 검찰의 요구를 거부할 수도 있다. 그러면 검찰의 대통령 조사는 우리 국회의장 돈 봉투 조사처럼 맥이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의 일관된 보도로 여론은 대통령에게 비판적이다. 사민당과 녹색당은 처음부터 불프의 사임을 요구해 오던 터다. 불프에 대한 여당 내의 공기도 여론의 흐름을 보는 눈치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검찰의 공식 도전이 발표된 지 24시간도 안 돼 17일 오전 불프 대통령이 전격적인 사임 발표를 하게 된 것이다.

불프 대통령의 사임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가 대통령직에 남아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될 때 파생될 정치적 폐해를 피할 수 있게 된데 대한 안도감이다. 메르켈 총리는 물론 언론은 그의 사임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법정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간접적으로 검찰의 용기를 칭찬했다. 독일의 언론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은 이번 사건은 권력을 부단히 감시하고 고발해서 권력에 대한 비판여론을 조성하고 검찰에게 결단을 내리는 용기를 북돋아 준 언론의 역할도 컸다고 자평했다. 불프 대통령 사건은 우리 국회의장 사건을 재조명하게 타산지석으로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불프가 사임한 직후 메르켈 총리는 각 정당과 협의해서 후임 대통령으로 동독 출신의 요하힘 가우크(72) 목사를 선출했다. 이번에는 여당 출신 정치인을 선출하지 않고 모든 정당의 의견을 수렴한 '통합' 대통령을 선출했다. 지난 2년 간 여당 출신의 두 명의 대통령이 중도 퇴장하는 불상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무소속인 가우크는 1990년 통일 때 동독 비밀경찰의 슈타지 문서 조사책임자로 임명돼 10년간 동독비밀경찰의 비인도적인 행동을 분석하고 고발해서 '슈타지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은 철저한 민주주의 전도사로 독일인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2년 전에도 사민당-녹색당의 후보로 기민-자민 연립정당의 불프와 맞붙어 3차 투표까지 갈 정도로 독일 국민이 대통령 감으로 인정해온 인물이다.

가우크가 대통령에 선출됨으로써 독일은 대통령과 총리 자리를 모두 동독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 통일 20년에 독일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가우크 목사는 솔직한 성격으로 불프가 훼손한 대통령직의 권위를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정파를 초월한 지도자다. 그가 독일인들의 존경을 받는 것도 바로 정파에 초연한 그의 자세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앞으로 정당에도 쓴 소리를 할 것이고 그 때문에 가끔 논란이 일수도 있다는 언론의 전망이다.

가우크가 대통령이 선출된 후 그에게는 즐거운 걱정이 하나 있다.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너무 높은 것이다. 그래서 가우크는 독일 국민을 향해서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뜻으로 "난 초인이 아니다. 흠이 전혀 없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라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대통령을 가진 독일 국민, 이런 대통령을 선출하는 독일의 민주주의가 부럽다. 스캔들로 대통령을 중도에 그만 둬야 했던 불프의 사임이 독일 민주주의를 위해서 전화위복이 된 것 느낌이다.



/장행훈 언론인·동아일보 전 편집국장

'신데렐라' 띄우는 새누리당, 민주당보다 낫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4일자 기사 ''신데렐라' 띄우는 새누리당, 민주당보다 낫다'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이 24일까지 94명의 공천자 명단을 발표함으로 전체 지역구의 40% 가량에 대한 출마자를 확정했다. 24일 54명의 명단은 현역 의원, 전직 의원이 대다수다. 화제 거리가 될 만한 인물이 몇 있다.

이용희 의원의 아들인 이재한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지역구를 물려받은 세습논란, 저축은행 파동에서 1심 유죄판결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이나 불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이 '현격한 경쟁력 차이'로 공천장을 딴 '화제의 인물'들이다.

한명숙 체제의 특징인 답답할 정도의 '안전운행'이 이날 공천자 명단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중평이다. 어쨌든 끊임없이 변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박근혜 체제의 새누리당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다선 의원 아버지 지역구 물려받은 아들' vs '동네 여고 학생회장 했던 화물차 운전수 딸' 구도다. 뭔가 거꾸로 됐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민주당에는 아버지 동네에 공천 신청 해놓은 사람들이 아직 수두룩하다. 김상현, 정대철, 노승환 전 의원 아들들이 공천장 기다리고 있다.


이준석보다 '정치적 스펙' 훨씬 더 좋은 손수조


▲ 새누리당의 '신데렐라'로 떠오르고 있는 손수조 예비후보ⓒ손수조 예비후보 블로그

공천경쟁을 뚫어낼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손수조 예비후보는 벌써 새누리당의 신데렐라가 됐다. "20대 비상대책위원을 뽑겠다"는 공언 이후 '하바드 대학 출신 유승민 의원 친구 아들'이 등장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시큰둥한 반응이 나왔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5톤 화물차를 모는 아버지와 보험설계사를 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큰 딸로 사상구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나온 손 후보의 '스펙'부터가 정치적으로 보면 이준석 비대위원 보다 훨씬 낫다.

그리고 매일매일 선거 일기를 쓰고 있는 손 예비후보의 블로그를 들여다보면 꽤 기분이 좋아진다.

아직까진 유일한 수행원이자 핵심참모인 남동생을 데리고 동네를 누비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앞에 놓고 남매가 전략회의를 하거나 지역구 행사에 참석해 음식이라도 얻어먹으면 "아싸 한 끼 굳었다"고 해맑게 웃는 모습, '엄마밥이 최고'라며 어리광 피우는 모습, '내 연봉 3천 만원으로 선거 뽀개기'라는 제목으로 공개하는 선거 가계부를 보고 인상 찌푸릴 사람이 누가 있겠나.

"저는 사상구의 대표적 학교인 덕포여중, 주례여고의 학생회장을 역임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 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반장을 역임하며 변함없는 신뢰와 동기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로 시작하는 자기소개서를 보면 '아직은 좀 더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긴 하지만.

8년 만에 다시 나타난 '부산의 딸'

새누리당 입장에서 보면 손수조 예비후보는 굴러온 복덩이나 다름없다. 한나라당 시절부터 이런 저런 청년정치캠프를 열었지만 이력서에 한 줄 쓰거나, 극우 성향의 성명서에이름이나 걸치던 20대에게 실망하던 차에 똘망똘망한 신인이 제 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굴러온 복을 걷어차지 않았다. 보수 언론이 먼저 집중적으로 조명하긴 했지만 정홍원 공천추천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극찬을 했고 이제는 언론의 여론조사대상으로 까지 올라가 있다.

손 예비후보를 보면 부산 연제에서 공천장을 따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는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의 8년 전 모습이 떠오른다. 신한국당 사무처 공채 출신인 김 전 대변인과 손 예비후보를 수평 비교하긴 어렵지만 유사점이 꽤 있다.

탄핵 후폭풍이 강하게 불었던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공천 개혁을 위해 도입한 공개면접 토론에서 김 전 대변인은 워낙 야무지게 답변을 해 지역구 현역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따내 내처 금뱃지까지 달았었다. 17대 최연소 의원이었던 김 전 대변인은 당선 다음 해 국회에서 오랜 연인이던 대기업 직원과 결혼식을 올려 또 한 번 화제의 주인공이 됐었다. 8년 만에 또 다른 '부산의 딸'이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고, 새누리당은 복덩이를 확 끌어 안고 있는 것이다.

日 민주당 오자와의 '미녀 자객' 떠오르는 손수조 마케팅

'손수조 마케팅'에선 지난 2009년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 대행의 '미녀 자객'도 오버랩된다. 연립여당이던 자민당과 공명당을 일거에 몰락시켜 일본 정치의 방향을 바꿔버린 당시 총선에서 오자와는 양당의 실력자들에게 젊은 여성 닌자(자객)들을 대거 표적 공천했다.

나가사키 2구에서 10선을 노리던 자민당의 규마 후미오 전 방위상을 꺾고 국회에 입성한 후쿠다 에리코는 국가를 상대로 C형간염 치료제 피해 소송의 원고 대표를 맡아 승소한 시민 대표 출신으로 당시 28세였다. 도쿄 12구에서 공명당의 오타 아키히로 대표를 퇴출시킨 아오키 아이는 가수이자 아나운서 출신 여성이었다. 자민당의 원로로 전직 총리인 모리 요시로와 후쿠다 야스오는 간신히 당선됐지만 풍속점 전문 르포라이터 출신의 30대 민주당 의원 여성 비서와 후지티비 여성 아나운서 출신 후보와 시소 게임을 벌여 톡톡한 망신을 당했다.

손수조 예비후보를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로 내세워서 진다고 해도 새누리당은 손해볼 것이 하나도 없다. 머리 허연 문 후보가 똘망똘망한 딸 같은 손 후보와 맞상대 하는 것 자체가 그림이 된다. 손 후보가 선전을 벌이면, 새누리당의 젊은 아이콘으로 삼아 대선 때도 주요 포스트에 배치할 수 있다.

한명숙 '인재영입위원장'은 뭐하나?


'미녀 자객'까지야 아닐지라도 상대방 중진들에게 신인들을 과감히 표적 공천해 총선을 전면적 심판의 장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사실 민주통합당의 책무다. 그런데?

한명숙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지만 신경민 대변인이나 몇몇 검사 출신들 영입이 반짝 화제를 불러일으켰을 뿐이다. 김두관 지사나 박원순 시장의 입당이 정치적으론 의미 있지만 세 불리기 이상의 느낌을 주진 못하고 있다. '슈스케' 방식의 청년비례 경선은 아직 일정이 남긴 했지만 김이 빠지고 있다.

오히려 새누리당 쪽에서 깜짝 카드가 더 남았다는 이야기가 솔솔 흘러 나온다. 경영학자이지만 기업계는 물론이고 IT, 과학기술계, 벤처업계에도 발이 넓은 조동성 비대위원은 이미 157명의 전문가 리스트를 비공개로 당에 제출했다. 이 중에선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이 추천한 인사만 56명이다.

평소 별로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 같진 않지만 "나도 전자공학과 출신이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나아가 대선까지 어떤 방향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할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민주통합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최근 "(새롭고 참신한)사람이 없다. 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공천신청자가 차고 넘치는데, 정당지지율도 앞서고 대선주자 지지율도 날로 오르는데 왜 그럴까? 이번 총선에 나서는 민주통합당의 한 인사가 답을 내놓았다. 그는 "우리가 몸이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챙겨야 될 사람이 너무 많다. 한 대표는 착하고. 아직 집권도 못 했는데"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만 굳게 믿고 있는 민주통합당과 온갖 머리를 쓰면서 안간힘을 쓰는 새누리당의 대결이 얼마 안 남았다.



/윤태곤 기자

산으로 가는 민주당…결국 임종석 공천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4일 기사 '산으로 가는 민주당…결국 임종석 공천'을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이 결국 임종석 사무총장에 대한 공천을 최종 확정했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24일 나온 민주통합당의 2차 공천자 54명 명단을 보면, 486(40대, 80년대 학번, 6월항쟁 세대) 그룹, 친노(親盧) 인사, 전·현직 의원이 대다수다. 비록 민주통합당은 "쉬운 지역부터 먼저 공천을 확정하다 보니 쇄신이 미진한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나올 공천자까지 전체를 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한명숙 지도부의 공천이 지나치게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이미 유죄를 선고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에 공천장을 준 것이나, 선거구 되물림 논란을 받고 있는 이용희 의원의 아들 이재한 후보에 대한 공천은 이런 비판을 뒷받침한다. 현재 공천심사위원회에 내부 인사로 들어가 있는 현역 의원 6명도 이날 전원 공천 확정자 명단에 들어갔다.

임종석·이화영 경선도 없이 '공천 확정'…"무죄추정의 원칙 적용" 해명

이날 발표된 2차 공천심사 결과로 공천이 확정된 사람은 모두 54명이다. 서울이 14명,부산 1명, 인천 5명, 광주 1명, 대전 3명, 경기 14명, 충북 6명, 충남 4명, 전남 1명, 강원 3명, 제주 2명이다.

눈에 띄는 공천자는 역시 임종석 사무총장이다. 서울 성동구을의 임종석 사무총장은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이미 집행유예, 유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임 사무총장에 대한 공천 여부는 민주당의 도덕성 기준 잣대로 평가돼 왔다.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통합 전 '혁신과 통합'의 상임대표단이 최근 성명을 통해 "도덕성 심사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임 사무총장의 공천은 더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임 사무총장은 '현격한 경쟁력 차이'라는 명분으로 경선도 없이 일찌감치 공천장을 따내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전날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강원 동해·삼척)도 임 사무총장과 마찬가지로 경쟁자가 있었지만 '현격한 경쟁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류돼 공천장을 받았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재판 중인 사건의 경우 무죄추정의 원칙을 심사기준으로 세웠다"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파렴치범이나 질이 낮은 범죄의 경우 (배제가) 검토되겠지만 약간이라도 정치적 색깔이 있는 (사건의 경우) 무죄추정 원칙을 따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정치적 색깔'이라는 것이 지극히 자의적인 기준이라는 데 있다. 신 대변인은 그러면서 "(검찰에 기소됐거나 재판 중인 기준으로 치자면) 한명숙 대표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덧붙였다. 결국 한 대표의 '검찰과의 악연'이 민주통합당의 엄격한 공천에 되려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공심위원 가운데 한 사람도 "한명숙, 곽노현 사건 등을 거치면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해 1심 유죄만으로 임종석 사무총장을 공천에서 배제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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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전현직 의원들의 기득권 나눠먹기 돋보여…현역 재공천률 90%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임 사무총장에 대한 공천은 또 한편으로 486그룹의 당내 권력 재장악, 전현직 의원에 대한 공천이라는 '기득권 나눠먹기'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공천 확정자 가운데 여러 명이 공천을 신청했으나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높아 공천이 확정된 이들은 대부분 전현직 의원들이다. 특히 현역의원이 포함된 선거구 30곳 가운데 27곳에서 현역 의원이 다시 공천을 받았다. 재공천률이 90%에 달한다.

서울에서 '현격한 경쟁력 차이'를 명분으로 공천이 확정된 10명 가운데 한 번도 배지를 달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경기 지역에서 경쟁력으로 다른 후보를 누르고 공천장을 받은 11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11명의 경기지역 공천자 가운데 문희상 의원(의정부시갑)을 비롯한 8명이 전현직 의원이다. 유은혜(고양시 일산동구), 이원욱(화성시을), 김종희(용인시 수지구) 후보만이 '새로운 얼굴'이라 할 만하다.

이런 기득권 나눠먹기의 정점에는 이재한 후보가 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의 이재한 후보는 비록 '정치신인'이긴 하나, 그의 아버지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 받았다. 이재한 후보의 아버지는 이용희 현 의원으로 민주통합당을 탈당해 자유선진당으로 18대 총선에 출마했고 최근 다시 민주당에 복당했다. 이 의원의 복당에는 민주당 해당 지역위원장인 자신의 아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압도적이었다.

"한명숙의 인적쇄신은 어디로?"

18대 총선에서 대거 낙선했던 486그룹의 부활도 주목할만하다. 한명숙 대표 취임 이후 당의 권력을 다시 장악한 486그룹이 공천에서도 손 쉬운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조정식(경기 시흥을),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이인영(서울 구로갑), 윤호중(경기 구리) 후보의 경우 단수신청지역이었다 치더라도, 복수 신청지역에서도 486의 활약은 도드라진다. 최재성(남양주갑), 백원우(시흥갑), 임종석(서울 성동을), 오영식(서울 강북갑), 김현미(고양 일산 서구), 이철우(포천ㆍ연천), 유은혜(고양 일산 동구) 후보 등이 경쟁력을이유로 공천장을 받았다.

결국 현재까지는 인적쇄신에 대한 한명숙 지도부의 의지를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비판에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앞으로 남은 곳이 정말 어려운 지역들"이라며 "현역 의원에 대한 평가는 엄격하게 진행됐으면 전체 지역들을 놓고 보면 (인적쇄신이 미흡하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눈물 보인 김유정 "재심 청구할 것"

현역 의원이 있음에도 경선을 치르게 된 지역도 있다. 안양 만안의 이종걸 의원은 이종태 전 노무현대통령 정책기획위원과, 강원 속초·고성·양양의 송훈석 의원은 이동기 전 청와대 민원담당행정관과, 제주을의 김우남 의원은 오영훈 전 제주도의회 운영위원장과 경선을 벌일 예정이다.

비록 비례대표 의원이지만 현역인 김유정 의원도 마포을에서 정명수 전 연세대총학생회장, 정청재 전 의원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김유정 의원은 이날 2차 공천결과 및 경선지역 명단이 발표된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심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해 2위 후보와 큰 점수 차가 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단수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최소한의 원칙도 기준도 지켜지지 않은 부당한 결정으로 참담한 심경"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2인 경선의 원칙을 공심위가 정해놓고도 3인 경선 지역으로 결정된 것을 놓고 김 의원은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민주통합당의 2차 공천 확정자 명단이다.

▣ 단수신청지역서울(4)서대문구갑 우상호(49), 17대 국회의원, 전 민주당 대변인구로구갑 이인영(47), 17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구로구을, 박영선(52), 17,18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동작구갑, 전병헌(53), 17,18대 국회의원, 전 민주당 정책위 의장

인천(5)부평구갑 문병호(52), 17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인천시당위원장부평구을 홍영표(54), 전)총리실시민사회비서관, 18대 국회의원계양구갑 신학용(60), 17, 18대 국회의원, 대한법무사협회장서강화갑 김교흥(51), 17대 국회의원, 인천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서강화을 신동근(50), 전 인천광역시 정무부시장, 전 서구강화군을 지역위원장

광주(1)광산구을 이용섭(60),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 전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장관

대전(1)서구갑 박병석(60), 17,18대 국회의원, 전 민주당 정책위의장

경기(3)부천시 오정구, 원혜영(60), 민선2,3대 부천시장, 전 풀무원식품 창업·경영구리시 윤호중(48), 17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구리시지역위원장시흥시을, 조정식(48), 17,18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경기도당위원장

충북(4)청주시 상당구 홍재형(73) 국회부의장, 전 경제부총리겸경제기획원장관청주시 흥덕구을 노영민(54), 17,18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청원군 변재일(63) 전 정보통신부 차관, 국회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증평?진천?괴산?음성군 정범구(57), 16,18대 국회의원,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충남(3)천안시갑 양승조(52), 17,18대 국회의원, 변호사공주시 연기군 박수현(47) 전 민주당공주연기지역위원장, 전 안희정도지사정책특별보좌관서산시 태안군 조한기(45) 전 한명숙총리의전비서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전남(1)광양시 우윤근(54), 17,18대 국회의원,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강원(1)홍천군 횡성군 조일현(56), 14,17대 국회의원, 전 국회 건설교통위원장

▣ 현격한 경쟁력 차이서울(10)종로구 정세균(61), 전 민주당 당대표, 전노무현정부산업자원부장관성동구을 임종석(45), 민주통합당 사무총장, 16,17대 국회의원광진구갑 전혜숙(56,女), 18대 국회의원, 전 민주당 원내부대표광진구을 추미애(53,女), 15,16,18대 국회의원,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동대문을 민병두(53), 17대 국회의원, 전 문화일보 워싱턴 특파원강북구갑 오영식(45), 전)고려대 총학생회장, 16,17대 국회의원도봉구을 유인태(63), 14,17대 국회의원, 전 노무현대통령 정무수석노원구을 우원식(54), 17대 국회의원, 전 건국대 겸임교수은평구갑 이미경(61,女), 15,16,17,18대 국회의원, 전 민주당 사무총장금천구 이목희(58), 17대 국회의원, 전 민주통합당금천구지역위원장

부산(1)사하을 조경태(44), 17,18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정책위 부의장

대전(2)서구을 박범계(48), 전 노무현대통령 법무비서관, 민주통합당 대전시당위원장유성구 이상민(54), 17,18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원내부대표

경기(11)의정부시갑 문희상(66), 전 노무현대통령 비서실장, 전 국회부의장(전반기)양주시 동두천시 정성호(49), 17대 국회의원, 변호사고양시 일산동구 유은혜(49, 女), 전 국회의원 김근태 보좌관, 전 고양일산동구지역위원장고양시 일산서구 김현미(49, 女), 17대 국회의원, 전 청와대국내언론비서관남양주시갑 최재성(46), 17,18대 국회의원, 전 민주당 대변인남양주시을 박기춘(55), 17,18대 국회의원, 전 민주당원내수석부대표오산시 안민석(45), 17,18대 국회의원, 중앙대학교 교수화성시을 이원욱(48),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전 민주통합당화성을지역위원장시흥시갑 백원우(45), 17,18대 국회의원, 국회의원 제정구 비서용인시 수지구 김종희(46), 전 대통령자문동북아시대위원회자문위원 / 서울대 공학 박사포천시 연천군 이철우(51), 17대 국회의원, 전 민주당수석사무부총장

충북(2)제천시 단양군 서재관(66), 17대 국회의원, 전 해양경찰청장 현격한보은?옥천?영동군 이재한(48)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충북 영동대학교 겸임교수

충남(1)논산시계룡시금산군 김종민(47), 전 충청남도 부지사, 전 노무현대통령 대변인 현격한

강원(2)강릉시 송영철(50) 변호사, 전 민주통합당강릉시지역위원장 현격한동해시 삼척시 이화영(48), 17대 국회의원, 민주당남북화해협력특별위원장

제주(2)제주시갑 강창일(60), 17,18대 국회의원, 국회독도특위위원장 현격한서귀포시 김재윤(46), 17,18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원내부대표



/여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