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4일 토요일

서울고법, "조선일보 방응모 전 사장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3일자 기사 '서울고법, "조선일보 방응모 전 사장은 친일반민족행위자"'를 퍼왔습니다.
방우영 취소 소송 패소 "일제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


▲ 조선일보 사옥
법원이 방응모 전 조선일보 사장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곽종훈 부장판사)는 방 전 사장의 손자인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낸 ‘친일반민족행위결정처분 취소소송’에서 “방 전 사장의 여러 행태는 친일반민족행위 유형에 속함을 부정할 수 없다”며 방 전 사장의 친일반민족행위를 인정하고 대부분의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행안부 산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2009년 6월 방 전 사장을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반민특별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위원회는 방 전 사장이 경성방송 시국강연과 잡지 ‘조광’ 등에 연재한 논설, 임전대책협력회의 발기인 활동 등을 통해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시국강연은 방 전 사장이 주도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잡지에 게재한 글과 임전대책협력회에서 전시채권을 판매한 행위는 일본제국주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친일행위”라며 1심 재판부 보다 방 전 사장의 친일행위를 강조했다.


금 채굴로 재산을 모은 뒤 1933년 경영난에 빠진 조선일보를 인수해 사장에 오른 방응모 전 사장은 1950년 7월까지 조선일보의 사주를 역임하며 오늘 날 조선일보 지배 구조의 초석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방응모 전 사장은 6·25전쟁 발발 초기인 1950년 7월 7일 납북됐지만 이후 조선일보의 방씨 일가 승계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1948년 8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의 친일 잔재 청산 당시에도 친일파로 지목된바 있으며 2002년 이 발표한 친일파 708인 명단에도 올랐다. 구체적인 그의 친일 혐의는 1938년의 조선명사 59인 각도 순회강연, 1939년의 배영(排英) 궐기대회 황군만세 선창 등과 조선대아세아협회 상담역, 조선춘추회 발기인 겸 간사 등의 친일단체 활동 이력이다.

한-미 FTA 직격탄 맞은 축산업


이글은 대자보 2012-01-13일자 기사 '한-미 FTA 직격탄 맞은 축산업'을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값싼 미국산 농축산물에 밀려 농업 포기는 시간문제일 뿐

소값이 나락을 모르 채 떨어지자 축산농가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지난 5일 농민들이 소1,000마리를 청와대에 반납하겠다며 트럭에 싣고 서울로 향했지만 고로도로 진입로 곳곳에서 경찰의 곤봉에 밀려 소떼의 항의는 좌절되고 말았다. 시위는 불발에 그쳤지만 앞으로 이 나라 축산업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심각한 의미를 갖는다. 그럼에도 축산당국은 사육두수가 늘어나고 사료 값이 오른 탓이라고 발뺌하고 있다. 언론은 그 무책임한 발표를 원인분석도 없이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하면 미국산 쇠고기가 쓰나미처럼 몰려올 태세다. 여기에 캐나다산이 재개방의 파고를 타고 밀려올 기세다. 

지난 1년 새 소 값이 크게 떨어졌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한우 암소 송아지 값이 92만1,000원이었다. 이것은 2011년 평균가격 217만4,000원보다 57%나 하락한 것이다. 600kg 수소의 지난해 평균가격이 533만7,000원이었는데 12월에는 319만3,000원으로 떨어져 40%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사육두수가 2002년 141만 마리였는데 작년 6월 305만3,000마리로 늘어났다. 사육두수 증가로 인해 가격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원인은 2007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이후 한우판매가 그 만큼 감소한 탓이다. 최근의 소 값 폭락은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투매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사료 값 앙등이 겹쳐 폭락사태를 부른 것이다. 
노무현 정권이 2005년 6월 국민적 논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한-미 FTA 현상을 개시한다고 기습적으로 밝혔다. 그 4대 선결조건의 하나로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금지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2007년부터 재개되었다. 2007년 수입량은 1만4,616t이었다. 당시 연령 30개월 미만 살코기만 수입키로 했는데 뼈 부위가 잇따라 발견되어 검역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명박 정권은 출법하자마자 무차별 수입을 단행해 2008년 5월 촛불시위를 촉발했다. 그 해 5만3,293t이 수입됐다. 이어 2009년 4만9,973t, 2010년 9만569t으로 급증세를 나타냈다. 2011년 1∼11월 수입량은 10만6,447t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41.5%나 증가했고 이에 따라 수입시장의 점유율도 37.6%로 높아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 축산업에 타격을 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권 차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자는 홍보활동을 벌여왔다. 도대체 정부가 나서 자국산이 아닌 외국산을 먹자고 홍보하는 나라가 또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에다 한-미 FTA 날치기가 축산업에 결정적인 직격탄을 날렸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현행 40%인 수입관세가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지금도 미국산이 잘 팔리는 이유는 국산보다 값이 싸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 해마다 가격이 더 내리니 축산을 포기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는지 김종훈 통상정책책임자가 나서 소값 폭락을 부채질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쇠고기를 연령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수입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이 그 따위다. 

이명박 정권은 불난데 기름 붓는 짓을 서슴치 않는다.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금지된 캐나다산 쇠고기 재개방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작년 12월 30일 국회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안 보고서를 통과시켰다. 이 보고서는 캐나다가 광우병 상시발생국이어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고 곤경에 처한 축산농가의 현실을 비춰 수입재개는 적절하지 않다는 반대입장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국회의 반대도 아랑곳 않고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강행하고 있다. 이미 현지에서 작업장 선정을 마친 상태다. 이에 따라 빠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캐나다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될 전망이다. 

미국산 쓰나미에 캐나다산마저 몰려올 태세니 소값이 폭락을 거듭하면서 투매현상까지 일어난 것이다. 젖소 숫송아지 한마리가 1만원에도 안 팔린다는 현실이 그것을 말한다. 우유를 40여일 먹여 키워봤자 본전을 건질 수 없으니 사육을 포기한다는 소리다. 어떤 농축산물도 미국의 토지-노임개념이 없는 거대자본의 생산물과 가격경쟁을 할 수 없다. 다만 가축은 사료를 먹여 키워야 하는 까닭에 소 파동이 먼저 왔을 뿐이다. 값싼 미국산 농축산물에 밀려 농업을 포기하는 사태는 이제 시간의 문제로 다가온다. 식량주권-식량안보를 포기한 국가는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 식량공급을 타국에 의존하는 국가가 어찌 강대국이 될 수 있겠는가? 일본은 세계에서 어떤 나라보다도 정치-경제적으로 친미국가이다. 하지만 미국과 FTA를 맺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사평론가 <건달정치 개혁실패>의 저자 본지 고문

김종인 “철도 민영화, 성공한 나라 없다”


이글은 시사인 2012-01-13일자 기사 '김종인 “철도 민영화, 성공한 나라 없다”'를 퍼왔습니다.
한나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13일 국토해양부의 고속철도(KTX) 운영사업의 분할 민영화 도입 방침에 대해 "발상을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철도민영화에 성공한 나라는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국토부가 무슨 근거로 시행을 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제도정비를 위해 국회에 올 수 밖에 없는데 민영화 도입을 관철시킬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는 정부가 깔아주고 운영권을 민간에게 준다고 하는데 서비스 개선과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민간에게 주면 효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류라는 것은 다른 나라를 봐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KTX 경쟁체제 도입은 코레일이 독접하고 있는 KTX에 민간 운영자를 참여시켜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이를 통해 철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국가 재정부담도 완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수도권과 호남고속철도 KTX가 완공되면 2015년부터 호남선(수서~목포), 경부선(수서~부산) 운영에 민간기업을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계획이 전해지자 공공성 훼손과 재정부담 확대, 대기업 특혜시비 등의 이유로 당사자인 코레일과 야당, 시민단체 등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찬반 논란은 확산됐다. 

삼성 에버랜드 25살 사육사는 왜 갑자기 죽었을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3일자 기사 '삼성 에버랜드 25살 사육사는 왜 갑자기 죽었을까?'를 퍼왔습니다.
[단독] 산재여부 공방…故人의 미니홈피엔 "동물사 철장에 다쳐"

삼성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1년 가까이 일했던 사육사가 지난 6일 25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사인은 균에감염돼 생긴 패혈증. 유족들은 "고인(故人)이 살이 10kg이나 빠질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고, 사망 직전에 동물원 우리 철창에 찢겨 얼굴과 다리에 흉터가 났었다"며 그의 죽음이 산재라고 주장했다. 고인이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에 남긴 글이 근거다. 패혈증은 상처로 인해 감염되거나 과로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감염될 수 있다. 반면 에버랜드 측은 고인이 "동료와 회사 밖에서 술을 마시다가 다쳤다"고 맞섰다. 유족들은 "회사가 거짓말을 했다"며 반발했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사건의 전말을 소개한다.  

7일 경기도 수원의 어느 장례식장. 영정사진에는 갈래머리를 한 앳된 여성이 삼성 에버랜드 사육사 근무복을 입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스물다섯 살. 생을 마감하기에는 지나치게 젊은 나이의 사진 속 김유리(가명) 씨는 장례식의 침침한 분위기와 어색하게 마주하고 있었다.

어색한 광경은 또 있었다. 삼성 에버랜드가 보낸 화환이 늘어선 복도에는 삼성 직원으로 추정되는 조문객들이 끊임없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기자가 조문을 온 박원우 삼성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다가가자 인파는 홍해가 갈라지듯 양끝으로 갈라졌다. 갑자기 수십 명의 눈이 기자에게 쏠렸고, 누군가가 휴대전화기를 꺼내 기자의 사진을 채증해갔다. 삼성 인사팀 관리자였다.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장례식장 분위기에서 김유리 씨의 큰아버지 김영철(가명) 씨가 삼성노조 조합원들과 마주했다. 김 씨의 주위에 삼성 인사팀 관리자 두세 명이 줄줄이 따라붙었다. 한참 승강이가 벌어진 끝에 관리자들은 자리를 떠났지만, 여전히 문 밖에서 초조한 듯 서성였다. 김 씨가 말문을 열었다. "산재로 해야죠."


▲ 고(故) 김유리 씨(유족의 뜻에 따라 모자이크 처리를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정규직 발탁' 꿈꾸며 동물원 사육사 됐지만…

김유리 씨는 지난해 2월부터 삼성 에버랜드에서 동물원 사육사로 일했다. 유난히 동물을 좋아하던 그는 어릴 때부터 사육사가 꿈이었다. 막상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정규직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김 씨는 졸업 후 바로 장기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면서 1년 이상 근속자에게 주어지는 '정규직 발탁'의 꿈을 키웠다.

근무조건은 열악했다. 유족들은 김 씨가 "동물의 먹이를 칼질하다 베어서 손이 성할 날이 없었고, 비 오는 날에는 우비도 없이 비를 맞으며 일했다"고 말했다. 김 씨의 작업복과 신발에는 항상 동물의 배설물이 묻어있었다. 휴일도 짰다. 주말에 손님이 많은 동물원의 특성상 일주일에 한 번, 평일에만 쉴 수 있었다. 광주광역시에서 경기도 용인으로 올라와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김 씨는 지난 1년간 단 두 번만 집에 갈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 생활 1년이 다 돼가던 무렵인 12월 14일. 그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상사에게 조퇴 허가를 요청했다. 상사는 그에게 화를 내며 "가려면 가라"고 했다. 그는 작업복을 그대로 입은 상태로 혼자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고, 간단한 조치만 받고 허겁지겁 기숙사로 돌아왔다. 15일 새벽 쓰러진 그는 결국 구급차에 실려 갔다. 가까운 용인 서울병원에서는 "상태가 심각하다"며 고개를 저었고, 그는 곧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다.

16일 오전, 김 씨의 얼굴과 몸 전체에 새까맣게 멍이 올라왔다. 이후 김 씨는 인공호흡기를 꽂고 열흘 넘게 수면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는 간혹 정신이 들 때마다 "회사에 가야한다"고 말하고 다시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엄마, 무단결근은 안 돼. 핸드폰 갖고 와 제발." 부모는 계속 울었다. 결국 김 씨는 지난 6일 의식불명인 채로 숨을 거뒀다.

고인 얼굴에 난 흉터, "둘이 술 마시다 넘어졌다→ 셋이 밥 먹다 넘어졌다" 


▲ 고인의 얼굴에 난 흉터. ⓒ김유석
사망하기 전 김유리 씨의 얼굴과 다리에는 커다란 흉터가 있었다. 김 씨의 사인은 패혈증.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주치의는 "일반적으로 패혈증은 상처로 인해서 감염될 수 있다"고 유족에게 말했다. 주치의는 소견서 재해경위란에 김 씨의 상처에 대해 기록했다.

장례를 치르기 전까지 가족들은 김 씨가 동물원에서 일하다가 넘어져서 다친 줄로만 알았다. 문병 온 회사 관리자의 말은 달랐다. 김 씨가 일하다가 작업 현장에서 다친 게 아니라, "동료와 밖에서 술을 먹고 넘어져서 다쳤다"는 것. 김 씨의 어머니 양미희(가명) 씨는 "회사 말이 자주 바뀌어서 회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동료랑 둘이 술을 마시다가 넘어졌다고 했다가, 갑자기 세 명으로 불어났어요. 셋이 밥 먹다가 식당에서 넘어졌다고 말이 바뀌었어요. 다른 사람과 통화하니까 술은 조금 먹고 셋이 밥 먹다가 넘어졌다고 했습니다." 

유족 "동물원 철창에 찢겨 다친 사실, 에버랜드가 고의로 은폐했다"

새로운 사실은 장례 첫날인 7일, 유족들이 장례식을 준비하다가 뒤늦게 김 씨의 스마트폰을 확인하면서 발견됐다. 김 씨의 오빠 김유석(가명) 씨는 스마트폰 자동 로그인 기능을 이용해 동생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접속했다. 동생의 지인들에게 장례식 일정을 공지하기 위해서였다.

▲ "동물사 철장문에 당했다"는 댓글. 김 씨가 '투칸'이라는 새의 우리 철창에서 다쳤음을 알 수 있다. ⓒ김유석
그런데 고인이 쓰러지기 바로 이틀 전인 지난달 12일, 김유리 씨는 싸이월드에 '일촌공개'로 자신의 얼굴에 난 상처를 찍은 사진을 올려놨다. 동네 친구가 "어쩌다 다쳤느냐"고 묻자 김 씨는 "동물사 철장문에 당했네"라는 댓글을 달았다. 김 씨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주고받았다는 동네 친구는 "당시 김 씨가 업무 중 동물원 우리에 들어가다가 문에 긁혀 다쳤다고 밝혔다"고 증언했다.

유족들은 뒤늦게 분노했다. 김 씨의 오빠 김유석 씨는 "우리는 관리자의 말만 듣고 (동생이) 동물원 밖에서 넘어져서 다친 줄 알았는데, 싸이월드에 올라온 글을 보니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동물원에 상주하면서 궂은 일을 도맡는 사육사의 업무 특성상, 김 씨의 병이 작업환경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뒤늦게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삼성 관리자가 조문객 신원 캐물어…"여느 장례식과 달라" 

김 씨의 죽음이 산재인가의 여부를 떠나, 회사의 감시하고 통제하는 듯한 태도는 유족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김 씨가 입원한 다음날인 12월 16일부터 사망하기 전인 1월 초까지 삼성 에버랜드 과장은 하루에 두 번씩 면회시간마다 병실을 들렀다. 진단서의 사진을 휴대전화로 찍어갔음은 물론이고, 김 씨를 담당하는 의사, 간호사, 레지던트의 이름까지 적어갔다. 관리자 파견에 대해 에버랜드 관계자는 "직원이 이렇게 크게 다친 전례가 없어서 걱정되는 마음에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유석 씨의 생각은 다르다.

"웃긴 건 싸이월드 게시글을 보여줬더니 에버랜드 과장이 그 사진을 또 휴대전화로 찍어간 거예요. 그리고 한마디 하더군요. '이 상처는 (동물원 우리 철창에) 찍힌 상처가 아니라 바닥에 긁힌 상처네요'라고 변명하듯 말했어요. 그런데 의사가 아닌 이상, 사진 속 상처만 보고 철창에 찍힌 것인지 바닥에 긁힌 것인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회사가 자꾸 뭔가를 숨기려는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당시 작업 환경을 증언해 줄 직장 동료들과의 만남이다. 그런데 이게 잘 안 된다. 양미희 씨는 "동료들의 연락이 끊겨서 증인을 구하기 막막하다"고 강조했다. 양 씨는 "(딸과 함께 밥을 먹었다던) 동료가 병문안에 오고 싶다고 문자를 보내서 오라는 날짜까지 받아 줬는데 결국 안 왔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고인과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의 만남이 잘 이뤄지지 않는 배경에 회사 측의 압력이 있다는 게 유족들의 의심이다.

하지만 에버랜드 측은 "회사가 병문안을 막은 적이 없고, 오히려 유족이 병문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유석 씨는 "중환자실 면회시간은 오전 10시~10시20분과오후 7시40분~8시로 하루 두 차례여서 가족이 면회할 시간도 빠듯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회사 관리자의 면회를 거부한 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머님이 불러달라고 말했던 직원들(동료)은 오지 않았다"며 "과장을 안 통하고 개인적으로 불렀던 동료도 오지 않았다"며 답답해 했다. 요컨대 유족들이 면회를 원치 않았던 것은 회사 관리자들이다. 관리자가 아닌, 고인과 현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면회는 거부한 적이 없다는 게 유족들의 입장이다.

급기야 지난 7일에는 장례식장에 인사팀 관리자들이 여럿 등장했다. 박원우 삼성노조 위원장은 "이전에도 교통사고 등 개인적인 이유로 아르바이트생이 죽은 적이 종종 있었지만, 장례식장에 이렇게까지 많은 삼성직원이 온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유족이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면 인사팀 관리자가 나타나 상대방의 신원을 캐물었다"면서 "인사팀이 순수하게 조문 온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는 잃을 것 없다…산재 신청할 것"

유족들은 김 씨가 "일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몸무게가 10kg이나 빠질 정도로 몸이 쇠약해졌고, 지난달 초부터 계속되는 감기 증세를 겪었다"고 말했다. 노무법인 현장의 문은영노무사는 12일 유족과의 면담에서 "김 씨는 체중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들 정도로 과중하게 일했고, 사망하기 직전에 동물원 철창에 찢겨 상처가 났던 만큼 (김 씨의 죽음이) 산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처음 패혈증에 걸린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다. 상처를 통해서 균에 감염됐을 수도 있고, 일하면서 면역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 대해 공유정옥 산업의학 전문의는 "그 상처가 일터에서 생겼다면 해당 질병의 업무관련성(산재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댓글로 미루어보면 김 씨의 상처가 일하다가 생긴 것은 유력해 보인다.

감염 경로가 상처가 아닌 경우 상황은 좀더 복잡해진다. 공유정옥 전문의는 "쓰러지기 전에 다른 감염이 있었거나, 면역력이 약해졌거나, 감기도 낫지 못할 만큼 일을 무리하게 했을 수도 있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업무관련성 여부를 단정하긴 무리라는 게 그의 최종 결론이다. 단, 그는 "젊은 사람이 패혈증에 걸려 그렇게 급작스럽게 사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덧붙였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김 씨의 상처와 관련해 "(김 씨가) 근무 중에 넘어졌다면 내용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 정확하게 원인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댓글 등을 근거로 근무 중에 다쳤다는 반론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김 씨의 회사 밖 친구가 "(김 씨가) 근무 중 다쳤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김 씨로부터 받았다는 증언도 에버랜드 측은 무시하고 있다.

대신, 에버랜드 관계자는 "알아보니 12월 9일 동료 두 명과 밖에서 저녁 먹고 술 먹고 2차 가서 넘어져서 다쳤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직원끼리 모금 운동을 하는 등 내부적으로 우리도 도와주려고 했는데, (김 씨가) 운 나쁘게 패혈증에 걸려 숨진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회사의 책임에 대해 선을 그었다.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인정을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회사가) 있는 그대로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왜 사실을 조작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습니다. 자식을 잃었는데 얻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돌아설 길도 없고. 그렇게 갑자기 갔으니까 억울한 건 밝혀야 합니다. 아닌 건 밝혀야지요. 우리 딸은 술 먹고 넘어진 게 아닙니다."



/김윤나영 기자 

[기고]정부는 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철도 민영화' 부활시키려 하는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13일자 기사 '[기고]정부는 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철도 민영화' 부활시키려 하는가?'를 퍼왔습니다.
이용시민 안전성은 위협...결국 대기업만 배불려

이명박 정부는 2014년 말 완공예정인 수도권 고속철도(수서~평택)구간을 철도공사가 아닌 민간사업자도 운영할 수 있는 KTX 분할 민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업체가 수서~부산, 수서~목포간 고속철도운송사업을 2015년부터 운영하게 되면 경쟁으로 인해서 효율성 증진, 매년 2000억 원의 수익 발생, 20% 요금할인 및 수송수요 증가, 일자리 창출 등의 많은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 추진하려는 철도분할 민영화 방안은 이미 국민의 정부 때 폐기되었던 철도 민영화의 재탕이라고 봐야 한다. 

'철도 민영화 부활', 이유가 있다면 오직 재벌 위한 것

그러면 왜 이제와서 역사속으로 사라진 철도 민영화를 부활시키려는 것일까? 우선 이명박 정부는 철도공사가 독점적으로 철도를 운영하다보니 내부 비효율성이 증가하고 수송수요와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서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두 번째는 최근에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09년에는 민자사업에 대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도 폐지되면서 건설대기업들이 새로운 이윤 보장처를 찾게 되자, 이명박 정부가 이윤이 확실히 보장되는 고속철도사업의 민영화를 이들을 위해서 검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하는 첫 번째 근거는 아주 왜곡돼 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대기업들의 이윤보장이 유일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철도공사의 영업적자가 과도하게 발생하는 원인은 과다인력으로 인한 비효율이 아니라 영업이전부터 철도공사가 부담하는 정부의 PSO(Public Service Obligation, 공익서비스부담의무) 미보상액, 선로사용료, 원가미달 운임손실 등 영업적자액의 2배가 넘는 사회적 적자 때문이다. 더욱이 노선별로 분리가 이루어지면 경쟁(분리)으로 인한 효율성이 증가하기 보다는 오히려 규모의 경제가 상실되고 거래비용이 증가해 더 비효율적일 수 있다. 철도산업의 효율성 증진이라는 근거는 잘못되었기 때문에 철도분할 민영화는 결국 대기업들의 이윤보장이라는 타당한(?) 근거 때문에 추진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27일 오후 서울역 앞 광장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철도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KTX 분할 민영화 음모 저지를 위한 간부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전사고 증가, 교통기본권 약화, 비정규직 증가 등 피해 우려

그러나 철도분할 민영화가 도입되면 대기업들은 이윤을 많이 얻겠지만 그만큼 국민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민간사업자들은 수익만을 쫓기 때문에 철도공사처럼 교차보조를 하지 않고 수익노선만 운영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의 교통기본권은 크게 약화될 수 있다. 철도요금 또한 대폭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철도산업의 특성상, 철도 운영은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하는데 철도분할 민영화가 이뤄지면 운영주체가 달라서 철도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 실제로 영국철도는 철도 민영화 이후, 각기 다른 운영주체들 간에 유기적 연계가 이뤄지지 못해서 철도 안전사고가 30% 이상 급증했다. 무엇보다도 민간사업자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업무를 외주화하고 비정규직들을 선호할 것이므로 나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고 이용시민들의 안전성도 크게 위협 할 수 있다. 

종합해보면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는 철도분할 민영화 방안은 철도공사의 비효율성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효과보다는 오히려 문제점을 더욱 야기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결국 대기업들의 이윤을 확보해주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그런데 대기업들의 이윤을 확보해주기 위해서는 철도공사의 수익을 뺐어야 하는데 만약 그렇게 될 경우, 그나마 공기업으로서 철도공사가 수행하는 역할이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철도 민영화를 먼저 실시했던 영국과 같이 안전사고가 급증하여 이용시민들의 안전에도 큰 위협을 줄 수도 있다. 결국 철도분할 민영화는 철도산업의 공공성을 담보로 대기업들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구실에 불과하므로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전 연구원 이영수

"美-이란 전쟁 일어나면 국내물가 7.1%↑"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13일자 기사 '"美-이란 전쟁 일어나면 국내물가 7.1%↑"'를 퍼왔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호르무츠해협 국지전 1년 이상 지속시 시나리오


ⓒ현대경제연구원 호르무츠 해협 위기시 경제적 시나리오

서방의 금수조치에 대해 이란이 호르무츠 해협 봉쇄를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국경제 성장률이 2.8%에 그치고, 물가는 7.1%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호르무즈해협의 위기와 경제적 파급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츠 해협에 국지전이 발생해 이란의 반격과 미국의 추가 파병 등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수송 중단사태가 1년 이상 장기화할 경우 70년대 1, 2차 오일쇼크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1년이상 장기전 양상을 보이면 국제유가는 210달러까지 폭등하고 세계 경제성장률은 2.9%로 하락하고 국제물가는 5.1%내외까지 오를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성장률은 2.8%로 떨어지고 물가는 7.1%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이란 사태가 해협 봉쇄로 이어지고 전쟁이 일어나면 세계경제는 물론 국내경제도 고유가에 의한 물가상승과 소비침체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73∼1974년 1차 오일쇼크 때 세계 성장률은 6.8%에서 2.8%로, 국내 성장률은 14.8%에서 9.4%로 낮아졌다. 국내 물가 상승률은 3.2%에서 무려 24.3%로 폭등했다.

1978∼1980년 2차 오일쇼크 당시에는 세계 성장률이 3.9%(79년)에서 2.4%(80년)로 낮아졌고, 국내 성장률은 6.8%에서 -1.5%로, 물가는 18.3%에서 28.7%로 급상승 했다. 

한편 전쟁이 6개월 내에 끝날 경우 국내 성장률은 3.3%로 하락하고 물가 상승률은 5.5%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조태근 기자taegun@vop.co.kr

[사설]담합하면 회사 문 닫을 정도로 처벌 강화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3일자 사설 '[사설]담합하면 회사 문 닫을 정도로 처벌 강화해야'를 퍼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제 세탁기, 평판TV, 노트북PC 등의 가격을 담합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총 446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두 회사는 2년 전에도 광주시교육청 등에 에어컨과 TV를 납품하면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 등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과 물량 공급을 담합한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로서 그동안 입만 벌리면 ‘윤리경영’ ‘정도경영’을 외쳐왔다는 점에서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가전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두 회사가 담합을 서슴지 않는 것은 공정위의 제재가 솜방망이에 그치기 때문이다. 담합으로 벌어들이는 이득이 과징금보다 월등히 많은 상황이라 늘 담합 유혹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 기업들의 담합은 시장 질서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중대 범죄다. 공정위가 담합을 단속하고 있지만 담합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제도적으로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과징금 부과액이 관련 매출액의 1~2%에 그친다는 데 있다.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감면해주는 ‘리니언시’ 제도도 문제다. 공정위가 이번에 삼성전자에는 258억원, LG전자에는 188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지만,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한 LG전자는 한푼도 내지 않는가 하면 삼성전자는 절반을 감액받는다. 과징금 부과가 하나마나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담합을 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도덕성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팔려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대기업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담합이 회사 차원이 아니라 담당 부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해명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담합으로 가격을 높게 조작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고 자랑하는 두 회사의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현행 제도 아래서는 시장 독과점 기업들이 담합으로 장난을 쳐도 막을 수 없으니 국민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무엇보다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액을 대폭 올려야 한다.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깎아주는 리니언시 제도도 손질해야 한다. 담합 행위와 관련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필요도 있다. 선진국처럼 담합하다 한번 걸리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을 정도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그래야 담합 유혹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이라도 담합을 일삼는 독과점 대기업들이 진정으로 자성해야 한다. 대기업 총수가 나서서 담합 절대 금지를 선언하길 바란다. 담합은 소비자를 속이는 비겁하고 더러운 행위다.

[사설]선거문화 혁신할 온라인 선거운동 전면 허용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3일자 사설 '[사설]선거문화 혁신할 온라인 선거운동 전면 허용'을 퍼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상시·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는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의 온라인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93조1항에 한정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선관위는 헌재 결정 취지를 반영한 것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공직선거법 254조가 금지하고 있는 ‘선거 당일 및 선거운동기간 전 온라인 선거운동’까지 허용키로 했다. 허위사실 유포나 비방 등이 아닌 한 언제든 포털사이트·블로그·e메일·트위터·페이스북·모바일메신저 등 모든 온라인 수단을 통해 정당·후보자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확대한 선관위 결정을 환영하며 향후 선거문화의 패러다임이 혁명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온라인 선거운동 전면 허용은 시민의 자발적 정치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참여민주주의의 심화에 기여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사이버 여론 조작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많은 시민이 동등한 자격으로 목소리를 내는 온라인 공간의 특성상 허위사실이나 오류는 ‘집단지성’으로 걸러낼 수 있다고 믿는다. 

앞서 헌재는 공직선거법 93조1항에 대한 한정위헌 결정문에서 “이미 인신공격적 비난이나 허위사실 적시 등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규정이 존재한다”며 ‘과잉 규제’를 지적했다. 이 같은 헌재 결정의 취지는 선거운동 외 다른 부문에도 반영돼야 할 것이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사건에서 보듯 현 정권 들어 검찰과 경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이 온라인 공간에서의 행위를 과잉 규제함으로써 시민들을 위축시켜왔기 때문이다.

어제 선관위 발표 후 검찰 관계자는 “단속 대상이 줄기는 하겠지만, 규제 조항이 남아있는 한 규제를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관위가 온라인 선거운동을 전면 허용한 이상, 검경이 사실상 사문화한 공직선거법 254조 등을 근거로 유권자를 단속한다면 수사권 남용이 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일 트위터에 투표 인증샷과 투표 독려 글을 올렸다가 고발된 방송인 김제동씨 사건을 주목한다. 비록 선관위 발표 전 이뤄진 일이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막는 의미에서 선관위 기준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국회는 유권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헌재 결정과 선관위 기준에 맞춰 공직선거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 각 정당도 향후 분출할 시민들의 정치참여 열기를 온전히 담아낼 통로를 만들어 정책 수립에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

정연주 해임 논리 제공 조중동에게 '부끄러움'이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3일자 기사 '정연주 해임 논리 제공 조중동에게 '부끄러움'이란'을 퍼왔습니다.
[기자수첩]중국 오 나라에서 낯가죽을 벗기는 형벌 처했다는데

6명의 KBS 여당 이사들이 정연주 당시 KBS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던 것은 지난 2008년 8월 8일이다. KBS 관계자들은 그날의 일을 ‘8.8사태’라고 부른다. 베이징올림픽이 개막하던 날이었다. 그날 이후, KBS의 풍경을 정말 많이 바뀌었다.
등 비판적 시사고발 프로그램들이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에는 원전 수출 등 국책 사업에 대한 관제 홍보 프로그램, 이병철 생일 기념 열린 음악회 등이 편성됐다. 비슷한 시점에 대통령의 주례연설이 라디오 방송에 정규 편성됐다. 그나마 남아있던 사람들이 '천안함'과 '4대강' 등 권력에 불리한 이슈를 고발하고자 하면 ‘윗선’에서 찍어 눌렀다. 대신에 '국군 장병 돕기 발열조끼 성금' '천안함 희생자 성금' 등 각종 계도 프로그램이 장려됐다. KBS는 정권의 ‘김비서’였다.
정연주 사장이 해임된 다음날, 조중동이 올렸던 환호작약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에 대한 축하와 맞먹던 수준이었다. 2008년 8월 9일 조중동은 베이징올림픽 개막과 나란히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1면에 실었다. 1면을 받아 사회면에선 심층적이고, 상세한 해설 기사를 썼다. 조선과 중앙은 사설까지 쓰며 ‘3단 콤보’로 지면을 마무리했다.
당시 조중동은 정연주 사장의 ‘배임 혐의’를 고리로 적극적이란 표현은 부족할 정도로 공세적인 해임을 건의했다. KBS 여당 측 이사들의 주장 그러니까 법원에 의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논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옮기던 ‘스피커’ 역할을 했다. 어쩌면 해임 논리 자체를 조중동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당시, 조선은 ‘정연주 사장의 경영실패 사례’를 5가지로 정리했다. 배임 혐의는 법적으로 혐의 없음 판결을 받았으니 정정보도라도 해야할 판이다. 조선이 꼽은 나머지 이유들 역시 돌이켜보건데 합당한 것이 하나도 없다. 조선은 '정연주 방송이 좌편향적, 비도덕적, 분열적 틀과 무능경영이었다'며 정연주 사장을 “정권의 낙하산”이라고 규정했었다. 당시, 조선일보가 했던 KBS에 대한 규정은 ‘좌편향’을 ‘정권편향’으로 바꾸면 정연주 체제보단 이병순-김인규 체제의 KBS에게 딱 들어맞아 보인다.

▲ 정연주 사장에 대해 중앙일보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KBS 사장’이라고 했다. 정작, 지금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 이는 누구일까? 08년 8월 9일자 중앙일보 캡쳐.중앙 역시 ‘부실 경영과 편향 방송’이 해임 이유라고 했다. 당시, 중앙은 ‘유로2008 축구중계 방송사고’의 책임까지 정연주 사장에게 물으며 KBS를 “특정 이념과 가치에 치우친 편향방송”이라고 단언했다. 홍석현 회장은 2012년 신년사에서 “의도적인 좌우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사회 현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전하는 것”을 중앙의 지향으로 제시했다. 노골적 편향으로 의도적 좌우 대결을 유도했던 당시 보도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 생각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결을 한 것에 대해선 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해설하던 중앙의 사설 제목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KBS 사장’이었는데, 이 제목은 고스란히 중앙에 돌려져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당시, 동아는 무려 10가지의 해임 이유를 들었다. 지금 읽어보면 정말 가당치도 않은 것들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유 가운데 첫 번째가 경찰을 폭행한 시위대를 취재하지 않은 것은 사장 책임이라고 꼽은 대목이다. 동아의 논리대로라면 KBS가 4대강을 취재하지 않은 것은 김인규 사장의 책임이오, BBK 취재를 않은 것은 이병순 사장의 책임이다. 동아의 논리적 모순은 해임 이유들이 최소한의 논리적 일관성도 맞지 않는 것에서도 확인되는데, 정연주 사장이 ‘취임 이후 유례없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비판하면서 동시에 인건비 절감을 위해 시행한 팀제는 ‘기형적 구조’라고 비판했다.  
각설하고, 이랬던 조중동이 정작 정연주 사장의 해임 근거가 무너진 상황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정연주 사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온 13일 조선일보는 해당 내용을 아예 기사화하지 않았으며 중앙과 동아는 17면과 16면에서 박스기사로 겨우 단신 처리했을 뿐이다.  
딱 잘라 말하자. 이건 언론이 아니다. 도저히 저널리즘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니다. 중앙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라고 했던 정연주 전 KBS사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 직후 기자들에게 “적어도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부끄러워할 줄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기본조건으로 꼽히는 것이 ‘부끄러움을 아는 것’ 즉, ‘염치’다. 고대 중국 오 나라에선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을 ‘박면피’ 그러니까 낯가죽을 벗기는 잔혹한 형벌에 처했다고 하는데 대체 부끄러움이란 걸 아예 모르는 후안무치 조중동은 어찌해야 할까 싶다.  

“나는 일진이었다” 조선일보 왜곡보도 논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3일자 기사 '“나는 일진이었다” 조선일보 왜곡보도 논란'을 퍼왔습니다.
복싱국가대표 신종훈 선수, 학생들 때리고 돈 뺏었다고? “싸움 못한다고 말했는데”

조선일보가 지난 11일 복싱 49kg급 세계 1위에 랭크된 신종훈선수 인터뷰에서 거짓·왜곡 보도를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신종훈 선수 측은 “조선일보가 대부분 거짓말로 기사를 꾸몄다”며 “이후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정정보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라는 인터뷰 기사에서 “신종훈은 중학교 시절 이른바 ‘일진’이었다”며 “매일 아침 체육복 차림으로 경북 구미에 있던 학교로 가서 학생들 돈을 뺏었다. 폭력도 썼다. 방과 후엔 PC방이나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냈고 툭하면 가출을 했다”고 보도했다.
신종훈 선수가 학교폭력 가해자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국가대표선수로 성장하였다는 취지의 기사지만 문제는 신종훈 선수가 이른바 일진이 아니었다는데 있다. 최근 학교폭력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에 의해 ‘일진’으로 지목된 신 선수가 입고 있는 피해는 엄청나다.
신 선수는 한국일보, 경향신문 등과도 인터뷰를 했지만 신 선수가 일진이었다느니, 금품을 갈취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유독 조선일보만이 신 선수가 이 같은 범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전하고 있다.


▲ 조선일보 1월 11일자. 1면.

신승훈 선수는 13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인터뷰 할 때 애들끼리 싸움도 할 수 있지만 나는 싸움을 못한다고 말했다”며 “내가 놀기 좋아해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다녔지만 (조선일보는) 내가 가출하고 부모님 속을 썩이는 것으로 보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기사를 부풀리는지 모르겠다”며 “(조선일보)담당 기자님께 기사를 왜 이렇게 만들었냐고, 문제가 심각하다고, 내가 하지 않은 말을 보도했냐고 물었더니 ‘미안하다 죄송하다’고만 얘기를 하셔서 나도 그냥마음이 아프다고만 말하고 그만 두었다”고 말했다.
신 선수는 “그런데 기사 댓글을 보니 이런 놈이 ‘어떻게 국가대표가 되었는지’라는 얘기도 있고 마음이 불편하다”며 “나는 ‘이렇게 가진거 없는 놈이 복싱해서 그래도 국가대표도 되고 빛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 기사 하나 때문에 기자들이 다 그런 쪽으로만 물어본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1월6일자 26면.


한국일보 1월9일자 26면.

신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이승배 국가대표 복싱팀 감독도 “선수가 말하지 않은 내용까지 어떻게 인터뷰 기사로 들어가느냐”며 “신 선수나 복싱연맹에 계속 전화가 걸려와 ‘어떻게 저런 선수를 받을 수 있냐’는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는 선수를 소개한다는 취지에서 신 선수의 연락처를 조선일보 기자에게 알려줬었는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보도를 할 수 있느냐”며 “정정보도를 요청하던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터뷰를 보도한 홍준기 조선일보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거기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홍 기자는 ‘잘못된 인터뷰임을 인정하냐’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나 홍 기자는 “정정보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LG 수천억원 규모 가격 담합,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3일자 기사 '삼성·LG 수천억원 규모 가격 담합,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저가 모델 단종·신제품 가격 인상 짬짜미 등 단신 처리

삼성전자와 LG 전자가 소비자를 우롱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들의 짬짜미를 통한 가격 담합을 적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삼성전자, LG 전자가 공정거래법상 가격의 공동결정, 유지, 변경 규정을 어겨 법위반행위 금지, 정보교환행위 금지 명령을 내리고 삼성전자에 258억1140만원, LG전자에 188억 3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전화통화와 모임을 가지면서 출고가 인상, 판매장려금 축소 등의 방법을 통해 소비자 판매가격을 최대 20만원까지 인상했다.
일례로 이들은 지난 2008년 10월 전자동세탁기 저가모델을 단종시키고 드럼세탁기 소비자가격을 60만원 이상으로 인상·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드럼세탁기 4개 모델의 출하가를 2만∼6만원 인상하고 장려금을 2만원 낮췄고, LCD·PDP TV 10개 모델의 장려금 2만∼8만원 축소, 할인율 5∼10% 포인트 축소, 출고가 3만원 인상을 '짬짜미' 했다.
이번 공정위의 적발은 LG전자의 자진신고로 밝혀졌는데, 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로 인해 LG 전자는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예상된다.
의제 설정 기능 포기한 경제지들
문제는 언론이 소비자를 우롱한 두 회사의 행태에 대한 비판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두 회사의 관계에 따라 불거진 일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이들의 짬짜미 행태에 대해서는 애써 비판의 '각'을 세우지 않은 보도도 보인다. 
특히 경제지들은 공정위 발표를 전하는 수준에 머무르면서 기사 비중 역시 2~3단에 그쳤다.
매일경제는 14면에서 '낯뜨거운 리니언시 경쟁'이란 3단짜리 기사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매일경제는 "LG그룹과 삼성그룹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될 때마다 경쟁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전자제품 담합 사실을 실토하는 리니언시 경쟁을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 매일경제 17면

매일경제는 대신 17면 미국 소비자가전쇼 특별 지면을 통해 삼성과 LG을 낯뜨겁게 홍보했다. 매일경제는 해당 지면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을 인터뷰해 "삼성 올해 TV 5000만대 팔겠다"는 포부를 전했고, 나란히 신문범 LG전자 생활가전 사업본부장을 말을 빌려 "LG 가전 2년내 넘버원 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두 회사의 짬짜미에 대한 비판에서는 소극적이었던 매일경제는 특별 지면까지 할애해 두 회사를 홍보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올 만 하다.
파이낸셜뉴스와 서울경제도 2~3단 짜리 기사에서 공정위 발표를 전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머니투데이에서는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반면 한국경제는 8면 '담합업체 모두 혜택주는 이상한 리니언시"라는 4단 기사에서 공정거래법 전문가의 말을 빌려 "두 회사가 시장을 양분한 상황에서 먼저 신고한 업체에 100%, 두번째로 신고한 업체에는 50%의 과징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담합 규제의 실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두 문장으로 처리된 짬짜미 보도
두 회사가 담합해 가격을 올린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질이 나쁜 행위이면서도 시장의 기본질서를 방해하는 행위다. 경제지들은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다른 매체보다 더욱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언론의 의제 설정 기능으로 보자면 공정위 보도와 관련해 경제지들에게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다른 종합 일간지 신문들의 보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 성향의 신문들은 관련 소식를 다뤘더라도 1~2단 분량을 넘지 않았다. 동아일보의 경우 다섯 문장으로 정리해 공정위 발표를 전했고, 서울신문의 경우는 단 두 문장으로 관련 소식을 처리했다.


▲ 서울신문 16면

조선일보는 이번 두 회사의 '짬짜미' 행위보다는 LG 전자의 '배신'에 초점을 맞췄다.
조선일보는 "삼성전자가 LG전자로부터 세번째 뒤통수를 맞았다"면서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준법 경영을 추구하는데 이런 문제가 터져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언론이 중요한 뉴스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관련 보도에 비중을 두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담합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관련 소식을 충실히 전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독자의 바람이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사실상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기업들이 벌인 담합으로 인해 그 가격부담은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경제력이 집중되어 사회적으로 많은 혜택을 보고 있는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하기는커녕, 노골적으로 소비자들의 등골을 빼내어 부당하게 이득을 챙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경민 “후배들 저항 정당…MBC 더 망가질 데도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3일자 기사 '신경민 “후배들 저항 정당…MBC 더 망가질 데도 없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전 (뉴스데스크) 앵커 “이제 물러날 곳도 없어… 신뢰회복 오래걸릴 것”

계속된 편파보도에 맞서 책임자 사퇴를 요구하며 들고 일어선 MBC 기자들에 대해 신경민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가 “이제 더 이상 물러날 때도, 물러날 곳도 없을 뿐 아니라 MBC에 신뢰의 위기가 왔기 때문에 MBC 자체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라도 죽기살기로 싸우려는 것”이라며 “다만 허물허물하게 끝나면 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전 앵커는 12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저항에 대해 “MBC가 저렇게 망가졌는데, 이젠 물러날 때도, 물러날 곳도 없다”며 “정권도 끝나가는데 어디로 물러나겠느냐. 다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전 앵커는 ‘너무 늦은 것은 아니냐’는 시민들 반응에 대해 “늦었는지 여부는 시청자들이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다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렇게 들고 일어섰다가 허물허물하게 끝나면 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후배 기자들이 나선 이유에 대해 신 전 앵커는 “보도를 잘해야 한다는 것은 국가의 번영과 언론의 책무이기 때문도 하지만, 지금의 경우 MBC 자체의 생존과 번영이 걸려 있는 문제”라며 “그만큼 MBC라는 회사 자체가 위험한 단계에 직면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그렇게생각하지 않으니 문제인데, 여기서 물러서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하면, 이젠 도저히 (복구가) 안되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MBC는 지금 막판 초읽기에 놓여있다. 하지만 잘 되리라 믿는다”고 평가했다. 


신경민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

‘MBC의 생존과 번영이 달려있는 문제’에 대해 신 전 앵커는 “신뢰에 대한 문제라는 얘기”라며 “언론의 가장기초가 신뢰인데, MBC는 그 신뢰의 문제에 봉착해있고, 이는 회사의 생존과 번영에 직결된다. 언론으로서 존재의 이유를 묻는 단계까지 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전 앵커는 이 같은 기자들의 노력이 정당하다는 점을 들어 “시대가 바뀌고 있다. (시민들이 MBC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그래서 잘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전 앵커는 그러나 “(인적) 쇄신은 쉽다. 다만 그 이후 뉴스를 개선하는 작업이 지루하고 어렵다”며 “내부의 반발세력의 저항과 실무적 어려움 때문에 그 사이 망가진 뉴스와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국민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뉴스가 변해야 하고, 또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꾸준한 인사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라며 “기자들 역시 ‘이렇게 하겠습니다’ 만을 가지고는 안된다. ‘이렇게 했습니다’를 여러 번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더욱 오래 걸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 전 앵커와 이번에 싸움에 나선 기자들은 각별한 관계에 있다. 기자생활 동안 얼굴한번 부딪힌 적 없는 기자가 많지만, 클로징멘트로 현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에 종종 일침을 놓았던 신 전 앵커가 지난 2009년 4월 엄기영 사장에 의해 앵커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자 기자들이 철회를 촉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갔었다. 결국 앵커가 교체됐고, 당시 앵커자리에서 물러나달라는 직접적인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전영배 보도국장도 사퇴했다. 이후 신 전 앵커는 지난해 9월 정년퇴임했고, 전 보도국장은 현재 보도본부장으로 영전했다. 그러나 전영배 본부장은 다시 기자들의 불신임을 받았다.



지난 2009년 4월 신경민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 하차에 반대해 제작거부에 들어갔던 MBC 기자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다음은 신 전 앵커와 12일 저녁 나눈 인터뷰 요지.

-기자들이 들고일어섰는데.
“MBC가 저렇게 망가졌는데, 이젠 물러날 때도, 물러날 곳도 없다. 계속 주저앉아 있는다고 영광이 있겠냐 광영이 있겠냐. 정권도 끝나가는데 어디로 물러나겠느냐. 다 알아서 잘 할 것이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니냐는 시민들 반응도 있다.
“늦었는지 여부는 시청자들이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다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렇게 들고 일어섰다가 허물허물하게 끝나면 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선배로서 나는) 그저 가만히 보고 있는 것밖에 없다.”

-그렇게 걱정했던 후배들이 이렇게까지 나선 이유는.
“보도를 잘해야 한다는 것은 국가의 번영과 언론의 책무이기 때문도 하지만, 지금의 경우 회사의 생존과 번영에 걸려있다. MBC가 이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은 MBC 자체의 생존과 번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만큼 MBC라는 회사 자체가 위험한 단계에 직면했다는 뜻이다. 다만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문제다. 여기서 물러서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하면, 이젠 도저히 (복구가) 안되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잘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MBC는 지금막판 초읽기에 놓여있다. 하지만 잘 되리라 믿는다.”

-‘MBC의 생존과 번영이 달려있는 문제’라는 것은 뭘 뜻하나.
“신뢰에 대한 문제라는 뜻이다. 언론의 가장 기초가 신뢰이다. 그런데 MBC는 그 신뢰의 문제에 봉착해있고, 이는 회사의 생존과 번영에 직결된다. 신뢰를 잃으면 힘들고 어려워진다. 상황에 따라 회사 문이야 쉽게 닫게 되진 않겠지만, 언론으로서 존재의 이유를 묻는 단계까지 간 것이다. 그럼데도 김재철 쪽 사람들과는 생각과 방향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정리하고 싸워야 할 게 많다.”

-이런 노력이 잘 될 것같나.
“시대가 바뀌고 있다. (시민들이 MBC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잘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MBC 구성원도 신뢰의 문제이고, 이것을 잃으면 존재의 이유를 잃는 것이라는 점에서 죽기살기로 싸워야 한다. 이 방법 밖에 없다. 너무나 분명히 옳은 싸움이기 때문에 잘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잘된다는 뜻은 기자들이 요구하는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뜻인가.
“쇄신은 쉽다. 다만 그 이후 뉴스를 개선하는 작업이 지루하고 어렵다. 내부의 반발세력의 저항과 실무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 사이 망가진 뉴스와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 오래 걸릴 것이다. 세상 일이 다 그렇다. 쿠데타와 혁명으로 확 바꿔놓는 것은 쉽지만, 모든 일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원칙에 따라 작동시키는 것이 그 다음 해야 할 일인데, 그것이 항상 어렵고 힘들다.”

-국민들에게 잃은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 국민에 대한 신뢰 회복 위해서는 뉴스가 변해야 하고, 또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꾸준한 인사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기자들 역시 ‘이렇게 하겠습니다’ 만을 가지고는 안된다. ‘이렇게 했습니다’를 여러 번 보여줘야 한다. 신뢰 회복하는데 하룻만에 되는 것이냐. 국민 수천만명을 상대로 보여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해야 한다. 더욱 오래 걸리는 일이다.”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정연주 ‘무죄’는 정치검찰 ‘유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3일자 기사 '정연주 ‘무죄’는 정치검찰 ‘유죄’'를 퍼왔습니다.
[기자칼럼] 언론장악 추악한 음모 , 그들의 ‘더러운 욕정’이 대한민국 망가뜨렸다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 집권 첫해 자행했던 정연주 KBS 사장 축출 프로젝트의 실체가 드러났다. 공영방송 사장을 끌어내고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인물을 앉혀 언론을 장악하려 했던 그들의 추악한 음모가 결국 탄로난 셈이다.
대법원은 12일 정연주 KBS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연주 무죄’는 곧 ‘정치검찰 유죄’이다. 대한민국을 촛불로 뒤덮이게 했던 그 뜨거운 여름, 2008년 그 시간은 결국 이런 결과물을 내놓았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결과를 접하고 나니 참담한 기분이다. 너무 많은 희생이 있었다. 당사자의 고초는 물론이고 시민들이 그동안 느꼈을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그들이 사랑했던 대한민국이 한순간 이렇게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자체로 고통이다.


지난 12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은 정연주 전 KBS 사장.

정연주 KBS 사장 축출작업은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정연주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언론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다. 그 사건을 시작으로 한국 언론계 생태계가 얼마나 황폐화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국민 신뢰도 1, 2위를 다투던 KBS와 MBC는 지금 국민 손가락질을 받는 방송사로 전락했다. 취재 현장에서 쫓겨나는 수모도 한 두 번이 아니다. 낯 뜨거울 정도로 정권 친화적인 방송행태를 보이고, 심지어 방송 뉴스를 그들의 사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까지 보였다.
정연주 KBS 사장 축출작업은 엉킨 실타래의 시작이다. 정권 입장에서 ‘공영방송’은 그들의 충실한 ‘개’일 뿐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짖으라고 하면 짖고 물으라고 하면 무는 이들이어야 했다. 공영방송이, 그곳에 몸담고 있는 이들의 영혼이 망가지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거대한 고깃덩어리일 뿐이었다. 집권 기간 동안 더 많은 고기를 차지하려면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작업이 필요했다. 언론생태계 파괴, 그 여파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언론사 상층부를 장악한 정권의 충직한 하수인들은 ‘바른 소리’를 내고자 했던 언론인들을 몰아냈다. 한직으로 몰아냈고, 징계 위협을 가했으며, 심지어 해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뉴스의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할 ‘노종면’이라는 언론인을, ‘이근행’이라는 언론인을 해직 언론인으로 만들었다. 남아 있는 이들, 특히 언론 상층부를 이루는 이들은 ‘권언유착’의 달콤함을 맛보았다. 자기들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며 언론계를 망가뜨렸다. 그렇게 그들의 세상이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을 것이다.
정연주 KBS 사장 축출 작업의 ‘역사적 심판’은 그들의 세상이 곧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이제 그 실체를 파헤치고 심판해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언론장악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치밀한 ‘복기’를 통해 이유를 알아야 한다. 원인을 찾아야 한다. 어쩌면 근본 원인은 ‘더러운 욕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더러운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대한민국의 영혼을 파괴시킨 그들의 역겨운 손짓, 몸짓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연주 KBS 사장 축출작업은 언론 내부의 정권 하수인들과 ‘정치 검찰’의 합작품이다. 언론생태계 파괴의 대가는 ‘승진’이었는지도 모른다. 언론계 내부에서, 검찰 내부에서 더러운 공범들은 승진의 기쁨을 맛보았다. 그것을 출세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의 직급은 높아졌는지 모르지만 언론의 영혼을 파괴한 ‘더러운 전리품’일뿐이다. 짧고 짜릿했던 욕망의 시간도 이제 끝나가는 모습이다. 자신의 이익을, 승진을 위해 대한민국을 망가뜨렸던 그들의 행위는 이제 역사의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영혼을 범했던, 언론생태계를 무참히 짓밟았던 그들의 더러운 욕망, 그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알려줘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제 그들이 당할 차례다.

MB 종친이 설립한 '표암문화재단' 정권실세가 봐줬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12일자 기사 'MB 종친이 설립한 '표암문화재단' 정권실세가 봐줬나?'를 퍼왔습니다.
요건도 안 되는데 기재부 '지정기부금단체' 지정...개인·법인 모금 길 열어


ⓒ민중의소리 유동수 디자인실장

이명박 대통령 고향집 복원사업의 주체는 최근 재단법인 '표암문화재단'에서 '표암화수회'로 변경됐다. 고향집 복원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서 건축주가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표암문화재단과 표암화수회는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재단 목적에 맞지 않은 MB 고향집 복원 사업 벌인 이유는

표암문화재단측은 지난 5일 이명박 대통령 고향집 건축주 명의를 재단에서 표암화수회로 변경했다. 표암문화재단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돼 있는데, 기획재정부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 고향집 복원 사업은 표암문화재단의 사업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고향집 복원 상량식 소식이 경주 지역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것을 계기로 여타의 언론이 표암문화재단측의 이명박 대통령 고향집 복원사업에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하기 시작하면서 기획재정부가 이같은 회신을 재단측에 하게 됐다. 

그렇다면 표암문화재단은 왜 재단의 목적에도 맞지 않는 사업을 벌이게 됐을까? 표암문화재단과 표암화수회의 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두 단체는 인적구성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표암화수회는 경주 이씨 종친회이고, 표암문화재단은 종친회측에서 2009년 10월 27일 설립한 문화재단이다.

표암문화재단 이사장은 이상록(68) 씨로 이명박 대통령과 족보상 같은 항렬의 인사다. 이 씨는 한나라당 경북도당 부위원장 외에 이렇다 할 이력이 없는데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비상임이사로 한수원 이사회 의장을 지내고 있기도 하다. 그외 표암문화재단의 부이사장, 이사 등 대부분의 임원도 경주 이씨 종친들이다. 

표암문화재단 관계자는 고향집 복원사업 추진 배경과 관련, "(이 대통령) 생가는 아니고 (잠깐 살았던) 고향집 형태에 가깝게 복원을 하려고 하게 됐는데, 표암화수회 어르신들은 연세도 많고 하니까 (실무를 할 젊은 사람들이 있는) 표암문화재단에서 사업을 하자고 해서 그렇게 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현재 표암문화재단에는 상근하면서 재단 일을 하는 사람이 없다. 지난 10일 기자가 경북 경주시 동천동 표암문화재단 사무실을 찾았을 때도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 건물 윗층에 있는 다른 사무실 관계자는 "(표암문화재단 사무실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고향집 복원사업을 표암문화재단에서 하나, 표암화수회에서 하나 어차피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매 한가지이기 때문에 표암문화재단에서 고향집 복원 사업을 하기로 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표암문화재단에서 고향집 복원 사업을 할 경우 자금 마련이 더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표암문화재단은 기획재정부에서 지정한 '지정기부금단체'로 개인과 법인으로부터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다.

표암문화재단 관계자는 "(고향집 복원 사업은) 공사비 3억5천만 원, 부지 매입비 3억5천만 원 등 모두 7억 원 가량을 예상하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돈을 받거나 그런 거 없이 순수하게 종친회원들로부터 모금을 해서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는데 종친회에서 1억원 가량 밖에 모금을 못해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인사는 "정권 말기이고 이 대통령 인기도 떨어지고 하다보니 기부하기를 꺼려 하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양지웅 기자 경북 경주시 동천동 표암문화재단. 4층에 재단 사무실이 있고 바로 아래 3층에 경주 이씨 종친회인 포암화수회 사무실이 있다.

요건도 안 되는데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된 배경은

이번에 표암문화재단을 취재하면서 이해 안 되는 대목을 여럿 발견했다. 우선, 표암문화재단이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는데 권력 실세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표암문화재단이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될 당시, 지정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사단·재단법인 설립허가기관의 추천이 있어야 하고, 기획재정부가 이를 심사해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하거나 반려한다. 표암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추천을 받아 2010년 3월 31일 기획재정부가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했다. 

재단이 설립되고 6개월도 채 안 돼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된 것인데, 표암문화재단이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될 당시 법인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모두 5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 중에 '홈페이지가 개설되어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연간 기부금 모금액 활용실적을 공개한다는 내용이 정관이 기재되어 있으며, 연간 모금액 및 실적을 다음해 3월말까지 공개할 것'이라는 조항이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조항이다. 합법적으로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기부금 모금과 사용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 관계자는 "홈페이지가 없더라도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기부금 내역을)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해 놓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표암문화재단은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될 당시 카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표암문화재단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cafe.daum.net/pyuam)가 있으나 지난해 10월 28일 개설된 것이다.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고 나서 1년 반도 더 지나서 카페를 개설한 것이다. 카페를 개설한 시점은 이명박 대통령 고향집 상량식을 마친 후로, 표암문화재단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급하게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 카페가 개설된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2월 26일까지 이 카페에는 모두 13건의 게시물만이 올라와 있다. 

결산내역 보고를 봐도 표암문화재단이 설립 목적에 맞는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결산보고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09년 11월 27일부터 2010년 12월 31일까지 1천500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지출내역을 보면 재단설립과 관련한 등기비용, 전세보증금, 사무실 물품구입비, 통신료 등 운영·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향사봉행'으로 1천500만원을 썼다. '향사봉행'은 쉽게 말하면 제사를 말한다. 기부금을 걷어 조상에게 제사 지내는 데만 다 썼다는 것이다.

표암문화재단 정관을 보면 설립목적은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미래문화 창출에 기여한다'고 돼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국민정신문화의 사상과 업적의 연구 및 양양 △지역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연구 및 이와 관련된 사업 △표암공(경주 이씨 시조)의 정신문화 계승 연구 및 향사 봉행 등이 있다. 

표암문화재단 관계자는 특별한 활동내역이 없는 상태에서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된 것에 대해 "지정기부금단체는 신청만 하면 다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정기부금단체는 개인과 법인으로부터 기부금을 합법적으로 모금할 수 있고, 기부를 하면 개인은 소득금액의 10%를, 법인은 소득금액의 5%를 공제해주기 때문에 개인과 기업도 일정금액까지는 부담없이 기부를 할 수 있다. 이때문에 신청만 하면 다 되는 건 아니고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지정을 받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 관계자도 "법인세법 시행령에 따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종친회가 설립한 '표암문화재단'은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된 것으로 보인다. 


ⓒ양지웅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1리 속칭 '덕실마을' 초입에 복원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고향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