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6일 토요일

[사설]‘꼼수’로 FTA 후폭풍 모면할 수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5일자 사설 '[사설]‘꼼수’로 FTA 후폭풍 모면할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 처리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발과 저항이 거세지자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각종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을 통한 부자증세, 비정규직 대책 강화, 민생예산 증액, FTA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특위 구성 등 갖가지 안을 내놓으면서 민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민심수습용 대책은 국민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채 허공에 떠돌고 있는 듯하다. 

왜 그럴까. 한마디로 진정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내놓고 있는 대책들은 하나같이 그동안 자신들이 견지해온 정책들과 상충되는 내용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4년의 집권기간 동안 각종 부자감세 정책과 소극적인 비정규직 대책,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민심이반을 자초했다. 한나라당이 한마디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기존 정책과 전혀 다른 방향의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힌다면 어떻게 국민이 그런 정책과 정당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한나라당이 지난 22일 날치기로 비준 처리한 FTA는 내용뿐 아니라 절차상으로도 문제점투성이다. 국민들의 눈에는 한나라당이 오직 한·미 FTA 비준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사탕발림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꼼수’로 후폭풍을 모면하려는 한나라당의 모습에 분노를 넘어 측은함마저 느낀다. 

한나라당이 FTA 비준안을 날치기로 처리할 때 부활시킨 ‘저작인접권’이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저작인접권은 창작자인 작사·작곡자들의 저작권과 별도로 가수와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들이 갖는 권리로 2007년 8월로 소멸됐다. 이후 몇 차례 일부 국회의원들이 저작인접권을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추가적인 온라인 음원 사용료 등으로 인한 국민부담 증가를 이유로 폐기되거나 철회됐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지난 3월 재발의한 저작인접권 연장을 위한 저작권법개정안도 관련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법안 심사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이런 법안이 FTA 이행법률안 처리 과정에서 통과됐다. 소속 의원들이 법안 내용을 제대로 알았을 리 없다. 한나라당이 거수기 정당임을 또 한번 입증한 사례다. 
우리 속담에 ‘바늘허리 꿰어 못 쓴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바빠도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고 편법을 동원한다면 결국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를 바로잡는 방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허리에 묶은 실을 풀어 제대로 바늘귀에 꿰어 사용하는 것이 유일하다. 바느질의 이치가 이런데 하물며 나랏일은 일러 무엇 하겠는가. 한나라당은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날치기 처리에 대해 사과하고 FTA 처리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꼼수로는 결코 후폭풍을 잠재울 수 없다.

물 새는 상주보, 다른 4대강 보는 괜찮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4일자 조홍섭기자 물바람숲블로그글을 퍼왔습니다.
4대강 보 모두 혹한기 콘크리트 타설, 제대로 굳지 못해
주변 시설 아닌 댐 본체 문제 심각, 최악의 재해 대비해야


▲개방행사를 이틀 앞둔 지난 14일 누수지점을 발포우레탄으로 메꾸는 작업을 하고 있는 상주보. 하지는 물은 여전히 새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새는 상주댐, 발포우레탄으로 '땜빵' 

한미 FTA 비준안 졸속처리로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에 경악할 만한 기사나 났습니다. 낙동강 33공구인 경북 상주댐(보)에서 물이 새는 걸 확인한 뒤 발포우레탄으로 '땜질'하고 물을 채웠다는 것입니다.

국토부는 곧 이음부에서 "일부 물번짐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강 주변에 사는 주민들을 위험에 몰아넣는 굉장히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상주댐에는 무려 2,870만톤이나 되는 물을 담게 됩니다. 대형댐에 비해서는 적은 양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만약 균열이 더 커져 댐이 붕괴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재해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이 재해는 평시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큰 비가 왔을 때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신문보도를 보면, 16일 상주보의 개방공사를 앞두고 물을 채우는 과정에서 물이 새는 곳 수십군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누수가 길이 335m, 높이 11m, 폭 13m에 이르는 고정보의 광범한 부위에서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한 곳만 누수가 생겨도 균열이 심해져 붕괴할 수도 있는데 수십곳에서 일어난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완공을 채 하지도 못해 물을 다 담지도 않은 상태에서 말입니다.

또한, 시공사측은 누수를 발견하고 하청업체를 시켜 공기압축기와 주입기 등을 동원해 물이 새는 보 벽면에 구멍을 내고 발포우레탄을 주입하는 긴급공사를 했으나 누수를 막지 못했다고 합니다. 원인에 대해서는 옹벽 건설을 한 번에 하지 않고 1.5~2m 씩 7회에 걸쳐서 쌓아 올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콘크리트가 굳는 과정에서 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설계상 이를 막기 위해 누수방지판을 넣었지만 그럼에도 누수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멀리서 바라본 상주댐.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에서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물을 막 채우기 시작했던 10월 25일 촬영.

▲빨간 동그라미 부분을 확대해 보니 이미 그때부터 여러 곳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당시에는 물이 좀 묻었겠거니 생각했다. 설마하고!).

경악할 만한 문제, 그러나 이미 지적했었다

경악할 만한 일이지만 실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되었던 문제입니다. 충분한 검토를 거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공사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지난 1월에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날씨에도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콘크리트는 적절한 온도에서 타설하고 굳히기를 해야만 강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엄청난 압력을 견뎌야 하는 댐으로서는 그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성기 인하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논문 '콘크리트의 압축강도에 미치는 초기 양생온도의 영향에 관한 실험적 연구'는 콘크리트가 온도에 따라 어떤 상태가 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가 동결되면 골재와 시멘트풀의 조직이 빙결로 파괴되어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고 여기에 동결, 융해가 반복되면 체적 차이로 인해 파괴에 이르게 된다.…초기에 콘크리트가 동결하게 되면 시멘트의 화학반응이 진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후 적당한 온도로 양생을 하여도 강도, 수밀성, 내구성 등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강도발현 속도는 양생온도와 관련되어 있으며 양생온도가 낮을수록 강도발현 속도가 지연되므로 양생온도가 낮을 경우에는 전 경화시간(양생기간)을 길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즉, 온도가 낮으면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면으로라도 온도가 낮으면 불리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수천억, 수조원이 들어가는 토목공사에서 기간을 조금 당기고자 밀어붙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콘크리트의 압축 강도에 미치는 초기 양생온도의 영향에 관한 실험적 연구'(이성기) 35쪽.

논문에 나와 있는 표에는 온도에 따른 강도가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0℃ ~ 30℃ 에서 여러 가지 시멘트 비율로 양생을 한 뒤 강도를 측정했습니다. 30℃를 100%이라고 봤을 때 0℃에서는 81%~61%까지 최소 20%포인트에서 최대 40%포인트까지 강도가 약해지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 탓에 시간을 좀 더 연장하거나 양생시기를 달리하거나 하는 방법을 적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4대강 공사는 장마철 물이 불어난 시기만 제외하고 계속 밀어붙였습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 집단에서는 공사강행에 대하여 매우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2009년 12월, 2010년 1월 ~2월. 가장 추운 시기에 콘크리트 타설한 상주보

지난 6월 상주댐 현장사무소에서 월별로 찍어 둔 공정률 사진을 보았습니다. 2009년 12월 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 2011년 5월까지 공사진행 상항이 붙어 있었습니다. 

2010년 3월부터 5월까지는 수문이 있는 좌안 부분을 공사했습니다. 이 때는 봄이어서 온도에 따른 강도약화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적절한 시기에 진행한 공사입니다. 6월부터 9월까지는 불어난 강물로 인해 공사를 중단했고, 10월부터 다시 공사에 나섭니다. 이 때 문제가 된 우안 고정보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10월은 고정보 건설을 위해 임시 물막이 공사를 했고, 추위가 시작되는 11월부터 콘크리트 타설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강추위가 닥쳤던 12월과 1월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콘크리트로 채워집니다. 

앞서 보여드린 논문을 참고해 이 상황을 해석해 보자면, 타설과정에서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콘크리트는 동결과 융해를 반복하면서 제대로 굳지 못했습니다. 온도가 안 되면 시간을 충분히 두고 양생(굳히기)을 해야만 적당한 강도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짧은 기간 내에 마쳐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시공사에서 밝히고 있는 것과 같이 한 번에 타설하지 않고, 1.5m ~ 2m 씩 7차례에 걸쳐 타설을 했습니다. 즉, 7개의 다른, 동결과 융해를 반복한 콘크리트 조각들로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설계상 '누수방지판'을 설치하도록 했지만,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 그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상주댐 현장 사무실에 걸려 있던 공정표. 공정내용과 사진으로 볼 때 2010년 12월과 2011년 1월에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했음이 분명하다. 당시 혹한으로 넓은 강이 꽁꽁 얼어 있다.

상주댐 타설 당시 온도를 살펴보니

▲콘크리트 타설 기간인 2010년 12월과 1월의 기온. 자료=기상청.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거짓 없이 온도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2010년 12월 초에는 최고기온이 영상 15도까지 올라가지만 거의 꾸준하게 영하로 떨어집니다. 12월 12일부터는 낮 기온도 영하를 유지하고 최저기온은 영하 12도에 이릅니다.

1월에는 더욱 극심한 추위가 닥치는데요.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 적이 거의 없을 정도고, 영하 15도 내외까지 내려간 뒤 며칠간 유지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하루 평균기온을 보아도 영상으로 올라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 타설에 적절한 영상 5도 이상의 기온은 거의 없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결코 하지 말았어야 하는 기간에 강행했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그것도 고정댐 부분은 댐 공정상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점입니다. 가동댐 부분은 고장이 날 경우 교체를 하면 되지만(즉 돈을 쓰면 해결이 되지만) 고정댐 부분은 나중에 콘크리트 보강을 하더라도 이미 약해진 부분까지 막아줄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상주댐 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럼 상주댐 만의 문제일까요? 결코 아닙니다. 왜냐하면 모든 공사가 같은 시기에 시작되었고, 같은 시기에 마무리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댐(보)들은 같은 방식으로 건설되었습니다. 2010년 봄을 중심으로 왼쪽 또는 오른쪽을 완성했고, 2010년~11년 겨울 동안 다른 쪽을 완성했습니다. 그 이후 기간에 나머지 공사를 하는 식이었습니다. 

즉, 2010년 12월 ~ 2011년 1월 사이에 거의 모든 댐들이 댐 반쪽을 공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당시 답사를 했던 남한강의 이포댐, 여주댐, 강천댐 모두가 진행중이었습니다. 그 중 여주댐 만이 방수천으로 덮고 열을 가하며 타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댐들은 어떠한 방재장치도 없이 진행중이었습니다. 

댐들이 이제 물을 채우기 시작했고, 상주댐이 비교적 빨리 물을 채운 탓에 일찍 문제가 드러났을 것입니다. 어떤 문제인지 남한강의 댐들은 아직도 물을 채우지 않고 있고, 낙동강의 하류쪽 댐들도 아직까지 비워둔 채로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런 문제들이 이미 드러나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지난 1월 여주댐, 영하 15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고 있다.
▲방수포로 덮은 뒤 열을 가하며 콘크리트 양생(굳히기)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어느 곳도 이곳처럼 양생을 하지 않았다.

졸속공사, 역사적인 대형 참사 일으킬 우려

4대강 공사가 진행되는 곳 여기저기를 싸돌아 다니던 저로서도 이 상황은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역행침식이나 재 퇴적, 교량붕괴나 제방붕괴 같은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댐 붕괴 사례로 1975년 8월에 일어난 중국 허난성에서 판교(Banqiao) 댐과 시만탄 댐의 붕괴가 있습니다. 이 두 개 댐 붕괴로 23만 명이 물에 휩쓸려 사망하고, 수백만명이 질병이나 식중독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역사적 대참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런 댐 붕괴 참사는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물의 압력은 대단하여 조금의 틈이라도 있으면 그 속으로 파고 들어가 쪼개어 놓습니다. 자연에 있는 거대한 바위들이 풍화되는 이유 중에도 물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틈으로 들어간 물이 계절이 변하며 수축과 팽창의 반복해거대한 바위를 쪼개어 놓는 것입니다. 물이 댐에 생긴 작은 틈 사이로 침투한다면, 풍화를 일으켰던 것과 똑같은 구실을 하게 됩니다.

참사는 결코 남 얘기가 아닙니다. 온갖 비리와 부실공사, 특히 "빨리빨리"를 너무나도 많이 외치던 70~80년대 지어진 건축물들이 줄줄이 무너진 것만 봐도 재해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포의 와우아파트 붕괴,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 너무나 많은 붕괴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수많은 죽음을 불러일으켰고 "빨리빨리" 문화를 자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4대강 사업도 전형적인, 어쩌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빨리빨리"로 기억될 만큼 빨랐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들 붕괴사고와 댐의 위험은 차원이 다릅니다. 상주댐이 있는 낙동강에는 수백만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특히 제 고향인 부산에는 강변 습지를 매립하여 도시화시킨 곳이 많습니다. 북구, 사상구, 사하구, 강서구가 그렇습니다. 이 지역은 배수펌프장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에 큰 비만 닥쳤다 하면 침수되는 곳이었습니다. 본류의 수위가 높아 육지의 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발생하는 것입니다(원래 강이었던 지역입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인구만 해도 사하구 36만명, 북구 31만명, 사상구 26만명 등 거의 100만명에 육박합니다. 물론 이들중 반 이상은 강물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에 거주한다 해도 엄청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것입니다. 이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11월 24일) 찍은 상주댐 고정보 부분. 우레탄으로 '땜빵' 처리를 한 뒤에도 물은 끊임없이 새고 있다. 사진=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겠습니다(재해대비는 항상 최악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상주댐을 비롯하여 낙동강 8개의 댐이 연쇄적으로 붕괴한다면, 8개의 댐이 담수하고 있는 6.7억m³의 물이 하구로 닥치게 됩니다. 낙동강 특성상 중하류부터는 굉장히 완만하여 해수면과의 차이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 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데 굉장한 어려움이 있다는 말입니다. 

더군다나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현재의 제방들은 대부분 투수율이 높은 모래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계획된 것보다 높은 압력을 받았을 때는 붕괴할 위험이 굉장히 높다는 걸 뜻합니다. 많은 물이 닥치고, 그리고 제방까지 무너져 버린다면, 상상할 수 없는 재해가 일어날 것입니다.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 대로 참사가 일어난다면, "단군 이래" 최악의 참사가 될 것이 자명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상주댐 누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모든 구조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할 것입니다.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대형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거짓으로 얼버무리거나 눈을 감지 말아야 합니다.

김성만/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녹색연합 활동가

[사설] FTA 날치기 비판했다고 윤리위 회부하는 대법원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5일자 사설 '[사설] FTA 날치기 비판했다고 윤리위 회부하는 대법원'을 퍼왔습니다.
한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 처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데 대해 대법원이 어제 공직자윤리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조선일보)가 어제 해당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간부’라며 비판하는 투의 기사를 실은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대법원의 조처는 법원과 법관의 독립을 해칠 우려가 커 매우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 공보관은 “에스엔에스에서의 법관들 언행의 일반적 기준 마련의 필요 여부와 보도된 게시글의 표현과 내용의 적절성 등 법관윤리강령 위반 여부를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내용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판사도 사적 공간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헌법적 권리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사랑방에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수준”으로 했다는 얘기를 끄집어내 공개하고 문제삼기 시작하면 에스엔에스 자체가 존립할 공간이 없어진다.
더구나 그가 올린 글 내용은 아무리 따져봐도 지금 대한민국 국민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동아일보)의 여론조사에서조차 날치기 처리가 다수당의 횡포라는 의견이 51%로 나오지 않았는가. 조선일보는 대통령에 대해 ‘뼛속까지 친미’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꼬투리 잡고 있으나 이 역시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이 주한 미국대사에게 자랑한답시고 한 말 아닌가. 국민 다수가 공감하는 내용을 마치 금기라도 되는 양 호들갑 떠는 언론 자체가 문제다.
더 큰 문제는 대법원 수뇌부에 있다. 조선일보가 우리법연구회 간부라는 것을 부각한 것은 판사의 성향을 문제삼겠다는 저의로 보인다. 이런 태도야말로 매우 위험하다. 촛불시위 재판에 노골적으로 간섭한 신영철 대법관은 못 본 척하고, 무죄를 선고한 판사는 사상검증 하듯 잡도리했던 게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수구언론들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이번 보도도 판사 길들이기의 혐의가 짙다. 보수라면 무슨 짓을 해도 보호해주고 진보는 입만 뻥긋해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이런 행태는 사법부의 독립을 심각하게 해칠 뿐 아니라 사실상 판사들에 대한 협박이다. 사법부의 균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에 부화뇌동해 보도가 나오기 무섭게 곧바로 판사를 윤리위에 회부하겠다는 건 사법부 수장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당장 재고하기 바란다.

2011년 11월 25일 금요일

김종대 '건보 해체' 책동 보며 쿠바를 읽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25일자 기사 '김종대 '건보 해체' 책동 보며 쿠바를 읽다'를 퍼왔습니다.
[윤재석의 '쾌도난마']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이라는 자, 참 희한하다. 지구촌에서 가장 앞서 있는 대한민국의 선진 보건의료 시스템을 스스로 무너트리려 하고 있으니 말이다. 집주인이 자기 집 담 허물려 흔드는 격.

김종대, 그는 지난 15일 건보공단 이사장 취임 일성으로 현행 통합 건강보험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대표적인 의보 시스템 파괴자다. 1989년 국회에서 통합 건보시스템이 통과되자, 당시 청와대 경제비서관이었던 그는, 노태우 대통령을 부추겨 거부권을 행사하게 한다. (☞관련기사 "김종대, 머리에 뿔난 거 맞거든?" 참조)

그 때문에 통합 건보시스템은 11년 뒤인 2000년 DJ 정권에서 시행된다. 그는 "헌재가 정신이상자 기관이 아닌 한, 100% 위헌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다음 달로 예정된 헌재 판결에서 '위헌'으로 낙착될 경우, 대한민국 건강보험은 지역조합과 직장조합으로 다시 쪼개진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비싼 돈을 지불하고 의보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그뿐 아니다. MB 정권은 의료 민영화와 영리법인 도입도 도모하고 있다. 거기까지 가면, 우리는 의료 후진국 미국의 전철을 밟아야 한다. 서민 대부분이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상위 10%만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호화판 의료 서비스를 향유하고 90%는 미국의 서민처럼 의료 혜택 사각(死角)에 놓이게 된다.

서가에 먼지 쓰고 있는 책 펼치다

문득 서가 한 귀퉁이에 꽂혀 있는 책 한 권에 눈길이 간다. (요시다 다로 지음, 위정훈 옮김, 파피에 펴냄). 무려(?) 6개월 전에 나온 이 책은 출간 당시 미디어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했지만, 요즘 우리의 건보 시스템을 망가트리려는 세력이 준동하면서 다시 팔리기 시작했다는 풍설이 있을 정도의 노작(勞作).


▲ 피델 카스트로

이 책은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구축한 이래, 반세기 동안 미국의 가혹한 경제제재 속에서 가난에 허덕이는 카리브 해 연안의 빈국, 쿠바에서 실시되고 있는 지상 최고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해부하고 있다.

우선 패밀리닥터(가정주치의 시스템)로 불리는 1차 진료 전문의 제도. 나라에서 하숙비까지 댈 정도로 100% 무료로 의과대학 수업을 받고 배출된 이들은, 도시 변두리부터 두메산골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98%에 달하는 커뮤니티에 상주하며 쿠바 건강전선을 지킨다.

이들은 국민의 건강 파수꾼인 동시에 치료보다 예방을 위해 담당 환자들을 상시 돌보고 있다. 이들에겐 여권도 발급되지 않는다. 이들이 맡은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선 해외여행이 불가하다는 당국의 방침 때문이다.


▲ 다큐멘터리 <엘 메디꼬> 포스터

마을마다 상주하는 가정주치의

그런 상황은 지난 10월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다큐멘터리, 에도 잘 나타나 있다. 영화에서 가수를 꿈꾸는 가정주치의 엘 메디꼬는 스웨덴에서 온 제작자의 꾐에 빠져 해외공연을 시도하나, 예의 패밀리닥터 근무지 이탈불가 규정에 따라 여권발급을 받지 못한 채 좌절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쿠바의 환자 대 의사 비율은 165명당 1명, 세계 1위다.
"복지의료는 국가의 책무이며, 모든 사람이 건강할 권리를 갖는다"는 1960년의 선언을 실천·실현한 것이다. 현재 미국의 유아 사망률은 1000명당 7명이지만, 쿠바는 6.2명이다.

다음, 암 치료부터 심장이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진료 행위가 전부가 무료로 이뤄진다. 참고로 미국에선 맹장수술에만 3000만 원이 들어간다. 미국 인구의 12%인 4300만 명에게 의료보험이 전무하다는 통계도 대비된다.

의료 시스템, 기술 모두 최상

뿐만 아니다.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쿠바 의료진은 세계 여러 나라의 환자들을 쿠바로 유인해 짭짤하게 외화벌이를 할 정도다. 그러나 미국의 극빈층에겐 무료 진료의 아량을 베풀고 있다.

바이오 공학의 연구에 박차를 가해 자체 개발한 항콜레스테롤제나 B형간염 백신은 세계적으로 그 성가를 인정받고 있고, 쿠바가 작성한 대체 의료 철학 기준은 유엔이 주요 5대프로젝트의 하나로 선택한 바 있다.
쿠바는 자체 개발 백신을 사용하는 빈국엔 로열티(기술특허사용료)를 받지 않는다. 대형다국적 제약사들의 악랄한 돈 챙기기와 대비된다. 이 모든 건 카스트로가 극빈의 국가 재정 상황에서도 과학과 의료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총체적 의료 시스템은 서방국가의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01년 영국 하원 건강특별위원회는 쿠바를 방문한 후 작성한 보고서 '예방중시와 커뮤니티 의료에 토대한 의료제도'에서 쿠바의 선진 의료시스템을 극찬했다.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을 제창한 그로할렘 브룬틀란트 전 노르웨이 총리도 "쿠바의 의료 시스템은 체계적인 복지의료를 향한 노력이 있고, 그것이 전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구촌 전역이 쿠바의 인술 대상

쿠바의 인술은 국제적으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 쿠바는 1500명의 의사로 국제 의료봉사단을 조직했다. 하지만 미국은 쿠바의 호의를 거절했다. 쿠바는 이 의료단을 해체하지 않고 오히려 인원을 더 늘렸다. 히말라야 산중으로부터 남미의 정글까지 2만5000여 명에 이르는 쿠바 의사들이 68개국을 누비며 인술을 베풀었다. 무슨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구촌의 색안경은 이내 쿠바 의료진의 진정성에 의해 벗겨졌다.

쿠바가 시행하고 있는 '인간의 얼굴을 한 의술'의 근원은 어디 있는가. 바로 카스트로의동지인 아르헨티나 출신 의사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델 라 세르나.
그는 생전에 "단 한 명의 인간의 생명은 지구 상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의 전 재산보다도100만 배나 더 가치가 있다.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자부심은 높은 소득을 얻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축재(蓄財)할 수 있는 모든 황금보다도 훨씬 결정적으로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인민들의 감사의 마음이다"라는 어록을 남겼다.


▲ 체 게바라

쿠바 의료 기저엔 체 게바라 철학

그의 마음은 오늘날 쿠바 의사들의 마음속에 그대로 간직돼 있다. "(혁명가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한 의대생의 말은 울림을 준다.

저자는 공무원 시절 유기농 자급을 배우기 위해 쿠바 시찰을 나섰다가 의료 천국 쿠바의 진면목을 보고 이 책을 집필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는 쿠바의 앞선 농업 정책과 교육 정책 등에 관한 책을 내놓기도 했다.

주로 인터뷰와 사례 중심으로 쿠바 의료복지의 생생한 모습을 기술해 현장감이 돋보인다. 1959년 쿠바혁명 직후 의사의 3분의 2가량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등 열악한 상황이었던 쿠바가 어떻게 의료 선진국이 될 수 있었는지 파헤치면서 저자는 무상교육과 사회 분위기 등 다양한 측면을 취재해 책에 넣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한 권. (토머스 케이건 지음, 한상연 옮김, 부키 펴냄).

* 필자의 이메일 주소는 blest01@daum.net 입니다. 기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 분은 주저말고 메일 보내주세요.



/윤재석 언론인

한미 FTA 발효도 날치기하려는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25일자 기사 '한미 FTA 발효도 날치기하려는가?'를 퍼왔습니다.
[기고] 미국 법률조사도 미완, 이대로 발효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어떤 절차를 거쳐 발효되는가? 한미 FTA 24장은 한국과 미국이 (발효를 위한) 각자의 법적 절차를 완료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면 통보를 교환할 것을 발효조건으로 규정했다.

한국은 그 절차로서 국회로부터 1800페이지의 한미 FTA 협정문 자체를 조약으로 비준 동의받는 절차를 선택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미 FTA를 미국 헌법상의 '조약'으로 인정하는 절차 대신 80페이지의 한미 FTA 이행법을 따로 제정하는 쪽을 택했다.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을 먼저 검증해야

과연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한미 FTA 발효를 위한 절차가 될 수 있는가? 그 최소한의 조건으로,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한미 FTA와 어긋나서는 안 된다. 그렇지 못하면 이는 한미 FTA 발효를 절차가 될 수 없다.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에 한미 FTA의 조항에 '효력을 부여하기 위하여'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1.3조) 이는 한미 FTA의 가장 근본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이와 다르다. 다음과 같이 미국의 어떠한 법률에 어긋나는 한미 FTA 조항은 항상 무효라고 규정한다.

No provision of the Agreement, nor the application of any such provisions to any person or circumstances, which is inconsistent with any law of the United States shall have effect.(102조 a) - 미국의 어떠한 법률과도 어긋나는 한미 FTA의 규정과, 그것의 어떠한 사람이나 어떤 경우에서의 적용은 무효이다.
즉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미국의 법률과 다를 경우 한미 FTA의 효력을 원천적으로 부인한다.

그런데 지난 10월의 국회 끝장토론에서 한국 정부는 한미 FTA와 어긋나는 미국 법률 조사를 마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이런 상태에서 발효하면 안 된다.

한국 정부는 발효보다도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부터 먼저 검증해야 한다. 한미 FTA와 어긋나는 미국의 법률을 모두 고쳤다고 확인받지 않는 한,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한미 FTA의 발효를 위한 법적 절차가 되지 못한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2일 오후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강행처리한 후 국회 본관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한국 기업의 제소권을 박탈

한미 FTA에서는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은 미국 정부가 한미 FTA 11장의 투자자 보호조항을 어겼을 경우 이를 이유로 한국 기업은 미국 법원에 제소하거나 투자자 국가 중재(ISD)에 회부할 선택권을 갖고 있다.(11.18조 2항, 부속서 11-마) 외교통상부가 낸 한미 FTA 설명 자료에도 아래와 같이 나와 있다.

투자자는 상대국 법원 또는 국제중재절차에 제소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짐.(외교통상부, 한미 FTA 상세 설명 자료, 2011년 7월, p.99)
그러나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그 어떠한 개인이나 기업도 한미 FTA 위반이라는 이유로는 소송을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No person other than the United States shall have any cause of action or defense under the Agreement or by virtue of congressional approval thereof.(102조 c) - 미합중국을 제외한 어떠한 자도 한미 FTA에 의해, 또는 의회가 한미 FTA를 승인했다는 것에 의해 소송 청구 원인이나 항변사유를 갖지 못한다.
즉 한미 FTA 11장 위반 자체를 이유로 미국 정부를 미국 법원에 제소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는 한미 FTA자체를 조약으로 인정하지 않는 미국식 접근에서는 당연한 법적 논리이다. (법관은 법률이 아닌 것에는 구속받지 않는다) 그러나 한미 FTA 11장 위반이다. (그런데 외교통상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 기업이 한미 FTA 위반을 이유로 미국 정부를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이른바 )

나는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한미 FTA의 발효 요건을 준수하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것을 그대로 놓아 둔 채, 한미 FTA를 발효할 수 없다.

한미 FTA 발효마저 날치기 하려는가?

한나라당은 한미 FTA에 맞춘다는 이유로 14개 법률을 날치기 개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이에 만족하지 못한다. 규정이 있다.(101조) 오바마 대통령으로 하여금 한국이 한미 FTA 협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 했는지를 판단한 후에 발효를 시킬 것을 의무화했다.(101조) 대신 미국 자신은 발효 후 1년 이내에 행정조치 규정을 제정하면 된다.(103조) 그리고 한미 FTA의 발효 시기를 2012년 1월 1일 이후로 정했다.

이처럼 발효에 있어서도 한미 FTA는 미국법에 따라 진행되고 잇다. 지금 미국은 한국이 한미 FTA 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 했는지를 점검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법률 개정만 아니라,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 등의 방대한 법령 개정이 포함된다.

한미 FTA 발효를 목적으로 어느 법령을 고치는지 전모를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한국 정부는 한미 FTA 때문에 개정이 필요한 법령 조항의 전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제라도 그 내용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 개정 필요 법령 일체와 그 사유를 공개해야 한다. 시민들은 어떠한 법령이 어떻게 한미 FTA를 이유로 개정되는지를 알 권리가 있다.



/송기호 변호사

한국의 부자들, 부끄러운줄 알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23일자 기사 '한국의 부자들, 부끄러운줄 알라'를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 등 미국의 큰 부자들(super rich)이 스스로 나서서 부자 증세를 주창하면서, 큰 부자들에게 부과하려는 세금의 이름을 ‘버핏세’라고 부르고 있다. 큰 부자들이 경제위기 국면에서 국가의 재정 건전성과 서민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내자는 ‘좋은 취지’인 것이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백만장자들이 국회 의사당으로 몰려가 ‘부자 증세’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소득100만 달러(11억3천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이 지난해 결성한 ‘재정건전성을 위한 애국적 백만장자들’이라는 비정부기구에서 미국 국회가 재정적자에 대한 대책으로 반드시 부자감세를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큰 부자들이 개별적으로 부자증세를 촉구하긴 했지만, 부자들이 집단적 시위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참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의무)’가 아닐까.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집단적으로든, 개별적으로든 큰 부자들이 부자증세를 추진한다거나 호소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지금도 끊임없이 불법과 비리를 일삼고,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탐욕에 눈이 먼 재벌·대기업들과 천민 자본주의식 갑부가 판을 치는 한국에서 그런 희망은 부질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안 한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으론 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호소하고, 동시에 시민사회와 국회가 나서서 재정 건전성도 제고하고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에도 반드시 필요한 부자증세를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법인세와 관련해서, 1)과세표준 2억 원 이하의 기업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이 10% 유지 2)과세표준 100억 원 이하까지의 기업에 대해서는(중소기업에 해당하므로) 이명박 정부 들어 이루어진 감세를 유지하여 현행과 같이 22% 유지 3)과세표준 100억원 초과 1천억원 이하까지의 기업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들어 이루어진 감세를 철회해 2008년 당시의 세율인 25% 적용 4)과세표준 1천억 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27% 세율의 최고구간을 신설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맞게 증세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법이 적용되게 되면 2012년을 기준으로 총 7조3371억원의 세수증가가 예상된다. 

또, 참여연대는 소득세와 관련해서는 1)과세표준 8800만 원 이하 구간에 대해서는(서민 중산층 가구이므로) 2008년 이후의 감세 유지 2)과세표준 8800만 원 초과 구간에 대해 2012년 시행 예정된 추가 감세 취소(즉, 현행 35%세율 유지) 3)전체 근로 소득자의 0.5%가 되지 않는 과세표준 1억2천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 최고구간을 신설하고 42%의 세율을 부과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제출했다. 이 법이 적용되게 되면, 2012년을 기준으로 총 1조8258억 원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 우리는 이것을 한국판 버핏세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이 현재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130여조 원이나 적은 상황에서, 또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노령화와 양극화 등에 대비하기 위한 복지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지금 즉시 부자감세 철회와 부자증세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민생예산, 복지재정 확대에 대한 요구와 호소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그렇지만 참으로 실망스럽게도 이명박 정권은 이 같은 절박한 민심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과중한 교육비·주거비·의료비·통신비 고통과 부담에다 물가·전세·일자리 대란(실업과 비정규)·가계부채대란(이자폭리 부담)까지 겹쳐지면서 우리 국민들의 삶이 참으로 고달프기만 한데,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정부마저도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으니 우리 국민들의 민생고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안타깝게도 자살률은 1위, 출산율은 꼴찌 수준의 나라가 돼버린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을 ‘민주(民主)공화국’이 아니라 ‘민살(民殺)공화국’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민살공화국, 이 얼마나 슬픈 개념인가. 이명박 정권이 안 한다면, 지금 당장 국회라도 나서서 부자감세 철회와 큰 부자 증세, 그리고 동시에 민생·복지·교육·일자리 예산의 대폭 확대에 나서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의 판사 페이스북 털기, 뼛속까지 무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25일자 기사 '조선일보의 판사 페이스북 털기, 뼛속까지 무지?'를 퍼왔습니다.
우리법연구회 매도 논란, “'좋아요' 13명인데… 페이스북 써보기나 했나"

조선일보가 또 다시 법원 내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때리기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가 불충분한 근거로 사건을 확대해석 하면서 우리법연구회를 매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25일자 1면 기사 (“FTA추진 대통령, 뼛속까지 親美” 현직 부장판사 페이스북 글 논란)에서 “현직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정치 성향이 짙은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의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 조선일보 25일자 1면 기사

조선일보에 따르면 어느 지방법원의 부장판사인 A(45‧사법연수원 22기)씨는 지난 22일 국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강행처리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을 통해 ‘친구’ 관계를 맺은 뒤 서로의 관심사와 정보를 주고받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중하나로, 상대방의 글에 대해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제대로 된 판사라면 그런 경솔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판사가 개인 의견을 밖으로 표현하면 특정 사안에 편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고, 재판에서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25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이어 “이 부장판사가 앞으로 FTA 반대 불법 시위를 하다 기소된 시위대나 FTA와 관련한 행정소송에 휘말린 정부 관계자들을 소송 당사자나 증인으로 불러 재판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이 판사가 아무리 공정하게 재판한다고 국민들이 공정한 재판이라고 믿어주겠는가”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법관이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 단순한 사건을 조선일보가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디케의 눈), (확신의 함정)등의 저자로 유명한 금태섭 변호사는 25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조선일보가 제대로 비판했는가하는 의심이 든다”며 “기본적으로 SNS라는 소통수단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법관이 언론에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고민해야겠지만 페이스북은 공적인 공간도, 사적인 공간도 아니다”며 “누구나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곳인데 조선일보는 판사라는 직업 자체에 무게를 실어 여론에 영향을 줄 것이라 지레 경계했다”고 비판했다.
금 변호사는 또 “이 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13명이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글”이라며 “페이스북에 있는 부장판사의 프로필을 보면 사람들은 그가 판사인지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이번 보도가 다분히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것이냐는 의구심도 내비쳤다. 금 변호사는 조선일보가 우리법연구회에 대해 “판사를 독립된 법관으로 보지 않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음모를 띄고 법원을 왼쪽으로 모는 집단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 변호사는 “차라리 법원 내 (정치적 성향보다는) 지연, 학연의 힘이 훨씬 더 강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법연구회 간사인 유지원 판사는 통화에서 “권위적인 시대에 법관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면 권력에 봉사하게 될 우려가 있어 법관을 비롯한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킬 것을 규정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면서도 “사적으로 말한 것을 추적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이런 의미가 아닌, 판사를 자기편으로 순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판사는 또 “판사 개인의 생각과 판결은 별개”라며 “만일 판사가 특정 종교를 가졌다고 해서 그 종교와 관련된 판결이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근거가 없는 것처럼 이번 일도 마찬가지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신문의 ‘우리법연구회’ 때리기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이들 신문이 이 조직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한 것은 우리법연구회가 신영철 대법관 사태를 촉발한 2009년부터다. 우리법 연구회 소속 유모 판사는 신영철 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지명되자 그가 이른바 ‘촛불재판’ 배당에 개입했다고 내부통신망에 비판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후 보수신문은 국회 폭력 혐의로 기소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등에 대한 무죄판결한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 회원이 아님에도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과 우리법연구회가 판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비난했다.
법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보수신문의 공격은 지난 2009년 마은혁 판사에게도 일어났다. 마 판사가 국회 폭력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고, 노회찬 전 의원이 이사장으로 재직중이었던 연구소 후원회에 간 일을 문제 삼은 것이다.
동아일보는 2009년 11월 12일자 12면 기사 (‘민노당 12명 공소기각 판결-노회찬 후원회 참석’ 마은혁 판사, 사회주의 혁명조직 핵심멤버였다)에서 “마 판사가 1987년 결성된 사회주의 지하 혁명조직인 ‘인천지역민주노동자 연맹’(인민노련)의 핵심 멤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색깔론’을 제기했다.

"시민에겐 강한 조현오 청장, 권력 앞에선 약해"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24일자 기사 '"시민에겐 강한 조현오 청장, 권력 앞에선 약해"'를 퍼왔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검찰, 경찰 수사권 문제로 조현오 경찰청장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직 구성원의 염원을 잘 대변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외부에서는 ‘시민들에겐 강하게 대처하더니 정작 권력 앞에서 약한 것 아니냐’는 힐난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국무총리실 조정안은 사실상 경찰의 ‘참패’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정안에는 수사권 독립은커녕 경찰 내사에 대해 검찰의 지휘권을 강화시키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조정안에 따르면 경찰이 조사를 벌인 후 입건하지 않은 사건의 경우도 피의자신문조서를 비롯한 각종 증거물을 검사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검사 비리에 대해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하는 방안도 제외하면서 균형과 견제는 물건너 갔다.

상황이 이렇게 번지자 경찰 내부에서도 조현오 경찰청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조현오 청장은 성과주의 등을 내세우며 경찰 내부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해왔다. 엄격한 관리와 통제 때문에 때론 일선 경찰의 반발을 불렀고 이에 항의하다 파면당한 경찰이 생길 정도였다
.
조 청장은 최근 장례식장 비리나 인천조폭 난동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일선 경찰들을 엄격하게 문책하는 등 내부 단속을 강화했지만 정작 조직 구성원의 의사를 대변해야할 순간에는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선에서 20여 년 간 근무한 한 경찰 관계자는 “관례를 보면 경찰청장이라는 위치 자체가 정치 쪽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찰을 대변하거나 소신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그간 조현오 청장은 내부 비판에 귀를 닫는 모습을 보여왔다. 경찰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지휘부를 구성하고 수사권 독립 협상에 다시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들은 권력 견제와 균형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 사이에서 수사권 독립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표시했다.

‘국무총리실 조정안’이 알려진 이후 네티즌들은 SNS 등을 통해 정권 말기 정부와 검찰의 결탁에 대해 의심을 품으면서도 “조현오 경찰청장은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기에 앞서 그간 촛불집회에서 물대포를 쏘고 연행한 것에 대해 먼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등 경찰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우리도 굉장히 답답하다. 경찰이 군사독재 시절 정권의 가림막 역할을 많이 했는데 조현오 청장이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보다는 신뢰를 잃어버리는 행동을 많이 했다”며 “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정권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혜규 기자jhk@vop.co.kr

박원순 시장 만든 세대, 한미FTA 투쟁 주역으로 나섰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24일자 기사 '박원순 시장 만든 세대, 한미FTA 투쟁 주역으로 나섰다'를 퍼왔습니다.
2030세대, 한미FTA폐기 '거리로 거리로’...왜?


ⓒ김철수 기자 23일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서울 명동 밀레오레 앞에서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2030세대가 심상찮다. 지난 22일, 23일 진행된 한미 FTA 폐기 시위에는 수천명들의 젊은 세대들이 동참했다. 이날 집회의 주된 참가자들은 이들 2030세대였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집회 현장을 관리하던 한 경찰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또한 거리로 나선 이들 2030세대는 일견 매우 흥분한 상태로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의 강경진압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한나라당 해체’, ‘이명박 퇴진’, ‘한미 FTA 폐기’ 등을 외쳤고, 경찰이 시민 몇 명을 연행하려 하자 오히려 달려들어 '구출'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40세대와 소통하겠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59)가 시동을 건 특강정치에서도 나타났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3일 대전 동구 대전대에서 가진 대학생 강연회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강연회에서는 한미FTA비준안 날치기 통과에 동참한 박 전 대표를 향해 “한미 FTA가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은 해보셨느냐”는 대학생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사회자가 ‘무거운 주제에 대한 질의를 자제해달라’고 했지만, 한 학생이 “한미 FTA를 쉽게 말씀하신다. 4분 만에 날치기 처리됐는데 그게 어떻게 여야 합의냐”고 하자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또다른 학생은 “이게 소통이 잘 이뤄진 것이냐. 형식이 잘 고려되지 않은 통과가 국민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생각해 보셨느냐”고 질문하자 여기저기서 “옳소” “심각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승빈 기자 23일 경찰이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명동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박원순 만들어낸 20, 30대 분노 절정

2030세대의 '분노'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26 지방선거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압도했다.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세대별 지지율 격차가 뚜렷했다. 20대의 박원순 후보 지지율은 69.3%로 30.1% 지지를 얻은 나경원 후보를 33.2%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30대에서는 격차가 더욱 컸다. 30대의 박원순 후보 지지율은 75.8%로 나경원 후보를 52%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한나라당이 주도한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자 SNS에서는 분노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2030세대는 SNS를 통해 비난을 쏟아냈고, 한나라당 의원 등 FTA에 찬성한 151명의 명단 인증샷이 급속히 확산됐다. 

SNS의 20대들은 “우리가 폐기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이제 시작입니다”라며 촛불집회를 통한 투쟁에 나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 울산, 광주 등 전국에서는 2030세대가 나서 ‘한나라당 해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만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한 23일 서울광장 집회에서는 퇴근길 직장인, 대학생들의 발길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경찰의 강경진압에도 거세게 저항했다.

강남에 위치한 광고회사에 근무한다는 회사원 김모(31)씨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게 더 이상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며 “반드시 내년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해체될 때까지 젊은 세대들이 뭉쳐 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진압도 이젠 두렵지 않다”면서 “언론과 공권력 등이 시민들을 공격하지만 더 이상 당하지 않을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으며 ‘한나라당 해체’를 외치던 대학생 김모(22.여)씨는 “평화행진을 이어가는 시민들을 막는 것이 이명박의 진심이냐”라고 반문하며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이제 MB가 죽던 시민들이 죽던 길은 하나 뿐이다. 싸워야 한다”고 흥분해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2030세대의 반응은 더 뜨겁다. 트위터리안과 페이스북 유저들은 ‘10만 양병설’을 빗대 “시민들 10만, 20만이 모이면 물대포도 한미 FTA도 모두 막을 수 있다”라며 “모두가 거리에서 모여 이 정권과 MB정부를 끝장내자”라고 밝히고 있다.


ⓒ이승빈 기자 23일 저녁 경찰이 한미FTA폐기 촉구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2030세대 분노, '임계점' 넘었다

2030세대들이 이처럼 한미FTA폐기 촛불집회에 흥분해 거리로 나서고 있는 것은 그간 쌓인 분노가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에 폭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대들은 고액등록금과 청년실업으로 인해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차 있다. 올해 상반기 정국을 휩쓸었던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서도 20대들의 분노와 좌절감이 얼마나 큰 지가 드러났다.

30대들도 마찬가지다. 경제난, 전세난, 높은 교육비 등으로 인해 불안정한 삶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전 세대 중에 가장 압도적인 지지로 드러났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말로는 대책을 세우겠다고 하면서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오히려 한미FTA법안 통과를 위해 날치기 처리라는 '막가파식' 방식을 동원했다. 

그러자 수년간 쌓여온 2030세대의 분노는 임계점을 넘어 폭발해 이명박 정부를 향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30세대의 분노는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명동역 앞에서 진행된 정리집회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5)씨는 “대학생들이 내년에는 반드시 투표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라며 “해가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지치지 않고 내년에 투표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 진모(36)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맛본 2030세대들이 내년 총.대선에서도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본다”며 “2030세대를 달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당은 내년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한일 기자jhi@vop.co.kr

한미FTA전초전, 건강보험 와해되나? "김종대 이사장 위헌소송 변론 막아"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24일자 기사 '한미FTA전초전, 건강보험 와해되나? "김종대 이사장 위헌소송 변론 막아"'를 퍼왔습니다.

ⓒ건보공단 홈페이지 김종대 신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위헌소송이 제기된 국민건강보험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을 위험에 처했다. 위헌판결이 나 국민건강보험이 와해되고,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된 한미FTA로 미국 보험사들이 진출할 경우 국민건강보험 체계가 뿌리째 흔들릴 수도 있어 우려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09년 경만호 당시 대한의사협회장은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재정을 통합해 운영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이 위헌소송에 대해 심리를 진행중이며 금명간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건강보험이 통합된 취지는 재정이 넉넉한 직장의보 가입자와 재정이 부족한 지역의보 가입자의 재정을 합쳐 전 국민이 골고루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기 위해 출범했다. 명실상부한 전국민의료보험 체계를 갖춰 모든 국민이 제대로 된 의료보험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건보통합 반대 세력은 겉으로는 직장의보 가입자가 손해본다며 의보통합이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본질은 건강보험이 통합돼 재정이 안정되고 보장성이 확대될 경우 의료계와 보험업계가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위헌소송에서 이를 막아야 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관련 업무를 해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취임한 신임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취임사에서부터 "건보공단에서 공단 통합이 문제가 없다는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니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며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대 이사장은 지난 20여년간 국민건강보험의 통합에 반대해 온 인물이다. 

1989년 국회에서 여야가 만장일치로 직장의료보험과 지역의료보험 통합법안을 통과시키자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던 김종대 이사장은 '국민의료보험법 시행시 예상되는 문제'라는 문건을 언론에 뿌려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가 월 2~3배 인상된다고 과장했다. 결국 이 언론보도로 여론이 악화되자 노태우 당시 대통령은 이를 등에 업고 건강보험 통합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김대중 정부 시기 들어 건강보험 통합이 다시 추진되자 1999년 당시 보건복지부 정책기획실장이던 김종대 이사장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항명파동을 일으켜 2000년 면직됐다. 

건강보험이 통합된 이후에도 김종대 이사장은 '건강보험 자치권 회복 운동본부'를 만들어 건보 통합에 반대해 왔다. 건강보험 위헌소송이 제기된 지난 2009년 경만호 의사협회장의 출판기념회 강연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정신 나가지 않은 바에야 100% 위헌 결정이 나올 것"이라며 "건강보험이 쪼개져야 의료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 쪽에서는 경만호 의사협회장의 위헌소송 제기를 배후에서 총지휘한 인물이 김종대 이사장이라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뒤에도 김종대 이사장은 16일 보건복지부 기자간담회에서는 "기존 (건강보험 통합 반대)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 하고 1999년 항명파동 당시 자신이 작성했던 건보통합 반대글을 건강보험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특히 김종대 이사장은 위헌소송에서 건보공단의 적극적인 반론을 막고 있어 자칫하면 위헌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송상호 사회보험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지난 21일 열린 '한미FTA와 의료민영화' 토론회에서 김종대 이상이 위헌소송 재판에서 건강보험공단이 변론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고 밝혔다. 

송 실장은 "김종대 이사장이 '보험료를 부담시키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많이 노력해왔다는 식의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니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며 "김 이사장이 헌법소원 대응 실무부서인 건강보험공단 법무지원실이나 재정관리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실장은 "이의제기 당사자인 공단의 반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헌법소원은 위헌으로 판결날 가능성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위헌소송이 날 경우 한미FTA와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과 함께 건강보험 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미FTA 협정문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자가 한국정부의 정책이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에도 투자자국가중재제(ISD)에 따라 제소할 수 있는데, 건강보험통합으로 담보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자신들이 투자한 영리병원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경우 이를 국제투자분쟁센터에 제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FTA 금융서비스 분야 개방에 따라 미국 보험사들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에도 건강보험은 위험에 처한다. 근본적으로는 건보통합 와해로 인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취약해 질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건보통합이 위헌판결 날 경우 분할된 지역의보 가입자들이 보험료 상승 부담으로 민간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다. 

송상호 사회보험노조 정책실장은 "위헌 판결은 한미FTA의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건보공단의 분할을 통한 건강보험 약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 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김종대 이사장이 건보 위헌소송 변론을 방기한다면 변호인단을 국민변호인단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적으로 모금을 해서 이 위헌소송에 대해 방어를 해야 한다. 촛불로 헌재를 둘러싸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 안팎에서는 12월 중에 건보통합 위헌 소송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종대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보건.의료.안전 분야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나 최근 '국가미래연구원'을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4일 '민중의소리' 기사에 대해 김종대 이사장이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은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직장인과 지역가입자 모두에게 공정한 단일 보험료 부과 체계를 이른 시일 안에 마련 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건보공단은 김 이사장이 "직장, 지역 조합으로 다시 분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조태근 기자taegun@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