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9일 월요일

파업 방송사 간, 선배간부들 '격'의 '차'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16일자 기사 '파업 방송사 간, 선배간부들 '격'의 '차'가…'를 퍼왔습니다.
보직 던진 MBC간부들과 ‘정치파업’ 폄훼나선 KBS간부들

MBC는 들끓고 있지만 KBS와 YTN은 잠잠하다. ‘공정방송’을 외치며 MBC에 이어 KBS, YTN 구성원들까지 거리로 나섰지만, 이를 바라보는 KBS와 YTN 간부들의 태도는 그저 태평하기만 하다. 후배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보직을 버리고 직접 ‘파업’ 현장으로 뛰어는 MBC와는 달리, KBS에는 후배들의 투쟁을 폄훼하는 ‘성명’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MBC 간부들은 어떻게 나섰나?
후배들을 지지하기 위한 MBC 간부들의 움직임은 지난 2월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김재철 퇴진 투쟁’에 돌입 한 지 2주가 지나서부터 본격화 됐다. 가장 먼저 보도국 선배 기자들이 나섰다. 당시 입사 25년차의 한 논설위원은 “후배들의 파업을 지지한다”며 논설위원실장에게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히고 노조원 자격으로 돌아갔다.
이를 시작으로 노동조합에 가입되지 않은 간부급 사원들의 집단 성명이 나왔다. 2월21일 MBC 간부급 사원 135명이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참여한 135명 가운데 63%는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은 비노조원이었으며, MBC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간부급 사원 성명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 보직 사퇴 이후 정직3개월 징계를 받은 최일구 앵커가 3월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방송 3사 파업출정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

또, 주말 앵커인 최일구 보도국 부국장, 앵커인 김세용 보도국 주말뉴스 편집 부국장 등 보도국 간부 5명도 2월23일 보직 사퇴를 전격 선언하고 총파업에 동참했다. 두 앵커는 “지난 2년간의 뉴스 신뢰도 추락에 대해 보도국 부국장과 앵커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공정보도를 위해 나서서 싸우고 있는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며 보직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 뿐 아니다. 경영과 기술, 드라마, 편제 등 전 부문의 보직 간부 12명도 3월5일 오전 보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전격적인 파업 참여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방성근 예능1부국장, 권석 예능1부장 등 예능 본부 보직 PD 6명도 성명을 내어 김 사장을 향해 파국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호소했다. 아울러, 파업 불참자에게 지급된 ‘특별수당’을 노조에 고스란히 전한 고참 사원들도 등장했다. 
물론, 모든 MBC의 간부들이 이와 같은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후배들이 파업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주요 보직을 꿰찬 인물들도 있다. 이 기간 동안 권재홍 앵커는 신임 보도본부장에 임명됐으며, 황헌 논설위원실장은 보도국장으로 임명됐다. 또, 김재철 사장를 적극 대변하여 후배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인물들도 있다. 노조를 비난하고, 김 사장의 행보를 적극 옹호하고 나선 이진숙 홍보국장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정치파업”이라며 폄훼 나선 KBS 간부들  
후배들의 파업을 지지ㆍ 격려ㆍ 동참 하는 선배들의 움직임이 KBS에서도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언론노조 KBS본부의 총파업을 앞두고 1979년에 입사해 실국장, 지역총국장, 특파원 등을 지냈던 PD등 KBS 입사 6기부터 15기까지 총 44명은 성명을 통해 김인규 K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KBS를 다시 바로 세우는 대장정의 첫 단추가 김인규씨의 퇴진”이라고 밝혔지만, ‘소수의 목소리’로 비춰져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이게 전부였다.
KBS 새 노조의 파업이 본격화 되자  파업을 폄훼하기 위한 간부들의 움직임이  본격화 됐다. 즉시 KBS 지역 총국장들이 나섰다. 9개 KBS 지역 총국의 총국장들은 8일 성명을 내어 “파업이 정치 목적의 불법파업이며 총선을 앞두고 불편부당해야할 언론인의 원칙을 스스로 해친 행위”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파업 현장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참석한 것을 문제 삼아 “일련의 파업 과정을 비추어 볼 때 본부노조의 상급단체인 언론노조 배후에 정치세력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3월6일 오후 3시경, 서울 여의도 KBS신관 앞 광장에서 개최된 KBS 새 노조 출정식에 8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파업 슬로건은 'Reset KBS'다.ⓒ미디어스

이번에는 전국 지역국의 보도국장들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KBS 전국 보도국장들은 15일 성명을 내고 “이번 본부노조의 파업이 근로조건과는 무관하게 특정 정당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파업의 순수성이 퇴색됐다고 규정하고 총선을 앞둔 불법파업은 명분을 잃었다”고 주장하며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이어, 16일에도 KBS 지역총국 편성제작국장단은 호소문을 통해 “불법 파업으로 인해 공정보도와 감시 기능, 공약점검 등 공영방송의 역할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 같은 간부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KBS 후배 기자들의 솔직한 속내는 ‘체념’과도 같다. ‘KBS에서 간부들이 파업에 동참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한 KBS 기자는 “당분간은 없을 것 같다. 간부들은 여전히 공고하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후배들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지지하는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YTN은 이마저도 아니다. 간부들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불법파업”이라는 홍보팀 이름의 입장만 전해질 뿐, YTN 총파업을 바라보는 간부들의 입장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눈치보기로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2008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해직자문제, 공정보도  등 핵심쟁점과 관련해서 간부들의 전향적 입장 표명을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라는 게 YTN 안팍의 분석이다.  
구성원들의 움직임을 “정치파업”이라고 폄하하거나 애써 무시하고 있는 KBS와 YTN의 간부들. 머지않은 미래, 어느 술자리에서 "선배! 선배는 그 때 무얼 했습니까?"라는 어린 후배의 물음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선배 간부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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