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1-11-09일자 사설 '[사설]환경부, 구제역 침출수 유출 숨길 일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실이 그제 환경부의 환경영향조사 결과를 인용, “지난 3·4분기에 조사한 (구제역 파동 때 소·돼지를 파묻은) 가축매몰지 300곳 가운데 105곳에서 침출수가 유출된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환경부는 “올 들어 4799곳의 전체 매몰지 중 300곳을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84곳에서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이것으로 침출수가 유출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군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며 침출수 유출의 위험성을 무시하는 환경부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침출수 유출을 숨겨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게 당연하다.
침출수 유출 가능성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 의해 수차례 지적됐다. 그러나 환경부는 조사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침출수 유출을 부인해왔다. 지난 9월 (매몰지 반경 300m 이내에 설치된 관정 7917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8% 관정의 수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왔을 때도 “인근 지역의 가축 분뇨 등에 의한 오염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도 국회에 보낸 자료에서 침출수 유출이 ‘확실하다’고 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내년도 매몰지 모니터링 예산을 쉽게 확보하기 위해 ‘유출 가능성이 크다’를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은 매몰지에 대해 매몰지 이설과 침출수 수거 강화 등에 대한 관리를 농림수산식품부와 지자체에 요청했다며 은폐는 없었다고 했다. 침출수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다른 기관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환경부의 사후대책은 더욱 실망스럽다.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정해놓고도 내년 2월에나 조사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유출로 인해 오염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도 조사만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은 곳이 84곳이라며 국회의 발표를 수정했지만 이는 지난 1·4분기 26곳, 2·4분기 78곳보다 늘어난 것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증좌다.
침출수 유출은 환경 재앙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다. 침출수는 토양 오염은 물론 바이러스 등 각종 세균의 번식을 일으켜 국민의 건강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한다. 또 지하수와 강물 등을 오염시켜 이를 마시는 주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막대한 정화 비용을 발생시킨다. 환경부는 당장 가축매몰지에 대한 조사 결과와 침출수 유출이 확인된 지역을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농림부, 지자체 등과 오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제역 피해 주민에게 환경 재앙까지 안길 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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