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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5일 목요일

정봉주 '대타' 김용민, '지역구 세습'과 뭐가 다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14일자 기사 '정봉주 '대타' 김용민, '지역구 세습'과 뭐가 다른가?'를 퍼왔습니다.
민주당 김용민 전략공천의 불편한 단면

멤버 김용민 씨가 같은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을 대신해 서울 노원갑에 출마하기로 했다. 민주통합당은 시사평론가인 김 씨를 14일 이 지역에 전략공천한다고 밝혔다.

와 정봉주 전 의원 지지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 씨의 출마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존재한다. 또 다른 의미의 '지역구 세습'이라는 점 때문이다.

정봉주 전 의원이 강력하게 요구했고, 민주통합당은 정봉주 전 의원이 현재 갖고 있는 상징성을 감안했으며, 김용민 씨 역시 이같은 요구에 '떠밀려' 출마를 결심했다지만, 이 모든 과정이 "정치의 희화화와 국민의 냉소"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비전보다 인기몰이에만 관심 있는 민주통합당, 김용민 전략공천은 그 연장선"



▲ 정봉주 전 의원을 목말 태운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뉴시스
총선 출마와 관련해 김용민 씨 본인은 많은 고민을 거듭한 것은 분명하다. 출마설이 여의도 정가를 떠돌 때 김용민 씨는 "김용민의 인생 계획에 없던 일"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출마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이날도 멤버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원치 않던 길이었습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막내의 어깨가 너무 무거워 보여 마음이 무겁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런 나꼼수의 분위기는 김용민 씨의 출마가 김 씨 개인이나 라는 집단의 '권력욕'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란 것을 보여준다.

문제는 김 씨의 전략공천이 지나친 '포퓰리즘' 아니냐는 비판의 지점이다. 출마라는 개인의 선택보다는 민주통합당의 공천 결정이 타깃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지금 민주통합당은 비전이나 정책으로 유권자에게 접근하기 보다는, 슈퍼스타케이 방식의 청년비례 선출처럼 인기몰이식 공천에만 공을 들이고 있다"며 "김용민 전략공천은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씨의 출마선언문에도 그가 현실 정치 참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정봉주 전 의원을 구속시킨 "이 정권과 '맞장'을 뜨고 끝장을 보겠다"는 다짐은 있지만, 그 '맞장' 이후 무엇을 하겠다는 비전은 아직 김 씨에게 없다. 한 정치 평론가는 "김 씨는 정봉주 전 의원의 '대타'로 지목된 것일 뿐, '내가 어떤 사회를 위해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대안과 의지를 가지고 나오는 것이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는 정치가 과연 개인의 '사적인 복수' 수단이 될 수 있느냐는 비판과도 연결된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영역으로 발전되어야 할 정치는 분명 공적인 영역이다. 물론 정봉주 전 의원을 구속까지 시킨 현 정부의 여러 실정을 선거를 통해 '심판'하는 것은 공적 영역에 있다. 그러나 정봉주 전 의원과 친한 김 씨가 반드시 그 칼날을 휘둘러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 설득력을 가지지 못할 뿐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행위인 '정권 심판'까지도 '사적인 복수'와 혼동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김윤철 교수는 "사실 정치란 나꼼수 식의 폭로성 주장만으로는 안 되며, 책임감과 갈등 조정 능력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김용민 씨의 그런 정치력이 충분히 검증돼 공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구시대적 관행 '지역구 세습', 이용희와 정봉주는 무엇이 다른가"

이른바 '지역구 사유화', 일종의 '세습'이라는 비판도 공적 영역인 정치를 사적인 차원으로 끌어내렸다는 사실에 기반한 것이다. 지역구에서 이미 터젼을 닦아 놓은 정치인이 해당 지역구를 자신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물려주는' 것은 구시대의 관행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자신의 아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고자 민주통합당으로 복당한 이용희 의원의 행태는 논란 꺼리였다. 그리고 그 아들에게 공천장을 준 민주통합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용희 의원의 '지역구 세습'과 정봉주 전 의원의 '대타 내세우기'는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김용민 씨에 대한 전략공천은 정 전 의원이 가장 강력하게 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언론에는 정 씨가 당 지도부에게 탈당까지 언급했다는 얘기가 보도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사실 정봉주 전 의원이 김용민 씨를 내세운 것은 자신의 지역구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기 싫어서 아니냐"고 말했다. 한 번 빼앗기면 되찾기는 어려운 것이 지역구라는 것은 정치권 인사면 모두가 공감하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결국 나중에 순순히 자신에게 돌려줄 사람에게 잠시 맡겨두겠다는 '꼼수'인데 당 지도부도 이를 알면서 여론에 떠밀려 김 씨를 공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민주통합당 지도부에서는 김 씨 공천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한명숙 대표는 나꼼수 청취자들과 정봉주 전 의원 지지자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했다. 한 대표 뿐 아니라, 이날 김 씨의 공천이 확정된 뒤 진보적 정치 평론가와 학자들 다수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부담스러워했다.

이같은 '눈치보기'가 그 지역에서 터를 닦고 있던 정치 신인들을 또 다시 배제하는 결과를 불러오며 또한 '정치 희화화'를 부추긴다는 일각의 우려는, 이런 분위기 속에 설 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김윤철 교수는 "현재 민주통합당이 비판받고 있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데, 인기 있는 사람을 공천하면 된다는 안이한 발상이 오히려 민주통합당의 위기를 더 증폭시킨다"고 비판했다.



/여정민 기자 

2012년 3월 10일 토요일

김용민 전략공천?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09일자 기사 '김용민 전략공천?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부끄러워지니...

‘나꼼수’를 우연히 몇 차례 들었는데 정봉주 전 의원이 정말 말을 잘한다. 그러나 그는 안타깝게도 지금 옥중에 있다. 그를 잘 알거나 깊이 있게 이야기해본 적은 없지만, BBK 건에서 같은 생각이고, 비판의 입장에 함께 서 있다는 점에서 실로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즈음 그가 전직 국회의원을 지냈던 지역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나꼼수’를 진행했던 김용민 교수를 전략공천 하겠다는 민주당의 방침이 확정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두고 해당 지역구가 들썩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안 그래도 무원칙이니 무감동이니, 같은 당내에서도 비판이 많던 차에 감옥에 간 정 전 의원의 지역구를 지켜준다는 차원의 공천으로 오해받기 딱 맞는 꼴이 된 것이다.
반발이 없을 리가 없다. 정봉주와 나꼼수, 그리고 감옥이 교차하여, 마치 고 김근태 전 의장의 부인 인재근 여사를 전략공천 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인 것 같은데, 이 둘의 경우 내용도 약간 다르지만, 크게 보면 모두가 원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통합진보당의 이백만 후보도 인재근 후보자에 대해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인정으로 따지자면 찬물도 아래위가 있으니 싹수없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개인적 인연에서의 아래위를 따질 게재가 아니라 유권자의 선택 권리를 사전에 제한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공천 심사라는 행위 자체가 매우 조심스러운 과정이고, 더군다나 전략공천이나 인위적인 단일화 등의 특별한 정치행위들은 최대한 자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대한 국민의 선택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어떻게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을까? 고 김근태 전 의장이 수많은 고통 속에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는 바로 정당의 공천행위에서부터 실현되어야 한다.
정치판의 속성상 한번 지역구 의원 자리를 놓치면 불리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정봉주 전 의원 출소하면 김용민 교수가 혹시라도 의원직을 사퇴해 그의 정치적 재기에 도움을 줄지 안 줄지를 또 누가 예단할 수 있을까? 그전에 이런 식의 전략공천으로 지역의 정치 문화를 형해화시키면서 느닷없이 나선 그가 과연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될지 안될지는 물론, 이런 식이면 나아가 야권이 국민의 선택을 과연 받을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 분명하다. 지엄한 국민의 집단지성에 도전해 정치권 일부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슨 김일성 수령 유훈 통치하는 것도 아니고, 대명천지 민주주의국가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민주주의를 팔아 정치하겠다는 세력이 특정인의 옥중 발언에, 면회하는 모습에 기대어 정치에 영향을 주는 짓거리들은 제발 때려치웠으면 좋겠다.
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그런 모습들에 나부터 부끄러워지니, 이건 진정 민주주의가 아닌 게 분명한 것 같아 하는 말이다!

2012년 3월 1일 목요일

나꼼수가 폭로한 진짜 부당거래 "박은정 검사를 지켜라!"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29일 기사 '나꼼수가 폭로한 진짜 부당거래 "박은정 검사를 지켜라!"'를 퍼왔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진 검찰, '판사 사적 복수 위해 검찰에 청탁'



“박은정 검사를 지켜주자!” “다시, 사법 개혁이다!”
‘나는 꼼수다-봉주 7회’의 폭로가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29일 새벽 올라온 ‘나꼼수-봉주 7회’에서 김어준 총수는 “검찰에 나꼼수 몰살 프로젝트가 있다”며 “1단계가 정봉주 감옥 보내기, 2단계가 주진우 저격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한 시민을 기소청탁했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여론이 엄청나게 자신의 아내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판사인 남편이 자신의 관할에 사는 한 네티즌을 기소해달라고 검찰에게 청탁했었다. 엄청난 사건으로 부부가 공모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소송 관계인인 검사에게 업무상 필요한 경우가 아닌데도 본인의 배우자 관련 사건을 청탁한 것은 법관 징계법 제2조 제1호 직무상 의무 위반”이라며 “최근 서기호 판사가 옷을 벗고 이정렬 판사가 징계를 받았는데 김재호 판사의 상황은 차원이 다른 사법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총수는 최근 공안 2부가 주진우 기자를 구속하려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주 기자의 구속)시점을 저울질하는 단계까지 왔었고 우리끼리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긴장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총수는 “상황을 막는 방법은 딱 하나, 당시 청탁을 받은 검사가 스스로 밝혀야 했는데 그러면 공직 생활이 끝남을 알기에 우리가 살려고 다른 사람을 죽일 수는 없어 검사에게 증언하지 말라고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주 주진우 체포 구속영영장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그 검사가 수사팀에 자신이 청탁을 받았다고 말을 해버렸다”며 검사의 실명을 부천지검 박은정 검사라고 공개했다. “검사는 우리가 미안해할까, 알려주지도 않았다”며 ‘나꼼수-봉주 7회’를 “박은정 검사에게 헌정한다. 박은정 땡큐”라고 방송을 마무리했다.
나꼼수 방송 이후 29일 내내 박은정 검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있으며 ‘나경원 남편’, ‘김재호 판사’, ‘기소청탁’ 등 사건을 구성하는 관련 검색어도 상위에 올랐다. 트위터에서는 “나경원, 김재호 판사 즉각 사법처리 하라!”, “박은정 검사를 지켜주자”는 멘션이 폭발적으로 RT되고 있다. 나꼼수의 폭로는 다른 이슈와 쟁점에 치여 추진력을 잃어가던 ‘사법 개혁’ 이슈를 다시 총선 쟁점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나꼼수의 폭로로 검찰은 진퇴양난의 국면에 빠진 모습이다. 나꼼수의 폭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김재호 판사를 비롯해 검찰 내부를 수사해야하는 상황인데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해서 전혀 대응하지 않을 경우 나꼼수의 폭로가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의 대응 방식 여부와는 상관 없이 법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판사가 사적 복수를 위해 기소청탁을 하고 검찰은 이를 폭로한 기자에 대한 구속을 시도했다는 나꼼수의 폭로만으로도 현 사법 체계 자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그야말로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2012년 2월 28일 화요일

김용민 전략공천? "민주당 뻘짓 그만해라"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28일자 기사 '김용민 전략공천? "민주당 뻘짓 그만해라"'를 퍼왔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 지역구 전략 공천 검토 … SNS '회의적'

민주통합당이 서울 노원갑에 ‘나는 꼼수다’ 김용민 시사평론가를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28일 “민주통합당이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서울 노원갑)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하고,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를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민주통합당 핵심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임종석 사무총장이 지난 주말 ‘나꼼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만나 전략공천 문제를 상의”했으며 “정 전 의원과 김어준씨가 모두 김용민씨의 출마를 원한다”는 것. 
하지만 트위터를 비롯한 인터넷에서의 여론은 회의적이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음....김용민의 공천 관련 사실이 정말이라면....좀 당황스럽네;;;;;;”
“김용민 왈 : 부디 X 까세요 ㅋㅋ”
“주진우가 봉주7회에서 내어놓았다는 폭탄이 제발 김용민 공천설은 아니길.... 이건 정말 정봉주 18대 대통령설 보다 더 웃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구”
“김용민이 머리가 있다면 민주당의 뻘짓에 박장대소할 것이다. 물~론 내심 가슴이 벌렁대긴 하겠지” 등의 의견이 주로 눈에 띈다.
민주통합당이 ‘나꼼수’ 인기를 등에 업고 가려고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민통당이 정봉주 팔아 뜻하지 않던 인기와 지지받더니. 지금은 도로 민쥐당. 소통의 정치한다더니 귀 닫고 입 막고 헌나라당 하고 한통속 되더니 국민들 지지 떨어지니 이젠 김용민을 정봉주 지역구에 출마 시키는걸 검토한다. 우리들의 입을 막겠다? 이런 꼼수!”
“김용민 씨의 참정권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다만 애초에 노원구민의 삶과 무관했던 김씨의 공천이 확정될 경우, 나꼼수가 특정정치세력의 입장을 대변할 뿐 아니라 결국 개인의 정치적 도구였다는 식의 문제제기도 더 거세질 수 있겠죠” 등 민주통합당의 공천 방침을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편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민주통합당 공천 검토와 관련,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2012년 2월 1일 수요일

“가슴만 보려하지 말고 언니들 진심을 보세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1일자 기사 '“가슴만 보려하지 말고 언니들 진심을 보세요”'를 퍼왔습니다.
[이안의 컬쳐필터] 영화 과 ‘나꼼수’ 가슴 논란

명색이 그래도 배구부인 중학생 사내 녀석들이 있다. 그런데 이 녀석들, 여학생들과 시합을 해도 15 대 0으로 지는 형편없는 놈들이다. 여학생들 옷 갈아입는 걸 훔쳐보다 들켜 봉변을 당하거나, 가슴을 만지는 느낌이 어떤 지가 바람을 가를 때 손바닥에 닿는 느낌과 비슷하다는 소리를 듣고 빠른 속도로 내지르면 더큰 가슴을 만지는 느낌이려니 하면서 언덕에서 자전거 타고 냅다 굴러내려 다치건 말건 관심사는 오로지 여자 가슴뿐이다. 그러니 친구들에게든 선생님들에게든 배구부가 아니라 ‘바보부’라고 무시당해도 발끈할 줄도 모른다. 속된 말로 ‘찐따’들이다. 일본 영화 (감독 하스미 에이이치로)의 주인공들이다.
어느 날 새로 부임한 젊은 여자 국어 선생님 테라지마 미카코(아야세 하루카)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었다는 시 ‘도정(道程)’을 인용하며 어떤 곳이나 상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의 소중함을 전하는 첫 인사를 하는데 일본어로는 그 발음이 성적으로 순결한 상태를 일컫는 ‘동정(童貞)’과 같다며 킬킬거리다 제 풀에 흥분해 코피 줄줄 흘리는 꼴이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사내애들 그 나이 때 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 녀석들은 좀 도가 지나치다. 오죽하면 덜컥 배구부 지도를 맡게 된 선생님이 가슴을 보여준다고 약속하면 1승을 해보이겠노라며 처음으로 연습이라는 걸 다할까. 그것도 ‘가슴, 가슴!’ 구호까지 외쳐대면서.
그깟 가슴 하나 보겠다고 심야 성인 프로그램 시간 기다리고, 성인 도색 잡지 구해 꽁꽁 숨겨서 돌려보고, 생전 관심 없던 훈련이라는 것도 하고, 심지어 재능있는 후배를 부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여태 꼼짝 못하고 받들어왔던 무시무시한 선배한테 떼로 덤벼 두들겨 맞는 용기도 낸다.
미카코라고 난처하지 않을 턱이 없다. 먼저 보여주겠다고 부추긴 것도 아닌데 바보스런 사내놈들 의욕 좀 북돋으려다 느닷없이 가슴을 보여주지 않으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쁜 선생이 되어 버릴 지경이다. 바보 제자들이 그나마 노력이라는 걸 하게 된 마당에 1승을 하는 건 보람되지만, 그 승리에 걸린 약속을 지키는 게 옳지도 당당하지도 않다는 것 때문에 속이 탄다.

영화 <가슴배구단> 포스터.

이쯤 되면 쉬쉬하려 해도 소문이 안 나는 게 이상할 판이다. 소문을 낸 여학생이 내뱉는 비난도, 그 소문의 실체를 확인하고 교사직에서 해고하려는 학교의 처사도 상식적으로 당연하다. 학원 스포츠 코미디 의 바보들도 그 정도는 안다. 그래서 미카코가 교장 앞에 불려가 추궁을 당할 때, 그건 자신들이 바람일 뿐 선생님의 약속이 아니었다고 제법 의젓한 모습도 보이지만, 막상 미카코의 가슴을 볼 희망이 사라진 경기에서 보이는 모습은 풀기 하나 없이 축 늘어진다.
은 남자배구팀 고문을 맡고 있는 한 여교사가 ‘우승하면 부원들에게 가슴을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던 사연을 라디오 프로그램에 보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소설(미즈노 무네노리 저)이 원작인 영화다. 시대 배경은 가슴 보는 게 어마어마하게 아슬아슬한 경험으로 여겨지던 1979년.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는 여자 가슴 한 번 보려다 코피 터뜨릴 나이의 애들도 아니고, 결혼 경험까지 있는 아저씨들이 보여 달라던 비키니 차림의 여자 가슴 때문에 시끄럽다.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벌어진 온갖 비리 의혹을 파헤치며 ‘가카가 그럴 분이 아니죠’라든가 ‘역시 가카의 꼼수는 대단하십니다’라고 킬킬대며 로 덜컥 투사 이미지로 대중에게 인기몰이를 하던 아저씨 4인방이 지핀 불씨가 요란하게 번지고 있다.
지난 21일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에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한 젊고 풍만한 여성이 가슴 윗부분에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정봉주’라는 문구를 적은 비키니 사진을 올렸고, 몇몇 여성이 비슷하거나 좀더 노출 수위가 높은 사진를 올렸다. 이들이 이른바 ‘정봉주 구하기 비키니 인증샷’ 놀이를 한 건 자신의 몸을 부당한 정치 탄압에 반대하는 표현수단으로 내보이는 도발일 수도 있었다.



그 이후가 문제였다. 나꼼수 3인방이 이를 두고 ‘정봉주 의원은 현재 성욕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으니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시기 바란다’거나, ‘가슴 응원 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거나, 심지어 자위 뒤처리용 휴지로 쓰지는 않겠다거나 하는 발언을 한 것이 어줍잖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집어삼킬 불길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가슴 배구단>.

비키니 인증샷 놀이가 걸그룹들 엉덩이며 가슴 끈적끈적하게 내보이는 것보다 뭐 더 자극적인 것도 아니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도배된 온갖 성인 사이트 광고보다 더 음란한 것도 아니다. 딱 걸린 건 ‘나꼼수’는 ‘진보’여야하고, ‘진보’는 ‘엄숙’해야 한다는 오해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저씨들이 과연 진보인가? 언제는 엄숙했었나? 가령 이 아저씨들이 걸핏하면 입에 올리는 구호가 ‘쫄지마, 씨바’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쫄다’는 증발하여 적어진다는 뜻의 ‘졸다’에서 나온 비속어다.
그런데 ‘씨바’는 성행위를 한다는 것을 일컫는 ‘십 할’에서 나왔다. 그러니 이 아저씨들의 구호는 남성 성기가 겁먹고 위축돼 성불능이 될까봐 두려워하는 거세공포에 대한 음담이었다. 그 거세공포는 여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남성 사회의 상징 질서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의 중학생들이 여자 가슴 한 번 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땀 흘리고, 눈물 흘리다가 이뤄야할 무언가를 찾게 되는 것과는 애초에 다른 얘기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남성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비키니 인증시위 논란은 알 것 다 알고, 볼 것 다 본 어른들이 닥치고 유치찬란하게 놀다 벌어진 일이다. 뭐 대단한 목적이나 성장을 바란 것이 아니라, 지금 탄압 받으면 성불구 될까봐 겁나 죽겠으나 정력 센 놈처럼 보이고 싶다는 허세 놀이가 일으킨 파장이다. 사실 나꼼수 4인방은 ‘원래 그런 분’들이었고, 방송 내내 시덥잖은 성적 농담을 즐겨왔건만 새삼스레 문제가 되는 건 우습고 한심하다.
나꼼수 아저씨들이 비키니 인증샷을 통해 보게 되는 것이 의 변태 영감 무천도사처럼 여자 가슴보고서 코피나 팡팡 터뜨리는 자극이 아니라면 ‘휴지 운운’하는 발언 정도는 좀 삼갔어야하지 않을까? 의 남학생들이 가슴을 보고자 했을 때, 미카코가 보여주게 된 건 커다란 젖가슴의 시각적, 물질적 쾌락이 아니라 그 가슴 안에 담긴 진심이었다. ‘가슴이 터지도록’ 나오라는 게 설마 결혼도 다 해봤던 아저씨들의 코피겠는가? 그 아저씨들이 제대로 정치적 저항을 계속하라는 진심이겠지.

이안·영화평론가

2011년 12월 27일 화요일

"정봉주 판결은 국격 훼손한 판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6일자 기사 '"정봉주 판결은 국격 훼손한 판결"'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광철 변호사 '정 전 의원 판결은 세계적 조롱거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광철 변호사는 26일 미디어오늘과 만나 정봉주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격을 훼손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판결한 것애 대해 외국 언론보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외국 언론보도 조롱거리...국격 훼손됐다
25일자 이코노미스트 서울특파원 다니열 튜더가 중앙선데이에 기고한 칼럼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게 내려진 유죄 판결은 (MB정부의) 최악의 자책골"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한국법률 체제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그보다 더 좋은 비판소재는 없을 것"이라고 꼬집은 것이 대표적이다.
워싱턴 포스트도 23일자 서울발 신문에서 대통령의 욕설을 연상시키는 트위터 계정 차단, 북한 관련 웹사이트 대한 접속 차단 등과 함께 정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을 들어 "이전 정부와 비교할 때 현 정부는 국가보안법과 명예훼손 관련법률 등 현행법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 같은 해외 언론보도의 내용을 지적하고 "공직에 나간 사람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사람을 구속시키는 것이 마땅한가? 설령 백보 양보해서 그 같은 의혹이 허위라고 해도 실형을 살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맞는 일이냐"며 이번 판결은 외국의 조롱거리가 될 정도로 부당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이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관한 법을 든 것에 대해서도 "(정 전 의원이 의혹 제기)그게 만약 허위라고 해도 왜 행위자가 입증해야 하나,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법원이 3심에서 정 전 의원의 유죄를 확정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법부가 거시적 안목으로 판결을 내리고 국민적 설득력을 가져야 하는데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미시적 법절차와 증거법 등에 충실했는지 모르겠지만, 국민 수용 정도나 국제적 문명 사회에서 수용될 만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판단을 놓친 것이다. 사법부의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인터넷·SNS상 국가보안법 처벌 부당하다
이 변호사는 민변 소속으로 '국가보안법 전문 변호인'을 통한다. 현재 이 변호사는 왕재산 사건을 비롯해 인터넷 게시물로 인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다수 맡고 있다.
북한계정 '우리민족끼리' 계정을 리트윗하고, 멘션을 보냈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정근씨 사건과 인터넷 게시판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 주의 주장을 실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구속돼 항고심 재판을 받고 있는 조모씨 사건도 이 변호사가 맡고 있다.
정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과 같은 맥락으로 인터넷 게시물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도 헌법재판소가 규정한 표현의 자유에 비춰 부당하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특히 인터넷과 SNS 상의 게시물을 문제삼아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는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계정의 글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 리트윗 했다며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 혐의로 수사한 사건을 들어 "국가보안법의 위헌성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실정법 적용이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국가보안법 7조 1항에 따르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변호사는 인터넷과 SNS 상 문제가 된 게시물의 내용과 게시물 작성자의 주장이 명백하고 현저하게 정부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 글을 누가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정체의 핵심이 되는 영토의 보전이라던가, 국민의 생명, 국가제도, 의회제도, 권력분립제도, 시장경제 등을 무너뜨리거나 존립과 안전에 위협이 있고, 급박한 위험인지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하는데 현재 지금의 국가보안법 사건은 북한에 우호적이거나 정부에 비판적이면 이적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변호사의 말대로 실제 이명박 정부 들어 인터넷 게시물과 SNS를 포함한 통신상 국가보안법의 7조 1항과 5항(찬양 고무죄)을 들어 문제를 삼는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
경찰청이 지난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해 삭제한 친북 게시물은 1793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8만 449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뿐 아니다. 검찰이 기소한 국가보안법 사건은 두자리수였던 2000년 이후 지난해 151건으로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이 누리꾼들의 인터넷 게시물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급증한 것을 두고는 "민족 대결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인식이 없는 정부의 천박한 속성과 무관치 않다"고 비난했다.
방통심의위는 사전 검열기구
이런 상황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달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해 SNS을 전담하는 규제 기구를 만들면서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최근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추모하거나 사망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로 자체 모니터하고 행정청에 통보해 요청이 오면 심의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이 국가보안법 위반 게시물을 판단하는 것에 대해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방통심의위는 국가기관의 요청이 있을 시 심의에 착수해야 하는데 자체적으로 모니터하는 것부터 실정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법 절차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한 일차적인 판단은 경찰청, 국정원이 해야 하는데 선제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법 위반을 판단한 것으로 명백히 법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방통심의위의 역할이 사전 검열 기구로 드러났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판단이다.
이 변호사는 "현재 법적 성격으로 방심위가 민간기구인데도 초법적, 월권적으로 규제하겠다는 것 자체가 정부의 들러리를 섰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며 "민간기구를 내세워서 심의하고 행정처분으로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은 명백한 사전 검열이며 권력 분립에 대한 훼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헌적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정봉주 유죄, 세계적 유례없는 엉터리 판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3일자 기사 '정봉주 유죄, 세계적 유례없는 엉터리 판결'을 퍼왔습니다.
[기고] 박경신 고려대 교수 "진실 입증 못하면 유죄? 기독교인들 다 잡아갈 건가"

국가가 모든 걸 통제하고 개입할 필요는 없다. 상대성 이론은 국가개입 없이 발견되었고 아이폰은 국가지원 없이 잘 만들어졌다.
사법부가 모든 말의 진위 여부를 결정할 필요도 없다. 안기부 X파일 검사가 실제로 떡값을 받았는지 조선일보 사장이 장자연의 성상납을 받았는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등등 어떤 명제들은 과학적으로 현실적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아마도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명제인 ‘신은 존재한가?’도 그 진위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수천년을 잘 살아 왔다. 가장 신실한 기독교인들의 신실함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의 강도로 결정된다.
국가가 국민이 한 말이 허위라고 해서 잡아가두거나 국가가 독점하는 기타 강제력을 행사하려면 우선 그 말이 허위임이 입증되어야 한다.


▲ BBK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1년을 선고받은 뒤 지지자들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번 정봉주 전 의원의 유죄판결은 이 당연한 원리를 송두리째 무시한 판결이다. ‘BBK가 이명박 소유가 아니다’라는 입증이 없는 상황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게 ‘네 말이 진실이라고 입증하지 못했으니 유죄’라는 판결은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판결이다.
대륙법과 영미법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에서도 진실인지 입증하지 못한 명제의 책임을 그 말을 한 사람에게지우는 나라는 없다. 그런 논리라면 전세계의 기독교인들은 야훼의 존재를 입증하지 못한 죄로 모두 감옥에 가야 할 것이다.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입을 다물라’는 것인데 이런 규범하에서 문명이 어떻게 발전하고 사상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노회찬 안기부 X파일 사건에서는 다행히도 우리 대법원이 정확하게 말했다. 

“안강민, 홍석현, 이학수가 법정에 출두해서 ‘우린 떡값을 주지도 받지도 않았다’고 증언이라도 하지 않는 이를 입증하지 못한 책임을 노회찬에게 지울 수 없다”고. 노회찬 대법원의 판결의 원리를 완전히 뒤집은 이번 이상훈의 판결은 우리나라 사법부의 수준이 얼마나 저열한지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깊게 우리 속살을 도려내야 하는지 보여준 판결이다.
이상훈 대법관은 ‘BBK가 이명박 소유이다’라는 명제가 허위인지를 판시하지 않고 정봉주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틀림없이 죄목은 허위사실공표인데 허위인지를 판시하기 전에 정봉주가 자신의 한 말의 근거가 없다고 유죄를 때렸다.
이렇게 하게 된 이유는 착시현상 때문이다. 형법 제307조제1항이 진실인 경우에도 명예훼손의 성립을 인정하기 때문에 진실이든 허위이든 어차피 유죄이니 기소죄목에서는 ‘허위’가 위법성 요건임에도 불구하고 진위여부를 판정하기도 전에 말한 사람이 얼마나 근거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따진다. 피고가 한 말의 진위를 밝힐 생각은 안하고 ‘피고 너 그런 말할 자격있냐’를 묻게 되는 것이다.


▲ 22일 오전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판결이 나오자 그의 지지모임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 회원들이 대법원 앞에 모여 판결에 대해 성토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렇게 되어버리면 권력비리는 캘 수가 없다. 권력비리는 침묵과 어둠의 장막 속에서만 이루어진다. 이들은 이런 장막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막을 뚫고 간신히 올라오는 단서들은 당연히 ‘충분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단서들을 제시할 수 없다면 비리의 고발은 불가능하다.
장자연이 남긴 유언장과도 같은 문서, 안기부가 본의 아니게 남긴 X파일, 외국 과학자들과 언론이 광우병에 대해서 한 말, 네티즌들이 황우석의 테라토마 사진을 보고 제기한 의혹들이 바로 그러한 단서들인데 이 단서들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묻는다고 해서 감옥에 가야 한다면 누가 비리 고발을 하겠는가. 정봉주도 BBK의 소유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이 침묵의 장막으로 차단된 상황에서 어렵게 어렵게 얻어낸 단서들을 국민들과 공유한 것 뿐이다. 정봉주가 한 일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들 중에서 BBK와 이명박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정보들을 공개한 것 뿐이다.
지금 할 일은 두 가지이다. 첫째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진실임에도 명예훼손 책임을 지우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을 꼭 폐지해야 한다. 물론 이번 유죄조항은 선거법 조항이지만 명예훼손 논리를 대입하였음이 분명하다. 

둘째 사법개혁이다. 법관소환 제도만으로 불충분하다. 법관이든 검사이든 국민의 위임 범위 안에서 활동한다는 명제를 확실히 상기시켜줘야 한다. 국민은 누구에게도 국민의 말이 진실임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국민을 처벌할 권한을 준 적이 없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박 교수의 동의를 받아 게재합니다.)

2011년 12월 24일 토요일

조중동 "시민의 BBK 불복종이 우려된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23일자 기사 '조중동 "시민의 BBK 불복종이 우려된다"'를 퍼왔습니다.
정봉주 유죄, ‘BBK는 현재진행형’ VS ‘BBK는 끝났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1년형을 확정했다.
그러나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유죄 확정이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판이 높다. 또, 최근 BBK 사건을 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끌어올린 를 겨냥했다는 의혹도 크다. BBK 의혹은 끝나지 않았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 BBK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1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차량에서 눈물흘리는 지지자들과 인사한 뒤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유죄 판결에 대해 는 ‘국민법감정과 동떨어진 판결’, 은 ‘정봉주 전 의원의 유죄로 BBK 의혹이 묻힐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중동은 “판결에 승복하라”, “BBK는 이미 끝난 사안”이라고 훈계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한 유죄판결로 다시 불붙은 BBK 의혹, 신문은 또 다시 양분된 입장으로 나눠졌다.
국민 법 감정과 동떨어진 BBK “끝나지 않았다”
23일자 는 사설에서 ‘야당의 BBK진실규명단장으로서 정당 활동의 일환으로 발언’, ‘같은 건으로 기소된 다른 의원들과의 형평성 문제’, ‘지난 대선 때 벌어진 일로 대통령 임기말에 와서 실형선고’ 등을 지적했다.
는 “대통령 후보자가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처럼 발언해 법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 비춰 과하다”면서 “특히 주가조작에 동원된 계좌에 실제 이 후보가 관여했던 (EBK) 자본금이 거쳐 가는 등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정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윤옥 씨의 고급시계 매입설 유포 등을 이유로 기소됐던 의원은 일부 무죄와 함께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사면복권까지 이뤄졌다”며 “현재가 임기말이라는 점에서는 2심 판결 이후 무려 3년이나 끈 대법원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BBK는 진행형’이라는 는 “미국에서는 여전히 소송이 진행 중이며 특히 이 대통령 친형 상은 씨가 소송에서 졌는데도 140억 원을 건네받은 경위는 의문투성이다. 이면거래가 있지 않고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비판했다.
사설 제목을은 ‘BBK 의혹, 정봉주 유죄 확정으로 묻힐 일 아니다’이다. 
은 “따지고 보면 BBK 의혹 제기의 강도는 박근혜 의원이 정 전 의원보다 강하면 강했지 결코 약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007년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BBK 사건을 ‘5500명이 투자자에게 1000억 원 대의 피해를 입혔고, 피해자가 자살까지 했던 사건’이라고 규정, “BBK의 실제 주인이 우리 당의 모 후보라는 비밀계약서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은 “정 전 의원 기소 유죄 확정 논리대로라면 박 의원도 기소돼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은 ‘BBK는 묻힐 수 없다’면서 그 근거로 △SLS 그룹 비리로 구속된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이 돈을 받아 BBK 공작금으로 썼다는 의혹 △BBK에 190억 투자한 (주)다스에 대한 미국 검찰의 수사 △다스의 수상한 지분이동 △김경준 기획입국 위증의혹 등을 꼽으며 “새로이 밝혀야할 BBK 관련 의혹들이 한 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과 는 “BBK는 묻혀서는 안 될 현재진행형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BBK는 끝난 사안…시민의 불복종이 우려된다”
그러나 는 정봉주 전 의원 유죄와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점은 바로 법을 만드는 정치인과 대중적 인기를 업은 유명인들이 법 집행 절차를 전면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는 ‘사법부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 사설에서 “정 전 의원은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인터넷 방송 를 통해 이슈 메이커로 떠올랐다”며 “그래서 이 재판에 쏠리는 관심도 지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유명 인사의 재판 결과에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달려들어 불복 입장을 밝히며 법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일반 국민에게 법을 불신하는 경향을 전파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는 ‘정봉주 유죄 확정, 괴담 유포자 엄벌 마땅하다’ 사설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은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판단이 끝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더 이상의 의혹제기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는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인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대표는 스스로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하고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4년 넘게 복역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 전 의원은 1,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도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허위 주장을 반복했다.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의 유죄가 확정되자 추종자들은 SNS에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 붓고 있다”며 “자신들의 생각과 같지 않으면 대법원의 결정도 ‘쓰레기’라고 매도하고 법관을 위협하는 이들에게 과연 법치국가에 살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조선이 정봉주 ‘유죄’ 판결 법관 신상털기 맹비난?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22일자 기사 '조선이 정봉주 ‘유죄’ 판결 법관 신상털기 맹비난?'을 퍼왔습니다.
조선일보의 신상털기 역사를 공개합니다

대법원은 팟 캐스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을 확정했다. 정 전 의원은 대법원 유죄 선고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정치적 사형선고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 징역형 확정을 두고 이상훈 재판관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상진 기자의 활약상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 2011년 12월 21일자 조선일보 18면 기사. '나는 꼼수다'에서 이상훈 대법관 이름을 거론해 무죄판결을 주장했던 것에 대한 장상진 기자의 기사. 장 기자는 재판압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훈 대법관 신상털기 맹비난한 ‘조선일보’, ‘장상진 기자’
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둔 21일 기사를 게재했다. 22일에는 기사를 후속으로 내보냈다. 같은 날 라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장상진 기자와 박상기 기자가 공동으로 쓴 ‘나꼼수 “이상훈 대법관을 믿는다”’ 기사의 첫 문장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허위 사실 유포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측이 인터넷 방송과 행사에서 사실상 무죄 판결을 요구하면서 재판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이다.
해당 기사는 “주진우 기자는 ‘이 대법관은 훌륭한 분이라 (외압에)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고, 김용민 평론가 역시 ‘이상훈 대법관’이라고 이름을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는 방송에서 “대법관의 양심을 믿는다”, “재판부에서 현명한 판결을 내려줄 것을 믿는다”는 발언도 나왔다면서 ‘재판개입’이라고 몰아 세웠다.
는 “네티즌들을 트위터에 이상훈 대법관의 출신 지역과 나이, 가족 관계, 과거 판결 내용, 재산 관계 등 신상 정보를 올리며 압박에 동참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 대법관의 발언을 인용, “수많은 사람이 듣는 방송이 선고를 앞두고 있는 법관 실명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판은 22일에도 이어졌다.
“나꼼수가 대법관 이름을 들먹이며 ‘양심’ 운운하는 것은 정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지 않으면 주심 대법관을 ‘양심도 없고 외압에 흔들린 대법관’으로 몰고 가겠다는 노골적 협박…나꼼수처럼 법관을 협박해 법관이 재판의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재판 제도의 근본을 허무는 행위다”
해당 기사와 사설의 핵심 내용은 재판관의 실명을 거론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 첫 포문을 연 사람은 장상진 기자였다.
장상진 기자의 취재는 신상털기?


▲ 2011년 12월 16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장상진 기자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했다며 경기도 중학교 한 교사의 개인정보를 털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장상진 기자가 ‘실명거론’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최근 논란이 된 경기도 중학교의 한 역사 교사의 시험 문제다.

(A)은 교회 장로입니다.
(A)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A)은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A)은 정치적 타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A)은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A)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A)은 그러다가 권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A)은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장상진 기자는 'A에 해당하는 대통령을 쓰시오'라는 문제를 낸 교사에게 “선생님 맞습니까”라고 맹비난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장상진 기자는 해당 교사의 트위터(@junomind)를 중심으로 개인정보를 샅샅이 뒤졌고, 경기도 OO시 O중학교의 이 아무개 교사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비난을 가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리안들은 장상진 기자의 나이, 출신지, 출신 학교 등 신상털기에 나서자, 장 기자는 17일자 신문에 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장상진 기자는 자신이 2008년 8월 13일자에 쓴 ‘판사가 불법시위 피고인 두둔 발언’ 기사를 기억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불법 촛불시위 주동자에 대한 재판을 맡은 판사가 재판 과정에서 잇달아 피고인을 두둔하고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사견을 드러내 물의를 빚고 있다”며 박재영 판사의 발언 하나 하나를 공개했다.

▲ 2010년 1월 15일자 조선일보 8면 기사. 미디어법 저지 투쟁에 나섰던 강기갑 민노당 의원이 무죄판결을 받자 조선일보는 법관 신상털기에 나섰다

,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보도는 뭐지
이명박 정부 들어 판사들의 모임 ‘우리법연구회’가 보수매체를 통해 융단폭격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는 회원들의 명단을 공개해야한다고 기사를 통해 압박했고, 몇몇 판사들의 실명을 비롯해 그동안의 판결을 공개하며 맹비난했다. 마은혁, 박시환, 이정렬 판사가 피해를 입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 5단독 마은혁 판사가 지난 1월 미디어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혐의로 약속기소 된 민노당 보좌진과 당직자 12명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 담당 판사는 법원 내 특정 성향 사조직인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고 한다. 그는 작년 8월 코스콤 노조원들이 회사를 불법 점거한 것이 정당한 행위라면서 벌금형 선고를 유예했고, 지난 1월엔 공무원 촛불집회 참가를 독려한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2009년 11월 9일자 ‘편향적 돌출 판결이 사법 신뢰 안정 흔든다’ 중
“박시환 대법관과 ‘사법파동’은 데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박 대법관은 1971년 1차 사법파동을 제외하고, 우리 역사에서 벌어졌던 4차례 사법파동 중 3차례의 주역이었다”-2009년 5월 20일자 ‘‘사법파동 단골’ 박 대법관… 4차례 중 3차례 주역’ 중
“2004년 이정렬 판사도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3명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2010년 1월 16일 ‘평판사 60명 중 '우리법연구회' 멤버 11명’ 중
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은 판사들에 대한 신상털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카르텔로 뭉친 이념 판사들”, “‘튀는판결’의 본산은 우리법연구회”이라고 몰아붙인 바 있다.
최근에도 SNS에서 한미FTA 날치기 비준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는 몇몇 판사들을 타깃으로 신상털기에 열중하고 있다.

[사설]BBK 의혹, 정봉주 유죄 확정으로 묻힐 일 아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22일자 사설 '[사설]BBK 의혹, 정봉주 유죄 확정으로 묻힐 일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이른바 BBK 의혹 위에서 세워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5년 전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 정동영 후보 측은 물론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박근혜 의원 측도 이명박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이며 주가조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하면서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검찰과 특검은 이 대통령의 혐의가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면죄부를 발행했던 것이다.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BBK 소유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고 한다. 대법원 2부가 어제 정 전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 전 의원은 구속수감되며,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내년 총선 등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지금까지도 완전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으며, 온갖 의혹들이 현재진행형으로 굴러가고 있는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당들이 “야당 정치인을 탄압하려는 전형적인 정치재판”이라고 반발한 것도 공판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BBK와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철저히 무시하는 등 법원이 보여준 편향성 때문일 터이다. 

확정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정봉주=범죄자, 이명박=피해자’라는 등식이 공감을 얻기는 어려울 듯하다. 따지고 보면 BBK 의혹 제기의 강도에서 박근혜 의원은 정 전 의원보다 강하면 강했지 결코 약하지 않았다. 그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BBK 사건을 “5500명의 투자자에게 10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고, 피해자가 자살까지 했던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BBK의 실제 주인이 우리 당의 모 후보라는 비밀계약서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을 기소하고 유죄를 확정한 논리대로라면 박 의원도 기소돼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대법원 확정 판결과 무관하게 BBK 의혹은 묻혀질 수도 없고, 묻혀져서도 안된다. 얼마전 SLS그룹 비리로 구속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SLS 이국철 회장에게 돈을 받아 BBK 사건 공작금으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주)다스에 대한 미국 검찰의 수사, 다스의 수상한 지분이동, 김경준 기획입국 위증의혹 등 새로이 밝혀내야 할 BBK 관련 의혹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대법원 판결은 BBK 의혹의 종결이 아니라 진실 규명의 시작이 돼야 한다.

[사설] 국민 법감정과 동떨어진 정봉주 전 의원 판결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22일자 사설 '[사설] 국민 법감정과 동떨어진 정봉주 전 의원 판결'을 퍼왔습니다.
대법원이 어제 ‘비비케이(BBK) 사건’과 관련해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게 원심대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는 이유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등 4가지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이 법률심이란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판단을 뒤집는 게 쉽지는 않았으리라고 짐작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판을 전반적으로 돌이켜보면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다.
우선 대선 당시 야당의 비비케이 진실규명단장으로서 정당 활동의 일환으로 발언한 내용을 문제 삼아 실형까지 선고해야 했던가 하는 점이다. 물론 대통령 후보자가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처럼 발언해 표현상 법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은 국민의 법감정에 비추어 과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주가조작에 동원된 계좌에 실제 이 후보가 관여했던 이비케이(EBK) 자본금이 거쳐가는 등 당시로선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는 정황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대선 당시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기소됐던 다른 의원들과의 형평성에 비추어서도 문제가 있다. 당시 이 후보 부인 김윤옥씨의 고급시계 매입설 유포 등을 이유로 기소됐던 의원은 일부 무죄와 함께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이미 사면복권까지 이뤄진 터다. 지난 대선 때 벌어진 일 때문에 대통령 임기말에 와서 실형까지 살아야 하는가 하는 점에서 지나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심 판결 이후 무려 3년이나 끈 대법원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
이와 별개로 비비케이 사건은 여전히 진행형이란 점도 함께 지적해두고자 한다. 옥중의 김경준씨가 “비비케이는 100% 이명박 후보의 회사”라는 애초 주장은 번복했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소송이 진행중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씨가 1대 주주인 ㈜다스가 김경준씨와의 소송에서 졌는데도 김씨가 140억원을 다스에 건넨 경위는 의문투성이다. 양자 사이에 뭔가 이면거래가 있지 않고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비비케이 사건을 푸는 열쇠는 서울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머잖아 이 미스터리가 풀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