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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0일 화요일

이 검사들을 잊지마세요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20일자 기사 '이 검사들을 잊지마세요'를 퍼왔습니다.
“닥치고 기소!” 정치검사 전성시대 [인포그래픽] MB시대 ‘무리한 기소’ 주역 검사들 정리권력 좇는 일부 간부 검사들에 실무급 검사들 휘둘려

검찰이 ‘권력의 하수인’이라는 조롱의 대상이 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정권편향적인 검찰의 행태가 더욱 노골화하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의식은 단순한 조롱을 넘어 국가 공권력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품게 하고 있다. 정권이 손보고 싶은 이들에 대한 수사는 무리해서라도 달려드는 반면, 현 정권의 비리에 대해서는 하나마나한 수사로 면죄부를 주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 뒤에는 무리한 기소가 뒤따랐고, 재판 결과가 어찌됐든 수사 주체들은 영전하는 관행도 계속됐다.
이명박 정부는 검찰 개혁을 입밖에 꺼내기는커녕, 몇몇 검사들의 정치적 속성을 충분히 이용하면서 잇속을 챙겨왔다. 전 정권들이 최소한 ‘검찰 개혁’을 화두로 삼았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 검찰 간부는 “이 정부는 비비케이(BBK) 수사 검사를 대거 승진시킴으로써 ‘충성해라, 그럼 배려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덕분에 검찰은 정권의 장단에 맞춰 칼을 휘둘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억울한 피의자들에게 돌아갔다. 나아가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이 진행한 대표적인 표적 수사와 무리한 기소 사건을 그래픽으로 정리했다.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법원의 1심 무죄판결이 내려진 지난해 10월 20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에서 조능희, 이춘근, 송일준, 김보슬 피디, 김은희 작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피디수첩 
정권의 주문에 맞춰 무리하게 이뤄진 대표적인 수사가 미국산 쇠고기 안정성 문제를 다룬 문화방송(MBC) 에 대한 수사다. 2008년 5월 전국적으로 일어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는 새로 출범한 정권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정부는 “피디수첩이 배후”라는 일부 보수언론의 보도에 발맞춰 6월 피디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려 이례적인 저인망식 수사를 펼쳤다.
3년3개월이 걸린 법적 공방은 검찰의 패배로 끝났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정책 결정에 관여한 공직자 개인의 명예훼손이라는 형태로 언론인을 처벌할 때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 지휘라인에 있었던 검사들은 승승장구했다. 총감독격인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은 2009년 6월 검찰의 최고 수장인 검찰총장에 지명됐으나 ‘스폰서 의혹’으로 중도 낙마했다. 수사 실무를 지휘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검찰 인사와 예산을 전담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검사장의 꽃’이라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최 지검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피디수첩 제작진을 기소한 정병두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춘천지검장과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거쳐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영전했다.
반면 최초로 이 사건을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임수빈 형사2부장(주임검사)은 “명예훼손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가 상층부와 마찰을 빚다 사표를 던졌다. 미국산 쇠고기 편을 만들었던 조능희 피디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검찰권을 남용하며 언론플레이를 일삼던 ‘정치검사’들은 줄줄이 출세한 반면, 양심적 검사는 옷을 벗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연주 사장


정연주 <한국방송> 전 사장이 2008년 8월 12일 오후 배임 혐의로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검찰 수사관들에게 전격 체포돼 검찰로 향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방송> 화면 촬영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과 더불어 검찰 내에서도 비판이 있었던 대표적인 무리한 수사였다. 이사회가 그를 해임한 주된 이유이자 검찰이 정 전 사장을 수사했던 내용은 배임 혐의였다. 이 2005년 법인세가 과도하다며 국세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2448억원을 돌려 받을 수 있었는데도 정 전 사장이 서울고법의 조정 권고에 응해 556억원을 돌려받는 데 그쳤다는 혐의다. 그러나 1, 2심과 대법원 모두 이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
그러나 정 전 사장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받았다. 출국정지→전격 체포→불구속 기소로 이어지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그는 이미 죄인이 됐다. 무려 3년6개월에 걸친 법정 공방이 지난 뒤에야 그는 대법원으로부터 해임이 위법했다는 판결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 전 사장의 임기는 2009년 11월22일까지이기 때문에 복직은 이미 어려워졌다.
당시 수사를 총지휘했던 명동성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대형로펌인 법무법인 ‘세종’에서 변호사로 있다. 과 정 전 사장 사건을 실무 지휘했던 최교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고, 박은석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당시 담당 부장검사)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등을 거쳐 대구지검 2차장이 됐다.
#미네르바


인터넷에 정부 정책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게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미네르바’ 박대성씨(오른쪽에서 세 번째)는 지난 4월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한겨레 이정아 기자

‘미네르바’ 박대성(34)씨는 2008년 인터넷에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글로 누리꾼들과 일부 경제학자들과 누리꾼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2009년 1월 긴급체포와 함께 그의 삶에 들이닥친 검찰 수사로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지난해 말 다른 사건의 증인 자격으로 출두한 법정에서 그는 “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며 흐느껴 울었다. 또 전문대 출신이라는 신상 등이 공개되면서 2차적인 피해도 입었다.
그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검찰이 정부 비판적인 이들에 대한 본보기로 그를 손보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2009년 4월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별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박씨에게 적용된 전기통신법 제47조 1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무죄는 확정됐다.
고통을 호소하는 박씨와 달리 그의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은 대부분 영전했다. 천성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김수남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김주선 당시 부장검사 등이 모두 좋은 자리로 갔다.

#김상곤 교육감


시국선언 교사들의 징계의결을 보류한 혐의(직무유기)로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은 뒤 밝은 표정으로 떠나고 있다. 차 문에 법원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09년 6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명박 정부의 독선적 국정운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시국선언을 했다. 교과부는 전교조 간부들에 대해 해임 등 중징계를 내렸으나 김상곤(62) 경기도교육감은 이 가운데 경기도교육청 소속 교사 15명에 대한 징계를 유보했다. 교사의 ‘표현의 자유’ 범위에 대한 논란이 있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을 들어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검찰은 2010년 3월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교육감을 뽑는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이뤄진 기소는 다시 한번 ‘정치검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김 교육감이)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보겠다는 것은 검찰이 주장하는 재량권 일탈이 아니다”라며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검찰은 대법원 상고를 준비중이다.
수사를 총지휘 했던 박영렬 수원지검장은 현재 법무법인 ‘성의’에서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윤갑근 당시 수원지검 2차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영전했으며 변창훈 당시 수원지검 공안부장 역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으로 영전했다.


박정수씨의 ‘G20 그림’ . <한겨레> 자료사진

#쥐그림
대학강사 박정수(42)씨는 2010년 10월 G20 서울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그림 낙서를 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구속영장까지 청구해 검·경이 처벌권을 남용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이 그림이 정부를 풍자하는 ‘그래피티’였다는 박씨의 주장은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었지만 검찰은 G20 정상회의를 방해하는 공작이었다며 맞섰다. 대법원은 박씨에 대해 2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했다.
검찰의 의욕 넘치는 ‘쥐그림’ 수사는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부실 수사와 대비되면서 많은 비판을 불렀다. 쥐그림과 불법사찰 수사를 총지휘했던 노환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지검장에 연임했다가 대구고검장으로 이동했고 현재는 법무연수원장으로 옮겼다. 공상훈 당시 2차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안병익 공안2부장은 대검 감찰1과장으로 안착했다.

글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그래픽 조승현 shcho@hani.co.kr

2012년 3월 3일 토요일

[사설] ‘양심선언’ 검사는 옷 벗고, ‘청탁전화’ 판사는 숨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02일자 사설 '[사설] ‘양심선언’ 검사는 옷 벗고, ‘청탁전화’ 판사는 숨나'를 퍼왔습니다.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한테서 기소청탁을 받은 당사자로 알려진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가 어제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일단 사표를 반려했으나 돌아가는 상황이 참으로 기묘하다. 진실을 추구한 검사는 옷을 벗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판사는 보호벽 속에 숨어 있으니 본말이 뒤집혀도 한참 뒤집혔다. 더구나 박 검사가 청탁전화 사실을 진술한 내용이 녹취돼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으니 검찰과 법원 모두 더이상 침묵만 지키고 있어선 안 된다.
엊그제 나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시 남편이 기소에서 재판 때까지 미국 유학 중이었고, 네티즌 주장이 허위임이 분명해 굳이 검사에게 기소를 청탁할 필요가 없었다는 등 5가지 이유를 들어 청탁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남편이 박 검사에게 전화한 것은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청탁한 적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와 나 전 의원 쪽이 비공식적으로 설명하는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김 부장판사가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되던 2005년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국에 있었다. 또 “봉화 피워 소통하냐? 지금이 조선시대냐?”라는 트위터 사용자의 지적처럼 미국 유학 갔다고 전화를 못 하는 건 아니다. 박 검사가 공식 확인은 않고 있으나 검찰 주변에서도 통화는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판사가 부인 사건으로 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타인의 분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 법관윤리강령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서기호 전 판사의 말처럼 판사가 연수원 기수가 낮은 검사에게 전화를 했다면, 그런 행위 자체가 압력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같은 관할에 속한 판사와 검사 사이일 경우 단순한 윤리강령 위반 수준을 넘을 수도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미 박 검사가 ‘압력’에 가까운 것으로 진술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검찰과 법원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은 사안의 본질인 청탁이나 압력 여부보다 에 박 검사 얘기가 흘러나간 경위를 캐는 데 더 골몰하는 모양새다. 법원 역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법이고, 이미 그런 시점도 지났다. 특히 그렇게 판사의 품위를 강조하던 대법원의 침묵은 이해하기 힘들다.

[사설]사표 낼 사람은 박은정 검사가 아니라 김재호 판사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02일자 사설 '[사설]사표 낼 사람은 박은정 검사가 아니라 김재호 판사다'를 퍼왔습니다.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 남편인 김재호 판사에게서 ‘기소 청탁’을 받았다고 밝힌 박은정 검사가 어제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검찰청은 이를 반려키로 했다는데 당연한 일이다. 박 검사는 지난해 제정된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공직자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이 법 제7조는 ‘공직자는 그 직무를 하면서 공익침해행위를 알게 된 때에는 이를 조사기관, 수사기관 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검사가 판사의 청탁을 받고도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다면 그것이야말로 위법이다.

옳은 일을 한 사람은 사표를 쓰는데, 정작 사표 내야 할 이는 침묵하고 있다. 김재호 판사는 2006년 1월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나 전 의원 비판 글을 블로그에 올린 김모씨에 대한 고발사건 기록을 조속히 검토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법연수원 8년 선배인 판사가 본인의 아내와 관련된 사건 처리를 재촉한다면 청탁을 넘어 압력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김 판사의 행동은 ‘법관은 타인의 법적 분쟁에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법관윤리강령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법학자이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기소 청탁이 사실이라면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의혹보다 더 심각한 사태”라고 말했다. 김 판사는 법조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진실을 고백하고 법원을 떠나야 한다. 의혹을 받는 사람은 본인인데 비겁하게 아내 뒤에 숨어 자리를 보전할 속셈인가. 만약 아내의 정치적 재기가 물건너갈까 걱정돼 입을 닫고 있는 것이라면 더 우습다. 부부 사이에선 감동적 순애보일지 모르겠으나, 지켜보는 국민들에겐 민망한 풍경일 뿐이다.

대법원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판사들이 대통령 비판 패러디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을 때는 야단법석이더니 훨씬 더 심각한 이번 사건에는 왜 오불관언인가. 새누리당 공천과 총선이 끝날 때까지 진상 규명을 미룰 생각인가. 아니면 신영철 대법관 파동 때처럼 시간이 흐르면 결국 유야무야될 테니 버티고 보자는 것인가. 양승태 대법원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국민은 법관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지혜롭고 공정한 사람으로서 충분한 품위와 자질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런 국민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기대를 저버린다면 법원과 재판에 대한 신뢰가 싹틀 수 없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김재호 판사가 이러한 법관의 자격에 부합하는 인물인지 대답해야 한다.

2012년 3월 2일 금요일

'기소청탁' 양심선언 박은정 검사가 위험하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01일자 기사 ''기소청탁' 양심선언 박은정 검사가 위험하다'를 퍼왔습니다.
검찰, 박 검사 징계수순 밟을 듯..백혜련 "정의감 있고 똑 부러지게 수사하는 분"



ⓒSBS캡쳐/민중의소리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수석검사, 지난해 검찰을 떠나 민주당에 입당한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민주통합당 안산 예비후보)

어떤 언론도 인천지검 부천지청 박은정 검사와 접촉할 수 없었다. 박은정 검사는 29일 정상적으로 출근했으나 모든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부천지청은 박 검사를 취재하려는 기자들의 출입도 막았다. 박은정 검사는 지난 2005년 서울 서부지검 근무 당시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 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지난 기소를 청탁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28일 '나는 꼼수다'가 공개한 내용이었다. 

이는 앞서 지난해 10월 '나는 꼼수다'의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폭로한 내용의 연장선상이었다. 지난 2004년 네티즌 김모 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나경원 전 의원이 그해 6월 신라호텔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려 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와 인터넷 게시물을 올리자 나경원 전 의원의 보좌관이 김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감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검찰이 기소하지 않자 나 전 의원의 남편이 검사에게 김 씨의 기소를 청탁했다는 것이었다. 

서부지방법원 판사였던 김재호 판사가 기소청탁을 한 인물이 바로 박은정 당시 서부지검 검사였다는 게 이번에 공개된 '나는 꼼수다'의 주장이다. 

부천지청은 물론 대검찰청도 박 검사의 양심선언 내용을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 관계자는 1일자 경향신문에 "박은정 검사가 최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출석해 ‘서울서부지검에 근무하던 2005년 김재호 판사 측으로부터 기소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확인했다. 

양심선언을 한 박은정 검사는 현재 검찰 내에서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29일 박 검사에 대한 조사 보도가 나가자 이를 극구 부인했다. 경찰은 나경원 전 의원 측이 기소청탁 의혹을 폭로한 주진우 시사인 기자를 고발한 사건을 수사중이다. 

검찰 쪽에서는 박은정 검사에 대해 직무상 취득한 사실을 발설한 혐의로 감찰에 착수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검사와 사법연수원(29기) 동기이자 초임 검사 시절 수원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인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는 "정의감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어준 총수는 "우리가 살려고 (박은정 검사가 양심고백해) 그 검사를 죽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은 그 검사에게 증언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주진우 기자에 대해 경찰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온 바 있다. 이를 감지한 박은정 검사가 직접 나서 '사실'을 알렸다는 것이다. 


ⓒ뉴시스 나경원 전 의원과 남편 김재호 판사

지난해 검찰을 나와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뒤 4.11총선에서 안산갑 후보로 공천된 백혜련 전 검사는 '나는 꼼수다' 방송이 공개된 직후 '박은정 검사'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면서 화제가 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용기있는 고백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희 (민주당 MB정권 비리 진상규명) 특위 차원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박은정 검사를 지키겠습니다. 은정아 힘내"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백혜련 전 검사는 29일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응원 메세지를 남기게 된 배경에 대해 박은정 검사를 지켜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백혜련 전 검사는 연수원.수원지검 근무 이후에도 박은정 검사와 친분을 유지해 왔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 마지막으로 전화통화를 했다는 백혜련 전 검사는 기소청탁 양심선언이 알려진 이후 박은정 검사와 통화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백혜련 전 검사는 "박은정 검사는 정의감이 있고 수사도 똑부러지게 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박 검사가 기소청탁 사실을 털어놓은 뒤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친구에 대한 걱정섞인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 백 전 검사는 1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다른 분을 통해서 전해들었다며 "사건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원치 않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임관 이후 지난 12년간 아동.여성.청소년 범죄 분야에서 박 검사의 수사는 검찰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보건복지부, 국가청소년위원회 파견 검사로 활동한 것도 이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박은정 검사가 이번 양심선언으로 다른 검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김어준 총수의 말처럼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 찍혀 사실상 검사생활 끝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이에 대해 백혜련 전 검사는 "그것은 꼭 그런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목소리였다. "당장 어떤 조직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며 "검사 생활을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재호 판사의 경우처럼 판사가 검사에게 기소를 청탁 내지는 부탁하는 일이 가능하느냐는 물음에는 "흔치는 않지만 있기는 있다"며 "압력성이라기 보다는 지인을 통해서 '잘 검토해 달라' 정도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정 검사의 양심선언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서는 '박은정 검사를 지키자'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공지영 작가는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은정 검사에게 배신의 '배'자라도 쓴다면 검찰조직을 자타가 조폭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이들이니 국민의 이익에 철저하게 복무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진짜 배신자가 누군지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대검 감찰본부는 금명간 소속 검사를 보내 박은정 검사에게 '나는 꼼수다' 측에 수사정보를 유출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검사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사법처리될 가능성은 낮지만 검사윤리강령에 따라 징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의감이 있고 수사도 똑부러지게" 했던 박은정 검사가 위험하다.

2012년 3월 1일 목요일

백혜련 “박은정은 정의로운 검사, 양심발언 했을 것”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3-01일자 기사 ' 백혜련 “박은정은 정의로운 검사, 양심발언 했을 것”'을 퍼왔습니다.
“가족 얽힌 사건에 판사들이 청탁해 검사들 압력 느껴”…나경원·김재호는 ‘침묵’

‘정치 검찰’의 행태를 비판하고 최근 검찰을 떠난 백혜련 변호사는 동기인 박은정 검사에 대해 “박 검사의 평소 성향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검사”라며 “사건이 만약 그렇게 진행이 됐다면 자기가 충분히 그런 양심적인 발언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혜련 변호사는 1일 CBS 에 출연해 김재호 판사가 부인인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 관련 사건에 ‘기소 청탁’을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박 검사의 발언을 사실로 추정하는 입장을 밝혔다.백혜련 변호사는 “개인적으로는 얘기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것이 무슨 나꼼수 측과의 어떤 논의 하에 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있다)”며 박 검사가 누군가에게 김 판사의 ‘기소 청탁’ 사실을 얘기한 것이 쪽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했다.
백 변호사는 그동안 판사들이 자신의 가족이나 친인척이 얽혀 있는 사건에 청탁하는 일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청탁의 개념으로 일단 ‘기소 청탁’과 ‘청탁’을 조금 구별하고 싶다”면서 “일반적으로 판사들 같은 경우, 가족이나 친인척이 얽혀 있는 사건일 경우에 가끔 청탁이 들어오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 백혜련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글을 남기고 검찰을 떠났다. 민주통합당은 지난달 28일 안산단원갑에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를 후보로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노컷뉴스

백 변호사는 “보통 담당검사한테 판사가 직접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자기가 아는 검사의 연수원 동기를 통하거나 공판검사를 통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직접적으로 기소를 해 달라’ 이런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청탁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라고 덧붙였다.
백 변호사는 ‘판사가 검사에게 직접 기소를 부탁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검사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얼마나 부담인지’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좀 차이가 있다”면서도 “판사가 자기보다도 연수원 기수가 위에 있고, 직급이 부장판사급, 법원장급이든 높은 분을 통해서 (기소 청탁이)들어왔을 경우는 개인적으로 많은 신경이 쓰이고 압력으로 좀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가 박은정 검사보다는 연수 기수가 (위에 있어) 한마디로 윗분이기 때문에, 나경원 전 의원의 신분도 있는 부분”이 있다며 “(박 검사가)어느 정도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은 된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기소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박 검사가 외부와 일체 접촉을 끊은 것에 대해 “(박 검사가)굉장히 지금 당황하고 있고 좀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이것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원치 않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박 검사의 입장을 직접 들은 지인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백 변호사는 “사건이 이렇게 큰 파장을 가져오리라고는 박 검사 측에서는 생각 못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조만간에 (심경에 대해)개인적으로 정리할 부분은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 이치열 기자 truth710@

한편, 이번 의혹은 지난 29일 방송된 를 통해 확산됐다. 나꼼수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부천지검 박은정 검사(당시 서울서부시법 재직)가 최근 이 사건과 관련, 주진우 기자의 허위 사실 유포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 검찰청 공안부에 김 판사에게 기소 청탁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어준 총수는 또 “박 검사가 검찰이 주 기자의 구속 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같은 사실을 검찰에 공개한 것”이라면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검찰과 법원 조직에 반기를 든 이분의 검사 생활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재호 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 직전,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나꼼수에서 “나경원 후보의 남편 김재호 판사가 나 후보를 비방한 네티즌을 기소해달라며 관할 지검 관계자에 청탁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확산됐다.
주 기자는 “관할 법원 판사가 수사 중인 검사에게 직접 전화 걸어 기소를 운운한 것으로 이는 판사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면서 “이 사건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대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이 확정됐는데 1심과 2심은 김재호의 동료인 서부지법 판사들이 맡았다”고 주장했다.
1일 현재까지 나경원 전 의원과 김재호 판사는 언론 어느 곳에도 사실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나꼼수가 폭로한 진짜 부당거래 "박은정 검사를 지켜라!"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29일 기사 '나꼼수가 폭로한 진짜 부당거래 "박은정 검사를 지켜라!"'를 퍼왔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진 검찰, '판사 사적 복수 위해 검찰에 청탁'



“박은정 검사를 지켜주자!” “다시, 사법 개혁이다!”
‘나는 꼼수다-봉주 7회’의 폭로가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29일 새벽 올라온 ‘나꼼수-봉주 7회’에서 김어준 총수는 “검찰에 나꼼수 몰살 프로젝트가 있다”며 “1단계가 정봉주 감옥 보내기, 2단계가 주진우 저격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한 시민을 기소청탁했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여론이 엄청나게 자신의 아내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판사인 남편이 자신의 관할에 사는 한 네티즌을 기소해달라고 검찰에게 청탁했었다. 엄청난 사건으로 부부가 공모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수는 “소송 관계인인 검사에게 업무상 필요한 경우가 아닌데도 본인의 배우자 관련 사건을 청탁한 것은 법관 징계법 제2조 제1호 직무상 의무 위반”이라며 “최근 서기호 판사가 옷을 벗고 이정렬 판사가 징계를 받았는데 김재호 판사의 상황은 차원이 다른 사법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총수는 최근 공안 2부가 주진우 기자를 구속하려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주 기자의 구속)시점을 저울질하는 단계까지 왔었고 우리끼리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긴장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총수는 “상황을 막는 방법은 딱 하나, 당시 청탁을 받은 검사가 스스로 밝혀야 했는데 그러면 공직 생활이 끝남을 알기에 우리가 살려고 다른 사람을 죽일 수는 없어 검사에게 증언하지 말라고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주 주진우 체포 구속영영장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그 검사가 수사팀에 자신이 청탁을 받았다고 말을 해버렸다”며 검사의 실명을 부천지검 박은정 검사라고 공개했다. “검사는 우리가 미안해할까, 알려주지도 않았다”며 ‘나꼼수-봉주 7회’를 “박은정 검사에게 헌정한다. 박은정 땡큐”라고 방송을 마무리했다.
나꼼수 방송 이후 29일 내내 박은정 검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있으며 ‘나경원 남편’, ‘김재호 판사’, ‘기소청탁’ 등 사건을 구성하는 관련 검색어도 상위에 올랐다. 트위터에서는 “나경원, 김재호 판사 즉각 사법처리 하라!”, “박은정 검사를 지켜주자”는 멘션이 폭발적으로 RT되고 있다. 나꼼수의 폭로는 다른 이슈와 쟁점에 치여 추진력을 잃어가던 ‘사법 개혁’ 이슈를 다시 총선 쟁점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나꼼수의 폭로로 검찰은 진퇴양난의 국면에 빠진 모습이다. 나꼼수의 폭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김재호 판사를 비롯해 검찰 내부를 수사해야하는 상황인데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해서 전혀 대응하지 않을 경우 나꼼수의 폭로가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의 대응 방식 여부와는 상관 없이 법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판사가 사적 복수를 위해 기소청탁을 하고 검찰은 이를 폭로한 기자에 대한 구속을 시도했다는 나꼼수의 폭로만으로도 현 사법 체계 자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그야말로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2011년 12월 11일 일요일

검찰은 '권력의 시녀'? 이정도면 '창녀'지!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9일자 기사 '검찰은 '권력의 시녀'? 이정도면 '창녀'지!'를 퍼왔습니다.
[공공의 적, 검찰] 최재천의

논설 성격의 글도 많이 들어 있지만 체계적 구성이 아니므로 책의 성격은 수필집이다. 그러나 "견제 받지 않는 사법 관료 / 사유화된 검찰 권력"이란 부제대로 '대한민국 사법 제도'란 주제에 대한 저자 최재천의 관심은 분명하다. 이 책에 담긴 생각을 갖고 보다 체계적인 서술을 시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법계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한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한다. 오죽 답답하면 "검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관련 기사)는 글까지 썼을까.

문제가 많다는 것은 알아도 그 문제의 성격을 분명히 말하기는 힘들다. 제도의 문제일까, 운용의 문제일까? 제도의 문제라면 단편적, 부분적 문제일까, 아니면 근본적, 전체적 문제일까? 운용의 문제라면 사법부 외부의 문제일까, 내부의 문제일까?

국회의원을 한 차례 (엄청 열심히) 한 뒤 법조인으로 돌아와 있는 저자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 넓고 깊은 의견을 보여줄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그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그는 제도 방면에서 근본적 전체적 문제를, 그리고 운용 방면에서 내부의 문제를 부각시켜 준다.

책을 절반쯤 읽었을 때 <wikipedia>를 들춰볼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봐온 대한민국 검찰이란 것이 생각할수록 진짜 이상한 검찰로 보이는데, 원래 검찰이 어떤 건지 좀 살펴봐야 생각의 기준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prosecutor" 조를 찾아봤는데, 관련 항목으로 뜻밖에 "Supreme Prosecutors' Office of the Republic of Korea"가 있다. 그 앞부분을 옮겨놓는다.</wikipedia>

대한민국 대검찰청은 남한 정부의 검찰 기관으로서 법무부 밑에 운용된다. 국가를 대표하는 검찰 기관으로서 대검찰청은 대법원과 함께, 그리고 그 밑에서 일한다.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에 상응하는 기구로 흔히 인식된다.

[기구] 대검찰청, 고등검찰청, 지방검찰청으로 구성된다.

[논란] 2010년 하반기 이래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예산 관련 문제들로 어려운 행보를 이어 오다가 심각한 부패 논란을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검찰에 대한 비판이 일어났다.

G20 정상 회의 포스터 사건 :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 회의를 앞두고 대학강사 박정수가 홍보 포스터에 쥐를 그려 넣어 훼손한 사건이 있었다. 검찰이 집권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이 사건에 지나친 압력을 가했음에도 법원 명령으로 그가 석방된 사실이 관심을 모았다. 쥐는 이명박 대통령의 널리 알려진 별명이기 때문이다.

시민 단체인 참여연대는 이 사건을 유엔 인권위원회 제16차 회의에 제출할 계획을 세웠다. 박정수는 후에 (법정에서) 쥐의 모습으로 대통령을 그린 것이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업이라고 자신을 변호했다. 그는 벌금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네티즌 중에서는 그의 쥐 그림을 담은 티셔츠를 판 돈으로 그 벌금을 내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창동은 박정수의 기소를 철회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박정수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을 겪고 보니 비록 법률에는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지만, 현실로는 그 두 가지를 모두 정권이 통제하고 있음을 느낀다." (…)

그 뒤를 이어 노무현, 박원순, 한명숙에 대한 정치 사찰 등 남부끄러운 내용이 실려 있다. 2011년 11월 25일 15:43분에 최종 수정되었다는 이 기사의 평가 란에 들어가 신뢰성에 만점을 주고, 객관성, 완결성, 작품성의 세 항목에는 중간 점수를 줬다. 잘 쓴 글은 아니지만 내용에 착오는 별로 없으니까. 누군가 더 좋은 글로 바꿔 올려주면 좋겠지만,지금으로서는 전 세계 독자들에게 우리 검찰의 이런 꼴을 보여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 <위험한 권력>(최재천 지음, 유리창 펴냄). ⓒ유리창
대한민국 사법계의 양대 축 중 법원에 비해 검찰의 문제가 엄청나게 심각하다는 것은 굳이 <wikipedia>나 최재천의 책을 보지 않아도 갑남을녀가 다 아는 사실이다. 검사 동일체의 원칙, 기소 독점주의, 기소 편의주의, 모두 엇갈리는 득실을 가진 원칙들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원칙이 다 그런 것처럼.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원칙들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아무 노력 없이 '검찰 권력' 강화에만 이용되어 왔다. 1930년대 독일과 일본의 파시스트 체제가 이랬을까.</wikipedia>

최재천의 책이 고마운 것은 이런 드러난 문제의 바닥에 깔려있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보여주는 데 있다. 인사이더 관점에서의 자기비판 시각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점에서는 체계적인 논설보다 수필집의 성격이 저자의 생각을 알뜰하게 표출하는 데 적합한 것 같기도 하다.

판검사만이 아니라 변호사까지 포함한 '법조인'의 자격에 대한 반성이 무엇보다 절실하게 느껴진다.

영미법계에서는 법이 상식이기 때문에 법이 법전 속에 잠들지 않는다. 모든 시민이 법을 이해할 수 있고, 훌륭한 법률가가 될 수 있다. 형사 사건의 배심원이 되어 유무죄를 판단하는 일은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고, 조금만 훈련하면 전공에 상관없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미국에서 법률가는 흔한 직업이고, 모든 사람이 로스쿨에 갈 수 있다.

하지만 일본, 한국 등 대륙법계에서 법은 특수하고도 비밀스러운 영역이다. 아무나 법률가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성적으로 선발된 학생들 중에서 또다시 선발을 거쳐 비로소 쟁취할 수 있는 직업이 대한민국 법률가요, 검사다. (62~63쪽)

국가와 사회에 책임을 가지는 '공직' 취임에는 그에 상응한 기준, 절차와 방법이 있다. 대표성이 강한 공직은 선거를 거치고, 기능성이 강한 공직에는 청문회 등 절차가 따른다. 법관과 검사의 임명에도 나름대로 기준, 절차와 방법이 있지만, 비슷한 무게의 책임을 가진 입법부와 행정부의 직책에 비하면 기준은 너무나 단순하고 절차와 방법은 너무나 간소하다. 고시와 연수원의 성적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시험과 연수의 성적은 국민의 복리를 대변하는 대표성보다 체제 유지에 효율적으로 공헌하는 기능성을 말해주는 지표다. 고시와 연수원을 거친 한국 법조인이 가진 엘리트의식은 이 기능성에 대한 자부심일 뿐이다.

물론 기능성도 사법 제도 운영에서 중요한 요소다. 법조인이 정치적 고려 없이 기능성만으로 사법 제도 운영에 전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가 한국에 늘어나고 있다. 정치권에서 정치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검찰과 법원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추세를 말하는 것이다(99~102쪽).

이 추세에 대응해서 국가 체제의 안정에 공헌하는 것이 사법계(법원-검찰)에 필요한 역할이다. 검찰이 이 역할에 거꾸로 가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근년 들어서는 법원마저 그 뒤를 따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헌법재판관들이 '관습 헌법'이란 것을 저희들끼리 제정해 내는 것이나 신영철이 엉뚱한 짓을 하는 것을 보며 그 자들의 개인적 도덕성을 많은 사람들이 의심했다. 합당한 의심이다. 그런데 그런 '행태'가 확산되고 있는 데는 개인적 도덕성을 넘어서는 제도의 문제와 운용의 문제들이 있다. 최재천의 책은 그런 문제들에 관해 많은 설명을 해준다.

저자가 제기한 문제들 중 마음에 크게 남는 하나가 사법부(내지 사법계)의 '독립성'에 관한 것이다. 그는 사법부의 독립이 '공정성'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카를로 과르니에리의 말을 인용한다(30쪽). 헌법재판소가 미디어 법 의결 절차의 하자를 인정하면서도무효를 판결하지 않은 일이 생각난다. 입법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종합편성채널 4사까지 만들어졌다. 독립성이 아니라 '독점성'의 추구일 뿐이라는 저자의 표현이 너무나 정확하다.

책을 덮어놓고 '권력'과 '권위'의 차이를 생각해본다. 법원과 판사의 권위는 법정 모독죄 등의 장치를 통해 삼엄한 보호를 받는다. 검찰과 검사의 권위는 그와 같은 제도적 보호는 아니라도 관습에 의해 그에 버금가는 보호를 받는다. 사법 제도의 사명이 사회의 안정성을 지키는 데 있기 때문에 그 권위를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독립성을 빙자해서 독점성을 추구한다면 독점의 대상이 무엇인가? 권력과 이익이다. 권력과 이익의 독점적 추구는 사회의 안정성을 해치는 짓이다. 그렇다면 그 권위는 "보호할 가치가 없는" 권위가 되는 것이다.

검찰 권력의 도덕성은 시녀 정도를 넘어 창녀 수준으로 치달리고 있다. 자정 능력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그 타락을 억제하고자 국가와 사회의 여러 방면에서 개입할 것은 불가피한 일이거니와, 제일 먼저 주목되는 것이 법원의 역할이다. 법원은 그 동안 한편으로 검찰의 뒤를 따라 타락하는 추세도 보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검찰의 타락을 견제하는 자세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대한민국 사법권 침해 여부를 검증하자는 움직임이 법원에서 일어난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김기협 역사학자

2011년 11월 30일 수요일

[사설]“창피해서 얼굴도 못 들겠다”는 검사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9일자 사설 '[사설]“창피해서 얼굴도 못 들겠다”는 검사들'을 퍼왔습니다.
부산에서 발생한 ‘벤츠 여검사’ 사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의 검사가 벤츠 승용차와 540만원짜리 샤넬 명품 백을 받은 데 이어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인사를 청탁한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그제는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그룹을 살리기 위해 검사장급 11명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비망록이 공개되고, 검찰이 중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며 또 다른 여검사가 사표를 제출해 검찰의 명예가 그야말로 땅에 떨어졌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 “창피해서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 

검찰이 맞고 있는 현 상황은 ‘총체적 위기’라는 상투어로도 표현이 부족하다. 이런 검찰에 어떻게 거악척결과 정의구현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국민들의 장탄식이 곳곳에서 들린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런 국민의 분노와 우려를 아직도 절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검찰은 이미 7월에 진정이 접수돼 있었음에도 4달 가까이 사실상 감찰 조사를 벌이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사건이 터진 뒤에도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은 채 사표를 받았다. 비위 공직자 처리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사건을 묻으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한상대 검찰총장이 내부 비리 척결을 외친 것이 시늉에 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안이한 태도는 이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부산지검의 태도에서도 묻어난다. 부산지검은 여검사가 벤츠를 제공한 변호사를 통해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제대로 규명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뒤늦게 어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지만 지금과 같은 태도라면 제 식구 감싸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며 여검사가 사표를 내는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검찰은 묵묵부답, 오불관언의 태도다. 검사의 도덕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검찰의 엄정한 중립은 검사들의 높은 도덕성 위에서만 가능하다. 
이제 검찰은 스스로가 다른 조직보다 우월하다는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검찰은 수사권 다툼을 벌일 때마다 경찰의 도덕성을 거론하며 뇌물과 사건 조작이 횡행할 위험이 있다고 하지만 국민의 눈에 비친 모습은 난형난제다. 검찰의 중립성과 도덕성 유지는 감찰을 통한 내부 감시나 검사들의 자정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이번 사건은 입증하고 있다. 결국 해결책은 검찰에 대한 외부 견제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개인의 선의에 맡길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진정 “얼굴을 들고 다니기 부끄럽다”면 검찰은 이런 견제 장치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