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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30일 금요일

무차별 사찰 의혹 후폭풍…野-트위플 “MB 하야해야”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30일자 기사 '무차별 사찰 의혹 후폭풍…野-트위플 “MB 하야해야”'를 퍼왔습니다.
“대한민국을 창살없는 감옥 만들어”…靑 “우리와 무관”

KBS 새노조가 29일 공개한 ‘리셋 KBS 뉴스 9’가 민간인과 공직자를 가리지 않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무차별 사찰의혹을 폭로하자 이에 따른 파장과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리셋 KBS 뉴스 9’는 지원관실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작성한 사찰보고서 2619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문건 중 ‘KBS, YTN, MBC 임원진 교체 방향 보고’에는 청와대를 뜻하는 ‘BH’ 하명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군사독재시절에도 이토록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은 없었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김현 선대위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이렇게 청와대가 직접 사찰을 진두지휘하거나 이토록 광범위한 민간인에 대한 사찰은 없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했다고 해놓고 청와대, 검찰, 총리실을 모두 동원해 대한민국을 창살 없는 감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끔찍한 사실의 일부가 밝혀졌지만 청와대는 관계없다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해왔다. 이제 불법 민간인 사찰의 몸통은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임이 명명백백히 드러났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걸고 분명하게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 국민도 더 이상 참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3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파문이 총선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변인은 “민간인 불법사찰(의혹)이 만일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 전에는 심판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 최대한 설득력을 갖추지 못한 채로 이 정권에 (국민들이) 실망할 대로 실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반영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에게 민주주의, 인권, 도덕성 이런 것들을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 때문에 참여정부나 국민의정부 시절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대통령 물러나라고 아우성이었을 것”이라며 “현 정권 하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져도 원래 그렇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어제 밝혀진 것은 대한민국 전체에 대한 사찰인데 이런 규모가 밝혀지는 것은 제 기억으로는 90년에 임석양 씨가 보안사 민간인 사찰과 관련, 양심선언을 통해 대규모 불법사찰이 드러난 이후 22년만에 처음”이라며 “민주주의 수준이 22년전으로 돌아갔다는 충격적 사건이 드러났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영선 MB 새누리 국민심판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에서 “범국민적으로 대통령 하야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대한민국 국민 2천600여명에 대한 불법사찰 진행 상황과 기록을 담은 문건이 공개됐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우위영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지금이 박정희 유신 정권치하가 아닌가 일순 착각할 정도로 가공할 일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은 이제 단순 가담자 몇몇에 대한 경미한 처벌이나 스스로 이 사건의 ‘몸통’이라 자처한 일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선에서 해결되거나 납득될 문제가 아니다”고 맹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 최악의 사태로, 정권을 내놔야 할 어마어마한 사건이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다”고 사실상 하야를 요구했다. 

파워 트위터리안 ‘mettayoon’도 “공직자는 물론 정치인과 언론인 민간인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사찰을 벌였다는 의혹은 정국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것”이라며 “총선 정국은 물론 향후 대선 정국과 MB의 국정운영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것이 2012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주소”

이 외에도 트위터 상에서는 ‘리셋 KBS 뉴스 9’의 보도 내용과 관련, 현 정권을 향한 날선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다. “2012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이렇다”(suk***), “뿌리깊은 저열함에 대한 확인”(antip****), “40년 전 미국에선 워터게이트로 대통령도 물러나게 한 일이 여기선 그저 일상이구나”(su***) 등의 반응이 그것이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mindgood)은 “이영호 전 비서관이 사찰은 없었다고 큰소리쳤던 것이 얼마나 코미디인지 드러났네요. 첩보영화 또는 소설에서 볼수 있는 이야기가 현실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충격”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홍성태 참여연대 부위원장(상지대 교수/@ecoriver)는 “이명박 새누리 정권에서 기가 막힌 일들이 늘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와 총리실이 정치인, 공무원, 일반 시민 등 대상을 불문하고 무차별 대규모 사찰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명박 새누리 정권은 후진 사찰 정권”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찬종 변호사(전 의원/@parkchanjong)는 “민간인사찰사건은 MB의 턱밑까지 관련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가 쑥대밭이 되고 있는데, MB는 침묵하고 있다.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지키는 최고책임자다.(헌법66조) 지금 대통령의 침묵은 국민에대한 직무유기다”라고 논평했다. 

KBS 기자협회(@KBSgija)는 “ 목소리 크다고 깃털이 몸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추적하겠습니다. 밝혀내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청와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는 30일 “청와대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관계자들은 한숨만 내쉬었다. ‘다음에 얘기하자’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29일 저녁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관련 광범위한 자료가 언론에 공개된 이후, 청와대 사람들은 할 말을 잊은 듯했다”고 청와대 분위기를 설명했다. 

는 “청와대는 일단 이번 민간인 사찰이 청와대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에서 벌어진 일로, 청와대와는 직접 연관된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불법사찰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 “총리실에서 진행된 것으로 청와대와 무관하다”, “검찰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 등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들을 전했다. 

또한, 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민간인 사찰 문건에 ‘BH 하명사건’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도 알 수 없는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찰 자료가 공개되기 전과 달리, 청와대와 연결됐을 가능성을 부인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30일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민간인 사찰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범죄행위”라며 “검찰은 단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하며,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http://www.youtube.com/watch?v=qbtjsVUQfB8&feature=player_embedded
http://www.youtube.com/watch?v=sh9tcWI-v8M&feature=player_embedded
http://www.youtube.com/watch?v=xUWNGY5_awc&feature=player_embedded
http://www.youtube.com/watch?v=IML_y6uUZmM&feature=player_embedded
http://www.youtube.com/watch?v=6kV67YqnEwk&feature=player_embedded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1kYv15UfhqE

2012년 3월 29일 목요일

청와대.검찰, 진실 고백한 장진수 '겁주기' 나섰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28일자 기사 '청와대.검찰, 진실 고백한 장진수 '겁주기' 나섰나'를 퍼왔습니다.
장석명 靑공직기강비서관 "반드시 법적 대응", 檢 장진수 자택 압수수색

ⓒ뉴시스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자들에 대한 입막음 시도에 대한 증언이 나온 가운데 청와대 해당자들은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자들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입막음 시도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장진수 전 주무관의 증언이 나온 가운데, 해당자들은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장진수 전 주무관은 27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이슈털어주는남자'에 출연해 정일황 전 기획총괄과장(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사건과 관련 구속된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의 후임자)이 지난 2011년 초 자신을 만나 "VIP(대통령)한테 보고가 됐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장 전 주무관은 자신에 대한 입막음용 금품 전달과 취업알선이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류충렬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라인을 통해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인사들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정일황 전 과장은 28일자 동아.국민일보에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이 없다"며 "장 전 주무관이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그럴 위치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 전 주무관의 취업알선에 대해 "그 정도는 해줘도 될 것 같아서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이재준 행정관에게 '억울한 친구가 있으니 산하 기관에 자리가 있으면 주선해 달라'고 했다"면서도 장 전 주무관이 먼저 취업 알선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장 비서관은 또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 행정관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10억원을 주겠다고 한 의혹에 대해서도 "오히려 류 전 관리관으로부터 장 전 주무관이 먼저 10억원을 요구해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지만, 장 전 주무관은 선배 1명과 함께 류 전 관리관을 만나 `고향에 내려가 조용히 살겠다. 1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최 전 행정관에게 전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비서관은 "(장진수 전 주무관이)녹취의 일부만 토막 토막 내서 공개하지 말고 전체를 다 공개하면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청와대에 있어 내가 감수해야 하지만 검찰 수사가 끝나면 장씨에 반드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시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 내걸린 태극기와 검찰 깃발

한편 민간인 사찰 사건 재수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이날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장 전 주무관은 진경락 전 과장이 검찰이 확보하지 못했던 공직윤리지원관실 사찰 내용이 담긴 노트북을 가져갔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또 이미 지난주 두 차례 출석한 바 있는 장진수 전 주무관의 집도 압수수색했다. 민간인 사찰 관련 증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장 전 주무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고 장 전 주무관 '겁주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2년 3월 27일 화요일

"법무법인 '바른'의 정체, 충격적"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27일자 기사 '"법무법인 '바른'의 정체, 충격적"'를  퍼왔습니다.
[SNS 여론]청와대 출신 법무사, '불법사찰' 개입…"'안바른'으로 바꿔야 할 듯"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증거인멸과정을 주도했다는 폭로 행진이 멈추지 않아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리실 주무관(사진)은 26일 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비용도 청와대가 대납했다"라고 밝혔다. 또 변론 비용 일부는 현 정부 초대 청와대 법무 비서관을 지낸 강훈 변호사가 부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현 법무법인 '바른'의 대표로, '바른'은 현 정부와 관련된 사건을 대거 맡으며 급성장했다. 불법사찰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진경락 전 공직윤리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1심부터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주무관은 "2심 재판을 준비할 때 잠깐을 빼고, 검찰조사와 재판의 모든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을 낸 적 없다"라면서 "변호사 비용은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을 통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초역에서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 보좌관으로부터 받은 4,000만 원을 '바른' 사무실에서 최 전 행정관에게 줬으며, 1,500만 원을 그 자리에서 변호사 성공보수로 냈다"라면서 "최 전 행정관이 갖고 간 2,500만 원은 다른 사람 비용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를 두고 트위터 여론은 "한국사회를 모두 통제하겠다는 것인가?", "법무법인 바른의 정체, 충격적이다", "도가니조폭공화국", "짬짜미 공화국", "법무법인 '안바른'으로 개명해야 할 듯", "영화보다 더 영화 갔네", "임태희, 강훈, 진짜 MB 턱밑까지 갔구나?"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일각에선 "야당은 '불법사찰'로 신 나게 총선에 활용 중인데, 왜 새누리는 가만히 있나? 이 정도면 진짜 찔려서?"라는 반응과 "MB정권, 말년에 끝도 없이 터져 나오는 비리에 할 말을 잃었다. 한 번의 선거 실패가 청와대뿐만 아니라 국가를 좌우한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사설] 디도스 특검, 배후 규명이 ‘신의 영역’이 아님을 보여주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26일자 사설 '[사설] 디도스 특검, 배후 규명이 ‘신의 영역’이 아님을 보여주길'을 퍼왔습니다.
중앙선관위 누리집(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박태석 특별검사팀이 어제부터 수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2007년의 삼성 특검이나 비비케이 특검처럼 실패한 특검이 계속되다 보니 이번 특검에도 큰 기대를 거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국민 세금으로 서울 강남 한복판에 별도 사무실까지 얻어 수사에 나선 이상 최소한의 진상규명은 해내야 하고 박 특검 자신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특검법에 규정된 수사 대상은 ‘중앙선관위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테러 관련 한나라당 국회의원, 비서 등 정치인이나 단체 등 제3자 개입 의혹’과 관련 자금 출처 및 사용에 대한 의혹, 청와대 관련자나 관련 기관의 의도적 은폐·조작 및 개입 의혹 등이다.
이 가운데 핵심은 역시 청와대 관련 여부다.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효재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의 의심스런 행적이 드러났는데도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수사를 끝내버렸기 때문이다. 김 전 수석은 최구식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 공현민씨가 경찰에 검거된 사실이 공개되기 전날 최 의원에게 이를 미리 알려준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검찰은 경위조사도 하지 않았다. 통화내역 조회 결과 공씨 체포 이후 수사가 진행되면서 김 전 수석과 최 의원의 통화 횟수가 부쩍 늘어나는 등 수사 정보 유출 의혹도 없지 않았다. 최 의원의 경우도 선거 전에 “비장의 카드가 있다”거나 “나 혼자 당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등 여러 소문이 무성했으나 검찰과 경찰은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이들이 “선거에서 공적을 세워 행정부에 진출하거나 정식 보좌관으로 신분 상승을 모색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검찰의 설명이다. 이 역시 수사팀의 추정일 뿐이지만 설사 그들이 그런 말을 했다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신들의 공적임을 내세우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최 의원이나 당 간부들에게 사전 또는 사후에라도 알렸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도스 공격의 대가가 1000만원에 불과했다는 설명도 그렇고 선관위 내부에 연루자는 없는지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검찰은 올 1월 쥐꼬리 같은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배후를 밝히는 건 신의 영역”이라는 변명으로 비아냥을 산 바 있다. 특검은 이 사건이 민주사회에선 있을 수 없는 조직적인 선거방해 행위라는 점을 명심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숨은 배후를 반드시 밝혀내기 바란다.

2012년 3월 25일 일요일

금배지를 단 여의도 스파이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24일자 기사 '금배지를 단 여의도 스파이들'을 퍼왔습니다.

지난해 4월20일 열린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주영 위원장(가운데)이 당시 한나라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왼쪽)과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을 불러 회의 진행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한겨레> 박종식

사법개혁 저지 위해 검찰출신 의원들 암약민주화 이후 대통령도 손대지 못해
‘세계화추진위원회’(문민정부), ‘사법개혁추진위원회’(국민의 정부), ‘사법개혁위원회·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참여정부),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18대 국회).
비슷비슷한 간판이 많았다는 것은 사법 개혁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민주화 이후 들어선 정권마다 사법부·검찰·변호사 직역에 개혁의 칼을 댔지만, 그때마다 법조계와 법조 출신 국회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야 했다. 대표적인 것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특별수사청 도입 논의다.
상상을 초월한 로스쿨 반대
김영삼 대통령 집권기인 1995년 1월 세계화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법률 서비스 및 법학 교육의 세계화’를 추진 과제의 하나로 정했다. 사법시험 합격자 수 확대, 로스쿨 도입, 법관 임용 방법 개선 등이 주로 논의됐다. 사시 합격자 수 증원 정도만 성과를 이루고 대부분 무산됐다. 특히 로스쿨의 경우 법조계의 저항이 상상을 초월했다. “대통령 특명 사항이었지만 청와대 안에서도 법조 출신인 민정수석이 반대했고 나중에 대법원장은 직을 걸고 반대했다… 법조계는 비법조인이 개혁을 좌우한다며 정면으로 반발했고, 법조계 출신이 다수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결사적으로 반대했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선수 회장이 쓴 )
로스쿨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당시 법조계 반발은 사법 서비스에 대한 고민보다는 직역 이기주의 안에 머물렀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법학)는 “로스쿨처럼 법조인 직역의 이익·이해와 결부된 법안이 국회 상임위나 본회의에서 법조인 출신 의원들에 의해 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직역 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로스쿨은 10년이나 지난 참여정부의 ‘사법개혁위원회·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 이르러서야 도입이 확정됐다.
문민정부 이후로 사법 개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위원회를 꾸리지 않은 것은 이명박 정부가 유일하다. 대신 ‘튀는 판결, 문제 판사’들을 제도적으로 솎아내겠다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검찰을 뜯어고치겠다는 민주당(현 민주통합당)이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여당의 사법부 개혁안에 대해서는 ‘삼권분립’ 침해 논란도 일었지만, 검찰 개혁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여야 합동으로 꾸려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1년4개월 동안 논의해온 핵심 과제들을 맹탕으로 돌려놨다. 대부분 법조인 출신으로 구성된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여론을 등에 업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권 폐지, 특별수사청 설치 등을 합의해놓고도 결국 백지화시켰다.
그들의 이기주의는 여론보다 세다
청와대가 힘을 실어주지 않은 것도 이유지만 당시 한나라당 검찰 출신 의원들의 ‘활약’이 컸다. 17대 국회에서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반대했던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은 중수부 폐지, 특별수사청 설치를 가장 완강하게 반대했다. ‘검찰권 이원화’라며 특별수사청에 반대한 이한성 의원은 창원지검장으로 있던 2008년 1월, 18대 총선에 출마하려고 사표를 내 입길에 올랐던 이다. 현직 지검장이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경우는 그가 처음이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2012년 3월 21일 수요일

이영호 '호통', MB의 선전포고?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21일자 기사 '이영호 '호통', MB의 선전포고?'를 퍼왔습니다.
불법사찰.증거인멸.회유 전면부인, MB보호용 '꼬리자르기'


ⓒ뉴시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아니라고!"

'청와대가 기자회견을 시켰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바로 몸통"이라고 주장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소리치며 한 말이었다. 20일 이 전 비서관의 기자회견은 철저한 꼬리 자르기용 회견이었다.

이 전 비서관의 기자회견은 공교롭게도 청와대 민정수석실.고용노사비서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입막음용 금품 전달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검찰에 출석한 날 이루어졌다.

이 전 비서관은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서는 "현정부를 음해하기 위한 음모이고 정치공작"으로, 증거인멸은 "국정혼란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제 책임하에 자료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장진수 전 주무관 등에게 전달한 2천만원에 대해서는 "선의로 준 것인지 입막음용으로 준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장 전 주무관이 털어놓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에 대해서도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 되는 황당무계한 주장"이라고 부인했다.

2010년 7월 검찰 수사 직후 해외로 출국했다 행방이 묘연했던 이 전 비서관이 1년 9개월만에 기자회견을 자청해 나선 까닭은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입막음용 회유 의혹이 더 이상 '윗선'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 전 비서관 측의 꼬리자르기는 성공할까?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포항 출신인 이 전 비서관은 "내가 영포라인이면 손에 장을 지진다"며 이명박 정부 영포라인의 핵심인물로 박영준 전 차관이 '몸통'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간여 안했다"고 말했다. 누가 공직윤리지원관실을 만들었느냐는 질문엔 김영철 총리실 사무차장의 이름을 댔다. 김영철 차장은 지난 2008년 8월 수뢰 의혹을 받자 자택에서 자살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더라도 이 전 비서관의 수족이던 최종석 전 행정관, 진경락 전 공직윤리관실 기획총괄과장, 김충곤 전 점검1팀장, 원충연 전 조사관 등도 비슷한 방식으로 꼬리자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주미 한국대사관에 근무중인 최종석 전 행정관은 KBS에 검찰이 소환할 경우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전 주무관이 류충렬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통해 5천만원을 받았다는 돈의 '출처'로 지목한 민정수석실 역시 현재 청와대에서 근무중인 장석명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은 이미 언론에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민간인 사찰 의혹이 불거진 2010년 당시 민정수석실에 근무하던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은 올해 1월까지 민정수석실에 근무하다 서울고검 검사로 검찰에 복귀했다. 당시 민정수석은 권재진 현 법무장관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MB 정권이 치명타를 입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 전 비서관이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이날 검찰조사를 받은 장진수 전 주무관의 변호인인 민주당 'MB정권비리 특위'의 이재화 변호사는 "이 전 비서관의 윗선도 앞으로 밝혀질 것"이라며 "'내가 몸통'이라는 이 전 비서관 말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영호 전비서관의 기자회견은 국민에게 사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과 일전을 벌이겠다는 청와대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는 더이상 진실을 왜곡하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모든 의혹을 명명백백히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여권관계자도 조선일보에 "이영호 정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뒤에는 박영준 전 국무차장이 있고, 그 위에는 이 대통령이 있다"며 "이영호가 공개적으로 나서고 청와대가 나서는 것은 이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10년 8월 16일 청와대에서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통합당 'MB정권 비리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회의에서 민간인 불법사찰을 규탄하면서 청와대의 관련자 '입막음용 뒷돈' 흐름도를 공개했다.

정웅재 기자

2012년 3월 20일 화요일

이 검사들을 잊지마세요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20일자 기사 '이 검사들을 잊지마세요'를 퍼왔습니다.
“닥치고 기소!” 정치검사 전성시대 [인포그래픽] MB시대 ‘무리한 기소’ 주역 검사들 정리권력 좇는 일부 간부 검사들에 실무급 검사들 휘둘려

검찰이 ‘권력의 하수인’이라는 조롱의 대상이 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정권편향적인 검찰의 행태가 더욱 노골화하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의식은 단순한 조롱을 넘어 국가 공권력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품게 하고 있다. 정권이 손보고 싶은 이들에 대한 수사는 무리해서라도 달려드는 반면, 현 정권의 비리에 대해서는 하나마나한 수사로 면죄부를 주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 뒤에는 무리한 기소가 뒤따랐고, 재판 결과가 어찌됐든 수사 주체들은 영전하는 관행도 계속됐다.
이명박 정부는 검찰 개혁을 입밖에 꺼내기는커녕, 몇몇 검사들의 정치적 속성을 충분히 이용하면서 잇속을 챙겨왔다. 전 정권들이 최소한 ‘검찰 개혁’을 화두로 삼았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 검찰 간부는 “이 정부는 비비케이(BBK) 수사 검사를 대거 승진시킴으로써 ‘충성해라, 그럼 배려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덕분에 검찰은 정권의 장단에 맞춰 칼을 휘둘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억울한 피의자들에게 돌아갔다. 나아가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이 진행한 대표적인 표적 수사와 무리한 기소 사건을 그래픽으로 정리했다.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법원의 1심 무죄판결이 내려진 지난해 10월 20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에서 조능희, 이춘근, 송일준, 김보슬 피디, 김은희 작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피디수첩 
정권의 주문에 맞춰 무리하게 이뤄진 대표적인 수사가 미국산 쇠고기 안정성 문제를 다룬 문화방송(MBC) 에 대한 수사다. 2008년 5월 전국적으로 일어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는 새로 출범한 정권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정부는 “피디수첩이 배후”라는 일부 보수언론의 보도에 발맞춰 6월 피디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려 이례적인 저인망식 수사를 펼쳤다.
3년3개월이 걸린 법적 공방은 검찰의 패배로 끝났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정책 결정에 관여한 공직자 개인의 명예훼손이라는 형태로 언론인을 처벌할 때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 지휘라인에 있었던 검사들은 승승장구했다. 총감독격인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은 2009년 6월 검찰의 최고 수장인 검찰총장에 지명됐으나 ‘스폰서 의혹’으로 중도 낙마했다. 수사 실무를 지휘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검찰 인사와 예산을 전담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검사장의 꽃’이라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최 지검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피디수첩 제작진을 기소한 정병두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춘천지검장과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거쳐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영전했다.
반면 최초로 이 사건을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임수빈 형사2부장(주임검사)은 “명예훼손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가 상층부와 마찰을 빚다 사표를 던졌다. 미국산 쇠고기 편을 만들었던 조능희 피디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검찰권을 남용하며 언론플레이를 일삼던 ‘정치검사’들은 줄줄이 출세한 반면, 양심적 검사는 옷을 벗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연주 사장


정연주 <한국방송> 전 사장이 2008년 8월 12일 오후 배임 혐의로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검찰 수사관들에게 전격 체포돼 검찰로 향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방송> 화면 촬영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과 더불어 검찰 내에서도 비판이 있었던 대표적인 무리한 수사였다. 이사회가 그를 해임한 주된 이유이자 검찰이 정 전 사장을 수사했던 내용은 배임 혐의였다. 이 2005년 법인세가 과도하다며 국세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2448억원을 돌려 받을 수 있었는데도 정 전 사장이 서울고법의 조정 권고에 응해 556억원을 돌려받는 데 그쳤다는 혐의다. 그러나 1, 2심과 대법원 모두 이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
그러나 정 전 사장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받았다. 출국정지→전격 체포→불구속 기소로 이어지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그는 이미 죄인이 됐다. 무려 3년6개월에 걸친 법정 공방이 지난 뒤에야 그는 대법원으로부터 해임이 위법했다는 판결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 전 사장의 임기는 2009년 11월22일까지이기 때문에 복직은 이미 어려워졌다.
당시 수사를 총지휘했던 명동성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대형로펌인 법무법인 ‘세종’에서 변호사로 있다. 과 정 전 사장 사건을 실무 지휘했던 최교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고, 박은석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당시 담당 부장검사)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등을 거쳐 대구지검 2차장이 됐다.
#미네르바


인터넷에 정부 정책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게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미네르바’ 박대성씨(오른쪽에서 세 번째)는 지난 4월21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한겨레 이정아 기자

‘미네르바’ 박대성(34)씨는 2008년 인터넷에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글로 누리꾼들과 일부 경제학자들과 누리꾼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2009년 1월 긴급체포와 함께 그의 삶에 들이닥친 검찰 수사로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지난해 말 다른 사건의 증인 자격으로 출두한 법정에서 그는 “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며 흐느껴 울었다. 또 전문대 출신이라는 신상 등이 공개되면서 2차적인 피해도 입었다.
그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검찰이 정부 비판적인 이들에 대한 본보기로 그를 손보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2009년 4월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별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박씨에게 적용된 전기통신법 제47조 1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무죄는 확정됐다.
고통을 호소하는 박씨와 달리 그의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은 대부분 영전했다. 천성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김수남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김주선 당시 부장검사 등이 모두 좋은 자리로 갔다.

#김상곤 교육감


시국선언 교사들의 징계의결을 보류한 혐의(직무유기)로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은 뒤 밝은 표정으로 떠나고 있다. 차 문에 법원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09년 6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명박 정부의 독선적 국정운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시국선언을 했다. 교과부는 전교조 간부들에 대해 해임 등 중징계를 내렸으나 김상곤(62) 경기도교육감은 이 가운데 경기도교육청 소속 교사 15명에 대한 징계를 유보했다. 교사의 ‘표현의 자유’ 범위에 대한 논란이 있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을 들어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검찰은 2010년 3월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교육감을 뽑는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이뤄진 기소는 다시 한번 ‘정치검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김 교육감이)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보겠다는 것은 검찰이 주장하는 재량권 일탈이 아니다”라며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검찰은 대법원 상고를 준비중이다.
수사를 총지휘 했던 박영렬 수원지검장은 현재 법무법인 ‘성의’에서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윤갑근 당시 수원지검 2차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영전했으며 변창훈 당시 수원지검 공안부장 역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으로 영전했다.


박정수씨의 ‘G20 그림’ . <한겨레> 자료사진

#쥐그림
대학강사 박정수(42)씨는 2010년 10월 G20 서울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그림 낙서를 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구속영장까지 청구해 검·경이 처벌권을 남용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이 그림이 정부를 풍자하는 ‘그래피티’였다는 박씨의 주장은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었지만 검찰은 G20 정상회의를 방해하는 공작이었다며 맞섰다. 대법원은 박씨에 대해 2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했다.
검찰의 의욕 넘치는 ‘쥐그림’ 수사는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부실 수사와 대비되면서 많은 비판을 불렀다. 쥐그림과 불법사찰 수사를 총지휘했던 노환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지검장에 연임했다가 대구고검장으로 이동했고 현재는 법무연수원장으로 옮겼다. 공상훈 당시 2차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안병익 공안2부장은 대검 감찰1과장으로 안착했다.

글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그래픽 조승현 shcho@hani.co.kr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MB정부서 "철부지들의 국정농단"은 몇 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19일자 기사 'MB정부서 "철부지들의 국정농단"은 몇 건?'를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민간인 사찰 사건도 특검까지 가려나

"철부지 불한당 같은 자들이 소지역주의를 활용해 신임을 얻은 후 공권력을 사적으로 무단사용해 국정농단을 자행한 사건."

20대와 30대 초반의 여당 국회의원 비서들이 자신의 고향 친구를 동원해 저질렀다고 검찰이 결론 내린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이 내린 규정이다. 정두언 의원은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규정하며 이제까지 알려진 일들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했다.

불법사찰 사건과 선관위 공격 사건의 공통점

두 사건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았다. 무엇보다 두 사건은 검찰 조사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의혹투성이다. 뭐라 이름 붙이기도 애매하다. 사실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이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 사찰의 피해자에는 "국정농단"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정두언 의원도 포함된다. 정 의원 만이 아니라 남경필, 정태근 등 현 정부 탄생에 역할을 했던 일부 여당 의원들과 그 가족들이 사찰 대상으로 보여지는 증거가 나오기도 했다. 또 '총리실' 불법사찰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윗선'이 어디인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 대해 '무혐의' 처리를 했지만, 최근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적어도 이 전 비서관이 법망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총리실의 사찰이 아니라 청와대의 사찰이 된다.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했고, 당시 '영포회'(영포목우회) 실세로 지목됐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연루 가능성도 재수사에서 따져볼 문제다. 또 최근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최종석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을 시켜 이 사건으로 구속된 이인규 지원관과 진경락 과장 가족에게 금일봉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전 지원관과 진 전 과장은 그해 7월 말과 8월 말 각각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대통령실장이 돈까지 챙겨줬다면, 이건 정말이지 정권 차원의 일이다. 임 전 실장 측은 "고용노동부 출신으로 총리실에 파견됐던 두 사람이 구속까지 돼 가족들이 힘들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명절에 위로금 차원에서 전달한 돈"이라고 해명했다.

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도 '디도스 테러냐, 아니냐'를 놓고 진실 공방이 계속 되고 있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로 '윗선'이 어디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자신의 비서관이 주범이 최구식 의원조차 모르는 일로 결론 내려졌다. 그저 최 의원의 9급 비서관과 8급 국회의장 비서관이 엄청난 '애당심'에 1억 원의 사비를 들여 저지른 일이라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그래서 이 칼럼에서는 편의상 각각 확인된 사실만을 앞세워 '선관위 공격 사건'과 '불법사찰 사건'으로 부르고자 한다.)

둘째, 두 사건 모두 고향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저질렀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경상남도진주 출신들이, 불법사찰 사건은 경상북도 영일과 포항 출신들이 주로 등장한다. 정 의원이 '소지역주의'라고 비판한 대목이다.특히 불법사찰 사건은 동향 출신들을 총리실, 청와대 등으로 영전시켜 사건을 도모했다. 권력의 사적 유용이라는 점에선 더 악질적이다.

셋째, 둘다 과거회귀형 사건이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여권이 선거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기 위해 조작하려 했다는 점에서 이승만 정권에서 일어났던 '3.15 부정선거'를, 불법사찰 건은 정권을 보위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사찰하고 그 증거를 은폐, 익멸하려 했다는 점에서 과거 군사독재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넷째, 정권을 보위한다는 목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훼손'까지 감행해 결국 정권의 안정을 위헙하는 차원까지 치달았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여권 관계자가 국가기관인 선관위를 해킹해 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하려 했다. 불법사찰 사건은 국가기관이 민주주의의기본인 개인의 자유권을 침해했다. 뿐만 아니라 사찰에 대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한 사실은 법치를 강조하는 정권이 그 스스로 사법권을 무시한 행위다. 두 사건 모두 선관위와 검찰을 기망했다는 점에서 "국정농단"이라 비난해도 크게 과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런 공통점들이 있다보니 두 사건 모두 검찰 수사가 미진했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그래서 여야 합의로 특검이 도입됐고, 불법사찰 사건은 지난 16일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했다. 재수사는 검찰 차원에서는 치욕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로 1심 유죄를 선거 받은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녹취록'이 연일 언론과 민주통합당을 통해 공개되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장 전 주무관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최종석 전 행정관이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등 회유를 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영호 전 비서관 측으로부터 현금 2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일, 총리실에 있을 당시 이영호 전 비서관 등 청와대 포항 출신 간부 3명에게 매달 28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일 등을 증언했다. 법조계에선 이 전 비서관이 줬다는 현금 2000만 원의 출처만 추적해도 충격적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행시 29회 출신으로 노동부 감사관(3급)으로 있다가 2008년 8월 공직윤리지원관(2급)으로 총리실에 입성한 이인규 지원관은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등 정권 실세 라인으로 분류된다.ⓒ문화방송 PD수첩

벌써부터 불거지는 재수사 회의론

문제는 검찰 재수사가 본격화되기도 전부터 회의론이 나온다는 점이다. 검찰이 과연 진실을 밝혀낼 의지가 있냐는 지적이다. 검찰은 박윤해 형사3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하고 형사1부와 형사 3부, 특수 3부에서 차출해 4명의 검사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특수부가 아닌 형사부에 이 사건을 배당한 것을 놓고 민주당 MB정권비리특위의 유재만 변호사는 "형사부장은 고소사건, 일반 형사사건들을 처리하기 때문에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또 특별수사팀을 지휘하는 박윤해 부장검사가 경북 상주 출신이라는 점도 뒷말이 나온다. 이 사건이 경북 영일, 포항 출신 인사들 중심으로 저질러졌고, 2010년 당시 이 수사를 지휘한 노환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경북 상주 출신이었다. 또 현재 서울중앙지검장인 최교일 검사장도 경북 영주 출신이며, 이 사건의 배후 인물 중 하나로 이름이 나오고 있는 권재진 법부장관은 대구 출신이다. 어렵사리 결정한 재수사 역시 핵심 지휘, 보고라인이 모두 TK 출신이다. 일을 저지른 이들과 이를 밝혀내는 이들이 모두 같은 고향 사람인 기막힌 '일치'가 또 일어난 셈이다.

때문에 벌써부터 "특검 불가피론"이 나온다. '대포폰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8일 "지금 검찰 재수사는 도둑한테 도둑을 잡으라는 격"이라면서 권재진 법무장관, 노환균 법무연수원장 등 당시 수사라인에 있었던 핵심 인사들을 먼저 해임한 뒤 재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두 사건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선관위 사건과 불법사찰 사건이 공통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철부지들"의 나이와 신분이 현격히 차이가 난다. 한쪽은 20-30대 초반의 말단 비서들이었고, 다른 쪽은 나이와 지위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아직 모른다. 대통령 바로 밑의 인사까지도 실명이 나왔다. 

그래서일까?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두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선관위 공격 사건은 단호한 태도를 밝히며 특검까지 합의해줬지만,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선 원론적인 입장 이외에 별다른 언급이 없다.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최근 공천을 통해 'MB와 거리두기'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자신감 때문일까? 그러나 장 전 주무관의 폭로 내용의 수위와 야당이 특위까지 꾸려가며 연일 폭로전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볼 때, 이 사건이 여권의 기대만큼 조용히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홍기혜 편집부국장

피해자에 사과조차 않는 ‘괴물’정부 이젠 청산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8일자 기사 '피해자에 사과조차 않는 ‘괴물’정부 이젠 청산해야'를 퍼왔습니다.

민간인 사찰 의혹 확산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
부실수사 지휘했던 검찰이 되레 수사 받아야 할 상황”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

김종익(사진·전 케이비(KB) 한마음 대표)씨가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실은 그냥 묻혀버렸을지도 모른다. 이 사건을 검찰이 재수사한다는 결정이 알려진 뒤인 18일 김씨는 와의 통화에서 “우울하게 지내면 사찰을 기획한 세력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 같아 예전처럼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먼저 자신을 불법사찰한 정권과,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국무총리실 같은 국정 최고기관이 민간인을 협박하고 생계수단을 빼앗는 불법행위를 한 것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사회적 파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검찰이 재수사를 하기로 한 만큼 이번에는 “불법사찰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철저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1차 수사 결과에 크게 낙담하고 실망한 탓인지, 김씨는 검찰의 재수사를 신뢰하지 않는 듯했다. 그는 “앞서 부실수사를 지휘했던 사람들이 검찰 수뇌부에 자리잡고 있는데 재수사가 제대로 될 것인지, 국민들이 그 결과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며 “장진수 전 주무관이 폭로한 수준에서 수사가 봉합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장씨의 말을 들어보면 수사 과정에서 검찰도 증거인멸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이 수사를 할 것이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재수사와 별개로, 불법사찰의 피해자인 자신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이인규씨에게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위로금을 주고 원충연씨는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직해 업무를 보고 있다”며 “부도덕한 이들에게 관대하고, 나 같은 피해자에게는 사과조차 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는 몰상식한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입은 불법사찰의 피해에 대해 국가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김씨는, 소송에서 이길 경우 사찰을 진행한 당사자들에게 국가가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구상권 행사 여부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국가가 민간인을 사찰하는 끔찍한 일이 반복될 것인지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피해자로서 나의 분노와 복수심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한 청산 작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를 두고 김씨는 “정부가 공정한 조정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 왔다”며 “이 정부가 1987년 이전 체제를 지향한 나머지 역사가 퇴행을 거듭해 왔는데, 앞으로 이런 ‘괴물 정권’이 한국 사회에 또다시 출현하지 않도록 사회 구성원들이 다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2012년 3월 18일 일요일

“청와대 지시라는 사실은 말하지 말라”


이글은 한겨레21 2012-03-17일자 기사 '“청와대 지시라는 사실은 말하지 말라”'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 ‘MB정권비리 및 불법비자금진상조사특위’의 이재화 변호사(왼쪽)와 박영선 의원이 3월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간인 사찰 관련 증거인멸을 청와대가 지시했다는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증언 녹취록을 설명하고 있다. <한겨레> 이정우

[줌인]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수사·재판 등 모든 상황 컨트롤하며 증거인멸과 도피를 지시했다” 증언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하 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증거인멸을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지시했다는 증언(901호 표지이야기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 개입 해명할 차례다’ 참조)에 이어, 이번엔 최 전 행정관이 증거인멸에 연루된 지원관실 직원에게 검찰 수사를 피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와대 지시란 팩트는 말하지 말라”
“최 행정관이 ‘검찰 수사가 시작됐으니, 며칠 동안 어디 휴가 좀 가서 피해 있으라’고 했다. 당시 진경락 (전 지원관실 총괄지원)과장은 이미 검찰 조사를 받기 시작했을 때였다. 나를 포함해 지원관실 주무관 3명이 다 그 말을 듣고 며칠씩 휴가를 다녀왔다.”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이 3월6일 과 한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밝혔다. 검찰이 진 전 과장을 소환한 것은 2010년 7월29일이며, 장 전 주무관은 8월 중순에 이르러서야 검찰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장 전 주무관은 “나는 닷새 정도 휴가를 낸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검찰이 출석을 요구했다. (피해 있으라는 최 전 행정관 말대로) 전화도 안 받다가 휴가를 다녀온 뒤 출석했다”고 했다. 장 전 주무관 말대로라면, 최 전 행정관은 진실이 드러날 수 없도록 검찰 수사에 앞서 대비책을 마련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으로도 모자라, 실행 당사자인 장 전 주무관 등을 ‘도피’시켜 수사를 지연·방해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 전 행정관은 장 전 주무관이 검찰에서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도록 수사 초기부터 2심 재판이 끝난 뒤까지 여러 방법으로 그를 회유했다. 장 전 주무관은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는 모든 상황을 최 행정관이 컨트롤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을 선임해준 것도 최 전 행정관이었다. 장 전 주무관의 얘기는 이렇다. 장 전 주무관이 수사를 받기 시작하자 최 전 행정관은 변호사들과 함께 장 전 주무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 전 행정관은 “어차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지운 건 네가 한 일이니 어쩔 수 없지만, 증거인멸을 청와대가 지시했다는 팩트는 말하지 마라. 그걸 말하면 형량만 늘고, 너만 나쁜 ×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위’에 다 얘기해놨으니, 법원에서 형량을 낮춰주겠다. 우리도 인맥들이 있으니 노력하겠다. 하지만 사실을 전부 말할 경우엔 우리도 너를 돌봐주지 못한다”는 말도 했다.
재판 진행 과정에서도 장 전 주무관이 입을 열지 않게 하려는 최 전 행정관의 회유는 계속됐다. “내가 너를 평생 먹여살리겠다. 직장을 알선해줄 수도 있고, 내가 공무원 그만둔 뒤 공인노무사를 하게 되면 데리고 일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잘 아는 대기업 부사장에게 말해 그 회사에 넣어주겠다”거나 “윗분들한테 부탁해서 연봉이 많은 정부 산하 협회에 일자리를 알아봐주겠다”는 제안도 했다고 한다.
또다른 증거인멸 지시 의혹도
진경락 전 과장은 검찰 조사를 대비한 세세한 ‘코치’로 최 전 행정관을 거들었다. 먼저 검찰에 다녀온 진 전 과장은 장 전 주무관 등 지원관실 직원 3명을 차에 태운 뒤 서울 통의동 파출소 뒤 골목길로 이동했다. 차를 세운 진 전 과장이 보여준 것은 자신의 검찰 조서 복사본 1부였다. 신문조서 몇 대목을 읽어주며 그는 검사의 추궁을 피하는 요령을 알려줬다. “구체적인 물증이 나오기 전까진 무조건 부인해라. 물증이 나오면 그땐 잘 모르겠다고 해라.” 피할 방법이 없을 땐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다고 하면 조직적인 범행이 된다. 법원은 ‘조직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더 중형을 내리니, 형량을 낮추려면 단독 범행이 낫다”는 말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진 전 과장은 “시간이 흐르면 다 알려질 일”이라며 “아직도 재판 중인데, 확인되지 않은 말이 많아지는 건 원치 않는다”고 전화를 끊었다.
장 전 주무관은 또 다른 메가톤급 증언도 내놨다. 최 전 행정관이 김아무개 행정안전부 주무관에게도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 주무관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지원관실 설치 때부터 2009년 7월까지 파견된, 장 전 주무관의 전임자다. 장 전 주무관의 주장에 따르면, 진경락 전 과장은 2010년 7월3일 저녁 총괄지원과 직원들에게 “전문가가 와서 일을 할 게 있으니 방을 비우라”고 지시했다. 사무실에서 나가려던 장 전 주무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김 주무관이었다. 두 사람은 업무 인수인계 때문에 알고 있던 사이였다. 김 주무관은 “사무실로 갈 테니 기다려라”고 했다. 진 전 과장의 지시 때문에 나가야 한다는 장 전 주무관에게 그는 “내가 가는 거다. 다른 직원들은 다 보내고, 넌 그냥 있으라”고 했다. 밤 11시가 넘어 김 주무관이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는 가져온 휴대용 USB 저장장치를 진 전 과장의 컴퓨터 두 대에 차례로 꽂아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뭘 하는 건지 묻자 김 주무관은 “최종석 행정관 부탁으로 왔다. 예전에 지운 파일을 복원이 어렵도록 확실히 보안 조치를 하는 거다. 이건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장 전 주무관은 “정확한 명칭은 모르지만, 이레이저(Eraser)와 같은 파일 삭제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 때문에 장 전 주무관은 이틀 뒤인 7월5일 아침 지원관실 컴퓨터 파일을 삭제할 때 진 전 과장의 컴퓨터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김 주무관이 진 과장의 컴퓨터 파일을 삭제한 건, 그가 지원관실을 떠난 지 1년이나 지났을 때다. 최 전 행정관에게 업무 ‘지시’를 받을 관계가 아니었다. 장 전 주무관은 “김 주무관이 행안부로 복귀한 뒤 그날 말고는 지원관실 일을 도와주거나, 사무실에 온 적이 없었다”고 했다. 김 주무관이 최 전 행정관에게서 개인적으로 ‘부탁’을 받아 이런 일을 했다면, 그는 최 전 행정관의 깊은 신임을 받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진 전 과장은 최 전 행정관 등 청와대와 긴밀히 접촉하며 지원관실 운영을 실질적으로 도맡은 인물이다. 검찰 수사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가장 먼저 없애버려야 할 것이 진 전 과장의 컴퓨터였던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 주무관은 과 한 전화 통화에서 “거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고, 말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며 “(나도) 그 건에 대해서는 잊고 싶은 사람인데, 더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파견 근무 중인 최 전 행정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박영준 당시 총리실 국무차장의 그림자
장 전 주무관의 주장엔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윗선’을 짐작하게 하는 구체적인 내용도 나온다. 총리실 소속인 지원관실의 공식 보고 라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다. 그러나 지원관실 설치·운영을 주도한 것은 박영준 당시 총리실 국무차장의 핵심 측근인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라는 의혹이 여전하다. 검찰은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장 전 주무관은 “고용노사(비서관)가 이 조직(지원관실)을 움직인 건 공무원이라면 다 안다”며 “내가 지원관실에 발령받아 처음 인사하러 간 사람도 이영호 비서관이었다”고 했다. “지원관실에 첫날 출근했더니, 진경락 과장이 나를 청와대로 데리고 갔다. 건물 이름이 여민관이었던 것 같은데, 그 건물 3층에 가니 복도를 가운데 두고 한쪽에 고용노사비서관실, 다른 한쪽에 민정1실이 있었다. 진 과장은 ‘우리 라인은 민정이 아니라 고용노사다. 앞으로 민정 쪽에는 비밀을 지키라’고 했다. 그러더니 고용노사비서관실에 들어가 이영호 비서관에게 인사를 시킨 뒤 최종석 행정관을 소개해줬다.” 장 전 주무관의 증언이다.
그가 전임자인 김 주무관에게서 처음으로 인수인계를 받은 일도 이 전 비서관을 위한 운전이었다. 장 전 주무관은 “전임자는 ‘이비’(EB)는 성격이 급해서 네가 운전을 잘해야 된다. 차가 막혀 빨리빨리 못 가면 한 소리 듣는다’고 전했다”며 “이 전 비서관을 가리키는 ‘이비’라는 말도 그때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진 전 과장을 통해 ‘청와대에 몇 시까지 차를 대라’는 지시를 받으면, 그는 총리실 관용차를 운전해 이 전 비서관을 ‘모시러’ 갔다. 일주일에 두세 번꼴로 시내 호텔 등 이 전 비서관의 약속 장소나 그의 집 앞에 내려주고 돌아왔다.
이렇게 이 전 비서관의 운전기사 노릇을 하며 장 전 주무관은 이 전 비서관이 박영준 전 차장을 ‘형님’이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통화도 잦았다. 이 전 비서관과 박 전 차장이 만난 장소인 서울시내의 한 호텔을 예약하고, 정부구매카드로 결제를 한 적도 있었다. 민주통합당 ‘MB정권비리 및 불법비자금진상조사특위’가 장 전 주무관을 만난 뒤 공개한 녹취록엔 “2010년 4~5월쯤 ㅍ호텔 5층 회의실을 잡아드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박영준 차장이 이영호 비서관과 회동을 하는 자리였다. 내가 다음날 (호텔에) 가서 정부구매카드로 결제를 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장 전 주무관의 주장대로라면, 이 전 비서관은 공식 업무와 관련이 전혀 없는 일에 국가 재산과 인력을 사적으로 유용한 셈이다. 그러나 전임자와 상관, 지원관실 직원 모두 상급부서를 고용노사비서관실이라고 생각했기에, 장 전 주무관 역시 의문을 품지 않았다.
민주당 “검찰 축소수사 일관하면 특검”
장 전 주무관은 “고용노사비서관실에 보고해야 할 업무가 적힌 업무분장표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떤 업무는 고용노사비서관실에 동그라미, 어떤 업무는 민정수석실에 동그라미, 또 다른 업무는 두 곳 모두에 동그라미가 된 표라고 한다. 장 전 주무관은 “‘이비는 (지원관실에서) 손 떼라, 그만. 민정에서 하겠다’고 위에서 지시가 있었다. 그래서 진경락 과장이 업무분장표를 만들었다”고 했다. 지원관실의 운영 실태가 명백히 드러난 이 업무분장표를 검찰은 압수수색 때 가져가지 않았다. 장 전 주무관은 “압수수색에 성의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검찰이 처음부터 ‘윗선’을 밝힐 생각이 없었다는 의심인 셈이다.
민주당은 “(‘윗선’을 밝힐) 결정적 증거가 나온 만큼 검찰은 즉각 재수사해야 한다. 축소수사로 일관된다면 특검에 의해 해결될 문제”라고 밝혔다. 검찰은 즉각 재수사에 나서기보단, 민주당 등이 고발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여전히 검찰은 진실을 적극적으로 밝힐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2012년 3월 17일 토요일

[사설]‘뒷북 재수사’ 나선 검찰, 진상규명 의지 있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16일자 사설 '[사설]‘뒷북 재수사’ 나선 검찰, 진상규명 의지 있나'를 퍼왔습니다.
검찰이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청와대 지시로 불법사찰의 증거를 인멸했다”고 폭로한 지 거의 2주 만이다. 새로운 진술과 녹취록, 돈이 오갔다는 정황까지 나오고 시민 여론이 재수사를 압박하니 더 이상 버틸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제 구성된 특별수사팀의 면면을 보면 과연 검찰이 진상규명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할 경우 특임검사를 지명해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특임검사는 수사과정에서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한다. 그러나 이번에 구성된 특별수사팀은 박윤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을 팀장으로 하고 있다. 박 부장은 향후 수사 과정을 중앙지검 1차장-중앙지검장-검찰총장 라인에 보고하고 지휘를 받아야 한다. 더욱이 그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2010년 불법사찰 1차 수사를 지휘했던 노환균 당시 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장)과 동향이다.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기 힘든 환경이다. 검찰은 특임검사를 지명하지 않은 데 대해 “이번 사건은 특임검사 운영 요건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검찰청 훈령을 보면 ‘검찰총장은 검사의 범죄혐의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등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특임검사를 지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진수씨는 불법사찰의 증거인멸을 청와대가 주도하고 검찰도 공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터다. 당연히 특임검사를 지명할 사안이 된다. 검찰은 불법사찰·증거인멸이 과거 특임검사를 지명했던 그랜저 검사·벤츠 검사 사건보다 ‘국민적 의혹’이나 ‘사회적 이목’이 덜하다고 본 것인가.

검찰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면 2008년 불법사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전 대검 차장, 증거인멸이 자행된 2010년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현 법무부 장관도 수사선상에 올려야 한다. 그러나 한상대 검찰총장이 특임검사 지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검찰은 제 살을 도려낼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론에 떠밀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작된 재수사 역시 1차 수사와 마찬가지로 부실·축소·봐주기로 끝날 것이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4·11 총선이 임박한 만큼 일단 위기만 모면하자는 생각에서 재수사 착수를 선언한 듯하다. 그러나 얕은 꼼수를 부리다가는 조직 전체가 더 궁지에 몰릴 수 있다. 19대 국회가 출범하면 특별검사와 국정조사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대선 과정에서도 검찰개혁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검찰의 재수사 첫날부터 수사 성과에 대한 기대나 당부보다 특검·국조를 거론해야 하는 상황이 민망할 뿐이다.

2012년 3월 16일 금요일

"부실 수사한 검찰이 재수사? 웃기시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부실 수사한 검찰이 재수사? 웃기시네"'를 퍼왔습니다.
검찰 "장진수 진술에 재수사 결정", SNS "이미 늦었다"


빨간불 켜진 청와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과 함께 19일 오후 청와대가 비상국무회의를 여는 등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가고 있다.

검찰이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소셜네트워크(SNS) 여론이 술렁이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15일 "장진수 전 주무관의 주장 중 새로운 진술이 재수사를 할 만한 증거라고 판단해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재수사를 하기로 했다"면서 "수사팀의 형태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 재수사는 서울중앙지검이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과 관련 하드디스크를 영구삭제한 혐의로 기소된 장 전 주무관은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며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것을 암시했다. 또 그는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이영호 비서관이 함구를 위해 2천만 원을 건네려 했다는 사실과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고용노사비서실관에 280만 원씩 상납했다는 사실도 밝힌 바 있다.
이를 지켜보던 트위터 여론은 "믿지 못하겠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리안들은 "왜 인제 와서 하겠다고 설치는가? 이미지 관리라도 하려고? 됐네요! 이 사람들아 그냥 트위터나 검열하고 있어, 수사한답시고 증거인멸 하지 말고", "이제 발등에 불 떨어졌나?", "이미 늦었다. 너희는 정권 교체되고 죄다 줄줄이 모가지야!", "검찰이 허술하게 조사한 사건을 검찰이 다시 조사한다는게 말이 돼?" 등 힐난이 이어졌다.
트위터리안 신두*(‏@duhy***)은 "청와대·검찰·여당이 불법사찰 관련해 입 다물고 시간 버는 게 총선 때문인 듯"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이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 기간과 수사가 겹치면 정치 쟁점으로 대두하면서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
Joongyo***(‏@Joongyo***)은 "이번 사건은 검찰의 권위가 떨어졌다는 것!! 검찰이 거대정치조직임이 확연히 드러남에 따라 그간 묵인되어온 검찰의 행위들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것!"이라는 멘션을 올렸다. 민주통합당이 총선 이후 국정조사 특검 도입을 벼르고 있으며, '윗선'으로 의심되는 청와대로 불길이 번질 때 검찰 위신의 추락과 중수부 폐지 이상의 개혁요구에 직면할 것임을 예상한 행보라는 것.
앞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2008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불법적으로 사찰한 사건으로, 김 전 대표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했다.
이에 검찰은 2010년 7월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했지만,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 총리실 직원만 사법처리 했고 청와대 개입을 밝히지 못했다. 이에 야당과 여론에 '부실 수사'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2012년 3월 13일 화요일

[사설] 김경준의 옥중 증언, 친박·검찰이 해명할 차례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3일자 사설 '[사설] 김경준의 옥중 증언, 친박·검찰이 해명할 차례다'릃 퍼왔습니다.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수감중인 김경준씨가 이 사건에 대해 육성으로 증언하는 내용이 팟캐스트 방송 를 통해 최근 공개됐다. 2007년 당시 민주당(대통합민주신당) 쪽이 아니라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쪽으로부터 입국을 권유받았고, 검찰이 가족에 대한 선처와 형량 축소 등을 미끼로 거짓 진술을 회유했다는 등 두가지가 핵심 내용이다. 그러면서 총선 뒤에 국정조사를 하면 출석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그의 육성이 공개된 건 처음인데다 친박 의원의 실명까지 거론하고 있어 진위를 가리지 않고 넘어가기는 힘들게 됐다.
그는 기획입국 논란에 대해 “저한테 와서 협상한 건 처음에는 박근혜 후보 쪽이었다”고 말한 뒤 ‘누구냐’는 질문에 “이혜훈 의원”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명박 후보 쪽의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이 오기 전에 박 후보 쪽이 먼저 왔다는 것이다. 물론 이 의원은 “만난 적 없다”며 부인하고 있는데, 방송만 들어서는 이 의원이 직접 왔다는 것인지 대리인을 보냈다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김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시 이명박 후보의 반대편에 섰던 한나라당 인사가 ‘기획입국’ 공작을 꾸몄는데도 엉뚱하게 민주당에 뒤집어씌운 꼴이 된다. 특히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 후보를 돕고 상대 후보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해 가짜 편지까지 조작한 것은 당 차원의 정치공작에 가깝다. 시점상 이와는 별개로 진행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획입국 자체에 이 의원이 관여했다면 박근혜 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진상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김씨는 검찰이 압박하는 장면도 구체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누나(에리카 김)랑 처를 잡아온다고 해가지고 제가 너무 겁을 먹었어요. … 이렇게 하면 형도 줄여주고 (미국으로) 이송 가게 해준다고 했어요”라며 검찰이 거짓 진술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그에 대한 검찰의 회유 주장은 사건 당시에도 가족들에 의해 ‘메모’ 형태로 공개된 바 있으나 이번에는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이런 내용이 보도되자 사실이 아니라며 기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2심에서 졌다. 김씨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는 얘기다. 증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검찰의 핵심 위치에서 중요한 수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진위를 가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당사자인 김씨가 육성으로 증언한 이상 박 위원장 쪽과 검찰 모두 법적, 정치적 절차 이전에라도 당시의 진상을 스스로 공개해야 마땅하다.

2012년 3월 6일 화요일

"KBS를 '김비서'로 만든 정치부 기자들, 어디에 있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5일자 기사 '"KBS를 '김비서'로 만든 정치부 기자들, 어디에 있나?"'를 퍼왔습니다.
[거리로 나선 기자들에게 묻는다] ① 정연욱 KBS 기자

2012년 3월 양대 공영방송 KBSㆍMBC, 공기업 지분의 YTN,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동시에 '총파업'을 진행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미칠 수밖에 없는 소유구조를 가진 이들 언론사 기자들은 공통적으로 MB정부 이후 자사 보도의 급격한 퇴행을 지적하며,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펜, 마이크, 카메라를 놓고 거리로 뛰쳐나온 이들은 가슴 속에 어떤 고민과 울분을 품고 있을까? (미디어스)는 KBS, MBC, YTN, 연합뉴스 기자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2009년 2월 입사한 정연욱 KBS 기자(35기)는 '관제사장'이라 불렸던 이병순 KBS 사장이 뽑은 유일한 기수다.


▲ 정연욱 KBS 기자 ⓒ곽상아
35기는 보도국 막내 기자 시절인 2010년 12월, 4대강편 2주불방 등의 사태가 불거지자 '김인규 퇴진 촉구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35기 중에는 '눈사람 리포팅'으로 유명한 박대기 기자 외에 지난해 민주당 비공개 회의를 불법도청했다는 의혹을 받은 장 아무개 기자가 포함돼 있기도 하다.
2008년 8월 정연주 사장 불법 해임 이후 KBS의 보도가 급격하게 친정부 편향으로 기울어져 '정권의 나팔수'라는 '오명'에 휩싸이던 무렵 입사한 탓에 사회부 수습기자로서 정연욱 기자가 현장에서 처음 맞닥뜨린 것은 "시민들의 충격적 야유와 욕설"이었다고 한다. 노무현 서거 당시 시민들의 거센 분노로 인해 '인분'을 맞은 동기가 있었을 정도.
입사 4년차인 정연욱 기자는 5일 오후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기자가 안 됐더라면, KBS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민의 입장에 서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불과 몇 개월 사이에 KBS 사회부 기자가 되어 최전선에서 시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마주하게 되어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사회부 소속으로 영등포경찰서 등을 출입하고 있는 정 기자는 "지난해 경찰이 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당시 경찰 수사 내용을 짚어보는 리포트를 발제했지만 편집회의에서 전부 '킬' 됐다"며 "사회부 기자라기 보다는 그냥 회사원 같았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KBS기자협회의 제작거부, KBS 새 노조 총파업 등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누적돼온 분노, 절망, 슬픔의 표출"이라고 표현한 정 기자는, 다만 "KBS가 비판받게 된 현 상황의 70~80%가 정치보도로 인한 것인데 막상 제작거부, 총파업에는 정치부 기자들이 남일처럼 발 빼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부장, 팀장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KBS 본사 평기자가 '부끄럽다'며 거리로 나선 상황임에도, 정부 여당에 치우친 정치 보도로 인해 '김비서' 라는 오명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이들은 정작 보이지 않는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불법도청 의혹의 당사자인 장 아무개 기자 역시 현재 '여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정연욱 기자와의 일문일답.
"KBS 수습기자로서 맞닥뜨린 것은 시민들의 야유"
- KBS기자협회가 제작거부 첫 날인 2일,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KBS를 김비서라고 부르는 현실이 비참해서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던데.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한창 수습 기자 생활을 하고 있었다. KBS 수습 기자로서 처음 맞닥뜨린 것이 바로 시민들의 충격적 야유, 그리고 욕설이었다. 동기들 중에는 인분을 맞은 이도 있었다. 언론고시 준비생 시절 KBS는 들어오고 싶은 회사였는데, 막상 들어오고 나니 바깥에서 우리를 보는 시선이 너무나 싸늘하더라. 사회부 기자다 보니 최전선에서 시민들을 마주치게 되는데, 매우 당혹스러웠다.
만약 기자가 안됐더라면, 집회에 참석하고 KBS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민의 입장에 서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 사이에 KBS 기자가 되어 시민들의 부정적 시선을 마주하게 되니까 기자생활 초반부터 자괴감, 조직에 대한 회의, 불신 등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서거 당시 KBS보도에 대해 안팎의 비판이 쏟아질 때) 기자협회 총회도 개최됐었고…보통 10년차가 될 때까지 한두 번 겪을까 말까한 일들을 초반부터 겪어서 그런지 회사 상황에 대해 짧은 시간내에 체득하게 됐고, 기자로서의 역할을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 정권홍보성 아이템을 발주받아 어쩔 수 없이 제작했어야 했던 경우도 있었나?
"눈이 많이 오거나 한파가 몰아치는 날에는 날씨와 관련된 꼭지가 3,4개씩 나간다. 늘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그리고 취재도 별로 필요없는 '방송 기능인'으로서의 역할을 주로 했다. 사회부 기자라기 보다는 그냥 회사원 같았다.
예를 들어, 경찰이 선관위 디도스 공격 수사결과를 발표했을 당시 내부에서 경찰 수사 내용을 짚어보는 리포트를 발제했었는데 편집회의에서 전부 '킬' 됐다. 3~4개씩 제안했던 것들은 1개로 합쳐지거나…. 이런 일이 늘 벌어지니까 취재 의욕이 안생기는 측면이 있다."
- 새노조 집행부 13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일종의 선전포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징계가 없었다면, 제작거부나 파업 국면까지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김인규 사장은 KBS 사장으로서, 기자들의 선배로서 회사를 긍정적으로 끌고가려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
- 이화섭 보도본부장에 대해 평가하자면?
"정권에 따라 처신이 바뀌는 기회주의자다. 그런 사람이 보도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다는 것부터가 KBS 기자들에게 수치다. 전임 고대영 본부장의 경우도 퇴진 요구를 받았지만, 최소한의 일관성은 있었다. 비록 젊은 기자들과 소신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 제작거부 4일째를 맞이한 5일 오전, KBS 기자 100여명이 서울 여의도 KBS신관 앞 광장에서 '말로는 저널리즘, 대놓고 관제방송, 이제는 끝장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곽상아

- 회사쪽에서는 제작거부에 대해 '기자 중 10%만 참여한 불법행동에 불과하다'며 의미를 깎아내리고 있는데.
"참여한 평기자가 200여명에 달한다. 부장, 팀장, 정치부 기자를 제외한 KBS보도본부 본사에 소속된 거의 모든 평기자가 참여한 건데, 10%라니 말도 안 된다.
KBS가 비판받게 된 현 상황의 70~80%가 (정부 여당 편향적인) 정치보도로 인한 것인데 막상 제작거부, 총파업에는 정치부 기자들이 남 일처럼 발 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원인 제공자들인데, 부끄러움을 못 느끼는 것 같아 답답하다."
"KBS '뉴스9'에서 나갈 수 없었던 민감 아이템, 'Reset 뉴스9'으로!"
- 2010년 7월 새 노조 파업이 단협체결로 마무리됐고, 공정방송위원회가 설치됐지만 KBS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동안 KBS 보도를 놓고 나오는 안팎의 지적들이 공방위 안건으로 고스란히 올라가고, 노측 공방위원들이 이를 아주 매섭게 추궁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 역시 사태가 여기까지 온 데 기여했다고 본다. 아무리 공방위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더라도 편집권을 가진 사람들이 제작자들의 지적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현실이 바뀌기는 굉장히 힘든 것 같다."
- KBS 기자들의 반성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그동안 침묵했던 아이템들을 이제라도 제대로 보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래서 'Reset 뉴스9'을 준비하고 있다. 주로 10년차 미만인 젊은 기자들 15명이 준비 중이다. 내곡동 사저, BBK, 4대강 등을 다루게 될 텐데 다음주 수요일 정도에 첫 방송이 공개될 것이다. 그동안 KBS가 보도해야 했으나 보도할 수 없었던 이슈들을 제약없이 해보자는 것이 기본 취지다."
- 총선이라는 대형 이슈를 앞두고 공영 언론사들이 일대 봉기에 나선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게 됐는데.
"언론사 입장에서나, 사회적으로나 '총선'은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그러나 기자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던 문제들을 그대로 안고서 아주 민감한 총선 이슈를 왜곡없이 보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있었다. 언론사 기자들이 울타리를 뛰쳐나와서, 내부에서는 할 수 없었던 취재를 공동으로 진행한다든지 하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분노, 절망, 슬픔의 표출…시민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 '왜 정권이 힘빠지는 말기에서야 나섰나' 'MBC 파업 보고 따라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상당히 부끄럽다. 개인적으로는 KBS내의 제작거부 움직임이 좀 더 일찍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기수가 2010년 12월에 김인규 사장 퇴진 촉구 성명서를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다른 기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MBC파업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역시 이해한다. 그렇게 비치는 것에 대해 일정 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
- 검찰이 KBS 도청 의혹에 대해 최종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KBS가 도청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국민들의 의구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도청의혹을 받은 장 아무개 기자가) 동료이자 동기이기도 해서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그런데 실체적 진실을 잘 모르겠다. 저로서는 당사자가 (도청을) 했는지 안했는지 알 방법도 없다.
다만 수사과정에서 회사가 보여준 태도가 상당히 비겁했다. 만약 정말 도청을 안했다면 회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당 기자를 보호해주고 법정 소송도 불사해야 했던 것 아닌가. 도청 논란이 불거진 것 자체가 언론사로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실체적 진실을 떠나서 회사의 대응이 상당히 부적절하고 추악했다. 만약 떳떳한 해명이나 적극적 대응이 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자 본연의 역할을 해나갈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최후의 수단인 '제작거부'를 선택하게 됐다. 제작거부가 이미 시작됐고, 곧 파업이 이어지겠지만 시민들이 보기에는 당장 뉴스에서 큰 표시가 나지 않을 것이다. 일선에 남아있는 일부 동료들, 간부들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자들의 절박한 심정이 TV를 통해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오랫동안 누적돼온 분노와 절망, 슬픔이 제작거부와 파업으로써 표출된 것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회사를 상대로 진행하는 파업이지만, 동시에 시민들을 향해 용서를 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청자들께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셔서, 거리로 나선 기자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메아리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