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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6일 목요일

시민사회단체 “총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약속 정당 지지할 것”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2-15일자 기사 '시민사회단체 “총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약속 정당 지지할 것”'을 퍼왔습니다.


ⓒ민중의소리
사회각계 인사 52명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오전 11시께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과 대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약속하는 후보와 정당을 지지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 사회각계 인사 52명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오전 11시께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과 대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약속하는 후보와 정당을 지지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국보법 폐지 선언 참가자들은 “올해만 해도 국정원이 현직 교사의 집을 밤새워가며 압수수색했고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자주민보’ 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했다”며 “국정원이 합법적으로 승인을 받은 사업도 문제 삼고 있는데 진보운동진영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선거 시기에 활용하는 데 의도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참가자들은 “이명박 정권에 들어와서 국보법 관련 입건자와 사건 수가 4배나 급증했다”며 “2011년 말에서 현재까지 거의 매일 국보법 사건을 빌미로 압수수색과 입건이 이뤄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언제까지 국보법을 두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국가보안법 폐지는 시대의 당위이자 민주주의와 인권을 되살리기 위한 최우선의 조치임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 위한 혐의로 지난 2010년 6월 구속돼 재판을 받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제게 잠입 탈출, 고무 찬양 등 여러 혐의를 뒀지만 1,2심에서 결국 무죄판결 났다”며 공안기관의 무리한 기소를 질타했다.

안효상 사회당 대표는 “국가보안법은 시민들을 억압하면서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방법 중에 하나”라며 “올해 총선을 앞두고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박래군 국가보안법긴급대응모임 대표는 “오는 3월 총선후보가 확정되면 후보들에게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 공개 질의를 할 것”이라며 “질의 결과들을 모아 국보법 폐지에 찬성하는 사람은 총선 때 지지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반대운동을 진행 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언급했다.

이어 “하반기에 있을 정기국회 때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기 위한 여론도 지속적으로 형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세운 수습기자

2012년 2월 12일 일요일

프리덤하우스도 "박정근 구속, 깊은 유감"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09일자 기사 '프리덤하우스도 "박정근 구속, 깊은 유감"'을 퍼왔습니다.
"국제적 표현의 자유 기준 벗어나…즉각 석방해야"


▲ 북한 관련 트윗으르 RT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박정근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1월 11일 수원지방법원에 출석했다. 박씨는 구속 결정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홍현진 기자
보수적 성향의 국제언론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사진사 박정근씨가 북한 트위터 계정 를 리트윗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프리덤하우스는 6일(현지시간) '한국 활동가가 트윗을 공유한 혐의로 기소됐다'는 제목의 글을 자신들의 홈페이지(http://freedomhouse.org/)에 게시하며 "1월 31일 사진사이자 활동가인 박정근 씨가 풍자를 위해 북한 정부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해 한국의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프리덤하우스는 박정근씨 구속에 대해 "국제적인 표현의 자유 기준에서 명백히 벗어난 일"이라고 평가하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프리덤하우스는 "한국은 지난 20년 동안 성공적인 민주화를 이뤘으며, 인터넷 접근성이 가장 좋은 나라 중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제적인 인권단체들은 2008년 촛불시위 이후 표현의 자유가 많이 위축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2011년 한국은 '언론자유' '인터넷 자유' 두 부문에서 모두 '부분적 자유국'으로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이어 "한국 정부는 북한과 관련된 자료에 대해 대대적인 검열을 벌이고 있다. 박정근이 앞서서 리트윗한 북한 정부 트위터 계정 역시 차단 대상이었다"며 "한국에서는 아직도 명예훼손이 형사 처벌의 대상으로 남아있으며, 기존 매체와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들이 여러 개 있다"고 비판했다.
프리덤하우스는 "1948년 만들어진 국가보안법은 '북한 체제에 대해 찬양하거나 동조함'을 이유로 법 위반자들에게 최대 7년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최근 몇 년 간, 한국에서는 국가보안법의 적용 빈도가 증가했다. 2010년에는 150명 이상이 국보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역시 1일 성명에서 "한국 정부, 특히 경찰ㆍ검찰ㆍ국정원은 국가보안법을 대북정책 등 정부정책을 반대하는 인사를 탄압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며 박정근씨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도 2일 박정근씨 구속과 관련해 "현지 인권 단체는 이명박 정부가 과거의 군사 정부처럼 국가보안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해 정부 비판을 위축시키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말한다"고 보도하며 "(현재의 상황이) 우스꽝스럽고 모욕적"이라는 박정근씨의 발언을 전했다. 

2012년 1월 15일 일요일

'우리민족끼리' 팔로워 1만명 다 처벌할 수 있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3일자 기사 ''우리민족끼리' 팔로워 1만명 다 처벌할 수 있나'를 퍼왔습니다.
리트윗만 해도 구속? 유죄 입증 어려운 거 알면서 위축효과 노렸을 수도

스트라이샌드 효과라는 것이 있다. 2003년 미국의 사진 사이트인 픽토피아닷컴이 캘리포니아 해안의 사진 1만2000점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미국의 인기가수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저택이 찍히면서 사생활 침해라며 해당 회사에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소송에 대해 미디어와 대중이 관심을 보이면서 오히려 스트라이샌드의 저택이 찍힌 사진를 보기 위한 접속이 폭주해 검색 결과 순위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스트라이샌드 효과란 어떤 사실을 밝히기 싫은 쪽이 대응할 때 발생하는 딜레마를 가리킨다.

박정근씨 구속 사건도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 수사 당국은 박씨가 지속적으로 북한계정 우리민족끼리에 리트윗했다는 이유를 들어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구속을 시켰다. 그런데 오히려 박씨의 사건을 계기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정근씨 구속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여론 높아져
트윗에서는 '박정근'으로 검색을 하면 이번 박씨의 구속이 비상식적인 국가보안법 적용 사례임을 들어 수사당국에 대한 조롱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박씨 석방운동을 펼치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는 글도 숱하게 올라오고 있다. 
허재현 한겨레 기자는 "리준희 조선중앙통신 아나운서 뉴스 그대로 국민에게 전파한 방송3사 보도국장도 곧 잡혀가겠네요"라고 꼬집었고, 아이디 '로맨스울프'는 "오늘은 박정근의 구속이지만 내일은 트윗을 쓰는 전국민의 구속이다. 박정근을 석방하라"고 썼다. 이송희일씨는 "SNS 역사가 시작된 이래 리트윗 때문에 구속된 이는 아마 박정근씨가 세계 최초일 거예요. 한국이란 사회는 말이죠 리트윗을 하면 잡아가는 곳이죠"라고 비꼬았다.
이미 사문화된 줄 알았고, 일부 운동권 사람들에게 적용이 됐던 국가보안법이었는데 옆에서 트윗글을 잘못하면 잡혀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국가보안법 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씨도 이번 법정싸움을 국가보안법 폐지 쪽에 무게를 두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현재 검찰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멘션글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박씨는 우리민족끼리 계정을 리트윗하고 멘션을 보낼 때 장난식으로 북한을 조롱하는 내용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박씨의 트윗글 중 하나를 보면 자주민보를 인용해 "최고 영도자에 오른 후 첫 현지지도를 105 땅크 부대로 정한 김정은 대장, 북에서는 이 부대를 통일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소위 인터넷 용어로 '포스 작렬'이다"라고 쓰는 식이다.
검찰의 논리를 깨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상 북을 찬양하거나 국가를 위태롭게 할 '목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박씨는 자신에게 유리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박씨가 이번 사건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보안법 자체의 폐지를 위한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 북한계정 우리민족끼리에 리트윗했다고 구속된 박정근씨.

박씨는 지난해 12월 미디어오늘과 만난 자리에서도 "SNS를 검열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법에 따라 음란물이나 국가보안법 위반 글을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법이 잘못됐다면 그 부분을 고치고 검열을 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이 제대로된 순서"라면서 자신의 사건을 활용해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알리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SNS상 표현물이 선거법 위반으로 법적 처벌이 이뤄진 경우도 있었지만 첫 국가보안법 적용 사례라는 점에서도 박씨의 사건은 간단치 않다.

법적 처벌 가능하나?
수사 당국이 무리를 하면서까지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구속시킨 것은 향후 정치적 표현이 활발한 SNS의 입을 묶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지혜 한국진보연대 민주인권국장은 "국보법이 적용돼 박씨가 최종 법적 처벌을 받게되면 새로운 매체인 SNS상의 표현물에 대해 규제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판례가 만들어지면 규제할 수 있는 단초가 생기는 것이다. 박씨 사건은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본보기 효과가 있어 누리꾼들이 위축되거나 반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사당국이 스스로 최종 법적 처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충분히 위축효과를 누렸다는 분석도 있다. 워낙 비상식적인 법 적용이어서 법리 공방에 들어가면 법적 처벌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기도 하다.
검찰은 박씨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법정에서 어느정도의 리트윗과 멘션을 보내는 행위가 법 위반인지, 표현의 수위는 어느 정도 선에서 법 위반인지 등 지루한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이적 표현물을 가지고 있거나 인터넷상이라도 북한 원전이 실릴 경우 증거 형태로 보전되기 때문에 국가보안법 처벌이 가능하지만 트윗의 글은 140자 단문에 쪽지의 행태로 주의 주장을 담기 힘들고, 자신의 트윗을 삭제하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도 힘들다.
수사당국의 범죄 사실 요지에서도 이번 박씨 사건과 관련한 국가보안법 위반 논리가 얼마나 빈약한지가 드러난다. 경찰은 "북한 조평통에서 체제 선전,선동을 위하여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사이트, 트위터, 유튜브 등에 접속이적표현물 384건을 취득,반포하고, 북한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글 200건을 작성 팔로워들에게 반포"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의 논리라면 이적표현물인 북한계정 '우리민족끼리'의 트윗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셈이고, 13일 기준으로 우리민족끼리를 팔로워하고 있는 1만1312명은 이적표현물을 취득한 범법자가 된다. 
윤지혜 국장은 "우리민족끼리 계정에 팔로워한 사람은 잠정적인 위법 행위로 국가보안법 위반자일 수 있다"면서 "이번 박씨의 국가보안법 적용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박씨를 본보기 삼아서 훈육시키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교련 시간에 떠드는 학생을 불러서 본보기로 혼내면 조용하는 것처럼 법적으로 규제하기 어려우니 실정법으로 한 사람을 처벌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1월 12일 목요일

공안, 북한 비판자 '농담'까지 구속시키다


이글은 레디앙 2012-01-12일자 기사 '공안, 북한 비판자 '농담'까지 구속시키다'를 퍼왔습니다.
사회당원 박정근과 국가보안법…표현 방식도 공안기관 눈치봐야

사회당 당원이자 진보적 활동가인 박정근에 대한 공안탄압이 점입가경에 이르렀다. 지난 9월 박정근이 트위터를 통해 '우리민족끼리'를 RT한 것을 구실로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이후 최근 1월 11일에 추가적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이다.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박정근에 대한 혐의는 바로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박정근씨는 결국 11일 오후 7시경 수원 남부경찰사에 구속 수감됐다-편집자)
박정근의 순수한 농담, 국보법에 걸려들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압수수색 영장뿐만 아니라 구속영장 모두는 개인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사건이다.  설사 이번 사건이 (마땅히 그래야겠지만) 무혐의로 종결된다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개인에게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다. 이것은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공안탄압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진=홍현진

물론 박정근의 당적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자신은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종북 좌파'의 노선는 거리가 멀다. 사회당은 진보신당과 더불어 소위 '종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받는 조직과 단체들과 거리가 멀다. 사회당은 오히려 반조선노동당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는 정당이다. 그리고 트위터에 그가 해왔던 발언과 그 맥락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북한 발언과 RT행위는 전혀 '찬양-고무'에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었다.
가령 그가 김부자를 찬양하는 구호나 표현들을 흉내내며 반성적으로 뒤튼 방식들은 누가 봐도 패러디의 형식이었지 북한체제에 대한 찬양고무의 성격을 띠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그가 두리반, 포이동, 명동마리 등 철거현장과 각종 집회에서 진보적 활동을 해온 것을 염두에 둔 표적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패러디는 북한에 대해 동정적인 진보주의자들과 반공주의자들 모두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었다. 가령 그는 북한의 선전구호들을 차용해서 남한 보수주의자들이나 반공주의자들의 입장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중의 패러디는 말 그대로 반공주의를 조롱할 뿐만 아니라 (남한 보수주의자들이 공유하는) 북한체제 그 자신의 사상적 경직성을 조롱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지난 최근의 공안탄압의 사례들, 사노련과 한대련 간부들에 대한 검찰 기소, 왕재산 사건과 결을 달리 한다. 왜냐하면 박정근의 경우에는 그 자신이 실제로 남북한 체제에 대해 갖고 있는 사상적 견해와 무관하게 그 자신이 행한 순수한 농담만을 빌미로 표현의 자유를 탄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공안사건들과 달리 이번 사건은 결국 아무런 조직적 실체가 없는 한 개인을 대상으로 한 공안탄압이다. 
생각의 '표현 방식'도 공안기관 눈치 봐야
다시 말해서, 박정근은 공안탄압의 표적이 된 NL 성향 진보주의자들이나 기타 반체제 사회주의자들과 달리 북한과 남한 체제에 대해 어떤 명확한 이념적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북한 말투를 흉내내었던 '개드립'(김정일 만세?!)들은 그가 실제로 남북한의 분단모순에 대한 이념적 입장의 결여를 정확하게 드러낸 것이었다. 
오히려 정말로 북한체제에 대해 동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진지하게 분단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면,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 공공연하게 북한의 체제선전 말투를 자의식적으로 흉내내거나 비틀어서 조롱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분단문제에 대한 박정근 자신의 몰이념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물론 공안기관 역시 바보들이 아닌 이상 그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념적 입장을 떠나서 '표현의 방식'이 공안기관에 의해 탄압의 빌미가 되었던 것인데 이는 다시 한 번 오늘날 국가보안법이 개인이 '정말로' 어떤 '생각'(내심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을 하는지를 떠나서 그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마저도 검열하고 탄압하는 악법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국가보안법 하에서 북한체제에 대해 동정적인 입장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동정적 입장 자체를 패러디하는 표현방식 자체도 이제는 공안기관의 눈치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박정근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소위 말하는 민주화 시대 이후 공안탄압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말할 것도 없이 첫번째로 이번 사건은 남한 내의 자유주의자들이 국가보안법의 해악에 대해 더 이상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정근에 적용된 국보법의 찬양고무금지 조항은 체제전복 시도나 북한과의 어떤 조직적 연루와도 무관한 한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남한식 자유민주주의의 현실
민주화된 시대에서는 찬양고무죄라든가 국가보안법의 독소 조항들이 엄격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무고한'(?) 개개인의 시민들의 사적인 자유를 자의적으로 탄압하지는 않으리라는, 적어도 그 점에 있어서 국가보안법의 독소 조항이 일정 부분 사문화되었다는 일각의 기대를 보기 좋게 좌절시킨 것이다.
아니다. 친북세력과 어떤 조직적인 연루가 없어도, 사회주의 조직 건설에 전혀 참여하지 않아도 한 개인이 자신의 자유로운 표현을 빌미로 자의적으로 탄압당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 남한식 자유민주주의의 현실이다. 북한에 대해 비판적이더라도, 사회주의와 같은 급진사상에 동감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현실에 대해 온건한 자유주의자들 역시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한다.
두번째로, 이번 사건은 조승수와 진중권과 같은 진보주의자들의 '종북좌파' 담론의 부적절성을 보여준다. 물론 그들과 같은 순결한(?) '반북좌파'들은 국가보안법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는 그들 스스로는 친북 혐의로부터 자유롭다는 위선적인 자기만족적 우월감에 의해 지탱된다.
진중권이 과거 보수매체 중앙일보에 기고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역설한 논리를 보라.(중앙일보 시론 : 알몸으로 서게 하라) 그는 국가보안법이 주사파들과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다고 지적하며, 역으로 국보법 폐지가 시대착오적인 종북좌파들이 스스로의 목표를 상실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므로 보수파들이 스스로 폐지에 앞장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상당히 역겨운 논리이다.
뒤집어 말하자면 오늘날 국가보안법의 문제는 전적으로 종북좌파들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을 지금까지 유지했던 이유도 그리고 그것을 폐지해야 할 이유도 전적으로 종북주사파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태에 대한 이러한 순진한 인식은 다시금 종북이나 주사나 이런 것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회당 당원 박정근에 대한 공안탄압으로 그 순진성을 다시 한 번 만천하에 드러냈다. 국가보안법의 문제는 대북노선을 떠난 모든 진보적 정치세력의 공통문제이다.
박정근 농담의 의미
마지막으로, 박정근의 농담은 단순히 농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보진영 내에서도 고착된 친북/반북 구분을 넘어서는 개인들, 활동들, 목소리의 존재와 의의를 인정할 것을 요청한다. 박정근에 대한 탄압을 반대하는 측에서조차 (실제로는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박정근의 '북한드립'을 박정근 자신의 부주의함이나 괴팍한 성향으로 돌리는 것은 쉽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북한 말투를 흉내낸 그의 농담들은 오늘날 분단모순을 전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철저하게 몰이념적인 입장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의 농담에도 의의가 있다면 그것은 오늘날 친북이냐, 반북이냐라는 오늘날 남한사회의 주된 프레임 및 정치적 구분법 자체를 무의미하게 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서 그의 농담은 남한 내 친북(?)세력과 반공세력 모두를 조롱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세력들을 구분짓는 친북/반북 프레임 자체를 조롱한다. 따라서 나는 박정근에 대한 공안탄압이 단순히 그 자신의 개인의 자유를 탄압했다는 사실에 대한 고발을 넘어서 그의 농담이 기존 사상검증의 논리를 무의미하게 하고, 가볍게 하고, 혼란스럽게 했다는 의의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야 한다고 본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에 진보진영은 더욱 더 북한에 대한 입장과 사상을 검증받아야 할 위치에 있게 되었다. 박정근 사건은 진보진영의 이러한 위치가 단순히 NL이나 주사파 내지는 혁사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공안탄압의 메시지는 이러한 것이다. 사회당도 진보신당도, 자칭 반북좌파나 반김좌파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표현을 더욱 더 검열하고 친북혐의로부터 스스로의 가능한 연관들을 미리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사상검증의 프레임이 단순히 공안기관의 문제만이 아니라 대중적인 정서와 사고방식을 감염시키고 있다는 데 있다.
최고의 '북한 드립'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각종 북한 드립들 중 최고로 흥행했던 개드립은 뭐니뭐니 해도 "김정일 개갞끼 해봐"일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히 농담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수행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개드립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친북혐의에 관해 진보세력이 정색하고 변명하는 위치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박정근은 여기에 대해서 정색하지 않고 "김정일 만세다 개갞기들아" 응수함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세웠다. 박정근의 북한드립이 분단모순을 희화화하는 측면을 차치하고서라도, 그의 농담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수행적 효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 소위 친북세력과 북한에 대한 앞서의 장난어린 사삼검증(김정일 개갞기 해봐)은 농담에 그치지 않고 애국자연한 자기표상을 동반한다. 물론 이러한 가벼운 유희를 통해 애국지사 흉내를 내는 것은 전부터 있어왔던 일이고, 인터넷의 반MB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둘 다 자위행위에 가깝다.
문제는 이러한 자위행위들이 그러한 자위행위적 농담에 동일한 방식으로 참여하지 않는 박정근과 같은 개개인을 근거 없는 마녀사냥에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박정근은 평소 나꼼수와 같은 집단광기에도 거리를 두어왔고, 야권연대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게다가 그는 야권세력의 대중동원 방식이 북한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고 조롱하는 입장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가 이제는 자신이 친북 코스프레를 하며 조롱했던 인터넷 입보수들의 히스테리증적인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그는 어느쪽으로부터든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국보법의 새로운 탄압방식
우리들은 국가보안법의 새로운 탄압방식과 맞물린 집단광기의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고 있다. 오늘날 진보적 개인들은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얄팍한 (반공주의적인) 농담이나 재담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만으로도, 더 나아가 그러한 농담이나 재담에 똑같은 수준의 농담이나 재담으로 응수하는 것만으로도 탄압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오늘날 '탄압'을 당한다는 유력 야당 정치인들은 어떤가?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서 법정싸움을 이어나간 한명숙은 이명박의 탄압에 맞선 '투사'가 되었다. 정봉주 의원 역시 나꼼수 신드롬 속에서 새로운 투사가 되었다. 그러나 그 역시도 나꼼수식 재담의 한 요소로 환원될 것이다.
그리고 정권교체를 예상하는 호사가들은 내심 정봉주 저서의 판매량에 더욱 관심을 가질 뿐이다. 거기에는 어떤 영웅적인 것도 없다. 오히려 지금 공안탄압과 대중들의 비난 혹은 무관심에 전적으로 홀로 맞서고 있는 것은 박정근 자신이다.
내가 알기로 박정근과 그의 주변 사람들은 오늘날 유행하는 '김정일 개새끼 해봐' 식의 애국자연한 개드립들에 대해 '김정일 만만세'라고 조롱할 줄 알았던 거의 유일한 사례였다. 어느쪽이든 개드립이지만 한쪽은 마치 애국자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다른 한쪽은 현재 야만적인 공안탄압에 무자비하게 노출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들은 박정근 자신의 개드립을 칠 권리뿐만 아니라 친북이냐 반북이냐는 저 오래된 (그리고 오늘날 대중들의 집단광기의 일부가 되어버린) 정치적 식별 기제 자체를 무의미하게 하는 실천들을 지지한다. 박정근에 대한 공안탄압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전 '뉴타운 간첩파티'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렸다.
(물론 북한의 김정일과 다른 동명이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도심 한 복판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김정일 만세'를 외치는 자리였다. 이러한 집단적인 패러디는 오늘날 사상의 자유의 확대에 대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더 많은 박정근이 필요하다
어떤 사상적 입장(예컨대 김정일에 대한 개인숭배)을 표현하는 방식들을 뒤틀어 표현하는 것은 단순히 그 사상을 조롱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결국 그러한 사상을 진지하게 표현하는 것마저도 무의미한 '클리셰'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일련의 공적인 표현들을 검열하는 것만으로는 실제로 어떤 사상을 '검열'할 수 없다는 것을 매우 잘 보여준다. 그러한 방식으로 오늘날 남한사회를 짓누르는 '친북이냐/반북이냐'라는 식별 기제를 뒤흔들고 모호하게 하는 실천들이 더욱 더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박정근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단순히 박정근을 심정적으로 지지하고 국보법 폐지의 당위를 재차 역설하는 것을 넘어서, 박정근이 했던 북한드립(북한체제를 찬양하는 구호들을 장난스럽게 패러디하는 것)이나 북한 트윗계정(우리민족끼리)을 RT하는 행위를 집단적으로 반복하는 운동을 제안한다.
물론 그러한 행위들은 개드립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의 순결성을 내세우면서 사상의 자유나 국보법 폐지를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그런 순결성에 부적합한 이들에게 더욱 더 사상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그저 사상의 자유가 더 우월하다느니 국보법 폐지가 서구식 관용의 대세라느니 외치기만 하는 그것이야말로 진중권식의 자기기만으로 귀결될 것이다. 
박정근이 보여준 개드립은 역으로 국가보안법과 같은 사상검열의 무의미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인터넷에 횡행하는 자기만족적이고 외설적인 개드립들의 무의미성 역시 보여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는 진보진영 일부마저 굴복한 친북/반북 프레임의 무의미성을 더 잘 보여줄 것이다.

2012년 01월 12일 (목) 09:07:25 박가분

2011년 12월 31일 토요일

김근태의 마지막 말 "2012년을 점령하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30일자 기사 '김근태의 마지막 말 "2012년을 점령하라"'를 퍼왔습니다.
'세계의 양심수' 김근태, 하늘로 가다

"아름다운 꼴찌로 기억해 달라"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광주 경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로의 개혁 후보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하며 남긴 말이다. 그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심정으로 지금은 죽는다"고도 했다. 두 마디는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드라마틱한 말이었다. '6.3 세대'로 386 운동권 '대부'로 불렸던 김근태, 그는 현실정치에서 만년 비주류였다. '비주류의 정점'이라는 게 있다면 그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47년 2월 14일 경기도 부천에서 출생한 김근태는 중학교 3학년 때 5.16쿠데타를 목격했다. 강제로 교직을 그만두게 된 그의 아버지는 충격을 받았고 곧 심장판막증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어머님은 동대문 시장에서 여자 스타킹과 양말을 받아다 팔아 김근태를 키웠다.

그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1965년 서울대 상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71년 박정희 정권 부정선거 파동 반대 활동, 교련 데모에 적극 참여했고, 서울대 내란 음모 사건으로 수배를 당하게 된다. 당시 친구였던 조영래, 장기표, 심재권은 감옥에 들어갔다. 이후 74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또 다시 수배 생활을 해야 했다. 그렇게 도망하기를 7년, 박정희 정권이 무너졌다.


▲ 학창 시절의 김근태 ⓒ김근태 미니홈피
▲ 민청련 시절 김근태(오른 쪽은 장영달 전 의원)) ⓒ김근태 미니홈피

김근태는 새로 들어선 전두환 군부 독재에 맞서 83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을 결성했고초대, 2대 의장을 지냈다. 후배들인 386세대, 반독재 민주화 운동 세력의 기획자이자 동지로 살았다. 그러나 민청련 활동으로 인해 그는 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갔다. '이 전무'로 통하는 고문 기술자 이근안에 의해 모진 고문을 당했다. 전기와 물이 그의 몸을 할퀴고 지나갔다. 이후 그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며 남은 생을 살아야 했다.

이 사건에 관한 진술은 이미자의 '노래 테입' 중간에 녹음된 채로 미국 인권단체에 건네졌다. 이후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세계의 양심수'라는 수식이 김근태 이름 앞에 붙었다. 87년 로버트 케네디 국제 인권상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그를 가두고 고문했던 국가보안법은 21세기 하고도 11년이 지난 오늘, 아직도 살아있다.

그는 자신의 책 에서 '인간도살장' 안에 있던 느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고문을 할 때는 온 몸을 발가벗기고 눈을 가렸습니다. 그 다음에 고문대에 뉘면서 몸을 다섯 군데를 묶었습니다...머리와 가슴, 사타구니에는 전기 고문이 잘 되게 하기 위해 물을 뿌리고, 발에는 전원을 연결시켰습니다. 처음엔 약하고 짧게, 점차 강하고 길게, 강약을 번갈아 가면서 전기 고문이 진행되는 동안 죽음의 그림자가 코 앞에 다가왔습니다. 이 때 마음속으로 '무릎을 꿇고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를 원한다'는 노래를 뇌까리면서 과연 이것을 지켜내기 위한 인간적인 결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절감했습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연상했으며 이런 비인간적인 상황에 대한 절망에 몸서리쳤습니다."


▲ '세계의 양심수' 김근태는 인권상 수상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김근태 미니홈피

87년 6월 항쟁을 감옥에서 맞은 그는 88년이 돼서야 석방됐다. 세상은 변했지만 '천지개벽'은 없었다. 감옥에서 나온 그는 89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결성을 주도하고 정책기획실장, 집행위원장을 지냈지만 시대는 그를 또 다시 구속했다.

노태우 정권이 끝난 뒤 3당 합당을 지켜본 그는 현실정치로 눈을 돌린다. 95년 민주당에 입당한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와 함께 새정치국민회를 꾸렸고, 부총재 직을 맡았다. 이 때 15대 총선을 치렀고,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돼 내리 3선을 지냈다. 98년 출범한 국민의 정부 탄생에 힘을 보탠 그는, 곧바로 새천년민주당 쇄신 운동에 돌입했다. 역시 '비주류'였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다. 이인제 후보와 경쟁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면서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른바 '노풍'이 불기 시작한 광주 경선 직전이었다. 두 번째 민주 정부가 들어섰다. 노무현 탄핵 열풍을 딛고 '주류'로 올라선 열린우리당의 창당에 참여했지만 여전히 그는 '비주류'의 길을 걸으며 열린우리당을 지배했던 '중도실용노선'과 '투쟁'을 이어갔다.


▲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내던 시절 김근태 ⓒ김근태 미니홈피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낼 때는 부동산원가 공개에 반대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계급장 떼고 토론해보자"고 맞섰다. 그런 그를 노 전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했다. 그러나 장관을 지내면서도 그는 영리병원을 반대하며 청와대와 각을 세웠다.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 추진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여전한 '비주류'였다.

2011년 12월 29일 그가 떠나기 전, 지난 10월 18일 마지막으로 그의 블로그에 'posted by 김근태'로 남아 있는 글 역시, 그의 '인생'이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었다.

"(월가 시위의 요인은) 무엇보다 1%를 향한 99%의 분노 때문이다. 사회적 불평등과 정의롭지 못함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1%인지 5%인지는 중요치 않다. 이처럼 전 세계가 공감한다는 것은 미국이 주도한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를 제패했었다는 증거다. 선진국과 후진국, 강대국과 약소국, 민주국가와 비민주국가의 구분 없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세계적 대세였던 것이다. 그리고 2008년의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손인 월가의 실체가 드러났음에도 희생도, 반성도, 징벌도 없는 불공평함에 분노한 것이다.
...
우리는 미국보다 사정이 낫다. 미국보다 금융이 정치에 비해 권력이 강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굳이 증권사가 많은 동여의도를 점령할 필요는 없다.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 청와대가 있는 종로를 점령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운 좋게 내년 2012년에 두 번의 기회가 있다. 최선을 다해 참여하자. 오로지 참여하는 사람들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그가 남긴 마지막 글의 제목이다.

"2012년을 점령하라"



/박세열 기자 

2011년 12월 27일 화요일

"정봉주 판결은 국격 훼손한 판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6일자 기사 '"정봉주 판결은 국격 훼손한 판결"'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광철 변호사 '정 전 의원 판결은 세계적 조롱거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광철 변호사는 26일 미디어오늘과 만나 정봉주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격을 훼손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판결한 것애 대해 외국 언론보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외국 언론보도 조롱거리...국격 훼손됐다
25일자 이코노미스트 서울특파원 다니열 튜더가 중앙선데이에 기고한 칼럼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게 내려진 유죄 판결은 (MB정부의) 최악의 자책골"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한국법률 체제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그보다 더 좋은 비판소재는 없을 것"이라고 꼬집은 것이 대표적이다.
워싱턴 포스트도 23일자 서울발 신문에서 대통령의 욕설을 연상시키는 트위터 계정 차단, 북한 관련 웹사이트 대한 접속 차단 등과 함께 정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을 들어 "이전 정부와 비교할 때 현 정부는 국가보안법과 명예훼손 관련법률 등 현행법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 같은 해외 언론보도의 내용을 지적하고 "공직에 나간 사람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사람을 구속시키는 것이 마땅한가? 설령 백보 양보해서 그 같은 의혹이 허위라고 해도 실형을 살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맞는 일이냐"며 이번 판결은 외국의 조롱거리가 될 정도로 부당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이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관한 법을 든 것에 대해서도 "(정 전 의원이 의혹 제기)그게 만약 허위라고 해도 왜 행위자가 입증해야 하나,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법원이 3심에서 정 전 의원의 유죄를 확정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법부가 거시적 안목으로 판결을 내리고 국민적 설득력을 가져야 하는데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미시적 법절차와 증거법 등에 충실했는지 모르겠지만, 국민 수용 정도나 국제적 문명 사회에서 수용될 만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판단을 놓친 것이다. 사법부의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인터넷·SNS상 국가보안법 처벌 부당하다
이 변호사는 민변 소속으로 '국가보안법 전문 변호인'을 통한다. 현재 이 변호사는 왕재산 사건을 비롯해 인터넷 게시물로 인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다수 맡고 있다.
북한계정 '우리민족끼리' 계정을 리트윗하고, 멘션을 보냈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박정근씨 사건과 인터넷 게시판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 주의 주장을 실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구속돼 항고심 재판을 받고 있는 조모씨 사건도 이 변호사가 맡고 있다.
정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과 같은 맥락으로 인터넷 게시물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도 헌법재판소가 규정한 표현의 자유에 비춰 부당하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특히 인터넷과 SNS 상의 게시물을 문제삼아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는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계정의 글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 리트윗 했다며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 혐의로 수사한 사건을 들어 "국가보안법의 위헌성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실정법 적용이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국가보안법 7조 1항에 따르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변호사는 인터넷과 SNS 상 문제가 된 게시물의 내용과 게시물 작성자의 주장이 명백하고 현저하게 정부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 글을 누가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정체의 핵심이 되는 영토의 보전이라던가, 국민의 생명, 국가제도, 의회제도, 권력분립제도, 시장경제 등을 무너뜨리거나 존립과 안전에 위협이 있고, 급박한 위험인지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하는데 현재 지금의 국가보안법 사건은 북한에 우호적이거나 정부에 비판적이면 이적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변호사의 말대로 실제 이명박 정부 들어 인터넷 게시물과 SNS를 포함한 통신상 국가보안법의 7조 1항과 5항(찬양 고무죄)을 들어 문제를 삼는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
경찰청이 지난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해 삭제한 친북 게시물은 1793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8만 449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뿐 아니다. 검찰이 기소한 국가보안법 사건은 두자리수였던 2000년 이후 지난해 151건으로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이 누리꾼들의 인터넷 게시물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급증한 것을 두고는 "민족 대결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인식이 없는 정부의 천박한 속성과 무관치 않다"고 비난했다.
방통심의위는 사전 검열기구
이런 상황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달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해 SNS을 전담하는 규제 기구를 만들면서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최근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추모하거나 사망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로 자체 모니터하고 행정청에 통보해 요청이 오면 심의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이 국가보안법 위반 게시물을 판단하는 것에 대해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방통심의위는 국가기관의 요청이 있을 시 심의에 착수해야 하는데 자체적으로 모니터하는 것부터 실정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법 절차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한 일차적인 판단은 경찰청, 국정원이 해야 하는데 선제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법 위반을 판단한 것으로 명백히 법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방통심의위의 역할이 사전 검열 기구로 드러났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판단이다.
이 변호사는 "현재 법적 성격으로 방심위가 민간기구인데도 초법적, 월권적으로 규제하겠다는 것 자체가 정부의 들러리를 섰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며 "민간기구를 내세워서 심의하고 행정처분으로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은 명백한 사전 검열이며 권력 분립에 대한 훼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헌적 처사"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