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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1일 토요일

[사설] 법관 길들이기용 ‘부러진 인사’, 판사들이 바로잡아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0일자 사설 '[사설] 법관 길들이기용 ‘부러진 인사’, 판사들이 바로잡아야'를 퍼왔습니다.
페이스북에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은 서기호 서울북부지법 판사가 결국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대법원이 어제 발표한 연임 법관 113명의 명단 어디에도 서 판사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대법원이 밝힌 서 판사의 재임용 탈락 사유는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해 판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구실일 뿐임을 알 만한 사람은 안다. 진짜 탈락 사유는 ‘가카의 빅엿’ 등의 글로 ‘각하’를 욕보인 죄, 촛불재판에 불법개입한 신영철 대법관을 앞장서 규탄한 죄, 언론 인터뷰에서 영화 에 대해 “불편하지만 잘 만들었다”고 칭찬한 죄 등이다. 법원 수뇌부와 집권세력은 서 판사의 행동을 묵과하지 않고 재임용 탈락 조처로 철저히 보복했다.
서 판사 재임용 탈락은 다른 판사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기도 하다. 수뇌부의 눈밖에 벗어나는 ‘튀는 행동’을 하면 언제든지 서 판사와 똑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는 무서운 위협이다. 법관의 신분은 이제 ‘10년짜리 계약직 공무원’으로 전락해 버렸다. 서 판사의 재임용 탈락 조처에는 법원을 온통 온순하고 순치된 양떼들로 채우겠다는 법원 수뇌부의 강력한 의지가 깃들어 있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만연한 것은 사실 서 판사와 같은 판사들의 존재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판결,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오만함,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재판 진행 등에 있다. 법정에서 재판 당사자들에게 막말을 하고 이들의 주장을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하는 일부 판사들이야말로 사법부 불신의 근원이다. 하지만 서 판사가 재판 과정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사람들은 그가 “항상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해온 법관”이라고 전한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사법 불신의 근원에 메스를 대기는커녕 ‘괘씸죄’에 걸린 판사를 내치는 일에만 골몰했다.
사법부의 물구나무선 풍경은 신영철 대법관과 서기호 판사의 엇갈린 운명에서도 극명히 확인된다. 법관의 독립성을 무시한채 촛불재판에 불법개입한 신 대법관은 꿋꿋이 살아남아 이번에 서 판사의 생사를 판가름하는 대법관회의의 일원으로까지 참여했다. 이런 역설적 비극이 바로 사법부가 처한 위기의 본질이다.
주목되는 것은 젊은 판사들의 인식과 행동이다. 재임용 제도가 법원의 정책에 순응하지 않는 판사, 윗사람들에게 도전적인 의견을 내는 법관들을 솎아내는 도구로 악용되는 한 재임용 탈락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판사는 아무도 없다. 법관 재임용 문제는 단지 서기호 판사 한 명이 법복을 벗고 안 벗는 문제를 넘어선다. 판사들이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심사기준, 객관적이고 투명한 재임용 절차 마련은 사법부의 존망이 걸린 문제다. 지금처럼 원칙도 심사기준도 모호하기 짝이 없는 ‘부러진 인사’를 방치하는 한 사법부는 ‘부러진 신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2012년 2월 6일 월요일

[사설]대법원은 석연찮은 법관 임용탈락 해명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5일자 사설 '[사설]대법원은 석연찮은 법관 임용탈락 해명해야'를 퍼왔습니다.
사법연수원을 최상위권 성적으로 수료한 변호사가 지난해 말 경력법관 임용에서 탈락한 사실이 경향신문 보도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구체적 탈락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법조계에선 그가 한때 진보신당 당원이었고 민주노총 법률원에서 상근한 점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관을 뽑을 때 연수원 성적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해당 변호사는 연수원을 마칠 때 성적 4위로 연수원장상까지 받았다. 판사로 임관될 수 있었지만 뜻한 바 있어 변호사를 택했다가 지난해 법관 임용에 지원했다. 그는 국선 전담 변호인으로 활동할 때도 실력과 인품 모두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이 변호사를 면접하며 정당 가입 경력과 활동을 주로 물었다고 한다.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사법부가 사상 검증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만하다.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의 월급은 일반 로펌 변호사의 절반에 불과하다. 연차가 올라가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경력법관 임용에서 탈락한 변호사는 대학 시절 쪽방촌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것이 계기가 돼 민주노총에서 일하게 됐다고 한다. 경력법관 제도의 취지가 무엇인가. 연수원을 나오자마자 법대에 앉은 판사들이 시민적 상식을 반영하지 못하고 기계적 판결을 내린다는 비판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가진 법조인을 법관에 임용하자는 것 아닌가. 이번에 탈락한 변호사야말로 제도의 취지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대법원이 진보신당 가입을 문제삼았다면 그 또한 비판받아 마땅하다. 실정법상 공무원의 정당 가입이 금지돼 있음을 감안한다 해도, 한때 정당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공직 임용을 거부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이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경력법관 제도에서 더 나아가 전면적인 ‘법조 일원화’가 시행된다. 신규 판사 전원을 변호사·검사 등의 경력이 있는 법조인 중에서만 뽑게 된다. 만약 이번과 같은 밀실임용이 되풀이된다면 법조 일원화는 사법개혁의 성과가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대법원장 또는 그 대법원장을 임명한 정권의 ‘코드’에 맞지 않는 이는 임용에서 배제되고, 반면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때처럼 ‘현대판 음서제’의 혜택을 받는 이가 나올지 모른다.

대법원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는 엊그제 법조 일원화에 따른 법관 임용의 구체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조속한 시일 내에 투명하고 공정한 임용 기준을 만들어 논란의 여지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난해 말 경력법관 임용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다. 오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소통 2012 국민속으로’ 같은 행사도 의미가 있지만, 사법 불신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바로잡을 수 있는 오류’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2012년 1월 4일 수요일

[사설]법관의 품위와 국민 신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03일자 사설 '[사설]법관의 품위와 국민 신뢰'를 퍼왔습니다.
법관의 품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법관에 대한 국민들의 존경과 신뢰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우리가 이런 해묵은 질문을 새삼스레 던지는 까닭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엊그제 시무식에서 바로 이러한 주제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은 “국민은 법관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지혜롭고 공정하며 품위와 자질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이런 국민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법관과 재판에 대한 신뢰가 싹틀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언급은 나무랄 데 없을 정도로 교과서적인 모범답안이며, 일선 법관들이 재판의 지침으로도 삼을 만하다. 문제는 그가 법관의 품위를 너무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으며, 법관에 대한 국민 신뢰 형성을 위해서는 법관 개개인에게 그 무엇을 요구하기 이전에 자신을 포함한 법원 수뇌부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양 대법원장이 ‘품위 없는 법관’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얼마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날치기를 비판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뼛속까지 친미’ 등으로 표현한 인천지법 최은배 판사와 ‘가카새끼 짬뽕’ 등의 대통령 패러디물을 페이스북에 올린 창원지법 이정렬 판사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치편향적이거나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에 대해 대법원장이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는 대법원 관계자의 언급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우리도 법관이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할 경우 품위를 잃을 수 있으며, 법관에 대한 사회적 존경과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법관의 품위는 법정 밖에서의 말 몇마디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와 그 구성원들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고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가, 그러한 고민을 양심과 소신에 따라 얼마만큼 재판에 녹여내고 있는가 등이 법관의 총체적인 품위와 국민 신뢰를 결정한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런 측면에서 최 판사와 이 판사는 최근에 문제가 된 ‘흠결’을 몇배 상쇄하고도 남을 전향적인 판결로 우리 사회에 기여했다고 본다. 

양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원 수뇌부는 신영철 대법관 파동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신 대법관은 촛불집회 재판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일선 판사들로부터 사실상 탄핵을 당했으며,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그는 ‘뼛속까지 친미’ 등의 ‘품위 없는’ 표현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지만 과연 어느 누가 그를 품위 있는 법관으로 여기고, 존경과 신뢰를 보내겠는가.

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조선이 정봉주 ‘유죄’ 판결 법관 신상털기 맹비난?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22일자 기사 '조선이 정봉주 ‘유죄’ 판결 법관 신상털기 맹비난?'을 퍼왔습니다.
조선일보의 신상털기 역사를 공개합니다

대법원은 팟 캐스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을 확정했다. 정 전 의원은 대법원 유죄 선고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정치적 사형선고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 징역형 확정을 두고 이상훈 재판관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상진 기자의 활약상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 2011년 12월 21일자 조선일보 18면 기사. '나는 꼼수다'에서 이상훈 대법관 이름을 거론해 무죄판결을 주장했던 것에 대한 장상진 기자의 기사. 장 기자는 재판압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훈 대법관 신상털기 맹비난한 ‘조선일보’, ‘장상진 기자’
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둔 21일 기사를 게재했다. 22일에는 기사를 후속으로 내보냈다. 같은 날 라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장상진 기자와 박상기 기자가 공동으로 쓴 ‘나꼼수 “이상훈 대법관을 믿는다”’ 기사의 첫 문장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허위 사실 유포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측이 인터넷 방송과 행사에서 사실상 무죄 판결을 요구하면서 재판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이다.
해당 기사는 “주진우 기자는 ‘이 대법관은 훌륭한 분이라 (외압에)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고, 김용민 평론가 역시 ‘이상훈 대법관’이라고 이름을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는 방송에서 “대법관의 양심을 믿는다”, “재판부에서 현명한 판결을 내려줄 것을 믿는다”는 발언도 나왔다면서 ‘재판개입’이라고 몰아 세웠다.
는 “네티즌들을 트위터에 이상훈 대법관의 출신 지역과 나이, 가족 관계, 과거 판결 내용, 재산 관계 등 신상 정보를 올리며 압박에 동참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 대법관의 발언을 인용, “수많은 사람이 듣는 방송이 선고를 앞두고 있는 법관 실명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판은 22일에도 이어졌다.
“나꼼수가 대법관 이름을 들먹이며 ‘양심’ 운운하는 것은 정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지 않으면 주심 대법관을 ‘양심도 없고 외압에 흔들린 대법관’으로 몰고 가겠다는 노골적 협박…나꼼수처럼 법관을 협박해 법관이 재판의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재판 제도의 근본을 허무는 행위다”
해당 기사와 사설의 핵심 내용은 재판관의 실명을 거론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 첫 포문을 연 사람은 장상진 기자였다.
장상진 기자의 취재는 신상털기?


▲ 2011년 12월 16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장상진 기자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했다며 경기도 중학교 한 교사의 개인정보를 털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장상진 기자가 ‘실명거론’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최근 논란이 된 경기도 중학교의 한 역사 교사의 시험 문제다.

(A)은 교회 장로입니다.
(A)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A)은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A)은 정치적 타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A)은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A)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A)은 그러다가 권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A)은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장상진 기자는 'A에 해당하는 대통령을 쓰시오'라는 문제를 낸 교사에게 “선생님 맞습니까”라고 맹비난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장상진 기자는 해당 교사의 트위터(@junomind)를 중심으로 개인정보를 샅샅이 뒤졌고, 경기도 OO시 O중학교의 이 아무개 교사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비난을 가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리안들은 장상진 기자의 나이, 출신지, 출신 학교 등 신상털기에 나서자, 장 기자는 17일자 신문에 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장상진 기자는 자신이 2008년 8월 13일자에 쓴 ‘판사가 불법시위 피고인 두둔 발언’ 기사를 기억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불법 촛불시위 주동자에 대한 재판을 맡은 판사가 재판 과정에서 잇달아 피고인을 두둔하고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사견을 드러내 물의를 빚고 있다”며 박재영 판사의 발언 하나 하나를 공개했다.

▲ 2010년 1월 15일자 조선일보 8면 기사. 미디어법 저지 투쟁에 나섰던 강기갑 민노당 의원이 무죄판결을 받자 조선일보는 법관 신상털기에 나섰다

,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보도는 뭐지
이명박 정부 들어 판사들의 모임 ‘우리법연구회’가 보수매체를 통해 융단폭격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는 회원들의 명단을 공개해야한다고 기사를 통해 압박했고, 몇몇 판사들의 실명을 비롯해 그동안의 판결을 공개하며 맹비난했다. 마은혁, 박시환, 이정렬 판사가 피해를 입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 5단독 마은혁 판사가 지난 1월 미디어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혐의로 약속기소 된 민노당 보좌진과 당직자 12명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 담당 판사는 법원 내 특정 성향 사조직인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고 한다. 그는 작년 8월 코스콤 노조원들이 회사를 불법 점거한 것이 정당한 행위라면서 벌금형 선고를 유예했고, 지난 1월엔 공무원 촛불집회 참가를 독려한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2009년 11월 9일자 ‘편향적 돌출 판결이 사법 신뢰 안정 흔든다’ 중
“박시환 대법관과 ‘사법파동’은 데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박 대법관은 1971년 1차 사법파동을 제외하고, 우리 역사에서 벌어졌던 4차례 사법파동 중 3차례의 주역이었다”-2009년 5월 20일자 ‘‘사법파동 단골’ 박 대법관… 4차례 중 3차례 주역’ 중
“2004년 이정렬 판사도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3명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2010년 1월 16일 ‘평판사 60명 중 '우리법연구회' 멤버 11명’ 중
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은 판사들에 대한 신상털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카르텔로 뭉친 이념 판사들”, “‘튀는판결’의 본산은 우리법연구회”이라고 몰아붙인 바 있다.
최근에도 SNS에서 한미FTA 날치기 비준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는 몇몇 판사들을 타깃으로 신상털기에 열중하고 있다.

2011년 12월 3일 토요일

"한미FTA '사법주권' 침해한다" … 들썩이는 사법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2-02일자 기사 '"한미FTA '사법주권' 침해한다" … 들썩이는 사법부'를 퍼왔습니다.
김하늘 부장판사 "한미FTA 불평등... TF구성해야" 순식간에 동의 100명 넘어서

한미FTA가 사법주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재협상 해야 한다는 주장에 사법부가 들썩이고 있다. 

현직 부장판사가 1일 법원 내부게시판인 코트넷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법주권을 침해한 불평등 조약일 수 있다"며 재협상을 위한 사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자 하루도 되지 않아 100명이 넘는 판사들이 동의했다.

법관이 정부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실상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사법부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 글은 법관들이 최근 SNS 등에 FTA 비판글을 잇따라 올려 개인적 소신과 견해를 밝힌 것과 달리 협정을 법리적으로 분석하고,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하는 등 사법부의 구체적 대응방안까지 제시했다.

김하늘(43·사법연수원 22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한미FTA에 관한 기획토론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여러 독소조약을 품고 있고 특히 우리 사법주권을 명백히 침해한다는 점,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또 "FTA도 하나의 계약이고, 계약이 불공정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법원의 전문영역이고,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어떠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거티브 방식의 개방, 역진방지 조항,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등을 근거로 한미FTA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불공정한 독소조항이 있다면 이를 명확히 해 재협상 테이블에서 해당 부분을 제대로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법원이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제안에 공감하는 판사들이 있다면 댓글을 기재해달라며 한 달 안에 100명을 넘어서면 태스크포스(TF) 구성 청원문을 만들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직접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이미 100건 이상의 찬성 댓글이 달렸다.

김 부장판사는 "TF의 연구과제는 한미 FTA에 불공정 요소는 없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바로잡아야 할지 등이 될 것"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의 의구심과 사회적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고, (나도) 한 치 이의 없이 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법관의 SNS사용 논란, FTA정당성 검토로 이어져

김 부장판사의 이같은 글은 앞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법관은 모든 언동이나 처신에서 균형감각과 공정성을 의심받을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양 대법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신임 법관들의 임명식에서 한 발언이지만 최근 계속되는 판사의 SNS 사용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법조경력자 신임법관 26명에 대한 임명식에서 "재판 규범으로서의 양심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양심이 아니라 보편적 규범의식에 기초한 법관으로서의 직업적·객관적인 양심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보편타당한 것이어야 하고 다른 법관과도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치관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어 "독특한 신념에 터 잡은 개인적인 소신을 법관의 양심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사회 일각의 주장을 여론이란 이름으로 포장하거나 실체를 왜곡해 부당한 방향으로 재판을 끌고 가려는 시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공식적인 자리를 빌려 판사의 SNS를 통한 정치적 의사표명이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29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관의 SNS 사용 기준과 관련해 "신중한 사용을 권고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논란이 사그러지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읽힌다.

법관의 SNS 사용이 논란이 된 것은 지난달 22일 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45·연수원22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 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고, 이를 한 보수언론이 보도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42·연수원23기)가 최 부장 판사를 적극 옹호한 사실이 28일 알려지면서 논쟁이 격화됐고, 결국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까지 나섰다.

이 부장판사는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최 판사를 맹 비난하면서 법복을 벗으라고 압박을 가하자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과 우리 후손의 미래를 위해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킨 구국의 결단. 그런 결단을 내리신 국회의원님들과 한미안보의 공고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대통령님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라며 "이것도 정치편향적 글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판사는 이어 "진보편향적인 사람은 판사를 하면 안된다는 말이겠지"라며 "그럼 보수편향적인 판사들도 모두 사퇴해라. 나도 깨끗하게 물러나 주겠다"고 덧붙였다.

2011년 12월 1일 목요일

[사설] 법관의 SNS 사용 한계 설정, 신중하게 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30일자 사설 '[사설] 법관의 SNS 사용 한계 설정, 신중하게 해야'를 퍼왔습니다.
엊그제 열린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페이스북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판한 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법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사용하는 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할 것을 권고하고, 앞으로 사용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의 경위 등에 비추어 윤리위가 최 판사를 징계하지 않은 것은 적절한 결정이다. 이와 별개로 법관의 에스엔에스 사용 문제 등에 대한 건설적 논의를 위해서라도 이번 일을 차분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은 가 최 판사의 페이스북 게시 내용을 끄집어내 대대적으로 보도한 뒤 대법원이 곧바로 윤리위에 회부해 ‘심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화했다. 조선일보는 ‘뼛속까지 친미’라는 글 내용과, 최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싫으면 법복을 벗는 게 정상”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지면 배치나 제목, 후속보도 등에서 드러나듯이, 조선일보는 애초부터 판사의 ‘진보’ 성향 자체를 문제 삼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영철 대법관 사건 당시 보도 태도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가 촛불시위 재판에 개입해 판사들에게 압력성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판사들이 집단 반발할 때도 “법원 내부 일을 외부에 폭로하는 것은 사법부를 향한 파괴공작”이라며 오히려 신 대법관을 감쌌던 게 조선일보다. 그러나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에 대해서는 유독 다른 잣대를 들이대며 판결을 문제 삼아 왔다. 그러니 이번 보도 역시 진보 성향 판사에 대한 압력이나 길들이기 의도 아래 대서특필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법원이 보도 직후 곧바로 최 판사 건을 윤리위에 회부한 것은 사법부가 특정 보수언론에 휘둘린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는 법관들에게 위축효과를 불러일으켜 자칫 균형잡힌 판결에 지장을 줄 우려마저 없지 않았다. 다행히 징계는 없었으나 대법원 수뇌부는 이런 대목을 유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윤리위가 에스엔에스 사용에 있어 법관들의 신중한 자세를 권고한 것은 일면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정도의 외관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그러나 정당 가입이나 활동 등 적극적 정치행위가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정치적 표현은 공무원 일반에게도 허용되는 헌법적 권리다. 판사 역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재판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포괄적인 의미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에스엔에스 사용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는 에스엔에스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파급력 차이 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판사가 사적 공간으로 여기고 허물없이 얘기한 것을 언론이 뛰어들어 특정 대목을 부각해 보도하면서 논란거리가 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필요 이상으로 엄격한 기준을 만들어 에스엔에스 공간 자체를 위축시키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