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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1일 수요일

핵 마피아 품에 안기려는 '한명숙-이정희'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21일자 기사 '핵 마피아 품에 안기려는 '한명숙-이정희''를 퍼왔습니다.
[초록發光] 탈핵 외면한 야권 연대

3월 10일 새벽,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야권 연대 후보 단일화 방안에 서명했다. 또 "4·11 총선의 국민 승리를 위한" 범야권 공동 정책 실천 과제에 합의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과 부산역 광장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년, 이제는 탈핵이다!' 행사가 열렸다. 핵발전소가 없는 서울 한복판에서 탈핵의 염원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핵발전소 지대'인 부산에서의 함성과 공명했으리라 생각한다.

공식적인 여론 조사만 봐도 이제는 탈핵에 찬성하는 국민들이 훨씬 많다. 1년 만에 탈핵 흐름이 이 정도로 확산된 것은 이웃 나라의 비극적 사건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탈핵 도미노를 거스르는 이명박 정부의 핵 발전 확대 정책 탓이기도 하다.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 연대가 힘을 발휘해 양당의 꿈이 실현되는 상상을 해본다. 민주통합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 제1당이 되고, 통합진보당이 원내 교섭 단체를 구성한다고 말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공동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집행되길 바란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과 강정 마을 해군 기지 문제와 같은 현안들이 서둘러 처리되길 기대해 본다.

그러나 이들은 또 다른 중차대한 현안인 탈핵을 놓치고 있다. 탈핵을 다른 사안에 비해 소홀히 다룬 야권 연대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주년에 성사됐다는 데는 우연적이라기보다 어쩌면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들이 탈핵을 정책 방향으로 삼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큰 관심이 없거나 FTA 이상으로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뉴시스

FTA에 대해서 "전면 폐기"와 "재협상"으로 충돌하다가 "전면 반대"로 수정됐다. 이후에 어떻게 해석될지 모를 일이지만. 그렇다면 핵 발전 정책은? 19대 국회 공동 정책의 핵심 의제에는 빠져있고,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20개 약속' 중 13번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자력 등을 주축으로 하는 에너지 체제를 녹색 대안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중시하는 생태적 사회 경제 구조를 만들겠습니다"로 시작하는 대국민 약속은 "원전 추가 건설을 중단하며 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산업, 교통, 생활 등에서 적극적인 수요 관리로 물과 에너지의 소비를 줄이고, 재생 가능 에너지의 생산을 대폭 확대한다. 또 기업 특혜적인 현행 전기 요금 부과 체계를 개선하고, 특히 대기업에 대해서는 전기 요금을 현실화"한다고 제시한다.

얼핏 보면 좋은 말이다. 그러나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탈핵 정책치고는 어이가 없다. 사실상 탈핵이라고 말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제외하고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녹색당, 그리고 민간단체들은 경쟁하듯 앞 다퉈 '탈핵 에너지 전환' 계획을 선보였다. 이들은 과거에 당위론적인 반핵 주장에서 보다 정교한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여태껏 정부 기관과 관련 업계가 독점한 에너지 시나리오 구성 권력에 대항한 셈이다.

시나리오 작업이 그렇듯이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양한 시나리오가 등장했다. 탈핵이라는 추상적 관점이 강조점과 방법론에 따라 다양한 것은 마땅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탈핵이라는 이름에 어울릴 수는 없다.

녹색당과 통합진보당은 2030년 탈핵이 바람직하고 가능하다고 제안하고, 통합진보당은 2040년으로 공약했다. 민주통합당은? 여전히 '원전 전면 재검토'이다.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일부가 참여하는 에너지대안포럼의 시나리오의 최대치로 보면, 2052년도 그 중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한국 사회는 기존의 '원전 반대'의 구호를 넘어서 '탈핵 에너지 전환' 대안 시나리오를 만들어냈다. 많은 국민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탈핵 여론이 커져가는 지금 여전히 구시대적인 '재검토'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민주통합당의 '좌클릭'은 핵 발전 앞에서 멈추는 것일까? 파트너인 통합진보당이 2040 탈핵 정책공약을 FTA 의제만큼이나 강력히 요구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운동은 가까운 곳에 있고 정치는 먼 곳에 있는가?

탈핵은 단지 노후화된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금지하고, 현재 계획 중이거나 건설 중인 핵발전소를 중단하며, 현재 가동 중인 핵발전소를 설계 수명까지 운전하도록 허용하는면허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적 공론화와 정치·사회적 합의 그리고 정책적 의지를 통해 적정수명을 결정해 단계적으로 폐쇄하면서 대안적 에너지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통합당들의 연대에서 탈핵을 찾아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어도 탈핵에 있어서는 녹색당과 진보신당이 정당(正黨)이다. 신중할 때가 아니라 행동할 때다. 핵발전소의 자연 소멸을 기다리는 공약에 탈핵을 붙이기 민망하다. 탈핵을 바라는 유권자들이 비례 대표 1인을 뽑을 수 있다면, 녹색당과 진보신당 중 어느 당에 투표할지 고민하는 한 달이 되길 소망한다.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최민희의 비례 욕심…언론계 인사 '지지성명' 뒷말 무성


이글은 대자보 2012-03-18일자 기사 '최민희의 비례 욕심…언론계 인사 '지지성명' 뒷말 무성'을 퍼왔습니다.
지역방송협의회 "최민희, 올바른 신념 갖췄는지 의구심"…비례대표 반대 성명

일부 언론계 인사들이 지난 16일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최민희 전 최고위원을 지지한다"며 발표한 성명을 두고 뒷말이 많다. 

역시 민주당 비례대표에 도전장을 내민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최민희 지지 성명'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민주당 비례대표의 '언론계 몫'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자리 하나를 두고 다퉈도 모자랄 판에 신 전 위원장은 왜 자신의 경쟁자를 비례대표로 추천한 걸까. 

내막을 알고보니 최 전 최고위원측이 먼저 신 전 위원장에게 지지성명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신 전 위원장이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에게 추천을 부탁한 것이나, 신 전 위원장의 이름을 공개한 것을 두고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결과적으로 최 전 최고위원이 자신의 비례대표 욕심 때문에 경쟁자를 난처한 상황에 빠뜨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일 말고도 최 전 최고위원은 그간의 행보 때문에 정계, 언론계 인사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 통합전당대회를 앞두고 임시로 최고위원을 맡았던 그는 현역 의원이 아니라서 발언권이 없는데도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언론 생태계의 다양성 보장을 위한 미디어렙 법안 처리를 미룰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당론과 배치되는 주장이었던 것이다. 

이에 지역방송협의회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최 전 최고위원이 과연 언론 공공성과 미디어 생태계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해 올바른 신념을 갖췄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그의 비례대표 추천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조준상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도 지난 16일 미디어스 기고를 통해 "최 전 최고위원은 2003년 10월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 당시 '조중동 프레임'을 폐기하고 '조동'으로 바꿔서 중앙일보를 견인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종잡을 수 없는 운동의 원칙"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기고를 읽은 시사인 고재열 기자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런 분(최 전 최고위원)에게 권력을 쥐어주는 것은 좀 아니지 싶은데"라고 공감을 표했다. 

그는 또 트위터에서 "18대 언론계 비례대표였던 최문순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을 최전선에서 맞섰지만 언론사주 출신 최영희는 그냥 자리 하나 차지할 뿐이었는데, 최민희는 후자일 것 같아 우려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비례대표 공심위는 18일까지 후보자 면접을 끝낼 예정이어서 베일에 가려져 있던 비례대표 최종 명단도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2012년 3월 10일 토요일

[사설]임종석 사퇴 ‘공천 과오’ 바로잡는 계기 삼아야


임종석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이 어제 총장직과 4·11 총선의 후보 자격을 내놨다. 임 총장은 “야권연대가 성사된 이후 당에 남는 부담까지 책임지고 싶었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늘 마음 같지는 않은 것 같다”고 술회했다. 그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는 등 재판이 진행 중인 터라 그간 그의 공천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이해찬·문재인 상임고문 등 당내 ‘혁신과 통합’ 측 인사들의 압박이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의를 위해 총장·후보를 사퇴한 임 총장의 결단은 평가받아 마땅하다.

이번 사태는 ‘국민의 눈높이’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운다. 민주당은 당초 도덕성과 정체성을 총선 공천의 중요한 잣대로 천명했다. 현실은 달랐다. 임 총장을 비롯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되거나 유죄를 받은 인사들 4~5명이 공천을 받았다. 반면 같은 도덕성 시비에 휘말린 강성종·최규식 의원은 불출마했다. 호남 중진들은 낙천했으나 ‘친노 인사’라는 김진표 원내대표는 ‘관료 출신 보수인사’라는 정체성 시비에도 불구하고 공천을 받았다. 무엇이 도덕성이고, 정체성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대가는 엄혹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지난 1월 통합전대 이후 상승세를 탔던 민주당 바람이 확연히 꺾였다. 의석의 과반 확보는 고사하고 130석도 못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각종 경고음이 발령됐다. 민주당이 자신들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고, 국민들을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추려 한 데 따른 민심의 이반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한명숙 대표가 있다. 한 대표는 임 총장을 사무총장에 임명할 당시 비리연루 의혹을 받은 인사가 어떻게 총선을 이끌 수 있느냐는 당 안팎의 지적을 외면했다. ‘임 총장은 무죄라고 믿는다’는 자신만의 논리로 뜻을 굽히지 않았고, 공천까지 줬다. 두 번씩이나 표적 수사를 당하고 무죄를 받은 한 대표가 검찰에 갖는 불신과 한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무죄추정의 원칙도 존중하는 게 백번 옳다. 그러나 공과 사가 불분명한 한 대표의 말과 행동이 국민들의 눈에는 오만으로 비쳐졌고, 유사한 시비로 낙천한 인사들은 이중 잣대에 분노했다. 그의 리더십은 큰 상처를 입었다.

민주당은 임 총장 사퇴로 다른 공천의 문제들을 덮으려 해서는 안된다. 잘못된 공천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유사한 사례의 경우 후보직을 반납받거나 박탈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남은 공천에서도 준엄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 반전의 계기가 주어졌을 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게 정치의 기술이고, 리더의 역량이다. 이마저 외면한다면 임 총장의 사퇴는 빛이 바래고, 공천 잡음도 재발할 것이다. 지금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부조리에 맞서 싸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한 대표의 대오각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2년 3월 7일 수요일

우석균 칼럼 한미FTA와 총선, 그리고 진보정치


이글은 레프트21 2012-03-03일자 기사 '우석균 칼럼한미FTA와 총선, 그리고 진보정치'를 퍼왔습니다.
한미FTA 발효일자가 3월 15일로 확정됐다. 국회 날치기 통과 직후에는 발효일자를 1월 1일이라고 말하던 한국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발효일자가 보름 간격으로 계속 늦춰지더니 결국 미국이 말하던 발효일자에 가까워진 것이다. 
애초에 한미FTA 발효일이 총선과 가까워지면 총선 쟁점이 된다고 걱정하던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권에게는 매우 안 좋은 소식이다. 미국이 한국 정치 일정보다는 미국의 FTA 이행법 101조에 따른 ‘한국의 이행과제 점검’이라는 마지막 숙제 검사를 더 중요하게 여긴 탓이다. 이 숙제 검사에는 날치기 처리한 14개 법안과 시행령 개정 등의 법안 개정 점검을 포함한다. 


△2월 25일 한미FTA폐기 집회 한미FTA 발효는 한미FTA 폐기 투쟁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사진 이윤선

그러나 이것만일까? Inside US Trade를 보면, 미국이 기대했던 발효일자는 핵안보정상회의의 오바마 방한시점인 3월 29일이었다. 한국 정부는 실무점검에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고 1월 발효를 말했다. 맞는 말이다. 
미국의 숙제 검사가 생각만큼 수월하지 않았던 것은 한국의 이행과제가 단순히 법개정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에 한미FTA 발효 후 1년 안에 미국산 쇠고기 개방을 약속했다. 또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 FTA, 즉 TPP에 한국이 어떻게 가입할 것인지도 미국의 관심사다. 
이 문제들이 포함되는 것은 물론 한국 국민들이 보기에는 말이 안 되는 법개정이라 할지라도 미국이 보기에는 마음에 안 드는 이행법 내용의 재개정 문제도 숙제 검사에 포함돼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물론 그 내용을 알 수는 없다. 대한민국 정부는 발효과정 논의는 외교상의 비밀이라고 알려 줄 수 없다고 한다. 한미FTA는 그 협상 전체가 비밀이었고, 이제 협정문이 완료된 상태에서도 무엇이 이행점검인지 국민들은 전혀 알 수 없다. 한미FTA는 벌써부터 ‘헌법 위의 헌법’인 것이다.  
발효날짜를 앞당김으로서 한미FTA를 총선의 쟁점에서 가능한 제외해 보려던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은 작전을 바꿔야 했다. 이른바 정면돌파가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박근혜 씨가 2월 13일 “한미FTA가 그토록 필요하다고 강조하고서는 이제 와서 정권이 바뀌면 없던 일로 하겠다는 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하자 조중동도 일제히 나섰다. 
2월 14일 1면 머리기사는 ‘한ㆍ미 FTA 총선 최대 쟁점으로’였고, 도 ‘박근혜, 야와 전면전 선언’을 1면에 내걸었다. 심지어 요즘 상당히 조용해지신 듯한 이명박 대통령조차 “과거 독재시대도 아니고 외국 대사관 앞에 찾아가서 문서를 전달하는 것은 국격을 매우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한마디 보탰다. 트위터를 검열하려 하고 앱을 삭제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독재’와 ‘국격’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정부와 여당이 총동원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총동원
이번에도 문제는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이 민주통합당이 됐어도 대응은 똑같았다. “노무현과 이명박의 한미FTA는 다르다”가 민주당의 답이었다. 안타깝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 
한미FTA 체결 당시 국무총리였던 한명숙 씨가 지금 민주통합당의 대표다. 또 한미FTA 체결 당시 열린우리당의 정책위의장이자 한미FTA 평가위원장을 맡아 합격점을 준 인사가 지금 민주통합당의 원내대표인 김진표 씨다. 김진표 씨는 당시 한미FTA 서비스 분야의 개방수준이 낮아 “교육, 의료분야에서는 한미FTA를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고, 이번에도 “선 비준 후 재협상”안에 사인을 해 줘 지금 새누리당이 국회 날치기를 두고 ‘사실상 합의처리’라고 주장할 근거를 준 당사자다. 이들이 주장할 것이 달리 무엇일까? 
노무현과 이명박의 한미FTA는 다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상징화돼 정치적 비판이 금기시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은 그럴듯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적 상징이 사실관계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10개 독소조항 중 노무현 정부 때 체결된 FTA와 다른 것은 자동차 관련조항 하나뿐이다.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나 역진방지,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 조처, 의약품 가격인상, 중소상인 보호 불가 등등은 모두 노무현 때의 한미FTA와 전혀 다르지 않다. 
2008년 경제 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는 민주당 일각의 주장도 일부는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FTA 내용은 2008년 경제 위기로 더욱 문제가 커진 것뿐이지 2008년 이전에도 문제는 다르지 않았다. 바뀐 것은 노무현 정부 시기의 지금 민주당은 여당이었고 지금은 야당이라는 사실뿐이다.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는 다르다는 주장이 근거가 없는 그만큼,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기세를 올릴 만도 하다. 어떻게 보아도 말이 안 되는 ‘야당 심판론’까지 들고 나온다. 보수원조를 자처하는 당답게 ‘왜 말을 바꾸었나’ 시리즈는 탈핵선언과는 거리가 먼 민주당의 ‘원전재검토’ 입장에 대해서조차 핵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고 비판하고 제주 해군기지 문제까지 이어진다. 
여기서 새삼스럽게 민주당이 왜 시원스럽게 치고 나가지 못하는가를 묻지 말자. 민주당은 보수정당이다. 또 개혁주의적 야당이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길들이기 과정을 거친다. 
길들이기
조중동이 그리고 전경련이 한미FTA를 국익에 도움이 되는 협정이라고 지면을 기사와 광고로 도배하는 것이 단지 민주당 집권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판단하는 것은 너무 좁게 보는 것이다. 심지어 진보정당이라 하더라도 집권 과정이나 의회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자본가들은 이 정당을 길들인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그러한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지금 민주당이 왜 인적 쇄신을 하지 못하는지, 왜 더 확실하게 자신의 입장을 진보적인 입장으로 확실하게 정리하지 못하는지를 묻는 것은 민주당이 보수정당이라는 한계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민주당은 왜’가 아니다. 진보정당은 어디에 있나가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이다. 노무현의 한미FTA는 이명박의 한미FTA와 함께 모두 폐기시켜야 할 것이라는 점, 일본의 핵 사고 이후 나아갈 방향은 탈핵이고 대체에너지 체제라는 점, 그리고 제주해군기지는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혀야 할 주체는 민주당이 아니다. 고용이나 등록금, 교육, 의료 모든 문제가 그렇다. 문제는 민주당이 아니라 진보정당이고 사회운동이다. 
민주당은 한미FTA 폐기를 주장한 적이 없다. 이것이 선거 시기라고 바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발상이다. 선거 시기에 선거를 무시하는 일은 바보 같은 일이다. 야권연대가 불가피하면 야권연대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선거나 야권연대 모두가 대중의 고통을 실제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가 문제지만 이제 평범한 사람들이 묻는 것은 ‘어떠한 정치인가’다. 여기에 대해 ‘닥치고 정치’를 이야기하고 ‘노무현과 전태일의 만남’이나 ‘야권연대’를 통한 반MB만를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진보정당과 사회운동이 나아갈 길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진보정치의 차별성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야말로 정치’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기 위해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넘어서는 진보정당과 사회운동의 전망이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은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지루한 정치공방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총선 시기 한미FTA 논쟁 과정에서 진보정치와 사회운동의 신선한 목소리다. 또 진보정치가 보여 줄 수 있는 미래의 전망과 선거과정의 열린 공간을 통해 터져 나오는 사회운동과 그에 헌신하는 진보정치가 보여 줄 희망이다. 

2012년 3월 4일 일요일

조선일보가 공개한 ‘비례대표후보 초안’은 괴문서?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3일자 기사 '조선일보가 공개한 ‘비례대표후보 초안’은 괴문서?'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 “출처 불분명한 괴문서 … 정정보도하라”

가 3일치 지면을 통해 ‘민주통합당 비례대표후보 초안’ 문건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출처가 불분명한 괴문서를 사실 확인도 없이 보도했다”며 즉각적인 정정 보도를 촉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가 공개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후보 초안’ 문건에 따르면, 민주통합당은 비례대표 1번에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출신의 남윤인순 최고위원을, 2번에 한국노총 위원장인 이용득 최고위원을, 3번에 대학 시절 방북했던 임수경씨를, 4번에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민희 전 최고위원과 김기식 전략기획위원장 등도 10번 이내 상위 순번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문성근 최고위원이 이들을 강하게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이 밖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 대표의 누나인 유시춘 전 최고위원은 11번, MBC 앵커 출신의 신경민 대변인은 18번에 검토되고 있다고 조선일보는 밝혔다.
조선일보는 비례대표후보 초안 문건에 대해 “총선기획단이 최근 마련해 당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민주당은 조만간 비례대표 공천심사위를 구성해 후보를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 문건은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 조선일보 2012년 3월3일치 1면

그러나 이 같은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성명을 내어 “3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후보 초안’이라는 문건은 총선기획단과 전혀 무관한 것으로, 보도 내용 역시 사실과 다르다”며 “총선기획단은 이 문건을 작성한 바 없으며, 따라서 당 지도부에 보고된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총선기획단은 비례대표후보 문제에 대해 논의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으며, 지역구후보에 대한 공천심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다음 주부터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조선일보를 향해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괴문서를 사실 확인도 없이 보도함으로써 당에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하고, 즉시 정정 보도하라”고 요구했다.  
민주통합당 대변인실 또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에 검토되고 있다’는 조선 보도에 대해 “이용득 최고위원은 그동안 비례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밝혔고, 한국노총 대의원대회에서도 공식적으로 불출마를 천명한 바 있다”며 “조선일보 1면 보도는 이용득 최고위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한국노총의 입장을 어렵게 하는 만큼 사과하고 즉시 정정 보도하라”고 요구했다.

2012년 3월 1일 목요일

D-42 민주, 연일 악재에도 국민 외면…갈길 몰라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2-29일자 기사 'D-42 민주, 연일 악재에도 국민 외면…갈길 몰라'를 퍼왔습니다.
[분석]공천논란‧야권연대 답보‧자살사건…밥상 갖다 바치나?

‘탄탄대로’ 일 것처럼 보였다. 원내 1당 탈환은 당연한 것 처럼 예상됐다. 그러나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막아야 할 구멍은 계속 터져나온다. 총선을 불과 40여일 앞두고 적신호가 켜진 민주통합당의 현재 모습이다. 

이상 징조는 공천과정에서부터 발생했다. 비록, 통합진보당까지 아우르지는 못했지만 시민사회 세력까지 포함한 통합야당으로 출범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참신한 개혁공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정체성’ 중시한다더니…공천 결과에 국민들 ‘실망’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신한 인물보다는 전, 현직 의원들의 재등장이 대세였다. 이를 두고 ‘도로 민주당’,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번 총선의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부산지역에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등이 투입되기는 했지만 수도권에 단수공천된 인물 중 ‘금배지’를 안달아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정체성 논란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FTA 정국 등을 통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 개혁적인 인물로 꼽혔던 몇몇 현역 의원이 무난히 공천을 받은 것은 차치한다고 해도 저축은행 사건 연루 의혹으로 기소된 전직 의원들의 공천을 그대로 밀고나간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과거 ‘MB맨’으로 불리던 인물이 국민경선후보 명단에 들어간 것은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해당 후보는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큰 공을 세운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 출신인데다가 이 대통령의 당선 후 지역신문에 “나는 보따리 싸들고 상경해 소위 엠비스트(MBIST)를 자처했다”등의 문장이 담긴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정체성’을 공천기준으로 삼겠다던 당초의 호언장담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야권이 이번 총선의 포인트를 ‘MB 정부 심판’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어려운 결정이었다. 

비난이 쏟아지자 민주당은 부랴부랴 해당 인물을 경선후보에서 제외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공천 심사과정에서 해당 후보의 이력에 대해 전혀 몰랐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묵과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후보의 ‘MB맨’ 이력을 ‘제 1야당’의 공심위에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은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이에 관련한 질문을 받자 모르쇠로 일관했다. 공천심사위원이 아닌 본인으로서도 당혹스러웠을 테지만 전략홍보본부장이라는 직책에 걸맞지 않는 답변이었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국민참여경선도 잇따른 선거인단 불법모집 의혹에 급기야는 자살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광주였다. 과열된 공천경쟁이 부른 참사였다. 결국 해당 지역의 국민경선을 중지하고 전략공천으로 가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와중에도 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를 놓고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명숙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모바일 선거, 국민참여 경선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장애가 있겠지만 새로운 정치를 향한 모바일 정치혁명은 좌초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다. 

그러나 지도부에서 ‘호남 중진’들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번 후보 경선과정에 있어서 지역특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모바일 투표의 어려움을 누차 지적했고 지역특성에 맞는 경선방법을 도입하자고 했으나 모바일 투표에 너무 도취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박 최고위원은 “특히 이번 공천결과에 대해서 ‘호남물갈이’, ‘민주계 공천학살’, ‘친노 부활’, ‘특정학교 인맥 탄생’ 등의 평가가 있는 것은 앞으로 총선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친노 부활’과 ‘특정학교 인맥’ 등의 표현은 한명숙 대표를 정조준 한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지지부진 야권연대에 악재는 계속…지지율은 내림세

그러나 공천을 둘러싼 여진은 계속 되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3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날 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공천결과가 발표되기 전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과 한광옥 상임고문, 정균환 전 민주당 원내대표 등 호남 중진들이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일부 최고위원들이 공심위 결정안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지역이 이 정도라면 ‘텃밭’인 호남에서의 공천결과가 발표될 경우, 그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의 개혁공천 여부를 판가름 지을 호남지역은 탈락한 예비후보자 중 상당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천 확정여부에 관심이 쏠려있는 김진표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수원 영통의 결과도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협상도 지지부진하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개혁진보진영 원로들이 나서 시국회의를 가질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야권연대는 이번 총선에서 야권의 의회권력 탈환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도 관건이다. 

이같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보니 보수진영이 ‘정권심판론’의 맞불 성격으로 제기한 이른바 ‘친노 심판론’에 대해서도 대변인단 논평이나 아침 회의에서의 공개발언 정도 이외에는 뚜렷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악재들이 계속 겹치다 보니 국민들의 실망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통합과 당 대표 경선과정에서 쌓아둔 지지율이 자꾸 깎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새누리당에게 돌아가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7일 발표한 2월 넷째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37.5%로 선두를 유지했지만 전주보다 3.9%p 오른 새누리당(36.5%)에 바짝 추격당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와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대선후보 지지율도 오름세를 보였다. 

와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에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11 총선 투표기준에 대한 질문에 45.6%의 응답자는 새누리당을, 31.2%의 응답자는 민주당을 택한 것이다. 

단순 정당 지지율에서도 새누리당은 38.6%를, 민주당은 31.1%를 기록했다. 더구나 지역별 분석결과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가 더 많았던 지역은 광주-전라, 즉 호남 뿐이었다. 

다만,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현 시점에서 민주당에 희망이 될만 하다는 평가다. 야권연대의 가능성도 아직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향후 공천명단에 담긴 이름과 국민경선의 흥행여부에 따라 분위기를 바꿀 여지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대구 출마를 강행한 김부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모든 당원들은 민심의 칼날위에 있다는 심정으로 이 시기를 지나가야 한다”며 “나머지 지역 공천이나 경선과정에서 엄격한 잣대와 준비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번 (총선)에 사실상 멸문할 것 같았던 민주당을 건진 것은 (당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엄격한 잣대가 그나마 이정도라도 건사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경험에서 많이 배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 출마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29일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국민들이 등 돌리고 있다. 오만과 오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이제라도 국민의 소리 들어야 한다. 개혁 공천하고, 통큰 양보로 야권연대하고, 국민위한 정치,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해야 한다. 그게 민주당이 살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대로 남은 총선기간 동안 민주당이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2012년 2월 29일 수요일

“민주당 다수당인 듯 행동하고 있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29일자 기사 '“민주당 다수당인 듯 행동하고 있다”'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 공천 과정 비판 목소리 쏟아져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보이는 민주통합당의 태도에 외부 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직의원을 다수 공천하는 등 개혁의지가 약화되자 민주통합당에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7일 트위터에 “민주통합당의 자만과 안이함이 심각하다”며 “새누리와의 혁신경쟁에서 처지고 야권연대를 방기한다면 주권자는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야권전체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전국에 자당 후보를 내겠다는 공언. 협상용이라고 하더라도 과하다. 벼랑 끝 전술로는 주권자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고 역설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2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공천이 야당으로서 투쟁성, 개혁성, 시민참여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대단히 잘못돼 가고 있고 위험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현역의원을 대부분 공천하려면 왜 시민사회와 통합하려했는가?”라고 반문한 뒤 “민주당이 단수후보 공천을 최소화하고 아래에서부터의 경선을 통해 현장의 지지를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도 “민주당이 당명을 바꾸고 구성도 달라졌지만 실제 참여할 사람은 전혀 새롭지 않아 변화의지, 개혁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혹평했다.
민주당이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민주당이 정체성 논란에 휘말리는 것은 가혹하게 비판받고 경계해야 한다. 소수정당이 될지언정 정도를 걷는 기개야말로 개혁세력의 진정한 자산”이라며 스스로에게 가혹해 질 것을 주문했다

2012년 2월 28일 화요일

[사설]민주, 모바일투표 관리 부실 책임 통감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27일자 사설 '[사설]민주, 모바일투표 관리 부실 책임 통감해야'를 퍼왔습니다.
광주 동구에서 불법적인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관여한 혐의를 받던 전직 공무원 조모씨가 자살한 사건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우리 선거풍토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선거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이 과거의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한, 그리고 선거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할지라도 선거 구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이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자살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씨가 관장으로 있던 주민자치센터 부설 도서관에서 ‘2012년 주민등록 일제 정리조사 세대명부’, 동선거 책임자에게 배부된 ‘선거용 수첩’ ‘통장 협의회 사업 추진내역’ ‘모바일 투표 대상자 선정 실적’ 등과 같은 문건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관권개입과 조직선거의 냄새가 난다. 또 ‘동향보고’라는 문건에는 모임 내역 옆에 수십만원짜리 영수증이 다수 첨부되어 있어 금품선거 가능성도 있다. 모바일 선거 도입으로 없애 보려던 부정적 현상이 선거판에 그대로 살아 있는 셈이다.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이 과열을 띠는 원인은 간단하다. 우선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지적할 수 있다. 유권자들이 자발적으로 선거인단에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는데 우리 사회에는 정치 무관심을 넘어, 혐오감이 만연해 있다. 또 선거인단 등록 절차가 너무 복잡해 유권자들의 참여를 방해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 불발로 모바일 투표가 법적으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의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지역의 후보들로서는 선거인단 모집에 사생결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를 실시할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모바일 투표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불법적인 선거인단 모집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 같은 비극적 사건 발생은 어느 정도 이미 예견됐다. 전남 장성 등에서는 선거 사무실이 아닌 곳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선거인단 대리등록을 받는 사례가 발견돼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사상 최초로 실시되는 모바일 투표 도입 홍보에만 신경을 쏟다가 정작 법적 허점을 노린 불법 선거인단 모집 관리에 소홀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경선 과정의 사전·사후 불법 사실이 밝혀지면 후보자격 박탈 등 강력 제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역대 선거에서도 비슷한 다짐이 있었지만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하고 넘어가고 말았다. 민주통합당은 구습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만큼은 관련자들을 엄중문책하고, 선거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그래야 모바일 선거가 뿌리를 내려 선거혁명, 정치혁명의 문을 열 수 있다.

2012년 2월 6일 월요일

[사설] 민주당, 혁신과 야권연대 없이 미래 없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05일자 사설 '[사설] 민주당, 혁신과 야권연대 없이 미래 없다'를 퍼왔습니다.
통합으로 덩치가 훨씬 커진 민주통합당에는 세 가지 절체절명의 과제가 놓여 있다. 당의 체질과 운영의 획기적인 혁신, 물리적 통합을 뛰어넘는 각 세력 간의 화학적 결합, 그리고 총선을 위한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는 일이다. 이것은 민주당의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민주당의 요즘 모습을 보면 이런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오히려 역주행까지 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한나라당)을 앞서는 데 고무된 탓인지 모르겠으나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감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새누리당이 어쨌든 당명까지 바꿔가며 이미지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각종 당내 인사도 통합의 정신을 살리기보다는 기존의 틀에 안주하고 있다. 당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한 시민사회와 노동계 쪽은 최근 발표된 공천심사위원 구성에서도 소외됐다. 옛 민주당 쪽이 당직 독식에 이어 공천 독식까지 하려는 것이냐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게 당연하다. 공심위원 임명을 둘러싼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되기는 했으나 인사 문제를 둘러싼 계속된 파열음은 당의 앞날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야권연대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공동의 정책 공약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후보단일화 규칙을 정하려면 지금부터 협상을 시작해도 시일이 촉박한데 아직 협상에 시동조차 걸리지 않았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 협상을 제안한 지 20일이 지났으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석패율제 도입 문제를 둘러싼 대립으로 오히려 양쪽의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야권연대가 지지부진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된 탓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과 통합진보당의 상대적인 침체로 야권연대에 대한 민주당의 절박감 자체가 예전 같지 않다. 통합진보당이 정당지지율에 해당하는 만큼 지역별로 후보 수를 양보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도 민주당은 과도한 요구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찌 됐든 연대를 위해서는 ‘가진 쪽’이 ‘없는 쪽’에 비해 더 큰 양보를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의 파괴력을 과소평가했다가는 총선에서 낭패를 당할 수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민심은 물과 같아서 끊임없이 평형을 유지하려 한다. 지금은 새누리당의 인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언제 민심의 풍향이 바뀌어 민주당 쪽에 역풍이 불어닥칠지 알 수 없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결국 양쪽의 힘이 엇비슷해진 것이 과거 경험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언제부터인가 오만과 나태에 빠져 스스로 화를 키우고 있다.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어이없는 한나라-민주, 돈봉투 문제되니 아예 '합법화' 합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19일자 기사 '어이없는 한나라-민주, 돈봉투 문제되니 아예 '합법화' 합의'를 퍼왔습니다.
진보당 이정희 대표 "정당개혁 아닌 파렴치한 개악행위"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당대표경선에 참석하는 당원에게 불법적으로 제공돼 온 '여비'를 합법화하고 이를 정당 경비로 지원하는 법 개정안에 합의하자, 통합진보당이 "파렴치한 개악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18일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위 '정당·정치자금법 소위원회'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6개 항목의 정당법 개정안에 잠정합의한 바 있다. 두 당은 이날 소위원회 논의 결과에 대해 "△당 대표 경선의 선관위 위탁 △선관위에 조사권 부여 △공직선거법과 동일한 내부고발자 보상기준 마련 등 6개 항목에 합의를 봤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그간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된 소위원회의 합의 가운데 나머지 3가지는 '돈봉투'로 문제가 된 여비 제공을 아예 합법화하고 금품을 제공받은 자에게도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과태료만 물리는 등 정치 개혁에 역행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현행법은 금품을 제공받은 사람을 '매수 및 이해유도죄'로 처벌하도록 돼 있다.



18일 정당 정치자금법심사소위원회.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나라당 권성동, 성윤환 의원, 박기춘 위원장, 민주통합당 최규성 의원.

또한 양당은 당내 경선시 투표·개표 사무에 소요되는 비용을 연1회 국고에서 부담토록 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돈 봉투 관행 그대로 두고 세금만 축내는 게 정당 개혁인가"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당운영은 그대로 둔 채 세금만 축내는 파렴치한 개악행위"라고 양당 합의에 즉각 반발했다. 

이정희 진보당 공동대표는 19일 아침 "(두 당이) ‘돈봉투 논란’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국민 의견을 무시한 채, 오히려 돈의 출처만 정당으로 바꿔 동원경선을 합법화하는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현행법에도 이미 선관위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의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음식물은 금품 향응에 해당하지 않는 단서조항이 있다"며 "그런데도 전당대회 동원 경선 관행을 세금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인데, 국민의 땀방울을 동원 경선에 쏟아붓는 것이 민주주의적 정당개혁이냐"고 밝혔다. 

심상정 공동대표도 "겉으로는 많은 분들이 통합을 주장하고 연대를 외치고 계신데 안으로는 한나라당과 정치 개악을 담합 한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진보당은)석패율제를 포함해서 돈봉투 합리화법 등, 이런 양당의 합의를 절대 수용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당법 개정안 합의는 거대정당들에서 벌어진 '돈 봉투' 사건의 본질을 '여비' 문제로 축소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에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원들의 자발적 정치참여에 드는 비용을 정당이 세금을 나눠받아 메워주는 사례는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18일 여야합의 직후 정당·정치자금법소위원장인 박기춘 의원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정당법 6개 항목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며 "당으로 돌아가 협의한 뒤 조만간 의결 할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박기춘 의원은 19일 와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100%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박 의원은 금품제공 처벌 기준 완화와 관련해 "사안별로 (합의 여부를)다 말하긴 어렵다"면서 "간사들이 양 당 대표자라고는 하지만 너무 부담이 큰 부분이어서, 각 당 논의를 거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비 제공 항목에 대해서는 "서울에서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솔직히 대의원 각자가 부담해서 오는 경우는 없었고, 그래서 돈 봉투 문제가 터진 것 아니냐"며 "이걸 해결하기 위해 현실성 있게 하자라는 것"이라고 박 의원은 밝혔다.

문형구 기자munhyungu@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