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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1일 토요일

민주통합당, 부자 몸조심할 때 아니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10일자 기사 '민주통합당, 부자 몸조심할 때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칼럼] 허성관 (프레스바이플 발행인)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보다 앞서고, 오차범위 내지만 문재인 상임고문이 박근혜 위원장을 대선에서 이기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4.11 총선 후보자가 넘쳐나는 것이 민주통합당이 처한 희망적인 현실이다.
그간 시민사회 온건노조 재야세력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어려운 가운데서도 성공적으로 민주통합당을 만들어 내자 신뢰를 보내는 국민들이 늘어난 결과이리라. 물론 민생을 파탄내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남과 북의 평화공존을 깨뜨리고 권력을 사유화한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인내가 임계점에 다다른 반사적인 효과도 여기에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좋아지자 민주통합당이 부자 몸조심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형편이 조금 나아지자 소위 ‘관리모드’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관리모드로 들어가는 순간 총선승리는 물 건너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볼 때 달라진 모습이 아니고 그 나물에 그 밥이어서 희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 당당하게 처신할 때만이 국민들이 지지했음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안 부결과 관련,"새누리당(한나라당)은 야당에게 주어진 추천권을 짓밟아버렸다"며 "구시대적 색깔론에 빠져 국민과 야당 요구 짓밟는 의회 폭거 규탄한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임명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었다. 전략적인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 새누리당을 탓하기도 한다. 소수파인 야당이 헌법재판관 후보를 추천하도록 한 것은 다양한 가치를 헌법재판에 반영시키자는 대한민국 헌법정신이다. 도덕적으로 심각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여당도 헌법정신을 살려 동의해줘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이 당명도 바꾸고 쇄신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상당히 합리적으로 변화해서 통과시켜 주리라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너무 안이했다. 결과를 보면 무슨 변명이 필요하겠는가? 걸레를 깨끗하게 빤다고 행주가 되겠는가. 염소 뿔을 잘 다듬는다고 녹용이 되겠는가. 협상은 항상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게 기본이다. 새누리당의 실상을 직시해야 한다. 치열함을 포기할 때 야당은 존재이유를 팽개치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사람이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제대로 뽑아 써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시끄러웠다. 특히 오는 4월 총선에서 부산 경남 지역(PK)이 초미의 관심사인데도 불구하고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아무도 공천심사위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도부가 PK의 중요성을 말 그대로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서울 사람이 서울에서 보는 기준으로 지방에 관련된 문제를 결정하면 항상 허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위원회 구성에서 지방을 배려하는 이유는 나눠먹기가 아니라 지방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자는 것이다. 좀 더 폭 넓은 관점에서 한 곳으로 집중해서 최대의 힘이 발휘될수록 심모원려가 필요하다. 지금 지도부가 결정하면 모두가 쌍수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오만함에 갇혀서는 안 된다.
여성 지역구 15% 의무 기준 때문에 서울의 총선 지역구 후보자 대다수가 여성일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여성의 정치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모두들 수긍할 것이다. 당 대표에 여성이 선출되는 시대이니 과거처럼 여성의 정치 진입 장벽이 강고한 것도 아니다. 서울에서 30여개 지역구에 여성후보를 공천한다고 해서 서울의 여성들이 모두 민주통합당을 찍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왜 15%를 고집해야 하는지 어떻게 15%를 배분할 것인지 진지하고 섬세한 달성 방안들을 고민한 다음 실천에 옮기는 겸허한 자세가 중요하다. 지도부가 설정한 가치이면 유권자도 동의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 것이다.
이화여대 동문회냐는 불만이 나온 것도 지도부의 자기반성이 절실한 사안이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 사람들의 경구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다. MB 정부의 ‘고소영’ ‘강부자’ 인사가 준 교훈이 생생하다. 편중 인사를 피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의견이 의사결정에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과의 후보단일화 논의에 관한 기쁜 소식도 아직 없다. 진보당의 지지율이 떨어져서 진보당이 오히려 논의에 소극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렇다고 민주당도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다. 진보당과 연합하지 않아도 과반수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 아닌지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다. 수도권의 경우 수천표 수백표로 당락이 갈리는 국회의원 선거를 생각할 때 야권 단일화는 국회 다수당이 되는 필요조건이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상 언급한 몇 가지 최근 사례는 민주통합당이 부자 몸조심 하는 ‘관리모드’로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사안들이다. 민심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관리모드’는 원천적으로 정치에서 설립할 수 없다. 역사와 국가와 민족 앞에 당당한 모습을 보일 때 유권자는 표를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2012년 2월 6일 월요일

[사설] 민주당, 혁신과 야권연대 없이 미래 없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05일자 사설 '[사설] 민주당, 혁신과 야권연대 없이 미래 없다'를 퍼왔습니다.
통합으로 덩치가 훨씬 커진 민주통합당에는 세 가지 절체절명의 과제가 놓여 있다. 당의 체질과 운영의 획기적인 혁신, 물리적 통합을 뛰어넘는 각 세력 간의 화학적 결합, 그리고 총선을 위한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는 일이다. 이것은 민주당의 생존을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민주당의 요즘 모습을 보면 이런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오히려 역주행까지 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한나라당)을 앞서는 데 고무된 탓인지 모르겠으나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감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새누리당이 어쨌든 당명까지 바꿔가며 이미지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각종 당내 인사도 통합의 정신을 살리기보다는 기존의 틀에 안주하고 있다. 당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한 시민사회와 노동계 쪽은 최근 발표된 공천심사위원 구성에서도 소외됐다. 옛 민주당 쪽이 당직 독식에 이어 공천 독식까지 하려는 것이냐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게 당연하다. 공심위원 임명을 둘러싼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되기는 했으나 인사 문제를 둘러싼 계속된 파열음은 당의 앞날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야권연대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공동의 정책 공약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후보단일화 규칙을 정하려면 지금부터 협상을 시작해도 시일이 촉박한데 아직 협상에 시동조차 걸리지 않았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 협상을 제안한 지 20일이 지났으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석패율제 도입 문제를 둘러싼 대립으로 오히려 양쪽의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야권연대가 지지부진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된 탓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과 통합진보당의 상대적인 침체로 야권연대에 대한 민주당의 절박감 자체가 예전 같지 않다. 통합진보당이 정당지지율에 해당하는 만큼 지역별로 후보 수를 양보해 달라고 주장하는 것도 민주당은 과도한 요구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찌 됐든 연대를 위해서는 ‘가진 쪽’이 ‘없는 쪽’에 비해 더 큰 양보를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의 파괴력을 과소평가했다가는 총선에서 낭패를 당할 수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민심은 물과 같아서 끊임없이 평형을 유지하려 한다. 지금은 새누리당의 인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언제 민심의 풍향이 바뀌어 민주당 쪽에 역풍이 불어닥칠지 알 수 없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결국 양쪽의 힘이 엇비슷해진 것이 과거 경험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언제부터인가 오만과 나태에 빠져 스스로 화를 키우고 있다.

2012년 1월 16일 월요일

[사설]한명숙 신임 대표, 통합과 혁신에 진력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5일자 사설 '[사설]한명숙 신임 대표, 통합과 혁신에 진력해야'를 퍼왔습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민주통합당의 초대 대표에 선출됐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출을 위해 실시한 국민참여경선에서 한 신임 대표는 대의원과 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한 결과 24.05%의 득표율을 보여 16.68%로 2위를 차지한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를 앞서 대표 자리에 올랐다. 대표를 포함해 6명으로 구성되는 지도부는 1, 2위 두 사람과 박영선, 이인영, 박지원, 김부겸 4인이 포함됐다. 이로써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노동계가 결합해 펼치는 새로운 정치의 서막이 올랐다. 전례가 드문 야권통합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한명숙 체제의 출범은 무엇보다 구 민주당과 친노세력, 노동계에서 골고루 지지표를 얻은 결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대의원들과 시민선거인단이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한 대표는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간발의 차이로 낙선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 야권의 차기 리더 중 한 명으로 거론돼왔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만 검찰에 의해 두 번이나 기소를 당하는 등 ‘저항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그간 역정이 오히려 한 대표를 단련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호남색 퇴조로 상징되는 지역주의 완화 조짐이나 박영선, 이인영, 김부겸과 같은 40·50대의 약진도 의미 있고, 주목할 만한 변화로 읽힌다.

민주통합당은 이제 야권통합에 걸맞은 시대적 과제를 떠안게 됐다. 우리는 야권통합이 구태 정치와의 결별을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고,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민심을 읽으며, 곳곳에 산재해 있는 야권세력들의 통합을 통해 수권능력을 배양해야 하기 위한 토대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대표가 수락 연설에서 “민심을 담고 시민의 참여를 담을 수 있는 열린 정당, 소통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천명한 것도 그러한 다짐의 하나로 읽힌다. 이를 위해선 ‘돈봉투’ 사건으로 상징되는 구태 정치의 일소와 실질적으로 계파 정치를 불식할 수 있는 공천혁명 등이 수반돼야 한다. 이번 경선에서 실험한 모바일 경선이나 오픈 프라이머리와 같은 시민참여형 공천방식들은 한층 보완·확대해나가야 할 정치혁신의 소재들이다.

민주통합당은 ‘3무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인적 쇄신이 없고, 기득권 포기가 없으며, 국민적 감동도 없다는 비판이었다. 민주통합당이 앞으로 진정한 혁신과 통합을 통해 국민의 시선을 잡아야 한다는 주문과 맞닿아 있다. 이번 경선에서 과분하리 만큼 쏟아지는 민주통합당에 대한 관심과 지지는 조건부 지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통합당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환멸이라는 정치적 반사이익을 넘어서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를 이루려면 경제 민주화를 포함한 국리민복의 정책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야권통합에 대한 기대를 실질적인 승리의 원천으로 치환하는 작업이 새 지도부의 어깨에 달렸다.

2011년 11월 22일 화요일

2007년엔 MB 지지했던 한국노총, 이번엔 민주당?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18일자 기사 '2007년엔 MB 지지했던 한국노총, 이번엔 민주당?'을 퍼왔습니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한국노총이 또 한 번의 정치실험에 나섰다. 한국노총은 또 2004년 총선에서는 아예 ‘녹색사민당’을 창당해 선거에 참여했지만 참패한 바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공식적 참여 요청을 받은 한국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 중앙정치위원회에서의 3시간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야권통합 연석회의에 참석하기로 결정하고, 20일 열린 연석회의에 이용득 위원장이 참석했다. 한국노총은 연석회의 참여와 관련해 "지도부가 논의 사항을 수시로 중앙집행위에 보고하고 최종 의결은 대의원대회에서 한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통합정당 참여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앞선 두 차례의 ‘지지’ 혹은 ‘정책연합’과는 달리 이번엔 아예 창당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한국노총의 행보는 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과거를 의식한 듯 20일 연석회의에 참석한 이용득 위원장은 “제1야당인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하는 이 자리가 한국노총에서 있어서는 마지막 정치세력화의 시도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진보 및 시민통합정당 출범을 위한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모두발언하는 이용득 위원장

호헌 지지에서 김대중 지지, 이명박 지지를 거쳐 다시 민주당으로

한국노총의 정치참여 전략은 여러 차례 변화해 왔다. 

1987년 개헌 국면에서 ‘호헌지지’를 선언하는 등 해방 이후 일관되게 집권세력을 지지해왔던 한국노총이 변화를 모색한 첫 번째 선거는 1997년 대선이었다. 

한국노총은 당시 김대중 후보와의 정책연대를 거쳐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해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했다. 한국노총은 김대중 정권에서 열린 2000년 총선에서 박인상 위원장을 비례대표 7번으로 국회에 진출시켰다. 한국노총은 2002년 대선에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고, 2004년 총선에서는 녹색사민당을 창당했으나 실패했다. 

한국노총은 현 여권의 승리가 기정사실에 가까웠던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을 지지했다. 한국노총은 ‘노동계가 어떻게 한나라당과 손을 잡을 수 있냐’는 비난을 무릅쓰고 이명박 후보와 정책연합을 한 데 이어, 2008년에는 강성천(비례)·김성태(강서을)·이화수(경기 안산상록갑)·현기환(부산 사하갑) 등 4명의 한국노총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한국노총으로서는 최대의 성과를 올린 셈이다. 다만 당시 정책연합을 주도했던 이용득 위원장은 비례대표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는데, 이 위원장은 총선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에게 배신당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그 후 다시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됨으로서 ‘권토중래’의 길을 걸었다. 이번에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 정반대에 있는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 

한국노총의 정치세력화 경험은 민주노총이 자신들이 건설한 민주노동당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노동자 의원과 지자체장을 탄생시킨 것과 비교된다. 그 이면에는 한국노총이 그 때 그 때 ‘최대 이익’을 추구하는 실리주의 전략이 깔려있다. 한국노총은 ‘될 것 같은’ 세력과 손을 잡아왔다는 뜻이다. 이번의 야권통합 참여 결정 역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정세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노총의 실리 전략, 비판도 많아

실리주의 전략에 따른 한국노총의 통합정당 참여 여부는 지분 규모에 따라 최종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용득 위원장이 한국노총 회의 직후 "연석회의에서 한국노총의 지분참여를 요구할 것이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통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과 ‘혁신과통합’과 물밑 대화에서 20석 규모의 지분 논의가 오고갔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한국노총 특유의 정치세력화 방법론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뚜렷한 이념이나 노선 없이 추진되는 정치세력화가 결국 상층 간부들의 정계 진출로만 끝났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번 정권에서도 이명박 정권과의 공조를 통해 4명의 출신 의원을 배출했지만 결국 타임오프제 시행 등 반노동 정책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강성천, 김성태, 이화수, 현기환 의원 등은 타임오프제 시행에 대해 소극적 반대 입장을 내놓았을 뿐 한국노총과의 긴밀한 협의나 시행 저지 등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또 한국노총이 한나라당과 공조를 파기했음에도 이들이 여전히 의원직은 물론 한나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아이러니다. 

민주노총 부위원장 출신인 민주노동당 이혜선 최고위원(노동 담당)은 "한국노총 출신 4명의 의원들은 노동자 전체의 이익에 별로 관계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반노동자정책에 앞장서왔으며 비정규직 양산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며 한국노총의 정책공조가 오히려 노동계를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다. 

역설적으로 한국노총이 통합정당 참여를 앞두고 ‘지분’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경험에 근거를 둔다. 개인의 정치적 영달이 아닌 조직의 지분 참여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노총의 한 산별위원장은 “김대중 정권이나 이명박 정권 모두 우리는 속았다”면서 “정치 참여를 안 하는 것이 좋지만, 굳이 하려면 조직 앞에 돌아올 지분을 분명히 하고, 이용득 위원장 등 집행부는 ‘정치 안한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이나 혁신과통합 측은 지분 논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20일 열린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은 “2012년의 19대 총선과 관련해, 공천 지분 나누기는 없으며, 지역구는 국민경선을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통합정신에 입각해 새로운 참여세력을 적극적으로 배려한다”는 합의를 도출했다. 지분 문제가 겉으로 불거지는 것은 피하되, 한국노총 등 ‘비전문 정치인’을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이정미 기자voice@voiceofpeopl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