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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일 목요일

D-42 민주, 연일 악재에도 국민 외면…갈길 몰라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2-29일자 기사 'D-42 민주, 연일 악재에도 국민 외면…갈길 몰라'를 퍼왔습니다.
[분석]공천논란‧야권연대 답보‧자살사건…밥상 갖다 바치나?

‘탄탄대로’ 일 것처럼 보였다. 원내 1당 탈환은 당연한 것 처럼 예상됐다. 그러나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막아야 할 구멍은 계속 터져나온다. 총선을 불과 40여일 앞두고 적신호가 켜진 민주통합당의 현재 모습이다. 

이상 징조는 공천과정에서부터 발생했다. 비록, 통합진보당까지 아우르지는 못했지만 시민사회 세력까지 포함한 통합야당으로 출범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참신한 개혁공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정체성’ 중시한다더니…공천 결과에 국민들 ‘실망’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신한 인물보다는 전, 현직 의원들의 재등장이 대세였다. 이를 두고 ‘도로 민주당’,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번 총선의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부산지역에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등이 투입되기는 했지만 수도권에 단수공천된 인물 중 ‘금배지’를 안달아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정체성 논란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FTA 정국 등을 통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 개혁적인 인물로 꼽혔던 몇몇 현역 의원이 무난히 공천을 받은 것은 차치한다고 해도 저축은행 사건 연루 의혹으로 기소된 전직 의원들의 공천을 그대로 밀고나간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과거 ‘MB맨’으로 불리던 인물이 국민경선후보 명단에 들어간 것은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해당 후보는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큰 공을 세운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 출신인데다가 이 대통령의 당선 후 지역신문에 “나는 보따리 싸들고 상경해 소위 엠비스트(MBIST)를 자처했다”등의 문장이 담긴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정체성’을 공천기준으로 삼겠다던 당초의 호언장담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야권이 이번 총선의 포인트를 ‘MB 정부 심판’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어려운 결정이었다. 

비난이 쏟아지자 민주당은 부랴부랴 해당 인물을 경선후보에서 제외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공천 심사과정에서 해당 후보의 이력에 대해 전혀 몰랐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묵과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후보의 ‘MB맨’ 이력을 ‘제 1야당’의 공심위에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은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이에 관련한 질문을 받자 모르쇠로 일관했다. 공천심사위원이 아닌 본인으로서도 당혹스러웠을 테지만 전략홍보본부장이라는 직책에 걸맞지 않는 답변이었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국민참여경선도 잇따른 선거인단 불법모집 의혹에 급기야는 자살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광주였다. 과열된 공천경쟁이 부른 참사였다. 결국 해당 지역의 국민경선을 중지하고 전략공천으로 가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와중에도 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를 놓고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명숙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모바일 선거, 국민참여 경선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장애가 있겠지만 새로운 정치를 향한 모바일 정치혁명은 좌초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다. 

그러나 지도부에서 ‘호남 중진’들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번 후보 경선과정에 있어서 지역특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모바일 투표의 어려움을 누차 지적했고 지역특성에 맞는 경선방법을 도입하자고 했으나 모바일 투표에 너무 도취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박 최고위원은 “특히 이번 공천결과에 대해서 ‘호남물갈이’, ‘민주계 공천학살’, ‘친노 부활’, ‘특정학교 인맥 탄생’ 등의 평가가 있는 것은 앞으로 총선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친노 부활’과 ‘특정학교 인맥’ 등의 표현은 한명숙 대표를 정조준 한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지지부진 야권연대에 악재는 계속…지지율은 내림세

그러나 공천을 둘러싼 여진은 계속 되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3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날 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공천결과가 발표되기 전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과 한광옥 상임고문, 정균환 전 민주당 원내대표 등 호남 중진들이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일부 최고위원들이 공심위 결정안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지역이 이 정도라면 ‘텃밭’인 호남에서의 공천결과가 발표될 경우, 그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의 개혁공천 여부를 판가름 지을 호남지역은 탈락한 예비후보자 중 상당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천 확정여부에 관심이 쏠려있는 김진표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수원 영통의 결과도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협상도 지지부진하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개혁진보진영 원로들이 나서 시국회의를 가질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야권연대는 이번 총선에서 야권의 의회권력 탈환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도 관건이다. 

이같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보니 보수진영이 ‘정권심판론’의 맞불 성격으로 제기한 이른바 ‘친노 심판론’에 대해서도 대변인단 논평이나 아침 회의에서의 공개발언 정도 이외에는 뚜렷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악재들이 계속 겹치다 보니 국민들의 실망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통합과 당 대표 경선과정에서 쌓아둔 지지율이 자꾸 깎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새누리당에게 돌아가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7일 발표한 2월 넷째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37.5%로 선두를 유지했지만 전주보다 3.9%p 오른 새누리당(36.5%)에 바짝 추격당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와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대선후보 지지율도 오름세를 보였다. 

와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에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11 총선 투표기준에 대한 질문에 45.6%의 응답자는 새누리당을, 31.2%의 응답자는 민주당을 택한 것이다. 

단순 정당 지지율에서도 새누리당은 38.6%를, 민주당은 31.1%를 기록했다. 더구나 지역별 분석결과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가 더 많았던 지역은 광주-전라, 즉 호남 뿐이었다. 

다만,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현 시점에서 민주당에 희망이 될만 하다는 평가다. 야권연대의 가능성도 아직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향후 공천명단에 담긴 이름과 국민경선의 흥행여부에 따라 분위기를 바꿀 여지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대구 출마를 강행한 김부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모든 당원들은 민심의 칼날위에 있다는 심정으로 이 시기를 지나가야 한다”며 “나머지 지역 공천이나 경선과정에서 엄격한 잣대와 준비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번 (총선)에 사실상 멸문할 것 같았던 민주당을 건진 것은 (당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엄격한 잣대가 그나마 이정도라도 건사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경험에서 많이 배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 출마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29일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국민들이 등 돌리고 있다. 오만과 오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이제라도 국민의 소리 들어야 한다. 개혁 공천하고, 통큰 양보로 야권연대하고, 국민위한 정치,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해야 한다. 그게 민주당이 살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대로 남은 총선기간 동안 민주당이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2012년 2월 28일 화요일

손석희 ‘MB맨 공천’ 질문세례에 우상호 “잘 몰라”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2-28일자 기사 '손석희 ‘MB맨 공천’ 질문세례에 우상호 “잘 몰라”'를 퍼왔습니다.
“전여옥·강용석도 공천하겠네”…진보언론·트위플 맹성토

‘감동없는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고있는 민주통합당의 공천 후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민경선후보자 명단에 과거 ‘MB맨’으로 활동하던 인사가 포함돼 있어 정체성 논란이 거세게 일고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손석희 교수는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우상호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과의 인터뷰를 나누던 중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1등공신이라고 얘기하는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 출신, 대통령직 인수위 위원까지 지낸 분이 강원지역 경선후보로 확정돼서 정체성이 죽도 밥도 아니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손 교수가 이야기한 인물은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에 경선후보로 확정된 구인호 예비후보다. 구 예비후보는 손 교수의 말처럼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뛴 바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하기도 했다. 아직 최종공천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MB 정권을 심판하겠다”던 민주당이 ‘MB맨’의 전력을 가진 인사에게 1차 합격결정을 내린 셈이다. 

그러나 손 교수의 질문을 받은 우상호 본부장의 대답은 “잘 모르겠다. 한번 들여다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에 손 교수는 “어제 이후로 계속 얘기가 나왔는데 전략홍보본부장이 모른다고 하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 본부장은 “제가 어제 하루종일 회의에 있었다”며 “한번 알아보고 말씀드려야 될 것 같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손 교수는 “그것이 사실이라면 맞는 공천이라고 판단하시는가”라고 물었고 우 본부장의 대답은 “가정을 전제로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다. 한번 알아봐야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손 교수는 “정치란 워낙 가정이 많은 것 같더라”고 꼬집었다. 

결국 우 본부장은 “제가 그 사안을 잘 모르고 있다고 말씀드렸지 않느냐”며 “알아보겠다”고 못박았다. 손 교수는 “알겠다”면서도 “청취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는 보따리 싸들고 상경해 엠비스트를 자처했다”

지난 2007년 12월 대선이 끝난 후 구 예비후보는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의 직함을 달고 에 기고한 글을 통해 당시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이 글에는 “선거후 벌써 국가경제와 생활 전반에서 ‘이명박 효과’가 감지되는 듯해 설레는 기대감을 갖고있다면 너무 앞서가는 것일까”, “한마디 한마디 이야기를 통해 다가오는 일에 대한 열정,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 동화돼 나는 보따리 싸들고 상경해 소위 엠비스트(MBIST)를 자처했다”등의 문장이 담겨있다. 

아울러 구 예비후보는 “경선 기간 중 강원도 유세 때 불리하다는 참모들의 보고를 받고 최선을 다해 준비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생일 축하를 해 주던 당선자의 목소리는 탁한 목소리가 아니라 편안하고 푸근한 대한민국 아버지의 음성이었다”며 “이명박 당선자, 그는 따뜻한 인간적인 컴도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 는 27일 “구 후보는 선진국민연대 활동 외에도 2000년대 초반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지냈고, 2010년 6·2 지방선거 때는 새누리당 강원도당 선대위 대변인을 맡는 등 정치활동을 줄곧 새누리당에서 해왔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그러나 구 후보와 새누리당의 인연은 좋지 못했다. 구 후보는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졌다”며 “지난 지방선거 때도 도 의원 공천을 받지 못하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지난해 11월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8대 총선 당시 에 소개된 구 예비후보의 경력에는 한나라당 미래연대 중앙위원, 한나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 2007 선진국민연대 사무총장, 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실무위원 등이 기재돼 있다. 

이와 관련, 는 이날 사설을 통해 “심지어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인 뉴라이트 및 선진국민연대 핵심 간부 출신 인사까지 강원 지역의 경선 후보로 확정해 ‘정체성’마저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는 ‘取중眞담’ 코너를 통해 구 예비후보에 대해 “공천 심사의 제 1 기준이 '정체성'이라고 천명한 강철규 공심위원장의 말대로라면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되는 게 상식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은 27일 ‘편집장 칼럼’에서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오만'을 공천했다”며 “공천의 잣대라던 도덕성과 정체성은 대체 어느 구석에 처박혔는지 모를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유지해왔던 명진스님은 지난 26일 와의 인터뷰에서 “강원도의 뉴라이트 출신 인사 공천은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다. 왜 이러는지 한숨만 나온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민주당은 새롭게 민의를 받아들이고 받드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 ‘summit****’는 “믿어 달라더니 뒤통수 치고 있죠”라는 글을 남겼으며 ‘Astr*****’는 “민주통합당은 통합이라는 낱말 공부부터 하라”며 “민주통합당은 우주적 잡탕당”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metta****’은 “이제는 뉴라이트 출신의 MB당선의 1등 공신인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까지 경선후보로 받아주고”라며 “이렇게 가다가 당선 가능성만 높으면 강용석과 전여옥도 전략공천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의 철원·화천·양구·인제 국민참여경선후보 명단에는 구 예비후보 외에도 문석완 예비후보(전 화천군 부군수)와 정태수 예비후보(전 민주당 정책위 부위원장)이 포함돼 있다.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사설] 민주당의 참담한 여론조사 결과, 4월 총선의 미래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26일자 사설 '[사설] 민주당의 참담한 여론조사 결과, 4월 총선의 미래다'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이 여론조사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32.9%로 새누리당의 38.2%에 밀렸다. 정당 혁신 노력에 대한 신뢰도에서도 민주당은 38.5%로 새누리당의 47.3%에 훨씬 뒤처졌다. 최근 내리막길로 곤두박질치는 민주당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다.
민주당이 ‘부자’도 되기 전에 ‘부자 몸조심’부터 한 것은 벌써 오래전부터다. 패기, 활력, 신선함 등 야당 고유의 아이콘은 오히려 새누리당 차지가 되고 민주당은 거꾸로 무사안일, 안전운행 모드로 일관한다. 공천 결과는 감동이 없고, 당 운영은 쇄신·개혁과 거리가 멀며, 야권연대에서는 무양보로 버틴다.
민주당이 엊그제 발표한 2차 공천확정자 내용을 보면 민주당의 무개념이 확연히 드러난다. 현역 의원들의 얼굴만 득실댈 뿐 참신하고 감동적인 얼굴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 제일저축은행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도 공천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치적 색깔’이 있는 사건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했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지만 유권자들의 법감정과는 거리가 먼 오만한 결정이다.
선거구 대물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는 자유선진당에서 탈당해 민주당으로 되돌아온 이용희 의원의 아들인 이재한씨가 공천됐다. 김상현·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들도 공천장을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동네 여고 학생회장 출신에 화물차 운전사의 딸인 손수조씨를 내세워 ‘신데렐라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의원직 세습’ 전략으로 맞선 꼴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인 뉴라이트 및 선진국민연대 핵심 간부 출신 인사까지 강원 지역의 경선 후보로 확정해 ‘정체성’마저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 됐다.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통합진보당은 엊그제 협상 결렬 선언을 하고 나섰다. 비록 협상이 완전 막을 내린 것은 아니겠지만 야권연대가 바람 앞의 등불 처지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통합진보당 쪽이 제시한 이른바 ‘10+10안’이 과도한 요구일 수도 있겠으나 사안의 본질은 이런 숫자 문제에 있지 않다. 절박성이 결여된 협상 태도, 상대편 능력에 대한 과소평가, 당내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리더십 부재라는 민주당의 근본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야권 협상은 성공하기 어렵다. 이는 곧바로 4월 총선에서 야권의 공동침몰을 의미한다.

2012년 2월 21일 화요일

서화숙·김종배 “한명숙 1개월, 핵심 잘 파악못해”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2-15일자 기사 '서화숙·김종배 “한명숙 1개월, 핵심 잘 파악못해”'를 퍼왔습니다.
서 “민주, SNS 여론타고 정체성 은폐…FTA 갈팡질팡”

서화숙 한국일보 선임기자는 민주통합당에 대해 15일 “진짜 정체성을 드러낸 후에 얼마나 다수들이 따라오느냐를 봐야지 자꾸 여론에 따라서 위장을 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일갈했다. 

서 기자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종배 시사평론가와 나눈 ‘한명숙호 1개월’ 토론에서 “은폐를 하다가 어느 순간 결정적인 공격에 부딪치면 결국에는 자기네 속성이 드러난다”며 이같이 직격탄을 날렸다.

한미FTA 포지션과 관련 서 기자는 “실제로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FTA를 추진했다, 그러면 그 일관성이나 존재의 근거에서부터 정책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 “SNS에서 여론이 나오는 것이 반FTA만이 민주고 진보고 하니까 이 사람들이 자기네 정체성을 너무 은폐하고 있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발효를 중단시키고 일단 재협상을 하되 재협상이 되지 않으면 19대 총선 이후나 정권을 교체한 뒤에 폐기하겠다’는 입장과 관련 서 기자는 “이중조건이다, 뭐뭐 된다면 뭐뭐 한다면”이라며 “그런 말처럼 굉장히 무책임한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종배씨는 40대 표심과 관련된 선거 공학 입장에서 민주통합당의 복잡한 속내를 짚었다. 김 씨는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통합당에 대해 협공에 나선 것은 “40대의 중도표심, 이걸 자극해 들어가려고 하는 선거공학적인 측면이 여기에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입장에서는 한미FTA가 야당으로서의 선명성, 개혁성을 강화할 수 있는 매개라고 봤기 때문에 상당히 목소리톤을 올려놨다”며 김 씨는 “지금에 와서 이것을 거둬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지금은 지지층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게 과제라고 한다면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외연확대는 둘째 치고 이탈해 가 있는 지지층, 이른바 집토끼부터 끌어들여서 공고화 하는 게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그것의 주된 매개가 됐던 게 바로 한미FTA 문제였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했던 40대 이야기를 놓고 보면 민주통합당은 호랑이 등에 올라타 있다, 내리면 잡아먹히고 그렇다고 등에 올라타고 계속 달릴 수도 없는 이런 상황에 와 있다”며 “민주통합당의 입장에서는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명숙 대표 체제 1개월에 대해 서 기자는 “비판적으로만은 보지 않는다”며 공심위 구성과 관련 “처음에는 문성근 최고위원이 반발을 하면서 굉장히 문제제기를 하다가 결국에는 봉합이 됐다, 봉합이 됐다는 것은 지도력의 긍정적인 측면 아닐까요”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당대표는 당무를 관장하는 것 이전에 국민과의 접점에서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중요한데 이점에서는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며 “선거이슈를 지금 전혀 창출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민주통합당 입장에서 보면 선거 호재가 될 만한 게 얼마나 많냐”며 “이명박 정권에 대한 극심한 실망감을 넘어 분노, 새누리당에 대한 불신, 이런 여론지형에서 여론의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는 것은 무능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혹평했다. 

이에 서 기자는 “한명숙 대표를 만나보면 굉장히 말이 장황하고 긴데 요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힘든 화법을 쓴다”며 “그게 결국에는 이렇게 드러나는 것 같다”고 일정 부분 공감을 표했다. 서 기자는 “문제의 핵심을 지금 이분이 파악하고 있는가, 이런 의문도 어떤 분들은 분명히 제기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종배씨도 “본질적인 문제가 거기(한 대표가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있다”고 공감했다. 

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서울시는 서울시향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12일자 기사 '서울시는 서울시향의 정체성을 고민해야'를 퍼왔습니다.이글은 다음에 후편도 계시할 예정입니다.
[김상수 칼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발전을 위한 제언 1

지난 7년간의 이명박 오세훈의 서울시 문화예술정책은 이제 근본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때다. 내용보다는 ‘개발형 사업’과 ‘전시성 사업’에 주력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욕망을 위해 홍보효과의 극대화에 몰두했던 전임 두 시장의 시정(市政)은 위선(僞善)을 넘어 차라리 위악적이었다. 나는 이번 서울시향의 ‘정명훈 문제’를 거론하면서 ‘전시성 사업’과 ‘개발형 사업’의 실체인 ‘토목공사식 성과주의’에 매몰된 시정의 폐단이 서울시 문화예술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된 현실의 그르침을 지적했다. 이는 정명훈 한 사람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명박식 발상’이 바로 ‘토목공사식 성과주의’이고 한 사람에게 많은 기대와 예산을 들여 지난 7년의 시간에서 드러난 결과는 과연 그 성과가 얼마나 서울시민들에게 가치가 있었던가를 질문했다. 


서울시향의 7년 성과에 대한 의문
 서울시향은 앞글에서 언급했듯이 지난 7년간 정명훈을 통해서 단원들의 경쟁체제를 도입, KBS 심포니를 뛰어넘는 연주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도 있고, 서울시향을 찾는 관객이 늘었다는 측면에서 정명훈의 역할을 큰 성과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다르다. 지난 주 중앙일보의 기사에서 “정 감독이 영입되기 전인 2004년 서울시향의 정기공연 1회당 유료 관객수는 466명. 지난해엔 1274명이다. 올해는 1800명을 내다보고 있다.” 고 썼는데, 아니? 정명훈이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로 부임한 이후 무려 7년간 회당 유료관객이 겨우 이 수치인데, 어떻게 재단법인화하면서 정명훈 영입의 성과라고 들이댈 수 있을까? 갖가지 정명훈의 요구사항을 충실하게 서울시가 들어줬는데도 불구하고 회당 유료입장 숫자가 1200명대? 거기에 “올해는 1800명을 내다보는” 수준이란? 

나는 반드시 돈을 따져서 예술의 효용성을 강변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더구나 서울시립의 예술단체란 기본적으로 서울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의 수용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회당 유료관객의 증가라는 의미에서도 성장은 부족했고 서울시민의 시향 오케스트라음악의 수용의 측면에서도 보다 성장하지 못했다. 이런 필자의 문제 지적에 서울시향의 정명훈 영입 이전과 이후의 여러 성과를 비교하라는 주문이 있다. 그러나 정명훈 영입이후 법인화를 꾀하면서 파격적인 재정지원을 한 서울시의 예산지출 과정을 본다면 오늘의 성과를 크게 내세우면서 강변할 내용은 아니다. 


서울시 6개 예술단체 총 예산 103억, 교향악단 1개 단체 131억 

서울시 산하 전문예술단체인 -극단, 국악관현악단, 무용단, 뮤지컬단, 합창단, 오페라단- 6개 단체의 올해 총예산이 103억 안팎이었다. 이 예산에 비추어 서울시 1개 산하단체로 법인화한 서울시향 예산은 6개 단체를 다 합한 예산보다 훨씬 많은 131억 원의 지원을 예산으로 서울시로부터 지급받았다. 정명훈 영입이전에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연 예산에서 정명훈 영입이후 연간 평균 4.3배 넘는 예산을 지난 7년 투입한 것에 비해, 오늘의 서울시향의 관객수익의 증가란 일부 기득권신문의 주장처럼 그렇게 큰 수치가 아니다. 예산으로 7년 간 사용했던 그 많은 돈을 지출하고도 회당 유료관객이 7년 동안 그 수준이란? 또 내용적으로도 서울시향 전체 운영을 정명훈에게 내맡기다시피 한 특권적 지위를 부여했음에도 이 같은 수준의 유료입장이라면? 이건 정상적인 운영체제라 할 수 없으며 경영평가로는 어떤 시뮬레이션을 동원해도 정상경영이라 할 수 없다.


지난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축하연주를 지휘한 정명훈 지휘자와 악수하고 있다.

예술의 경영은 반드시 혹자를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예산의 투입비례 경영의 효율성을 질문하는 태도는 사기업뿐 아니라 공공부분의 예산집행에서도 요청된다. 정명훈 영입이전과 비교해 영입이후 예산 증액의 파격적인 투입에도 회당 유료관객은 3배에 미치지 못한다. 예산증액투입 산출모형에서 파급효과분석, 연관분석, 장기예측 등에서의 유용성으로 보자면 서울시향 운영은 보다 경제적이고 보다 효울적이어야했다. 이건 초보경제학자의 의견을 들어도 금방 판별되는 수치다. 따라서 좀 더 적극적으로 예산투입의 효율성을 높일 수는 없었는지, 여러 가지 경영측면에서 따져봐야 하는 시점이다. 

상임지휘자와 예술감독이란 자리는 
상임(常任)이란, 주어진 임무를 도맡아 책임지고 처리한다는 의미다. 어떤 일을 할 때 주어진 일을 하기위해 거의 매일같이 출근하는 경우를 상근(常勤), 이따금 출근하면서 일을 하는 경우를 비상근(非常勤)이라고 통상적으로 역할을 나눈다. 예술과 음악을 하는 일의 특성이 매일같이 일정한 시간과 공간에 출근하여 상근을 하는 일과 같을 수는 없다. 꼭 일정한 시간에 출근을 하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임할 수 있는 게 예술이란 업(業)에 종사하는 사람들 일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예술업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정명훈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의 근무 일수를 가리켜 상임이나 예술감독이라고 얘기하기에는 석연치 않다. 예술감독은 오케스트라의 예술적 측면 전부를 책임지는 자리다. 오케스트라의 전체비전과 경영의 균형을 위한 기획과 레퍼토리 선정부터 단원을 연습시키고 기량을 점검하고 또 지휘자를 선정하고 단원들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책임이 주어진다. 계약서에 명시한 오케스트라의 “공연연주 및 연습계획 수립”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연습과 연마를 통해 서울시향 오케스트라의 성격과 특색을 창의적으로 이끄는 책임을 진 예술감독과 또 상임지휘자로 “연간 10회 이상의 (재)서울시립교향악단의 자체 기획공연 및 연습지휘” 까지 정명훈이 겸임한다는 것은, 그만큼 정명훈이 서울시 오케스트라에 헌신하는 조건임이 계약으로 서울시향 측과 정명훈이 약속한 거다. 그러나 예술감독과 상임지휘자 책임을 맡은 그가 서울시향에 들이는 시간은 1년 중 평균 두 달 내외이고 경우에 따라서 들쑥날쑥이다. 그것도 음악회 연주일정에 맞춰서 서울로 들어와 음악회 연주 지휘만 몰아치다가 다시 나라밖으로 나가는 식이다. 

해외의 경우 교향악단 중에서는 상임지휘자(chief conductor)와 예술감독(music director) 또는 음악감독(Intendant)은 별도의 직으로 사람을 구분해서 따로 두고 있는 경우가 있다. 상임지휘자는 계약에 의해 연간 맡겨진 연주만 지휘하고 통상 연봉 일괄계약으로 10회 또는 15회 이상의 정기공연 및 특별공연 지휘를 맡긴다. 연주를 앞둔 연습기간도 계약에서 명시하기 마련이다. 그 이외 연주 기획이나 협연자, 객원지휘자 섭외 등은 상임지휘자 역할이 아닌, 예술감독이나 음악감독이 임무를 맡는다. 단원의 해고나 기존 단원을 새로 뽑는 오디션은 상임지휘자는 관여하지 않을뿐더러 참견할 수도 없다. 물론 큰 교향악단의 소위 스타급 지휘자들은 연주와 관련된 많은 것을 맡기도 한다. 종합예술감독(General music Director)이란 지위인데, 이는 상임지휘자(Chief Conductor) 보다 상위 개념의 계약이다. 좀 더 많은 권한을 가지고 연주곡목이나 협연자 등을 찾는 공연기획업무 전반을 지휘하는 경우다. 그러나 이 경우는 오히려 자신의 역할에 한정적으로 집중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대개이기 때문에 책임과 의무와 시간의 투입에 따르는 넓은 활동과 모든 일의 결재권을 가지려하지는 않는 게 일반적이고 국제적인 범례다. 서울시향의 정명훈이 예술감독과 상임지휘자를 같이 맡는 경우란 책임이 너무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주어진 것이다. 

그럼? 서울시향은 유독 정명훈에게 겸직을 맡겨 전제적(專制的)인 전권(全權)을 허용한 이유는 뭐 때문일까? 서울시는 그가 대단히 유능한 지휘자이자 기획자이고 예술전반의 판단과 실행이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일까? 바로 정명훈을 영입한 사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오케스트라 운영원리에 대한 일반적인 무지(無知)에 기인한 것이고, 서울시 공무원들의 예술행정의 안목의 한계와 음악계 양식 있는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상의 없이 일방으로 밀어부친 인사(人事) 때문이다. 

전제군주적 무소불위의 예술권력 
정명훈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서울시와의 계약에서 “단원 선정, 단원의 위·해촉, 단원평가를 포함한 고과, 상벌에 관한 사항의 인사위원회 심의 요구,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임명, 객원지휘자 및 협연자 초청계획 수립, 연주곡목 선정, 서울시와 합의되지 않은 사항에 대한 거부 등, 어떤 나라 어디 예술단체나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나 지휘자도 누릴 수 없는 절대 권력을 지니고 서울시향 전체를 이끌어 왔다. 외국의 경우 이런 경우란 현재 없다. 불가능하다. 20년도 더 이전에 베를린 필하모니를 35년간(1955-1989) 지휘했던 ‘음악독재자’ 카라얀(Heribert Ritter von Karajan)이 이끌던 베를린 필하모니도 이정도의 전권을 그에게 허락하진 않았다. 

정명훈은 자신이 활동했던 프랑스에서도 마음대로 단원을 해고할 수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바스티유 오폐라단(Bastille Opéra) 이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에서 일한바 있는 정명훈이 프랑스에서도 한국의 서울시향처럼 "오케스트라도 이제 세계적 차원에서 경쟁해야"(조선일보 인터뷰) 한다고 단원을 막 해고할 수 있었을까? 좋은 오케스트라 소리를 내겠다고 자신이 지휘를 할 때는 자기 마음대로 체재비 항공비 와 높은 출연료를 지급하면서 외국인을 데려다가 연주를 시킬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있는 권한 자체가 프랑스에서는 주어지지 않았고, 프랑스 오케스트라 운영의 상식에 비추어 불가능하다. 

기량이 좋은 단원을 선발하는 건 오케스트라 운영의 기본이다. 좋은 음질은 오케스트라 조건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1인 전횡의 방식이 아니라, 베를린 필하모니의 운영방식 등, 보다 합리적인 운영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오케스트라의 앙상블, 지속적인 발전의 중요성에서 
앞글에서도 이미 지적했고, 이번 ‘정명훈 공론’의 기회에서 해당 기사에 댓글이나 개인적으로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 서울시향의 문제를 지적한 의견 중에는, 지금의 서울시향은 정명훈 지휘연주 때만 일시 서울로 정명훈과 같이 들어와 연주를 하는 악장, 수석 등, 주요 단원들 중에 많게는 15% 정도의 외국인 멤버가 현재의 서울시향 연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는 점을 많이들 지적했다. 서울시향에서 시향 홍보 일을 하고 있는 이의 블로그 글에 한 네티즌이 댓글을 달았다. 

그의 지적을 그대로 인용한다. “언젠가 정명훈이 서울시향을 떠난다면 정명훈 멤버도 많이 떠나게 되어, 더 이상 서울시향이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섞인 예측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실력 있는 수석, 부수석, 뛰어난 단원들의 영입도 중요하지만, 실력 면에서 아직 조금 덜 다듬어져 있어도 지휘자와 악단과 오랜 기간 함께 성장하면서 그 오케스트라의 고유한 사운드와 단체의 성격의 일부가 될 구성원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면에서 정명훈과 그의 멤버에 대한 의존성이 무척 큰 서울시향의 현 발전 방식은 앞으로도 정명훈에 대한 의존성이 줄어들 것 같지 않기에 그다지 긍적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실력있는 단원들을 보충하는 방식에 크게 의존하기보다는, 그 오케스트라가 가진 한정된 자원에서 놀라운 수준의 앙상블을 이끌어내고, 각 파트 수석의 표현력도 향상시켜 그 단체가 본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오케스트라 발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소위 오케스트라 조련사 역할을 하는 타입이죠. (중략) 보다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서울시향의 발전을 위해서는 상임지휘자의 명성과 기량이 무척 뛰어난 수석과 단원들의 영입에 크게 의존하는 현재의 방식보다는 명성과는 상관없이 오케스트라의 조련에 뛰어난 타입의 상임지휘자와 현재의 기량은 살짝 부족하지만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와 오랫동안 함께 할 가능성이 높은 수석과 단원들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가 발전하는 방식이 더 좋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정명훈 지휘자가 주도한 방식으로 서울시향이 발전해 온 것도 소중한 경험이고, 서울시향의 자산이라고 봅니다만, 앞으로도 이런 방식이 가장 좋을까 하는 데에는 전향적인 접근도 고려해 볼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네티즌의 의견을 그대로 재인용한다. 

“... DG의 음반 출시에 서울시향이 적지 않은 역량을 투입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있는 독일에서 DG등의 음반은 주로 영국 평론가들이나 열을 올리며 평을 쓰는 대상이지 대부분의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을 많이 벗어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유럽의 여러 오케스트라들과 미국의 오케스트라들까지 실시간 인터넷 방송으로 공연 실황을 접할 수 있고, 다시듣기 서비스로 관심 있는 공연을 며칠 동안 여러번 들을 수도 있으니까요. 3sat나 arteTV, medici TV 등에서도 중계방송 해주는 좋은 공연이 많고, 적지 않은 공연은 무료로 다시보기도 가능합니다. 유료 다시보기 서비스까지 합하면 이러한 방식이 음반을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뮌헨의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의 경우 모든 정기 연주회를 live 라디오 중계방송하고 공연이 끝난 후 일주일 동안 무료로(웹싸이트 가입절차도 필요없습니다) live 중계방송과 같은 수준의 고음질로 스트리밍 다시듣기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주 좋은 공연을 보게 되면 한국에 있는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다시듣기 사이트에서 그 공연을 들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있고요. RCO는 유튜브와 Radio4를 통해 다시보기나 다시듣기가 가능한 공연들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서울시향의 운영과 발전에 들어갈 세금을 낸 서울시민과 한국에 있는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좋은 공연을 간접적인 방식으로라도 접할 수 있게 하려면 음반보다는 공연 실황을 스트리밍 서비스나 Podcast 등의 방식으로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국외에 있는 서울시향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클래식 애호가들과 잠재적인 객원지휘자, 음악인들에게도 이러한 방식의 접근이 음반 못지않게 좋다고 봅니다.” 

이 네티즌의 의견은 계속 인용할만한 하다고 보여 다시 인용한다. 
“나의 의견을 덧붙이자면, 서울시향의 장기적인 플랜이란 단원들의 처우에 있어 오디션 등에서 가려지더라도 불안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하며, 평가위원회를 외부인에게 맡기지 말고 매뉴얼을 만들어 전 단원의 내부 평가에 의하여 결정합니다. 지휘자 또한 전 세계에 중급 지휘자의 기준으로 공모하여 최종 심의를 통과한 몇 명을 직접 시향을 지휘하여 최종 선정은 민주적이며 공정하게 전 단원 투표에 의해 결정합니다. 이러면 교향악단의 자주성이 확보되며 정치색에 휘둘리지 않고, 국가는 지원만 하는 시스템으로 정착되겠지요. KBS교향악단도 동일선상에 놓으시면 됩니다. 상임이 결정되면 수 명의 국내외 객원 지휘자를 선정해 교향악단이 과거처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단원 경쟁 체제보다 지휘자 경쟁 체제로 갑니다. 유능한 단원 섭외의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전 세계는 이미 과포화상태의 연주자들이 넘쳐납니다. 훨씬 낮은 조건으로 좋은 연주자 들일 수 있습니다. 정명훈은 자신의 몸값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거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유럽의 지휘자 시세나 연주자 시세는 지금 바닥을 치고 있으며 더욱 내려갈 전망입니다. 그들은 유럽이나 미국 시장의 전망이 어둡기에 일본, 한국, 중국, 대만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요. 그래서 요즘 외국의 유명 교향악단 대가들 러시인 겁니다. 정명훈은 유럽에서의 포석이 필요하기에 양편을 다 이용하고 있는 중이지요. 기획자나 예술감독 하는 사람들은 척 보면 다 압니다. 어떤 사람이 오는지 어디다 심는지 보면 왜 그러는지 대충 알게 되지요. 하여튼 지금의 시스템은 백성을 속이는 장기집권의 플랜입니다.” 

위의 글은 다소 필자와 의견을 달리하기도 하고, 단정적인 언사이긴 하지만, 서울시향의 현재를 보는 시각에서는 인용할 가치가 있다. 

시립오케스트라와 시민의 상관성 
베를린 필은 베를린시가 운영하는 시립교향악단은 아니다. “시의 후원을 받으면서 단원들이 공무원 신분이었으나, 2002년에 최종적으로 재단법인이 되면서 지금 단원들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그러나 베를린 필하모니는 베를린 시를 상징하는 오케스트라로 상주하는 도시 베를린의 시민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카라얀 임기 말기인 1983년에는 여성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의 입단을 놓고 단원들과 심한 불화를 빚었으며, 공연 수익 분배 문제로 인한 갈등도 심화되었다. 카라얀은 타계 직전이었던 1989년에 직책을 사임했으며, 사후 악단 내부의 의견을 종합해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새 상임 지휘자로 맞이했다. 아바도는 각종 이색 기획 공연이나 현대 작품의 적극적인 공연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나, 위암으로 인한 건강 악화와 보수적인 운영진 사이의 불화로 2002년에 사임했다. 아바도의 후임으로는 영국 출신의 사이먼 래틀이 같은 해 예술감독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위키 백과)

사이먼 래틀(Simon Rattle)과 Rhythm is it!
영국인으로는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 음악감독이 된 사이먼 래틀. 그는 버밍엄 심포니 음악감독으로 있을 때부터 청소년 음악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영국 전역에서 온 청소년들로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연주하기도 했다. <rhythm is="" it="">으로 이름붙여진 래틀의 야심찬 교육프로그램은 래틀이 안무가 로이스톤 말둠(Royston Maldoom)과 함께 기획하였으며 다양한 종족적, 연령적 배경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클래식 음악이나현대무용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250여 명의 베를린 시내 학교 이민자 가정의 청소년 학생들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음악에 맞추어 무용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었고 필자도 감동적으로 봤다. </rhythm>

"Lead children into music without their knowing they're being led."(이끌려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청소년들을 음악으로 인도해야 한다)는 래틀의 음악교육관은 주입식으로 가르치려드는 우리의 청소년 음악교육과 비교된다. 필자가 본 타큐멘타리 영화 <rhythm is="" it="">은 단계적인 연습과정과 함께 래틀과 말둠이 청소년들에게 예술의 방법으로 대화하는 방식이 잘 드러나고 있으며, 처음에는 낯선 클래식 음악과 무용동작으로 갈팡질팡하던 청소년들이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원초적인 리듬에 맞추어 하나로 조화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화면에 옮겼다. </rhythm>

다큐멘터리 ㅣ 독일 ㅣ 100분감독 토머스 그루베, 엔리크 산체즈 랜쉬출연 ㅣ 사이먼 래틀(Simon Rattle), 로이스톤 맬둠(Royston Maldoom)이 타큐멘타리 영화를 보면서 필자는, 사회 양극화가 극심한 우리의 처지에 비추어도 한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계층 간의 차별과 불이익, 사회적 불평등, 그로 인한 문제가정의 양산과 청소년의 방황과 고립, 이런 현실을 깨트리고 ‘인간의 연대’를 향한 음악의 도정(道程)을 통한 ‘하모니’가 바로 <rhythm is="" it=""> 이었고, 오케스트라와 오케스트라 상주 지역 시민들과의 오케스트라의 상관성, 그리고 시립오케스트라와 시민의 공존의 방법에서 우리 사회현실에서도 시사(示唆) 받는바가 컸다. </rhythm>

“음악은 사치가 아니라 공기, 물 같은 필수품”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대규모 교육 프로젝트를 담은 이 영화는,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250명의 이민자 계층의 청소년들을 데리고 거의 불가능하게 보이는 미션에 도전했다. 클래식 음악은 접해 본 사실이 전혀 없었던 가난한 계층의 청소년들이 3개월의 연습기간을 거쳐 음악과 예술의 세계에 점점 다가가면서 “음악은 사치가 아니라 공기, 물 같은 필수품”이란 놀라운 체험을 공유하게 된다. 처음 학생들은 낯선 클래식 음악과 무용동작이 당황스럽게 다가오고, 과연 스트라빈스키 무용극을 완성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과연 이 청소년들이 함께 무용을 완성할 수 있을까, 서로 싸우고 스스로 자신에게 실망하고, 그러면서 또 상처를 극복하고, 결국은 자기 자신과 대면하면서 무용, 그리고 베를린 필과의 협동 공연을 완성시켜가는 과정은, 사이먼 래틀 베를린 필의 예술감독과 안무가 로이스터 말둠의 헌신성에서 비롯된다. 

<rhythm is="" it="">은 예술의 힘이 사회적 양극화나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행동할 것을 말하고 있었다. 더욱이 서울시립교향악단처럼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립교향악단의 역할에서는 사회적 문제에 오케스트라의 음악성으로 대책을 세우고 행동한다는 건, 시립교향악단의 비전일 수 있다. 물론 사회문제에 대한 해답을 오케스트라 음악이 전적으로 답할 수는 없을 뿐더러 그것에 서울시향 오케스트라 소임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서울의 시립교향악단으로의 존재방식에서는 능동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임엔 틀림없다. (계속) </rhyt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