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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9일 목요일

MBC '투표율 상승' 걱정해 선거방송 늦춘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29일자 기사 'MBC '투표율 상승' 걱정해 선거방송 늦춘다'를 퍼왔습니다.
"공영방송이길 포기했나…또 다른 언론장악"

파업 중인 조합원들이 방송을 위해 무임금으로 일해왔음에도 MBC가 4.11 총선 투표방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젊은 층 투표율이 높아지면 "위험하다"는 이유다. MBC 노조는 "공영방송이 당연히 해야 할 의무마저 저버린 것"이라고 사측의 대응을 비판했다.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는 오전 10시 30분, MBC 로비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이 젊은 층의 투표율 상승을 우려해 방송사들이 관행적으로 제작해 온 투표방송도 제작하길 거부했다고 밝혔다.

MBC, 투표참여 독려 "위험해"

노조에 따르면 MBC 경영진은 28일 임원회의를 열어 4.11 총선 투ㆍ개표방송을 당일오후 6시 5분 전이나 10분 전부터 시작하라는 방침을 정했다. 방송 3사가 통상적으로 관련 방송을 시작하는 시간인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 방송은 포기하라는 뜻이다.

방송 언론인들에 따르면, 통상 방송사의 선거 투ㆍ개표방송은 당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된다. 4시부터 투표가 종료되는 6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투표 현황을 방송하고, 선거보도의 하이라이트인 투표 예측조사 결과 보도는 투표 종료시각인 6시부터 7시 45분경까지 진행한다. 4시부터 7시 45분 사이의 3시간 45분이 방송사 투표방송 시청률을 결정하는 시간대인 셈이다. 7시 45분 이후는 득표율 경과를 알려주는 개표방송으로 넘어간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예측조사에서 방송3사의 시청률 성패가 결정된다. 이를 위해 방송사들이 4시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며 "6시에 맞춰 개표방송만 한다면 시청률 경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측조사 방송 시청률 경쟁에서 경쟁사에 앞서기 위해서는 4시부터 마련하는 일종의 '미끼' 프로그램 경쟁력이 높아야 하는 셈이다.

사측은 특히 투표방송 코너 중 '투표 참여 인증 샷' 프로그램을 위험요소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에 따르면 4시부터 진행하는 선거 프로그램 중 하나가 투표에 참여한 스타들을 스마트폰으로 화상 연결해 투표의 중요성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결국 스타들의 투표독려가 젊은 층 투표로 이어져, 그로 인해 야당의 득표율이 올라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8일 방송문화진흥회 긴급이사회 직후 여당 측인 차기환 이사는 "젊은 층이 투표를 4시부터 6시까지 많이 하는데, 그 시간 동안에만 방송 실시간 투표율을 보도하면서 투표를 독려한다고 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한 바 있다.

선관위는 물론, 보수적인 언론까지도 투표 독려 기획기사를 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대응이다. 한 예로, 이날자 는 성악가 조수미 씨의 기고를 시작으로 하는 '나는 유권자다'라는 투표 참여 독려 기획기사를 선관위와 공동으로 내보냈다.

"MBC, 공영방송 의무 포기"



▲김재철 MBC 사장. ⓒ뉴시스
MBC 노조는 선거방송의 중요성 때문에 파업과 무관하게 선거방송 참여인원을 지속적으로 방송 제작에 투입해 왔다. 지난 60일 간의 파업 내내 선거방송 제작팀 소속이었던 조합원 16명은 주간에는 파업에 참여하고, 밤에는 선거방송을 준비하는 일정을 소화해 왔다. 한 조합원은 "몇 시간의 선거방송을 위해 최소 6개월 전부터 선거방송팀이 꾸려진다"며 "선거방송의 중요성을 인정해 파업 중에도 선거방송 제작진은 무급으로 밤 늦게까지 일 해 왔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MBC는 적잖은 금전적 손해를 보게 된다. 관련 방송을 위해 투입한 수억 원의 제작비가 고스란히 날아가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각종 다양한 프로그램' 운운한 게 바로 이 시간대(4시~6시)를 위해 기획돼 있는 것"이라며 사측의 정치적 판단 때문에 회사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노조에 따르면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지난 편집회의에서 "(투표방송을 하지 않아) 손해를 보는 건 아무 상관없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는 "투표참여 독려는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고유 임무이자, 공영방송이 해야 할 지극히 당연한 의무"라며 "사측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송을 특정 정파의 선거운동 내지 편파 방송으로 규정해 직무를 고의로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번 사태가)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 장악을 보여주는 현장"이라며 "파업을 방조해 투표 참여를 저해하고 공정 방송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도 "투표율을 높이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입장은 위헌적이다. 젊은이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반시대적"이라며 "이런 위헌적이고 반시대적인 흐름에 동조하는 것은 언론인들이 참여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MBC, 정부 언론정책 비판하는 기자도 "선거법 위반"

MBC는 선거를 계기로 파업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8일 MBC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정부 언론정책과 MBC 경영진의 보도태도 등을 비판하는 의견을 낸 박준우 조합원(보도국 차장)을 '정치활동',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해 오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트위터는 이미 지난 법조인들의 의견 개진 당시에도 사적 공간으로서의 독립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경영진이 지나치게 자의적인 징계 수위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지적되는 이유다.

MBC 노조는 29일 총파업특보에서 "(경영진이) 트위터라는 사적인 공간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한 것을 두고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곡해했다"며 "한 마디로 '막걸리 보안법'의 부활"이라고 비판했다.

박 조합원의 징계 이면에는 다른 이유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박 조합원은 지난 16일 사내 게시판에 MBC 기자회에서 이진숙 홍보국장과 문철호 전 보도국장을 제명하자는 의견을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MBC 노조는 박 조합원에 대한 사측의 징계 이유가 "문 전 보도국장과 이 홍보국장에 대한 '기자회 제명' 의견을 피력한 것을 두고 사내 질서 문란 행위로 몰아붙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MBC는 박 조합원을 포함해 정영하 위원장, 강지웅 사무처장, 장재훈 정책교섭국장 등 노조 집행부 3명은 물론 구자중 전 광고국 부국장, 홍혁기 전 서울경인지사 제작사업부장, 이선태 전 편성국 편성콘텐츠부장, 허태정 전 시사교양국 시사교양4부장 등 보직사퇴 간부 4명까지도 징계위에 회부했다.



/이대희 기자

2012년 3월 21일 수요일

SBS 언론인 파업 블랙투쟁으로 알린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21일자 기사 'SBS 언론인 파업 블랙투쟁으로 알린다'를 퍼왔습니다.
8시 뉴스 김성준·박선영 메인 앵커 동참

SBS가 검은 옷을 입는다. SBS 기자협회(회장 김윤수)는 오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열리는 '언론장악 MB 심판 언론독립을 위한 총궐기 대회'에 맞춰 검은 정장 입기 운동인 블랙 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SBS 기자협회가 지난 19일 긴급운영위원회 소집해 결정했고 SBS 노조와 보도본부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투쟁은 23일 저녁 8시 뉴스 리포트에서 스탠딩 기자들이 검은색 정장 옥은 검은색 점퍼, 외투, 아우터 , 상의 등을 입고 언론인 파업에 지지의 뜻을 표출한다는 계획이다.
SBS 노조에 따르면 8시 뉴스 김성준, 박선영 메인 앵커도 블랙 투쟁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같은 내용은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동의를 거쳐 보도본부 전체 기자들에게 공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투쟁은 지난 언론사 파업 당시에도 파업의 의미와 연대의 뜻을 알리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 꼽혀왔다.


▲ 2008년 10월8일 YTN 박신윤 앵커가 검은색 옷차림으로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TV화면 촬영). 이치열 기자 truth710@

SBS는 23일 열리는 총궐기 대회에서도 적극 참가하기로 했다.
최근 언론노조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23일 총궐기 대회에 다른 언론사들의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이에 SBS 노조는 20일 사내 공지를 통해 23일 대의원대회를 공식 소집해 총궐기 대회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의원이 아닌 대회 참가 희망자도 반차를 내고 총궐기 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SBS 노조는 "언론계 파업에 대해 다양한 방식의 지지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CBS 역시 등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언론인 파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2012년 3월 9일 금요일

MB정권 4년, 공영방송 총체적 몰락 불렀다


이글은 대자보 2012-03-08일자 기사 'MB정권 4년, 공영방송 총체적 몰락 불렀다'를 퍼왔습니다.
언론광장, 새언론포럼 주최 '이명박정부 언론탄압과 공영방송 몰락' 토론회

“이명박 정부는 시민사회에 대한 사찰과 검찰 수사, 전 정부에 대한 표적수사, 공안기구를 동원한 민간사찰, 고문수사, 정치적 의사표현에 대한 검열, 언론장악 시도 등 과거 권위주의 정부의 억압통치를 재연했다. 인권의 침해가 심각해졌고, 집회시위의 자유는 위축됐으며, 경찰의 폭력은 영하의 날씨에도 거리낌없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기까지 했다.” 

7일 저녁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 2층 회의실에서 언론광장(상임대표 김중배)과 새언론포럼(회장 박래부) 주최로 열린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과 공영방송 몰락’토론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과 표현의 자유 말살’을 발제한 김주언 언론광장 감사가 지적한 말이다. 



그는 “ 검찰은 권력에 종속되어 정권에 비판적인 시민, 네티즌, 정치인들에 대한 무리한 기소와 탄압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촛불시위에 참여한 수 백명이 구속되고 기소되었으며, 촛불시위를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은 시민사회 인사들이 수사를 받고,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구속되는 일도 벌어졌다"고도 했다. 

이어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를 불러왔다”면서 “내정하는 고위공직후보자마다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탈세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참담하기만 하다고도 했다. 김 감사는 “정부 운용이나 민생과 복지, 외교안보와 남북관계 전 분야에 걸쳐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으며, 권력에 의해 인권은 무시되고 있다. 국민의 삶은 물가폭등과 가계부채, 전세대란으로 고통받고 있다. 남북관계는 나락으로 떨어졌다”면서 “이명박 정부 4년은 대한민국을 민주주의와 민생, 경제와 평화를 위기에 빠뜨린 실패한 4년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전방위적으로 언론통제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고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자유가 급격히 위축되어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은 수없이 되풀이되어왔다. 수많은 기자와 PD들이 해직되거나 현업에서 쫓겨났다. 몇몇 언론인은 검찰의 기소로 재판정을 드나들어야 했다. 이에 반발한 언론인들은 중징계에 처해졌다. 뉴스를 전하는 언론인뿐 아니라 미네르바 등 인터넷 논객의 처지도 비슷했다. 프리덤 하우스, 국경없는 기자회 등 국제 언론단체들로부터 언론자유도 순위가 후퇴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유엔은 각종 법령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눈 하나 꿈쩍 않는다. 오히려 좀 더 교묘한 방식으로 언론을 통제하려고 시도한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언론통제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함으로서 ▲미디어 공공영역의 붕괴 ▲공영방송의 궤멸적 위기 ▲권언동맹과 여론다양성 훼손 ▲먹통정부의 인터넷 외면 ▲꼼수를 동원한 저강도 전방위 통제 ▲저널리즘의 몰락과 공론장 붕괴 ▲부분적 언론자유국 자초 ▲대안매체의 열풍 ▲권력으로 간 언론인들의 말로 ▲언론인의 자성과 제2의 편집권독립 운동 등의 현상들이 나타났다고도 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꼼수에 의한‘저강도 언론통제’를 폈다”면서 “정권에 장악된 ‘관제 언론사’의 낙하산 경영진들이 대표적 예”라고 지적했다. 

“MB 낙하산으로 방송사를 장악한 ‘점령군’들이 비판적인 직원들을 솎아내고 시사 프로그램을 없애버린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방송 뉴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비판적인 뉴스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전두환 정권시절 저녁 9시 시보와 함께 대통령 동정을 내보내던 형식적인 ‘땡전뉴스’는 없어졌다. 하지만 내용을 곰곰이 따져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말씀’을 따르는 저강도 ‘땡박뉴스’가 등장했다는 비아냥도 그럴 듯하게 들린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통제는 ▲커뮤니케이터 통제(기자 활동 통제 등) ▲미디어 통제(언론사 장악) ▲메시지 통제(방통심의위의 정치 심의) ▲수용자 통제(미네르바 구속 등) 등으로 이뤄졌다고 피력했다. 

이어 “최근 벌어지고 있는 MBC와 KBS 기자들의 제작거부와 노조 파업, YTN과 연합뉴스의 파업, 국민일보와 부산일보의 투쟁 목표는 본질적으로 편집권 독립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친정부 편향뉴스에 저항해 뉴스의 공정성 회복을 주장하고 사장과 보도책임자의 사퇴 및 인적쇄신을 촉구해온 언론인들의 투쟁은 사측이 일방적으로 휘둘러온 편집·편성권을 기자 전체의 품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2013년 체제의 지향점은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진전, 평화체제의 구축으로 복지사회와 공정 공평사회론, 생태전환론을 주요 요소로 해야 한다”면서 “올해 양대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와 복지, 남북평화, 환경, 노동, 삶의 질 등 모든 면에서 현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총선을 통해 언론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19대 총선 미디어연대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제안한 ‘3대 의무와 35대 공약’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용익 전 새언론포럼 회장 ⓒ 대자보 이날 ‘공영방송 체제의 몰락 ; 방송저녈리즘의 재구축 어떻게 할 것인가’를 발제를 한 최용익 전 새언론포럼 회장은 "현재 반민주적 공영방송에서 새로운 공영방송으로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방송 3사가 자발적으로 각자의 입장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파업을 결정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면서 “그만큼 방송현장에서 비정상적, 파행적, 반민주적 지시와 명령, 부조리한 행태들이 횡행하고 있으며, 현업자들이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이어 “MB정부 들어 방송 3사는 권위주의 시대의 관제방송으로 돌아갔다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그럴수록 방송인들은 더욱 현장에서 취재를 거부당하거나, 기획 아이템이 데스크에 의해 이유없이 잘리거나 공들여 만든 프로그램이 결방되는 등의 과정에서 느끼는 자괴감이 엄청났으리라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MB정권 4년 동안 일어난 방송계의 변화로 ▲경영진과 간부급 사원들의 물갈이 ▲프로그램 탄압과 저항적 방송인 격리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와 종편 특혜 등 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영방송 체제 재구축을 위해서는 ▲단기적 방안(처절한 끝장투쟁) ▲낙하산 사장 퇴진 후 중기적 방안(철저한 인적 청산, 법과 제도적 정비에 의한 지배구조의 개혁, 편집권 독립을 위한 안전장치) ▲근본적 장기적 방안(출입처 제도의 혁파, 다단계 게이트키핑의 개선, 다양성과 개방성이 살아 숨 쉬는 제작현장의 건설) 등의 추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MBC는 미디어렙, KBS는 수신료 등과 관련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이익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자사이기주의의 측면이 존재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쟁점과 문제점에 대한 대화와 토론, 소통과 연대가 절실하다”면서 “전국언론노조와 각 방송사 노조사이에 꼭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작게는 방송 3사, 더 나아가 전국언론노조를 중심으로 한 언론사 노조들이 만들어내는 공조체제의 촘촘함에 이번 싸움의 성패가 걸려있다”고 피력했다. 

이날 박인규(프레시안 대표) 언론광장 총무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노종면 전 전국언론노조 YTN본부 위원장, 엄경철 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활동가, 최강욱 변호사, 최승호 MBC PD수첩 PD,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했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한 김중배 언론광장 상임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과 공영방송 말살에 대한 토론회를 연 것은 단순히 정부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유산을 청산하고 극복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래부 새언론포럼 회장은 "혐오스럽게 뒤틀려 있는 지금의 언론 현실을 국제적·민주주의적 기준에 맞게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우리는 별빛 아래서 지도를 읽고, 악천후 속에서도 민주언론과 공정보도, 여론의 다양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진을 계속할 것"이라고도 했다.

2012년 3월 7일 수요일

"김인규, '언론장악 청문회' 보내는 게 목표"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6일자 기사 '"김인규, '언론장악 청문회' 보내는 게 목표"'를 퍼왔습니다.
기자ㆍPD 주축인 KBS 새 노조 "특보사장, 임기 마치기 전에 쫓아내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총선 이후 언론장악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역시 "총선 이후 MB정부 언론장악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지난달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의 간담회에서 "총선 이후 반드시 MB정권 언론장악의 진상을 조사하고, 청문회를 통해서 밝혀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 기자, PD들이 주축인 언론노조 KBS본부는 6일 오후 2시45분경,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 광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곽상아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역시 6일 오후 KBS 새 노조 파업 출정식에 참석해 "19대 국회가 출범하면 MB정부의 언론장악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그동안 공영방송을 노골적으로 탄압했던 사람들이 과연 누구의 지시를 받았던 것인지 등 언론장악에 대해 낱낱이 파헤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 오전 5시부터 '공정방송 쟁취'와 '김인규 퇴진' 총파업에 돌입한 KBS 새 노조의 김현석 위원장은 이날 발행한 파업 특보를 통해 "김인규를 퇴진시켜, 6월 국회에서 구성될 'MB정권 언론장악 진상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게 목표"라고 선언했다.
김현석 위원장은 "'특보사장이 KBS에 와서 임기를 마치고 나가, 향후 특보 사장 러시의 출발이 됐다'와 '특보 사장이 KBS에 왔다가 쫓겨나,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출두했다' 둘 중 어느 것이 미래 우리의 기록이 될지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며 "수치스러운 '과거의 기록'을 '영광의 기록'으로 바꾸기 위한 파업이 시작됐다"고 파업의 의미를 부여했다.


▲ 6일 KBS 사측은 새 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불법파업"이라며 출정식 개최를 막아섰다. KBS 신관 입구 역시 셔터 문으로 닫혀 있는 모습. ⓒ곽상아

한편, KBS 사측은 새 노조의 총파업에 대해 "불법파업"이라며 6일 파업 출정식을 막아섰다.
출정식은 당초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KBS 사측이 본관 앞에 KBS버스를 주차시키고, KBS건물 안의 새 노조 조합원들이 본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은 탓에 KBS신관 앞 광장에서 2시 45분경에야 겨우 개최될 수 있었다.
KBS 사측은 출정식 연대사를 위해 KBS를 찾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KBS 출입까지 막아 "KBS가 국회의원의 업무까지 방해하는 거냐"는 원성을 샀다.
KBS 사측은 6일 공식 입장을 내어 "KBS본부 노조원 숫자는 공사 전체 직원 중 20% 가량에 불과하고, 실제 파업 참여자는 여기에 훨씬 못 미친 전체의 10% 가량에 불과하다. 일부 언론에서 '총파업'으로 몰아가는 것은 명백한 오보"라며 총파업의 의미를 애써 깎아내렸다.
그러나, KBS 전체 직원 5500여명 가운데 1100여명이 새 노조 소속 조합원이며 이들 대부분이 일선에서 제작업무를 담당하는 기자, PD들이라는 점에서 향후 방송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3월 6일 화요일

[사설] 방송 대파업, 정치권은 구경만 할 건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05일자 사설 '[사설] 방송 대파업, 정치권은 구경만 할 건가'를 퍼왔습니다.
언론사상 유례가 드문 방송사 총파업이 눈앞에 닥쳤다. 노조의 파업이 한달을 훌쩍 넘긴 가운데 새노조는 오늘 파업에 들어간다. (YTN) 노조는 오는 8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세 방송사 노조는 어젯밤 공동파업 선포식을 열고 연대와 승리를 다짐했다. 공정방송 복원과 낙하산 사장 퇴진, 해고자 복직이 공동의 목표다.
세 노조가 밝힌 목표에서 확인되듯 이번 방송 대파업의 뿌리는 하나,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무리한 언론장악에 있다. 이 대통령은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방송사에 투하했고, 이들 ‘낙하산 사장’은 무리한 인사와 편파 보도를 밀어붙여 정권 입맛에 맞는 ‘앵무새 방송’을 만들었다. 국민의 알 권리에 봉사하는 것이 제1의 책무여야 할 공영방송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게 된 지는 오래다. 노조가 박정찬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공영통신사

(연합뉴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파업 사태의 진원지가 이 대통령인 탓에 갈등을 풀 당사자 역시 이 대통령뿐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문화방송 기자 166명이 집단 사직을 결의하며 몸을 던져도 요지부동이다. 청와대는 그저 “우리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청와대가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권의 ‘거수기’나 다름없는 방송문화진흥회가 문화방송의 대주주로서 김재철 사장을 물러나게 할 가능성은 없다.
결국 정치권이 사태 해결을 독려하고 나서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 공영방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꽃피기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치권이 수수방관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방송 대파업에 개입해야 할 이유다. 사회적 갈등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일이야말로 정치권이 떠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 아닌가. 더욱이 방송 대파업은 4월 총선의 주요 쟁점으로 이미 부각된 상태다.
특히 다른 어느 누구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분명한 태도를 밝히는 게 필요하다. 박 위원장은 여권의 중심축이자 유력한 대선 후보로서 정치·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가 ‘방송은 결코 권력이 장악해선 안 되고 장악할 수도 없다’는 민주사회의 명제를 천명한다면 방송 대파업은 파국을 피할 길이 열릴 수 있다. 박 위원장의 조속한 태도 표명을 기대한다.

2012년 2월 29일 수요일

공영언론사들, '언론장악' 맞서 일대 '봉기'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28일자 기사 '공영언론사들, '언론장악' 맞서 일대 '봉기''를 퍼왔습니다.
'첫출발' MBC, '파업준비' KBSㆍYTN, '파업불사' 연합뉴스

양대 공영방송 KBSㆍMBC, 공기업 지분의 YTN,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가 일대 '봉기'에 돌입한 형국이다.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미칠 수밖에 없는 소유구조를 가진 이들 언론사의 구성원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지난 4년의 '불공정 보도'에 대한 자성을 바탕으로 '연대 총파업'(KBSㆍMBCㆍYTN) 돌입을 앞두고 있거나 '사장 연임 저지투쟁'(연합뉴스)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 왼쪽부터 MBC, KBS, YTN, 연합뉴스 사옥 ⓒ미디어스

'공정방송 복원, 낙하산 사장 퇴출, 해고자 복직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를 꾸린 MBC, KBS, YTN노조가 내달 초부터 '본격 연대투쟁'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먼저 '첫 출발'을 끊은 것은 MBC다.
MBC기자회(회장 박성호)는 "제대로 할 말 하지 못하고 침묵했던 과거를 처절하게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다. 정론직필이라는 상식을 회복시켜 반드시 신뢰받는 MBC뉴스로 돌아오겠다"며 지난달 25일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MBC노동조합은 이를 이어받아 "공영방송 MBC는 MB방송이 됐다"며 국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한 뒤 3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단순히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등의 교체 요구가 아니라 '사장 퇴진'을 전면에 내걸고 퇴로없는 '종결투쟁'에 나선 것이다. 주된 이유는 '불공정보도'에 대한 반성. MBC 간부급 사원들조차 "과거에도 편파보도 논란이 있었지만 그 질과 양 면에서 김재철 사장 재임기간과 비교할 만한 사례는 없었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사장이 강제로 해임되고, 대통령 특보 출신이 사장 자리까지 꿰찬 KBS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동안 내부에서 크고 작은 투쟁을 진행해왔던 KBS 새 노조는 '김인규 사장 퇴진'을 전면에 내걸고 89% 찬성으로 총파업 돌입을 가결시켰다. KBS는 내달 5일 청계광장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개최한 뒤, 6일 오전 5시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에 앞서 KBS 기자들 역시 MBC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2일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한다. 이들이 제작거부에 돌입하게 된 표면적 이유는 '새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부당징계 철회'와 '이화섭 신임 보도본부장 임명 철회'.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이제 더 이상은 편파방송 못한다"는 속내가 깔려있다. 양대 공영방송사 언론인들이 총선이라는 대형 이슈를 앞두고 '집단 파업'에 돌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게 된 셈이다.    
2008년 MB특보출신 구본홍 사장이 임명되자 '낙하산 저지투쟁'에 나섰다가 6명의 언론인 대량 해직사태가 발생한 YTN도 총파업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무력화, 보도국장 추천제 폐기, 해직사태 장기화 등을 주도한 배석규 후임 사장이 앞으로도 3년간 YTN호를 이끌 수장으로 사실상 결정되면서 노조 대응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29일까지 총파업 찬반투표가 진행되며, 배석규 사장 연임이 내달 9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YTN까지 총파업 대열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YTN의 경우, MBC KBS에 비해 그나마 낫다는 평가지만 YTN 역시 BBK 단독보도를 '여권 편향' 보도국장이 가로막는 등 '불공정 보도'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다.
매년 정부로부터 300억원을 지원받는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각종 편파보도 논란이 있었으며, 이 같은 보도가 300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연합뉴스 구조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높았으나 그동안 연합뉴스 내부에서 '집단행동' 움직임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 연합뉴스에 대한 한시적 국고지원을 '반영구적'으로 가능케 한 뉴스통신진흥법 개정안은 "정부에 대한 예속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9년 4월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연합뉴스 노조는 지난 13일 "지난 3년간 연합뉴스의 기사는 공정보도와 거리가 멀었다"며 "가슴아픈 자기반성 위에서 박정찬 현 사장 연임반대 투쟁을 시작으로 국가기간통신사로 바로 서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박정찬 현 사장 체제로는 공정보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연합뉴스 노조는 29일 대주주 뉴스통신진흥회의 차기 사장후보자 선출을 앞두고 27~28일 연가 투쟁에 돌입했으며, 박정찬 사장의 연임이 확정될 경우 총파업 등도 불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정연주 ‘무죄’는 정치검찰 ‘유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3일자 기사 '정연주 ‘무죄’는 정치검찰 ‘유죄’'를 퍼왔습니다.
[기자칼럼] 언론장악 추악한 음모 , 그들의 ‘더러운 욕정’이 대한민국 망가뜨렸다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 집권 첫해 자행했던 정연주 KBS 사장 축출 프로젝트의 실체가 드러났다. 공영방송 사장을 끌어내고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인물을 앉혀 언론을 장악하려 했던 그들의 추악한 음모가 결국 탄로난 셈이다.
대법원은 12일 정연주 KBS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연주 무죄’는 곧 ‘정치검찰 유죄’이다. 대한민국을 촛불로 뒤덮이게 했던 그 뜨거운 여름, 2008년 그 시간은 결국 이런 결과물을 내놓았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결과를 접하고 나니 참담한 기분이다. 너무 많은 희생이 있었다. 당사자의 고초는 물론이고 시민들이 그동안 느꼈을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그들이 사랑했던 대한민국이 한순간 이렇게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자체로 고통이다.


지난 12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은 정연주 전 KBS 사장.

정연주 KBS 사장 축출작업은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정연주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언론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다. 그 사건을 시작으로 한국 언론계 생태계가 얼마나 황폐화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국민 신뢰도 1, 2위를 다투던 KBS와 MBC는 지금 국민 손가락질을 받는 방송사로 전락했다. 취재 현장에서 쫓겨나는 수모도 한 두 번이 아니다. 낯 뜨거울 정도로 정권 친화적인 방송행태를 보이고, 심지어 방송 뉴스를 그들의 사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까지 보였다.
정연주 KBS 사장 축출작업은 엉킨 실타래의 시작이다. 정권 입장에서 ‘공영방송’은 그들의 충실한 ‘개’일 뿐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짖으라고 하면 짖고 물으라고 하면 무는 이들이어야 했다. 공영방송이, 그곳에 몸담고 있는 이들의 영혼이 망가지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거대한 고깃덩어리일 뿐이었다. 집권 기간 동안 더 많은 고기를 차지하려면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작업이 필요했다. 언론생태계 파괴, 그 여파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언론사 상층부를 장악한 정권의 충직한 하수인들은 ‘바른 소리’를 내고자 했던 언론인들을 몰아냈다. 한직으로 몰아냈고, 징계 위협을 가했으며, 심지어 해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뉴스의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할 ‘노종면’이라는 언론인을, ‘이근행’이라는 언론인을 해직 언론인으로 만들었다. 남아 있는 이들, 특히 언론 상층부를 이루는 이들은 ‘권언유착’의 달콤함을 맛보았다. 자기들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며 언론계를 망가뜨렸다. 그렇게 그들의 세상이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을 것이다.
정연주 KBS 사장 축출 작업의 ‘역사적 심판’은 그들의 세상이 곧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이제 그 실체를 파헤치고 심판해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언론장악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치밀한 ‘복기’를 통해 이유를 알아야 한다. 원인을 찾아야 한다. 어쩌면 근본 원인은 ‘더러운 욕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더러운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대한민국의 영혼을 파괴시킨 그들의 역겨운 손짓, 몸짓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연주 KBS 사장 축출작업은 언론 내부의 정권 하수인들과 ‘정치 검찰’의 합작품이다. 언론생태계 파괴의 대가는 ‘승진’이었는지도 모른다. 언론계 내부에서, 검찰 내부에서 더러운 공범들은 승진의 기쁨을 맛보았다. 그것을 출세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의 직급은 높아졌는지 모르지만 언론의 영혼을 파괴한 ‘더러운 전리품’일뿐이다. 짧고 짜릿했던 욕망의 시간도 이제 끝나가는 모습이다. 자신의 이익을, 승진을 위해 대한민국을 망가뜨렸던 그들의 행위는 이제 역사의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영혼을 범했던, 언론생태계를 무참히 짓밟았던 그들의 더러운 욕망, 그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알려줘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제 그들이 당할 차례다.

[사설] 정연주 무죄 확정, ‘언론장악 청문회’ 열어 진상 밝혀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12일자 사설 '[사설] 정연주 무죄 확정, ‘언론장악 청문회’ 열어 진상 밝혀야'를 퍼왔습니다'
배임 혐의로 기소됐던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에게 어제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애초부터 무리한 기소였으니 사필귀정이라 할 만하다. 정 전 사장은 강제해임을 주도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와 함께 수사 검사들도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이 이에 순순히 응할 리가 없다.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여는 등 좀더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조처가 필요하다.
현 정권은 지난 2008년 임기가 남은 정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감사원 감사를 벌이고, 한국방송 이사였던 신태섭 동의대 교수를 학교에서 강제해임한 뒤 이를 빌미로 이사직을 박탈하는 등 용의주도한 ‘공작’을 진행했다. 감사원과 방송통신위·교육부·국세청 등 정부기관이 총동원됐고, 결국 검찰이 배임죄로 기소를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법인카드 사용 명세까지 샅샅이 뒤졌는데도 개인 비리를 찾아내지 못하자 국세청과의 세금반환 소송에서 재판부 조정에 응한 것을 꼬투리 잡아 배임죄로 몰아붙인 것이다. 이것이 말도 안 되는 검찰권 행사였음이 이번 대법원 판결로 분명하게 재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무죄판결과 관련자들의 사과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방송장악 시나리오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으면 이런 일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고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기초인 언론자유가 위협받게 된다. 이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된 종편채널의 출범과 횡포·특혜는 아직도 언론계 전체를 아수라장으로 몰아넣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언론장악공작 진상규명 청문회’가 반드시 필요하다. 여대야소 상황이라 어렵다면 총선 이후라도 반드시 관련자들의 불법 탈법 행위가 밝혀져야 한다.
정 전 사장은 어제 “최시중 위원장이 강제해임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밝히고 “국회에서 두 번이나 나의 무죄가 확정되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사퇴로 끝나선 안 된다. 신태섭 교수 강제해임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감사원 감사나 검찰 고발과는 무관한지 등 방송장악 공작의 전모를 밝혀 필요하면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
정 전 사장은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의 이기옥 검사, 박은석 조사부장(현 대구지검 2차장), 최교일 1차장(현 서울중앙지검장), 명동성 지검장(현 변호사)과 임채진 검찰총장(현 변호사)의 책임도 물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최소한의 법률상식을 가진 검사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을 강행한 게 누구의 지시 때문이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소장 검사들은 수사권 문제만이 아니라 이런 검찰의 치부를 드러내 치유하는 일에도 앞장서기 바란다.

2012년 1월 3일 화요일

대통령감


이글은 대자보 2012-01-03일 기사 '대통령감'을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역대 대통령의 실패를 거울로 삼는 대통령이 나오길 기대해

새해는 4월 총선, 12월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의 해다. 하지만 정치권이 불신의 안개에 갇혀 시계가 0이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을 통한 불통정치-강압통치가 부메랑을 부르고 말았다. 권력누수를 가속화시켜 집권당 실종상태를 낳았다. 노무현 심판론이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켰지만 MB가 대권주자의 반면교사로 떠올랐다. 안철수 증후군이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찾는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 낸 현상이다. 그는 창당, 강남 출마를 부인했지만 대권도전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고 있다. 그 까닭에 그는 대선가도에서 상수로 존재한다. 

차기 대통령은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북한이 경제난-식량난으로 붕괴되리라 믿는 모양인데 국가해체란 쉽지 않다. 1980년 미국을 향한 인간의 물결이 바다를 덮었을 때 쿠바가 곧 무너질 듯했다. 그 때 탈출이 무려 12만5,000명의 행렬로 이어졌다. 1994년 또 다시 뗏목에 목숨을 건 죽음의 항해가 일어났다. 그 쿠바가 아직도 건재하다. 1971~1973년 에티오피아에서는 기근으로 150만명이 아사했다. 1980년대 중반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지역에 가뭄이 들어 1억5,000만명이 기아선상에서 헤맸다. 그러나 국가해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1989년 독일의 통일은 동독주민이 선택한 것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악화됐다. 적대관계는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 오히려 핵개발에 집착하도록 만든다. 남북간의 화해-공존이야말로 비핵화를 유도하는 길이다. 남한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자원-인력을 결합하면 상호이익이다. 또 남북한의 경제협력은 장차 통일비용을 줄인다.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이것은 북한의 중국경제권 편입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미 나진-선봉 개발을 통해 동해로 진출할 채비를 서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사회 통합적이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한국사회는 지역-계층-이념-세대간의 갈등과 반목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이후 중산층이 급속하게 붕괴되면서 빈부격차가 심화됐다. 정리해고제 도입, 비정규직 양산으로 양극화가 더욱 벌어졌는데 유통재벌이 골목상권을 침탈함으로써 그들의 퇴로를 차단하고 있다. 재벌의 약탈적 영역확장으로 중소기업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환율을 골간으로 하는 친재벌정책에 따라 부의 편재가 더욱 심화되었다. 새해 1,000조원을 돌파할 가계부채가 그것을 말한다. 

이명박 정권을 옹위하는 극우세력이 가치중립적 사안도 이념으로 재단한다. 정치적 반대자-비판자를 무조건 종북세력으로 공격함으로써 극단적 이념대립을 연출하고 있다. 수도권의 20~30대는 아버지 출신지역을 따지지 않을 만큼 지역감정이 많이 해소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40대 투표성향이 그것을 확인했다. 디지털기술 발달에 따른 정보격차로 세대간의 대립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디지털 세대는 인터넷, SNS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여 소통하고 있으나 아날로그 세대는 소외되어 그것이 갈등요인으로 작용한다. 

차기 대통령은 서민 삶의 아픔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 전세난, 실업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정책적 접근이 가능하다. 조기퇴직으로 아버지가 실업자인데 대학 나온 아들, 딸도 실업자이다. 국민의 절반가량이 전세난으로 해마다 더 싼 셋방을 찾아 헤맨다. 그 고통을 알아야 한다는 소리다. 출산율 저하는 국가적 과제다. 근본원인은 사교육비의 과중한 부담이다. 보통 사람은 월급의 절반 이상을 교육비로 지출한다. 버거운 출산-육아비에 교육비마저 벅차니 누가 자식을 낳으려 하겠는가? 그런데 엉터리 교육정책이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보편적 교육을 골간으로 하는 교육혁명을 단행할 인물이 나와야 한다. 현재의 교육정책은 국민을 하층민으로 만드는 빈민화정책이다. 

공적영역의 가치를 지킬 인물이어야 한다. 노령화사회를 넘어 노령사회로 진입할 단계다. 이제 과중한 의료비 부담이 국민적 과제로 다가왔다. 그런데 병원의 영리법인화를 통해 국민건강보험의 공영제를 해체하려는 불순한 시도가 그치지 않는다. 국민은 보편적 의료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전력, 수도, 도로, 공항 등 공적영역을 민영화하려는 시도 또한 차단해야 한다. 민영화는 사영화(privatization)를 의미한다. 국민에게 무차별적 혜택을 제공해야 할 공적영역이 특정-독점자본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 

1987년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의 실패를 거울로 삼는 대통령이 나오길 기대한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사평론가 <건달정치 개혁실패>의 저자 본지 고문

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이명박 정부, 이제 언론장악을 수습할 '플랜B'가 필요하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14일자 기사 '이명박 정부, 이제 언론장악을 수습할 '플랜B'가 필요하다'를 퍼왔습니다.
[비평]언론 환경 재정비 없이는 뒷날을 감당할 수 없다

정권재창출. 단임제 정부에 동승한 모든 권력자들이 꾸는 꿈이다. 달콤한 꿈이다. 아직 내리기엔 멀었다는 안도감이 공유될 때, 멀리 내다볼 수 있고 권력은 서로 부딪치지도 않는다. 권력이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권력 밖에 있는 사람들을 질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이 희박해질 때, 내려야 하는 순간이 머지않았음이 감지될 때, 권력과 그 주변은 급격히 소란스러워진다. 학술적 용어로는 ‘레임덕’이고, 사회적으로 관찰되기로는 ‘집권 말기 현상’이다. 선출된 권력의 교체시기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혼란이고,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이 희박할 땐 더 소란스럽기 마련이다.
이 권력엔 이제 '형님 계보'도 없고, '친이계'도 없다
이명박 정부가 흔들리고 있다. 권력 전체가 소란스럽다. 딱 5년 전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다. 몇몇 상징적 사건들은 필연적 정권 교체를 예고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임기 초부터 흔들린다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명박 정부지만, 이번엔 정말 심상치 않다. ‘만사형통, 상왕’ 이상득 의원이 퇴진한다는 것은 상징적 모습이다.
이 정부의 권력을 구성하던 위계가 내부로부터 깨지고 있다. 언론을 장악하고, 검찰을 장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지없다. 이상득으로 대변되던 권력의 한 축이 무너지자, '공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즉각적인 연쇄 반응이 나오고 있다. 권력의 또 다른 축인 친이계는 사실상 ‘각자도생’을 선언했다. 공천권을 포함한 비대위의 전권을 박근혜 의원에게 넘긴다는 것은 생사여탈권을 포기해 최악을 피하겠단 서약의 다름 아니다. 이제 이 권력엔 ‘형님 계보’도 없고, ‘친이계’도 없다.
청와대 내부에서 지금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대통령의 부인은 “비판은 그냥 패스한다“는 말로 호기를 부렸지만 비웃음만 샀다. 정말, 문제적 권력이고 그래서 더 문제인 권력이다. 별로 한 일이 없는 듯싶지만 이명박 정부는 아직 벌여놓고 수습하지 못한 일이 너무 많다. 그동안 ‘박근혜 대세론’이 워낙 강고한 것이어서 가야할 길이 아직 한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당장에 언론계 상황만 봐도 그렇다.

'특혜', '관리', '배제'로 이어진 언론정책의 유일한 전제, '정권재창출'


▲ 지난 12월 1일 종편 개국일에 맞춰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은 1면 백지광고를 실었다
잔가지는 다 쳐내고, 큰 틀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을 보면 임기 전반기엔 방송 장악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어느 정도 정리가 완료된 다음에는 ‘특혜’, ‘관리’, ‘배제’의 3가지 차원에서 언론을 다잡았다. 그리고 아직도 다잡고 있는 중이다.
종합편성채널은 특혜다. 대놓고 작심하고 우리 편만 챙긴 것이다. 구실은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창출이었고, 명분은 지상파 독과점의 해소였지만 애당초 성립되지 않는 얘기였고 아시다시피 접근 자체가 그렇지 않았다. ‘관리’는 침묵으로 충성을 바친 공영방송에게 던져진 수신료 인상이었다. 말만 잘 들으면 먹을거리 고민할 필요도 없이 재원을 키워 숙원 사업을 해결해주겠단 언질이었다. 마지막으로 ‘배제’는 나머지 미디어들을 향했다. 미디어렙법의 처리 지연은 ‘특혜’를 준 몇몇 언론과 자력갱생이 가능한 방송을 제외한 매체들에 대한 철저한 외면이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이 3가지 추진 방향 모두 현실성에 의문이 든다. 우선, 종편의 경우 개국은 했으나 오히려 개국 이후 생존 여부에 강한 물음표가 달려있다. 애당초 4개의 종편을 허용하는 것이 무리였는데, 철저하게 정치 공학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다보니 당최 견적이 뽑히지 않는 이상한 우리 편 챙기기가 됐다. 종편 4사들 역시 이제는 ‘차라리 그때 끝까지 싸워 4개 신설을 막았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고 있겠지만, 돌이킬 수 없는 노릇이다. 이대로 종편을 방치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조중동 청산의 'X맨‘으로 역사에 기록될지 모를 노릇이다.

▲ TV조선은 지난 1일 개국특집 방송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을 인터뷰하며,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종편이 '박근혜 형광등 100개 아우라' 칭송에 나선 이유
중장기적으로 종편의 생존을 도모해주기 위해선 정권재창출이 필수적이다. 종편사들의 개별적 역량에 기대어 종편이 생존할 수 있단 건, 당분간은 가능할지 몰라도 지극히 낭만적일 뿐이다. 종편은 당분간 아니 꽤 오래도록 홀로 설 수 없는 매체다. 그래서 다소 감정의 격앙이 있더라도 비슷한 사고방식을 공유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야만 한다. 그래야 종편에 대한 특혜를 이어갈 수 있고, 이러한 정치적 전망을 바탕으로 종편사들 역시 ‘약탈적 영업’이 가능하다. 이건 단순히 종편의 생존 여부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수구 세력의 존속을 위해서도 매우 중차대한 과제다.
하지만 현재로선 모든 게 불투명하다. 당장에 내년 4월 총선을 기점으로 기업들이 광고를 거둬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종편을 설계할 땐, 분명히 차기 권력이 당연히 박근혜의 몫으로 흐르는 회로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틀어졌지만 궤도 수정을 하긴 너무 늦었다. 종편사들이 개국과 동시에 일제히 ‘박근혜 형광등 100개 아우라’ 칭송에 나선 것은 일종의 생존 방책이었다.
수신료 인상은 좌절되고, 미디어렙은 어쩔 수 없고
수신료도 마찬가지다. 워낙에 찍어 눌러놓은 덕에 아직 저항이 실제화되진 않고 있긴 하지만 KBS 조직 내부에도 수신료 인상 좌절의 피로감이 상당하다. 수신료 문제의 경우 이명박 정부 입장에선 판을 다 깔았는데도 좌절된 것은 권력의 문제가 아닌 KBS 내부의 무능 때문이었다는 항변도 가능하겠지만, 엎어 치나 메치나 결과적으로 같은 얘기다. 결국, 이명박 정부 임기하에 수신료 인상은 물 건너갔고, 외려 KBS는 지금 야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청문회’를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그리고 차기 권력과 이렇게 등을 졌으니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수신료 인상은 불가능해졌다.
미디어렙의 경우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어찌되었건 입법은 불가피하다. 종편을 유예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여전히 관건이겠지만 매체의 종 다양성을 유지해야 한단 대전제를 파괴할 수 있는 권력은 대의제 체제에선 존립하기 힘들다. 지연시키고 누락하고, 최대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명박 정부 역시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리고 이마저 의회 권력의 지형이 바뀌면 언제든 가능한 문제가 됐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이 그나마 설득력을 갖고자 했다면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전제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동시에 지상파 독과점 구조 개선을 위해 아래로부터 종합편성채널 신설을 추동해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를 보완, 견제하는 의미에서 미디어렙 법안을 마련하는 유기적 결합이 필요했지만 이 정부는 순서는 물론 우선순위에서 모든 것을 엉망진창 뒤죽박죽으로 섞어 권력 내키는 대로 언론을 유린했다.


▲ 7월 11일 KBS 본관 앞에서 열린 'KBS이사회는 즉시 도청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라' 기자회견 모습. ⓒ권순택

정권 이양을 고려한 '플랜B'가 필요한 시점
그 유린을 하고도 태연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단 하나, ‘정권재창출’이 전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들 저렇게 한들 다음 정권 역시 우리 편이 잡게 되면 뒤탈 없이 시간을 더 벌 수 있단 확고한 믿음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소망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 됐다. 박근혜 체제의 한나라당이 비대위를 꾸리고 행여 또 다시 천막을 친다고 해도 민심이 돌아올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이 권력이 사활을 걸었던 종편은 유의미한 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채, 아니 개국한 것만 못한 어정쩡한 상태로 사회적 처분만 기다리는 신세가 될지 모른단 얘기고, 공영방송은 대대적인 복수와 보복의 시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이미 돌아선 지역 언론은 총선에서 진가를 보여줄 것이다.
정권재창출이 멀어져 가고 있다. 청와대에도 이제 ‘플랜B’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 1년여의 임기가 남았다. 진심으로 충고하건대, 벌려놓은 일을 그나마 마무리하지 않으면 퇴임 이후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염려해야 할 시기다. 남은 시간동안 4대강의 보를 되돌릴 순 없다. 다시 747을 띄울 수도 없다. 그나마 유일한 방법은 언론을 되돌리는 것뿐이다. 근본적으로 이 정부의 인기가 바닥을 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꼼수’에서 보듯 저해된 언론 행위에 대한 범사회적 반발 때문이 아닌가? 늦었지만 이제라도 설령 정권이 이양되더라도 문제가 없을 수준으로 언론환경을 재정비하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편 언론과 함께 몰락하지 말고, 상대편이라고 생각했던 언론에게 유의미를 남기라고 말하고 싶다. 더 장악해서 어찌해보겠단 흑심을 버리고, 장악을 풀어 안전을 보장받는 길을 택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혹시 모를 일 아닌가. 코피 난 김에 쓴 혈서 때문에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