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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8일 수요일

"문재인ㆍ안철수는 입장 표명, 박근혜는 뭔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28일자 기사 '"문재인ㆍ안철수는 입장 표명, 박근혜는 뭔가?"'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다른 정권이라면 김재철 진작 사퇴했을 것"

MBC의 파업이 29일이면 60일 째를 맞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지난 21일 MBC 역사상 최장 파업이었던 1992년 50일 파업 기록도 갱신했다. 공영방송사가 '공정 방송'과 '사장 퇴진'을 내세워 이렇게 오랜 기간 파업을 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MBC 내부적으로 보면 김재철 사장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 최근 "사장과 방문진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 아무런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사퇴를 선언한 예능 보직부장을 포함해 30여 명의 보직 간부들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사퇴했고, 파업 동참 규모도 줄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김재철 사장은 27일에도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선임된 사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도 끝나기 전에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밝혔다.

김 사장은 계약직 기자와 앵커를 모집해 뉴스 리포트를 하게끔 하는가 하면, 과 같은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도 외주사에 맡기는 등 '장기전' 태세를 취하고 있다. 의 경우 이른바 '종편 시청률'이라 불리는 1% 시청률이 나왔다.

이같은 파업 사태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27일 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언제까지 파업할 것이냐'고 걱정하는 것은 잘 안다. 그러나 우리는 날짜를 정해두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며 '종결 파업'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MBC 파업은 시기상으로나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의제상으로나 총선과 맞물려 있다. 정영하 위원장은 "만약 이 상황에서 파업을 하지 않았다면 MBC는 엄청난 편파 방송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총선과 맞물려 그리 좋지 않은 국면인 것은 맞지만, 지금싸우는 것은 우리의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여야 지도부 중에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만이 MBC를 비롯한언론사들의 투쟁에 침묵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노 코멘트'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 즉 이명박 정권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 자유는 제도만이 아니라 집권자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권 후보라면 반드시 언론 자유에 관한 입장을 공약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새 국회가 구성되고 오는 6월 본회의가 열리면 방송문화진흥회법을 개정해 정권과 독립적인 방문진과 사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재철 역시 자신의 임기가 길어야 6월까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정영하 언론노조 MBC본부장 과의 인터뷰 전문.

"다른 정권이라면 이미 김재철 물러났을 것"



▲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이제 두달이 된 파업 과정을중간 평가 한다면?

정영하 : 방송사 파업은 여느 사업장과 달라서 힘든 게 있다. 일반 제조업체라면 파업을 하는 것 자체가 사업주에게 압박이 되는데, 언론사의 경우는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으면 사측을 압박하기 어려워서 장기 파업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난 8주를 돌이켜 보면 MBC의 최장 파업 기록도 깼고, 단순히 기록만이 아니라 한주 한주 다른 국면을 만들어가며 잘 싸워왔다고 생각한다.

대국민 사과부터 시작해서,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공정방송 어떻게 무너졌는지 보여줬고 '법인카드 논란'과 같이 김재철 사장의 부적절한 경영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와 같은 팟캐스트를 통해 '공정보도'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이 아니었던 선배들이 노조에 재가입하는가 하면, 사측의 편을 들어야할 보직 간부들까지 노조의 편을 들어줬다. 그냥 목숨을 연명해 온 파업이 아니라 우리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그러나 아직도 김재철 사장은 사퇴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 해결이 요원한데.

정영하 : 이렇게 해왔음에도 왔던 길만큼 가야 해결 될 것 같다. 이런 전망에 몇몇 조합원들이 힘들어 하는 것도 사실이다. 워낙 무도한 사장이라서, 그리고 정권도 마찬가지다. 여느 다른 정권 같으면 이 정도까지 안와도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60일이 되어가는데도 해결의 기미가 안보이는 것은 '그간 정권이 참 지독하게 방송을 장악했구나'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본다. 김재철 사장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살 길 만을 찾는 간부들이 있고, 이들과 맞붙는 싸움이다. 지난 평가는 훌륭했지만, 더 싸워야 한다. 해온만큼 해야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지난해 4월 '김재철 퇴진'을 내걸었던 MBC 파업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중단됐었다. 이번에는 다를까?

정영하 : 지난번 파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파업이다. 당시에는 보직간부들의 이탈해 노조에 가입하거나 하지 않았고,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수가 계속 늘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파업 기간에 조합에 가입하는 수도 늘었고. 파업 참여하는 동력도 처음 돌입할 때 보다 200명이 더 늘었다. 또 실명 성명이 계속 나오고,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대의에 동의한다'는 MBC 구성원들도 있다. 이번 조합의 싸움에 동의해준 구성원들은 1600명 중 1200명 정도 된다. 지난번 파업과는 완전히 다르다.

프레시안 : 그러나 지난 파업에도 내부의 열기는 충분했지만 천안함과 지방선거 등에 묻혀서 충분한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게 주된 원인이었다. 이번에도 총선과 겹치면서 아무래도 이슈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정영하 : 물론 기성 언론이 쓰지 않아서 전체 국민의 여론까지는 닿지 못하고 있다. 사실 아직도 MBC가 파업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고, 분명 총선의 영향도 있다. 차라리 조·중·동과 같은 기성 언론들이 MBC에 악의적인 보도를 했다면 달랐을 텐데. (웃음) 사실 이들 신문은 'MBC는 계속 파업하라'는 자세라서 보도를 하지 않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지금은 지난 파업과 비교되지 않을만큼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고, 우리가 공영방송 언론인으로서 진정성을 가지고 싸우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더 많은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본다.

"왜 박근혜만 침묵하나…'언론자유는 필요 없다'는 뜻인가?"

프레시안 : 지금은 노사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인데, 언제가 분기점이 될까? 총선?

정영하 : 총선일이 되면 MBC는 70일 파업을 벌이는 셈이 된다. 이 '언론 장악' 문제는 이명박 정부 심판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무시하고 넘길 수는 없다고 본다. 또 총선에서 어느 쪽이 이기든 '정권에서 장악된 방송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우리 파업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안철수 씨나 문재인 후보와 같은 다른 야당 지도부들은 'MBC 노조 파업을 지지한다'며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나 박근혜 비대위원장만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박근혜 위원장이 총선 직후에도 여전히 이 문제에 함구한다면 자신이 이명박 정권과 다를 바 없음을 표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노 코멘트'는 '문제가 없다'는 뜻 아닌가. MBC 하나만이 아니라 KBS, 연합뉴스 등 언론사 다수가 파업하는 상황에서 침묵한다면 '언론 자유는 필요없다'는 뜻이고 역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레시안 :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인가.

정영하 : 그간 수없이 확인됐지만, 언론 자유는 집권자의 의지 문제다. 법이나 제도로 완벽하게 할 수 없다. 집권자가 맘만 먹으면 흔들 수 있는게 언론의 현실이다. 따로 사주가 있는 SBS도 감사원 감사 등 무엇을 통해서든 얼마든지 괴롭힐 수 있다. 대권을 노리는 후보들이라면 표현의 자유 문제에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총선 전에 공약으로 약속을 받아야 한다.

프레시안 : 총선과 맞물리면서 여론에서 밀리는 것이나, 김재철 사장의 대응 방식이나 MBC 노조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영하 : 총선 국면과 맞물리면서 현행 선거법 때문에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확실히 별로 좋지 않은 국면인 것은 맞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선거를 피해서 파업한다,고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만약 지금 일을 하고 있었다면 엄청난 편파 방송을 하고 있었을 거다. 그걸 막아낼 방법이 없어서 파업을 돌입한 거고, 우리의 최소한의 양심이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MBC를 위해서 스스로 나갈 수 있는 양심을 가진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다음 국회 구성되면 방송문화진흥회 법부터 개정해야"

프레시안 : 그렇지만 이제 '출구'를 고민할 때가 왔다. 또 김재철 사장이 나간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정영하 : 처음 파업에 돌입할 때 '종결파업'이라고 밝혔던 것처럼 날짜를 박아두고 파업하지 않는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다음 국회가 4월 성립이 되면 6월부터 본회의가 열릴텐데, 방송문화진흥회법을 현행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여당 대 야당 비율이 3:2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문화진흥회를 6:3으로 구성하고, 그 방문진이 사장을 뽑는다. 아무리 표결을 해도 해결이 안된다. 모든 문제가 여기서 출발한다.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방문진을 '승자독식'하는 현재의 체제를 바꿔야 한다.

이러한 법 개정이 6월 국회에서 관철이 되면 현재의 방문진 이사들은 바뀐 법에 의해 자동으로 폐기되고 자동으로 새 방문진이 구성될 것이다. 공교롭게 현 방문진의 임기는 올 8월까지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뀌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바뀐 철학과 제도에 의해 다양성과 전문성이 반영된 형태로 사장 선임 방식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이를 통해 김재철 체제를 심판해야 한다. 김재철은 자신의 임기가 길어야 6월, 혹은 8월까지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 민주통합당도 미지수지만, 과연 새누리당이 방문진과 MBC의 독립성 확보 개정안에 동의할까?

정영하 : 새누리당이 소수 야당이 되면 더 개정하자고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 또 민주통합당도 자신들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면 함구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말한대로 선거구도와는 우리 파업이 무관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사태가 다시 반복되면 안된다는 점이다. MBC는 '홍보 방송'이 아니고, 정치권에 대해서 '불가근 불가원'의 상태에서 비판 언론으로 남아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프레시안 : 질문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MBC 파업은 언제까지 갈까, 김재철 사장은 언제 퇴진할까?

정영하 : 날짜를 상정해 놓고 계산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진정성을 보여드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만약 여론이 우리의 진정성을 본다면 '잘 싸웠다, 너희들. 사장을 바꾸자'고 해줄 수 있는 것이고, 아닐 수도 있다. 아마 박근혜 위원장도 '이런 상황은 문제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리라고 본다. 다만 자신들의 행보나 총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채은하 기자 

2012년 3월 24일 토요일

MBC파업의 상징, '8관왕'을 만나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23일자 기사 'MBC파업의 상징, '8관왕'을 만나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MBC노조 홍보국장 이용마 기자

큰 존재감이 없었던 기자는 어느새 유명인이 됐다. 기자의 이름은 한 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고, 포털사이트 인물 정보에 등록될 정도로 유명인이 됐다. 이 기자가 유명인이 되는 과정에는 김재철 MBC사장의 은혜(?)가 가장 컸다.
김 사장의 은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철철 넘쳤다고 할까. ‘해고’라는 치명적 징계를 내린 것에 이어 명예훼손 형사 고소, 업무방해 형사 고소, 정보통신망법 위반 고소 뿐 아니라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 손해배상 청구 민사 소송 및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난사했다. ‘김재철 퇴진 투쟁’의 대가는 참으로 풍성(?)했다.
이용마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45세ㆍMBC 보도국 기자). 그의 표정은 밝았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에서 만난 이용마 홍보국장은 “노조원들의 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며 환하게 웃기까지 했다. 지난 1월30일 시작된 ‘김재철 퇴진 투쟁’은 MBC 파업 최장 기록인 52일을 넘어 어느덧 MBC 파업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23일로 54일째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길어지리라 예상치 못한 파업이었지만, 파업 참여 인원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법인카드 사용 내역, 청와대 쪼인트 폭로 등 잇달아 터져 나오는 김재철 사장의 의혹들이 오히려 MBC 파업 열기에 불을 지핀 셈이 됐다.
“김재철, 만신창이로 관에 실려 나갈 것”


▲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 ⓒ미디어스
‘김재철 사장 퇴진’ 투쟁이 52일을 넘어 MBC 파업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기까지 오리라 예상했나?=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그렇다고 이렇게 오래 갈 거라고 확신했던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면 이어진 건데 52일 넘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노조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제일 큰 이유다. 파업 첫 날 570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했는데 지금은 200명이 늘어 770명 정도가 참여한다. 노조원도 1000명(서울 기준)에서 50명 정도가 늘었다.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큰 원동력이다.
최일구 앵커의 파업 참여, 보직 간부들의 보직 사퇴와 파업 참여 등이 놀라웠다. 그런 간부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간부들도 있는 거 같다. 김재철 사장 쪽에 있는 간부들은 여전히 변함없나? 흔들림 없는지 궁금하다.  = 특별한 변화는 없는 거 같다. 김재철 사장을 싸고 있는 그룹들은 강경 그룹들이기에 변함이 없다.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는 것은 그 사람들의 퇴진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 쪽은 강경하게 나오는 거 같다. 우리는 오히려 그게 김재철 사장 본인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사 쪽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다 취하는 거 같다. 징계, 고소, 소송, 가처분 등 앞으로 더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있나?= 지금까지 해온 것으로 보면 회사에서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바닥났다고 본다. 유일하게 남은 것은 노조 집행부를 징계하다가 멈춘 것인데 앞으로 (징계가) 진행될 여지가 있고, 추가 해고자가 나올 것이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 전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경찰도 이야기를 한다. ‘언론사에서 이렇게 소송을 많이 한 거는 처음’이라고. 소송도 할 만큼 다 했고, 사실 남은 것은 직장폐쇄밖에 없는데 이건 회사가 부담을 느낄 것이다. 회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버티기밖에 없다. 김재철 사장이 ‘자기는 관에 실려 가기 전까지는 안 나갈 거다’라고 했는데 무조건 버티겠다는 것이다. 그것 밖에는 길이 없어 보인다.
김재철 사장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거 같다. 현실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 발로 안 나간다고 했지만 결국 지금 상황대로 간다면 김재철 사장 본인의 말대로 될 거다. 만신창이가 되어서 관에 실려 나갈 거다. 이미 김재철 사장은 그 동안 법인카드 사용 의혹이라든지 각가지 의혹들이라든지 청와대 및 대통령과의 유착으로 이미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사태가 심각한데도 이를 책임지는 쪽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방문진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을 임명할 때 ‘정권의 아바타’ 노릇을 했다면, 지금은 ‘김재철 사장의 아바타’ 노릇을 하고 있다. 방문진이 MBC를 관리하는 상급 기관인데 방문진이 하는 행태는 그렇지 않다. 하수인인 것처럼 작동하고 있다.

지난해, 방문진이 자체 감사를 통해 김재우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폭로했다. 김영 감사가 세게 문제 제기를 했다. 김 이사장의 법인카드 액수는 김재철 사장이 2년 넘게 7억 쓴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였다. 그런데 얼마 전, 김재철 사장의 7억 법인카드 내역에 대해 여당 이사들은 ‘문제없다’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체 감사 결과를 어떻게 지켜보자는 건가. 연일 최장기 파업을 기록하고 있는데 ‘전혀 나몰라라’는 식으로 하고 있다. MBC라는 회사가 망가지든 말든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김재철의 아바타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MBC 자체 감사는 진행 중인가? = (회사에서) 감사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계속 문제가 불거지니까 회사에서 나중에는 말을 바꿔서 ‘감사를 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그래놓고 ‘감사중이니까 방문진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못 주겠다’는 식으로 말한다. 실질적으로 방문진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주지 않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생각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고, 고소, 가처분 등 8관왕으로 MBC파업의 상징 등극
개인적인 이야기도 좀 물어보려고 한다. 학창 시절, 학생 운동 해보신 적 있나? = 87학번이다. 그 세대라면, 학생운동 안했다고 하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6월 항쟁도 겪었고, 그때 전두환 이순자 5공 비리에 대한 시위가 사회적으로 많았기에 그런 행사들에 참여했다. 하지만 학생운동 지도부로 활동한 적은 없다.

▲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 MBC 경영진이 내건 '문화방송을 곧 정상화하겠습니다' 플래카드. ⓒ미디어스
지금 노조 집행부를 다들 꺼려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저하지는 않았나? = 주저하지는 않았다. 나는 미국 연수를 갔다 왔는데 내 위 기수, 아래 기수를 볼 때 선배 중에도, 동기 중에도 연수를 가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연수를 갈 대상자들이 내 아래 위로 많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노조 집행부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게 1차적인 이유였다. 어찌됐든 김재철 사장 체제 아래에서 결코 함께 일하기는 쉽지 않은 조건들로 진행되었기에 차라리 노조가 편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파업 돌입 이후 MBC 파업의 상징이 되었다. 해고, 고소, 가처분 등 8관왕인데 비결이 뭔가? (웃음)= 어제(20일) 경찰서에서 형사 5건 조사 받았다. 민사로는 손해배상, 업무방해 가처분, 가압류 등 모두 8개다.  이번 파업은 아무래도 보도의 문제다. 특히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문제다. 그렇기에 이슈 자체도 공정보도 문제가 크다. 어찌됐든 기자들이 가장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상태에서 기자로서 홍보국장으로서 일을 하니까 회사에서 아무래도 가장 문제 인물로 찍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막상 법적 조치들을 당하면 기자로서 흔들리게 되던데, 괜찮으신가? = 특별한 문제는 없을 거 같다. 업무방해 문제의 경우 어차피 우리가 소송을 낼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거기에 대해서는 대비하고 있었다. 명예훼손 등 나머지 소송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법적인 다툼의 여지가 많다.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걱정하거나 염두에 두지는 않는다.
해직 언론인이 됐다. 해직언론인이 된 소감은? = 특별한 소감은 없다. 일단 노조에 내려올 때 해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당시에 이미 예상을 하고 예감을 하고 내려왔었고. 지금은 다만, 해직되었다가 가장 빨리 복직하는 언론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정당한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싸움의 동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틀림없이 이길 것이다. 내가 우스갯소리로 이야기 하는 게 있다. 내가 MBC가 공인한 불세출의 전략가이기 때문에 만약 진다면 모든 직원이 해고되는, 모두 해직 언론인을 만드는 전략을 세워서 가야한다고 본다. (웃음)
해고 통보 이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괜찮으신가? = 집사람은 예상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모르고 계셨었는데, 노조 특보에 밝혔듯이 며칠 전 찾아뵙고 이야기 드렸다.
노조 홍보국장으로서 회사 쪽의 홍보국장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 이진숙 국장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일고의 가치가 없는 거 같다. 이미 이진숙은 기자로서 사실상 죽었다. 그것만 해도 나는 이진숙 국장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잃었다고 본다. 소탐대실이다.
처음 MBC노조 파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차가웠던 게 사실이다. 시민단체의 반응도 그렇고. 이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 처음에 유독 MBC 파업 들어갈 때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다. KBS와 YTN과는 달리 유독 MBC에 대해서만 그랬다. ‘MBC너마저’에 대한 배신감이 컸던 것 같고, 그런 것 때문에 오히려 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파업에 들어가니까 ‘쟤네들은 진짜구나. 진정성이 있구나’ 생각하면서 열렬하게 지지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시민들의 지지가 너무 높아서 부담스럽다. 이번 싸움에 거는 기대가 너무 크다. 그 기대치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외부에서 실망을 하고 지탄의 손길을 보낼 수도 있다는 거 안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 싸우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러쿵저러쿵 하기가 그렇지만 파업 지도부로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노조원들의 동력이 너무 좋다. (웃음)

2012년 3월 9일 금요일

“MB정권과 김재철의 추악한 뒷거래 드러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9일자 기사 '“MB정권과 김재철의 추악한 뒷거래 드러나”'를 퍼왔습니다.
MBC노조, 김우룡 발언과 관련해 김재철 퇴진 촉구

“김재철 사장은 청와대와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이다”라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폭로와 관련해, MBC노조가 “이명박 정권과 김재철의 추악한 뒷거래가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은 최근 와 인터뷰에서 2010년 3월 김재철 사장을 선임한 것에 대해 “임명권자의 뜻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와대 뜻과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였다”고 밝힌 바 있다.


▲ 김재철 사장이 7일 오후 3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방문진이 위치한 율촌빌딩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미디어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9일 오전 성명을 내어 “김우룡은 MBC를 정권의 꼭두각시로 만들기 위해 경영진에게 사직서를 강요한 것을 시작으로 급기야 사장까지 김재철로 바꿔 MBC가 지금의 나락으로 떨어지도록 물꼬를 터준 인물”이라며 “그런데 김재철은 낙하산 사장으로조차도 낙제점을 받을 만큼 무능한 인사임이 재확인된 셈”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을 지목해 “이번에도 또 김우룡이 명예를 훼손했다며 기자들을 불러다 형편없는 코믹 연기를 되풀이할 것인가”라고 되물은 뒤 “김우룡의 말마따나 당신이 30년 동안 다닌 MBC에 대해 추호의 애정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당장 사퇴하고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문진을 향해서도 “현재의 방문진은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주인으로 모시고 악질 하수인을 자처하며 공영방송 MBC에게 굴종을 강요해왔다”며 “공영방송 MBC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당장 김재철 사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도 논평을 내어 “김우룡 전 이사장의 김재철 사장에 대한 평가는 왜 즉각 자리에서 물어나야 하는지 이유를 분명하게 한다. 캠프 출신보다 더 캠프적인 인사인 김 사장은 ‘하수인’을 자처하며 방송 독립을 지키기보다 청와대의 ‘은혜’에 보답하기 바빴다”며 김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2012년 3월 8일 목요일

“MBC, 4·11총선 이후까지 파업 할 수밖에 없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7일자 기사 '“MBC, 4·11총선 이후까지 파업 할 수밖에 없다”'를 퍼왔습니다.
최용익 전 회장, “사즉생 생즉사의 자세로 싸워야”


▲ 3월 7일 오후2시 새언론포럼 주최로 프란체스코회관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과 공영방송의 몰락'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은 엄경철 전 KBS 본부장과 노종면 전 YTN 지부장, 최승호 MBC PD(좌부터)ⓒ권순택

“4·11 총선 이후까지도 파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 새언론포럼 주최로 열린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과 공영방송의 몰락’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최승호 MBC PD의 발언이다. 최 PD는 “지금 MBC 내부 구성원의 단결력이나 동참의 범위를 보면 92년 52일간 파업했던 때보다 격렬하다”며 “오늘로 파업 38일째이고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는 현재 최일구, 김세용 앵커 등 보도국 간부 5명 및 경영지원국 장혜영 부국장과 디지털기술국 한상길 TV송출부장 등 보직 간부 12명이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승호 PD에 따르면, 과거 국장·본부장을 지낸 비조합원들도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호 PD는 “김재철 사장은 독특하신 분이다. 방송이 이 정도로 망가지고 지도력에 대해 구성원 90%가 반대하고 있다면 자진사퇴 결심이 정상적일 것”이라며 “그런데 이 분은 ‘불방 되는 모든 방송들을 재방송으로 때우더라도 계속간다’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최승호 PD는 김재철 사장이 ‘버티기’에 나서게 된 주 원인을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승호 PD는 “방문진 9명의 이사 중 6명이 여당 추천 임명자”라며 “그분들은 MBC에 엄청난 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MBC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인카드 사용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 다룰 문제가 아니다’라며 노동자들에 파업을 끝내고 돌아오면 다루든지 하겠다는 자세”라고 꼬집었다.
최승호 PD는 “김재철 사장이 자진사퇴를 하지 않으니 방문진이 해임을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만 해임결의안이 제출된다고 하더라도 부결될 것”이라며 “MBC는 4·11총선 이후까지도 파업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 PD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부결되는 그 순간이 방문진 존재에 의문이 제기되는 날이 될 것이며 정파적 사장의 임명 방법이 가지고 있는 모순이 폭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KBS, YTN 방송3사의 연대파업을 앞둔 상황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각 사 파업이 가지는 의의가 설명, 패널들로부터 “물러서지 말라”는 당부들이 쏟아졌다.
KBS 엄경철 전 본부장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KBS 파업은 국영방송 흔적을 지우기 위한 구성원들의 마지막 발악”이라며 “KBS 역사 내에서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방송을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파업의 이의를 부여했다.
YTN 노종면 전 지부장도 “보도를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라며 “파업에서 이긴다 해도 그 이후가 진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묵 교수, “퇴각하거나 무너지면 공영방송 시스템 붕괴”
‘방송3사 연대파업’과 관련해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공방송 시스템의 총체적인 탄압의 결과”라고 풀이했다.  
최영묵 교수는 “방송3사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라고 했는데, 국민들의 신뢰도가 하락한 현 시점에서 만일 3사가 이번 파업에서 퇴각하거나 무너진다면 한국사회의 공영방송 시스템이 붕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안매체로 끌고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핵심적인 매체가 있고 보완적인 매체들이 두루 있어야 정상적인 언로가 작동하는 것”이라며 “언론정상화를 위해 싸움이 총선 이후까지 가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영묵 교수는 최승호 PD의 방문진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MBC를 관리감독 하는 곳에서 현 상황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존속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최용익 전 새언론포럼 회장은 “방송3사가 연대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겁 많은 놈이 먼저 떨어지는 치킨게임, 어느 한 쪽이 항복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싸움이 되는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최용익 전 회장은 공영방송의 재건을 위해 단기적으로 “사즉생 생즉사(筆生卽死 筆死卽生)의 자세로 낙하산 사장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기적 과제로 최용익 전 회장은 ‘철저한 인적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사장 이하 본부장·국장 등 MB정권 하에서 권력을 누려온 자들에 대한 철저한 인적 청산이 돼야 한다. 잘못하면 반민특위가 와해되고 친일파 청산이 수포로 돌아간 것처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출입처 제도의 혁파 △다단계 게이트키핑의 개선 △개방적인 제작현장의 건설을 통한 ‘저널리즘의 전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2년 3월 7일 수요일

정연주와 김인규, 최문순과 김재철의 차이 [사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07일자 사설 '정연주와 김인규, 최문순과 김재철의 차이 [사설]'을 퍼왔습니다.
정권 말, 언론사 파업이 그야말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MBC가 지난 1월25일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KBS가 6일부터 파업을 시작했고 YTN은 8일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연합뉴스는 13일까지 파업 찬반투표가 진행 중이다. 모두 지난 4년 동안 공정성 시비와 언론 장악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언론사들이다. 늦게나마 언론의 가치를 지키겠다며 떨쳐 일어선 언론인들에게 국민들은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보내고 있다.
MBC는 방송문화진흥회가 70%, 정수장학회가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방문진에서 MBC 사장을 선임하는 셈인데 방문진 이사는 모두 방송통신위원회가 선임한다. 방통위 상임위원회는 대통령이 추천하는 2명과 여당이 추천하는 1명, 야당이 추천하는 2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다. 대통령과 여당이 방통위와 방문진을 통해 MBC 사장 선임에 개입하는 구조라 태생적으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0%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KBS는 이사 11명을 모두 방통위가 추천하는데 여기에서 사장이 선출된다. YTN은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전KDN이 21.4%, KT&G가 20.0%, 한국마사회가 9.5%, 우리은행이 7.7% 등 공기업 및 정부 관계회사 지분이 58.5%에 이른다. 연합뉴스는 뉴스통신진흥회가 30.8%, KBS가 27.8%, MBC가 2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YTN과 연합뉴스 역시 사실상 대통령이 사장을 임명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인 김인규 KBS 사장은 전형적인 낙하산이라고 할 수 있지만 김재철 MBC 사장이나 배석규 YTN 사장, 박정찬 연합뉴스 사장 등은 모두 내부에서 선임된 경우다. 굳이 비교하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오히려 낙하산 사장에 가깝다. 이른바 코드 인사는 노 전 대통령 때도 있었다. 정연주와 김인규의 차이는 뭘까. 최문순 전 MBC 사장과 김재철의 차이는 또 뭘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청와대가 공영방송 사장을 임명하는 구조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연주 전 사장 역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결국 정권이 바뀐 뒤 온갖 압박 끝에 강제로 해임됐다. 배임 혐의를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 받았고 해임 무효 소송도 1심과 2심 모두 승소하고 3심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정권이 바뀐다면 김인규·김재철 사장도 같은 운명을 밟게 될까.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공영방송 사장이 정치적 영향을 받는 게 안타까웠다"면서 방송법을 개정, KBS 사장 '임면권'을 '임명권'으로 축소해 임기를 보장받도록 했다. 정권이 공영방송에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겠지만 사장을 마음대로 갈아치우지 못하도록 하는 것 못지 않게 애초에 사장 선임 절차부터 독립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대통령의 선의에 기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정연주가 노무현의 낙하산이었다면 김인규는 이명박의 낙하산이다. 최문순이 노무현의 코드 인사였다면 김재철은 이명박의 코드 인사다. 착한 낙하산과 나쁜 낙하산의 차이일 뿐이다. 김인규의 KBS와 김재철의 MBC가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김인규나 김재철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 실제로 이병순의 KBS와 김인규의 KBS는 크게 다르지 않았고 엄기영의 MBC나 김재철의 MBC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정권의 눈치를 보는 건 마찬가지였다.
분명한 것은 설령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을 내보내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또 다른 김재철을 임명할 것이고 그 김재철 역시 툭하면 청와대에 불려가서 '쪼인트'를 까일 거라는 사실이다. 최시중이 물러난 자리에 이계철이 들어오는 것을 보라. 최시중이나 이계철이나 얼굴만 다른 이명박의 아바타일 뿐이다. 공영방송의 진정한 독립을 원한다면 김인규와 김재철을 비난하는 것 못지 않게 지배구조 개선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
당장은 시민사회의 분노와 기자들의 뼈아픈 자기반성이 변화의 동력이다. "사장 한 명 바뀐다고 이렇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는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사장 한 명에 좌우되지 않는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권 말 언론사 파업은 만시지탄이지만 권력이 언론을 흔들 수는 있을지언정 장악할 수는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만들어낼 중요한 기회다.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싸움이다.

2012년 3월 6일 화요일

[사설] 방송 대파업, 정치권은 구경만 할 건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05일자 사설 '[사설] 방송 대파업, 정치권은 구경만 할 건가'를 퍼왔습니다.
언론사상 유례가 드문 방송사 총파업이 눈앞에 닥쳤다. 노조의 파업이 한달을 훌쩍 넘긴 가운데 새노조는 오늘 파업에 들어간다. (YTN) 노조는 오는 8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세 방송사 노조는 어젯밤 공동파업 선포식을 열고 연대와 승리를 다짐했다. 공정방송 복원과 낙하산 사장 퇴진, 해고자 복직이 공동의 목표다.
세 노조가 밝힌 목표에서 확인되듯 이번 방송 대파업의 뿌리는 하나,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무리한 언론장악에 있다. 이 대통령은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방송사에 투하했고, 이들 ‘낙하산 사장’은 무리한 인사와 편파 보도를 밀어붙여 정권 입맛에 맞는 ‘앵무새 방송’을 만들었다. 국민의 알 권리에 봉사하는 것이 제1의 책무여야 할 공영방송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게 된 지는 오래다. 노조가 박정찬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공영통신사

(연합뉴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파업 사태의 진원지가 이 대통령인 탓에 갈등을 풀 당사자 역시 이 대통령뿐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문화방송 기자 166명이 집단 사직을 결의하며 몸을 던져도 요지부동이다. 청와대는 그저 “우리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청와대가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권의 ‘거수기’나 다름없는 방송문화진흥회가 문화방송의 대주주로서 김재철 사장을 물러나게 할 가능성은 없다.
결국 정치권이 사태 해결을 독려하고 나서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 공영방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꽃피기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치권이 수수방관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방송 대파업에 개입해야 할 이유다. 사회적 갈등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일이야말로 정치권이 떠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 아닌가. 더욱이 방송 대파업은 4월 총선의 주요 쟁점으로 이미 부각된 상태다.
특히 다른 어느 누구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분명한 태도를 밝히는 게 필요하다. 박 위원장은 여권의 중심축이자 유력한 대선 후보로서 정치·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가 ‘방송은 결코 권력이 장악해선 안 되고 장악할 수도 없다’는 민주사회의 명제를 천명한다면 방송 대파업은 파국을 피할 길이 열릴 수 있다. 박 위원장의 조속한 태도 표명을 기대한다.

2012년 2월 25일 토요일

[사설] 방문진, MBC 사장 퇴진시켜 파업 해결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24일자 사설 '[사설] 방문진, MBC 사장 퇴진시켜 파업 해결해야'를 퍼왔습니다.
지난달 25일 기자들의 제작거부로 시작된 (MBC)의 ‘공영방송 회복’ 투쟁이 오늘로 한달을 맞았다. 그사이 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총파업으로 가세해 문화방송의 내부 진통이 한층 격렬해졌다. 보도국 기자의 90%가 마이크를 놓아 6개의 뉴스 프로그램 가운데 3개가 아예 없어졌고, 나머지도 단축방송으로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는 처지다. 국가적 대사인 4·11 총선 선거방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김재철 사장 등 경영진은 이런 전례없는 위기상황을 “노조의 불법파업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무책임한 자기변명이 아닐 수 없다. 수없이 누적된 공정성을 상실한 편파보도, 그에 따른 신뢰도·시청률 추락, 전례없는 파업 열기 등은 문화방송의 위기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공영방송 엠비시를 ‘엠비(MB·이명박)씨의 방송’이라고 조롱받게 만든 김 사장 자신이 바로 위기의 진원지다.
얼마 전 문화방송의 20~35년차 간부급 사원 135명이 김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낸 것은 상징적 사건이다. 김 사장이 내부 구성원들을 이끌 리더십을 잃었다는 뚜렷한 방증이다. 급기야 그저께는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인 최일구 부국장과 ‘뉴스와 인터뷰’ 앵커인 김세용 부국장이 보직에서 사퇴하고 파업에 참여했다. 간부들마저 김 사장에게 등을 돌린 것이 이 방송의 현주소다.
그런데도 김 사장은 완전히 귀를 막은 채 요지부동이다. 어제는 회사 바깥을 떠돈 지 20여일 만에 서울 여의도 사옥에 나와 퇴진 불가를 선언했다. 오히려 파업 참가자들에게 오는 27일까지 업무에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에 불응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다.
김 사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문화방송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기는 요원하다. 김 사장 스스로 물러나는 게 최선이겠으나, 그의 고집스런 태도로 미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결국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적극 나서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 상황이다. 이미 방문진 이사 중 야당이 추천한 세 명의 이사는 김 사장의 자진사퇴를 권고한 상태다. 게다가 김 사장은 경영 상황을 보고해야 할 방문진 이사회에 일방적으로 두 차례나 불참한 바 있다. 문화방송 안팎의 지지를 잃고 방문진에조차 안하무인격 처신을 보인 김 사장을 방문진이 감싸고돌 이유는 조금도 없다.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정연주 무죄 판결과 독립성 위한 KBS이사 선출 방안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6일자 기사 '정연주 무죄 판결과 독립성 위한 KBS이사 선출 방안'을 퍼왔습니다.
[유영주의 급발진미디어]


▲ 정연주 KBS 사장 해임에 찬성했던 당시 KBS이사들 명단
대법원은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2008년 8월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KBS이사회의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에 서명한 시점으로부터 3년 5개월이 지났다.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제청은 11명으로 구성된 KBS이사회의 과반수 의결로 성립됐다. 이명박 정권은 6명의 과반수 이사를 채우기 위해 신태섭 전 이사를 내쫓는 기동전을 감행했다. 2009년 새 이사진은 여야 7:4 비율로 구성됐고, 이병순, 김인규 사장이 공영방송을 이끌게 되었다.
KBS가 도청 논란을 부른 건 6월 국회 때였다. 수신료 1000원 인상안 처리를 목전에 둔 시점이었다. 567명의 조합원 가운데 97%가 KBS가 연루됐다는 설문 결과가 있었다. 민주당은 7월 1일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11월 2일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고, 검찰도 연말 정국을 틈타 한선교 의원과 KBS에 면죄부를 주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 과정과 결과를 신뢰하는 시민이 몇 명이나 될까. 정당한 수사가 이뤄질 거라 생각한 시민은 몇 명이나 될까. 공영방송의 규제.감독기구인 이사회가 일정한 역할을 해주길 바랐으나 역시 기대보다는 체념이 앞섰다.
KBS이사회는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설치된 공사 경영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이다. 방송법 제49조는 이사회의 기능 15개항을 나열하고 있으며, 1항이 공사가 행하는 방송의 공적 책임에 관한 사항이고, 2항이 공사가 행하는 방송의 기본운영계획이다. 공사가 형사고발되는 사건에 연루됐다. 더군다나 도청이라는 희대의 사건이었다. 이사회는 공적 책임과 기본운영계획을 들어 진상 조사는 물론이거니와 결과에 따라서는 경영 책임까지 물어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었다. 야당추천이사 일부가 진상조사를 촉구하긴 했으나 제스추어에 그쳤다. 이윽고 8월에 야당추천이사 4명은 핀란드와 러시아 해외 시찰을 다녀왔고, 여당추천이사들은 황우여 대표를 만나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촉구하는 실력 행사를 하였다.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김인규 사장은 다시 18대 국회 회기 내 수신료 인상을 들고 나왔다. 공사의 최고의결기관 이사회의 존재감은 이런 정도다.
정연주 전 사장 해임과 대법원 판결, 희대의 도청 해프닝과 경찰.검찰 수사가 주는 교훈은 하나로 모아진다. KBS에 관한 정치독립적인 조건을 갖춤으로써 KBS가 시민이 기대하는 방송사로 거듭나느냐,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정치권력과 권력화된 KBS로부터 동시에 휘둘리고 말 것이냐를 선택하는 문제다. 올 9월이면 다시 새 이사회가 구성된다.
주지하듯이 현재 KBS이사회는 여야 정치권력이 직접 개입해 구성한다. 그래서 정치독립적인 규제감독기구의 구성과 역할을 기대하는 시민사회와 공영방송 구성원들의 이해와 충돌한다. 동시에 KBS이사회는 경영진에 의존한 채 독립적인 집행기능을 담보하지 못한다. 그래서 KBS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지위에서 원활한 규제감독을 수행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다. 현 이사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 KBS이사회 모습 ⓒ KBS
이사회 구성에 있어 여당과 야당이 7:4(KBS), 6:3(방문진)으로 추천하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국민의 선택을 받은 집권여당이 이사진의 다수를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양립한다. 후자는 많은 폐해가 지적된만큼 새로운 개선안이 필요하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하는 방식을 국회 추천 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방통위 추천이 아닌 국회 추천은 3:2 구조의 방통위가 추천하는 7:4 구성 대신 국회 추천을 통한 방식으로의 개선을 꾀하고자 함이다. 11명의 이사 선출시 과반인 6인에 대해서는 여당과 야당 추천 인사 3:3 동수로 하고, 5인에 대해서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추천하는 인사로 구성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국민을 대의하는 여야 정치권의 이해를 반영하면서도 지역의 유권자와 시청자의 이해도 반영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사회의 역할 중 사장 선출 문제는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자를 거르고, 2/3 특별다수제로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11명의 이사 중 최소 3인 이상은 상임을 담당하고, 규제감독의 민주적 집행 능력을 갖추기 위해 사무처를 둔다. 이사회의 공식 회의는 온라인 생중계하고, 이사회 운영에 소요되는 모든 예산과 경비는 공개한다.
물론 이보다 더 좋은 개선 의견이 많을 것이다. 9월 새 이사회 구성 이전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책임있는 논의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