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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6일 월요일

'뉴스타파'가 타파할 마지막 벽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05일자 기사 ''뉴스타파'가 타파할 마지막 벽'을 퍼왔습니다.

이겼다. 확실하게 당신들이 이겼다. (뉴스타파)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이렇듯 멋진 프로그램 만들어내기 위해 생고생한 당신들이 승리했다. 권력에 의해 직장에서 쫓겨난 저널리스트들의 감동적인 되치기 한판이며, 목 잘린 언론인이 가슴으로 던지는 통쾌한 펀치다. 이 정권 들어 방송 저널리즘의 치명적 몰락을 목도해 온, 그래서 그 부활을 분노로 열망해온 우리 모두에게 준 당신들의 아주 근사한 선물이었다. 감사하다. 고맙다. 이제 겨우 두 걸음을 시작했지만, 다음 주 다시 뵙겠다는 노종면 앵커의 차분하면서도 힘찬 인사말에서 오랫동안 계속될 참 언론의 먼 길을 희망하게 된다.
맞다. 당신들이 TV 저널리즘 부활의 희망이다. 해고라는 절망적 상황을 꿋꿋하게 버티어, 이제 다시 희망의 메신저로 다가온 저널리스트들. 노종면, 이근행 당신들의 얼굴에서 나는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당신들의 목소리에 귀를 쫑긋 기울이며, 당신들이 풀어내는 진담에 감동으로 다가간다. 대체 얼마 만에 잡아보는 방송 마이크이고, 과연 얼마 만에 서보는 카메라 앞이었던가? 싸움이 벌어지고 아픔이 있는 현장에는 또 얼마나 오래간만에 다시 찾은 것인가? 감춰진 진실을 들춰내고, 잘못된 비리를 고발하며, 부패한 권력에 비수를 들이대는 당신들의 솜씨에 가슴이 벅차다.
그렇다. 당신들은 기존 저널리즘 패러다임에 대한 멋진 도발이다. 방송국에 기자로 들어가고 피디가 되어야만 뉴스를 만들 수 있다는 기성의 낡은 틀에 또 다시 반역한 최근 사례다. 당신들이 확인시켜 준 것은 역시 당신들이 대단하다는 것, 실력 있는 피디와 능력 갖춘 기자만이 집요한 취재와 치밀한 기사 구성의 솜씨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진실에의 갈망을 품고 권력 비판의 용기를 버리지 않는다면, 누구든지 디지털 시대에 훌륭한 저널리즘을 실천할 수 있다는, 바로 그런 가능성의 현실을 입증시켜 주었다. 새로운 저널리즘, 포스트저널리즘의 게임이 시작되었음을 재차 확인시켜 준 것이다.
옳다. 당신들에 대한 대중의 폭발적 반응을 용서의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게 합당하다. (뉴스타파)에 쏟아지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지지는, 방송 기자들이 대체 지금까지 뭘 잘못했는지에 대한 역설적 표현이자 앞으로 피디들이 어찌 해야 할지에 대한 직설적 표출이다. 말로만 잘못했다는 반성에, 앞으로 잘하겠으니 한번만 더 봐달라는 호소에 냉정했던 시민들이지 않던가? 공영방송에 또 뭘 기대할 것인가 냉소를 보인 시청자들이었다. 그런 대중의 닫힌 마음을 (뉴스타파)가 진심으로 파고든다. 회의의 벽을 뚫고 신뢰의 흐름을 이끌어냈다. 불신타파. 바로 여기에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이다. 당신들이 파타하기 시작한 것은 현 정권 들어 두텁게 구축된 저널리즘에 대한 불신의 벽이다. 당신들은 그 벽에 구멍을 내는 망치 역. 그래서 (뉴스 타파)는 국가와 자본의 권력이 배출하는 거짓된 뉴스의 타파이자, 미디어 권력이 생산하는 왜곡된 뉴스의 타파 작업이요, 비겁한 거짓 기자·피디가 재생산하는 무의미한 뉴스의 타파 행위였다. 사람들은 (뉴스타파)를 만드는 소수자들의 말이 아닌 행동에, 제대로 된 저널리즘의 약속이 아닌 제대로 하는 저널리스트서의 실행에 열광했다. 목 잘린 저널리스트들의, 방송저널리즘 굴종의 현실을 타개하려는, 성실한 보상 노력에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 뉴스타파 제작진 ⓒ 블로거 persona
그래서 의 예리하게 벼린 망치질은 외부의 권력과 그 내부 파견자만을 향하지 않는다. 온갖 이유로 굴절되고 우스꽝스럽게 무뎌진, 저널리즘의 윤리와 가치를 스스로 멸살시켜 간 방송사 내 비양심적인 세력들에게 함께 날리는 고발장이다. MBC의 조인트 까인 사장이나 KBS와 YTN의 낙하산 부대만이 아닌, SBS 미디어홀딩스의 탐욕적인 지주만이 아닌, 기자나 피디 타이틀 단 제도 언론사의 안이한 삶에 길든 동료들에게 들이대는 섬뜩한 자기 타파의 선언문이다. 스스로의 나태를 타파해 나갈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비겁을 계속할 것인가? 양단간 결단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뉴스타파) 때문에 마음 상할 자들은 결코 이미 붕괴된 권력이고 그 비루한 시중들만이 아닐 것이다. 현 정권 들어 권력에 위축되고 통제에 굴복한 방송 기자와 피디들이 크게 불편을 느껴야 한다. 선전에 굴종하고 권력의 시중을 들며, 그래서 침묵의 안일에 빠지고 거짓의 유혹에 방탕한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텔레비전 뉴스 기자, 시사교양 피디 모두가 ‘타파’ 공감의 울림에 뼈아파 해야 한다. 그래서 (뉴스타파)에서 다시 배워, 지금까지의 무능과 무력증을 참된 저널리즘의 실천으로 타파해 나가야 한다. 그게 (뉴스타파)의 버려진 동료들과 함께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그런 것이다. 무소불위의 영원불변할 것 같던 정권은 이미 비극적으로 몰락하였다. 저널리스트라 자칭하지 않는, 평범한 보통시민들의 치열한 언론·표현 활동을 통해서다. 거짓의 공작과 은폐의 노력에 반하는, 방송의 침묵과 방송사 기자·피디들의 외설을 거스르는, 자율적으로 진실을 쫓고 자발적으로 교통에 나선 민주·정치 대중들이 현실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그렇기에 방송 기자나 피디들은, KBS와 MBC, YTN, SBS 할 것 없이, 우선 이들 앞에 오랫동안 무릎 꿇어야 한다. 지금 이 정도로 정치적 민주가 살아나고 진실의 언론이 가능한 것에 대해 고개박고 감사해야 한다. 
그러하지 않는가? 권력과 치열하게 교전해 온 이 참된 저널리스트, 이 진정한 언론인들에게 방송사 내부의 당신들은 정말로 크게 빚지고 있는 게 아닌가? 저 별 것 없는 약하고 약한 대중이 비겁한 당신들을 대신해서 선한 언론인으로 나서지 않았던가? 그렇기에 당신들이 용서해 달라고 어쩌고 하는 것은 참으로 면목 없는 짓. 반성한다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죄에 대해, 행동으로 되갚아야 한다. 반성의 노력이자 감사의 표시로써 사람들과 진정이 통한 로부터 진정을 대해 배우라. (뉴스타파)의 동무들과 함께 행동으로써 지난 죄과를 갚는, 이기적 보신주의와 안일한 조직주의 타파의 과제가 남았다.
(뉴스타파)가 바깥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에서 신선한 감동으로 움직였다. 방송사 내부의 부활 운동이 서둘러 시작되어야 한다. 일방적 뉴스 타파, 저능한 시사교양 타파의 노력이 프로그램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전천후요격기’가 비참하게 꼴 박힌 상황에서, 조인트 까인 사내와 낙하산 사장의 똑같은 추락이 예견되는 상태에서, 불신의 뉴스 네트워크를 진실의 저널리즘 프로그램으로 타파하는 과제가 급하다. 그렇게 당장 자기를 타파하고 나서지 않는 한, 거짓(된 제도) 타파의 피할 수 없는 도끼질이 최후의 명줄을 겨냥할 것이니, 반성과 사죄의 여유 부릴 때가 절대 아닌 것이다.

2012년 2월 4일 토요일

MB 방송장악에 맞서 언론인들의 반격 시작됐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2-03일자 기사 'MB 방송장악에 맞서 언론인들의 반격 시작됐다'를 퍼왔습니다.

ⓒ민중의소리 지난 2010년 KBS새노조는 '공정방송' 실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 파업은 정권의 방송장악 논란이 끊이 않던 언론계에 '반격'이 벌어지고 있음을 상징하는 날이기도 했다.

2010년 7월 1일 KBS 기자, PD, 아나운서 등이 여의도 본관 앞 계단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파업에 동참한 KBS 새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었다. 긴장한 듯 주변을 기웃거리던 새노조 조합원들의 얼굴에선 비장함이 묻어났다.

새노조 조합원들이 계단에 오르려고 하자 사측 청원 경찰들이 제지했다. 정연주 사장 해임 반대 투쟁에 앞장서다 징계를 당한 성재호 PD가 계단을 오르며 “우리는 공영방송을 지키려고 파업을 시작했다. 우리를 방해하지 마라”고 일갈했다. 다른 조합원들도 경찰들을 밀어내고 ‘KBS를 살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들었다. KBS 새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공정방송’을 외치며 파업에 돌입하는 순간이었다. 이날은 이명박 정부 들어 정권의 방송장악 논란이 끊이지 않던 언론계에서 ‘반격’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날이기도 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의 상황은 언론계에게는 수난의 연속이었다. 돌발영상,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등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던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하나둘씩 폐지됐고 노종면, 우장균 기자, 이근행 PD 등 ‘낙하산 사장’ 반대 구호를 외친 언론인들은 줄줄이 해고됐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는 언론인의 목을 조여 왔다. 광우병 쇠고기를 파헤치던 PD수첩 제작진은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으며 미디어법 반대 투쟁을 이끌어 온 최상재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부인과 초등학생 자녀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체포됐다. KBS의 이강택 PD, 김현석 기자 등 ‘낙하산 사장’을 반대했던 핵심 인물들은 지방으로 발령받아 ‘유배’ 아닌 ‘유배생활’을 해야만 했다.


ⓒ민중의소리 지난 2009년 미디어법 반대 투쟁을 이끌어온 최상재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체포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출범 5년째에 접어들며 모든 상황은 뒤바뀌었다. 이명박 정부 내내 벼르고 벼른 언론인들은 임기 마지막 해에 ‘종결 투쟁’을 선언했다. ‘낙하산 사장’ 체제를 거부하고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공영성을 회복하겠다는 움직임이 정권 말기와 맞물리면서 본격화된 것이다. 

시작은 MBC였다. MBC기자들은 지난달 25일 뉴스 정상화를 위해 전영배 보도본부장, 문철호 보도국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30일에는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2010년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39일간 파업을 벌인지 2년만이었다. PD수첩 최승호 PD에 대한 비제작부서 발령 등 줄곧 논란이 된 인사와 아이템 검열 강화 등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서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명박 정권 취임 이후 다섯 번째 총파업이었다. ‘김재철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파업을 풀지 않겠다’는 끝장 파업임에도 70% 가까운 조합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MBC노조 이용마 홍보국장은 “파업열기가 예상보다 더 높았다”고 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무기한으로 파업할 것이다”라며 “파업의 결과 징계를 받아야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제가 나가면 사장도 나가야 한다. 김재철 사장에게 MBC 망치지 말고 같이 나가자고 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지웅 기자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중인 MBC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열린 MBC 공영방송 복원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에서 대열을 지어 행진하고 있다.

KBS도 최근 사측이 2010년 파업을 벌였던 새노조 집행부 13명을 무더기로 징계하면서 투쟁의 불씨가 피어올랐다. 

새노조 조합원 100여명은 지난 1일 사내에서 부당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가 끝난 이후에는 KBS 신관 입구 옆에 천막을 치며 농성에 들어갔다. 새노조는 “징계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김인규 사장 퇴진 투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포했다.

최근 새노조는 고대영 보도본부장 해임과 박갑진 시청자본부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하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이후 고대영 본부장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노조는 “정치적 균형성과 공정보도의 의지를 갖춘 인물이 새 보도본부장이 되지 않는다면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그리고 이 경고는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이승빈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일 정오 전임집행부 13명에 대한 징계와 관련 사측 규탄 집회를 가졌다.

이들의 투쟁은 이명박 정권 체제 하에서 이뤄진 방송장악 논란을 해소하고 ‘공정방송을 사수하겠다’는 점에서 목표가 동일하다. 여기에 YTN노조에서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석규 사장 연임 반대 투쟁에 들어가면서 방송사들의 공동 투쟁도 준비된 상황이다.

이들의 투쟁은 세 방향으로 진행된다. 먼저 이명박 정부 동안 실추된 ‘저널리즘’을 복원하는 일이다. 노종면 기자, 이근행 PD 등 각 방송사들에서 해고된 언론인들이 모여 ‘뉴스타파’를 만든 것은 ‘저널리즘 복원’의 일환이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장악으로 저널리즘 자체가 붕괴되면서 편파적인 보도, 흥미위주로 방송이 흘러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언론 존립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저널리즘의 위기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한다”고 ‘뉴스타파’ 제작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 ‘뉴스파타’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투표소가 옮겨 진 과정을 심층 취재하면서 ‘불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MBC, KBS, YTN 등 이명박 정권에 시달렸던 방송3사 노조는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공동투쟁에 돌입한다. 이강택 위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가장 시급한 것이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낙하산 사장과 낙하산 사장에 빌붙었던 인사들을 퇴출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방송사들이 7일 공동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연대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사 내부에 공정성을 회복한 이후에는 이명박 정부 때 시행됐던 각종 미디어 관련 법들에 대해 재정비에 들어간다. 4월 총선에서 야권의 승리로 끝날 경우 종편 청문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강택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때 언론 생태계가 최악으로 망가졌다”며 “총선, 대선에서 제대로 보도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대선이 끝난 이후 언론 개혁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정혜규 기자jhk@vop.co.kr

2012년 2월 3일 금요일

"<뉴스타파> 배경이 왜 '청와대'냐고요?"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03일자 기사 '" 배경이 왜 '청와대'냐고요?"'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노종면·이근행 전 위원장

2회 녹화를 앞둔 2일,  (뉴스타파)제작현장이 되어버린 언론노동조합 사무실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보통 사람의 두 배도 넘을 듯한 덩치의 프로레슬러 김남훈 씨가 먹을거리와 현금을 들고 찾아와 '돈을 받아 달라'고 요구했고,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이하 앵커), 이근행 전 MBC 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기자들은 사실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첫 회 방송 후인터넷에는 '후원계좌를 알려 달라'는 누리꾼의 요청이 줄을 이었고, 제작진이 이를 거부하자 김남훈 씨는 아예 직접 후원금을 전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노 앵커는 "수년간 일했지만 이 정도의 반응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뉴스타파)의 흥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해직 언론인들이 튼튼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입증했다. 비참하게 무너지리라 우려되던(누군가는 기대했을) 해직 언론인들은 공중파에 꿀리지 않는 뉴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중파가 보도하지 않았던 내용을 보도했다.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그만큼 사람들의 성역 없는 보도에 대한 갈증이 컸음을 의미한다. '맛이 간' 기존 뉴스 프로그램은 이를 해갈하지 못했음을 역설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은 정통 뉴스 포맷이다. 진행자는 진중하고, 카메라는 (PD수첩)을 볼 때처럼 짧은 호흡으로 쉴 틈 없이 다양한 화면을 보여준다. 방송 첫 화면은 한국 언론인의 표상 고 리영희 선생의 생전 모습이고 앵커는 청와대, 곧 우리 사회 권력의 정점을 차분히 주시한다. '인터넷 방송' 하면 떠오르는 발랄함과는 거리가 멀다.

(뉴스타파)진행자인 노 앵커는 이러한 포맷을 "다분히 의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중파 뉴스보다 화질이나 스튜디오 세트의 수준이 떨어지는 (뉴스타파)가 이처럼 큰 호응을 얻는 모습을 통해 기존 방송 뉴스의 "보도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한계는 어쩔 수 없다. 부족한 인력 탓에 취재가 늦어져, 이날(2일)로 예정됐던 마무리 녹화는 다음날인 3일로 갑작스레 미뤄졌다. 3일 밤에는 2회가 나가야 한다. "밤을 새야할 것 같다"고 노 전 위원장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표정은 밝아 보였다. 다음은 노종면 (뉴스타파) 앵커와의 인터뷰 전문.



▲노종면 앵커와 이근행 PD. 두 전직 노조위원장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당장 인터뷰가 진행된 이날(2일)은 밀린 취재와 인터뷰, 녹화준비로 바빴고, 밤에는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 ⓒ프레시안(이명선)

"공중파 뉴스도 우리처럼 할 수 있다"

프레시안 : 오늘 예정됐던 녹화가 취소됐단 말을 들었다. 무슨 일이 생겼나?

노종면 : 취재가 늦어져서 내일로 미뤘다. 한 팀은 재능교육 인터뷰를 하고 있고, 다른 팀은 투표소 후속 취재 때문에 금천구로 갔다. 내일 방송한다고 공지해놨는데 큰일이네.

프레시안 : 바빠 보인다.

노종면 : 굉장히 빠듯하다. 우리가 첫 회를 내보내고 나서 처음 알았는데, 편집이 다 끝나도 이걸 인터넷에 띄우기 위해 압축하는 단계, 웹상에 업로드하는 단계가 있다. 각 과정마다 몇 시간 씩 걸리더라.

프레시안 : (뉴스타파) 준비는 언제부터 한 건가? 언론노조 차원에서 오랫동안 준비를 해 왔다고 들었다.

노종면 : 논의는 오래 전부터 했다.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민실위)에서 보도투쟁의 일환으로 해직기자들이 민실위와 함께 뉴스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했었다. 비용 문제가 컸고, 해직자들이 결합 가능한 상황인지도 확인하기 어려워 생각만 있었는데, 작년 10월 말인가… 박중석 KBS 기자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계획이 오갔다. 그리고 11월에 (뉴스타파)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프레시안 : 시기가 10.26 재보궐 선거와 딱 맞아떨어진다. 첫 보도 아이템도 그때 결정된 건가?

노종면 : 그건 아니다. 아이템 논의는 한참 뒤의 얘기다. 당시는 그저 방송 뉴스가 다루지 못하는 내용들을 우리가 하자는 거였다. 너무 많잖나. 4대강 사업, 세계 7대 경관 논란, 천안함 의혹, 고위인사 측근비리, 내곡동 문제…. 이들 중 일부라도 우리가 취재해서 기사화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프레시안 :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송환경에서 일하게 된 셈이다. 원하는 수준의 시설이나 장비를 활용하지 못하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나?

노종면 : 워낙 기술이 좋아졌다. 언론노조 예산으로 감당해낸다. 이거(애플 노트북) 갖고 뭐든 할 수 있더라.

어차피 최소한의 예산만으로 방송이 가능하리라는 판단을 내렸고, 스튜디오 장비와 같은 요소는 그리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우린 어차피 내용이 중요했으니까. 다만 이 한정된 장비로도 기존 뉴스 포맷과 똑같이 가자는 전략이 중요했다.

프레시안 : '공중파 뉴스도 (개혁만 된다면) 우리처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려 한 건가?

노종면 : 그렇다. 방송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고 '뭘 보도하느냐', 즉 보도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뉴스 시청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인터넷 뉴스인데) 딱딱하다'는 평가가 나오리라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진중하게 나갔다.

프레시안 : 사실 노종면이 (나꼼수)처럼 진행할 수도 없다. (웃음)

노종면 : 그렇지. 그런데 내가 기존 방송 뉴스 상식을 완전히 무시하는 건 아니다. 뉴스 형식이 내용을 규정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1분 30초짜리 리포트가 담아내지 못하는 걸 보도시간이 긴 리포트는 좀 더 느슨한 콘텐츠로 소화해낸다. (돌발영상)이 그랬잖나.

다만 지금 우리나라 방송 뉴스가 처한 문제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는 게 핵심이다. 어차피 본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데, 그렇다면 방송 형식이 이렇다, 저렇다는 건 논외다.

프레시안 : (뉴스타파)를 보고 YTN 동료들은 뭐라고 하던가?

노종면 : 긍정적으로 보면 자극을 받는 것 같아서 다행스럽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뉴스타파)가 마치 예전 직장의 경쟁자가 돼 '우리가 하는데 너희는 왜 못 하느냐'고 공격하는 부류로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의 목표는 옛 동료를 공격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방송사 기자들과 대립각을 세우려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언론인 전체가 처한 문제를 말하고자 한다. 상황이 이렇게 돼서 그 역할을 해직자인 우리가 맡은 것뿐이다. 누군가는 여전히 방송사 내부에서 징계 당하면서 싸우는 역할을 해야 하고, 누군가는 묵묵히 제작일선에서 뛰기도 해야 한다.


▲<뉴스타파>는 청와대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타파> 방송화면 캡처

청와대를 지켜보는 뉴스

((뉴스타파)는 따로 스튜디오를 만들지 못해 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녹화를 진행한다. 노종면 앵커가 걸터앉은 창 뒤로는 청와대가 보인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뉴스를 보는 숨은 맛은 리포트되지 않은 카메라가 함축하는 의도를 발견할 때다. 카메라가 내내 청와대를 응시하는 구도는 다분히 의도한 것으로 보였다. 그 이유를 물었다.)

프레시안 : 배경화면으로 청와대를 잡았다.

노종면 : 그 생각은 아주 초기, 그러니까 우리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전부터 내부에공유돼 있었다. '만일 프로그램을 정말 만든다면 무조건 저 화면으로 가자'고 했었다.

프레시안 : 이유가 뭔가?

노종면 : 청와대를 비추는 것 자체가 언론수용자나 현직 언론인에게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청와대로 대표되는 권력의 핵심을 조명하고, 감시하라는 얘기다. 내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미 많은 분들이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한다.

프레시안 : 첫 회가 나간 후 누리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50만 명 이상이 유튜브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봤다. 방송 후 반응도 매우 적극적이다. 이 정도로 뜨거우리라 예상했나?

노종면 : 솔직히 어느 정도 수치는 예상했다. 그런데 그 숫자의 의미는 몰랐다.

방송하던 사람들은 매체력을 시청률, 가구 수로 판단한다. 이 때문에 '조회 수 50만 명'의 개념이 어느 정도인지 특별히 와 닿지는 않는다. 사실 TV야 많은 시청자가 보지 않나. 예를 들어 KBS (9시 뉴스) 의 시청률을 20%로 잡으면 전체 1500만 가구 중 300만 가구, 즉 600만 명 정도가 본다고 할 수 있다. 30만 명이면 1%고, 50만 명도 그 언저리다.

그런데 우리 조회수 50만 명과 지상파 방송 시청자 500만 명의 성격이 다르다. 숫자가 내포한 힘의 크기가 비슷한 것 같다. 시청자 수의 많고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보느냐가 중요하다. (뉴스타파)를 보시는 분들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제시한다. 내가 수년 간 앵커를 했지만 이 정도의 반응을 받아본 적이 없다.

프레시안 : 진중권 씨가 최근 (뉴스타파)의 보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노종면 : 우리는 다만 뉴스를 제작할 뿐이다. 뉴스 내용이 잘못됐다면 바로잡고, 아니라면 새 보도를 하면 된다. 다만 진중권 씨가 제기한 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도 주장한 부분이고, 그에 대한 우리의 재반박과 선관위 해명의 내용 등은 조만간 우리가 보도할 예정이다.

((프레시안)이 언론노조 사무실을 찾았을 때 선관위 측은 해명자료를 들고 직접 (뉴스타파)를 찾아왔었다.)

프레시안 : 선관위는 뭐라고 하던가?

노종면 : 항의는 없었고, 사실관계의 오류를 지적하지도 않았다. 우리 보도를 다 인정했다. 다만 '음모는 없었다.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2회 방송 전에 이 부분에 대해 더 할 얘기는 없다.

"배석규 사장만 나가주면 된다"

프레시안 : (뉴스타파)는 언제까지 진행할 건가? 복직도 해야 하는데?

노종면 : 일단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한다. 그 사이에 이 프로그램을 존속시킬 필요가 분명히 있다면 존속을 위해 노력하겠지. 지금 단계에서는 '복직하면 끝난다, 아니다' 이렇게 말하기 어렵다.

프레시안 :(용가리통뼈 뉴스)는 어떻게 되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뉴스타파>의 제호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직접 작성했다. ⓒ프레시안(이명선)
노종면 : 일단은 내가 새로운 제작시스템에 익숙해져야 한다. 내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재개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그 시점을 3월 초순 경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게 가능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겠다.

프레시안 : 최근 YTN 노조가 활발히 배석규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YTN 조합원 84%가 '새 사장이 선임돼야 한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노종면 : 결국 회사구성원들의 의지가 회사의 미래가 된다. 앞으로의 YTN을 규정하는 것도 결국 구성원들의 의지고, 지금은 그 뜻을 보여주고 있다. 해직자들이 복직해서 구성원들과 함께 YTN이 더 나은 언론이 되도록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이번 주부터 해직자들이 비대위의 점심농성에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배석규 씨가 나가주기만 하면 된다.

프레시안 : YTN 노조가 CCTV 건으로 사측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제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것 같다.

노종면 : 회사가 처음부터 시켜서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아무튼 중요한 건 언론사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언론사 간부에 의해 저질러졌고, 이 문제를 조기에 바로잡을 수 있었음에도 회사는 CCTV를 설치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웹캠 설치가 들통나니 CCTV를 설치해놓고 계속 직원들에 대한 감시를 방치했다.

프레시안 : 사측은 전산실 보안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강조한다. 직원들이 계속 움직이니 전산실을 맡을 사람이 없다는 게다.

노종면 : 그러면 지난 10년간은 안 중요해서 CCTV를 안 단 건가? 왜 굳이 배석규 체제 하에서 갑자기 감시가 필요해진 건가. 회사가 반성해야 한다.

프레시안 : 해직 언론인에 대한 지지세가 (뉴스타파)를 계기로 빠른 속도로 뭉치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노종면 개인을 응원하기도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지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인 투쟁의 상징적 인사 중 하나가 된 것 같다.

노종면 : 당장은 (뉴스타파)에만 집중하고 있다. 누가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도움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 입에서는 안 나오도록 하자'는 공감대가 있다. 일종의 금기어다.

다만 외부에서 나타나는 이런 자발적인 움직임이 언론운동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는 현상인 것 같다. 그런 움직임까지 방해하려는 건 아니다. 굉장히 중요한 에너지고, 이 에너지가 결국은 어딘가로 흘러가서 꽃을 피울 것이라 기대한다. 다만 (뉴스타파)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의 모습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겨우 방송 한 회 해놓고 도움을 받을지 말지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네. (웃음)

", MBC 노조와 같이 간다"

노종면 전 위원장과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이근행 MBC 전 노조위원장이 취재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이 전 위원장도 MBC의 공정방송을 위해 39일 파업투쟁 등을 지휘하다 해고됐다. 그 역시 노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뉴스타파)를 통해 오랜만에 현업에 복귀한 셈이다. 이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지속된 유례없는 언론탄압에 대해 개탄하다가도 이를 복수의 차원으로 환원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감 또한 분명히 표현했다.

▲이근행 전 MBC 노조위원장. ⓒ프레시안(이명선)
프레시안 : 어디 취재하고 온 건가?

이근행 : 재능교육의 유명자 지부장을 만나고 왔다. 재능교육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장 투쟁이 1500일을 넘겼는데, 그 투쟁사를 들어보고 왔다. 많이 우시데. 여성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가 그렇게 긴 시간을 싸워왔는데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과연 뭘 해줬을까, 이들은 왜 이 영하의 날씨에도 길거리에 있는가, 이런 걸 조명하는 게 의미 있다고 봤다.

프레시안 : 이건 언제 방송되나?

이근행 : 내일 나간다. 아휴~. 너무 바빠.

프레시안 : 그래도 오랜만에 PD로서 제작일선에 돌아오니 좋지 않나?

이근행 : 힘들다. (웃음)

프레시안 : (뉴스타파)  첫 회가 나간 후 MBC 후배들이 뭐라고 하던가?

이근행 : 대박 터졌다고 좋아들 하는데, 놀리는 건지 정말 좋은 건지 알 수가 없네.  (뉴스타파) 아이디어는 내가 MBC 노조위원장을 할 때도 논의된 바가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실행됐다.

프레시안 : 최근 파업에 돌입한 MBC 노조가 (뉴스타파) 제작에 참여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확인해보니 MBC 쪽이 다시 홀로 가겠다고 하더라. 어떻게 된 건가?

이근행 : 그런데 또 바뀌었다. (웃음) 다시 같이 가는 방향을 논의할 것 같다.

어차피 (뉴스타파)의 목적이 이 나라의 언론 기능을 제대로 돌려놓자는 건데, MBC도 마침 그런 싸움에 나섰잖나. 자연스럽게 MBC 노조원들이 결합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MBC 내부에서 자기들은 인력도 많고, 당장은 추락한 뉴스 이미지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 따로 가려 하다가 다시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 어떤 형태로든 결합해서 윈-윈 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레시안 : 이명박 정부 들어 발생한 언론인들의 대량해직 사태는 거의 '수난 시대'라 칭해도 무리 없을 듯싶다. 우리 사회가 나중에 이명박 집권기를 어떻게 기억할 것 같나?

이근행 : 나는 80년대 학번이다. 87년 민주화를 길에서 맞이했고, 입사한 후에는 방송민주화 투쟁을 다 봐 왔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항상 하는 말인데, 난 정말 이 정도로 역사적인 퇴행이 가능하리라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를 포함해 한국 사회가 많이 순진했던 거지. 그만큼 우리 사회 안에 구체제, 구악이 사라진 게 아니라 잠복해 있었던 거다.

큰 틀에서 보면 결국 역사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겠지만, 우리가 이렇게 퇴행을 경험한 만큼 앞으로 우리 사회와 개인이 스스로를 경계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현 정권이 끝나면 철저한 청산과 치유가 필요하지 않겠나. 청산만 있어선 안 된다. 단순히 '때려잡자, 심판하자'는 말이 반복되선 안 되잖나.

프레시안 : (뉴스타파)에 대한 사람들의 열광을 비롯해, 최근 전반적으로 좌클릭을 열망하는 우리 사회 흐름을 무시할 수도 없잖나.

이근행 : 지나친 흥분은 피해야지 않겠나. (뉴스타파) 첫 회가 나간 후,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건데 그 뜨거운 반향을 보고 너무 놀랐다. 그만큼 이 사회가 사람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거지. 그런데 우리는 차분하게 가려고 한다. 우리 사회의 이런 기대와 열망이 한편으로 굉장히 다이나믹하지만, 그만큼 불안정하고 후유증도 생긴다.

프레시안 : 무조건적인 반 이명박, 반 재벌 현상 등을 그렇게 해석하나?

이근행 : (맞다). 나는 진중권 씨를 좋게 볼 부분이 많다고 본다. 그간 우리 사회는 분단 이후 내내 대립과 반목과 투쟁의 역사를 보냈는데, 그렇게 싸우느라 가해자고 피해자고 모두 상처를 입었어. 지금 반 MB, 반 기득권 싸움하는 사람들이 항상 이 점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 적대감의 발로가 돼선 안 되지. 우리도 마찬가지다. (뉴스타파)가 그런 식으로 방송을 하게 되면 자기파멸의 길이 될 것이다. 소위 진보, 좌파 운동이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아. 싸우기도 힘든데 자기점검도 해야 하니. 아휴~.

프레시안 :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들이 김재철 사장을 계속 신임할까?

이근행 : 방문진, 정수장학회 이들이 엄기영 축출 선봉장이었고, 김재철 낙하산당시 정권 대리인들이었는데 뭘. 기대하는 것 없다. 김재철 사장을 경질하면 좋겠지만, 지금 싸움은 단순히 김재철 경질로 완성되는 건 아닌 것 같다. KBS도 마찬가지 상황인데, 공영방송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립,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권력교체와 무관하게 공영방송의 독립성이 보장되고, 사장 인사 독립성이 보장될 때까지 싸워야 하지 않겠나.



/이대희 기자,이명선 기자

2012년 1월 29일 일요일

"투표소 무더기 변경, 나꼼수가 맞았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8일자 기사 '"투표소 무더기 변경, 나꼼수가 맞았다"'를 퍼왔습니다.
뉴스타파 첫 방송 “임의적 관할 조정, 의심쩍은 투표소 변경 수십곳”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현 정부 출범 이후 해직 당한 언론인 등이 제작한 인터넷 방송 ‘뉴스타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이슈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노종면 ‘뉴스타파’ 앵커(YTN 해직기자)는 27일 유튜브 등에 공개된 첫 방송에서 “(뉴스타파 취재팀이)서울시 선관위로부터 투표소별 변경내역을 확보하고, 선관위 해명을 하나하나 따져보니 이해할 수 없거나 의심쩍은 투표소 변경이 구별로 수십 곳에 달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게 투표소가 변경된 것은 뉴스타파가 확인한 것만 6~7곳”이라고 밝혔다.
노종면 앵커는 “부득이한 변경이라던 선관위 해명은 거짓말이었다”며 “일선 공무원들이 선관위 입장에 맞춰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 앵커를 맡은 노종면 YTN 해직기자.

강북구 번2동의 경우, 지난 2008년 이후부터 강북문화정보센터가 투표소로 이용돼 왔지만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 당시 이 투표소와 1km 이상 떨어진 한 어린이집으로 투표소가 변경됐다. 번2동 주민센터 담당공무원은 ‘당시 강북문화정보센터 교실에 수업이 있었고 주민 편의 때문에 바뀌었다’고 했고, 서울시 선관위도 ‘수업으로 임차 불가’라고 했지만, 취재 결과 선거당일 해당 장소에서 수업이 전혀 없었고 엉뚱하게 다른 투표구의 투표소로 이용됐다.
또 노원구 상계1동, 은평구 신사2동 투표구도 선관위쪽이 공개한 문건에는 ‘평일  수업으로 인한 임차 불가’라고 표기돼 있었지만, 수업이 없었고 다른 투표구의 투표소로 사용됐다. 서울시 선관위측은 밝힌 사유와 실제 사실이 다른 이유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노종면 앵커는 “투표소의 무더기 변경이 임의적인 관할 조정에 따라 이뤄졌고, 지역별 정치 성향에 따라 투표소 변경이 좌우된 의혹을 확인했다”며 다음 주에 뉴스타파를 통한 공개를 예고했다.
이어 뉴스타파는 정연주 전 KBS 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국회 위증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최시중 위원장이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2008년 3월)당시 KBS이사장과 대학동기였기 때문에 가끔 만나는 자리가 있었을 뿐이고, 구체적으로 정(연주) 전 사장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논의를 한 일이 없다”며 사퇴 압박을 부인한 것에 대해, 정연주 전 사장이 뉴스타파를 통해 “거짓말”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김귀수 KBS 기자가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 혐의 관련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 대해 기사를 썼지만, 편집 과정에서 이 기사는 누락돼 방송되지 않았다. KBS는 메인뉴스에서 이 무죄 판결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정연주 전 사장은 당시 김금수 이사장을 직접 만난 결과, 최 위원장이 김 이사장에게 “정연주 때문에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 “이사회에서 정연주 사장을 어떻게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이근행 뉴스타파 PD(MBC 해직PD)에게 밝혔다. 정 전 사장은 “김 이사장은 ‘방송법에 임명권은 있어도 (해임하는)면권(免權)은 없어 KBS 이사회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잘랐”지만 “(최 위원장이)그 뒤 만나서 또 그런 얘기 했다”고 밝혔다. 당시 최 위원장은 김 이사장을 세 번 만나 이 같은 ‘사퇴 압박’을 했다고 정 전 사장은 전했다.

지상파 3사는 최시중 위원장과 '양아들'로 알려진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의 비리 의혹에 대해 소극적으로 보도했다.

또 정 전 사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최 위원장이)‘동아일보 있을 때 언론자유를 위해서 싸우다 감옥 갔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70년대 중반에 (최 위원장은 언론투쟁 현장에) 얼씬거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최시중 위원장 관련 비리 의혹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지상파 방송사를 “방송언론의 최시중 눈치보기”라며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1월5일부터 25일까지 메인뉴스를 조사한 결과, 최시중 위원장의 ‘양아들’로 알려진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에 대한 보도가 KBS는 5일 리포트, 8일 단신으로 이틀간, MBC는 5일, 7일, 9일 리포트로 3일간, SBS는 10일 리포트로 하루만 보도돼 소극적 보도에 그쳤다. 
또 같은 기간 KBS는 ‘최시중 양아들’이라고 한 번도 보도한 적이 없었고, ‘정용욱’이라는 실명은 8일 한 차례만 언급했다. SBS는 ‘정용욱’ 실명을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고 지난 11일 한 차례만 ‘최시중 양아들’이라고 보도했다. MBC만 이 기간 중에 ‘최시중 양아들’, ‘정용욱’ 두 표현을 메인 뉴스에서 사용했다.
또 뉴스타파는 KBS가 정연주 전 사장이 대법원에서 배임 혐의와 관련한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을 보도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기사 편집 과정에서 누락된 KBS 기사 , 을 소개하며, 노종면 앵커는 “정연주 무죄판결 (기사)누락을 KBS의 최시중 눈치보기 또는 봐주기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SBS의 경우 골프선수 정연주는 다뤄도 정권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정연주 사건은 KBS와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뉴스타파는 위키리크스를 통해 현 정부가 올해 14조 원 규모의 무기 도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배경,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취재로 체포당한 이상호 기자의 취재 과정을 다룬 미디어몽구 김정환씨의 ‘전두환을 지켜라’,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 문제를 다룬 변상욱 CBS 대기자의 논평 등도 다뤄 총 43분간 방송됐다. 
방송 이후 현재 트위터 등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woorimam)은 “오래간만에 진정한 뉴스”라고 밝혔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redmilk1000)은 “간만에 뉴스다운 뉴스 봤네요. 뉴스타파 지지하고 응원합니다!”라고 밝혔다.
소설가 공지영씨는 트위터(@congjee)에서 “얼마나 어려운 상황들이신지 얼핏이나마 아는 저로서는 눈물겹네요. 그나저나 이런 뉴스 못 봐서 손실된 우리들의 권리는 어떻게 책임을 묻는지요. 이런 뉴스가 나오지 못한 지난 4년 동안 우린 얼마나 바보였는지요”라며 “뉴스타파 자발적 시청료 받아 우리 고생하는 해직자 스텝들 차비라도 보태야되지 않겠나요?”라고 밝히기도 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제작진은 ‘낡은 것들을 타파하는 뉴스이자, 뉴스답지 못한 뉴스를 타파한다는 뜻’으로 정권에 대해 할 말을 못하고 있는 기성 언론들의 뉴스를 깬다는 의미에서 뉴스 제호를 로 확정했다. 유튜브 채널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주 1회 방송될 예정이다. 첫 방송에는 이근행(PD), 노종면(앵커), 변상욱(칼럼), 박중석 정유신(취재), 권석재 미디어몽구(영상), 정대웅(기술), 김현익(AD), 최유리(리서치)가 참여했다.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정연주 ‘무죄’는 정치검찰 ‘유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3일자 기사 '정연주 ‘무죄’는 정치검찰 ‘유죄’'를 퍼왔습니다.
[기자칼럼] 언론장악 추악한 음모 , 그들의 ‘더러운 욕정’이 대한민국 망가뜨렸다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 집권 첫해 자행했던 정연주 KBS 사장 축출 프로젝트의 실체가 드러났다. 공영방송 사장을 끌어내고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인물을 앉혀 언론을 장악하려 했던 그들의 추악한 음모가 결국 탄로난 셈이다.
대법원은 12일 정연주 KBS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연주 무죄’는 곧 ‘정치검찰 유죄’이다. 대한민국을 촛불로 뒤덮이게 했던 그 뜨거운 여름, 2008년 그 시간은 결국 이런 결과물을 내놓았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결과를 접하고 나니 참담한 기분이다. 너무 많은 희생이 있었다. 당사자의 고초는 물론이고 시민들이 그동안 느꼈을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그들이 사랑했던 대한민국이 한순간 이렇게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자체로 고통이다.


지난 12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은 정연주 전 KBS 사장.

정연주 KBS 사장 축출작업은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정연주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국언론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다. 그 사건을 시작으로 한국 언론계 생태계가 얼마나 황폐화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국민 신뢰도 1, 2위를 다투던 KBS와 MBC는 지금 국민 손가락질을 받는 방송사로 전락했다. 취재 현장에서 쫓겨나는 수모도 한 두 번이 아니다. 낯 뜨거울 정도로 정권 친화적인 방송행태를 보이고, 심지어 방송 뉴스를 그들의 사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까지 보였다.
정연주 KBS 사장 축출작업은 엉킨 실타래의 시작이다. 정권 입장에서 ‘공영방송’은 그들의 충실한 ‘개’일 뿐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짖으라고 하면 짖고 물으라고 하면 무는 이들이어야 했다. 공영방송이, 그곳에 몸담고 있는 이들의 영혼이 망가지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거대한 고깃덩어리일 뿐이었다. 집권 기간 동안 더 많은 고기를 차지하려면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작업이 필요했다. 언론생태계 파괴, 그 여파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언론사 상층부를 장악한 정권의 충직한 하수인들은 ‘바른 소리’를 내고자 했던 언론인들을 몰아냈다. 한직으로 몰아냈고, 징계 위협을 가했으며, 심지어 해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뉴스의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할 ‘노종면’이라는 언론인을, ‘이근행’이라는 언론인을 해직 언론인으로 만들었다. 남아 있는 이들, 특히 언론 상층부를 이루는 이들은 ‘권언유착’의 달콤함을 맛보았다. 자기들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며 언론계를 망가뜨렸다. 그렇게 그들의 세상이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을 것이다.
정연주 KBS 사장 축출 작업의 ‘역사적 심판’은 그들의 세상이 곧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이제 그 실체를 파헤치고 심판해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언론장악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치밀한 ‘복기’를 통해 이유를 알아야 한다. 원인을 찾아야 한다. 어쩌면 근본 원인은 ‘더러운 욕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더러운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대한민국의 영혼을 파괴시킨 그들의 역겨운 손짓, 몸짓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연주 KBS 사장 축출작업은 언론 내부의 정권 하수인들과 ‘정치 검찰’의 합작품이다. 언론생태계 파괴의 대가는 ‘승진’이었는지도 모른다. 언론계 내부에서, 검찰 내부에서 더러운 공범들은 승진의 기쁨을 맛보았다. 그것을 출세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의 직급은 높아졌는지 모르지만 언론의 영혼을 파괴한 ‘더러운 전리품’일뿐이다. 짧고 짜릿했던 욕망의 시간도 이제 끝나가는 모습이다. 자신의 이익을, 승진을 위해 대한민국을 망가뜨렸던 그들의 행위는 이제 역사의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영혼을 범했던, 언론생태계를 무참히 짓밟았던 그들의 더러운 욕망, 그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알려줘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제 그들이 당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