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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6일 화요일

'뉴라이트'는 왜 '근현대사 교육'을 꺼려하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05일자 기사 ''뉴라이트'는 왜 '근현대사 교육'을 꺼려하나'를 퍼왔습니다.
[기고] "역사교육의 민주화가 절실하다"


ⓒ동아대학교 자유게시판 동아대학교가 교양과목으로 지정된 한국사 강의에서 ‘근현대사 부분을 빼라’고 하자 해당 교수들이 ‘사상검열을 중단하라’며 이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글은 홍순권 동아대 사학과 교수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6일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고등교육과정과는 달리 중등교육과정에서는 교육 내용의 통일성을 기한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교육과정에 간섭해 왔다. 교과서에 대한 국정이나 검(인)정제도가 그것이다. 유신체제하에서 국정이 된 중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2010년까지 사용되었다. 

MB정부 들어서자 '뉴라이트', 저자 허락없이 교과서 수정교육의 자주성 실현하려면 교과서는 '자유발행제'가 옳다

뉴라이트 계열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었던 제7차교육과정의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와 현재 일선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국사는 검정 교과서이다. 교과서의 내용을 정부의 지침에 따라 획일적으로 정한 국정에 비해 다소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검(인)정이 상대적 자율성을 지닌 점은 인정되나, 검(인)정제도도 근본적으로는 국가권력의 교육에 대한 통제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교육 원칙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교육의 자주성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과서는 자유발행제로 가야 한다.

그런데 과거 국정이나 검(인)정 교과서제도 하에서도 비록 정부의 통제가 있기는 했어도 저자들의 교과서의 집필 내용에 대해서 외부 정치세력이 간섭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내용은 통제하면서도 형식은 그나마 학계의 자율에 맡겼던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서면서부터 이상한 관행이 생겨났다. 이른바 ‘뉴라이트’와 같은 정치세력이 교과서를 정치문제화하고 정부가 이에 맞장구치면서 이미 검정 통과된 교과서를 저자의 허락 없이 강제 수정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뉴시스 지난 2008년 11월19일 오후 서울 공덕동 금성출판사 앞에서 한 우익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 출판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왜 하필이면 '한국사'에서 '근현대사'만 배제하려 하나
 

2008년에 있었던 금성출판사 발행의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의 강제 수정 명령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사건의 연장선에서 작년에는 2011년 교육과정안 채택 과정에서 외부세력이 개입하여, 근현대사에서의 ‘독재’ 표현 삭제 시도, ‘민주주의’의 ‘자유민주주의’로의 일괄 수정 등 한국사의 집필기준을 둘러싸고 큰 논란을 벌였다. 최근에는 이러한 일이 고등교육기관인 일선 대학으로까지 확대되어 일부 대학 당국이 교양교과목 에서 근현대사를 배제하려다 교수들의 반발로 여의치 않자 을 교과목 아예 개설하지 않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왜 하필이면 한국사 중에서도 근현대사가 문제인가? 그것은 그만큼 근현대사에는 수많은 미완의 과제들이 착종되어 있고 현실 정치세력의 이해가 걸려 있는 사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식민지 지배와 그 유산의 극복, 독재정치와 과거사 청산 등 많은 사건들이 역사의 문제이자, 오늘날의 정치 사회적 과제이기도 한 것이다. 

특히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67년이 되는 지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를 이루고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현대사는 단순히 역사가 아니라 현실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근현대사는 한국사의 어느 시대보다 더 심층적인 탐구가 필요한 부분이며, 그러한 탐구과정을 통해 역사적 사고력의 함양과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의 배양이라는 역사교육의 고유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역사적 사실 그 자체로부터 배우려하지 않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에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은 오히려 이익 실현의 장애물로 비칠 뿐이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사실 자체를 아예 은폐하려는 욕망을 감추지 못한다. 


ⓒ민중의소리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지난 2008년 3월24일 펴낸 '한국근현대사'가 제주4.3의 역사적 사실을 고의적으로 왜곡하고, 심지어는 중대한 팩트마저 모른 상태에서 교과서를 기술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

근현대사 인식, 일본 극우세력=국내 뉴라이트 계열

그러한 점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통해 과거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거나 ‘남경학살’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억지 주장을 하는 일본 극우세력의 근현대사 인식이나 식민지 지배와 독재 권력을 미화하려는 국내 일부 정치세력의 근현대사 인식은 매우 공통점이 많다. 이른바 선진국의 경우도 역사교육에서 고중세사와 근현대사를 같은 비중으로 다루거나 오히려 후자에 더 중점을 둔다. 

그러나 과거 독재정권에서는 이와 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근현대사는 가능한 비중을 적게 하고, 내용도 독재정권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한정하였다. 이후 적잖은 변화가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역사교육도 민주화의 수준에 맞춰 곡절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오늘날 역사교육의 민주화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이런 연유에서다.



홍순권(동아대학교 사학과 교수)

2012년 1월 3일 화요일

대통령감


이글은 대자보 2012-01-03일 기사 '대통령감'을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역대 대통령의 실패를 거울로 삼는 대통령이 나오길 기대해

새해는 4월 총선, 12월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의 해다. 하지만 정치권이 불신의 안개에 갇혀 시계가 0이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을 통한 불통정치-강압통치가 부메랑을 부르고 말았다. 권력누수를 가속화시켜 집권당 실종상태를 낳았다. 노무현 심판론이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켰지만 MB가 대권주자의 반면교사로 떠올랐다. 안철수 증후군이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찾는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 낸 현상이다. 그는 창당, 강남 출마를 부인했지만 대권도전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고 있다. 그 까닭에 그는 대선가도에서 상수로 존재한다. 

차기 대통령은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북한이 경제난-식량난으로 붕괴되리라 믿는 모양인데 국가해체란 쉽지 않다. 1980년 미국을 향한 인간의 물결이 바다를 덮었을 때 쿠바가 곧 무너질 듯했다. 그 때 탈출이 무려 12만5,000명의 행렬로 이어졌다. 1994년 또 다시 뗏목에 목숨을 건 죽음의 항해가 일어났다. 그 쿠바가 아직도 건재하다. 1971~1973년 에티오피아에서는 기근으로 150만명이 아사했다. 1980년대 중반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지역에 가뭄이 들어 1억5,000만명이 기아선상에서 헤맸다. 그러나 국가해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1989년 독일의 통일은 동독주민이 선택한 것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악화됐다. 적대관계는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 오히려 핵개발에 집착하도록 만든다. 남북간의 화해-공존이야말로 비핵화를 유도하는 길이다. 남한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자원-인력을 결합하면 상호이익이다. 또 남북한의 경제협력은 장차 통일비용을 줄인다.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이것은 북한의 중국경제권 편입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미 나진-선봉 개발을 통해 동해로 진출할 채비를 서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사회 통합적이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한국사회는 지역-계층-이념-세대간의 갈등과 반목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이후 중산층이 급속하게 붕괴되면서 빈부격차가 심화됐다. 정리해고제 도입, 비정규직 양산으로 양극화가 더욱 벌어졌는데 유통재벌이 골목상권을 침탈함으로써 그들의 퇴로를 차단하고 있다. 재벌의 약탈적 영역확장으로 중소기업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환율을 골간으로 하는 친재벌정책에 따라 부의 편재가 더욱 심화되었다. 새해 1,000조원을 돌파할 가계부채가 그것을 말한다. 

이명박 정권을 옹위하는 극우세력이 가치중립적 사안도 이념으로 재단한다. 정치적 반대자-비판자를 무조건 종북세력으로 공격함으로써 극단적 이념대립을 연출하고 있다. 수도권의 20~30대는 아버지 출신지역을 따지지 않을 만큼 지역감정이 많이 해소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40대 투표성향이 그것을 확인했다. 디지털기술 발달에 따른 정보격차로 세대간의 대립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디지털 세대는 인터넷, SNS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여 소통하고 있으나 아날로그 세대는 소외되어 그것이 갈등요인으로 작용한다. 

차기 대통령은 서민 삶의 아픔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 전세난, 실업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정책적 접근이 가능하다. 조기퇴직으로 아버지가 실업자인데 대학 나온 아들, 딸도 실업자이다. 국민의 절반가량이 전세난으로 해마다 더 싼 셋방을 찾아 헤맨다. 그 고통을 알아야 한다는 소리다. 출산율 저하는 국가적 과제다. 근본원인은 사교육비의 과중한 부담이다. 보통 사람은 월급의 절반 이상을 교육비로 지출한다. 버거운 출산-육아비에 교육비마저 벅차니 누가 자식을 낳으려 하겠는가? 그런데 엉터리 교육정책이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보편적 교육을 골간으로 하는 교육혁명을 단행할 인물이 나와야 한다. 현재의 교육정책은 국민을 하층민으로 만드는 빈민화정책이다. 

공적영역의 가치를 지킬 인물이어야 한다. 노령화사회를 넘어 노령사회로 진입할 단계다. 이제 과중한 의료비 부담이 국민적 과제로 다가왔다. 그런데 병원의 영리법인화를 통해 국민건강보험의 공영제를 해체하려는 불순한 시도가 그치지 않는다. 국민은 보편적 의료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전력, 수도, 도로, 공항 등 공적영역을 민영화하려는 시도 또한 차단해야 한다. 민영화는 사영화(privatization)를 의미한다. 국민에게 무차별적 혜택을 제공해야 할 공적영역이 특정-독점자본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 

1987년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의 실패를 거울로 삼는 대통령이 나오길 기대한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사평론가 <건달정치 개혁실패>의 저자 본지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