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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31일 토요일

"대통령 하야 주장 봇물, 새누리당 선거 어떻게 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31일자 기사 '"대통령 하야 주장 봇물, 새누리당 선거 어떻게 하나"'를 퍼왔습니다.
종편도 불법 사찰 비판… 침묵하는 모기업 조중동과 엇박자

30일 민간인 사찰 파문이 4·11 총선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종합편성채널들이 정치권의 "대통령 하야" 발언 등을 헤드라인으로 전하는 등 사찰 사건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나서 주목된다.
'TV조선' 'JTBC' '채널A' 등 종편들은 MB 정권에서 신규로 방송 허가권을 받은 데다 이날 모기업 신문사인 조선·중앙·동아일보가 관련 사건을 축소하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에 민간인 사찰 사건을 어떻게 보도할지 관심을 모았었다.
TV조선은 톱뉴스로 를 다룬데 이어 등 4건의 리포트를 통해 민간인 사찰 문건 내용을 전하면서 정치권의 파장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보도 방향도 정부의 민간인 사찰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TV조선은 톱뉴스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이 메가톤급으로 커지고 있다"며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주장까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어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의 긴급기자회견 내용을 전하면서 "민주당은 'BH 하명'이라는 표현이 청와대가 직접 지시한 증거라며 청와대 개입을 기정사실화했다"고 덧붙였다.
TV조선은 또 "새누리당 내에서는 '수도권 선거는 이걸로 끝났다'는 탄식이 나온다"며 "하루종일  대책에 골몰하던 새누리당은 '윗선이 있다면 밝혀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박근혜 새누리당'은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상 청와대가 알아서 해결해달라는 것"이라고 여권 반응을 정리하기도 했다.


▲ TV조선 3월30일 메인뉴스

사찰 증거를 은폐한 총리실에 대해서도 "과거에도 했던 일이고, 민간인은 어쩌다 한 둘인데 억울해하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앵커멘트로 비판했다.

채널A, 민간인 사찰 파문 집중 조명…기사양·논조에서 타 종편 압도
채널A의 민간인 사찰 사건 보도는 특히 돋보였다. 사건의 진행 과정과 파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총리실의 사찰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청와대 연루 의혹, 검찰의 부실 수사 등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채널A는 메인뉴스인 에서 등 사찰 리포트를 무려 6꼭지나 전면에 배치했다.


▲ 채널A 3월30일 메인뉴스

채널A는 헤드라인 앵커멘트에서 "총리실의 불법 사찰 사건, 깃털이 몸통이라고 우기더니 결국 들통이 나고 있다"며 "공직자와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마구잡이 사찰이 이뤄졌다. 특히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폭넓게 사찰했다"고 지적했다.
뉴스 리포트에서는 "언론사 임원 교체 문제에도 적극 개입한 흔적이 나타난다"며 "KBS YTN MBC 임원진 교체 방향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고 언론사 대표의 성향과 현 정부에 대한 충성도까지 묘사돼 있다"고 다른 종편들보다 언론장악 의혹을 자세히 전하기도 했다. 채널A는 또 사찰 대상에 이름이 오른 사람들을 직접 접촉해 코멘트를 받는 모습도 보였다.
채널A는 특히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이명박 정부 초기인 지난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촉발된 '광우병 파동'을 계기로 만들어졌으며, 지원관실은 대통령 측근 인사로 알려진 이영호 전 비서관 지휘 아래 42명이 직원 중 절반 가까이가 경북 영덕과 포항출신, 이른바 영포라인으로 채워졌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JTBC도 헤드라인 에서 "문건에는 'BH(청와대) 하명'이라는 기록도 있어 청와대가 사찰을 지시한 정황도 나타난다"고 보도했다.
JTBC는 "KBS 노조와 관련해 언론노조의 개입으로 MBC노조와의 연대 투쟁 및 강성 집행부 등장 등이 우려된다는 동향과 YTN은 노조의 경영 개입을 차단하고 좌편향 방송 시정 조치를 단행했다는 내용 등이 보고서에 포함됐다"는 언론 동향 보고 내용을 전했다.
언론 사찰 문건 당사자인 KBS·YTN·MBC 등은 두루뭉술하게 보도
해당 문건에서 사장의 성향과 임원들의 동향이 자세하게 보고된 것이 드러난 KBS와 YTN은 보도는 했지만 관련 내용을 두루뭉술하게 보도하게 넘어갔다.
이들 방송사들은 민간인 사찰 문건을 보도했지만 이 문건에 KBS와 YTN도 사찰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고만 언급했을 뿐 '정권에 충성심이 강하다' '좌파 방송을 시정했다'는 평가와 함께 사장 임명을 건의한 내용 등이 담긴 배석규 YTN 사장 관련 보고서, '거만하고 자기 사람을 너무 챙긴다'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는 김인규 KBS 사장 관련 보고서 내용들은 보도하지 않았다.
중앙·조선 등 31일 지면서도 민간인 사찰 문건 왜곡 의도 드러내
다른 조간들이 민간인 사찰 사건을 1면에 다뤘는데도 사건의 의미를 왜곡(조선일보)하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았던 신문(동아·중앙일보)들은 정치권으로까지 파장이 확산되자 하루 뒤인 31일부터는 관련 보도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건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 문건의 의미를 축소하고 정치적 색깔을 뒤집어 씌우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중앙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은 였다. 총선을 노린 정치적 폭로라는 의미를 담은 제목이다. 제목과 달리 기사 내용은 객관적이었다. 편집책임자인 데스크의 시각이 투영됐다는 얘기다.
기사와 제목이 따로 노는 경우는 조선일보에서도 발견된다. 조선일보는 3면 머리기사 제목을 로 달았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 대부분이 '공직감찰'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제목이 무색하게 해당 기사에는 정치인과 민간인, 언론인, 노동계와 시민단체 인사들을 무차별하게 감찰한 사례가 나열돼 있었다.
보도가 하루 늦기는 했지만 조중동 가운데에서 그나마 드러난 사실을 손바닥으로 가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 신문은 동아일보였다.
동아일보는 31일 1면 , 2면 , 3면 , 사설 등 중립적으로 기사들을 처리했다.

2012년 3월 30일 금요일

언론 파업에 승리를! 파업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글은 레프트21 2012-03-31일자 기사 '언론 파업에 승리를!파업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를 퍼왔습니다.

언론 파업이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가장 먼저 싸움에 나선 MBC는 역대 최장기 파업의 기록을 깼다. 최근엔 방송사 창립 역사상 처음으로 예능부장 4명이 보직을 내놨다. 이로써 예능 제작 차질은 확대될 듯하다.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2.1퍼센트까지 떨어져 “애국가 수준”이라는 조롱을 받았고, 외주 제작으로 만들어진 (일밤)은 1.7퍼센트 시청률로 밑바닥을 기었다. 


△낙하산 주범은 MB 3월 23일 언론 노동자 총궐기대회. 투쟁의 판을 키워 ‘불공정 방송’의 원흉을 쓰러뜨려야 한다. ⓒ사진 이미진

파업 지지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신영복ㆍ조국ㆍ공지영ㆍ안철수 등이 노동자들을 응원한 데 이어, 방송 작가들과 영화인들도 파업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벨기에ㆍ나이지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지지 서한도 도착했다.
그러나 사측의 대응도 강경하다. MBC 이용마 기자는 끝내 해고됐고, KBS에서도 ‘프로그램 복귀 불가’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 간부에 대한 손배 가압류도 가해지고 있다.
조중동은 노동자들이 “민주통합당과 합작”해 정치적으로 파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지금 언론 노동자들이 지키려는 것은 민주통합당이 아니라, 대중의 개혁 염원이고 노동자ㆍ민중의 목소리다.
“지난해 한미FTA 정국에서 국민의 질타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주 강정마을에 무관심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우리는 이제 ‘조중동 찌라시’가 되길 거부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선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은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일부 좌파들처럼 ‘민주당 돕는 투쟁’이란 식으로 이 투쟁을 방관해선 안 된다.
그럼에도 민주통합당에 대한 태도 문제는 운동 진영 내부에서도 논란 거리다. 손석춘 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MBC 출신들이] 줄줄이 민주당에 ‘포진’해 있는 상태에서 정치인들과의 관계 설정에 엄정한 경계심이 없다면, 방송 파업은 한낱 정쟁 차원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민주통합당의 파업 지지나 지원을 활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손 교수의 지적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그는 옳게도 노무현 정부 아래서도 방송 통제가 있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더구나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조중동 종편과 미디어법 문제에서 계속 정부ㆍ여당에 타협하며 대중의 뒷통수를 쳐 왔다. 
따라서 민주통합당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언론노조 출신 인사가 민주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하거나 언론노조 지도부가 그것을 지지한 게 아쉬운 이유다.
대정부 투쟁 전선
무엇보다 투쟁 지도부는 힘을 더 키우고 결집하는 데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지금 언론 파업의 주된 방향은 “대항 콘텐츠로 총선을 보도해 파업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데 있다.
물론, 파업 노동자들이 제작ㆍ방송하고 있는 (제대로 뉴스데스크), (리셋 KBS 뉴스9) 등 팟캐스트들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본ㆍ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실을 전하는 이런 팟캐스트들은 정말 반갑다.
그러나 냉철히 말해, 이것이 투쟁의 힘을 대체할 수는 없다. 광범한 연대로 대정부 정치투쟁 전선을 치고,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KBS 새노조 지도부가 (1박2일) PD의 현장 복귀를 허용한 것은 아쉽다. 오히려 오상진 아나운서가 전현무 씨의 파업 불참을 공개 비판한 것이 옳다.
YTN노조가 “방송 경쟁력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무기한 파업 돌입을 주저하는 것도 아쉽다. 정부와 사측은 작정하고 몰아치는데, 우리 측이 신사답게 굴 이유가 없다.
대체인력 투입을 막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방송사에선  외주화가 상당히 진척됐다. 이 때문에 파업 효과는 반감되고 있다. 외주화는 방송의 상업화를 가속화시키고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악화도 동반해 왔으므로, 그동안 이를 막지 못한 것은 패착이다.
지금이라도 열악한 환경의 스태프와 비정규직 노동자 들의 요구를 함께 내걸고 단결해야 한다. 이들을 노동조합으로 끌어들일 필요도 있다.
KBS나 연합뉴스 노조도 더 많은 노동자들(수습기자를 포함해)을 파업에 동참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이 투쟁이 가진 정치적 성격을 부각시키며 더 광범한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최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하루 연대 파업’안에 60여 명(당일 참가 대의원의 20퍼센트 이상)이 연서명한 것은 노동자들의 관심이 적잖다는 점을 보여 준다.
민주노총은 언론 투쟁을 지지하는 하루 파업 등에 나서며, 대규모 연대 집회를 조직해야 한다. 이 싸움에서 누가 기세를 잡느냐가 향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KTX 민영화 반대 등 여러 투쟁들을 함께 결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언론사 노조들이 3월 25일 민중대회에 동원하지 않는 등 다른 투쟁과 힘을 합치지 않는 것은 지금 이 투쟁의 약점이다. 각개약진해서는 승리를 거머쥐기 어렵다.
총선 전에도, 이후에도 우리는 힘을 집중해 함께 이명박에 맞서야 한다.

2012년 3월 28일 수요일

여론이 '중앙' 김진의 ‘색깔론’을 거부한 이유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27일자 기사 '여론이 '중앙' 김진의 ‘색깔론’을 거부한 이유'를 퍼왔습니다.
[비평]사실이 없는 색깔론의 무력함

다시, ‘색깔’이다. 선거를 보름여 앞두고, 조중동이 정치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소재는 ‘경기동부’다. 구태의연하더라도 다시 ‘주사파’ 타령이다. 시기는 맞춤하고, 의도는 적나라하다. 비판에 합세한 조중동의 흐름은 일치된 것이었고, 기사의 전개는 유려하다. 조중동은 경기동부를 호명하곤, 사실에 대한 확인과 검증을 건너뛰고 곧장 가정과 주장으로 향했다. SNS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최대한 기정사실화해, 상황을 최대한 익숙한 색깔론의 구도로 단순화했다.
26일까지는 조중동 모두에서 ‘스트레이트’가 범람하던 국면이었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차원에서 진중권 교수의 멘션이 인터뷰 코멘트처럼 널리 인용됐고, 조중동의 구미에 딱 맞는 이야기를 하는 변희재의 발언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정희 의원은 ‘쉬리’의 여전사가 연상되는 ‘숙성 괴물’로 묘사되었고, 그녀의 남편은 신비감이 최대한 증폭된 ‘주사파의 이데올로그’로 표상됐다.
하지만 이 대표가 사퇴하고 통진당이 조선일보에 대한 취재거부를 선언한 27일로 접어들며 상황이 좀 변화하고 있다. 소설보다 더 흥미롭던 ‘스트레이트’의 국면이 지나가고, 주장/주의가 난무하는 ‘프로파간다’ 지면이 찾아오자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 


▲ 27일자 김진 칼럼 "역사가 이정희를 거부한 이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이다. 새누리당 대변인으로 임명된 중앙일보 출신 이상일 대변인이 연일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동료였던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은 이번 ‘색깔론’에 ‘운명’과 ‘영령’까지 끌어들였다. 김진은 ‘역사가 이정희를 거부했다’고 규정하며, “2년 전 유시민을 무대에서 끌어내렸던 국가안보의 영령”을 또 보았노라고 감탄했다.
김진의 논법을 따라 에두르지 말고, 질러 말해보자. 김진이 2년 전 사례를 꺼내들며, 경기동부를 희생양으로 삼아 원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전선’의 구축이다. ‘MB심판론’의 총선이 아니라 ‘야당심판론’의 총선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이 버젓한데, 죽은 권력을 다시 심판하자는 건 논설위원 씩이나 되서 주장하기엔 멋쩍은 '프레임'이다. 제 정신을 가진 언론인이 말하기는 힘든 언어 도단다.
김진은 경기동부를 지렛대로 조중동은 죽은 권력을 심판하자는 낙후된 프레임을 버리고, 미래 권력(이 될지도 모르는 이들을) 심판하자는 세련된 논법을 출격시킨다. 실제, 조중동은 경기동부가 등장한 이후 부쩍 통진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있다. 김진은 아예 이정희를 향해 ‘의회 지도자’라는 표현까지 썼다. 진보정당 대표에 대한 유례없을 융숭한 대접은 역설적이게도 ‘야권 총선 승리=경기동부 미래권력’이란 도식의 구축을 위한 디테일인 셈이다. 
그러나 김진의 이 규정은 무리하다. 무수한 갈래 길과 드넓은 공백이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이번 사건이 “골방에 있던 운동권 정파 조직이 세상에 드러난 일”이라고 했는데, 김진은 이를 받아 말하자면 “운동권 정파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 셈이다. 그리곤 좌고우면하지 않고, ‘색깔론’으로만 일방 돌진했다. 전매특허의 발현, 전가의 보도,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잘 먹히지 않는다. 트위플은 ‘주사파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설레발에 비해 여전히 이정희 엄호 양상은 두드러지고, 야권연대에 대한 지지가 공고하다는 점은 여론조사 결과로 확인된다. 왜 일까? 일차적으로 말하면 ‘사실’의 힘이 없기 때문이다. 조중동은 경기동부에 대한 ‘사실’을 갖고 있지 않고, 주사파에 관한 ‘취재’된 진실이 없다. 다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정’을 기정사실로 변환하는 논리적 ‘기술’로 사건을 구성하고 있을 뿐이다. 늘 팔아왔던 ‘색깔론’을 도래한 정치의 계절에 다시 팔고 있을 뿐이다.
이건 흡사, 아스팔트 우파라고 불리는 어르신들이 집회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미국이 도와줘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됐다’고 주창하는 안보에 대한 절대적 믿음 같은 것과 다르지 않다. 내용적으로 빈약하고, 효과 면에선 낙제점이다. 실상, ‘색깔론’이라고 하는 전가의 보도가 이렇게 무딘 칼이었단 점은 놀랍기까지 하다. 지난 십 수 년 간 조중동이 휘둘러 온 ‘색깔론’에 비해 조중동 내부에 축적된 내용의 실체는 트위터에서 떠도는 멘션만큼도 안 된다. 조선은 87학번 이정희를 92년에 결성된 전국연합이 육성했다고 할 만큼 부정확하고, 중앙일보 김진은 ‘영령’을 끌어들이지 않고선 논리를 세우지 못할 정도로 감정적일 뿐이다.
경기동부의 실체에 대해 조중동은 거의 아는 게 없다는 점, 김진이 주사파에 관한한 ‘카더라 통신’ 이상의 정보력이 없다는 점은 그 자체로 매우 시사적이다. 이는 조중동이 누군가에겐 잘 들리지만, 대부분의 이들에겐 전혀 소구되지 않는 메아리라는 점을 보여준다. 양질의 정보가 거의 무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미디어환경에서 늘 같은 얘기를 하지만 별다른 정보는 없는 김진과 같은 언론인의 존재감은 점점 옅어질 수밖에 없다. 


▲ 이정희 대표가 사퇴한 이후에도 조선일보는 계속 '경기동부'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스트레이트를 가장한 '소설'이 범람했는데, 통합진보당은 결국 조선일보에 대한 취재 거부를 선언했다.

그래서, 다시 제기된 ‘색깔’이지만 이번 선거도 ‘색깔’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조중동이 열과 성을 다해 이 대표와 야권연대를 물어뜯는 시간에도 여론은 야권연대를 찍겠단 의지를 다졌다. 김진이 과대망상적 역사를 본 순간,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정희 대표의 사퇴를 정점으로 여론이 다시 ‘정권심판론’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과학'을 전했다. 야권이 ‘잡음’을 일으킬 때, 이를 색깔론으로 역공한 조중동의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영향력은 신통치 않다. 구성력이 너무 떨어지고, 구성 자체가 견딜 수 없이 진부하다. 단언하건데, 김진이 말한 ‘역사의 비상한 작동’ 같은 건 없다. 경기동부가 호명되고 또 주사파 타령이 울려 퍼지지만 조중동이 원하는 ‘전선’은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영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이미 '이성'의 영역이 아니라는 자기 고백같은 것이 아닌가.

2012년 3월 23일 금요일

조중동, 주호영‧장윤석엔 ‘침묵’ 이정희엔 ‘융단폭격’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23일자 기사 '조중동, 주호영‧장윤석엔 ‘침묵’ 이정희엔 ‘융단폭격’'을 퍼왔습니다.
여론조작 최초들통 새누리엔 ‘관대’…트위플 “색깔론 지겹다”

‘여론조작 의혹’에 휩싸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에 대해 이른바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언론들이 대대적인 ‘색깔론 공세’에 나섰다. 

이 대표가 후보직을 사퇴하지 않는 배경에는 ‘경기동부’라는 당내 주류가 자리잡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매체들을 바라보는 개혁, 진보성향 트위터리안들의 시선은 차갑다. 오히려 ‘조중동’의 융단폭격이 이 대표의 인지도만 키워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동부’, 이념적으로는 과거 운동권 내 NL파에 뿌리”

는 23일 “‘이 대표가 속한 계파’란 통합진보당의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경기동부연합’을 의미한다고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정희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권을 다른 파벌에 넘겨줘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경기동부’가 이정희 대표의 사퇴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당내에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는 ‘경기동부’의 정체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다. 

야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동부'는 1990년대 최대 운동권 조직인 '전국연합'의 경기동부 지역연합에서 유래했다. 이념적으로는 과거 운동권 내 NL파에 뿌리를 두고 있다.(중략) 특히 2008년 총선 때 이정희 대표를 영입해 자신들의 대표선수로 키웠다. 이들은 여론조사회사도 경영하고 있으며 인터넷매체 도 이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신문은 “야권에서는 ‘통합진보당의 19대 비례대표 후보도 당선 안정권은 경기동부 측 인사들이 독식했다’는 말이 나왔다”며 이석기 후보(2번), 김재연 후보(3번), 정진후 후보(4번)등을 ‘경기동부’ 출신 내지는 지원을 받은 인사로 꼽았다. 

이에 앞서 는 전날 변희재 대표가 트위터에 남긴 글을 전하기도 했다. 변 대표는 21일 “종북·주사파의 특성상 이정희 대표는 (사퇴를) 판단할 권리조차 없다. 조직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것이다. 경기동부연합에서 이정희 대표로 버티고 가겠다고 결정했으면 그 길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 23일 와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통합진보당 주변에선 ‘이 대표의 거취는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이 대표를 발굴하고 대표로 옹립했던 세력의 결정이 우선한다는 얘기”라며 “통합진보당의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를 가리킨 말이다. 그 주체는 과거 민주노동당 내 최대 파벌이었던 ‘경기동부연합(경기동부)’으로 지목된다”고 보도했다. 

는 “2008년 ‘종북논란’을 벌이면서 민노당을 이탈했던 진보신당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들은 여전히 통합진보당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파워집단’이라고 한다”며 “경기동부는 통합진보당에서도 최대 계파를 차지하고 있고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대표가 주재하는 공동대표단회의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는 게 진보정당 주변의 정설”이라고 전했다. 

도 이날 “이 대표가 사퇴하지 못하는 건 자신이 속했던 경기동부연합 때문이다. 이 대표가 후보를 사퇴하면 그쪽 계파가 모두 죽어버린다”는 민주통합당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어 “경기동부연합은 통합진보당의 주류인 자주파(NL)의 핵심 정치계파를 가리킨다”며 “이들은 민노당 시절 당 지역위원장을 선출할 때 특정 지역에 조직원들을 위장 전입시키는 방법으로 자기 계파의 후보를 위원장으로 만드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계파 세력 확대에 전력을 다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는 말이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창선 “도대체 무슨 관련? 야권연대 흔드는 색깔공세”

이 대표는 18대 국회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의원 중 한명이다. 특히 40대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자리까지 올라, 진보통합과 야권연대를 이끌어 내는 등 진보정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진보정치의 대중화에 앞장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계의 아이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진보진영의 차차기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되는 인물이다. 한-미 FTA 정국에서도 특유의 논리력을 앞세워 여당을 압박했다. ‘전투력’을 갖췄으면서도 약자에게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왔다. 일각에서는 보수진영이 ‘경기동부’를 거론하며 ‘이정희 때리기’에 나선 것은 이와 무관치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높은 전투력을 과시하면서도 별다른 흠결을 보이지 않았던 이 대표를 비판할만한 좋은 구실이 생기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다. ‘NL=주사파 내지는 종북’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상황에서 ‘경기동부’를 이 대표와 연결짓는 것은 ‘색깔론 프레임’ 씌우기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트위터(@changseon)를 통해 “이정희와 관련하여 조중동이 일제히 경기동부를 거론하고 나섰다.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다고. 야권연대를 흔들려는 색깔공세”라고 꼬집었다. 또한, 결국 이 대표도 계파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뉘앙스를 풍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물론, 이번에 불거진 ‘경선 여론조사 의혹’은 이 대표 측의 잘못이 맞고 이 대표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색깔론’까지 꺼낼 만큼은 아니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와 는 이 대표에 앞서 불거진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대구 수성을)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해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아 이 대표에 대한 ‘공세’와 대조를 이뤘다. 

지난 16일자 는 “주호영 의원측이 현역의원 하위 25% 컷오프 여론조사를 앞두고 여론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 돼 논란이 되고 있다”며 “특히 주의원측은 선거사무소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불법 전화홍보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대구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등 공천을 목전에 두고 지역 정가가 연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는 “주 의원은 당이 현역의원 하위 25% 컷오프를 위한 여론조사를 앞둔 지난달 23일 선거사무실에 50∼70대 지역 유권자 60여 명을 모아 놓고, 여론조사 전화가 걸려올 경우 20∼30대라고 응답하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문제 역시 대구시 수성선거관리위원회가 대구경찰에 사실확인 등을 위한 수사를 의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는 “이와 관련 주호영 의원 측은 ‘(여론조작 의혹은)아이디어 차원에서 즉흥적으로 제기됐던 사안으로, 계획적이거나 고의적이지 않고 실행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며 “불법 전화홍보 의혹에 대해선 ‘(제3의 장소가 아닌)선거사무실에 설치된 전화기로, 전화국에 정식으로 등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의혹에 대해 와 는 별다른 비판을 하지 않았다. 와 등 타 매체의 기사를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을 뿐이었다. 이 대표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와는 큰 온도차를 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는 23일자 사설을 통해 “장윤석 새누리당 후보는 당원들이 일반 선거인단에 참여한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군현 후보와 주호영 후보는 여론조사 때 유권자들에게 신분이나 연령을 속여 답하라는 권유를 했다고 경쟁 후보가 문제를 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역시 이 대표에 대한 공세보다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허재현 기자는 트위터(@welovehani)를 통해 “여론조작 최초 들통난 정당이 어디일까요”라고 꼬집었다. 허 기자는 “여론조작 하고도 공천받은 새누리 장윤석,주호영씨는 지금 무슨 생각할까”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에 대한 ‘조중동’의 공세를 두고 트위터 상에서는 “무조건 조중동과 반대로 하면 된다!!”(bookpar*****), “조중동이 색깔론으로 나오면 땡큐에요. 국민들은 이제 색깔론에 지쳤어요”(Streng****), “우리는 안다. 조선일보 기사와 반대로하는게 정답이란 것을...”(stefano****) 등의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2012년 3월 13일 화요일

[사설] 이어도를 분쟁지역으로 내몰려고 안달인 자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2일자 사설 '[사설] 이어도를 분쟁지역으로 내몰려고 안달인 자들'을 퍼왔습니다.
이어도 관할권 문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성격상 분쟁 당사국 간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영토 문제인데다, 4·11 총선을 앞두고 제주 강정에 건설중인 해군기지에 대한 찬반 논란까지 맞물려 있는 탓이다.
한국의 최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떨어진 지점에 있는 수중 암초인 이어도의 관할권이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유엔해양법이 발효한 1994년부터이다. 해양법은 해안선으로부터 200해리(약 370㎞)까지를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어도는 두 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이 겹치는 부분에 들어 있다. 이런 경우 양쪽이 합의해 경계선을 정해야 하는데, 아직 두 나라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게 이어도 문제의 본질이다.
지난 3일 ‘이어도가 중국 관할 해역의 일부’라고 주장한 류츠구이 중국 국가해양국장의 발언도 기본적으로 이런 흐름의 연장선 위에 있다. 다만 그가 “국가해양국은 중국 관할 해역에 대해 정기적인 권익보호 차원의 순찰과 법집행을 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정기순찰 대상 해역에는 이어도가 포함된다”고 말한 부분은 주시할 대목이다. 중국이 기존의 의례적인 관할권 주장을 넘어, 이전보다 관할권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가적인 법·제도 조처를 취하는 것이라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외교당국은 중국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엄정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토 문제는 법률 차원을 떠나 해당국 국민의 감정과 역사, 문화,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므로 민감하기 짝이 없다. 사안의 폭발성이 매우 크므로 엄중하지만 냉정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이 있는 언론의 책임은 누구보다 막중하다.
이런 점에서 이른바 조·중·동이라 불리는 보수언론들의 이어도 보도 태도는 무책임·선동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이어도 관할권 주장을 영토 야심으로 규정하고, 이를 제어하려면 해군력이 필요한데 좌파들이 제주 강정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것을 보니 이어도를 중국에 갖다 바치려는 것 아니냐는 흉포한 논리를 전개한다. 마치 일본 에도막부 시대에 금지된 기독교 신자를 가려내기 위해 그리스도가 그려진 그림판을 밟고 지나가게 하는 ‘후미에’ 작전을 보는 것 같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과 이어도는 절대 일대일 조응관계가 아니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이어도를 앞세워 기지 찬반을 압박하는 태도는 애국심을 이용한 정치공세이자 협박이다.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조중동은 왜 '프로야구 승부조작'에 열 올리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16일자 기사 '조중동은 왜 '프로야구 승부조작'에 열 올리나?'를 퍼왔습니다.
김효재 소환과 맞물린 검찰발 '승부조작' 파문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이 뜨겁다. 지난 해 축구에서 시작된 승부조작 파문이 배구를 거쳐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로까지 번지며 거대한 ‘이슈의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언론의 경쟁은 뜨겁다 못해 가히 폭발적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른바 ‘스포츠 찌라시’들이 폭발의 발화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간지-방송-스포츠지의 완결적 체계를 갖고 있는 조중동이 맨 앞에 서있다.
흡사, ‘바이러스 퍼뜨리기’ 전략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금 조중동의 보도 체계를 보면 일간지는 가장 핵심적 사실(실명)을 스트레이트로 전하며 사실에 권위를 세우고, 이를 방송이 ‘단독’, ‘특종’의 성격으로 받아 전한다. 그리고 이 중간 과정에선 스포츠지를 통해 대중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확인되지 않은 주변 정황을 퍼뜨리고 있다. 아침 신문, 낮 인터넷, 저녁 방송뉴스를 통해 하루 만에 사건의 ‘볼륨’을 완결 짓고 있는 셈이다.


▲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조중동은 15~16일 연일 파급력 있는 보도로 상황을 주도해가고 있다. 15일자 중앙일보는 넥센 문성현의 이름을 깠고, 동아일보는 'LG투수 2명'을 밝혔다. 16일자 조선일보는 LG 투수가 박현준이라고 밝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승부조작 파문 끌고 가는 조중동
조중동이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끌고 가고 있는 형국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15일 중앙일보는 넥센의 투수 문성현이 승부조작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처음 보도했다. 최초로 실명을 공개한 보도였다. 같은 날 동아일보는 넥센이 아닌 LG를 지목했다. LG 주전급 투수 2명의 이름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를 받아 16일자 조선일보는 LG의 주전 투수는 박현준이라고 못을 박았다. 중앙 보도는 ‘수도권 구단의 누군가’를 ‘넥센  문성현’으로 좁힌 것이며 동아의 보도는 ‘주전급 투수 2명’을 ‘LG 선발투수 2명’으로 구체화해 대중의 호기심에 불을 질렀다. 에이스 투수의 실명을 드러낸 조선의 보도는 사건의 장기 흥행을 보증하는 형국이다.
단, 이틀 만에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유망한 젊은 투수 서너 명이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유력 일간지에 의해 우리시대 ‘거악’으로 지목됐다. 조중동이 이렇게 ‘안전판’을 깔아주자, 받아쓰기로 조회수 장사를 하는 매체들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었다. 결코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란 전의가 기사 곳곳에서 번뜩인다. 15일부터 지금까지 ‘프로야구 승부조작’과 관련해 쏟아진 기사의 건수는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는 것이 빠를 정도로 무수한 양이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 관련 보도는 한국 언론의 부박함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경연장이 돼가고 있다. 언론의 기본을 묻는 정색함이 무색할 정도다. 일단, 확인되지 않은 ‘팩트’가 그야말로 난무하고 있다. 15일 SBS 8시뉴스와 인터뷰 한 구단 관계자는 “40번 정도 똑같은 통화를 하면서 아예 글을 써놓고 읽어 줬는데 기사는 다 다르게 나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증언은 지금까지의 보도가 최소한 확인된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음을 말해준다.
언론 부박함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경연장
언론이 최대한 대중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실과는 동떨어지더라도 흥미 위주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모든 언론의 관심이 ‘관련되었다는 그 선수가 누구이냐’ 외엔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극이기도 한데, 지금 언론에게 승부조작과 관련한 ‘팩트’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선수의 이름을 밝혀도 될 수준인가, 아닌가의 여부만 관건이다. 구단 관계자와의 통화는 이 여부의 간을 보기 위한 요식 행위일 뿐 구단이 뭐라고 말하는지는 전혀 개의치도 중요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두 번째 문제는 검색에 의한 기사와 베껴 쓰기의 문제다. 지금 포털을 장식하고 있는 기사의 상당수는 유명 야구 사이트들에서 누군가 작성한 글을 토대로 그럴듯하게 상황을 추리하고 있는 유형의 것들이다. 앞선 기사를 무작정 베껴 쓴 것으로 보이는 기사도 상당수다. 이러한 기사쓰기 방식은 정보의 정당함과는 상관없이 이미 ‘그럴 것이다’고 추론되고 있는 풍문과 소문들을 언론이 뒤따라 ‘사실’로 추인해주는 방식이다. 소문이 기사화되고 이미 기사화된 소문이 다른 매체의 숙주가 되면서 스스로 진화해가는 전형적인 황색 저널리즘의 구현이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이 갓 알려진 시점부터 확산될 때까지의 기사들을 검색해보면, 결국, ‘그랬다더라’는 소문이 무한 반복 재생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현장 확인도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이 정도 파급의 이슈라면 응당 관계자와 현장에 대한 구체적 확인과 검증은 필수적이다. 사실을 잘 못 확정지을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고 연루자는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 치명적 피해가 불가피하다. 그래서 정론이라면 거론되고 있는 해당 선수는 물론이고 구단 및 협회 관계자 및 수사 기관 그리고 범죄 사실에 등장하는 현장에 대한 취재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지금까지 언론에 등장한 건 ‘구단 관계자’와 ‘협회 관계자’의 인터뷰 정도뿐이다.
그나마 이들은 모두 익명이었으며 강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현재까지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근거라고 할 만한데, 언론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대신에 언론은 대구지검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어느 언론에 따르면 더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도 한다. 뭐가 뭔지 모를 상황이다. 해당 선수는 사실을 부인하고 또 다른 선수는 연락조차 되질 않는 상황에서 선수의 심경까지 전하는 언론도 있다.
사실관계 없이 선수 이름 장사에만 열 올리는 언론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연히 어느 사이트에서 어떤 방식으로 ‘승부 조작’이 이뤄졌다는 것인지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첫 볼넷, 첫 실책, 첫 안타 등의 항목들에 베팅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는 것뿐이다. 이는 그 자체로는 이번 승부조작 혐의와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 하지만 언론은 이를 ‘불법 도박 사이트’와 ‘승부조작’이라는 부정적 이름으로 호명하며 그 자체를 이번 사건의 개연성 문제로 바꿔치고 있다.   
지금 사건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 가운데 해당 선수가 있는 일본으로 출국한 이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아니면 최소한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프로야구와 관련한 베팅이 얼마나 있었고, 그 양상이 지금 얘기되고 있는 것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파고 있는 이가 있는지 묻고 싶다. 16일 언론이 박현준 선수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LG의 백순길 단장이 일본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에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바로 그런 것이다. 정황만 갖고 확정짓는, 직접적 취재가 아니라 간접적 추론으로 판단을 해버리는 몹쓸 관행이다.
물론, 프로야구 승부 조작이 있었을 수 있다. 제안을 받았다는 선수까지 나온 마당에 언론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복무하는 것은 당연하다. 프로야구의 경우 워낙 대중적 관심이 높은 종목으로, 이 과정에서 일부 과잉된 열기와 추측된 사실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 정도가 아니다. 모호한 실체를 두고 언론이 연일 부피를 최대로 키워가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어느 사이트를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 누가, 언제, 어떻게 승부조작을 한 것인지, 기사의 요건이 되는 사실 관계들이 거의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선수 이름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많은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들이 야구에 있어 승부조작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물론, 이 역시 승부조작이 ‘있다, 없다’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다. 하지만 야구의 경우 타 종목과 달리 지켜보는 눈이 워낙 많고, 선수의 플레이가 거의 매 순간 느린 화면으로 반복 중계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한 수십 년 야구를 해 온 전문가들 수십 명이 양측 덕 아웃에서 쌍심지를 켜고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본다.
투수 1명을 매수해서 원하는 조작의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첫 타자 볼넷의 경우 선발 투수를 매수하면 가능할 것 같지만 이는 야구에 대한 초보적 이해일 뿐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투수의 투구 역시 전혀 칠 수 없는 볼을 스트레이트로 던진 것이 아니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기술적으로 볼넷을 내주는 것인데, 타자가 볼을 쳐버리면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간다. 이는 어느 선수에게 볼이 갈 지를 예측할 수 없는 첫 실책에 대한 베팅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미 예정된 결론에 상황을 꿰맞추면 다 그럴듯한 개연성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베팅이 확률 게임이란 점에서 매우 낮은 확률에 대해 섣부른 추측을 해선 곤란하다. 야구의 경우 누굴 매수하고 매수하지 않고를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단 얘기이다.
그래서 구체적 증거가 나오기 전에 정황만으로 상황을 단정 짓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은 이런 기본적인 언론의 자세와 역할 그리고 책임에는 관심이 없다. 대중을 더 세게 자극할 무엇, 오로지 선수의 실명만 궁금할 따름이다.  


▲ 16일자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에 소환된 사실을 거의 '누락'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비중으로 뒤로 미뤘다. 중앙일보는 16면에 박스 기사로 배치했고, 조선일보는 10면 사이드에서 다뤘다.
검찰발 승부조작 파문, 이면의 문제는 없는 것인가?
그래서 혹시 뭔가 너머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이 언론에 알려진 것은 공교롭게도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사퇴한 시점, 검찰 소환이 이뤄진 시점과 맞닿아 있다. 지난 몇 년간 이 정부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검찰 발 언론 플레이를 활용해왔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 역시 태초의 출발은 검찰발 뉴스다. 하지만 검찰은 이상하게도 사건을 찔끔 흘려 놓곤 의혹이 꼬리를 물어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오히려 관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슈의 소용돌이를 불러 언론을 쑥대밭을 만들어 놓곤 태연하기 그지없다. 신속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힐 의지도 없어 보이고 사실 관계 입증에 자신도 없어 뵌다.
이런 검찰의 애매모호함을 조중동이 덥석 물어 상황을 요리조리 굴려가고 있다. 한편에선 조회 수 장사를 하고 다른 한 편에선 김효재 수석 건을 밀어내고 있다. 대중성과 정파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일거양득, 꿩 먹고 알먹는 보도인 셈이다.
16일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김효재 수석 관련 보도를 거의 단신 처리했다. 대부분의 매체들이 모두 김 전 수석의 검찰 소환을 1면 보도한데 비해 조선과 중앙은 10면과 16면에서 박스 기사로 처리했을 뿐이다. 김 전 수석이 빠진 조선과 중앙의 1면에는 프로야구 승부조작 관련 기사가 들어갔다. 이 역시 너무 결과론적 해석, 지나치게 정치적인 지면 보기라고 해야 할 것인가? 조중동의 승부조작 파문 보도에 비하면 그렇게 과한 것 같지는 않은 지적 같은데 말이다.

2012년 2월 10일 금요일

[사설] 여야가 따로 없는 미디어렙법 ‘종편 특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09일자 사설 '[사설] 여야가 따로 없는 미디어렙법 ‘종편 특혜’'을 퍼왔습니다.
‘조·중·동’ 종편과 를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언론 생태계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고 여론시장의 보수·기업화를 가져올 문제투성이 법안을 여야가 18대 국회 막바지에 쫓기듯 처리한 것은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어제 처리된 미디어렙 법안은 종편과 에스비에스 특혜의 완결판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종편의 민영 미디어렙 위탁을 승인 시점부터 3년 동안 유예해 직접영업을 보장했다. 민영 미디어렙의 방송사 지분 소유 한도를 40%로 정해 사실상 ‘1사1렙’ 체제를 용인했고, 동종매체간 크로스미디어 영업까지 허용했다. 법안의 취지인 ‘방송의 제작·편성과 광고영업의 분리’ 및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가 완전히 사라졌다. 한마디로 누더기다.
이제 종편과 에스비에스는 방송사 안에 광고국을 갖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보도와 광고의 칸막이가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그 결과, 방송사간 이전투구로 공공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되고 중소 언론이 위기를 맞게 될 게 뻔하다.
그런데도 여야는 당리당략에 매몰돼 법안 처리를 서둘렀다. 새누리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에 종편의 미디어렙 소유 한도가 10%로 돼 있는데도 이를 40%로 높이는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하고 밀어붙였다. 당 이름을 바꾸고 쇄신을 추구한다는 주장은 한낱 구두선에 불과하며, 보수 일변도의 종편과 한편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옛 한나라당과 색깔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
민주통합당의 태도는 어이없고 황당하다. 미디어렙 법안을 놓고 말과 행동이 전혀 일치하지 않아 정책 능력과 전략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 지난해엔 종교방송 등의 어려움을 이유로 ‘연내 처리’만 강조하며 여당에 끌려다니더니, 어제는 새누리당의 수정안 처리를 지켜보기만 했다. 이를 소수당의 한계로 둘러대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민주당이 어제 낸 수정안은 면피용이라 비판받아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비록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법안의 취지에 맞게 반드시 손질돼야 한다. 방송 공영성을 위해 방송사는 직접 광고영업을 해선 안 되며, 미디어렙은 특정 방송사의 지배가 불가능하게 지분이 나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할 방안은 과 이 공영 렙 체제에 들어가고, 에스비에스와 종편이 최소 숫자의 민영 렙을 만드는 것뿐이다. 여야가 이럴 뜻이 없다면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이 이런 원칙을 실천할 정치세력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

2012년 2월 6일 월요일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 및 인사, 결자해지해야


이글은 대자보 2012-02-05일자 기사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 및 인사, 결자해지해야'를 퍼왔습니다.
[시론] 파탄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임기말에 반성도 개선도 전혀없어


▲ MBC노조파업 © 언론노조

임기 1년여를 남기고 이명박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들어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언론운동시민단체 진영의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10월 말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승리에 이어, 현재 진행형인 BBK발언 관련 ‘나는 꼼수다’의 정봉주 전의원 구속으로 비판 여론이 일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 행해졌던 검찰 동원 강제 임기 하차 정연주 KBS 전사장의 무죄 판결, 한명숙 전국무총리의 뇌물수수 무죄 판결 등이 잇달았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여기에다 임기 1년여를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 측근 인사와 영부인과 가까운 친인척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비리에 구속되거나 의혹을 받고 있는 것도 한몫 작용한 듯하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최시중 전방통위원장이 양아들로 알려진 한 참모의 금품 비리 등으로 중도하차했고, 또 다른 비리 의혹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면서 시민사회언론단체들에 의해 최 전위원장은 고발까지 된 상태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형이면서 현 정권의 실세로 지낸 이상득 의원도 비리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야당 대통령 후보를 500만표 이상 뿌리치고 화려하게 등장한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의 말기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임기 중 이명박 정부 일어난 언론사 및 문화부처 관련 인사는 무레함 그 자체엿다. 검찰을 동원해 KBS사장을 자르고, 문화관광부 소관 각종 위원회는 전 참여정부에서 임명한 위원장의 임기가 남아 있는데도 쫒아 내다시피했다. YTN사장 낙하산 인사, KBS사장 낙하산 인사, MBC 엄기영 사장 낙마와 방문진 이사 교체 과정, 종편 선정, 미디어렙 등 수많은 언론 관련 정책 및 인사는 상식을 초월한 일이 비일비재했다. 


▲ 나꼼수 © 나꼼수

그럼 당시 언론은 뭘 했을까.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거나 축소했고, KBS, MBC, SBS 등 방송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본질 보도를 찾기 어려웠다. 언론의 사명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인데도 말이다. 

이명박 정권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는 탓인지 보수 언론까지 정권의 비리 의혹 기사를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비리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청와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키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청와대 실세로 불리던 이상득, 최시중, 이재오 등의 총선 배제 움직임이 싹트고 있고, 당명까지 공모해 새누리당으로 바꾸었다. 과거 한나라당의 구태 정치를 새롭게 일신하자는 의미로 보인다. 비대위는 이명박 정부의 대결 위주의 대북정책을 바꿔 ‘유연한 대북정책’으로 갈 것이라고도 선언했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이 유연하게 바뀌고 있는 모습이지만 청와대와 통일부는 '대결위주의 대북정책' 고수하며, 꼼작도 하지 않고 있다. 당의 정책이 바뀌면 검토를 하거나 고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도 아직 묵묵부답이다. 

연일 언론운동시민단체들은 나꼼수 정봉주 전의원의 석방과 MB 멘토 최시중 전방통위원장 구속을, 파업 중인 MBC노조는 공정방송과 불공정방송 책임자 김재철 사장 퇴진을, 부산일보노조는 민주적 사장 부임과 정수장학회 반환을,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언론본부는 남북의 긴장완화를 위한 평화적 교류와 남북 언론인 교류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결자해지한 해법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길 기대해 본다. 

2012년 1월 25일 수요일

미디어렙, 중소언론 살리자...여론다양성위해


이글은 대자보 2012-01-22일자 기사 '미디어렙, 중소언론 살리자...여론다양성위해'를 퍼왔습니다.
[시론]18대 국회는 조종둥과 종편아닌 언론위해 처리 나서라

▲ 언론노조가 지난 17일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미디어렙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언론노조

오는 4월 총선이 임박한 가운데 여야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맞물려 여야 합의로 18대 국회에서 지난해 연말 처리하기로 했던 미디어렙법안이 한 달여 째 늦춰지고 있다. 

미디어랩법안 처리를 놓고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조중동 특혜, SBS 특혜 등의 누더기 미디어렙법안이라면서 처리를 반대하고 있고, 또 다른 시민단체에서는 여론 다양성을 내세우며, 지역방송, 종교방송 등 중소언론의 현실적 문제 해결을 위해, 만족하지 않지만 미디어렙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문방위에서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한 미디어렙법안에 대한 여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단독 처리한 미디어렙 법 13조 3항 중 ‘일간신문(특수관계자 포함)’을, ‘일간신문(방송사업자를 제외한 특수관계자 포함)’으로 바꾸자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특수 관계자에 종합편성채널이 포함돼 미디어렙 소유 지분이 10% 밖에 되지 않는 점을 들어 법안 13조 2항의 지분 40%까지 소유할 수 있게 한 것과 충돌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졸속 날치기 처리로 해프닝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한 미디어렙법안 수정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여당이 단독 상임위를 통해 처리한 법안이기에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5시 한나라당에 의해 소집된 본회의에서도 미디어렙법안에 대해 논의가 됐지만 여야 이견차로 법안처리를 하지 못했다. 이날 미디어렙법안 뿐만 아니라 상정한 모든 법안이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하고 본회의를 마쳤다. 

특히 지난 5일 한나라당은 문방위에서 미디어렙법안을 단독 처리하고, KBS 수신료 인상을 처리하기 위한 소위원회구성까지 날치기를 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당시 단독 처리한 미디어렙법안이 잘못됐다면서 자구(문구) 수정을 얘기하고 있는 뻔뻔함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 1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미디어렙법안 수정안을 논의했지만 여야 이견과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다. 

미디어렙은 제작편성과 광고영업의 분리라는 대 원칙에 입각해 법을 만드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상정된 미디어렙법안을 놓고 조중동 특혜와 SBS특혜’의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타당하다. 하지만 종교, 지역 등 중소매체들이 고사 직전까지 갈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외면할 일만은 아닌 듯하다. 

미디어렙법이 없는 상태를 가정하면 지역, 종교방송 등 중소언론은 생사의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민의를 수렴하는 여론다양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선적으로 지역방송 등 광고취약매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미디어렙법안 제정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디어렙 원칙의 명분보다 현실적 명분이 중요하다. 18대 국회에서 미디어렙법안 처리를 기대해 본다. 

2012년 1월 14일 토요일

정연주 해임 논리 제공 조중동에게 '부끄러움'이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3일자 기사 '정연주 해임 논리 제공 조중동에게 '부끄러움'이란'을 퍼왔습니다.
[기자수첩]중국 오 나라에서 낯가죽을 벗기는 형벌 처했다는데

6명의 KBS 여당 이사들이 정연주 당시 KBS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던 것은 지난 2008년 8월 8일이다. KBS 관계자들은 그날의 일을 ‘8.8사태’라고 부른다. 베이징올림픽이 개막하던 날이었다. 그날 이후, KBS의 풍경을 정말 많이 바뀌었다.
등 비판적 시사고발 프로그램들이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에는 원전 수출 등 국책 사업에 대한 관제 홍보 프로그램, 이병철 생일 기념 열린 음악회 등이 편성됐다. 비슷한 시점에 대통령의 주례연설이 라디오 방송에 정규 편성됐다. 그나마 남아있던 사람들이 '천안함'과 '4대강' 등 권력에 불리한 이슈를 고발하고자 하면 ‘윗선’에서 찍어 눌렀다. 대신에 '국군 장병 돕기 발열조끼 성금' '천안함 희생자 성금' 등 각종 계도 프로그램이 장려됐다. KBS는 정권의 ‘김비서’였다.
정연주 사장이 해임된 다음날, 조중동이 올렸던 환호작약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에 대한 축하와 맞먹던 수준이었다. 2008년 8월 9일 조중동은 베이징올림픽 개막과 나란히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1면에 실었다. 1면을 받아 사회면에선 심층적이고, 상세한 해설 기사를 썼다. 조선과 중앙은 사설까지 쓰며 ‘3단 콤보’로 지면을 마무리했다.
당시 조중동은 정연주 사장의 ‘배임 혐의’를 고리로 적극적이란 표현은 부족할 정도로 공세적인 해임을 건의했다. KBS 여당 측 이사들의 주장 그러니까 법원에 의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논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옮기던 ‘스피커’ 역할을 했다. 어쩌면 해임 논리 자체를 조중동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당시, 조선은 ‘정연주 사장의 경영실패 사례’를 5가지로 정리했다. 배임 혐의는 법적으로 혐의 없음 판결을 받았으니 정정보도라도 해야할 판이다. 조선이 꼽은 나머지 이유들 역시 돌이켜보건데 합당한 것이 하나도 없다. 조선은 '정연주 방송이 좌편향적, 비도덕적, 분열적 틀과 무능경영이었다'며 정연주 사장을 “정권의 낙하산”이라고 규정했었다. 당시, 조선일보가 했던 KBS에 대한 규정은 ‘좌편향’을 ‘정권편향’으로 바꾸면 정연주 체제보단 이병순-김인규 체제의 KBS에게 딱 들어맞아 보인다.

▲ 정연주 사장에 대해 중앙일보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KBS 사장’이라고 했다. 정작, 지금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 이는 누구일까? 08년 8월 9일자 중앙일보 캡쳐.중앙 역시 ‘부실 경영과 편향 방송’이 해임 이유라고 했다. 당시, 중앙은 ‘유로2008 축구중계 방송사고’의 책임까지 정연주 사장에게 물으며 KBS를 “특정 이념과 가치에 치우친 편향방송”이라고 단언했다. 홍석현 회장은 2012년 신년사에서 “의도적인 좌우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사회 현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전하는 것”을 중앙의 지향으로 제시했다. 노골적 편향으로 의도적 좌우 대결을 유도했던 당시 보도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 생각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결을 한 것에 대해선 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해설하던 중앙의 사설 제목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KBS 사장’이었는데, 이 제목은 고스란히 중앙에 돌려져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당시, 동아는 무려 10가지의 해임 이유를 들었다. 지금 읽어보면 정말 가당치도 않은 것들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유 가운데 첫 번째가 경찰을 폭행한 시위대를 취재하지 않은 것은 사장 책임이라고 꼽은 대목이다. 동아의 논리대로라면 KBS가 4대강을 취재하지 않은 것은 김인규 사장의 책임이오, BBK 취재를 않은 것은 이병순 사장의 책임이다. 동아의 논리적 모순은 해임 이유들이 최소한의 논리적 일관성도 맞지 않는 것에서도 확인되는데, 정연주 사장이 ‘취임 이후 유례없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비판하면서 동시에 인건비 절감을 위해 시행한 팀제는 ‘기형적 구조’라고 비판했다.  
각설하고, 이랬던 조중동이 정작 정연주 사장의 해임 근거가 무너진 상황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정연주 사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온 13일 조선일보는 해당 내용을 아예 기사화하지 않았으며 중앙과 동아는 17면과 16면에서 박스기사로 겨우 단신 처리했을 뿐이다.  
딱 잘라 말하자. 이건 언론이 아니다. 도저히 저널리즘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니다. 중앙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라고 했던 정연주 전 KBS사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 직후 기자들에게 “적어도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부끄러워할 줄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기본조건으로 꼽히는 것이 ‘부끄러움을 아는 것’ 즉, ‘염치’다. 고대 중국 오 나라에선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을 ‘박면피’ 그러니까 낯가죽을 벗기는 잔혹한 형벌에 처했다고 하는데 대체 부끄러움이란 걸 아예 모르는 후안무치 조중동은 어찌해야 할까 싶다.  

2012년 1월 12일 목요일

미디어렙 부녀 개념 토크 '40대 아버지와 중2 딸의 대화'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1일자 기사 '미디어렙 부녀 개념 토크 '40대 아버지와 중2 딸의 대화''를 퍼왔습니다.
[미디어렙 기고]

방송광고판매대행법안(미디어렙법안)이 다시 답보 상태에 놓였다. 지난 5일 우여곡절 끝에 미디어렙법안이 소관 상임위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다. 미디어렙법안이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본회의 처리를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오는 15일 종료되는 이번 임시국회 본회의 처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KBS수신료 인상안, 디도스 특검에 돈 봉투 파문 등 미디어렙법 국회 처리에는 악재가 산재해 있다. 미디어렙법안과 미디어 공공성, 다양성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가상 대담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진성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 사무국장의 작품으로 미디어렙법안이 왜 ‘조중동 종편 1차 규제법”이자 “방송 공공성 응급처치법”인지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렙법안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차원에서 게재하며 일독을 권한다.
미디어렙 개념토크 '40대 아버지와 중2 딸의 대화'

딸 : 아빠, 미디어렙 법안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이게 모야? 뭔데 시끄러워?
아빠 : 그런 걸 다 묻다니 개념女구나 우리 딸. 미디어렙 법안은 한마디로, 방송이 돈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는 법안이야. 방송이 광고주들 입김에 놀아나지 않도록 하려면 방송사가 광고 직접 영업을 못하도록 해야 돼. 미디어렙이 대신 광고 영업을 하도록 한 거지. 그걸 정해 놓은 게 미디어렙 법안이야. 방송은 소중하니까.
딸 : 좋은 거네. 근데 왜 시끄러워?
아빠 : 그 이유를 설명할 테니 잘 들어봐. 명박 할아버지랑 한나라당이 자기편 방송 늘리려고 억지로 만든 채널 알지? 조중동 종편 채널이라고. 얘네들도 종합방송을 하는 애들이라 지상파방송처럼 광고 직접 영업을 해서는 안 되거든. 근데 한나라당은 지네가 만든 조중동 종편은 무조건 광고 직접 영업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어. 끝까지 그 입장을 굽히지 않았지. 한나라당이 다수당이라 그들은 얼마든지 자기 맘대로 할 수가 있었어.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언론노조와 언론연대 등 언론 단체들이 여름부터 거리로 나서서 싸웠어. 바위에 계란 치는 심정으로. 모두들 해 봐야 안 되는 싸움이라고 했지. 그냥 차라리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당이 되는 걸 기다리자고들 했어. 하지만 언론노조와 언론연대는 그럴 수 없었어. 무책임하게 기다리기보다 포기하지 말고 싸워보자고 했지. 그리고 열심히 싸웠어.


딸 : 돋는다.. 무식한 싸움을 했던 거네. 근데 그렇게 싸워서 이긴 거야?
아빠 : 절반의 승리였어. 끝까지 “조중동 종편은 무조건 광고 직접 영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던 한나라당이 결국 그 뜻을 굽혔어. 조종동 종편도 지상파 방송처럼 광고 직접 영업을 하지 않고 ‘미디어렙’이 광고 판매를 대신해야 한다는 원칙을 마침내 받아들인 거야.
딸 : 근데 왜 ‘절반’의 승리야?
아빠 : 왜냐면, 한나라당이 조중동 종편의 광고 직접 영업을 ‘당장’ 금지시키지 않고, ‘3년 뒤’부터 금지시키는 걸로 하자고 했기 때문이지. 한마디로 지금부터 3년(종편 “개국”일로부터 3년)을 유예시켜달라는 거였는데, 야당과 언론노조 언론연대는 이걸 받아들일 수 없었어. 그러다가 결국 여야는 지금부터 ‘2년 뒤(종편 “승인”일로부터 3년)’로 유예하는 것으로 합의했어. 일단 당장 법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2012년부터 방송광고시장이 약육강식의 무법천지가 된다는 것을 야당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여야가 합의한 ‘2년 유예’ 안은 종편 직접 영업을 “당장” 금지시켜야 한다는 우리들에게 정말 아쉽기 짝이 없는 것이었어. 하지만 긴 싸움을 통해 “조중동 종편은 광고 직접 영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한나라당도 인정하게 됐고, 조중동 종편을 규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도 얻어냈지. 법안 내용은 아주 아쉽지만, 법안 통과로 종편 규제의 사회적 합의를 1차로 이뤄낸 후에, 2차 법 개정 투쟁을 전개할 힘과 명분을 쥐게 된 거야. 그래서 지금 미디어렙 법안을 사람들은 “조중동 종편 1차 규제법”이라고도 부르고 있어.
딸 : 1차 규제법이라.. 그럼 일단 중요한 첫 걸음은 뗐는데, 남은 과제도 많다는 거네?
아빠 : 응 보완해야 할 것이 물론 아주 많아. 예를 들면, 이런 거. 조중동 종편의 광고 직접 영업을 막으려면, 종편의 광고를 ‘미디어렙’이 대신 판매해야 하는 거잖아. 근데 지금 법안을 보면, 조중동 종편들이 각자 미디어렙을 자기 회사처럼 만들어서 실제로 직접 영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난칠 수 있게 돼 있어. 이게 이른바 ‘지분율’ 문제인데 좀 복잡하지만 어쨌든 이것도 정말 문제거든. 자, 그럼 여기서 입장이 갈리게 돼. 부족한대로 일단 통과시키고 나서 개정 투쟁을 벌일 것이냐, 아니면 부족하니까 통과시키지 말고 제대로 된 법이 나올 때까지 싸우며 기다릴 것이냐. 니 생각은 어때?
어디까지나 절반의 승리
딸 : 글쎄.. 부족하니까 통과시키지 말자고 하는 얘기도 아주 틀린 거 같지는 않은데, 법을 이번에 통과 안 시키면 큰 일 나?
아빠 : 응. 바로 그 부분이야. 아까도 잠깐 말했지만, 이 법안이 지금 만들어지지 않으면 올해부터 당장 방송광고시장은 약육강식의 무법천지가 돼. MBC, SBS 모두 공적인 규제 없는 자회사 미디어렙을 만들어서 각자 사실상의 직접 영업을 하게 돼. 종편은 ‘2년 유예’는커녕, 영구적인 광고 직접 영업 백지 위임장을 받고 뛰게 되지. 이렇게 되면 방송은 온통 ‘약육강식 자본 논리’가 판치게 돼. 자본 권력에 휘둘리고 경쟁하는 방송에 “공공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또 하나, 너도 잘 알겠지만 이런 방송 시장이 돼버리면, 다양한 목소리 그러니까 소수자, 지역의 목소리, 진보적, 공익적 컨텐츠를 만드는 이들은 다 죽게 돼. 한마디로 방송의 “다양성”도 사라지는 거야. 문제는 이런 상황이 한번 펼쳐지면 사후 규제로 상황을 돌이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에 있어. 그래서 이런 무법천지를 막고 최소한의 틀을 만들어내려는 지금의 미디어렙 법안을 사람들은 “미디어 생태계 응급처치법”이라고도 불러.
딸 : 4월 총선 이후에 바로 법을 통과시킬 수는 없어?
아빠 : 그게 된다면, 언론노조와 언론연대가 반드시 지금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그토록 주장할 필요가 없겠지. 하지만 문제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거야. 이번에 통과가 안 되면 사실상 무법 상태를 요구하는 방송사들의 로비는 더욱 거세지게 되고, 입법 동력은 크게 떨어져. 무엇보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해거든. 국회는 총선 후 상임위 구성 들어가는 데에 시간 보내고 곧바로 대선 정국이라 예민한 법안을 입법하는 데에 나설 이유가 없어. 법 보완 개정이라면 모를까 새롭게 입법하는 것은 올해 불가능해. 가능하다면 내년 상반기 이후인데, 내년 정기국회에서 입법한다고 치자. 이미 “2년이 다 흐른 뒤”야. 그때 종편 직접 광고 영업을 당장 금지시키는 법을 통과시켜봐야 어차피 2년이 흐른 뒤라는 거지. 이게 지금 당장 “2년 뒤부터 금지”하자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과 뭐가 다를까. 게다가 그때까지 방송 시장 전체가 무법 상태 약육강식 정글로 방치되고 자본 권력에 그대로 노출돼버리는 문제는 또 어떡하고. 특히 무서운 건, 지상파 방송사들이 당장 올해 자회사 직접 영업을 위한 형식적인 미디어렙을 마음대로 만들어 놓고 나면, 이걸 나중에 법으로 소급해서 해산 내지 규제시키는 것이 어려워진다는 사실이야. 국회가 어떻게든 이번 회기 안에 “조중동 종편 1차 규제법”, “미디어 생태계 응급처치법”인 미디어렙 법안을 일단 먼저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
딸 : 아빠 말은 그러니까 최소한의 보장장치로 미디어렙법을 일단 지금 입법하자? 그리고 후에 개정하자?
아빠 : 빙고~ 바로 “선 입법, 후 개정”으로 가야 한다는 거지! 지금 상황에 응급처치라도 없고 1차 규제라도 없으면 방송시장은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정글이 돼 버려. 이건 누구도 부인 못해. 그러니 어떻게 해야겠어. 골프로 보면 가능성 별로 없는 홀인원만 노리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세월을 흘려보내기보다, 드라이브와 퍼팅으로 전략적으로 공을 몰아가는 거지. 법안이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먼저 입법하고 개정 보완하자는 거야.
지상파 이기주의 첩첩산중
딸 : 오케 접수. 근데도 지금 여야 합의안이 빨리 통과 안 되는 이유가 뭐야 당최?
아빠 : KBS와 MBC, SBS 거대 지상파 방송의 집요한 로비 때문이야. 지상파 3사는 지금 자사이기주의를 앞세워 강력한 로비를 펴고 있단다. KBS는 수신료를 이참에 올리려고 의원들을 협박하고 있고, MBC도 공적인 규제가 없는 광고 직접 영업을 무법 상태에서 펼치려고 미디어렙법을 무산 로비에 나서고 있어. 그게 자신들의 매출을 올려줄 거라고 믿는 거지. 조중동 종편은 2년간 광고 직접 영업을 허용시켜놓고 왜 자기들만 규제하느냐는 불만이야. 불만은 이해하지만, “우리도 방송 약육강식의 정글로 가고 싶어”라고 요구하고 미디어렙 법안 무산을 위해 로비하는 건 정말 너무 아니지 않니. 게다가 MBC의 경우 이 법안이 통과돼도 매출이 줄지 않는다는 결과도 나와 있는데 말이지. 그런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KBS야. 수신료 인상 통과 안 시키면 미디어렙 법안도 무산시켜야 한다고 협박을 하고 있고, 여기에 한나라당 대표단이 휘둘리면서 미디어렙 법안이 무산 위기에 처해 있단다.
딸 : 레알? 와.. 아니 KBS 수신료는 국민들 호주머니에게 가져가는 돈이잖아. 수신료를 올리는 건 국민들 저항이 꽤 있을 거 아냐.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KBS 수신료 올리는 데에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게 정말 KBS가 무서워서야? 국민들은 안 무섭고?
아빠 : 한나라당은 KBS의 협박에 휘둘리는 것도 있지만, 또 하나 이유가 있어. 지난 2008년 기억나지? 조중동 신문에게 방송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을 한나라당이 날치기 통과시킬 때 정말 온 나라가 난리도 아니었잖아. 그때 정부 여당은 “조중동 방송이 생기면 우리나라 광고 시장이 커진다”고 거짓말을 했었어. 한정된 광고 시장에서 방송이 늘어나 약탈전이 벌어지는 일은 없다는 거였지. 근데 지금 보니까, 종편 방송이 조중동 포함 4개나 생겼는데, 광고 시장 크기는 늘지 않게 그대로인 거야. 거짓말이 들통 난 거지.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광고를 새로 늘릴 수는 없으니 기존 KBS 광고 몫을 빼서 조중동 종편에게 가도록 해야겠지. 그래야 자신들이 억지로 만들어낸 종편 방송들이 살아남을 거 아니겠어. KBS 광고를 조중동 종편에게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KBS 광고가 줄어드는 만큼 국민 호주머니에서 KBS 수신료를 올려야겠지. 한마디로 정부 여당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4개나 세우고 그들이 먹고 살도록 하기 위해,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겠다는 거야. 자신들 편인 조중동 방송 특혜를 위해, 그리고 광고 시장이 커진다는 말이 뻥이었다는 것을 숨기려고, 만만한 국민 주머니를 넘보겠다는 게 한나라당 속셈이야. KBS가 이런 한나라당을 펌프질하고 있고. 게다가 한나라당은 자기 편에 서서 방송하는 KBS에 보답을 해주고 싶은 마음도 큰 거야.
딸 : 뭥미... 완전 짱나.. 그런 이유들 때문에, 여야가 법안을 통과 안 시키려는 거야?
아빠 : 응. 웃기지 않니. 게다가 지금 KBS, MBC 기자들이 의원들 뒷조사까지 하면서 협박하고 있다는데, 의원들 겁이 나겠지. 그리고 또 하나 문제는 “조중동 종편 1차 규제법”이자 “미디어 생태계 응급처치법”인 미디어렙 법안 무산을 주장하는 이들이 또 있다는 거야. 바로 민언련과 언소주라는 단체지. 이 단체들은 “이렇게 문제가 많은 누더기 법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참 책상머리에서 할 수 있는 편한 소리지. 그들에게 묻고 싶어. “이번 회기에 통과 안 돼서 벌어질 장기간의, 아니 돌이킬 수 없게 될 지상파와 종편의 직접 영업 무법천지는 어쩔 건데? 그리고 종편에게 영구적인 직접 영업 백지 위임장을 주는 게 나을까 아니면 아쉬운 대로 ‘2년 유예’로 종편 규제 합의를 얻어내고 2차 개정 투쟁을 하는 게 나을까?” 이런 물음에 그들은 제대로 대답을 못하고 있어. 계속 무책임한 원칙만을 주장하면서 미디어렙 무산과 완전 무법 상태를 꿈꾸는 지상파 3사와 조중동 종편에 유리한 국면을 계속해서 조성해주고 있지. 이것이 언론운동 진영 내부의 분열로 비쳐지면서, 야당이 아닌 여당에게 도리어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고 있어. 정말 안타까운 일이야.
딸 : 쩐다... 정말 첩첩산중이네... 정말 이러다가 이번에 미디어렙 법안 그나마 완전 무산되는 거 아냐...
아빠 : 그래.. 지금 바로 그런 위기에 처해있어. 자본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도록 추진해 온 MB 정권의 지난 4년간 언론정책이 이제 비로소 마지막 정점을 찍게 되는 그 시점에 우리가 서 있어. “조중동 종편 1차 규제법”이자 “미디어 생태계 응급처치법”인 미디어렙 법안을 지금 일단 빨리 통과시킨 뒤에, 우리가 모두 힘을 모아 2차 개정 투쟁에 들어가야 해. 더는 소모적인 논란에 시간을 뺏길 이유가 없단다. 개념 딸~ 알겠지?
딸 : 오케. 아빠랑 얘기 나눈 거 정리해서 애들한테 돌릴 테니깐, 아빠도 오늘 내일 바짝 트윗질!!

2012년 1월 6일 금요일

미디어렙 폭풍 보도, 비난 자처한 MBC의 무리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05일자 기사 '한나라당, ‘미디어렙 법’ㆍ'KBS 수신료' 모두 날치기 처리'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 “수신료 소위원회 구성 건은 무효다” 반발

방송광고판매대행법안(이하 미디어렙)과 KBS 수신료 인상 승인안 처리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 모두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표결·강행처리됐다. 두 안건이 가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7분에 불과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전재희)는 5일 정회를 거듭한 끝에, 밤 10시 37분경 전체회의를 개의하고 두 안건에 대해 모두 강행처리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날치기”라고 비판하고, KBS 수신료 소위원회 의결에 대한 무효화 및 소위원회 불참 의사를 밝혔다.
수신료에 이어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된 미디어렙법은 KBSㆍEBSㆍMBC를 공영으로 묶어 1공영 미디어렙을 두도록 했고, 공영 미디어렙 기능을 수행할 기구로는 정부의 전액 출자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를 설립키로 했다.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미디어렙 의무 위탁을 승인일로부터 3년 유예하도록 했다. 종편은 앞으로 최장 2년4개월간 직접 광고영업이 가능하게 됐다. 

SBS에 적용될 민영미디어렙은 방송사 1인의 소유지분 한도를 40%로 했으며,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의 대기업, 일간신문 등의 미디어렙 소유지분은 10% 이내로 제한된다. SBS가 요구해왔던 지주회사는 미디어렙의 주식ㆍ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이와 함께 법안은 각 미디어렙으로 하여금 지역ㆍ중소 방송 지원을 위해 방송광고를 결합판매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방송광고의 균형발전 등을 위해 방송통신위 내에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 1월 5일 오후10시 37분 개의된 문방위 회의에서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 안건과 미디어렙 법 모두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강행처리됐다. ‘KBS 수신료 승인안 처리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 안건 표결에는 한나라당 전재희 위원장과 허원제 간사를 비롯해 강승규, 김성동, 심재철, 이경재, 안형환, 이병석, 이철우, 조윤선, 조진형, 진성호, 진수희, 한선교, 홍사덕 의원과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이 찬성의사를 밝혀 의결됐다. ⓒ권순택

한나라당, 오후 10시 37분 개의…17분 만에 강행처리
밤 10시 37분 경, 전재희 위원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개의를 선언, ‘KBS의 공영성 강화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의 건’을 표결·처리했다.
‘KBS 수신료 승인안 처리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 안건 표결에는 한나라당 전재희 위원장과 허원제 간사를 비롯해 강승규, 김성동, 심재철, 이경재, 안형환, 이병석, 이철우, 조윤선, 조진형, 진성호, 진수희, 한선교, 홍사덕 의원과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이 찬성의사를 밝혀 의결됐다.
이에 회의장 밖에 있던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항의하며 “미디어렙 법 먼저 하기로 한 게 아니냐”, “여·야 간사 간 합의하는 사이에 날치기 처리하는 게 어딨냐”, “민주주의가 이런 거냐”라며 반발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좀, 조용히 해”,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하라”는 등 고성이 오갔다.
민주통합당 김재윤 간사는 “(의결된 안건이) KBS 수신료 인상 소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인데, 그렇다면 더더욱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해야 하는 게 아니냐”, “이것이 여러분이 말하는 민주주의인가”라고 비판했다.
전병헌 의원은 “수신료 소위원회 구성 건을 날치기로 처리하는 이유가 뭐냐”며 “KBS 수신료 문제는 한나라당 때문에 더 꼬인 게 아니냐. 한나라당이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도 날치기 처리하고 도청 등 자충수를 두면서 이렇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오늘도 한나라당이 수신료 안건을 기습상정하면서 틀어진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면서 회의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은 전재희 위원장에 “회의를 진행하시고 미디어렙 법도 빨리 처리하자. 오늘 내로 처리해야 한다”고 건의, 미디어렙 법안도 한나라당 의원들의 강행으로 처리됐다. 안건의 모두 의결되자, 전재희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오후 10시 37분에 개의된 문방위 회의는 54분에 마무리됐다.


▲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 건' 등 한나라당 날치기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무효화'를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권순택

민주통합당, “KBS 수신료 인상 관련 어떠한 논의도 진척될 수 없을 것”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마련해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작정하고 들어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KBS 수신료 소위원회 의결에 대한 무효화, △KBS 수신료 인상을 위한 소위원회 불참 등을 촉구했다.
김재윤 의원은 “오늘 이후로 전재희 위원장의 위원장 자격은 상실됐다”며 “민주통합당은 더 이상 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늘 처리된 KBS 수신료 소위원회 구성 건은 무효다. 앞으로 관련해서 어떠한 논의도 진척시킬 수 없다는 것을 밝힌다”라고 덧붙였다.
전병헌 의원은 “한나라당이 쇄신한다고 하더니 날치기 기술을 쇄신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KBS 수신료 안건을 상정을 처리하면서 15명의 의결정족수를 채우고 허원제 간사가 김재윤 간사를 데리고 추가협상을 하도록 속임수를 써서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또,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묻는다. 도대체 수신료와 미디어렙 법을 연계해서 처리할 수 있느냐”며 “수신료 인상은 MB정부의 4년간의 방송실패의 부담을 수신료라는 국민 부담을 통해 메우겠다는 것으로 가당치도 않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