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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5일 일요일

한국판 '프리 윌리', 돌고래 제돌이 제주바다 돌아간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홍섭기자 블로그 물바람숲 2012-03-13일자 기사 '한국판 '프리 윌리', 돌고래 제돌이 제주바다 돌아간다'를 퍼왔습니다.
서울대공원 돌고래 야생 적응 거쳐 무리 합류…3년만에 고향으로
구좌읍 바다 유력…구름비바위 앞바다는 해군기지로 서식지 파괴


▲서울대공원 돌고래 공연 풀장 안쪽의 대기용 풀장에서 쉬고 있는 제돌이. 풀장 시멘트에 긁혀 부리 앞이 벗겨져 있다. 사진=남종영 기자.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주도에서 불법포획돼 서울대공원에서 쇼를 벌이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야생방사 결정을 내렸다.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돌고래 야생방사'다. 

▶관련 기사: 쇼하는 피에로 돌고래 노예 해방 ‘세기의 재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인간에게 처음 관찰된 건 2007년 11월4일이다. 고래연구소는 제주도에 서식하는 돌고래의 사진을 찍어 식별번호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돌고래의 등지느러미를 찍으면,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개체를 구별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붙여진 제돌이의 개체 식별번호는 'JBD09'(Jeju Indo-pacific Bottlenose Dolphin)였다. 제주도에서 9번째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라는 뜻이다. 

그런데 제돌이는 2009년 5월1일 제주도의 돌고래공연업체 퍼시픽랜드로 잡혀 들어오게 된다. 그날 제돌이가 그물에 걸렸고, 어민은 미리 짠 대로 얼마간의 돈을 받고 퍼시픽랜드에 넘긴 것이다.

원래 그물에 걸린 돌고래는 수산업법에 따라 즉시 방류하거나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퍼시픽랜드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자신의 수족관으로 가져온 뒤, 약간의 조련을 거쳐 서울대공원에 팔았다. 


▲남방큰돌고래의 등지느러미는 개체마다 모양이 다르다.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이를 통해 개체를 식별할 수 있다. 사진=고래연구소.

이번 서울시의 결정은 그런 불법행위를 되돌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제돌이가 지난 2009년만 해도 야생에서 헤엄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불법포획돼 서울대공원으로 팔려온 점, 외국에선 이미 돌고래 야생방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서울시의 결정은 당연한 일이지만,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선제적이다.  

일부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의 트윗 발언을 거론하며 공격하고 있다. 박 시장은 19일 오전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 가는 도중 이렇게 말했다.

지금 서울대공원에 있는 돌고래 제돌이를 만나러 갑니다. 구럼비 앞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해 보려 합니다."
이 트윗을 보고 일부 언론에선 구럼비바위, 그러니까 강정 해군기지에 야생 방사장을 설치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박 시장의 발언은 그런 뜻이 아니라 상징적인 은유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전 연안이 하나의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항과 협재 해수욕장을 지나고 성산 일출봉과 중문 앞바다도 거치고 구럼비바위 앞에서도 헤엄친다. 남방큰돌고래는 생애 내내 제주도를 돌고 돌고 또 돈다.

고래연구소가 2007년부터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연안 1㎞ 안쪽의 해안가를 빙빙 돌고 있다. 한 바퀴를 빙 돌기도 하고, 남쪽으로 갔다가 북쪽으로 되돌아 가기도 한다. 불규칙적으로 해안가를 도는 것이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특정 해역에 자리잡고 살지 않는다. 이를테면 협재 해수욕장에서 발견한 남방큰돌고래가 제주항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성산 일출봉 앞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이 돌고래들은 고래연구소의 사진 식별 작업을 통해 이미 '신원'이 확인된 상태다.



이 때문에 제주도 연안에 야생 방사장을 설치할 경우, 제돌이가 기존 무리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은 100%에 가깝다. 그곳은 구럼비바위가 됐든 협재 해수욕장이 됐든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야생방사장은 바다 한가운데 가두리처럼 지어지며, 돌고래는 이곳에서 산 생선을 먹는 훈련을 하면서 점차 인간에서 멀어지게 된다. 먹잇감을 잡아먹는 걸 다시 배우는 셈이다. 

제돌이는 10살을 넘겨 수족관에 잡혀 왔다. 약 3년 가까이 갇혀 있었는데, 어느 정도 적응을 거치면 스스로 먹이를 잡는 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생에서 10살까지 먹이를 스스로 잡아 먹어 왔기 때문이다.(반면 수족관에서 탄생한 돌고래들의 야생 적응이 가장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야생 방사장은 연안의 바다 한가운데 설치된다. 될 수 있으면 바다가 잔잔한 곳에 설치해야 좋다. 그래야 훈련요원들의 접근이 쉽기 때문이다. 또한 남방큰돌고래들이 자주 나타나는 지역일수록 좋다. 그래야 최종적인 방사 이전에 될 수 있는 한 자주 만나면서 서로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북동쪽 해안(애월항~협재 해수욕장)과 북서쪽 해안(종달리~구좌읍)에서 자주 관찰된다. 고래연구소에서 남방큰돌고래를 연구하는 김현우 연구원은 이런 점을 감안해 제주도 북동쪽 구좌읍 바다가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제주도 야생의 바다에서 뛰놀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들. 사진=고래연구소.

물론 해군기지가 들어서지 않는다면 구럼비바위도 좋은 야생방사 터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해군기지는 114마리밖에 남지 않은 남방큰돌고래의 서식 환경을 악화시킬 게 자명하다. 거대한 군함에서 나오는 소음과 잠수함 음파 등은 돌고래를 교란시킨다. 돌고래는 음파를 사용해 위치를 추적하기 때문이다.

강정읍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의 해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바다 속에서 물질을 하고 있으면, 돌고래가 다가와 돌을 집었다 놨다 장난을 치곤 하죠. 그러던 고래가 최근 들어 많이 없어졌어요."

남방큰돌고래는 갈수록 개체 수가 줄어들어 이제 114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무리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에서는 해군기지의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영향은 물론 서식 사실조차 기록되지 않았다.

지금은 구럼비바위의 폭파 소리에, 나중에 해군기지의 소음에 남방큰돌고래들은 괴로워할 것이다. 얼마 전 강정에 갔다가 이런 피켓을 본 적이 있다. '강정의 평화는 남방큰돌고래가 돌아오는 것'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제주 강정 마을과 한국의 사회적 자본


이글은 한겨레신문 hook 2012-03-13일자 기사 '제주 강정 마을과 한국의 사회적 자본'을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유럽에서 잠시나마 일을 해본 유학생. 학업을 마친 후의 미래는 오리무중.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살며 일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한 사람. 세계에서 살고 싶지만, 아직 한국말도 잘 못하는 사람. 트위터: @TellYouMore


다시 한 번 한국 사회는 갈가리 찢기고 있다. 사회적 갈등을 풀어가는 한국 사회의 처참한 수준이 강정 마을 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제주 해군 기지 건설 이외의 문제에서 국가의 방향과 정책에 연대할 수 있었던 시민들은 해군 기지라는 단일 주제로 서로 비난하고 냉소하며 평생을 보지 않을 원수처럼 돌아선다.
사실 매번 이랬다. 새만금, 부안 핵폐기장, 4대강, FTA 그리고 제주 해군 기지까지 한국 사회 내 주요 쟁점들은 사회 구성원 간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난 후에야 어물쩍 넘겨져 왔다. 사회의 규범과 네트워크, 그리고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나타내는 사회적 자본의 축적은 국내 정치 지도자들의 불필요한 추진력과 일방향적 리더쉽에 밀려 매번 찬밥 신세에 머물렀다.삼성경제연구소가 2009년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세계 7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사회적 자본 수준에서 한국은 세계 25위, OECD 가입국에선 22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제주 해군 기지 건설. 표면적으론 쇠사슬로 서로의 몸을 묶고 연좌 농성을 벌이는 주민 및 활동가와 불법을 서슴지 않는 공권력, 이와 더불어 구럼비 바위로 대표되는 환경 보호와 경제 개발이라는 대립적 가치가 갈등의 핵심인 듯 보인다. 하지만 사실 제주 해군 기지 건설엔 이 문제들과 함께 수많은 사회적, 국제적 갈등 요소들이 얽혀있다. 이 모두 사회 구성원 간 논의와 양보를 통해 합의로 풀어야 했던 점들이었다.
너무 늦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라도 강정 마을의 핵심 갈등 요소 두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지금 제주 해군 기지 갈등의 범위를 확장시켜 갈등의 강도를 낮추지 않는다면 타협과 합의는 요원할 뿐이다.
첫째로 중앙 정부의 일방향적 리더쉽이 문제였다.
강정 마을 해군 기지 건설은 총 예산 9,770억 원이 들어가는 국책 사업이다. 하지만 부지 결정은 불과 한 달여 만에 내려졌다. 이제 강정 마을 주민의 대부분은 해군 기지 건설 정책에 전문가가 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주민들은 6년 전 정부의 일방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들며 “난 전혀 몰랐던 일”이라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만큼 당시 정부와 찬성파에게 가졌던 배신감과 불신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상대방을 신뢰할 수 없다면 양보와 타협은 있을 수 없다. 신뢰는 사회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필수요소. 세계은행은 1997년 보고서에서 사회적 신뢰가 10% 높아질 때 경제 성장은 0.8%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 정치 지도자들의 추진력은 종종 사회적 갈등 문제의 초기 갈등 비용을 회피하려 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후 더 큰 갈등을 촉발해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여 사회적 자본을 갉아먹는다.
둘째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이는 한국 균형 외교의 축이 무너질 수 있다.
KBS 김용진 기자의 저서 에 드러난 위키리크스 미국 대사 비밀문서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 대사는 문서에서 중국을 괴물로 표현하며 “중국 파워의 부상에 직면하여, 아시아 본토에 유일하게 주둔하고 있는 우리 군대를 철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라는 미국의 입장을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버시바우 대사는 남북한이 통일된 이후에도 주한 미군 기지 철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이런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볼 떄 제주 해군 기지는 미국이 중국 견제용으로 용이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제주 해군 기지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도 역사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KBS 김용진 기자의 조사에 따르면 1947년 이승만이 제주를 미군기지로 1969년에는 박정희가 제주를 오키나와 대신 미군 핵 기지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중국이 제주 해군 기지의 불편함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한 일.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한미, 한일 무역 교역량의 합을 넘어선 한중 무역량이다. 한국의 중국 경제 의존도가 점점 더 커지는 상황에서 제주 해군 기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이고 있는 한국 균형 외교의 축을 무너뜨릴 수 있다. 이런 복잡하고 전략적인 문제를 단순히 반미주의자에 소행으로 밀어붙이는 일부 극우 신문의 행태는 사회적 갈등의 기폭제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은 국익을 언급하며 강정 해군 기지의 지속적인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에겐 민주주의에 핵심 가치인 타협과 신뢰를 바탕으로 둔 사회적 자본에 축적보단 당장 눈앞에 있는 총선이 우선이다. 해군 기지로 국민을 갈라치기 하여 재벌 개혁, 정권 심판론, 측근 비리, 그리고 정수 장학회마저 모두 덮어버릴 심산이다. 지난 10일 “국민의 방송” KBS가 네이버 톱 1면으로 올린 “제주 해군 기지 총선 쟁점화” 기사는 이 두 정치인의 의도에 화답하는 듯 보이는 움직임이었다.
한국 사회는 갈등 그 자체에만 집중할 뿐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선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갈등의 해결 과정은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축적된 사회적 자본에 기반을 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9년 발간한 에서 “사회적 자본은 저성장 및 양극화 시대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해준다.”라고 주장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결과보다 그 과정이 중요하다. 수백 년 동안 주민의 노력과 믿음을 바탕으로 쌓아온 강정 마을의 공동체가 제주 해군 기지 건설 갈등으로 한순간에 파괴됐다. 이미 신뢰라는 본질이 무너진 상황.
도대체 우린 무엇을 위해 갈등하고 반목하는가?

2012년 3월 16일 금요일

강정에는 인권도 법도 없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15일자 기사 '강정에는 인권도 법도 없다'를 퍼왔습니다.
‘국책’ 내세운 무법천지의 현장

강정 해군기지 건설공사 현장에 야당대표와 몇몇 국회의원이 들어가 자기들의 주장을 폈다. 함석헌처럼 흰 턱수염이 까맣게 탄 두 볼을 덮은 72세의 가톨릭 신부가 알몸으로 공사장 앞 바닷물에 들어가 보란 듯이 소리쳤다. “철조망을 철거하라.” “해군기지 결사반대!” 한 신문의 1면 머리기사에 난 사진 한 장은 찬반 간에 사람들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해군의 발파작업 버튼을 누른 며칠 뒤 마침 찬반 양쪽 세력이 숫자 자랑이라도 하듯이 몰려들었던 집회는 고성능 스피커의 앙칼진 목소리로 끝난 듯싶었다. 해괴하게도 높다란 펜스를 둘러친 강정교 건너 공사장 정문 앞 시위는 100여 명의 경찰이 바리케이드처럼 양쪽에 38선을 긋고 있을 뿐 별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2만 원짜리 현행범
일은 그 며칠 뒤 벌어졌다. 공사장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잡아갔다. 방석모로 무장한 전경들은 일단 지시만 떨어지면 아예 소탕작전을 벌인다. 반대자들의 손엔 몽둥이도 돌멩이도 쥐어져 있지 않다. ‘결사반대’의 피켓과 ‘구럼비를 살려주세요.’ 펼침막을 들고 있을 뿐이다. 공사장 안에 들어간 사람은 30여 명. 이들은 모두 현행범으로 잡혀갔다. 이틀 밤을 경찰서 유치장에 가두고 나서 풀어주고 나면 2만 원의 벌금 통지서가 나온다. 이들이 유치장에 있는 동안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지 정문 앞에서 인권탄압 사례보고대회를 열었다. 30여 명의 경찰이 겹겹이 둘러친 가운데 경찰을 성토했다. 2백여 미터 떨어진 공터에 경찰 버스 3대와 수백 명의 경찰이 출동 준비를 하고 서 있다.
한 활동가는 말한다. “3월 7일에 경찰은 주민 50여 명을 오도 가도 못하게 했습니다. 경찰이 앞뒤로 둘러싸고 ‘고착’ 시켰습니다. 감금이나 다름없지요. 거기는 공사장도 아니고 공사장 출입문 앞도 아닙니다. 강정교 다리 위지요. 왜 버스가 다니는 길도 못 가게 하는가, 길도 경찰이 샀는가, 왜 막는가? 우리는 항의했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한 할머니가 소변을 보아야겠다 해도 막무가냅니다. 기자들이 다 보았습니다. ‘내가 이 자리에서 바지를 벗고 볼일을 보아야 하느냐?’라고 사정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는 말했다. “전쟁포로도 화장실은 보내준다. 유치장에 갇힌 사람도 화장실은 보내준다. 경찰은 무슨 법으로 ‘이동의 자유’를 막는가”
이틀 뒤인 3월 9일엔 해군기지공사장 안으로 들어간 29명은 모조리 경찰에 연행됐다. 재물손괴죄 혐의다. 철조망을 망가뜨리거나 펜스를 부쉈다는 것이다. 누가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다 잡아 다가 조사했다는 것이 경찰 쪽 말이다. “누가 했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사람들을 따라 좁은 펜스 사이에 몸을 집어넣었을 뿐이다.” 이 혐의를 벗는 데 48시간이 걸렸다. 그들이 현행범인가. 그들은 자기가 무슨 혐의로 체포됐는지 고지받지 못한 채 끌려갔다.
현행범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혐의는 명백하고 중대해야 하며 그것을 피의자에게 알려야 한다. 경찰은 경찰서에 와서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할 뿐 범죄혐의를 고지하지 않았다. 뒤늦게 쫓아간 변호사가 경찰에게 물었다. “그것은 불법체포 아닙니까?” “불법은 아닙니다. 오인체포라면 몰라도…”


▲ (제주=뉴스1) 오대일 기자 =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구럼비 바위' 인근 발파 작업이 사흘째 이어진 9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포구 위에서 한 종교인이 상복을 입은 채 기도하고 있다.

묻지 마 체포 - 무법천지
이들이 모두 재물손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보다 경찰이 잘 안다. 그곳은 그저 공사장이 아니다. 무장한 군인만 눈에 띄지 않을 뿐 요새와 같은 철통 같은 경비를 하고 있다. CCTV 카메라가 24시간 작동하고 있고 경비견도 있다. 오히려 일망타진 몽땅 잡아가 겁을 주려고 일부러 출입을 내버려둔 것이 아닌가,보고 있다. 실제로 재물손괴 혐의로 영장이 떨어진 사람은 긴급체포한 20여 명 가운데 신부 한 사람과 목사 한 사람뿐이다. 기껏해야 무단침입죄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행범 체포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견해다. 경찰은 범죄예방차원에서 그들을 경찰서에 ‘놓아두었다.’라고 말한다.
혼자서 카약을 타고 구럼비 바위가 있는 해안가로 간 활동가들도 제지당했다. 구럼비 바위를 만져보는 것도 죄인가. 강정 바닷물에 발을 담그는 것도 죄가 된단 말인가. 무슨 일을 할지는 두고 보아야 알 수 있지 남의 마음을 경찰 마음대로 재단하는 것을 법은 허용하지 않는다.
대법원 판결은 얼마 전 명백하게 밝힌 바 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농민들이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서울로 향하려는 것을 경찰이 막았다. 경찰은 이들을 공무집행방해로 체포했다. 이들은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버스를 가로막는 경찰에게 비키라고 소리치며 시비한 것뿐이다. 대법원은 경찰들의 공무집행이 위법이라고 선고했다. 경찰의 제지는 공무집행이 아니었다. 직권의 남용이다. 경범죄일수록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법치국가의 상례다. 적용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법을 엄격하게 지켜야 할 경찰 스스로 법을 남용하면 그건 경찰이 아니다. 무력으로 상대방을 강압하는 폭도와 무엇이 다른가. 강정에서는 이러한 일이 거의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강정의 해군기지 건설 사업이 ‘국책’이라 해서 경범죄처벌법은 물론 어떤 형사법규도 어떤 행정 관계법규도 배제되지는 않는다. 지난날 ‘국책’이라는 이름 밑에 얼마나 많은 범법과 인권유린이 있었던가!
권력자들은 유신의 이름 밑에 영구 독재의 아성을 쌓았다. 불과 40년 전 일이다. 그보다 훨씬 전인 60여 년 전에는 ‘빨갱이 토벌’이라는 이름 밑에 엄청난 살육이 자행되었고 한라산 주변 사방 산간 마을은 불태워졌다. 그때도 미 군정 또는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불법이 자행되었다. 그것이 국책이었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엄정한 법집행의 최전선에 있는 경찰의 이러한 불법을 감독, 시정하는 국가기관이 보이지 않고 그 시정 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폭력의 세계에서는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 국책이 발동되는 상황에서 법의 감독 감시기관이 도리어 불법을 독려하는 기관으로 타락하는 것은 불행한 전례였다. 인권유린의 방치는 헌법 파괴로 직결된다.
용역도 ‘국책용역’인가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선 용역도 보통 용역이 아니다. 그들은 마치 전경처럼 ‘현행범’ 체포에 나서고 수사요원처럼 현장 채증에 동원되고 있다. 심지어 폭행까지 했다고 한다. 인권유린고발 대회에서 한 변호사는 그 사례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문규현 신부가 공사장 안에 들어갔을 때 용역 직원이 문 신부의 뺨을 때리고 다리를 찼다. 공사장에 들어온 활동가들에게 “왜 이곳에 들어왔느냐 개새끼!” 심지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신부와 목사 옷을 입은 성직자들을 붙잡아 경찰에 넘긴 사람들도 이들 용역이었다고 한다.
경찰이 없는 곳에서 택시기사가 강도를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건 미담이다. 그러나 이 건설 현장엔 기동경찰은 물론 수사경찰도 좍 깔렸었다. 공조치고는 희한한 공조였다. 여성활동가들, 특히 외국인 활동가들을 때리고 만지며 주무르는 것은 야만의 극치다. 유신치하에서 노조운동가에 대해 자행되었던 야만적인 성희롱이 언제 또 일어날지 강정의 여성은 치를 떨고 있다.
캠코더의 진실
해군기지 건설현장 정문 앞 집회에서 이중호라는 증인이 겪은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3월 9일 반대 시위군중과 경찰이 대치하여 옥신각신하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다. “제 앞으로 ‘캠코더’가 떨어졌습니다. 저는 그것을 주웠습니다. 그때 한 경찰관이 저를 향해 돌진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캠코더가 시민의 것인 줄 알았고 경찰이 그것을 뺏으려 하는 줄 알고 도망쳤습니다. 쫓아오는 경찰관이 ‘저놈 잡아!’라고 소리쳤습니다. 저는 도망칠 곳이 없음을 느끼고 멈칫했고 ‘캠코더’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제 몸이 공중으로 날아갔습니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경찰관이 2단 옆치기로 자기를 찼다고 한다. 안경이 날아갔고 캠코더를 떨어뜨렸다고 한다. 그는 폭행죄, 탈취죄, 공무집행방해죄 현행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되어 서귀포경찰에 넘겨졌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 캠코더는 여경의 것이며 이 청년이 여경을 폭행하여 탈취했다는 것이다. 넘어진 것도 경찰의 2단 옆치기가 아니라 도망가다가 제물에 넘어진 것이라고 경찰은 주장했다. 경찰서에 변호사가 와서 경찰에게 범죄혐의사실을 묻자 경찰은 이 청년이 여경을 폭행하고 캠코더를 탈취한 것은 모르고 캠코더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경찰을 폭행과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할 방침이다.
무너지는 헌법의 전초진지
강정의 해군기지건설현장에서 부서지고 깨어지는 것은 구럼비 바위만은 아니다. 얻어맞고 잡혀가고 벌금 무는 기지반대자들만이 아니다. 헌법의 인권조항들이 유린당하고 파괴되는 가공할만한 사태가 해군과 경찰 그리고 용역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헌법의 사각지대인가. 강정의 기지반대자들은 법 밖에 내동댕이쳐져 인권유린과 탄압의 대상일 뿐인가.
현장이 죽으면 법은 없다. 만행은 누구에 의해서도 저질러질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무서운 것이 공권력의 남용이다. 검찰이나 사법부는 너무 멀고 그 신뢰 또한 약하다. 변호사마저 이 헌법파괴의 현장엔 ‘가뭄에 콩 나기’다. 제주대학의 신용인 교수는 강정 현지에서 말했다. “인신의 자유를 누가 보장해야 합니까. 국책사업이 인권에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2012년 3월 13일 화요일

[사설] 이어도를 분쟁지역으로 내몰려고 안달인 자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2일자 사설 '[사설] 이어도를 분쟁지역으로 내몰려고 안달인 자들'을 퍼왔습니다.
이어도 관할권 문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성격상 분쟁 당사국 간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영토 문제인데다, 4·11 총선을 앞두고 제주 강정에 건설중인 해군기지에 대한 찬반 논란까지 맞물려 있는 탓이다.
한국의 최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떨어진 지점에 있는 수중 암초인 이어도의 관할권이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유엔해양법이 발효한 1994년부터이다. 해양법은 해안선으로부터 200해리(약 370㎞)까지를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어도는 두 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이 겹치는 부분에 들어 있다. 이런 경우 양쪽이 합의해 경계선을 정해야 하는데, 아직 두 나라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게 이어도 문제의 본질이다.
지난 3일 ‘이어도가 중국 관할 해역의 일부’라고 주장한 류츠구이 중국 국가해양국장의 발언도 기본적으로 이런 흐름의 연장선 위에 있다. 다만 그가 “국가해양국은 중국 관할 해역에 대해 정기적인 권익보호 차원의 순찰과 법집행을 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정기순찰 대상 해역에는 이어도가 포함된다”고 말한 부분은 주시할 대목이다. 중국이 기존의 의례적인 관할권 주장을 넘어, 이전보다 관할권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가적인 법·제도 조처를 취하는 것이라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외교당국은 중국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엄정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토 문제는 법률 차원을 떠나 해당국 국민의 감정과 역사, 문화,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므로 민감하기 짝이 없다. 사안의 폭발성이 매우 크므로 엄중하지만 냉정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이 있는 언론의 책임은 누구보다 막중하다.
이런 점에서 이른바 조·중·동이라 불리는 보수언론들의 이어도 보도 태도는 무책임·선동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이어도 관할권 주장을 영토 야심으로 규정하고, 이를 제어하려면 해군력이 필요한데 좌파들이 제주 강정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것을 보니 이어도를 중국에 갖다 바치려는 것 아니냐는 흉포한 논리를 전개한다. 마치 일본 에도막부 시대에 금지된 기독교 신자를 가려내기 위해 그리스도가 그려진 그림판을 밟고 지나가게 하는 ‘후미에’ 작전을 보는 것 같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과 이어도는 절대 일대일 조응관계가 아니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이어도를 앞세워 기지 찬반을 압박하는 태도는 애국심을 이용한 정치공세이자 협박이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영진위 ‘잼 다큐 강정’ 상영 결정 왜 미루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7일자 기사 '영진위 ‘잼 다큐 강정’ 상영 결정 왜 미루나'를 퍼왔습니다.
독립영화 지원한다는 전용관에서도 상영 불가? 자기검열·외압 의혹


영화진흥위원회가 직영극장 인디플러스의 운영방침을 어겨가며 ‘Jam Docu 강정’ 상영을 계속 늦추고 있어 ‘지나친 자기검열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영진위는 “검토”, “조만간”을 반복하며 개봉여부에 대한 결정을 무한정 미루고 있다.

문제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인디플러스(신사동에 있는 영화관) 운영방침을 어기면서 불거졌다. 지난해 12월 16일, 운영위는 ‘Jam Docu 강정을 이달 중에 상영한다’고 결정했고 이를 영진위에 알렸다. 그러나 1월 10일 돌아온 대답은 ‘불가’였다. 운영위는 12일 상영 결정을 집행하지 않는 이유를 공식적으로 물었고, 16일 영진위는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인디플러스는 자체 프로그래머가 다음 달 상영 계획을 늦어도 1주 전까지 넘기거나 운영위원회가 심의·결정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상영을 결정한다. 영진위는 ‘집행’을 담당한다. 인디플러스는 대표적인 독립영화 상영관으로 주목을 받았던 독립영화들이 상영돼온 상징적인 곳이다.


잼 다큐강정.

문봉환 영진위 국내진흥부장은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상영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모든 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건 아니”라며 “일반적인 극장과 배급사의 관계처럼 조율을 하고 있으며 언론에 보도된 대로 최종적으로 불허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외압이나 자기검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은실 인디플러스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은 “영상물등급위원회를 통과한 영화를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상영 못한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 위원장은 “영진위가 운영규정을 어겼다”면서 “근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징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영화가 개봉한지 한 달이 가까이 되면서 상영관이 줄어들어 감에 따라 배급사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 배급사시네마달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독립영화는 극장 하나가 아쉬운 상황인데 독립영화전용관에서조차 상영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진위가 블록버스터영화 제작사와 대기업 배급사가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점점 설 곳이 줄고 있는 독립영화를 지원하기는커녕 되레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지, 독립영화 진흥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공공기관으로 다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Jam Docu 강정’은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제주 강정마을을 배경으로 8명의 감독의 작품을 모은 다큐영화로 지난해 12월 22일 막을 올렸다. 국회에서도 상영한 바 있다. 17일 현재 매일 상영하는 곳은 전주 시네마테크 디지털독립영화관, 인천 영화공간 주안뿐이다. 서울은 건국대 KU시네마테크, 상상마당은 각각 2~3일에 한 번, 토요일 마지막 시간대에 상영하고 있다.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4대강 보 두 동강 날 판…재준설엔 1조원 비용"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6일자 기사 '"4대강 보 두 동강 날 판…재준설엔 1조원 비용"'을 퍼왔습니다.
'생명의 강 연구단' "4대강 안전성 문제 심각…공개 토론해야"

이명박 정부가 건설한 4대강 보 16개 가운데 12곳에서균열과 누수, 역행침식 등 각종 문제가 발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구미보와 낙단보 등은 붕괴 위험까지 있다는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생명의 강 연구단'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고대회를 열고 4대강 보에서 발견된 누수, 균열, 역행침식, 재퇴적, 물고기 떼죽음, 농경지 침수, 수해 등 각종 문제점을 공개했다.

"물받이공 유실…보 본체가 두동강 날 수 있다"

경북 구미보와 낙단보는 물받이공이 유실된 상태로 나타나는 등 안전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받이공은 보 밑의 모래나 암반에 콘크리트 등 재질로 설치돼 보의 안정성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낙동강 일대의 보는 국제규격상 대형댐에 해당하는데 기껏 높이 1m 수준의 보를 기준으로 공사를 했다"며 "그 결과 구미, 낙단의 경우 물받이공이 유실됐고 달성, 강정의 경우 유실이 간접 확인됐으며, 합천 함안의 경우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모래 위에 콘크리트 덩어리를 얹어놓은 형국"이라면서 "물받이공 유실로 보 아래부분 모래가 모두 유실될 경우 보 본체가 두 동강 날 수도 충분히 있다. 몇 년 뒤 보 중에서 일부 주저앉는 것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낙단보는 고정보 본체 하단 이음새와 수문 바닥 이음새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누수현상이 발견됐다.

그는 "통상 암반 위에, 청결한 상태로 콘크리트 처리해 보를 건설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4대강에 설치되는 대부분의 보 본체는 암반 위에 건설되지 않았고 물이 보 본체 아래 부분을 통과하도록 차수벽을 설치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 하류부에 설치되는 물받이공은 콘크리트로 시공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것도 발파석(사석)과 개비온 매트릭스를 이용해 설치했다"면서 "그 결과 지난번 홍수에 구미보·낙단보·세종보 등의 물받이공이 유실됐고, 강정보·달성보·합천보·함안보도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물 새는 보, 16개 중 12개…국토해양부 발표보다 심각"

보에서 물이 새는 누수 문제도 지난달 국토해양부가 공개한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는 상주보 누수가 논란이 되자 16개 보를 점검한 결과 9개 보에서 누수현상이 발견됐다고 밝혔으나, 생명의 강 연구단 조사에서는 이보다 3개 더 많은 12개 보에서 심각한 균열 및 누수현상이 확인됐다.

세로 균열과 누수가 확인된 보는 이포보, 백제보, 승촌보 등 3곳이다. 앞서도 환경단체들은 이포보의 균열 문제를 지적했으나 국토해양부는 '얼음띠'라며 인정하지 않고 얼음띠 제거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연구단은 이번 조사 결과 "여전히 균열이 확인됐다"고 다시 반박했다. 박창근 교수는 "국토해양부는 균열이 발생한 지점의 정확한 위치조차 알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재퇴적의 문제도 지적됐다. 합천보 상류 율지교 인근의 경우 재퇴적율(퇴적량/준설량)이 최고 76.2%, 평균 67.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낙동강 전체를 볼때 적어도 재퇴적 비율이 25~3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박 교수는 "한마디로 '헛준설'이라며 "이를 다시 준설하려면 약 8000~1조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고 꼬집엇다.

"물고기 떼죽음에 2억 원 날려…농민 피해도 심각"

4대강 공사에 따라 농민들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남한강 이포보 상류직역 대신면 양촌리에 사는 한 농민은 "지하수의 고갈로 양어장이 말라 치어가 다 죽어 2억 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남한강 준설공사에 따라 수위가 낮아져 양식하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것. 그러나 정부는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며 보상 요구를 거부했다.

낙동강 합천보와 함안보 인근 고령군 우곡면 연리들에서는 지하수위 상승으로 주로 수박 농사를 짓는 60만m²(약 18만평)에 달하는 농경지에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합천보와 함안보 인근 농경지는 무리한 공사로 인해 홍수 때 침수피해 예상 면적이 400만평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단은 "4대강 사업은 결코 녹생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졸속으로 진행된 실패한 국책사업"이라며 "국토부는 지금이라도 거짓말로 진실을 감추지 말고 공개적으로토론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더 큰 재앙을 예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이날 발표 내용에 대한 반박 자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은하 기자

2012년 1월 15일 일요일

영진위, 강정-4대강 다큐 상영? "못해"


이글은 레디앙 2012-01-13일자 기사 '영진위, 강정-4대강 다큐 상영? "못해"'를 퍼왔습니다.
인디플러스 상영 불발…도 무산돼


▲포스터.
제주 강정마을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직영하는 인디영화 전용상영관 인디플러스에 정식 개봉을 제안하였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 거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배급사인 시네마달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시네마달은 한 트위터의 질문에 답하면서 "다른 에선 상영중이구요. 영진위가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상영관 인디플러스에 개봉을 제안하였으나, 개봉할 수 없다고 하네요. 명확한 근거 없이 상영할 수가 없다고 하니, 속상하고, 화가나고 그런 상황이네요."라는 내용을 올렸다. 
명확한 근거도 없이 상영 불가
영화 은 8인의 독립영화 감독(경순, 최하동하, 최진성, 양동규, 홍형숙, 권효, 정윤석, 김태일)이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되면서 평화롭던 마을이 '전쟁'을 방불케하는 갈등의 현장으로 바뀐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다큐멘터리이다.
영화의 공동체상영 배급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지연 사무국장은 "5인의 독립영화 전문가로 구성된 인디플러스 운영위원회가 지난 12월 에 대한 상영을 심의 의결했다"며 "하지만 1월에 열린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영진위 실무자가 영화 상영에 대한 상부 재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영화 촬영 장면.(사진=시네마달)

이에 대해 인디플러스 운영위 신은실 위원장 한대행은 "지난 운영위에 참석한 영진위 실무자도 '영위가 의결한 상영작을 영진위가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말했으며, 현재 운영위는 영진위 측에 인디플러스 상영작을 결정할 권한이 운영위에 있음을 알리고 상영을 거부한 근거와 이유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한 상태"라고 전했다.
영진위는 상영 거부 이전에도 4대강 사업을 다룬 다큐멘터리 상영을 거부한 바 있다. 한독협 이지연 사무국장은 "작년에 라는 4대강 사업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상영을 요청하였으나 거절 당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는 정식 개봉작이 아니어서 영화관에 상영할 때는 영진위 등급 분류 면제 추천이 필요했지만, 이번 강정 다큐멘터리는 지난 해 11월 25일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으며 이미 서울의 상상마당, KU씨네마테크, 부산 국도 예술관, 전주 디지털 독립영화관, 인천 영화공간 주안 등에서 상영하고 있다.
신은실 위원장권한대행은 "의 경우에는 영진위가 등급 분류 면제 추천을 내주지 않았으며, 이것이 의도적인 표현 자유 침해가 아닌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의 경우에는 정상적으로 상영등급 심사를 받고 지난달 22일에 개봉한 작품인 만큼 반드시 인디플러스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관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시네마달

2012년 01월 13일 (금) 19:00:09

고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