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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9일 일요일

"투표소 무더기 변경, 나꼼수가 맞았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8일자 기사 '"투표소 무더기 변경, 나꼼수가 맞았다"'를 퍼왔습니다.
뉴스타파 첫 방송 “임의적 관할 조정, 의심쩍은 투표소 변경 수십곳”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현 정부 출범 이후 해직 당한 언론인 등이 제작한 인터넷 방송 ‘뉴스타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이슈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노종면 ‘뉴스타파’ 앵커(YTN 해직기자)는 27일 유튜브 등에 공개된 첫 방송에서 “(뉴스타파 취재팀이)서울시 선관위로부터 투표소별 변경내역을 확보하고, 선관위 해명을 하나하나 따져보니 이해할 수 없거나 의심쩍은 투표소 변경이 구별로 수십 곳에 달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게 투표소가 변경된 것은 뉴스타파가 확인한 것만 6~7곳”이라고 밝혔다.
노종면 앵커는 “부득이한 변경이라던 선관위 해명은 거짓말이었다”며 “일선 공무원들이 선관위 입장에 맞춰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 앵커를 맡은 노종면 YTN 해직기자.

강북구 번2동의 경우, 지난 2008년 이후부터 강북문화정보센터가 투표소로 이용돼 왔지만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 당시 이 투표소와 1km 이상 떨어진 한 어린이집으로 투표소가 변경됐다. 번2동 주민센터 담당공무원은 ‘당시 강북문화정보센터 교실에 수업이 있었고 주민 편의 때문에 바뀌었다’고 했고, 서울시 선관위도 ‘수업으로 임차 불가’라고 했지만, 취재 결과 선거당일 해당 장소에서 수업이 전혀 없었고 엉뚱하게 다른 투표구의 투표소로 이용됐다.
또 노원구 상계1동, 은평구 신사2동 투표구도 선관위쪽이 공개한 문건에는 ‘평일  수업으로 인한 임차 불가’라고 표기돼 있었지만, 수업이 없었고 다른 투표구의 투표소로 사용됐다. 서울시 선관위측은 밝힌 사유와 실제 사실이 다른 이유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노종면 앵커는 “투표소의 무더기 변경이 임의적인 관할 조정에 따라 이뤄졌고, 지역별 정치 성향에 따라 투표소 변경이 좌우된 의혹을 확인했다”며 다음 주에 뉴스타파를 통한 공개를 예고했다.
이어 뉴스타파는 정연주 전 KBS 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국회 위증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최시중 위원장이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2008년 3월)당시 KBS이사장과 대학동기였기 때문에 가끔 만나는 자리가 있었을 뿐이고, 구체적으로 정(연주) 전 사장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논의를 한 일이 없다”며 사퇴 압박을 부인한 것에 대해, 정연주 전 사장이 뉴스타파를 통해 “거짓말”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김귀수 KBS 기자가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 혐의 관련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 대해 기사를 썼지만, 편집 과정에서 이 기사는 누락돼 방송되지 않았다. KBS는 메인뉴스에서 이 무죄 판결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정연주 전 사장은 당시 김금수 이사장을 직접 만난 결과, 최 위원장이 김 이사장에게 “정연주 때문에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 “이사회에서 정연주 사장을 어떻게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이근행 뉴스타파 PD(MBC 해직PD)에게 밝혔다. 정 전 사장은 “김 이사장은 ‘방송법에 임명권은 있어도 (해임하는)면권(免權)은 없어 KBS 이사회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잘랐”지만 “(최 위원장이)그 뒤 만나서 또 그런 얘기 했다”고 밝혔다. 당시 최 위원장은 김 이사장을 세 번 만나 이 같은 ‘사퇴 압박’을 했다고 정 전 사장은 전했다.

지상파 3사는 최시중 위원장과 '양아들'로 알려진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의 비리 의혹에 대해 소극적으로 보도했다.

또 정 전 사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최 위원장이)‘동아일보 있을 때 언론자유를 위해서 싸우다 감옥 갔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70년대 중반에 (최 위원장은 언론투쟁 현장에) 얼씬거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최시중 위원장 관련 비리 의혹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지상파 방송사를 “방송언론의 최시중 눈치보기”라며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1월5일부터 25일까지 메인뉴스를 조사한 결과, 최시중 위원장의 ‘양아들’로 알려진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에 대한 보도가 KBS는 5일 리포트, 8일 단신으로 이틀간, MBC는 5일, 7일, 9일 리포트로 3일간, SBS는 10일 리포트로 하루만 보도돼 소극적 보도에 그쳤다. 
또 같은 기간 KBS는 ‘최시중 양아들’이라고 한 번도 보도한 적이 없었고, ‘정용욱’이라는 실명은 8일 한 차례만 언급했다. SBS는 ‘정용욱’ 실명을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고 지난 11일 한 차례만 ‘최시중 양아들’이라고 보도했다. MBC만 이 기간 중에 ‘최시중 양아들’, ‘정용욱’ 두 표현을 메인 뉴스에서 사용했다.
또 뉴스타파는 KBS가 정연주 전 사장이 대법원에서 배임 혐의와 관련한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을 보도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기사 편집 과정에서 누락된 KBS 기사 , 을 소개하며, 노종면 앵커는 “정연주 무죄판결 (기사)누락을 KBS의 최시중 눈치보기 또는 봐주기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SBS의 경우 골프선수 정연주는 다뤄도 정권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정연주 사건은 KBS와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뉴스타파는 위키리크스를 통해 현 정부가 올해 14조 원 규모의 무기 도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배경,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취재로 체포당한 이상호 기자의 취재 과정을 다룬 미디어몽구 김정환씨의 ‘전두환을 지켜라’,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 문제를 다룬 변상욱 CBS 대기자의 논평 등도 다뤄 총 43분간 방송됐다. 
방송 이후 현재 트위터 등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woorimam)은 “오래간만에 진정한 뉴스”라고 밝혔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redmilk1000)은 “간만에 뉴스다운 뉴스 봤네요. 뉴스타파 지지하고 응원합니다!”라고 밝혔다.
소설가 공지영씨는 트위터(@congjee)에서 “얼마나 어려운 상황들이신지 얼핏이나마 아는 저로서는 눈물겹네요. 그나저나 이런 뉴스 못 봐서 손실된 우리들의 권리는 어떻게 책임을 묻는지요. 이런 뉴스가 나오지 못한 지난 4년 동안 우린 얼마나 바보였는지요”라며 “뉴스타파 자발적 시청료 받아 우리 고생하는 해직자 스텝들 차비라도 보태야되지 않겠나요?”라고 밝히기도 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제작진은 ‘낡은 것들을 타파하는 뉴스이자, 뉴스답지 못한 뉴스를 타파한다는 뜻’으로 정권에 대해 할 말을 못하고 있는 기성 언론들의 뉴스를 깬다는 의미에서 뉴스 제호를 로 확정했다. 유튜브 채널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주 1회 방송될 예정이다. 첫 방송에는 이근행(PD), 노종면(앵커), 변상욱(칼럼), 박중석 정유신(취재), 권석재 미디어몽구(영상), 정대웅(기술), 김현익(AD), 최유리(리서치)가 참여했다.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사설] 사실관계도 틀린 박 위원장의 SNS 선거운동 제동


이글은 한겨레신문 2912-01-19일자 사설 '[사설] 사실관계도 틀린 박 위원장의 SNS 선거운동 제동'을 퍼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상시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엊그제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나온 박 위원장의 발언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선거 당일 후보자들은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는데 에스엔에스 등에서 특정 후보의 지지·반대를 허용한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헌법상 비밀투표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 위원장의 이런 지적은 번지수가 틀렸다. 비밀투표의 원칙은 다른 사람들이 내가 누구를 찍었는지 묻거나 밝히도록 강요하는 것을 금지한 것일 뿐 스스로 자신의 선택을 밝히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니다. 또한 후보자도 선거 당일에 온라인에서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에서 선거운동을 못하기는 후보자든 유권자든 마찬가지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르면서 단단히 착각을 한 것이다.
박 위원장의 이런 문제제기는 에스엔에스 선거운동에 한나라당이 보여온 부정적 기류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나라당은 선관위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국회 입법권을 침해한 월권행위”라며 못마땅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표면적으로는 절차상의 문제를 따진 것이지만 내심 에스엔에스 선거운동 허용이 한나라당에 불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박 위원장과 한나라당이 굳이 형평성을 따지려거든 에스엔에스 선거운동에 제동을 걸기보다는 오히려 규제를 과감히 풀어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옳다. 에스엔에스 선거운동은 상시 허용하면서 오프라인 선거운동은 규제하는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 헌법재판소에서 한정위헌 결정을 받은 선거법 93조 1항뿐 아니라 사전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254조 2항의 개정도 시급하다. 투표 당일 지지·낙선 운동을 할 때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합법이고 일반 휴대전화는 불법이라는 선관위 지침도 문제가 많다. 한나라당은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의 형평성을 들어 에스엔에스 선거운동 허용을 막으려 들지 말고 일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인터넷과 에스엔에스 등을 통한 선거운동은 이미 대세가 됐다. 이 거대한 흐름을 막으려는 시도는 돌멩이 몇 개로 한강을 메우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 위원장과 한나라당은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2011년 12월 19일 월요일

[사설]디도스 수사 청와대 개입 의혹 철저히 규명하라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18일자 사설 '[사설]디도스 수사 청와대 개입 의혹 철저히 규명하라'를 퍼왔습니다.
지난 10·26 재·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점입가경이다. 청와대 박모 행정관이 디도스 공격의 주범 공모씨와 저녁을 함께한 것으로 밝혀진 데 이어 청와대가 수사결과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씨가 검거된 직후부터 경찰 최고 수뇌부와 청와대가 교감을 한 뒤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 문안을 조율했다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범행 전날 회식에 참석한 사실과 디도스 공격을 둘러싼 돈거래 내역 두 가지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 의혹의 줄거리다. 청와대와 경찰은 의혹을 일축했지만,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두 차례의 전화 통화에서 수사 내용에 대해서만 물었다고 해명했다. 첫 번째 통화에서는 박 행정관이 재·보선 전날 1차 식사자리에 참석한 것이 사실인지를 물었고, 두 번째는 주요 참고인과 피의자들 간 돈거래에 관한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조 청장은 박 행정관이 이번 사건과 큰 관련이 없다는 수사팀의 판단을 전해줬고, 금전거래에 대해서는 개인 간의 거래로 추정된다고 설명한 것이 전부였다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청와대 직원이 연루된 정황이 나온 마당에 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일상적인 문의와 답변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동안의 수사 태도를 감안하면 경찰이 처음부터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고도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일부를 숨겼다고 의심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또 백번 양보해서 청와대 고위인사가 사건의 은폐를 직접 요청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수사에 대한 언급 자체가 사건 축소 압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청와대가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이 같은 의심은 경찰이 박 행정관에 대한 수사를 경찰청이 아니라 서울경찰청에 맡긴 것에서도 뒷받침된다. 박 행정관의 연루 사실을 일부러 숨기기 위해 이례적으로 다른 기관에서 수사토록 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만약 청와대 관계자가 디도스 공격에 개입하고 수사에 압력을 넣었다면 사건의 성격은 종전과 크게 달라진다. 야권에서 제기한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어차피 이번 사건은 대충 무마될 수 없게 돼 있다.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 체제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마당에 여권으로서도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넘길 수는 없다. 검찰과 경찰은 디도스 공격의 진실뿐 아니라 청와대 수사 개입 의혹까지 모조리 규명해야 한다. 특히 경찰은 설득력 없는 해명으로 의심을 자초할 게 아니라 그동안 청와대와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부터 소상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국민이 의혹의 시선을 거두게 된다.

[사설] 청와대, ‘선관위 공격’ 은폐 외압 사실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8일자 사설 '[사설] 청와대, ‘선관위 공격’ 은폐 외압 사실인가'를 퍼왔습니다.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 대한 디도스 공격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중요 사실을 숨기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뜩이나 경찰의 은폐·축소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불길이 청와대의 외압 의혹으로 더 커진 것이다.
최근호는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경찰은 애초 청와대와 협의를 한 뒤 청와대 행정관 박아무개씨가 선거 전날 디도스 공격 관련자들과 저녁자리를 함께한 사실과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공격 주범들 사이의 돈거래 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 수석급 관계자와 경찰 최고 수뇌부 사이에 핫라인이 작동했다고 전했다. 사정당국 관계자의 발언 내용은 충격적이다. 청와대가 선관위 공격의 실체 규명에 핵심적인 두 가지 단서를 은폐할 것을 경찰에 종용한 셈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조율을 거친 사안을 경찰이 자체적으로 뒤집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청와대와 조현오 경찰청장은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 청장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두 차례 통화를 해 수사 상황을 설명한 일은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조 청장과 통화한 당사자로 알려진 김효재 정무수석 쪽도 “압력을 넣은 일이 없고 넣을 입장도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박희태 국회의장의 의전비서였던 김아무개씨가 범행을 주도한 공아무개씨에게 1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지난 7일 오전 청와대에 보고했고, 그날 오후에는 박 행정관의 저녁자리 동석 사실을 청와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 정무수석이 조 청장과 통화한 시점이 7일과 8일이고, 경찰 수사 결과는 그 직후인 9일 발표됐다. 두 사람의 통화가 발표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어설픈 해명으로 은근슬쩍 뭉갤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청와대 외압이 사실이라면 디도스 공격 이상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범죄’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에 스스로 치명적 손상을 입히는 일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외압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몰락한 것은 도청 그 자체보다 닉슨의 거짓말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 검찰도 성역 없는 수사로 진상을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

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소통 막는 건 먹통 정권의 말기 현상"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12일자 기사 '"소통 막는 건 먹통 정권의 말기 현상"'을 퍼왔습니다.
[오홍근의 '그레샴 법칙의 나라']"놀고들 자빠졌네"

맨 정신으로 이 나라의 이 시대를 살아가기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한 두 사람도 아니고, 절대 다수 국민들의 속을 박박 긁어놓는 'MB의 세상'에서, '백성 노릇'하기가 너무나도 고되다고들 말한다. 100마디의 불평이나 꾸짖음보다도, 참다 참다 단말마(斷末魔)의 비명 같은 외마디 욕설을 내지르면서, 울화통을 삭혀내는 현상들도 그래서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식의 카타르시스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그 때문일 것이다. 속가슴에 농축되어 있다가 용수철처럼 튀어 나오는 소리, "지랄하고 자빠졌네"라는 욕설이 요즘 유행이다. 한 지상파 TV의 사극에서, 세종임금이 한글 창제를 결사반대하는 중신과 사대부들을 향해 쏘아댄 욕이다. 세종은 백성을 무한히도 사랑한 임금이었다. 소통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 군왕이었다. 읽고 쓰기 쉬운 한글을 만들어, 왕과 사대부와 백성들이 힘 안들이고도 소통하는 수단 삼고자 몸을 던진 학자요, 현인(賢人)이었다.

실제로 세종이 그렇게 욕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자'와 '소통'을 자기들만의 기득권으로 끌어안고 있는 상류층 인사들의 모습이, 그에게는 '지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세종대왕이 살아서 최근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 테러사건을 보았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아마도 천인공노할 초대형 소통방해사건으로 지목했을 것이다. 서슴없이 "지랄하고 자빠졌네"라 쏘아붙였을 것이다


▲ 10.26 재보선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은 경찰 수사에서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9급 비서 공모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났다. ⓒ뉴시스

민주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야비한 범죄였다. 축구시합은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게 되어 있었다. 시합에 참여해야할 관계자들도 모르게 경기장소가 효창구장으로 바뀌었다. 장소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어야할 게시판은 누군가 먹칠을 하고, 알아 볼 수 없게 아예 휘장으로 가린 뒤 못질을 해버렸다. 당사자들의 경기참여를 원천봉쇄한 것이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런 식으로 투표장소를 바꾸고, 컴퓨터를 공격해 마비시킴으로써, 바뀐 투표소를 알아볼 수 없게 한 짓거리가 이번 사건이다.

물론 선거공보에 변경된 투표장소가 기재돼 있다하나, 요즘 선거공보 보고 투표소 찾아가는 사람 별로 없다. 대개 전에 하던 데 찾아서 간다. 특히 컴퓨터를 통해 장소 알아본 뒤 투표소 찾아 나서는 젊은 층이 골탕을 먹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야권후보에 우호적인 젊은 층의 눈을 가린 사건이다. 소통을 막아 투표 못하게 한 사건이다. 여당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투표소는 야당성향이 강한 강북지역에서 더 많이 바뀌었다. 서울시 전체 투표소 가운데, 15% 정도인 332곳이 8ㆍ24 무상급식 투표소 있던 곳에서 자리를 옮겼다. 그 중에서도서대문구는 48%, 금천구는 43%나 되었다. 선관위는 그 많은 투표소가 장소를 바꾼 이유를 딱 부러지게 설명하지 못 하고 있다. 그렇게 '투표소 변경'에서 수상한 냄새가 나더니, 디도스 공격을 놓고 '짐작한 수순'대로, '북한 소행'이라는 한 '보수신문'의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그쯤해서 어딘가 '잘못된 듯'하다.

어쩌다 한 국회의원의 9급비서가 꼬리를 잡혔다. 작전은 이렇게 전개된 듯하다. 우선 겉보기에도 국제무대에서 벌어지는 무슨 007영화를 방불케 한다. 청와대 인사와 국회의장ㆍ이 국회의원ㆍ저 국회의원의 비서들이 서울의 호화 룸살롱에서 밤을 새우는 술판을 벌이고, (심부름꾼인) 27세의 9급비서가 (누군가의 지령을 받아) 필리핀에 가 있는 행동책에게 임무를 전달하면, 국제전화로 다시 서울의 대원들에게 사이버 공격명령이 하달되어 작전이 개시되는 등, 전 과정이 번쩍이고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는 양상이었다.

선관위 공격에는 좀비PC가 1500~2만 대는 동원됐을 것이고, 그 비용만도 결코 적지 않았으리라는 전문가들의 증언도 나왔다. 그리고는 이 나라 경찰 사이버테러 대응센터의수사결과가 발표되었다. '한 국회의원의 27세 된 9급비서가 저지른 단독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그걸 믿으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럴 수는 없다. 우선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벌어졌던, 한나라당의 '난리법석 과정'을 짧게나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이 지난해의 지방선거에 이은 몇 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 8ㆍ24 무상급식 투표와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계속된 패배를 거치면서, 지도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에 불을 댕긴 직접적인 불쏘시개가 된 것만은 맞는 이야기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경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한나라당에서는 이미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 당 차원에서 관련이 있는 사건이고, 당도 파악하고 있다는 인상이 너무나 짙게 풍겨 나왔다.

혁명적으로 쇄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재창당과 당의 해체이야기도 나왔고,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쓰기도 했다. 필경 당 대표가 사퇴함으로써, 한나라당을 와해 직전까지 몰고 간 사건이었다. 다른 기관도 아닌 한나라당 정권의 경찰이 수사를 진행중인 때, 한나라당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졌었다. 경찰과 아무런 교감도 없이, 그토록 철저하게 한나라당이 공포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믿는 사람 거의 없다.

전적으로 대통령과 당대표에 대한 미움 때문에 그랬다고 볼 수도 없게 돼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사건이라면, 뺨 때린 사람이 적어도 9급비서보다는 좀 더 '거물'이어야 맞다는 이야기다. 최고위원 가운데 한 명도 그동안 공공연히, 9급비서 혼자의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해왔다. 그런데도 '단독범행'이라는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코멘트는 나왔다.

한나라당의 사무총장이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일부 보좌진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으로 전체 보좌진의 사기가 꺾여서는 안 된다"며 "윤리의식을 가져달라"고 했다.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한 것은 일부 보좌진'이라는 이야기였다. 사실상 '윗선이 없는' '단독범행'임을 기정사실화 했다. 경찰이 '단독범행'임을 발표하고, 당 차원에서 기정사실로 못 박음으로써 아귀가 맞아들어 갔다. 정권차원에서, '단독범행'이라는 무리수를 감행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 믿겠는가. 그것은 소통의 먹통을 의미한다. 필자도 고약한 소리 좀 해야겠다. 그야말로 "놀고 자빠졌네"다. 소통을 막는 것은 먹통정권의 말기 현상이다.

연장선상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요즘 계속해서 '눈부시게' '놀고'있다. 개인 간의 소통 내용까지 들여다보는 온라인 여론 장악방안을 놓고, 이 궁리 저 궁리 하던 그 위원회가 드디어 일을 냈다. 지난 7일 SNS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심의를 담당하는 '뉴 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SNS 심의는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여부를 판단하는 중인데도 그랬다. 한나라당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의 디지털위원장이 '권한남용과 시대역행'을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더 이상의 과대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죽하면 미국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도 "한국정부의 트위터나 페이스 북 검열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하는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의 질문이 나왔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인터넷에서도 적용돼야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망신스러운 이야기다.

그러나 남이야 뭐라 하건 이 나라 방송통신위원회는 계속 '놀고'있다. 지난 6일 저녁에는 최시중 위원장이 주요대기업 광고담당 임원과 광고업계 간부들을 종로의 한 중국음식점에 불러 모아놓고 "광고를 비용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보고 광고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종편에 대한 광고를 늘리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아마도 시청률과 광고 수주 등 종편 쪽 사정이 잘 안 풀리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중동에 대한 '빚'을 갚고 있는지도 모른다. 허나 할 일이 아니다. 'SNS 심의'나 '광고압력' 역시 소통은 안중에도 없는 말기 현상이다.

인천지방법원의 현직부장판사가 한미 FTA에서 문제 될 수 있는 사안들을 조목조목 적시해가면서 대법원장에게 건의문을 냈다. 대법원 산하에 TF를 설치해 우리의 사법 주권이 침해당하지 않는지 연구 검토하는 조치를 취해 달라는 건의였다. 160여명이나 되는 판사들이 동의했다. 당초 이런 뜻이 알려지자 대법원장은 점잖게 꾸짖었다.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 법관은 항상 진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맨 것은 대법원장 자신이었다. 부장판사를 향한 꾸짖음이 MB 귀에 들어가기 바란 게 아니냐는 '오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부장판사의 건의문은 진정성이 넘쳐났고, 법관들의 언행은 신중하면서도 정확했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사법부에서 만이라도 소통이 건강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오홍근 칼럼니스트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청와대까지 번진 ‘선관위 테러’ 의혹, 몸통 떨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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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조현오 경찰’, 꼬리 자르기 부실수사…윗선개입 의혹, 서둘러 진화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돕는 것이 최구식 의원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다.…젊은층 투표율이 선거에 영향을 많이 줄 것으로 보고 투표소를 못 찾게 하면 투표율이 떨어지지 않겠나 생각했다.”
서울시장 ‘선거 방해’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 출신 공아무개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이다. 10월 26일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자행됐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선거캠프 ‘홈페이지 테러’ 사건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목적은 ‘젊은층 투표율을 떨어뜨리기’,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돕기’ 등이라는 얘기다. 핵심은 누가 뭐래도 이번 사건의 배후, 진짜 ‘몸통’을 찾는 일이다. 경찰은 예상대로 꼬리 자르기 부실수사 결과를 내놓았다. 12월 9일 오후 공씨의 '단독범행'이라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정치권 안팎의 많은 인사가 경찰 수사를 예견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가 주도한 단독범행인 것처럼 결론을 내리고 윗선은 없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예측은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언론은 12월 8일 오후 ‘속보’라는 타이틀까지 달면서 공씨가 단독범행을 자백했다는 경찰 주장을 전했다.


©CBS노컷뉴스

그러나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 한 명이 윗선의 지시 없이 수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고, 최고 10년형에 이를 정도의 사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중범죄’를 술자리 말장난처럼 추진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소설 같은 얘기’를 믿을 사람들은 거의 없다.
검찰이 대규모 수사팀을 구성해 경찰 수사를 사실상 재수사하겠다는 전하는 것도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오 경찰’은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조직의 중차대한 문제의 방향타가 될 수도 있었던 이번 수사를 예상대로(?) 꼬리 자르기 부실수사로 결론을 내리면서 스스로 궁지에 몰렸다.
경찰이 윗선 개입 의혹을 서둘러 진화한다고 논란이 가라앉는 것은 아니다. 경찰 발표는 한나라당도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실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공씨의 입에 의존한 결과 발표는 근본적인 한계를 담고 있다.
게다가 ‘선관위 테러’ 사건을 풀어줄 중요한 열쇠인 10월 25일 저녁 술자리에 박희태 국회의장 김아무개 비서는 물론 청와대 박아무개 행정관도 있었던 게 드러났다. 경찰은 청와대 박아무개 행정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박 행정관은 박희태 국회의장실 김아무개 비서 등과 저녁 자리에 동석했으며 김 비서는 자리를 마친 이후 강남 룸살롱으로 공 비서를 불러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행정관은 강남 룸살롱에는 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저녁 술자리에서 선관위 테러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 여부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가  강남 룸살롱 자리에서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에게 ‘선관위 테러’ 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한겨레 12월 9일자 6면.

10월 25일부터 10월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저녁 자리와 강남 룸살롱 자리 등에 청와대 행정관(룸살롱은 가지 않았다고 주장),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 등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와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가 사건이 불거진 이후 사표를 제출했다고는 하지만 사건 당시 그들의 직책은 엄연히 국회의장 비서와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수행비서였다.
경찰은 적당한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지만, 검찰 수사도 예고돼 있고, 국회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 도입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12월 9일자 사설에서 “해결책은 하나뿐이다. 야권이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다. 여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받겠다고 신속하게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진짜 몸통’을 찾는 작업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승수 의원은 “경찰은 사건의 몸통인 '윗선 개입'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 또 한 번 무능함을 증명했다. 이 건은 결국 경찰이 여전히 '정권의 시녀'이자 '검찰의 도우미'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관위 “김제동 투표독려 위법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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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관계자 아니고 특정 후보 지지 없어… 검찰, 트위터 겁주기 효과 노렸나

검찰이 투표 참여를 독려한 방송인 김제동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나선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트위터를 통한 김씨의 투표 독려에 대해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쪽에서는 검찰이 논란이 되는 선거법 잣대를 들이대 여론을 압박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선관위 공보과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선거 모니터링을 하면서 김제동씨가 투표 당일 날 트위터에 투표소 앞에서 찍은 사진 올린 것을 봤는데 위법 사항은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트위터에 닥치고 투표라면서 투표 독려를 한 것이 위법인지’ 묻자 “선관위에서는 김제동씨가 법 위반을 했다고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당일에 올라온 게시물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사실관계를 파악을 했다”며 “(김제동 등 유명 방송인이)위법한 것은 없다. 유명인 관련해서 투표 위반 행위 조사가 그때 이후로 더 이상 진행되는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선거 당일 ‘선거캠프의 주요인사’ 등이 특정 후보에 대한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위법하다고 판단하지만, 김씨의 경우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제동씨는 선거 당일 트위터에 투표소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닥치고 투표’, ‘퇴근하시는 선후배님들과 청년 학생 여러분들의 손에 마지막 바톤이 넘어갔습니다. 우리의 꿈을 놓지 말아주세요. 제발’ 등의 글을 올렸다.


▲ 김제동씨가 지난 10월 26일 재보선 당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인증샷.

이에 따라 이번에 검찰이 한 시민의 고발로 김제동씨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는 것은 무리하게 위반 혐의를 적용해 논란만 자초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논란의 핵심은 그동안 SNS에서의 투표 독려에 대해 유권자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독소조항’이라고 불린 공직선거법 93조와 254조 조항을 검찰이 어떻게 적용하는지다.
선거법 93조는 선거일 180일 전부터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문서·그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기타 유사한 것을 배부 또는 게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254조는 이를 처벌(2년 이하 징역, 400만 원 이하 벌금)토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검찰 등이 이 법 조항을 여권에 반대되는 의견을 사실상 ‘억압’하는데 적용해 왔다는 점이다. 선거일 180일 전에 인터넷에 비판적 의견을 올려 법적 처벌을 당한 사례가 다수다.
블로거 정아무개씨는 지난 대선 50일 전에 자신의 블로그에 ‘Extreme Dirt Mr. Lee'라는 문구와 함께 이명박 후보의 사진을 넣은 글을 게시해 기소됐다. 회사원 홍아무개씨는 지난 2008년 총선 3개월 전에 인터넷한겨레 토론방에 ‘예상대로 움직이는 박근혜’라는 제목으로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해 기소됐고, 벌금1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최근에는 트위터 계정 2MB18nomA를 가진 송아무개씨가 트위터에 한나라당 낙선의원 명단을 올려 벌금형을 받게 된 것의 단초도 선거법 93조 위반 혐의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쪽은 “김제동의 트윗은 수사 대상도 안 된다”며 “검찰이 SNS에 대한 엄포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권자자유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에서 “‘투표 인증샷’에 대한 검찰 수사는 ‘김제동’이라는 개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라며 “대표적 방송인에 대한 상징적 수사를 통해 모든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권자자유네트워크는 “이명박 대통령과 나경원 후보자를 비롯해 수많은 정당 관계자가 투표하는 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자는 말도 하지 못 하는 것은 명백한 유권자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투표독려와 투표율은 정치적 이해의 대상이 아니며, 수사 대상조차 되지 않는 ‘투표 인증샷’에 대한 검찰 수사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첫 보도를 한 조선일보 9일자 기사에 따르면, 시민 임아무개씨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김제동씨가 트위터에 투표 인증샷을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글을 올려 투표를 독려한 행위는 당일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반된다”며 김제동씨를 고발했다.
임씨는 고발장에서 “김씨는 선거 당일 트위터에 투표소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닥치고 투표 …’, ‘퇴근하시는 선후배님들과 청년 학생 여러분들의 손에 마지막 바톤이 넘어갔습니다. 우리의 꿈을 놓지 말아주세요. 제발’ 등 4건의 글을 지속적으로 올렸다”며 “많은 시민들이 김씨가 박원순 후보 지지자라는 사실을 아는 상황에서 이는 명백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임씨는 “김씨의 트위터 팔로어가 60만 명이 넘고, 김씨가 올린 글이 선거 당일 수많은 매체를 통해 실시간 전파된 만큼 이는 단순한 투표 독려 행위를 넘어서는 행위”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석재 총무부장(검사)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제가 듣기로는경찰에도 같은 내용을 고발했다가 취하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그랬다해도 (다시 고발장이 들어오면) 혐의내용에 따라 수사에 들어갈 수는 있는 것”이라며 "경찰을 통해 수사를 지휘할지, 직접 수사할지까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