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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빅브라더가 욕심 낼 빅데이터, 어떻게 관리하고 있습니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12일자 기사 '빅브라더가 욕심 낼 빅데이터, 어떻게 관리하고 있습니까'를 퍼왔습니다.
[미디어 테크놀로지] 클라우드와 SNS, 모바일, 그리고 빅데이타

앞으로 최소 5년 동안 시대를 풍미할 기술을 꼽으라고 한다면 클라우드, SNS, 모바일, 그리고 빅데이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월에 열린 IT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가트너 IT 심포지움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숨가쁘게 변화하는 IT업계의 기본 속성상 5년이란 시간은 거의 영원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다. 위의 네 가지 기술은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다. SNS가 가장 위 정점에 있고 이는 빅데이터를 생산하며, 이들 지지하고 있는 인프라 측면 클라우드 기술과 개인화 측면의 모바일 기술이다.

SNS은 이러한 기술 변화를 추구하게 하고 유도하는 핵심 컨텐츠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SNS는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지금까지 서로 만나고 전화로 통화하여 맺는 인간관계는 수십 명, 많아야 200~300 명 정도였지만, SNS는 수 천명까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한다. 비록 느슨한 관계이긴 하지만, 실제로 현실에도 활용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몇 년 후 만나면 서로 서먹서먹하기 조차 했던 관계가 SNS를 통해서 계속 소통을 한다면 마치 어제 만난 사람처럼 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이미 파악을 하고 만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SNS는 더 많은 사람을 알고 싶고, 기존의 인간관계로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소통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에 기초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SNS는 기술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인간관계 맺기는 기업 조직 운영을 할 때 매우 필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느슨하게 많은 사람들을 알아야 하는 기업에는 정확하게 맞는 소통기법이다. 따라서, 현재의 SNS은 필연적으로 기업 조직으로 들어가게 된다. 최근, 기업에서 SNS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기업의 핵심 역량 중 하나가 직원과 직원과의 소통, 직원과 고객간의 소통, 직원과 협력사의 소통이다. 이 소통을 잘 하는 기업은 성공한다. SNS이 이러한 소통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전세계적으로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9억 명이라고 한다. 거의 2 개월에 1억 명 씩 증가한다고 한다. SNS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모바일 때문이다. 모바일은 스마트폰, 패드, 태블릿과 같은 디바이스를 활용한 기술이다. 모바일이 단어가 주는 의미인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만 강조했다면 SNS는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초기의 스마트폰을 만들 때, 마이크로소프트, 블랙베리, 노키아 등 세계적인 회사들은 모두 스마트폰의 ‘모바일’ 기능이라는 기본 개념에서 빠져 나오질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지고 다닐 수 있는 PC에 집착했고, 블랙베리는 가지고 다니면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폰에 집착했고, 노키아는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기능이 많은 휴대폰에 집착했다. 스마트폰의 ‘모바일’ 기능만 강조했고 이들은 실패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PC처럼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이메일을 받고 보내는 것은 훌륭한 기능이었으나 사람들은 거기에서 머무르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은 기존의 ‘모바일’ 폰도 아니고 PC도 아닌 전혀 다른 형태의 스마트폰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은 현장에서 바로 폰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렸다. 그리고 나의 위치를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오픈했다. 수없이 많은 다양한 앱들이 쏟아졌다. 책 한 권에 해당하는 매뉴얼 없이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3G 네트워크는 이러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소비자는 애플과 안드로이드에 열광했고 당연히 이들의 성공은 SNS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새로운 시대는 기존의 컨셉을 빠져 나왔을 때 열리는 것이다. 

모바일이 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컨셉이 있다. 모바일은 개인이 들고 다닌다. 모바일은 남과 공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바일은 특정한 개인의 정보를 양산할 수 있는 기계이다. 모바일은 개인의 현재 위치, 개인이 전화/문자한 내용과 시간, 각종 어플들을 사용할 때 입력한 데이터, 개인이 구매하고 소비한 결과등 개인에 대한 거의 모든 족적을 남기고 다니는 기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개인의 위치정보, 개인의 통화정보는 법적으로 노출을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데이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법적으로 필요시에는 개인의 위치정보나 통화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현재 위치정보는 개인의 동의하에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기업은 고객의 정보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고객이 매달 카드사용료 낼 때나 콜센터에 전화를 할 때, 데이터가 생기는 정도이다. 고객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이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양산하는 모바일 덕분에 그 고객이 자주 다닌 곳을 통해서 고객이 어떠한 것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고객이 SNS에서 그 기업 대한 불만을 잔뜩 써놓은 경우, 기업이 원한다면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달에 한 번 정도 카드 값을 내는 것은 데이터 1 건을 만들지만 자신의 위치정보는 한 달에도 수백 건이 될 수 있다. SNS에서 기업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도 수 십 건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데이터이다. 아마도 기존 데이터의 수백 배 이상 규모일 것이며 데이터의 형태도 일반 데이터와는 아주 다르게 사진정보, 위치정보, 우리가 사용하는 평상 언어 (자연어) 등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초대용량, 비정형 데이터를 전문용어로 ‘빅데이터’ 라고 한다. 빅데이터가 떠오르는 이유는 과거에는 이러한 초대용량,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할 수 없었다. 분석할 수 없었다는 것 보다는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해야 맞다. 그런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을 저렴하게 할 수 있게 했다.

왜 빅데이터를 분석할까? 그것은 고객이 현재 이 순간의 요구하는 바를 기업이 정확하게 파악해서 필요한마케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강남역 근처에 있다고 하면 과거 소비성향을 분석해서 시간대를 맞추어 카드사의 가맹점을 스마트폰에 추천해 줄 수 있다. 이것은 아주 기초적인 활용이지만 아이디어에 따라서 무궁무진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누군가 내 일거수 일투족을 상세하게 다 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불쾌한 일일 수 있다. 반대로, 백화점에 가면 나를 우수고객으로 인정해주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해주기를 바란다. 고객의 이런 이율배반적인 습성도 다 기억해서 그때그때 맞춤 서비스를 해 준다면 어떨까? 정말 고마운 일일 수도 있지만, 진짜 정이 떨어질 수도 있다. 

향후 5년 이상을 지배할 기술이 클라우드, SNS, 모바일, 빅데이터라고 했다. 이것은 서로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돌아간다. 그것은 인간의 광범위하고 대규모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모바일 혁명과 그것이 양산하는 빅데이터에 의해 그러한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게 되는 빅브라더 같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맞물려 있다.

"소통 막는 건 먹통 정권의 말기 현상"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12일자 기사 '"소통 막는 건 먹통 정권의 말기 현상"'을 퍼왔습니다.
[오홍근의 '그레샴 법칙의 나라']"놀고들 자빠졌네"

맨 정신으로 이 나라의 이 시대를 살아가기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한 두 사람도 아니고, 절대 다수 국민들의 속을 박박 긁어놓는 'MB의 세상'에서, '백성 노릇'하기가 너무나도 고되다고들 말한다. 100마디의 불평이나 꾸짖음보다도, 참다 참다 단말마(斷末魔)의 비명 같은 외마디 욕설을 내지르면서, 울화통을 삭혀내는 현상들도 그래서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식의 카타르시스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그 때문일 것이다. 속가슴에 농축되어 있다가 용수철처럼 튀어 나오는 소리, "지랄하고 자빠졌네"라는 욕설이 요즘 유행이다. 한 지상파 TV의 사극에서, 세종임금이 한글 창제를 결사반대하는 중신과 사대부들을 향해 쏘아댄 욕이다. 세종은 백성을 무한히도 사랑한 임금이었다. 소통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 군왕이었다. 읽고 쓰기 쉬운 한글을 만들어, 왕과 사대부와 백성들이 힘 안들이고도 소통하는 수단 삼고자 몸을 던진 학자요, 현인(賢人)이었다.

실제로 세종이 그렇게 욕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자'와 '소통'을 자기들만의 기득권으로 끌어안고 있는 상류층 인사들의 모습이, 그에게는 '지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세종대왕이 살아서 최근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 테러사건을 보았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아마도 천인공노할 초대형 소통방해사건으로 지목했을 것이다. 서슴없이 "지랄하고 자빠졌네"라 쏘아붙였을 것이다


▲ 10.26 재보선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은 경찰 수사에서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9급 비서 공모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났다. ⓒ뉴시스

민주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야비한 범죄였다. 축구시합은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게 되어 있었다. 시합에 참여해야할 관계자들도 모르게 경기장소가 효창구장으로 바뀌었다. 장소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어야할 게시판은 누군가 먹칠을 하고, 알아 볼 수 없게 아예 휘장으로 가린 뒤 못질을 해버렸다. 당사자들의 경기참여를 원천봉쇄한 것이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그런 식으로 투표장소를 바꾸고, 컴퓨터를 공격해 마비시킴으로써, 바뀐 투표소를 알아볼 수 없게 한 짓거리가 이번 사건이다.

물론 선거공보에 변경된 투표장소가 기재돼 있다하나, 요즘 선거공보 보고 투표소 찾아가는 사람 별로 없다. 대개 전에 하던 데 찾아서 간다. 특히 컴퓨터를 통해 장소 알아본 뒤 투표소 찾아 나서는 젊은 층이 골탕을 먹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야권후보에 우호적인 젊은 층의 눈을 가린 사건이다. 소통을 막아 투표 못하게 한 사건이다. 여당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투표소는 야당성향이 강한 강북지역에서 더 많이 바뀌었다. 서울시 전체 투표소 가운데, 15% 정도인 332곳이 8ㆍ24 무상급식 투표소 있던 곳에서 자리를 옮겼다. 그 중에서도서대문구는 48%, 금천구는 43%나 되었다. 선관위는 그 많은 투표소가 장소를 바꾼 이유를 딱 부러지게 설명하지 못 하고 있다. 그렇게 '투표소 변경'에서 수상한 냄새가 나더니, 디도스 공격을 놓고 '짐작한 수순'대로, '북한 소행'이라는 한 '보수신문'의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그쯤해서 어딘가 '잘못된 듯'하다.

어쩌다 한 국회의원의 9급비서가 꼬리를 잡혔다. 작전은 이렇게 전개된 듯하다. 우선 겉보기에도 국제무대에서 벌어지는 무슨 007영화를 방불케 한다. 청와대 인사와 국회의장ㆍ이 국회의원ㆍ저 국회의원의 비서들이 서울의 호화 룸살롱에서 밤을 새우는 술판을 벌이고, (심부름꾼인) 27세의 9급비서가 (누군가의 지령을 받아) 필리핀에 가 있는 행동책에게 임무를 전달하면, 국제전화로 다시 서울의 대원들에게 사이버 공격명령이 하달되어 작전이 개시되는 등, 전 과정이 번쩍이고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는 양상이었다.

선관위 공격에는 좀비PC가 1500~2만 대는 동원됐을 것이고, 그 비용만도 결코 적지 않았으리라는 전문가들의 증언도 나왔다. 그리고는 이 나라 경찰 사이버테러 대응센터의수사결과가 발표되었다. '한 국회의원의 27세 된 9급비서가 저지른 단독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그걸 믿으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럴 수는 없다. 우선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벌어졌던, 한나라당의 '난리법석 과정'을 짧게나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이 지난해의 지방선거에 이은 몇 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 8ㆍ24 무상급식 투표와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계속된 패배를 거치면서, 지도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에 불을 댕긴 직접적인 불쏘시개가 된 것만은 맞는 이야기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경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한나라당에서는 이미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 당 차원에서 관련이 있는 사건이고, 당도 파악하고 있다는 인상이 너무나 짙게 풍겨 나왔다.

혁명적으로 쇄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재창당과 당의 해체이야기도 나왔고,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쓰기도 했다. 필경 당 대표가 사퇴함으로써, 한나라당을 와해 직전까지 몰고 간 사건이었다. 다른 기관도 아닌 한나라당 정권의 경찰이 수사를 진행중인 때, 한나라당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졌었다. 경찰과 아무런 교감도 없이, 그토록 철저하게 한나라당이 공포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믿는 사람 거의 없다.

전적으로 대통령과 당대표에 대한 미움 때문에 그랬다고 볼 수도 없게 돼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사건이라면, 뺨 때린 사람이 적어도 9급비서보다는 좀 더 '거물'이어야 맞다는 이야기다. 최고위원 가운데 한 명도 그동안 공공연히, 9급비서 혼자의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해왔다. 그런데도 '단독범행'이라는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코멘트는 나왔다.

한나라당의 사무총장이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일부 보좌진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으로 전체 보좌진의 사기가 꺾여서는 안 된다"며 "윤리의식을 가져달라"고 했다.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한 것은 일부 보좌진'이라는 이야기였다. 사실상 '윗선이 없는' '단독범행'임을 기정사실화 했다. 경찰이 '단독범행'임을 발표하고, 당 차원에서 기정사실로 못 박음으로써 아귀가 맞아들어 갔다. 정권차원에서, '단독범행'이라는 무리수를 감행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 믿겠는가. 그것은 소통의 먹통을 의미한다. 필자도 고약한 소리 좀 해야겠다. 그야말로 "놀고 자빠졌네"다. 소통을 막는 것은 먹통정권의 말기 현상이다.

연장선상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요즘 계속해서 '눈부시게' '놀고'있다. 개인 간의 소통 내용까지 들여다보는 온라인 여론 장악방안을 놓고, 이 궁리 저 궁리 하던 그 위원회가 드디어 일을 냈다. 지난 7일 SNS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심의를 담당하는 '뉴 미디어정보심의팀'을 신설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SNS 심의는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여부를 판단하는 중인데도 그랬다. 한나라당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의 디지털위원장이 '권한남용과 시대역행'을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더 이상의 과대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죽하면 미국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도 "한국정부의 트위터나 페이스 북 검열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하는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의 질문이 나왔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인터넷에서도 적용돼야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망신스러운 이야기다.

그러나 남이야 뭐라 하건 이 나라 방송통신위원회는 계속 '놀고'있다. 지난 6일 저녁에는 최시중 위원장이 주요대기업 광고담당 임원과 광고업계 간부들을 종로의 한 중국음식점에 불러 모아놓고 "광고를 비용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보고 광고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종편에 대한 광고를 늘리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아마도 시청률과 광고 수주 등 종편 쪽 사정이 잘 안 풀리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중동에 대한 '빚'을 갚고 있는지도 모른다. 허나 할 일이 아니다. 'SNS 심의'나 '광고압력' 역시 소통은 안중에도 없는 말기 현상이다.

인천지방법원의 현직부장판사가 한미 FTA에서 문제 될 수 있는 사안들을 조목조목 적시해가면서 대법원장에게 건의문을 냈다. 대법원 산하에 TF를 설치해 우리의 사법 주권이 침해당하지 않는지 연구 검토하는 조치를 취해 달라는 건의였다. 160여명이나 되는 판사들이 동의했다. 당초 이런 뜻이 알려지자 대법원장은 점잖게 꾸짖었다.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 법관은 항상 진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맨 것은 대법원장 자신이었다. 부장판사를 향한 꾸짖음이 MB 귀에 들어가기 바란 게 아니냐는 '오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부장판사의 건의문은 진정성이 넘쳐났고, 법관들의 언행은 신중하면서도 정확했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사법부에서 만이라도 소통이 건강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오홍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