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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5일 목요일

이영조 공천과 '산업화' 발언, 박근혜는 뉴라이트로 통하고 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14일자 기사 '이영조 공천과 '산업화' 발언, 박근혜는 뉴라이트로 통하고 있다'를 퍼왔습니다.
[기고] 박근혜의 '뉴라이트' 품기, "독재 미화할 생각일랑 마라"

 ⓒ뉴시스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연합회'와 한국진보연대 등은 지난 2010년 12월27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영조 진실화해위원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11시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영조 전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위) 전 위원장의 전략공천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4일 오후, 새누리당은 비난 여론에 못 이겨 이영조 전 위원장 공천을 취소했다. 이 두 사건의 중간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산업화' 발언이 있었다. 일련의 과정은 박근혜의 그릇된 역사인식과 뉴라이트와의 관계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박근혜의 잘못된 역사인식, '유족 두 번 죽였다'

역사의 진실을 밝혀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화해를 통한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신설된 진실위에서 이영조 전 위원장은 재직시 갖은 파행과 편향된 역사인식으로 진실규명을 명목으로 오십여년을 한결같이 살아온 유족은 두 번 죽이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이영조 전 위원장을 새누리당이 전략공천했던 행위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의 잘못된 역사인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간 일부 진보언론에서는 이영조 전 위원장의 5.18 폭동 및 제주 4.3 민중반란이라는 표현과 시각에 대해 보도했다. 그는 그동안 이승만의 치적을 찬양하는 극우적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이영조 전 위원장은 2011년 6월30일, 5년여 동안 끌고 오던 한국전쟁시기 민간인 학살문제에 대해 "'학살'은 인정하지만 유족이 그동안 이 사실을 알면서도 사법부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어이없는 발언으로 유족의 가슴에 또 한번의 절망을 안겼다. 그러나 사법부는 이영조 전 위원장의 입장을 뒤집고 국가공권력이 자행한 학살은 불가항력이었으므로 소멸시효가 없음을 인정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이영조는 보수언론을 통해 '본인의 결정문이 잘못됐다'라고 보도함으로서 그나마 현재는 울산보도연맹사건은 서울고등법원에 심리 중에 있다. 이런 역사인식이 없는 이영조의 발언들은 한국전쟁시기 민간인피학살 유족을 두 번 죽이는 행위였다.

이영조 전 위원장을 공천하려는 세력은 비무장. 비폭력상황에서 민간인을 무려 백만명 이상 학살한 이승만 정권을 신원하기 위해 유족회활동을 한 유족회간부를 5.16 군사 쿠데타 후 특별법으로 구속하고 간부 전원을 사형 및 10년형 이상을 선고했고, 유족들이 혼신으로 지켜온 유해를 불도저로 파괴했던 박정희의 만행을 유야무야 넘기려는 역사인식의 저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김철수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3일 부산에서 열린 9개 지역민방 공동 초청토론회에서 "산업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께 저는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박근혜의 '뉴라이트' 품기..."'독재정치' 미화할 생각일랑 마라"

이영조 전 위원장을 강남을에 전략공천하려고 했던 박근혜 위원장 및 유신잔당들에게서는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합리화하려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박근혜 위원장은 지난 13일 부산 사상구에서 산업화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본 분들에 사죄한다며 어설픈 사과를 했다. 박정희 독재시대를 '산업화'라고 미화하는 데 앞장선 세력이 바로 '뉴라이트'다. 박근혜 위원장은 뉴라이트의 주장을 빌어 독재시대를 미화하려는 셈이다.

나는 그런 박근혜 위원장에게 박정희 독재정치하에서 희생된 분들, 그리고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과 인혁당, 아람회, 민족일보, 납북어부 간첩사건 등의 모든 과거사 문제와 정수장학회, 영남대학교 문제 등을 해결하고 사죄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역사인식이 바르지 못한 후보를 차기정권의 심부름꾼으로 공천한다면 새누리당은 100만 유족들은 철저한 응징을 기다려야할 것이다. 또한 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진 뉴라이트 집단과 박근혜 위원장이 진정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총선 및 대선 과정을 통해 끝까지 싸울 것임을 100만 유족의 이름으로 천명한다. 끝으로 박근혜 위원장은 여론에 떠밀려 공천을 취소하긴 했으나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대책을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대변인 이성번

2012년 3월 12일 월요일

[사설] 4·3과 5·18 정신 짓밟는 게 박근혜식 ‘과거 결별’인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1일자 사설 '[사설] 4·3과 5·18 정신 짓밟는 게 박근혜식 ‘과거 결별’인가'를 퍼왔습니다.
새누리당이 지난 주말 4·11총선 서울 강남을 지역에 뉴라이트 계열의 이영조 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공천했다. 기본적으로 선거에서 어느 당이 누구를 공천하느냐는 그 당이 알아서 할 일이다. 당의 정책이나 기준에 맞는 인물을 내놓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다르다. 이씨가 새누리당의 정책이나 공천 기준에 맞는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전에 공당의 후보로서 최소한의 자질이 있는지조차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이씨는 과거사정리위원장 시절인 2010년 1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학술세미나에서, 정부 차원에서 이미 국가권력의 잘못을 인정한 4·3사건과 5·18민주화운동을 부인하고 매도했다. 당시 발표한 논문에서 제주4·3항쟁은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으로, 5·18민주화운동은 ‘민중반란’이라고 말했다.
알다시피 5·18민주화운동은, 1997년 4월 5·18 주범들에 대한 반란 및 내란죄가 확정된 뒤 김영삼 정부가 ‘5·18민주화운동기념일’로 지정해 정부 차원에서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4·3항쟁 역시 1999년 ‘제주4·3특별법’을 제정한 뒤 정부가 진상조사를 통해 4·3 당시 사망자를 ‘희생자’로 규정했다. 2003년 10월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국가권력에 의해 대규모 희생이 이뤄졌음”을 인정하고 제주도민에게 사과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새누리당이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한다는 강남지역에 이씨를 공천한 것은 역사에 대한 부인이며 도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대구 쪽에 공천을 신청한 이씨를 차출해 강남을로 옮겨 전략공천하는 특별대우까지 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장 강조하는 말은 ‘과거와의 결별’이다. 어떤 과거인지는 특정해 밝히지 않았지만, 발언의 맥락으로 볼 때 민생을 파탄 내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이명박 정부와의 결별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차원에서 당 정강정책도 확 뜯어고치고, 당 이름도 바꾸고, 시스템 공천을 통해 인물도 대폭 물갈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천이 대략 마무리된 시점에서 박 위원장이 말하는 ‘과거와의 단절’의 방향성과 내용에 강한 의구심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친이계를 친박계로 교체하는 거야 정치의 세계에서 있을 수 있다곤 해도, 시민의 피로 일군 역사를 통째로 부인하는 사람을 공천한 것은 도대체 납득할 수 없다.

2012년 3월 9일 금요일

새누리당의 정체,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후예'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09일자 기사 '새누리당의 정체,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후예''를 퍼왔습니다.

친일반민족 행위자들을 처벌하고자 국회의 의결로 설립되었던 ‘반민특위’를 1949년 8월 이승만 대통령이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로써 ‘친일반민족’은 금기의 단어가 되었다. 광복된 조국에서 친일반민족자들은 반공투사로, 군사독재 아부자로 변신해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주류로 행세하고 있다. 정의가 패배하고 불의가 득세하는 역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프랑스는 나치 치하 4년 동안 반민족 행위자 6,781명에게 사형을 선고(사형집행 782명, 종신강제노역 2,802명)했다. 일제 강점기 36년 동안의 민족반역자를 우리는 단 한 명도 처벌하지 못했다. 반민족 행위를 사과한 사람도 몇 사람에 불과하다.
국가가 척결하지 못한 친일반민족 행위자들에 대한 기록이라도 남겨두고자 ‘민족문제연구소‘가 18년 동안 준비했던 친일인명사전을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발간한지 2년이 지났다. 친일반민족 행위자들을 이제 역사가 응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는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역사 앞에 서 있는가? 독재정권에 의해서 친일파들이 도리어 옳았다고 증명하려고 하는 역사,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역사 앞에 우리는 다시 서 있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역사 분야에서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해 보자. 과거사 관련 모든 위원회를 없애는 것이었다. 멀게는 동학혁명부터, 일제 때 강제동원 피해문제, 독재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들을 탄압하고 학살했던 역사. 부당한 권력이 국민들을 희생시켰던 역사들을 바로 세우고자 만들었던 것이 과거사 관련 위원회였다.
억울한 국민들의 한을 풀어주고 국민 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염원에서 출발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바쁘게 결국은 다 문을 닫아버렸다. 국민들은 가슴에 멍든 상처를 그대로 간직한 채, 현 정권은 모든 것을 은폐하기에 바빴다. 


그 대신 이 수구세력들은 건국60년 기념사업을 했다. 건국 60년! 이 어휘 속에는 친일세력의 엄청난 음모가 숨어 있다.
  “임시정부는 독립 국가를 대표한 게 아니고, 실제로 국가를 운영한 적도 없다. 그러니 우리 민주주의의 실제 출발은 1948년 8월 대한민국 건국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건국의 공로는 정부수립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몫으로 돌리는 게 마땅하다.”
이게 무슨 뜻인가? 1948년 이전, 일제 식민지하에서 독립투쟁을 했던 모든 우리 선조들의 투쟁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의 뿌리는 독립운동 세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헌법 전문에 위배된다.  대한민국은 3.1정신을 바탕으로 한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다고 우리 헌법 전문은 명시하고 있다. 
역사가 뒤틀리지 않았다면 대부분 민족반역죄로 다스려졌을 친일파들, 그리고 권력에 눈이 멀어서 친일파와 손잡았던 이승만과 그 옹호세력들이 우리 역사의 뿌리요 정통이란 것이다.
건국 60년, 이거 어쩌다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다. 참여정부 시절에 이미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건국절 얘기를 꺼냈고, 뉴라이트에 속하는 학자들이 그 주장을 계속 해왔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2003년부터 건국절 법안을 발의했다. 건국60년 기념사업은 이런 배경 속에서 추진된 것이고, 결국 이 정권은 광복절 행사에 건국60년이라는 글자를 박아 넣게 되었다. 
이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으니 광화문에다 이승만 동상을 세우자는 세력이 나서고, 시민들의 피로 역사에서 추방했던 이승만 동상이 다시 섰다. 뿐만 아니라, 항일 독립군 토벌에 참가한 일급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의 동상도 섰다. 그리고 급기야 공영방송까지 수구세력의 나팔수가 돼서 백선엽을 구국의 영웅이라고, 이승만은 건국의 아버지라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방송을 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 있다.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가르칠 역사교과서를 완전히 친일파의 입맛에 맞도록 뜯어고치려고 하는 작업이다.
뉴라이트 대표 학자들이 포진한 교과서 포럼. 이 사람들이 이명박 정권 들어서자마자 책을 냈다. ‘ 일제가 우리를 근대화시켰다.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들은 돈 벌러 간 거다. 김구 선생은 테러리스트다.’ 이걸 두고 조선일보는 균형 잡힌 역사교육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여기에 한발 더 나가서 교과서를 탈환해야 된다고 선동했다. 
교과부 국방부 통일부가 나서고, 한나라당은 거들고, 상공회의소까지 설쳐서 현행 역사교과서 2백 군데를 뜯어 고쳤다. 그리나 이걸로도 끝나지 않았다.
2013년부터 우리 학생들은 새로운 교과서에 의한 역사교육을 받게 된다. 그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은 ‘8.15 이후 친일파 청산에 대한 모든 노력을 빼라, 이승만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을 빼라, 박정희 독재정권에 대한 비판도 빼라, 광주 5.18 민주화항쟁에 대한 기술도 빼라’고 되어 있다. 이런 책으로 배운 학생들이 앞으로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나가야 되는가?
이제 박정희 동상까지 섰고 기념관도 문을 연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퇴임 전까지 이 모든 역사왜곡의 완결판인 대한민국역사관을 개관하겠다고 한다.
왜곡된 역사를 학교에서는 교과서로 배우고, 집에서는 방송에서 익히고, 거리에 나서면 각종 동상과 전시회 기념관을 통해서 배우는 이런 비참한 현실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친일에 뿌리를 둔 수구세력이 역사적 정통성을 완전히 통째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스스로 자신들의 정체가 친일반민족 행위자의 후예임을 만천하에 공표한 것이다. 새누리로 당명을 바꾸고 사람 몇 명 바뀐다고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과거가 아니다. 역사는 현실 정치다. 새누리당에 절대로 국가를 맡기지 말자.

2012년 3월 6일 화요일

'뉴라이트'는 왜 '근현대사 교육'을 꺼려하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05일자 기사 ''뉴라이트'는 왜 '근현대사 교육'을 꺼려하나'를 퍼왔습니다.
[기고] "역사교육의 민주화가 절실하다"


ⓒ동아대학교 자유게시판 동아대학교가 교양과목으로 지정된 한국사 강의에서 ‘근현대사 부분을 빼라’고 하자 해당 교수들이 ‘사상검열을 중단하라’며 이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글은 홍순권 동아대 사학과 교수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6일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고등교육과정과는 달리 중등교육과정에서는 교육 내용의 통일성을 기한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교육과정에 간섭해 왔다. 교과서에 대한 국정이나 검(인)정제도가 그것이다. 유신체제하에서 국정이 된 중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2010년까지 사용되었다. 

MB정부 들어서자 '뉴라이트', 저자 허락없이 교과서 수정교육의 자주성 실현하려면 교과서는 '자유발행제'가 옳다

뉴라이트 계열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었던 제7차교육과정의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와 현재 일선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국사는 검정 교과서이다. 교과서의 내용을 정부의 지침에 따라 획일적으로 정한 국정에 비해 다소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검(인)정이 상대적 자율성을 지닌 점은 인정되나, 검(인)정제도도 근본적으로는 국가권력의 교육에 대한 통제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교육 원칙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교육의 자주성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과서는 자유발행제로 가야 한다.

그런데 과거 국정이나 검(인)정 교과서제도 하에서도 비록 정부의 통제가 있기는 했어도 저자들의 교과서의 집필 내용에 대해서 외부 정치세력이 간섭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내용은 통제하면서도 형식은 그나마 학계의 자율에 맡겼던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서면서부터 이상한 관행이 생겨났다. 이른바 ‘뉴라이트’와 같은 정치세력이 교과서를 정치문제화하고 정부가 이에 맞장구치면서 이미 검정 통과된 교과서를 저자의 허락 없이 강제 수정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뉴시스 지난 2008년 11월19일 오후 서울 공덕동 금성출판사 앞에서 한 우익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린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 출판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왜 하필이면 '한국사'에서 '근현대사'만 배제하려 하나
 

2008년에 있었던 금성출판사 발행의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의 강제 수정 명령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사건의 연장선에서 작년에는 2011년 교육과정안 채택 과정에서 외부세력이 개입하여, 근현대사에서의 ‘독재’ 표현 삭제 시도, ‘민주주의’의 ‘자유민주주의’로의 일괄 수정 등 한국사의 집필기준을 둘러싸고 큰 논란을 벌였다. 최근에는 이러한 일이 고등교육기관인 일선 대학으로까지 확대되어 일부 대학 당국이 교양교과목 에서 근현대사를 배제하려다 교수들의 반발로 여의치 않자 을 교과목 아예 개설하지 않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왜 하필이면 한국사 중에서도 근현대사가 문제인가? 그것은 그만큼 근현대사에는 수많은 미완의 과제들이 착종되어 있고 현실 정치세력의 이해가 걸려 있는 사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식민지 지배와 그 유산의 극복, 독재정치와 과거사 청산 등 많은 사건들이 역사의 문제이자, 오늘날의 정치 사회적 과제이기도 한 것이다. 

특히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67년이 되는 지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를 이루고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현대사는 단순히 역사가 아니라 현실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근현대사는 한국사의 어느 시대보다 더 심층적인 탐구가 필요한 부분이며, 그러한 탐구과정을 통해 역사적 사고력의 함양과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의 배양이라는 역사교육의 고유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역사적 사실 그 자체로부터 배우려하지 않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에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은 오히려 이익 실현의 장애물로 비칠 뿐이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사실 자체를 아예 은폐하려는 욕망을 감추지 못한다. 


ⓒ민중의소리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지난 2008년 3월24일 펴낸 '한국근현대사'가 제주4.3의 역사적 사실을 고의적으로 왜곡하고, 심지어는 중대한 팩트마저 모른 상태에서 교과서를 기술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

근현대사 인식, 일본 극우세력=국내 뉴라이트 계열

그러한 점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통해 과거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거나 ‘남경학살’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억지 주장을 하는 일본 극우세력의 근현대사 인식이나 식민지 지배와 독재 권력을 미화하려는 국내 일부 정치세력의 근현대사 인식은 매우 공통점이 많다. 이른바 선진국의 경우도 역사교육에서 고중세사와 근현대사를 같은 비중으로 다루거나 오히려 후자에 더 중점을 둔다. 

그러나 과거 독재정권에서는 이와 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근현대사는 가능한 비중을 적게 하고, 내용도 독재정권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한정하였다. 이후 적잖은 변화가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역사교육도 민주화의 수준에 맞춰 곡절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오늘날 역사교육의 민주화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이런 연유에서다.



홍순권(동아대학교 사학과 교수)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민주당, 아무래도 글렀다


이글은 프레시안 2912-02-27일자 기사 '민주당, 아무래도 글렀다'를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오만한 당에 표를 줘야 할 이유가 대체 뭔가?

'박재승 쿠데타'라고 했다. '저승사자'라고 그를 불렀다. 신계륜 사무총장, 김민석 최고위원, DJ의 아들인 김홍업 의원, 박지원 DJ 비서실장, 이용희 국회부의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 이상수 전 의원 등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추풍낙엽이 됐다. 4년 전, 민주당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뇌물수수, 알선수재, 공금횡령, 파렴치범, 개인비리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인사를 총선 공천에서 배제했다. '대의멸친(大義滅親, 큰 뜻을 위해 가족까지 희생할 수 있다)'. 당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이끈 민주당의 공천개혁에 국민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오만'을 공천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임종석 사무총장, 저축은행 불법자금 수수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탈당과 복당을 반복한 이용희 의원의 아들 이재한 씨도 '지역구 세습' 논란을 뒤로 하고 단수 공천했다. 심지어 뉴라이트 출신의 구인호 전 도의원까지 경선 후보로 확정했다. 정체성 논란의 대표적 인물인 김진표 의원도 공천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확연히 기울었다고 한다. 공천의 잣대라던 도덕성과 정체성은 대체 어느 구석에 처박혔는지 모를 일이다.

첫 번째 항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른 결정이란다. 법 논리로는 일리 있는 말이지만 유권자와의 소통이 우선인 정치행위에 대한 변명으론 적합하지 않다. 박재승 위원장은 4년 전 공천 논란 때 이런 말을 했다. "보통 사람은 구멍가게에서 우유 하나만 훔쳐도 옥살이를 하는데 정치인은 큰 돈을 받아도 사면 받으면 다시 국회의원이 된다. 그런 생각에 민심이 떠나는 것이다. 하나하나 다 살펴주다 보면 개혁은 못한다." 그를 공심위원장 자리에 앉힌 손학규 대표가 "99마리 양을 두고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선 목자의 모습이 법과 정의구현의 모습"이라며 탈락자 구제를 요청했음에도 박 위원장은 꿈쩍하지 않았다.

두 번째 항변,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게 '묻지마 공천'의 이유다. 전형적인 현실 안주 논리다. "4년 전엔 공천에는 성공했지만 결과는 실패했다"는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최근 들었다. 그의 말대로 민주당은 2008년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인 100석의 목표치에 밑도는 81석을 얻는데 그쳤다.

그러나 그해 초만 해도 60석 내외에 그칠 거란 비관적 전망이 당 안팎을 지배했던 걸 감안하면 정반대의 결과론적 해석도 가능하다. 530만표 차이의 대선 패배 충격에 허덕거리던 민주당에 피가 돌고 활력이 생겨나기 시작한 건 엄연한 '박재승 효과' 덕이었다. 심지어 임종석 전 의원마저 당시엔 "대선 패배 이후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기 때문에 박재승 위원장을 모셔오고 혁신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천 특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원칙과 기준대로 공천을 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오만한 민주당은 야권연대 협상도 농락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주장에 따르면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고작 4곳, 비수도권에선 단 1곳만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정희, 심상정 대표, 노회찬, 천호선 대변인 등 통합진보당의 간판급 인사 출마지에만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수도권의 양보지역인 충남 예산홍성은 민주당이 자유선진당에 밀리는 곳이다. 터무니없는 민주당의 고자세로 인해 야권연대 협상은 24일 잠정 파기되기에 이르렀다. 야권연대를 집권으로 가는 초석이라고 떠들던 민주당이 정작 협상장에선 상대에게 떡고물 나눠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4년 전에도 야당이었고 지금도 야당이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으로 권력을 내줬고 탄핵 역풍으로 졸지에 국회의원이 된 '탄돌이'들의 부실한 내공 탓에 소수당이 됐다. 야당이 된 이후에도 4대강 사업, 종편 특혜 등 이명박 정부의 막무가내 국정운영을 막아낸 사례가 없는 무능함을 보여왔다.

그럼에도 단 한명의 탈락자 없이 현역의원을 재공천하고 때 뭍은 '옛동지'들을 불러들이는 데만 급급한 민주당의 행태는 한미FTA 등 과거에 행한 잘못에 반성을 모르는 한명숙 대표 체제의 유전자로 굳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남은 공천심사에서 교비 횡령 혐의로 2심 유죄를 선고받은 강성종 의원, 청목회 사건으로 1심 유죄를 받은 최규식 의원을 공천 배제한들, 이들이 친노이거나 486그룹이 아니라서 잘렸다는 것 외에 무슨 논리적 일관성이 있을까 싶다.

한 대표는 최근 "과반을 하고 싶다"고 총선 목표치를 공식화했다. 달성 가능한 목표냐는문제 이전에 오만한데다 무능하기까지 한 당이 무소불위의 입법 권력을 손에 쥐는 게 바람직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노무현의 실패를, 이명박의 실패를 겪고 나니 진보건 보수건 분에 넘친 힘을 가진 집단은 반드시 사고를 치더라는 교훈 때문이다.



ⓒ연합

/임경구 편집국장

[사설] 민주당의 참담한 여론조사 결과, 4월 총선의 미래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26일자 사설 '[사설] 민주당의 참담한 여론조사 결과, 4월 총선의 미래다'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이 여론조사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32.9%로 새누리당의 38.2%에 밀렸다. 정당 혁신 노력에 대한 신뢰도에서도 민주당은 38.5%로 새누리당의 47.3%에 훨씬 뒤처졌다. 최근 내리막길로 곤두박질치는 민주당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다.
민주당이 ‘부자’도 되기 전에 ‘부자 몸조심’부터 한 것은 벌써 오래전부터다. 패기, 활력, 신선함 등 야당 고유의 아이콘은 오히려 새누리당 차지가 되고 민주당은 거꾸로 무사안일, 안전운행 모드로 일관한다. 공천 결과는 감동이 없고, 당 운영은 쇄신·개혁과 거리가 멀며, 야권연대에서는 무양보로 버틴다.
민주당이 엊그제 발표한 2차 공천확정자 내용을 보면 민주당의 무개념이 확연히 드러난다. 현역 의원들의 얼굴만 득실댈 뿐 참신하고 감동적인 얼굴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 제일저축은행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도 공천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치적 색깔’이 있는 사건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했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지만 유권자들의 법감정과는 거리가 먼 오만한 결정이다.
선거구 대물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는 자유선진당에서 탈당해 민주당으로 되돌아온 이용희 의원의 아들인 이재한씨가 공천됐다. 김상현·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들도 공천장을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동네 여고 학생회장 출신에 화물차 운전사의 딸인 손수조씨를 내세워 ‘신데렐라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의원직 세습’ 전략으로 맞선 꼴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인 뉴라이트 및 선진국민연대 핵심 간부 출신 인사까지 강원 지역의 경선 후보로 확정해 ‘정체성’마저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 됐다.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통합진보당은 엊그제 협상 결렬 선언을 하고 나섰다. 비록 협상이 완전 막을 내린 것은 아니겠지만 야권연대가 바람 앞의 등불 처지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통합진보당 쪽이 제시한 이른바 ‘10+10안’이 과도한 요구일 수도 있겠으나 사안의 본질은 이런 숫자 문제에 있지 않다. 절박성이 결여된 협상 태도, 상대편 능력에 대한 과소평가, 당내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리더십 부재라는 민주당의 근본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야권 협상은 성공하기 어렵다. 이는 곧바로 4월 총선에서 야권의 공동침몰을 의미한다.

2012년 2월 24일 금요일

강용석은 패배한 것일까, 언론은 '공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23일 기사 '강용석은 패배한 것일까, 언론은 '공범''을 퍼왔습니다.
단정한 동아에 확신 더한 뉴라이트 매체까지 반성은 없었다

강용석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그가 제기했던 의혹의 정도와 의혹을 확대재생산한 언론의 작태를 보고 있노라면 의원직 사퇴만으로 이번 사태를 갈무리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실제, 임기가 채 2달도 남지 않은 국회의원직 사퇴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국회의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본회의도 열리지 않을텐데, 실제 사퇴 처리가 될지도 미지수다.
23일자 언론들은 기본적으로 ‘강 의원이 패배했다’는 프레임 위에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무분별한 폭로가 ‘사실’에 무릎을 꿇었다는 얘기다. 이 프레임은 위험하다. 자칫, 강 의원이 대단한 진검승부라도 벌이다가 물러난 것 같은 메시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강 의원의 노림수이기도 했다.
물론, 몇몇 언론들은 이번 사건의 책임이 강 의원의 의혹 제기를 무분별하게 받아쓴 언론에게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분명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강 의원이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몇 시간 전인 22일 아침, 언론의 논조는 많이 달랐다. 조중동만 보더라도 중앙이 아예 관련 건을 다루지 않았다. 중앙이 강용석 의원의 발언을 아예 무시했던 배경에는 아마도 강 의원이 삼성 일가의 문제를 폭로했던 전력도 작용했을 것이다. 조선이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데 반해 동아의 경우 매우 공세적이고 단정적인 태도로 박 시장을 몰아세웠다.


▲ 22일자 동아일보의 1면, 3면 캡쳐. 재검을 불과 앞둔 시간까지 동아일보는 박 시장 아들의 MRI가 본인의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던지기 위해 무진장 애쓰는 모습이었다.

22일자 동아일보는 1면 헤드라인으로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다뤘다.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를 찾아 인터뷰 한 동아는 진단서 발급한 의사의 코멘트인 “그 체형에서 나오기 힘든 MRI"를 굵은 글씨 제목으로 뽑았다. 동아가 주목했던 건 ‘체형’이었는데, 이는 불과 몇 시간 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23일자 언론들은 강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며 가장 기초적인 사실관계인 박 시장 아들의 몸무게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는데, 이 비판은 고스란히 동아에게 돌려져야 할 비판이기도 하다.
22일 동아의 기사는 3면으로 이어진다. 단정적인 표현이 계속 이어진다. 박 시장 아들의 대학 졸업 사진까지 동원 돼, “그 체형에서 나오기 힘든 MRI"라는 문구가 여러 차례 반복된다. 동아의 기자는 진단서 발급 의사에게 집요하게 ”당시 체형은 안 봤느냐“고 물었고 결국 ”디스크만 판단했다“는 대답을 이끌어 냈다. 다른 건 제쳐두고 ‘디스크만 판단했다’는 내용은 기사를 읽는 이로 하여금 ‘판정에 뭔가 석연치가 않은 점이 있다’는 확신을 주기에 무리가 없었다.
1면과 3면에 걸쳐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확정적으로 다루고, 사건을 몰아갔던 동아는 그러나 채 하루도 되지 않아 펼쳐진 정반대의 상황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강 의원이 박 시장 아들의 인격을 살해한 것이라면, 22일자 동아의 보도는 뭐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방조자 아님 공범 혹은 교사?


▲ 보수매체를 표방하는 '빅뉴스'의 변희재 같은 이는 아예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를 단정하고, 대놓고 강용석 의원을 추앙하는 분석 기사를 쓰기도 했다

동아 외에도 ‘뉴데일리’와 ‘빅뉴스’ 같은 보수를 표방하는 인터넷 매체들 역시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받아쓰는데 열과 성을 다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포함되어 있기도 한 ‘뉴데일리’의 기사는 여과 없이 포털을 타고 확대됐다. ‘빅뉴스’의 변희재 기자 같은 이는 21일 오전, 아예 결과를 확신하며 수도권 총선이 “'강용석 VS 박원순'구도로 급속 재편”될 것이란 분석기사까지 내놓았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이 있다. 의지와 목적을 갖고 기사를 써댄 언론들 외에 다른 매체들까지 관련 보도에 본격 합류한 시점에 등장한 의료 단체가 있다. 전국의사총연합이라고 불리는 전문단체는 ‘박원순 시장 아들의 MRI 필름 주인공이 박 시장 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의학적 소견을 발표해 논란에 불을 당겼다. 의사협회도 아니고 매우 낯 설은 단체인데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젊은 의사 위주로 회원 6000명 규모의 단체’라고 소개했다. 조선이 관련 보도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시점 역시 전의총이 입장을 제출한 즈음이다. 
‘나영이 주치의’로 알려진 한석주 교수에 이어 의사 단체까지 MRI의 문제를 지적하자 어느 정도 확신을 가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의총의 노환규 대표는 의료계의 대표적인 ‘정치 의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당연히 보수 언론에서 그의 성향을 모를리 없었다. 역사교과서를 왜곡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대표적 뉴라이트 단체 ‘교과서 포럼’의 회원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얼마 전에는 전국의사협회 총회에서 폭력을 행사해 의협 집행부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던 이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즉, 성명도 공식 논평도 아닌 ‘문건’으로 알려진 전의총의 입장은 전문가 집단의 공식적인 판단이 아니라 박 시장을 공격하지 위한 정치적 행위일 가능성이 다분했다. 전문가적 판단을 하기 위해선 MRI를 해독하는 등 기초적 정보가 필요했을 텐데, 전의총의 그 누구도 박 시장 아들의 몸무게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결국, 박 시장 아들에 대한 인격살인에 적극 부역하거나 소극적이나마 동참했던 언론의 행태는 잘못된 정보를 사실 확인 없이, 편향된 정보원의 해석을 정치적 무기로 활용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성은 동아도, 조선도 없다. 강용석의 의혹 제기를 낮은 시청률을 극복할 '뉴스 마케팅’ 재료로 적극 활용했던 종편 역시 강 의원이 패배했단 사실에 호들갑을 떨뿐, 이 예견된 패배에 자신들이 어떤 기여와 역할을 했는지는 전혀 아랑곳 않고 있다.

2011년 12월 30일 금요일

미소금융, 서민의 돈을 강탈하다


이글은 시사인 2011-12-29일 기사 '미소금융, 서민의 돈을 강탈하다'를 퍼왔습니다.
미소금융 간부와 특혜를 받은 국민포럼 대표가 뇌물 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 취재 결과, MB 정권 측근들이 주무른 이 사업의 허점이 드러났다. 저소득층을 위한 금융마저 약탈의 대상이었다.

도처에 약탈이 만연해 있다. 크든 작든 ‘경제적 잉여’가 있음직한 곳엔 어김없이 ‘빨대’가 꽂혔다. 대통령이 차명 부동산 투기로 고발당하고 측근 세력과 친인척들이 비리로 구속되는 판국이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을 돕던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저소득층 시민의 돈을 약탈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2월 초부터 미소금융중앙재단 간부인 양 아무개 부장을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양 부장에게 뇌물을 준 사람은 민생포럼이라는 단체의 김 아무개 대표. 그 역시 뇌물 공여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청와대가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의 결정판’이라고 했던 미소금융 시스템에서 불거진 사건이다.

미소금융은 한국형 ‘마이크로 파이낸스’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 파이낸스란, 일반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저신용·저소득층의 자활을 위해 무담보로 소액 자금을 빌려주는 사업. 2006년 방글라데시의 교수 겸 금융가인 무하마드 유누스가 마이크로 파이낸스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바도 있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사회연대은행, 신나는조합 같은 시민단체가 민간 차원에서 이 사업을 벌여왔다.

‘위’에서는 크게, ‘밑’에서는 작게? 

그런데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마이크로 파이낸스는 이른바 ‘친서민 정책’의 지위를 얻게 된다. 이 체계의 중심은 사실상 정부기관인 미소금융중앙재단(미소재단)이다. 미소재단의 재원은 수천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휴면예금과 기업·은행 등의 위탁금. 미소재단은 이 자금을 민간의 ‘복지사업자’들에게 배정한다. 실제 현장에서 대출 희망자를 직접 심사하고 선별해서 돈을 빌려주는 일은 이 복지사업자들의 몫이다. 이런 복지사업자들에겐 당연히 일정한 공신력과 윤리성, 무엇보다 대출 희망자가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인지 가늠하는 심사 능력 등이 필요하다. 그래서 미소재단은 ‘선정심사위원회’를 통해 “서류심사, 면접, 현장실사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복지사업자를 선정했다”고 공언해왔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16일 미소금융 1주년 기념식에서 진동수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김승유 미소재단 이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미소재단의 양 부장에게 뇌물을 준 김 대표의 민생포럼 역시, 미소재단이 이런 ‘엄격한 절차’로 고르고 골라 복지사업자로 선정한 단체다. 검찰에 따르면, 민생포럼 김 대표는 많은 위탁금을 받기 위해 미소재단 양 부장에게 1억원을 주었다. 그 대신 양 부장은 민생포럼에 위탁금 50억원을 배정했다. 민간 복지사업자 중에서 가장 많은 배정금이다. 그런데 김 대표는 민생포럼 이외에 또 하나의 민간단체를 설립해 센터장(실무 총괄)으로 일하고 있다. ‘사단법인 사람사랑’이다. 사람사랑 역시 복지사업자로 선정돼 위탁금 10억원을 받았다. 민생포럼의 주소지는 사람사랑과 같다. 

민생포럼은 2009년 말 미소재단의 복지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줄곧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마이크로 파이낸스 부문에서 쌓은 경험이 없을뿐더러 다른 특별한 사업도 알려진 바 없는, 수수께끼 같은 단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익법인(사단법인·재단법인)도 아니어서 이런 단체에 거액을 맡겨도 되는지 논란이 일었다. 공익법인은 남의 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반드시 이사회와 감사를 두고 외부 회계감사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민생포럼은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나지 않아 이런 감독 체계가 없다. 명색이 서민 대출을 하겠다는 단체인데 홈페이지도 없다. 미소재단이 고르고 골라 가장 많은 돈을 위탁한 복지사업자가 하필 이런 단체였던 셈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보면 민생포럼은 복지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단체였다. 2007년 8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생포럼의 발족식은 ‘사회양극화 극복을 위한 민생 대토론회’라는 행사의 2부였다. 1부인 ‘소외층 금융지원 방안’에서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기구의 설립이 제안되었다. 당시 민생포럼이 부스 앞에 내건 플래카드에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즉, 이 행사는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이명박 후보·민생포럼과 엮어내는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절차였던 셈이다.

이 단체 대표들의 행보를 봐도 정치색이 역력하다. 유선기 초대 상임대표는 대선 전후 이명박 후보의 외곽 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사무총장으로 옮겼다가 KB국민은행 경영자문, 대한생명 경제연구소 고문 등을 거쳤다. 그 다음 대표인 김오연 전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은 예금보험공사 감사로 재직 중이다. 이 자리는 문융식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거쳐 현재 구속되어 있는 김 대표로 넘어갔다.

검찰은 김 대표에게 뇌물 공여와 함께 횡령 혐의까지 추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 내용은 밝히고 있지 않다. 이 취재 중 포착한 혐의 내용은, 미소금융 시스템이 돈을 다루는 공적 기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게 운영되어왔다는 점이다.


2000만원 빌렸는데 2억원 빌린 것으로

‘사회적 기업’인 ㄱ법인은 최근 민생포럼으로부터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그런데 관련 계약서에는 2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 연유에 대해 ㄱ법인 관계자는 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생포럼 측에서 ‘우선 운영비로 2000만원을 주고, 나머지는 이후 필요할 때 시설자금으로 대출해주겠다’고 말하기에 그런 줄 알았다.” 정리하자면 민생포럼은 ㄱ법인에 2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미소재단에 신고하고 사실은 2000만원만 빌려준 것이다. 나머지 1억8000만원은 어디로 갔을까. ㄱ법인 관계자는 사건이 터진 뒤 검찰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ㄱ법인 명의의 도장이 민생포럼 측에 있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ㄱ법인은 민생포럼에 도장을 넘긴 바 없다. 즉, 위조된 도장이다. ㄱ법인 이외 업체의 도장들도 검찰의 압수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더 많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시중은행·저축은행 등 다른 대출기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자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이 각종 서류를 통해 일상적으로 대조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산체계로 자금 흐름이 실시간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실제 대출금’과 ‘대출한 것으로 기록된 금액’이 다른 경우는 있을 수 없다. 혹시 미소재단은 전산체계도 구축해놓지 않고 사업을 해온 것일까. 이 경우에는, 대출자를 직접 만나 확인하는 방식의 점검이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ㄱ법인 측 관계자는 “미소재단이 실제 대출금액을 확인한 것은 사건이 터진 뒤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다른 복지사업자인 ㄴ사를 통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미소재단은 전산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었다. 미소재단이 직영하는 ‘지역 지점’에서는 이미 전산 시스템을 사용해왔다. 웹상에서 관련 도메인에 접속한 다음 자금 운용 내역을 입력하면 된다. 그러나 외부 복지사업자인 ㄴ사의 경우, 이 도메인에 입력해도 내용이 전송되지 않았다. “답답해서 미소재단 측에 여러 번 문의했으나 딱 부러진 대답을 내놓지 않더라” 하고 ㄴ사 관계자는 말했다. ㄴ사는 매월 위탁금 운용 내역을 서면으로 보고한다. 그렇다면 미소재단 처지에서는 서면보고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출금 확인과 관련해서는 올해 한 번도 점검받은 적이 없다”라고 ㄴ사 관계자는 말했다. 복지사업자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대형 사고를 낼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돈을 빌려줬다고 허위로 보고하고 위탁금을 받아내면 된다. 대출자의 도장을 위조하는 일 따위는 땅 짚고 헤엄치기다. 


철저히 정치적으로 설계되고 운영된 사업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미소금융 시스템 자체가 철저히 정치적으로 설계되고 운영되었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오른쪽 상자 기사 참조). 미소재단의 주요 재원은 휴면예금과 기업 및 은행의 기부금이다. 정부나 한나라당의 돈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미소금융 시스템의 중심으로 진입하면서 특정 정치세력의 영향력 확대나 심지어 사익을 위해 활용되고 이 와중에 ‘서민 약탈’이 자행되는 정황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 파이낸스 부문의 국제 협의기구인 CGAP에서 발표한 ‘마이크로 파이낸스의 원칙’에 따르면, “정부의 임무는 (저소득층) 금융 서비스의 틀을 짜는 것이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미소금융, 친서민 탈 쓰고 뉴라이트 뒷돈댔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8일자 기사 '미소금융, 친서민 탈 쓰고 뉴라이트 뒷돈댔나'를 퍼왔습니다.
MB 서민정책마저 권력형 비리 조짐…정체는 '뉴라이트'

현 정권 들어 희망근로와 함께 대표적인 서민정책으로 평가받았던 미소금융 사업이 결국 권력형 비리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발표에 이어 추가 사실까지 속속 드러나는 정황이다.

미소금융 사업이 애초 취지와 달리 특정 인사와 기관에 집중됐다는 혐의가 짙은 마당에 관련 부패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결국 뇌물 오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주원 부장검사)는 7일 미소금융 사업자로 선정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미소금융중앙재단 간부 양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 씨는 지난해 1월 뉴라이트 계열 인사인 김범수 씨의 단체 민생포럼이 미소금융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김 씨에게서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미소금융에서 지원받은 돈 상당액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4일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양 씨가 김 씨 외에도 다른 사업권자로부터도 뇌물을 받았을 가능성을 고려해 수사를 확대해가고 있다.

수사의 칼 끝이 미소금융중앙재단을 정조준하고 있지만, 민생포럼의 존재와 이 단체가 지원받은 돈의 액수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나아가 감독관리에 소홀했던 정부 당국도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소금융을 친서민정책으로 강하게 홍보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비리로 흔들리고 있고, 실질적인 친서민 기관이 아니었다는 지적도 쏟아지는 상태다. ⓒ뉴시스

민생포럼=뉴라이트

당초 검찰은 구속된 김 씨가 미소금융에서 받은 지원금 규모가 35억 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지원금은 50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가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민생포럼이 지난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받은 지원금 규모는 5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미소금융사업에 참여한사회적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검찰 발표치(35억 원)는 지난해 말까지 이 단체가 받은 지원금 규모로, 민생포럼은 올해에도 15억 원의 지원금을 타냈다.

 보도에 따르면, 김범수 씨는 민생포럼 외 다른 단체를 통해서도 미소금융 지원금 10억 원을 추가로 타냈다. 김 씨는 지난해 1월 출범한 ㅅ사단법인의 단체의 센터장으로 활동했다. 민생포럼과 동일한 주소지를 쓰는 이 단체 역시 복지사업가로 지정돼 10억 원의 지원금을 받아냈다. 한 사단법인 대표가 다른 단체의 실무 담당자를 맡은 이례적인 일이 빌어진 것이다.

더군다나 민생포럼은 법인 등기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금을 타냈다고 는 보도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뒷배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은 사실 확인을 위해 이 단체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는 말만을 남겼다.

뉴라이트 계열 단체에 대형 지원금 들어가

민생포럼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이유는 이 단체가 이명박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데다, 뉴라이트 인사들의 집결지라는 점 때문이다.

민생포럼은 유선기 대한생명경제연구소 고문이 초대 상임대표를 지낸 곳으로, 지난 2007년 8월 열린 창립대회에는 당시 대선 후보이던 이 대통령이 참석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후 유선기 고문은 대선 당시 이 대통령 후보 진영이던 선진국민연대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민생포럼뿐만 아니라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역시 미소금융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 중 대표적인 뉴라이트 단체로 꼽힌다. 민생경제정책연구소의 전신은 '사단법인 뉴라이트'로, 대표적 극우 인물인 김진홍 목사가 이사장을 맡았으며 오광성 전 C&M 부회장이 소장이다.

민생포럼과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모두 이명박 대통령 당선 전후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주요 정책으로 꼽은 바 있다.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올해 7억5000만 원을 포함해, 설립 이후 총 37억5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반면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서민금융 사업을 진행해 온 사회연대은행은 과거 휴면예금관리재단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제외하면 한 푼의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관련 노하우를 가장 풍부하게 갖춘 곳이 오히려 신생 뉴라이트 계열 단체보다 더 적은 지원을 받은 셈이다.

이 때문에 미소금융 사업은 출발과 동시에 정권과의 결탁 가능성을 의심받았다. 지난 2009년 10월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이성남 민주당 의원은 "민생포럼, 민생경제정책연구소 등은 관련 사업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새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뉴라이트 계열이라는 이유가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대로 사업하긴 했을까

그렇다면 이들 단체가 과연 서민금융기관의 목적에 맞는 사업을 하긴 했을까. 미소금융은 신용도가 낮아 은행 문턱을 넘기 힘든 서민층의 자금융통을 취지로 출범했다. 따라서 기존 은행에 비해 연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신나는조합과 사회연대은행의 누적 연체율은 각각 47%, 40%에 달한다. 반면 민생포럼의 연체율은 0%, 민생경제정책연구소의 연체율은 6%에 불과하다. 이들 기관이 설립취지와는 달리 회수율이 높은 사람만을 선별해 관련 사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낸 국감 자료집을 보면, 올해 7월말 현재 대출금의 30.1%인 675억 원이 신용등급 1~6등급인 신용우수자에게 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만여 건의 대출상담이 이뤄졌음에도 실제 대출은 1만7000여 건(11.7%)에 불과했다.

특히 '대상자 발굴 및 채권관리가 용이한 차량관련 대출'이 1108억 원으로 전체 서민금융대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이 중 화물차량 담보대출이 766억 원으로 전체 대출의 33.9%를 차지했다. 무담보 무보증 대출인 '마이크로 크레디트'와는 거리가 멀다.

기존 민간 서민금융 기관의 구축효과도 발생했다. 미소금융 출범 이후 사회연대은행의 대출실적은 2009년 90억 원, 지난해 40억 원, 올해는 13억 원으로 급감했다. 정부 주도·뉴라이트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는 단체가 '한국판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성장에 장애가 된 셈이다.



/이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