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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1일 일요일

국방부-강용석, '해적' 꼬투리 잡는 사이 구럼비는…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09일자 기사 '국방부-강용석, '해적' 꼬투리 잡는 사이 구럼비는…'를 퍼왔습니다.
흙탕물 유입으로 환경 파괴 시작…찬반 몸싸움 가열

'고대녀'로 불리는 김지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의 '해적기지' 발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가 연일 그의 발언을 비판하는 가운데 해군은 김 후보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발단은 김 후보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건설 반대! 강정을 지킵시다'라고 적힌 태블릿PC를 든 '인증샷'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8일 "해군을 해적이라고 한데 대해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천안함 피격 당시 전사한 46분은 전부 해적이란 말이냐"고 반발했다.


▲ 김지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 ⓒ김지윤 트위터김 대변인은 9일에도 "당 청년비례대표 후보가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해적기지로 표현한 데 대해 강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해군은 이날 최윤희 해군참모총장 명의로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김 후보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천안함 유가족도 고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후보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정마을 주민들을 짓밟고 자연 유산을 파괴하며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과 해군 당국을 '해적'에 빗대 비판한 것"이라며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적 해양 지배를 하려 하는데, 제주 해군기지가 미국의 이런 '합법적 해적질'을 돕게 된다는 점에서도 '해적'기지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도 '전매특허'인 소송전에 가세했다. 강 의원은 8일 김 후보가 해당 트윗으로 해군ㆍ해병대 전우회 소속 예비역들을 모욕했다며 "해군ㆍ해병대 전우회 소속 예비역 123명을 대리해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9일에는 자신의 팬클럽 회원 십 수명과 함께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건설 촉구 시위를 벌였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기지 공사장 출입구 근처의 강정천 다리 앞에서 '대양해군 건설'이라는 피켓을 들고 "할아버지 고향이 서귀포 법환동 출신이다. 반드시 해군기지가 제주에 들어 서야 된다"고 시위를 벌이다 기지 건설 반대 활동가들이 반발하자 5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는 이 자리에서 한 마을 주민이 "할아버지 고향 팔아 먹으려 왔느냐"며 "할아버지 무덤에 가서 해군기지를 찬성하느냐고 물어보라"고 호통쳤다고 전했다.

▲ 9일 오전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지지자들과 함께 강정마을을 방문해 플랜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강 의원은 집회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이후 홀로 1인 시위를 벌이다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연합뉴스

한편, 통합진보당은 김 후보와의 거리두기에 나선 듯 하다. 통합진보당은 8일 청년비례선출위원회를 통해 "김 후보가 통합진보당의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최종 선출된 바는 없다"며 "김 후보가 거론한 '제주 해적기지 건설 반대' 표현은 청년비례선출위원회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9일 KBS 라디오 에 출연해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정당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발파 3일째 맞은 강정마을, 활동가 25명 무더기 연행

정치인과 군이 인증샷을 두고 다투는 사이 해군기지 건설 재개 3일째를 맞은 이날 강정마을에서는 기지에 반대하는 종교인과 활동가들이 발파를 막기 위해 공사장 안으로 침입했다가 무더기로 연행됐다.

문규현 신부 등 종교인 및 활동가, 주민 등 30여 명은 이날 오전 기지 공사장 서쪽에서 펜스를 절단기로 끊고 구럼비 해안 안으로 들어가 오늘 예정됐던 세 번째 발파를 막으려 시도했다.

이들은 곧 경찰 90여 명과 시공사 측 직원 20여 명의 제지를 받고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성 활동가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기지 안으로 들어간 이들을 연행해 버스에 실어 공장 정문을 통과하려 했지만 활동가들이 버스 밑으로 들어가 눕는 등 저지에 나서면서 다시 수십 분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 측 직원에 의해 취재 중인 기자들의 장비가 일부 파손되기도 했다.

경찰은 연행된 이들을 상대로 무단침입 혐의 등에 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8일 오전 경찰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로 연행한 오 모 씨에 대해에도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날 예정되었던 발파 작업은 오후 2시가 넘어설 때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발파 작업이 이어지면서 구럼비 해안 앞 바다로 흙탕물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해군기지 저지 범도민 대책위원회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발파로 인한 토사가) 구럼비 해안으로 유입된 것은 구럼비 암반 밑으로 흐르는지하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구럼비 해안 주위에 흙탕물이 유출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범도민대책위원회

기지 시공사가 발파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임시 배수로와 침사지 등을 만들었지만 발파를 위해 암반에 뚫은 구멍으로 지하수가 용출됐고, 이 공간에 토사가 유입돼 구럼비 해안까지 흙탕물이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범대위는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 가능성과 용출수의 영향 여부에 대한 조사를 해군과 제주도에 요구했지만 모두 묵살됐다"며 "결국 사업자인 해군과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이행을 관리해야 하는 제주도의 무책임함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범대위는 또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바다에 설치한 오탁방지막도 최근 풍랑으로 훼손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봉규 기자

2012년 2월 28일 화요일

손석희 ‘MB맨 공천’ 질문세례에 우상호 “잘 몰라”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2-28일자 기사 '손석희 ‘MB맨 공천’ 질문세례에 우상호 “잘 몰라”'를 퍼왔습니다.
“전여옥·강용석도 공천하겠네”…진보언론·트위플 맹성토

‘감동없는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고있는 민주통합당의 공천 후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민경선후보자 명단에 과거 ‘MB맨’으로 활동하던 인사가 포함돼 있어 정체성 논란이 거세게 일고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손석희 교수는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우상호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과의 인터뷰를 나누던 중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1등공신이라고 얘기하는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 출신, 대통령직 인수위 위원까지 지낸 분이 강원지역 경선후보로 확정돼서 정체성이 죽도 밥도 아니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손 교수가 이야기한 인물은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에 경선후보로 확정된 구인호 예비후보다. 구 예비후보는 손 교수의 말처럼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뛴 바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하기도 했다. 아직 최종공천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MB 정권을 심판하겠다”던 민주당이 ‘MB맨’의 전력을 가진 인사에게 1차 합격결정을 내린 셈이다. 

그러나 손 교수의 질문을 받은 우상호 본부장의 대답은 “잘 모르겠다. 한번 들여다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에 손 교수는 “어제 이후로 계속 얘기가 나왔는데 전략홍보본부장이 모른다고 하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 본부장은 “제가 어제 하루종일 회의에 있었다”며 “한번 알아보고 말씀드려야 될 것 같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손 교수는 “그것이 사실이라면 맞는 공천이라고 판단하시는가”라고 물었고 우 본부장의 대답은 “가정을 전제로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다. 한번 알아봐야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손 교수는 “정치란 워낙 가정이 많은 것 같더라”고 꼬집었다. 

결국 우 본부장은 “제가 그 사안을 잘 모르고 있다고 말씀드렸지 않느냐”며 “알아보겠다”고 못박았다. 손 교수는 “알겠다”면서도 “청취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는 보따리 싸들고 상경해 엠비스트를 자처했다”

지난 2007년 12월 대선이 끝난 후 구 예비후보는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의 직함을 달고 에 기고한 글을 통해 당시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이 글에는 “선거후 벌써 국가경제와 생활 전반에서 ‘이명박 효과’가 감지되는 듯해 설레는 기대감을 갖고있다면 너무 앞서가는 것일까”, “한마디 한마디 이야기를 통해 다가오는 일에 대한 열정,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 동화돼 나는 보따리 싸들고 상경해 소위 엠비스트(MBIST)를 자처했다”등의 문장이 담겨있다. 

아울러 구 예비후보는 “경선 기간 중 강원도 유세 때 불리하다는 참모들의 보고를 받고 최선을 다해 준비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생일 축하를 해 주던 당선자의 목소리는 탁한 목소리가 아니라 편안하고 푸근한 대한민국 아버지의 음성이었다”며 “이명박 당선자, 그는 따뜻한 인간적인 컴도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 는 27일 “구 후보는 선진국민연대 활동 외에도 2000년대 초반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지냈고, 2010년 6·2 지방선거 때는 새누리당 강원도당 선대위 대변인을 맡는 등 정치활동을 줄곧 새누리당에서 해왔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그러나 구 후보와 새누리당의 인연은 좋지 못했다. 구 후보는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졌다”며 “지난 지방선거 때도 도 의원 공천을 받지 못하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지난해 11월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8대 총선 당시 에 소개된 구 예비후보의 경력에는 한나라당 미래연대 중앙위원, 한나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 2007 선진국민연대 사무총장, 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실무위원 등이 기재돼 있다. 

이와 관련, 는 이날 사설을 통해 “심지어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인 뉴라이트 및 선진국민연대 핵심 간부 출신 인사까지 강원 지역의 경선 후보로 확정해 ‘정체성’마저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는 ‘取중眞담’ 코너를 통해 구 예비후보에 대해 “공천 심사의 제 1 기준이 '정체성'이라고 천명한 강철규 공심위원장의 말대로라면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되는 게 상식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은 27일 ‘편집장 칼럼’에서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오만'을 공천했다”며 “공천의 잣대라던 도덕성과 정체성은 대체 어느 구석에 처박혔는지 모를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유지해왔던 명진스님은 지난 26일 와의 인터뷰에서 “강원도의 뉴라이트 출신 인사 공천은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다. 왜 이러는지 한숨만 나온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민주당은 새롭게 민의를 받아들이고 받드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 ‘summit****’는 “믿어 달라더니 뒤통수 치고 있죠”라는 글을 남겼으며 ‘Astr*****’는 “민주통합당은 통합이라는 낱말 공부부터 하라”며 “민주통합당은 우주적 잡탕당”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metta****’은 “이제는 뉴라이트 출신의 MB당선의 1등 공신인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까지 경선후보로 받아주고”라며 “이렇게 가다가 당선 가능성만 높으면 강용석과 전여옥도 전략공천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의 철원·화천·양구·인제 국민참여경선후보 명단에는 구 예비후보 외에도 문석완 예비후보(전 화천군 부군수)와 정태수 예비후보(전 민주당 정책위 부위원장)이 포함돼 있다.

2012년 2월 24일 금요일

강용석은 패배한 것일까, 언론은 '공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23일 기사 '강용석은 패배한 것일까, 언론은 '공범''을 퍼왔습니다.
단정한 동아에 확신 더한 뉴라이트 매체까지 반성은 없었다

강용석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그가 제기했던 의혹의 정도와 의혹을 확대재생산한 언론의 작태를 보고 있노라면 의원직 사퇴만으로 이번 사태를 갈무리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실제, 임기가 채 2달도 남지 않은 국회의원직 사퇴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국회의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본회의도 열리지 않을텐데, 실제 사퇴 처리가 될지도 미지수다.
23일자 언론들은 기본적으로 ‘강 의원이 패배했다’는 프레임 위에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무분별한 폭로가 ‘사실’에 무릎을 꿇었다는 얘기다. 이 프레임은 위험하다. 자칫, 강 의원이 대단한 진검승부라도 벌이다가 물러난 것 같은 메시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강 의원의 노림수이기도 했다.
물론, 몇몇 언론들은 이번 사건의 책임이 강 의원의 의혹 제기를 무분별하게 받아쓴 언론에게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분명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강 의원이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몇 시간 전인 22일 아침, 언론의 논조는 많이 달랐다. 조중동만 보더라도 중앙이 아예 관련 건을 다루지 않았다. 중앙이 강용석 의원의 발언을 아예 무시했던 배경에는 아마도 강 의원이 삼성 일가의 문제를 폭로했던 전력도 작용했을 것이다. 조선이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데 반해 동아의 경우 매우 공세적이고 단정적인 태도로 박 시장을 몰아세웠다.


▲ 22일자 동아일보의 1면, 3면 캡쳐. 재검을 불과 앞둔 시간까지 동아일보는 박 시장 아들의 MRI가 본인의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던지기 위해 무진장 애쓰는 모습이었다.

22일자 동아일보는 1면 헤드라인으로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다뤘다.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를 찾아 인터뷰 한 동아는 진단서 발급한 의사의 코멘트인 “그 체형에서 나오기 힘든 MRI"를 굵은 글씨 제목으로 뽑았다. 동아가 주목했던 건 ‘체형’이었는데, 이는 불과 몇 시간 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23일자 언론들은 강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며 가장 기초적인 사실관계인 박 시장 아들의 몸무게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는데, 이 비판은 고스란히 동아에게 돌려져야 할 비판이기도 하다.
22일 동아의 기사는 3면으로 이어진다. 단정적인 표현이 계속 이어진다. 박 시장 아들의 대학 졸업 사진까지 동원 돼, “그 체형에서 나오기 힘든 MRI"라는 문구가 여러 차례 반복된다. 동아의 기자는 진단서 발급 의사에게 집요하게 ”당시 체형은 안 봤느냐“고 물었고 결국 ”디스크만 판단했다“는 대답을 이끌어 냈다. 다른 건 제쳐두고 ‘디스크만 판단했다’는 내용은 기사를 읽는 이로 하여금 ‘판정에 뭔가 석연치가 않은 점이 있다’는 확신을 주기에 무리가 없었다.
1면과 3면에 걸쳐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확정적으로 다루고, 사건을 몰아갔던 동아는 그러나 채 하루도 되지 않아 펼쳐진 정반대의 상황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강 의원이 박 시장 아들의 인격을 살해한 것이라면, 22일자 동아의 보도는 뭐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방조자 아님 공범 혹은 교사?


▲ 보수매체를 표방하는 '빅뉴스'의 변희재 같은 이는 아예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를 단정하고, 대놓고 강용석 의원을 추앙하는 분석 기사를 쓰기도 했다

동아 외에도 ‘뉴데일리’와 ‘빅뉴스’ 같은 보수를 표방하는 인터넷 매체들 역시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받아쓰는데 열과 성을 다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포함되어 있기도 한 ‘뉴데일리’의 기사는 여과 없이 포털을 타고 확대됐다. ‘빅뉴스’의 변희재 기자 같은 이는 21일 오전, 아예 결과를 확신하며 수도권 총선이 “'강용석 VS 박원순'구도로 급속 재편”될 것이란 분석기사까지 내놓았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이 있다. 의지와 목적을 갖고 기사를 써댄 언론들 외에 다른 매체들까지 관련 보도에 본격 합류한 시점에 등장한 의료 단체가 있다. 전국의사총연합이라고 불리는 전문단체는 ‘박원순 시장 아들의 MRI 필름 주인공이 박 시장 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의학적 소견을 발표해 논란에 불을 당겼다. 의사협회도 아니고 매우 낯 설은 단체인데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젊은 의사 위주로 회원 6000명 규모의 단체’라고 소개했다. 조선이 관련 보도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시점 역시 전의총이 입장을 제출한 즈음이다. 
‘나영이 주치의’로 알려진 한석주 교수에 이어 의사 단체까지 MRI의 문제를 지적하자 어느 정도 확신을 가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의총의 노환규 대표는 의료계의 대표적인 ‘정치 의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당연히 보수 언론에서 그의 성향을 모를리 없었다. 역사교과서를 왜곡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대표적 뉴라이트 단체 ‘교과서 포럼’의 회원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얼마 전에는 전국의사협회 총회에서 폭력을 행사해 의협 집행부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던 이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즉, 성명도 공식 논평도 아닌 ‘문건’으로 알려진 전의총의 입장은 전문가 집단의 공식적인 판단이 아니라 박 시장을 공격하지 위한 정치적 행위일 가능성이 다분했다. 전문가적 판단을 하기 위해선 MRI를 해독하는 등 기초적 정보가 필요했을 텐데, 전의총의 그 누구도 박 시장 아들의 몸무게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결국, 박 시장 아들에 대한 인격살인에 적극 부역하거나 소극적이나마 동참했던 언론의 행태는 잘못된 정보를 사실 확인 없이, 편향된 정보원의 해석을 정치적 무기로 활용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성은 동아도, 조선도 없다. 강용석의 의혹 제기를 낮은 시청률을 극복할 '뉴스 마케팅’ 재료로 적극 활용했던 종편 역시 강 의원이 패배했단 사실에 호들갑을 떨뿐, 이 예견된 패배에 자신들이 어떤 기여와 역할을 했는지는 전혀 아랑곳 않고 있다.

2012년 2월 23일 목요일

강용석 사퇴 … 전의총·동아일보 불똥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23일 기사 '강용석 사퇴 … 전의총·동아일보 불똥'을 퍼왔습니다.
'강용석 감싸기' 비판여론 급증하자 변명으로 일관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21일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비난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강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가 병역기피 의혹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박씨가 병무청에 제출한 MRI 사진은 조작된 것으로, 다른 디스크 환자의 것과 바꿔치기했다는 것.
그러나 22일 박씨가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다시 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강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직후 강 의원은 “의혹제기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인신공격과 명예훼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강 의원이 사퇴의사를 표명한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잔여임기가 석 달밖에 남지 않은 점, 4월 총선 불출마 여부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그의 의원직 사퇴가 '꼼수'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과 동아일보 등 일부언론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앞서 전의총은 “척추 MRI의 주인공은 비만 체형을 가진 30~40대 이상 연령대일 것으로 보이며, 20대(박 시장 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동아일보도 강 의원 측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기사를 내보내며 박 시장 아들 병역비리의혹을 대서특필했다. 강 의원의 주장에 이들이 힘을 실어준 셈이다.
문제는 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이후에도 이들은 변명하기에 급급했다는 점이다. 
전의총은 “전문가의 소견을 밝힌 목적이 논란을 부추기고자 함이 아니었다”며 “논란을 종식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던 만큼 사실 확인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명확한 사과라기보다는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변명과 발뺌인 셈이다.
동아일보도 23일 사설에서 “그동안 박 시장이 소극 대응하면서 의혹이 증폭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적 목적으로 무책임한 의혹을 터뜨리는 행태가 사라지기 바란다”고 촌평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 병역기피 의혹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한 곳은 동아일보였다. 
트위터 등 SNS에서도 이들의 태도를 비판하는 의견이 많다.
“강용석 주장에 동조했던 전의총이라는 의사집단의 대표로 있는 노환규씨는 뉴라이트 출신 의사입니다. 차기 의협회장까지 바라보고 있는 것 같고요. 전의총?? 의사들 사이에서도 뉴라이트 수구꼴통 집단으로 취급받고 있네요”
“이번 일로 의료계 전체가 신뢰를 잃을 것 같아 두렵다. '전의총'이란 단체는 의협산하단체가 아니고, 의료민영화를 주장하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보수적 단체이며, 보수시민단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분이 대표로 있는 단체인데. 절대 대표성 있는 집단이 아님!”
“미친 전의총 의사협회. 권력의 개가 되려나… 배운 놈들이 이렇게 사는 거보면. 참 가방끈과 인간됨됨이는 무관함이 증명된다. 소신도 없고. 희망도 없고. 배려도 없고. 촌스럽게 그지없는 그지같은 인간들”
“동아일보 어제 자폭용 기사를 1면 톱으로 실었다! 강용석의 거짓말이 백주에 탄로나는 날 강용석 말을 뒷받침해주는 소위 전문가들의 말로 1면 톱을 도배했다. 참으로 위험한 도박을 벌였고 결과는 처참했다”
“동아일보가 왜 동아일보인지 알 수 있다.~박원순 아들 병역 의혹 허위로 입증… 강용석 따라서 칼춤 췄던 ‘부끄러운 언론’” 등 강용석 의원의 무책임한 폭로를 지지했던 이들을 비난하는 여론이 줄을 잇고 있다. 

2012년 1월 27일 금요일

조선종편 김 기자, 차라리 '강용석'식 마케팅이면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26일자 기사 '조선종편 김 기자, 차라리 '강용석'식 마케팅이면'을 퍼왔습니다.
[한줌의 미디어렌즈] 조선 종편 기자의 불만이 걱정스러운 이유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 때 부산에서 출마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 연합뉴스
이거 무슨, ‘강용석 식 마케팅’인가 싶었다. 지난 22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트위터 친구 간담회 취재를 둘러싼 조선일보 종편 기자의 ‘항변’ 말이다. 비판이건, 비난이건 브라운관 밖에서라도 0~1%를 오가는 시청률을 넘어서는 관심을 받고 싶었을까. 아니면 신생매체 기자로서 넘치는 의욕으로 딴엔 곧은 소리 한번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먼저 간단히 정리해보자. 간담회를 취재하던 조선 종편의 김 기자란 분이 문 이사장의 코멘트를 따지 못해 자신의 트위터에 유감을 표했다. “간담회 하는 세 시간 동안 기다렸는데 인터뷰 간단히 거절당했다. 담을 낮춰야 넘어갈 수도 있는 거라 하셨는데. 언론에 대해 담을 좀 낮추셨으면 한다”고. 이어서 “전 비록 인터뷰 거절당했지만 간담회는 유쾌하게 듣고 왔습니다”라고 후속 트윗을 날렸다. 문 이사장 발언이라며 “생각이 다르면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 그런데서 베어 나오는 적대감. 이런 게 진보진영의 품을 넓히는 것을 방해하는 거에요”라고 인용해놨으니 자신은 그래도 그 정도는 했는데 문 이사장은 말과 행동 따로 라는 말을 하고 싶었나 보다.
문 이사장 측은 ‘언론이 와서 행사를 자유롭게 취재했다’ ‘트친과 만나는 자리여서 사전에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했다’고 트위터와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김 기자는 다시 트위터에 “한번 따져볼까요?”라고 반박했다. 더 옮기지는 않겠다.
처음엔 말 그대로 해프닝, 소품 같은 사건이라 생각했다. 허나, 이어지는 김 기자의 글도, 그리고 “조선일보 종편이 언론이냐”는 류의, 그러니까 김 기자 자신이 표현했듯 “무례한 요청을 했다가 징징댄 기자” “그런 기자를 보유한 언론” 등으로 치부하는 반응도 모두 개운치 않았다.
다른 기자가 트위터를 통해 설명한 당시 상황은 접어두고 따져보자. 김 기자가 트위터에 그랬다. “문 이사장의 직접 소감 한마디를 받아내는 것은 적어도 제 기준으론 기자의 의무입니다.” 그래, 할 수 있다. 기자가 현장에 나갔으면 코멘트 하나는 따봐야지. ‘비비 꼬아서 씹는 리포트도 아닌데 의례적인 멘트 하나 안 주나’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다.
근데 김 기자도 아시겠지만 카메라와 마이크 들이댄다고 모두가 코멘트 한두 개씩은 날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기자들이 중대한 국면에서는 일찍이 한 공영방송사 사장님께서 “전통적인 취재기법”이라고 설파하셨던 벽치기를 하기도 하고 뻗치기도 하잖은가. 멘트 따기 어렵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언론에게, 기자에게 말을 해줄 필요는 없다는 설명을 하는 거다.
또 하나. 김 기자는 자신이 일하는 매체를 싫어해서 인터뷰를 거부한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문턱 낮추자고 하면서, 생각이 달라도 용납하자고 하면서 왜 우리 매체는 거부하느냐는 식의 불만 말이다. 전면적인 조선 종편 취재 거부 ‘사태’가 벌어졌다면 논쟁의 여지가 있겠다. 실상을 보면 다른 매체 취재는 허용하고 조선 종편 취재만 막은 게 아니었다. 취재는 다 보장했다. 이는 정부나 기관이 보도자료나 브리핑같이 국민에게 알려야할 공식 영역에서 언론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반면 이번 경우와 같은 코멘트, 더 나아가 기고, 개별 회견 등은 언론엔 대한 옵션이지 필수가 아니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12월 1일 종편 4사의 공동 개국행사 때 야권은 “이명박 정권 방송장악 음모의 화룡점정이며, 누구에게도 환영 받지 못할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며 불참했지 않은가. 이런 걸 “왜 축하 안 해주냐”고 따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식이면 “다들 TV 켜면서 왜 종편만 안보냐, 우리도 똑같이 봐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건, 아니지 않은가.
해당 기자의 태도나 이에 대한 반응이 개운치 않았던 건 그래서였다. 바닥에 깔려있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했고 그런 문제는 ‘너희가 언론이냐’고 내뱉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크 대면 당연히 얘기를 해야지”하는 태도와 “TV를 켰으면 종편도 봐야할 거 아닌가”라는 발상의 간격은 그리 멀지 않다. 모두 기자 혹은 언론의 낡은 기득권, 특권의식과 잇닿아 있다. 다른 한편, “세 시간 기다렸는데 인터뷰 거절당했다”는 불만은 언제든 과거 종편 언론들이 툭하면 내세워온 ‘비판언론 탄압론’으로 위용을 갖출 수 있다. 익히 봐온 일, 그런 ‘변이’도 순식간이었다. 그래서 좋게 말해, 걱정스럽다.
물론, 이런 걱정이 과민반응이면 좋겠다. ‘강용석 식 마케팅’의 일환이라면 안쓰럽게 웃어줄 일이다. 그냥 어느 신생매체 기자의 의욕이 빚은 해프닝이라고 착하게 이해해주는 게 제일 좋을라나. 종편이라서 자꾸 ‘정색’하게 한다.

2012년 1월 25일 수요일

"가족의 평화 일궈주신 우리 각하는 격이 달라요"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25일자 기사 '"가족의 평화 일궈주신 우리 각하는 격이 달라요"'를 퍼왔습니다.
[30대, 정치와 놀다] 한나라당 보좌관들의 놀라운 능력과 검찰 개혁

요즘 정치권의 핵심 화두는 '젊은 세대의 마음 잡기'인 듯 보인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이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마저 배우나 가수들이 주로 출연해 온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2030세대와의 소통'에 나섰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를 부르고 문재인 이사장이 격파 시범에 나서는 것은 친근한이미지를 얻어 젊은이에게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계산된 쇼인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박근혜 위원장은 '젊은 정당'을 지향하며 27세 이준석을 비대위원으로 모셔왔고, 민주통합당은 슈스케 방식을 통해 청년 비례대표를 뽑아 안정권에 배치하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정치에 직접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 2030세대의 화두가 정치에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얘긴데, 정작 젊은이들의 시선은 싸늘해 보인다.

지난해 4월 재보선 직후부터 30대 일반인 패널들의 정치 방담인 '30대 정치와 놀다'를 진행했지만 어느덧 해가 바뀌어 패널들의 나이도 한 살씩 늘어났다. 덩달아 40대 패널도 생겨났다. 비록 앞자리 숫자가 달라진 패널이 생겨났지만 최근 정치권의 화두가 '2040세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역시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것음 마찬가지다.

물리적 나이는 40대에 진입했지만, 아이 셋의 아빠로, 평범한 직장인으로, 하루 하루를 힘겨워하며 살아가는 그의 처지는 다른 패널들과 똑같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올해 마흔이 된 패널은 지난 11일 진행된 다섯 번째 방담에서 가장 '과격한(?)' 검찰 개혁의 방안을 내놓아 다른 패널들을 놀라게 했다.

이 기획을 처음보는 독자들을 위해 첫번째 방담의 머릿말의 일부를 되풀이해보도록 하자.이 기획은 일반화된 세대론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대 구분은 '공통의 경험'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30대들의 정치인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30대의 일상은 노동, 부동산, 교육, 의료 등 정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숱한 문제로 점철돼 있다. 40대도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에 비해 더 젊고 혈기왕성하다는 점에서, 30대의 불만 표출은 더 빠르고 직설적이다. 30대 생활인들이 정치를 향해 던지는 '언어폭탄'이 소통 부재를 이야기하는 정치권에 작은 파열음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명박 정부 들어 발생한 미네르바 사건, 쥐벽서 사건 등 크고 작은 '말할 자유에 대한 탄압' 사건을 감안해 수다에 참석한 패널들은 다 가명을 쓰기를 원했다. 이에 발맞춰 기자들도 이 수다 만큼은 이름을 가린다. 또 거론되는 정치인들의 직함은 대화의 흐름상 생략한다.

민주통합당 전당대회가 치러지기 전인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5번째 방담을 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패널 소개

공효진 : 나이 서른 셋. '베프'를 '절친'으로 바로 잡을(국어를 사랑합시다!) 정도로 교육자로서 자세가 몸에 배어 있는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안타깝게도 비정규직이다).

이태권 : 나이 서른 일곱. 직원이 20여 명인 중소기업 사장. 아이가 셋. 첫 애를 초등학교 보낼 때 엄청 고민했다고 할 정도로 한국의 공교육에 불신이 크다.

임재범 : 나이 마흔. 열한 살(아들), 여덟 살(딸), 두 살(딸), 자녀 셋을 둔 유부남. 현재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인천에 살고 있음. 과거 극좌적 정치 성향을 가졌으나 최근 들어 점점 직장 동료들을 따라 우경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듬.

하지원 : 나이 서른 둘. 프레시안 기자의 취재망에 걸려든 길거리 캐스팅의 주인공. 영화 연출가. 처음에는 엄청난 열정으로 시작했으나 영화판의 '저임금 노동착취' 시스템에 질렸다고.

지성 : 올해 서른 넷, 남자. 곧 돌이 되는 아들이 있는 직장인이다. 어머니가 권사인 개신교 집안이라 어릴 때부터 대형교회에 다녔으나 고민 끝에 현재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함.

이번 방담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송새벽 씨가 참석하지 못했다. 조연으로 프레시안 기자 1(마흔. 아들 하나를 둔 유부녀), 프레시안 기자 2(서른 넷. 싱글남), 프레시안 기자 3(서른 둘, 싱글녀)가 참석했으나 '프레시안'으로 일괄 표기함. '핫한 인물' 강용석 , 장래희망은 19대 국회의원

프레시안 : 이준석이 그런데 약간 '강용석 삘(feel)'이 나는 것 같아요.

지성 : 강용석 매력 있던데. 나온 걸 보고 이미지 좋아졌어요. (웃음) 뭐 그렇다고 좋은 이미지까지는 아니지만, 그 전에 마이너스 10이었다면 보고 마이너스 5 정도로 올라갔어요. 솔직하더라고요.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강용석 무소속 의원. ⓒtvn

임재범

: 화성에 가서 정치해야죠. (일동 웃음)

지성 : 재밌는 사람이에요.

프레시안 : 이 처음 개국하고 나서 인터뷰 프로그램에 박근혜 나오고 이회창 나오고 강용석이 나왔는데 강용석편이 시청률이 제일 높았대요. 1.2%라고. 박근혜의 굴욕이라고들 하던데요?

하지원 : 요즘 제일 핫(hot)한 인물이잖아요. 조금만 더 일찍 떴으면 연예대상도 받았을 거예요. 되게 우스워 보이는데 참 교묘한 것 같아요. 그냥 쇼가 아니라 다 계산일텐데, 참 잘 먹히는 것 같아요.

임재범 : 강용석 트위터 자기 소개를 보니까 장래희망이 19대 국회의원이예요. 취미는 뒷조사.

지성 : 하하하하하.

하지원 : 정봉주 들어갈 때 언제 보자는 식으로, 특별사면 받아 나오시길 바란다고도 하던데요.

프레시안 : (식당 아주머니에게) 여기 강용석 가끔 오죠?

아주머니 : 강용석이요? 네. 연예인들 많이들 오더라고요.

지성 : 연예인이구나, 강용석이. (웃음)

프레시안 : 제일 궁금한 게 강용석 보좌관이예요. 대신 고발도 해주고.

임재범 : 고발은 강용석 이름으로 하는 거 아니예요?

프레시안 : 아니예요. 고발장 보면 다 고발인이 보좌관들이더라고요.

임재범 : 웃기네요. 잘못 되면 무고로 들어갈 수도 있는데. 시킨다고 다 하나, 이상하네요.

이태권 : 한나라당 보좌관들 대단하잖아요. 못 하는 일도 없고.

임재범 : 진짜 능력자들이네요.

지성 : 국회의원 보좌관 일 많죠?

임재범 : 그런 일도 해야하니까 그렇겠네.

지성 : 그런데 왜 하는 거예요? 일도 많고.

프레시안 : 이유야 다양하죠.

지성 : 밖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왜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정치 하려는 사람들도 그렇고.

이태권 : 사실 웬만한 직장보다 장기근속도 가능하잖아요. 다섯 번만 하면 20년 일하는 건데 그런 직장이 요새 어디 있어요.

임재범 : 같은 급수 공무원의 최고호봉 받으니까 월급도 많은 거죠.

디도스 테러를 비서들이 했다? 다 뻔히 아는데 정말 왜 그럴까…

프레시안 : 디도스 테러를 비서들이 했다는 발표 보고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지성 : 진짜 기가 막혀 할 말이 없더라고요.

임재범 : 논할 가치가 없죠.

이태권 : 짜증나는 게 연루된 친구들이 전부 다 한나라당 보좌관 중에서도 운동부 출신이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에게 다 뒤집어 씌우고, 좀 정도껏 해야 하는데 이건 너무 심하다.

지성 :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예요. 다 뻔히 아는데 정말 왜 그럴까. 그런 거 볼 때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역행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모두가 다 알잖아요. 그런데 또 일반인들이 정치 혐오주의 있으니까 그렇게 결론내고 치우는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다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는지. 어떻게 그렇게 결론을 낼 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임재범 : 해부해보고 싶어요.


▲자신의 비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 연루된 최구식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지성 : 이해가 정말 안 되는데 저도 회사 일 하다 바쁘니까 잊어버려요. 아마 그래서 그런 거겠죠. 그 결과 발표된 날은 웃었어요, 그냥.

이태권 : 디도스 공격도 디비(DB)만 했다면서요. 나중에 다 국정조사 해야 돼요.

지성 : 저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도 이명박 입장에서는 정권교체라고 보는데, 저 사람은 참 강심장인 것 같아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 뻔히 아는데도, 박근혜가 되든 야당이 되든. 각하가 정말 격이 다르신 것 같아요. 격이 달라.

그런데 그거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단 얘기예요. 믿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고. 한나라당 30% 고정 지지자들은 진짜 그렇게 믿는다니까요. 믿고 싶은 거예요. 요즘 검찰이 거짓말하겠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거죠. 제가 1979년 생이고 98학번인데요. 우리 때는 운동권도 별로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세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으면 정치 혐오주의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된 거기도 한데, 디도스 사건도 안 믿지만 관심 없죠. 정치는 다 그래, 이런 식으로. 그래서 안타까워요. 정치는 차악을 선택하는 건데 결국 혐오로 끝나니까.

"디도스 사건 수사한 검사, 옷 벗겨야"…가장 쉬운 검찰개혁 방법이 있다?

임재범 : 일반적인 상식으로 선관위 홈페이지를 투표 당일 날 막는다고 해서 투표에 영향을 주지는 않잖아요. 투표소가 많이 바뀐 상황에서만 엄청난 영향을 주는 거죠. 투표소가 바뀐 거랑 연관돼 있는 거잖아요, 디도스 공격이. 그 비서들이 투표소가 많이 바뀐 걸 어떻게 알았을까. 비서들이 바꿨나? 이때부터는 얘기가 하나도 안 맞는 거예요. 정말 대단해요. 비서들이 투표소 위치도 바꾸고 선관위 홈페이지도 다운 시키고. 논할 가치도 없죠. 특검으로 간다는데 특검해서 이제까지 뭐 나온 게 있나요? 저는 이 건을 수사한 검사는 다 옷 벗겨야 한다고 봐요. 걔들은 검사 자격도 없어요.

지성 : 근데 진짜 검찰 개혁은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임재범 : 걸릴 때마다 죽이면 되요. (일동 웃음)

지성 : 노무현도 그렇게 노력했는데 안 된 거잖아요.

이태권 : 노력을 한다면서 왜 평검사와 대통령이 계급장 떼고 토론을 해요. 깡패들하고 우리 토론 안 하잖아요. 깡패는 몽둥이로 때리거나 그러지 말로 안 해요. 그런데 검찰은 조폭들이잖아요. 조폭들이랑 왜 토론을 해요.


▲ 평검사들과 대화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임재범 : 모든 검사가 그렇진 않겠죠.

프레시안 : 옷만 벗기면 나가서 변호사 하면 되잖아요.

임재범 : 그러니까 옷만 벗기면 안 되죠. 케이스로 걸릴 때마다 죽여야 되요. 몇 사람 죽이면 정리 되요. (일동 웃음)

프레시안 : 검사들은 진짜 계급사회여서 술자리에도 앉는 순서가 정해져 있대요.

이태권 : 우리나라가 계급 사회여서 직함 이런 게 중요하잖아요. 죽일 필요도 없고 변호사법만 개정해서 변호사 개업 못 하게 하면 되요. 그게 더 잔인하죠, 죽이는 것보다.

임재범 : 죽인다는 게 뭐 꼭 그런 의미가 아니고요.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는 거죠. 법조계 근처에서 얼씬 못 하게, 다른 걸로 먹고 살게. 그런 것까지 우리가 제한하긴 어려우니까요. 농사를 짓던지 통닭집을 하던지.

프레시안 : 예전에 그랜저 검사도 문제가 돼서 옷 벗고 나왔는데 나와서 3개월 만에 변호사 개업했잖아요.

임재범 : 더딘 것 같아도 가장 빠른 길이 그거 같아요. 그래야 안에서 개혁을 하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힘을 받고요.

지성 : 노무현 정부 때는 그럼 왜 검찰개혁에 실패한 거예요?

프레시안 : 어떤 방식으로 개혁해야하는지에 대한 상이 일단 없었죠. 그리고 검찰 조직을 잘 아는 사람도 없으니까 어떻게 개혁해야하는지를 모르는 거죠. 민주당이랑 한나라당이랑 비교해 보면 검사 출신 정치인이 진짜 없어요.

지성 : 한나라당은 진짜 많잖아요, 검사 출신이.

임재범 : 대화는 사람하고 해야지, (검사는) 사람이 아닌데 대화하면 안 되죠.

프레시안 : 검찰 개혁은 몇 가지 방향이 있을텐데 일단 공수처 설립, 기소 독점권 제한 등이 있겠죠.

이태권 : 그 두 가지만 해도 충분할 것 같아요. 기소 독점권을 없애고 공수처에서 검찰에 대한 수사를 가능하게하면 검찰도 바뀌지 않겠어요.

임재범 : 물론 제도도 중요하지만 제도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운영이라고 봐요. 공수처, 기소 독점권 다 중요하지만 그거 한다고 개혁될까? 그 나물에 그 밥일 경우는 안 된다고 봐요. 결국 사람의 문제고, 의지의 문제고, 정치의 문제죠.

프레시안 : 사실 특별검사제도 비슷한 취지로 만들었지만 특검이라고 제대로 밝혀내는 것도 별로 없잖아요. 공수처도 말이 공수처지 결국 검사 출신들이 들어가 있을 테고요. 정말 정권이 얼마나 개혁의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지요.

임재범 : 사실 언론사가 가장 마지막까지 군사독재 문화가 남아 있는 데였잖아요. 편집국장에 권한이 집중되고 지시하면 따라야 하고요. 옛날에 그래서 언론개혁 하면서 도입된 제도가 편집국장 직선제였거든요. 그러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편집국장도 기자들 눈치도 보고 기자들도 직접 문제제기도 하고요. 검찰도 똑같은 것 같아요. 평검사들이 거꾸로 검찰 총수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갖춰지고 그것과 공수처 등이 맞물려 돌아가면 나아질 것 같아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아까도 말했지만 걸릴 때마다 처벌을 해야된다고 봐요.

이태권 : 우리나라 법철학이 진짜 화이트칼라 범죄나 경제사범에 대해 응징이 약해요. 그런 것도 강화해야 되요. 최태원 불구속 수사도 정말 말이 안 되잖아요. 일반인은 불구속 만들려면 변호사 사무실에 돈을 엄청 갖다 줘야 하잖아요. 1000억 대 횡령했는데 구속도 안 되고.

임재범 : 얼마 전에 TV보다 알게 된 건데, 군인 내부 고발자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내부 고발한 다음에 이 사람이 잘렸는데 일종의 블랙 리스트 같은 게 돌아서 취직도 안 되고. 실제로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저 사람은 내부 고발했던 사람이라는 걸 다 아니까 재취업이 안 되는 거죠. 완전 사회적으로 매장시킨 셈인데 그 사람이 그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그러잖아요. 잘못 저지른 검사들이야말로 그렇게 만들어야죠.

프레시안 : 그 사람 결국 이재오가 취직시켜줬잖아요. 국민권익위 조사관으로.

'버핏세' 얘기하는 미국 재벌들, 우리는 암살문화가 없어 재벌이 겁이 없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연합뉴스
이태권 : 우리나라 기득권들이 지금안일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프랑스나 미국의 부자들은 얼마나 윤리적이어서 버핏세 같은 걸 알아서 하자 그럴까요. 이 사회가 안정될수록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더 좋은 거잖아요. 사회가 1이 좋아지면 그 사람들은 100을 더 얻는거죠. 우리나라 재벌들도 그런 생각을 해야되요. 진짜 위험수위에 와 있고 사람들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슈스케 방식으로 30대 조금 주면 괜찮아지겠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프레시안 : 어떤 교수가 사적인 자리에서 우리나라 재벌들이 저러고 사는 건 총기가 허용되지 않아서라고 하더라고요.

지성 : 재밌는 얘기네요.

임재범 : 뜨거운 맛을 안 봐서 겁이 없는 거죠.

이태권 : 맞아요. 암살 문화가 없어서 그래요.

임재범 : 얼마 전에 한국갤럽에서 만든 연하장을 봤는데 처음 설립한 후부터 똑같은 설문을 매년 했더라고요. 그걸 소개해 놨는데 그 수치만 봐도 소득 불평등이 엄청나게 심해졌더라고요. 왜 폭동이 안 일어나는지 모를 정도로요. 집값이 떨어진다 하는데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이 집을 살 방법이 없어서 그래요. 개콘 에서도 풍자하지만 살 사람이 없는 거죠. 수요가 없으니 집값이 떨어지죠.

이태권 : 아까 총기 얘기했는데 제가 아는 한 교수도 그런 얘길 해요. 그 교수는 진보적이지도 않거든요. 미국 유학 갔다 와서 서울시내 4년제 대학에 있고요. 그 교수가 우리나라는 재벌들이 한 번도 암살을 당해본 적이 없어서 저런다고 하더라고요.

공효진 : 올해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2012년에.

프레시안 : 혹시 암살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일동 웃음)

공효진 :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웃음)

지성 :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삼성 때문에 우리가 먹고 산다고 하는데 재벌 때문에 우리 주변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이마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들어오니 좋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시민의식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한 치 앞만 보는 거고. 그런 걸 어떻게 바꾸죠? 자기 아들 대기업 들어가면 좋아하고.

임재범 : 그걸 탓할 수 있을까요.

지성 : 의식 수준이 좀 바뀌어야 한다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싸게 사면 좋은 거 아니냐 이거예요. 통큰 치킨이 대표적이죠.

임재범 : 싸게 사면 좋은 거 아니에요?

지성 : 전 사실 죄의식을 느껴요. 이마트 가긴 가는데 죄의식을 느끼면서 사요. 그래도 최소한 PB제품은 안 사요. 진짜 싼데 그게 분명히 제조업체 죽여서 만드는 거거든요.

프레시안 : 저도 PB제품은 안 사는데 이유가 다르네요. 전 그냥 못 믿겠어서 안 사는 건데. (웃음) 너무 싸서 뭘로 만들었는지 못 믿겠어요.

공효진 :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니까요.

임재범 : 아직 배가 부르시네요. 우리 집은 매번 이거보다 더 싼 거 없나하고 찾는데. (웃음)

지성 : 그러고 보면 옛날에 잘 나가던 브랜드들도 다 없어졌잖아요. 아남티비 기억하시죠? 어느날 없어졌잖아요. 지금은 모든 게 다 삼성 아니면 엘지예요. 무섭더라고요.

임재범 : 다 양극화되는 거죠.

30대의 고민 "대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프레시안 : 좀 '올드'한 표현이지만 어찌 보면 결국 국민의 수준이 정치권에 딱 반영되는 거죠.

임재범 : 그 국민의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꾸준한 교육을 통해 올리는 방법이 있고 둘째는 사회 변혁이죠. 사회 변혁은 꼭 혁명이 아니고 큰 격변기를 거치면 동시에 국민들의 수준이 업그레이드 되요. 1987년이 대표적이잖아요. 우리는 한국전쟁 외에는 큰 격변기가 별로 없었어요. 의식이 확 올라갈 만한 일이 없었던 거죠.

지성 : 20-30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뭐냐 이거죠.

프레시안 : 암살? (일동 웃음)

지성 : 김여진이 등록금 문제로 싸울 때 그런 얘길 했잖아요. 학생들이 다같이 다음 학기를 휴학하자. 그거 보고 되게 신선했어요.

하지원 : 그런데 안 하잖아요.

지성 : 휴학하는데 불이익 없잖아요.

이태권 : 사람들이 그런데 나 있을 때는 혜택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잖아요.

지성 : 옛날 386 세대는 연대 정신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모두가 다 경쟁에 내몰리니까요. 낭만이 없어요.

이태권 : 386이랑은 또 환경이 너무 다르니까요. 그때는 취업 다 됐잖아요. 게다가 그때는 보이는 적과 싸웠으니까 전선이 하나였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얘랑 나랑 같이 등록금 내지만 처지도 다르고 전선이 하나로 느껴지지 않는 거죠. 젊은 친구들만 뭐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386이 특별히 정의로운 세대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지성 : 저는 20대보다는 좀 위긴 하지만 너무 빡빡한 삶이에요, 진짜. 아버지는 고졸로 청주에서 서울 올라오셔서 7-8년 근무해서 스물 일곱인가 여덟에 서울에 집을 사셨다는데. 우리는 어머니에게 도움 받아서 전셋집은 구했지만 도저히 전셋값 오르는 게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결혼 안 하는 사람들이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거든요. 돈 없어서 못 하는 거지. 민주당이 된다고 그게 해결이 되겠어요?

하지원 : 동맹휴학은 노동자들이 다 같이 파업하자는 거랑 똑같이 안 되는 일 같아요. 한 번에 하면 한 번에 바뀔 거라고 하지만 각각의 사정이 다 다르잖아요. 어떻게 보면 되게 순진하고 낭만적인 생각인 거죠.

지성 : 방법이 없으니까요. 불평등 구조가 너무 고착화 돼 가니까요.

프레시안 : 불만들이 쌓여서 오히려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 같긴 해요. 정권교체가 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요.

지성 : 나꼼수도 반MB 정서 때문에 인기가 있는 거지, 그게 생산적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제 생각에는 민주통합당이 된다고 해도 그 안에 얼마나 파벌이 많아요. 자기들끼리 얼마나 싸우겠어요. 그런 걱정이 있어요. 사실 이명박이 대통령인 지금은 욕하면 되니까 마음이 편해요. 그런데 야당이 정권을 잡아서 또 집에서 어머니 아버지, 삼촌들이랑 싸울 생각을 하면 갑갑해요. 삼촌들이 저를 공격할 생각을 하면 벌써 겁이 나요. 노무현 때 너무 당했어요.

이태권 : MB가 국민들의 학습 능력도 증진시켜주고 가족의 평화와 화목도 만들어줬군요.

지성 : 맞아요. 부모님이 정치 얘기 안 하시니까 마음이 편해요.

'노무현의 그림자' 문재인, 자기만의 컨텐츠가 없어서…

프레시안 : 안철수가 총선 출마는 안 한다네요.

하지원 : 안 나올 것 같았어요. 대선은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요.

이태권 : 김종인이 그런 식으로 말하잖아요. 대통령 하려면 총선 나와야한다는데 정치에 뭐 로드맵이 있나요? 좀 웃긴 것 같아요.

하지원 : 장진이 안철수 얘기하면서 자기도 조감독 안 하고 감독 됐다고 했었잖아요.

이태권 : 이해찬도 자기가 마치 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도 노인네 같아요. 박희태나 이런 사람들이랑 (이해찬은) 한끝 차이지.

지성 : 안철수에 쏠리는 걸 보면 우리나라 정치가 참 다이나믹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그만큼 정치 혐오주의가 만연하다는 반증인 것도 같고요. 안철수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정치인으로 과연 잘 할까 생각하는 사람은 있지만요. 안철수가 정치 안 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제 주변에는 많은 것 같아요. 안철수 좋아하지만 답답해요. 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이태권 : 안철수는 변수로 두고 민주통합당은 문재인으로 가는 거 아닌가요. 안철수가 문재인한테 양보해 주면 좋은 거고, 안철수가 나서면 문재인이 양보할 생각도 있는 것 같고.

지성 : 그런데 안철수는 새로운 인물의 이미지인데 문재인은 노무현 이미지가 너무 강해요. 와이프한테도 물어보니까 제2의 노무현 아니냐고, 또 노무현이냐고 그러더라고요. 그건 한계죠. 봤는데 식스팩은 참 인상적이었어요. 격파 하는 거랑요.

프레시안 : 다음날 검색어 1위더라고요.

▲<힐링캠프>에 출연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SBS

지성 : 젊었을 때 잘생겼더라고요. 남자답기도 하고. 그런데 노무현 이미지를 좀 벗어나야 되요. 자기 컨텐츠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 사람은 별로 노무현 그림자를 벗어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노무현은 그래도 지역주의 타파라도 있었지만 문재인은 딱히 집히는 게 없잖아요. 물론 문재인이 야권 후보가 되면 찍어주기야 하겠지만요. 반면 안철수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얘기를 하잖아요. 대기업 비판도 하고.

공효진 : 20-30대가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아까 하셨는데 전 그 얘기가 젤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전 그 한 방편이 투표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박근혜보다는 안철수가 저의 처지에 맞는 정치를 하겠지만 안철수의 배경은 저랑은 또 너무 다르잖아요. 과연 그가 저같은 사람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그들이 무언가를 해줄 것 같지도 않고요.

지성 :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투표도 있지만 결국 시위인 것 같아요. 프랑스 68혁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는데 결국 68혁명은 실패했거든요. 그런데 그 영향으로 나중에 투표 연령이 낮아지고 녹색당도 생기고 그런 효과가 나타난 거죠. 노무현이 대통령 때 삼성이 더 커가는 걸 보면서 오히려 전 실망했거든요. 별 차이 없구나. 결국 방법은 우리가 연대해서 직접 행동하는 것 밖에 없어요.

공효진 : 30대 정치와 놀다와 같은 것도 결국 직접 행동의 하나 아닌가요?

이태권 : 30대는 정치랑 놀고 20대는 차도 좀 불태우고…. (웃음)

프레시안 : 오늘 전체적으로 좀 과격한데요?

이태권 : 아니, 과격한 게 글로벌 스탠다드예요. 우리나라가 너무 점잖죠. 68혁명도 그렇고 주기적으로 과격한 일들이 벌어지거든요, 외국을 보면.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일이 너무 없어요.

임재범 :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이 많아요. 용서도 잘하고.

하지원 : 안철수 현상 중에 재밌는 게 강남 아줌마들이 요즘 애들한테 존댓말을 쓴대요.

공효진 : 안철수가 그 얘기 해서 그런 거잖아요. 어머니가 대학생 때까지 존댓말을 써줬다고.

이태권 : 우리나라 정치인도 배경이 다 비슷하잖아요. 노무현도 다른 것 같지만 사법고시 패스한 법조인이고 문재인도 법조인이고요. 스펙 좋은 사람들 뿐이고요. 외국은 다양한데 우리나라는 그래요.

프레시안 : 인적쇄신 백번 해봐야 변호사 나가고 변호사 들어오고 그러잖아요.

이태권 : 저는 아줌마 국회의원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특별하지도 않으면서 재미도 없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해요.

임재범 : 정치 재밌게 하기 위해 여기 계신 분들이 다 출마하세요.

프레시안 : 우리나라 정치가 참 고비용이잖아요. 고위험이고.

이태권 : 저는 그래서 국회의원 절반은 추첨제로 뽑았으면 좋겠어요. 똑같을 것 같아요. 개가 주식해도 똑같다고 그러잖아요. (일동 웃음)

임재범 : 정당 정치가 붕괴되잖아요.

이태권 : 인구 통계학적으로 추첨된 사람들이 또 정당 선호도가 있지 않을까요? 의미 없는 비례대표제 하지 말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프레시안 : 재미난 얘기들이 많이 나왔네요.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끝)



/여정민 기자,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