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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일 목요일

[사설] 대검 중수부, ‘박근혜 도우미’로 나서기로 작정했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29일자 사설 '[사설] 대검 중수부, ‘박근혜 도우미’로 나서기로 작정했나'를 퍼왔습니다.
대검 중앙수사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씨 사건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에서 하던 이상득 의원 사건까지 가져와 직접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노씨 사건과 관련해선 미국에 있는 아파트 주인 경아무개씨의 귀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수부 지휘를 받는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저축은행에서 나온 돈이 이 의원에게 흘러간 첩보를 입수하고 서울중앙지검에서 기록을 가져와 검토중이다. 수사 의지는 가상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치성 사건 수사에 열을 올리는 검찰을 곱게 보아주기는 힘들다.
이런 수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불문가지다. 문재인 예비후보 등 야당의 친노세력과 여당 친이계가 타격을 입으면 그 혜택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검찰이 ‘박근혜 돕기’에 총대를 메고 나섰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노정연씨 사건은 애초부터 형사처벌이 어려운 사안이다. 설사 문제의 13억원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건넨 돈이라 해도 뇌물 혐의 당사자인 노 전 대통령이 없는 상태에서 공무원도 아닌 노씨를 기소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박 회장 스스로 자기 돈이 아니라고 했다니 두말할 것도 없다. 기소를 전제로 하는 검찰 수사의 기본원칙에 비춰봐도 말이 안 되는 수사다.
그럼에도 대검의 노림수는 이미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돈상자 사진을 흔들어대며 선거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수사를 종결하지 않고 총선까지 끌기만 해도 친노계와 민주통합당에는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이제 와서 수사를 잠정 중단하거나 총선 전에 종결한다 해도 미세한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접전지역 승부에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상득 의원 수사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뭐 하다 이제 와서 중수부가 맡겠다고 나섰는지 동기가 의심스럽다. 노정연씨 사건 수사를 물타기하고 박 위원장을 돕겠다는 저의가 돋보일 뿐이다.
결국 검찰의 이번 수사는 야당에는 총선 이후의 검찰개혁 공약에 맞설 협박카드를 흔들어 보이는 한편 여권 대선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에게는 선물꾸러미를 선보이는 ‘검찰식 공작수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검찰총장의 조직보호 논리와, 5년 전 비비케이 사건 수사 당시 박 위원장의 섭섭했던 감정을 되돌려보려는 중수부 수뇌부의 의중이 맞아떨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아무리 수사를 열심히 해도 동기가 불순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이번 수사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검찰 수뇌부에 그 후유증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민주당, 아무래도 글렀다


이글은 프레시안 2912-02-27일자 기사 '민주당, 아무래도 글렀다'를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오만한 당에 표를 줘야 할 이유가 대체 뭔가?

'박재승 쿠데타'라고 했다. '저승사자'라고 그를 불렀다. 신계륜 사무총장, 김민석 최고위원, DJ의 아들인 김홍업 의원, 박지원 DJ 비서실장, 이용희 국회부의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 이상수 전 의원 등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추풍낙엽이 됐다. 4년 전, 민주당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뇌물수수, 알선수재, 공금횡령, 파렴치범, 개인비리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인사를 총선 공천에서 배제했다. '대의멸친(大義滅親, 큰 뜻을 위해 가족까지 희생할 수 있다)'. 당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이끈 민주당의 공천개혁에 국민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오만'을 공천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임종석 사무총장, 저축은행 불법자금 수수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탈당과 복당을 반복한 이용희 의원의 아들 이재한 씨도 '지역구 세습' 논란을 뒤로 하고 단수 공천했다. 심지어 뉴라이트 출신의 구인호 전 도의원까지 경선 후보로 확정했다. 정체성 논란의 대표적 인물인 김진표 의원도 공천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확연히 기울었다고 한다. 공천의 잣대라던 도덕성과 정체성은 대체 어느 구석에 처박혔는지 모를 일이다.

첫 번째 항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른 결정이란다. 법 논리로는 일리 있는 말이지만 유권자와의 소통이 우선인 정치행위에 대한 변명으론 적합하지 않다. 박재승 위원장은 4년 전 공천 논란 때 이런 말을 했다. "보통 사람은 구멍가게에서 우유 하나만 훔쳐도 옥살이를 하는데 정치인은 큰 돈을 받아도 사면 받으면 다시 국회의원이 된다. 그런 생각에 민심이 떠나는 것이다. 하나하나 다 살펴주다 보면 개혁은 못한다." 그를 공심위원장 자리에 앉힌 손학규 대표가 "99마리 양을 두고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선 목자의 모습이 법과 정의구현의 모습"이라며 탈락자 구제를 요청했음에도 박 위원장은 꿈쩍하지 않았다.

두 번째 항변, 본선 경쟁력이 높다는 게 '묻지마 공천'의 이유다. 전형적인 현실 안주 논리다. "4년 전엔 공천에는 성공했지만 결과는 실패했다"는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최근 들었다. 그의 말대로 민주당은 2008년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인 100석의 목표치에 밑도는 81석을 얻는데 그쳤다.

그러나 그해 초만 해도 60석 내외에 그칠 거란 비관적 전망이 당 안팎을 지배했던 걸 감안하면 정반대의 결과론적 해석도 가능하다. 530만표 차이의 대선 패배 충격에 허덕거리던 민주당에 피가 돌고 활력이 생겨나기 시작한 건 엄연한 '박재승 효과' 덕이었다. 심지어 임종석 전 의원마저 당시엔 "대선 패배 이후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기 때문에 박재승 위원장을 모셔오고 혁신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천 특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원칙과 기준대로 공천을 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오만한 민주당은 야권연대 협상도 농락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주장에 따르면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고작 4곳, 비수도권에선 단 1곳만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정희, 심상정 대표, 노회찬, 천호선 대변인 등 통합진보당의 간판급 인사 출마지에만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수도권의 양보지역인 충남 예산홍성은 민주당이 자유선진당에 밀리는 곳이다. 터무니없는 민주당의 고자세로 인해 야권연대 협상은 24일 잠정 파기되기에 이르렀다. 야권연대를 집권으로 가는 초석이라고 떠들던 민주당이 정작 협상장에선 상대에게 떡고물 나눠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4년 전에도 야당이었고 지금도 야당이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으로 권력을 내줬고 탄핵 역풍으로 졸지에 국회의원이 된 '탄돌이'들의 부실한 내공 탓에 소수당이 됐다. 야당이 된 이후에도 4대강 사업, 종편 특혜 등 이명박 정부의 막무가내 국정운영을 막아낸 사례가 없는 무능함을 보여왔다.

그럼에도 단 한명의 탈락자 없이 현역의원을 재공천하고 때 뭍은 '옛동지'들을 불러들이는 데만 급급한 민주당의 행태는 한미FTA 등 과거에 행한 잘못에 반성을 모르는 한명숙 대표 체제의 유전자로 굳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남은 공천심사에서 교비 횡령 혐의로 2심 유죄를 선고받은 강성종 의원, 청목회 사건으로 1심 유죄를 받은 최규식 의원을 공천 배제한들, 이들이 친노이거나 486그룹이 아니라서 잘렸다는 것 외에 무슨 논리적 일관성이 있을까 싶다.

한 대표는 최근 "과반을 하고 싶다"고 총선 목표치를 공식화했다. 달성 가능한 목표냐는문제 이전에 오만한데다 무능하기까지 한 당이 무소불위의 입법 권력을 손에 쥐는 게 바람직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노무현의 실패를, 이명박의 실패를 겪고 나니 진보건 보수건 분에 넘친 힘을 가진 집단은 반드시 사고를 치더라는 교훈 때문이다.



ⓒ연합

/임경구 편집국장

2012년 2월 24일 금요일

[사설]가계부채 900조원, 약발 안 듣는 억제대책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23일자 사설 '[사설]가계부채 900조원, 약발 안 듣는 억제대책'을 퍼왔습니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표한 지난해 4·4분기 가계부채가 912조9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넘어섰다. 4·4분기 중에만 늘어난 부채가 22조원으로 1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고, 연간으로는 66조원이 늘어 전년 증가액(67조원)과 거의 같은 수준을 보였다.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으로까지 불리게 된 것이 어제오늘이 아니건만 부채 증가 속도가 여전히 가파르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가계부채 가운데 판매신용을 뺀 가계대출은 858조1000억원으로 4·4분기 중 19조원이 증가했는데 은행에서 나간 대출도 전분기(5조4000억원)보다 많은 6조2000억원이나 증가했지만 은행 이외의 대출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나타냈다. 저축은행·신협 등 비은행 예금기관의 대출 증가액이 전분기보다 46% 많았고, 보험·증권 등 기타 금융기관 대출 증가액 역시 전분기 증가액의 2배에 이르렀다. 은행 대출창구가 조여지자 다른 금융기관들의 대출이 크게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와 규모가 1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나라들이 부채를 성공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는 것과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득이 늘지 않아 대출자들의 상환능력이 점점 떨어짐에 따라 은행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2금융권에서 빚을 내는 악순환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실제로 얼마 전 발표된 한은의 가계금융조사 결과에서 만기 일시상환 방식으로 돈을 빌린 대출자의 3분의 1가량이 만기 상환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기 집을 갖고 있는 가구의 경우 지난해 소득보다 부채증가 속도가 빨라 가처분 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172.3%로 전년(166.9%)보다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가계부채의 적정 증가를 위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분할상환 대출을 활성화하는 등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로 보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의 근본적 해결책은 일자리와 소득을 늘려 상환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기까지 일단 부채 증가속도를 제어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보고 사실상 손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정부는 과거 은행들의 대출 경쟁을 방치하고 저금리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해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킨 전력이 있다. 대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MB정부, 저축은행 사태 뭘 하다가 이제와서…"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13일자 기사 '"MB정부, 저축은행 사태 뭘 하다가 이제와서…"'를 퍼왔습니다.
부실한 법처리 국회나, 뒷짐지다 논평하는 청와대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합의해 국회 정무위를 통과시킨 저축은행 피해구제 특별법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명박 대통령은 거부권을 시사했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기다렸다는 듯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전선이 '국회 VS 행정부'로 갈린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뒷짐만 지고 있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여야 합의로 지난 9일 정무위에서 처리한 법안의 헛점은 명백하다. 이 특별법은 2008년9월 12일 이후 부실화된 상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예금자보호법상 보호한도인 5000만 원을 초과하는 예금액 및 불완전판매로 인정된 부실 저축은행 발행 후순위채권액의 55% 이상을 보상토록 하고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정무위는 예금보험기금 가운데 일부로 조성한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 출연금과 정부 이외의 출연금, 기금 등의 전입금 및 법인세 환급금 등으로 충당키로 했다.

그러나 민간 기금의 일부를 떼서 저축은행 피해자를 보상하는 내용의 이 방안이 다른 예금 보험가입자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2008년 9월 12일 이후 법 시행일까지 발생한 피해자에게 보상해주겠다는 일종의 '소급 입법'인데다, 다른 다른 피해자, 혹은 향후 발생할 피해자와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판이 거세지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보수 언론과 경제지들이 일제히 "여야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표(票)퓰리즘'에 매몰되 위헌적 법안을 처리했다"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별법 처리를 당론으로 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처리되기 힘들 것이라는 말이다. 본회의에 앞서 열릴 법사위에서 가로막힐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시위 ⓒ뉴시스

허태열 "국회 때리는 정부는 뭐 했나?…국가에 소송걸면 보상해줘야 할 판"

그러나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다 된 시점임에도, 피해자 보상 문제와 관련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던 이 대통령이 덜컥 거부권부터 시사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정부 역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난색을 표했을 뿐, 향후 진행할 저축은행 구조조정에만 관심을 갖고 관리 감독 실패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가 내 놓은 피해자 보상 대책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놓았다. 역풍을 맞았던 '국민 성금'아이디어 뿐이었다.

새누리당 소속 허태열 정무위원장은 13일 과 전화통화에서 "아직 법이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대통령 거부권 얘기가 나오는 것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며 "잘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경제 채널 관료들 보고만 듣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법이 공표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그 동안 분위기를 보겠다"고 불쾌한 감정을 내비쳤다.

여야 한 목소리로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는 부분은 뒷짐 진 정부의 태도다. 허태열 위원장은 "정부는 잘 한게 있느냐. 정부는 감시 소홀 등으로 인해 발생한 저축은행 줄도산 사태에 대해 책임이 없느냐.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허 위원장은 "피해자들은 나이도 많고, 저학력, 서민들이 대부분이다. 이 분들이 피해를 받기 위해서는 국가배상법에 근거해 소송을 걸어야 하는데, 나이도 많은 피해자들이 4,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동안 피해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며 "4, 5년 씩 법원에서 투쟁하면 그 분들은 (법원에 의해)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특별법 채널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진보당 "MB정부는 논평할 위치에 있지 않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대변인은 "하루 아침에 재산을 날린 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은 너무나 뜨악했다. 이들이 누구 잘못으로 길거리에 나와 앉았는가. (저축은행 영업정지 무마 및) 비리 참모, 친인척에 둘러싸인 이 대통령에 이런 말(거부권행사 시사)을 할 자격이 있느냐"며 "법적 제도적 방법을 찾는 최소한의 기본적 예의를 갖추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우위영 대변인은 "우리 당은 이번에 정무위에서 통과된 저축은행 특별법에 문제가 많다고 보며, 따라서 찬성하지 않는다"고 못박은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정부 부처가 나서서 무책임한 발언을 해대는 것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검찰 조사와 국회 청문회에서도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책을 내놓고 실행할 주체는 다름 아닌 이명박 정부이다.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는 관료들에 대해서는 문책을 해야 하고 피해자 대책도 정부가 마련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그런데 그 동안 이명박 정부는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뒷짐만 지고 있었다. 저축은행 사태로 책임진 관료가 있는가. 저축은행 피해자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우 대변인은 "정부는 국회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논평이나 하고 있을 위치에 있지 않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시급하게 저축은행 피해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같은 저축은행 특별법에 부정적이었지만,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정무위원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원내지도부가 야권의 부산 선거를 돕기 위해 무리하게 법안 처리를 밀어붙였다가 역풍을 맞게 된 것이라는 불만들도 나오고 있다. 결국 원내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가 또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세열 기자

2012년 1월 5일 목요일

불난 데 기름! '저축은행 쇼크' 원인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5일자 기사 '불난 데 기름! '저축은행 쇼크' 원인은?'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5년, 빛과 그림자·2] 예정된 실패, 금융 정책

학술단체협의회와 은 이명박 정부의 지난 4년간의 각 분야별 정책을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지난 10월 29일 학술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의 글이 실리고, 나중에는 책으로도 묶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997년 외환 위기를 계기로 가장 급격한 구조 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린 부문은 금융 부문, 특히 은행이다. 관치 금융에 대한 반작용은 신자유주의적 개혁 과정을 통해 은행을 단기 수익을 중시하는 '금융 회사'로 탈바꿈하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 위기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대외 취약성은 금융 시스템의 구조 재편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진지한 반성의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은행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손실 노출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양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 이는 외환 위기 이후 진행된 일련의 구조 조정 과정이 성공적이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은행 시스템의 구조 재편의 롤 모델이었던 영미계 은행이 최근의 위기에 더 취약했던 주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은행의 본질적인 역할을 경시한 채 독립적인 산업으로서 수익성만을 지나치게 추구하였으며 그 결과 금융 부문이 지나치게 팽창하였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은 거래 극대화(수수료 등 수익 극대화)를 지향했는데 이는 새로운 자산 운용과 자금 조달을 통한 대형화 전략으로 구체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자산과 부채는 질적으로 성격이 변화하였고 특히 개별 금융 기관을 넘어 시스템 전체의 위험과 취약성을 증대시켰다. 그러나 이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결국은 거대한 세계적 금융 위기(더 나아가 실물 경제의 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이에 대한 반성과 검토가 세계적으로 진행되어 온 결과 최근 금융 비지니스 모델과 금융 규제가 대폭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은 그동안 소홀했던 중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각 국 정부와 정책 당국자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금융의 본래 기능 즉 산업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기업 금융)의 강화도 이에 포함된다.

이처럼 최근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각국 차원에서도 새로운 금융 질서를 위한 금융 규제 개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금융 당국은 한국 금융의 후진성이라는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세계적 조류(금융 규제 강화)에 역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진국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 금융 위기의 원인이자 위기의 파급 루트가 된 대형 복합 금융 기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고 하고 있다. 금융 기관의 위험한 행동 및 그에 따른 '이윤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를 억제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우리 금융 당국은 금융 공기업의 민영화 또는 금융 기관 간의 인수 합병을 통해 '메가 뱅크'를 육성하고, 자본시장법의 개정을 통해 투자 은행과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적이고 위험한 금융 활동을 조장하려 하고 있다.

이른바 "비즈니스 프렌들리"로 표현되는 이명박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는 금융 정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더 구체적으로는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서 금융 부문을 더욱 강조하면서 금융-산업 분리 완화, 금융 공기업의 민영화, 메가 뱅크 정책, 투자 은행과 헤지펀드의 육성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금융 산업 정책은 그 정책 방향의 측면에서 많은 논란을 낳았으며, 2007~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파고 속에서 일부는 무산되었고 일부는 표류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서민 금융이나 중소기업 금융 정책은 실행의 당위, 필요성이라는 면에서는 올바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실제 시행된 정책은 그 지속 가능성, 충실성 등 내용 측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금융 정책이 난맥상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 산업 정책의 방향이 기본적으로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금융 선진화 방안'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는 이 비전이 취하고 있는 금융의 역할에 대한 관점이다. 전통적으로 금융 부문은 실물 부문에 비해 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생산 기능에 부차적인 혹은 보완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즉, 금융은 생산 영역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보의 생산과 리스크의 배분 기능을 통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그러나 금융 선진화 방안은 이러한 전통적인 금융의 자금 중개 관점과 더불어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서 금융 부문의 독자 산업화를 추구한다.

그런데 금융 부문이 지나치게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들이 경제에 미치는 폐해는 심각하다. 무엇보다도 기업 및 실물 부문에 단기 수익 극대화 원리가 강요되면서 투자 둔화와 그에 따른 혁신 역량의 약화와 함께 부가 가치의 생산 및 분배에 있어 주주 이외의 이해 당사자의 발언권이 약화되었다.

그리고 생산적 활동보다도 투기적인 지대 추구 활동이 지배적이게 되었다. 무분별한 기업 인수 합병, 주식 및 부동산 버블, 자산 소득의 증가와 노동 소득의 감소 그리고 경제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등 국민 경제의 취약성을 증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금융이 실물 부문의 건전한 발전을 도우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방향으로 유도하고 안정적 성장을 방해하기에 이른 것이다.

금융이란 기본적으로 여유 자금을 보유한 이들로부터 자금이 부족한 이들로 자금을 중개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그 역할의 특성상 이중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즉, 자금의 중개 과정은 사적 이익이 추구되는 영역이면서 동시에 한 경제의 건전한 발전 및 안정성과 관련된 공공적 영역이다. 때문에 금융 기관은 이윤 창출을 추구하는 기업이면서 동시에 공공적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국가는 금융 기관에 대해서 일반 기업과는 달리 특별한 보호 및 지원 정책을 마련하거나 감독을 통하여 부실을 방지하고 있다.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금융 기관들의 부실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금융 기관에 엄청난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은행을 금융 '회사'라고 하지 않고 굳이 금융 '기관'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기관들은 과도하게 안정성,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함으로써 지방, 중소기업, 서민 등을 금융적 활동에서 배제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금융 기관들이 담보 대출, 변동 금리 위주로 여신을 운용함으로써 담보 능력이 없는 서민을 소외시키고 있으며, 금융 시장의 변동 위험을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동시에 낙후 지역과 서민, 중소기업 등 금융 배제자에 대한 보호와 같은 금융 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있다.

본연의 자금 중개 기능과 그에 따른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함으로써 경제 전체의 효율성과 안정성에 기여하기보다는, 지나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추구한 결과 경제 전체의 자원 배분을 왜곡시켜 성장 잠재력을 감소시키고 거시 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단적으로 과다한 가계 부채나 부동산 버블 문제가 한 예이다.


ⓒ프레시안(손문상)
요약해 보자. 외환 위기 이후 정부는 금융 산업 구조 재편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과거의 관치 금융에 대한 반작용으로 금융 산업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최우선시하였다. 수익성 위주의 시장재편 과정에서 은행 등 금융 기관들의 대형화와 겸업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결과는 금융 시장 구조, 자원의 배분의 왜곡이었으며 나아가 전체 금융 시스템이 취약하게 된 것이다.

개별 금융 기관 장사 잘되고 직원들 봉급 올라간다고 경제가 잘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현실에서 적나라하게 밝혀졌다. 어려운 말로 은행의 합리성이 경제 전체의 합리성으로 직결되지 못한 것이다. 보다 공공적이고 사회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 모든 것이 이명박 정부의 잘못이라고 하면 아마 당국자들은 억울해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균형 있는' 평가를 해보자. 사실 금융의 문제점은 이명박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다. 이미 외환 위기 이후 10년간 지속된 정책 기조의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이명박 정부는 그 기조를 더욱 철저히 밀고 나가려다가 세계 금융 위기를 맞았다. 위기를 계기로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기존의 잘못된(!) 정책 노선을 관철시킬까만 요리 조리 궁리하다가 시간을 낭비하고 잘못된 금융의 해악이 커지는 것을 방치했다. 바로 이것이 잘못이다.

마지막으로 금융의 공공성 회복과 관련하여 반드시 지적되어야 할 점을 첨언하자면, 금융 당국의 정책 목표와 과정을 더 투명하게 하고 이를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론스타 특혜 의혹이나 저축은행 사태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경제 전반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 정책의 결정 및 진행 과정을 일부 엘리트 관료에게만 맡겨둘 수만은 없지 않은가.



/조원희 국민대학교 교수,홍수완 고려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