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사설] 의혹 여전한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25일자 사설 '[사설] 의혹 여전한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퍼왔습니다.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확정된 듯하다. 이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지난 22일 버나드 웨버 이사장의 이메일을 통해 제주도에 최종 선정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선정 기준과 과정을 둘러싼 의혹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은 지난달 12일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곳을 발표하면서 모두 ‘잠정’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제주도의 경우 이 딱지를 가장 먼저 뗐다. 브라질 아마존 등 나머지 6곳은 아직 잠정적이다. 재단 쪽은 잠정 선정 뒤 유효투표 검증작업을 벌인 결과 제주도의 투표수가 많아 미리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식 확정은 내년 1월로 미뤘다. 국가별 유효투표수 집계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댔다.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다. 제주도가 많은 표를 얻어 ‘잠정’이라는 딱지를 뗐다고 하더니 아직 투표 집계를 마무리하지 않았다니 말이 되나?
재단이 제주도만 서둘러 확정한 의도는 다른 데 있다. 재단은 이메일에서 공식 인증식 수여 행사를 제주도에서 개최하며, 7대 자연경관 홍보활동도 함께 하자고 제의했다고 한다. 물론 비용은 제주도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재단은 제주도가 이 제의를 받지 않으면 최종 확정을 번복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베버 이사장이 보낸 이메일의 성격을 전화요금 독촉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은 7대 자연경관을 전화와 문자 투표로 선정한다. 투표자들이 내는 전화요금의 상당 부분은 재단 수입으로 돌아간다. 중복투표와 반복투표를 허용해 선정의 공정성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런 비상식적인 투표에 제주도는 지금까지 행정전화로만 1억통 이상 참여했다. 케이티에 미납한 요금이 2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전화요금을 쏟아부어 세계 7대 경관이라는 타이틀을 매수했다고 할 만한 모양새다.
선정기관의 실체가 아직도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다. 뉴세븐원더스는 스위스에 등록한 비영리재단으로 소개할 뿐 재단 구성 및 운영, 소재지와 전화번호 같은 기초적인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재단의 자금관리는 ‘뉴오픈월드 코퍼레이션’(NOWC), 홍보와 행사 운영은 ‘드유레카’(DEUREKA)라는 기업이 맡고 있는데, 등록지도 파나마 등의 조세회피지역이라고 한다. 몇몇 장사꾼들이 돈벌이 목적으로 허울만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 제주도가 7대 자연경관 타이틀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제기된 의혹들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사설] 올림픽 활강경기장, 가리왕산만 고집할 일 아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25일자 사설 '[사설] 올림픽 활강경기장, 가리왕산만 고집할 일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강원도가 2018년 겨울올림픽 활강경기 장소로 정한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은 한반도 남쪽의 대표적인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이다. 스키 슬로프를 건설할 경우 조선시대부터 국가보호림으로 지켜온 원시림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리왕산만이 국제경기를 치를 지형 조건을 충족한다는 강원도 쪽 주장과 달리, 멀지 않은 곳에 다른 터가 있을 수 있음이 밝혀졌다.
와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이 밝혀낸 결과를 보면, 강원도청은 경기장 예정지를 선정할 때 담당 공무원 수준에서 영동고속도로 주변을 살핀 게 고작이라고 한다. 그것도 사무실에서 지도를 분석하고 몇군데 현장을 답사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이를 위해선 전문 연구기관에 맡겨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입지조사를 해야 옳았다. 스키장을 어디에 만드느냐에 따라서 영원히 회복하기 어려운 심각한 자연파괴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원도청은 2001년 첫 신청 때부터 이번까지 모두 세 차례나 올림픽 유치 작업을 벌이면서도 열린 자세는커녕 ‘가리왕산 외에 대안 없음’만을 외쳐왔다. 공무원들의 경직된 자세와 무신경이 놀라울 정도다.
마침 녹색연합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과 정선군 고한읍 경계에 자리잡은 만항재~백운산 주능선 봉우리 일대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찾아냈다고 한다. 이곳은 표고차가 910m, 정상에서 마을까지 거리가 4㎞쯤이어서 국제경기 등급의 활강코스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이곳은 과거 광산을 개발했다가 지금은 대부분 폐광된 곳이다. 스키장을 만들 경우 자연을 훼손하는 게 아니라 폐광 지역 환경을 복원하고 관리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른 전북 무주 스키장도 여전히 대안으로 꼽는다.
가리왕산 스키장은 환경훼손 부담이 너무 크고 사후 이용 편의성도 떨어진다. 강원도는 지금이라도 열린 자세로 다양한 대안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때가 늦은 것도 아니다. 일본 나가노와 캐나다 밴쿠버 등도 올림픽 유치 뒤 환경문제가 발견되자 국제경기단체와 협의해 경기장 예정지를 바꿨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한다.

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땅콩 만난 비둘기, 배 채우느라 '무아지경'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1-12-23일자 기사 '[사진] 배고픈 비둘기의 추운 겨울나기'를 퍼왔습니다.
[사진] 배고픈 비둘기의 추운 겨울나기


▲ 먹이사냥에 나선 비둘기가 땅콩, 아몬드, 단밤 등을 파는 노점상위에 내려 앉았다. ⓒ 심명남

사시사철 공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새가 있습니다. 바로 비둘기지요. 그런데 지금처럼 추운 겨울날에는 공원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깁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비둘기는 요즘 배고픈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는 새입니다. 그 근거는 '노아의 방주이야기'에서 비롯됩니다. 구약성경에는 이렇게 전해집니다. 40일 동안 밤낮으로 비가 내리고 세상은 암흑으로 뒤덮여 있을 때였습니다. 노아가 하느님의 심판이 끝났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비둘기를 방주 밖으로 날려 보냅니다. 방주 밖으로 날아간 비둘기는 어딘가에서 나뭇가지를 물고 돌아와서 심판의 대홍수가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음을 노아에게 알려줍니다. 


▲ 먹이사냥에 나선 비둘기가 배가고파 땅콩자루에 고개를 처박고 있다. ⓒ 심명남

▲ 비둘기가 땅콩자루에서 쪼은 땅콩을 물고 있다. ⓒ 심명남

인간으로부터 쉽게 먹이를 얻는 비둘기는 한 겨울에도 알을 낳습니다. 그런데 성질이 고약합니다. 비둘기는 비좁은 공간에서의 자리다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알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비둘기는 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먹여서 키우는 독특한 양육을 하는데, 포유류와는 달리 유두, 곧 젖꼭지가 아닌 젖샘에서 나오는 젖으로 새끼를 키운답니다. 좀 독특하지요?

▲ 지나가는 행인의 시선이 비둘기를 향하고 있다. ⓒ 심명남

▲ 이를 보지 못한 행인이 무심코 길을 지나치는 가운데 비둘기가 먹이사냥을 하고 있다. ⓒ 심명남

▲ 이같은 광경을 본 놀란 행인이 신기한듯 비둘기를 바라보고 있다. ⓒ 심명남

22일 배고픔을 참지 못한 비둘기가 직접 먹이를 찾아 나선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비둘기는 국내산 생땅콩과 햇땅콩, 약밤, 아몬드, 단밤 등을 파는 시장 한 모퉁이에 있는 도로 위 노점차량에서 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시장을 보러간 아내를 내려주고 차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이 같은 광경을 보게됐습니다. 물건을 펴놓은 채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듯합니다. 물 만난 비둘기는 굶주린 배를 채우느라 작은 입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의식해서인지 가끔 이쪽저쪽을 살피기도 합니다. 지나치는 행인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입니다.

"오우 맛있당. 오늘은 운수대통에 완존 대박이넹, 이렇게 맛날 수가… 아저씨 감사감사 호호호."
  잠시 후 주인 아저씨가 달려옵니다. 비둘기를 바라본 주인은 훠이훠이 하며 비둘기를 쫓습니다. 비둘기는 도망가고 아저씨는 비둘기가 먹던 땅콩자루에 소쿠리를 덮어버립니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본 주인 아저씨가 한마디 쏘아 붙이더니 또다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 뒤늦게 달려온 노점상 주인이 철 소쿠리로 땅콩자루를 덮어 놓고 또 어디론지 자리를 떠났다. ⓒ 심명남

"아따. 비둘기 좀 쫓아주지 사진만 찍고 있소? 훠이~ 훠이~"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와 넷통에도 송고합니다.

“교류단절로 인한 대북정보 부재, 현 정부의 자업자득이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4일자 기사 '“교류단절로 인한 대북정보 부재, 현 정부의 자업자득이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정일용 615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공동대표

연합뉴스에서 오랫동안 북한 및 한반도 관련 보도를 하며 기자협회장을 역임한 정일용 기자는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공동대표로서 남북교류 사업도 수차례 관여한 바 있다. 

정일용 대표는 23일 오후 와의 전화인터뷰에서 ‘94년에 비해 언론보도가 차분하고 냉정해졌다’는 평가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북에 대해 잘 모르면서 추정에 추정을 거듭해서 쓰고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정일용 대표는 일부 언론의 김정은 후계체제가 준비가 부족하고 불안하다는 보도와 관련, “오히려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가 될 때보다 북 사회가 내부적으로 안정돼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새로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일용 대표는 일선에서 북한 관련 보도를 하는 후배들에게 “북한에서 나오는 원전에 근거해 최소한 북의 주장이 이렇다 라고 보도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사실 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언론이 남북관계를 파탄내자는 것이 아니라면 관계개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정일용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공동대표

다음은 정일용 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지다.

-언론보도가 94년에 비해 차분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언론은 서거냐 사망이냐 하는 지엽적인 논란을 부채질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보도를 하고 있다.

=94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좀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 북과 교류접촉 많아지면서 북쪽에 대해 전보다 좀 많이 알게 돼서 그렇지 않겠나?
그러나 남쪽이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는지도 모르는 것이 정부와 언론의 수준이다. 북과 김정은 후계자에 대해 잘 모른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추정해서 쓰는 것은 쓰는 기자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일 것이다. 국민들도 94년과 비교하자면 (북에 대한 선정적인) 그런 기사가 나온다 해도 별로 주목하지 않고 있다. 

김정일 후계 승계 당시보다 현재의 북이 훨씬 안정돼 있어

-김정은 후계자가 갓 서른도 안 된 인물로 사실상 허수아비라거나 북이 극도의 혼돈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는 가설이 쏟아지고 있다.

=나이만 갖고 따질 것은 아닌 것 같고 후계자 수업을 오래 못 받았다, 후계자로서 활동이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후계자 결정 과정에 삼촌이나 경쟁세력이 있었다. 김정일 위원장이 한창 자랄 때는 북이 유일사상을 정립한다 면서 내부 정리가 필요한 분위기였다. 김정은 후계자 지명은 김정일 위원장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안정적이다.
경제로 보더라도 (김일성 주석이 서거한) 1994년에도 힘들었고 이후 계속 가뭄이다, 홍수다 해서 얼마나 힘들었나? 그때와 비교하면 북쪽에서도 경제적으로는 좋아졌다고 말하고 외신에 따르면 북의 올해 식량 작황이 괜찮다는 보도도 있다. 그런 면을 종합해보면 김정은 후계자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분위기에 권력을 승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대 세습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언론과 일부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생각을 어떻게 가지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부인할 수도 없고,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북의 현실이다. 김정은 후계체제가 들어선 것을 부인할 수 있겠나?

-김일성 주석도 생전에는 남쪽으로부터 극심한 비판에 시달리다 사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비교되며 언론의 평가가 후해졌다. 지금도 김정은 후계자와 비교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나름대로 지도력이 있었다는 식으로 상대적으로 후하게 평가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 것이 보인다.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 해서 좋게 평가하고 새로 등장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깎아내리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 김정은 후계자에 대해서는 당분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북을 봉쇄고립시키니 정보도 얻을 수 없어

-북의 서거 발표 이후 남측이 북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가 대단히 부족하다는 것이 충격적으로 드러났다. 정부여당 쪽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의 정보력이 약화됐다고 하고, 반대로 남북교류 차단이 정보력 부재의 주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본래 서로 만나고 해야 주워듣기라도 하지. 이 정부 들어와서 언론본부만 해도 만남 자체를 봉쇄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첩보위성이 지름 몇 센티미터짜리 물체를 구분한다 해도 건물 내부 상황이나 사람 생각을 어떻게 끄집어낼 수 있나. 이명박 정부와 미국 등 서방의 자업자득이다. 만나지도 못하게 하고 고립시켜서 폐쇄적으로 만들어놓았으니 정보가 있을 수 없다. 

ⓒ6.15남측위 언론본부 2006년 남북언론인토론회 합의서에 서명(수표)한 남측 언론본부 정일용 상임대표와 북측위원회 양철식 사무국장이 기쁜 표정으로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

-이전 정부처럼 남북 교류가 활성화 됐다면 지금과 달랐을까?

=교류가 진전되고 만나고 있었다면 갑자기 17일 뭔가 변화가 있다면 알 수 있지 않았겠나. 관계가 진전됐다면 북쪽에서도 숨기지 않았을 것이다. 개연성으로 보자면 보다 빨리 알았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정부는 조의 대신 위로를 표명하고, 이희호 현정은 여사 외 민간 조문은 불허하되, 민간단체의 조의 표명이나 조전 발송은 허용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어떻게 보나?

=남북 간의 특수관계를 떠나나 조문을 가는데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스운 이야기다. 사람들이 잘 기억을 못하는데 북쪽에서 조문을 오거나 조전을 보낸 것은 상당히 여러 차례다. 정주영·정몽헌 회장과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 그리고 통일 관련 인사 등에 여러 차례 조의를 전했다. 그렇다면 북쪽이 더 유연한 것이 아닌가. 
남에서 정부 차원 조의 표시 대신 동포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달한다고 하는데 굳이 김정일 위원장 등 지도체제를 인민과 구분할 필요가 있는가. 그런 식이라면 막말로 잘 됐으니까 축하한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가능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남쪽에서 이렇게 유연하게 하리라고는 북에서 생각도 못했을 거라는데 말 하다보니 유치하고 웃음이 난다. 꼼수로 보인다.
북쪽에서 와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쪽에서 남북관계 개선 생각해서 조문 가겠다고 하는데 누구는 가지 말라고 무슨 잣대로 하는가? 

북 관련 보도에서 북의 ‘원전’ 중시해야

-북 관련 보도는 사실 관계 확인도 어렵고 명예훼손 같은 위험도 없어 ‘소설 쓰기’의 유혹이 많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1차적으로 원전, 즉 북쪽 신문이나 방송, 출판물에 기초해서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 최소한 북이 그렇게 주장했다는 것은 사실 아니냐. 사실이든 선전이든, 북의 말은 알 수 있다. 또 깊이 오랜 시간 보다보면 어떤 건져낼 것이 있다.
지금 남북관계의 향방은 남에 많이 달려 있다. 북도 남이 하기 따라서 상당히 좋아질 수도 있고 끝장날 수도 있다고 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언론이 남북관계를 파탄내자는 것이 아니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가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앞으로의 남북관계 어떻게 전망하나

=김정일 위원장 부고를 보면 상당히 장문이다. 김 위원장 치적이 나오고, 뒷부분에 남북관계에 대해 조국통일 3대헌장과 남북 간의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자주적인 통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한다. 김정일 위원장 시대와 변함이 없다. 김정은 시대를 보면 큰 틀이 바뀐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핵문제는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문부터 20년 넘게 계속되는 문제다. 김정은 시대라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외부 압박으로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자기 편의주의적인 생각일 뿐이다.

고희철 기자khc@vop.co.kr

뇌출혈로 쓰러진 기아차 실습생, 한 달간 초과 근무만 100시간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2-24일자 기사 '뇌출혈로 쓰러진 기아차 실습생, 한 달간 초과 근무만 100시간'을 퍼왔습니다.
일주일 최대 61시간까지 일해..


ⓒ민중의소리 뇌출혈로 쓰러진 기아차 실습생은 한 달간 100시간의 연장근무를 했다.

지난 17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자에서 현장실습 중 뇌출혈로 쓰러진 김모(18)군이 지난 11월달 연장근무한 시간만 100시간에 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가 24일 단독입수한 김군의 연장근무 일지에 따르면, 김군은 거의 매일 2시간 30분씩 연장근무를 했으며 11월에 있었던 4번의 토요일 중 3번을 공장에 나와 8시간씩 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지에 따르면 김군은 11월 첫째주와 두번째주, 네번째 주에는 토요일 휴일까지 반납한 채 주당 61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노동을 했다. 이는 하루 8시간인 성인 노동자 기준으로 따졌을 때보다 무려 21시간이나 더 긴 시간이다. 

더구나 미성년자인 김군은 하루 7시간 노동이 기본근로시간이어서 실제로는 주당 30시간 가깝게 초과노동을 한 셈이다.

김군이 11월 한달간 일한 시간을 합치면 총 254시간으로, 이는 우리나라 성인노동자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한달간 176시간보다 무려 78시간이나 더 일한 것이다.

김군은 주간근무일 때는 보통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일했고, 야간근무일 때는 오후 8시30분에 일을 시작해 다음날 오전 7시 30분까지 일했다. 

게다가 김군은 일주일 간격으로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번갈아 하면서 낮과 밤이 뒤바뀌는 불규칙한 생활을 해야 했다. 여기에다 주말특근까지 하면서 성인들도 쉽지 않은 고강도의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금속노조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이런 노동 강도는 성인노동자들도 버티기 힘든 구조”라며 “만약 20살부터 이렇게 일을 시작한다면 40살 정도에는 건강상 문제로 일을 못할 수 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광주=김대현 기자

정봉주 유죄, 세계적 유례없는 엉터리 판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3일자 기사 '정봉주 유죄, 세계적 유례없는 엉터리 판결'을 퍼왔습니다.
[기고] 박경신 고려대 교수 "진실 입증 못하면 유죄? 기독교인들 다 잡아갈 건가"

국가가 모든 걸 통제하고 개입할 필요는 없다. 상대성 이론은 국가개입 없이 발견되었고 아이폰은 국가지원 없이 잘 만들어졌다.
사법부가 모든 말의 진위 여부를 결정할 필요도 없다. 안기부 X파일 검사가 실제로 떡값을 받았는지 조선일보 사장이 장자연의 성상납을 받았는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등등 어떤 명제들은 과학적으로 현실적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아마도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명제인 ‘신은 존재한가?’도 그 진위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수천년을 잘 살아 왔다. 가장 신실한 기독교인들의 신실함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의 강도로 결정된다.
국가가 국민이 한 말이 허위라고 해서 잡아가두거나 국가가 독점하는 기타 강제력을 행사하려면 우선 그 말이 허위임이 입증되어야 한다.


▲ BBK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1년을 선고받은 뒤 지지자들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번 정봉주 전 의원의 유죄판결은 이 당연한 원리를 송두리째 무시한 판결이다. ‘BBK가 이명박 소유가 아니다’라는 입증이 없는 상황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게 ‘네 말이 진실이라고 입증하지 못했으니 유죄’라는 판결은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판결이다.
대륙법과 영미법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에서도 진실인지 입증하지 못한 명제의 책임을 그 말을 한 사람에게지우는 나라는 없다. 그런 논리라면 전세계의 기독교인들은 야훼의 존재를 입증하지 못한 죄로 모두 감옥에 가야 할 것이다.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입을 다물라’는 것인데 이런 규범하에서 문명이 어떻게 발전하고 사상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노회찬 안기부 X파일 사건에서는 다행히도 우리 대법원이 정확하게 말했다. 

“안강민, 홍석현, 이학수가 법정에 출두해서 ‘우린 떡값을 주지도 받지도 않았다’고 증언이라도 하지 않는 이를 입증하지 못한 책임을 노회찬에게 지울 수 없다”고. 노회찬 대법원의 판결의 원리를 완전히 뒤집은 이번 이상훈의 판결은 우리나라 사법부의 수준이 얼마나 저열한지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깊게 우리 속살을 도려내야 하는지 보여준 판결이다.
이상훈 대법관은 ‘BBK가 이명박 소유이다’라는 명제가 허위인지를 판시하지 않고 정봉주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틀림없이 죄목은 허위사실공표인데 허위인지를 판시하기 전에 정봉주가 자신의 한 말의 근거가 없다고 유죄를 때렸다.
이렇게 하게 된 이유는 착시현상 때문이다. 형법 제307조제1항이 진실인 경우에도 명예훼손의 성립을 인정하기 때문에 진실이든 허위이든 어차피 유죄이니 기소죄목에서는 ‘허위’가 위법성 요건임에도 불구하고 진위여부를 판정하기도 전에 말한 사람이 얼마나 근거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따진다. 피고가 한 말의 진위를 밝힐 생각은 안하고 ‘피고 너 그런 말할 자격있냐’를 묻게 되는 것이다.


▲ 22일 오전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판결이 나오자 그의 지지모임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 회원들이 대법원 앞에 모여 판결에 대해 성토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렇게 되어버리면 권력비리는 캘 수가 없다. 권력비리는 침묵과 어둠의 장막 속에서만 이루어진다. 이들은 이런 장막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막을 뚫고 간신히 올라오는 단서들은 당연히 ‘충분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단서들을 제시할 수 없다면 비리의 고발은 불가능하다.
장자연이 남긴 유언장과도 같은 문서, 안기부가 본의 아니게 남긴 X파일, 외국 과학자들과 언론이 광우병에 대해서 한 말, 네티즌들이 황우석의 테라토마 사진을 보고 제기한 의혹들이 바로 그러한 단서들인데 이 단서들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묻는다고 해서 감옥에 가야 한다면 누가 비리 고발을 하겠는가. 정봉주도 BBK의 소유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이 침묵의 장막으로 차단된 상황에서 어렵게 어렵게 얻어낸 단서들을 국민들과 공유한 것 뿐이다. 정봉주가 한 일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들 중에서 BBK와 이명박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정보들을 공개한 것 뿐이다.
지금 할 일은 두 가지이다. 첫째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진실임에도 명예훼손 책임을 지우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을 꼭 폐지해야 한다. 물론 이번 유죄조항은 선거법 조항이지만 명예훼손 논리를 대입하였음이 분명하다. 

둘째 사법개혁이다. 법관소환 제도만으로 불충분하다. 법관이든 검사이든 국민의 위임 범위 안에서 활동한다는 명제를 확실히 상기시켜줘야 한다. 국민은 누구에게도 국민의 말이 진실임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국민을 처벌할 권한을 준 적이 없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박 교수의 동의를 받아 게재합니다.)

'MB 실소유' 논란 '다스'에 또 무슨 일이?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23일자 기사 ''MB 실소유' 논란 '다스'에 또 무슨 일이?'를 퍼왔습니다.
MB 처남댁, 이례적인 상속세 주식 납부…이 주식은 누가 살까?

이명박 대통령 실소유 논란을 일으켰던 주식회사 다스의 지분 19.7%를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밝혀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고한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김윤옥 여사의 동생) 고 김재정 씨의 부인이 남편의 다스 지분을 상속받을 때, 상속세로 주식 19%를 떼서 국세청에 납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6차례 입찰을 붙였는데 입찰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다스가 배당을 하지 않는 회사고, 상속세로 납부한 19% 남짓의 주식으로 경영권에 관여할 수도 없어 '매력'이 떨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6차례나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계속 유찰되면서 주식 평가 금액은 843억 원에서 60% 수준인 506억 원으로 떨어졌다. 843억 원 짜리를 506억 원에 살 수 있게 된 것. 정부는 세금 337억 원을 손해본 셈이 된다. 과연 이 '다스' 지분을 누가 '헐값'에 사들이게 될까?


▲ 경주에 있는 주식회사 다스 본사 ⓒ뉴시스

'MB실소유주·아들 고속승진' 논란의 다스, 수상한 지분 변동?

기획재정부 및 자산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재정부는 '다스' 지분율 19.73%를 보유하고 있다. 다스 최대 주주였다가 지난해 2월 작고한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의 부인 권영미 씨가 김 씨의 다스 지분 48.99%를 상속받으며 상속세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납부했기 때문. 이후 권 씨는 남편에게 상속받은 주식 5%를 청계재단에 기부했다.

현재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고 김재정 씨 작고 이후 현재 다스의 최대 주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씨로 현재 46.8%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권영미 씨로 24.3%를 소유하고 있다. 3대 주주는 권 씨의 상속세 납부로 19.7%를 소유하게 된 정부, 4대 주주는 5.0%를 소유한 청계재단, 5대 주주는 이 대통령의 '절친'이자 청계재단 감사인 김창대 씨로 4.2%를 보유하고 있다.

권 씨의 상속세 물납은 청계재단 논란에 이어 또 한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앞서 올해 초에는 청계재단의 다스 경영권 확보 논란이 불거졌었다. 청계재단이 권 씨로부터 기부 받은 5%를 통해 1대 주주(이상은), 2대 주주(권영미) 사이에서 다스 경영권 및 의사 결정 과정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수 있게 되자 "결국 이 대통령이 다스를 좌지우지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 이 대통령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또 불거지기게 된 계기였다.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이행하면서 만든 청계재단은 이 대통령의 사위 및 측근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은 '실소유주' 논란을 끊임없이 부인하고 있지만, 주식 보유자 면면만 봐도 '가족 기업'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 씨는 다스 입사 1년 만에 경영기획팀장을 맡는 등 초고속 승진을 해 왔다. 현재 시형 씨가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것을 두고 "다스 공장의 중국 이전을 위해 시형 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왜 상속세를 주식으로…이 주식은 누가 살까?

23일 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상속세로 납부받은 주식의 최초 입찰 이후 이달 21일까지 6차례 입찰했으나 모두 유찰됐다고 한다. 정부는 두 차례 유찰되면 이후부터는 평가금액의 10%씩 감액해 재공고를 내며, 평가금액의 60%까지 가격이 낮아지면 더 이상 감액하지 않는다. 현재 다스는 당초 평가액 843억 원의 60%인 506억 원에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태다.

재정부 관계자는 "언제든지 이 가격에 사겠다는 곳이 나오면 매각된다"며 "하지만 1년 후까지도 매각이 되지 않으면 재평가를 거쳐 다시 처음부터 입찰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김재정 씨는 이 대통령 차명 보유 논란이 있는 부동산 등 상당수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씨의 부인 권 씨는 굳이 상속세를 다스 주식으로 냈다.

수백억 원대로 추정되는 김 씨의 유산이 대부분 권 씨에게 상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이 있는데도 주식으로 상속세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권 씨가 현금이 없을 수도 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청계재단에 다스 지분을 기부하는 등 최근 다스 지분 보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권 씨의 행동은 분명 수상한 구석이 있다.

권 씨가 청계재단에 5%를 기부함으로써 이 대통령 사위와 측근이 포진해 있는 청계재단이 다스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이후, 이번 다스의 지분 변동 역시 수상한 구석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시중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처남댁과 재산 소유로 말썽이 나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국민들은 다스가 누구 것인지 알고 싶다. (다스에는) 이 대통령의 아들(이시형)이 들어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게 누구 거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5244억 원이다. 이익잉여금만 작년 말 기준으로 1023억 원이 쌓여 있다. 결국 정부가 내다 팔 이 지분을 누가 사들이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