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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3일 금요일

[사설]영세상인 갈취 ‘무법천지’ 남대문시장뿐이겠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2일자 사설 '[사설]영세상인 갈취 ‘무법천지’ 남대문시장뿐이겠나'를 퍼왔습니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을 상대로 돈을 뜯어온 시장 관리회사 임직원과 경비원 등 9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6년 넘게 청소비·자릿세·화장실 사용료·통행세 등 온갖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겼고, 영세상인과 노점상들은 “장사를 못하게 하겠다”는 협박에 못 이겨 돈을 뜯겨왔다니 ‘무법천지’가 따로 없다.

경찰은 (주)남대문시장 임직원들이 마치 ‘봉건제국의 제왕’ 같았다고 밝혔다. 상인 위에 군림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상인들의 생존을 위협해 배를 채웠다는 뜻이다. 47명의 시장관리회사 임직원들이 시장 이면도로의 노점상들로부터 청소관리비 명목으로 챙긴 자릿세가 6억8000만원에 이른다. 이들의 급여가 직원 110만원, 상무 180만원에 불과했다니 상인들을 상대로 돈을 뜯어 생활하도록 사실상 방치한 꼴이다. 경비원들이 개별적으로 돈을 뜯어내기도 했고, 일부 상가 운영회의 임원들도 노점상들에게 화장실 사용료 명목으로 돈을 챙겼다. 노점상연합회는 비가입 노점상들에게 손수레를 시가보다 비싸게 강매해 배를 불렸다. 반면 노점상연합회 소속 노점상은 시장관리회사에 어떤 명목으로도 돈을 내지 않았다고 하니 힘없는 영세 노점상들만 울며 겨자 먹기로 당한 꼴이다.

이런 갈취 행위가 국내 최대 재래시장에서 수년간 버젓이 자행돼왔다는 사실은 관할 구청이나 경찰 등의 유착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재래시장 경비원 등이 상인이나 노점상에게 금품을 상납받았다가 적발된 사례는 드물지 않다. 그때마다 구조적 비리 의혹이 일었지만 제대로 파헤쳐지지 않았다. 이번처럼 시장관리회사나 상가운영회, 노점상연합회 등까지 개입된 먹이사슬 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찰이 1년 가까이 상인 166명의 진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상인들이 보복을 두려워해 수사에 잘 협조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무법천지가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착취 구조가 깊게 뿌리내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힘없는 상인이나 노점상을 갈취하는 비리가 남대문시장 주변에만 있을 리 만무하다. 오랜 역사를 가진 재래시장은 속성상 지배구조나 경영의 투명성이 낮을 개연성이 크다. 불법행위나 비리가 개입될 여지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경찰은 재래시장 주변이나 노점상 갈취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정부나 지자체도 이번 기회에 재래시장의 지배구조와 경영실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구조적 비리를 뿌리뽑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땅콩 만난 비둘기, 배 채우느라 '무아지경'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1-12-23일자 기사 '[사진] 배고픈 비둘기의 추운 겨울나기'를 퍼왔습니다.
[사진] 배고픈 비둘기의 추운 겨울나기


▲ 먹이사냥에 나선 비둘기가 땅콩, 아몬드, 단밤 등을 파는 노점상위에 내려 앉았다. ⓒ 심명남

사시사철 공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새가 있습니다. 바로 비둘기지요. 그런데 지금처럼 추운 겨울날에는 공원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깁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비둘기는 요즘 배고픈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는 새입니다. 그 근거는 '노아의 방주이야기'에서 비롯됩니다. 구약성경에는 이렇게 전해집니다. 40일 동안 밤낮으로 비가 내리고 세상은 암흑으로 뒤덮여 있을 때였습니다. 노아가 하느님의 심판이 끝났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비둘기를 방주 밖으로 날려 보냅니다. 방주 밖으로 날아간 비둘기는 어딘가에서 나뭇가지를 물고 돌아와서 심판의 대홍수가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음을 노아에게 알려줍니다. 


▲ 먹이사냥에 나선 비둘기가 배가고파 땅콩자루에 고개를 처박고 있다. ⓒ 심명남

▲ 비둘기가 땅콩자루에서 쪼은 땅콩을 물고 있다. ⓒ 심명남

인간으로부터 쉽게 먹이를 얻는 비둘기는 한 겨울에도 알을 낳습니다. 그런데 성질이 고약합니다. 비둘기는 비좁은 공간에서의 자리다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알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비둘기는 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먹여서 키우는 독특한 양육을 하는데, 포유류와는 달리 유두, 곧 젖꼭지가 아닌 젖샘에서 나오는 젖으로 새끼를 키운답니다. 좀 독특하지요?

▲ 지나가는 행인의 시선이 비둘기를 향하고 있다. ⓒ 심명남

▲ 이를 보지 못한 행인이 무심코 길을 지나치는 가운데 비둘기가 먹이사냥을 하고 있다. ⓒ 심명남

▲ 이같은 광경을 본 놀란 행인이 신기한듯 비둘기를 바라보고 있다. ⓒ 심명남

22일 배고픔을 참지 못한 비둘기가 직접 먹이를 찾아 나선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비둘기는 국내산 생땅콩과 햇땅콩, 약밤, 아몬드, 단밤 등을 파는 시장 한 모퉁이에 있는 도로 위 노점차량에서 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시장을 보러간 아내를 내려주고 차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이 같은 광경을 보게됐습니다. 물건을 펴놓은 채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듯합니다. 물 만난 비둘기는 굶주린 배를 채우느라 작은 입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의식해서인지 가끔 이쪽저쪽을 살피기도 합니다. 지나치는 행인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입니다.

"오우 맛있당. 오늘은 운수대통에 완존 대박이넹, 이렇게 맛날 수가… 아저씨 감사감사 호호호."
  잠시 후 주인 아저씨가 달려옵니다. 비둘기를 바라본 주인은 훠이훠이 하며 비둘기를 쫓습니다. 비둘기는 도망가고 아저씨는 비둘기가 먹던 땅콩자루에 소쿠리를 덮어버립니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본 주인 아저씨가 한마디 쏘아 붙이더니 또다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 뒤늦게 달려온 노점상 주인이 철 소쿠리로 땅콩자루를 덮어 놓고 또 어디론지 자리를 떠났다. ⓒ 심명남

"아따. 비둘기 좀 쫓아주지 사진만 찍고 있소? 훠이~ 훠이~"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와 넷통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