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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3일 월요일

서기호 판사 “재임용 탈락, 양승태 의중 가장 크게 반영”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2-13이자 기사 '서기호 판사 “재임용 탈락, 양승태 의중 가장 크게 반영”'를 퍼왔습니다.
“‘부러진 법원’ 나만의 문제 아냐…변호인단 꾸릴 것”

최근 재임용 탈락으로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서울 북부지법 서기호 판사가 “(재임용 탈락은) 가장 핵심적으로 양승태 대법원장께서 추진하신 것이고 그분의 의중이 가장 크게 반영됐다”는 생각을 전했다. 서 판사는 지난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의 빅엿’이라는 표현이 삽입된 글을 올린 바 있다.

서 판사는 13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관인사위원회의) 심사결과를 토대로 대법관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결국 최종적인 결정은 대법관회의에서 했다는 이야기니 언론보도를 통해서 보면 최종결정은 당연히 대법원장이 하셨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서 판사는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다는 점에 대해 대법원에서 제가 충분히 납득할만한 사유제시도 없었고 단지 근무평정의 하가 5번이라는 정도”라며 “그것만으로는 전 (재임용 탈락 사유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은 (페이스북에 올린) ‘가카빅엿’ 글 때문이 아니냐고 추측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서 판사는 “어떤 사람이 2~3번 (근무평정)하를 연속으로 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경우 또 하를 연속으로 주지 않는다. 하를 5번 받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았다. 순수하게 그 부분만 갖고 하면 하위 2%에 속하는 것 같기는 하다”면서도 “문제는 이 근무평정 결과에 법원장의 주관적인 평가가 굉장히 들어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처럼 2009년도에 신영철 대법관 사태에 주도적으로 관여했거나 SNS 활동을 한다든지, 그리고 평소에 제가 부장판사님이나 법원장님과 의견이 다를 때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그러다보면 오해가 생기고 찍힐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대평가에서 하위 2%는 무조건 재임용 탈락이냐”는 손석희 교수의 질문에 서 판사는 “작년까지 그런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손 교수가 “작년에 재임용에서 탈락한 사람이 없느냐”고 재차 묻자 서 판사는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사람은 없고 스스로 사직한 사람은 있다. 과거 하위 2%에 대해 심사통보를 했는지 소식을 못 들었기 때문에 저를 포함한 다른 판사들은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 판사는 “그 동안 (재임용 탈락을) 해왔다면 적어도 판사들에게는 그 사실을 알려야 되는데 법원 내부게시판이나 메일 등을 통해 연락받은 적이 없다”며 “그래서 과거에 진짜로 하위 2%에게 다 심사통보를 해서 실제로 사직했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 판사는 “제 생각에는 (과거 탈락여부를) 미리 알려줘 판사들이 대비할 수 있는준비를 할 수 있게 해야 되지 않느냐”며 “과거에 연임심사에서 부적격 통보를 받아서 사직하신 분들이 정말 근무성적 때문에 그런건지, 아니면 개인 비리 같은 것 때문에 사직하신 건지도 알 수 없다”고 첨언했다. 

자신의 SNS 글에 대한 ‘정치적 중립’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의무는 구체적 사건 재판에서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에는 적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단지 우려가 있다는 것만으로 그걸 하면 안 된다, 사생활에서 하면 안 된다, SNS도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좀 무리한 주장”이라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손 교수는 “안녕하시냐는 말씀은 제가 못 드릴 것 같다”며 서 판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또한, “통계자료를 보니 2008년에 사건처리율이 1위였고 조정률도 1위였는데 근무 평정에 상이 없는 것으로 돼 있더라”며 “조정률 2위라는 것은 그만큼 소통이 잘 됐다는 하나의 반증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로 서 판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이에 앞서 서 판사는 13일자 에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나의 연임 심사 과정을 통해 대법원이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폭로됐다고 생각한다”며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법원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바꿀 생각이다. 이를 내버려두면 사람들은 계속 법원을 ‘부러진 법원’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 판사는 “(재임용 탈락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변호인단을 꾸려 법적 대응할 생각”이라며 “인사위 심의 과정에서 내 해명에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였는데 재임용 불가 통지문에는 나의 소명에 대한 반박이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서 판사는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바보판사’였다. 부장판사, 법원장과 관계가 불편해지면 근무 평정이 안좋아질 것을 알면서도 할말을 하려했으니 바보판사였다. 신영철 대법관 사태 때도 적당히 무임승차했어야 했는데 주도적으로 나섰으니 바보판사였다”면서도 “그러나 바보판사라는 평가는 영광이다. 이제 지해롭고 현명한 바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서 판사는 “10일 연임 불가 통지문을 받고 충격 받았다. 연임에 탈락될 거라고 상상하기 어려웠다. 소명도 충분히 했고 인사위원들도 내 소명에 반박하지 않았다”며 “탈락이 현실화 되니 충격이었다. 그러나 주위에서 전화와 편지 등으로 굉장히 많은 지지와 격려를 해줘 지금은 좀 회복됐다”는 심경을 전했다.

2012년 1월 4일 수요일

[사설]법관의 품위와 국민 신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03일자 사설 '[사설]법관의 품위와 국민 신뢰'를 퍼왔습니다.
법관의 품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법관에 대한 국민들의 존경과 신뢰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우리가 이런 해묵은 질문을 새삼스레 던지는 까닭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엊그제 시무식에서 바로 이러한 주제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은 “국민은 법관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지혜롭고 공정하며 품위와 자질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이런 국민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법관과 재판에 대한 신뢰가 싹틀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언급은 나무랄 데 없을 정도로 교과서적인 모범답안이며, 일선 법관들이 재판의 지침으로도 삼을 만하다. 문제는 그가 법관의 품위를 너무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으며, 법관에 대한 국민 신뢰 형성을 위해서는 법관 개개인에게 그 무엇을 요구하기 이전에 자신을 포함한 법원 수뇌부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양 대법원장이 ‘품위 없는 법관’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얼마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날치기를 비판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뼛속까지 친미’ 등으로 표현한 인천지법 최은배 판사와 ‘가카새끼 짬뽕’ 등의 대통령 패러디물을 페이스북에 올린 창원지법 이정렬 판사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치편향적이거나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에 대해 대법원장이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는 대법원 관계자의 언급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우리도 법관이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할 경우 품위를 잃을 수 있으며, 법관에 대한 사회적 존경과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법관의 품위는 법정 밖에서의 말 몇마디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와 그 구성원들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고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가, 그러한 고민을 양심과 소신에 따라 얼마만큼 재판에 녹여내고 있는가 등이 법관의 총체적인 품위와 국민 신뢰를 결정한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런 측면에서 최 판사와 이 판사는 최근에 문제가 된 ‘흠결’을 몇배 상쇄하고도 남을 전향적인 판결로 우리 사회에 기여했다고 본다. 

양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원 수뇌부는 신영철 대법관 파동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신 대법관은 촛불집회 재판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일선 판사들로부터 사실상 탄핵을 당했으며,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그는 ‘뼛속까지 친미’ 등의 ‘품위 없는’ 표현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지만 과연 어느 누가 그를 품위 있는 법관으로 여기고, 존경과 신뢰를 보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