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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9일 월요일

한명숙과 민주당, 속임수는 그만하라


이글은 대자보 2012-03-19일자 기사 '한명숙과 민주당, 속임수는 그만하라'를 퍼왔습니다.
[인민경제] 떳떳이 정권심판 나서려면, 먼저 한미FTA부터 사과해야

한명숙과 민주통합당의 말 바꾸기 - 전임정부 총리로서 “(한미FTA 반대) 불법 폭력시위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엄단할 것이다”(2006년 12월) 

지금 와선 완전 딴판으로 행세해. “한미FTA에 침묵하거나 두둔하는 세력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해.

궁색한 변명에 이어 ‘명숙산성’까지 등장 - 애초엔 이익균형이 맞았으나 지금은 이명박의 굴욕 협상이라면서, 그저 책임을 전가하기에만 급급해.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 4년을 그간 '불통 정권'이라고 비난하더니만, 지금 공천개혁을 요구하는 촛불시민들의 당사 진입 시도에 경찰차를 배치시켜 가로막기까지 해. 소위 ‘명박산성’과 지금 커나가는 ‘명숙산성’은 크기만 아직 다를 뿐이지, 서로 닮은꼴인가.

과연 협정 내용이 굴욕적으로 바뀌었나 - ISD, 래칫 등 모든 독소조항은 과거나 지금이나 전혀 다를 바 없이 협정에 포함돼 있어.

이명박 정부는 자동차 분야에서 추가 양보한 정도에 불과. 더 심한 굴욕협상 당사자는 노무현 정부였던 것. 협상시작 전부터 미국산 쇠고기수입 재개, 건강보험 약값 재조정 등 미국이 요구하던 4대 선결 조건을 죄다 들어줘.

김종훈의 비아냥거림 + 박근혜의 적시 역공 - 환청인가. 매국노 김종훈은 핏대를 세워가며 “아니, 똑같은 분들끼리 왜들 이렇게 싸웁니까” “김종훈이 노무현 정부에서 4대 선결조건 양보한 건 ‘균형외교’라면서, MB 정부에서 자동차 양보해준 건 굳이 ‘퍼주기 협상’이라고 하면 쓰겠냐”면서 비아냥거려.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때를 만난 듯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면서 "(어디) 올테면 와라. 한판 붙어주겠다"고 연일 호언장담. 시종 코너에 몰렸던 참에 한명숙과 민주당의 ‘말 바꾸기’를 절호의 역공 기회로 삼은 것.

한명숙과 민주통합당, 먼저 한미FTA 사과부터 하라! - 변명은 하면 할수록 거짓말만 쌓여가고 추후 행보는 지금보다 더욱 꼬여들 수밖에 없어. 늦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들 하지 않던가.

이제라도 한명숙과 민주당은 지난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 앞에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내놓아야. 그래야만 ‘정권심판’ 기치를 떳떳이 내걸 수 있어. 비로소 ‘전후좌우’의 단일대오를 형성하여 50일 남짓 남은 총선과 10달밖에 남지 않은 대선을 향하여 우리 함께 거침없이 진군할 수 있어.  * 글쓴이는 현재 개방과 통합 (연) 소장으로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에 관심이 많습니다. 서울법대 졸업 후 미국 오리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한은, 금감원 등에서 근무하였습니다. https://www.facebook.com/fssoh

2012년 3월 14일 수요일

한미FTA발효 코앞 “딸이 달라진다” 홍보만화 ‘경악’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13일자 기사 '한미FTA발효 코앞 “딸이 달라진다” 홍보만화 ‘경악’'을 퍼왔습니다.
“美화장품 싸진다” ‘광수생각’ 카툰…트위플 “미국 정부냐?”

한-미 FTA 발효시점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홍보하고자 공개한 카툰 한편이 네티즌들의 비판대상이 되고 있다. FTA의 독소조항과 관련한 논란과 반대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카툰은 한-미 FTA 발효이후 ‘장및빛 전망’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카툰은 FTA 국내대책위원회의 이름으로 나왔다. FTA 국내대책위원회는 기획재정부 산하에 마련된 기관으로서 현재 박재완 기재부 장관과 박진근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아울러 기획재정부는 이 카툰을 정부홍보사이트인 ‘공감코리아’에 올리기도 했다. 


ⓒ 기획재정부
‘한-미 FTA 우리 딸이 달라집니다’라는 제목의 이 카툰에는 ‘레몬, 체리 등을 착한 가격으로 피부 좋아지고, 다이어트 하고’, ‘미국산 의류, 화장품, 가방 등을 저렴하게 마음껏 멋내고’, ‘외국인 투자 증대로 일자리가 늘어 취업에 성공하고’ 등의 문구와 함께 한 젊은 여성이 환하게 웃고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FTA 반대’ 성향을 가진 트위터리안들은 이 카툰을 보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위터 상에는 “출근길에 FTA 홍보만화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답니다”(jhgo****), “미국산에 환장했나”(Fior****), “FTA홍보 만화는 레알 충격과 공포”(memi*****), “‘체리값이 싸진다’는 KBS 뉴스가 생각났다”(imp*****), “정말 씁쓸하네요!”(*6h)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아이디 ‘TracycC***’는 “이건 한미FTA의 찬반 문제 이전에 사고 수준의 문제라고 하고 싶다. 너무 심하잖아”라고 지적했다. ‘ddooksome*****’는 “FTA 지능 안티한거 아니었음??”이라고 꼬집었다. 

‘gomu****’은 “미국산 의류, 화장품, 가방 등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좋단다. 이게 우리나라 정부야, 미국 정부야 대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uge****’는 “내용이 은근 FTA 디스. 자랑할게 그게 다야?”라는 글을, ‘pla****’는 “FTA를 멀리보고 따져본 결과가 저 만화군요... 쩐다”라는 글을 남겼다. 

‘ekatks’는 “어떤 만화가들은 웹툰검열반대 1인 시위에 나서는데 어떤 만화가는 FTA하면 미제 화장품 싸게 바른다는 FTA홍보 만화를 그리고 있군요”라며 “뭐 어느 판이나 그런 일은 있지만 입맛이 씁쓸합니다”라는 생각을 나타냈다. 

해당 카툰은 ‘광수생각’으로 유명한 만화가 박광수 씨가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goolsa***’는 “오늘 지하철에서 박광수가 그린 FTA 홍보 만화를 멍하니 5분 이상 들여다봤다. 찬반을 떠나서 그 안에 든 생각이 얕았다. 너무너무 세련되지 못한 만화였다”고 평가했다.

‘TrashTras*****’는 “세상을 보는 작가의 눈이 있다면 신자유주의의 피해자라고 할수있는 가장을 연민하던 눈으로 어떻게 FTA를 지지하는 만화를 그릴수 있지?”라며 “광수생각엔 광수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박광수 씨(@kwangsoo69)는 트위터 상에서 한 트위터리안이 “한미 FTA가 뭔지 한번만 다시 살펴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싼값에 오렌지 사먹어 좋은 그런 가벼운 이슈가 아니랍니다”라고 지적하자 “내용은 제가 짜지 않았서 논조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FTA를 폐기한다는 주장도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사정이 있었지만, 현재는 벌어진 일이라 뭐라해도 변명밖에 안될것을 알기에 그냥 입 다무는 수 밖에요”라는 글도 남겼다. 

한편, 한-미 FTA는 오는 15일 0시를 기해 발효된다.

2011년 12월 4일 일요일

현직 부장판사 "한미FTA 도저히 이해불가"


이글은 대자보 2011-12-02일자 기사 '현직 부장판사 "한미FTA 도저히 이해불가"'를 퍼왔습니다.
보수성향 김하늘 부장판사 "사법주권 침해·불평등조약"‥판사들 '집단 동조' 충격

"도대체 어떻게 이런 협정이…" 
  
현직 판사들의 한미FTA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글이 잇따르면서 파장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특히 1일 낮 12시쯤 법원 내부 게시판 코트넷에 보수 성향의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43·사법연수원 22기)가 한미FTA의 독소조항들을 비판하며 사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법원 안팎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그동안 보수진영과 보수언론은 한미FTA에 대한 비판·반대는 진보 성향의 법조인들이나 하는 주장으로 치부해 왔기 때문이다. 한미FTA를 잘 몰라서 관심이 적었던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도 현직 부장판사들의 '한미FTA=매국' 주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김 부장판사의 글에 100명이 넘는 현직 판사들이 동의 댓글을 달아 소수의 이념적으로 편향된 판사들이 아닌, 다수의 판사들이 한미FTA 비판에 가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자신의 글 서두에 "나는 스스로 합리적 보수주의자라 생각한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박원순 후보를 믿을 수 없어서 나경원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는 한미FTA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단호하고도 절절했다. 그는 "한미FTA는 여러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는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고, 특히 사법부의 재판관할권을 빼앗는 점에서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조약"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사법권을 위임받아 이 조약을 포함한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 권한을 가지고 있는 우리 법원에서 이제라도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미 간 한미FTA 법적 효력의 불평등성 △네거티브리스트(포괄적 허용) 방식의 개방 △역진방지조항(Ratchet)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투자자-국가 제소권(ISD) 등 독소조항들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ISD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빼앗는 조항"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줄 것은 다 내어주고 받을 것은 하나도 못 받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협정이 맺어지게 되었을까?"라며 개탄했다.

"법원 이제라도 제역할 해야"‥'한미FTA 재협상 대응팀' 청원
  
김 부장판사는 "국민적인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FTA와 ISD 조항에 대하여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 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어떠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며 "한미FTA에 불공정한 독소조항이 있다면 이를 명확히 하여 재협상 테이블에서 해당 부분을 제대로 고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촉구했다. 

그는 또 "외교통상부에서 사법부의 재판권을 빼앗아 제3의 중재기관에게 맡겨버렸는데, 법원이 그에 관하여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외교통상부의 전횡과 법원의 직무유기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글 말미에 동료 판사들을 향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법원행정처 내에 한미FTA 재협상을 위한 TFT를 구성해 달라"고 청원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12월 한달 안에 동의 댓글을 단 판사가 100명을 넘으면 청원문을 만들어 양 대법원장에게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자 이날 오후 6시를 기점으로 동료 판사들의 동의 댓글이 단숨에 100개를 넘어버렸다. 반대 댓글은 1~2건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김 부장판사의 한미FTA 대응 청원문이 제출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김 부장판사는 1일 과 인터뷰에서 "독자적인 판단으로 글을 올린 것"이라며 "페이스북 글을 통해 FTA 논란에 불을 지핀 최은배 판사나 우리법연구회 등과는 전혀 상의나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0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6년 인천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가정법원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광주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아래는 이날 김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인천지방법원 김하늘 부장판사 글 전문》 

(제안) 한-미 에프티에이 재협상을 위한 태스크포스팀 설치를 대법원장님께 청원하기 위해 판사님들의 동의를 구합니다 

나는 스스로 내 자신이 합리적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나를 아는 많은 다른 사람들도 내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혹시 있을지몰라도, 기본적으로 내가 보수주의자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경찰관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해서 법원이 너무 쉽게 영장을 기각해 온 관행이 오늘날 공권력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하고 심지어는 부장판사가 석궁테러를 당해도 이를 “의거”라고 영웅시하는 사회풍조를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하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시민운동을 해 왔다는 박원순 후보를 믿을 수 없어서 “차라리 얼굴마담이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경원 후보에게 투표를 하였다. 

내가 왜 이 글의 서두에서 이런 위험한 말을 하느냐 하면, 이제부터 쓰려고 하는 내용에 대해서 그 내용을 보려 하지 않고 그냥 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부탁드리기 위함이다. 

최근에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찬반세력 사이의 대립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부각되었다. 그것은 이제 정치 논쟁의 범위를 넘어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 되었다. 

나는 지금 이 한미 FTA 비준과 관련하여, 그것이 여러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는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고, 특히 사법부의 재판관할권을 빼앗는 점에서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조약이며, 이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사법권을 위임받아 위 조약을 포함한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을 가지고 있는 우리 법원에서 이제라도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려고 한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 나의 입장은 처음에는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나는 그냥 막연하게 한미 FTA가 글자 그대로 한국과 미국 사이에 통상장벽을 해체하고 자유무역을 하자는 내용의 협약으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추세이고 우리가 대미무역에서 지금도 많은 흑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유무역을 하게 되면 비록 농업이나 축산업은 타격을 입겠지만 자동차 산업이나 전자, 섬유 산업에서 그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농민들이 경운기를 몰고 와서 여의도에서 쌀 개방 반대 집회를 한다는 보도를 보게 되면, 어차피 개방이 세계적 추세이고 쌀 개방을 한다고 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스스로 생산라인과 유통구조를 혁신하여 체질 개선을 할 생각은 않고 쌀 개방 논의가 나올 때마다 경운기를 끌고 올라와 시위를 할 생각만 하는지, 어차피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자원도 없어서 대외무역에 의존하여 경제발전을 해야 하는 나라인데, 남에게 받으려면 주는 것도 있는 거지... 하면서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리고 민주당에 대해서는 애초에 한미 FTA를 시작한 것이 노무현과 민주당 정권인데 어떻게 여당에서 야당이 되었다고 하루 아침에 입장을 바꾸어서 반대를 하는 것인지 그들의 줏대 없는 태도를 비웃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한미 FTA에 대한 논란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계속되면서, 나는 문득 내가 정작 한미 FTA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자자국가제소권이라는 ISD도 처음 들어보는 용어이고, 역진방지조항(Ratchet)이라든지,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현실유보와 미래유보 같은 용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한미 FTA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려고 했다. 그랬더니 세상에, 한미 FTA 분량이 1,500페이지에 달한다는 것이다. 우리 법률 중에서 가장 방대한 법률이 본문 1,118조와 부칙 28조로 이루어진 민법인데, 그 분량은 100페이지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무려 1,500페이지에 이르는 협정이라니...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한미 FTA를 이해는 고사하고,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도대체 사람들은 한미 FTA에 대해서 뭘 제대로 알고 저렇게 찬반으로 나뉘어서 떠들어 대는 것일까? 
 
나는 한미 FTA를 직접 찾아서 읽는 것을 포기하고 그에 대한 토론자료나 요약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찾은 것이 “을사조약이 쪽팔려서”라는 기획토론프로그램이었다. 50분 분량의 방송으로 3부작이니까 총 150분 정도 되는 분량이고, 토론참여자는 민주노동당 대표인 이정희 의원과 민주당의 정동영, 천정배, 이종걸 의원, 그리고 이해영 교수와 역사학자 한홍구이다. 

물론 토론참여자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지극히 일방적인 토론이다. 아니, 토론이라기보다는 성토장 같은 분위기이다. 그래도 내가 위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것은 이 중에는 한미 FTA 전문을 제대로 읽고 연구하였다는 토론자가 2명 등장하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대표인 이정희 의원과 이해영 교수이다. 

물론 이 중에서 이정희 의원은 우리나라가 북한을 도발해서 연평도 포격이 이루어졌다고 그 책임을 우리나라 정부에 돌리고, 북한의 세습독재체제에 대한 비판은 한반도 평화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이를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다니는 인물이니, 이 여자의 말을 들을 때는 아주 조심해서 새겨들어야 한다. 

이해영 교수는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고, 이 토론회에서 그의 발언은 그나마 객관적인 듯 보이지만, 그래도 프로그램을 제작, 주최한 측의 기획 의도가 빤히 보이는 만큼 조심해서 들을 필요가 있다. 

나는 16년 동안 법관으로서 근무하면서 재판을 해 온 경험을 토대로 위 프로그램에서 토론자들이 개진한 발언에서 그들의 개인적인 의견이나 추측성 주장은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fact)만 추출해 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위 프로그램을 보고 난 결과, 나는 위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나 토론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한미 FTA가 여러 가지 독소 조항들을 품고 있다는 것, 특히 우리 나라의 사법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는 것, 우리나라에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에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한미 FTA에 대한 나의 입장이 종래의 “막연한 찬성”에서 이제는 “막연한 반대”로 바뀐 것이다. 여기서 아직도 “막연하다”고 하는 것은 여전히 내가 한미 FTA 내용을 제대로 검토해 본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한쪽 사람들로부터 들은 말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내가 한미 FTA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품도록 증명하는데 성공하였다. 

내가 위 프로그램과 기타 다른 자료들에 의하여 한미 FTA가 불평등 조약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게 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는 성문법 국가이고, 한미 FTA가 비준되어 발효되면 그 협정 자체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이 있는 조약으로서 규범적 효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면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라 1,500페이지에 달하는 한미 FTA에 배치되는 모든 법률과 하위 규범은 달리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무효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불문법 국가로서, 한미 FTA 자체가 법규범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행법안을 만들어서 이를 의회에서 통과시키면, 그 이행법률만이 규범적 효력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번에 200페이지 남짓한 한미 FTA 이행법률을 만들어 의회를 통과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위 이행법률을 보면, “주법의 규정이나 적용이 협정에 불합치하다는 점을 이유로 하여, 여하한 자에 대해서도 주법 또는 주법을 적용하는 것이 효력이 없다는 선언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자도 한미 FTA를 근거로 청구권이나 항변권을 갖지 못하며, 미합중국 또는 주정부기관의 어떠한 조치 또는 부작위에 대하여 그것이 한미 FTA 위반이라는 이유로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위 말이 맞다면, 한미 FTA로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법률상 장벽은 제거되었는데, 미국에 있는 모든 법률상 장벽은 그대로 존속한다는 말이니, 바로 이것이 불평등 조약이 아니고 무엇인가? 

둘째,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이다. 즉 한미 FTA는 개방을 유예하거나 제한하는 분야만 협정에서 적시를 하고 나머지는 모두 완전히 개방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현재 예측하지 못하는 새로운 서비스 시장이 열리게 될 경우, 우리나라가 이를 보호하고 시장의 이익을 지킬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와 EU 사이에 맺은 한-EU FTA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아니라 개방하기로 합의한 분야만 협정에서 적시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취했다고 한다. 내 생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산업과 기술이 뒤떨어진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때는 네거티브 방식이 유리하고, 우리나라보다 산업과 기술이 더 발전한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때는 포지티브 방식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때에도 포지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을 택했어야 하는 것이다. 

셋째, 역진방지조항(Ratchet)이다. 낚시를 할 때 바늘 끝을 구부려 일단 물고기가 미끼를 물면 더 들어갈 수는 있어도 빠져나올 수는 없도록 만든 것을 “ratchet"이라 한다고 한다. 즉 모든 시장에서 한번 개방된 수준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 이하로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 조항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지금 우리나라가 우리 영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극장에서 1년에 일정한 기준 일수 이상은 한국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해야 하는 스크린 쿼터제를 채택하고 있다. 몇해 전에 스크린 쿼터의 의무상영일수가 146일에서 73일로 대폭 축소되었다고 영화인들이 시위를 벌이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스크린 쿼터제를 축소해 보니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우리 영화산업의 피해가 워낙 심각해서 보호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우리 정부가 다시 의무상영일수를 100일 정도로 늘릴 수 있을까? 한미 FTA 시행 전이라면 그 대답은 예스이다. 문화관광부 장관이 마음만 먹으면 간단하다. 그런데 한미 FTA 시행 이후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위 역진방지조항에 의하여 한 번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된 이상 그보다 더 축소하는 것은 가능해도 그보다 더 늘릴 수는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역진방지조항은 우리나라 정부가 그때 그때 경제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는 시장보호정책을 취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족쇄이고, 그 글자 본래의 의미 그대로 우리나라 시장경제를 낚시바늘에 꿰인 물고기 신세로 만드는 조항이다. 

넷째, 상대 국가의 정책이나 규정에 의해 직접적으로 입게 되는 손해가 아니더라도 이를 통해서 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면, 이를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이라고 한단다. 심지어는 우리나라가 FTA 협정문을 위반하지 않은 경우라도 정부의 세금, 보조금, 불공정거래시정조치 등의 정책으로 인해 일방 당사자의 자본 또는 기업이 “기대이익이 무효화”되는 피해를 입게 되면, 이를 보상해 주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가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하거나 환경보호를 위한 기업규제정책을 실시할 경우, 이는 대부분 간접적으로 대기업이나 외국계 투자기업에게는 손실을 안겨 주게 된다. 이것을 반사적 이익으로 보지 아니하고 법률상 보상해 주어야 할 간접수용으로 인정하게 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직접적인 피해액은 산출해 낼 수가 있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간접적인 피해액이나 기대이익은 산출해 낼 수가 없어 예측하기도 어렵다. 잘못하면 우리나라가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배상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섯째, 투자자국가제소권, 이른바 ISD 조항이다. 이것은 정부가 한미 FTA를 위반하여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하게 될 경우, 그 투자자가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원이 아닌 세계은행 산하에 있는 ICSID라는 중재기구에 직접 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국제 중재는 3인으로 구성된 중재 판정부에서 단심제로 심리하는데, 중재인 3인은 투자자와 피소국 정부가 각각 1인을 임명하고, 분쟁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하여 의장중재인을 선임하되, 중재 제기후 75일 이내에 중재 판정부가 구성되지 않으면 ICSID 사무총장이 제3 국적의 중재인을 직권으로 의장중재인으로 임명한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이것은 본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빼앗는 조항이다. 왜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분쟁에 대해 국내 법원이 아닌 제3의 기관에 권리구제를 맡겨야 하는가? 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는 조약의 해석에 관하여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이 있는 법원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권을 포기해야 하는가? 극단적으로 말하면 예컨대 공정거래사건에 관하여 우리나라 법원의 판결로 외국계 투자기업이 패소하여 손해를 입을 경우, 패소한 그 투자기업이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결이 잘못되었다면서 판결 그 자체를 위 ICSID에 가져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앞서 설명한 조항들로 인해 한미 FTA에 관하여 우리나라와 외국계 투자회사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위 조항이 최종적인 해결조항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문제는 정말로 심각하다. 

마치 바둑을 둘 때 멀리서부터 서서히 대마를 포위해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듯이, 한미 FTA는 앞서 설명한 네거티브 방식에 의해 특별히 협정에서 유보하고 있지 않는 한 모든 분야에 걸쳐 무제한의 개방을 하게 하고, 역진방지조항에 의해 우리나라 정부가 융통성 있는 시장보호정책을 실시하는 것을 방지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가 새로운 중소기업보호정책이나 환경보호정책을 하려고 하면 간접수용에 의하여 직접적인 손해가 아니더라도 간접적인 피해나 기대수익까지도 배상하도록 규정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위 ISD 조항으로 그 최종적인 분쟁의 해결권을 우리나라 사법부에게서 빼앗아 미국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세계은행 산하에 있는 ICSID라는 중재기구에게 넘겨준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줄 것은 다 내어주고 받을 것은 하나도 못 받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협정이 맺어지게 되었을까? 

 
위 프로그램에서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 의원이 말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한 사이트 “위키리크스”에서 최근에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한 미국 비밀 외교문서를 공개했는데,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한미 FTA 협상을 총지휘한 김현종 당시 우리나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의 전과정에서 미국에게 우리나라의 협상정보를 넘겨주면서 자기 말로도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죽도록 싸웠다”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익을 위해 협상대표로 임명한 사람이 상대방의 이익을 위해 죽도록 싸웠다니, 정말 믿기 어렵고, 믿고 싶지 않은 일이다.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싸고 위 ISD 조항이 한미 FTA 최대의 독소조항으로 부각되어 국회 동의가 늦어지자,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를 방문하여 한미 FTA가 비준 동의되더라도 위 ISD 조항에 관하여 미국과 재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국민적인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FTA와 ISD 조항에 대하여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어떠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미 FTA도 크게 보면 하나의 계약이고, 어떠한 계약이 불공정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법원의 전문 영역이 아닌가? 그렇다면 한미 FTA에게 불공정한 독소조항이 있다면 이를 명확히 하여 재협상 테이블에서 해당 부분을 제대로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아울러 외교통상부에서 사법부의 재판권을 빼앗아 제3의 중재기관에게 맡겨버렸는데, 법원이 그에 관하여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법원장님께서는 취임 일성으로 사법부의 신뢰 회복과 이를 위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셨고, 얼마 전에는 조경란 부장판사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양형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셨다. 

그래서 나는 대법원장님께 법원행정처 내에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T 구성을 청원하는 방법이 어떨까 생각한다. TFT의 연구과제는 한미 FTA에 어떠한 불공정 요소는 없는지, 있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바로잡아야 하는지, ISD 조항은 과연 타당한 것인지 등이 될 것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찬반세력 사이의 대립은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부각하고 있는데, 정작 한미 FTA에 대해 찬반 입장이 나뉘는 국민들의 대부분은 나처럼 한미 FTA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법원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T를 구성하여 여기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면, 그 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오던지 간에 국민들의 의구심과 사회적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우리나라 사법부에 대하여 참된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TFT에서 연구한 결과에 대해서는 한치의 이의도 없이 승복할 것이다. 

[제안] 만일 이러한 저의 제안에 공감하는 판사님들이 계신다면, 이 글에 대한 댓글로 저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취지를 기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만일 12월 한달 동안에 동의해 주신 판사님이 100명을 넘어선다면, 저는 정식으로 법원행정처 내에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T를 구성해 달라는 청원문을 만들어 대법원장님을 만나뵙고 청원을 올리려고 합니다. 

2011년 12월 3일 토요일

"한미FTA '사법주권' 침해한다" … 들썩이는 사법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2-02일자 기사 '"한미FTA '사법주권' 침해한다" … 들썩이는 사법부'를 퍼왔습니다.
김하늘 부장판사 "한미FTA 불평등... TF구성해야" 순식간에 동의 100명 넘어서

한미FTA가 사법주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재협상 해야 한다는 주장에 사법부가 들썩이고 있다. 

현직 부장판사가 1일 법원 내부게시판인 코트넷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법주권을 침해한 불평등 조약일 수 있다"며 재협상을 위한 사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자 하루도 되지 않아 100명이 넘는 판사들이 동의했다.

법관이 정부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실상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사법부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 글은 법관들이 최근 SNS 등에 FTA 비판글을 잇따라 올려 개인적 소신과 견해를 밝힌 것과 달리 협정을 법리적으로 분석하고,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하는 등 사법부의 구체적 대응방안까지 제시했다.

김하늘(43·사법연수원 22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한미FTA에 관한 기획토론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여러 독소조약을 품고 있고 특히 우리 사법주권을 명백히 침해한다는 점,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또 "FTA도 하나의 계약이고, 계약이 불공정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법원의 전문영역이고,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어떠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거티브 방식의 개방, 역진방지 조항,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등을 근거로 한미FTA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불공정한 독소조항이 있다면 이를 명확히 해 재협상 테이블에서 해당 부분을 제대로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법원이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제안에 공감하는 판사들이 있다면 댓글을 기재해달라며 한 달 안에 100명을 넘어서면 태스크포스(TF) 구성 청원문을 만들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직접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이미 100건 이상의 찬성 댓글이 달렸다.

김 부장판사는 "TF의 연구과제는 한미 FTA에 불공정 요소는 없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바로잡아야 할지 등이 될 것"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의 의구심과 사회적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고, (나도) 한 치 이의 없이 승복하겠다"고 덧붙였다.

법관의 SNS사용 논란, FTA정당성 검토로 이어져

김 부장판사의 이같은 글은 앞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법관은 모든 언동이나 처신에서 균형감각과 공정성을 의심받을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양 대법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신임 법관들의 임명식에서 한 발언이지만 최근 계속되는 판사의 SNS 사용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법조경력자 신임법관 26명에 대한 임명식에서 "재판 규범으로서의 양심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양심이 아니라 보편적 규범의식에 기초한 법관으로서의 직업적·객관적인 양심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보편타당한 것이어야 하고 다른 법관과도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치관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어 "독특한 신념에 터 잡은 개인적인 소신을 법관의 양심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사회 일각의 주장을 여론이란 이름으로 포장하거나 실체를 왜곡해 부당한 방향으로 재판을 끌고 가려는 시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공식적인 자리를 빌려 판사의 SNS를 통한 정치적 의사표명이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29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관의 SNS 사용 기준과 관련해 "신중한 사용을 권고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논란이 사그러지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읽힌다.

법관의 SNS 사용이 논란이 된 것은 지난달 22일 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45·연수원22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 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고, 이를 한 보수언론이 보도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42·연수원23기)가 최 부장 판사를 적극 옹호한 사실이 28일 알려지면서 논쟁이 격화됐고, 결국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까지 나섰다.

이 부장판사는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최 판사를 맹 비난하면서 법복을 벗으라고 압박을 가하자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과 우리 후손의 미래를 위해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킨 구국의 결단. 그런 결단을 내리신 국회의원님들과 한미안보의 공고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대통령님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라며 "이것도 정치편향적 글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판사는 이어 "진보편향적인 사람은 판사를 하면 안된다는 말이겠지"라며 "그럼 보수편향적인 판사들도 모두 사퇴해라. 나도 깨끗하게 물러나 주겠다"고 덧붙였다.

[사설] 판사들이 봐도 ‘불평등 조약’인 한-미 FTA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02일자 사설 '[사설] 판사들이 봐도 ‘불평등 조약’인 한-미 FTA'를 퍼왔습니다.
엊그제 인천지방법원의 김하늘 부장판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불평등을 지적하며 대법원에서 재협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로 법원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이에 하루 만에 170명이 넘는 판사들이 공감하는 댓글을 달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법부 안에서 이제야 협정을 재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 구성 의견이 나오는 것은 유감이다. 그렇지만 사법주권을 위협하는 협정에 대해 사법부가 나서서 제동을 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판사들이 지적한 협정의 문제점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협정의 법적 효력이 불평등하게 적용되며, 분쟁해결 절차인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는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협정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벌어진 찬반 논란에서도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다. 법률에 대한 최종 해석 권한을 가진 사법부로서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법적 불평등은 협정의 법적 지위를 두 나라가 다르게 두는 데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선 대외조약을 특별법으로 인정하는 헌법 규정에 따라 협정이 가장 우선 적용되는 법률이 된다. 이와 달리 미국은 연방 법령은 물론이고 주법보다도 아래인 행정협정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미 의회는 지난달 10일 통과시킨 협정 이행법에서 자국 법령과 충돌하는 협정의 모든 규정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못박았다. 반면 우리 국회에선 협정과 충돌하는 모든 국내 법령을 일거에 무력화시키는 협정 비준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협정과 관련한 법적 분쟁을 제3의 국제중재기구에 넘기는 투자자-국가 소송제는 우리 사법부의 재판관할권을 빼앗는다. 협정과 충돌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조처는 물론이고 법원 판결까지도 미국 투자자와 기업의 제소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법원은 모든 판단과 결정의 기준을 국내 헌법 가치와 법률이 아니라 협정에 따른 미국 투자자의 이익에 맞춰야 한다.
법조계 일각에선 삼권분립의 원칙을 들어 협정에 대한 판사들의 의견 개진을 부적절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는 협정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위한 형식논리일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사법주권을 무시하고 협정을 밀어붙인 만큼 이제 이를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는 사법부다. 협정 발효를 서두를 게 아니라 사법부에서 제기된 이 문제부터 철저히 따지고 넘어가야 한다.

[사설]김하늘 판사의 ‘FTA 사법부 역할론’ 공감한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02일자 사설 '[사설]김하늘 판사의 ‘FTA 사법부 역할론’ 공감한다'를 퍼왔습니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법언(法諺)은 판사가 재판과 관련된 사안을 판결문 밖에서 언급하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칠 수 있는 만큼 극도로 자제하라는 행동규범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언이 판사는 판결 이외의 모든 사안에 대해 침묵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즉 판사도 민주공화국 시민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으며, 국가의 사법체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는 적극적 견해 표명의 의무마저 진다고 할 수 있겠다.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엊그제 법원 내부게시판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불평등 조약일 수 있는 만큼 사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김 판사는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써 법원행정처에 FTA 연구를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의 글은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22일을 잊지 않겠다”는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의 글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열린 직후에 나온 것이다. 

우리는 김 판사의 글이 여러 가지 점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으며, 경청할 대목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선 김 판사가 자신을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를 지지했던 합리적 보수주의자”라고 규정한 점에서 FTA를 비판하는 판사들을 ‘반미주의자’ ‘극소수 좌편향 법관’ 운운하며 색깔론 공세를 펼쳤던 수구언론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게 됐다. 그의 글에 판사 116명이 지지 댓글을 올린 것이나, ‘윤리위에 회부돼야 할 이들은 수구언론 기자들’이라는 법관들의 목소리가 이를 증명한다. 

김 판사의 글 가운데 “처음에는 막연하게 FTA에 찬성했지만 비준안 날치기 통과 이후 FTA를 들여다보니 법률전문가이며 애국자인 법관들의 연구와 결론 도출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대목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애국적 보수주의자이며 최고의 법률전문가인 판사가 “막연하게 찬성했을” 정도라면 일반인들 가운데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FTA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찬성했을 것인가. 김 판사와 같은 법관들이 뒤늦게나마 FTA의 치명적 독소조항을 꿰뚫어보고 문제해결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FTA는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이 조약을 포함한 법률의 최종적 해석권자인 법원이 이제라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김 판사의 ‘사법부 역할론’도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사법환경의 재앙적 변화를 고민하는 법관이라면 당연히 표명할 수 있는 견해라고 본다. 우려스러운 것은 아직도 법원 수뇌부가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을 걱정하는 법관들의 진심을 잘못 알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회 일각의 주장을 여론이란 이름으로 실체를 왜곡하는 시도가 있다”는 언급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실체를 왜곡한 것이야말로 수구언론이며, 이들의 선동에 부화뇌동하는 이야말로 대법원 수뇌부가 아니던가. 김 판사의 진심어린 충정이 FTA의 실체를 제대로 알리고, 재협상 등을 통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11년 11월 23일 수요일

[사설] FTA 날치기 한나라당, 국민은 안중에도 없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2일자 사설 '[사설] FTA 날치기 한나라당, 국민은 안중에도 없나'를 퍼왔습니다.
한나라당이 어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전격적으로 날치기 처리했다. 한-미 에프티에이는 단순한 또하나의 통상협정이 아니다. 우리 경제와 사회의 앞날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조약이며 방대한 법률이다. 그런 중차대한 사안을 여당이 의회민주주의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폭거를 다시 한번 자행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한나라당이 중요 쟁점 사안을 국회에서 날치기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찬 여당의 행태에 국민의 염증과 분노도 쌓일 만큼 쌓였다. 그런 터에 어제 한나라당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려보려고 술수마저 동원했다.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여는 척하다가 갑작스럽게 본회의장을 점거했다. 심지어 본회의장 방청석을 봉쇄하고 보도진의 접근조차 막으려 했다. 역겨운 행태가 도를 넘고 극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한동안 투자자-국가 소송제(ISD) 재논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를 토대로 여당 협상파는 한-미 장관급 회담에서 이 문제를 재론한다는 방침을 서면으로 합의한다면 야당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어제 상황을 보면 그런 행위들조차 위장된 몸짓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몸싸움을 할 경우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황우여 원내대표가 버젓이 원내 사령탑에 머문 가운데 벌어진 이런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는가. 이렇게 하고 한나라당이 앞으로도 신뢰 회복과 쇄신을 거론하며 국민 앞에 나설 수 있을지 참으로 의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협정의 졸속 처리에 따른 후과이다. 일부 수출 대기업의 대미 수출 여건은 다소 좋아질지 모르겠으나 공공서비스 위축과 양극화 심화가 불 보듯 뻔하다. 협정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독소조항들은 서민생계 안정을 위한 정책 자율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경제주체간 조화를 강조하는 우리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까지 거의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에는 농어업과 중소상인, 중소기업의 피해가 걱정이다. 정부가 농어업 분야에 앞으로 10년 동안 22조원의 예산 투입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상은 눈속임이 많다. 협정에 따른 농어업 피해는 단지 농산물 생산 감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식량안보의 기반마저 뒤흔들 수 있다.
우리 국회의 행태는 미국 의회와 비교해도 너무나 대조적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 4년 반 동안 협상안을 나름대로 점검했다. 그 결과 두 차례 재협상을 통해 자신들한테 유리하도록 협상 내용을 고쳤다. 또 협정 이행법률안에는 협정보다 자국 법령이 우선한다는 점을 못박아, 사법주권을 철저하게 지켰다. 반면에 우리 국회는 피해 대책은커녕 번역문 오류조차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터였다. 그런 가운데 법적 구속력도 없는 협정 발효 시점에만 매달려 이번 회기 처리를 밀어붙인 것이다. 이런 행태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비준안을 날치기한 한나라당은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집단으로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