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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5일 월요일

광주ㆍ대구는 지금 달걀로 바위 깨는 소리


이글은 시사인 2012-03-05일자 기사 '광주ㆍ대구는 지금 달걀로 바위 깨는 소리'를 퍼왔습니다.
광주와 대구는 그 누구도 선거 결과에 이변을 기대하지 않는 뻔한 지역구였다. 그러나 이들이 나선 순간, ‘펀(fun)’한 격전지가 됐다. 전국의 이목이 집중된 이정현·김부겸의 정치 실험장에 갔다.

광주에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대구에 김부겸 민주통합당(민주당) 의원이 깃발을 꽂았다. 공천 신청자가 거의 없었던 덕분에 예선은 무혈입성. 문제는 본선이다. 두 사람이 나선 지역은 특정 정당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뿌리 깊은 일당 독점 지역으로 유명하다. 차라리 무소속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조언은 그래서 꽤 현실적이다. 겁 없이 제 소속 정당 간판을 앞세워 나온 두 사람에게 ‘정치적 자살’이라는 안타까움 섞인 관전평도 뒤따른다. 그래서 전략은? 별수 없다. 정공법이다. 1박2일 동안 두 후보의 뒤를 쫓았다. ‘사즉생 생즉사’라는 말은 달걀로 바위를 치려는 두 사람에게 종교나 다름없었다.

민주당의 오랜텃밭인 광주서구을에서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예비후보 이정현 의원이 개소식을 갖기 전 지역구를 돌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20120220 시사IN 조우혜

■ 광주 서구을:파란 싹, 틔울까? 

이정현 의원실 이현진 보좌관은 미안함으로 연방 고개를 숙였다. 2월20일은 광주 서구 상무동에 위치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이 있는 날이었다. 개소식 몇 시간 전부터 몰려드는 화환 100여 개를 거절하느라 이 보좌관은 진땀을 빼고 있었다. “선거사무실이 작아 화환 놓을 자리가 없다. 예상치 못한 환대다.” 화환만 도착한 건 아니었다. 선거사무실 안에는 개소식 몇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진을 치고 있었다.

개소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인사들 또한 이례적이었다. 시민단체·전교조 등의 지지를 받아 당선돼 진보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장만채 전남교육감은 “개소식 방문과 축사가 파장을 부를 수도 있겠지만, 이 의원과의 인연을 생각하면 감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어머니 모임인 오월어머니집의 이명자 원장 또한 축사에 나섰다.

민주당 광주시당의 김홍관 노동분과위원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홍관 위원장은 “오기 전에 한 최고위원과 통화를 했다. 이 의원 개소식에 가서 축사를 하겠다고 했더니 말리더라. 그렇지만 총선은 지역 대표를 뽑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은 이들에게 거듭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여기가 어딘가. 호남의 중심, 광주 서구다. 새누리당에게는 동토의 땅이었던 이곳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스물여섯 살에 정치를 시작한 이 의원은 1995년에는 시의원으로, 2004년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광주 서구을에 출사표를 낸 전력이 있다. 한나라당 로고가 찍힌 명함을 건넬 때면 눈앞에서 곧장 찢어버리는 유권자를 심심찮게 만나던 시절이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그가 받은 성적표는 참담했다. 11만명 서구을 유권자들에게 그가 얻은 표는 720표, 0.65%였다. “내가 2004년에도 여기 출마했다고 하면 유권자들이 놀란다. 내가 출마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웃음).” 광주의 31개 지역구 중 단 한 석도 새누리당이 얻지 못했다. 그렇게 된 역사가 벌써 30년 가깝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의 인연도 그때 시작됐다. 2004년, 불모지에 뛰어든 ‘용감한’ 이 의원에게 박 위원장이 먼저 전화를 건 것. 이 의원은 박 위원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다시 보지 않아도 좋다’라는 절박함으로 새누리당의 ‘호남 홀대’에 대해 성토했다. 묵묵히 이 의원의 말을 수첩에 옮겨 적던 박 위원장은 그를 2007년 자신의 대선 캠프 대변인으로 앉혔다.

이후 비례대표 말번(末番)으로 국회에 첫 입성한 게 2008년, 그는 캠프가 해산되고 박 위원장의 대변인 자리를 떠나서도 ‘대변인 격’으로 늘 그의 입이 되어왔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입으로만 보낸 4년은 아니었다. 그에게는 호남 지역 언론이 붙여준 ‘호남 예산 지킴이’라는 별명이 있다. 거짓말 조금 보태 일주일에 7번, 한 달에 30번씩 서울과 호남을 오가며 지역 밭을 갈았다. 남들은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국회 상임위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으로 4년 내내 버틴 힘도 자신이 새누리당의 호남 지역 ‘대표 선수’라는 사명감에서 나왔다.

“국회에서 대정부질문 등 발언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누가 비웃든 말든 ‘호남 출신 새누리당 비례대표 이정현입니다’라고 인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질문의 절반은 가급적 호남 현안으로 했다. 당에 호남을 대표할 만한 선수가 한 명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4년을 지켰다. 이번에는 광주가 이정현을 한 번만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다닌다.” 그가 맨 노란 넥타이에는 새누리당 상징 색인 파란색 새싹이 자수로 놓여 있었다. 

그러나 2월21일 여론조사 결과는 이 의원의 당선이 녹록지 않음을 숫자로 보여준다. 이 의원의 지지율은 19.5%로 김영진 현 민주당 의원의 30.9%에 비해 11.4% 포인트 뒤졌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4.6%인 것에 비하면 이 의원 개인의 지지율은 4배 이상 높다. 

이 의원의 ‘맞수’가 될 가능성이 큰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6선을 노리지만 ‘물갈이’ 압박이 고비다. 김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72.5%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다. 이 밖에도 서대석 전 참여정부 비서관과 김이강 노무현재단 광주운영위원, 김성숙 전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과 이상갑 전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이 민주당 안에서 치열한 예선전을 벌이고 있다.

야권 연대도 변수다. 통합진보당이 야권 연대 대상 중 한 곳으로 서구을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야권 연대가 성사되지 않아 오병윤 전 민주노동당 사무처장이 후보로 나간다면 캐스팅보트 구실을 할 가능성이 크다. 오 후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17.7%의 득표율을 얻어 김영진 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은 요즘 하루에 30개 가까운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한다. 지역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시간은 늘 지체되곤 한다. 속이 타는 건 수행비서뿐이다. 2월20일 잡힌 이 의원의 저녁 식사 인사 일정만 해도 7군데였다. 그러나 차를 타고 이동하는 사이 약속은 12군데로 늘어났다. 오라는 곳은 어디든 거절하지 않는다. 이동하는 중간중간에 쪽잠을 청하곤 한다. 그러나 계속해서 울리는 전화벨은 그를 쉬게 놓아두지 않았다. 여전히 018 번호를 고집하는 이 의원의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은 인순이의 ‘거위의 꿈’이다.


ⓒ시사IN 백승기 2월21일 김부겸 민주통합당 의원(맨 오른쪽)이 대구 수성갑 지역의 대학생들을 만났다.

■ 대구 수성갑:민주당의 폐허를 수성하라!

“악수 한번 하입시더.” 엘리베이터 안에서 명함을 건네니 뚱하며 돌아서는 유권자를 향해 김부겸 의원이 넉살좋게 웃었다. 민주당 최고위원이고 경기 군포에서 3선이나 한 중진 현역 의원이 받는 대접치고는 박하다 싶었다. “여기서야 내가 그저 ‘후보’ 중 한 사람에 불과하지 뭐. 모르고 온 것도 아니고, 당연하다. 내가 그래서 요새 ‘미모’에 신경을 좀 쓴다(웃음).” 김 의원은 양복 양쪽 주머니에는 명함을 한 뭉텅이씩, 안쪽 주머니에는 늘 빗을 꽂고 다닌다.

그나마 민주당 로고가 선명하게 찍힌 명함을 선선히 받아주면 다행이다. “명함 돌리는 게, 마치 ‘접선’하는 느낌이다. 명함을 받으면서 ‘받아도 되나’ 하는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두리번두리번하는 사람도 있다(웃음).” 김부겸 의원실 이진수 보좌관의 말이다.

이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는 확실히 낯선 존재다. 1985년 이후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전무하다. 정당 색이 차라리 확실한 진보 정당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게 대구 지역에서의 민주당이다. 중앙에서야 제1야당이지만, 이 지역에서 민주당은 ‘호남당’ ‘군소정당’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아예 후보도 내지 못했다. 수성갑뿐만이 아니었다. 대구의 12개 지역구 중 고작 2개 지역구에서만 후보를 냈다. 그런 대구에도 조금씩 변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후보가 나선 지역구가 10군데. 민주당 후보 중 ‘중량감’이 가장 큰 김부겸 의원의 캠프가 중심축이다.

서울로 따지면 강남역사거리라 할 수 있는, 대구 범어네거리에 구한 선거사무실도 처음에는 ‘폐허’ 그 자체였다. 공사 중이었던 건물 3층에 사무실을 구하고 처음 들어섰을 때 폐자재가 꽉꽉 들어차 있었다. 천장을 새로 만들 수 없어 급한 대로 현수막으로 가림막을 쳤다.

발등의 불은 전무하다시피 한 바닥 조직이었다. 김 의원은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를 비롯해 대구 광복회, 6·25 참전 전우회 등 지역의 안보 및 직능 단체도 찾아다녔다. 이 지역에서는 보수 단체 기관장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대한 까닭이다. “그분들 말씀이 ‘현역 의원이 우리를 찾아오는 건 처음 봤다’고 한다. 선수(選數) 한 번 더 쌓으려고 내려온 게 아니라는 점도 마음을 움직인 듯하다. 선거운동에 관해 이런저런 코치도 해주고, 우호적이다”라고 캠프 관계자가 말했다.

그렇지만 벽에 부딪히는 날이 더 많다. 최근 민주당이 ‘1989년 방북 사건’의 당사자인 임수경씨에 대해 영입 의사를 밝혔다는 기사가 나오자 그간 우호적이던 몇몇 단체는 격한 항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후보 개인에 대한 거부감보다 당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크다. 벌써 선거에 이긴 듯 취해 있는 당 분위기도 김 의원은 못마땅하다. 얼마 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쓴소리를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캠프 관계자는 김 의원이 두 가지 큰 산을 넘어야 한다고 본다. 첫 번째는 ‘지역주의 타파’ 구도로만 가면 안 된다는 것. “새누리당 일색의 지역주의 어쩌고 말하면 여기선 안 먹힌다. 그건 중앙의 시각이다. 이쪽 사람들은 민주당이 언제 찍을 만한 후보를 내놓은 적 있느냐고 되레 묻는다. 새누리당에 대한 짝사랑을 끝내고 싶어하지만, 욕해도 내가 한다는 그런 정서가 크다.” 

두 번째는 ‘친박’ 정서다. 16대 비례대표를 지내고, 이 지역에서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김 의원의 ‘맞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원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 가정교사’로 꼽히는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 중 한 사람이다. 이 의원 역시 당에서는 물갈이해야 할 중진 의원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김 의원이 상대로 나서면서 공천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78.4%를 득표했다. 

이 밖에도 새누리당에서는 김성현 전 대구시외국어교육협의회장, 김영우 당 중앙위원회 대구시연합회 부회장, 김대현 전 대구시의원, 서성교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교수, 신창규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정재웅 변호사, 박기현 한국공인노무사회 감사 등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는 김 의원이 부딪힌 대구의 벽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2월20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 지지율은 25.5%로, 이 의원 49.6%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도 11.6%밖에 되지 않아, 남은 선거 기간 김 의원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일이 고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짐짓 여유를 보였다. 가 2월13일 수성갑 유권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인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이 46.8%로, 꽤 높은 인지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한구 의원에 대한 지역 교체 여론이 높다. 과 대구KBS의 2월 초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역 유권자 56.8%가 현역 의원을 교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유권자와의 접촉이 많아질수록 지지도도 함께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 캠프에서도 가장 큰 숙제는 역시 야권 연대다. 수성갑은 진보신당이 대구에서 유일하게 후보를 내는 곳이다. 이연재 진보신당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16%의 득표율을 보이는 등, 오랫동안 지역을 닦아온 사람이다. 캠프 관계자는 “한 개인 이전에 한 정치세력의 운명과도 연결된 문제라 조심스럽게 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12년 2월 24일 금요일

무너지는 4대강…"낙동강 달성보도 대규모 세굴 현상"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3일자 기사 '무너지는 4대강…"낙동강 달성보도 대규모 세굴 현상"'을 퍼왔습니다.
"뒤집어버린다"…달성보 관계자들, 조사단 배 충돌시켜

낙동강 경남 함안보에 이어 달성보에서도 하천 바닥이 깎여나가는 대규모 세굴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과 민주통합당 총선 후보들, 박창근 관동대 교수, 백재현 인제대 교수 등은 23일 달성보 하류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박창근 교수는 "달성보 하류 80미터 지점부터 길이 300미터 가량의 세굴현상이 일어났다"면서 "깊이 최대 10미터, 폭은 대략 150~200미터 가량"으로 추정했다.

앞서 경남 함안보에서도 대규모 세굴 현상이 발견되어 보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함안보에서는 강 바닥이 깊이 21미터, 길이 400m, 너비 200m 가량 파이는 대규모 세굴현상의 보의 직전까지 진행된 것이 확인됐다.

보통 보를 설치할 때에는 보 하류부에 있는 모래가 물살에 파여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강 바닥에 콘크리트를 설치해 하상보호공(물받이공)을 만든다. 그러나 함안보와 달성보 등 낙동강 곳곳에서 대규모 세굴 현상이 발견되는 것은 하상보호공이 유실됐거나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하상보호공은 유실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해명하고 있다.

ⓒ이상엽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과의 통화에서 "세굴 현상은 하상보호공의 끝단에서부터 발견되고 있고, 세굴 현상은 보를 향히 진행된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적어도 하상보호공의 끝단이 주저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수자원공사의 해명대로 하상보호공이 유실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같은 세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결국은 하상보호공의 설계가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를 두고 '보강을 하면 된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보강을 한다는 것 역시 설계나 시공이나 4대강 공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이날 조사 현장에서는 점검단이 탄 소형 보트를 달성보 관계자들이 크레인이 달린 준설선과 고무보트를 동원해 강제로 밀어버리는 아찔한 사건도 벌어졌다. 이날 조사는 보트를 타고 낙동강 하류 1km 지점에서 달성보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공사 관계자들이 보트와 충돌시킨 것.

공사 관계자들은 "(보트를) 뒤집어버리겠다"며 협박하고 충돌과 함께 조사단 보트를 30여 미터 밀어붙였다. 이들은 욕설을 하고 양동이로 물을 퍼 조사단을 향해 퍼붓는 등 비상식적인 행위를 벌였다.

민주당 4대강 심판특별위원회(위원장 김진애)는 이날 성명을 내고 "수자원공사 경북권물관리센터는 김 최고위원을 비롯한 조사단 10명이 탄 조사용 모터보트를 예인선으로 들이받고 갈고리를 이용해 배를 끌어당기는 등 생명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자칫 배가 전복될 수도 있어, 보트에 타고 있던 10명의 생명이 위태로울 뻔 했다"며 "4대강 사업의 실패를 여전히 은폐하려고 하지만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은 10분에서 15분 동안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지켜보던 관계자는 "직접 행동은 시공업체가 했지만 수자원공사가 조사단의 조사행위를 방해하는 것을 묵인 내지 방조한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박창근 교수는 "큰 배가 와서 치니까 우리로서는 속수무책이었다"면서 "만약 정부가 4대강 공사에 떳떳하다면 이렇게 조사를 방해할 이유가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일은 정부가 4대강 공사에 떳떳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우리에겐 왜 그랜저검사·벤츠검사만 등장하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19일자 기사 '우리에겐 왜 그랜저검사·벤츠검사만 등장하나?'를 퍼왔습니다.
[기고] '검사장 직선제'를 주장하는 이유

최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검사장 직선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부겸 최고위원도 당내 경선과정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최근 119특위를 통하여 재벌개혁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유종일 KDI 교수 또한 검사장 직선제의 도입이 올바른 검찰개혁의 방향이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법률소비자연맹의 여론조사결과에 의하면 국민지지율이 62%에 달한다. 필자 또한 이를 지지한다.

그렇다면 왜 '검사장 직선제'이어야 하는가?

먼저, 주장되는 '검사장 직선제'의 내용부터 말하자면, 전국의 지방검찰청 검사장 18석을 관할 주민의 직접 선출직으로 전환하며,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검찰사무를 당해 선출직 지방검사장이 통할하게 하자는 것이 핵심골자이다. 이렇게 될 경우 중앙의 대검찰청은 지방검찰청 검사장 상호간 관할이 불투명하거나 경합이 있는 경우의 조정역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관할하기에 적합하지 않는 검찰사무(예컨대, 지검장관련 선거법위반사건이나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회피하여야 할 사건)의 처리, 지방검찰청의 직무적정성에 대한 감찰사무 등으로 기능이 재조정될 수 밖에 없고, 존폐의 논란이 많은 중앙수사부도 자연 없어지게 될 것이다. 선출직 지방검사장은 그 보직과 임기가 보장되므로 대통령의인사권한에 예속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며, 나아가 관할청 소속의 검사들에 대하여 보직부여권 등 적정한 인사권을 가지게 되는 만큼 그 범위에서 개별 검사들 또한 대통령의 인사권으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독립을 얻게 된다. 결국, 대통령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 책임을 지는 18개의 대등하고 독립한 검찰청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검사장 직선제'에 대하여 미국제도를 모방한 것이고, 이는 독일 등 대륙법체계에 따르는 우리나라의 시스템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독일의 검찰조직을 보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에 해당하는 16개의 주(州)별로 각각 독립하여 검찰이 조직되어 있는 한편 이들은 상호 대등한 관계에 있고, 이들 각 주(州) 검찰에 대하여 수상이나 검찰총장이 인사권이나 지휘권 등으로 관여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검사장 직선제'의 도입을 통한 18개의 대등하고 독립한 검찰청에로의 변모야말로 우리 검찰시스템의 원형인 독일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

영미법계이건, 대륙법계이건 보통의 민주국가에 있어서 감찰(監察)권력 내지 형벌법규의 집행을 위한 조사(調査)권력은 대통령이나 수상 등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다만 독립의 방법만이 각국의 역사적 전통에 따라 다를 뿐이다. 미국의 경우 지방검사장은 자신을 선출한 주민에 책임을 지며, 대통령이 간섭할 방법이 없다. 독일 이외의 또 다른 대륙법계 국가인 프랑스의 경우 수사권력은 '수사판사'에게 맡겨져 있다. 이들 '수사판사'들은 '판사'로서 본인의 동의가 없는 한 근무지 및 보직변경 등의 인사이동을 당하지 않는 한편, 그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정치권력에게 보고하거나 지휘를 받는 등의 간섭에서 자유롭다. 이탈리아의 경우에도 수사 및 기소권을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이 행정부로부터 독립되어 있는 사법부에 소속하며 철저한 신분보장을 받는다. 스페인 또한 수사권력은 법원에 속한 '수사판사'에 맡겨져 있으며, 스페인의 법제도를 따르는 남미(南美) 대부분의 국가 또한 마찬가지이다.

검찰이 관장하는 형벌법규의 집행권능은 법치국가의 원리와 결합하면서 공직자의 비위를 차단하고 단속하는 감찰(監察)권력의 기능도 수행한다. 하지만 우리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는 한 없이 작은 존재'라는 비판처럼 감찰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왔다. 이 또한 검찰이 정치권력에 예속되어 있는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이다. 현재 전체 1800여 명의 검사들을 대상으로 1년에 2회 정도 수백명씩 인사이동이 단행된다. 개개 검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2년에 1회 이상의 인사이동을 당하게 되는 셈이다. 당연히 승진이나 좋은 보직에로의 영전을 둘러싼 경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승진과 인사이동의 최종적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다. 대통령 앞에 한 없이 작아지는 검찰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봉건 왕조 시절에도 공직비리 억제를 위한 감찰권력은 왕권으로부터 독립되어 있었다. 조선의 사헌부가 그러했고, 중국 황제체제 아래의 御使, 諫議大夫 또한 독립되어 있었다. 지금의 제도는 봉건시절 만큼도 못한 것이다. 감찰기능의 독립이 상실된 것은 일제지배의 산물이다. 일제는 식민지 조선에 대한 효율적 지배만을 도모했고, 때문에 조선총독에게 입법, 행정, 사법의 전권을 관장하게 하였으며, 그 와중에 왕조시절의 감찰기능 독립도 사라졌다. 이런 의미에서 검찰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은 식민지 잔재의 청산이란 의미도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의미에서 검찰 이외에 대통령 산하의 기구로 공직비리조사처를 두자는 방안 역시 그 독립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 깊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에서 검찰을 대통령과 분리시키는 것은 방법도 마땅하지 않으려니와 오히려 위험하기까지 하다. 일제식민지배 및 군부독재체제는 우리의 전 생활영역에 걸쳐서 검찰권력이 자의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형벌법규를 양산시켰고 지금도 엄존한다. 국가보안법은 말할 것도 없고,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업무방해죄, 진실한 사실의 표현에 대한 명예훼손죄, 애매모호한 기준의 배임죄 등 근대의 문명국가, 인권보장국가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무수한 형벌법규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이런 형벌법규의 집행권한을 아무런 민주적 정당성없는 검찰총장 1인 지배의 검찰청에 오롯이 맡기면서 오로지 독립만을 시켜준다면 이는 검찰지배의 비민주국가로 내달음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참여정부시절 인사권을 통한 검찰장악과 검찰의 정치적 이용의 중단을 선언하며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 주는 정도의 가벼운 독립권 부여만으로도 검찰은 호랑이 없는 굴에 왕노릇하는 여우로 변모되었던 것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 최근 영화 '부러진 화살'이 우리사회에 던진 사법권력의 불신문제도 '검사장 직선제'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 ⓒ프레시안

검찰권력을 축소시키고 국민에 의한 통제장치가 구축되는 전제 위에서야 비로소 대통령으로부터 검찰권력의 독립이 가능할 것이며, 이를 동시에 도모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주장되는 것이 '18개 지방검사장의 주민직선제'인 것이다. 주민직선의 18개 검사장은 상호 독립 및 견제하게 될 것인 한편, 더 이상 한 식구가 아닌 검찰총장의 엄격한 감찰과 선거를 통한 주민의 통제를 받는 한계 속에서 그 직무집행의 독립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검사장 직선제'는 책임지는 검찰의 구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MB정부가 국민의 마음을 잃은 원인에 잘못된 검찰권 행사를 빼놓을 수 없다. 격분한 국민들은 'MB심판'을 외친다. 하지만 정작 잘못된 검찰권을 행사한 당사자인 검사 개개인에 대하여는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미네르바 사건, PD수첩 사건, 한명숙 사건, 정연주KBS사장 사건 등은 모두 일반의 상식에 어긋난 수사와 기소였고 법원도 무죄를 선고했지만, 그 담당 검사들은 모두 고위직으로 영전되었다. 거꾸로 PD수첩 사건에서 불기소를 주장했던 검사는 인사상의 불이익을 입었다. 일반 시민은 잘못된 고소를 하는 경우 무고죄로 처벌받는다. 봉건 왕조시절에도 잘못된 탄핵으로 귀결되는 경우 탄핵을 주장한 당사자는 그 직을 사임해야 하는 엄격한 책임이 뒤따랐다. 봉건 왕조시절 보다도 못한 것이며, 일반 시민과 비교하면 분명한 특권이다. '검사장 직선제'는 선거를 통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집권세력의 반대파가 정권을 획득하여 개개 검사들의 책임을 묻는 것은 정치적 보복의 논란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선출과정에서의 국민의 선택만이 보복논란없는 엄정한 책임추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 재벌개혁 논의가 한창이다. 그 내용 중에 중요한 것이 총수 일가에 대한 부당한 일감몰아주기 근절, 하도급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거래행위 근절 등이 포함된다. 현행 법률상으로도 배임죄, 공정거래법위반 등에 해당하는 사안이어서 검찰권의 엄정한 행사로서 시정될 수 있는 것들이다. 결국 경제민주화의 달성에 있어서도 올바르게 작동하는 검찰권력의 존재가 필수적이란 것을 의미한다.

1992년 이탈리아에서는 피에트로 검사가 주도한 '깨끗한 손' 운동으로 부패한 정치권과 고위공무원에 대한 대대적인 숙정이 단행되었다. 뉴욕주 검사장 줄리아니는 월가의 거대 금융권력과 투쟁하여 투명한 금융의 실현에 기여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런 검사는 나타나지 않고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벤츠 검사 등이 줄지어 등장하는가? 2009년 뉴욕주 맨하탄 지역검사장 선거에서 당선자 밴스(Cyrus R. Vance. Jr)는 금융위기를 낳은 월스트리트에 대한 경제정의 구현,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공적영역의 부패척결, 관할지역에서의 만생침해 범죄척결을 공약했고 주민의 선택을 받았다. 우리가 학수고대하는 검사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지 않는가! '검사장 직선제'의 도입을 주장하는이유이다.

'검사장 직선제'의 도입은 국민에게 친절한 검찰사무의 처리를 만들어 내는 계기로서도 기대된다. 수사행태와 관련하여 법조계에게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3조지'라는 저속한 비유가 있다. '경찰은 때려 조지고, 검사는 불러 조지고, 판사는 미뤄 조진다.'는 말이 그것이다. 수사과정에서의 고문, 폭행 등에 대하여는 인권문제로 되어 오랜 투쟁 끝에 어느 정도의 제동장치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당사자의 입장은 무시된 채 반복되고 끊임없는 소환에 응하여야 하는 불편에 대하여는 아직까지 문제제기 조차 없는 실정이다. 형사사건으로 고소라도 당하거나 목격자 기타 사유로 참고인으로 되는 경우 경찰에서 이미 조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찰로부터 재차 소환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그 연유에는 경찰이 법정에 출석하여 증언하는 것을 기피하는 관행과 경찰에서의 조사서류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 등의 제도적인 이유도 있긴 하지만, 검사가 경찰서에 근무하는 등의 방법으로 1회 조사로서 종결되도록 하는 등의 실무운영 개선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현재와 같이 권력만 바라볼 뿐 국민의 입장과 고충을 헤아릴 아무런 유인동기가 없는 상태에서는 이런 문제는 해결없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선거라는 과정을 통하여 국민에게 책임지도록 되는 경우에야 비로소 국민의 입장을 헤아리게 되는 것은 각급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제가 도입된 이후의 변화된 지방행정의 모습이 잘 웅변한다.

또한 '검사장 직선제'의 도입이 우리사회의 숙원인 지방분권 및 지역균형을 촉진하게 되는 것은 더 말할 나위 없는 한편, 최근 영화 '부러진 화살'이 우리사회에 던진 사법권력의 불신문제 또한 선거과정에 동반될 수 밖에 없는 후보자와 유권자로서의 만남과 소통 속에서야 비로소 근본적 해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교육감을 통하여 우리 사회는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는 공간을 가지게 되었고,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계기도 얻었다. 대통령직선개헌, 지방자치선거, 교육감선거로 이어져 내려온 민주주의 확대와 국민주권의 실현의 거대한 흐름 위에서 '검사장 직선제' 또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발전으로 평가될 것이다.



/김진욱 변호사,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2012년 1월 16일 월요일

조중동, '한명숙'이라고 쓰고 '노무현'이라고 읽는데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6일자 기사 '조중동, '한명숙'이라고 쓰고 '노무현'이라고 읽는데'를 퍼왔습니다.
[비평]친노가 당권 쥔 민주통합당에게 필요한 건 뭐?


▲ 중앙일보 16일자 1면
지난 15일 열린 민주통합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결과에 대해 16일 각각의 언론은 친노의 부활, 호남의 몰락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날 도출된 경선 결과를 정리해보면  이 같은 범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경선에서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성근 후보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으며 구 민주당 출신의 박영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후보 등이 나머지 순위를 이었다. 이 가운데 호남 출신 정치인으로 박지원 의원이 유일하다.
따라서 당 대표와 5인의 최고위원을 선출한 경선 결과는 앞으로 민주통합당에서 호남당이라는 지역적 기반이 약화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당대표를 포함한 6인의 지도부가 친노와 구 민주당의 2대4 구조라고 하지만 1, 2위가 친노인사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혹자에 따라서는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오명에서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할 수 있는 경선 결과다. 
문제는 친노 인사가 키를 쥐게 된 민주통합당이 오는 4월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가의 여부다. 이는 지도부 선출로 새롭게 출범한 민주통합당에게 각각의 언론이 던지는 과제와 반응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물론 각각의 언론은 차이점을 드러냈다.
정치가 현실의 제반 조건 위에서 벌어지는 경쟁이라는 점에서 민주통합당은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친노, 호남당, 한국노총, 시민단체 등과 통합이라는 시대적 아이템까지, 펼쳐 구분해낼 수 있는 요소는 많다. 언론사마다 천착하는 게 다를 수 있으며 어디까지나 그들의 자유다.
언제나 그랬듯이 16일 신문은 한겨레, 경향 대 조중동이라는 양 진영으로 나눠졌다. 한겨레, 경향은 민주통합당 내부를 바꿔 밖으로 나가라고 했고 조중동은 ‘죽은 노무현’을 끌어들여 부활한 친노를 경계했다.   
중앙일보의 1면 제목은 ‘노무현 돌아오다’였다. 조선일보는 ‘친노 부활…초강성 야당 등장’이라며 “깨끗이 갈아엎겠다…당한 만큼 되돌려 주겠다”라고 제목을 뽑았다. 동아일보는 ‘4월총선 박근혜 vs 노무현 구도로’라며 ‘살아있는 박근혜’의 경쟁자로 ‘죽은 노무현’을 끌어올렸다. 어디까지나 친노가 속했던 참여정부의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당한 만큼 되돌려 주겠다’는 조선일보의 제목은 선정성의 극치를 나타내고 있다. 조중동에게 ‘죽은 노무현’은 ‘죽은 제갈공명’쯤 되는 모양이다. 아니면 약방의 감초던가.
물론 꼬투리가 없는 게 아니다. 참여정부의 실정을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실정이라는 반대급부 위에서 ‘죽은 노무현’만 되뇌는 친노의 오늘이 빌미라는 얘기다. 얼마 전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방송에서 자신이 아닌 노무현을 말했다. 한명숙이라고 쓰고 노무현이라는 읽는 조중동만 탓할 문제가 아니다. 말 몇 마디 하지 않은 안철수의 콘텐츠가 훌륭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정치적 자산 중에는 이어갈 것도 있고 평가할 것도 있다. 지금 친노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자산에 대한 평가다. 기회도 힘도 시간도 생겼다.
한겨레, 경향은 민주통합당을 향해 안을 바꾸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공천혁명이다. 경향은 사설에서 ‘과분하리 만큼 쏟아지는 민주통합당에 대한 관심과 지지는 조건부 지지’라며 ‘앞으로 진정한 혁신과 통합을 통해 국민의 시선을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타당한 주문이다. 하지만 혁신과 통합에는 반드시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 대목과 관련해 서울신문의 사설은 하나의 경구로 시사점을 던진다. 문제점이 반복될 가능성에 대해 유권자는 싫어하고 경계한다.
"민주당 내 호남세력의 약화는 친노무현 세력의 약진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386’으로 대표되던 친노 세력은 정책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집권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노무현 정부가 끝난 뒤 5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486’으로 변화한 친노 세력이 정책적‧정치적으로 얼마나 성숙했는가를 유권자들은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사설]한명숙 신임 대표, 통합과 혁신에 진력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5일자 사설 '[사설]한명숙 신임 대표, 통합과 혁신에 진력해야'를 퍼왔습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민주통합당의 초대 대표에 선출됐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출을 위해 실시한 국민참여경선에서 한 신임 대표는 대의원과 선거인단 투표를 합산한 결과 24.05%의 득표율을 보여 16.68%로 2위를 차지한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를 앞서 대표 자리에 올랐다. 대표를 포함해 6명으로 구성되는 지도부는 1, 2위 두 사람과 박영선, 이인영, 박지원, 김부겸 4인이 포함됐다. 이로써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노동계가 결합해 펼치는 새로운 정치의 서막이 올랐다. 전례가 드문 야권통합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한명숙 체제의 출범은 무엇보다 구 민주당과 친노세력, 노동계에서 골고루 지지표를 얻은 결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대의원들과 시민선거인단이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한 대표는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간발의 차이로 낙선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 야권의 차기 리더 중 한 명으로 거론돼왔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만 검찰에 의해 두 번이나 기소를 당하는 등 ‘저항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그간 역정이 오히려 한 대표를 단련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호남색 퇴조로 상징되는 지역주의 완화 조짐이나 박영선, 이인영, 김부겸과 같은 40·50대의 약진도 의미 있고, 주목할 만한 변화로 읽힌다.

민주통합당은 이제 야권통합에 걸맞은 시대적 과제를 떠안게 됐다. 우리는 야권통합이 구태 정치와의 결별을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고,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민심을 읽으며, 곳곳에 산재해 있는 야권세력들의 통합을 통해 수권능력을 배양해야 하기 위한 토대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대표가 수락 연설에서 “민심을 담고 시민의 참여를 담을 수 있는 열린 정당, 소통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천명한 것도 그러한 다짐의 하나로 읽힌다. 이를 위해선 ‘돈봉투’ 사건으로 상징되는 구태 정치의 일소와 실질적으로 계파 정치를 불식할 수 있는 공천혁명 등이 수반돼야 한다. 이번 경선에서 실험한 모바일 경선이나 오픈 프라이머리와 같은 시민참여형 공천방식들은 한층 보완·확대해나가야 할 정치혁신의 소재들이다.

민주통합당은 ‘3무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인적 쇄신이 없고, 기득권 포기가 없으며, 국민적 감동도 없다는 비판이었다. 민주통합당이 앞으로 진정한 혁신과 통합을 통해 국민의 시선을 잡아야 한다는 주문과 맞닿아 있다. 이번 경선에서 과분하리 만큼 쏟아지는 민주통합당에 대한 관심과 지지는 조건부 지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통합당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환멸이라는 정치적 반사이익을 넘어서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를 이루려면 경제 민주화를 포함한 국리민복의 정책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야권통합에 대한 기대를 실질적인 승리의 원천으로 치환하는 작업이 새 지도부의 어깨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