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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4일 토요일

MBC파업의 상징, '8관왕'을 만나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23일자 기사 'MBC파업의 상징, '8관왕'을 만나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MBC노조 홍보국장 이용마 기자

큰 존재감이 없었던 기자는 어느새 유명인이 됐다. 기자의 이름은 한 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고, 포털사이트 인물 정보에 등록될 정도로 유명인이 됐다. 이 기자가 유명인이 되는 과정에는 김재철 MBC사장의 은혜(?)가 가장 컸다.
김 사장의 은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철철 넘쳤다고 할까. ‘해고’라는 치명적 징계를 내린 것에 이어 명예훼손 형사 고소, 업무방해 형사 고소, 정보통신망법 위반 고소 뿐 아니라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 손해배상 청구 민사 소송 및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난사했다. ‘김재철 퇴진 투쟁’의 대가는 참으로 풍성(?)했다.
이용마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45세ㆍMBC 보도국 기자). 그의 표정은 밝았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에서 만난 이용마 홍보국장은 “노조원들의 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며 환하게 웃기까지 했다. 지난 1월30일 시작된 ‘김재철 퇴진 투쟁’은 MBC 파업 최장 기록인 52일을 넘어 어느덧 MBC 파업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23일로 54일째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길어지리라 예상치 못한 파업이었지만, 파업 참여 인원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법인카드 사용 내역, 청와대 쪼인트 폭로 등 잇달아 터져 나오는 김재철 사장의 의혹들이 오히려 MBC 파업 열기에 불을 지핀 셈이 됐다.
“김재철, 만신창이로 관에 실려 나갈 것”


▲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 ⓒ미디어스
‘김재철 사장 퇴진’ 투쟁이 52일을 넘어 MBC 파업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기까지 오리라 예상했나?=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그렇다고 이렇게 오래 갈 거라고 확신했던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면 이어진 건데 52일 넘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노조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제일 큰 이유다. 파업 첫 날 570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했는데 지금은 200명이 늘어 770명 정도가 참여한다. 노조원도 1000명(서울 기준)에서 50명 정도가 늘었다.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큰 원동력이다.
최일구 앵커의 파업 참여, 보직 간부들의 보직 사퇴와 파업 참여 등이 놀라웠다. 그런 간부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간부들도 있는 거 같다. 김재철 사장 쪽에 있는 간부들은 여전히 변함없나? 흔들림 없는지 궁금하다.  = 특별한 변화는 없는 거 같다. 김재철 사장을 싸고 있는 그룹들은 강경 그룹들이기에 변함이 없다.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는 것은 그 사람들의 퇴진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 쪽은 강경하게 나오는 거 같다. 우리는 오히려 그게 김재철 사장 본인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사 쪽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다 취하는 거 같다. 징계, 고소, 소송, 가처분 등 앞으로 더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있나?= 지금까지 해온 것으로 보면 회사에서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바닥났다고 본다. 유일하게 남은 것은 노조 집행부를 징계하다가 멈춘 것인데 앞으로 (징계가) 진행될 여지가 있고, 추가 해고자가 나올 것이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 전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경찰도 이야기를 한다. ‘언론사에서 이렇게 소송을 많이 한 거는 처음’이라고. 소송도 할 만큼 다 했고, 사실 남은 것은 직장폐쇄밖에 없는데 이건 회사가 부담을 느낄 것이다. 회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버티기밖에 없다. 김재철 사장이 ‘자기는 관에 실려 가기 전까지는 안 나갈 거다’라고 했는데 무조건 버티겠다는 것이다. 그것 밖에는 길이 없어 보인다.
김재철 사장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거 같다. 현실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 발로 안 나간다고 했지만 결국 지금 상황대로 간다면 김재철 사장 본인의 말대로 될 거다. 만신창이가 되어서 관에 실려 나갈 거다. 이미 김재철 사장은 그 동안 법인카드 사용 의혹이라든지 각가지 의혹들이라든지 청와대 및 대통령과의 유착으로 이미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사태가 심각한데도 이를 책임지는 쪽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방문진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을 임명할 때 ‘정권의 아바타’ 노릇을 했다면, 지금은 ‘김재철 사장의 아바타’ 노릇을 하고 있다. 방문진이 MBC를 관리하는 상급 기관인데 방문진이 하는 행태는 그렇지 않다. 하수인인 것처럼 작동하고 있다.

지난해, 방문진이 자체 감사를 통해 김재우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폭로했다. 김영 감사가 세게 문제 제기를 했다. 김 이사장의 법인카드 액수는 김재철 사장이 2년 넘게 7억 쓴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였다. 그런데 얼마 전, 김재철 사장의 7억 법인카드 내역에 대해 여당 이사들은 ‘문제없다’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체 감사 결과를 어떻게 지켜보자는 건가. 연일 최장기 파업을 기록하고 있는데 ‘전혀 나몰라라’는 식으로 하고 있다. MBC라는 회사가 망가지든 말든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김재철의 아바타 하수인으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MBC 자체 감사는 진행 중인가? = (회사에서) 감사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계속 문제가 불거지니까 회사에서 나중에는 말을 바꿔서 ‘감사를 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그래놓고 ‘감사중이니까 방문진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못 주겠다’는 식으로 말한다. 실질적으로 방문진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주지 않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생각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고, 고소, 가처분 등 8관왕으로 MBC파업의 상징 등극
개인적인 이야기도 좀 물어보려고 한다. 학창 시절, 학생 운동 해보신 적 있나? = 87학번이다. 그 세대라면, 학생운동 안했다고 하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6월 항쟁도 겪었고, 그때 전두환 이순자 5공 비리에 대한 시위가 사회적으로 많았기에 그런 행사들에 참여했다. 하지만 학생운동 지도부로 활동한 적은 없다.

▲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 MBC 경영진이 내건 '문화방송을 곧 정상화하겠습니다' 플래카드. ⓒ미디어스
지금 노조 집행부를 다들 꺼려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저하지는 않았나? = 주저하지는 않았다. 나는 미국 연수를 갔다 왔는데 내 위 기수, 아래 기수를 볼 때 선배 중에도, 동기 중에도 연수를 가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연수를 갈 대상자들이 내 아래 위로 많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노조 집행부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게 1차적인 이유였다. 어찌됐든 김재철 사장 체제 아래에서 결코 함께 일하기는 쉽지 않은 조건들로 진행되었기에 차라리 노조가 편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파업 돌입 이후 MBC 파업의 상징이 되었다. 해고, 고소, 가처분 등 8관왕인데 비결이 뭔가? (웃음)= 어제(20일) 경찰서에서 형사 5건 조사 받았다. 민사로는 손해배상, 업무방해 가처분, 가압류 등 모두 8개다.  이번 파업은 아무래도 보도의 문제다. 특히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문제다. 그렇기에 이슈 자체도 공정보도 문제가 크다. 어찌됐든 기자들이 가장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상태에서 기자로서 홍보국장으로서 일을 하니까 회사에서 아무래도 가장 문제 인물로 찍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막상 법적 조치들을 당하면 기자로서 흔들리게 되던데, 괜찮으신가? = 특별한 문제는 없을 거 같다. 업무방해 문제의 경우 어차피 우리가 소송을 낼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거기에 대해서는 대비하고 있었다. 명예훼손 등 나머지 소송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법적인 다툼의 여지가 많다.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걱정하거나 염두에 두지는 않는다.
해직 언론인이 됐다. 해직언론인이 된 소감은? = 특별한 소감은 없다. 일단 노조에 내려올 때 해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당시에 이미 예상을 하고 예감을 하고 내려왔었고. 지금은 다만, 해직되었다가 가장 빨리 복직하는 언론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정당한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싸움의 동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틀림없이 이길 것이다. 내가 우스갯소리로 이야기 하는 게 있다. 내가 MBC가 공인한 불세출의 전략가이기 때문에 만약 진다면 모든 직원이 해고되는, 모두 해직 언론인을 만드는 전략을 세워서 가야한다고 본다. (웃음)
해고 통보 이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괜찮으신가? = 집사람은 예상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모르고 계셨었는데, 노조 특보에 밝혔듯이 며칠 전 찾아뵙고 이야기 드렸다.
노조 홍보국장으로서 회사 쪽의 홍보국장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 이진숙 국장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일고의 가치가 없는 거 같다. 이미 이진숙은 기자로서 사실상 죽었다. 그것만 해도 나는 이진숙 국장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잃었다고 본다. 소탐대실이다.
처음 MBC노조 파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차가웠던 게 사실이다. 시민단체의 반응도 그렇고. 이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 처음에 유독 MBC 파업 들어갈 때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다. KBS와 YTN과는 달리 유독 MBC에 대해서만 그랬다. ‘MBC너마저’에 대한 배신감이 컸던 것 같고, 그런 것 때문에 오히려 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파업에 들어가니까 ‘쟤네들은 진짜구나. 진정성이 있구나’ 생각하면서 열렬하게 지지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시민들의 지지가 너무 높아서 부담스럽다. 이번 싸움에 거는 기대가 너무 크다. 그 기대치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외부에서 실망을 하고 지탄의 손길을 보낼 수도 있다는 거 안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 싸우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러쿵저러쿵 하기가 그렇지만 파업 지도부로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노조원들의 동력이 너무 좋다. (웃음)

2012년 3월 8일 목요일

MBC,KBS,YTN도 행복한 기자가 돼야 한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7일자 기사 'MBC,KBS,YTN도 행복한 기자가 돼야 한다'를 퍼왔습니다.
언론인 파업 확산
기자들이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MBC,KBS 기자들이 일손을 놓았어요. 국민일보도 파업 중이고, 곧 연합뉴스와 YTN도 파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지지합니다. 기자가 국민의 눈이 아닌 정권의 메신저처럼 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항해야 합니다. 낙하산 사장들 다 몰아내야 합니다. 언론을 진실에 목말라 하는 국민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얼마 전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MBC 기자의 글을 읽었습니다. 기자로서의 자존심이 뭉개져 있음을 슬퍼하는 그의 비명소리를 들었습니다. 저와 함께 현장을 누볐던 동기 기수 MBC 기자들 몇 명의 이름을 사직결의 명단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권에 장악된 현실을 개탄하는 YTN 기자의 글도 읽었습니다. 회사는 사내 게시판에 올려진 이글을 삭제하느라 바빴다고 하더군요. 보도하고 싶은 걸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는 이들의 절절한 슬픔을 느꼈습니다.
국민일보 기자 후배들이 제게 트위터로 연락해오고 있습니다. ‘제발 국민일보 파업을 알려달라’고 호소해옵니다. 그러면서 말합디다. ‘한겨레의 존재가 새삼 감사하다’고 말이지요.
문득 제가 한겨레 기자라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생각하게 됐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눈치 보지 않고 보도하고 싶은 것 다 보도하면서 오늘도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는데, 제겐 이게 너무나 당연한 일상인데, 이렇게 일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새삼 생각하게 됐습니다.


▲ 2월21일 오후 4시30분경,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 앞에서 파업집회를 가진 MBC 노조 조합원들이 "김재철 사장 해임"을 방문진 이사들에게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승욱

한겨레에서 일한 지난 6년
저는 6년차 기자입니다. 2007년 한겨레에 입사한 뒤로 늘 정부와 자본에 불편할 수 있는 소재들만 찾아서 보도해온 편입니다. 전 아직도 우리 사회에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그나마 절차적으로 확립되어가던 민주주의마저 뒷걸음질 쳤고, 거대 자본은 더욱 커지고 소자본에 대한 횡포도 심해져 경제 민주주의는 질식하기 직전입니다.
머릿속이 이렇다보니 제가 찾는 기사거리들은 늘 삐딱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를 삐딱한 기자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전 우리 사회가 삐딱하게 기울어져 있으니 그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려면 역시 한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여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겨레에서 일하면서 저는 단 한 번도 저의 삐딱한 소재의 아이템 발제를 거절당한 적이 없습니다.
2008년 촛불집회 때 경찰의 이성을 잃은 시민진압을 연일 과감하게 고발했더니 회사는 제게 공로상을 주더군요. 2009년 경찰의 쌍용자동차 노조 살인진압 현장을 그대로 폭로해 조현오 당시 경기경찰청장을 곤란하게 만들었더니 역시 회사는 제게 공로상을 주었어요. 2010년 삼성 반도체 공장의 진실을 파헤쳐 시리즈로 연일 보도해 삼성을 궁지로 몰아넣으니 회사는 이번에도 제게 상을 주었습니다.
고소 겁박 당하면 “쫄지마” 지시지금도 저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23일 YTN 기자가 “신명씨가 4월5일 BBK 가짜 편지의 윗선을 공개하겠다고 알려왔다”는 내용을 보도하려 했는데 데스크가 이를 막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YTN 노동조합이 이를 폭로하더군요.
저는 이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데스크에 보고했습니다. ‘우리가 받아서 보도하자. 정확히 신명 씨가 며칠 날 비밀을 터뜨리겠다고 말한 건 처음 아니냐.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치적 사안이다.’
데스크에 보고한 지 10분도 안 돼 ‘빨리 기사를 쓰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저는 바로 속보로 전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20474.html)
언론노조 KBS본부가 지난 2월21일 김인규 사장 일대기를 정리해 노조 게시판에 올렸더군요. 노조는 김인규 사장이 2006년 11월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을 찾아 ‘노조를 장악하겠다. 나를 (사장으로) 밀어달라’ 충성맹세했던 사실을 다시 거론했습니다. 2010년 12월 이 사실이 폭로되자 당시 김 사장은 양 전 비서관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했는데 왜인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고소를 안 했더군요.
데스크에 보고했습니다. 역시 데스크가 10분도 안 돼 ‘기사를 쓰라’고 지시했습니다. 저는 이 내용을 기사로 옮겼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520489.html)
기사를 쓴 다음날 KBS 홍보실은 저희 회사로 전화해 기사삭제하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삭제 안 하면 고소한다고 겁박했습니다. 정중한 요구가 아닌 거친 말투로 으름장을 놓았기에 겁박했다고 표현하는 겁니다.
그러나 김인규 사장과 관련한 당시 논란은 허위사실로 밝혀진 바 없기 때문에 저는 ‘삭제해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그 후 데스크와 상의했어요. 어떡하면 좋겠냐고. 데스크가 그러더군요. ‘팩트로 승부하면 되니까, 그 사건 더 취재하라고. 그리고 소송 따위 신경쓰지 말라’고 말이죠.
저는 KBS 홍보실에 최종 통보했습니다. ‘고소할테면 하라. 기사는 못 지워준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자. 내 기사가 허위사실을 전달했는지 여부는 국민과 함께 판단하자.’ 당당하게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아십니까. 불안하기보다 행복했습니다. ‘부조리한 권력에 맞서 이렇게 진실을 밝히고, 소송 협박을 받아도 한겨레는 날 지켜준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뿌듯했습니다. 독자들도 내 편이 되어줄 거라는 확신도 들었습니다. 어깻죽지에 날개를 달고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KBS의 소송 겁박에 제 전투력은 더욱 커졌습니다. 저는 오늘도 더러운 권력의 뒤를 캐고 있습니다. 이렇게 늘 행복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트위터를 많이 합니다. 하루에 30여 개 정도의 글을 쓰는데 가끔은 좀 무리한 글도 씁니다. 제 데스크는 트위터를 개인적 공간으로 인정하면서도 가끔 지적합니다.
‘이러 이런 건 조심해라. 이런 표현은 과하지 않냐.’ 등등. 데스크가 제게 지적은 날카롭게 하지만 마지막에 이런 말을 늘 빠뜨리지 않고 합니다. ‘그래도 절대 위축되지 말고 트위터를 계속할 것.’
한겨레는 이런 회사입니다. 저는 이런 선배들 밑에서 가르침을 받고 쑥쑥 커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파업하고 있는 언론사 기자들은 저처럼 일하고 있지 못합니다. 기사도 마음껏 못 쓰는데 트위터를 어떻게 하겠습니까.


▲ '촛불이 빛나는 밤에' 파업콘서트에 참여한 MBC 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파업 승리를 기원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이승욱

파업 기자들도 매일매일이 뿌듯하기를
저는 한겨레 자랑하려고 이 글 쓰는 게 아닙니다.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저처럼 일하길 바라는 마음에 알려드리는 겁니다. 제겐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다른 언론사에서는 해직을 각오하고 싸워서 쟁취해야 할 일상입니다.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011년 11월 국회에 출석해 “이명박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시중씨도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데 어떻게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혀를 내두를 정도로 황당한 말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12명이나 해직된 언론인들과 200여명의 징계자들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고민 끝에 저는 ‘어쩌면 최시중씨는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됐습니다. “언론탄압 한 적 없다. (군부독재 시절처럼은)”
군부독재 시절보다 더 은밀하고 체계적인 언론탄압이 이뤄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언론인들의 이번 싸움은 더 이상 밀려날 수 없는 벼랑 끝 싸움입니다. 더 밀려나면 조중동 기자들처럼 단순 직장인으로 전락하고 말겁니다.
이 싸움에서 꼭 이겨 다른 기자들도 저처럼 늘 매일매일이 뿌듯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동지들, 파이팅!

현재 한겨레 디지털뉴스부 기획취재팀에서 취재를 하고 있는 기자다.  영상 카메라와 취재수첩을 함께 들고 현장을 누비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앞선 멀티형 기자가 되려고 노력중이다.
우리 사회 경제권력과 정치권력을 감시하는 사명을 놓는 그 순간, 기자가 아닌 단순 직장인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산다. 그저 그런 기자가 되느니 문제적 기자가 되는 게 차라리 낫겠다고 생각하고 살기도 한다. 한겨레와 한겨레 독자들을 무지 사랑한다. 
개인 블로그 http://blog.hani.co.kr/catalunia

2012년 3월 7일 수요일

MBC보도국 후배가 이진숙 홍보국장에게 보내는 편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7일자 기사 'MBC보도국 후배가 이진숙 홍보국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퍼왔습니다.
“이제 피 묻은 붓을 내려놓으십시오”

1월 30일 ‘공정방송 쟁취’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시작된 MBC 총파업으로 인해 벌써 2명의 MBC 기자가 ‘해고’를 당했다. ‘종군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진숙 기자(MBC 홍보국장)를 바라보며 기자의 꿈을 키웠던 MBC 보도국의 한 후배 기자가 이 국장에게 “이제 그만 피 붇은 붓을 내려놓으라”고 호소한다.  는 7일 MBC노조 총파업 특보에 실린 해당 글을, 노조 동의를 받아 전문 게재한다.

▲ 이진숙 MBC 홍보국장
“바그다드에서 이진숙입니다.”
이진숙 국장을 처음 뵌 건 그때였습니다. 총성이 곧 배경음이던 바그다드 시내 한복판에서 ‘기자 이진숙’은 MBC 마이크를 들고 당당히 서 있었습니다. 기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지만, ‘어떻게 저길 갔을까?’라는 경외심 때문인지, 무서울 정도로 침착한 표정이 흑백 사진처럼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습니다.
그렇게 느낀 게 저 뿐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함께 언론사 시험공부를 하던 동료가, 자신은 “현장을 누비는 기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이진숙’이란 이름 석 자는 수식어가 되기도 했고, 그래서 ‘기자 이진숙’이 직접 쓴 경험담이 저희에겐 곧 ‘교재’이기도 했습니다. MBC 기자가 된 이후 명절 때가 되면, ‘기자 이진숙’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친지들도 ‘이라크에 있던 여기자’의 안부는 물어오곤 했습니다.
최문순 사장 시절이었던가요. 권재홍 현 보도본부장과 함께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하시던 시절, 이진숙 선배는 당시 권재홍 특파원이 회삿돈을 사적인 용도로 쓴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 때문에 결국 회사가 감사까지 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동료애’와 ‘원칙’ 사이에서 숱한 뒷얘기가 오갔지만, 적어도 제게 이진숙 기자는 ‘공과 사’는 확실히 선을 긋는, 작은 실수도 그냥 넘기지 않는 엄격한 선배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혼란스럽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알리던 ‘종군 기자 이진숙’과, 징계 예고와 온갖 협박으로 점철된 서슬 퍼런 회사특보를 찍어내는 ‘홍보국장 이진숙’이 같은 사람인지 의심스럽습니다. 기자들 대부분이 파업에 동참한 것은 물론, 부국장과 앵커들을 비롯한 보직 간부들까지 김재철 사장 사퇴를 요구하며 줄줄이 보직을 사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일부 구성원의 불법 파업”이란 딱지를 붙인 ‘홍보국장 이진숙’과, 한때 진실을 위해 발로 뛰던 ‘기자 이진숙’이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정말 믿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소한 공과 사의 구분에도 그토록 엄격했던 선배가 김재철 사장의 ‘수상한’ 법인카드 내역에 대해선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하셨던가요. 김재철 사장에 대해선 어떻게 그렇게 관대할 수 있는지, ‘영업 기밀’이란 이유로 어찌 그리 감싸기에 급급한지, 도통 납득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김 사장이 임명한 홍보국장이란 자리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권의 입’이 되길 자처한 사장처럼 선배도 어느새 ‘김재철의 입’이 되어버린 건 아닌지요. 공정방송을 외치던 후배들의 절규보다 웃으며 속삭이던 김 사장의 귓속말이 더 크고 선명했던 건 아닌지요.
“나는 내가 생각했을 때 옳은 일을 할 뿐이다.”
재작년 (PD 수첩 4대강 편) 방송이 보류된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아울러 “홍보국장이란 자리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김 사장이 주도한 수많은 결정과 선배의 신념이 다르지 않다는 뜻이겠지요. 제가 이해한 바가 맞다면, 어쩌면 이 편지는 그저 넋두리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어코 이 글을 띄울 수밖에 없는 건, 아직도 적지 않은 후배들이 ‘제 2의 이진숙’을 꿈꾸며 험한 취재 현장을 누비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그다드의 여기자’를 잊지 않고 있는 수많은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행여나 그들이 제게 ‘기자 이진숙’에 대해 물어올 때, 저는 어떤 이야기를 해 줘야 할까요.
‘이진숙 홍보국장’의 신념처럼, 저 또한 옳다고 믿는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내 일터 MBC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이 전부일 뿐입니다. 그 때문인지, “평판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신 이 국장의 말씀처럼, 저 또한 이상할 정도로 징계가 두렵지 않습니다.
다시 보고 싶습니다. 포화 속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치던 그 때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후배들의 진정어린 호소에 귀 기울이던 예전 모습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자신의 영달에 눈이 먼 야욕가가 아닌, ‘기자 이진숙’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십시오. 그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제 후배들의 피로 물든, 그 ‘핏빛 붓’을 내려놓으십시오. 제발 해고자들이 흘린 피로 만든 잉크, 그 ‘핏빛 잉크에 찍어 쓰는 펜’을 던져버리십시오. 너무 때늦은 바람이 아니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MBC 보도국의 한 후배 기자가

2012년 3월 5일 월요일

“진실은폐에 동원됐던 기자들, 물러설 곳이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05일자 기사 '“진실은폐에 동원됐던 기자들, 물러설 곳이 없다”'를 퍼왔습니다.KBS 제작거부 나흘째… “굴종이냐 저항이냐 선택할 때”


KBS 기자들이 ‘KBS 뉴스를 바로잡겠다’며 제작거부에 나선지 나흘째를 맞아 이들이 집단행동을 두고 “진실 가리기에 동원된 KBS 기자들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언론계 인사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재강 방송기자연합회장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KBS 제작거부 집회현장에 방문해 “취재현장에 있어야 할 여러분이 KBS에서 가장 차가운 신관 계단 앞에 앉아 있는 것이 가슴 아프다”라며 “여러분이 제작거부에 나선 것은 부당징계와 공정방송을 위협하는 보도책임자 임명 강행이 계기였지만 무엇보다 여러분의 행동을 촉발한 근거는 그간 수년간 무너진 KBS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이 회장은 “이 뿐 아니라 뉴스를 만드는 KBS 기자의 자존심도 무너졌다”며 “(그동안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아닌데 아닌데’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개탄했다.“지난 과정은 진실가리기의 세월이었다. 이 작업에 여러분이 동원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기자들은 고민하고, 때로는 (이들의 부당한 지시를) 따랐고, 스스로를 합리화했고, 일부는 저항했고, 누구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존심의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굴종이냐 저항이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이 회장은 KBS 기자들이 진실을 향한 선택을 한 데 대해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라며 “진실 수호자의 정체성을 부여잡았다는 점에서 이미 승리한 것”이라고 격려했다.


KBS 기자들이 지난 2일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KBS 기자들이 그동안의 보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장면. 이치열 기자 truth710@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도 이 자리에 방문해 격려사에서 “기자의 양심적인 눈과 카메라 렌즈의 눈이 겹쳐져 현실을 조망한 것은 왜곡과 거짓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준다”며 얼마전 사진기자협회 주최 보도사진전에서 했던 자신의 인사말을 소개하면서 “그러나 글을 쓰는 언론인의 말과 글에서 왜곡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박 회장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아야 하는데 타협하고, 분노해야 할 때 침묵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KBS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가면서 고개숙여 반성한 것을 두고 “여러분 잘못은 없다. 경영진이 해야 할 반성을 여러분이 대신해야 반성한 것”이라고 격려했다.MBC에 이어 KBS 기자의 제작거부와 새노조의 파업, 이어질 YTN의 파업을 두고 박 회장은 이 방송사 사장 모두 기자 출신이라며 “누구보다 기자의 초심과 저널리스트의 양심이 있는 선배들이 왜 이런 갈등과 내홍을 일으키는가. 기자적 양심을 가진 선배라면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왜 정권말기에 공영방송 기자, PD, 노조 등 종사자들이 싸우겠다고 나섰느냐는 따가운 시선에 대해 “하지만 반성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용기를 낸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여러분의 옆과 뒤에서 지지하고 연대하겠다”고 독려했다.

김주하 등 MBC기자 166명, 집단 사직 결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4일자 기사 '김주하 등 MBC기자 166명, 집단 사직 결의'를 퍼왔습니다.
박성호 기자회장 해고 등 중징계에 반발해 결의

“박성호 기자의 목을 친 자들을 몰아낼 수 없다면, 그래서 그가 우리 곁으로 영영 돌아올 수 없다면 우리도 미련 없이 MBC를 떠나겠습니다.”
MBC기자 166명이 집단 사직을 결의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MBC가 박성호 기자회장을 해고하고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을 중징계한 것에 대한 반발로 집단 사직을 결의했다.
MBC 기자회 비상대책위원회 특보에 따르면, 비대위가 박성호, 양동암 기자와 동기인 보도본부 28기(95년 입사) 이하 기자들을 대상으로 집단 사직 의사를 물은 결과, 모두 166명의 기자들(취재기자 130명, 카메라기자 36명)이 사직 결의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특히 이번 결의에는 육아나 출산 등을 위해 회사를 나오지 않고 있는 일부 휴직자들까지 참여했다. 


▲ 2월21일 오후 4시30분경,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 앞에서 파업집회를 가진 MBC 노조 조합원들이 "김재철 사장 해임"을 방문진 이사들에게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승욱

이번 사직 결의는 박성호 기자 해고에 분노한 일부 기자들의 자발적인 사직서 작성으로 시작됐다. 당초 처음 사직서 투쟁 의지를 밝힌 기자는 “뉴스의 공정성을 짓밟은 자들이 공정보도를 요구한 기자회장을 해고하는 적반하장식 징계를 용인한다면 앞으로 우리 뉴스는 영원히 공정성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MBC 기자들이 모두 사직서를 써놓고 끝까지 투쟁하자”고 제안했다.
MBC 기자들은 성명을 통해 “다짐한다. 박성호 기자가 돌아올 수 없다면 우리도 더 이상 마이크와 카메라를 잡지 않겠다. 아니, 잡을 수가 없다”며 “공정성과 기자적 양심이 이토록 처참하게 유린된 MBC에서 어떻게 우리가 단 하루라도 뉴스를 만들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기자들의 사직 결의를 바탕으로 김재철 사장 퇴진과 동시에 징계 무효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제 우리 기자들에게 이번 투쟁은 MBC를 정상화시킬 것이냐, 아니면 모두 버리고 떠날 것이냐의 절박한 싸움으로 변했다”며 “사직에 앞서 모두 해고될 각오로 다른 부문의 동지들과 함께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들이 집단 사직을 결의하며 밝힌 성명 전문이다. 
 사직(辭職)을 결의하며
박성호 기자와 양동암 기자, 그들은 우리와 함께 뉴스를 만들던 동료이자 선배였고, 우리가 직접 뽑은 우리의 대표였습니다. 그리고 그 짐을 짊어진 채 무너진 MBC 뉴스의 공정성을 다시 세우기 위해 우리 앞에 섰습니다. 아니, 어쩌면 비겁했던 우리가 그들을 앞세웠습니다. 그런데 한 명은 해고됐고, 또 다른 한명은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들은 괜찮다며 오히려 우리를 다독입니다. 미안합니다. 그들의 얼굴을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불의(不義)가 정의(正義)를 심판하고, 탐욕(貪慾)이 양심(良心)을 해고하는 걸 끝내 막지 못했습니다. 억울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일신의 안락(安樂)과 영화(榮華)를 위해 후배의 목을 친 자들을 생각하면 정말 몸서리가 쳐집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일터였던 MBC가 어쩌다 이렇게 거꾸로 서버린 겁니까.  다짐합니다. 박성호 기자가 돌아올 수 없다면 우리도 더 이상 마이크와 카메라를 잡지 않겠습니다. 아니, 잡을 수가 없습니다. 공정성과 기자적 양심이 이토록 처참하게 유린된 MBC에서 어떻게 우리가 단 하루라도 뉴스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한 장, 두 장... 여기 모인 기자 166명이 각자의 다짐을 담아 사직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목을 친 자들을 몰아낼 수 없다면, 그래서 그가 우리 곁으로 영영 돌아올 수 없다면 우리도 미련 없이 MBC를 떠나겠습니다.    권순표 나준영 김소영 성장경 송록필 박종일 이동애 이성주 이태원 이승용 이상호 최장원 최호진 (28기, 95년 입사) 금기종 이세훈 이용마 이언주 연보흠 김종경 황상욱 (29기) 김연국 김필국 박범수 문소현 여홍규 이성일 조승원 김주하 김수정 이창순 (30기) 고현승 김주만 김재용 전영우 성지영 김정호 이상현 허지은 장재현 이창훈 (31기) 김희웅 김시현 김해동 한동수 정승혜 유재광 양효경 최형문 (32기) 권희진 김혜성 노재필 민경의 박충희 박찬정 왕종명 이재훈 전봉기 지영은 현원섭 민병호 김현경 전재호 박지민 정연철 최경순 (33기) 김병헌 김수진 이정신 이해인 이세옥 백승은 허유신 손재일 방종혁 정우영 (34기) 장준성 양윤경 백승우 정규묵 김재영 현영준 정시내 노경진 김우철 이형빈 서현권 (35기) 강민구 임명현 박민주 윤효정 이호찬 장미일 박영회 이필희 조효정 전훈칠 김준석 김세진 김기덕 박동혁 (36기) 권지호 구본원 김경호 김세의 김두영 남상호 박선하 신지영 유충환 오령 이정은 전준홍 조영익 조윤정 최훈 (37기) 김지경 이학수 강연섭 정준희 엄지인 전종환 서두범 김태효 김신주 (38기) 이지선 이용주 박주린 오해정 임현주 임소정 전동혁 박주일 현기택 (39기) 강나림 김재경 고은상 박종욱 송양환 신은정 오현석 장인수 조국현 조재영 조현용 김신영 이종혁 정인학 (40기) 공윤선 조의명 이남호 서혜연 김민욱 양효걸 임경아 박주영 이성재 (41기) 박소희 나세웅 곽승규 남형석 염규현 김정인 (42기) 손병산 배주환 이준범 고헌주 (43기) 이상 166명

MBC기자 166인 “박성호 못오면 우리도 떠난다”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05일자 기사 'MBC기자 166인 “박성호 못오면 우리도 떠난다”'를 퍼왔습니다.
징계조치에 ‘집단사직’ 승부수…5일 인사위 결과 주목

MBC 노동조합이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 회복을 요구하며 한 달이 넘게 파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박성호 기자회장과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에게 내려진 ‘중징계’에 항의해 MBC 기자들이 집단 사직도 불사하겠다고 사측에 맞섰다.

노조가 5일 공개한 총파업 노보 26호에 따르면 지난 1995년 이후 입사한 취재 및 카메라 기자 166명은 집단 사직서 제출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노보는 “이 정도면 MBC 구성원들이 스스로 몸을 던지는 ‘부신 정국’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라고 논평했다. 

이들이 이같은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 파업사태를 주도한 박성호, 양동암 기자에 대해 사측이 내린 징계조치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달 2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박성호 기자회장에게는 해고,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에게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특히, 기자회장을 해고한 것은 MBC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동참 기자들은 성명을 통해 “불의가 정의를 심판하고 탐욕이 영심을 해고하는 걸 끝내 막지 못했다”며 “박성호 기자가 돌아올 수 없다면 우리도 더 이상 마이크와 카메라를 잡지 않겠다. 공정성과 기자적 양심이 이토록 처참하게 유린된 MBC에서 어떻게 우리가 단 하루라도 뉴스를 만들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그래서 한 장, 두 장... 여기 모인 기자 166명이 각자의 다짐을 담아 사직서를 쓰기 시작했다”며 “박성호 기자의 목을 친 자들을 몰아낼 수 없다면, 그래서 그가 우리 곁으로 영영 돌아올 수 없다면 우리도 미련없이 MBC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해외 특파원까지 ‘김재철 퇴진압박’ 가세…사측 “프리랜서 뉴스앵커 구해요”

파업투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못하지만 해외 특파원들도 노조에 힘을 실어줬다. 

윤도한(미국 LA), 이호인(미국 워싱턴), 도인태(미국 뉴욕), 박장호·임영서(일본 도쿄), 김경태(중국 베이징), 박상권(프랑스 파리) 기자 등 특파원 7명은 4일 성명을 발표하고 “MBC에 대해, 앞으로 MBC를 이끌고 가야할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애정이 남아있다면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물러나는 것이 좋다”고 김 사장을 압박했다.

노보에 따르면 이들은 앞으로 김 사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행동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보는 “해외 특파원들까지 공동 성명 발표라는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한국 언론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보통 해외 특파원들은 파업 열외자로 인식돼 MBC 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 파업때도 업무를 계속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보는 “라디오 간판 뉴스인 ‘2시의 취재현장’을 진행하던 임흥식 앵커가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김병훈, 윤능호, 홍수선(84년 입사), 윤병채(86년 입사) 부장이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라디오뉴스는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번 파업사태에 ‘계약직 모집’이라는 미봉책으로 맞서고 있다. 노보는 “사측은 지난 2일 프리랜서 뉴스 앵커와 경력직 기자, 라디오 뉴스 편집 PD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며 “경력직 기자와 라디오 뉴스 편집 PD의 경우 1년 계약직이고 뉴스 앵커 역시 ‘프리랜서’라는 단서가 붙은 만큼 역시 비정규직”이라고 전했다. 

즉, 한 언론사의 ‘얼굴’이라고 볼 수 있는 뉴스 앵커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노보는 “뉴스 앵커를 프리랜서로 뽑는 건 MBC 창사 이해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신기록 제조기 김재철이 또다시 몰상식 신기록을 MBC 역사에 남긴 것”이리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사측은 5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김세용, 최일구 부국장과 정형일 전 문화과학부장, 한정우 전 국제부장, 민병우 전 사회 1부장 등 보직을 던지고 파업에 참여한 중견기자들과 이용마 홍보국장, 김민식 편제부문 부위원장, 김정근 교육문화국장 등 노조 간부들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한다. 징계 대상자 8명은 모두 인사위 출석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사장을 둘러싼 법인카드 의혹은 MBC 노조에 의해 계속 폭로되고 있다. 

노보는 “김 사장의 법인카드 해외 사용처 중에서도 희한한 항목들이 발견됐다”며 “일본 여성전용 피부관리 및 마사지 업소인 ‘소시에 월드’에서 지난해 4월부터 3차례에 걸쳐 모두 200만원이 넘는 요금이 김 사장의 법인카드로 결제된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 내용은 노조가 4일 선보인 4회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이어 노보는 “ 취재진을 만난 업소 관계자는 이 업소가 ‘여성 전용’이라고 밝혔다”며 “김 사장이 관리를 받은게 아니라면 공영방송 사장의 법인카드로 일본에서 피부 관리와 마사자를 받은 그 대단한 여성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김 사장이 MBC 업무를 위해 피부관리와 마사지 비용까지 대야 했던 인물은 도대체 어떤 귀빈일까?”라고 지적했다.

한편, 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 사장이 여러차례 만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2년 3월 3일 토요일

[사설]공영방송 망치는 김재철·김인규 사장의 아집


이글은 경향신분 2012-03-02일자 사설 '[사설]공영방송 망치는 김재철·김인규 사장의 아집'을 퍼왔습니다.
MBC 노조파업에 이어 KBS 기자들이 어제 새벽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두 공영방송 기자들의 제작거부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MBC 파업에는 노조원이 아닌 보도국 고참 기자 65명도 동참했다. MBC PD 291명 가운데 보직자를 제외한 261명도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18개 지역 MBC 노조들도 동참을 선언했다. KBS는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이어 새노조가 6일부터 총파업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두 방송사의 노조, 기자·PD 등 구성원들이 이런 행동에 나선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제대로 된 방송, 곧 공정한 방송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이 내려보낸 김인규 KBS 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 밑에서 방송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면서 두 사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 심정은 제작거부에 들어간 KBS 기자들의 ‘국민께 드리는 반성의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집회 현장에서는 취재를 거부당하고, 심지어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은 더이상 KBS를 고봉순이란 애칭이 아닌 김비서라고 부릅니다. 비참해서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 같은 후배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강경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김재철 사장은 제작거부를 주도한 박성호 기자회장을 지난달 말 해고했다. 기자회장이 이런 이유로 해고된 것은 50년 MBC 역사에 없었다. 김인규 사장은 2010년 7월 파업을 이유로 전 노조 간부 13명을 지난달 뒤늦게 중징계했다. 기자들 대다수가 반대하는 인사를 보도본부장에 앉혔다. KBS는 “김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MBC의 경우와 사실상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 

공정방송 요구에 어깃장을 놓는 듯한 이런 대응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철학과 논리는 없고 오기와 아집만 남은 탓이라고 본다. 그러다 보니 방송의 공정성 훼손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아무 말도 없거나, 공정성 개념은 상대적이란 궤변을 늘어놓는다. 수많은 시청자들과 현장 기자들이 뭐라건 상관하지 않는다. MBC 김 사장이 드라마 의 높은 시청률 타령만 반복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두 사장은 빨리 물러나는 게 현명하다. 안 그러면 자리보전을 위해 무리수를 계속 쓰게 되고, 무고한 희생만 늘어날 것이다. 그런 것이 바로 독재의 생리다. 권좌를 지키기 위해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는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의 착각과 아집이 생각난다.

2012년 2월 22일 수요일

‘김재철의 뉴스데스크’와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다르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21일 기사 '‘김재철의 뉴스데스크’와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다르다?'를 퍼왔습니다.
[한줌의 미디어렌즈] 방송파업은 ‘그들과 다름’ 아닌 ‘올바름’ 위한 싸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지난 2월 17일 개최했던 ‘으라차차! MBC’ 콘서트 관련기사를 보다가 좀 경박한 생각이 들었다. 기사에 따르면, MBC 기자회장으로 제작거부를 이끌었던 박성호 기자도 이날 콘서트에서 최승호 PD와 함께 마이크를 잡았다. 박 기자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며 부부가 서로 격려하고 결의를 다지다 각자 숨겨놓은 통장을 공개했다는 얘기를 소개했다. 잔망스러워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세속적인 관심이 동했다. MBC 기자생활 했으면 통장액수가 그래도….

▲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309일 고공농성을 벌였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10일 낮 여의도 KBS 라디오 공개홀에서 열린 언론노조 KBS지부 초청 공개강연 '철의 여인, 김진숙'을 마친 뒤, 사내에서 만보기를 차고 1만 걸음을 걷는 '만보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PD조합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2010년 김진숙 위원은 KBS 새노조 특강에서
그런 생각이 떠오른 이유가 없던 건 아니다. 2010년으로 기억한다. 아마 KBS 새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공정방송 쟁취 파업 투쟁을 시작한 그해 7월 이후였을 것이다. 당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파업 중인 KBS 새노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그때도 김진숙 위원의 강연은 청중을 울리고 웃겼다. 자신의 노동, 노동운동 경험을 이야기하다가 정부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해 보상금을 받았다는 대목에서였다. 기억이 정확치는 않으나 보상금액이 2천 만 원 안팎이었던 거 같다. 김 위원의 말이 잠시 끊어졌다 이어졌다.
“다른 데서 강연하다 이 금액 얘기를 하면 다들 ‘우와~’ 하는 반응이 나오는데 여기는 조용하네요.”
체감하는 게 다르긴 달랐나보다. 그 순간, 잠시 어색했던 공기가 기억에 오래 남았다. 기자들을 비롯한 MBC 노조 총파업이 한 달을 채워가고 있고 KBS, YTN에서도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회복 등을 요구하는 구성원들의 파업 요구가 거세다. 이런 와중에 무슨 계급론 운운하려는 건 아니다. 처우도 처우지만 다른 분야에 비하면 방송,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파업의 위상’도 높게 쳐주고 그만치 더한 관심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말함이다. 실제로도 그렇잖은가. 그래도 방송, 공영방송이니까 말이다.
‘바닥’ 드러낸 그들과 다른 것만으론 부족하다
물론, 전해오는 소식을 보면 이들 ‘회사’의 행태는 전혀 공영방송답지 않다. MBC 김재철 사장은 출근하지 않는 사장을 찾는다는 노조위원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그 와중에 서울 시내 모처 호텔에서 원격집무를 보신다고 한다. MBC 회사는 노조 조합원들이 순순히 시키는 일 안 하고 점거, 농성, 시위, 임직원 출근저지 따위를 저지르면 노조에 건당 3천 만 원, 조합원들은 300만원씩 배상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단다. KBS 회사 쪽도 제작거부, 파업의 기운이 무르익자 김진숙 위원이 강연했던 그때 그, 지금으로부터 1년 6개월 전 새노조 파업을 문제 삼아 13명에게 정직 6개월부터 감봉 1개월까지 무더기 징계처분을 내렸다.

▲ 지난 13일 MBC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서래마을 자택을 찾아가 주민들에게 배포한 '김재철 수배 전단지'. ⓒ이승욱
이게 현 정부에서 공영방송을 이끌어왔다는 사장님, 그 사장님과 함께 이른바 ‘사측’을 구성한 분들의 수준이다. 원래부터 바닥이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바닥이 보인다. 이런 사람들로부터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인사를 ‘당하고’ 보도를 ‘당했다’. 이제 그딴 짓 그만하자고, 똑바로 하자고 나선 지금, 그들과 우리는 다르다고 외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그들이 틀리고 우리가 옳다는 걸 보여 내야 한다. 이는 공영방송에 대한 가치와 지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재철의 뉴스데스크’와 ‘제대로 뉴스데스크’가 얼마나 다른 것만이 아니라 두 개의 뉴스데스크가 비추는 세상 가운데 어떤 것이 공영방송의 그것에 부합하느냐의 문제라는 말이다.
2010년 KBS 새노조를 대상으로 강연을 했던 김진숙 위원은 이듬해 1월 홀로 크레인에 올랐고 309일을 머물다 내려왔다. 그리고 지난 2월 10일 다시 총파업을 준비 중인 새노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섰다. 애초 강연장을 막아섰던 사측의 행태야 이미 바닥 운운했으니 더 거론 않겠다. 김 위원은 이날 자신의 농성에 대해 “물론 보도가 됐다면 저희에게 더 큰 힘이 되었겠지만 보도가 되든 안 되든 취재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참 고마웠다”고, “희망버스를 다뤘던 ‘추적60분’ 제작진들에게는 진심으로 고맙다”고 했다.
‘방송사업장’과 ‘공영방송사’ 어디로 갈 것인가
거듭, 그래도 방송이니까 공영방송이니까 노력해줘서, 다뤄줘서 고맙다는 얘길 들을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이제 2010년 어느 날 김진숙 위원의 강연에서 있었던 그때 그 순간의 어색한 공기는 다 메워진 건가.
새누리당 일각에서조차 ‘그동안 공영방송에 너무했다’는 소리가 나오는 마당이다. 예까지 와서 물러설 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 ‘관영방송회사’ 혹은 ‘방송사업장’에서 ‘공영방송’으로 회복하면 전과 다름을 넘어 얼마나 올바로 세상을 비출 수 있는지 말이다. 그래서 ‘역시 다르네’라는 말보다 ‘옳소’라는 지지를 더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방송 종사자들의 파업이 이기는 싸움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두고두고 일관할 공영방송의 지향과 가치를 다지는 성찰의 도정이길 바라는 이유다. 그랬으면 좋겠다.

2012년 2월 19일 일요일

“MBC·KBS 여러분 그동안 잘먹고 잘사셨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18일자 기사 '“MBC·KBS 여러분 그동안 잘먹고 잘사셨죠”'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철학자 강신주 “이제 시청자위해…한명의 언론자유, 수천명의 자유” 독려

“MBC 여러분 지금까지 잘먹고, 잘 사셨죠, 부모님 잘 살죠. 여러분이 바로잡혀야 말못하는 사람의 입이 열립니다. 다른 이나 후손을 위해 뭘 하고 죽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모습을 보일 때 (시청자들은 비로소) 여러분을 볼 것입니다.”
18일로 MBC 파업 20일째를 맞으면서 KBS도 기자·PD들의 제작거부와 총파업이 임박해가고 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 공영방송종사자들의 집단적 저항의 계절을 맞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아닌 편파방송 종결과 책임자(낙하산·특보사장) 퇴진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MBC KBS 경영진이 순순히 물러날 리는 없어 보인다.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진정으로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방송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이 싸움은 권력이나 ‘권력의 하수인’ 등 외부세력이 아닌 방송인 자신 스스로와의 싸움을 견뎌낼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 MBC 파업 집회현장에 강연자로 초청된 철학자 강신주(45) 박사는 이런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일오후 강연에서 방송독립·언론자유와 같은 가치는 스스로 지켜야하며 무엇보다 후퇴하거나 변명해서도 안된다고 경계했다.
강 박사는 1960년대 참여시인 김수영 선생의 유작시 ‘김일성 만세’와 ‘언론자유와 창작의 방향’(동아일보1960년 11월10일자 기고문)의 주요 대목을 소개하면서 1960년도에 김수영 선생도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아직도 MBC를 비롯한 언론인들이 여기서 언론자유·방송독립을 외치며 싸우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남루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방송 회복, 김재철 퇴진을 위한 총파업 20일째를 맡고 있는 MBC 노동조합. 이치열 기자 truth710@

특히 언론인의 언론자유는 창작하는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보다 수천배 더욱 중요하며, MBC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언론자유는 수천명의 언론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 박사는 역설했다.
그러면서 강 박사는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MBC인들이 어떤 준비가 돼있는지를 물었다.
“여러분들은 방송에 돈벌려고 들어왔느냐. 취미생활로 들어왔냐. 선생님의 경우 괜찮은 직장으로 알고 들어왔지만 아이들의 눈이 말한다. 선생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말이다. 여러분들도 똑같다. 직장에 들어와서 뭘 봤느냐. MBC는 괜찮은 직장이 아니냐. 뭔가를 봤다. 국민, 울분, 비루함을 본 것이다.”
강 박사는 이어 MBC 종사자들에게 “갈림길에 서있다. 언론인이 될 것인가 유괴범이 될 것인가의 갈림길이다. 성장의 일환”이라며 “이 성장과정을 통과한 여러분은 멋진 선배가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강 박사는 “매번 돈의 유혹이 온다”며 다시 한 번 언론인일 것인가, 돈 버는 인간일까의 선택에 놓이게 된다고 주지시켰다.
“여러분은 오는 25일 월급이 안나올 때 유혹에 빠진다. 그 때 자녀의 눈을 본다. 짐승처럼 살지, 멋진 언론인으로 살지에 있다. 돈 벌어야 한다는 말은 변명이다. 그 말은 두려워서 하는 것이다. 비겁해질 때 사람들은 ‘내가 희생하면 다른 사람이 편하다’는 말을 한다. 거짓말이고, 뻥이다. 하지만 핵심은 내가 (싸움을 더 이상) 안하겠다는 것이다. 차라리 ‘난 개가 되겠다, 난 원래 돈벌려고 들어왔다’고 얘기하는 편이 낫다.”
강 박사는 이어 “여러분들은 돈을 벌고 이익을 탐하는 쪽이냐, 언론인 쪽을 택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MBC 조합원들에게 “지금까지 잘먹고, 잘 사셨죠, 부모님 잘 살죠. 여러분이 바로잡혀야 말못할 사람의 입이 열린다”며 “다른 이나 후손을 위해 뭘 하고 죽어야 한다. 그런 모습을 보일 때 (시청자들은 비로소) 여러분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박사는 “여러분이 여기 앉아있는 것은 (방송인으로서) 쪽팔리기 때문”이라며 “언론자유는 언론에 있는 여러분이 보호해야 한다. 못지키면 붕괴한다”고 말했다.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부사장 본부장 인사에 반발하며 집회하던 모습. ⓒKBS 새노조

이어 그는 “민주주의의 싸움은 만만한 게 아니다”라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수천명의 말할 자유를 감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며 “여기서 물러나면 여러분은 1960년대 김수영보다 못한 사람이 된다. 김수영이 안죽고 이 자리에 섰다면 나와 똑같은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자유가 없으면 언론인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언론인으로 살 것이냐 시정잡배로 살 것이냐,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박사는 17일 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당시 이런 얘기를 한 이유에 대해 “언론 자유의 중심은 법도 아니고 시민도 아니고 자신들이 일어서서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라며 “새로 선생, 기자하고자 들어오는 젊은이들이 많은 스펙을 쌓은 뒤 입사한다. 시작은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그런 성향을 탈피하지 못하고, 돈과 권력 등에 연연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세태”라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언론자유를 두고 “허락된 자유는 허락한 측에서 폐기할 수 있다”며 “스스로 찾지 않으면 아무도 안찾아준다. 더 근본적인 것은 자기들의 성향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강 박사는 현재 언론인들이 스스로 나약해져있음을 질타하기 위한 면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생계에 연연한 사람들이 KBS MBC 등 좋은 언론사에 들어온다. 그런 것이야말로 어른이 못된 것이다. 짤릴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하지 못하면서 무슨 언론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싸우려면 끝까지 밀리지 않고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장악을 항구적으로 막기 위해 언론인 스스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최소한 인간이 돼야 하고,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져야 한다”며 “기자 스스로 약육강식의 구조에 들어가 ‘나는 약자’라 생각하고 꼬리내리고 살아선 안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파업중인 MBC 기자 PD 등과 파업을 앞둔 KBS인들에게 “지금까지 잘먹고 잘살아왔으면, 이제 진짜 국민을 위해 2~3년 굶을 생각으로 싸울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박사는 SBS 라디오 최영아 아나운서의 에 인문학(시 등)을 소개하는 코너에 출연중이다.


강신주 박사. ©연합뉴스

2012년 2월 16일 목요일

“찌라시 천국, 기자들 동원해 정책 압박 다반사”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15일자 기사 '“찌라시 천국, 기자들 동원해 정책 압박 다반사”'를 퍼왔습니다.
양문석·김충식 위원 “MBN, 경제채널 받아내려고 방통위원들 협박”

종합편성채널 MBN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경제정보 채널의신규 사업 승인을 신청하면서 방통위원들에게 부적절한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사 사업의 승인을 위해 보도를 악용하는 일도 벌어졌고 방통위 출입기자들이 ‘로비’에 나섰다는 주장도 나와, 취재 윤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방통위는 15일 전체회의에서 MBN의 방송채널사용사업(PP) 등록 신청 건에 대해 등록여부 등을 심의한 결과, MBN의 경제정보채널 엠머니(Mmoney)와 방송프로그램의 편성계획을 승인하고 사업 등록을 의결했다. 그러나 공개석상에서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MBN의 신규 사업 심의 과정에서 벌어진 부적절한 문제를 폭로하고 나섰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게 회유와 협박을 했다”며 “MBN 방송의 행태를 보면서 ‘종편 채널을 왜 반대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반대 이유를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조지면 토해내더라’라는 아주 나쁜 최악의 태도”라며 “정부를 조져서 토해내게 하면 손목 비틀기와 똑같은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 ⓒMBN

양 위원은 “매경과 MBN 태도를 세 가지 지적한다”며 심사 과정에서 보도를 악용한 문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방통위의 문제를 제기할 때 일관되게 침묵하다가 이제야 새롭게 무엇을 발견한 것처럼 조지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악의적 기사”이며 “조질 때 팩트는 맞게 해야 하는데 곳곳에 팩트가 어긋나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비판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기자들이)이 이 기사를 보고 최소한의 동의조차 없는 것은 이 보도들이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방종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충식 상임위원도 MBN이나 매일경제가 자사 이익을 위한 ‘압박성’ 보도를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매경과 매경방송이 자행했던 행정청에 대한 무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한마디 짚어야겠다”며 “인신 공격적인 것을 통해 정부에 대해 압박을 하고 광고주를 쥐어짜듯이 한 것은 정말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은 “종편이라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특혜로 생각하는 것을 2011년 상반기에 받아서 그에 상응하는 부수 채널이 늦어지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이해한다”며 “(그럼에도 매경이나 MBN이)연말까지 (경제채널을)받아내기 위해서 정부를 공격하고, 공격하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급락하는 미디어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두 상임위원은 공개석상에서 구체적으로 보도를 특정해 지적하지는 않았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회의 직후 통화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연말부터 시리즈로 해서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충식 상임위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작년 12월에 일련의 기사들이 방통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보도됐다”며 “위원이 지적한 것은 매일경제 보도”라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이 지난해 12월 1일부터 1월31일까지 매일경제와 MBN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매일경제에서 방통위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낸 것이 실제로 확인됐다. 1면에 주요 보도가 배치됐고, 일부 기사는 모든 상임위원들 사진까지 게재해 타사 보도와는 비판의 강도가 강했다.
매경은 지난해 12월30일자 1면 기사, 3면 -- 1월 3일자 1면 등을 잇따라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는 같은 기간 타사 보도와는 대조적이었다. 한국경제도 작년 12월 14일자 18면 기사, 1월6일자 등 방통위에 부정적인 보도를 했지만 정책 결정이나 발생 현안에 대해 일부 지적했을 뿐, 방통위원들을 겨냥하거나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번 결정 이전에도 언론사 기자들이 자사 이익과 관련된 방통위의 정책 결정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와, 방통위 출입기자들의 행보도 도마에 올랐다.
양문석 위원은 “1년 6개월간 현안이 터질 때마다 자사 (방통위 출입)기자가 와서 로비를 하는 것이 일상화 돼 있다”며 “어떤 분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며 정치적인 로비를 하는 과정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언론이 미디어의 환경 급변과 제반의 압박을 고려해도 (이같은 로비 현실은)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찌라시의 천국에서 찌라시의 난투극을 보는 입장”이라고 촌평했다.
두 상임위원의 주장에 대해 MBN 사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상임위원들의 말씀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신문과 관련된 쪽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보도한 이유가 있을텐데 악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편집국과 경영국 관계자들과 연락이 닿았지만 해당 담당자가 부재 중이라고 말했다.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MBC 경영진, 가지가지 합니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13일자 기사 '"MBC 경영진, 가지가지 합니다"'를 퍼왔습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 만든 조합원 5명에 경위서 요구

MBC가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만든 조합원 5명에게 문자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해 파문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조)는 13일 트위터에 “‘제대로 뉴스데스크’ 만든 기자들에 대한 (사측의) 경위서 요구!! ‘고화질 편파방송’ 대신 ‘저화질 공정방송’하겠다는 노조에 대한 탄압이 본격 시작됐습니다”라는 멘션을 올렸다.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지난 2월 9일 처음으로 유튜브에 공개돼 4일 만에 조회 수 34만여 회를 넘는 기염을 토했다. MBC노조는 총파업특보 12호에서 ‘성역 없는 비판을 하겠다는 MBC기자들의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면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총파업 기간동안 MBC 사측이 기자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MBC는 이보경 기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기자는 정봉주 전 의원 석방을 촉구하는 ‘비키니 시위’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된 인물이다.
MBC가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만든 기자들을 상대로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위터 등 SNS에선 MBC 경영진에 대한 비판여론이 속출하고 있다.
“MBC를 찌라시로 전락시킨 사람들의 명단과 경위서를 요구합니다” “MBC 기자들을 우리가 안아주어야 합니다” “MBC 경영진은 미친 게 분명” “가지가지 합니다” “(‘제대로 뉴스데스크’가) 제대로 만들어졌다는 증거” 등 사측을 비판하는 멘션이 압도적이다.
이와 관련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13일 와의 전화통화에서 “(‘제대로 뉴스데스크’에 대해)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2012년 2월 11일 토요일

KBS 앵커도 “KBS 뉴스 파산 지켜볼 수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10일자 기사 'KBS 앵커도 “KBS 뉴스 파산 지켜볼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박유한등 팀장·중견기자 연서명 “보도본부장 임명철회…김인규, KBS역사의 오점”
KBS의 앵커·팀장·특파원 등 중견기자들이 김인규 사장에 반기를 들고 나서 주목된다.
이들은 KBS 새노조 전 집행부 13명 부당징계와 이화섭 보도본부장 임명을 철회하라는 기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라면서도 김인규 사장이 더 이상 KBS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말라고 촉구해 KBS뉴스의 ‘중추’를 담당하는 중견기자들도 ‘김인규 체제’와 선긋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유한 KBS 앵커와 김철민 앵커, 손관수상하이특파원, 유석조 경제부 팀장, 박재용 경제부 팀장, 곽우신 뉴스제작3부 팀장, 이창룡 라디오뉴스제작팀장, 이흥철 인터넷뉴스팀장을 비롯해 90년대 초반에 입사한 KBS 중견기자(19기~25기) 73명은 10일 연명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김인규 KBS 사장에 대해 “KBS 내부출신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 직원들 사이에서는 ‘KBS 사장은 내부에서 하면 안 되겠어!’, ‘차라리 외부 낙하산 사장 때가 좋았어!’ 라는 말이 오간다”며 “KBS를 잘 안다는 김 선배의 장점이 내부 세력의 갈등을 담보로 조직을 장악하고, 방송의 영향력을 정권에 헌납하는 능력으로 쓰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중견기자 73명은 자신들이 이렇게 글을 쓴 이유에 대해 김인규 사장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라는 뜻이라며 “김인규 선배가 KBS의 현재이자 미래인 후배들에게 경멸의 대상인 된 불편한 진실 때문에 우리도 후배들 앞에서 얼굴을 들기 힘들다”고 개탄했다.


박유한(왼쪽) KBS <뉴스광장> 앵커

이들은 엄경철 전 KBS 새노조위원장(정직 6개월) 등 전 집행부 간부 13명 중징계와 보도본부장 임명을 거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무리한 징계는 경영진의 무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결과로 끝날 것”이라며 “이화섭 보도본부장의 임명의 경우 그가 보직 부장이 된 이후 십 수 년을 지켜볼 때 공정한 보도를 이끌 인물이 아니라는 평가가 이미 내려졌다”고 혹평했다. “KBS 기자 사회를 더 이상 추락시키지 말길” 바란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사장 임기가 10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들 KBS 중견기자 73명은 “KBS 보도의 편파성에 대한 시민들의 자각과 죽기 살기로 헐뜯어 생긴 조직의 내상은 김 선배가 떠나고도 한참 동안 KBS를 장기 요양이 필요한 환자로 만들 것”이라며 “기자들의 대선배가 KBS를 파산 상태로 몰아가는 상황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기 힘든 이유”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김 사장에 대해 “KBS를 아직 사랑하느냐”며 “KBS에서 태어나 KBS 속에서 승승장구 해 오신 선배의 인생과 KBS의 역사에 더 이상 오점을 남기지 말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동진 KBS 기자협회장은 이날 오전 사내통신망(KOBIS)에 오른 이 성명에 댓글을 달아 “KBS 기자 후배들에 대한 사랑과, 조직에 대한 진심과 고민이 느껴진다”며 “김인규 사장도 선배들의 말씀처럼 현실을 직시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90년대 초반 입사한 KBS 중견기자(19~25기) 73명의 성명 전문이다.
당신은 KBS를 사랑하십니까?
KBS 김인규 사장 임명! KBS에는 오래전부터 내부 승진을 통한 사장 배출이라는 숙원이 있었습니다. 이병순 사장이 먼저 임명되긴 했지만 공채 1기로서 활동 폭이 넓었던 김 선배의 사장 임명은 분명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후배들은 특보 출신 사장 임명을 강하게 반대했고 그 부분에 대해선 우리도 같은 입장이지만 마음 한편에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가 넓은 김 선배가 KBS의 조직 역량을 키울 것이란 기대도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직원들 사이에서 ‘KBS 사장은 내부에서 하면 안 되겠어!’ ‘차라리 외부 낙하산 사장 때가 좋았어!’ 라는 말이 오간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KBS를 잘 안다는 김 선배의 장점이 내부 세력의 갈등을 담보로 조직을 장악하고, 방송의 영향력을 정권에 헌납하는 능력으로 쓰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성과는 무엇인가요? KBS의 대표 경영자께서 노조의 비협조만 탓하고 있을 건가요? 30년 후배들의 성명서를 정말 ‘정연주 키즈’의 정치적 공략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아니면 젊은 후배들이 정말 세상을 몰라서 하는 철없는 행동이라고 보는 건가요?
나름대로 조직에서 중고참들인 우리가 이렇게 어렵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사장께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시라는 뜻입니다. 굴곡진 세월이었지만 KBS는 한 걸음씩 성장해 왔습니다. 한 때나마 우리 기자들의 얼굴이었던 김인규 선배가 KBS의 현재이자 미래인 후배들에게 경멸의 대상인 된 불편한 진실 때문에 우리도 후배들 앞에서 얼굴을 들기 힘듭니다. 선배들의 입장을 대변해 후배들을 추스를 명분과 논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후배들에게 내려진 가혹한 징계의 칼을 거두십시오. 이미 합법 파업으로 판결난 사안에 대한 무리한 징계는 경영진의 무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결과로 끝날 것이 분명합니다. 이화섭 보도본부장의 임명도 철회되어야 합니다. 이화섭 기자가 보직 부장이 된 이후 십 수 년을 지켜봤습니다. 공정한 보도를 이끌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평가가 이미 내려졌습니다. KBS 기자 사회를 더 이상 추락시키지 말길 빕니다. 
이제 사장 임기가 10개월도 남지 않았군요. KBS 보도의 편파성에 대한 시민들의 자각과 죽기 살기로 헐뜯어 생긴 조직의 내상은 김 선배가 떠나고도 한참 동안 KBS를 장기 요양이 필요한 환자로 만들 것입니다. 우리 기자들의 대선배가 KBS를 파산 상태로 몰아가는 상황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기 힘든 이유입니다. 김인규 사장님! KBS를 아직 사랑하십니까? KBS 기자로서 가슴 뛰던 순간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KBS에서 태어나 KBS 속에서 승승장구 해 오신 선배의 인생과 KBS의 역사에 더 이상 오점을 남기지 말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2년 2월 10일
KBS 19~25기 기자 고성준 곽우신 김휴동 손관수 오세균 유석조 이병권 이창룡 이흥철 (19기)김웅규 김태선 김철민 박재용 박태서 성인현 이중우 임장원 장세권 조현관 진만용 하준수 (20기)김인수 김태형 김현석 김희철 나신하 선재희 윤양균 이승환 이영진 이호 황상길 (21기)김원장 김봉진 김정환 박유한 심수련 이경호 이동환 이은정 이주형 정재용 조일수 최경영 최문호 (22기)유승영 최정근 함 철 (23기)구영희 박성래 오범석 오승근 원종진 유원중 윤희진 이수연 이영현 정인성 정제혁 조현진 한성윤 한승복 (24기)김용모 박종훈 송현정 신동곤 심병일 안현기 이해연 임동수 정충희 홍병국 홍성철 (25기)- 이상 73명

2012년 2월 10일 금요일

KBS 기자의 구호는 무엇이어야 할까?


KBS에 몸담고 있는 기자와 PD,아나운서를 비롯한 직원 여러분들은 저널리즘이란 단어를 아시나요?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09일자 기사 'KBS 기자의 구호는 무엇이어야 할까?'를 퍼왔습니다.(원기사의 동영상은 게시하지 못했습니다.양해바랍니다.)
[한 KBS기자의 찌질한 생존기 9편]돌아갈게요. 그리고…

KBS는 방송 3사 가운데 시청률 1위로서 전통적 뉴스 강자지만, 시민사회로부터 받는 평가는 방송 3사 가운데 가장 싸늘한 상황입니다. KBS가 시민사회의 비판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에는 보수단체가 편향성 논란을 제기했다’며 귀를 닫고 있는 가운데, KBS 기자는 논란의 중심에 선 KBS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는 익명의 KBS 기자로부터 직접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보다 자유롭고 신랄한 비평을 위하여 필자와의 협의를 거쳐 익명 형식으로 내보냅니다. ‘즐감’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뭐 이런 잡문도 감히 글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좀 지겨웠다. 술 마실 시간도 없는데 무슨 얼어 죽을 글……. 이런 거 쓴다고 뭐가 달라지기나 하나? 뭐 이런 패배주의. 2008년부터 햇수로 5년이다. 지칠 때도 됐다. 보도국을 걸어 가다가 컴퓨터에 얼굴을 처박고 기사를 쓰고 있는 동료 기자들의 어깨를 바라보면 토닥여 주고 싶다. “000야, 욕본다! 씨바.”
그런데 요즘 심상치가 않다. 최시중이 사퇴하고, MBC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KBS에서는 보도본부장이 신임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불신임을 받고 날아갔다. 여기저기에서 ‘뭔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알량한 패배주의와 자기연민을 청산할 때가 됐나? 아마 그럴 수도.
2010년 봄 MBC가 파업을 했을 때 구호는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였다. 언론을 무자비하게 침탈하고 점령하려는 시대착오적인 권력에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보루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부러웠다. 샘이 났다. 얘네들은 아직 지킬 게 남아있구나.
같은 해 여름 우리 KBS가 파업을 했을 때 노조에서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KBS를 살리겠습니다”였다. 당시 노조 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BS는 지키겠다는 말도 감히 하지 못할 정도로 무너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미 권력에 의해 목이 졸려 사경을 헤매는 KBS를 그래도 살려보겠다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쪽 팔렸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사실은 사실이니까.
2012년 겨울. 55년 만의 혹한 속에서 MBC 사람들이 다시 파업을 시작했다. 이번 파업의 제목은 “돌아갈게요”다. 어디로?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한다. MBC 노조가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린 ‘국민에 대한 사죄 동영상’에는 MBC 사람들의 현재 감정 상태를 잘 보여준다.

그 동안 진실을 외면했다고 '고백'하고 사실 또 질까봐 두려웠었다고 '변명'한다. 그래, 우리 모두는 그렇게 살아왔다. 동영상을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낯익은 MBC 기자들의 면면을 보니 우리 보도국 기자들의 뒤통수와 처진 어깨가 생각난다. 동영상을 보다가 갑자기 누가 말을 시켜서 깜짝 놀라 눈물을 닦아 낸다.
우리는 가끔 “이게 아니잖아!”하고 용감한 척 소리 지르지만 그건 잠시 뿐이었다. 다들 일상에서는 무력했고, 좌절마저 그다지 비장하지 않았다. 찌질한 일상을 버티는 힘은 흘러간 ‘명예로운 추억’뿐이다. 하지만 사실 다 부질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MBC 사람들은 동영상 후반부에서 다시 일어 설 수 있게 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말 ‘대담’하게도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다. “돌아간다”…… 그래 너희들은 돌아갈 곳이 있구나. 우리에게 돌아갈 곳이 있을까. 한 번이라도 '국민의 품'에 우리가 있었던 적이 있었을까. 이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MBC 사람들이 ‘일’을 시작했고, 그 와중에 KBS의 김인규 사장은 뭐가 그렇게 무서웠던지 재작년, 그러니까 2010년 파업을 핑계로 대규모 징계라는 카드를 던졌다. 징계 수준도 정직 6개월을 필두로 13명에게 감봉 이상의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면서 노조의 불신임을 받은 고대영 본부장 후임으로 ‘이화섭’이라는 KBS에서는 나름 ‘걸출한’(긍정적인 쪽은 아니다 하더라도 특정한 면으로 보면 일가를 이루신 분이 분명하다)인물을 막무가내로 임명했다.
말을 안 해도 알 수 있다. 김인규의 속뜻은 이럴 것이다. “자 이제 우리도 물러설 곳이 없거든. 이렇게 했다. 너희들 어쩔래? 해 보려면 해봐!” 이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 상황에서 전혀 필요 없는 징계, 지금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인사를 통해서 도대체 무엇을 얻고 싶을 걸까. 머리는 진짜 모자를 쓰라고 달고 다니는 걸까. 울고 싶은 애 뺨을 왜 자꾸 때리냐고!
이처럼 김인규 사장 일당의 세심한 도움으로 KBS도 어쩔 수 없이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기자협회에서 제작거부를 위한 투표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노조도 조만간 파업을 언제 들어갈지 결정할 것 같다. 다 은혜로운 X맨 덕분이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니까 경영진이 당황한 듯하다. “어? 너희들 왜 그래? 형량을 좀 깎아주면 되잖아~~~ 진정들 해~~~”
근데, 저기요. 좀 늦은 것 같거든요?
자 이제 숙제가 나왔다. 이번 우리의 구호는 무엇이여야 할까. 아니 무엇이 돼야 할까. 대부분의 KBS 기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부끄럽습니다.” 지금 우리가 만드는 뉴스가 부끄럽고, 우리의 조직이 부끄럽게 돼 버렸다. 이 수치심, 자기모멸, 자기부정의 굴레를 이제는 우리 스스로 끊어버려야 한다.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