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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8일 수요일

"문재인ㆍ안철수는 입장 표명, 박근혜는 뭔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28일자 기사 '"문재인ㆍ안철수는 입장 표명, 박근혜는 뭔가?"'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다른 정권이라면 김재철 진작 사퇴했을 것"

MBC의 파업이 29일이면 60일 째를 맞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지난 21일 MBC 역사상 최장 파업이었던 1992년 50일 파업 기록도 갱신했다. 공영방송사가 '공정 방송'과 '사장 퇴진'을 내세워 이렇게 오랜 기간 파업을 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MBC 내부적으로 보면 김재철 사장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 최근 "사장과 방문진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 아무런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사퇴를 선언한 예능 보직부장을 포함해 30여 명의 보직 간부들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사퇴했고, 파업 동참 규모도 줄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김재철 사장은 27일에도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선임된 사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도 끝나기 전에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밝혔다.

김 사장은 계약직 기자와 앵커를 모집해 뉴스 리포트를 하게끔 하는가 하면, 과 같은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도 외주사에 맡기는 등 '장기전' 태세를 취하고 있다. 의 경우 이른바 '종편 시청률'이라 불리는 1% 시청률이 나왔다.

이같은 파업 사태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27일 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언제까지 파업할 것이냐'고 걱정하는 것은 잘 안다. 그러나 우리는 날짜를 정해두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며 '종결 파업'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MBC 파업은 시기상으로나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의제상으로나 총선과 맞물려 있다. 정영하 위원장은 "만약 이 상황에서 파업을 하지 않았다면 MBC는 엄청난 편파 방송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총선과 맞물려 그리 좋지 않은 국면인 것은 맞지만, 지금싸우는 것은 우리의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여야 지도부 중에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만이 MBC를 비롯한언론사들의 투쟁에 침묵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노 코멘트'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 즉 이명박 정권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 자유는 제도만이 아니라 집권자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권 후보라면 반드시 언론 자유에 관한 입장을 공약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새 국회가 구성되고 오는 6월 본회의가 열리면 방송문화진흥회법을 개정해 정권과 독립적인 방문진과 사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재철 역시 자신의 임기가 길어야 6월까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정영하 언론노조 MBC본부장 과의 인터뷰 전문.

"다른 정권이라면 이미 김재철 물러났을 것"



▲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이제 두달이 된 파업 과정을중간 평가 한다면?

정영하 : 방송사 파업은 여느 사업장과 달라서 힘든 게 있다. 일반 제조업체라면 파업을 하는 것 자체가 사업주에게 압박이 되는데, 언론사의 경우는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으면 사측을 압박하기 어려워서 장기 파업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난 8주를 돌이켜 보면 MBC의 최장 파업 기록도 깼고, 단순히 기록만이 아니라 한주 한주 다른 국면을 만들어가며 잘 싸워왔다고 생각한다.

대국민 사과부터 시작해서,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공정방송 어떻게 무너졌는지 보여줬고 '법인카드 논란'과 같이 김재철 사장의 부적절한 경영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와 같은 팟캐스트를 통해 '공정보도'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이 아니었던 선배들이 노조에 재가입하는가 하면, 사측의 편을 들어야할 보직 간부들까지 노조의 편을 들어줬다. 그냥 목숨을 연명해 온 파업이 아니라 우리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그러나 아직도 김재철 사장은 사퇴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 해결이 요원한데.

정영하 : 이렇게 해왔음에도 왔던 길만큼 가야 해결 될 것 같다. 이런 전망에 몇몇 조합원들이 힘들어 하는 것도 사실이다. 워낙 무도한 사장이라서, 그리고 정권도 마찬가지다. 여느 다른 정권 같으면 이 정도까지 안와도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60일이 되어가는데도 해결의 기미가 안보이는 것은 '그간 정권이 참 지독하게 방송을 장악했구나'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본다. 김재철 사장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살 길 만을 찾는 간부들이 있고, 이들과 맞붙는 싸움이다. 지난 평가는 훌륭했지만, 더 싸워야 한다. 해온만큼 해야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지난해 4월 '김재철 퇴진'을 내걸었던 MBC 파업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중단됐었다. 이번에는 다를까?

정영하 : 지난번 파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파업이다. 당시에는 보직간부들의 이탈해 노조에 가입하거나 하지 않았고,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수가 계속 늘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파업 기간에 조합에 가입하는 수도 늘었고. 파업 참여하는 동력도 처음 돌입할 때 보다 200명이 더 늘었다. 또 실명 성명이 계속 나오고,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대의에 동의한다'는 MBC 구성원들도 있다. 이번 조합의 싸움에 동의해준 구성원들은 1600명 중 1200명 정도 된다. 지난번 파업과는 완전히 다르다.

프레시안 : 그러나 지난 파업에도 내부의 열기는 충분했지만 천안함과 지방선거 등에 묻혀서 충분한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게 주된 원인이었다. 이번에도 총선과 겹치면서 아무래도 이슈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정영하 : 물론 기성 언론이 쓰지 않아서 전체 국민의 여론까지는 닿지 못하고 있다. 사실 아직도 MBC가 파업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고, 분명 총선의 영향도 있다. 차라리 조·중·동과 같은 기성 언론들이 MBC에 악의적인 보도를 했다면 달랐을 텐데. (웃음) 사실 이들 신문은 'MBC는 계속 파업하라'는 자세라서 보도를 하지 않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지금은 지난 파업과 비교되지 않을만큼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고, 우리가 공영방송 언론인으로서 진정성을 가지고 싸우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더 많은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본다.

"왜 박근혜만 침묵하나…'언론자유는 필요 없다'는 뜻인가?"

프레시안 : 지금은 노사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인데, 언제가 분기점이 될까? 총선?

정영하 : 총선일이 되면 MBC는 70일 파업을 벌이는 셈이 된다. 이 '언론 장악' 문제는 이명박 정부 심판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무시하고 넘길 수는 없다고 본다. 또 총선에서 어느 쪽이 이기든 '정권에서 장악된 방송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우리 파업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안철수 씨나 문재인 후보와 같은 다른 야당 지도부들은 'MBC 노조 파업을 지지한다'며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나 박근혜 비대위원장만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박근혜 위원장이 총선 직후에도 여전히 이 문제에 함구한다면 자신이 이명박 정권과 다를 바 없음을 표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노 코멘트'는 '문제가 없다'는 뜻 아닌가. MBC 하나만이 아니라 KBS, 연합뉴스 등 언론사 다수가 파업하는 상황에서 침묵한다면 '언론 자유는 필요없다'는 뜻이고 역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레시안 :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인가.

정영하 : 그간 수없이 확인됐지만, 언론 자유는 집권자의 의지 문제다. 법이나 제도로 완벽하게 할 수 없다. 집권자가 맘만 먹으면 흔들 수 있는게 언론의 현실이다. 따로 사주가 있는 SBS도 감사원 감사 등 무엇을 통해서든 얼마든지 괴롭힐 수 있다. 대권을 노리는 후보들이라면 표현의 자유 문제에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총선 전에 공약으로 약속을 받아야 한다.

프레시안 : 총선과 맞물리면서 여론에서 밀리는 것이나, 김재철 사장의 대응 방식이나 MBC 노조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영하 : 총선 국면과 맞물리면서 현행 선거법 때문에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확실히 별로 좋지 않은 국면인 것은 맞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선거를 피해서 파업한다,고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만약 지금 일을 하고 있었다면 엄청난 편파 방송을 하고 있었을 거다. 그걸 막아낼 방법이 없어서 파업을 돌입한 거고, 우리의 최소한의 양심이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MBC를 위해서 스스로 나갈 수 있는 양심을 가진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다음 국회 구성되면 방송문화진흥회 법부터 개정해야"

프레시안 : 그렇지만 이제 '출구'를 고민할 때가 왔다. 또 김재철 사장이 나간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정영하 : 처음 파업에 돌입할 때 '종결파업'이라고 밝혔던 것처럼 날짜를 박아두고 파업하지 않는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다음 국회가 4월 성립이 되면 6월부터 본회의가 열릴텐데, 방송문화진흥회법을 현행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여당 대 야당 비율이 3:2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문화진흥회를 6:3으로 구성하고, 그 방문진이 사장을 뽑는다. 아무리 표결을 해도 해결이 안된다. 모든 문제가 여기서 출발한다.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방문진을 '승자독식'하는 현재의 체제를 바꿔야 한다.

이러한 법 개정이 6월 국회에서 관철이 되면 현재의 방문진 이사들은 바뀐 법에 의해 자동으로 폐기되고 자동으로 새 방문진이 구성될 것이다. 공교롭게 현 방문진의 임기는 올 8월까지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뀌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바뀐 철학과 제도에 의해 다양성과 전문성이 반영된 형태로 사장 선임 방식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이를 통해 김재철 체제를 심판해야 한다. 김재철은 자신의 임기가 길어야 6월, 혹은 8월까지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 민주통합당도 미지수지만, 과연 새누리당이 방문진과 MBC의 독립성 확보 개정안에 동의할까?

정영하 : 새누리당이 소수 야당이 되면 더 개정하자고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 또 민주통합당도 자신들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면 함구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말한대로 선거구도와는 우리 파업이 무관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사태가 다시 반복되면 안된다는 점이다. MBC는 '홍보 방송'이 아니고, 정치권에 대해서 '불가근 불가원'의 상태에서 비판 언론으로 남아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프레시안 : 질문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MBC 파업은 언제까지 갈까, 김재철 사장은 언제 퇴진할까?

정영하 : 날짜를 상정해 놓고 계산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진정성을 보여드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만약 여론이 우리의 진정성을 본다면 '잘 싸웠다, 너희들. 사장을 바꾸자'고 해줄 수 있는 것이고, 아닐 수도 있다. 아마 박근혜 위원장도 '이런 상황은 문제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리라고 본다. 다만 자신들의 행보나 총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채은하 기자 

2012년 3월 27일 화요일

"G20 다큐, 과장된 문구 읽자니 짜증이 확 밀려왔죠"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26일자 기사 '"G20 다큐, 과장된 문구 읽자니 짜증이 확 밀려왔죠"'를 퍼왔습니다.
MBC김경화, KBS이광용 아나운서의 유쾌한 '파업'수다

MBC와 KBS 구성원들이 '공정방송 쟁취'와 '사장 퇴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파업을 진행한 지 27일로 벌써 58일(MBC), 22일(KBS)째다. 퇴로없는 '끝장투쟁'에는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아나운서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그러나 그 결과는 참혹했다. 김정근 MBC 아나운서가 정직 2개월, 3000만원 재산가압류에 이어 (제대로 뉴스데스크) 내레이션을 이유로 고소까지 당하고, KBS에서는 이상호 아나운서가 파업 도중 (세상은 넓다) 진행자 교체 방침을 통보받는 등 여타 직군에 비해 두드러지는 '보복'을 당한 것이다.최원정 KBS 아나운서 역시 파업 초기 KBS 1FM (새아침의 클래식) 진행자 교체 방침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향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보복이 어디까지 번질지 예측하기 힘들다. 

▲ 김경화 MBC 아나운서와 이광용 KBS 아나운서.

26일, (미디어스)는 김경화 MBC 아나운서와 이광용 KBS 아나운서가 '파업'을 주제로 '공적 수다'를 떠는 공간을 마련했다. 엄중한 상황, 그러나 '즐거운 투쟁'이라는 모토에 걸맞게 파업에 참여한 이들 아나운서들은 이번 싸움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정방송'이라는 대의에 충실한 투쟁인 만큼, 반드시 이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섹션TV 연예통신) (뽀뽀뽀) 등에 출연했던 김경화 MBC 아나운서(2000년 입사)는 파업 전까지 (파워매거진)(금요일 오후 5시)과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일요일 오전 7시) 진행을 맡았으나 현재 프로그램에서 빠진 상태다. 2003년에 입사한 이광용 KBS 아나운서 역시 인터넷 방송인 (이광용의 옐로우카드)를 잠시 멈추고 파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1. 치졸한 보복
작년, 한 모임에서 만났던 이 둘은 오랜만의 재회에 서로를 반가워했다. '파업'이 단연 화제다.
김경화: 김정근 아나운서가 (제대로뉴스데스크) 내레이션 때문에 고소당했잖아요. 내레이션 때문에 고소당하는 거 본 적 있어요?
그래서, 저도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 '나도 고소당할지 모른다'고 말하고 왔어요.(웃음) 김정근 아나운서가 노조 교육문화국장이긴 하지만, (상징적 효과가 큰 아나운서이기 때문에) 표적으로 당한 측면이 있죠. 처음에는 김정근 아나운서 목소리인줄도 몰랐다가 색출해서 알아냈다고 하더군요.


▲ 김경화 MBC 아나운서

회사측에서는 김정근 아나운서를 통해 (제대로뉴스데스크)를 제작한 사람, 촬영한 사람 모두 알아내고 싶었는데 못 알아낸 거죠. 일제시대에 앞잡이 한 명 붙잡아서 '다 불어라!' 이런 분위기예요. 말도 안 되죠.  
이광용: 그래요?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고 있었어요.  
김경화: (아나운서들을) 겁주려고 하는 게 있어요. 사실, 타격 주기가 너무 쉽죠. 
이광용: 저희도 2010년 새 노조 파업 직후에 김윤지 아나운서, 이재후 아나운서가 프로그램에서 강제하차당했어요. 새 노조에 아나운서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큰 그림'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너희, 새 노조 들어가면 가만 안 둔다'는 건데, 실제로 2010년 파업 이후로 아나운서 조합원들의 추가 가입이 전혀 없었답니다.
김경화: 그렇군요. 사실 저도 파업 초기에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파업이 끝난 이후 돌아갔을 때, 어떻게 될지 생각 안하려고 해요. 두려움이 커지면, 결국 김재철 사장이 원하는 대로 될 테니까….  
이광용: 제 프로그램(이광용의 옐로우카드)은 완전히 멈춘 상태예요. KBS 홈페이지, 네이버, 다음에서 서비스되는 건데 파업 직전에 200회 특집을 한 이후로 완전히 멈췄어요.
김경화: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많은 것 같네요. 상진이(오상진 아나운서)만 해도, (위대한 탄생2) 실제 경연 들어갈 때 딱 그만두게 된 거잖아요. 그러니까, 상진이 마음도 안 좋을거고…. 방송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건 정말…가슴 아픈 일이죠.
이광용: 제 프로그램도 소수 마니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2008년 5월 첫 방송한 이후로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저한테는 가장 소중한 프로그램인데, 그만큼 이 싸움이 중요하니까. 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많이들 응원해 주시더라구요.
김경화: 제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제가 빠져있는 상황인데도 방송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어요. 남자MC 혼자 진행하는 구조로. 그런데, 밖에서 싸우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저 혼자만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고생은 함께 하는 거니까.
이광용: 방송이 정말 좋아서 아나운서가 된 건데, '산소'와도 같은 프로그램을 빼앗아 버리면 회사에 다니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방송을 쉬게 하는 것, 아나운서들에겐 정말 엄청난 징벌이죠.
#2. 똘똘 뭉친 MBC 아나가 부러운 KBS 아나들
동일한 목표를 위한 싸움이지만, 아나운서들의 경우만 놓고 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김경화: 근데, KBS는 노조가 둘로 나뉘어 있죠?
이광용: 예. KBS 본사 아나운서가 100명이고 그중 노조 가입 가능한 사람이 80여 명인데 14명만 참여하고 있어요. 20%도 안 되는 수치예요.
김경화: 그럼, 파업해도 프로그램은 정상 운영되고 있겠네요?
이광용: 그럼요. 아주 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죠….
김경화: 새 노조에 가입하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아요.
이광용: 그렇죠. 현재 KBS 권력구조상 새 노조 활동은 '주홍글씨'나 마찬가지니까.
어떤 것까지 있었냐면, 7월 런던올림픽 AD카드 제출해야 하는데 새 노조 소속인 김현태, 이재후, 최승돈 아나운서의 경우 담당 팀장을 통해서 '파업 풀지 않으면 런던 못 간다'고 직접적으로 협박까지 했어요. 유능한 스포츠 캐스터들인데.
김경화: 진짜 그럼 안되는 건데….
이광용: 그니까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죠. 근데 이게 기사화되니까 이틀만에 아나운서실 간부들이 성명 내서 '(협박이 아니라) 설명하려고 한 것일 뿐이다'라고 하더군요. 이분들, 큰코 다칠 겁니다. 분명한 증거가 있으니까.
김경화: 저희는 아나운서 조합원 35명 전원이 참여하고 있어요. 전부 다 나와서…. 오히려 사장이 동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이광용: 똘똘 뭉치는 게 부럽네요. 저희도 새 노조 조합원 14명끼리는 끈끈해요. '카톡방' 만들어서 수다도 떨고. 열흘에 하루 정도는 '투쟁휴식일'이 있는데 아나운서 조합원들끼리 기분전환하러 갈까 하기도 하고.
김경화: 새 노조 아나운서들은 용감한 것 같아요.
이광용: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네요. 지금 구 노조는 지배구조 개선 투쟁 한답시고 '낙하산 사장, 더는 안 된다'고 하는데 정작 현재의 낙하산 사장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해요. '다음 생에서 잘 하고, 이번 생은 가만히 있자'는 건데 말이 되나요?
새 노조에 가입안한 아나운서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아요. KBS 내의 힘을 가진 사람들이 (새 노조 아나운서들을 상대로) 어떻게 할지 잘 알기 때문에….
김경화: (끄덕끄덕)
이광용: 근데, 점점 건너기 힘든 강이 생기는 것 같아요. (간부들을 제외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과 저희들 사이에. 사실 2010년 파업 때도 밖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채감 때문인지 오히려 안에 있는 분들이 저희를 가까이 하지 못하는 게 좀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그런 간극이 커질까봐, 염려돼요.
#3. G20 경제효과를 읊어야 했던 참담한 기억
지난 4년, 불공정보도를 강요당했던 것은 기자나 PD 뿐만이 아니었다.


▲ 이광용 KBS 아나운서

이광용: 작년에 G20 특집으로 KBS가 도배했던 거 기억하세요? 그때 저도 친한 기자에게 부탁받아서 G20 특집다큐 내레이션을 했었지요.
G20 회의는 특별한 게 아니라 20개 나라가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정기적 회의인 거잖아요? 그런데 '경제효과 수십조 원'이라는 과장된 문구를 읽자니, 짜증이 확 몰려왔죠. 최대한 문구를 바꿔보기도 했는데, 정말 두고두고 참담…하더라구요.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죠.
김경화: 저도 G20 홍보 프로그램 내레이션 많이 했었어야 했어요. 회사 내 행사 사회도 보고….
이광용: 2003년에 입사했는데 지난 4년만큼 KBS 내에서 참담한 일이 끝도 없이 벌어진 적이 없었어요.
김경화: 영혼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정말 지난 몇 년 동안은 위에서 시키는 딱 그부분까지만 하는 사람으로 전락한 것 같아요. 방송인, 언론인이 아니라 기능인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이광용: (끄덕끄덕)
#4. 이번은 다르다
장기화되고 있는 '끝장 투쟁' 파업, 그러나 낙관적 상황이라는 것이 둘의 공통된 판단이다.
김경화: 지난 4번의 파업과는 분명히 분위기가 달라요. 결과도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파업을 해도 보직부장들과 스스럼없이 지냈었는데, 이번에는 '파업 도중에 위(사무실)에 올라가지 말자'고 했어요. 어떻게 보면, 서로 얼굴 안보겠다는 거죠.
예전에는 파업 도중에도 서로 '힘들지?'라고 이야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분위기 자체가 달라요. 저는 이번 파업이 끝나면, 정말 새로운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지평선부터 새로 그어야 하는 시기가 곧 올 거예요.
이광용: 부럽네요.(웃음) 저희는 아나운서실 내부만 놓고 보면 파업 이후에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이 매우 커요. 나서서 싸우는 사람은 겨우 14명이고….
김경화: (끄덕끄덕)
이광용: 명분이 확실한 싸움이고, 반드시 이길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아나운서실 조직만 놓고 보면 걱정이 많이 되는 거죠….
김경화: 저희 부모님 세대만 해도 '왜 파업하냐'고 말씀들 많이 하세요. 조중동 보시고, KBS 뉴스 보시고, 인터넷을 따로 검색해서 보진 않으니까 조근조근 설명해 드려야 하죠. 부모님 세대까지도 설득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네요. 바보 만드는 방송은 더 이상 하고싶지 않으니까.
이광용: 굳이 설득하지 않아도 공감하실 수 있는 날이 분명히 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