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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3일 금요일

“MBC, 무너진 편집원칙 5공때 수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1일자 기사 '“MBC, 무너진 편집원칙 5공때 수준”'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박성호 MBC기자회장

지난 25일부터 닷새 동안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를 이끈 박성호 MBC 기자회장은 30일 오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조중동 종편을 비판하면서 편향된 이들의 방송보다 나은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며 “현재의 뉴스는 아마도 군사정권 때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뉴스의 문제가 있을 때 “기자들이 그에 맞서 ‘이렇게보도하면 안된다’고 논쟁하고 더 싸웠어야 했으나 그런 게 부족했다”며 “뉴스의 기본을 하고, 정상화하기 위한 조건을 위한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자가 제작거부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사정은.
“우리의 목적은 제작거부가 아닌 뉴스정상화를 위한 인적 쇄신이었다. 기자들의 요구가 계속 묵살당하고, 인식의 차이를 좁힐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이런 환경과 체제하에서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과연 제대로 방송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컸다. 우리가 조중동 종편을 비판하면서 편향된 이들의 방송보다 나은가 하는 자괴감이 찾아들었다. 그래서 일단 여기서 업무를 끊고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MBC 뉴스가 과거에도 이렇게 편파적인 적이 있었나.
“MBC 입사 17년 동안 뉴스가 여권에 기울었던 적이 없지는 않았다. 가깝게는 DJ와 노무현 때 일부 뉴스에 대해서도 지적을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과거엔 내부비판이 제기된 뒤 회사가 해명하거나 무시해도 향후 방향을 잡아나가려는 노력은 했다. 현재의 뉴스는 아마도 군사정권 때 수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 그런가.
“뉴스에 대한 균형성을 논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이슈를 빼버린다. 논란을 벌이기 위한 전제가 사라진 것이다. 기사판단, 뉴스밸류도 무너졌고, 편집판단도 비상식 몰상식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본과 상식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편파여부를 떠나 명백히 언론의 역할을 저버린 것이다. 배제된 뉴스 대부분은 현 여권에 부담스러운 내용이었다. 특히 보도책임자가 아닌 단속 나온 사람과 일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단속하던가.
“이런 분위기는 사람이 변해서만은 아니다. FTA 반대집회 보도누락의 경우처럼 통제와 단속이 교묘해졌다. 말로는 불편부당과 중립을 주장하지만 정작 기자들이 발제하고 기사를 쓰면 방송에 나가리라 생각하는데 저녁 7~8시 다 돼 담당부장이 와서 ‘기사가 많아서 빠졌다, 편집에서 탐탁치 않게 본다’ 등의 이유를 설명한다. 처음엔 시청률 때문에 그러려니 했지만, 이런 일은 반복됐다. 알아보니 취재부서의 부장이 편집회의 때 주요 사안에 대해 직접 발제를 안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식 보고를 않고 우회로 보도국장이나 편집1부장에게 구두로 ‘부정적인’ 보고를 했던 것이다.”


박성호 MBC기자회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런 사례가 있나.
“FTA 반대집회 물대포 진압 리포트나 ‘김문수 119 전화’ 누락이 그렇다. 장관 인사청문회 경우 나흘 연속 보도가 안됐는데도 이를 편집회의 이후 사내에 스스로 공지도 안했다.”
-기자들은 뭘 했나.
“침묵하고 가만히 있진 않았다. 성명도 내보고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면 듣는 척은 했는데, 달라지지 않았다. 제 일 하느라 기자들 사이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자들이 그 순간 ‘이렇게 보도하면 안 된다’고 논쟁하고 더 싸웠어야 했다. 그런 게 부족했다.”
-돌이켜보면 MBC가 개혁이나 진보적 언론은 아니었지 않나.
“우리가 진보언론이나 정권과 사회비판의 선두에 있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런 얘기는 방송이 정상이었을 때 더 잘해보자고 할 때 나올 얘기다. 지금은 기본적이고, 평면적 보도도 불가능해져있다는 것이 문제다. 기본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싸워서 원하는 바를 얻으면 국민의 신뢰가 회복되겠는가.
“당연히 신뢰가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잘 방송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고자 싸우는 것이다. 이후에 잘해야 하지 않겠느냐.”

2012년 1월 26일 목요일

MBC 기자들의 자기반성에 경영진은 답하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6일자 기사 'MBC 기자들의 자기반성에 경영진은 답하라'를 퍼왔습니다.
[기고] 최진봉 텍사스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국민들로부터 조롱받는 자신들의 뉴스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MBC기자들이 나섰다. 일선에서 제작하던 기자들이 편파보도와 친정부 성향의 뉴스제작으로 인한 공정성 추락으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MBC 뉴스 프로그램의 정상화를 주장하며 25일 이른 아침부터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무기한 제작 거부에 들어간 것이다. 

일선 기자들의 요구사항은 MBC 뉴스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인 보도본부 간부들의 퇴진과 공정 보도를 통한 뉴스 정상화이다. MBC 기자들이 공정한 보도를 요구하며 전면적으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의 제작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지금 MBC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느끼는 기자로서의 자괴감과 위기감이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뉴스 프로그램은 일반 연예 오락 프로그램과 달리 보도 내용의 공영성과 공정성이 높을수록 시청률이 높다. 연예 오락 프로그램의 경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시청률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로 작용하지만, 뉴스 프로그램의 경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을 다루는 만큼 보도내용의 공정성이 시청률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런데, 최근 MBC 뉴스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무늬만 공영방송인 KBS는 물론 상업방송인 SBS에도 뒤쳐져 주요 지상파 방송사중 꼴찌로 주저 앉았다.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첫날인 25일 아침 기자들이 로비에서 출근길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렇게 MBC 뉴스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추락한 이유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인 김재철 사장이 취임한 이후 MBC 뉴스 프로그램이 정부 여당에 유리한 편파 왜곡 보도를 일삼아 뉴스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현 정권에 껄끄러운 내용을 다루려는 MBC의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 제작진을 강제로 제작현장에서 쫓아내고, 5월에는 이에 항의하는 제작진에게 보복인사와 본보기 징계를 통해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을 포기했었다. 그리고 급기야 9월에는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PD수첩)‘미국산 쇠고기’편 제작진을 징계하고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를 통해 정권에 굴종적인 사과방송까지 내보냈다.

이러한 편파보도로 인해 MBC 뉴스 프로그램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고, 이는 곧바로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MBC 뉴스 프로그램의 이러한 공정성과 신뢰도 추락의 불똥은 고스란히 현장에서 취재를 하는 일선 기자들에게 튀었다. 예전에 KBS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편파보도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당했던 것처럼, 최근에는 정권 편향적인 MBC 뉴스 프로그램에 반발한 시민들이 MBC 기자들을 취재 현장에서 쫓아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번 MBC 기자들의 제작 거부 전면 파업은 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직접 느낀 위기감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방송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정성과 공영성을 잃어버린 MBC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몸소 느낀 기자들이 더 이상 국민들로부터 조롱받는 뉴스를 만들 수 없다는 처절한 몸부림인 것이다. 이제 MBC 뉴스 프로그램를 이지경으로 만든 장본인들이 자신들의 후배들인 기자들의 처절한 외침에 답해야 할 때다. 왜, 기자들이 사규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MBC 경영진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뉴스 프로그램의 제작을 거부하고 나섰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이 상태에서 MBC 뉴스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신뢰도 회복은 보도본부의 인적 쇄신 없이는 불가능하다. MBC 뉴스 프로그램의 신뢰도 추락의 장본인인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이들은 이미 이번 달 초 실시한 기자들의 불신임 투표에서 절대다수인 86.4%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다. 이러한 투표결과는 MBC의 내부 구성원인 기자들이 뉴스 제작과정에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이 얼마나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자세로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느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쯤되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순리다.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끝까지 자리에 버티고 있는 것은 안쓰럽다 못해 추하다. 지금이라도 깨끗이 물러 나는게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로 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김재철 사장도 이제 겸허하게 기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징계 운운하며 국민이 주인인 MBC라는 공영방송을 살리기 위해 개인적인 불이익까지 감수하면서 제작거부에 나선 기자들을 협박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조직을 위한 충정어린 요구에 사심을 버리고 국민의 입장에서 심사숙고하고 답해야 할 것이다. 정권은 짧고 역사는 길다.  

MBC 뉴스 제작 마비, “5분만 방송해도 좋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6일자 기사 'MBC 뉴스 제작 마비, “5분만 방송해도 좋다”'를 퍼왔습니다.
MBC 17시간중 뉴스는 25분이 전부… “파행방송해도 제작거부 무한 지지”

MBC 기자들이 편파보도 책임자 퇴진 제작거부에 나선 첫날(25일) 15분짜리 (뉴스데스크)가 방송되는 등 MBC 뉴스가 사상 유례없는 파행을 겪었다. 아침뉴스 이후 MBC는 하루종일 TV에서 뉴스를 방송한 시간이 25분에 그치는 등 사실상 지상파 방송의 역할을 못했다.
MBC는 25일 밤 (뉴스데스크)를 15분여를 방송했다. 평소 50분 방송한 데 비해 70%를 단축시킨 것이다. 뉴스 아이템도 스포츠와 날씨 소식을 빼고 10꼭지에 그쳤다. 그나마 앵커가 그냥 읽는 단신뉴스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27~30꼭지씩 하던 평소 방송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뉴스의 내용도 ‘기습폭설’, ‘폭설에 귀경길 혼란’, ‘휴일근무 연장근로…법개정’, ‘민원서류 발급 먹통’,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 ‘오바마 국정연설’, ‘전통시장 대폭 증발’, ‘티베트 유혈사태’ 등 이미 이날 대부분 알려진 얘기들 뿐이었다. 박희태 의장 보좌관 소환 소식은 간략히 단신으로 소개하고 끝냈다.
MBC는 모두 250여 명의 취재기자가 있는데 이 가운데 130여명이 제작거부 참가로 빠졌고, 카메라기자들은 40여 명이 빠졌다. 일선에서 취재하는 기자들 전부가 제작 업무를 중단했기 때문에 사실상 뉴스 제작이 마비된 상태나 다름이 없게 된 것이다.


25일 밤 방송된 15분짜리 MBC <뉴스데스크>

권재홍 앵커는 이날 클로징멘트로 “MBC 기자회의 제작거부 사태로 뉴스를 단축방송하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며 “빠른 시일 내에 뉴스 제작과 보도가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제작거부 때문이라는 말은 했지만 왜 제작거부를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뉴스데스크를 방송한 시간을 대신해 (건강적색경보 SOS ‘구토와 구역질’)이 방송됐고, 드라마 (해를 품은달)이 10분 연장해 방송됐다.
(뉴스데스크) 외에도 MBC는 기자들이 전날까지 제작해놓은 뉴스가 방송됐던 아침 (뉴스투데이) 방송이 끝난 이후부터 이날 방송이 종료된 밤 1시25분까지 17시간35분 동안 뉴스를 방송하는데 25분을 할애한 것이 전부였다. (낮 12시에 10분짜리 뉴스, 밤 9시 (뉴스데스크) 15분)
한편, 이같이 뉴스를 파행으로 내보냈는데도 시민·시청자의 지지와 응원은 되레 쇄도하고 있다. 이날 MBC 뉴스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MBC기자회의 무기한 제작거부를 지지합니다”(WJ4443) “양심 기자들, 잘한다!”(METT27) “MBC 뉴스를 벅차오르는 믿음으로 볼 수 있게 되길~!”(shooroop) 등 응원의 목소리가 높았다.


25일 밤 방송된 15분짜리 MBC <뉴스데스크>


26일 새벽 2시 현재 MBC뉴스 시청자 의견 게시판

특히 누리꾼 ‘H2120618’은 “15분 이 아니라 5분만 해도 좋다!”며 “제대로된 뉴스만 나온다면 5분만 시청해도 좋습니다.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는지 국민들은 지켜보겠습니다”라고 성원했다.
아이디 ‘east feel’은 “아무리 긴 밤이라도 흘러가기 마련”이라며 “그 동안 시청자는 속물근성의 냄새로 가득한 헌신적인 ‘종복으로서의 뉴스를 보아왔다. 권력이 요구하는 틀에 맞춰 사건을 이야기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장치를 작동시킨, 경멸심을 자아낼 뿐인 극악한 싸구려언론 - MB씨(MBC)! 인간이 사상과 표현의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걸어온 길 한가운데에는 피의 호수가 있다. 빼앗긴 붓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기대했다.

2012년 1월 22일 일요일

MBC기자 “요즘 우리뉴스 보면 여성잡지 같다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1일자 기사 'MBC기자 “요즘 우리뉴스 보면 여성잡지 같다고”'를 퍼왔습니다.
경제부 기자 “1분30초 떼우는 기자돼있었다” 반성…기자들 25일부터 제작거부

MBC 기자들이 편파보도에 반발해 뉴스책임자 사퇴를 요구하며 오는 25일부터 전면적인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마이크를 놓기에 앞서 이들은 그동안의 자신 스스로의 뉴스를 되돌아보며 개탄하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MBC의 한 경제부 기자는 최근 MBC 기자회(회장 박성호) 비상대책위원회에 보내온 글을 통해 과거 한 후배의 말을 소개했다.
“그 아이템 선배가 먼저 하겠다고 하신 건 아니죠? 제 친구가 요즘 MBC뉴스 보고 있으면 여성 잡지 보는 것 같대요.”
이 기자는 “뉴스를 함께 보다 장난처럼 가볍게 던진 후배의 말이 제 마음엔 한동안 무겁게 내려앉았다”며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우리 뉴스를 외면하고 조소하는사이, 저는 주어진 1분 30초를 그저 ‘때우는’ 경제부 기자가 되어 있었다”고 탄식했다.


지난해 12월 18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MBC 9시 에는 그동안 민감한 정치와 사회 현안이 우리 뉴스의 큐시트(메인뉴스에 방송될 뉴스목록)에서 사라진 대신, 그 빈자리는 ‘생활 친화적’ 이라는 경제 뉴스로 적잖이 채워져왔다. 이를 두고 이 기자는 “‘방송되어야 할 것’이 방송되지 않았다는 말은, 뒤집어보면 ‘방송에 안 나가도 될 것’이 방송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제작과정에서 기자들의 판단과 소통도 수차례 묵살됐다. 이 경제부 기자는 “기자의 판단과 보고보다는 통신사(연합뉴스·뉴시스 등) 기사의 한 줄에 더 무게감이 실렸고, ‘편집부의 주문’이라는 말에 더 이상의 대화는 이어지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그는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 쓴 기사에도,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오면 그 책임을 일선 기자에게 떠넘기는 분위기”도 참기 어려웠지만, “‘경제부는 먹고, 입고, 타는 것으로 아이템을 찾아줬으면 좋겠다’는 한 선배의 말씀을 전해 듣고는 씁쓸한 마음 감출 길 없었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자신이 ‘경제부 기자’의 모습에 충실했는지 돌아보니 ‘FTA’와 ‘4대강’ 등 굵직굵직한 경제 현안에 대한 보도자료가 쏟아져 나올 때마다, ‘불편한’ 뉴스거리를 찾아보려고 노력했는지 자문하게 됐다고 반성했다.
“‘이게 왜 뉴스가 되지?’라는 의문을 ‘그냥 하고 오늘만 넘기자’는 무사안일로 손쉽게 대체하지는 않았는지 되물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 또한 우리 뉴스의 신뢰도 추락을 방조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이런 임무 방기를 해온 데 대해 이 기자는 △기업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더니 “MBC는 만만한 게 기업이라서 우리만 조져”라며 뜬금없는 항의를 해 오는 홍보 담당자들의 말이 듣기 싫어서 △하루 종일 취재하고 기사 쓰고 편집을 끝낸 뒤 찾아오는 공허함이 반복되는 게 무서워서였다고 기재했다.
그는 “뉴스데스크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기사를 끝맺음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동일한 수치심은 느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쉽고 보기 편한 뉴스가 시청자들의 눈을 잠시 붙잡아둘 순 있어도 마음을 붙잡아둘 순 없다는 단순한 사실을 깨닫는 데 걸린 시간, 이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지난해 12월 1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MBC기자들, 25일 오전 6시 제작거부 돌입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20일자 기사 'MBC기자들, 25일 오전 6시 제작거부 돌입'를 퍼왔습니다.
제작거부 찬반투표 84%가 찬성

MBC 기자들이 오는 25일 오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다. 기자들은 MBC뉴스의 공정성 훼손의 책임을 물어 보도 책임자들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보도 책임자들의 입장 변화가 없어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MBC 기자회는 18일부터 이틀 간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20일 오전 개표 결과에 따르면, 투표에 참석한 137명 가운데 115명이 제작거부에 찬성해 84%의 찬성률로 제작거부가 가결됐다. 제작거부에 반대한 기자는 18명에 불과했으며, 4명이 무효 의견을 냈다.


▲ MBC 기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 현관에서 침묵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MBC기자회

이번 제작거부 찬반투표에는 26기 이하 평기자 149명 가운데 137명이 투표에 참여해 92%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번 제작거부 찬반투표의 찬성률(84%)은 지난 2009년 신경민 당시 교체에 반발해 기자들이 진행하던 제작거부 찬반투표 때보다도 높게 나왔다. 2009년 4월 당시, 제작거부 투표의 찬성률은 76.4%를 보였다.  이번 제작거부 투표 결과에 대해 MBC 기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최형문 기자는 “일단 투표율이 92%가 나온 것은 기자회가 제기했던 문제에 대해 대부분 구성원들이 동의했다는 것”이라며 “찬성률이 신경민 당시 앵커 제작거부 투표 때보다 훨씬 높다. 이는 지난 MBC뉴스에 대해 구성원들이 자성하고,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MBC 기자들은 오는 25일 오전 6시 제작거부 돌입에 따라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 현관에서 기존대로 침묵한 채 손팻말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이날 오후 2시 전체 기자총회를 열어 구체적인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12년 1월 11일 수요일

MBC 기자들, 반성하고 쇄신하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1일자 기사 'MBC 기자들, 반성하고 쇄신하라'를 퍼왔습니다.
[바심마당] 최진봉 / 텍사스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그나마 KBS에 비해 상대적으로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지켜오던 MBC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인 김재철 사장이 취임한 이후 공영방송으로서의 명성은 물론 시청률마저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방송 공영성의 지표가 될 수 있는 뉴스 프로그램 시청률은 무늬만 공영방송인 KBS와 상업방송인 SBS에도 뒤쳐져 주요 지상파 방송중 만년 꼴찌로 주저 앉았다. 이러한 뉴스 프로그램 시청률 하락의 주 원인이 무엇인지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경영진들이 깊이 반성하고 숙고해야 하는데 도무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MBC 뉴스 프로그램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눈에도 뚝뚝 떨어지는 게 보이는 시청률 추이에서 알 수 있듯이 MBC 뉴스가 시청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편파보도로 인해 뉴스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KBS 기자들이 당했던 것처럼 최근에 정권 편향적인 뉴스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로 MBC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쫓겨나는 수모마저 겪었다.
지난해 3월 현 정권에 껄끄러운 내용을 다루려는 MBC의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인 <pd> 제작진을 강제로 제작현장에서 쫓아내고, 5월에는 이에 항의하는 제작진에게 보복인사와 본보기 징계를 통해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을 포기했다. 그리고 급기야 9월에는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pd> ‘미국산 쇠고기’편 제작진을 징계하고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를 통해 정권에 굴종적인 사과방송까지 내보냈다.</pd></pd>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27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 대한 편파보도와 장관 인사 청문회 의혹에 대한 축소 보도,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 편파 보도에 이어 10월 26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 대한 불공정한 보도 태도도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이와 함께 작년 말에는 한미 FTA 반대 집회 관련 뉴스의 누락과 편파보도 그리고 미국 법원의 BBK 판결문 축소보도로 인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이러한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김재철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시청률 하락의 주 원인인 뉴스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신뢰도 하락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시청률 하락이야말로 도전정신을 키우는 자극제라며 시청률을 회복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시간대 이동과 형식 변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청률 하락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 MBC가 시청률을 회복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프로그램의 시간대와 형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 회복으로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 없이 단순히 프로그램의 시간대와 형식만 바꾼다고 해서 이미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야말로 통렬한 자기반성과 쇄신만이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킬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 MBC 기자들이 이러한 문제점과 시청자들의 지적에 사죄를 표하고 뉴스 정상화를 위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MBC기자회는 MBC가 더 이상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속에 MBC 뉴스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신뢰도 하락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지난 6일부터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투표에 참가한 MBC 기자들의 절대다수인 86.4%가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불신임에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나 보도본부장과 국장에 대한 기자들의 불신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었다. 카메라 기자들의 모임인 MBC영상기자회도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실시해 90%의 불신임을 기록했다.
이번 MBC 기자들의 투표결과는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이 뉴스 제작과정에서 얼마나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자세로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MBC 경영진은 실제 취재과정과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느끼고 체험한 이러한 기자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런데, MBC 경영진은 기자들의 이러한 충정 어린 요구에 대해 듣기는커녕 관련자들을 징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MBC 경영진은 이번 불신임 투표를 주도했던 박성호 MBC 기자회장을 그동안 진행해 왔던 MBC 에서 갑자기 하차시키고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 회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MBC 기자회는 제작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 하겠다고 밝혔고, MBC 노동조합도 김재철 사장의 퇴진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MBC 구성원인 기자들과 시청자들의 요구는 한결 같다. MBC가 정권의 눈치 안 보고 불편부당한 공정한 방송으로 거듭나라는 것이다. 이 길만이 땅에 떨어진 MBC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리고 MBC는 기자들의 통렬한 반성으로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맞이했다. 만약 MBC 경영진이 이번 기회마저 놓친다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영영 잃을지도 모른다.   

2012년 1월 6일 금요일

MBC 기자들 “국민·시청자에 사죄…처절히 반성”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06일자 기사 'MBC  기자들 “국민·시청자에 사죄…처절히 반성”'을 퍼왔습니다.
편파보도 책임자사퇴·불신임투표 돌입 선언 “제작거부 동원 끝까지 투쟁”

MBC 기자들이 침묵과 편파·왜곡을 일삼은 MBC 뉴스의 추락에 처절히 반성하며 시청자에게 사죄를 드린다며 망가진 뉴스를 바로잡는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MBC 기자회(회장 박성호)는 6일 기자들의 총의를 모아 보도본부장·국장 사퇴 촉구 및 불신임투표를 결의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MBC 뉴스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시청자에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다.
지난 1년 간의 MBC 뉴스에 대해 기자회는 추락을 거듭했다며 △4.27 재보궐 선거 편파 △장관 인사청문회 의혹 축소 △KBS 도청 의혹 보도통제 △PD수첩 대법원 판결 왜곡 △내곡동 사저 편파 △10.26 재보선 불공정 △한미 FTA 반대 집회 누락과 편파 △미국법원의 BBK 판결문 특종 홀대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의 119 논란 외면 등을 제시했다.
기자들은 이를 두고 “숱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MBC뉴스는 일관되게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며 “역사의 시계를 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렸다고 해야 할 정도의 침묵과 왜곡의 연속이었다”고 성토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119 전화 관련리포트. MBC는 하루가 지난 뒤에야 이 뉴스를 내보냈다.

그 결과, 시청자들이 떠난 것에 대해 MBC 기자들은 “우리 스스로 쫓아냈다. 신뢰도와 시청률이 동반 추락했다”며 “MBC뉴스가 이슈를 외면하자, 시청자들이 MBC뉴스를 외면한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부끄러운 지난해와 총선·대선을 앞둔 중대한 올해를 맞아 “우리는 처절하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공정방송, 인권존중, 보도의 자율과 독립’을 명시한 공영방송 MBC의 방송 강령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과 시청자에게 마음 깊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도, MBC 경영진은 시청률 급락의 대책으로 마련한 ‘뉴스 개선안’에서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9시에서 8시로)과 △대표 리포터제 도입 검토를 내놓는데 그쳤다. 기자들은 이를 두고 “뉴스 파행에 대한 성찰도, 취재. 편집 판단이 마비된 현실에 대한 진단도 없다”며 “뭘 해도 안 되니 일단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꿔 보자는 즉흥적 처방”이라고 혹평했다.
MBC 기자들은 “현재 처한 상황을 외면 혹은 은폐하는 이번 논의에 동의할 수 없으며, 이미 신뢰를 상실한 보도책임자들이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선 어떠한 논의도 진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돌입을 선언하며, 동시에 두 보도책임자가 뉴스 파행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해 기자들은 “사랑하는 MBC뉴스, 사랑하는 후배들을 위해 희생정신으로 이른 시일 안에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며 “사장도 후임 보도본부장과 국장의 기용에 공정방송을 실현할 의지와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13일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 D공개홀에서 MBC 보도본부 기자들이 엄기영 당시 사장의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를 규탄하며, 보도국장·보도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던 모습.

이들은 “이 같은 우리의 요구가 무시된다면, 제작 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지난 5일 밤 8시부터 11시반까지 기자총회를 열어 이같이 결의하고 경영진이 보도본부장·국장 사퇴 요구를 거부할 경우 제작거부 돌입을 위한 기자총회를 다시 소집하기로 했다.

다음은 MBC 기자회가 6일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한다.
- 뉴스 개선은 인적 쇄신부터!
지난 1년, MBC뉴스는 추락을 거듭했다. 4.27 재보궐 선거 편파, 장관 인사청문회 의혹 축소, KBS 도청 의혹 보도통제, PD수첩 대법원 판결 왜곡, 내곡동 사저 편파, 10.26 재보선 불공정, 한미 FTA 반대 집회 누락과 편파, 미국법원의 BBK 판결문 특종 홀대, 그리고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의 119 논란 외면까지. 숱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MBC뉴스는 일관되게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 역사의 시계를 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렸다고 해야 할 정도의 침묵과 왜곡의 연속이었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시청자들이 떠났다. 우리 스스로 쫓아냈다. 신뢰도와 시청률이 동반 추락했다. MBC뉴스가 이슈를 외면하자, 시청자들이 MBC뉴스를 외면한 것이다.
부끄러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총선과 대선이라는 보도의 공정성이 한층 더 요구되는 새해를 맞아 MBC 기자들은 처절하게 반성한다. “공정방송, 인권존중, 보도의 자율과 독립”을 명시한 공영방송 MBC의 방송 강령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과 시청자에게 마음 깊이 사죄드린다.
뉴스 시청률이 급락하자 사장은 보도국 간부들과의 끝장 토론을 소집했고, 이른바 을 공개했다.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과 대표 리포터제 도입 검토”라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좋은 방송을 위한 뉴스 개선 논의라면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뉴스 개선의 첫 번째 과제는 ‘뉴스의 정상화’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에서는 뉴스 파행에 대한 성찰도, 취재. 편집 판단이 마비된 현실에 대한 진단도 없다. 뭘 해도 안 되니 일단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꿔 보자는 즉흥적 처방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처한 상황을 외면 혹은 은폐하는 이번 논의에 동의할 수 없으며, 더구나 이미 신뢰를 상실한 보도책임자들이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선 어떠한 논의도 진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우리는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돌입을 선언하며, 동시에 두 보도책임자가 뉴스 파행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사랑하는 MBC뉴스, 사랑하는 후배들을 위해 희생정신으로 이른 시일 안에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
사장도 후임 보도본부장과 국장의 기용에 공정방송을 실현할 의지와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 이 같은 우리의 요구가 무시된다면, 제작 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

2012년 1월 6일 MBC 기자회

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언론이 무시한 뉴스 1위는 ‘MB 친·인척 및 측근 비리’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26일자 기사 '언론이 무시한 뉴스 1위는 ‘MB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퍼왔습니다.
언론노조·기자협회·PD연합회, 올 해 10대 공갈뉴스 선정

언론이 올 한 해 동안 보도할 가치가 있음에도 외면한 채 ‘개무시’한 뉴스 1위로 ‘MB 친·인척 및 측근에 대한 비리 보도’가 꼽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현업 언론론인과 일반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10대 공갈뉴스’ 설문조사(중복 허용)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1,622명이 참여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매년 연말에 언론사들이 ‘올해의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것과는 달리, 사회적으로 분명한 뉴스 가치가 있음에도 주류 언론에 외면당하고 무시당한 뉴스를 선정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 ⓒ언론노조

그 결과, ‘MB 친·인척과 측근 비리 보도’(1254명)가 언론이 외면한 뉴스 1위로 꼽혔다. 또, ‘4대강 부실공사와 홍수예방 효과’(1191명)와 ‘MB 내곡동 사저’(1189명), ‘선관위 사이버 테러와 여당 연루’(1147명), ‘종편 특혜와 특혜’(1020명) 사안이 언론이 외면한 뉴스 2위부터 5위를 각각 차지했다.
아울러, ‘한미 FTA’(983명),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논란’(975명), ‘위키리크스 비밀 외교문건 공개’(912명), ‘제주 세계 7대 경관 사기 논란’(863명), ‘강정마을 해군기지’(833명) 뉴스도 각각 6위부터 10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UAE 원전 수주의 실체’ 뉴스가 아슬아슬하게 11위를 기록했으며, ‘김진숙 고공농성과 희망버스’와 ‘유성기업 파업’ 등 노동 관련 뉴스도 현업 언론인 및 누리꾼들의 상당한 관심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용가리뉴스통뼈(@yotonews) 운영자인 노종면 기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그 동안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가 주목하고 있는 사안과 거의 흡사하다”며 “(언론인들과 누리꾼들의) 문제 의식이 공유된 것이고, 그 연결 고리가 트위터가 아니었다 싶다”고 말했다.

2011년 12월 15일 목요일

“MBC 뉴스의 몰락, 기자들은 뭐했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14일자 기사 '“MBC 뉴스의 몰락, 기자들은 뭐했나”'를 퍼왔습니다.
김재철 체제 2년, 사장 탓만 할 것인가… 조직에 순치·무기력 확산 우려

지난 2일로 창사 50주년을 맞은 MBC가 방송민주화 시절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극심해진 편파보도 탓이다. 최근 10여년 이내 이렇듯 정부 여권 등 권력에 편파적인 뉴스를 내보낸 전례가 없다는 개탄이 쏟아진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MBC를 지키자고 나섰던 시민과 시청자들은 극도의 배신감에 각종 취재현장에서 MBC 기자들을 내쫓고 있고, MBC 기자들은 괴로움을 감내하고 있다.

MBC 뉴스는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인가. MBC 노조 등은 낙하산 인사로 취임한 김재철 사장과 그가 임명한 보직 간부들에 의해 MBC가 정권에 완전히 장악됐기 때문으로 보고 주요간부의전면 인사쇄신을 촉구하며 총력투쟁 불사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MBC 뉴스의 추락이 과연 낙하산 사장 김재철의 정교한 조직장악과 통제 기제에 의한 것이라고만 설명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MBC 내부와 시민사회에서는 과연 그 구성원들은 무얼하고 있었느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MBC 기자 저항 불가능한 조직으로?=MBC 뉴스가 1~2년 새 급격하게 친정권 편향성을 띄게 된 이유에 대해 MBC 구성원들은 우선 이명박 정부 방송장악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MBC 출신이면서도 이 대통령과 고대 동문이며, 현 정부와 코드를 같이해온 김재철 사장이 입성한 이후 노조의 반발 등 크고 작은 충돌을 겪으면서도 끊임없이 조직 장악을 꾀해왔다.

그러다가 김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도본부와 시사교양국, 라디오본부 등 주요 제작부서의 수장을 자신의 성향에 맞는 인물들로 교체하면서 인사를 통한 재편을 추진했다. 그 결과 보도본부의 경우 이동관 전홍보수석의 신일고·서울대 동문인 전영배 국장이 본부장이 됐고, 이후 보도국장 이하 각 부장들이 대부분 친여성향 또는 무색무취한 인물로 채워졌다. 실제로 이들 보도국 간부들은 기자들의 아이템 발제부터, 제작,출고, 방송에 이르는 중첩된 단계를 철저히 관리·통제해왔다는 것이 많은 기자들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문제제기나 이견을 표출한 기자들은 종종 인사상 전보 등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생겼고, 자연스레 분위기 전반이 보도국 수뇌부의 뉴스제작 방침에 순치됐다고 노조와 기자들은 보고 있다. 이용마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은 “저항하다 칼맞은 기자가 많다. 계속 칼맞으면서 할 수는 없다”며 “중대장 소대장급까지 (사장) 입맛에 맞는 사람을 기용하고 입바른 소리하는 사람은 한직으로 쫓아내는 방식의 분할통치가 기자들의 저항 자체를 무디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잦은 파업의 후유증 때문인가=또한 이명박 정부에 맞서 MBC가 앞장서 여러 차례 파업 등을 주도했지만 성과 보다는 상처를 많이 남기면서 패배주의가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MBC의 한 중견 카메라기자는 “지난 2008년 말, 2009년 2월, 8월 언론노조의 미디어법 파업을 주도한 데 이어 지난해엔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39일 동안 파업을 벌이는 등 잦은 파업에 의한 피로감도 주요인”이라며 “특히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지 못하면서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충격은 젊은 세대에겐 처음으로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성공하지 못한 경험을, 윗세대에겐 과거와 달리 승리하지 못한 첫 경험을 안겨줬다”며 “반면, 김재철 사장은 더욱 일방독주에 나서면서 기자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무기력증에 빠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기자는 “하지만 기자들이 무기력해진 데 대해서는 혹독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들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아…책임 못벗어나”=김재철 사장 체제하의 MBC 기자들은 이런 분위기에 적극적으로 맞서지 못했다고 말한다. MBC 보도국의 11년차 기자는 “보도국장, 정치부장 만이 아니라 적잖은 기자들의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며 “모든 기자의 의견이 같을 수는 없지만 지난 한 두 해를 거치면서 평기자 가운데에도 보수화되거나 타성에 젖은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자들 간 분열현상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문제는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서 기자들이 뉴스 아이템 선정이나 리포트 내용을 두고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거나 저항하는 일이 사라졌다”면서 “기자들이 순치된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기자들이 수뇌부로부터 저항했다가 칼날을 받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며 “또한 10년 이내로 민주화에 역행하거나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 일이 없었다. 그 폭압에 놀라 저항하지 못한 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한다해도 권력에 친화된 뉴스와 편파적인 보도를 한 것에 대해 기자 스스로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리포트 하나하나 기자의 이름과 얼굴이 남기 때문이다. 이 기자는 “낙하산 사장이 오기 전 그 폐해가 기자들 개개인에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 우려했었다”며 “그것이 현실이 되고, 이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으면 뉴스 전체가 망가진다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시대의 분위기를 들어 변명할 수는 있지만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다 역사로, 또한 상처로 남는다”며 “전두환 정권이 아무리 엄혹했다해도 그 시절 언론보도를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뭐 하나만 터지면 폭발할 분위기”=이 때문에 MBC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참담함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말 이후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반대 거리시위 현장에서 내쫓기는 일이 반복되면서 거의 막내급(3년차)인 이성재 카메라기자가 MBC 뉴스에 대한 자기비판을 가했다. 그 이후 MBC 기자들과 카메라기자들은 기수별로 잇달아 MBC 뉴스의 편향성을 성토하고,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한 MBC 중견 기자는 “누군가 언급하고 나서거나 뭔가 촉발되기만 하면 단체행동에 나설 분위기가 충만해져있는 상태”라며 “뉴스가 이 모양으로 반복되는 것을 더 이상 볼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