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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6일 화요일

‘돈봉투 수사 검사’ 사표 파문…축소 수사 불만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06일자 기사 '‘돈봉투 수사 검사’ 사표 파문…축소 수사 불만'을 퍼왔습니다.
네티즌 “젊은 검사 사지로 몰았나? 권력개들 옷 벗어!”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현직 검사가 돌연 사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핵심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축소 수사가 사표 제출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검찰 수내부들에 대한 비난여론이 또다시 거세어질 전망이다. 

는 6일 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 소속 허태원(42ㆍ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허 검사는 돈 봉투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난달 21일 이후 여러 차례 사의 표명을 했지만 서울중앙지검 수뇌부가 만류하자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휴가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휴가를 마치고 출근한 허 검사는 최교일 지검장과 정점식 2차장검사, 이상호 공안1부장 등의 만류에도 결국 사표를 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허 검사가 조직을 떠난 이유는 돈 봉투 사건 수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사팀은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만 적용해 박 의장과 김 전 수석,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 3명을 불구속 기소 하는데 그쳐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허 검사도 수사결과 발표 이후 박 의장에 대한 수사 축소와 핵심 피의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은 전했다.

허 검사는 당시 박 의장 공소사실에 300만원 이외에 구 의원들에게 2,000만원이 든 돈 봉투 살포를 지시한 혐의를 받은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의 범죄사실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돈 봉투 살포를 총괄 지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 전 수석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허 검사는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 비서관에 대한 자금추적 결과 박 의장 및 박 의장 측으로부터 뭉칫돈이 들어온 정황을 발견하고도 이 부분을 살펴보지 않고 서둘러 수사를 끝낸 데 대해 허 검사는 크게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은 보도했다. 검찰은 당시 조 비서관의 가족 계좌에 방산업체의 돈 1억원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 돈이 박 의장이 차명으로 받은 불법 정치자금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실제로 당시 수사결과에 대해 허 검사 이외에도 적지않은 검사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수사팀 관계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허 검사의 사의 표명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해 검찰에서 동료 검사와 지휘부를 동원해 사의를 철회할 것을 수차례 종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검찰 내부 상황을 보도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허 검사가 업무 스트레스와 가족사가 원인이 돼 사의를 표명한 것이지 돈 봉투 사건 수사와는 무관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은 허 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점식 2차장검사는 “허 검사는 돈 봉투 사건 수사를 직접 담당하지 않은 기획검사”라며 “공안1부 검사들이 수사를 끝내고 번갈아 휴가를 갔는데 허 검사도 오늘부터 출근했고 우리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해당 뉴스는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트위터에 급확산되는 등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이제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었던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꼴이구나. 석궁부터 공무집행방해까지 힘없는 약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구나. 그리고 나경원이가 사법부를 흔든 장본인이다. 전두환은 퇴폐의 원년이고. 사법부에 계신분들 주어가 없다는 판단이 사실인가요. 세상에 주어가 없는 범죄가 있는지 판단 좀 해 주삼!”, “검찰 윗선의 압력...서서히 밝혀지겠군. 4/11일 총선전에 폭로 하시라”, “42세 검사! 그래도 양식이 있는 젊은 검사님이다. 노짱들하고 다른 신세대가 아닌가~역시 할 말은 하고 사는 젊은 세대의 검사들이 있기에 사법부가 바로 서지 않을까?”, 

“개검들의 작품이었구만! 열심히 일하는 젊은 검사를 사지로 몰아 넣고도 니들이 살아 남을 것 같아. 다들 옷 벗을 각오하고 있어라!”, “허태원 검사, 이제라도 나라 걱정을 충실히 해 주시게나. 고맙네”, “사표 안내고 붙어있는 놈이 대단한 거지. 양심이 간질간질해서 어떻게 버티나?”, “권력의 개들이 하는 짓들이 속속히 들어나는 구나! 재수사해!”, “근데 이번 돈봉투 수사 친박계라인 작품인데 적정한 수준에서 마무리하려는 검찰, 새누리, 청와대간에 암묵적 합의에 대한 반발인지 검사 자신의 사명감에 의한 사의인지는 모르겠네...사명감에 의한 사의면 대단한 것이고”, 

“검찰을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헌법정신에 맞다. 검사 한사람 한사람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지금처럼 마치 조폭조직인양 상명하복의 구조로 인사가 이루어진다면 정치화될 수밖에 없다”, “이제 떡찰에는 정말 쓰레기들만 남는구나. 상식선에서 판단하는 검사들 까지도 견딜 수 없이 부패한 집단.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패한 집단이 정의의 수호자요, 수사의 최종 책임자?? X까라” 등 검찰 조직 자체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한편 은 의 보도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사표를 내지 않았고 오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돈봉투 수사를 직접 담당했던 검사들 사이에서는 수사결과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돈봉투 사건을 뛰어넘을 정치의 대안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17일자 기사 '돈봉투 사건을 뛰어넘을 정치의 대안은?'을 퍼왔습니다.
한나라당의 돈봉투 사건이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시작된 이 바람은 박희태 의장의 당 대표 경선에 대한 검찰 수사로 비화되고 동시에 당 내의 친이계들이 당권을 잡기 위해 얼마나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을 남용하였는지에 대한 비난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친이계들은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친박계 의원들도 이런 돈봉투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물귀신 작전을 펴고 있고 쇄신파들은 이 사건 때문에 또 한나라당 간판으로 수도권에서 살아남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정두언, 원희룡 의원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통합당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주장이 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가 자신도 이러한 일을 과거에 겪은 일이 있다는 언급을 하자 지역의 모 당협위원장이 지도부 경선에서도 돈이 오간다는 내용의 주장을 한 것이다. 당사자로 특정 후보가 지목되어 지도부 선거에서 상당한 피해를 봤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과 한명숙, 정연주 무죄 판결


▲ 한명숙 민주통합당 신임 당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참배한 뒤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은 한나라당의 돈봉투 사건을 수사하면서 민주통합당도 함께 수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여기서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이 한명숙 전 총리와 정연주 KBS 전 사장에 대한 무죄판결이다. 이 판결로 검찰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무리한 기소를 진행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때문에 검찰로서는 더 이상 대중들에게 무리한, 또는 공정하지 않은 조사로 비추어질만한 일을 경계하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문에 검찰로서는 최대한 공정한 수사를 한 것과 같은 모양새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고 그렇게 되면 여야의 양대 거대정당이 모두 핀치에 몰리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면 아직 정당 정치의 외곽에 존재하는 안철수 교수와 같은 사람들이 정치적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 말할 수 있는데, 이런 정치적 상황은 진보정당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뼈아픈 것이기도 하다. 과거부터 검은 돈에서 자유로운 정치를 가장 진지하게 주장한 세력이 바로 진보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수양당의 타락에 대한 대안으로 진보정당을 사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진보정당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아쉬움을 대중에 호소하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우리가 진보정치의 미래를 밝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테면 대중에게 진보정치는 검은 돈으로 부터 반드시 자유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모바일 투표 전면 시행은 돈 문제를 사라지게 할까?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정치개혁론자들은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모바일 투표'의 전면적인 시행을 주장하기도 한다. 돈 문제는 결국 '조직동원'이 반드시 필요한 오프라인 투표의 맹점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만큼 모바일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러한 돈 문제도 사라질 것이라는 거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의 전면적 시행에 있어서도 의지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돈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를테면 정말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걸고 부정한 방법을 통해 전당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는 마음을 먹었다 치자. 그래서 자신의 조직을 동원해 1인당 전화기를 10대씩 산 후 투표에 개입하게 하거나, 혹은 명의도용과 대포폰을 이용한 조직적 선거개입을 하도록 유도한다면 모바일 투표를 이용한 지도부 선출 절차도 검은 돈 문제로 얼룩지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 민주통합당 모바일 투표 화면 ⓒ연합뉴스
물론 제도가 '나쁜 사람'을 막을 수는 없다. 어떤 제도를 운용하더라도 악의를 품은 사람이 그 제도를 악용해서 체제를 혼란스럽게 하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은 늘 있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제도개선을 통해 이러한 악의가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계속해서 좁혀 나가려는 노력이 늘 필요하다.
이를테면 대부분의 진보정당에서 채택하고 있는 '진성당원제'를 보자. 진성당원제는 오랫동안 진보정당이 보수정치에 대한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의 근거로 자랑해왔던 것이다. 보수정치가 기업으로부터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후원받아 조직을 유지하면서 기업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것과는 달리 진보정당은 당원의 당비로만 운영되므로 약자를 위해 더욱 당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런데 이 진성당원제라는 제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진보정당 내에서도 보수정당의 '돈 정치'에 비견할 수 있는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났다. 특정 당원협의회의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당비를 대납하고 특정 정파의 당원들이 집단으로 입당하는 사건 등이 바로 그런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결국 진성당원제를 채택한 정당이라 하더라도 운용을 하는 방식에 따라서 보수정치와 차별성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보수정당이 다 그렇지 뭐!" 를 넘어서는 정치의 대안은?
물론 진보정당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보수정당의 '돈 정치'와 기계적으로 비교하고 이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비난을 하는 것은 위험한 사고일 수 있다. 보수정당이 전당대회를 치를 때 20억, 30억씩 돈을 써대는 것과 비교하면 진보정당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야말로 '애교'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한 보수정당의 내부정치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는 권력을 놓고 벌어지는 혈투에 가까운 것이라고 한다면 진보정당의 내부정치는 자신이 가진 신념의 실현에 방점이 찍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는 것도 양비론적 태도를 경계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
하지만 진보정당의 규모가 커지고 점점 권력의 핵심에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이러한 문제는 보수정당과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동원해야 하는 조직원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고 결국에는 보수정당들이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을 실어 나르며 조직투표를 강요하는 것과 똑같은 행태를 벌이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때문에 진보정당은 언제나 이러한 사태를 경계하며 당 내의 올바른 민주주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할 만한 여러가지 고민을 멈추지 않고 되풀이 해야만 한다. 더 이상 '진성당원제'를 알리바이로 내세우며 내부의 권력투쟁에 골몰하는 것으로는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보수정치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진보정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은 보수정치의 '돈 봉투' 사건에 대해 그저 "보수정당이 다 그렇지 뭐!" 라며 쉽게 말하기 보다는 여기에 대한 진보정당의 대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2012년 1월 11일 수요일

오세훈과 고승덕, 정권교체 영웅? 트로이 목마?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0일자 기사 '오세훈과 고승덕, 정권교체 영웅? 트로이 목마?'를 퍼왔습니다.
[손호철 칼럼]결말은 민주통합당에 달렸다

선거의 해를 맞아 정치적 감각을 벼르기 위해 한국현대사에 대한 퀴즈를 하나 내보자. '진보의 불모지대'였던 대한민국에 1980년대 진보의 부활을 가져오는데 가장 기여한 인물은 누구일까?

얼마 전 작고한 리영희 선생님일까? 아니면 70-80년대 외롭게 진보정당운동을 해왔던 김철 사회당 당수였을까? 아니면 남민전과 같은 지하운동을 했던 김남주 시인일까?

아니다. 이들보다 진보의 부활에 더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전두환이었다. 전두환은광주학살을 통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수일변도의 한국사회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만듦으로써 수많은 진보정치인, 학자, 운동가들이 평생을 걸고 온 몸을 바쳐 노력했지만 실패한 진보의 부활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한 칼에 해결해주고 말았다. 이 점에서 때로는 전두환이 '진보의 불모의 땅'에 진보를 부활시키기 위해 군에 위장취업하여 기회를 노려온 '위장취업 좌파'가 아니었던가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하게 한다.

그렇다. 역사를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 중의 하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다. 역사는 결코 특정인이 의도한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우리가 역사를 '주체 없는 과정'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두환과 같은 극우파시스트도 때로는 의도하지 않게 진보의 발전에 기여하기도 하고, 진보운동도 자신의 의도와 달리 보수의 강화에 한몫을 하기도 한다. 사실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는 면에서 보자면, 노무현대통령은 신자유주의정책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등 여러 실정을 통해 어느 한나라당 당원보다도 한나라당 집권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면,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마치 2007년 대선에서 노대통령에게 진 빚을 갚아주려는 듯 최고의 '민주통합당 비밀당원'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 ⓒ뉴시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는 역사의 화두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그리고 고승덕 의원 때문이다. 지금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오 전시장과 고의원은 이대통령과 함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통해 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개혁세력이 승리하여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큰 기여를 한 일등공신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04년 탄핵정국에서 총선불출마라는 깜짝 카드로 서울시장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만든바 있는 오 전시장이 무상급식 논쟁 속에서 또 한번 깜짝 카드로 대선경쟁의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주민투표라는 극약처방을 선택했다. 그러나 주민투표에서 패배함으로써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오 전시장의 돈키호테식 도박덕분에 서울시장 재선거판이 만들어지면서 안철수 현상이 폭발했고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오 전 시장이 주민투표에서 패배하고 시장직을 물러나면서 한나라당의 대선구도는 흥행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한나라당의 대선구도는 오 전 시장, 김문수경기도지사, 정몽준 의원, 이재오 의원 등 수도권의 거물들이 수도권을 대표하는 경선주자자리를 놓고 일종의 예비경선을 거치고 이들의 승자가 영남권을 지지기반을 하는 박근혜 의원과 다시 경선을 하는 구도로 나가야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그러나 오 전시장이 낙마하면서 이같은 그림은 완전히 깨져 버렸고 사실상 박근혜 독주구도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한나라당 당대표 선출과정에서 뿌려졌다는 돈봉투를 폭로한 고승덕 의원의 폭로도 마찬가지다. 물론 고의원이 이같은 핵폭탄을 폭로한 동기는 알 수 없다. 구체적으로, 그같은 폭로가 가져올 엄청난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발적인 폭로였는지, 아니면 일부 언론이 전하듯이 친이계에서 친박계로 변신하기 위해 계획된 추파였는지, 돈봉투를 돌린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측근이 자신의 지역구를 노리는 데에 대한 자구적인 선제공격이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고 의원이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을 이반시켜 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개혁세력이 승리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폭로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고 의원의 폭로는 의도하지 않게 그러한 방향으로 민심을 몰고 가고 있다.

사실 언론의 보도와 고 의원의 폭로처럼 박희태 국회의장이 금품살포의 장본인이고 돈봉투를 전달한 사람이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인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 그 파장은 단순한 민심이반에 따른 정권교체 이상의 충격적인 것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현직 국회의장과 청와대 수석이 사법처리대상이 되게 된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아들 김현철 게이트 등으로 임기 말 1년 전에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하고 만 김영삼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임기를 일 년이상 남겨 놓고 심각한 레임덕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사가 그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이와 정반대의 상황도 상정해 볼 수 있다. 고승덕의원의 폭로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당혁신 작업에 저항하고 있는 친이계과 당내 기득권세력을 무력화시키고 한나라당의 발본적인 혁신에 기여하는 반면에 민주통합당과 민주개혁세력이 자만에 빠져 자기혁신에 게으르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이와 관련, 타이밍에서 다소 생뚱맞기는 하지만 자신이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야권에 몸담았을 시절 "금품 살포를 목격한 바도, 경험한 바도 있다"는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발언, 이에 이어진 동아일보 종편인 의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금전 살포 보도, 이에 따라 터져 나오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금품살포에 대한 익명의 폭로, 그리고 이에 대한 민주당의 미온적인 대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박근혜 의원이 주도한 비대위가 친이계 등의 반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고의원의 폭로가 터져나와 친이계의 반발이 상당히 동력과 모멘텀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이와 관련, 김대중 정권 말기인 2002년 초 만하더라도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들이 줄줄이 연루된 '홍삼게이트'등으로 정권재창출이 어려워 보였으나 그 같은 위기의식이 국민경선제의 도입 등 민주당의 발본적인 자기혁신을 촉발시킴으로써 정권재창출을 가능하게 만든바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오세훈 전시장도 마찬가지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와 시장직 사퇴가 안철수 현상을 가시화시켰고 박근혜대세론에 타격을 가했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과 박근혜 진영이 대세론에 머물러 안주하는 것을 막아줬고 안철수 현상을 조기에 가시화시킴으로서 이에 대비할 시간을 벌어줬다. 또 복지에 대한 민심에 어디에 있는가를 잘 보여줌으로써 한나라당과 박근혜 진영이 민심의 방향으로 좌경화하는데 기여를 해줄 수 있는 바, 이미 비대위가 그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민주통합당과 민주개혁세력은 잊지 말아야 한다. 오세훈 사태와 고의원의 폭로 등 한나라당의 자중지난에 희희낙락하며 자만에 빠져 자기혁신에 눈을 감아서는 오세훈의 무리수에 따른 서울시장직 획득과 한나라당의 동봉투 사태라는 복덩어리가 오히려 재앙이 되는 '전복위화'사태가 생겨날 수 있다.

오세훈전시장과 고승덕의원이 정권교체의 영웅이 될 것인가, 아니면 역으로 민주개혁세력을 무장해제시켜 정권교체에 실패하게 만드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인가는 결국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과 같은 구체적인 정치적 주체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정권교체의 영웅인가? 아니면 트로이의 목마인가?



/손호철 서강대 교수

2012년 1월 5일 목요일

한나라 ‘셀프 빅엿’, 차떼기 악몽 불러온 까닭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05일자 기사 '한나라 ‘셀프 빅엿’, 차떼기 악몽 불러온 까닭은…'을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고승덕 의원, 여당 대표 ‘돈 봉투’ 폭로…"300만원 봉투, 결국 그 분이 당선"

한나라당 전직 대표가 연루된 ‘돈 봉투’ 사건이 불거졌다. 2004년 ‘차떼기 악몽’을 재연시키는 사건이다. 폭로의 주체는 한나라당 알토란 지역구인 서울 서초을 고승덕 의원이다. 고승덕 의원이 미묘한 시점에 이런 폭로를 한 배경도 그렇지만, 폭로 내용은 의미심장하다.
고승덕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 중 한 명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봉투가 온 적이 있어서 곧 되돌려줬다”면서 “결국 그 분이 당선됐다”고 말했다. 고승덕 의원은 7·4 전당대회 때의 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당시 대표로 당선된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의혹의 초점은 한나라당 대표 출신인 박희태 국회의장과 정몽준 의원, 안상수 의원 등으로 압축된다. 현직 국회의장과 전직 한나라당 대표가 ‘돈 봉투’ 살포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고승덕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정몽준 의원은 2009년 9월 8일 한나라당 대표에취임했지만, 박희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경남 양산 재보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자 대표직을 승계한 인물이다. 전당대회 당선자는 아닌 셈이다.


박근혜(사진 오른쪽)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고승덕 의원 주장에 따르면 의혹의 당사자는 박희태 국회의장과 안상수 의원 두 사람으로 다시 압축되는 셈이다.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내용은 정치권을 뒤흔들 메가톤급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19대 총선은 100일도 남지 않았다. 고승덕 의원의 폭로 내용은 한나라당의 ‘검은돈’ 추억을 되살리는 판도라상자를 열어버렸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시기는 2008년 7월 3일이고, 안상수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시기는 2010년 7월 14일이다. 고승덕 의원이 지금까지 비밀을 감춰오다 민감한 시기에 이를 폭로한 까닭은 무엇일까.
한나라당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시켰다. 당 쇄신의 깃발을 내걸었지만, 비대위 구성을 놓고 ‘비리전력자’가 쇄신을 말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당내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실정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입장에서는 난국을 돌파하지 못하면 총선 패배는 물론 대선레이스에서 아예 내려와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고승덕 의원의 폭로는 친이명박계 출신 한나라당 대표의 비리에 대한 내용이다. 돈 살포가 사실이라면 그 대상이 과연 고승덕 의원 한 명이었는지는 의문이다. 폭넓은 의원들이 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검찰이 이를 제대로 수사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2004년 ‘차떼기 악몽’ 못지않은 검은 돈 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판 여론의 칼날은 ‘박근혜 비대위’보다는 친이명박계 쪽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비대위는 한나라당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주체로 이에 저항하는 이들은 ‘부패’ 변론 세력이라는 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고승덕 의원의 폭로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것도 묵혀뒀던 검은돈 사건을 민감한 시기에 터뜨렸기 때문이다.
박근혜 비대위는 이번 사건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황영철 한나라당 대변인은 “잘못된 정치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사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2004년 차떼기 악몽에 시달리던 한나라당을 구해낸 경험이 있다. ‘천막당사’라는 정치 퍼포먼스는 언론의 협조 아래 효과를 발휘했다. ‘이미지 정치’ 논란 속에서도 한나라당의 변화와 쇄신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승덕 의원의 폭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될 수도 있다. 2004년 당시처럼 한나라당의 과감한 쇄신을 주도하는 인물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검찰 수사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검찰이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의 칼날을 휘두른다면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처참한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2004년의 시나리오가 재연될 것인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오종식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주변 비리에 대해 사과한 지 하루 만에 대통령 멘토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깜짝 놀랄 비리 의혹이 불거지더니 이번엔 한나라당으로 번졌다. 아연실색 하지 않을 수 없다. 당대표까지 돈으로 사는 정당, 정말 한나라당은 만사가 돈이면 다 되는 ‘만사돈통’ 정당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