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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6일 월요일

<조선일보>, 이정희 죽이기에 '올인'하다 끝내 코미디 기사까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26일자 기사 ', 이정희 죽이기에 '올인'하다 끝내 코미디 기사까지?'를 퍼왔습니다.

“대학 1년 때부터 경기동부연합이 이정희를 찍었고, 남편 심재환 등이 대중 선동 능력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아이돌 스타로 기획” (조선닷컴 25일자 보도)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기사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 대표는 26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사에 이렇게 밝혔다. “제가 서울대 87학번입니다. 전국연합이라는 조직이 지역본부로 구성되면서 경기동부연합이 구성된 적이 있어요. 전국연합은 92년에 결성됐어요.어떻게 87년에 저를 만들었다는 건지...심지어 제 남편까지 거론하면서 이 조직의 핵심멤버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선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이런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까지 또 쓰고 있는 보수언론의 실정입니다. 하나도 믿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는 남편 심재환 변호사가 이 대표를 가르쳤다고 보도했는데, 이미 는 이 대표와 남편 심재환 변호사가 연수원 시절 인연을 맺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속한 계파로 주목을 받는 경기동부연합 등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운동권 뿌리다. 1991년 NL계열 운동권 단체가 총집합해 만든 '전국연합'이 모태(母胎)다”(조선일보 24일자 보도)

“이정희 남편 심재환씨는 경기동부연합의 브레인이자 ‘이데올로그(대표적인 이론 제공자)’라는 점을 다들 알고 있다...심재환씨는 변호사이며 사법연수원 시절 이 대표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일보 24일자 보도)

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에 대한 ‘정신적 패닉’ 수준의 마타도어 기사를 게재했다. 사실관계의 앞뒤가 안 맞는 내용에다 자신이 보도했던 내용까지도 완전히 뒤집는 기사를 내보낸 것. 언론비평 전문매체인 은 이 같은 의 행태를 이렇게 설명했다. “보수언론 패배 공포? 독 오른 야권연대 흠집내기”(25일자 보도) 

엄습해 오는 패배 공포, ‘기자’의 기초능력까지 파괴?이정희 사퇴 ‘논란’ 키우기, 야권연대 효과 반감용

의 의도는 사실 이정희 대표가 후보직을 사퇴한 다음날 드러났다. 이 대표 후보직 사퇴 이후 ‘야권연대’가 총선을 지배하는 프레임으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을 ‘논란’으로 바꾸고 싶었던 것일까, 24일 대다수 언론이 “야권연대가 굳건해졌다”는 내용으로 보도했던 것과 달리 는 “후보 사퇴에도 불구하고 그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25일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공동선대위 구성 기자회견 관련 기사의 제목은 이 신문의 의도를 그대로 보여줬다. (25일자 조선닷컴 보도). 양 당이 공동선대위를 구성하면서 ‘야권연대’의 화학적 결합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한 대표가 ‘야권연대’ 때문에 국민께 죄송하다는 투의 발언을 했다는 식으로 뒤바꿔 놓은 것이다.

이 신문은 24일 사설을 통해 ‘논란’의 다음편을 예고했다. “이정희 파동은 80년대 대학가를 주름잡던 종북파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해주었다.” 즉 색깔론을 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이후 는 휴일에도 쉬지 않고 이정희 대표를 향해 ‘종북’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는 남편 심재환 변호사가 ‘종북파’의 핵심인물이며 이 대표를 ‘얼굴마담’이라는 주장을 반복 게재했다.

‘종북’ 색깔 공세가 노리는 것, 민주-진보 지지층 갈라놓기

의 색깔 공세는 일단 민주당 지지층을 흔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신문의 24일자 사설은 “從北派(종북파)가 진보당 휘어잡고 진보당은 민주당 끌고가나”였다. 이정희 대표에게 ‘색깔’을 덧씌우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자존심을 자극한 것.

이 신문의 공세에 새누리당이 합세했다. 25일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통합진보당을 겨냥해 “김일성 신년사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묵념을 하고 회의를 하고, 실제 그런 사람들”이라는 노골적인 색깔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관악을 공천 관련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의 압력에 무릎을 꿇은 결과”라며 “민주통합당도 눈치 보며 끌려 다니는 현실에 대해 현명한 국민은 '두 당 야합'의 본색을 안다”고 민주당까지 자극했다. 이 논평을 보수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하면서 ‘야권연대’에 ‘색깔논쟁’을 입혔다.

이 같은 색깔공세와 관련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공동 성명으로 대응했다. 김현 민주통합당 수석부대변인 겸 당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 심판이 두렵다고 야권연대를 호도하는 것은 야권연대를 갈망해온 국민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야권연대는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한 단결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는 심지어 만평까지 비난 대상에 올렸다. 는 23일자 ‘정희는 살아있다’는 제목의 만평에 대해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로 비유했다”면서 “보수 기독교계는 물론 진보 성향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해당 만평에 대해 ‘해도 너무한다’는 식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밝히는 대로 ‘보수 기독교계’를 자극해 보겠다는 의도다.

이 만평을 그린 최민 화백은 “그걸 ‘십자가’라고 이해하는 것 자체가 ‘색깔론’에 눈이 뒤집힌 것이 아니냐”면서 “이정희 대표에 대한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이 인터넷이 많이 떠돌고 있어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화백은 “패러디도 제대로 이해 못하는 그 신문은 만평을 그릴 자격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만평에는 기둥에 ‘김희철’이라는 글귀가 적힌 어깨띠를 한 남성이 ‘경선불복’이라는 글귀가 적힌 망치로 이정희 대표로 이해될 수 있는 여성의 다리에 못을 박고 있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의 주장 처럼 기둥이 ‘십자가’라고 이해할 만한 근거는 없다.

'패러디'도 이해 못하는 조선일보...언론 취급도 못받고 '출입금지' 통보 당해

더불어 는 통합진보당 내 구민주노동당계열과 국민참여당계, 통합연대계 사이에 ‘계파 논란’을 부추기는 효과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 각종 논란의 책임을 한 계파의 문제로 돌리면서 이들을 ‘종북파’라고 규정했다.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이정희 대표의 관악을 예비후보 사퇴로 인해 야권연대가 빠르게 복원되고 있음에도,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과거 운동권의 특정 정파를 지목하며 ‘종북’ 등의 악의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은 ‘색깔론’으로 통합진보당을 흠집내고 야권연대를 좌초시키려는 위험한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기자의 당사 출입금지를 통보했다.

김동현 기자abc@vop.co.kr

2012년 3월 12일 월요일

[사설] 정부 폭력에 저항하는 주민을 종북으로 몰지 말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1일자 사설 '[사설] 정부 폭력에 저항하는 주민을 종북으로 몰지 말라'를 퍼왔습니다.
구럼비 바위 폭파가 계속되면서 제주 강정마을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강행하는 해군과 경찰에 일방적으로 당하긴 하지만, 이를 저지하려는 주민과 활동가들의 평화적 노력은 날로 힘을 얻어, 이제 국제적 연대의 구심이 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제주도민의 커가는 분노와 참여다.
그럼에도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 문제를 안보 쟁점으로 유도해 유리한 선거국면을 조성하는 데 골몰한다. 종북·반미와 국가안보 세력의 충돌로 호도해 매카시즘을 부활시키려는 것이다. 친정부 세력의 피켓 따위엔 이미 그런 구호가 등장한 지 오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금 진행되는 건 중앙정부의 폭력에 대한 제주도민의 저항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기만과 사기, 법 절차 파괴, 합리적 토론과 민주적 의사결정 파기, 평화 염원의 유린이 빚어낸 저항이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외부의 활동가들 역시 종북·반미는커녕, 생명·평화를 지상명령으로 삼는 종교인들, 생태주의자, 평화주의자들이다. 이들이 마을 주민 곁에 있는 것은 의를 위해 핍박당하는 약자를 위한 연대일 뿐이다. 따라서 해군기지를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는 것은 제주도민과 연대해 저항하는 쪽과, 정부 폭력을 고무하는 부류다.
해군기지의 안보 쟁점화 노력은 이명박 정부나, 그와의 단절을 앞세운 박근혜의 새누리당이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족벌언론과 함께 3인4각으로 완벽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씨에게 철학이 의심스럽다고 생뚱맞은 문제제기를 했고, 이 대통령은 해군기지 반대는 생명선을 무방비로 방치하자는 것이라고 열을 올린다. 대양해군을 포기했던 건 바로 그였다. 족벌언론은 통합진보당 김지윤씨의 해적기지 발언을 꼬투리 삼아 좌파·종북·반미를 해군기지 반대의 주역으로 드러내려 기를 썼다. 사실 해적 표현은 강제로 전답을 수용하고 마을을 멋대로 파괴하는 해군을 주민들이 비난할 때 쓰던 표현이었다. 진보정당 관계자가 사용하자 종북·반미의 증거로 호들갑을 떤 것이다.
이런 행태가 제주도민을 위축시키고 저들에게 유리한 선거국면을 유도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더이상 분쟁에 휘말리지 않고 평화롭게 살겠다는 제주도민에게 좌파·종북·반미 낙인을 찍어 희생시킨 결과라는 사실은 잊어선 안 된다. 제주도에선 심지어 새누리당까지 앞장설 만큼 주민들의 해군기지 반대 입장은 분명하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인 것이다. 추접한 거짓과 모략으로 제주도민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기 바란다.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사설] 김관진 국방, 작심하고 정권비호 나섰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9일자 사설 '[사설] 김관진 국방, 작심하고 정권비호 나섰나'를 퍼왔습니다.
“군의 정신전력은 전장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군통수권자를 비방하는 내용의 앱은 군의 정신전력을 좀먹습니다. 그러한 앱을 삭제하도록 한 지휘관들의 조치는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군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수호자이기 때문입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른바 나꼼수 등 ‘종북 앱’의 스마트폰 삭제를 지시한 군 지휘관들을 다시 두둔하고 나섰다. 지난 7일 국회 국방위 답변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도발’이다.
김 장관은 지난해 5월2일 처음 트위트를 시작해, 17일 문제의 트위트까지 모두 74개의 트위트를 내보냈다. 어제까지 팔로어 수는 9100여명, 팔로잉 수는 1만600여명이다. 장관들 중에서는 파워 트위터리언인 셈이다. 그동안의 내용은 자신의 동정이나 팔로어의 제언에 대한 반응이 주였다. 정치적 논란이 일 만한 트위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이 시점에서 왜 문제의 트위트를 날렸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생각을 더욱 많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의사만은 분명한 듯하다.
국방부는 김 장관의 트위트를 신호탄으로 부사관 이상 간부들에게 북한을 추종하거나 군통수권자 및 정부를 비판하는 앱을 자진 삭제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말이 부사관 이상이지 수직계급사회라는 군의 특성상 일반병까지 대상이 될 것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강제로 검열하는 행위는 금지하도록 했다고 하지만, 마치 중·고등학교에서 갑자기 책가방 검사를 하듯이 사상 검열의 회오리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 장관의 이런 인식은 군대는 ‘정권의 군대’가 아니라 ‘국민의 군대’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나꼼수와 같은 정부 비판 매체에 군인을 포함한 많은 시민이 열광하는 것은 무엇보다 현 정부의 잘못 때문이다. 정권이 비판받을 짓을 하지 않고, 또 기존 언론이 제구실을 했다면 김 장관이 문제로 삼는 앱을 설치하라고 해도 설치할 군인은 없을 것이다. 정말 체제를 부정하고 군통수권자를 비방해 통용해서는 안 될 앱이라면 법률적인 조처를 통해 하는 게 옳다. 군인이라고 해서 정권에 비판적인 내용을 듣지도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헌법 유린 행위다.
또 앱을 설치하는 것은 삭제하는 것만큼이나 손쉽다. 달은 놔둔 채 손가락만 내리도록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김 장관은 정권 비호나 정치 개입으로 비칠 일을 당장 그만두고, 국민의 군대 만들기에 전념하기 바란다.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아침 햇발 ] 국방장관의 정치개입 혐의 / 박창식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6일자 기사 '[아침 햇발 ] 국방장관의 정치개입 혐의 '을 퍼왔습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장병들한테비판적인 언론을 차단하는 것은군인복무규율에도 어긋난다



박창식 연구기획조정실장 겸 논설위원
독일의 군인은 정당이나 시민단체에 가입하는 게 허용된다. 군인은 일정한 절차를 밟아서 연방 하원의원, 주 의원, 유럽의회 의원에 출마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활동은 근무시간 중에 할 수 없고 자유시간에 해야 한다. 군인이 정치 집회나 행사에 제복을 입고 참가해서는 안 된다. 상관은 하급자의 정치적 견해에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독일에서 군인의 지위를 규정한 군인법의 주요 내용이다. 이 법은 군인을 ‘제복을 입은 시민’으로 이해한다. 군인이 제복을 입었더라도 시민과 동일한 공민권을 지닌다는 뜻이다. 군사적 직무 때문에 불가피하게 권리를 제약하려면 그 범위를 법률로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마디로 개별 장병의 시민적 기본권을 보장하되, 군이 집단으로서 부당하게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을 철저하게 차단하겠다는 제도다.
이런 개념은 유럽 여러 나라에 보편화되어 있다. 특히 독일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전쟁을 도발한 나치스 군대를 철저하게 비판하고, 군대를 개혁하고자 제도를 좀더 정교하게 연구했다. 우리는 군부 쿠데타와 군의 선거개입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나라의 발전이 정체된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더욱 날카롭게 경계해야 마땅하다.
얼마 전 일부 군부대에서 ‘나는 꼼수다’ 등 10개 안팎의 앱과 사이트를 ‘정부 비방’ 또는 ‘종북’으로 규정하고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 비방이니 종북이니를 군이 자의적으로 재단하는 것부터가 온당하지 않다. 그런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특정 앱에서 국군 통수권자나 정부를 비난하거나 북한을 찬양하는 것은 정신전력 훼손 여지가 많아 해당 지휘관 조치는 타당했다”며 이 행동을 정당화하고 나섰다.
나꼼수 등은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다. 세상에는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와 우호적인 매체가 두루 있다. 군 지침대로라면 장병들은 비판적인 매체는 빼고 우호적인 매체에만 접근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장병들의 눈과 귀를 어느 한쪽으로만 유도하려는 이유가 뭔가? 장병들이 교양과 지식을 고루 얻지 못해 무식해지도록 만들자는 건가? 특히 지금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결국은 장병들이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야당이 아니라 여당 후보한테 투표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군인은 군인복무규율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대통령령인 군인복무규율은 18조 4항에서 ‘각종 투표에 있어서 어느 한쪽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도록 영향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최근 군 지휘부의 움직임은 군인복무규율 위반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부당한 정치개입이며,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벗어난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1992년 4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는 군이 같은 해 3월24일 치러진 총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음을 내비치는 ‘건강한 부대 관리’라는 제목의 문서를 공개했다. 그 문서는 총선 기간인 3월10일부터 24일까지 병사들의 동요를 방지한다는 목표 아래 텔레비전 저녁뉴스 시청을 통제하도록 했다. 대신에 전우신문 윤독회, 정훈 비디오 상영 등을 실시하도록 했다. 당시 육군 보병소대장인 이지문 중위는 “여당이 지지를 받아 정치 안정을 이뤄야 한다”는 정신교육이 부대별로 실시됐다고 폭로했다. 그때 일은 그때 일이고 군의 정치개입은 더이상 없을 줄로 여겼다. 그런데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총선 이후 구성될 19대 국회는 이 사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군 지휘부의 일탈 행위를 밝혀내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나는 이 글을 통해 김관진 장관의 정치개입 혐의를 고발해둔다.

박창식 연구기획조정실장 겸 논설위원cspcsp@hani.co.kr

2012년 2월 4일 토요일

[사설] 정권 비호 위한 군의 ‘종북’ 딱지 남발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3일자 사설 '[사설]지하철 ‘대란’ 또 흐지부지 넘길 텐가'를 퍼왔습니다.
서울 지하철이 엊그제 출퇴근길 고장으로 교통대란을 야기했다. 올 들어 가장 매서운 혹한이 닥친 이날 발생한 지하철 연쇄사고는 철도공사(코레일)의 운영시스템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더욱 큰 문제는 사고가 끊임없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코레일 측은 매번 덜렁 대국민사과문 한 장 던져놓고 흐지부지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사고는 그야말로 지하철 사고의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오전 7시22분 청량리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전동차가 서울역에서 갑자기 멈춰선 데 이어 고장차량을 다른 열차로 미는 과정에서 탈선이 일어났다. 구로역에서는 전력공급이 끊겨 1호선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됐다. 퇴근길에는 경기 파주시 문산역 방향으로 가던 경의선 전동열차가 수색역에서 멈춰섰다. 코레일 측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외부 플랫폼에서 추위에 떨었던 시민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찾느라 이중·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박승언 코레일 광역철도본부 광역차량처장은 “기온 급강하로 배터리 전압이 방전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사고를 일단 날씨 탓으로 돌렸다. 이번 사고는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도 아니고 기상청의 한파주의보가 일찌감치 내려진 상황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월에도 잇단 엔진고장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다가는 매년 혹한기에 연례행사처럼 사고를 겪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코레일은 지난 1월2일 KTX의 영등포역 역주행 사고와 지난해 2월11일 KTX의 광명역 탈선사고 등 자칫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사고를 잇달아 내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갔다. 이는 기본적으로 공기업다운 책임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낙하산 인사에 따른 느슨한 조직문화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선진화’를 명분으로 진행해온 어설픈 경영효율화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코레일은 2008년 이후 3000명을 감원했고 현재 2000여명을 자연감축 대상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중 상당수가 정비주기 연장, 시설유지보수업무 민간위탁 등의 조치 탓에 밀려나는 기술직이다. 그 결과는 안전마저 담보하지 못하는 ‘후진화’일 뿐이다. 

코레일은 경영 효율에만 매몰되지 말고 철도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공재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또 이번에도 일선 직원 몇명을 징계하는 선에서 사고를 봉합하지 말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럴 능력이 없다면 코레일이건, 국토부건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이라도 보여라. 시민의 분노가 들리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