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안보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안보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3월 12일 월요일

[사설] 정부 폭력에 저항하는 주민을 종북으로 몰지 말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1일자 사설 '[사설] 정부 폭력에 저항하는 주민을 종북으로 몰지 말라'를 퍼왔습니다.
구럼비 바위 폭파가 계속되면서 제주 강정마을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강행하는 해군과 경찰에 일방적으로 당하긴 하지만, 이를 저지하려는 주민과 활동가들의 평화적 노력은 날로 힘을 얻어, 이제 국제적 연대의 구심이 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제주도민의 커가는 분노와 참여다.
그럼에도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 문제를 안보 쟁점으로 유도해 유리한 선거국면을 조성하는 데 골몰한다. 종북·반미와 국가안보 세력의 충돌로 호도해 매카시즘을 부활시키려는 것이다. 친정부 세력의 피켓 따위엔 이미 그런 구호가 등장한 지 오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금 진행되는 건 중앙정부의 폭력에 대한 제주도민의 저항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기만과 사기, 법 절차 파괴, 합리적 토론과 민주적 의사결정 파기, 평화 염원의 유린이 빚어낸 저항이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외부의 활동가들 역시 종북·반미는커녕, 생명·평화를 지상명령으로 삼는 종교인들, 생태주의자, 평화주의자들이다. 이들이 마을 주민 곁에 있는 것은 의를 위해 핍박당하는 약자를 위한 연대일 뿐이다. 따라서 해군기지를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는 것은 제주도민과 연대해 저항하는 쪽과, 정부 폭력을 고무하는 부류다.
해군기지의 안보 쟁점화 노력은 이명박 정부나, 그와의 단절을 앞세운 박근혜의 새누리당이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족벌언론과 함께 3인4각으로 완벽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씨에게 철학이 의심스럽다고 생뚱맞은 문제제기를 했고, 이 대통령은 해군기지 반대는 생명선을 무방비로 방치하자는 것이라고 열을 올린다. 대양해군을 포기했던 건 바로 그였다. 족벌언론은 통합진보당 김지윤씨의 해적기지 발언을 꼬투리 삼아 좌파·종북·반미를 해군기지 반대의 주역으로 드러내려 기를 썼다. 사실 해적 표현은 강제로 전답을 수용하고 마을을 멋대로 파괴하는 해군을 주민들이 비난할 때 쓰던 표현이었다. 진보정당 관계자가 사용하자 종북·반미의 증거로 호들갑을 떤 것이다.
이런 행태가 제주도민을 위축시키고 저들에게 유리한 선거국면을 유도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더이상 분쟁에 휘말리지 않고 평화롭게 살겠다는 제주도민에게 좌파·종북·반미 낙인을 찍어 희생시킨 결과라는 사실은 잊어선 안 된다. 제주도에선 심지어 새누리당까지 앞장설 만큼 주민들의 해군기지 반대 입장은 분명하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인 것이다. 추접한 거짓과 모략으로 제주도민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기 바란다.

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사설] 미국의 이란 추가제재에 섣불리 동참 말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1일자 사설 '[사설] 미국의 이란 추가제재에 섣불리 동참 말라'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추가적인 경제보복 조처에 서둘러 동참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 의회가 강력한 이란 제재 법안을 이번주 안에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자, 우리 정부도 이에 맞춰 추가제재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한다. 국내 수입 원유의 10% 가까이를 공급하는 이란에 대한 제재는 우리 경제와 안보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주권 국가로서 최소한 자존심과 국민 안위를 고려한다면 섣불리 추가제재에 나서선 안 된다.
미 의회가 마련한 이란 제재 법안은 이란의 대외교역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할 경우 다른 나라 금융기관도 미국 금융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제재 대상이다. 두 은행은 현재 이란과의 교역에서 유일한 결제창구다. 따라서 미국의 이란 경제보복은 국내 기업한테 이란에 진출할 기회를 차단하고 교역관계를 끊게 하는 피해를 가져온다.
우리 정부는 애초 미국 의회의 움직임을 관망하는 듯하다가 이달 초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조정관이 방문한 뒤 태도가 달라졌다. 그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이란 제재와 관련해 “우방국의 빠르고 강력한 통일된 행동을 바란다”며 우리나라의 동참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 제재안은 국제사회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 이란 제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도 벗어나는 미국만의 치외법권적 조처다. 명분도 약하다. 미국은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보고서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지가 더 뚜렷해졌다고 주장하지만, 보고서에는 직접적인 증거 없이 정황에 따른 의혹만 들어 있을 뿐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9월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폐쇄하는 등의 제재안을 미국 요구에 따라 서둘러 강행했다. 이 때문에 수많은 국내 기업이 큰 피해를 봤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추가제재안을 받아들이려는 것은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다. 이란의 대응조처에 따라 자칫 국내 원유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정부가 진정으로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란다면 맹목적인 대미 추종외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세계평화와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한 실용외교를 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