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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사설] 김관진 국방, 작심하고 정권비호 나섰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9일자 사설 '[사설] 김관진 국방, 작심하고 정권비호 나섰나'를 퍼왔습니다.
“군의 정신전력은 전장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군통수권자를 비방하는 내용의 앱은 군의 정신전력을 좀먹습니다. 그러한 앱을 삭제하도록 한 지휘관들의 조치는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군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수호자이기 때문입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른바 나꼼수 등 ‘종북 앱’의 스마트폰 삭제를 지시한 군 지휘관들을 다시 두둔하고 나섰다. 지난 7일 국회 국방위 답변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도발’이다.
김 장관은 지난해 5월2일 처음 트위트를 시작해, 17일 문제의 트위트까지 모두 74개의 트위트를 내보냈다. 어제까지 팔로어 수는 9100여명, 팔로잉 수는 1만600여명이다. 장관들 중에서는 파워 트위터리언인 셈이다. 그동안의 내용은 자신의 동정이나 팔로어의 제언에 대한 반응이 주였다. 정치적 논란이 일 만한 트위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이 시점에서 왜 문제의 트위트를 날렸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생각을 더욱 많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의사만은 분명한 듯하다.
국방부는 김 장관의 트위트를 신호탄으로 부사관 이상 간부들에게 북한을 추종하거나 군통수권자 및 정부를 비판하는 앱을 자진 삭제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말이 부사관 이상이지 수직계급사회라는 군의 특성상 일반병까지 대상이 될 것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강제로 검열하는 행위는 금지하도록 했다고 하지만, 마치 중·고등학교에서 갑자기 책가방 검사를 하듯이 사상 검열의 회오리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 장관의 이런 인식은 군대는 ‘정권의 군대’가 아니라 ‘국민의 군대’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나꼼수와 같은 정부 비판 매체에 군인을 포함한 많은 시민이 열광하는 것은 무엇보다 현 정부의 잘못 때문이다. 정권이 비판받을 짓을 하지 않고, 또 기존 언론이 제구실을 했다면 김 장관이 문제로 삼는 앱을 설치하라고 해도 설치할 군인은 없을 것이다. 정말 체제를 부정하고 군통수권자를 비방해 통용해서는 안 될 앱이라면 법률적인 조처를 통해 하는 게 옳다. 군인이라고 해서 정권에 비판적인 내용을 듣지도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헌법 유린 행위다.
또 앱을 설치하는 것은 삭제하는 것만큼이나 손쉽다. 달은 놔둔 채 손가락만 내리도록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김 장관은 정권 비호나 정치 개입으로 비칠 일을 당장 그만두고, 국민의 군대 만들기에 전념하기 바란다.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아침 햇발 ] 국방장관의 정치개입 혐의 / 박창식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6일자 기사 '[아침 햇발 ] 국방장관의 정치개입 혐의 '을 퍼왔습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장병들한테비판적인 언론을 차단하는 것은군인복무규율에도 어긋난다



박창식 연구기획조정실장 겸 논설위원
독일의 군인은 정당이나 시민단체에 가입하는 게 허용된다. 군인은 일정한 절차를 밟아서 연방 하원의원, 주 의원, 유럽의회 의원에 출마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활동은 근무시간 중에 할 수 없고 자유시간에 해야 한다. 군인이 정치 집회나 행사에 제복을 입고 참가해서는 안 된다. 상관은 하급자의 정치적 견해에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독일에서 군인의 지위를 규정한 군인법의 주요 내용이다. 이 법은 군인을 ‘제복을 입은 시민’으로 이해한다. 군인이 제복을 입었더라도 시민과 동일한 공민권을 지닌다는 뜻이다. 군사적 직무 때문에 불가피하게 권리를 제약하려면 그 범위를 법률로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마디로 개별 장병의 시민적 기본권을 보장하되, 군이 집단으로서 부당하게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을 철저하게 차단하겠다는 제도다.
이런 개념은 유럽 여러 나라에 보편화되어 있다. 특히 독일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전쟁을 도발한 나치스 군대를 철저하게 비판하고, 군대를 개혁하고자 제도를 좀더 정교하게 연구했다. 우리는 군부 쿠데타와 군의 선거개입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나라의 발전이 정체된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더욱 날카롭게 경계해야 마땅하다.
얼마 전 일부 군부대에서 ‘나는 꼼수다’ 등 10개 안팎의 앱과 사이트를 ‘정부 비방’ 또는 ‘종북’으로 규정하고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 비방이니 종북이니를 군이 자의적으로 재단하는 것부터가 온당하지 않다. 그런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특정 앱에서 국군 통수권자나 정부를 비난하거나 북한을 찬양하는 것은 정신전력 훼손 여지가 많아 해당 지휘관 조치는 타당했다”며 이 행동을 정당화하고 나섰다.
나꼼수 등은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다. 세상에는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와 우호적인 매체가 두루 있다. 군 지침대로라면 장병들은 비판적인 매체는 빼고 우호적인 매체에만 접근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장병들의 눈과 귀를 어느 한쪽으로만 유도하려는 이유가 뭔가? 장병들이 교양과 지식을 고루 얻지 못해 무식해지도록 만들자는 건가? 특히 지금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결국은 장병들이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야당이 아니라 여당 후보한테 투표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군인은 군인복무규율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대통령령인 군인복무규율은 18조 4항에서 ‘각종 투표에 있어서 어느 한쪽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도록 영향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최근 군 지휘부의 움직임은 군인복무규율 위반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부당한 정치개입이며,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벗어난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1992년 4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는 군이 같은 해 3월24일 치러진 총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음을 내비치는 ‘건강한 부대 관리’라는 제목의 문서를 공개했다. 그 문서는 총선 기간인 3월10일부터 24일까지 병사들의 동요를 방지한다는 목표 아래 텔레비전 저녁뉴스 시청을 통제하도록 했다. 대신에 전우신문 윤독회, 정훈 비디오 상영 등을 실시하도록 했다. 당시 육군 보병소대장인 이지문 중위는 “여당이 지지를 받아 정치 안정을 이뤄야 한다”는 정신교육이 부대별로 실시됐다고 폭로했다. 그때 일은 그때 일이고 군의 정치개입은 더이상 없을 줄로 여겼다. 그런데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총선 이후 구성될 19대 국회는 이 사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군 지휘부의 일탈 행위를 밝혀내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나는 이 글을 통해 김관진 장관의 정치개입 혐의를 고발해둔다.

박창식 연구기획조정실장 겸 논설위원cspcsp@hani.co.kr

2012년 2월 4일 토요일

[사설] 정권 비호 위한 군의 ‘종북’ 딱지 남발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3일자 사설 '[사설]지하철 ‘대란’ 또 흐지부지 넘길 텐가'를 퍼왔습니다.
서울 지하철이 엊그제 출퇴근길 고장으로 교통대란을 야기했다. 올 들어 가장 매서운 혹한이 닥친 이날 발생한 지하철 연쇄사고는 철도공사(코레일)의 운영시스템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더욱 큰 문제는 사고가 끊임없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코레일 측은 매번 덜렁 대국민사과문 한 장 던져놓고 흐지부지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사고는 그야말로 지하철 사고의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오전 7시22분 청량리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전동차가 서울역에서 갑자기 멈춰선 데 이어 고장차량을 다른 열차로 미는 과정에서 탈선이 일어났다. 구로역에서는 전력공급이 끊겨 1호선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됐다. 퇴근길에는 경기 파주시 문산역 방향으로 가던 경의선 전동열차가 수색역에서 멈춰섰다. 코레일 측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외부 플랫폼에서 추위에 떨었던 시민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찾느라 이중·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박승언 코레일 광역철도본부 광역차량처장은 “기온 급강하로 배터리 전압이 방전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사고를 일단 날씨 탓으로 돌렸다. 이번 사고는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도 아니고 기상청의 한파주의보가 일찌감치 내려진 상황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월에도 잇단 엔진고장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다가는 매년 혹한기에 연례행사처럼 사고를 겪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코레일은 지난 1월2일 KTX의 영등포역 역주행 사고와 지난해 2월11일 KTX의 광명역 탈선사고 등 자칫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사고를 잇달아 내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갔다. 이는 기본적으로 공기업다운 책임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낙하산 인사에 따른 느슨한 조직문화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선진화’를 명분으로 진행해온 어설픈 경영효율화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코레일은 2008년 이후 3000명을 감원했고 현재 2000여명을 자연감축 대상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중 상당수가 정비주기 연장, 시설유지보수업무 민간위탁 등의 조치 탓에 밀려나는 기술직이다. 그 결과는 안전마저 담보하지 못하는 ‘후진화’일 뿐이다. 

코레일은 경영 효율에만 매몰되지 말고 철도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공재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또 이번에도 일선 직원 몇명을 징계하는 선에서 사고를 봉합하지 말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럴 능력이 없다면 코레일이건, 국토부건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이라도 보여라. 시민의 분노가 들리지 않는가.

2011년 12월 3일 토요일

"1% 불법 막으려고 99% 합법 금지시키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2-02일자 기사 '"1% 불법 막으려고 99% 합법 금지시키나"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방통심의위원 박경신 교수 "SNS·앱 감시팀, 애플이 권고 안들어주면 어쩔 것인가"


ⓒ민중의소리 김미정 기자 박경신 고려대 교수 겸 방통심의위 야당 추천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는 조직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를 했다. 그걸 막으려고 했고, 너무 화가 났다. 그래서 의사봉을 들고 뛰쳐나갔다."

지난 1일 오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박만 위원장)에서 여당 추천위원들이 SNS.앱 심의팀 신설안을 강행처리하려 하자 이에 반발해 의사봉을 들고 회의실을 뛰쳐나온 박경신(고려대 교수) 야당 추천위원의 변이다.

박 위원은 2일 와 통화에서 전날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 SNS와 앱을 심의하는 '뉴미디어 심의팀' 신설안을 다수결로 강행처리한 데 대해 "이제 방통심의위는 불법정보 규제기구가 아니라 합법정보 규제기구로 전락했다'며 "공식적으로 스스로 '검열자'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은 이번 안건 통과를 '조직 파괴행위'라고 규정했다. 방통심의위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이날 통신심의국 산하에 앱.SNS를 심의하는 뉴미디어 정보 심의팀, 지상파 라디오 심의팀, 종합편성채널을 심의하는 방송심의 2팀이 신설되는 안이 담긴 '방통심의위원회 사무처 직제규칙' 개정안을 다수결로 강행처리했다. 방통심의위의 심의 대상은 ▲헌정질서 위반 ▲범죄 기타 법령 위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 ▲국제 평화질서 위반 등이다. 결과에 따라 인터넷 사업자에게 ▲해당 게시물 삭제 ▲사이트 이용 해지 ▲접속 차단 등이다. 

박 위원은 SNS 심의.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로 크게 두가지를 들었다. 첫번째는 "SNS가 다른 인터넷서비스와 달리 대부분의 정보전달이 기존에 만들어놓은 관계망에 있는 사람에게만 이뤄지기 때문에 완전한 공적소통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불법트윗 하나 때문에 계정 전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법정보' 규제가 되지 않고 '합법정보' 규제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박 위원이 특히 문제삼고 있는 건 '합법정보 규제'다. 이는 SNS규제의 실효성과도 연관된다. 박 위원은 이와 관련해 "불법정보 1%를 지우기 위해 합법정보 99%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다"며 "SNS전담 심의팀을 공식적으로 만든 건 '합법정보 차단기구'임을 만천하에 선언하는 꼴이 됐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합법정보 규제'의 대표적 사례로 "최근 트위터 계정 2MB18NOMA의 경우 계정 이름이 이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연상한다고 해 계정 내 수많은 트윗들이 차단됐다. 어떤 폐북 계정은 김일성 찬양글이 올라왔다는 이유로 차단됐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북한 정치법 수용소를 비난하는 글도 같이 차단됐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SNS 계정 내에 올라와 있어도 내용상 서로 연관성이 없고 작성자들도 제각각이다. 정보가 내용에 따라 조직되는 게 아니라 인맥에 따라 조직되는 것"이라며 "결국 그 사람의 계정에 글들의 내용을 개별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콩이 가득 든 부대에서 썩은 콩을 한알씩 골라내듯, 팔로워가 많은 사용자의 트윗이 수십만개로 복제되는 상황에서 과연 이것이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여야 추천위원의 비율이 6:3인 방통심의위 구성의 특성상 여당 추천위원들이 다수결로 밀어붙이면 끝나는 상황이었다. 박 위원은 SNS 심의팀이 만들어짐으로 인해 발생할 각종 폐해들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타협안을 네차례나 냈지만, 모두 묵살됐다.

박 위원은 "세번의 양보와 네번의 타협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표결이라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다른 인터넷 규제를 전과 동일하게 하는 대신 최소한 SNS규제만큼은 방통심의위가 하지말자 ▲SNS 규제 범위를 음란물, 도박물로 한정하자 ▲게시자에게 심의참여 기회를 주자 ▲심의팀을 만들지 말고 기존대로 SNS규제를 하자는 네가지 안을 차례로 냈지만 모두 6:3으로 부결됐다.

'나는꼼수다'와 같은 인기 팟캐스트 규제여부에 대해 박 위원은 "그런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드로이드폰과 같이 앱 형태로 제공되는 팟캐스트 규제에 대해선 "트위터같은 사적 공간이 아니라 앱스토어라는 열려진 공간을 통해 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스마트폰 앱 심의에 대한 가장 큰 문제로 '실효성'을 들었다. 그는 "앱 심의는 실효성 문제가 가장 크다"며 "구글이나 애플사에서 방통심의위 권고를 들어줘야 하는데, 그쪽에서 들어줄 지, 안 들어줄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qwereer@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