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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7일 화요일

동영상엔 눈감고 '나경원법'에 올인


이글은 시사인 2012-02-07일자 기사 '동영상엔 눈감고 '나경원법'에 올인'을 퍼왔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이 피부클리닉에서 쓴 돈은 550만원”이라는 경찰의 발언이 나온 이후 보수 언론, 특히 의 보도는 두 갈래로 진행됐다. 하나는 (시사IN) 보도가 허위라는 점을 강조하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나경원법’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다. 

1월30일 경찰 발표 직후에는 ‘허위 보도’ 부각에 집중했다. “나경원 1억 피부숍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이 유언비어를 날조해 나경원 후보를 떨어뜨렸다”라고 거침없이 보도했다. (시사IN)이 경찰 발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온라인 기사를 올렸지만 이를 반영조차 하지 않았다. 

(시사IN)이 2월1일 경찰 발표 내용을 180도 뒤집는 취재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여론이 “경찰 발표가 틀렸고, (시사IN) 기사가 맞다”는 쪽으로 급속히 정리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매체는 눈도 꿈쩍 안 했다. (조선일보)는 다음날(2월2일자) 사설에서 “경찰 수사 결과 나후보가 피부과에 쓴 돈은 550만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다시 한번 기정사실화했다.


ⓒ시사IN 2월3일 <동아일보> 기사. 이 기사는 결국 ㄷ클리닉 원장의 정정보도 요구에 의해 수정되었다.
(동아일보)는 한발 더 나갔다. 2월2일 해당 클리닉 원장을 찾아가 인터뷰 했다면서 “1억 발언 유도-짜깁기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피부클리닉 원장은 “(시사IN) 측이 동영상과 녹취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르지 않고 공개하면 해결될 문제다” “병원 대기실에 비치해놓은 가격표까지 모두 압수해갔으면서, 왜 동영상을 가진 측은 압수수색을 하지 못하는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원장은 2월3일 (시사IN)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나오는 동영상 전체를 공개하라’거나 ‘압수수색을 하라’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 (동아일보)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겠다”라고 했다. (시사IN)이 동영상 전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거기에 등장하는 유명 인사들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서이다. 원장 또한 그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할 터이다.

‘나경원 법’은 (문화일보)에서 먼저 드라이브를 걸었다. 1월31일자 사설에서 “1억 피부숍은 근거가 무너져 내린 게 아니라 처음부터 없었다”고 전제한 후, “흑색선전 기획을 차단하고 사후에라도 강력하게 처단함은 물론, 그에 힘입은 당선이라면 효력을 재고할 수 있게 하는 ‘나경원법’이 시급하다”고 바람을 잡았다. 

그러자 다음날과 그 다음날 (동아일보)는 이틀 연속 1면 주요기사로 “나경원 법이 필요하다” “대법원 양형위가 흑색선전에 대한 양형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2월2일자 조선일보 사설은 화룡점정이었다. “4월 총선, 12월 총선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흑색선전이 횡행할 것이므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무조건 실형을 살게 한다든지, 허위사실의 근원지 역할을 한 언론매체는 징벌적 벌금을 부과해 회사가 망하게 해야 한다”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뉴시스 정옥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이를 받기라도 하듯 새누리당 정옥임 의원은 2월6일 이른바 ‘나경원 법’을 발의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선거판을 흔들기 위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 징역형으로만 처벌토록 하는” 내용이다. 이 보도자료에서 정의원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같은당 나경원 후보가 연회비 1억원의 초호화 피부관리실을 다녔다는 보도가 한 시사주간지를 통해 보도됐고, 관련 사실이 팟캐스트 등에서 재생산돼 나 후보가 패배했다” 는 점을 입법 취지로 강조했다. “나경원 후보가 악의적 흑색 보도의 희생양이 되었음이 증명되었”다고도 주장했다. 

‘한 시사 주간지’라고 했지만, (시사IN)이 이 기사를 보도한 것이 다 알려진 상황에서 정의원은 결국 (시사IN)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규정한 셈이다. 이같은 허위 주장으로 (시사IN)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시사IN)은 조만간 상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한편 2월6일 (시사IN)> 기자협회는 "경찰·거대언론·여당은 (시사IN)에 대한 언론 탄압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성명서)

경찰·거대언론·여당은 (시사IN)에 대한 언론 탄압 중단하라
1. 언론 자유를 뒤흔드는 경찰·거대언론·여당의 마녀사냥이 판치고 있다.   

2. 경찰이 최근 나경원 억대 피부클리닉 출입 논란을 취재한 (시사IN) 기자를 상대로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기각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는 나경원 전 의원 측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 당시 억대 피부클리닉 출입 기사를 쓴 (시사IN) 기자 3명, 이를 보도한 타사 기자, 민주통합당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 등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형사고발한 데 따른 경찰의 조치다.  

3. 그러나 (시사IN)은 이미 지난해 12월 관련 취재를 총괄한 기자가 경찰에 출석해 6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조사 과정에서 (시사IN)은 취재 녹취록 4장 등 언론사로서 경찰의 수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이처럼 핵심 당사자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에 응하고 자료를 제출했음에도 경찰이 또 다른 기자에게 체포 영장을 신청한 것은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언론 탄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수사에 협조중인 언론사를 상대로 경찰이 체포 영장을 신청한 것은 명백한 권력남용이기도 하다. 

4. 또한 조선일보, 동아일보, MBC 등 거대언론은 1월30일 “나경원 의원이 출입한 피부클리닉의 비용은 최대 3000만원 선이다”라는 경찰 발표만을 토대로 (시사IN) 보도를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였다. 조선, 동아 등은 경찰 발표 이후에도 관련 보도를 쏟아내며, 이를 엄벌할 수 있는 나경원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경우 사설을 통해 “허위사실의 근원지 역할을 한 언론매체는 징벌적 벌금을 부과해 회사가 망하게 해야 한다”라는 저주도 서슴지 않았다.놀라운 것은 보도 과정에서 이들 언론 대다수가 (시사IN>에 사실 관계를 확인하거나 반론보도 여부를 묻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시사IN)이 2월1일 경찰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피부클리닉 원장의 육성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조선일보는 (시사IN)이 경찰에 녹취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가 급히 기사를 수정하는 촌극을 벌였다. 한 언론사의 존망이 걸린 사안을 보도하면서 언론으로서 기본 중의 기본인 크로스체킹을 무시한 이들 언론의 행태에 같은 언론인으로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5. 여당 일각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위 ‘나경원법’에 대해서도 조소를 금할 수 없다. 이 법안은 선거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자에 대해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만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 정부 말기에 이르러 권력실세의 비리와 횡포가 속속 드러나는 마당에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나경원법 발의는 시대를 거꾸로 거스르는 행위다.
하필이면 시점도 총선을 불과 두달여 앞둔 때다. 지금 벌이지는 경찰, 거대언론, 여당의 협공에 짙은 어둠의 냄새가 나는 까닭이다.
경찰, 거대언론, 여당은 철지난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이에 (시사IN) 기자협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경찰은 (시사IN) 기자에 대한 체포 영장 신청 시도를 중단하라. 
2. 조선·동아·MBC 등 거대언론은 (시사IN)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보도에 대해 사과하고, 정정 및 반론보도하라.    
3. (시사IN) 기자협회는 언론자유를 말살하려는 일체의 움직임에 맞서 관련 단체와 힘을 합쳐 싸워나갈 것이다.

  (시사IN) 기자협회 회원 일동

2011년 12월 18일 일요일

종편 출연은 십자가에 매달아야할 부역인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16일자 기사 '종편 출연은 십자가에 매달아야할 부역인가?'를 퍼왔습니다.
'진보진영의 종편 출연, 어떻게 볼 것인가' 집담회

진보 진영 인사의 조중동매경 종합편성채널 출연, 프로그램 제작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허지웅 영화평론가와 독립 다큐멘터리 이성규 PD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동아일보) 종편 ‘채널A’의 영화프로그램에 출연한 허지웅 영화평론가에게 “나무 십자가에 매달아 공개 화형하자”는 극언이 쏟아졌다. (시사IN) 고재열 기자는 허지웅 평론가는 ‘부역자’라는 비판과 함께 “조중동 종편의 유일한 성과는 허지웅 밥벌이를 해결해 준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종편출연 논란은 개인에 대해 비난을 퍼붓는 방식으로 이뤄질 뿐, 누구하나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었다. 애정남이 필요한 상황이다.


▲ 12월 14일 저녁 7시 신촌 위지안에서 언론연대, 문화연대 주최 '진보진영, 종편참여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권순택

지난 14일 (진보진영, 종편참여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안티조선운동사) 저자 한윤형 자유기고가는 “종편에 출연하는 개개인에 대해 타격을 가하는 것 자체가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종편출연은 절대 안 돼’ 운동은 가능하지 않다
한윤형 자유기고가는 “‘종편출연은 안 된다’는 기준을 잡으면 사실상 조중동매경의 모든 계열사까지 거부해야한다”며 “그러나 그런 식의 운동은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윤형 자유기고가는 ‘삼성불매운동’을 예로 들어 “삼성이란 기업에 비판적 인식을 하고 있어 불매운동을 동참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공짜폰을 받으려고 삼성을 (어쩔 수 없이)쓰시는 분도 있다. 오히려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삼성 제품을 쓰게 되는 경우인데 이 사람들 전체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또한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대기업과 건설 보도에 대한 감시는 시민의 역할이지만, 그렇다고 이들 신문에 삼성과 건설 광고 없이 살라고 말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목숨 걸어라’는 수준의 이분법 사고를 강요하게 되면 결국 (경향신문), (한겨레), (시사IN)은 존재할 수 없다. 이들 신문이 사라지는 세상이 좋은 세상인가?”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윤형 자유기고가는 ‘내편 네편’ 시각으로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연아 선수가 정치적 발언을 하길 원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종편출연에 대한 지금의 이분법사고에서) 김연아 선수가 (조선일보)를 비판하더라도 사람들은 ‘삼성 돈 받고 피겨타면서’라는 비판을 가할 것”이라며 “스포츠 칼럼 웹툰 모두 포털을 통해야한다. 이들에게 역시 ‘여론을 왜곡하는 곳에서 밥 벌어먹으면서’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윤형 자유기고가는 “종편에 참여하는 진보적 교수가 있다면 종편을 통해 일할 기회를 얻게 되는 노동자들도 있다. 허지웅 평론가의 사례는 그 중간”이라며 “이들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는데 적절성과 양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복받는 몇 사람’을 제외하고 정치적 발언을 가로막는 기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종적 판단은 ‘충분히 고민한 개인’에게
김진혁 EBS PD([지식채널e] 등 제작)는 “종편 출연을 진영의 논리대로 ‘네편’과 ‘내편’을 극단적으로 나누는 것은 경계해야한다”며 “비판할 수는 있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적용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최종적 판단은 개인에게 맡기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김진혁 PD는 그러나 ‘충분히 고민한 개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과연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은 개개인이 감당해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진혁 PD는 “언론인의 자세는 언론인으로서 사사로운 이익보다 진실을 추구하는 전달자 역할”이라며 “어느 곳에서 일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조선, 중앙 등에서 일하는 것은 이 자세를 지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제자의 종편 진출을 막을 수 있나’는 물음에 토론회 사회자인 전규찬 교수는 “조중동 종편에 간다고 하더라도 ‘하지 말라’고 말 못할 것 같다”, “오히려 거기에서도 가능할 수 있으니 기왕에 간 거 열심히 노력하라고 말할 것 같다”고 답했다.
전규찬 교수는 “KBS가 이명박 정부 이후 작살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출연하고 있다”면서 “KBS에 출연하는 것과 종편에 출연하는 것이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계속 든다”고 밝혔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는 “종편을 반대할 당위는 있다. 조중동 신문의 이웃이라기보다는 ‘편법’, ‘불법’, ‘위법’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종편반대 투쟁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만들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유저들이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시민운동의 형식을 고민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토론자인 김완 기자는 “진보진영이 현재 지상파를 막연한 우리편’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권을 되찾아 사장 갈아치우고 보도국도 싹 바꾸면 다시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안이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종편반대투쟁 이전에) ‘지상파 정상화’라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이성규 독립PD가 10년 이상 찍은 (오래된 인력거)를 지상파가 아닌 종편에 납품됐다”며 지상파와 계약하게 되면 저작권 자체를 해당 방송사에 넘겨야하는 불공정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완 기자는 “여전히 지상파는 수퍼갑이란 사실”이라며 “지상파가 약탈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근 10년 간 주요 운동과제가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상파가 공정 거래를 확립한다면 완성도가 높은 외주·독립제작사들의 콘텐츠가 종편으로 가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지상파를 정상화시키는 운동은 종편 반대투쟁과 다른 말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