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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5일 수요일

‘행동하는 시민’과 ‘민주주의 희망 창조’


이글은 대자보 2012-01-22일자 기사 '‘행동하는 시민’과 ‘민주주의 희망 창조’'를 퍼왔습니다.
[김주언의 뉴스레이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대한민국 미래 결정할 것

“특권에 안주하며 사회적 부를 전취하는 토건성장주의에 빠져 한국 사회를 자기 파괴적인 양극화사회로 한반도 전체를 갈등과 대결로 몰고 갈 것인가? 아니면 시민이 주도하는 공정하고 소통하는 민주주의 사회, 모든 이들의 행복을 위해 국가가 봉사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생명, 공존, 평화를 중시하는 지속가능한 생태국가, 평화체제로 나아갈 것인가?”

시민사회의 올해 화두는 ‘행동하는 시민’과 ‘민주주의 희망 창조’이다.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신년사를 통해 “민주주의와 복지, 한반도 평화와 생태 친화적 성장의 비전을 가진 새로운 정치 주체와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올해 총선과 대선이라는 두차례의 정치행사를 앞두고 시민사회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정치혁신과 정치참여를 위한 유권자 운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정치구조를 정착시키고, 투표행위를 넘어서는 정치참여를 위해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시민단체들은 2월부터 총선에 대비해 의제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연대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총선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민의 참여를 끌어낼 방안도 마련했다. 

올해는 신년사의 지적대로 ‘역사적 전환기’이자 ‘문명의 전환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아랍민주화 열풍과 월가점령 시위는 새로운 전환기의 전조라고 볼 수도 있다. 전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월가시위대의 구호 ‘1%의 탐욕과 99%의 분노’는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폐혜를 한마디로 대변해준다. 그래서 자본주의 위기를 거론하는 학자들도 많다. 유럽의 재정위기도 자본주의 위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대체할 바람직한 세계체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새로운 문명의 전환을 불러올 조짐임에는 틀림없다. 

올해는 또 세계 50여개 나라에서 정치 지도자를 선출하는 정치행사가 예정돼 있다. 올해 벽두의 타이완 총통선거를 시작으로 미국, 프랑스, 중국 등 주요국의 선거가 치러진다.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정치세력이 교체될 것만은 분명하다. 게다가 선거과정에서 많은 나라의 정치지도자들은 시민여론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각성된 시민의 힘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는 것이다. 어쩌면 아랍에서 촉발된 시민혁명이 전세계를 뒤덮어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을 찍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계사적 전환기에 치러지는 국내의 중요한 정치행사도 세계사의 흐름에서 비껴갈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는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두 차례의 선거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또 올해는 6.10시민항쟁 25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시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쟁취해 민주적 제도를 정비한 ‘87년 체제’가 시작된 지 4반세기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의 퇴행으로 민주체제가 훼손됐지만, 과거체제로 되돌아 갈 수는 없다. 이제 ‘87년 체제’를 뛰어 넘어 민주적 복지국가의 실현을 목표로 한 ‘13년 체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2012년을 점령하라’는 고 김근태 선배의 경귀가 더욱 가슴 속에 다가오는 이유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른바 ‘쇄신’을 내걸고 돌아선 민심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공천혁명과 당명변경, 대통령 탈당요구 등 온갖 묘안을 짜내고 있다. 게다가 재벌개혁과 선택적 복지 등 한나라당의 정체성과는 상반되는 정책을 내걸고 민심을 구걸하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나 돈봉투 전당대회 등 온갖 비리로 점철돼 있는 한나라당이 제대로 쇄신할 지는 미지수이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의 실정으로 서민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는 데다 대통령의 측근비리마저 잇따라 불거지면서 민심이반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반해 민주통합당은 시민참여를 통한 정치개혁에 나섰다. 민주당과 시민사회의 결합을 통한 민주통합당의 결성을 시작으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모바일 시민투표를 통해 지도부를 구성했다. 새로 결성된 지도부는 국회탈환과 정권교체를 다짐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보편적 복지 등 새로운 시대를 위한 야심찬 정책도 내놨다. 야권연대를 위해 통합진보당과의 정치협상도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공천혁명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시민사회의 일부 운동가들도 현실정치 참여를 선언했다. 이들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통해 시민사회의 꿈을 정치참여를 통해 실현해내겠다는 포부를 간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협치)가 무너지고 독단적인 반 시민정책으로 민생이 피폐해진 데 대한 분노의 표현이기도 하다. 시대를 거스른 토건중심 패러다임으로 대한민국을 황폐화시킨 이명박 정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힘이 무력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나라의 미래는 시민의 행동에 달려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대로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든, 시민단체에 남아 있든 간에 시민운동가들은 목표와 비전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시민운동가의 책무는 역사적 소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사와 문명의 전환기를 맞아 시민사회가 어떻게 시민의 행동을 끌어내고 하나로 모아내느냐를 고민해야 할 때다. 정치개혁을 넘어 민주적 복지국가, 지속가능한 생태국가,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꿈꾸는 나라를 실현할 수 있다. 


언론광장 감사, (http://www.ingopress.com) 편집인

2012년 1월 3일 화요일

[사설] ‘희망’을 느낄 수 없는 이 대통령의 신년연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02일자 시설 '[사설] ‘희망’을 느낄 수 없는 이 대통령의 신년연설'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발표한 신년연설은 주로 임기말 국정의 ‘안정적 관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잇따른 실정으로 힘이 빠진 이 대통령의 처지를 반영한 듯 평소의 엉뚱한 자신감이나 독선도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가슴에 와닿는 진정성은 여전히 느껴지지 않는 연설이었다. 사과는 두루뭉술했고, 성찰은 미흡했으며, 국정운영의 변화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자신과 친인척, 측근 비리 문제에 대한 사과의 표시였으나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시늉뿐인 사과였다. 용어 선택부터 ‘사과’나 ‘사죄’라는 말 대신 ‘송구’라는 우회적 표현을 사용했다. 내곡동 사저 문제를 비롯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에 비춰보면 이 정도 표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이 놀랍다.
사실 이 대통령이 지금 사과해야 할 대상은 측근비리 정도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올해 신년연설에서는 지난 4년간의 실정에 대한 총체적인 사과가 있어야 마땅했다. 민주주의의 후퇴, 인권의 실종, 민생경제의 파탄, 남북관계의 후퇴 등 전방위에 걸친 국정실패를 통렬히 반성하고 지금부터라도 국정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각오 표명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헛된 바람일 뿐임을 신년연설은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이 대통령의 신년연설 제목은 ‘위기를 넘어 희망으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과연 국민 중 몇 사람이나 희망을 느꼈을지는 의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일자리, 청년실업 해결 등을 약속했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되풀이되는 화려한 말의 성찬에 불과했다. ‘물가 3% 초반 억제’ 약속만 해도 이미 기획재정부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2%로 내놓은 것을 재탕했다. 남북관계에서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을 언급하지 않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대목이다. 하지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새롭게 전개되는 한반도 상황에 대응해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적극적인 의지나 전략은 엿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위기’만 있고 ‘희망’은 느껴지지 않는 신년연설이다.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사설]‘희망텐트’, 쌍용차 노동자 희생 막을 희망이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08일자 사설 '[사설]‘희망텐트’, 쌍용차 노동자 희생 막을 희망이다'를 퍼왔습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조합원 등이 그제부터 쌍용차 평택 공장 정문 앞에 텐트를 치고 복직 투쟁에 들어갔다. 한진중공업 해고사태를 해결한 ‘희망버스’에 이어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희망텐트’가 등장한 것이다. 경찰과 평택시가 텐트들을 불법 건축물이라며 강제 철거했지만 조합원들은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이슈로 등장한 희망텐트가 쌍용차 해고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희망텐트’는 쌍용차 해고·휴직 노동자와 가족이 죽어가는 절망적 상황이 빚어낸 필연적 결과물이다. 2009년 이래 2년8개월 동안 쌍용차에서 해고되거나 휴직당한 19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자살 또는 사망했다. 해고 노동자의 80%가 심각한 우울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살아남은 노동자와 가족들은 자신들도 죽음을 맞을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희망텐트를 치고 나선 것이다. 희망텐트는 또한 회사 측을 향해 2009년 8월 ‘노사 대타협’ 때의 약속을 지키라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에서 출발한다. 회사 측은 당시 461명의 무급휴직자를 1년 뒤 복직하기로 했지만 2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명도 복직시키지 않았다. 경영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회사 측은 그제 “3분기 말까지 1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희망텐트촌은 ‘절망텐트촌’이 될 수밖에 없다”며 즉각 복직을 거부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지난 1일 지난 2005년(6만5521대) 이후 7년 만에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올렸다고 자랑했다. 완성차 누계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62% 이상 증가한 6만8467대라는 것이다. 20명에 육박하는 노동자들의 죽음 앞에서조차 사태를 호도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최근 한 임원은 해고자에게 ‘복직하고 싶으면 공적자금을 따와라. 그럼 복직시켜 주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경영진이 할 말이 아니다. GM대우차는 지난 2001년 2월 1725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가 이듬해 실적이 좋아지자 12월부터 순차적으로 해고자를 복직시켰다. 이것이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에 대한 희망을 살리고, 결국 GM대우차가 소생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왜 쌍용차 경영진은 모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복직에 대한 아무런 희망도 없이 이 겨울을 지나게 해선 안된다. 그런데도 회사는 “또다시 거대 세력과의 싸움이 시작됐다”며 희망텐트를 비난했다. 그렇다면 희망버스로 보여준 시민들의 사회적 연대가 다시 쌍용차로 향하게 될 수밖에 없다. 쌍용차 해고자들의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이 그들에 대한 공고한 지지를 확인함으로써 그들의 복직을 이끌어내는 방법밖에 없다. 희망버스의 열기가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을 지키는 희망텐트의 온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경찰과 평택시도 희망텐트의 온기를 꺼뜨려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