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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2일 목요일

원자력안전위 "우리는 잘못 없다" 발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21일자 기사 '원자력안전위 "우리는 잘못 없다" 발뺌'을 퍼왔습니다.
강창순 "고리1호기 폐쇄 계획 없다…사고는 용역 탓"

강창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벌어진 고리 원전 1호기 정전 사태와 관련한 조사 현황을 발표하면서 "원자력안전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KINS)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원전 안전에 관한 총체적 책임을 가진 이들 기관이 정전 사태와 은폐에 사과하기는커녕, 해당 원전의 간부들과 용역업체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감독기관이 "한수원이 은폐하면 알 수 없다"?

원자력안전위는 21일 서울 서대문구 원자력안전위 대회의실에서 '고리 1호기 전력공급중단 관련 조사현황 및 향후 대책'을 발표했다. 원자력안전위는 △발전기 보호장치를 시험하던 작업자가 감독자의 지시와 절차에 따르지 않아 외부전원이 차단됐으며 △고리 원전 제1발전소장이 사건 은폐를 주도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고리 원전 1호기 간부들은 사건 당시 모든 운전원 일지 등에서 관련 기록들을 의도적으로 누락하는 등 사건을 은폐했고, 당시 고리원전본부장과 사장을 포함한 한수원 경영진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난 3월 10일에야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고리 원자력발전소에는 원자력안전위에서 파견된 주재관 1명과 안전기술원 소속 주재원4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이들 역시 사고가 난 것을 전혀 몰랐다. 그러나 원자력안전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발전소 직원들이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해 사실을 알 수 없었다"며 자신들의 잘못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창순 위원장은 "사고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안전위와 안전기술원 주재원들이 적절한 조치를 했느냐 여부를 확인했는데, 조사 결과 주재원들은 사고와 관련해 잘못 처리한 사안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윤원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도 "안전기술원 입회 하에 진행했던 정기 검사에서 비상디젤발전기는 잘 돌아가는 것으로 기록됐고, 현장 담당자들도 인터뷰에서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했다"며 발전소 직원들이 보고서와 일지까지 기록하지 않고 조작적으로 은폐해 주재원들이 사고에 대해 알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12분간 정전으로 원자로 냉각수의 온도는 36.9도에서 58.3도로 올랐으며,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의 온도는 21도에서 21.5도로 상승했다. 박윤원 원장은 '원자로 온도 변화 기록도 나와있는데도 왜 눈치채지 못했느냐'는 지적에 "정기 점검 기간이라 온도변화만 예의 주시하지 않는 한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한수원이 진행하는 한달 남짓한 정기 검사 기간 동안 수행되는 절차서만 800개이고, 이 중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을 압축해도 200개"라고 말하기도 했다.

"평상시엔 '안전하다'더니 사고나자 '책임없다'고?"

그러나 사고 당시 작동하지 않았던 비상디젤발전기만 해도 이들의 감독, 검사 부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비상디젤발전기는 사고가 알려지고 난 후 현장조사단의 조사에서도 고장난 상태였으나, 앞서 안전기술원 등은 지난달 21~23일 진행한 정기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판단했다.

이 비상디젤발전기는 닷새 후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도 가동에 실패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였으나 안전기술원은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4일 재강동한 고리원전은 이번 사태로 다시 정지할 때까지 비상디젤발전기가 고장난 상태로 운전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사업자가 한달 넘도록 숨기다 보고하기 전까지 알지 못한 것은 원자력 안전 당국의 자격과 능력이 없음을 자인한 것"이라며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양이원영 국장은 "고장이 난 비상디젤발전기만 해도 원자력안전위나 안전기술원이 성능 검사 결과 정상이라고 통과시킨 것이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21기 원전 점검하고 '안전에 문제 없다'고 한 것도 이들"이라며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자 '책임 없다'고 발뺌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한수원은 고리1호기의 해당 비상발전기를 개조해 문제가 생긴 공기공급밸브를 신품으로 교체하면서 두 개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들은 2013년 3월까지 비상발전기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이동용 디젤발전기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역시 막대한 예산이 드는 작업이나 원자력안전위는 수명을 넘긴 고리 1호기의 폐쇄 가능성은 한마디로 일축했다. 강창순 위원장은 "고리 원전을 폐쇄하느냐 마느냐는 사업자인 한수원이 결정할 몫"이라면서도 "고리 원전 1호기를 폐쇄할 계획이 전혀 없고, 비상디젤발전기 등을 검토한후에 재가동할 예정"고 못박았다.



▲ 강창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원자력안전위, 은폐 한수원과 다를 바 없다"

한편 이날 원자력안전위는 정전 사건 발생의 책임을 당시 점검을 진행했던 용역업체 작업자의 과실로 돌렸다.

유국희 안전위 안전정책국장은 "사고 당시 3개의 외부전원 회선 중 2개가 정비중인 상태였는데, 용역업체의 직원이 당초 11일로 예정되어 있던 '보호계전기 시험'을 임의로 당겨서 8일에 진행했고, 이를 감독해야 할 현장의 한수원 관계자 역시 정비 콘트롤 센터에 보고 없이 이를 묵인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작업자가 오류를 내면서 외부 전원이 차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용역업체 직원은 같은 점검 작업을 고리 원전 뿐 아니라 월성 1호기에서도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정을 앞당겨 진행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원자력안전위는 "책임있는 관계자들을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등 엄중하게 문책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책임있는 관계자의 범위'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와 검토해 확정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원자력 안전위는 △ 한수원에 24시간 자동감시시스템을 구축 △전 원전의 비상발전기 안전점검을 4월까지 실시 △검사항목 현 57개에서 100개로 확대 △주재 인원 현 5명에서 25명 수준으로 증가 △IAEA의 안전문화평가(SCART) 수검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한편 이날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원자력안전위의 브리핑을 듣고 강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려 원자력안전위를 방문하려 했으나, 위원회가 있는 흥국생명 정문에서 경찰에 의해 출입을 저지 당했다.

양이원영 국장은 "브리핑장 입장을 원천 봉쇄 한 것은 한수원에서 이 사고를 은폐한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투명성이 제일 중요한 것인데 기본적으로 비공개하고 알리지 않는게 체질화되어있다"고 비판했다.



/채은하 기자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고리원전 인근 300만명, 사고 나면 속수무책”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19일자 기사 ' “고리원전 인근 300만명, 사고 나면 속수무책”'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주민 뒷전·정치인엔 굽실… “정신 못 차린 원전”

고리원전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1년간 완벽하게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정부 발표 자체가 ‘거짓’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리원전 사고 땐 인근주민 317만 명이 무방비 상태에 놓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원전 사고 은폐 경위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검찰 등 수사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 반발에도 로켓발사를 강행키로 했다. 북한은 지구관측위성(광명성 3호)을 쏘아 올리기 위한 로켓이라며 발사시기와 추진체 낙하지점 등을 사전에 미국과 주변국들에게 알렸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로켓실험이 대량살상무기로 쓰일 수 있다며 발사중단을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막고 자료를 폐기해 역대 최고 액수인 4억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삼성은 조사를 나온 공정위 조사관들을 정문에서 막아 시간을 지연시키는 사이 사무실 직원들이 서류를 폐기하는 부도덕적인 일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3월19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고리원전 사고는 6년차 대리의 실수?
지난달 9일 발생한 고리 원전 1호기 블랙아웃 사고가 협력업체 직원의 실수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선일보 12면 기사에 따르면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협력업체인 한빛파워에서 나온 작업자가 1번 계전기를 시험한 뒤 이를 정상상태로 되돌리지 않고 2번 계전기를 시험하면서 일어났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조선일보 3월19일자 12면

고리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감독자 지시에 따라 작업자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 밝힌 것처럼 이번 사고를 6년차 대리의 실수라고 하고 넘어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조선일보도 지적했듯이 사고 이후엔 비상 디젤 발전기가 작동됐어야 하지만 발전기는 고장으로 가동되지 않았고 징계를 우려한 간부들의 조직적인 은폐가 뒤따랐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완벽한 대책을 세워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한 달 동안이나 사고 사실 자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원전 통제 능력에도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언제든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지식경제부・한수원, 안전대책 발표날 바로 사고… “실제 완료된 것 없었다”
지식경제부와 한수원이 지난 9일 일본 원전사고 1주기를 맞아 고리 원전은 ‘원자로 정지 발생시 재가동 절차 강화’ ‘지진 및 해일 대비 안전성 보강’ ‘비상전력 및 냉각수단 확보’ 등을 대부분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라고 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국민일보 기사에서 고리원전에 근무하는 A씨는 “당시 보고자료는 정부방침에 따라 2015년까지 단계별로 추진할 사항을 나열한 것으로 실제 완료된 것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이번 사고는 현장에서의 안전대책을 무시한 채 서류상 안전하다는 보고가 통하는 ‘탁상행정’ 관행이 빚은 인재라는 것이다.
국민일보는 “고리 원전 임직원들이 블랙아웃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은 정부와 한수원이 발표한 안전대책의 대국민 기만성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 한국일보 3월19일자 2면

한국일보는 ‘기자의 눈’ 에서 지역 주민들이 고리 원전을 찾았을 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최고책임자 이영일 본부장이 김정훈 의원(새누리당) 등 국회의원 등이 오자 직접 브리핑에 나서 2시간이나 동행했다며 쓴 소리를 했다.
“고리원전 사고 땐 317만 명 무방비”
고리 원전 사고 땐 인근 317만 명이 무방비 상태에 놓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겨레는 15면 기사에서 일본 원전 사고 이후에도 개선된 부분이 거의 없다며 원전 주변 자치단체들은 주민용 안전장비 확보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원전 반대 단체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일본 정부가 반지름 20km 안에 사는 주민들에게 피난령을 내리고, 21~30km 안 주민들에게는 실내에만 머물도록 한 사실을 들어 비상계획구역을 30km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했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현 비상계획구역은 8~10km로 한정돼 있다.


▲ 한겨레 3월19일자 15면

부산시와 전남도, 경북도는 원전 사고시 대피할 수 있는 구호소를 20~213곳을 추가 지정했지만 대부분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곳이어서 지진을 동반한 사고가 났을 때 구호소가 되레 더 위험한 실정이다.
지자체들은 국가와 원전사업자로부터 해마다 80억~200억 원씩의 원전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주민용 안전장치 구입에 사용하기를 꺼려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0년 원전지원금 90억~160억원 가운데 주민용 안전장비 구입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던 경주시와 울진군은 지난해에도 각각 86억원과 170억원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같은 용도로는 한 푼도 지출하지 않았다.
영광군 관계자는 “원전지원금은 원전주변지역 도로확장 등 주민 숙원사업에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 위성발사 로켓 추진체 변산 앞바다에 떨어질 듯
북한이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맞아 쏘아올리겠다고 발표한 광명성 3호의 발사 궤적과 추진체 낙하지점 등을 관련 국제기구에 통보하고 발사강행 뜻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이 통보한 바에 따르면 1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km 해상에, 2차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190km 해상에 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국제사회 비판이 고조되자 외국의 권위 있는 우주과학기술 부문 전문가들과 기자들을 초청해 서해 위성발사장과 위성관제종합지휘소 등을 참관시키고 광명성 3호 발사 실황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 조선일보 3월19일자 1면

미국 “발사 땐 식량지원 보류”…중국도 강한 불만 전달
북미 대화를 진행해 오던 미국은 북한의 로켓 발표 소식을 통보 받은 뒤 유감 표명을 밝혔다.
미 뉼런드 대변인은 “북한에 영양지원을 하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다른 정책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입장이지만 북한의 발표로 2·29 합의가 여전히 유효한지 우려를 갖게 됐다”며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경우 식량지원을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중국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장즈쥔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6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만나 편치 않은 속내를 전달했다. 중국은 이전 2번의 위성발사 때 발표 당일 주중 북한대사를 부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에는 중국과 사전협의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북한이 발사하는 인공위성이 일본을 향할 경우 미사일 방어시스템(MD)으로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요미우리 신문이 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언론들도 북한의 위성로켓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로켓발사 강행 방침을 비판하고 있다.
보수언론은 물론 경향신문조차 사설 에서 “사실상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며 “미국과의 ‘2.29 합의’를 계기로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북한 문제가 양자간, 다자간 외교무대에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기대 역시 저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에 두 목소리? 불안한 김정은 체제
언론들은 또,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는 불안정한 김정은 체제에서 찾고 있다.
미국과 합의를 끌어낸 지 불과 20여일 만에 미국이 반발할 수 있는 로켓발사를 발표한 것은 온건파가 잡고 있는 외교부와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군부의 세력 다툼 때문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위성발사 사실을 주변국에 통보하고 현장에 외국 전문가들과 기자들을 초정하겠다고 알린 것 역시 이런 내부 사정을 알리고 미국에 사전 양해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세계일보).
6자회담 미측 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지휘체계가 단일화 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식량지원 협상에 나선 이들과 미사일 발사를 추진하는 이들이 다르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고리 원전 간부들, 사고 직후 '은폐' 모의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15일자 기사 '"고리 원전 간부들, 사고 직후 '은폐' 모의했다"'를 퍼왔습니다.
한수원, 조직적 은폐 정황 드러나…'술자리'에서 우연히 알려져

지난달 9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발생한 전원중단 사고를 두고 벌어진 충격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 당시 경황이 없어 미처 보고할 시기를 놓쳤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해명과 달리 사고 수습 직후 간부들이 회의를 열어 은폐를 모의했고, 우연히 사고 사실이 부산시의원에게 알려지자 뒤늦게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는 것.

"사고 직후 회의서 '은폐' 결정…안전위 주재원도 몰라"

등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고리 1호기에서 발생한 정전사고가 수습된 직후 간부들이 회의를 열어 사고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기로 모의했다. "지난달 9일 사고 수습 직후인 오후 9시에서 9시30분 사이 발전소장과 실장, 팀장 등 간부들이 현장에서 논의, 이번 사고를 보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고리 1호기 관계자의 발언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노후 원전인 고리1호기의 사고 사실이 알려졌을 때 미칠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부담이 돼 그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리 원전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안전위)에서 파견한 주재관 1명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주재원 4명이 상주하고 있으나, 이들이 퇴근한 뒤 사고가 일어나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일 KINS 가동안전총괄실 주재원은 "주재원들이 퇴근한 뒤라도 전화로 알렸어야 하는데 보고를 전혀 받지 못했고, 다음날 확인한 운전일지에도 정상 운영됐다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한수원은 원전 운전일지에도 1호기가 정상 가동됐다고 기록했으며, 이후 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사고 당시 경황이 없어 미처 보고할 시기를 놓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부산시의원 "술자리 옆 테이블서 우연히 사고 소식 들어"

고리 원전의 조직적인 은폐에도 전원 중단 사고가 알려진 것은 우연한 계기에 의해서였다. 부산시의회 김수근 의원(기장2)이 지난달 20일쯤 식당에서 우연히 "원전 전원이 차단됐는데 비상 발전기가 안 돌았다. 아무 문제가 없나"라고 하는 말을 듣고 8일 고리 원전에 문의한 것.

당시 대외협력처장은 "모르겠다. 확인해보겠다"고 회피했고, 결국 나흘 후인 12일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 한수원은 10일에야 새로 부임한 고리 본부장으로부터 전화로 보고를 받았으며 11일 상경한 본부장과 소장 등을 만나 상세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의 해명대로라도, 한수원 역시 전화 보고를 받은 지 이틀 만에야 안전위원회에 보고한 것이다. 한수원 측은 "당시 주말이어서 보고가 늦어졌다"고 변명했다.

게다가 한수원은 사고를 보고하지 않고 은폐를 시도한 고리 1호기의 실무 책임자인 문병위 제1 발전소장을 본사 위기관리실장으로 임명했다. 위기관리실장은 원전 사고를 비롯해 회사의 전반적인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자리인데, 비상 사고도 보고하지 않은 인물을 발령낸 것.

한편 감사원은 이날 지난해 9월 정전대란에 이어 발생한 고리 원전 사고 은폐 등과 관련해 원전안전, 에너지 분야 등 국가핵심기반분야 위기관리실태 전반에 대해 이달 중 실지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앞 바다에서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보트를 타고 '노후 원전 폐쇄', '신규 원전 건설 반대' 등을 주장하며 해상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트 뒤로 고리원전 1, 2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채은하 기자 

2012년 3월 14일 수요일

"또 고리원전 사고? 정부는 은폐의 귀재?"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14일자 기사 '"또 고리원전 사고? 정부는 은폐의 귀재?"'를 퍼왔습니다.
한수원 한 달간 고리 원전 사고 숨겨, SNS "의도적?"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전원공급이 중단됐던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소셜네트워크(SNS) 상 논란이 일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안전위)는 13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최근 실시한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고리 원전 1호기에서 전원이 끊기는 사고가 있었다고 지난 12일 보고했다"라고 밝혔다. 계획예방정비는 원전을 일정 기간 운전하고 난 뒤 핵연료 교체와 부품점검·보수하는 것이다.
한수원은 2월 4일부터 3월 4일까지 계획예방정비를 하던 도중 지난달 9일 8시 43분 고리원전 1호기가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됐고, 이어 비상발전기까지 작동하지 않는 이른바 '스테이션 블랙아웃'을 12분 동안 겪었다.
하지만 한수원은 사고가 발생 후 즉시 안전위에 보고해야 했지만 한 달 동안이나 보고를 하지 않은 것. 이에 SNS의 반응은 "안전불감증에 적신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전문가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동일하게 볼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전원 끊김-냉각수 공급 안 함-원자로 온도 상승-원자로 녹아내리면서 그대로…. 엄청나게 위험한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바라보며 대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상에서도 "관리가 이런데도 원전을 늘리겠다니", "대통령님을 퇴임 후 고리로 모셔야!", "이런~ 원~전 같은 것들!", "관련 보고체계에 있었던 인간들 한 놈도 빠짐없이 전원 옷 벗겨야 합니다. '용서는 새로운 용서를 낳을 뿐'", "국민 목숨 걸고 외줄타기 하는 느낌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트위터리안들은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천안함 사태 진실에 대한 의혹의 연장선에서 "현 정부의 의도적 은폐가 아닌가?", "증거는 무조건 땅속에, MB정부는 은폐의 귀재", "천안함, 고위공직자 비리, 민간인 불법사찰, BBK 등 얼마나 숨길게 많으신지 모르지만 이제는 말할 때가 왔다!" 등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이번 고리 1호기 사건은 일본원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원자로이기에 일본원전과 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습니다"라는 멘션을 올리자 "전혀 다르지만, 원전 1호기는 1978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설계 수명을 연장해 운영 중이다. 34년이면 오래 사용한 것. 보일러가 아닌 만큼 고려해야 하지만 잦은 고장과 노후화를 간과한다면 큰 것을 잃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1년 12월 4일 일요일

전기요금 오르고, 탈핵 선언은 불가?


이글은 레디앙 2011-11-28일자 기사 '전기요금 오르고, 탈핵 선언은 불가?'를 퍼왔습니다.
[한미FTA와 전력] "정부 역할, 미국 투자자에게 넘겨주나"

최근 한국전력(이하 ‘한전’) 이사회가 전기요금 10% 인상안을 의결했다. 한전 측은 이에 대해 지난 8월 전기요금을 4.9% 인상했으나 원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 적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요금은 통상 한전 이사회에서 적정한 인상안을 마련해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승인 신청을 하고, 장관은 대통령에게 추인을 받아야 한다.



소액주주 "전기요금 적게 올려 회사에 손해"
한전의 이번 행동은 지난 8월 김쌍수 전 한전 사장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고려한 조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전 소액주주 14명은 지난 8월 전기요금 현실화에 실패한 책임을 물어 김쌍수 전 사장을 상대로 2조800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3년 동안 연료비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한전 주주소송은 다른 소액주주 소송과 달리 명백한 불법행위나 ‘도덕적 해이’로 송사에 휘말린 것과는 차이가 있다. 김 전 사장이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논란이 되기 때문이다. 한전은 한국정책금융공사와 정부의 지분이 51%에 이르는 전형적인 공기업이고,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점에서 소송 대상이 정부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바로 여기서 한미FTA와 전기요금이 연관될 수 있는 실마리가 관찰된다. 한미FTA는 공공복지정책보다 투자자 보호를 중시하는 미국의 일방적인 투자자유화 정책을 그대로 도입하는 협정이다. 특히 대표적인 독소조항 중 하나인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의 협정의무 위반 등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투자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별도의 중재기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분쟁해결 절차다.
ISD의 핵심쟁점은 ‘간접수용’ 조항인데, 이는 투자자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릴 만한 정부의 조치를 ‘수용’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자신의 자산을 수용당하지 않더라도 단지 정부의 규제에 의해 자산가치가 하락했다는 이유로 정부를 상대로 제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전에 투자한 미국인 주주 한국정부 제소?
이는 한미FTA가 발효된 후 한전 주식에 투자한 미국 투자자들이 전기요금 억제 정책을 펴는 우리나라 정부에 제소를 걸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전은 정부와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정부투자기관으로서, 국내 판매전력의 100%를 담당하고 있다. 발전의 경우에도 자회사를 통해 국내 생산전력의 95%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전력수급뿐만 아니라 국가공공정책에서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에 한전은 외국인 보유지분을 4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긴 하지만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엄연한 주식회사이기도 하다. 미국 투자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거래를 통해 주식을 보유하고 우리나라 전기요금 정책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등 발전자회사 6곳 외에도 엔지니어링·발전설비·정비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 5곳을 합쳐 10개가 넘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자회사 가운데 상장업체로는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 한전기술, 한전KPS와 지분 29%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있는 한전산업 3개사가 있다.
이 자회사들의 주식가격은 한전의 영업실적에 따라 출렁거린다. 그리고 한전 영업실적은 대부분 전력을 구입해 팔아 얻는 수입에 의존한다. 우리나라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에 따라 한전뿐만 아니라 한전의 자회사들까지 영향을 받는 것이다. 미국 투자자들이 한전의 자회사들이라고 가만히 놔둘 리 없다. 최근 한전은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를 이유로 자회사들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 일부 인터넷 진보언론을 통해 ‘핵 폐기’를 선언한 독일이 ISD소송에 직면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스웨덴 국영 에너지기업인 바텐팔이 자신들이 소유한 독일 함부르크 부근 브룬스뷔텔 원전(66.7%), 크뤼멜 원전(50%)을 폐쇄한 독일 정부를 상대로 ISD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에서 ‘탈핵’을 선언할 경우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주목되었다.
우리도 탈핵 선언하면 제소된다?
한전이 원전사업자는 아니다. 하지만 한전이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인 한수원이 전 원전을 보유하고 운영과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결국 한전의 향후 지배구조 변화와 운영방식 변경에 따라 얼마든지 국내 원전의 소유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
만에 하나, 한전이 민영화라도 하게 될 경우 통상적이지만 엄청난 폐로비용, 핵폐기물 저장 비용 등 외에 독일의 사례처럼 한국사회도 ‘탈핵’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 엄청난 비용을 추가적으로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한전뿐만 아니라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상장공기업들도 소송의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가스공사는 한전과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요금을 통제하고 있어 부대사업이 없으면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구조를 수십년 째 유지하고 있다.
원가 미반영분을 추후에 정산받고 있는 지역난방공사도 계절별 수익구조가 다른 사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주들의 제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건 물론 한미FTA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의 이야기다. 한미FTA가 체결되면 더 돌이킬 수 없는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다.
또한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알뜰주유소가 자칫 한미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만일 SK에너지(외국인지분 31%)나, GS칼텍스(미국계 석유자본 셰브론 50% 지분보유)에 투자한 미국 투자자나 기업이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으로 SK주유소나 GS칼텍스 주유소의 이익이 침해됐다고 판단할 경우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역할, 미국 투자자에게 넘겨주나
물가와 선거를 의식한 ‘저렴한 전기요금’과 일부 수출 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은 에너지 가격 구조의 왜곡을 초래했다. 싼 전기요금은 전기 과소비를 부르고, 높은 환율에 세금이 절반인 석유 가격 구조는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괴상’한 흐름이 연출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물가나 선거 등을 감안할 때 전기 요금을 대폭 인상할 수도 없고, 유류세를 줄여 세수가 감소하는 것을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에너지정책의 총체적인 실패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못난 정부’라도 우리나라 정부가 에너지가격 등 공공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 정부는 ‘에너지복지’를 실현할 주체이고, 전기와 같은 에너지는 생활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전기 등 에너지가격을 미국인 투자자가 좌지우지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한미FTA는 이 같은 우려를 가능하게 만드는 협정이다. 한미FTA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다.
왜곡된 에너지 가격체계를 바로 잡고 전기요금을 적정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가정용 전력은 비싸고 산업용은 저렴하게 공급하는 경제주체 간 교차보조금 제도를 없애고 누진율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사회는 지난 9월 15일 초유의 정전대란을 겪었다. 또한 올 겨울 한파가 닥칠 경우 또 다시 전력피크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을 미국 투자자들에게 넘겨주는 정부에게 희망은 없다. 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권승문 /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