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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9일 월요일

“고리원전 인근 300만명, 사고 나면 속수무책”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19일자 기사 ' “고리원전 인근 300만명, 사고 나면 속수무책”'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주민 뒷전·정치인엔 굽실… “정신 못 차린 원전”

고리원전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1년간 완벽하게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정부 발표 자체가 ‘거짓’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리원전 사고 땐 인근주민 317만 명이 무방비 상태에 놓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원전 사고 은폐 경위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검찰 등 수사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 반발에도 로켓발사를 강행키로 했다. 북한은 지구관측위성(광명성 3호)을 쏘아 올리기 위한 로켓이라며 발사시기와 추진체 낙하지점 등을 사전에 미국과 주변국들에게 알렸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로켓실험이 대량살상무기로 쓰일 수 있다며 발사중단을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막고 자료를 폐기해 역대 최고 액수인 4억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삼성은 조사를 나온 공정위 조사관들을 정문에서 막아 시간을 지연시키는 사이 사무실 직원들이 서류를 폐기하는 부도덕적인 일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3월19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고리원전 사고는 6년차 대리의 실수?
지난달 9일 발생한 고리 원전 1호기 블랙아웃 사고가 협력업체 직원의 실수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선일보 12면 기사에 따르면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협력업체인 한빛파워에서 나온 작업자가 1번 계전기를 시험한 뒤 이를 정상상태로 되돌리지 않고 2번 계전기를 시험하면서 일어났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조선일보 3월19일자 12면

고리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감독자 지시에 따라 작업자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 밝힌 것처럼 이번 사고를 6년차 대리의 실수라고 하고 넘어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조선일보도 지적했듯이 사고 이후엔 비상 디젤 발전기가 작동됐어야 하지만 발전기는 고장으로 가동되지 않았고 징계를 우려한 간부들의 조직적인 은폐가 뒤따랐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완벽한 대책을 세워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한 달 동안이나 사고 사실 자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원전 통제 능력에도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언제든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지식경제부・한수원, 안전대책 발표날 바로 사고… “실제 완료된 것 없었다”
지식경제부와 한수원이 지난 9일 일본 원전사고 1주기를 맞아 고리 원전은 ‘원자로 정지 발생시 재가동 절차 강화’ ‘지진 및 해일 대비 안전성 보강’ ‘비상전력 및 냉각수단 확보’ 등을 대부분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라고 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국민일보 기사에서 고리원전에 근무하는 A씨는 “당시 보고자료는 정부방침에 따라 2015년까지 단계별로 추진할 사항을 나열한 것으로 실제 완료된 것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이번 사고는 현장에서의 안전대책을 무시한 채 서류상 안전하다는 보고가 통하는 ‘탁상행정’ 관행이 빚은 인재라는 것이다.
국민일보는 “고리 원전 임직원들이 블랙아웃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은 정부와 한수원이 발표한 안전대책의 대국민 기만성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 한국일보 3월19일자 2면

한국일보는 ‘기자의 눈’ 에서 지역 주민들이 고리 원전을 찾았을 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최고책임자 이영일 본부장이 김정훈 의원(새누리당) 등 국회의원 등이 오자 직접 브리핑에 나서 2시간이나 동행했다며 쓴 소리를 했다.
“고리원전 사고 땐 317만 명 무방비”
고리 원전 사고 땐 인근 317만 명이 무방비 상태에 놓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겨레는 15면 기사에서 일본 원전 사고 이후에도 개선된 부분이 거의 없다며 원전 주변 자치단체들은 주민용 안전장비 확보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원전 반대 단체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일본 정부가 반지름 20km 안에 사는 주민들에게 피난령을 내리고, 21~30km 안 주민들에게는 실내에만 머물도록 한 사실을 들어 비상계획구역을 30km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했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현 비상계획구역은 8~10km로 한정돼 있다.


▲ 한겨레 3월19일자 15면

부산시와 전남도, 경북도는 원전 사고시 대피할 수 있는 구호소를 20~213곳을 추가 지정했지만 대부분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곳이어서 지진을 동반한 사고가 났을 때 구호소가 되레 더 위험한 실정이다.
지자체들은 국가와 원전사업자로부터 해마다 80억~200억 원씩의 원전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주민용 안전장치 구입에 사용하기를 꺼려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0년 원전지원금 90억~160억원 가운데 주민용 안전장비 구입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던 경주시와 울진군은 지난해에도 각각 86억원과 170억원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같은 용도로는 한 푼도 지출하지 않았다.
영광군 관계자는 “원전지원금은 원전주변지역 도로확장 등 주민 숙원사업에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 위성발사 로켓 추진체 변산 앞바다에 떨어질 듯
북한이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맞아 쏘아올리겠다고 발표한 광명성 3호의 발사 궤적과 추진체 낙하지점 등을 관련 국제기구에 통보하고 발사강행 뜻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이 통보한 바에 따르면 1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40km 해상에, 2차 추진체는 필리핀 동쪽 190km 해상에 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국제사회 비판이 고조되자 외국의 권위 있는 우주과학기술 부문 전문가들과 기자들을 초청해 서해 위성발사장과 위성관제종합지휘소 등을 참관시키고 광명성 3호 발사 실황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 조선일보 3월19일자 1면

미국 “발사 땐 식량지원 보류”…중국도 강한 불만 전달
북미 대화를 진행해 오던 미국은 북한의 로켓 발표 소식을 통보 받은 뒤 유감 표명을 밝혔다.
미 뉼런드 대변인은 “북한에 영양지원을 하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다른 정책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입장이지만 북한의 발표로 2·29 합의가 여전히 유효한지 우려를 갖게 됐다”며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경우 식량지원을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중국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장즈쥔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6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만나 편치 않은 속내를 전달했다. 중국은 이전 2번의 위성발사 때 발표 당일 주중 북한대사를 부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에는 중국과 사전협의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북한이 발사하는 인공위성이 일본을 향할 경우 미사일 방어시스템(MD)으로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요미우리 신문이 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언론들도 북한의 위성로켓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로켓발사 강행 방침을 비판하고 있다.
보수언론은 물론 경향신문조차 사설 에서 “사실상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며 “미국과의 ‘2.29 합의’를 계기로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북한 문제가 양자간, 다자간 외교무대에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기대 역시 저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에 두 목소리? 불안한 김정은 체제
언론들은 또,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는 불안정한 김정은 체제에서 찾고 있다.
미국과 합의를 끌어낸 지 불과 20여일 만에 미국이 반발할 수 있는 로켓발사를 발표한 것은 온건파가 잡고 있는 외교부와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군부의 세력 다툼 때문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위성발사 사실을 주변국에 통보하고 현장에 외국 전문가들과 기자들을 초정하겠다고 알린 것 역시 이런 내부 사정을 알리고 미국에 사전 양해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세계일보).
6자회담 미측 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지휘체계가 단일화 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식량지원 협상에 나선 이들과 미사일 발사를 추진하는 이들이 다르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2012년 2월 19일 일요일

외국기자에 망신당한 ‘후진 한국’


이글은 Economy Insight 2011-01-01일자 기사 '외국기자에 망신당한 ‘후진 한국’'을 퍼왔습니다.
‘여성 휴가 제한’ 비판하자 지경부 “문제 없다”

마르크 자바드스키 Mark Zavadskiy 홍콩특파원한국은 선진국형 라이프를 꿈꾸지만 실제로는 개도국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성장 과정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한국이 개도국형 발전 모델을 벗어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한국의 노동이 너무 지쳐 있기 때문이다.수요일 새벽 1시 번화한 홍익대 근처 교차로는 서울 밤 생활의 중심지다. 양복에 넥타이를 맨 사람이 도로 위에 팔을 벌린 채 누워 있다. 겨우 중심을 잡고 서 있는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사람이 차도에 누운 사람을 끌어내고 있다. 한 쌍의 커플이 아슬아슬하게 차를 피해 지나간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짧은 치마에 머리핀을 꽂은 젊은 여성이 구토를 하고 있다. “여기서는 평일, 휴일 할 거 없이 매일 밤 늦게까지 한국식 보드카인 소주(러시아 보드카보다 2배 정도 약함)를 마십니다. 사실 이곳뿐 아니라 서울 전 지역이 그렇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러시아 사업가가 내게 말했다. 내일이면 이 사람들은 컨디션에 상관없이 회사에 어떻게든지 출근할 것이고, 계속 한국 경제의 기적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오전 9시, 사무실에 들어서면 불만에 가득 찬, 까칠한 상사(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상사 이미지)가 앉아 있다. 공기관에 근무한다는 사람은 “한국 사람들은 승진과 동시에 크게 변한다. 상사는 내게 계속 멍청하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사이가 좋았는데”라고 푸념한다. 한국 관리들은 해외 언론인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발표에서 한국의 주요 자산이 ‘인적자본’이라고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인적자본 덕택에 한국은 낙후된 농업경제를 30여 년 만에 선진 첨단기술 경제로 변모시킬 수 있었다. 사실상 1960년대 말 북한은 주요 거시경제 지표에서 한국을 앞서 있었다. 그 뒤 한국 경제는 긴 노동주간, 엄격한 노동과 교육 기강, 절대적인 명령 복종, 노동과 학습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발판으로 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 한국의 ‘주요 자본’을 오랫동안 지탱시키기 힘들 것이다.

‘휴가보상 불필요’ 투자 브로슈어 논란 

경제자유구역 브로슈어 근로기준법 예외 조항. △장애인 또는 고령 노동자, 참전용사 의무 고용량 적용 안 됨 △여성을 위한 유급 특별 휴가(출산휴가 등) 및 일반 휴가 의무 조항 면제 △ 자유로운 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고용 허가(박스 부분).한국 정부는 ‘선진 8개국’(G8) 미가입 국가 중 최초로 G20(2010년 11월11~12일 개최) 의장국이 됐다는 사실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그리고 이 기회가 지난 수년간 한국이 염원했던 ‘선진국 클럽 가입’이라는 목표 달성의 통행증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홍철 인베스트 코리아단장은 “나폴레옹이 말했듯, 한국에 더 이상 불가능한 것은 없다”라고 한국의 야심을 정의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한국 관료들도 아직까지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서울에서 개최된 투자포럼에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러자 안홍철 단장은 “한국은 재정운용 모범국이며, 이미 선진경제 국가 대열에 포함됐다”고 즉석에서 되받았다.한국은 사실상 중간 수준에 정체돼 있다. 서울에서 개최된 언론인과 관료 간의 만남은 이런 한국의 정체 상태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였다. 경제자유구역(FEZ)의 장점이 소개된 브로슈어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한해 여성 출산휴가보상을 안 해도 된다’고 나와 있다. 이탈리아 기자는 “선진국이 이런 식의 외국인에 대한 혜택을 이득이라고 여길 것 같은가? 유럽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라고 흥분하며 질문했다. “우리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자유구역에서의 경험을 앞으로 한국 전체로 확대해나갈 것이며,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답변했다.한국에서는 정기적으로 시위가 발생하는 등 노조가 전통적으로 강성이다. 한 인터뷰 참여자는 한국 정부가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노동시장의 규제 완화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공무원은 “많은 한국인이 외국인에게 특별혜택을 제공하는 데 반대했지만, 우리는 외국인 투자를 필요로 했다”고 설명했다.현재 한국에는 6개 경제자유구역이 운용되고 있으며, 이 중 인천 경제자유구역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지방 관료들은 머잖아 송도가 ‘제2의 푸둥’(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15년 만에 상하이의 비즈니스 지대로 조성됨)이 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한국의 가장 높은 마천루인 (미완공된) 송도타워 꼭대기층에서 견학을 진행한 관계자는 “여기에는 외국인 학교가, 저쪽에는 국제병원(최초로 한국인 진료 허용)이 들어설 것이다. 아직까지 한국은 의료서비스 부문을 외국자본에 완전히 개방하지 않았다”고 사업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현재 송도에는 6만여 명이 거주하며, 다른 외국인학교는 법적으로 내국인 입학을 금지하기 때문에 서울에서 이곳으로 자녀를 등하교시키는 사람들도 있다. 

경제자유구역 인천 송도국제도시.현재 송도에서는 ‘토지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있고, 프로젝트 총투자 규모는 약 2300억원인데 주로 지자체 예산과 대출로 충당되고 있다. 관계자는 “자금의 절반은 중앙정부에서 지원돼야 하지만 정부가 자금 지급을 계속 지체해왔고 프로젝트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한국인은 그 어떤 다른 나라 국민보다 세계무역 자유화에 반대했었다.한국 농민들은 세계무역기구(WTO) 회의가 개최될 때마다 집회와 시위를 벌인다. 2004년 홍콩에서 개최된 각료회의에서는 회의장에 진입하려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WTO 도하라운드 협상 결렬이 확실해졌는데, 이는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원인이기도 하다. 2010년 10월 한국과 유럽연합(EU)은 99%가 넘는 상품 목록이 포함된 자유무역지대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장석산 현대차 동유럽본부장은 “이것은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37만 대의 자동차 중 불과 2만 대가 한국에서 수출되며, 나머지는 유럽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독일차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윤영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정책국 심의관은 “모두가 말했듯 미국과의 FTA 체결 같은 역사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주요 일원이 되기 위해 한국은 중요한 행보에 나섰다. 1년 전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회의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녹색화’를 위해 한층 더 강화된 의무를 부담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는 “내 귀를 의심했다. 이것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권고하는 최대 감축량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녹색성장과 관련한 경험을 전수하기 위해 유사한 위원회가 없는 중국에서도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관련 부처의 모든 수장이 위원회에 속해 있어서 실천 가능한 결정이 채택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오늘날 한국은 ‘녹색’ 성장의 세계적인 주도국이 되고 싶어하는데, G20에서 녹색성장이 핵심 의제로 다뤄진 것 또한 이같은 맥락이다.무엇보다 한국은 에너지 수요의 97%를 해외 자원에 의존하는 국가(에너지 소비의 83%는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로 ‘녹색경쟁’을 주도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전력에너지 소비대국으로서 연간 140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데, 이는 반도체·자동차·선박 수출 총액인 100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석유와 가스 소비 감축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은 국내 대기업의 이익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 향후 자동차 수를 줄이기 위해 전차와 그 밖의 공공 교통수단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녹색성장위 관계자는 “이것이 현대 같은 한국의 주요 생산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고 질문한다면, 그렇기 때문에 수출을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대답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김문수 지사, MB 지시에 불만한국인 모두가 이런 전망에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녹생성장위 관계자는 산업부문의 이익을 고집하는 지식경제부와 협의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지자체 또한 대통령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한 리셉션 만찬장에서 차기 주요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났다. “이것은 매우 어려운 약속이며, 사실 한국이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확신은 못하겠다. 이에 대한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고, 기술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그는, 대통령의 발표로 인해 경기도 발전 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했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차기 대통령도 이 노선을 계속 진행할 것 같으냐?’라고 묻자 “약속을 했으면 어떤 경우에도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답해 주변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25∼34살인 56%의 한국인들은 고등전문교육을 받았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경제는 이런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하성 기획재정부 미래전략정책관은 “현재 젊은 층의 실업률은 8% 수준이다. 시장에서 공급하는 일자리가 젊은 층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경제는 젊고 값싼 노동력의 지속적인 유입이 필요한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는 “현재 산업부문의 요구와 잠재적인 근로자의 기대 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한다. 젊은 층은 그저 그런 일자리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실정은 노동자뿐 아니라 회사원에게도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의 엄격한 계급제도는 하급자의 제안을 억누른다. 한국 사람들은 상사 또는 연장자의 의견에 절대 반대하지 않는다. 랍 에버렛 킴벌리클라크 연구센터장은 “우리는 직원들의 자주적인 생각과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업무 경험이 있거나 해외에서 공부한 사람들을 뽑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교육 시스템의 개혁이 심각하게 필요하며, 전문가와 정부 관료 등 다수의 여론조사 응답자가 이에 동의했다. 유학생 수를 살펴보면 한국인 유학생은 미국에서 3위, 중국에서 1위를 차지한다. 이미 15년 전 한국의 교육은 매력을 상실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우리는 시험 준비를 하는 데 너무 많은 관심을 쏟았다”고 말했다. 오늘날 한국의 ‘주요 자본’은 변화를 필요로 하며, 변화 없이는 국가의 야심찬 계획인 ‘녹색 현대화’도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 

ⓒ EXPERT·번역 이혜경 위원

2012년 2월 3일 금요일

[사설]볼썽사나운 대통령과 각료들의 ‘재벌규제’ 비판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2일자 사설 '[사설]볼썽사나운 대통령과 각료들의 ‘재벌규제’ 비판'를 퍼왔습니다.
정치권의 재벌규제 움직임에 대해 경제 각료들의 비판 또는 반대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명박 대통령이 “요즘 모든 정치환경이 기업을 위축되도록 만들고 있다. 기업을 너무 위축시키면 투자와 고용이 줄 수 있다”고 정치권을 비판한 뒤 나타난 현상이다. 같은 날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야당의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필요성 제기에 대해 “일종의 정책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고,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일 “출총제는 아날로그 방식의 획일적인 것”이라며 부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여야 정치권의 기업 때리기식 공격은 국민간 편가르기를 심화할 우려가 있으며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재벌의 탐욕을 비판하고 규제방안들을 쏟아내고 있는 데 대해 ‘기업 때리기’라는 왜곡된 수사를 동원해 비난하고 견제에 나선 것이다. 대기업의 이익단체인 전경련 관계자의 발언이라고 해도 곧이들을 정도다.

물론 정치권 움직임에 대통령과 각료들은 비판도 하고 반대의사도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개혁의 도마에 올라있는 재벌의 일감몰아주기·문어발식 확장·서민형 업종 침투 같은 문제들이 이명박 정권의 친재벌정책을 통해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정책 집행의 장본인인 대통령과 각료들이 재벌규제 움직임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전문가와 시민단체·진보언론이 법과 제도에 의한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할 때마다 이 대통령과 각료들은 공허하게도 재벌에게 자율적인 개선을 주문했다. 양극화가 날로 심화하는 가운데서도 ‘트리클다운 효과’ 운운하며 양극화를 확대하는 정책을 고수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 대해 반성하고 총체적 책임을 져야 마땅한 대통령과 각료들이 이제 와서 재벌규제를 기업 때리기로 호도하고 경제 걱정을 늘어놓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재벌규제 방안들은 아직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것이어서 문제점을 안고 있거나 진정성이 의심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민의를 반영하는 과정이며 정치의 본래 기능이지 포퓰리즘 따위로 매도당할 일이 아니다. 대통령과 각료들이 할 일은 지금이라도 정책 자세를 바꿔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지 전경련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2012년 1월 29일 일요일

"'원자력 마피아' 조석 지경부차관 사퇴해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27일자 기사 '"'원자력 마피아' 조석 지경부차관 사퇴해야"'를 퍼왔습니다.
환경운동연합 "월성1호기 시동연장 공정성 누가 믿겠나"


 ⓒ민중의소리 조석 지식경제부 2차관(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20일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신년인사회 강연 뒤 업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27일 조석 지식경제부 2차관이 지난주 한 강연에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시동연장과 관련 원전업계를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발언을 했다는 '민중의소리' 보도와 관련 조 차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석 차관이 '원자력 마피아'로 드러났다며 "정부 고위공무원으로서, 허가도 안 났는데 돈부터 쓰는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골적으로 밀어붙일 것을 당부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조 차관의 공직 사퇴를 요구했다. 

앞서 '민중의소리'는 조석 차관이 지난 20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의 신년인사회 강연에서 “월성 1호기 연장해야 할 것 아니겠느냐”며 “우리 원자력계 일하는 방식 있지 않습니까. 허가 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돈부터 집어넣지 않았습니까. 한 7천억 들어갔나. 그리고 허가 안내주면 7천억 날린다고 큰일 난다고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원자력계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강연"이라며 "그동안 원자력계가 조 차관 같은 공무원들을 등에 업고 정경유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왔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 차관이 강연에서 “젊은 사람들은 뭣도 모르면서 (원자력은)아니라고 한다”, "막상 반핵론자들하고 싸움이 붙으면 아군이 안보인다. 혼자 싸우지 않게 해달라”고 말한 데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국가에너지 정책을 책임지는 고위공무원으로서 조 차관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자질이 없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유독 한국만 원전 확대정책에 몰입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조석 차관 같은 관료들이 국민의 의사는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원자력계의 입장에서만 국가정책을 펼치고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며 "원자력계가 그렇게 걱정되고, '우리 원자력계'를 위해 일하고 싶다면 공직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2번째 노후원전으로 올해 11월 30년 수명이 종료되는 월성 1호기는 수명종료를 3년 앞둔 2009년 수천억 원을 들여 원자로 외피를 빼고 내부 주요부품을 모두 교체해 지난해 7월 재가동에 들어갔다.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 전문가들은 부품교체가 수명연장을 위한 수순 밟기라고 지적했으나 한국수력원자력은 수명연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으나 교체가 완료되자 바로 수명연장을 신청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같은 사업자의 막무가내식의 수명연장 추진 뒤에는 이를 전격 지원하는 (조 차관과 같은)정부 관료가 있었던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과연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조태근 기자taegun@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