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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7일 화요일

"MB 정부, 팔 수 있는 거 다 팔려 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6일자 기사 '"MB 정부, 팔 수 있는 거 다 팔려 한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김진애 민주통합당 의원… "KTX 민영화, 재벌과 의견조율 있었을 수도"

KTX 민영화, 당장 민간에 철도 운영권을 판매한다고 해서 국고에 엄청난 이익을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해당 구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대수익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코레일의 숨통을 틔워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반대여론도 상당한 수준이다.

정부는 굳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반대여론까지 뚫고 기어이 KTX 수서 구간을 민영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이해되지 않는 방침과 추진력에 사람들은 의문을 품고 있다. 팟케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는 강만수 산은금융회장과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등 정권 최측근 인사들에 대한 ‘챙겨주기’를 그 이유로 꼽은 바 있다.

무엇이 진실일까? 김진애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출범한 당 내 KTX 민영화저지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도시전문가로 국토해양위원회 의정활동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에게 KTX 민영화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3일 오전 김진애 의원실에서 진행했다.

- 정권 등장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민영화 문제가 등장하고 있다. 인천공항도 결국 좌절한 상태에서 왜 KTX를 민영화 대상으로 꼽았다고 보는가?“이번 정권에서는 팔 것은 가능하면 다 팔자는 밑바탕이 깔려 있는 듯하다.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시도를 여론의 힘으로 막았는데 이번에 KTX 민영화를 꺼낸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사실 나도 놀랐다. 작년에 교통환경연구소 공청회가 열렸어도 설마 하리라고 생각 안했다. 민영화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심하고 정권말기였기 때문이다.

아마 ‘팔려고 하면 지금밖에 없다. 어지러울 때 밀어붙이자’는 생각이 있었던 듯하다. 한미 FTA와도 관계가 있어 보이는데, 민영화를 한 이후에도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와 여러 가지 견제가 있을 것 아닌가? 그런데 한미FTA가 통과된 후 일단 사업운영권 민간에 넘기면 돌이킬 수 없다. 그 의도도 있는 것 같다.

KTX 민영화 계획 발표 이후 야당과 시민단체, 노조들이 문제제기를 하니까 ‘사업 운영권을 주는 것 뿐’이라고 축소하는데 애초에 국회하고는 논의 할 생각도 없었다고 본다. 나는 이 정권이 물불 안 가리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 국토부는 KTX 민영화가 민주정부 10년 동안 추진해 온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호도하는 것이다. 2004년 철도산업기본법을 발표하면서 시설과 운영을 분리했다. 국토부의 주장은 법안에 철도운용의 사업 면허와 관련된 조항을 근거로 하고 있지만 당시 참여정부에서는 법안을 만들 때 민영화는 없다고 명확히 얘기했다.

사업 면허 관련 조항은 일부 지선을 염두에 놓고 설치한 것으로,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다. 그것을 얼토당토않게 기간 노선인 KTX에 적용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이 정권의 파렴치한 꼼수다. 이 부분은 19대 국회와 다음정권에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 국토부는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수서발 노선을 민영화 하지만 기존 노선은 코레일이 유지하기 때문에 경쟁체제 도입이란 말이 타당성 있게 들리기도 한다. 왜 민영화라고 주장하는가? “항공사나 고속버스 경쟁체제와 다를 바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건 말이 안 된다. 비행기나 고속도로와는 다르다. 철도는 궤도다. 한정된 자원이다. 하나의 궤도를 여럿이 운영 하는데는 상당한 의견불일치가 있을 수 있고 안전체계 확보에도 문제될 수 있다. 때문에 철도산업은 국가가 소유해야 한다.

이들이 계속 경쟁체제 도입이라고 말하는 것은 민영화란 말이 겁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영화가 무엇인가? 운영권 부여도 그 종류 중 하나다. 이건 명확히 민영화다. 영국도 철도시설을 국가에서 가지고 있고 운영권을 민간에 준 것이지만 민영화란 표현을 쓴다.

도로와 공항은 민자가 있지만 이 부분은 내부에서 경쟁할 요소가 있다. 그런데 철도는 그렇지 못하다. 철도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경쟁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항이나 도로 등 다른 수단과 경쟁해야 한다. 


▲ 김진애 민주통합당 의원. 사진제공=김진애 의원실

- 역주행, 탈선, 잦은 고장과 지연 등 KTX의 문제점도 있었다. 공기업이라고 해도 독점인 만큼 민간 업체의 참여로 경쟁을 시키는 것이 이런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 아닌가? 항공 부문에서도 민간업체 참여로 저가항공사도 등장하지 않았나? 코레일의 적자를 언제까지나 국민의 세금으로 납부할 수 없는 것 아닌가?“철도는 독점일 수밖에 없다. 물론 KTX 사고가 터졌을 때 나는 국감에서 이 문제를 비판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수익을 추구하는 사업운영권만 민간에 준다고 경쟁이라고 말 할 수 있나? 우리나라 철도 노선은 굉장히 짧다. 3300km 정도인데 일본은 7개 민영노선이 있지만 2만km가 넘는다. 최소 5000km는 넘어야 운영의 구분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독점을 깨려면 국토부 독점을 깨야 한다. 관리도 못하면서 인사 독점을 하고 있다. 철도공사 임원진으로 국토부 사람들이 가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가 아니라 국토부 관료들이 철도공사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독점을 깬다고 하면서 왜 민간에게 그런 특혜를 주는가? KTX는 수익노선이기 때문에 거기서 이익이 난다. 그 이익으로 일반노선, 벽지노선에서 나는 적자를 메우고 있다. 새로 건설되는 KTX 노선에서 2천억~3천억 수익이 예상된다. 그 이익을 왜 민간에 주는가?

- 국토부는 가격 경쟁력을 위해 가격인하를 민간업체 참여의 주요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요금서비스가 개선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어불성설이다. 초기에는 당연히 운임의 일부를 인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코레일은 철도 시설에 대한 부채가 있지만 민간기업은 철도 시설 투자비용 부담이 없다. 때문에 요금을 다운시킬 여지는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가면 민간의 이익추구 때문에 운임 상승 가능성이 높다. 운임이 하락할 수 있다면 왜 공공기관에서 소유하고 있을 때 줄지 않는가?”

- 국토부는 철도노동자의 높은 임금수준이 독점체제의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의 철도와 비교해 봐도, 우리는 상당히 운영생산성이 높은 수준이다. 철도가 우리나라 공기업들 중에서 임금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다. 임금이 문제가 된다면, 자기들이 반성할 일이지 방만해서 그렇다는게 논리적 개연성이 있나? 그렇게 따지면 국토부도 일부 민영화 해야 한다.”

- 현재 민영화 참여의사를 밝힌 기업은 어디인가? 나꼼수는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있는 산업은행이 소유하는 대우건설이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증거가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내정설이 파다하다. 초기 사업투자가 필요하고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대기업이 없기 때문에 제안서를 한 두달 안에 준비할 수는 없다. 이미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 상반기 입찰에 제안서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담합도 있을 수 있다. 일종의 턴키 형태로 한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도 그 비용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비용까지 들여가며 입찰제안서를 낼 정도라면 (정권과)모종의 의견조율이 있을 수도 있다. 현재 민영화 참여의사를 밝힌 기업은 동부건설이다. 대우는 법정관리 중이기 때문에 쉽게 나서지 못한다. 따라서 대우와 동부가 컨소시움 형태로 한다는 예측도 있다.”

- ‘재벌특혜’에 대한 비판 중에 역세권 개발권과 관련된 것이 있다. 그런데 철도 운영권을 부여하는 것과 역세권 개발권은 아무 상관없는 것 아닌가? “한번 침 묻히면 옆에 침 묻히기도 쉬운 것이다. 특히 교통은 유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관계 사업에 같이 투자할 기회가 쉬워진다. 국제적인 인프라 시설 투자집단 중 맥컬리 같은 곳이 딱 인프라 시설 하나만 해 놓고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인프라 뿐 아니라 관계 프로젝트에 같이 따라가는 것이다”

- 갑자기 청주국제공항이 민영화 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공항 민영화의 전초단계 아닌가? “일부 민영화가 이루어졌는데 최근 세종시가 궤도에 오르면서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민간기업에서 달려드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밀어붙이고 싶어 했는데, 국토위에서 이를 반대했는데도 결국 밀어붙였다. 공항은 시설 뿐 아니라 부대시설 수익도 상당하다. 그 시설에 대한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민영화 얘기가 수도 없이 나왔었다.”




▲ 김진애 민주통합당 의원이 국회에서 KTX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진애 의원

- 한미FTA가 발효되면 가스, 전기 등 다른 공공영역에 대한 민영화도 진행될 여지가 있다. 현재 다른 민영화 계획이 포착된 것이 있는가? “원래 민영화는 대체로 부분민영화로 진행된다. 가스도 특정 지역은 민영화로 전환하는 식으로 야금야금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영화 한다고 해서 효율화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공공성은 훼손되고 사용료는 높아진다. 그리고 시설투자도 안하고 비리가 생겨왔다.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물론 모든 민영화가 안 된다고 해서는 안 된다. 가스든 물이든 부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 볼 수는 있다. 철도도 다른 부분노선이나 수익이 날까말까 하는 곳을 민간이 하면 효율적일 수 있다.”

- 어떻게 막아내야 할 것인가?“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국민여론의 힘이다. 인천국제공항도 법적으로 민영화 할 수 있지만 여론이 무서워서 못하는 것이다. 새누리당도 당 명 바꾸었다고 새로 다 누리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총선과정을 거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새누리당의 당론공약이 있지 않겠나? 무엇보다 원점재검토 하게 만들겠다. 철도산업 발전의 새 패러다임도 만들어야 한다.”

2012년 1월 12일 목요일

KTX 민영화 졸속 추진…"4대강 끝나니 KTX를 토건기업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1일자 기사 'KTX 민영화 졸속 추진…"4대강 끝나니 KTX를 토건기업에?"'를 퍼왔습니다.
MB정부, 대기업 불러 설명회 강행…여당 내에서도 "왜 이러냐"

국회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KTX 분할 민영화'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세금을 들여 KTX 수서역 및 수도권 고속철도를 건설한 뒤 KTX 일부 노선을 민간 건설사에 팔아넘겨 2015년에 '민영 KTX'를 출범시킨다는 정부의 계획과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민간 건설사를 상대로 업계 간담회를 강행키로 했다. 민영화 자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부의 '졸속 추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오는 12일 오전 국토부는 서울 역삼동의 르네상스 호텔에서 D 건설사 등 민간 업체를 대거 동원해 '철도운영 경쟁 도입 관련 업계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예약된 좌석만 30석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부분 민영화 추진 방향과 당위성, 추진 일정에 대해 홍보하고, 참여 희망 업체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해 12월 2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2012년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2015년 초 개통 예정인 수서~목포, 수서~부산 간 고속철도(KTX)의 운영권을 민간기업에게 넘기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14조 원의 국고를 들여 수도권, 호남 고속철도를 만들고 그 운영권을 민간에 넘긴다는 것이다. 이는 특혜 시비로까지 번질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민영 KTX를 어떻게 출범시킬지에 대한 최소한의 사업 계획서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업체를 불러 모으는데 사업 추진 계획서 한장 없겠나. 분명히 사업 계획서가 있을텐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비공개로 속도전을 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사업계획서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를 불러설명회부터 열고 있는 것.


▲ KTX 민영화 졸속 추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

'졸속', '속도전'…열차 제작만 45개월인데 36개월 만에 '뚝딱' 만들라

국회 국토해양위 관계자, 철도공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토부는 1월 말에 민간업체로부터 사업 계획서를 받고, 3월 중에 사업자 선정을 마친 후 6월 중에 철도 운영에 관한 면허를 민간업체에 부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부 임기가 불과 1년 남짓 남은데 비춰보면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철도 분할 민영화의 추진이 '졸속'이라는 정황은 또 있다. 과거 철도시설공단이 KTX 190량(19편성)을 발주해 현대로템으로부터 인도받는데까지 걸린 기간은 45개월이었다. 즉, 열차 190량 제작 기간이 45개월이라는 것. 그런데 2015년 초 민영 KTX를 출범시킨다는 정부의 계획을 감안하면 지금 당장 KTX를 발주해도 2015년까지는 불과 3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열차의 '공기'를 맞추기 힘든 상황인데도, 정부가 2015년 민영 KTX 출범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것.

현재 철도시설공단은 새로 건설 중인 호남선 운행 등을 목표로 220량(22편성)을 발주했지만 두 차례 유찰이 된 상태다. 현대로템이 단독 입찰했으나, 정부가 내세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정부의 '민영 KTX 출범'에 맞추려면 36개월 안에 220량을 만들어내야 한다.

또 일각에서는 민영 KTX 사업권에 특정 업체가 공을 들여왔으며, 그 업체가 열차를 직접 구입하지 않고 '리스' 형태로 운영하기 위해 시설공단에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 KTX 분할 민영화 계획 ⓒ국토해양부

각종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국토부는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국토부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113년간 코레일 철도독점이 계속되고 있다. 코레일 철도독점 폐해, 우리모두가 피해자"라고 강변했다.

국토부는 이 자료에서 "최근에 발생했던 KTX 역주행, 광명역 탈선, 잦은 고장 및 지연 등안전과 서비스가 악화되어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코레일의 철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3조 원의 부채를 탕감받은 코레일은 다시 그 부채가 9.7조 원에 이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코레일은 직원들에게 평균 5008만 원의 연봉을 지급하고, 기차표를 판매하는 직원은 평균 6000만 원(최고 70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고 직원들의 연봉을 들먹였다.

국토부는 "저렴ㆍ편리ㆍ안전한 철도서비스를 위해 철도사업법에 따라 민간에게 고속철도 운송사업 면허를 부여하여 코레일과 경쟁시키겠다"며 "(민영 KTX가 출범하는) 2015년에는 코레일 독점이 사라져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는 민간에게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운송할 수 있는 면허만 부여하는 것일 뿐, 선로 등 철도시설은 지금처럼 국가가 소유하고, 코레일도 지금처럼 공기업 형태로 존속하는 등 민영화 대상이 없어 민영화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공석인 철도공사 사장 공모에 나섰다. 정치권 및 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일 인사가 사장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퍼져 있어 철도공사 노조 등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중이다.

KTX 기장들 집단 반발 "왜곡된 여론조사 갖고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

반대는 거세지고 있다. KTX를 운행하는 고속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 기장 427명은 10일성명을 내고 "한국교통연구원의 왜곡된 여론조사와 명확한 근거없는 연구결과만 가지고사회적합의 절차를 무시한 채 (정부가) 고속철도 운영권을 민간기업에 개방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사회적 합의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졸속적인 '철도 운영 민간 개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영 철도 운영 회사로 이직을 거부하기로 했다.

▲ KTX 기장들은 전날 민영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합

철도공사도 이날 '국토부에서 발표한 주요 쟁점사항에 대한 9개의 질의·응답' 자료를 내고 "경쟁력과 효율성이 높은 KTX 노선만을 개방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거부했다.

철도공사 간부 2000명은 정부가 추진하는 KTX 민영화의 근거가 됐던 KTX 경쟁 체제 도입 관련 연구 보고서를 낸 한국교통연구원 이재훈 본부장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국토부 측이 철도공사 연봉을 들먹인데 대해 철도공사 관계자는 "우리 연봉이 갑자기 올라서 황당하다"라며 "철도공사 연봉이 27개 공사 중 25위다. 게다가 철도공사는 단순 업무가 아니라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다. 연봉 이야기를 들먹이는 것은 국토부의 여론몰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 내부에서도 "정부, 도대체 왜 이러나"

한나라당에서도 KTX 분할 민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태 의원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국토부의 '고속철도 분할 민영화'는 '민간 대기업 배불리기'의 극치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09년 민간 기업이 철도 건설 사업을 수주한 후 짭짤한 수익률을 보장받으며 누리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라는 안전장치가 없어지고,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서 '먹거리'를 잃은 토건 대기업에 정부가 알짜 '고속철도 운영권'이라는 국민의 자산을 마지막 선물로 주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정권말기에 아무런 사회적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고속철도 분할 민영화는 커다란 정치적, 사회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경계해야 한다"며 "국민이 쌓아올린 고속철도 인프라 위에 민간 대기업을 무임승차 시키려는 정부의 KTX 분할 민영화 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친박계 의원은 "정부가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민감한 사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데 대한 우려다. 인천공항 지분 매각 논란 때처럼, 한나라당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 김진애 민주통합당 KTX 민영화 저지 기획단장 ⓒ뉴시스

민주통합당 KTX 민영화저지 기획단 단장인 김진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토해양부의 'KTX 민영화' 계획은 국민 세금으로 건설한 고속철도를 재벌기업에 특혜로 넘기는 것"이라며 "이는 국민의 교통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는 철도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요금인상을 비롯한 철도 서비스의 하락을 가져올 것이며, 국가재정에도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민영 KTX 도입을 막기 위한 입법 활동을 비롯해, 시민단체 등과 연대 등을 통해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세열 기자

2012년 1월 2일 월요일

인천공항 이어 이번에는 KTX 민영화?


이글은 시사인 2012-01-02일자 기사 '인천공항 이어 이번에는 KTX 민영화?'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KTX 사업권을 민간 업체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 공공성을 크게 훼손하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총괄하는 인사가 인천공항 민영화를 밀어붙였던 인물이어서 문제가 더 크다.

공항 다음은 철도다. 기간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해온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민영화 대상으로 고속철도(KTX)가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2014년 완공되는 서울 수서-경기도 평택 구간 사업권을 민간 업체에 넘겨 KTX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신설되는 수서-평택 구간 사업권을 따낸 회사는, 평택 이후로는 기존 노선을 이용해 경부선·호남선 고속철도 사업을 할 수 있다. 즉, 민간 사업자가 KTX를 운영할 길이 열리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12월27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6월28일 열린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구간) 기공식.

정부 논리의 핵심 골격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KOTI) 이재훈 박사가 올해 9월 내놓은 라는 발표문에 집약되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발이 떨어진 ‘민영화’라는 단어 대신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눈에 띈다. 이 발표문에서 KOTI가 드는 여러 민영화 추진 근거 중에서도 핵심은 ‘운임 20% 감축’이다. 발표문은 서울-부산 구간 운임이 현재 5만1800원에서 4만14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문은 또한 정부와 관련 산업의 이점도 나열했다. 정부는 선로 사용료 수입이 늘고 철도공사에 들어가는 지원 예산을 줄일 수 있다. 철도차량을 더 만들게 되고 관련 산업 일자리가 늘어난다. 산업 이름만 바꿔서 재활용해도 될 만한, 전형적인 민영화론이다.
사업성 좋은 KTX만 따로 떼서 민간에

민영화론의 최대 역설은,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겠다는 논리로 무장한 민간 자본이 실제로는 공기업 사업 분야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만 골라 노린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민영화 논란이 한창인 인천공항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론대로라면 민간 자본은 방만한 경영 때문에 저평가된 적자 공항을 싸게 사서 수익성을 올려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인천공항 말고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철도 역시 마찬가지다. 철도사업법은 2004년부터 이미 철도공사 외의 민간 법인이 철도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돈 안 되는’ 중·단거리 노선(새마을·무궁화 노선)이나 화물 노선에 참여하겠다는 민간 법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던 중 정부가 알짜 사업인 KTX 노선을 민간에 넘기겠다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비로소 경쟁 도입 논의가 활발해졌다.


KTX 요금만 놓고 보면 인하할 여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철도공사 자료를 봐도, KTX의 원가보상률(원가 대비 수익)은 106.7%다. 원가보다 수익이 높다. 여기에 KOTI의 민간 자본 사업성 분석 자료를 보면,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고 인건비·운영경비를 75%만 적용(민간 사업자의 운영 효율화 등을 고려해 나온 수치라고 밝혔다)하는 등 원가를 절감한 결과, 신규 사업자의 수익률은 현 운임을 받을 때 11.7%, 현 운임의 80%를 받을 때 8.8%로 예상된다는 결과를 냈다.

문제는 KTX가 철도공사 사업 중 사실상 유일하게 돈 되는 사업이라는 사실이다. 철도공사는 철도 공공성을 유지해야 하므로 중·단거리 노선(새마을·무궁화 노선)과 화물 노선을 운행하는데, 일반철도의 원가보상률은 49.7%, 광역철도는 87.5%, 물류철도는 47.4%에 불과하다. ‘돈 먹는 하마’라 불릴 만하다. 

즉, KTX에서 올린 수익으로 전체 철도의 공공성을 부족하나마 지탱하는 것이 현 철도사업의 구조다. KTX 수익률이 높게 책정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교차보조’ 때문이다. 그러니 KTX만 따로 떼놓고 보면 요금이 과다 책정된 사업처럼 보이는 착시가 일어난다. 더욱이 교차보조를 전제로 형성된 KTX의 사업성을, 교차보조 의무가 없는 민간 자본이 가져간다는 것은 특혜인 동시에 철도 공공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중·단거리 노선이 더욱 축소되거나, 결국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귀결될 수 있다.

서울 수서역에 새로 들어서는 KTX 역사는 강남권 이용자들의 수요를 빨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공사는 철도의 공공성을 고려해서 ‘돈 안 되는’ 역도 어느 정도 정차해야 하지만, 민간 기업은 그런 부담을 질 필요도 없다. 

KTX 민영화 문제를 감시해온 경실련의 윤순철 기획실장은 민영화 반대 논리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교차보조를 전제로 운임이 책정된 KTX만 떼어 민간에 주는 것은 그 자체로 특혜다. 민간 자본의 위험 부담이 거의 없다. 둘째, 철도산업은 운영체계가 매우 복잡한데, 공사와 민간이 중복 운영하면 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셋째, 철도공사의 부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사라진다. 철도 공공성이 위협받고 혈세가 들어가게 된다.” 

보고서를 낸 KOTI의 ‘전적’도 화려하다. KOTI는 1999년 인천공항철도 수요 예측 연구를 맡아, 개통 첫해 하루 평균 21만명으로 시작해 2021년에는 82만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제로 개통 후 2년간 하루 평균 이용자는 1만7000명 수준이었다. 더욱이 민간 투자자로 참여한 현대건설과 정부는 예측 수요를 밑돌 경우 손실분을 정부가 채워주는 MRG(최소 수입 보장) 협약까지 맺은 터였다.



ⓒ청와대제공 2004년 3월30일 서울역에서 열린 경부고속철도 1단계 개통식에서 열차가 역사로 들어오고 있다.

KOTI의 수요 과다 예측은 고스란히 혈세 낭비로 돌아왔다. 공항철도 계약기간인 30년을 채울 경우 정부 추가 지출만 14조원이 발생하리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결국 2009년 철도공사가 현대건설로부터 공항철도를 인수하는 ‘공영화’가 이뤄졌다. 현대건설은 개발이익과 운영손실 보전액을 고스란히 챙겼다.

KOTI는 2003년 부산-김해 경전철 수요 예측 연구에서, 개통 첫해 하루 평균 17만명, 2030년 32만명으로 수요를 전망했다. 실제로는 개통 첫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3만명이 이용했다. 이 역시 MRG 협약사업이어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 2009년 용인경전철 수요 예측 연구는 아예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고 관련 연구원이 출국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인천공항 민영화 사령탑, 철도정책 총괄

여러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는 KTX 민영화를 밀어붙일 태세다. 국토해양부는 12월19일 철도정책을 총괄하는 철도정책관에 구본환씨를 임명했다. 구 정책관은 김대중 정부 말기 철도구조개혁단 팀장으로 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였던 ‘민영화 전도사’다. 전임 최정호 철도정책관은 민간 참여 신중파에 속했는데, 현재는 대기발령 상태다.

사흘 후인 12월22일에는 철도정책관의 직속 상관인 교통정책실장 인사가 났다. 신임 김한영 실장은 국토부에서 인천공항 민영화를 추진한 사령탑이었다. 정부가 KTX 민영화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토부에서 또 다른 ‘민영화 전도사’로 꼽히는 ㄱ씨도 철도 관련 부서 발령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철도정책 라인이 강성 민영화론자 일색으로 물갈이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허준영 철도공사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12월22일 퇴임했다. 후임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 중에 김희국 국토부 2차관이 있다. 김 차관은 철도 관련 근무 경험이 풍부한 데다가, 국토부 4대강 살리기 기획단장과 추진본부장을 지낸 손꼽히는 ‘MB맨’이다. 철도공사 사장이 KTX 민영화를 주장하는 묘한 장면을 보게 될 수도 있다. 건강보험 반대론자인 김종대씨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문제는 여론 동향이다.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인천공항 민영화도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답보 상태다. 하물며 지금은 레임덕이 시작된 임기 말이어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으면 시도조차 해보기 힘들다. ‘운임 20% 인하’를 가장 먼저 내세우고, ‘민영화’ 대신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정부도 초기 여론전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이다. 국토부 장관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끝나면 요금 인하에 초점을 맞춘 기사도 쏟아질 전망이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철도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할 정부가 앞장서서 민영화를 추진한다. 돈 되는 사업만 민간이 가져가고, 돈 안 되는 공공 서비스는 더욱 쪼그라들게 될 것이다. 인천공항 민영화와 판박이다. 이런 속 보이는 주장을 요금 인하로 포장한다고 해서 속아 넘어가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이명박 임기말 마지막 먹튀 막아야"


이글은 레디앙 2011-12-26일자 기사 '"이명박 임기말 마지막 먹튀 막아야"'를 퍼왔습니다.
고속철도 민영화 검은 해일…이대통령, 직접 수혜자 될 수도

이명박 정권이 바빠졌다. 1년 남짓 남은 임기 안에 처리해야 할 일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특징은 속전속결이다. 수십 년이 걸린다는 4대강 사업을 임기 내에 마무리짓는 모습을 보라.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손꼽히는 인천공항을 효율화하겠다며 민영화를 추진하는 정권의 마지막 대형 카드는 지금 고속철도 민영화로 귀결되고 있다.
돈 되는 것만 민간에 팔아먹는 MB정권의 민영화
서서히 군불을 피우던 고속철도의 분할민영화 방침이 임기 말이 가까와지자 거침없는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출연 연구원인 한국교통연구원의 장밋빛 미래 예측과 국토부 내 민영화 전도사들의 철도정책부서 전면 배치 등 시민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전투대형을 강고히 갖추고있다.
민영화 추진세력의 논리는 비효율적인 분야를 민간경영을 통해 효율화시켜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철도의 경우 한국철도공사의 독점적 운영으로 비효율이 심각하니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효율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언뜻 보면 상당히 타당한 지적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민간자본이 세계 최고 공항인 인천공항을 탐내듯이 가장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분야만 단감을 빼먹듯 민간에게 넘기자고 덤비고 있다.
현재 한국철도는 고속철도 부문만 흑자를 내고 있고 일반철도 분야는 적자 상태이다. 그런데 이 일반철도의 적자는 정부의 공익보상제도(PSO)에 따른 보조금 미지급, 원가에 못 미치는 요금 등 다양한 원인이 있기에 일방적으로 비효율의 문제로 몰아붙여서는 안된다.

  년도별 PSO 미보상액 규모(단위 : 억원) 
구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실제 발생액       3,814              4,180                 4,229              4,355           4,413              4,444
PSO
        정부지급액        3,000              3,486                 2,850              2,661           2,706              2,931
보상
        실제지급액           814                 694                 1,379              1,694           1,707              1,513

* PSO(Public Service Obligation)란 국가정책 또는 공공목적 등을 위해 정부가 보상하는 서비스(장애인, 노인 등의 운임할인, 벽지노선, 특수목적 지원)


고속철도 민영화는 공익적 철도의 붕괴를 가져올 것
민영화 추진세력은 고속철도의 이익으로 적자인 일반철도에 대해 보조하는 ‘교차보조형태’의 한국철도 실정에서 경영 개선은 요원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철도와 같은 네트워크 산업은 교차보조가 그 특징이다.
이것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의 성장이나 부실이 다른 부분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의 혈관 중에 심장동맥과 주요 정맥들이 중요하다고 모세혈관 같은 것들을 다 제거해 버린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 것인가?
정권은 새로 신설되는 수서-평택간 고속철도 노선을 민간에게 넘기자고 하는데 이는 철도 부분 중 가장 황금알을 낳는 알짜배기 노선으로, 어느 민간기업이 운영자가 되든 수익이 보장된다.
결국 민간이 참여해 수서-부산과 수서-목포의 경부, 호남축 수요를 책임지고 이 이익을 가져가는 만큼 한국철도공사의 수익성은 나빠진다. 한국철도의 수익성이 나빠지면 교차보조로 유지되던 일반철도의 여러 부분, 광역전철이나 통근열차, 지방간선철도의 사정은 더 열악해지고 이용자들은 더 불편해지게 된다. 결국 철도요금이 오르거나 비효율의 상징으로 전락해 폐지될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와 오일피크라는 전 지구적 문제이외에도 대기오염과 교통혼잡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때 철도교통은 선택이 아니라 미래의 필수적이며 대안적 교통수단이다. 이것은 혈관처럼 전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거대기업의 수익을 위해 철도노선의 노른자를 떼어낸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전망도 사회에 대한 책임도 헌신짝처럼 버리겠다는 것이다.

연도별 철도요금 원가보상율
구분              '05년        '06년      '07년       '08년       '09년       '10년
KTX               87.8          96.9       120.7      99.5        102.6      106.7
새마을호       55.6           57.6       54.5        48.4        54.9        56.8
무궁화호       56.4           52.5       49.4        44.7        47.1        48.6
전동차          98.5           87.1       97.9        91.1        86.7        87.5  
총계             74.7           75.0       82.7        73.9        75.7        79.0

○ 원가보상 법적근거, 산정 기준‧방법
- 공공요금산정기준(기획재정부 2005.01.), 철도운임산정기준(국토해양부 2009.07.)
○ 공공요금 원가보상률(‘10.7 기준) : 도로 84.3%, 전기 91.5%, 도시가스 99.7%

한국교통연구원 엉터리 용역, 혈세로 민간자본만 배불려
경쟁체제라는 외피를 씌워 민영화를 추진하는 정책적 근거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전망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한국교통연구원을 곡학아세의 전당, 청부 용역의 산실이라고 부를 정도로 전과가 적지 않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측한 수많은 민자고속도로와 철도의 미래 전망은 처참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빚나갔다.
실제로 용인경전철 관련 수요예측 연구는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기까지 했고, 지금 이순간도 용인시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전락한 사업이 됐다. 인천공항철도만 해도 개통 후 수요예측의 7%만 이용하는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예측의 결과는 민간자본의 수익을 보전해 주기 위해 계약 기간인 30년간 수십 조원의 세금을 쏟아붇게 만들었다. 그나마 인천공항철도는 교통연구원과 민영화 추진세력이 비효율의 원흉이라고 지적하는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가 2009년 떠맡아 7조 원이라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이번에도 앞장서 고속철도 분할 민영화를 통한 화려한 미래를 예측하고 있으나 이들의 예측이 재앙으로 돌변해도 그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정권의 속성상 책임질 사람도 남아있지 않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마지막 ‘먹튀’ 고속철도 민영화
말로는 공동체를 이야기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상생을 이야기 하지만 행동은 뼛속까지 친재벌 행태를 보인 MB정권이 1년도 채 안남은 임기 내에 민간자본에게 거대한 선물을 안기려고 하고 있다.
어쩌면 자신이 직접적 수혜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MB는 퇴임 후 이러한 민간자본의 투자자가 되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의 웃음 뒤에는 주요 기간산업인 철도시스템의 몰락과 비싼 요금과 세금을 헌납해야 하는 99% 국민들의 눈물이 존재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속철도 분할민영화 시도는 지금 당장 철회돼야 한다.

2011년 12월 26일 (월) 12:45:53 박흥수 /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철도정책연구원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론스타 '먹튀', 금융 민주화 내팽개친 '모피아 왕국'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21일자 기사 '론스타 '먹튀', 금융 민주화 내팽개친 '모피아 왕국''을 퍼왔습니다.
[우석훈 칼럼] 외환은행, 아직도 국민주 방식은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론스타 문제와 관련하여 산업자본의 성격규명에 대한 자기 업무를 방기하고, 이미 이미 유죄로 확정판결된 사안에 관해서 '6개월 내 매각'이라는 단순 매각 명령을 내렸다.

금융당국은 2004년 KCC에 대해서, 2008년 DM 파트너스에 대해서 '징벌적 매각 명령'을 이미 내린 적이 있다. 전례에 비추어 처리하거나, 아니면 애초에 외환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산업자본인지 여부를 가리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데, 금융위원회는 오로지 하나금융의 김승유 회장만을 고려해서 모든제도를 해석하였다.

어떻게 사태를 놓고 해석해도, 대통령의 친구에게 혜택을 주겠다, 이 한 문장 외에는 달리 해석이 되지가 않는다. 정치를 뛰어넘는 경제가 있기가 어렵고, 금융은 거기에 또 하나의 하부 장치이기는 하지만, 대통령 친구를 위해서 모든 국가 금융장치를 남용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치욕적인 사건이다. 게다가 금융관료들이 전문성의 틀 내에서 '모피아의 왕국'을 만들고 있어서, 아무리 사회가 민주화되어도 '금융 민주화'의 길은 여전히 멀다는 항간의 얘기들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민주당 등 야당의 국정조사가 진행되면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내린 판단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석이 애매한 금융위원회의 판단에 대해서는 외환은행 노조의 원인무효와 관련된 소송이 진행될 것이니, 이 사건은 다시 법원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다만 이제는 지금까지는 론스타가 피고였으나, 이제부터는 여차직하면 금융위원회의 위원들과 관련된 공무원들이 여차하면 피고석에 앉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자, 이런 국정조사와 법원의 논란은 그거라 치고, 과연 외환은행은 어떻게 푸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을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듯 싶다.

이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쟁점이 있다.

첫째는, 강만수 전 장관이 오랫동안 신념으로 가지고 있고, 많은 모피아와 삼성 계열 경제인들이 금과옥조처럼 외쳤던 '메가 뱅크'가 과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한 전략인가에 대한 검토의 문제이다. 투자은행(IB : Investment Bank)이 과연한국 금융의 장기적 전략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가, 그런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산업은행에서 농협에 이르는, 지금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일련의 민영화와 대형화 전략이 바로메가뱅크라는 그림 하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이게 과연 현 시점에서 옳은가, 여기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금융 공공성'에 대한 논의 특히 외환과 관련된 업무를 공공의 영역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옳으냐, 아니면 제한적이라도 공공의 영역에 둘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지난 10년간, 민영화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면서 정부 지분을 넘기고, 민간 부분에 맡기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지만 전력, 가스, 물, 이런 기본적인 부문에 대해서 가격 안정과 공급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새로운 시각이 점점 커지는 중이다. 외환 관리도 이런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한국 경제가 지금까지 오면서 군인들이 밀실에서 결정하던 순간도 있었고, 문민정부가 들어왔지만 결국은 관료들과 대통령 측근들이 다 알아서 몰래 결정하던 순간도 있었다. 제도상으로 마지막에 결정하는 기관들이 있지만, 그 기본은 국민적 논의와 합의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우리는 경제 민주화라는 점에서, 아직 충분히 사회적 논의를 하기에 성숙되지는 않았고, 그 중에서도 금융은 아직도 지나치게 금융관료들의 손에 너무 많이 장악되어 있다. 금융에 대한 논의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부 금융관료들이 이 모든 것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인 시대 착오적이다.

론스타를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범죄집단으로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만약 금융위원회에서 상식적으로 제도를 집행해서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렸다면 일은 훨씬 더 순리적으로 풀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늦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주 방식이라는, 정부와 기업 사이의 중간적 소유형태라는 것이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금 인천공항 민영화를 위해서 동원하는 방식이 바로 이것 아닌가? 국민들도 참여하고, 다른 금융기관들이 조금씩 참여해서 분산시켜서 필요한 지분을 인수하면, 지금 성급하게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넘겨주는 것보다는 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민영화는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지금 세계적 금융위기가 여전히 유로존의 위기와 함께 일촉즉발인 지금, 론스타의 주식을 하나금융에 독점적으로 넘겨서 불투명한 메가뱅크를 새롭게 만들 이유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이라도 인천공항에는 국민주 방식이 가능한데, 외환은행에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우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제일 나쁜 경우는, 양쪽 은행이 모두 부실해지는 경우이다. 뭐라고 포장을 해도, 하나금융으로 외환은행을 넘기는 것은 대통령 친구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서 만들어낸 정치적 결정 아닌가? 중소기업이나 소매업 등 다른 분야에서는 조금씩 경제 정의에 대한 얘기가 한국에서도 진행되기 시작하는데, 유독 금융 분야에서는 여전히 밀실행정과 관료 독재가 강하다. 그리고 그 재정적 부실 등 예상가능한 손실은 결국 국민들의 몫으로 떨어지는 것 아닌가?

현재의 상황에서도 여전히 나는 외환은행을 국민주 방식으로 전환해서 독자회생의 길을 모색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논의를 전혀 해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시간이 없지는 않다. 금융위원회의 결정 사항 그대로라도 6개월 동안, 도대체 어떤 방안이 한국 경제에 최적의 대안이 될지, 모색해볼 시간을 여전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외환은행 문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살아야 할 미래가 또 있다. 그걸 사회적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지금 처리해야 할 이유는 없다. 지금이라도 순리대로 문제를 풀 수 있다. 한국의 헌법 구조상, 금융당국이 국민의 위에 군림하는 상급기관은 아니다


▲ ⓒ연합뉴스

/우석훈 2.1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