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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일 금요일

KTX 민영화 모델이 궁금한가? 지하철 9호선을 보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02일자 기사 'KTX 민영화 모델이 궁금한가? 지하철 9호선을 보라!'를 퍼왔습니다.
[기고] MB 정권 공기업 선진화의 맨얼굴, 9호선 요금 인상

지난해 12월 27일 국토해양부는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KTX 민영화 추진 계획을 밝혔다. 2012년 상반기 안에 업체설명회와 희망기업 신청접수, 심사를 거쳐 사업체 선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겠다는 로드맵까지 천명했다. 말이 업무보고지 이미 정권의 하명을 받은 국토부가 민영화 추진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없는 자리였다.

그러나 정부의 의도와 다르게 여당조차 민영화 반대를 선언하고 광범위한 국민적 반대에 부딪히자 정부는 슬그머니 계획을 수정했다. 4월 안에 업체선정이 안 되면 2015년 개통일정상 KTX 민영화가 물 건너간다고 신속한 추진을 주장했던 국토부는 4월 총선 이후 업체 선정에 나서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 속에 "고속철도 민간투자 사업제안서"를 정부계획 발표 이전에 입안하는 등 KTX의 운영권의 내정된 선정업체라는 의혹을 받고 있던 대우건설은 고속철도 사업 포기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KTX 민영화 추진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MB정권과 국토부는 왜 이토록 KTX 민영화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이미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단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KTX 민영화의 모델이 되었던 그 사업이 무엇인지 추적해보자.

지하철 9호선, 서울시가 비용 절반 대고 민간자본 수익 보장

2002년 7월 제3기 민선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이명박은 한계에 다다른 교통 분야에 대한 대 수술에 나선다. 특히 이명박 시장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서울버스 준공영제와 중앙차로제, 환승시스템도입은 그동안 한계에 다다른 서울시 교통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계기가 됐다. 경쟁을 통한 자유시장경제의 옹호자이자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공공연하게 표방하는 이가 공공적 조화를 우선시한 정책으로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이 시기에는 또한 개통한 지 40년이 다 돼가는 서울지하철의 용량한계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이에 따라 강남의 모노레일 도입이라든지 새로운 지하철 노선건설 등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되었고 이 가운데 2000년 건설기본계획이 승인되고 2002년 4월 3일 착공된 지하철 9호선 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는다. 이명박 시장 2년 차인 2003년 11월 철도차량제작사인 로템을 앞세운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그런데 여기서 9호선 건설은 특이한 방식으로 추진된다. 원래 지하철건설은 현재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전신인 '서울특별시 지하철 건설 본부'가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9호선은 민간투자 활성화와 정부 및 시 예산 절감이라는 미명 아래 BTO라는 민자투자사업으로 진행된다.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이란 사회간접시설을 민간부분이 주도하여 프로젝트를 설계·시공한 후 시설물의 소유권을 공공부문에 먼저 이전하고 약정 기간 동안 그 시설물을 운영하여 투자금액을 회수해가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9호선 건설은 시설부분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선로건설 등 토목공사는 시에서 담당하고 궤도, 전력, 전차선, 차량제작, 신호, 통신, 역무자동화설비, 차량검수시설, 기타 설비공사, 정거장 마감공사, 스크린도어, 차량기지, 종합사령실 건축공사 등은 로템을 주축으로 하는 민간컨소시엄이 맡았다.

민간컨소시엄이 담당한 건설부분에는 총 8995억 원의 건설비가 책정되었으며 서울시가 건설분담금 4200억 원을 부담했고 서울메트로9호선(주)이 총 사업비 4795억 원을 민자로 조달하도록 되어 있다. 서울시가 부담하는 사업비는 03년 1월 2일 불변가격 기준으로 총사업비 대비 46.7%에 이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지하철 9호선은 완전한 민자사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서울시가 절반의 돈을 대면서 향후 운영과 이득을 보장하는 이상한 건설 방식이었다.

설계비로만 혈세 858억 원 낭비

지하로 연결되는 선로와 기반 시설을 서울시가 부담하고 민자로 하기로 정한 운영시설조차 서울시가 절반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하면서 민간업체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상식을 벗어난 투자행위가 서울시와 국토해양부(당시 건교부)의 심사와 승인을 거쳐 진행되었다.

특히 설계의 창의성 및 기술발전을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턴키·대안입찰 방식은 공사업체의 배를 불리는 장치가 되었다. 2002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서 담합입찰이 적발되어 시정명령과 함께 71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되어 예산낭비를 초래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 14개 공구의 공사비는 일반발주의 경우 보다 25% 높게 계약되어 약 4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낭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 7월 경실련이 발표한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턴키공사 담합입찰조사 의뢰서를 보면, 5개 턴키공사의 평균 낙찰율이 98.3%이며, 14개 공구 전체 평균 낙찰율이 88.9%로 일반경쟁입찰의 경우 평균 낙찰율 64%보다 평균 25% 높다.

경실련은 턴키ㆍ대안입찰 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1공구 당 3.4개, 최소 1000억 원 이상의 과다설계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은 엄청난 예산을 낭비한 사업으로 낙인찍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 지하철 9호선 설계비는 준비단계에서 760억 6000만원, 공사발주단계에서 696억1460만 원이 소요되었으나 '재설계방침'에 따라 79억 원을 지급하게 되어 설계비만 총 1537억7460만 원이 소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을 실제 일반 공사로 발주했을 경우 설계비는 677억5490만 원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설계비만 858억2000만 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사업에 입찰해 한 몫씩 챙긴 사업체들이 대우, 동부, 삼성, 현대, 두산, 쌍용 등 재벌 건설사들이었다. 특히 대우와 동부건설은 2011년부터 KTX 민영화 사업에 뛰어들기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해왔던 사업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사업진행과정에서 대주주가 변한 일이다.




'형님' 아들 위해 9호선 대주주 다국적기업에 넘겼나?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해에 지하철 9호선의 맥쿼리한국인프라가 2대 대주주로 등극한다. 1대 주주인 로템과의 지분차이는 불과 0.47%다. 2008년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추진됐던 인천공항 매각추진 과정에서 매각주체 0순위로 거론 됐던 회사가 다국적기업 맥쿼리 금융그룹이었다. 맥쿼리IMM자산운영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씨라는 사실 때문에 인천공항 매각추진이 친인척에 국가기간산업을 팔아넘기는 특혜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던 일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국민적 관심대상에서 멀어져있던 지하철 9호선은 맥쿼리사가 슬그머니 대주주로 자리를 잡았다. 토건재벌에 엄청난 이익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외국자본에 기간산업을 넘겨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일이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된 것이다.

국토부는 KTX 민영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지하철 9호선이 경쟁을 통해 공기업이 운영하는 다른 지하철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해 직행전동차의 운행 등 기존 공기업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 경영을 이루어 내고 있고 최소한의 고용으로 인건비 절감액도 상당하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직행전동차는 민간기업이 운영해서 도입된 것이 아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지하철 노선의 용량한계를 완화하고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오래전부터 제시된 대안이었다. 그러나 건설된 지 30년 이상 된 노선에 직행열차도입을 위한 대피선 공사를 할 경우 예산 등의 문제에 부딪혀 신규로 건설되는 지하철에 도입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9호선에 도입된 것이다.

인력의 효율화도 다른 시각으로 봐야한다. 이윤을 최고의 목적으로 하다 보니 소요인력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직원을 배치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따른 고용창출이나 시민의 안전 같은 것은 아예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용시민은 민영화된 노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더라도 일산에서 출근하는 시민이 900원을 아끼기 위해 환승할인이 안 되는 여의도역 9호선에 바로 타지 않고 10분이나 돌아서 5호선을 통해 9호선을 이용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시민들은 9호선의 환승을 피하기 위해 도보로 한 두 정거장을 걷기도 한다는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이것이 국토부가 말하는 시민편의와 민간경영 효율화의 진면목인가?

9호선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경기도와 국토해양부로부터 환승 할인으로 발생하는 손실분을 0원도 보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노선은 관계기관으로부터 손실액을 보전 받고 있고, 9호선을 뺀 나머지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손실이 생겨도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결국 이 말은 시민들이 주인인 공기업이 지하철을 운행할 때 시민들의 편익이 높아진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서울시와 지하철 9호선, 국토해양부는 서로의 탓만 하고 있고 모든 불편은 시민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민영화 결과는 9호선 요금 인상

게다가 지하철 9호선은 대놓고 지하철요금 추가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을 기해 일제히 인상된 서울시 교통요금에 더해 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한 요금인상을 하겠다며 공지를 하고 있다.


▲ 민간 투자 사업업으로 운영하는 지하철 9호선은 "민자철도의 특수상황 때문에 운임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홈페이지 화면 캡쳐

BTO 방식에서 부풀린 수요예측을 통해 투자사의 이익을 보장하는 해괴한 장치인 최소운영수익보장방침에 따라 이미 2011년 시 보조금으로 322억 원을 챙겨간 지하철 9호선은 누적적자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러 별도의 추가운임을 반영할 계획임을 알리고 있다. 국토부가 말한 경쟁을 통한 효율화의 결과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며 시민들에게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소유하지 못하면 통제하지 못한다. 이미 외국자본과 재벌이 장악한 기관이 시민 편익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과 서울9호선운영(주)으로 나뉜 2원적 체제인데 서울9호선운영(주)의 CEO는 베올리아사에서 파견한 마흐슬랑 다루 씨이고, 서울시메트로9호선(주) CEO는 정연국 씨로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인사 등용처인 고대라인이다. 지하철 9호선의 2대 대주주중 하나가 맥쿼리사이고 운영자는 베올리아사이다. 맥쿼리사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수정산터널, 광주제2순환도로 등 국내의 다수 사회간접자본에 대주주나 운영자로 참여하고 있다. 베올리아사는 상수도 사업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프랑스계 초국적 기업이다.

특히 베올리아사는 2001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이후 2005년부터 인천시로부터 송도·만수 하수종말처리시설을 20년 계약으로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인천시민 중 33만 명이 이하수처리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8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인천시는 2006년 한국에서 최초로 외국계 물 기업인 베올리아와 상수도 사업 관련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처럼 맥쿼리와 베올리아는 한국의 사회간접자본을 다방면에서 잠식해 나가고 있다. 민영화가 효율적인 사회적 대안으로 여겨지는 한국은 이들 다국적 기업에게 천혜의 투자처요 이윤확보 공간인 것이다.

KTX 민영화, 철도 주요간선망 몽땅 내주는 결과 초래할 것

KTX 민영화의 모델은 지하철 9호선이지만 정부의 정책대로 KTX 민영화가 추진된다면 그 파급력은 지하철 9호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미FTA협정에서 그나마 독점권을 인정받은 2005년 7월 1일 이전 건설된 노선에 대해서도 아무 문제없이 외국자본이나 재벌에게 자발적으로 헌납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서-평택간의 노선을 빌미로 민간경쟁체제도입을 이야기하지만 이 노선이 결국은 경부선과 호남선을 통해 부산과 목포 광주로 연결된다. 부산까지의 고속신선은 이미 한국철도의 독점적 관할 노선이지만 민영화가 추진되고 민간업체에 지하철 9호선처럼 나중에 외국자본이 참여하게 될 경우 국토의 주요간선망을 몽땅 내주게 되는 결과가 된다. 정부가 국가의 기간교통망을 팔아넘기기에 안달이 난 모양새다.

지금 한국 정부는 누구의 정부인가? 국민의 정부인가? 외국투기자본과 재벌의 대리인인가?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인 공공부문이 무너지는 만큼 시민들의 삶은 더 황폐화될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전 사회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행을 멈추지 않고 있는 KTX민영화 정책을 하루 속히 철회해야 할 것이다.


▲ ⓒ뉴시스

* 참고로 필자는 운수노동정책연구소에서 사회공공연구소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KTX 민영화, 강릉선이 수상하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0일자 기사 'KTX 민영화, 강릉선이 수상하다'를 퍼왔습니다.
[단독] 대우건설 2단계 사업 제안, 3개월 뒤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우건설이 KTX 경부선과 호남선 운영권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19일 밝혔다. 의 지난 17일보도로 KTX 민영화 사업이 애초부터 이명박 정부와 대우건설의 사전 공감대 아래 진행됐다는 의혹이 일자 아예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대우건설은 "고속철도 건설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운영사업에 주간사로 참여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 말을 뒤집어 놓고 보면 "철도 노선 신설이 포함된 운영권에는 관심이 있다"는 게 된다.

실제 이 20일 입수한 또 다른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 내용은 이를 뒷받침한다. 아직 건설 계획이 정부 차원에서 확정된 바 없는 여주-원주 철도 구간의 건설 뿐 아니라 운영권까지 민간사업자에게 넘기는 내용이 이 제안서에 담겨 있다.

특히 대우건설이 이 같은 사업을 제안한 것은 지난해 7월이고, 3개월 뒤인 같은해 10월 기획재정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여주-원주 구간 철도 신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개시를 확정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입수한 대우건설의 '수서-강릉 고속화철도 민간투자사업 제안서'와 이후 벌어진 정부의 움직임을 종합해 보면, 정부가 경부선, 호남선 KTX 운영권 뿐 아니라 수서-강릉 KTX까지 건설 사업과 운영 사업을 민간 사업자에게 '통으로' 건네줄 구상을 은밀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대우건설은 한 달 만에 말을 바꿔 KTX경부선, 호남선 운영권에 관심이 없다고 발을 뺐지만, 이 모든 구상이 대우건설의 최초 제안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또 의 최초 보도 이후 대우건설은 수서에서 출발하는 영.호남선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신설 철도 노선이 포함돼 있는 강릉선 사업은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일 과의 전화통화에서 "철도 건설이 포함된 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은 모든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렇다"고 말해, 이같은 해석을 부인하지 않았다.

대우건설, 애초부터 경부선·호남선 이어 강릉선까지 패키지로 받을 계획?

이 문서를 보면 대우건설이 계획한 '수서-강릉 고속화철도 민간주투자사업'은 수서~삼동 구간의 14.9㎞와 여주-서원주 구간의 22.0㎞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존재하거나, 건설 중인 성남-여주선과 원주-강릉선의 159.6㎞까지 총 196.5㎞의 구간의 건설 및 운영을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민간 사업자에게 넘기는 것이 골자다. 노선 연장을 위한 총 사업비는 1조9976억 원이고 이 가운데 49.9%인 9968억 원을 건설 보조금으로 받기로 계획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2018년 동계올림픽 이전까지 준공을 마무리해 2016년 1월 1단계로 성남-여주 구간을 개통하고, 2018년 1월 2단계로 수서-강릉 전 구간을 개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서-강릉 구간은 고속화철도로 운행하며 성남-여주 구간은 급행과 완행의 광역철도 운행도 염두에 뒀다.



▲ 본지가 단독 입수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 ⓒ프레시안

이 계획안에 따르면 수서에서 서원주를 거쳐 강릉까지 가는 이 구간은 77분 만에 도착이 가능하다. 한 시간에 평균 250㎞를 달리는 것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을 이 사업을 통해 "전국 고속철도 네크워크 구축이 가능하고 동계올림픽 유치기반 마련 및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며 운영부문의 민간참여를 통해 철도시장 경쟁체계 구축과 철도산업 선진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수서-강릉 KTX 운영권을 따낼 구상을 이미 2010년 10월부터 하고 있었다. 17일 이 보도한 대우건설의 '그린 고속철도 민간투자사업 제안서'에도 수서-부산, 수서-광주 구간 개통(2015년 1월)의 1단계에 이은 2단계 개통 구간으로 수서-목포, 수서-강릉 구간이 적시돼 있다. 이 제안서에는 특히 수서-강릉 차량 구매량(16편성), 운영 시간(06:00~23:00), 운영 횟수(29회), 최고운행속도 시속 270㎞, 소요시간 73.23분 등 아주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다. 다만 '그린 철도 제안서'의 경우, 여주-서원주 노선 신설이 아닌 수서에서 아신을 연결하고 다시 서원주에서 강릉을 연결하는 강릉선을 주되게 검토했다.

비록 9개월 뒤에는 대우건설이 이 노선을 포기하고 강릉까지 가는 다른 노선을 제안하고 있지만, 어쨌든 대우건설은 KTX 운영권의 민영화 얘기가 정부에서 거론되기 전부터 수서-강릉 KTX 민영화까지 '패키지'로 가져갈 구상이었던 것이다.

대우건설 "KTX 운임 20% 낮추고 수서-강릉 요금은 2만4500원으로"

대우건설은 '수서-강릉 제안서'에서 여러 가지 대안 노선도 함께 검토했다. 수서에서 아신을 연결하고 다시 중앙선을 활용해 서원주를 잇는 방법과 수서에서 곧바로 용문을 연결한 뒤 서원주까지의 중앙선을 활용하는 방안, 그리고 수서에서 서원주를 직결하는 방안의 세 가지가 검토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노선은 각각 신설연장 구간이 38.3㎞, 50.1㎞, 67.5㎞였고 강릉 도달시간은 각각 78.1분, 76.0분, 68분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수서-아신-서원주 노선의 경우 공사비는 절감되지만 중앙선 기존 운행선의 간섭이 발생하고, 수서-용문-서원주 노선은 기존선과 접속에 불리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수서-서원주 직결 노선은 신설연장 구간이 가장 길어 공사비가 총 2조67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결론은 수서-삼동-여주-서원주 노선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수서-아신-서원주 노선의 경우 앞선 노선에 비해 공사비는 1조5730억 원으로 1000억 원 가량 적지만 "상수원 보호구역 내 노선설치로 민원발생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공기지연의 우려가 있고, 물동량이 증가할 경우 고속선과의 간섭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부정적 결론이 내려졌다.

대우건설은 '수서-삼동-여주-서원주'를 잇는 노선이 "부발-문경선의 수도권 연계가 가능하며 월곶-판교 및 수인선 연계를 통한 동서고속화 철도로의 확장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구간의 운임에 대해 대우건설은 "현재 KTX 운임의 평균 0.8배 수준으로 탄력적 운영을 할 예정"이라며 "수서-강릉 구간을 2만4500원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이미 '여주-원주 신설'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사업 추진일정을 보면 2012년 3월까지 적격성 조사를 마무리 짓고 7월까지 우선협상자 지정을 완료한 뒤, 2013년 7월 착공에 들어가는 것으로 돼 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4월 중에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우건설의 최초 구상과 거의 흡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여주-원주 철도 노선 신설에 대한 얘기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조응래 박사는 지난달 31일 '수서-평창 철도연결 방안'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의 요지는 대우건설의 제안서과 똑같이 여주-원주를 잇는 철도를 건설하면 KTX 수서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까지 한 시간 이내에 도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이 보고서에서 "2015년 완공될 예정인 성남-여주 철도와 2017년 완공 예정인 원주-평창-강릉 철도에 덧붙여 여주-원주 구간을 추가로 연결하면 성남에서 평창까지 직행으로 51분 만에 도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기개발연구원은 경기도 소속으로 중앙부처와 직접 관련성은 없다고 하나, 철도 연결의 경우 각 지자체에게도 중대한 사안이기도 한 만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대우건설이 최초로 제안한 이같은 방안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가진 바탕에서 이같은 연구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보고서는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런 제안서 내용에 대해 민주통합당의 'KTX민영화 저지 투쟁위원회' 김진애 위원장은 "지금 정부가 거론하는 철도 운영 경쟁체계 도입은 민영화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명박 정부는 결국 국가기간망 사업인 철도를 민간자본에게 통으로 넘기려고 하고 있으며 정권말에 이같은 일을 추진하는 배후에는 권력형 이권이 개입돼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여정민 기자,박세열 기자

'이상한 나라'의 고속철도, 그 운명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0일자 기사 ''이상한 나라'의 고속철도, 그 운명은…'을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KTX 민영화, 퇴임 후 측근 재취업 비책?

가상의 섬 '소도어 섬'을 달리는 은 영국의 동화작가가 쓴 그림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뽀통령'이라고까지 불리는 와 마찬가지로 어린이들 사이에선 매우 인기가 많다. 이 애니메이션엔 '사장님'이 등장한다.(원작에는 역장(fat controller)으로 나온다) 토마스와 그의 친구들은 이 '사장님' 마음에 들지 못할까봐 늘 전전긍긍한다. 맡은 일을 잘한 꼬마기관차는 '사장님'께 칭찬을 받고, 일을 제대로 못한 꼬마기관차는 꾸중을 듣는다. '사장님'이란 용어로 번역된 것은 지극히 한국적 정서가 반영된 결과이겠지만, 공교롭게도 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 영국은 철도의 종주국이면서 철도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다. 미국이 의료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이듯 말이다.

영국의 철도 민영화 그 결과는…

영국의 철도 민영화 사례는 최근 이명박 정부가 KTX 부분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1995년부터 2년에 걸쳐 철도산업을 100여 개로 쪼개 분할 매각하는 방식으로 민영화했다. 1979년 대처가 집권한 이래로 '과격한 민영화'를 추구해온 영국도 철도를 민영화 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논란이 많았다. 영국 정부가 내세운 민영화 논리는 현재 이명박 정부가 얘기하는 것과 똑같다.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적자(정부 지원금)를 최소화"하고 "요금을 인하하고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약속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도 KTX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철도공사의 적자를 줄이고 해당 노선의 요금을 15-2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잘 알려지다시피 영국 정부의 주장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요금은 철도 민영화 2년 만에 14%나 올랐다. 2000년 들어선 요금이 평균 2배가 올랐다. 서비스의 질도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 열차 연착률은 1996년 8.9%에서 2004년 19.4%로 두 배나 늘었다. 정부 보조금은? 공사 시절보다 3배 늘어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형사고'였다. 민영화가 완료된 첫해인 97년 열차 충돌 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었고, 2년 뒤 또다시 31명이 사망했다. 2000년 10월 햇필드에서 대형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이 사망했고, 철로 시스템 자체가 마비돼 6개월간 사실상 열차 운행이 멈추는 '철도대란'이 일어났다. 2년 뒤인 2002년에도 탈선 사고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사고가 발생한 이유는 민영화된 시설공단인 레일트랙(Railtrack)이 비용을 아끼느라 선로유지보수 업무를 2,3차 하청화 시키고, 선로 틈이 발견돼도 방치했기 때문이다. '레일트랙'이 비용을 아끼느라 대형 사고가 이어져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 동안 민영화된 회사의 주주들은 대박이 났다. 영국 정부가 민영화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레일트랙의 주식은 저가로 상장됐고, 철도산업의 특성상 사실상 독점산업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담보할 수 있었다.

민영화의 결과가 철도 사고로 이어지고,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영국 정부는 2002년 시설 부문인 레일트랙을 재국유화했다. 정부 스스로가 민영화 실패를 인정한 결과다. (영국 철도 민영화 부분은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이 2009년에 쓴 '영국 철도 민영화 10년'을 참조했다.)



ⓒ뉴시스

'수상한' MB정부의 '괴상한' KTX 민영화 이유

민영화의 본질은 공공이 운영하기 때문에 경영 효율성이 떨어져 적자가 나는 부분을 민간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KTX 부분 민영화는 좀 이상하다.

정부는 2015년에서 2018년에 걸쳐 서울 수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가는 노선과 수서에서 출발해 전남 목포까지 가는 노선을 만들어 이를 민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만 해도 KTX는 연간 3000억 원 가량의 운영 이익금을 내고 있다. 수서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만들어지면 이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철도공사의 적자는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 철도에서 나는 적자 때문이다. KTX의 수익으로 그나마 적자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이 나는 KTX 노선을 민간에 주겠다는 것은 민간기업엔 특혜를 주고 철도공사의 적자는 국민의 혈세로 메우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가능하다.

특히 말만 '경쟁체제 도입'이다. 민영화하겠다는 KTX 노선은 기존 노선과 80%가량 중복된다. 기존 경부선과 호남선에서 출발역만 더 목이 좋은 수서역으로 바뀌는 것 외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철로를 따라 달리는 철도의 특수성 때문에 이 경우 경쟁은 불가능하다. 그저 겹치지 않게 시간을 나눠 차량을 운행하는 수밖에 없다. 철도가 민영화된 일본에서도 지리적 분할로 경쟁체제가 유지될 뿐, 간선노선이나 동일노선에서 경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철도 길이가 3000여 km에 불과하다. 운영권을 나누기엔 너무 짧다. 시장 자체가 협소해 나눠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또 정해진 궤도를 달리는 철도의 특수성 때문에 철도산업 자체가 독점화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민영화 도입이 적절치 않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것도 '빛의 속도'로. 정부는 지난해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로 시작된 KTX 민영화를 6개월 내에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이 최근 단독 입수해 보도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 2건을 겹쳐보면 현 정부가 KTX 민영화를 급작스럽게 밀어붙이는 이유에 더욱 의구심이 생긴다. 대우건설은 동부그룹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민영화하려는 KTX 운영권을 따내려고 했다. 정부의 KTX 민영화 계획이 발표되기 두달 전 작성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를 보면 마치 '예언서'를 읽는 것 같다. 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거나, 아니면 정부가 대우건설의 제안을 대폭 수용했다고 하지 않으면 설명되기 힘들만큼 대우건설 제안과 정부 계획은 비슷하다. 그래서 현재 정부가 엄청난 속도로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는 게 사실상 사업자를 선정해 놓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특히 KTX 민영화를 추진하는 핵심인사들 중 다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다. 소위 '고대 라인'이다. 대우건설에는 TK-고려대 인맥인 서종욱 씨가 사장으로 있다. 또 대우건설의 모기업으로 금융지원 허가를 할 수 있는 산업은행장은 MB 최측근인 강만수 행장이다. 일각에선 현 정부가 KTX 민영화를 고집하는 게 측근 챙기기 등 다른 의도 때문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영국의 레일트랙처럼 민영화된 KTX 노선을 운영하기 위한 회사가 생기면 여기에 측근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사례에서 봤던 것처럼 이 회사는 사실상 '독점기업'으로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음모론을 더 확장시켜 보자면 비난 여론 때문에 포기했지만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부지로 매입한 곳도 내곡동이었다. 이 인근에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득 의원도 적잖은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수서에 KTX역이 생기면 이 인근은 역세권으로 엄청난 개발 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건설자본이 KTX 운영권에 눈독 들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의 보도로 정부와 담합설 등 의혹이 증폭되자 대우건설은 19일 KTX 민영화입찰을 포기하겠다고 급작스럽게 밝혔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서종욱 사장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KTX 운영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었다. 정부가 무리하게 국가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의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사업 주체로 이 대통령 측근들이 포진한 회사를 둘러싼 정황이 나오고, 이 회사가 비난 여론에 떠밀려 사업 포기를 선언하는 과정은 현 정부가 정권 초부터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논란과 똑같다. 수익률과 서비스, 경영 면에서 모두 세계 수위를 차지하는 인천공항을 뜬금없이 민영화하겠다는 정부 계획 뒤에는 이상득 의원의 아들이 근무했던 맥쿼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논란이 일자 맥쿼리는 인천공항 민영화 사업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사업 참여 포기 의사를 밝히고, 정부도 사업자 선정을 4월 총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하면서 KTX 민영화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무리한 시간표로 졸속 추진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민영화 계획 자체를 포기한다면 다행이다. 다만 한가지 떨쳐버릴 수 없는 의문은 왜 유독 이명박 정부에서 민영화를 둘러싼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는가다. 참고로 외환위기의 여파로 김대중 정부에서포항제철 등 일부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가 완료된 후 노무현 정부에서는 단 한건의 공기업 민영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 혈세로 유지되던 국가의 자산을 민간으로 이양하는 의미인 민영화는 사회적 합의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홍기혜 편집부국장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KTX 민영화, MB정부-대우건설 '짬짜미'?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17일자 기사 'KTX 민영화, MB정부-대우건설 '짬짜미'?'를 퍼왔습니다.
[단독] 대우건설 보고서와 정부 민영화 용역 보고서 '판박이'

이명박 정부의 부분 KTX 민영화 사업 계획이 구체화되기 전에 민영 KTX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대우건설이 민영화 참여를 전제로 사업 제안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 2010년 10월 작성된 대우건설의 'Green고속철도 민간투자사업 사업 제안서'를 입수했다. 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은 정부의 KTX 민영화 용역 보고서가 작성되기 전이다.

국토해양부는 정부 출연연인 한국교통연구원(COTI)에 지난 2009년 12월 KTX 민영화 사업 관련 연구를 발주했다. 이 용역은 지난 2010년 12월 마무리됐고, 2011년 2월 24일 새누리당 백성운, 최구식 의원이 주최한 '철도 운송 시장의 경쟁 도입과 효과'를 시작으로 정부측 논리를 대변하는 한국교통연구원에 의해 그 내용이 대중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 대우건설이 지난 2010년 10월 작성한 민영 KTX 관련 사업 제안서 ⓒ프레시안(박세열)

정부 용역 보고서 나오기 두달 전 작성된 대우건설 사업제안서

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가 2010년 12월 정부에 보고됐다고 가정했을 때, 이미 두 달 전에 대우건설이 비슷한 내용의 사업제안서를 작성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이 정부의 용역 보고서 일부를 참고했거나, 정부 용역 보고서에 대우건설 사업 제안서 내용이 참고 자료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우건설의 이 사업제안서에 수서-호남, 수서-부산 노선 등을 민간이 30년간 위탁해 운영하는 방안 등 정부 측 논리가 그대로 포함돼 있다는 점도 여러 의구심을 낳는 요인이다. 이 제안서에 제시된 KTX 민영화 일정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정과 거의 비슷하다.

특정 기업을 미리 염두한 채 이명박 정부가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제안서에는 최근 민영화 논란을 빚었던 수서-목포, 수서 부산 신 노선을 1단계, 수서-강릉간 신 노선을 2단계로 설정해 놓았다. 수서-강릉간 신 노선에도 민간이 참여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현재 한국교통연구원과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KTX 민영화 논리와 비슷한 내용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민주통합당 'KTX 민영화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애 의원은 "결국 KTX 민영화가 건설 자본의 요구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며 "정부는 KTX 민영화 '꼼수'를 지금이라도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자금조달, 연기금 투자도 제안

그 외에 대우건설의 모기업이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금 조달 등을 맡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고, 연기금 투자, 외국 자본 투자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책은행이 철도 운영권 일부를 민간에 파는데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기금 동원 등을 통해 무리하게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동부그룹, 두산 등 대형 건설사들이 KTX 민영화 사업 컨소시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철도공사의 유일한 흑자 사업을 대기업에 특혜를 주며 판다"는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를 주도하고 있는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고려대 후배로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실세'로 통한다. 산업은행 역시 이 대통령의 측근인 강만수 회장이 수장으로 앉아 있다. 이 대통령 측근들이 KTX 민영화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도 이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다.

KTX 민영화 사업에는 대기업이 군침을 흘릴만한 부대 사업들이 많다. 정부의 입김이 미치는 대우건설과 산업은행을 통해 민영화의 물꼬를 트게 되면 대기업들이 민영KTX의 컨소시엄에 참여하거나 지분을 투자해 역세권 개발 등의 이권을 챙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철도공사 노조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역사 안에 카지노 같은 사행성 사업을 유치하는 경우도 있다.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민영 KTX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모델을 들고 나올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세열 기자,여정민 기자 

2012년 1월 21일 토요일

이명박 라인, 최대 최후의 특혜?


이글은 레디앙 2012-01-20일자 기사 '이명박 라인, 최대 최후의 특혜?'를 퍼왔습니다.
KTX 민영화, 재벌에 5조원 안겨줘…1%를 위한 정책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KTX 민영화가 급제동이 걸렸다. 시민들의 적극적 반대 여론과 제1야당의 '민영화 저지 기획단' 발족을 비롯한 통합진보당과 자유선진당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전체 야권의 반발에 이어 급기야는 여당인 한나라당 비대위에서도 KTX 민영화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고대 라인과 KTX 민영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 때문에 차라리 민영화가 나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던 국민들과 일부 시민사회단체까지 한 목소리로 KTX 사기업화(민영화)를 반대하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1%를 위한 사회, 격차사회, 절망의 사회라고 불리는 오늘 날의 현실에 대한 반발이다.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그 충격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반면 재벌들은 사상 최고의 성과를 자축하는 이율배반을 목격해온 시민들이 깨어난 것이다.
국토부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KTX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철도산업의 발전 전망이나 미래 기획은 보이지 않는다. 국토부는 왜 이렇게 무엇에 쫓기듯 KTX의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일까?
정권 출범 때부터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며 재벌 위주의 정책을 공공연히 밝혀왔던 MB 정권이 임기 말 마지막 대형선물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눈여겨 볼 점은 이번 KTX 민영화 추진 사업에 참여를 밝히고 있는 ‘동부-대우' 모두 MB 고려대 라인이라는 사실이다. 
대우건설은 TK-고려대 인맥인 서장욱씨가 사장으로 있다. 또한 대우건설의 모기업으로 금융지원 허가를 할 수 있는 산업은행장은 MB 정부 실세로 소문난 강만수씨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여권 내부에서도 임기말 대형 커넥션의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박근혜 비대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도 최초로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차별화를 선언했다.
국토부 설명의 허구
국토부는 민영화 추진의 명분을 얻기 위해 한국철도를 비효율과 부실덩어리로 포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제 얼굴에 침 뱉기에 불과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IMF 부총재를 지낸 스티글리츠 박사는 “만일 어떤 정부가 공기업이 부실하다며 민영화를 추진한다면 그 공기업을 부실로 이르게 만든 주범은 민형화를 추진하는 부패한 정부다.” 라고 일침을 가했다.
고속철도 20% 할인이라는 달콤한 미끼를 덥썩 물 정도로 시민의식은 죽지 않았다. 그러나 전 사회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포퓰리즘 운운하며 “올바른 일은 직을 걸고 수행하라”고 다그쳤고 국토부도 "정책 변경은 없다"며 국민과의 대결을 선언했다.
토건족의 요구에 맞춰 불량예측을 반복해온 한국교통연구원의 보고서를 금과옥조로 들고 나온 국토부의 관료들과 이를 뒤에서 조정하는 MB 정권의 속내는 무엇일까? 이들은 정말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헌신하는 것일까? 그 실체를 벗겨보자.
지난 2004년 철도 구조개혁이란 이름 아래 철도의 시설과 운영이 분리됐다. 기반 시설을 책임지는 철도시설공단과 열차를 운영하는 철도공사로 나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철도공사는 고속철도건설 관련 운영부채 5조2천억원을 떠안았다.
그러나 새로 추진되는 민영 KTX는 이런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수조 원이 예상되는 차량정비기지와 차량 구입비도 리스 방식을 도입해 신규 사업 진입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1편성(객차 10량) 당 330억원에 이르는 고속열차를 사실상 렌트카로 쓰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비나 유지보수 비용도 들지 않는다.
특혜 종합선물
필수 인력 외에는 모두 연봉 2000만원의 비정규직 나쁜 일자리로 채우겠다는 계획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비정규직은 공항 출입국 관리사무소의 연말 해고 문자 통보처럼 언제든지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근속 년수가 쌓일수록 보수를 올려줘야 하는 만큼 효율적 인력 운영이라는 원칙을 세운 민영KTX는 용역업체에서 인력을 공급받을 것이다.
또한 20% 할인을 주장하는 교통연구원의 KTX 민영화를 촉구하는 보고서는 "기존의 요금 정책과는 다른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다시말해 운임정책의 자율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 요금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정부로부터 통제받는 공공요금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이다(철도산업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연구, 2010)"라고 밝혔다.
이는 민간 사업자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정부의 요금 통제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초기 자기자본 비율은 20%만 채우도록 함으로써 결국 80%의 비용은 금융기관의 빚으로 메워 민영 KTX 진출 자본은 사실상 특혜의 종합선물 상자를 받게 될 것이다.
계산이 나온다. 과거 철도공사가 떠안았던 고속철도건설 관련 운영부채 같은 부담을 지지 않는다. 이후 운송사업을 통해 선로 사용료로 갚아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철도공사에 비해 최소 1조원 이상의 부담을 덜게 된다.
56편성 도입 계획으로 있는 KTX차량 구입 비용 1조8480억을 리스로 대체하고, 2조원 이상 드는 차량정비창 및 영업체계 구축 비용을 저가로 임대할 경우 어림잡아 4조원 가까운 특혜가 주어진다. 또한 리스로 인한 차량 유지보수 비용과 시설 유지보수 위탁에 따른 비용 절감 특혜가 연간 1500억원 이상이다.
역무시설의 임대로 생기는 절감비용에 세후 11.7%를 보장한다는 KTX 운송 수익을 더하면 당장 5조원에 이르는 선물을 재벌에게 헌납하는 셈이다. 여기에 신규 진입자의 원활한 사업 정착을 위해 선로 사용료 감면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재벌들에게 정권 말 이보다 더 좋은 선물세트는 없을 것이다. 1%에 속한 재벌에게는 천국의 열매가 주어지는 것이다.

2012년 01월 20일 (금) 03:58:45 박흥수 /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철도정책연구원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KTX 민영화, 알고보니 MB 고려대 인맥이 '주물럭'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6일자 기사 'KTX 민영화, 알고보니 MB 고려대 인맥이 '주물럭''을 퍼왔습니다.
민영화 주도하는 동부-대우-산은 모두 MB 라인

정부의 KTX 분할 민영화 방침에 적극 호응하고 있는기업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청와대는 한나라당의 KTX 분할 민영화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당청간 갈등이 노정돼 있는 것이다.

한국철도공사 및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2015년을 목표로 KTX 수서-부산, 수서-목포 구간을 민간사업자에 넘기는 것을 골자로 국토부가 추진하는 민영 KTX 컨소시엄에 동부건설, 대우건설이 참여하는 것이 유력하다. 특히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지난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KTX 운영 사업에 참여할 경우 수익이 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동부와 KTX 운영권 참여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서 사장이 이같은 구상을 밝힌 다음날인 12일 국토부는 메리어트 호텔, 르네상스 호텔, 국토해양부 과천 청사 등으로 장소를 세 차례나 바꿔 KTX 민영화를 반대하는 철도노조 등과 숨바꼭질을 한 끝에 동부, 대우건설을 포함한 2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철도운영 경쟁체제 도입방안업계 간담회'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사업 계획서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KTX 운영 면허 취득을 위해 이미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관련 업무보고를 받은 지 보름 만에 민간기업 컨소시엄 구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 이는 정부가 KTX 민영화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정황이다.


▲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KTX 민영화 주도하는 동부-대우-산은, 모두 MB 고려대 라인

문제는 이번 KTX 민영화 논란을 둘러싼 핵심 인사들이 모조리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라는 것이다. 특히 동부와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한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서 사장은 TK 출신(경북 문경)으로 고려대를 나온 이 대통령의 TK-고려대 인맥이다. 서 사장은 이상득-박영준 라인과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게다가 서 사장은 '함바 비리' 사건으로 낙마한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으로부터 1300만여 원 어치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었다. 당시 상품권을 제공한 혐의를 받은 장수만 전 청장 역시 이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이다. 장 전 청장은 PK 출신으로경남고-고려대를 나왔는데, 역시 경남고를 나온 강만수 현 산업은행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장 전 청장과 강 행장은 이 대통령의 '747 공약' 밑그림을 그려 MB 경제 참모 중 실세 중의 실세로도 꼽힌다.

공교롭게도 강만수를 수장으로 한 산업은행은 바로 '서종욱호' 대우건설의 모기업이다. 즉,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의 신사업 구상은 산업은행의 허가 없이 이루질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는 것이다. KTX 민영화 사업 과정에서 산은이 대우 건설에 금융 지원을 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서종욱 사장이 KTX 민영화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 강만수 산업은행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정황은 이처럼 짙다.

서 사장과 강 행장의 이같은 관계 때문에 구설수도 많았다. 서 사장이 대우건설 사장에 임명된 뒤 대우건설 실적이 현저히 악화됐지만, 특별한 문책을 받지 않아 "강만수 행장이 뒤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을 정도다.

동부건설도 이 대통령과 관계가 있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67학번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6년 후배다.

동부그룹 인맥은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원으로 연결된다. 박근혜 위원장이 발탁한 이양희 비대위원은 이철승 전 국회부의장의 딸이자 공화당 4인방 중 하나인 김진만 전 국회 부의장의 아들인 김택기 전 의원의 부인이다. 김택기 전 의원의 형이 김준기 회장이다. 즉 김준기 회장의 제수가 바로 이양희 위원이다.

이런 사실 때문에 박근혜 위원장을 위시한 비대위가 KTX 민영화 방침에 반대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비대위에 동부그룹 회장 친인척이 포함돼 있어 "쓸데없이 오해를 살 수가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이양희 위원은 비대위 회의 과정에서 KTX 민영화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KTX 민영화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밝힌 한나라당 비대위가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청와대에 밀리게 될 경우 일부 오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철도공사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KTX의 분할 민영화를 둘러싸고 "사업권을 획득한 기업은 특혜를 받는 셈"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 인사들이 복잡하게 연루된 정황은 다방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결국 특정한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이런 복잡한 인맥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KTX 민영화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차관 합동워크숍에서 "선거철이 되면 포퓰리즘에 의해 국가 미래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정부가 선거에 휩쓸려 국정을 잘못 운영하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마지막 한 해가 중요하다"며 "장차관들이 자리를 걸고 정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는 KTX 민영화를 반대한 한나라당과 야권, 시민사회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많다.



/박세열 기자

2012년 1월 13일 금요일

[사설] 도대체 누구를 위해 고속철도 민영화 밀어붙이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12일자 사설 '[사설] 정연주 무죄 확정, ‘언론장악 청문회’ 열어 진상 밝혀야'를 퍼왔습니다'
배임 혐의로 기소됐던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에게 어제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애초부터 무리한 기소였으니 사필귀정이라 할 만하다. 정 전 사장은 강제해임을 주도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와 함께 수사 검사들도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이 이에 순순히 응할 리가 없다.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여는 등 좀더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조처가 필요하다.
현 정권은 지난 2008년 임기가 남은 정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감사원 감사를 벌이고, 한국방송 이사였던 신태섭 동의대 교수를 학교에서 강제해임한 뒤 이를 빌미로 이사직을 박탈하는 등 용의주도한 ‘공작’을 진행했다. 감사원과 방송통신위·교육부·국세청 등 정부기관이 총동원됐고, 결국 검찰이 배임죄로 기소를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법인카드 사용 명세까지 샅샅이 뒤졌는데도 개인 비리를 찾아내지 못하자 국세청과의 세금반환 소송에서 재판부 조정에 응한 것을 꼬투리 잡아 배임죄로 몰아붙인 것이다. 이것이 말도 안 되는 검찰권 행사였음이 이번 대법원 판결로 분명하게 재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무죄판결과 관련자들의 사과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방송장악 시나리오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으면 이런 일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고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기초인 언론자유가 위협받게 된다. 이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된 종편채널의 출범과 횡포·특혜는 아직도 언론계 전체를 아수라장으로 몰아넣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언론장악공작 진상규명 청문회’가 반드시 필요하다. 여대야소 상황이라 어렵다면 총선 이후라도 반드시 관련자들의 불법 탈법 행위가 밝혀져야 한다.
정 전 사장은 어제 “최시중 위원장이 강제해임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밝히고 “국회에서 두 번이나 나의 무죄가 확정되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사퇴로 끝나선 안 된다. 신태섭 교수 강제해임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감사원 감사나 검찰 고발과는 무관한지 등 방송장악 공작의 전모를 밝혀 필요하면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
정 전 사장은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의 이기옥 검사, 박은석 조사부장(현 대구지검 2차장), 최교일 1차장(현 서울중앙지검장), 명동성 지검장(현 변호사)과 임채진 검찰총장(현 변호사)의 책임도 물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최소한의 법률상식을 가진 검사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을 강행한 게 누구의 지시 때문이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소장 검사들은 수사권 문제만이 아니라 이런 검찰의 치부를 드러내 치유하는 일에도 앞장서기 바란다.

2012년 1월 12일 목요일

KTX 민영화 졸속 추진…"4대강 끝나니 KTX를 토건기업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1일자 기사 'KTX 민영화 졸속 추진…"4대강 끝나니 KTX를 토건기업에?"'를 퍼왔습니다.
MB정부, 대기업 불러 설명회 강행…여당 내에서도 "왜 이러냐"

국회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KTX 분할 민영화'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세금을 들여 KTX 수서역 및 수도권 고속철도를 건설한 뒤 KTX 일부 노선을 민간 건설사에 팔아넘겨 2015년에 '민영 KTX'를 출범시킨다는 정부의 계획과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민간 건설사를 상대로 업계 간담회를 강행키로 했다. 민영화 자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부의 '졸속 추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오는 12일 오전 국토부는 서울 역삼동의 르네상스 호텔에서 D 건설사 등 민간 업체를 대거 동원해 '철도운영 경쟁 도입 관련 업계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예약된 좌석만 30석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부분 민영화 추진 방향과 당위성, 추진 일정에 대해 홍보하고, 참여 희망 업체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해 12월 2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2012년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2015년 초 개통 예정인 수서~목포, 수서~부산 간 고속철도(KTX)의 운영권을 민간기업에게 넘기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14조 원의 국고를 들여 수도권, 호남 고속철도를 만들고 그 운영권을 민간에 넘긴다는 것이다. 이는 특혜 시비로까지 번질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민영 KTX를 어떻게 출범시킬지에 대한 최소한의 사업 계획서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업체를 불러 모으는데 사업 추진 계획서 한장 없겠나. 분명히 사업 계획서가 있을텐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비공개로 속도전을 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사업계획서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체를 불러설명회부터 열고 있는 것.


▲ KTX 민영화 졸속 추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

'졸속', '속도전'…열차 제작만 45개월인데 36개월 만에 '뚝딱' 만들라

국회 국토해양위 관계자, 철도공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토부는 1월 말에 민간업체로부터 사업 계획서를 받고, 3월 중에 사업자 선정을 마친 후 6월 중에 철도 운영에 관한 면허를 민간업체에 부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부 임기가 불과 1년 남짓 남은데 비춰보면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철도 분할 민영화의 추진이 '졸속'이라는 정황은 또 있다. 과거 철도시설공단이 KTX 190량(19편성)을 발주해 현대로템으로부터 인도받는데까지 걸린 기간은 45개월이었다. 즉, 열차 190량 제작 기간이 45개월이라는 것. 그런데 2015년 초 민영 KTX를 출범시킨다는 정부의 계획을 감안하면 지금 당장 KTX를 발주해도 2015년까지는 불과 3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열차의 '공기'를 맞추기 힘든 상황인데도, 정부가 2015년 민영 KTX 출범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것.

현재 철도시설공단은 새로 건설 중인 호남선 운행 등을 목표로 220량(22편성)을 발주했지만 두 차례 유찰이 된 상태다. 현대로템이 단독 입찰했으나, 정부가 내세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정부의 '민영 KTX 출범'에 맞추려면 36개월 안에 220량을 만들어내야 한다.

또 일각에서는 민영 KTX 사업권에 특정 업체가 공을 들여왔으며, 그 업체가 열차를 직접 구입하지 않고 '리스' 형태로 운영하기 위해 시설공단에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 KTX 분할 민영화 계획 ⓒ국토해양부

각종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국토부는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국토부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113년간 코레일 철도독점이 계속되고 있다. 코레일 철도독점 폐해, 우리모두가 피해자"라고 강변했다.

국토부는 이 자료에서 "최근에 발생했던 KTX 역주행, 광명역 탈선, 잦은 고장 및 지연 등안전과 서비스가 악화되어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코레일의 철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3조 원의 부채를 탕감받은 코레일은 다시 그 부채가 9.7조 원에 이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코레일은 직원들에게 평균 5008만 원의 연봉을 지급하고, 기차표를 판매하는 직원은 평균 6000만 원(최고 70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고 직원들의 연봉을 들먹였다.

국토부는 "저렴ㆍ편리ㆍ안전한 철도서비스를 위해 철도사업법에 따라 민간에게 고속철도 운송사업 면허를 부여하여 코레일과 경쟁시키겠다"며 "(민영 KTX가 출범하는) 2015년에는 코레일 독점이 사라져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는 민간에게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운송할 수 있는 면허만 부여하는 것일 뿐, 선로 등 철도시설은 지금처럼 국가가 소유하고, 코레일도 지금처럼 공기업 형태로 존속하는 등 민영화 대상이 없어 민영화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공석인 철도공사 사장 공모에 나섰다. 정치권 및 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철도 민영화를 밀어붙일 인사가 사장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퍼져 있어 철도공사 노조 등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중이다.

KTX 기장들 집단 반발 "왜곡된 여론조사 갖고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

반대는 거세지고 있다. KTX를 운행하는 고속기관차승무사업소 소속 기장 427명은 10일성명을 내고 "한국교통연구원의 왜곡된 여론조사와 명확한 근거없는 연구결과만 가지고사회적합의 절차를 무시한 채 (정부가) 고속철도 운영권을 민간기업에 개방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사회적 합의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졸속적인 '철도 운영 민간 개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영 철도 운영 회사로 이직을 거부하기로 했다.

▲ KTX 기장들은 전날 민영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합

철도공사도 이날 '국토부에서 발표한 주요 쟁점사항에 대한 9개의 질의·응답' 자료를 내고 "경쟁력과 효율성이 높은 KTX 노선만을 개방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거부했다.

철도공사 간부 2000명은 정부가 추진하는 KTX 민영화의 근거가 됐던 KTX 경쟁 체제 도입 관련 연구 보고서를 낸 한국교통연구원 이재훈 본부장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국토부 측이 철도공사 연봉을 들먹인데 대해 철도공사 관계자는 "우리 연봉이 갑자기 올라서 황당하다"라며 "철도공사 연봉이 27개 공사 중 25위다. 게다가 철도공사는 단순 업무가 아니라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다. 연봉 이야기를 들먹이는 것은 국토부의 여론몰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 내부에서도 "정부, 도대체 왜 이러나"

한나라당에서도 KTX 분할 민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태 의원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국토부의 '고속철도 분할 민영화'는 '민간 대기업 배불리기'의 극치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09년 민간 기업이 철도 건설 사업을 수주한 후 짭짤한 수익률을 보장받으며 누리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라는 안전장치가 없어지고,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서 '먹거리'를 잃은 토건 대기업에 정부가 알짜 '고속철도 운영권'이라는 국민의 자산을 마지막 선물로 주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정권말기에 아무런 사회적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고속철도 분할 민영화는 커다란 정치적, 사회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경계해야 한다"며 "국민이 쌓아올린 고속철도 인프라 위에 민간 대기업을 무임승차 시키려는 정부의 KTX 분할 민영화 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친박계 의원은 "정부가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민감한 사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데 대한 우려다. 인천공항 지분 매각 논란 때처럼, 한나라당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 김진애 민주통합당 KTX 민영화 저지 기획단장 ⓒ뉴시스

민주통합당 KTX 민영화저지 기획단 단장인 김진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토해양부의 'KTX 민영화' 계획은 국민 세금으로 건설한 고속철도를 재벌기업에 특혜로 넘기는 것"이라며 "이는 국민의 교통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는 철도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요금인상을 비롯한 철도 서비스의 하락을 가져올 것이며, 국가재정에도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민영 KTX 도입을 막기 위한 입법 활동을 비롯해, 시민단체 등과 연대 등을 통해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