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비정규직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비정규직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3월 9일 금요일

전교조의 학교폭력 대처, 팔이 안으로 굽나


이글은 대자보 2012-03-09일자 기사 '전교조의 학교폭력 대처, 팔이 안으로 굽나'를 퍼왔습니다.
[정문순 칼럼] 교원평가제에 이은 또 하나의 조직이기주의

고등학생 조카 녀석과 대화하다가 학을 뗀 적이 있다. 대화 중에 서슴없이 전교조 욕을 하는 것이었다. 돈을 해먹는다나, 어쩐다나. 누가 그러더냐고 물으니 조선일보에 그렇게 나와 있단다. 집에서 받아보는 신문이 그것뿐인지라 아이한테는 다른 사고의 여지가 없었다. 아닌 게 아니라 수구언론은 전교조 출범 이후 20년이 넘도록 온갖 중상모략을 가하며 할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오늘날 전교조의 사회적 신뢰도가 예전만 같지 못함은 부인하기 힘들 것 같다. 그 이유가 전적으로 못된 언론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철없는 조카에게까지 조선일보의 매도가 먹혀들어간 것은, 전교조가 교원평가제를 놓고 정부와 수년 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고 학부모 단체들과도 틈이 생기면서 제 밥그릇 챙기는 인상을 준 탓이 컸다고 본다. 

최근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자살을 막지 못한 교사가 직무유기로 형사 입건되자 전교조는 성명을 냈다. 전교조는 죽은 제자에게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는 말로 운을 뗐다. 도의적 책임이라는 말은 책임 질 것이 없다고 생각할 때 나오는 말이다. 과연 전교조는 형사처벌이 지나치다고 반발했다. 경찰의 사법 처리는 교사에 대한 책임 전가이고 교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게 전교조가 낸 성명서가 맞는가 싶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학생인권조례를 언급한 것만 빼면 교총이 하는 말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

입건된 그 교사는 죽어가는 아이가 벼랑 끝에서 마지막으로 호소했는데도 끝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자신이 살릴 수도 있는 제자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교사는, 경찰에 불려가는 신세가 되자 상담기록 날짜를 허위로 썼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학교폭력으로 목숨을 끊은 아이들 뒤에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한 교사가 어김없이 뒤에 있었다. 

학교폭력에 제대로 손을 못쓴 학교를 원망하면 인성교육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변명하고, 그럼 경찰력이 개입하겠다고 하면 부당한 간섭이라며 알아서 할 테니 준사법권을 달라는 말이 일선 학교에서 나왔다. 전교조는 이 논리가 앞뒤가 맞다고 생각하는가? 전교조는 제자의 죽음을 구실로 힘을 키우려고 하는 학교를 원망해야 한다. 가해 학생도 제자이니 선도나 교화가 필요하다는 전교조의 말은 예쁘기는 하다. 죽은 아이들도, 지금도 어디에선가 어른의 무관심 속에 가슴에 한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학교폭력 뉴스를 접하면 단발머리 중학생 시절이 떠올라 가슴에 불이 일어난다. 내 행동이 느리고 허술해 보이는 것을 구실 삼아 괴롭힌 아이, 내 약점을 가해 아이에게 일러바치며 은근히 즐기던 아이 몇 명……. 어른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은 악마들에게 에워싸여 있던 나로서는 불가능했다. 가해자도 비인간적인 교육제도 속에서 구조적으로는 피해자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피해 학생에게 가해자는 화해하고 싶은 친구이기는커녕 절대악에 가까운 존재라는 사실은 경시된다. 

폭력은 이유를 불문하고 사회 전체가 개입해야 할 범죄다. 아내를 폭행하는 남편이 발생하는 순간 그것은 부부간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인 것과 같다. 학교 공간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교사 역량에 맡겨놓을 일이 아니다. 학교폭력 대처에서 중요한 것은 교사나 학교의 입장이 아니며, 유일한 진실은 피해 당사자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교조의 성명서에 죽은 제자에 대한 배려가 한마디라도 묻어나는가. 

노동조합은 이익단체가 맞다. 직무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교원의 정치적 독립성을 추구하고 권력이나 자본에 대응하는 전교조의 행동을 지지할 수 있는 이유는, 전교조가 추구하는 교원의 권리 신장이 궁극적으로 사회 정의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순수한’ 이익단체인 교총과의 차이점이다. 그러나 전교조의 교원평가제 거부 움직임이나 학교폭력에 대한 태도에서 어떤 사회 정의를 캐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런 모습에서 전교조는 정규직의 이익만 보호하고 비정규직은 내팽개친다는 오명을 듣는 민주노총과 닮은 점이 많다. 초창기 수난 시대를 벗어나 조직이 안정되면서 일어나는 느슨함 때문일까. 

* 본문은 3.8. 경남도민일보에 게재한 글을 손본 것임.


* 필자는 편집위원이며, 문학평론가입니다.

2012년 3월 8일 목요일

경제정책의 기본은 ‘고정관념의 탈피’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07일자 기사 '경제정책의 기본은 ‘고정관념의 탈피’'를 퍼왔습니다.

한국경제가 갖고 있는 문제는 너무 많고 고질적이다. 경제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괜찮은 일자리 부족, 직업 또는 직장간 보수와 안정성의 과도한 격차, 물가상승과 서민가계의 생활고, 전세 폭등과 집값 불안, 가계부채와 정부부채의 급증, 임대소득자와 고소득 자영업자 등의 세금 탈루, 금융 산업의 낙후성, 금융과 실물 면에서의 과도한 개방, 중소·중견기업의 취약과 재벌의 경제력 집중 등 큰 덩어리만 보아도 이 정도로 많다.  여기에다 과다한 사교육과 죽기 살기 식 입시경쟁으로 대표되는 교육문제도 직업 간 과도한 격차 즉 국민경제의 과실을 승자가 독식하는 경제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문제가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문제들이 대부분 구조적이어서 한두 가지 정책으로 단기간에 해결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2013년에 대비한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그간 언론이나 많은 학자·전문가들이 만든 한국경제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생각을 떨쳐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금리인하나 환율인상을 주장하는 사람을 성장론자로 부르는 것, 일자리 부족은 투자부진 때문이라는 것, 우리나라 은행은 규모가 작아 경쟁력이 없다는 것 세 가지이다. 이 세 가지 고정관념이 여러 경제정책의 실패에 근저에 자리하고 있다.
저금리, 고환율, 재정지출 확대의 실상은?
첫째가 금리인하나 환율인상, 재정지출 확대가 성장정책이며 이러한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성장론자라고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성장은 장기적으로 생산요소인 자본, 노동, 기술과 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것이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원칙의 하나이다. 이른바 성장론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로 금리인하, 환율인상, 재정지출 확대로 자본축적이 빨라지고 노동인구가 늘어나고 근로자의 숙련도가 개선되고 기술향상이 촉진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보아도 쉽지 않다.  만약 이러한 정책으로 자본·노동·기술 수준을 바꾸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면 세계에서 저개발국가로 남아 있을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정책수단은 약간의 거시경제학 지식만 있으면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환율인상 등은 일시적으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나 공짜 점심이 없듯이 반드시 부작용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의 효과마저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욱이 시장의 흐름이나 경제여건에 맞지 않는 금리인하나 환율인상은 단기적인 경기부양 효과마저 내지 못한 채 시장을 왜곡하는 반시장적 정책이 되거나 물가상승, 부동산 거품 등의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시장과 경제여건에 맞지 않는 정책이 여러 번 있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2008년 초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유도한 정책이다.
금리, 환율, 재정 등의 거시경제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을 위한 정책수단이 아니고 경기변동의 진폭을 축소하고 가격변수의 급격한 변동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진정한 성장론자는 금리, 환율, 재정 등의 거시정책에만 매달리지 않고 성장의 결정요인인 자본총량과 가용노동량 확대, 기술혁신 등을 위한 법과 제도, 관행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진정한 성장정책은 가계저축 확대와 생산적 투자 혁신을 위한 정책, 여성인력 활용도 제고와 노동시장의 불균형 해소 등을 통한 가용인력 확대정책, 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교육개혁정책, 농업과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등이다. 이렇게 본다면 여성의 경제활동을 확대시키는 공공 보육시설 설치나 노동시장 불균형 해소를 위한 실업급여 확대정책은 복지정책이기 이전에 훌륭한 성장정책이고 경제발전정책이다.
일자리 부족이 투자부진 때문인가?
두 번째 벗어나야 할 고정관념은 한국의 일자리 부족문제가 투자부진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중요 일자리 대책은 공공근로나 인턴 확대 등을 제외하고는 주택건설과 토목공사 등 건설투자 확대, 금리인하 등을 통한 투자 활성화, 재계 인사와의 회합 등을 통한 기업의 투자 요청 등 거의 모두가 투자 확대와 관계되는 것이었다. 즉 역대정부는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일자리 창출을 위해 투기조장에 가까운 주택경기 부양책을 쓰거나 환경파괴를 무릅쓰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했으며 기업의 불법과 탈법을 용인하면서까지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그런데도 고용상황은 국민 모두가 느끼듯 모두 나빠지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투자확대정책에도 실업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일자리 부족이 투자부진 때문이라는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독일, 일본, 대만 등에 비해 높은 상태를 1980년대 이후 장기간 지속하고 있어 경제구조상 투자가 부족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다 기업은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신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그나마 기업의 투자도 공장을 새로 짓거나 시설을 늘리는 것 보다는 고용효과가 마이너스인 다른 기업의 인수나 합병, 해외투자에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투자가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러 기업이 기대하는 수익을 낼만한 신규 투자기회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건설투자는 이용객이 거의 없는 지방공항, 세금만 축내는 민자 고속도로와 교량, 중복 건설되어 다니는 차가 거의 없는 지방도로, 수도권의 미분양주택 등 심각한 과잉 징후가 곳곳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일자리 부족은 투자부진 때문이 아니고 투자와 수출 등이 늘어나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정책실패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이전처럼 투자가 늘어나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가 저절로 늘어나는 호시절은 지나갔다. 이는 10억 원 직접생산에 필요한 취업자 수인 취업계수의 변화추이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2005년 가격기준 전 산업 평균 취업계수는 1995년 15.9명, 2000년 10.9명, 2009년 7.2명으로 낮아졌다. 특히 제조업 취업계수는 1995년 8.5명에서 2009년 2.5명으로 크게 하락했다. 즉 같은 상품을 만드는데 드는 인력이 14년 만에 1/3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일자리 창출능력 약화는 경제발전과 산업구조 고도화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취약한 경제구조와 정책실패 등이 결합되어 더 심화된 것이다. 한국의 수출산업은 자본집약적 산업의 비중이 크고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해 수출액이나 생산금액 대비 전후방연관효과가 작다. 한국은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계수가 2008년 0.533으로 일본 0.834(2005년), 독일 0.686(2007년)보다 낮아 1,000원 상품을 수출하면 533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467원은 원자재 수입 등으로 국외로 유출된다. 이와 함께 수출은 취업유발계수가 9.4명으로 소비 17.1명, 투자 13.1명보다 크게 작아 수출이 늘어나도 내수가 위축된다면 고용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리고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실질적인 대책이 거의 없었다는 것과 노동시장 경직성에 대한 잘못된 대응도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큰 요인이다. 한국은 직업과 직장별로 보수와 안정성 등에서 차이가 너무 커서 구직자들은 당장 일자리가 있어도 전문직이나 공무원 등과 같은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게 된다. 반면 중소기업과 지방기업 등에서는 인력 확보와 수시로 교체되는 직원의 교육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이와 같은 구직자와 구인자 양측의 불균형이 실업자를 늘리는 한 요인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견직이나 계약직이 광범위하게 도입됨에 따라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중 구조화되었다. 공공부문이나 대기업의 정규직처럼 좋은 일자리는 경직성이 개선되지 않고 경기가 좋아져도 채용이 크게 늘지 않는다. 반면에 비정규직은 노동유연성이 과도하게 높을 뿐 아니라 보수도 낮은 탓에 비정규직 취업자 대부분은 스스로를 취업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비정규직 확산은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등 노사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어 그 자체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종합해 보면 투자와 수출 확대 등과 같은 외형적 성장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고 경제 체질을 일자리 창출이 큰 경제구조로 바꾸는 정책,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제도나 관행의 개선, 노동시장의 불균형 완화정책 등이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정책이라는 것이다.
대형은행이 경쟁력이 높다?
세 번째 잘못된 생각은 은행의 규모가 커져야 경쟁력이 있고 은행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 은행경영을 잘해서라는 것이다. 은행을 대형화해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은행은 대형화될 수 있지만 대형은행이 경쟁력을 갖는다는 보장은 없다. 세계적인 대형은행은 경쟁력 있는 은행이 영업의 다변화, 국제화 등 제대로 된 경영을 통해 장기간 성장한 결과물이다. 은행이 대형화된다고 저절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합병 등으로 대형화된 은행이 경영실패로 도산할 경우 한국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이 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의 자산 규모는 한국의 1년 예산 규모인 300조 원을 상회한다. 은행은 매우 위험한 산업으로 세계 금융위기 사례에서 보듯이 세계적 은행도 잘못하면 쉽게 망한다. 우리도 예외일 수 없어 언젠가는 한국의 대형은행도 도산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의 대형은행의 도산이 국내에 주는 피해는 UBS, HSBC 등과 같이 국제화된 대형은행의 도산이 해당 국가에 주는 피해보다 훨씬 클 것이다. 한국의 대형은행은 영업이 거의 대부분 국내에 집중되어 있어 도산의 피해가 모두 국내에 남기 때문이다. 경쟁력없는 대형은행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일본의 은행산업이다. 당시 자본이나 자산 규모 등을 기준으로 세계 10대 은행의 절반 정도가 일본계 은행이었다. 당시 일본계 은행은 큰 덩치를 기반으로 국제화를 적극 추진했으나 1990년대 말에 위험관리능력과 국제금융능력 부족 등으로 대부분 부실화되어 일본 경제에 큰 짐만 남긴 채 합병 등을 거쳐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한국의 대형은행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몇 조원씩 순이익을 내고 감독당국이 수수료율 인하와 사회공헌 확대를 종용할 정도로 은행산업의 수익성이 매우 좋다. 이와 같은 은행산업의 고수익은 뛰어난 경영능력 덕분이 아니고 은행의 신설금지 등 정책당국의 과보호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은행이 독과점적 이익을 향유할 수 없는 외국에서는 제대로 영업을 못하고 국제경쟁력이 없다는 점, 경쟁과 업무규제가 심한 서민금융기관의 경우 경영상태가 나쁜 기관이 많다는 점, 시장이 보다 경쟁적인 보험과 증권 부문의 경우 경영상황이 안 좋은 기관이 꽤 있다는 점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즉 한국의 은행산업은 신규 진입이 없는상황에서 합병 등을 통해 손쉽게 대형화하여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칼럼은 계간 ‘광장’(2012 봄)호에 게재된 필자의 글 중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2012년 3월 5일 월요일

경제전문가 30인이 본 '경제관련 총선 공약'


이글은 파이넨셜뉴스 2012-03-04일자 기사 '경제전문가 30인이 본 '경제관련 총선 공약''을 퍼왔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봇물처럼 쏟아지는 정치권의 선심성 복지공약이나 이를 위한 재원조달 관련 조세정책을 크게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른바 '재벌세 증세' 논란에 대해서도 이중과세 성격이 강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4일 본지가 국내 경제단체, 경제연구소 및 증권사 연구위원 등 경제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이들 전문가는 가장 문제가 있는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공약으로 반값등록금이나 무상급식,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선심성 복지공약을 지목했다. 이어 대기업 청년 고용의무할당제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일부 고용관련 공약도 기업의 경영환경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선거철용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국책 연구소 고위급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세금 인하를 추진하는데 우리만 증세하자는 게 맞느냐"고 반문하고 "(아울러) 올해 초부터 유럽 등 세계경제가 악화일로인데 (증세) 타이밍도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다만 "세율 인상 같은 파급이 큰 정책은 선거 등 정치공학에 좌우돼 추진하기보다 중장기적 비전을 갖고 정권 교체와 무관한 조정방안 일정을 마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제안했다. 

또 일부 경제관련 공약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논리보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의 논리가 설득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제 및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치권이 민심에 다가가겠다는 노력에는 동의하면서도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조달 등에는 소홀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 30명 중 24명은 정치권이 내세운 경제관련 공약의 설득력이 부족해 정부가 반발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나 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특히 대기업 개혁을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이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미래업종 투자와 문어발 확장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등 다양한 이유를 들어 23명이나 반대했다. 

대기업의 중소상권 진입 규제나 비정규직 감축을 민간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에는 찬반이 팽팽했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제한이나 휴업 조치에 대해서는 '과도한 개입'이라는 응답이 많았고 비정규직 감축방식도 정규직 전환 지원금 지급보다는 기업들이 자율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선호했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정치권이 선거철을 맞아 유권자 입맛에 맞는 '1%에 대한 채찍 정책'을 내놓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면서 "당장의 단맛을 즐기려다 후대의 불행을 자초하고 있는 유럽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서혜진 기자

2012년 2월 25일 토요일

"두들겨 맞으며 버틴 8년, 얻은 건 '반쪽짜리' 판결문"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4일자 기사 '"두들겨 맞으며 버틴 8년, 얻은 건 '반쪽짜리' 판결문"'을 퍼왔습니다.
[현장편지] 현대차 대법원 판결에 대한 다섯 가지 생각

2월 23일 오후 2시30분 대법원 1호 법정. "상고를 기각한다"는 대법관의 한 마디가 흘러나오자, 정적에 휩싸여있던 법정에 작은 탄식이 터졌습니다. 법정 밖으로 쏟아져 나온 조합원들은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도 잊은 채 서로를 얼싸 안았습니다.

울산에서 올라온 비정규직 노동자는 2010년 11월 15일부터 대법원 판결에 따라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며 25일간 현대차 울산공장 점거농성을 벌였던 그 시간이 떠오른다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상고를 기각한다'는 이 한마디를 듣기까지, 2004년 12월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 이후 8년이라는 고통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목을 매고, 몸에 기름을 부어야 했습니다. 용역깡패에게 두들겨 맞아 공장에서 끌려나오고, 감옥에 갇혀야 했습니다. 해고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공장을 떠나가는 동료들을 울며 보냈습니다.

'상고를 기각한다'는 한 마디를 듣기 위한 시간 8년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이므로 정규직이라는 대법원 판결은 최병승 조합원 한 명에 대한 판결이지만, 그 영향력과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당장 현대차에서 일하는 8천여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압력이 거세질 것입니다.

현대차 1940명, 기아차 500명, 쌍용차, 금호타이어, 포스코, STX조선 등 현재 진행 중인 3천여 명의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번 판결이 100만 명에 달하는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정규직화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역사적인 순간을 보기 위해 다섯 시간을 달려와 한 시간 남짓 있다가 다시 울산으로 내려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대법원 판결을 생각하다가 몇 가지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현대차가 어떻게 나올까? 사내하청 8천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까? 빠져나갈 구멍은 없을까? 전자, 조선, 철강 등 다른 제조업 사용자들도 긴장하고 있을까? 노동운동은 무엇을 해야 할까?

흥분을 가라앉히고 대법원 판결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프레시안(김봉규)

대법원 판결을 빠져나갈 구멍 숭숭

첫째, 대법원은 2년 미만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현대차 하청업체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고,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기 때문에 원청이 처음부터 근로계약을 맺었다는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병승과 함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안기호 전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정규직이 아니라고 한 것입니다. 1년 6개월 일하다 그만두고, 다시 들어와 1년을 일해도 정규직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 현대차는 단기계약직, 한시하청, 아르바이트라는 이름으로 3개월에서 6개월짜리 계약직 노동자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년 이상 근무를 피하기 위해 이 공장, 저 공장을 돌리며 떠돌이 노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시하청을 상시근무자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할 지경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내하청업체 사장들을 '바지사장'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 전직 현대차 관리자들인 '바지사장'들은 현대차 '협력지원실'의 지시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9월 19일 금속노조가 입수해 발표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관리자의 수첩에 적힌 생생하고 충격적인 내용은 이를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또 지난 해 9월 15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부당징계 구제신청 사건에서 "사내하청업체는 경제적으로나 사업경영상 현대차에 종속돼 사업주로서의 독립성과 독자성이 취약하다"며 사실상 '묵시적 근로계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반쪽짜리 판결'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차는 단기계약직, 아르바이트, 2~3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사용하고 2년 내에 내보내면 대법원 판결을 유유히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계속되는 불법파견 흔적 지우기

둘째, 현대차는 지금 이 시간에도 '불법파견 흔적 지우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도급이 아니라 근로자파견이라는 증거로 현대차의 생산공정이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흐름방식으로 진행되고, 현대차의 시설과 부품을 사용하며,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의 작업 배치와 변경, 노동 및 휴게시간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지금까지 현대차 정규직은 왼쪽 바퀴를 끼우고, 비정규직은 오른쪽 바퀴를 끼웠습니다. 현대차 관리자들이 모든 작업 지시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법원 판결 이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혼재작업을 구분하고, 현대차가 아니라 하처업체가 인사, 노무, 안전보건을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노동부의 묵인과 방조 아래 진행된 대대적인 불법파견 은폐로 이후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일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12월 16일 부산 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1, 3공장만 불법파견이라는 '황당한' 판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현대차는 직접 생산 공정과 지원 부서를 구분하고,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간주된다'는 구 파견법의 '고용의제' 조항을 적용받는 2005년 7월 1일 이전 입사자와 이후 입사자를 나눠 대법원 판결의 대상을 최소화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셋째, 자동차를 제외한 조선, 철강, 화학, 전자공장의 불법파견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노동부의 300인 이상 기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41.2%의 사업장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조선(61.3%), 철강(43.7%), 화학(28.8%), 기계금속(19.7%) 등의 사내하청 비율은 자동차(16.3%)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소 6개사의 사내하청 비율은 모두 50%를 넘어 모든 업종에서 가장 최악이었고, 대우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70% 안팎이었으며, STX조선은 무려 81.58%였습니다.

조선소의 생산직 노동자 10명 중 7~8명이 사내하청이고, 정규직은 2~3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포스코(52.26%), 현대제철(34.12%), 현대하이스코(68.50%) 등 철강회사의 사내하청 비율도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의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는 인정하였지만, 원청의 사용자성과 불법파견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현대하이스코, STX조선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용자들이 불법파견의 증거들을 은폐하고, 합법도급으로 위장할 것이 뻔한 상황입니다.

대법원 판결의 무풍지대?

넷째, 대법원 불법파견 판결의 무풍지대는 가장 야만적인 '비정규직 공장'입니다.

기아차 모닝공장, 현대모비스 8개 공장, 현대위아 3개 공장,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STX중공업 등은 정규직은 관리자들뿐이고, 모든 생산라인은 사내하청 노동자로 채워놓은 '정규직 0명 공장'입니다.

대법원의 불법파견 정규직 판결은 같은 공장 안에서 같이 일하는 정규직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내린 판결입니다. 기아차 모닝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비교할 정규직이 없습니다.

따라서 나쁜 사용자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뒤섞여 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법파견을 피해가고, 사용자로서의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비정규직 공장'을 점점 더 확대하려고 할 것입니다.

다섯째,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보수적인 법원보다 못한 노동운동의 모습입니다.

대법원은 당연히 정규직으로 채용했어야 할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워 착취를 일삼아 온 재벌들의 관행을 근본적으로 막지는 못했지만, 불법 파견에 대해서는 일정하게 제동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운동은 왼쪽 문짝은 정규직이 달고 오른쪽 문짝은 비정규직이 조립하는 공장에서 명백하게 자행되고 있는 불법을 바로잡지 못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에 연대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차노조는 10년 전 회사와 생산 공정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16.9%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해 비정규직 양산과 불법 파견의 물꼬를 열어줬습니다. 현대차노조는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1사1조직 규정 개정을 세 차례나 부결시켰습니다.

2010년 7월 22일 대법원 판결 이후 11월 15일부터 시작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25일간의 점거 파업에 대해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인 연대파업을 거부했습니다.

경제위기, 신차 생산, 자동화, 정규직 전환배치를 이유로 같이 일하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공장 밖으로 쫓겨나갈 때 정규직노조 간부들은 이를 외면하거나 심지어 회사와 인원 조정에 합의해 비정규직을 고용의 방패막이로 삼았습니다.

2010년 7월 22일 제조업 사내하청은 정규직이라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금속노조는 2010~2011년 중앙교섭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했습니다. 단체교섭과 투쟁을 통해 최저기준인 법보다 나은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할 노동운동이 엄연한 불법조차 바로잡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보낸 8년이었습니다.

법보다 못한 노동운동

사실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파견근로자보호법에 따라 불법인 현대차 사내하청업체를 폐쇄하면 됩니다. 공장이 멈추겠지요. 8년 동안 파견법을 위반한 정몽구 회장을 구속 수사하면 됩니다. 그러나 재벌의 친구인 이명박 정부에게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조금 전 기아차 한 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기아차에서도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였습니다. 고요하던 현대차 울산공장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법원에 호소하며 7년을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현대차 8천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일어서야 합니다. 기아차 노동자들도, 한국지엠 비정규직들도 일어서야 합니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힘을 모아야 합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내걸고 당선된 현대차노조와 함께 싸워야 합니다.

재벌의 탐욕을 위해 노동자들을 짓밟았던 이명박 정권 치하 혹독한 한파가 물러가고, 서서히 노동의 봄날이 오고 있습니다. 빼앗긴 공장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박점규 금속노조 전 비정규국장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2012년 2월 13일 월요일

개콘, ‘MB 짜장면 배달부’ 등장…풍자 곳곳 배치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2-13일자 기사 '개콘, ‘MB 짜장면 배달부’ 등장…풍자 곳곳 배치'를 퍼왔습니다.
트위플 “KBS뉴스는 한없이 후퇴, 개콘은 진화” 찬사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코너 곳곳에 이명박 대통령을 패러디한 내용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사회 현안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사마귀 유치원’ 코너는 이날 비정규직 문제를 다뤘다.

12일 밤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SBS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 ‘K팝스타’를 패러디한 ‘K잡스타’를 새로 선보였다. 가수를 뽑는 기존 오디션과 달리 짜장면 배달부를 뽑는 설정으로 바꿔 웃음을 줬다. 

‘K팝스타’의 심사위원 JYP 박진영씨, YG 양현석씨, SM 보아씨를 패러디해 ‘K잡스타’에서는 개그맨 김기열씨, 송준근씨, 이종훈씨가 배달부를 뽑는 심사위원으로 분했다.



DJ 출신 배달부, 건달 출신 배달부에 이어 압권은 이명박 대통령으로 분한 박성호씨의 등장이었다. 김윤옥 여사로 분한 박지선씨, 경호원과 함께 등장해 “마, 그렇습니다. 마, 저도 1년 후면은 청와대에서 짤리게 됩니다, 마.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서 이 자리에 도전하게 됐습니다”고 오디션에 참가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배달 장면을 시연에서 박성호씨는 “‘청와 반점’에서 배달 왔습니다, 귀하께서는 저희집 짬뽕을 주문하셨기에 이 짬뽕을 수여하는 바입니다”라고 임명장을 수여하듯이 짬뽕을 손님에게 전달해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박 씨는 “저희집 짬뽕 국물, 이거 다 청계천에서 떠온 거 아시죠?”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져 시청자들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박성호씨와 박지선씨는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돼 있다”며 현아 현승의 ‘트러블메이커’의 안무를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음악 개그 ‘용감한 녀석들’ 코너도 첫선을 보였다. 경쾌한 힙합음악에 맞춰 등장한 개그맨 박성광씨, 정태호씨, 신보라씨가 용감함을 증명하기 위해 무모한 발언을 하는 컨셉이다.

신보라씨는 자신의 용감함을 보여주기 위해 “SBS ‘개그투나잇’ 포에버”라며 타사 경쟁 프로그램을 응원했고, 박성광씨는 “‘개콘’ 여자PD 진짜 못생겼다”고 말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이어 정태호씨가 “이름만으로 나의 용감함을 보여주겠다”며 “이명박”이라고 대통령의 이름을 외치고 이후 제지를 당해 폭소를 자아냈다.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는 개그맨 최효종씨가 ‘프리랜서가 되는 법’이라는 주제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어려움을 풍자했다. 

최 씨는 프리랜서를 우리말로 바꾸면 비정규직이 된다며 “우리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서 야근을 하지 마라. 수당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4대 보험도 되지 않는다. 언제 일이 안 들어올지 모르니 10년 만기 적금도 안 된다”라고 세태를 풍자했다.


ⓒ KBS 화면캡처

최 씨는 2년간 비정규직 기간을 잘 버텨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되니 걱정이 없다면서 “휴대폰 회사에 다닌다면 스티브 잡스처럼 세상을 바꿀 휴대폰 하나만 개발하면 된다, 인형회사에 다닌다면 뽀로로 같은 캐릭터 하나만 만들면 된다, 그러면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 씨는 “나도 비정규직이다. 방송으로 돈을 벌기 위해선 ‘애정남’ ‘사마귀 유치원’ 등의 코너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정말 새로운 코너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애종남, 애매한 것을 종결시키는 남자, 애증남, 애매한 것을 증오하는 남자, 그리고 점 뺄 때 애매한 점을 집어주는 애점남 이런 걸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 씨는 “자본주의 사회는 능력으로 평가 받는 게 맞지만 그 능력을 충분히 평가 받기에 2년이라는 시간은 짧을 수도 있다는 것 경영인 여러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고 일갈, 코너를 마무리했다.

‘네가지’ 코너에서 김기열씨는 “오해 하지마, 나 공릉 2동이 낳은 스타야”라며 ‘나는 꼼수다’의 정봉주 전 의원을 암시, 이날 개그콘서트는 전반적으로 곳곳에 정치·사회 패러디를 깔았다.

이날 방송에 트위터에서는 “개콘 비대위, 용감한 녀석들도 MB 까기 시작하네요 KBS 개그맨들까지... MB가 얼마나 한심했음”, “박성호가 청와대 Mb를 소재로 개그를 하네요. 그런데 배경으로 나오는 음악이 대박이네요. 트러블메이커!!!”, “MB가 드뎌 개콘 소재가 되고 있네요. 웃음거리 찾는 개콘의 최고 소재감이죠”, “김기열 공릉2동 드립 하는 거 보니 개콘 피디가 확실히 반MB쪽 정서인건 맞는 거 같군”, “개콘 대박 ㅋㅋ 오늘 mb 드립쩌네. 대통령 이름을 코미디프로에서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되는 이런 세상 ㅋㅋ”, “개콘, 박성호가 MB 흉내내면서 1년 후면 청와대에서 짤린다고 하는데, 아직도 1년이나 남았다는 사실이 짜증스럽고 화난다”, 

“개콘 최효종의 비정규직 애환 풍자개그 잘 봤습니다”, “실력없이 프리랜서 하다간 인생이 프리해질 수 있어요 ㅎㅎ 개콘대박 ㅎㅎ”, “개콘에서 ‘비정규직 문제’까지 내세우네. KBS 뉴스는 한없이 후퇴하고 개콘은 진화하는구나”, “꺽기도 볼 때는 눈이 초롱하던 애들이 비정규직 얘길 하니 금방 딴짓이다. 이래서 개콘은 전 세대를 아우르나 보다”, “개콘 PD 개그맨들 맘 단단히 먹은 듯. KJob Star 박성호, 비상대책위원회, 용감한 녀석들... 모두 맥락이 있고 뼈 있다. 컨셉은 MB 조롱하기?”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2012년 2월 2일 목요일

[사설]정치권, 쌍용차·재능교육 해고자부터 보듬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01일자 사설 '[사설]정치권, 쌍용차·재능교육 해고자부터 보듬어야'를 퍼왔습니다.
정치권이 4월 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내걸면서 노동정책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집권하면 차기 정부 임기말인 2017년까지 비정규직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임금도 정규직의 80%까지 올리겠다는 내용의 노동정책을 발표했다. 정리해고 요건도 강화해 경영자가 해고 회피 노력을 하지 않으면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한나라당 역시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에 맞추는 등의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제대로 된 노동정책 없이 복지국가를 실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움직임을 환영한다. 그러나 중장기적 과제와 함께 당면한 노동 현안에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쌍용자동차에선 희망퇴직자 강모씨가 숨지면서 2009년 정리해고 사태로 회사를 떠난 노동자와 가족의 죽음이 20명째에 이르렀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해고·퇴직자 중 상당수는 연락을 끊어 소식을 알기 어렵다. 실제 희생자 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쌍용차 측은 2014년쯤 돼야 복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학습지업체 재능교육 해고자들의 거리투쟁도 1500일을 넘겼다. 이들은 형식적으로 ‘사업자’이지만 실제로는 ‘노동자’ 성격을 띠는 ‘특수고용노동자’로서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해왔다. 사측은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선 18세 미만 실습생에게 법으로 금지된 야간·휴일근무를 시키고 수당을 주지 않는 등 수십건의 위법행위가 확인됐다. 지난해 말 이 공장에서 현장실습하던 고등학생이 뇌출혈로 쓰러지지 않았다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일이다.

5년 후 비정규직을 절반으로 줄이고, 임금도 정규직과 비슷하게 올리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외면한 채 장밋빛 미래만 이야기하는 정당은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쌍용차에서 더 이상 목숨을 잃는 이가 나오지 않도록, 재능교육 교사들이 아이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309일간 고공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그제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했다. “희망버스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버린 노동자를 살리자는 자발적 연대였습니다. 사람을 살리자는 개인들의 간절한 염원이었고, 부당함에 대한 정의로운 시민들의 저항이었습니다.” 김 위원의 말대로 희망버스는 한국 노동운동·시민운동사에 남을 ‘아름다운 사건’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릴 때마다, 누군가가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걸 때마다 희망버스에만 기댈 수는 없다. 정치권은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통해 보여준 열망을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만들고 노동현안의 해결에 나서야 한다. 당장 민주통합당은 이번에 발표한 노동정책에서 빠진 ‘특수고용직의 노동자성 인정’ 부분부터 보완하기 바란다.

2012년 1월 31일 화요일

‘희망뚜벅이’ 걸어서 죽음의 공장까지 간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30일자 기사 '‘희망뚜벅이’ 걸어서 죽음의 공장까지 간다'를 퍼왔습니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전 서울 혜화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장과 참가자들이 광화문 KT를 향해 행진하던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13일간 이어지는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 발걸음’이 시작됐다. 30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 발걸음(희망뚜벅이)’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영하의 날씨에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 모인 120여명의 ‘희망 발걸음’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날 행사에는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진보신당 홍세화 대표, 배우 맹봉학 등 120여명의 참가자들 함께했다.

먼저 발언대에 오른 김혜진 희망버스 기획단 실장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문제는 결국 한 사업장을 넘어서는 모든 노동자의 문제이기 때문에 16개 사업장 동지들이 함께 나서 이 길을 열게 되었다”며 “아직 우리들의 선택은 시작일 뿐이다, 이 길을 통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투쟁을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쏘아버린 화살은 과녁을 맞추기 전까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희망 뚜벅이’들의 힘찬 발걸음을 독려했다.

출발과 동시에 공권력에 막힌 ‘뚜벅이들’

오전 11시께 광화문 케이티(KT) 본사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던 ‘희망 뚜벅이’들은 경찰의 봉쇄로 처음부터 차질을 빚었다. 주최 쪽은 인도를 통한 평화적 행진을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경찰관계자는 “해당 집회와 관련 어떠한 신고도 진행되지 않았다”라며 “불법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펼침막을 내리고 확성기를 쓰지 않기로 절충한 뒤에야 참가자들은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30분 가량 창덕궁 돌담길까지 인도를 따라 평화롭게 이어지던 행진은 이화사거리에 이르자 경찰이 다시 제재하기 시작했다. 경찰관계자는 “몸자보를 두르고 신고되지 않은 행진을 시도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후 참가자들은 경찰의 제지선을 피해 대학로로 되돌아와 마로니에 공원 앞을 가로지르다 이화사거리에서 에워싼 경찰에 의해 고립됐다. 

시작부터 경찰과의 실랑이로 행진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지만 참가자들은 희망버스처럼 이번 행사가 또다른 ‘결실’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희망 뚜벅이’들은 이날부터 다음달 11일까지 13일 동안 시그네틱스, 코오롱, 콜트-콜텍, 유성기업 등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으로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수도권의 대부분 사업장들에 희망의 목소리를 전할 계획이다.

행사에 참가한 한 대학생은 “언제나 공권력들은 약자를 괴롭히기에 앞장서왔다”라며 “지치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전 서울 혜화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배우 맹봉학 씨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경찰들 사이로 행진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전 서울 혜화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장과 참가자들이 광화문 KT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조한일 기자jhi@vop.co.kr

2012년 1월 27일 금요일

대중조직 지도자, 보수정치 재수혈 비판


이글은 레디앙 2012-01-26일자 기사 '대중조직 지도자, 보수정치 재수혈 비판'을 퍼왔습니다.
[기고] 익숙한 정치 vs 새로운 정치…진보정당 취약, 핑계 안돼

얼마 전 민주통합당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이용득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남윤인순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가 임명되었다. 그리고 오늘(26일) 청년유니온 김영경대표의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 '출마설'을 접했다.
소위 한국사회의 주류 운동조직들인 진보적 대중조직의 대표들이 민주통합당의 지도부 혹은 공직후보로 출마한다는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한국정치가 아무리 후진적이고 천민적이라 하더라도 진보적인 대중운동 영역에서 조직을 만들고 대중들과 함께 투쟁해왔던 그들의 지도자들, 대중조직의 지도부들이 속속 보수정당(민주통합당이 보수정당이 아니라고 주장할 사람 있으면 나와봐도 좋다)으로 수혈되는것을 보면서, 아니 그 뻔뻔스러운 수혈을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 작금의 현실을 보면서 우리 진보운동의 미래는 과연 있는 건지 나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중운동의 우경화, 어찌 여기까지 왔을까?
론스타 문제가 왜 생겼는가? 한국사회 여성문제의 핵심인 여성 비정규직을 양산한 것이 어느 정부인가? 청년 비정규직과 실업문제도 마찬가지... 이 질문에 대해 이용득, 남윤인순, 김영경은 먼저 답을 해야 한다.
민주통합당은 과거 자신들의 정부가 한 정치행위에 대한 진지한 평가와 반성조차 없고 그것을 탈바꿈할 대안조차 보여주지 않고 있다. 단지 보여지는 것은 높은 지지율, 국회의원 당선가능성일 뿐이다.
사회가 아무리 진보적으로 변화하더라도 진보적인 당사자운동, 대중운동은 중요하다. 우리가 10여년 전 민주노동당이라는 진보정당을 만들면서 운동과 정치를 결합시키고자 했던 것은 운동세력이 정치세력화로 연결되지 못했을 때 운동의 성과는 결국 모두 보수정치인들에게 돌아가더라는 뼈아픈 체험 때문이었다. 싸움은 열나게 하고 목숨을 바쳐도 성과는 보수정치가 고스란히 가져가는 것을 더 이상은 할 수 없다는 뼈저린 각성으로 진보정치를 시작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제 운동과 정치는 강제로 분리되고 있다. 운동할 사람과 정치할 사람도 강제로 나뉘어지고 있다. 소위 전문성이라는 이름하에... 다시 10여년 전처럼 싸우는 사람과 성과를 가지는 사람은 더욱 심하게 심지어 진보진영 내에서조차도 분리가 심화되고 있다.
그당시 우리가 고민했던 것은 노동자 출신, 대중운동 출신의 정치인, 국회의원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었다. 그들을 통해 새로운 정치, 노동자정치, 또 진보적인 대중정치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노동자정치, 대중정치를 통해 다시 대중을 조직하고 그들과 정치를 함께 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그것이 대중을 정치의 주체로 세우는 길이고 이 참을 수 없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사회운동정치라고 불렀다.
진보정당 미약함이 보수 수혈 면죄부 안돼
물론 진보정당은 지난 10여년간 그 실험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과 좌절, 실패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진보정당의 미약함이 곧바로 그들이 보수정당으로 재수혈되는 것을 정당화시켜주는 이유로 둔갑될 수 는 없다.
진보정당이 한국사회에서 미약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의 이면에는 낙후적인 한국적 정치환경과 선거제도, 대중운동진영 대표자들의 끊임없는 보수정치권으로의 수혈이 진보정당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탓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감히 말하건데 보수정당의 정치권으로 수혈된 대표자들을 보며 한국사회의 대중운동은 무엇보다 바닥정치를 다시 배워야 한다고 본다. 어느새 한국사회는 상층정치, 국회의원들만의 정치가 과잉대표되어 있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이들이 지방의원부터 시작해 차곡차곡 행정을 배우고 지역정치를 배우는 것이 빠져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 모든 삶의 문제를 정치로 만들어가고 실천적으로 해법을 찾아나가는 생활정치가 빠져있는 것이다.
이래가지곤 정치란 건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늘 남이 대신해주고 유명 정치인이 대리해주는 대리정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지역에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정치, 그것이 빠진 정치는 관념의 정치, 머릿속의 정치요, 상층의 정치일 뿐이다.
여성정치는 남성들의 관념정치와 다르다며 생활정치를 그토록 강조했던 여성단체의 지도급 인사가 민주통합당의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현실이 그래서 나는 더욱 씁쓸하다.
대중운동 바닥부터 다시 해야
오로지 국회의원이 하는 정치만 정치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 대중운동진영, 진보정당 내부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국회의원이 되어 재력으로 능력있는 전문가들을 동원해 많은 법률을 만들고 주요 정치적 현안에 발빠르게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언론에 드러나는 것, 이것이 우리가 보아온 익숙한 정치이다.
우리는 과연 이런 익숙한 정치를 하고 싶은 것인가? 무엇을 위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다른 정치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진보정치는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왔다.
또하나, 한국사회의 운동진영은 바닥부터 기는 대중운동을 다시 해야 한다. 대중운동은 각 부문에서 대중들이 처한 현실에서 시작해서 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집단으로 조직하고 투쟁하며 성장한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자본가들과 정부의 억압에 맞서 투쟁하고 여성들은 여성단체를 만들어 성차별에 저항하고 청년들은 유니온을 만들어 청년들을 비정규직 시장으로 내몬 정부와 개별사업주에 항의하는 투쟁을 해왔다.
그 투쟁 속에서 좀더 많은 노동자들과 여성들, 청년들이 조직되었고 그 힘을 모아 세력을 형성했으며 아직 조직되지 못한 그들의 이웃들, 동지들과 연대를 넓혀나가는 것이 대중운동 진영이 주되게 해야 할 일이다.
물론 모든 억압엔 정치가 있고 제도가 있다. 당연히 정치적 진출도 대중운동 진영의 과제이다. 그런데 어느새 대중운동 진영조차도 상층운동에 익숙해져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모든 대중운동은 삶 속의 구체적 현실적 대중들의 요구를 조직하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밑으로부터 사람도, 과제도, 조직도 재생산되어야 한다.
대중운동은 바닥을 기는 조직운동을 수반해야만 건강해지고 진보적인 대중운동으로 성장할 수 있다. 민주노조 하나 만들기 위해 과거 선배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였는지 되돌아보면 금세 비교될 것이다. 비정규직을 외면한 현재의 정규직으로 대변되는 노동운동이 왜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느새 바닥부터 기는 대중운동을 외면하고 요령만 피우는 대중운동을 하게 된 건 아닌지, 대중운동 내에 노력과 정성은 없고 정치만 난무하지 않았는지, 우리 모두 함께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대중운동, 진보정당 관계 재정립
끝으로 대중운동과 진보정당과의 관계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이다. 민중운동 진영, 진보진영의 해묵은 숙제이기도 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동안 대중운동과 진보정치운동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 속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는 진보정치와 진보적 대중운동(진보정당과 진보적 대중조직)이라는 두 수레바퀴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며 그 각각은 독립적인 자기 영역을 갖고 있으나 긴밀히 결합해야 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운동 진영의 지도급 인사가 정치적으로 진출할 때는 그들의 개인적 정치적 선택, 정치행위가 향후 자신이 속한 대중운동진영과 진보정당 혹은 진보정치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냉정하게 평가해 보아야 한다.

2012년 01월 26일 (목) 18:12:07 최혜영 / 진보신당 경기도당 사무처장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정권 바뀐들 '증세 거부감' 못 넘으면 말짱 도루묵"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9일자 기사 '"정권 바뀐들 '증세 거부감' 못 넘으면 말짱 도루묵"'를 퍼왔습니다.
['MB감세'의 그늘] "'부자증세·복지증세' 의제화 시급"

-'MB감세'의 그늘☞①"부자 감세는 양보해도, '삼성 감세'는 포기 못 해" 이른바 'MB감세'의 핵심은 소득세 감세에 있다. 소득세는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사실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소득세 변동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금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기 위해서는 소득세 인하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정권을 잡자마자 유가환급금이라는 이름으로 1400여만 명에게 2조7000억원의 소득세를 환급해준 MB정부는 뒤이어 발표된 감세안을 통해 8-17-26-35%의 소득세율을 6-15-24-33%로 2%p씩 인하하는 내용을 그 전면에 내세웠다.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소비진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감세의 가장 큰 수혜자인 고소득층은 서민중산층에 비해 소비성향이 훨씬 낮다는 점에서 소득세율 인하는 애초부터 고소득층의 지갑을 열기위한 정책이었다기 보다는 고소득층의 지갑을 채워주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 이런 의미에서 부자감세의 실체를 꿰뚫어 본 국민들에 의해 35% 최고세율을 33%로 인하하는 방안이 좌절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소득세 감세 혜택은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1인당 감세액은 부동산양도소득자가, 감세총액은 근로소득자가 가장 많았으며, 고소득층이 저소득층에 비해 수십배 많은 감세혜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신고 소득에 대해 각각 감세전후의 세율을 적용해본 결과인데, 1인당 평균 감세혜택은 근로소득자 29만원, 종합소득자 27만원, 부동산 양도소득자 157만원으로 나타났다.

양도소득자의 감세혜택이 큰 것은 감세이전 9~36%의 세율이 6~35%로 세율 인하폭이 크고, 건당 소득도 다른 소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주택을 양도한 사람들은 건당 832만원의 감세혜택을 얻고 있어 부동산 부자들이 소득세율 인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억원이 넘는 고소득층의 경우 1인당 170만원의 감세혜택을 얻는 반면, 2천만원이하 저소득층은 불과 5만원 정도의 감세혜택을 얻고 있어 계층별로 30~40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는 그나마 35%의 최고세율을 33%로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계산한 결과인데, 만약 원래 감세안대로 최고세율도 2% 내렸다면 소득이 2억이 넘는 고소득자의 경우 근로소득자는 1인당 486만원, 종합소득자는 1인당 824만원의 추가 감세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정말이지 최고세율을 내리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소득세율 인하로 인한 감세총액은 근로소득자가 2.7조원, 종합소득자(사업소득자)가 1조원, 양도소득자가 1.2조원 등 연간 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다른 소득자에 비해 근로소득자의 감세액이 큰 것은 과세대상자가 다른 소득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감세전후의 유효세율을 비교해본 결과 근로소득자는 4.53%에서 4.37%로, 종합소득자의 경우 13.92%에서 13.26%로 유효세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율인하로 인한 당연한 효과인데 종합소득자에 비해 근로소득자의 유효세율 감소폭이 작은 것은 근로소득공제가 일부 축소되었고, 신용카드공제의 요건이 좀 더 까다롭게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공제와 신용카드공제는 근로소득자에게만 적용되는 공제제도인데, 기존에는 급여 중 500만원까지는 100% 공제해주던 것이 80%로 축소되었고, 신용카드공제도 신용카드 사용액 중 급여의 20%가 넘는 금액에 대해 적용하던 것이 급여의 25% 초과 금액에 대해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되면서 근로소득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에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단독으로 과세표준 3억 초과분에 대해 38%의 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부자증세안을 통과시켰다. 이 방안에 따라 38%의 세율을 적용받을 사람은 근로소득자 1만명, 종합소득자 2만3천여명 등 19백만명에 이르는 전체소득자의 0.2%도 되지 않으며, 이로 인한 소득세 추가세입도 국세수입의 0.3%에 불과한 7천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 방안은 야당이 주장해온 과세표준 1억2000만원 내지 1억5000만원 초과분에 대한 40% 세율에 턱없이 부족할뿐 아니라, 한나라당에서 거론되어온 부자증세의 방안에도 미흡한 방안이다. 박근혜 위원장이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부자증세가 좌초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국민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증세방안이 지니는 의미또한 적지 않다. 사실 IMF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서의 세금정책이란 곧 감세정책를 의미했다. 즉 종부세 신설 등 극히 예외적인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감세의 대상과 수위를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세금정책의 전부였고, MB정부 출범 후 지난 4년도 여당의 부자감세와 야당의 부자감세 철회만이 대립되어왔다. 하지만 이번 여당의 38% 세율 신설로 인해 그동안의 감세냐 감세철회냐의 논의는 무의미해졌고, 또한 부자증세냐 아니냐의 대립도 뛰어넘어면서 부자증세가 대세로, 국민상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미 박근혜 위원장은 최고소득세율 신설보다는 자본소득과세 강화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한나라당의 이번 세율 인상을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민주당도 제대로 된(?) 부자증세를 장담하고 있다. 부유세, 사회복지세 등 그동안 증세를 통한 복지확대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진보정당도 부자증세 논의에 결코 빠질 수 없다.

우리나라는 조세부담율도 낮고, 복지재정도 빈약하다. 그 어떤 정부도, 어떤 정치세력도 다른 나라에 비해 5%나 낮은 조세부담율, OECD 평균의 40%에 불과한 공공복지지출로는 양극화, 고령화와 같은 국가적 과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작은세입-작은지출" 구조를 "적정세입-적정지출"구조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는 소득세를 늘이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소득세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각자의 세금부담능력에 따라 누진적으로 부과하는 세금이어서 소득재분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세금이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소득세 비중이 너무나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지재정 확대와 소득재분배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득세를 늘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득세를 늘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세소득이 늘어나야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등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의 증가로 소득자는 증가해도 소득은 별로 늘어나지 않는양상이 소득세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실제 근로소득자가 매년 늘고, 고소득자도 급증하고 있지만 근로소득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2008년 3915만원에서, 2010년 3854만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비정규직 등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늘어나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인데, 세금을 내고 싶어도 소득이 없어 생겨나는 문제이니 만큼 이는 세금정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충분한 소득이 있고, 세금을 낼 능력도 있지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소득을 의도적으로 나라살림을 좀먹게 하는 탈세도 문제이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면제해 준 소득도 문제이다. 탈세는 조세제도와 세무행정 전반에 대한 심각한 국민불신을 야기한다. 조세개혁에서는 국민동의가 필수적이니만큼 탈세를 뿌리뽑아야 하지만, 탈세는 몇몇 제도개선만으로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전적으로 세원을 보다 투명하게 노출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꾸준히 강구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세무조사를 통해 탈세을 사후적으로 색출하기 위한 노력도 함게 병행해야 한다. "탈세해도 안 걸린다, 행여 걸리더라도 세금 내면 그만이다"라는 사회적 통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세무조사의 범위와 강도로는 어림도 없다. 세무조사는 대폭 강화되어야 하며 탈세에 대해서는 확실한 경제적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면 세무조사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정치적 의도에 의한 세무조사는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세금 면제 소득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금융소득이다. 현재는 이자와 배당에 대해 비과세와 저율과세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으며, 실제 세금을 내는 이자와 배당소득이라 할지라도 그 금액이 4천만원을 넘지 않으면 14% 단일세율을 적용하는데 그친다. 금융소득이 4천만원이 넘을 경우에만 금융소득종합과세라는 이름으로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금융자산을 10억원 넘게 가지고 있는 금융부자들이 2010년 현재 13만명이고 이들의 1인당 평균자산은 34억원, 연소득 2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10억이 넘는 금융자산에 정기예금금리 수준인 4% 수익률만 적용해도 이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고, 2억원이 넘는 이들의 소득을 감안했을 때 마땅히 35%의 최고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0년의 실제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48,907명에 불과해서 금융부자 3명중 1명만이 누진세율로 세금을 내고 있다. 상당수 금융부자들이 비과세나 세금우대 금융상품을 이용하여 세금을 면제받거나 낮은 세금만을 부담하고 있다. 실제 국세청 통계로도 금융소득 중 종합과세금융소득의 비중은 2008년 19.2%, 2010년 18.5%로 나타나 극히 일부만이 누진세율을 적용받는 비중이 극히 작고 그나마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비과세 금융소득이나 저율의 세금우대 금융소득은 2008년 32.1%, 10년에는 35.3%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을 4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대폭 낮추고. 이른바 절세형 금융상품에 대한 정비를 통해 비과세 금융상품과 세금우대 금융상품을 대폭 줄여 나가야 한다.

연도별 금융소득 현황



*괄호안의 숫자는 전체 금융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금융소득에서 또 하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문제이다. 현재는 비상장주식과 대주주 보유분 상장주식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주주 기준이 보유주식이 주식총수의 3%이상이거나, 보유주식총액이 100억 이상일 정도로 높기 때문에 2010년에 주식양도차익으로 세금을 낸 사람은 2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474만명의 주식투자자는 물론, 1만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36만 5천명이라는 사실에 비줘보더라도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사람의 비중은 너무 적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6~35%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주식은 10%, 나머지 주식은 20%의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2010년에 신고된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과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비교해봤을 때 단일세율 적용으로 1인당 평균 3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을 팔아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얻고 있는 고소득자에 대해 10%~20%의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으며, 능력에 따른 세금부담이라는 국민 상식에도 반하는 만큼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마땅하다.

주식양도차익에 누진세율 적용시 추가 세금


▲ *중소기업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관계로 단일세율에 의한 세금은 10%와 20%의 중간인 15%를 적용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물적 토대로서 증세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진보정당은 물론이고 민주당까지도 증세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며, 부자증세와 복지증세를 증세의 기본방향과 원칙으로 인정하는 것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는 듯하다.

또한 부자증세의 구체적 방안으로 과세표준 1억2000만 원 내지 1억5000만 원 초과 소득에 대해 40% 최고세율을 적용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을 완화하여 금융소득에 대한 누진세율을 강화하고,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도 확대 적용해야 하는 데에도 차이가 없는 듯하다. 한나라당조차 위장 부자증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지금은 주장으로서의 증세가 아닌 실천으로서의 증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적어도 세금문제에 있어서만은 다가오는 총선이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는 과정이기 보다는 부자증세, 복지증세의 공동실천을 합의해가는 과정이기를 기대해 본다.


▲ 지난해 12월 31일 야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상태에서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과 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통과시켰다. ⓒ뉴시스

/이종석 조승수 의원실 보좌관·회계사